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송중기 +33

2012년 올 한 해 동안 스크린을 빛냈던 무수한 영화들을 한마디로 정의 내린다면 '콘텐츠'와 '캐릭터'의 한해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스파이더맨. 배트맨을 비롯하여 어벤져스의 영웅들까지. 국내 영화 산업에도 유독 스토리를 뛰어넘는 캐릭터의 열연으로 승부를 봤던 많은 영화들이 존재했죠.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았던 다섯 명의 (명이 아닐 수도 있죠?) 캐릭터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편의상 순위를 기록했지만 큰 의미는 없답니다.

 

 

 

5위. 만약 내가 신이라면 청춘을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에다 두었을 것이다

은교 <은교>

 

만약 이 영화에서 김고은이 열연했던 은교가 진한 쌍커풀을 가진 입체적인 미모의 서구형 미인이었다면 아마 이 영화의 완성도는 절반 이상으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 예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다소 평범하게 생긴 은교가 아름다웠던 것은 그 나이대 아이들은 젊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안 예쁜 아이들이 없다는 젊음이 깡패인 청춘의 증명 때문이었다. 영광과 부를 이룩하고도 매사에 권태로움을 느끼며 사는 낙이 없던 시인 이적요의 삶에 판타지처럼 떨어진 여고생 은교의 아름다움. 낡아빠진 스니커즈와 안나수이 거울. 끝이 뻗친 단발머리에 교복 아래 받쳐입은 체육복 바지까지. 오히려 낡고 초라해서 더 아름다웠던 은교. 영화 중간에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는 이적요의 판타지에서 문득 그 젊어진 얼굴이 소녀 은교의 모습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마 이적요가 그토록 은교에 탐닉했던 것은 억만금을 주고도 되돌릴 수 없는 청춘을 향한 열망 때문이 아니었을까.

 

 

 

소녀 은교를 표현하기에 배우 김고은은 부족함이 없었다. 박해일과 김무열이라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상대하면서도 내 눈은 시종일관 은교의 싱그러움을 쫓고 있었으니까. 이 작품 외에 김고은의 연기를 본 적이 없어 원래 그런 목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고생 특유의 어른을 상대하는 말투 때문이었다. "할아버지. 은교 왔어요." "안녕히 계세요-" 영화가 끝나고 청춘의 현신이라 느껴졌던 싱그러움 그 자체의 시구 장면까지. 그녀의 젊음은 완벽했다.

 

 

 

 

4위. 기억의 습작을 로맨스로 만들어버릴 줄이야!

 

건축학개론 <어린 서연>

 

국민 ㅇㅇㅇ라는 호칭만큼 웃긴 말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중에서도 "국민 첫사랑"이라는 말은 낯간지러움의 극치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영화 속 어린 서연을 연기했던 수지가 국민 첫사랑의 대표주자가 된다는 것에 딱히 반감이 들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건축학개론의 서연이 그리 완성되지 않은 인간형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소위 첫사랑의 그녀 하면 떠오르는 아카시아 향기라도 날 것 같은 순하고 아름다운 판타지의 뮤즈에서 벗어나 건축학개론의 서연은 아나운서가 되어 부잣집에 시집을 가겠다는 열망을 품은 다분히 속물적인 그 나이 또래 소녀에 불과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라는 메시지가 용납될 수 있었다. 조금은 이상한 비유지만 다크나이트와 같은 사람 같은 영웅들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처럼 어느 순간 영화 속에서 구현된 첫사랑의 판타지마저도 이제는 속을 드러내 보이는 인간적인 캐릭터가 유행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특히 수지는 또래의 아이돌 배우 가운데서도 이 정도의 성공을 이끌어낸 배우가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건축학개론이 수지를 일명 럭키걸로 불리게 하는 원인이 되었는데 건축학개론의 성공이 단순한 운이었다고 말하기엔 억울할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수지의 노력이 들어갔던 작품이었다. 당시 감독은 수지가 자리를 비우면서 남기고 간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는데 감독 자신도 파악하지 못한 서연에 대한 연구와 캐릭터 분석이 대본을 가득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3위. 아저씨. 그 나이에 그렇게 멋지면 반칙이잖아요.

 

어벤져스 <토니 스타크의 아이언맨>

 

한 명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데 일곱을 모아놨으니 그 즐거움이 어찌 배가 되지 않으리오. 2012년을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는 단연 어벤져스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벤져스야 워낙 뛰어난 캐릭터의 활약이 넘치는 작품이고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한가지만은 아니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힙과 한순이 언니의 쫙 달라붙는 유광 가죽 재킷을 뛰어넘은 매력남은 바로 65년생의 히어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억만장자 토니 스타크의 아이언맨.

 

사실 영화 <아이언맨>을 보면서 그리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오히려 단독 샷이 아닌 7분의 1로 나눈 그의 매력이 더 크게 느껴졌던 이유는 뭘까. 로키에게 일방적으로 구타당하는 캡틴 아메리카를 두고 발포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블랙 위도우를 구원하는 음악 소리. ACDC의 shoot to thrill!!! "로마노프 요원. 나 안 보고 싶었어?" 달달한 목소리와 함께 뛰어든 아이언맨의 손바닥 발포 샷은 그야말로 어벤져스에서 가장 설레였던 장면 중 하나.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으면서도 누구보다 큰 무게의 아픔을 가지고 있고 그러면서도 언제나 농담을 달고 사는 이 귀여운 아저씨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기다 심지어 부유하기까지 하네요.

 

 

 

 

2위. 어메이징 앤드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의 스파이더맨>

 

이 영화를 2002년에 개봉한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과 비교하며 졸작이라 평하는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토비 파커의 그것보다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내겐 그 이상의 작품이었다. 특히 스파이더맨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는 토비 맥과이어와 달리 스키니 보이에게 스파이더맨은 꿈이나 다름없다는 스파이더맨의 광팬 앤드류 가필드의 열연은 코믹스의 원판 스파이더맨의 환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는데 30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그의 동안의 앳된 얼굴과 틴에이저의 웅얼거림이 느껴지는 디테일한 연기력은 그야말로 어메이징 그 자체!!

 

 

토비 파커가 끼고 있던 안경을 벗은 것과 달리 앤드류 파커는 오히려 렌즈를 빼고 안경을 썼는데 이공계 특유의 천재성이 엿보이는 면모로 직접 스파이더맨의 거미줄과 스판덱스를 제작해가는 흥미로운 과정과 영웅들 가운데서도 유독 어린 나이의 청춘 히어로인 스파이더맨의 개성을 앞세워 청춘 영화의 진수를 느끼게 해주었던 마크웹 감독의 서정적인 연출력은 감동적일 정도였다. 특히 사물함을 사이에 둔 채 꿈에도 그리던 퀸카 그웬 스테이시와 머뭇거리며 약속을 잡는 피터 파커의 모습은 앤드류 가필드와 마크웹 감독의 청춘의 진수가 녹아든 장면. 스파이더맨을 다른 캐릭터와 차별화하는 절반가량을 입으로 싸우며 깐족대는 습성을 그대로 재연해 위기의 순간에서도 나불거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그의 입담은 유쾌하기 짝이 없었다. 무엇보다 잔스포츠 백팩에 스케이트 보드를 꽂은 스파이더맨이라니!

 

 

 

 

1위. 이제는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늑대소년 <철수>

 

분명히 2012년은 송중기의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늑대소년이라는 까다로운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던 송중기의 연기력은 이제 그에게 어떤 역할을 맡겨도 불안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생길 정도였다. 기존의 늑대인간이 등장하는 영화와 달리 송중기의 늑대소년은 보호받기보다 보호해주고 싶은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캐릭터였는데 순이의 기타 연주 소리에 큰 눈망울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귀여운 얼굴을 보며 세상을 등지고서라도 너를 보호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늑대는 온순해진 상태에서는 실제로 개와 비슷한 행동력을 갖춘다고 한다. 마임을 배우고 앤디 서키스의 작품을 연구하고 동물원에서 늑대의 행동을 관찰하며 완성시켰다는 송중기의 늑대 연기는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이었다. 특히 동물은 사람과 달리 분절의 개념이 있어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고 툭툭 끊어지며 사물을 바라본다고 하는데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연기로 구현하여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였던 분석력은 그야말로 박수를 쳐주고 싶은 부분이었다. 이리떼들 사이에서 동물의 본성만을 간직하고 있던 그가 조금씩 사람의 행동을 학습하고 감성을 깨달아가며 늑대에서 인간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미묘한 성장 속도는 송중기가 얼마나 감성적인 배우인가를 증명하게 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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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4

  • 2012.12.28 07:31

    비밀댓글입니다

  • 좋은리뷰 잘 읽고 추천 누르고 갑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 ! ^ ^ ~ ~ ~

  • 앤드류 가필드의 피터 파커는 제가 원작을 좋아해서 그런가, 되게 좋았는데 별로 좋지 못한 평이 많더군요ㅠㅠ 심지어 어디서 뽑은 12년의 액션영화에 스파이더맨이 끼지도 않고..ㅠㅠㅠ

    • 개인적으로는 올 한해 가장 즐겁게 관람했던 오락영화였는데 워낙 전작의 평이 좋았어서 평가절하된 부분이 아쉽더군요. 2014년에 나온다는 어메이징스파이더맨2는 아무래도 평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작을 모르시는 분들이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원작처럼 생각하시는터라..그 괴리감에 더 낮은 평을 받은 것은 아닌지 아쉽습니다^^

 

2012년은 송중기에게 갖은 의미가 있는 해였다. 그간 대세 예정인 송중기를 진정한 실세로 군림시킨 한해였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공중파 PD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탤런트> <2012년을 빛낸 탤런트>의 순위 결과에서 송중기가 차지한 위치는 그가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을 증명하는 가장 인상적인 증거물이었다. 송중기는 매년 조사되는 한겨레의 피디가 뽑은 탤런트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21명의 지상파 3사 드라마 피디를 대상으로 자사 드라마를 제외한 타 방송사의 드라마 중 최고의 작품과 탤런트를 뽑아줄 것을 요청하는 조건을 걸고 있기에 더욱 신뢰도가 높다. 송중기는 비록 2위를 차지했지만 1위를 차지한 손현주가 10표. 그 뒤를 잇는 송중기는 9표로 불과 1표 차이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영향력이 사뭇 놀라울 지경이다.

 

그를 주목한 피디들은 "오랜만에 등장한 20대 연기파 배우" "앞으로 드라마계를 이끌어갈 재목"이라는 극찬을 남겼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방송사 피디들이 선택한 결과였기에 그 의미는 더욱 뜻깊다. 21명의 드라마 전문가들이 송중기를 2012년 최고의 배우 중 하나로 지목했던 것이다.

 

송중기를 선택한 여론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문가에게 받는 극찬마저도 대중의 외면 앞에서는 초라해지기 마련인데 송중기는 전문가들의 선택과 동시에 대중의 선택 역시 동시에 받게 됐다. 한국갤럽 조사연구소에서 발표한 2012년을 빛낸 탤런트 순위 1위를 차지했던 것이다. 결국 송중기는 올 한해 같은 분야의 전문가와 대중의 선택과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야말로 어디 하나 모난 점수가 없는 완벽한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된 셈이다. 그가 올 한해 얼마나 보람찬 활동을 했는가를 증명하는 뿌듯한 결과물이다.

 

 

 

송중기는 드라마 착한남자에서 안정적인 연기력과 탁월한 존재감으로 박수를 받았다. 드라마 착한남자는 이경희 특유의 남성미 자욱한 마초드라마를 송중기의 감수성으로 또 하나의 매력적인 남자 이야기로 탄생시킨 주연 배우의 존재감이 돋보였던 드라마였다. 송중기는 이 드라마를 통해 그동안 그가 연기해보지 않았던 남성적이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독한 남자의 이미지를 완성시킴과 동시에 또한 그의 이미지와 비주얼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안방극장 최고의 아름다운 얼굴로 주목을 받았다. 강렬하고 인상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느끼하거나 거북하다는 느낌 없이 강약을 조절하며 여운을 남길 수 있는 그의 농익은 차분함 또한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송중기의 2012년의 성적표가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 놀라운 것은 그가 올 한해 주연으로 촬영한 드라마 <착한남자>는 배우 송중기가 2008년 주말드라마 <내 사랑 금지옥엽>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이후 첫 주연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4년여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송중기는 6편의 드라마(내 사랑 금지옥엽, 트리플,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산부인과, 성균관 스캔들, 뿌리 깊은 나무)에 출연했으나 그의 비중은 대체로 회당 십여 분을 넘기기 어려운 조역 출연이 전부였다.

 

 

 

심지어 그중의 몇 편은 드라마 초반에 유명을 달리하거나 타임워프로 넘어가 버리는 카메오에 가까운 출연 분량도 있었다. 자다 깨어보니 신데렐라가 되어있었더라와 같은 신데렐라의 반전은 송중기에게 허락되는 스토리가 아니었다. 예쁘장한 얼굴 때문에 이미 뭔가 터뜨리지도 않은 상태로 스타 아닌 스타의 존재감과 기대치를 갖고 있었던 송중기였지만 작품 하나로 톱스타가 되었다는 블록버스터급의 행운은 그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는 꽤 오랜 기간을 마치 일개미가 겨울 양식을 모으듯 조금씩 조금씩 연기력과 신뢰도를 쌓아가는 장거리 주자를 선택했다.

 

비록 주인공이 아닌 짧은 분량이었지만 작품 속에서 송중기는 언제나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했다. 어느 작품에서건 연기력 논란이 떠오르지 않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이미 구축했던 송중기는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짧은 비중의 배역을 가장 인상적인 순간들로 각인시켰다. 특히 그는 캐릭터가 살아 숨 쉰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의 입체감 있는 개성으로 완성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배우였다. 그래서 그는 비록 성균관 스캔들에서 회당 5분 출연이 감사할 정도의 처절한 분량을 출연하면서도 원작의 캐릭터와 가장 흡사한 이미지와 입체감을 보여주었다며 극찬을 받았고 고작 한 회 출연에 단명하고야 마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의 짧은 출연에서도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소설 속 반듯한 오빠의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해내며 임펙트를 주었다.

 

 

 

이런 송중기에게는 성실함을 보장받을 강력한 한방이 필요했다. 마치 뜸을 들이듯 달싹이던 대세 예정 송중기의 임펙트가 진짜 실세가 되어버릴 그 순간을 기록할 강력한 무기. 흥미롭게도 그것은 오히려 그가 초반 최악의 선택이라는 말을 들었던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출연으로 찾아왔다. 송중기는 그날을 "너 미친 거 아냐?"라는 비아냥으로 기억한다. 사실 그럴만했다.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십여 개의 CF를 촬영하고 여심을 한몸에 잡는 꽃미남 배우로 등극한 송중기는 더 만족할만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권리가 얼마든지 보장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세종대왕을 다룬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의 젊은 시절 '이도'를 선택했다.

 

세종대왕을 연기한다는 설명만큼은 그럴듯했지만 그의 분량은 분명 드라마 초반만 촬영하고 타임워프로 건너뛸 '아역'의 촬영분이었다. 일부의 사람들은 황당해했고 일부의 사람들은 그를 비웃기도 했다. 마침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함께 연기했던 또래 배우들이 차기작을 하나같이 주연으로 선택했다는 압박감도 그를 놀리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제 막 피어오를 터지기 직전의 봉우리 같았던 송중기가 느닷없이 몇 회 분량의 아역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과거로의 회귀라고 느껴질 만큼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지만 미친 거 아니냐는 비아냥을 받았던 송중기의 뿌리 깊은 나무는 그를 2012년 최고의 블루칩으로 만들어준 신의 한 수가 되어버렸다.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송중기가 보여준 첫인상은 강렬함 그 자체였다. 세종대왕의 그늘을 떠올리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처음으로 젊은 세종의 고뇌와 슬픔을 깨닫게 해주었던 송중기의 젊은 이도는 서늘하고 아름다우며 또한 슬픈 광기 같은 것이 있었다. 아버지의 엄포에 억눌려 자신의 정의를 떨면서 얘기하던 그가 순간 그렁그렁한 눈으로 터뜨리듯 왕을 참칭하지 말라! 상왕은 왕이 아니다. 내가, 내가 조선의 임금이다라고 절규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뿌리 깊은 나무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세종대왕으로 완성되기 전의 젊은 메시아 같은 이념이 있었다. 완벽에 가까운 한석규의 연기를 보면서도 사람들은 드문드문 송중기가 완성시킨 젊은 이도의 그렁그렁한 눈을 못잊어했다.

 

결국 이 작품은 송중기라는 젊은 꽃미남 배우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확인시킨 작품이었다. 이 짧은 분량의 미쳤다고 비아냥 받던 아역 출연이 송중기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되어버린 셈이다. 너무 오랜 시간을 주연이 아닌 조역의 비중을 연기하던 배우는 주역을 연기할 기회가 잘 찾아오지도 않을뿐더러 혹여 찾아왔다고 해도 아직 그만큼의 임펙트가 없다는 실망을 남길 위험 또한 크다. 만약 송중기가 성균관 스캔들로 얻은 잠깐의 인기에 도취하여 젊은 이도의 가능성을 버리고 섣불리 주역만을 살폈다면 그가 남길 지금의 기록이 이만큼 탄탄하지는 못했으리라. 인상적이었던 송중기의 젊은 이도는 그 짧은 분량에도 피디들이 선택한 상을 받을 만큼의 신뢰도를 남겨주었다.

 

송중기는 몇회 남짓한 이 짧은 분량의 아역 출연으로 2011 SBS 프로듀서상을 수상했다. 지상파/케이블의 피디들을 중심으로 조사한 '새해가 기대 되는 배우'1위로 뽑히기도 했다. 누군가는 미친 거 아니냐고 말했던 작은 분량의 '젊은 이도'로 터뜨린 송중기라는 존재감. 그 신뢰감을 최대한으로 성장시켜 결국 한해 만에 9표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한 최고의 블루칩으로 성장하게 되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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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2012.12.25 12:46

    비밀댓글입니다

  • 냥이 2013.01.06 22:31 신고

    너무나 공감가는 리뷰네요~ 특히 "캐릭터가 살아 숨 쉰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의 입체감 있는 개성으로 완성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배우"라는 말이 인상깊습니다~ 2012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송중기씨~ 올해에도 멋진연기 많이 보여주길 바라요^^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가끔 묘하게 제작진의 공감대와 맞아떨어져 대충의 결말이나 숨겨진 비밀을 예측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착한남자가 바로 그랬습니다. 강마루가 죽는다 죽지 않는다의 의견이 분분했을 때 저는 이 드라마의 비극이 강마루의 죽음이 아닌 그의 기억 상실이라 예측했었기에 사실 표면적으로는 오늘의 결말이 그리 반전이라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그래도 이경희 작가니까 어느 정도의 비극적인 마무리로 결말을 짓지 않을까 싶었었는데 이것은 강마루를 조금도 울려버리지 않을 완벽한 해피엔딩이네요. 물론 이전의 리뷰에서 그분이 킬러가 아닌 다음에야 이토록 불행을 부채처럼 안고 살았던 강마루에게 죽음이라는 비극을 안겨줄 리 없다 예상했던 저였습니다만 이 정도로 이경희 작가가 강마루의 비극을 시청자 이상으로 못 견뎌 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저였습니다.

 

 

 

착한남자의 마무리는 소란이 많은 등장인물이 차례대로 등장하는 드라마가 그렇듯 그들의 마지막을 하나하나 갈무리하는 결말을 보여주었습니다. 언제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화장을 지우지 않는 그녀 한재희는 오늘도 화장대 앞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아직도 강마루를 미미한 증오와 죄책감으로 갖지 못하는 서은기에게 그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음을 알립니다. 태산과 강마루를 양손에 쥐고 결코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못했던 그녀가 가장 유력한 라이벌 서은기에게 그와의 오해를 풀 수 있는 마법 같은 키워드를 알려주는 순간은 사랑은 받기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한재희가 처음으로 자신의 사리사욕을 버리고 오로지 강마루만을 위한 최선의 희생을 감당해줬던 장면 같아 찡해지기까지 하더군요. 너와 나. 강마루에게 사랑은 헌신이라는 것을 배웠던 우리 두 사람이 그를 얼마나 상처투성이로 만들어 버렸는가.

 

드라마 속에서 한재희는 유독 화장하는 장면을 많이 비추는 캐릭터였지요. 그것은 마치 초코가 재식에게 수시로 밥상을 차려준 것처럼 이 캐릭터에게 필요한 고요한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아마 그것은 가면을 쓰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었을 수시로 밀려오는 죄책감과 양심을 회피하기 위해서였겠지요. 사랑은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일 뿐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남자의 사랑을 받아들였던 그녀는 자신의 이런 잔혹한 행동이 두 남자를 파멸로 이끌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게 됩니다. 강마루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 안 변호사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은기를 죽이려 한다는 것. 한재희가 전화를 들어 안 변호사의 잘못마저도 자신의 죄였음을 고백하고 강마루의 6년 전 누명을 풀어주며 그를 해방한 것은 자신의 이기적인 사랑이 망가뜨린 두 남자의 인생에 대한 쥣값을 처음으로 치르려 하는 그녀의 마지막 양심이었겠지요.

 

 

 

강마루가 아프다는 소식에 그에 대한 주저함을 씻어내고 한달음에 강마루에게 달려가는 서은기가 조금은 야속하기도 하더군요. 이렇게 쉬웠을 것을. 너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하지만 그녀는 강마루의 병명을 차례로 떠올린 이후 그날 터널 안에서 투신하듯 던진 그날의 기억을 기억이 돌아오고나서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으로 되새기고는 감히 강마루의 병실 앞에 서서 그 문을 열지 못하고 돌아섭니다.

 

 

 

그리고 돌아서서 나가는 서은기는 그녀가 강마루에게 던졌던 그 비수 같은 응어리들을 되새겨 봅니다. 그것이 아픈 그에게 얼마나 큰 상처로 와닿는 고통이었을지. 내가 그에게 던진 그날의 상처가 처음으로 죄책감으로 다가와 꽂히는 충격에 서은기는 감히 강마루에게 용서를 빌지도 못했습니다.

 

"혹시 할 얘기 있으면 내일하면 안 될까?"

 

 

 

강마루는 미리 그녀가 해야할 말 그리고 그가 들어야 할 말인 그녀의 사과를 내일 말하자고 덮어 버립니다. 나도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많다는 마루에게 은기는 무언가 겁을 먹은 그리고 결심한 듯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죠. 이제 기억의 칼자루는 서은기에게서 강마루에게로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그에게 용서를 청하고 죄책감에 시달려야 할 대상은 바로 서은기 지산이 되어버린 셈이죠. 하지만 그 상처와 죄책감이 남아있는 이상 강마루가 그녀에게 다가서는 일이 꿈이었던 것처럼 서은기도 같은 절망을 반복할 것이 틀림 없었습니다. 강마루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서은기를 대신하여 안 변호사의 칼에 찔린 강마루. 그러나 그녀가 떠나는 순간까지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았던 그의 마음. 강마루의 사랑은 서은기를 대신하여 칼에 찔린 그 순간이 아니었습니다. 혹여 또 한번의 죄책감을 갖게될 그녀의 상처마저도 보듬어 감싸주는 그것이 바로 강마루의 완성된 사랑이었죠.

 

 

 

서은기가 돌아가자 안심한 듯 비틀대던 그가 결국에는 쓰러져 마치 죽음을 예고하는 듯한 장면이 지나가고 6~7년여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바로 이노센트 모텔에서 연인을 대신한 그의 희생이 결국 앗아가 버린 6년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흐름이지요. 속죄 이후 성장하고 있는 사람들과 행복을 찾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마지막에 선물처럼 등장한 강마루의 목소리는 그토록 새드엔딩을 염려하던 시청자에게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해주었습니다.

 

 

 

하얀 의사 가운을 입은 강마루는 통영의 보건소에서 일하는 의사 선생님이었고 서은기는 근처의 작은 베이커리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사장님이 되어있었습니다. 이경희 작가는 지난 몇 년의 이야기를 꼬마 환자의 질문으로 설명해주었고 생략된 이야기에서 정확한 상황을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거나 두 사람은 함께 있다는 것. 그리고 강마루는 서은기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시간이 흐른 후 그들에게 주어진 이야기였죠. 아이의 질문처럼 동네 사람들이 모두 거부한다는 맛없는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 서은기의 집을 매일 같이 드나들며 커피를 마시고 밥을 사 먹는 그는 "진짜로 맛있어서 묵는 깁니꺼?" 라는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그저 미소를 지어 보이며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강마루를 짐작하게 했습니다.

 

 

 

 

 

"은기가 물었다. 그때 터널에서 왜 자신의 차를 피하지 않았냐고. 은기에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난 그 이유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 난 세상과 나 자신에 몹시 지쳐있었고 이번 생은 그냥 이대로 끝나도 상관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 세상에서 은기와 꼭 다시 만나 그땐 누구나 하는 평범한 연애를 세상 사람 누구나 모두가 하는 평범한 사랑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렇게 신에게 기도했던 것 같다."

 

 

 

 

강마루의 이 서글픈 나레이션을 들으며 이 나레이션의 배치가 드라마 맨 처음으로 깔렸었다면 얼마나 멋진 마무리가 되어주었을까 싶어 조금은 아쉬움이 생겨나더군요.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은 이후 이어진 7년 뒤 기억을 잃은 강마루의 "그리고"로 시작하는 또 다른 나레이션의 마무리가 저 말과 그대로 이어지며 똑같은 말을 하나는 비극으로 그리고 또 하나는 희망으로 연출해내는 그 감동적인 장치에서 문득 어떤 만화에서 받았던 제게 가장 최고의 시작과 마무리라고 생각하는 결말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지요.

 

만화 '인어공주를 위하여'에서 여주인공의 친구 백장미는 줄곧 사랑하며 희생했던 남자를 결국 친구 이슬비에게 보내게 되는데 그 길었던 상처와 사랑을 하나의 에필로그로 정리하는 마무리는 그야말로 걸작의 그것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백장미는 "어린 시절 나는 인어공주 이야기를 좋아했다." 라는 나레이션을 걸며 한 사람을 사랑해서 그의 목숨을 구해주었지만 이런 그녀의 희생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웃 나라 공주님과 결혼을 하고 그를 죽여서 다리를 가질 수 있다는 언니들의 꼬임에도 결국 그를 찌르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인어공주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와 더불어 떠올리며 미소를 짓곤 "...인어공주였다." 라고 마무리하는데 그때 받은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거든요.

 

 

 

"그리고 다음 세상에서 은기와 꼭 다시 만나 그땐 누구나 하는 평범한 연애를 세상 사람 누구나 모두가 하는 평범한 사랑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렇게 신에게 기도했던 것 같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를 아는 사람에게 묻기도 하고 어떨 땐 그녀의 집 앞을 서성거려도 보고 어떨 땐 그녀의 부모님께 잘 보이고 싶어서 그녀의 아버지가 좋아하는 트로트를 외우고 바둑도 배우고 아무 음식이나 먹성 좋게 잘 먹는 방법도 배우고 어떨 땐 그녀가 좋아하는 팝 아티스트의 노래를 전부 외우고 어떨 땐 그녀가 자주 가는 장소에 가서 하루종일 그녀를 기다려보기도 하고...."

 

 

 

물론 착한남자가 이만큼의 수준이라고 말하기엔 그리 만듦새가 올곧지 못하여 다소 실망스러운 감이 있었지만 그 감성만큼은 다소 비슷한 향수를 상기시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강마루는 그의 나레이션이 말한 것처럼 그녀의 가게 앞을 서성거리고 그녀가 자리를 비우자 그녀가 지나갈 만한 자리에서 그녀를 기다리는데 이전에는 오로지 그가 이룰 수 없는 꿈에 불과했던 그래서 절망에 가까웠던 그의 소망을 전혀 다른 장소와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기억으로 처음부터 하나하나 채워가는 추억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순간은 무언가 짜릿하기까지 하더군요.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하고 그리우면 그리웠다고 말하고 설레며 감사하며 그렇게 누구나 하는 평범한 연애를 하고 싶다고 기도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난 다시 신에게 기도한다. 고맙습니다. 난 지금 행복합니다."

 

 

 

완전히 서은기를 잊어버린 듯했던 강마루가 느닷없이 준비했던 반지를 꺼내어주고 그것을 받아든 서은기가 울먹이는 얼굴로 강마루를 바라보면 이제서야 예전의 강마루로 돌아온 듯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강마루에게서 툭 떨어진 "신에게 기도한다. 고맙습니다. 난 지금 행복합니다." 라는 한마디를 두고 결말을 예측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과연 강마루는 기억을 잃은 것인가. 아닌가. 저는 후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유심히 드라마를 살펴보신 분들이라면 눈치채셨겠지만 언제나 반복되었던 열아홉 번의 똑같은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가 이날 하루만큼은 미세하지만 아주 큰 변화로 바뀌어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착한남자의 오프닝은 이노센트라는 각인이 박힌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그것을 무심하게 바라보던 강마루가 그 시계를 던져버리며 그의 절망에 가득한 얼굴과 눈물로 마무리되죠. 하지만 이날은 달랐습니다. 시계의 초침과 분침은 정확히 돌아가고 있었고 그로 인해 강마루의 절망은 미소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것이 상징하는 의미는 그날 한재희를 위해 버렸던 이노센트 모텔에서의 6년을 기억을 잃어버리고 다시 태어난 지난 6년간으로 강마루는, 다시 시간을 되찾고 결백(Innocent)한 지난날로 돌아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가 언제나 되뇌었던 다음 세상에서 서은기를 만나 남들이 하는 평범한 사랑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던 그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강마루는 그때 터널 안에서 그리고 대신 칼을 맞음으로써 서은기를 통해 두 번이나 맞이한 죽음을 그녀에게 죄책감으로 되묻지 않고 자신의 기억을 봉인시키며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던 것이죠. 그는 기억을 잃어버린 서은기가 되뇌인 내가 찾을 기억이 너의 비수가 될 것이라는 협박에 가까운 말을 절망으로 삼아 보냈던 몇 년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절망을 서은기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죠.

 

 

 

서은기가 협박으로 사용했던 그녀의 기억을 오히려 그에겐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 다시 그녀와 사랑을 시작하는 사랑의 매개체로 마무리한다는 사실은 마지막까지 강마루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증명하게 해주더군요.

 

 

사실 완성도가 높은 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마무리되는 사람들도 있었고 개연성을 따지고 들어가자면 SF 찍었냐? 라는 비아냥이 나오기 십상이죠. 하지만 신에게 바치는 기도를 언제나 이루지 못할 꿈으로 마무리하던 강마루가 처음으로 신에게 고맙습니다를 말하고 행복하다는 결론을 내린 순간 저는 조금 완성도가 무너지더라도 이런 결말이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강마루를 비참하게 죽이고 새드엔딩으로 가는 비극적인 결말이 드라마의 비련을 살려 어쩌면 조금 더 묵직한 마무리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떻게 이런 강마루의 소박해서 더 가슴 아픈 소원을 끝끝내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도저히 못 할 노릇이죠.

 

 

 

 

너무 격정적인 드라마였고 그에 비해 다소 만듦새가 떨어지는 아쉬운 요소들은 꽤 잘 만든 드라마임에도 저평가를 받게 하는 원인이 되어버렸고 이것을 억울하다 말할 수는 없을 테지만 내 이기를 계산하지 않고서는 사랑하기도 어려운 요즘의 시대에 사랑의 근원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파문을 주어 받은 이 드라마의 가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덧붙여 새로운 발견이었던 서은기역의 배우 문채원의 호연과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정말 이 사람 아니면 어쩔뻔했나 하는 아찔한 순간을 수시로 구원해주었던 송중기의 대단한 연기는 이 드라마를 지탱해주었던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젊은 이도의 그렁그렁한 눈과 더불어 강마루의 그늘을 품은 쓸쓸하고 처연한 눈빛은 가끔씩 제 마음속에 떠올라 그의 안부를 궁금하게 할 것 같네요. 그가 행복해져서 다행입니다.

 

 

 

덧. 강마루와 서은기의 추억의 팝. 매켄지의 샌프란시스코. 그들은 과연 샌프란시스코를 찾았을까? 라고 던진 제 의문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전쟁도 없고 아픔도 없고 오로지 꽃을 준비하여 평화를 나누기만 하면 된다는 이 노래는 결말을 의미하는 하나의 복선이 맞았더군요. 강마루와 서은기가 찾은 그 어떤 거추장스러운 바리케이드도 기억의 상처도 남아있지 않은 새로운 공간인 언덕과 바다가 있는 바닷가 마을 통영. 샌프란시스코는 실제로 바다와 언덕으로 둘러싸인 항만 도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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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6

  • 리뷰 잘 읽고 추천 누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 마루에 뜻대로 산게 행복하네요 ㅎㅎ

  • fantavii 2012.11.16 10:18 신고

    감성적으로도 물론이지만 구성도 '상대적'으로는 충분히 잘됐다고 할 수 있죠.. 과거에야 더 명작 드라마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진행이 얼마나 훌륭하든간에 결말에 이르기까지 이정도 무리없는 드라마도 찾기 힘든듯 (다른데는 무리한 설정도 더많이 나오고)

  • 마루가 행복하게 끝나서 다행입니다!마지막까지 안타까웠는데.. ㅎㅎ 잘 읽고 갑니다!

  • tpgurakal 2012.11.17 11:52 신고

    송중기란 배우는 비주얼면에서도...연기면에서도..정말 완벽한 배우이지 싶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윤아 2012.11.26 11:53 신고

    역시...드라마를보는다른시점의눈..
    다시한번또다른드라마를보고가는거같아요
    감사합니다

 

- 문채원을 떼쟁이로 만들어버린 최악의 대사

 

송중기는 이번 작품, 착한 남자가 이경희 작가와의 첫 호흡작이 아닙니다. 3년 전 고수, 한예슬 주연의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송중기는 2회 분량의 카메오로 출연. 한예슬의 아역이었던 남지현의 다정한 오빠 한지용을 연기했었죠. 짧은 분량이었지만 마치 청춘 소설의 청결한 첫사랑 같은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해냈던 송중기의 임펙트 때문에 그 장면은 뒤로 갈수록 말이 안 나왔던 드라마.. 크눈올의 가장 좋은 기억으로 제게 남아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남지현은 고수의 아역으로 분했던 김수현의 펜던트를 잃어버린 죄책감으로 힘겨워했고 이런 여동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신 강물로 뛰어들었던 송중기는 "걱정 말구 어서 가. 팬던트 오늘 안에 못찾으면 물속에서 아예 나오지도 않을 테니까." 라는 발랄한 한마디와 귀여운 브이를 그린 채 싱그러운 미소를 뒤로하고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다시는 그 물밖으로 나오지 못했죠. 동생이 잃어버린 펜던트를 찾지 못하면 물밖으로 아예 나오지도 않을 것이라는 그의 다짐이 말 그대로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날 제가 강마루한테만 안 갔어두. 그 나쁜 자식한테만 안 갔어도. 돌아가시지 않을 수 있었는데..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아버지.."

 

사실 오늘, 기억이 돌아온 서은기의 이 다짐을 듣고 저는 그녀에게 처음으로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억이 돌아오고서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든 그 첫 타는 배신으로 꽂힐 것이라는 것은 이미 작품 내에서도 수차례 복선으로 예고한 바 있지요. 서은기는 계속해서 "기억을 찾고 싶은 건 내가 어떻게 사랑을 받았고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했고 마루씨가 내게 어떤 사랑을 주었는지 찾고 싶어서야" 라는 말로 강마루의 양심을 협박했었으니까요.

 

 

 

 

착한남자가 서은기의 기억 상실로 접어들고 정말 한숨 나오게 유치한 기업 이야기와 지리하기까지 했던 서은기 기억 협박증을 참고 넘어갔던 것은 그 기간이 서은기의 킹메이커나 보모를 자처한 강마루의 헌신이 그녀에게 어떤 사랑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은기는 지금 현재, 강마루가 자신에게 보여주는 그 많은 사랑을 처음부터 깡그리 거짓이라 부정했습니다. 마치 그동안 강마루와 박 변호사가 서은기를 위해 희생한 그 모든 순간들을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이 "나는 기억상실증에 걸렸습니다"는 한마디로 무너뜨린 것처럼. 정말 언제나 생각하지만 지나치게 감정에 충실하고 그 순간의 감정에 모든 것을 내거는 위험천만한 아가씨입니다.

 

 

 

물론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이 사실은 나를 이용하기 위해 접근했고 그 정점의 대상이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는 여자 한재희라는 사실이 그녀를 분노하지 않게 할 리가 없었죠. 하지만, 그게 여느 여자의 반응과 달랐기 때문에 서은기였던 것 아니었나요. 저는 서은기의 캐릭터를 대단히 인상적으로 바라봤던 장면이 있었는데 드디어 카드를 꺼내 든 박 변호사가 강마루의 과거를 폭로했던 그 순간에 서은기의 전혀 충격받지 않은 조소 띈 얼굴로 던진 무심한 말말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뭐? 그거 아까 했던 얘기잖아. 박변. 그것도 했던 이야기야."

 

강마루는 한재희와 알던 사이였고 그녀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아가씨를 이용하는 겁니다. 그래. 그런데 그게 뭐? 그래서 어쩌라고. 저는 이 태도가 몹시나 신선했었습니다. 욕해도 내가 욕해. 하는 태도로 자신의 앞에서 강마루를 씹는 박 변호사를 무참히 짓밟고 조소할 수 있는 그녀의 강함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죠. 드라마 초반, 마치 서은기를 기존의 고리타분한 여주인공이 아닌 왕자님의 리버스 버전이라고 느꼈던 것 또한 서은기의 이런 세상 어디에도 없는 희한한 여주인공의 감정 노선 때문이었습니다. 서은기는 지금 현재의 감정에 충실합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죠. 아니 않았죠라는 말이 더 어울릴 그녀의 옛 모습은 어쨌거나 참 위대한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랑을 죽을 만큼 한적 있나요라는 이 드라마의 슬로건에 딱 부합하는, 그야말로 강마루의 사랑을 빼다 박은 인물이었단 말이죠.

 

 

 

하지만 이날 서은기가 이 말을 내뱉은 순간 서은기는 이 슬로건에서 추방된 그저 그런 이상한 여주인공으로 찍히고야 말았습니다. 심지어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기억이 돌아온 서은기가 강마루를 원망하게 된다는 패턴은 이미 예상한 바였으나 그 원망의 시점은 서은기 캐릭터의 세계관으로서는 "니가 어떻게 날 배신해?" 가 아니라 "왜 우리는 마음껏 사랑할 수 없어?" 가 되어야 옳았다는 것이죠. 아버지의 죽음을 강마루의 책임으로 내던지고 '그깟 자식 따위에' 라고 강마루를 표현하는 것은 제겐 오히려 충격적인 배신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아니. 저건 한재희가 태산을 손에 쥐고 강마루를 천대하며 던졌던 표현력 아니었나요. 그걸, 무려 서은기가 사용하고 있을 줄이야.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의 죽음과 강마루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을뿐더러 간접적인 책임 또한 전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을 오해라는 채색으로 덧칠한다고 해도 이런 오해를 갖는다는 사실조차 서은기의 캐릭터를 배반하는 행위입니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직접적인 원인이 한재희와 안 변호사라는 것을 그녀가 모르고 있다손 쳐도 강마루가 부러 불러낸 것도 아니고 그녀 자신이 강마루를 원해서 그를 찾아갔으면서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음을 강마루의 책임으로 돌리고 심지어 그것을 강마루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동일 선상의 원망을 품게 되는 것은 서은기를 떠나 일반적인 사람의 케이스라고 해도 너무나 어처구니없이 유아적인 피해망상이며 심지어 비겁하기까지 한 책임 전가입니다.

 

 

 

서은기의 기억상실을 시즌2의 주요 갈등으로 내세우면서 드라마는, 계속해서 서은기가 되찾을 기억을 강마루를 압박하는 장치로 삼아왔지요. 이것이 늘어지자 시청자는 점차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서은기가 기억이 돌아온다 해도 그녀가 무슨 자격으로 강마루에게 증오 비슷한 원망의 감정을 갖는다는 것인지 점차 그 설득력이 빛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어쨌거나 처음 비행기에서 만난 그녀를 죽어가는 순간에 살린 것은 강마루였고 이후 오토바이 사고로 죽을 뻔한 위기에서 그녀의 목숨보다 가치 있는 인형을 건져 올리며 그녀의 신뢰를 쌓았던 것도 거짓으로 만든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서은기가 싸가지를 버리고 호감을 품게 되었던 강마루의 동생, 초코가 어머니에게 버림받는 현장을 보며 느낀 동질감도 부러 만든 연극 같은 상황은 아니었죠.

 

서은기 자신이 강마루의 선의를 돌이키며 그것이 진실이라고 확신했던 순간처럼 강마루는 그녀에게 딱히 이용이라 할 만큼 무언가 시도해보지도 않은 상태로 그녀의 이별 통보를 묵묵하게 받아들였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강마루는 한재희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애초부터 없었기 때문이에요. 복수를 할 생각이 없는데 이용을 해야 할 이유가 없죠. 무언가 거대하게 시도해본 적도 없는 강마루는 그럼에도 몇 번이나 서은기를 향해 지금이라도 도망을 가라거나 내가 널 이용하고 있다면 어떡하겠느냐는 진심을 비추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강마루에게 푹 빠진 자신을 제어하지 못한 것은 서은기 본인이며 심지어 그 모든 사실을 알고도 그를 사랑하겠다고 외친 것은 서은기 자신의 의지였지 강마루의 선택이 아니었단 말이죠. 까놓고 생각해보면 강마루는 서은기의 목숨을 두 번이나 구한 생명의 은인이고 그녀가 한재희의 농간에 넘어가 아버지에게조차 버림 당할 때 유일하게 그녀의 편에 남아있었던 동반자이자 조력자였습니다. 돌이켜보면 표면적인 그의 행동들은 어둠 속 서은기를 끌어내어 준 원동력이 되어주었지 무언가 그녀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서은기 덕에 강마루가 이득을 취한 것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서은기는 옛 남자친구 데니안의 키스조차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의 마약 사실까지 대신 덮어쓰며 그럼에도 그를 그리워하는 장면을 남겨두었죠. 그럼에도 정작 아무런 이용조차 당하지 않은 강마루에게 그동안 보여준 그 수많은 헌신과 새로운 추억들은 모조리 무시하고서 찰나의 장면 하나로 인해 그에게 복수를 다짐하네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날 강마루를 위해 울음을 터뜨리며 "니들 땜에 내 친구 강마루가 어떤 미친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으라고 다 말할게." 라고 말하는 재길의 우정이 어찌나 고맙게 느껴지던지. 혼자서 찔러보다 그게 통하지 않자 킬러 사주까지 들어가는 분위기의 한재희의 살해 협박과 느닷없이 아버지의 죽음을 강마루의 죗값으로 던져놓고 책임을 요구하는 서은기의 홍수 같은 피곤함 속에 쟤들을 위해 니가 어떻게까지 해주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외치는 재길의 한마디는 제게 속이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러게요. 그때 죽겠다고 협박하는 여동생 초코를 향해 강마루가 했던 말처럼 "내가 널 어떻게 살려놨는데 널 죽여" 그는 정말 사랑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의 희생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서은기의 배신에 가까운 최악의 대사에 분개하면서도 문득, 그렇다면 이 드라마의 서두에 붙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라는 한마디가 드디어 절실히 와 닿기 시작하더군요. 강마루는 언젠가 서은기를 '나와 꼭 닮은 사랑을 하는 여자' 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나와 닮아있는 사랑을 하는 그녀에게 느낀 연민의 감정은 강마루가 처음 자신의 헌신을 바라보게 한 시발점이 되어줌으로써 드디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한재희에 대한 마음을 정리함과 동시에 서은기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것은 자신을 안아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치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강마루가 당당히 말했던 "은긴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사는 아이니까." 라는 말을 배신하듯 서은기는 과거에 너무나 연연하고 있었고 강마루가 비어있는 항아리에 새롭게 채워준 사랑으로도 만족하지 못하여 지난 기억에 연연하고 그를 너무 쉽게 증오해버리는 세상 어느 곳에나 있는 흔한 사랑을 하는 여자에 불과했죠. 그토록 자신과 닮아있기에 시작한 서은기와의 사랑이지만 그런 그녀조차 강마루의 결백에 가까운 숭고한 헌신과 사랑은 따라가지 못했던 것입니다. 어쨌거나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사고 후유증부터 먼저 염려하는 것이 사랑의 증명 아니었을까요. 강마루도 아니고 자신이 피의자로 낸 사고의 대상에 대하여 자신이 기억 상실을 앓을 정도라면 상대는 얼만큼의 고통을 겪을지.. 그 대상이 강마루가 아니었을 때조차 걱정했었던 그녀가 피해자가 강마루라는 사실에 조금의 죄책감이나 걱정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 모습은 제게 무척이나 실망스러운 장면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잠깐 돌아온 번갯불 같은 기억에 강마루를 원수로 인식하는 서은기를 보고서 저는 문득 강마루가 얼마나 크고 숭고한 사랑을 하고 있었는가를 깨닫게 되더군요. 한재희에게서 딱히 큰 사랑의 기억이나 애틋한 희생을 나눠 받은 적도 없었으면서 오로지 한재희를 향한 지금 이 순간의 마음 때문에 그녀를 위해 대신 살인죄의 누명을 쓰고 그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것 하나밖에 없었던 의사로서의 보장된 전도유망한 미래도... 아픈 여동생을 남겨두고 사랑을 선택했다는 죄책감에 온갖 치욕스러운 일까지 하며 그를 암흑으로 물들인 어두운 현재들도... 모두 사랑을 선택한 대가로 치러야 했던 잔혹한 희생이었지만 그는 그 6여 년의 시간 동안 한재희에게 조금도 복수의 동기를 품지 않았던 것 같더군요.

 

비행기에서 강마루의 얼굴을 마주하고 한재희는 마치 6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얼굴인 것처럼 경악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더욱이 서은기가 한재희의 딸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강마루는 그간 그의 정보력이라면 충분히 알아낼 수 있었을 서은기의 프로파일조차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아예 그날 이후 서은기에게 다가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겠죠.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아마 한재희는 그 6여 년의 기간 동안 단 한차례의 면회도 심지어 편지조차도 보내오지 않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누구보다 상황파악이 빠른 강마루입니다. 이미 그는 이노센트 모텔에서 살인죄를 덮어쓸 희생을 준비한 순간 한재희에게 키스를 나누며 그녀의 배신을 직감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한재희를 향해 남아있는 옷 한 벌까지 내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는 남자였습니다.

 

 

 

한 여자를 너무 사랑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인생 모든 것을 파산당하면서도 원망하는 마음조차 품지 않았던 강마루. 심지어 이후로도 직접적인 몇 번의 배신을 당하면서도 막상 그녀에게 복수하겠다 다가갔던 그의 시작은 결국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무너지고야 말았습니다. 착한 남자가 시작되기 전 인상적으로 봤던 포스터 중 "이제 재희 누나만 찾으면 된다" 라고 적혀있었던 한마디는 그녀에게 복수를 하고야 말겠다는 전언이 아니라 그녀를 예전의 그 상태로 돌려놓겠다의 의미였던 것이죠. 이 정도의 사랑이면 정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라는 말을 붙일 자격이 있음에 충분합니다. 생각해보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사랑이니.. 서은기조차 가능하지 못한 사랑이었을 테죠.

 

 

 

"만에 하나 수술받다가 잘못되면, 테이블 데스라도 되면... 수술 후유증으로 마비가 오거나 기억 상실이라도 되면 그럼 강마루는 뭐냐...? 불쌍해서 어떡하냐. 그 자식."

 

이날 강마루는 그를 유일하게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바라봐주고 어떤 희생도 요구하지 않는 대상인 오랜 친구 재길의 치료를 받자는 간절한 청을 거절하며 이와 같은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수술 후유증으로 마비가 오거나 기억 상실이라도 되면 그럼 강마루는 뭐냐...? 불쌍해서 어떡하냐. 그 자식." 무심한 듯 담담하게 스치고 지나간 이 한마디에 왜 제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일까요. 그것은 마치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걱정 말구 어서 가. 팬던트 오늘 안에 못찾으면 물속에서 아예 나오지도 않을 테니까." 라고 방긋 웃으며 던진 비운의 한마디와도 닮아있었습니다. 둘 다 자신을 걱정하는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해 던진 한마디였지만 그것의 끝은 결국 그 말을 현실로 증명하는 참혹한 예언이 되고야 말았죠.

 

 

 

"나 지금 너무 행복해서 돌 지경이거든. 우리 초코. 우리 초코 이제 안 아프고 건강하기만 한 것도 그것만이라도 너무 행복해서 돌 지경인데. 기다렸던 서은기가 돌아와서 내 집에서 자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출근하고 같이 퇴근하고 내가 고개만 돌리면.. 날 보고 웃고 있어. 이게 말이 되냐. 나 이거 조금만 더 누릴래. 재길아. 이런 말도 안 되는 행복, 조금만 더 누리다가.. 수술 받을게. 나 안 죽어. 나 안 죽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조금도 티 내지마. 나도 좀 행복해 보자. 임마."

 

저는 착한 남자의 결말이 참혹한 새드엔딩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경희 작가는 행복 포비아가 아닌가 느껴질 만큼의 남주인공을 제 손으로 죽여온 잔인한 킬러입니다만.. 그것도 감당할 수 있는 상대에게나 써먹을 수 있는 비기이지. 지금의 강마루의 캐릭터에게 죽음이라는 결말까지 쥐여준다면 그것은 그저 악취미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에요.

 

 

 

평생을 누군가를 위한 헌신, 희생으로만 살아왔던 강마루에게 단 며칠도 되지 않을 평온한 일상을 이제 겨우 행복이라 말하는 그에게 참혹한 새드엔딩의 칼날까지 휘두를 잔혹함을 가진 인물은 아닐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르겠어요.. 김병욱 피디와 합체한다면 가능한 결말일지도.

 

 

 

"넌 왜 나쁜 쪽으로만 생각해?"

 "내 인생은 늘 나빴으니까..."

 

 

하지만 최소한 강마루의 한마디가 어떤 방향으로든 그의 비극을 예언한 한마디라는 것은 짐작하게 되는 씁쓸한 예감이 드는군요. 착한남자는 타이틀 시퀀스가 참 인상적인 드라마죠. 오프닝에서 돌려진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처럼.. 기억을 되찾은 서은기와 동시에 강마루는 기억을 잃어버리고 백치의 상태로 머물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것은 그것대로 비극이겠지만 어쩌면 6년 전의 기억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강마루에게 작가가 전할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일지도 모를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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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남자를 정리하다 문득 이 드라마와는 어울리지 않는 한편의 요리 만화를 생각해냈다. <라면요리왕>이라는 만화에 실린 하나의 에피소드다. 푸드 컨설턴트이자 라면 가게를 하나의 기업으로까지 이끌어올린 라면 장인 세리자와 타츠야. 그는 은어맛이 첨부 되었다는 진한맛 라면을 판매하여 매번 매진 사례를 일으킬 만큼의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그 라면의 테이스트는 은어맛 따윈 기름에 파묻혀 느껴지지도 않는 단순한 자극에 불과했다. 그의 가게에는 진한맛 라면이 아닌 담백한맛 라면을 따로 팔고 있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실로 은어의 향취가 제대로 느껴지는 그의 이상향인 궁극적인 라면의 정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어의 맛을 첨부했다는 정보를 먹으며 단순한 맛의 직접적인 자극을 은어맛의 라면이라 만족해하지만 실제 그가 라면 장인으로서의 야심을 품어 만들어낸 담백한 맛의 라면은 맛이 너무 밍밍하다며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는 라면 장인이기 전에 한 가게의 오너로서 가게가 망하지 않을 만한 손님의 취향에 맞춘 자극적인 맛의 라면을 판매함과 동시에 또 한편으로는 라면 장인으로서의 자신의 이상향을 담은 '진짜'를 팔았다. 현실과 이상. 두가지 모두를 성공적으로 쟁취한 어른의 사례였다.

 

 

 

 

 

초반 드라마 착한남자 역시 현실과 이상. 두가지를 모두 잡은 드라마라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원빈과 가장 매력적인 어울림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는 배우 박지영과의 야릇한 호흡이 인상적이었던 드라마 꼭지 시절부터 거의 빠짐없이 챙겨봐왔던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였지만 어느순간 그녀의 작품에서 일견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던 동기는 그녀의 지나친 작가주의가 때론 허망한 허세처럼 느껴져 관객으로서의 취향을 조금도 인정 받지 못하게한다는, 그 독선적인 느낌 때문이었다. 그 오만이 궁극적으로 느껴졌던 작품이 '이 죽일 놈의 사랑'이었다.

 

심한 말로 이 드라마의 첫회를 보고선 이경희 작가가 미쳤구나 싶었다. 이게 내 이상이라며 마음껏 놀린 작가의 필력을 끝까지 지켜보기엔 내 인내심은 그리 너그럽지 않았다. 오만하고 독선적인 작품이라 생각했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도무지 중용이 없는 캐릭터들의 감정 난도질이었다. 사실 그녀의 드라마에서 어떤 캐릭터들은 머리는 없고 가슴으로만 살아가는 사람들 같았던 것이다.

 

 

 

미친듯이 달려가는 폭주기관차 같았던 이경희의 이 죽일 놈의 사랑의 위화감을 문득 착한남자에서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그 느낌은 일견 효과적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대중성으로 영리하게 둔갑 시켜 버렸다. 드라마에서는 끊임 없이 사건이 터져나오며 그 사건들은 여느 작품들의 막장 드라마의 클리셰와 무척 흡사해진다. 사랑과 배신. 연민과 증오. 그 모든 것이 뒤섞인 감정에 산골짜기의 제비와 로얄패밀리의 깊숙한 내연 관계. 심지어 두 사람은 모녀 지간이란다. 이보다 더 재미있는 자극적 클리셰가 또 따로 있을까.

 

 

 

착한남자가 신선한 것은 이병훈 작가의 말대로 어느 시골 촌부가 졸다가 봐도 내용이 이해가 갈 정도의 단순하고 직접적인 내용이지만 파고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풀기 어려운 미궁 같은 내면을 간직하고 있는 드라마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쉽게 보려면 얼마든지 쉽게 자극을 얻을 수 있는 드라마지만 살짝 비틀어서 바라보면 그야말로 까다롭기 짝이 없는 섬세하게 세공된 유리 퍼즐 같다.

 

 

 

드라마가 끝나고 마치 이성을 부술듯이 흔들어대는 '사랑을 죽을 만큼 한적 있나요' 라는 애절한 목소리는 이 드라마에서 이경희가 외치고 싶은 메시지와도 같은 것이다. 아픈 동생을 내팽개친 것은 물론 자신의 찬란한 미래의 커리어마저 반납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달려가는 강마루와 자신이 이용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음에도 맨발로 강마루에게 뛰어나가는 서은기의 모습은 분명히 이해가 가지 않는 우둔한 행동이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사랑을 죽을 만큼 한적 있냐는 질문과 더불어 나의 계산을 초라하고 서글프게 한다.

 

 

 

 

착한남자는 초반 손님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맞춤형 입맛을 계산한 한그릇을 내놓을 수 있을 정도의 두가지 자극으로 시청자를 공략했다. 그것은 영리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런 착한남자의 자극이 최근 들어 무언가 정리 되지 못한 찜찜한 뒷맛을 남겨 놓게 한다. 어쩌면 마치 야누스 같았던 착한남자의 두가지 내면이 처음으로 부딪혀 혼선을 일으키는 상태일런지도 모르겠다. 강마루와 동반자살을 하기 위해 달려왔던 서은기의 차는 그녀의 기억을 상실시켰고 그것은 드라마에서 가장 클라이막스라 부를 수 있을 만한 자극적인 요소가 되어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은기의 기억상실 이후로 이 드라마는 가장 중요한 매력 포인트를 잃어버렸다. 바로 시종 강마루가 쥐고 있었던 감정의 주도권이다.

 

 

드라마 착한남자에서 시청자는 도대체 강마루는 언제쯤이면 복수를 하는가? 에 주안점을 두고 이 작품을 관람했을 것이다. 이미 송중기 스스로 이 작품은 복수극이 아니라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라고 힌트를 주었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스토리 자체가 그런 구상을 원하도록 흘러가 버렸으니. 하지만 강마루는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까지 한재희를 향한 통쾌한 복수를 이뤄내지 않았다. 아니 그럴 자신조차 있었는지 의문이었다. 그는 한재희를 구원하고 싶었지 박살 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거기까지 도달하기에 그의 감정은 한재희를 버리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강마루의 복수가 포기된 상태에서 다음 시청자가 기대했던 것은 서은기의 기억이 돌아오고나서 위기에 직면할 두 사람의 관계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드라마의 주요 클라이막스라며 시청자를 긴장시키는 강마루의 위협으로 다가오기에 사실 서은기가 처한 현재의 비극은 자가당착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리 설득력이 없다. 톡 까놓고 말해 강마루는 한재희에게 복수를 하지도 않았고 서은기를 처절하게 이용하지도 않았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 죽음에 빠져 버렸던 서은기의 목숨을 두번이나 구했고 그 행동엔 거짓이 없었다. 이후 강마루를 찾아온 것도 서은기 자신의 자발적인 행동이었고 서은기가 흥미를 느끼게된 강마루의 배경 또한 그가 꾸며서 만들어낸 거짓이 아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강마루는 서은기에게 계획적으로 다가서려고 뉘앙스만 깔았을 뿐이다.

 

더욱이 서은기는 그것을 알면서도 이용 당해도 좋다며 그에게 다가섰던 전력이 존재한다. 사실 그녀가 협박하듯 뇌까리는 아버지의 임종도 못 지키고 당신을 택한 보답 등등의 말 또한 실효성이 없는 것이 한재희 일당의 계략과 서은기 자신이 선택한 자가당착의 합작품이지 이것을 강마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 비겁하지 않은가.

 

 

 

 

사실 이처럼 자기 팔자 자기가 꽈서 만든 자가당착의 비극은 서은기가 아닌 강마루에게서 시작된 것이었다. 드라마 초반 이것을 복수극이라고 생각했을때 강마루의 행동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복수를 한다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터무니 없었다. 아픈 동생을 내팽개쳐두고 외간 남자와 호텔에 있는 여자를 대신하여 살인죄를 덮어쓰고 자신의 꿈마저 날려버렸다. 무슨 이유로 복수를 한다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서은기와 강마루 모두에게 드는 한심한 감정이지만 그럼에도 제1라운드 강마루가 잡은 주도권은 희한하게 생기가 있었다.

 

 

 

이렇게 자기 팔자 자기가 꽈서 만든 비극의 강마루를 도저히 미워할 수 없게 만든 송중기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한재희로 인해 두번의 누명을 덧씌우고 유치장에 들어가기 직전 그녀를 바라보던 말간 눈동자의 강마루를 보고 있노라면 개연성 따위는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강마루의 감정이 누누이 이해가 되었던 것이다. 이런 강마루가 시즌2에 접어들어 서은기에게 완전히 감정의 주도권을 빼앗기고난 이후 마치 서은기를 향한 킹메이커로 전락해 버렸으니 드라마가 혼돈에 빠지고 시시해지기 시작한다.

 

 

 

 

 

서은기의 캐릭터는 그 어떤 캐릭터보다 시청자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불러 일으키는 참 잘 만들어진 캐릭터였다. 마치 드라마 속에서 남녀가 전환된 듯한 매력적인 구상에 이은 서은기의 단도직입적인 성격과 거침 없는 솔직함은 시청자로 하여금 그녀의 성격을 갈팡질팡한 드라마 속에서 가장 뚜렷하게 이해할 수 있는 매력으로 와닿게 했다. 서은기의 성격은 착한남자에서 대단히 뚜렷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이었다. 오히려 제목마저 제시하는 주인공인 강마루 자신 보다 서은기의 감정을 시청자가 이해 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녀의 캐릭터는 선명하고 뚜렷했다.

 

소위 복수극의 형태를 띈 드라마에서 작가가 가장 신경 써서 전달하는 감정의 대상은 다름 아닌 복수를 주도하는 주인공이다. 시청자가 그의 감정에 교감하지 못한다면 그의 복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 복수는 실패한 것이 된다. 복수라는 끔찍한 일을 집도하는 선량하지 못한 주인공을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는 최선을 다하여 주인공의 감정을 선명하게 전달할 장치를 세심하게 배치한다. 심지어 어린시절 그가 학대 받은 동기까지 끄집어 낸다. 하지만 그에 비하면 착한남자의 주인공, 강마루는 얼마나 작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캐릭터던가. 어머니의 유품인 아오모리 별장과 바비 인형에 깃든 짙은 외로움을 표현한 서은기는 물론이오 심지어 한재희의 악행마저 유일하게 용서 받을 동기인 그녀의 오빠가 존재하는데 강마루의 과거는 그 어떤 방식으로도 동정 받을 장치가 마련 되지 않았다.

 

 

 

강마루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 또한 대단히 소극적이다. 착한남자의 캐릭터들은 마치 감정으로만 살아가는 인물처럼 그들의 감정과 탐하고 원하는 것에 대한 욕구들을 아주 선명하게 드러내고 표현하는 인물들인데 유독 강마루의 감정은 절반까지만 표현된다. 누구를 사랑하는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싶은 것인지. 그것은 아마도 작가가 강마루에게 요구하는 감정이 드라마의 주요 스포일러로 적용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송중기에게 연기하기 어려운 까다로울 소재였음이 틀림 없다. 심지어 서은기가 기억을 잃어버린후 드라마의 전개는 온전히 서은기 중심으로만 돌아가고 있어 어느순간 강마루는 서은기와 한재희의 시선으로만 바라보게 된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런 난관속에서도 송중기의 연기가 빛을 잃지 않은 것은 이 혼선의 가운데서도 중용을 잃지 않는 그의 여유 때문이다.

 

 

성균관 스캔들에서 필자가 감탄을 했던 것은 작가의 무딘 필력으로 캐릭터가 중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음에도 전혀 조급함이 묻어나지 않았던 송중기의 침착한 연기력이었다. 아무리 좋은 연기력을 가진 배우라고 하더라도 작가가 중도를 지키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을 때는 할수없이 그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연기는 초조하고 캐릭터는 조급해진다. 하지만 송중기의 연기력은 시종일관 침착하고 정도를 지키고 있었다.

 

착한남자에서 송중기 또한 이런 여유를 지키고 있다. 초반 강마루의 감정을 정확히 절반만 연기해야했을 때에도 그는 완벽하게 그 절반의 감정만을 시청자에게 드러내며 그것으로 많은 여지를 사색하게 하는 기회를 남겨 주었다. 놀라운 것은 절반의 감정만으로도 시청자에게는 완벽한 호소력이 전달 되어 주었다는 것이다. 다소 과격하고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캐릭터를 송중기는 전혀 오바하지 않은 특유의 진정성 있는 연기력으로 담백하면서도 심장을 깊숙히 관통하는 여운으로 남겨 주었다. 공중파 드라마에서 첫 주연을 연기하면서도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최근 드라마 착한남자에서 서은기는 마치 2차 기억 상실증이라도 찾아온 듯한 쇼크를 일으켰지만 그것은 일종의 훼이크였다. 기억을 잃은 것이 아니라 기억을 되찾는 와중에 잠깐 쇼크 상태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속임 당했지만 그리 불쾌하지 않았던 것은 이런 서은기의 발작을 침착하게 지켜주며 홀로 속앓이를 감당하는 강마루의 존재 때문이었다. 들고온 우유를 집어던지고 발작을 내지르는 서은기의 포악을 지켜보던 강마루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참을성 있는 태도로 끈질기게 다시 우유를 떠오곤 던져지고 또 우유를 떠오며 그녀를 길들여 나갔다. 그것은 마치 송중기의 초조함을 잃지 않은 연기력과도 같았다.

 

 

 

내 존재가 니 머리를 너무 괴롭게 한다면 너를 위해 사라져줄게... 라는 말을 담담하게 조언하는 강마루의 목소리는 다정하고 침착했지만 오열 이상의 사무침이 느껴지는 고백이었다. 하지만 그 사무침을 극대화시킨 장치는 대사 사이사이에 그가 여유를 담아 느긋하게 던지는 여백 속에 담은 그의 사색이었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느꼈을 것이다. 송중기가 이 대사 한마디에 두는 여백마저도 신경을 쓰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 여백은 서은기의 마음을 듣는 강마루의 사랑이었다.

 

 

 

이후 괴로움에 울음을 터뜨리던 서은기의 포효를 듣고있던 강마루는 그녀의 울음소리가 터져나올 때마다 마치 총성을 입은 것처럼 고통의 징조를 드러내다 이윽고 욕실로 달려 들어가 서은기 이상으로 위태로운 사고후 증상을 시청자에게 납득 시키는데 내가 감탄했던 것은 일촉즉발의 순간에서도 몇 컷의 신음만으로 충분히 설득력이 느껴지게 하는 그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오버액션을 취하지 않음에도 아니 그랬기 때문에 더욱 강마루의 내면의 고통마저도 느껴지게 하는 그의 농익은 연기력은 실로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었다.

 

 

어느순간 서은기의 킹메이커로서 그녀의 시선으로만 표현 되는 강마루의 감정은 여전히 불투명한 셀레판지 같지만 그 불친절한 개연성 속에서도 서은기를 응원하는 송중기의 미소가 한재희에게 꽂힐때 순간 차분하게 돌아서는 0.1초의 정색은 호들갑을 떨지 않으면서도 사람의 숨을 먹먹하게 관통하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가 되어주었다. 연기자가 연기력으로 불투명한 캐릭터의 네러티브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시즌2로 접어들면서 혼돈을 야기하는 착한남자는 때론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를 만큼 비이성적이며 서로 내가 너무 아프다고 외쳐대는 캐릭터들의 아우성이 지나쳐서 때론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그럼에도 이 카오스를 정리하는 하나의 여유는 송중기의 행간을 읽을줄 아는 여유 때문이다.  송중기의 연기력이 감탄스러운 것은 내뱉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아니다. 그 한마디 한마디 사이에 들어가 있는 여백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여유이다. 때론 그 여백이 수백마디의 말보다 더 많은 캐릭터의 세계를 표현하곤 한다. 송중기는 이것을 본능적으로 캐치하는 배우다.대사 한마디에도 느껴지는 그의 넉넉한 쉼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마도 그가 말하는 배우 이상의 잘 듣는 배우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배우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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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중기 연기 완전 잘해~

  • 2016.03.23 15:05 신고

    정말 송중기가 만든 강마루가 그냥 작가가 만든 강마루가 아닌 강마루 본인 같은 느낌이었어요.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 서늘한 눈빛 톤 낮은 목소리에 담은 오버하지 않은 미련할 정도의 강마루의
    여백 감정들 ..가끔 왜 저러지 싶을 정도로 대체 누굴 사랑하는지 헷갈리는지 캐릭터의 당위성이
    흔들릴때도 송중기의 강마루는 아.. 강마루란 고집스런 착한남자가 그냥 저런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너무 비현실적인 캐릭터지만 저 강마루는 그냥 저런 착한남자구나 하게 정말 끝에 나오는 세상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라고..나오는 그거 하나만 믿고 흔들리지 않고 연기해 낸거 같았어요. 정말 영리하고 똑똑한 배우란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마을에서 홀로 양을 돌보고 있던 양치기 소년은 하루하루가 몹시 무료하였다. 그는 기발한 꾀를 생각해내고 이와 같이 소리 지르며 마을 아래로 내려온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소년의 말에 몹시도 놀라 양을 치고 있던 산으로 따라 올라갔다.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늑대가 나타난 흔적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 소년은 혼이 났지만 시일이 지나자 이윽고 또 같은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역시 소년의 말을 믿고 산으로 뛰어올라 우왕좌왕했다. 역시 늑대의 흔적은 없었다. 그들은 두번 다시 소년의 말을 믿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너하고 나. 비행기 안에서 처음 만났어. 긴장성기흉으로 니가 쓰러졌는데 그때 비행기 안에 의사가 아무도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의대 중퇴생이었던 내가 널, 응급처치했었어. 넌 의식을 잃고 있어서 내 얼굴도 못 봤지만."

 

한재희의 오빠 한재식을 강마루의 형이라 믿고 있었던 서은기는 자신을 외딴 섬 어딘가에 창부로 팔아치울 계획으로 강마루라는 미끼를 어린아에게 건넨 막대사탕처럼 유혹했다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채 끌려가던 그녀를 구해내고 재식에게 분노를 퍼붓던 강마루를 이해하지 못했다. 계산이 없는 순수한 서은기의 관점에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얼마나 서글프고 웃긴 해석이었는가.

 

 

 

그녀는 아마도 재석의 멱살을 부여잡는 강마루의 분노를 보고 내가 얼마나 귀찮고 걸리적 거렸으면 저 고마운 사람에게 이렇게 화풀이를 할까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서은기가 강마루를 만나러 간다는 사실이 저렇게 화가 나는 이야기였을까. 심지어 그녀는 내가 싫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나를 당신에게 데려다줄 생각밖에 없었던 그 고마운 니 형에게- 화를 내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는 황당한 말을 덧붙이기까지 한다. 아무런 계산이 없는 그냥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 밖에 보지 못하는 지금의 서은기이기에 가능한 원망과 서러움이다. 꽃뱀 마저 공략한다는 여심 킬러 강마루조차도 이런 상태의 서은기를 어떻게 꼬여내지 못한다. 그는 역시 서은기만큼의 유치해진 모습 그대로 똑같이 아이처럼 화내고 유치한 말을 쏟아놓는다.

 

 

 

재식에게서 그녀를 떼어놓기가 무섭게 또 한번 그녀가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에 강마루는 그렇게 비굴하게 자신을 내버려두고간 서은기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찾아나선다. 이런 그에게 쪽팔려서 더이상 대시도 못하겠다는 서은기는 "누구세요. 누구신데 남의집 대문을 함부로 열고 들어오세요. 니가 누군데 나를 데리고 가." 라며 그를 밀어냈다. 가. 가라니까!를 외치는 서은기가 집어던진 동화책.

 

 

 

하필 황망하게 그 책을 집어들어 제목을 확인한 강마루가 나는 가여웠다. 양을 잡아먹고 있는 늑대. 이번에는 진짜 늑대가 왔다며 외치고 있을 소년의 그림. 제작진은 영리하게도 순간 탁월하게 음의 클라이막스를 비틀어 책의 제목을 확인하는 강마루의 얼굴 위에 올려놓았고 그는 마치 이 책에서 힌트를 얻은듯 또 한번 서은기를 속여 그녀의 닫힌 문을 열었다.

 

 

 

 

물론 돌이켜보면 그의 말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가 시종 양치기 소년과 늑대를 만지작대며 뇌까린 말들은 다 존재했던 이야기였다. 그는 실제로 서은기의 목숨을 두번이나 구했고 이런 그를 찾아온 것 또한 그녀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가 되지 못한다. 비록 거짓된 행동이라도 필요했던 강마루의 진심이 그날의 그에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기억과 추억으로 사는 거라는 초코의 말에 쪽팔려서 데이트 신청도 하지 못한다는 서은기는 여자였다. 강마루는 이런 그녀를 더할수없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녀에게 새롭게 만들어줄 기억과 추억을 준비한다. 박태환에게 개헤엄을 묻는 거냐는 재길의 얼빠져하는 말에 그 강마루가, 여심은 어떻게 공략하는 거냐고 아니 여자의 마음은 어떻게해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인지를 질문한다. 계산적인 이유로 여자에게 접근하여 마음에도 없는 거짓 감언이설을 늘어놓으며 여자의 마음을 취하게 했던 강마루는 그런 방식으로 서은기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지 않았다. 이것은 그의 유일한 연애 감정이었으니까.

 

 

 

재길에게 어떤 공략을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강마루는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서은기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바다가 보이는 먼곳으로 건너와 맛있는 것을 나누어 먹고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하모니카로 먼 나라의 자장가를 부르며 서은기의 가장 특별한 추억을 지금 이순간부터 새롭게 차곡차곡 채워준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그의 마음은 서은기를 만난 것에 대한 후회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녀를 자신의 인생에 끌어들인 순간을 후회했다. 그리고 또 그녀와의 시작이 이런 식이 아닌 다른 만남이 아니었던가에 대한 후회를 처음으로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며 뇌까렸다. 그리고 그 순간 서은기는 강마루의 과거를 봤다.

 

 

 

 

 

 

강마루는 서은기의 추억을 예쁜 색깔로만 그려주고 싶었다. 그녀의 기억속에 자신은 나쁜 남자가 아니기를 바랬다. 그것은 보다 편리해질수 있었음에도 굳이 한재희와 그의 패들을 나쁜 사람들이라 인식시켜주지않은 배려와 같은 종류의 거짓이었다. 그래서 그는 서은기의 기억에 강마루는 그녀의 목숨을 두번이나 구원하고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드라마틱한 첫 만남을 나누어가진 동화속 주인공이 되어있었다. 그것이 거짓은 아니었지만 진심은 더욱 아니었다. 강마루는 손가락에 끼고 있던 양치기소년을 만지작댄다.

 

 

 

두 번의 거짓말로 이웃사람을 속여넘긴 양치기 소년은 어쩌면 단순히 외로움에 지친 소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사람들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로 소통하고자 했던 불쌍한 거짓말쟁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짓으로 소통한 인연은 오히려 진실을 말한 유일한 순간 파국을 맞이한다.

 

 

 

"사랑해요. 서은기씨." 그의 진심 없는 고백에 서은기는 세상에 이렇게 달콤한 말은 처음 들어봤다며 가슴 떨려했다. 두번을 나눈 키스도 그녀에겐 하나같이 소중한 그의 진심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버지의 임종마저도 지키지 못했다. 마치 강마루가 한재희를 위해 아파서 다 죽어가는 동생마저 내팽개치고 뛰쳐나온 것처럼. 하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어 라는 비련을 강마루가 7년 후에 깨닫게 되었을때 서은기는 그 비극을 즉면한 즉시 기억을 동면시킨다. 오직 그를 사랑했다는 감정만을 남긴채.

 

 

 

사랑해요. 서은기씨. 이제 그는 진심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그의 진심을 받아들이기엔 서은기는 이미 몇번의 거짓을 경험했다. 강마루는 아마 양치기 소년과 늑대라는 이 동화책에서 소년의 거짓은 이제 어떤 진심으로도 구원 받을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직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은기는 이 양치기 소년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저 간악한 거짓말쟁이로 생각했을까. 아니면 조금은 그의 외로움을 그리고 마지막에서야 외친 진심을 받아들였을까.

 

 

 

마루의 낡은집에서 하루를 머물던 그 순간에도 서은기는 양치기 소년과 늑대를 곱씹어 읽고 또 읽으며 탐독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황망한 표정의 강마루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는 박변호사를 만났고 적당한 진실과 최후의 거짓을 말한다. 서은기를 사랑하고있지않으며 내 마음의 증명은 태산그룹의 반을 받는 것으로 표현해보이겠다고. 그는 진심을 거짓말로 위선했던 것이다.

 

 

 

어느 마을에서 홀로 양을 돌보고 있던 양치기 소년은 매일이 외로웠다. 그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발한 꾀를 생각해내고 이와 같이 소리 지르며 마을 아래로 내려온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소년의 말에 몹시도 놀라 양을 치고 있던 산으로 따라 올라갔다.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늑대가 나타난 흔적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 소년은 혼이 났지만 시일이 지나자 이윽고 또 같은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역시 소년의 말을 믿고 산으로 뛰어올라 우왕좌왕했다. 역시 늑대의 흔적은 없었다. 그들은 두번 다시 소년의 말을 믿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어느날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 소년은 외친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하지만 아무도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고 모든 양은 잡아먹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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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정우성의 '작품'을 말하라고 한다면 대체로 비트를 꼽으려나요. 하지만 저는 가장 좋아했던 그의 작품을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한 시에프에서의 잊지 못할 그의 표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떤 소재를 담은 시에프인지는 모르겠어요. 어쩄거나 그 시에프에서 정우성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그 고백의 확답을 들은 뒤 너무나 행복한 얼굴로 거리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냈었습니다. 다른 비주얼은 단 하나도 없이 오로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얼굴 그것 하나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데 그 모습이 정말 그럴듯하더군요. 인파 속을 뚫고 뛰어가면서 사람들에게 몸을 부딪치면서도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나야나 사랑에 빠진 남자. 사랑을 시작하는 남자." 라는 얼굴로 거리를 활보하던 정우성의 세계를 가진 듯한 얼굴. 저는 이 작품 이상으로 그에게서 좋은 연기를 목격한 적이 없었습니다.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든 넌 항상 근사하구나. 콘크리트 같은 서은기가 대책 없이 흔들릴만해."

 

드라마 초반 서은기의 첫인상은 그리 근사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뻘인 회사의 중역을 차에 태우고 목숨까지 위협해가며 싹수없는 말을 툭툭 내뱉던 서은기의 모습은 그야말로 날카롭고 불편하게 느껴졌었죠. 연극이랄지언정 어쨌거나 겉모습은 상냥하기 이를 데 없었던 아름다운 새어머니에게 "전대미문의 레전드"라는 말을 섞어가며 거의 몸 파는 여자 취급을 하지 않나 심지어 자신의 이복동생인 어린아이에게까지 저주의 말을 퍼붓는 서은기는, 드라마 속에서 흔하디흔한 다른 여자들처럼 그리 따뜻하지도 그렇게 사랑스럽지도 않은 악녀의 이미지 그 자체였죠. 언제나 불안하고 불편한 심리 상태의 그녀는 24시간 맨살로 겨울을 맞는 뾰족 튀어나온 장미 가시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처음 이 드라마의 장르가 복수극이라는 것을 들었고 등장하는 여자가 둘에 하나는 배신당한 여자의 아름다운 의붓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후 펼쳐질 드라마의 전개는 마치 그림을 그려놓은 듯 눈앞에 선명하게 펼쳐지더군요. 아마 강마루는 한재희를 공격하기 위해 자신의 가장 날카로운 칼로 서은기의 진심을 들이대겠죠. 그랬기 때문에 저는 강마루가 서은기를 유혹하는 방법을 아주 치밀하고 계산적으로 오랜 시간 공들여 드라마에서 담아내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뜻밖에 별것 아닌 장면으로 쉽사리 깨져버리더군요.

 

드라마 초반 아오모리에서 동생의 수술비를 위해 소위 꽃뱀이 되어야 했던 강마루는 아주 치밀한 방법으로 여자의 마음을 홀리는, 그것도 심지어 같은 수준의 여자 꽃뱀의 마음조차 털어 유혹하는 너무나 치밀하고 계산적인 아름다운 지능범이었습니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여자를 홀릴 수 있는가를 증명했던 첫 장면에 그는 꽃뱀이라는 여자에게 부러 돈을 쥐여주고 상처받은척하더니 급기야 이런 꽃뱀에게마저 "진심이었어! 아니 점점 진심이 되어버렸어." 라는 한마디를 들을 수 있는 남자라는 것을 보여주죠.

 

 

 

의외로 이런 지능적인 확신범 강마루가 서은기를 유혹하는 데에는 그리 어려운 시일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서은기의 생명 아닌 그녀의 인형을 구제해주는 행동으로 그토록 파고들곳없이 차가워 보였던 그녀의 눈에 뜨이곤 하더니 이후 단 몇 번의 에피소드만으로 그녀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아 버리죠. 아주 근사한 프로포즈도 그렇다고 대단히 계산적인 행동을 하지도 않았던 오히려 드라마 속에서 흔하게 볼법한 몇 가지 뻔한 행동들에 그대로 반해버린 서은기를 보며 저는 그녀가 지금 강마루에게 반해버린 척 연극을 하며 그를 이용하여 한재희를 골려 먹으려는 것은 아닌가 라는 쓰잘데기 없는 추측까지 해보게 되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이런 계산속이 담긴 추측이 무색하게도 서은기의 마음은 너무나 순수한 연정 그 자체였습니다. 그녀는 아무런 계산도 하지 않았고 가식 없이 자신의 마음에 철저하게 그를 담아버렸습니다. 남들에겐 유치한 장난감이지만 자신에겐 생명과도 맞바꿀만한 유일한 보물인 마론 인형을 사람을 구하듯 건져내 주고 딱히 자신을 포장하지도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가난과 빈곤을 드러내는 강마루를 세상에 고독하게 우뚝 서 있는 그녀가 유일하게 손을 맞잡을 수 있는 동료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 시작은 단순했지만 그렇게 퍼뜨려진 사랑이 서은기를 얼마나 무력하게 침공시키고 있나요.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머리에 꽃 달고 웃는 미친 여자처럼 그녀는 세상이 핑크빛으로 물들여진 순수한 행복을 만끽합니다. 내가 그전에 했던건 뭐였지. 그것도 사랑 아니었나. 이전의 남자 대신에 마약 누명까지 뒤집어썼을 정도로 누군가를 깊게 사랑해봤던 그녀가 이제 그때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로 겉잡을 수 없는 폭풍 같은 감정에 빠져버린 그녀는 처음으로 화장을 하고 서은기의 입에서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지껄이며 자신이 얼마나 강마루라는 남자에게 반해 있는가를 절실히 설명하고 있죠.

 

 

 

하지만 저는 손을 맞잡고 축제를 즐기던 그가 갑자기 사라졌다 느끼는 순간에 마치 오리의 각인처럼 정신없이 그를 찾아 헤매다 멀리 떨어져 있는 그의 미소에 아무런 의구심 없이 대책 없이 달려들어 그를 품에 꼭 끌어안는 서은기의 모습을 보며 이 여자 정말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쓰러워졌습니다. 시일을 들여 공들여 설명하고 있는 이 드라마 속의 사랑이란 그저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는 것. 아무것도 배려하지 않는 잔인하면서도 극단적인 한 사람만을 향한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은 아무런 계산이 들어가 있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입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바라보는 사람 외에는 아무 것도 그들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진짜 사랑이 그런 것인가는 몰라도 적어도 착한남자 속의 세계관은 그러합니다.

 

 

 

애쉬튼 커쳐를 좋아해서 재길을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닌 재길을 연상시켜 애쉬튼 커쳐를 이상형이라고 말할 정도의 눈이 멀어버린 사랑을 하고 있는 강마루의 동생 초코는 술에 취해 뒹굴고 있는 오빠 둘을 내려다보며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재길을 선택하여 그의 안부를 걱정하고 심지어 그가 중얼거리는 마루의 시계를 갖고 싶다는 한마디에 아무런 주저 없이 잠들어있는 오빠에게 다가가 시계까지 끌러서 재길에게 채워주는 깜찍한 행동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그 커다란 덩치의 재길을 자신의 힘으로 부축하여 데리고 나가면서도 역시나 잠들어있는 오빠는 그 자리에 그대로 내버려 둘뿐이었죠.

 

"오빠는 그냥 오빠가 알아서 와라." 재희언니에게 미쳐가지구 아픈 동생 따윈 안중에도 없다고 소리쳤던 그 꼬맹이가 이젠 그 오빠의 행동과 똑같은 모습을 지금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안부를 걱정하고 자기 하나만을 위해서 나쁜 짓까지 서슴지 않았던 마루를 버리고 어떻게 이런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요? 그거야 그녀가 재길에게 빠져버렸으니까요.

 

 

 

한재희를 위해 그토록 자신을 총애하는 회장님을 배신하고 회사를 뿌리째 흔들려고 하는 한재희의 야심을 도와주고 있는 박변호사는 분명히 드라마 속에서 악인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이런 행동을 하는 동기만큼은 순수한 사랑의 결정체 그대로입니다. 서은기는 강마루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마치 낙랑공주처럼 왕권까지 버리고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고 강마루는 미래를 향한 커리어도 아픈 동생도 내팽개쳐둘 정도로, 그리고 자신이 갖고있는 옷 한 벌까지 한재희에게 대신 벗어줄 만큼의 적어도 사랑 앞에서는 아무런 계산도 미래를 위한 예측도 하지 않는 무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죠.

 

이렇듯 착한남자 속에 그려지는 사람들의 사랑은 아무런 계산이 없는 순수함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그들은 미래를 약속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타인을 위해서도 그 어떤 계산도 하지 않은채 오로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그 하나만을 위해 맹목적으로 뛰어들어 온 마음을 그리고 세계를 바칠 수 있을 것처럼 극단적이고 무모합니다. 자신이 가진 것이 있다면 하나라도 벗어서 그 사람에게 내어주고 싶은 마음. 그것이 착한남자의 사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그 사랑으로 인해 상처 받는 주변이 있다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순수하기에 대책이 없고 무모하며 그리고 잔혹한 것이 착한 남자 속에 표현 되는 지독한 사랑인 셈이죠.

 

 

 

서은기 역시 사랑 앞에서는 그 어떤 계산된 속내도 자신이 다치기 위한 아무런 안전장치도 깔아놓지 않은 채 그저 그렇게 이끌리듯 무모하게 던져지는 데로 강마루를 사랑하고 행동합니다. 가난한 남자가 무턱대고 자신에게 들이닥친 그 순간을 누가 봐도 의구심을 품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녀의 말대로라면 만 하루도 채 되지 않은 만남에 그녀는 인생을 바친 것처럼 그렇게 그에게 금세 빠져버렸습니다.

 

"열두 시간도 안 지났지만 열두 달쯤은 만난 것처럼... 그쪽한테, 푹 빠졌어요. 내가. 쪽팔리고 자존심 상하지만."

 

 

 

 

문제는 그녀의 사랑은 연결 지점이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쓸쓸한 일방 통행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녀가 강마루를 향해 세상을 바치려고 하고 있듯이 강마루에게도 종교 같은 신념이란 오로지 한재희라는 여자 한사람 뿐이니까요. 그가 처음 매 맞고 들어온 그녀의 미소를 보고 이미 꿈이 이루어졌다는 마음을 그 어린 시절에 품어버렸듯이 그는 그순간부터 한재희라는 여자를 마치 종교처럼 세계처럼 사랑하고 숭배했습니다.

 

 

 

"정확히 말한다면 그날 내 꿈은 다 이뤄졌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내려앉던 그 재희누나가 바로 내 앞에서 나를 보고 웃어주었으니까요. 아직도 믿기지 않는 나의 누나, 한재희씨. 나에게 와주어 고맙습니다. 난 자신이 있습니다. 누나에게 대단한 부와 명예를 가져다줄순 없겠지만 나의 있는 힘을 다해 누나를 아끼고 사랑하겠습니다. 절대 외롭게하지 않을께요. 혼자 두지 않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 잡은 누나의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누나가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언제든 서 있을께요. 재희누나도 나와 같은 마음이길 바라며. 2003년 6월 30일. 마루 드림."

 

 

 

강마루는 마치 아이처럼 새카맣고 맑은 눈으로 그러나 섬뜩한 독기를 품은 눈빛을 담아 그녀에게 경고합니다. 순간 이 선한 눈동자 위에 떠올린 송중기의 서늘한 독기가 어찌나 매서웠던지 그의 섬세한 눈빛 연기에 새삼 감탄한 장면이기도 했었습니다.

 

 

 

"서은기. 너 똥 밟았다. 재수 없게 완전 잘못 걸렸어. 강마루란 놈한테. 지금이라도 도망갈래? 지금 바로 일어나서 신발 제대로 고쳐 신고 있는 힘을 다해서 나한테서 도망가. 기횐 딱 한 번이야."

 

 

 

하지만 서은기는 이런 그의 경고에도 아무런 의심을 품지 않습니다. 그냥 웃습니다. "정말 그렇게 얘기했어요?" 너무나 순수한 얼굴로. 순간 그녀의 순수함에 이런 강마루의 독기마저 잠시 누그러졌을 정도로 그녀는 어리석을 정도로 대책 없이 순수하며 무모한 사랑에 푹 빠져버렸죠.

 

 

"근데요. 궁금한게 있는데 당신 나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나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하루 왠종일 내 머릿속을 온통 당신이 걸어다니고 뛰어다니고 날아다니지? 진짜 강마루... 너 땜에 미치겠다. 내가 진짜. 일이 안돼. 당신 때문에. 집중을 못 하겠다구. 아저씨가 자꾸 어른거리구 보고싶어서... 내가 진짜 이런 사람이 아닌데. 서은기가 진짜 이런 사람이 아닌데."

 

- 당신의 인생을 생각하면 유감이지만... 그냥 긴 인생중 한나절 잠깐 악몽 꿨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드러나는 전개를 살펴보면 서은기는 아예 그가 한재희와 이전부터 알고 있는 사이였고 복수건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지간에 그녀를 이용하기 위한 구실일 뿐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를 지키려 하는 무모하고 극단적인 사랑의 끝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한재희의 표현대로라면 정말 콘크리트 같았던 그녀. 지독히도 차가워서 쓰기까지 했던 서은기를 이토록 제대로 무장 해제시켜버린 강마루. 하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그녀의 마음이 아닙니다. 그녀의 마음을 얻는 것은 그가 꾸며놓은 수많은 덫의 일부였을 뿐이죠. 결코 해피엔딩은 존재할 수 없는 이 드라마의 지독한 뒷맛이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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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3

  •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 2013.12.28 17:19 신고

    문채원이 더 섬세한 연기인데ㅡㅡ

  • 드라마 제대로 보세요. 아버지뻘 간부가 일처리 제대로 안하니까 화내는건 아버지 서회장닮아서 그런거고 한재희에게 그런건 자기 엄마를 쫓아내고 죽음으로 몰아가고 떡하니 본부인 노릇하고 그 아들 서은석이 자기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까봐 경계하는거죠. 은기엄마는 은기에게 여자로 살라고 했지만 아버지는 여자가 아닌 그룹 후계자로 키우려다보니 은기에게 칭찬 한마디 안해주고 꾸중만 하니까(물론 딸바보지만) 은기 성격이 원래 순수하고 착하지만 그걸 감추고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는거죠

 

 

임창정은 과거 '날 닮은 너'라는 노래의 가사를 "두려워 겁이나"가 아닌 "두려워 겁씨나" 라는 발음으로 불렀죠. 왜 일부러 틀린 발음으로 노래를 부르냐는 질문에 임창정은 겁이 난다는 정석 발음은 어쩐지 이 노래에 담아야할 절실한 호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이유라고 대답했습니다. 실제 이것은 kbs 듣기 능력 평가 시험에도 발음이 잘못된 노래를 고르는 시험 문제로 등장했을 정도의 화제를 일으켰던 발음이었죠. 임창정은 몇번이나 이 곡을 공중파 방송인 라디오나 티비를 통해 완창했지만 그것에 시비를 걸며 문제를 삼는 사람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창작자의 시적 허용을 위한 동경이 용납 된 케이스인 셈이죠.

 

 

 

심은하, 한석규 주연의 스릴러 영화 텔미썸딩은 포스터에서도 당당히 텔미썸딩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사실 Tell me something의 정확한 발음은 텔미썸싱이라고 기재하는 것이 올바릅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온 60만명의 인구중 한명이었던 저는 영화를 보고나와서 비록 겉멋이 들어간 표현이지만 이런 느낌의 미쟝센에는 텔미썸싱이 아닌 텔미썸딩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전반부를 채워던 까만 비처럼 쏟아지던 묵직한 영상미와 마치 세트장 속의 연극 배우 같았던 심은하의 캐릭터가 텔미썸딩이라는 잘못된 발음의 이미지를 그대로 연상시켜 주는듯 했으니까요. 만약 이 제목이 굳이 맞춤법을 지켜 텔미썸싱이라는 제목을 사용하라는 요구를 받아야했다면 그 제목은 아예 다른 내용으로 기재 되는 것이 마땅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 착한남자의 제목에서 생긴 약간의 촌극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차칸남자가 공중파에서 정확한 맞춤법 표기를 지키지 않은 한글 파괴라는 이유로 쏟아지는 비난을 막을길 없어 그 제목을 정확한 맞춤법으로 변경할 계획이었다면 그것은 착한남자가 아닌 완전히 다른 제목으로 이름 지어져야만 했습니다. 드라마 착한남자와 차칸남자는 같은 내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드라마 차칸남자의 상징성이 의미하는 것은 역시 비슷한 소재의 복수극인 드라마 나쁜남자가 의미하는 주인공의 품행을 상징하는 제목이 아니라 오히려 제3의 인물이 주인공을 평가하는 매개체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착한 남자는 차칸 남자가 아니며 차칸 남자는 착한 남자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져다 줍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 라는 제목을 처음 읽었을때 그래, 도대체 그 남자 얼마나 착한지 한번 보자는 심정으로 드라마를 지켜봤고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남자 강마루는 그리 선량한 성품의 인격을 가진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악행을 저지르는 악인이라거나 극단적으로 비틀어진 성품을 가진 나쁜 남자는 아니었을지언정 그저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예의를 지키고 사는 평범한 성품의 남자에 불과했죠. 특히 이경희 작가는 드라마 초반 이 남자의 성격을 그리 착해빠진 반푼이로 묘사하려는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시청자에게 가장 강한 인식을 남길 주인공의 성격을 묘사하는 첫장면에서 등장인물은 아직 의사가 되기 전의 위대한 장래가 약속된 의대생으로서 감히 지도 교수에게 따박따박 거침 없는 요구를 구할 정도의 일견 차가워 보이는 냉정한 성품의 엘리트에 가깝고 작가 또한 초반 그의 이미지를 미래가 보장된 천재 의사라 불릴 정도의 화려한 커리어만을 강조했지 딱히 강마루의 선량한 성품을 드라마 속에서 들여내 보이진 않았었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재희가 기억하는 그날의 강마루는 더할수 없이 온화하고 선량한,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착한 남자였습니다. 그것은 강마루가 한재희에게만큼은 세상을 맞바꿀 수 있을 정도의 이타심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죠. 한재희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꿈꾸었던 의사로서의 커리어도 그리고 생명과도 맞바꿀 수 있을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의 목숨 마저도 내팽개쳐버릴 정도의 그는 첫사랑인 재희 누나를 한몸처럼 사랑했죠. "알고 있어요. 누나. 우리 동네에서 제일 예쁜 누나라는거." 어린날의 한재희가 터진 입술로 몰래 집에 숨어들어와 살포시 얹은 미소를 바라본 순간 아마 어린날의 강마루는 그녀를 위해 세계라도 바치겠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강마루에게 있어 한재희는 그의 유일한 우주였고 종교였을테죠.

 

 

 

착한남자는 막을 열기 몇달 전부터 제목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지는 여론에 의해 통증을 겪었던 유일무이한 역사를 남기게 된 드라마였습니다. 공중파 드라마에서 그것도 KBS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틀린 문법으로 제목을 기재하는 것은 한글 파괴나 마찬가지라는 여론의 빗발친 공격은 점차 거세졌고 몇번의 인터뷰나 공식적인 의견 표명을 비롯하여 시사회장에서도 제목 논란에 시달렸던 차칸남자는 방송을 내보내며 이것은 드라마의 상징성을 위한 시적 허용일뿐 잘못된 맞춤법 표기라는, 마치 과거 KBS에서 립싱크 가수에게 붙였던 '지금은 립싱크 중입니다' 라는 표식처럼 실소가 나오는 설명까지 덧붙여가며 시청자를 설득시키려 했지만 이것은 먹혀들지가 않았고 결국 차칸남자는 정확한 문법 그대로 기재된 '착한남자'로 제목을 바꾸어야 하는 촌극을 부르고야 말았습니다.

 

 

 

사실 이런 논란을 이전부터 예측하고 있었던 저는 제목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혀왔었고 그럼에도 계속해서 같은 제목을 지켜가며 비난을 사서 먹는 제작진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비난을 견디다 못해 착한남자로 제목을 교정하는 것을 보며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착한남자로 바뀐 최근의 이 차칸남자의 몇회분을 보고 있으니 도대체 왜 그토록 많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제목을 유지하려 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차칸남자는 착한 남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죠.

 

 

 

이 드라마는 특이하게도 브릿지 오프닝이라 하는 일종의 애니메이션에서나 볼법한 아이캐치씬을 드라마 전반부에 집어 넣는데 단순히 비주얼 요소를 위해 삽입한 듯한 이 난해한 영상은 의외로 많은 의미를 담고 시청자에게 드라마의 상징을 의미하는 힌트를 곳곳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마치 과거와 현재 사이에 서있는 듯한 흑백 화면 속에 빛망울이 일렁이는 물 위를 배경으로 하고 회중시계의 뚜껑을 열어젖히는 회색톤의 손가락이 보이죠. 팬던트 형태의 시계의 앞면에 새겨진 그림 또한 새가 하늘을 날으는 것이 아닌 오히려 추락하고 있는 것 같은 의미심장한 느낌의 입체적인 그림이 묘사 되어 있습니다.

 

 

 

마치 저절로 열리듯 틱- 하는 소리와 함께 부드럽게 열어젖힌 시곗바늘은 마치 과거로 돌이킬 수 있는 장치를 의미하듯 거꾸로 돌아가고 그 시계의 중앙에는 이노센트라는 영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잠시 그것을 바라보던 강마루는 미련 없이 시계를 아래로 던져버리고 그 시계는 던져진 상태에서 떨어지지 않고 다시 튕기듯 날아올라 과거와 현실의 경계선을 긋듯 흑백의 강마루를 비로소 칼라로 물들이죠. 하지만 색이 돌아왔다고 해도 그것은 오히려 흑백이었던 상태보다 더 캄캄하게 느껴지는 피빛의 암전이었습니다. 화면 가득한 송중기의 얼굴은 구걸하듯 호소하는 간절한 얼굴은 아니었지만 그의 표정과 다르게 툭툭 흘러 떨어져내리는 두개의 눈물 방울은 묘한 여운을 안겨다 줍니다.

 

 

 

마치 인형처럼 애써 차가운척 하려는 강마루의 눈물은 제게 착한 남자가 차칸 남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고요한 호소처럼 느껴지더군요. 이노센트. 즉 순수와 결백은 지나간 시간 뒤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한재희를 위해 그리고 때문에 과거를 잃어버린 강마루는 그것을 갈구한다는 것이 마치 거꾸로 돌린 시곗바늘처럼 무의미한 신기루를 쫓는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과거를 버리고 시간을 묻어둡니다. 한재희가 기억하는 세상 어디에도 없었던 착한 남자가 이 페이지에 필요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그것은 그가 그녀를 사랑하는 순간에만 존재할 수 있는 착한남자 강마루의 상징성이었으니까요.

 

 

 

착한 남자의 영문 제목은 이노센트맨(INNOCENT MAN)이라고 합니다. 다소 생소한 느낌의 이 영문은 동명의 소설 존 그리샴의 소설에서 먼저 사용 되었죠. 무죄의, 그리고 결백한 상태의 한 남자가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결백을 주장하지만 죄인으로 몰려가는 끔찍한 내용을 다룬 이 법정 스릴러는 드라마 착한 남자와 일체의 연관성도 없어 보입니다만 사실 이 소설과 드라마가 사용하는 동명의 제목 이노센트맨은 착한남자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주인공 강마루를 그대로 상징하는 제목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착한남자는 복수극이라지만 복수극이 아닙니다. 한재희를 위해 미래의 보장된 커리어도 동생의 목숨까지도 내걸고 바쳤던 순정은 한재희의 마음을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가 한재희를 위해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사람인 것처럼 한재희 또한 커리어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이용할 수 있는 여자였기 때문이죠. 그녀는 강마루가 자신을 대신하여 살인 누명까지 쓰고 모든 것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의사도 아닌 주제에" "어차피 몸파는 애잖아. 넌." 과 같은 말로 그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잔혹성을 내보입니다. 그가 왜 의사가 될 수 없었고 그가 왜 그런 일을 해야만 했는지를 너무도 잘 알고있는 그녀가 그리고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되어버렸는지를 잘 아는 그녀가 오히려 그것을 그를 공격하기 위한 도구로 내세운다는 것은 한재희가 강마루라는 사람을 어떤 마음으로 들여다 보는지를 너무나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그는 이런 한재희의 잔인함에도 그녀를 향한 연민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녀를 저 밑바닥까지 떨어뜨려 버리겠다고 내뱉은 그의 다짐은 "마루야. 강마루. 니가 보고 싶어서 그래." 하는 재희의 뻔한 목소리에 마치 짜여진 시뮬레이션처럼 또 다시 이끌려선 그녀를 찾아가고야 말죠. 그새 신발까지 벗어놓는 치밀함으로 물에 빠져드는 쇼까지 보여주는 재희 누나의 촌극에도 절박한 얼굴로 그녀를 살려낼만큼 그녀를 잊지 못하는 강마루는 여전히 한재희라는 사람 앞에선 가진 옷까지 벗어줄 정도의 착한 남자 그대로였습니다.

 

 

 

꼭 돌아오겠다며 손가락을 걸곤 결국 돌아오지 못했던 강마루는 아픈 여동생을 내팽개쳐두고 재희에게 뛰어갈 정도의 누군가에겐 착한남자이지만 다른이에겐 사랑 외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잔인한 남자죠. 어쩐지 동생을 떠올리게 하는 첫만남으로 발견한 은기와의 약속을 잊어버릴 정도로 또 한번 재희 누나에게 휘말려 달려가고야 말았던 그래서 그에게 홈빡 빠진 그녀를 밤이 샐때까지 기다리게 내버려둔 강마루는 분명히 착한 남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사랑만큼은 아무런 조건을 요구하지 않을 정도로 결백하고 순결하죠.

 

 

 

이 드라마가 공개 되기 전 소름이 끼칠 정도의 절규하는 듯했던 송중기의 눈빛이 담긴 스틸컷에 담긴 "이제 재희 누나만 찾으면 된다"의 의미 역시 이와 마찬가지의 힌트를 남겨주는 복선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강마루는 재희 누나를 찾아 되돌려 놓는 것 이외는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의 인물입니다. 그런 순수한 계기로 시작된 그의 악행들은 분명히 다른 누군가를 상처 입히고 있음에도 그는 개의치 않습니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이전 송중기는 끝없이 쏘아진 질문 세례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낼 정도로 이 제목을 유지해야 하는 확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은 아마 그가 작가 이경희에게 가진 무한의 신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의 이런 행동이 당혹스럽고 괜히 쓴소리를 불러 모으는 모습이 아닌가 우려스러웠는데 이제서야 그의 이런 다소 치기 어린 신뢰가 이해가 가기 시작하더군요. 드라마 차칸 남자는 착한 남자라는 제목으로는 채우지 못할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제목 그 자체가 복선이고 하나의 스포일러나 마찬가지인 작가의 섬세한 세계관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은기, 문채원은 시종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듯한 밋밋한 얼굴로 나와 왜 이렇게 뻣뻣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의아스러웠는데 그것은 오늘 강마루와의 첫 데이트에서 어설픈 화장으로 웃음을 터뜨리게 하더니 급기야 이런 빳빳한 그녀가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해 곱게 화장을 하고 나올 정도의 중요한 복선으로 이용 되었죠. 하지만 이 에피소드가 등장하기 전까지 드라마 속에서 그녀가 화장을 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설명으로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화장이 서툰 은기의 모습에서 사랑에 빠진 그녀의 심리가 더욱 절실하게 와닿을 수 있었던 거겠죠.

 

 

 

"그 자칼은 같이 절벽으로 떨어져서 코요테와 함께 죽지 않았을까요? 그놈은 손님께서 생각하시는 것 보다 훨씬 어리석고 우매하고 멍청했을 것 같거든요. 다만 코요테한테 그런 얘기는 했겠죠. 그래도 함께 갈 수 있어 다행이다. 덕분에 가는 길이 외롭진 않겠다."

 

 

송중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일부러 틀린 어법을 겉멋에 취해 사용하며 억지를 부릴 정도의 지성이 낮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죠. 아나운서를 동경했고 대학 시절에는 방송부 부장을 일임했을 정도의 그가 이런 잘못된 맞춤법에 민감하지 않을리가 없을테죠. 그 또한 처음 잘못된 표기의 제목이 당황스러웠지만 의미를 알게 되서 소름이 끼쳤고 그제서야 이 제목을 납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드라마 속에서 이런 독특한 제목을 굳이 사용하고 그럼에도 시청자에게 딱히 애절한 설명이나 호소를 요구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식으로 갑자기 터뜨려 버릴 어떤 중대한 복선으로 드라마의 제목을 이용하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랬다면 시청자는 그때가서야 왜 이 드라마가 이런 제목을 기어이 사용했고 끝까지 밀고 나갔는지 이경희 작가의 고집과 송중기의 신뢰가 이해가 되었을테고 더욱 드라마를 집중하게 하는 힘이 되어 주었겠죠. 그런 기회를 놓쳐버리게 되었던 것이 조금은 아쉬운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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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건 드라마건 '남자'라는 제목이 들어간 작품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초 냄새 폴폴 풍기며 오다조 스타일로 머리를 머리와 수염을 기르고 문신 박힌 팔뚝의 근육을 자랑하는 이런 저런 작품들이 눈앞을 스쳐지나가기 때문이예요. 그런데 무려 여기에 이경희 작가를 플러스 했다고 합니다. 이경희 작가가 누굽니까. 가수 비를 배우 정지훈으로 만들며 그의 절대 남성미를 최대한 부각 시켰던 그리고 그런 비를 자신의 페르소나로 생각했던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작품을 쓰는 거친 필력의 그녀가 아예 "남자" 라는 이름이 들어간 작품을 써낸다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이 작품을 마초 냄새 나게 그려놓을 것인가 라는 상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너무 예뻐서 여자들 마저 울린다는 송중기를 주인공으로 투입 시켰습니다. 거기에 착한이라는 수식어로 그의 이미지를 설명했습니다만 착한 남자라는 제목만으로도 무언가 상투적인 거부감이 느껴질 판에 "차칸남자"라는 일부러 맞춤법을 틀려서 만든 제목은 그야말로 시작부터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죠. 제목을 바꿔주었으면 하고 요청하는 글을 쓰기도 했었습니다만.

 

저는 사실 이 드라마가 한달여를 앞두고 이 맞춤법 틀린 제목 때문에 생긴 거부감으로 이런저런 여론이 들끓는 것을 보며 어느정도 시청자와 합의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 어떤 논란에도 꿋꿋이 "차칸남자"라는 제목을 포기하지 못했죠. 거기에 심지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라는 수식어까지 끌어다 붙인 차칸남자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겉멋 들어찬 이질감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이쯤하면 그래, 도대체 얼마나 착한 남자인가 한번 보자는 마음으로 대충의 스토리를 예상한뒤 작품을 보기 시작할테죠. 거기에 송중기를 끼워 넣었대고 장르는 복수극이라 하니 초반 송중기의 선하고 산뜻한 이미지에 어울리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이미지를 마음껏 투영 시킨후 그 착하디 착한 남자가 독기를 품고 나쁜 남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드라마에서 담아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첫회는 이런 제 예상을 마음껏 망가뜨리더군요. 이 남자 예상보다 별로 착하지 않네요.

 

 

 

드라마 초반에 나온 엘리트 시절의 강마루는 딱히 착한 남자라고 불릴 만한 순둥이로 그려지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직 정식 의사도 아닌 햇병아리 의대생이 지도 교수를 향해 왜 우리에겐 질문할 기회를 주지 않느냐고 겁없는 아우성을 쳐대는 건방지고 할말 다하는 용기있는 엘리트임을 부각시켰을 뿐이죠. 아이의 병원비를 대신 내주겠다고 울컥 터뜨린 목소리는 그의 선량함을 일순간 설명한듯 했습니다만 사실 이 장면이 설명하는 진짜 강마루의 프로필은 그의 착한 성품이 아니라 아이의 병명을 알아내고 그것을 지도교수에게 인정 받아 십년뒤 부각될 천재의사로서의 커리어였죠. 이렇게 드라마는 초반 강마루가 얼마나 보장된 미래를 약속 받고 있는지 그가 가진 커리어를 잃어버렸을때 그에게 어떤 악운이 닥치게 되는지를 설명하는데에 주목했습니다.

 

영화 테이큰에서 딸이 납치 되었다는 설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저 리암 니슨의 총질은 사이코패스의 그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의 살해를 납득하고 이해하며 심지어 응원을 하는 이유는 그의 살인은 죄가 아닌 '복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사람들은 복수극을 보며 주인공의 살해 동기를 납득하고 그를 동정하며 이후 끔찍하게 변모해버린 그의 모습에 심지어 연민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을 위해 필요한 것이 주인공을 향해 시청자가 가져야할 감정이입이고 그를 위해 작가는 주인공의 어린시절까지 끌어들여 그가 그 일을 겪기 전까진 얼마나 착하고 선한 사람이었는가 절대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을 인물이었다를 강조하며 주인공을 향한 시청자의 연민을 있는 힘껏 끌어들이죠. 이것이 충분하지 않은 복수극에서 시청자는 주인공의 복수를 이해하지 못하며 그를 응원해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 차칸남자는 강마루를 그리 처연하게도 억울하게도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제목만큼 그리 착하게 그리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강마루는 짝사랑하는 여인의 긴급한 전화를 받고 바로 앞에서 죽어가는 여동생을 팽개쳐둔뒤 사랑을 찾아 달려나가는 천하의 답답이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강마루가 진짜 착한 남자가 되어버리는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죠.

 

 

 

대외적으로 그리 착한 남자는 아니었던 강마루였지만 그는 오로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한재희에게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다 안겨줄 수 있을 정도의 반푼이스러운 사랑을 보여줍니다. 그는 그녀가 다른 남자와 모텔에 있었다는 것도 의심하거나 불만을 품지 않은채 그저 떨고있는 그녀의 두려움만을 위로할 뿐이었습니다. 자수를 하라고 권했던 그는 최후의 순간에 심지어 그것마저도 만류한채 그녀를 대신하여 살인죄를 뒤집어쓰는 극단적인 희생을 감수합니다. 그는 순간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미래가 보장된 의사로서의 커리어도, 어쩌면 죽을지도 모를 동생의 존재 또한. 심지어 그는 자신이 갖고있는 옷 한벌까지 그녀에게 내어줄 정도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였죠.

 

 

 

하지만 이것으로 주인공이 가질 복수의 동기를 설명하기란 어딘가 역부족으로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내내 "도대체 동생이 죽어가는데 사랑 찾겠다고 달려나가는 바보가 어디있지?" 라며 그의 우둔함을 비난했었죠. 한재희에게 모든 원망을 쏟아내놓고 내 커리어 돌려달라고 아우성을 치기엔 그런 인생을 만든 것 또한 주인공 자신이었을 뿐입니다. 이것 하나만으로 시청자에게 앞으로 펼쳐질 강마루의 복수전을 설명하기란 다분히 불친절하고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적어도 1회까지는 그러했었죠.

 

 

 

하지만 2회에 접어들어서 이 드라마는 굉장히 이상한 방식으로 주인공의 처절함을 설명합니다. 5-6년뒤에 감옥을 나온 강마루는 꽃뱀을 울리는 꽃뱀으로 타락하여 의사로서의 커리어는 멀리 집어던진 채였지만 적어도 이때까진 한재희에게 어떤 원망도 품고 있지 않았음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이유는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난 서은기를 치료하던 그가 그녀의 보호자로 등장한 한재희의 모습을 발견했을때 그야말로 5년 만에 처음으로 보는 그녀의 얼굴이라는 표정으로 그간 그녀를 향한 어떤 미련도 드러내지 않았음을 증명했기 때문이죠.

 

 

 

오히려 그가 가진 복수의 동기는 바로 이날 이후 그가 그녀의 딸을 살려내어 그녀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주었을때 이 마음마저 짓밟아버린 한재희의 폭력적인 배신 때문이었습니다. 강마루가 서은기를 치료하려하자 혹여 앙심을 품고 그녀를 다치게 하는 것은 아닌가 불안해졌던 그녀는 다른 누구는 몰라도 적어도 그녀 스스로는 해서는 안되는 말을 던져 버리고 말았죠. "너 의사도 아니잖아." 한재희를 위해 버린 그 청명한 하늘 같았던 커리어를 그녀 스스로 들먹이며 강마루의 심장을 도려낸 그녀의 비열함은 2회에 접어들어서야 제대로 설명이 됩니다.

 

 

 

2회에서야 등장한 회상씬에서 가정 폭력에 쫓겨 집으로 숨어든 그녀를 치료해주는 강마루는 "제 이름은 강마루예요" 라는 말보다도 "제 꿈은 의사가 되는 거예요" 라는 말을 먼저 했던 의학에 대한 꿈과 열망이 대단했던 소년이었습니다. 그것을 그녀를 위해 포기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마 그녀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을테죠.

 

 

 

그녀는 그에게 이와 같은 상처를 주고 그럼에도 은혜를 입은 것에 대해 10억이라는 거대한 액수를 건네며 그의 선심을 협박으로 왜곡시켜 버립니다. 2차로 무너진 자존심을 채 회복하지도 못했을 무렵 이번에는 그와의 관계를 서은기에게 의심 받자 그를 협박범으로 몰아넣어 또 한번 감옥에 갇히게 되는 비극을 준비하죠. 아마 그것은 그녀가 세상의 그 누구도 믿지 못할 만큼 어두워진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녀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다고 생각하죠. 사랑을 위해 상대의 치부를 함구해주는 관계. 그리고 그것을 덮어주는 희생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심지어 마루의 사랑까지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만약에 이 이야기가 드라마가 아닌 그저 텍스트로 구성된 소설이었다면 강마루에 대한 동정심을 그리 깊게 끌고가진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차피 자기 동생 버리고 여자 잘못 만나서 자기 인생 자기가 꼰거 아냐?" 라는 생각을 도사리고 있었겠죠. 하지만 그 2퍼센트의 위화감을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으로 쏟아버렸던 것은 바로 이 작품이 영상이 존재하는 드라마라는 장르라는 이유였고 그것을 채우는 얼굴은 다름 아닌 송중기의 비주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6년뒤 돌아온 그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살아있을 동기란 오로지 그의 동생 강초코 하나라는 이유를 드라마는 몇번의 예시를 들어 설명합니다. 한 여자를 울리고 받은 돈을 동생의 통장에 모두 입금시키고 이제 그의 손끝에 남은 의술이라는 기술은 그저 과거의 상처를 도사리는 이물감일 뿐이었을텐데도 이런 그를 부축여 서은기를 치료하게 했던 이유는 니 동생도 어딘가에서 그녀와 똑같이 쓰러지고 너 같은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는 친구의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아마 한껏 삐딱해져버린 그가 전혀 캐릭터가 맞지 않는 시끄러운 성격의 재길을 친구로 두고 있는 것도 그가 6년전 동생을 구해준 은인이라는 쑥쓰러운 감사함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그에게 직접 마주 보는 동생의 모습은 그저 애처로움과 미안함 뿐이었죠. 한참을 찡찡거리다 "머리 묶어줘!" 뒤로 내미는 머리칼을 아무 불만 없이 묶어주고 그녀를 달래며 어르고 데려오며 모든 청을 다 들어주는 그의 모습에 미안함과 고마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치밀어오르는 답답함을 감당할길 없었던 그녀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오빠의 상처를 후벼 팝니다.

 

 

"인제 와서 착한 사람인척 하지마! 오빤 날 버렸잖아. 그때. 재희언니한테 미쳐가지구. 동생이 그렇게 아픈데도 내팽개쳐두고. 내가 이렇게 아픈거 다 오빠 책임이야! 내가 이렇게 죽어도 다 오빠 책임이야!" 아. 시청자가 가지고 있었던 강마루에 대한 불신을 동생 역시 그대로 가지고 있었군요...

 

 

 

그날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죽어버릴 거라고 협박했던 그녀는 어쩌면 그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이후로 살아있지만 죽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내내 죽어버릴 것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요. 얼마나 저 말을 자주 했고 또 많이 하며 오빠의 마음을 후벼 팠을까요.

 

 

하지만 동생이 가진 원망과 마루를 향한 불신은 바로 시청자가 강마루를 향해 가지고 있었던 의문과 흡사합니다. 재희누나를 위해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였지만 다른 누군게에겐 나쁜 남자가 되어버린 그를 향한 불신과 원망.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은 이후 송중기가 보여준 흔들리는 눈빛에 애처로움으로 바뀌어 버리더군요.

 

 

자신을 향해 포악질을 떠는 동생을 보면서도 한마디 항변도 하지 못하고 그저 묵묵히 그 자리에 굳어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동생을 쳐다보지도 못하는 그를 돌아섰던 발걸음을 차마 끝까지 옮기지 못하고 다시 돌아서서 "나 화냈더니 머리 아파. 업어줘." 라고 풀어버리는 그녀를 향해 오히려 끝까지 화를 내지도 못하는 동생의 여린 마음이 미안해서 더욱 지난날의 죄가 미안함으로 다가왔을 그 순간의 감정을 송중기는 순간의 얼굴로 완벽하게 소화해냅니다. 흔들리는 눈빛 솟아오르는 절망감. 끝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미안함. 그 표정을 보면서도 어떻게 동생을 버렸던 녀석이라고 그를 탓할 수가 있었겠어요.

 

 

 

그리고 이제 남은, 그의 그녀를 향한 분노를 송중기의 상처 받은 얼굴 하나에 온전히 납득하게 됩니다. 급기야 그를 협박범으로 몰아넣으며 마지막 남은 선의까지 짓밟아버린 한재희의 죄는 사실 텍스트로 구성된 죄의 이유 자체가 아니었어요.

 

 

 

순간 대질 심문을 위해 불려온 그녀를 마주하는 강마루의 그 젖어있는 눈동자와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애처로운 얼굴에 아니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짓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지 라는 생각이 들어 순간 한재희는 강마루의 원수를 넘어 제 자신의 원수로 돌격해 버리더군요.

 

 

 

한재희에 의해 경찰에 끌려가는 자신을 울먹이며 쫓아오는 동생에게 "그냥 죽어 버릴 거야!" 를 외치는 그녀를 향해 "그럼 그냥 죽어. 새끼야!"를 외쳤던 자신의 모진말을 떠올리며. 그래서 정말로 또 한번 죽을 뻔했던 동생의 창백한 얼굴을 마주 대하며 그는 아마도 그날의 비겁한 그를 또 한번 떠올렸겠지요. 이런 동생을 버리고 남아있는 마지막 옷까지 벗어서 건네줬던 진짜 그녀를 위해서는 세상에 다시 없는 착한 남자였던 자신을. 그리고 아마 그 모습을 저주했을 겁니다.

 

 

"내가 이렇게 아픈거 다 오빠 책임이야! 내가 이렇게 죽어도 다 오빠 책임이야!" 동생의 말을 떠올리며 다시 고개를 들었을때 그의 눈이 순간 서글픔에서 증오로 가득 채워져있는데 정말 완벽한 압도감을 선사해 주더군요.

 

 

 

다소 불친절한 시간 배열과 그다지 캐릭터에게 특별한 사연을 심어주지 않았던 복수극으로서의 정체성이 배우 개인의 인상적인 비주얼과 연기력만으로 해갈이 되었던 한회였습니다. 이제 더이상 착한 남자가 되지 않을 그에게서 제목이 상기하는 임펙트의 존재 이유가 계속해서 궁금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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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송중기는 어떻게 보면 참 이상한 방향으로 인기를 받고 있는 유일한 배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반응이나 설문조사등에서 보여지는 독보적인 인기와 그가 휩쓸고 있는 광고 갯수를 생각하면 요즘 가장 잘나가는 어린 스타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 막상 돌이켜보면 이런 송중기는 이제 2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그 흔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송중기 이름의 주연작 하나 가져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신기하기만 하죠.

 

 

 

드라마 산부인과, 성균관 스캔들, 그리고 뿌리 깊은 나무에서까지 주로 송중기가 맡아왔던 역할은 모든 편수를 합쳐봐도 1-2편이 채 나오지 않겠다 싶을 만큼 작은 분량의 조연이나 까메오 비중의 역할이었고 그런 가운데서도 그의 반응은 출연한 모든 주연 배우를 뛰어넘는 열광적인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했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의 주연작을 참 오래도 기다렸었지요.

 

물론 그 와중에 송중기 첫주연작으로 포문을 열었던 같은 기획사 소속의 한예슬과 함께한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나 마음이와 같은 작품들이 분명히 존재하긴 했었다지만 대체로 송중기의 이름을 앞세운 작품은 아니었던데다가 대중에게 그리 큰 반응을 받지도 못했던 작품들이었기에 많은 대중들은 송중기 첫 주연작을 마치 없었던 것처럼 기대하고 고대하곤 했었습니다.

 

 

 

아마 그 속내엔 이런 마음이 반영 되어 있었겠지요. "카메오만으로도 이정도 반응을 뽑아내는데 진짜 주연으로 나온다면 도대체 얼만큼 폭발적일까" 라는. 사실 저 역시도 배우로서 그리고 연예인으로서 송중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중 한명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다소 미진한 성적의 스크린속 애매한 주연 배우 타이틀 보다는 그를 키워준 브라운관 위의 송중기 주연작을 고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송중기가 드디어 첫 주연작을 갖게 되고 그를 키워줄 당사자가 작가 이경희라는 말을 들었을때 저는 실망과 우려가 섞인 부정적인 반응과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경희 작가는 <이 죽일 놈의 사랑> <미안하다 사랑한다>등을 통한 주로 가진 것 없는 거칠고 가난한 남자의 오로지 몸과 깡으로 버티는 진한 남자 이야기를 즐기는 작가였는데 이런 이경희 작가가 유독 사랑했던 배우가 바로 정지훈(비)이었죠. "아니 쟤가 무슨 연기를 할 수 있겠어?" 라고 가시눈을 떴던 많은 대중들이 <상두야 학교가자>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를 보고 의외의 연기력과 무대에서 보여준 것 이상으로 브라운관을 잡는 장악력에 이전에 가졌던 불신을 신뢰로 모두 환산하는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했었습니다.

 

많은 여성 작가들이 주로 멋진 남자를 그릴때 미끈한 얼굴에 부와 재력을 갖춘 현대의 왕자님을 그리는 것과 달리 이경희 작가는 거의 유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난한 남자를 그리는 것을 즐기는 작가였고 이런 이경희 작가의 "가진 것은 없지만 오직 몸뚱아리 하나만으로 버틴다" 와 같은 남자 냄새 진하게 나는 작품은 그 누구보다 비의 가치를 높여주는 장치로 존재했었죠. 그랬던 이경희 작가이기 때문에 저는 걱정스러웠던 것입니다. 가난과 남자 악과 깡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네가지 코드를 가진 남자를 주인공으로 선별한 이경희 작가의 선구안을요. 그것도 심지어 "남자"라는 제목까지 붙여가며.

 

 

 

송중기 자신이 이제까지 보여줬던 그리고 대중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여성팬들이 기대하는 이미지는 바로 상큼함과 따뜻함을 동반한 소위 여성스러운 이미지 때문이었죠. 언제나 눈물이 그렁그렁했던 세종의 어린 시절에 그토록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도 송중기 특유의, 다른 남자 배우들은 소화하기 어려웠을 여성스러운 섬세한 감각 때문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송중기는 막상 조금조금씩 에피타이저 같은 상큼함을 전달해주긴 했어도 한그릇만으로도 충족감이 느껴지는 메인 디쉬에서 자신의 역량을 다 발휘할 기회는 없었죠. 그래서 송중기의 첫 작품은 바로 이런 작품이 되길 누구나 기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남자 중의 남자 이야기만을 쓰는 독보적인 마초 작가 이경희라는 사실은 저를 어안이 벙벙하게 합니다.

 

더욱이 제가 충격을 받은 것은 이번 작품에서 이경희 그녀가 선택한 제목의 믿을 수 없이 놀라운 촌스러움 때문이었습니다. "차칸남자" 미신이라 말하겠지만 드라마계에선 풍문처럼 전해 내려오는 절대 쓰지 말아야 할 제목의 소재들이 몇가지가 있죠. 바로 제목에 눈이라던가 꽃이라던가 이런류의 소재가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기운을 내포해서도 안된다는 징크스도 있었죠.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드라마 제목에 눈이 포함된 드라마는 대체로 부정적인 결과물을 가져왔었죠. 심지어 그 모든 것을 포함한 눈꽃이라는 작품은 거장 김수현의 힘을 빌어서도 시청률 한자리로 조기종영하고야 말았구요.

 

 

 

이런 늬앙스 섞인 징크스는 미신이라 무시한다고 해도 제목이 가져다주는 대중의 호감도와 기대치를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은 드라마의 제목이 바로 대중에게는 이 드라마를 결정하는 첫인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제법 괜찮은 작품성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남자 이야기"라는 마초 냄새 진하게 나는 이 작품은 제목 때문에 안 보겠다는 시청자들이 대다수였구요.

 

저는 이 "차칸남자"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사람들이 "오늘 차칸남자 하는 날이지? 봐야겠네" 라고 기대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수도 없네요. 주로 이정도의 어렵고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제목의 드라마들이 대체로 그 제목만큼이나 겉도는 센스로 안타까운 시청률로 조기종영하는 사례를 많이 지켜봐왔기 때문에 송중기 첫 주연작의 차칸남자는 차라리 장난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만우절 거짓말 같은 이미지를 전해줍니다.

 

 

 

제작진의 표현대로라면 굳이 "차칸남자"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반푼이라고 불릴 정도로 착한 남자 주인공(송중기)이 복수를 다짐하고 점차 나쁜 남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기 위하여 '반어법'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언어 파괴가 어찌하여 반어법으로 이어지는지 알수가 없고 오히려 이런 제목 때문에 드라마가 전해주는 상징성과 묵직한 무게감이 장난처럼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그냥 '착한남자'라는 제목을 사용했더라도 '남자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그 신파적이고 마초적인 느낌 때문에 드라마를 시청하고 싶은 생각이 꺼려지는데 공중파 드라마에서 대놓고 언어 파괴를 제목으로 사용하다니. 더욱이 그 대상이 바로 얼마 전까지 시청자의 가슴을 울린 세종대왕의 현신인데 말이죠.

 

 

 

이전까지 계속 쫑알쫑알 이경희 작가와 송중기의 어울리지 않는 합을 우려하는 글을 적어왔습니다만 사실 제가 송중기와 이경희의 그림을 그럼에도 기대하는 한가지 이유가 남아있긴 합니다. 바로 정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마초 작가 이경히와 송중기의 조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제가 그 어떤 작품에서도 송중기는 이 작품에서 보여준 이미지 이상의 자신과 어울리는 캐릭터를 갖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바로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의 한지용인데요.

 

 

 

1회 분량도 채 되지 않는 카메오 역할의 이 캐릭터를 제가 아직도 잊지 못하는 것은 정말 단 한장면만으로도 그림이 되었던 환상적인 송중기의 비주얼과 더불어 그 나긋나긋하고 아련한 분위기가 마치 좋은 그림을 감상한듯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경희 작가는 이 작품의 한지용을, 몇컷도 되지 않는 이 작품의 캐릭터에서 세상 다시 없을 마치 동화 같은 이미지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오빠를 완벽히 그려냈었죠.

 

 

 

그것은 이경희 자신의 힘도 되었지만 배우가 가진 힘을 어느정도로 끌어내서 쓸 수 있는가를 느끼게 했던, 송중기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을 확인하는 장면이기도 했었습니다. 비록 단촐하고 소박한 의상을 입고 등장하여 짧은 순간에 운명하고 사라진 그였지만 그가 보여준 다정하고 따뜻한 오빠의 그림자는 정말 송중기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현실감이 있었어요.

 

 

 

어쩌면 크눈올의 한지용은 이경희 작가가 그동안 한번도 그려내지 못했던 서정적이고 아련한 남자의 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지요. 그런 이경희 작가이기 때문에 이런 송중기를 어떤 방향으로 그녀의 주연 배우로서 활용할지가 굉장히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제발 지금이라도 드라마의 제목을 좀 바꾸어봄은 어떨지요. 요즘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에서는 송중기 첫주연작이라는 기대치에 황홀해 하다가도 '차칸남자'라는 제목을 보고 벌써부터 경기를 하는 여성팬들이 수두룩하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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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한 남자가 나쁜 남자가 되어간다라는건 아주 짧으면서도 임펙트가 있네요. 결국 주인공의 연기변신이 관건이라는 말로도 들립니다. 전 오히려 이번 글을 읽고 기대가 생겼습니다. 제목만 알고 어떤 작가에 어떤 스토린지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송중기가 착한 남자에서 나쁜 남자로 변해 가는 과정을 연기해 낼 수 있겠느냐라는 의문을 갖을 수 있어 보이는데요. 전 가능하다는 쪽에 마음이 기울어 집니다. 왠지 잘 될거 같아요.

    • 사자비님의 말씀처럼 된다면 좋을텐데요.^^ 저도 배우 송중기에게 큰 호감과 기대치가 있어서 이번 주연작이 잘 풀렸으면 좋겠거든요. 매번 정성어린 댓글 감사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런닝맨을 제대로 정독해서 봤습니다. 언제부턴가 런닝맨을 멀리하기 시작한것 같아요. 그것은 나는가수다의 역풍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일요일 이시간대의 SBS예능을 보고 있노라면 늘그랬듯 "유재석을 저렇게밖에 활용하지 못하나" 싶어서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저절로 듭니다. 그러면서도 저 시간대에서 희망을 가져보려고 발버둥치는듯한 런닝맨이 안타까워서 웬만하면 좋은 마음으로 봐주려고했고 질책도 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런닝맨을 보면서 즐거운 마음보다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더군요. 마치 요령 없고 어리숙한 친구를 보는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런닝맨은 어느새부턴가 프로그램의 주요구도를 게스트찾기와 김종국/유재석팀으로 편갈라서 누가 어느 리더를 선택하는지 지켜보기로 한시간을 떼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말이지만 이건 굉장히 잘못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케이블티비도 아니고 골든타임 일요 예능을 만들기위해 선택한 방법치곤 참으로 고루하달까요. 그리고 런닝맨이 현재 추구하는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남는것"이 없다는 겁니다.



요즘의 예능은 예전처럼 웃고나면 땡인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보고나서 웃음 이외의 다른것을 추구하는 것이 추세입니다. 감동이라거나 보람이라거나. 물론 대체로 이런류의 예능의 범람속에서 런닝맨 하나쯤은 다른것을 추구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 않은가라고 반발하실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그냥 웃고 말자라는 프로그램이라고해도 최소한의 서사는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런닝맨은 그게 없어요.

런닝맨을 보고있으면 계속해서 "아, 저걸 왜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왜 게스트를 찾는지, 왜 런닝볼을 가지려 노력하는지 왜 팀을 가르고 어느 대장을 가지려 노력하는건지 열심히는 하는데 동기는 불분명합니다. 한마디로 왜저러는지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더군요.



오늘 유년시절의 보이스카웃의 추억을 되새김하며 각자의 팀이 그린 그림을 보고 요리를 유추하여 재료를 사오고 요리를 만든다는 기획까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왜 그런것들을 모두 장난처럼 묘사하는지. 패밀리가떴다때부터 느꼈지만 이쪽 팀들은 맛있게 먹는 장면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는것 같아요. 일박이일이나 남자의자격등을 보며 군침을 꿀꺽꿀꺽 삼킬만한 맛있는 장면을 런닝맨은 장난처럼 묘사해버립니다. "버라이어티에서는 물을 더 부어야하는거지?" 라고 엉터리로 요리를 만들고 닭다리를 집어 물에 휘휘 저어대고 즐거워하고 사실 시청자들은 이런 그림보다는 맛있게 정상적으로 요리를 만들고 그것을 먹는 모습을 보는 것에 더 동화하기 마련인데 이것을 깨닫지 못하는것 같더군요.

여기서도 "왜"의 부재는 여전합니다.
도대체 왜 요리를 장난처럼 만들고 있는걸까요.실컷 요리를 만들어놓고 막상 그들이 쫄쫄 굶은채 바비큐 파티를 위해 게임을 하는것도 이해가 가지않고 불필요한 장면이라 여겨졌습니다. 마지막엔 이긴팀에게는 만든요리와 바비큐를 먹게하고 진팀에겐 만든요리만 먹게하는데 이게 도대체 왜 벌칙이라는건지. 버라이어티에서도 원칙은 중요한 법인데요.

김종국와 유재석으로 팀을 나누어 런닝맨의 불화를 야기시키는 모습도 과히 좋지않게 느껴졌습니다. 아직 사람들이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과 그 멤버들에 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인데 이제 막 친해지려고하니 서로 반목시키고 이유없는 배신을 하니 오히려 반감만 들뿐입니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팀워크와 그것을 포장해서라도 보여주는 따뜻한 감성인데..왜 감성을 팔지 못하고 있는건지 답답할 따름이예요.

이것은 송지효와 송중기라는 연기자들이 주요 갈등구조에 끼어있는 점도 문제라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연기자들이다보니 배신과 반목이 장난처럼 느껴지지않고 지나치게 진지하게 보여 리얼 다큐처럼 느껴지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요. 이런 버라이어티에서는 우리 결혼했어요가 아닌 다음에야 러브라인이나 배신과 같은 코드는 다큐가 아닌 예능처럼 받아들여져야하는데 이게 진짜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반감이 생길수밖에요.

하필 오늘 타방송사에서는 라면대결과 요리대결을 보여주는데 하나같이 정성들여 심혈을 기울인 요리들 뿐이더라고요. 물론 판단 미스로 낮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만 적어도 요리를 만드는 과정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남자의자격에서 심혈을 기울여 라면이라는 초라한 요리에 철학을 담은 이경규의 노력은 또 어떠했나요. 런닝맨은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장난을 치되 그것을 장난처럼 만들어선 안된다는 것을 몰랐나 봅니다.


뭐 억지로 감동을 만들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 모든 노력들에 진실함은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왜 그들은 이기려고 발악하는가를 시청자가 납득시킬수있는 어떤 동기가 주어져야해요. 요리를 만들고 팀을 짜고의 문제가 아니라 런닝맨이 가장 추구해야할점입니다. 지금의 런닝맨은 호러드라마에서 귀신은 등장시키지 않은채 벌벌 떨고있는 주인공들의 모습만 내보내는 형국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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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2011.03.28 12:53 신고

    유재석을 저렇게 밖에 활용못하나가 아니라
    그마나 유재석이니깐 이정도 끌고오고 있는거임

    하로로도 유재석이 잡아준 케릭터이고

  • 22 2011.03.29 14:09 신고

    SBS 예능 피디들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실력은 없으면서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 흉내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예능 초짜 특히, 송지효 송중기를 가지고 반목 선택 이런거나 시키고.
    이게 송지효 송중기가 연기자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예능 오래한 사람들도
    잘못하면 욕만 얻어먹는 컨셉인데 이걸 저 초짜들 가지고 한다고 하니까
    어처구니가 없죠.

  • 왜요 2011.06.02 12:16 신고

    재밋기만하던데ㅋㅋ그냥맛잇게만만들면재미없잔아요요리프로그램도아니고

  • 왜요 2011.06.02 12:16 신고

    재밋기만하던데ㅋㅋ그냥맛잇게만만들면재미없잔아요요리프로그램도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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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옛날 어르신들은 티비 드라마속의 악역을 연기하는 연기자를 보면 그게 실제 상황인줄 알고 실제 연기자에게 돌을 집어던지고 욕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연기자는 칼을 들고 쫓아온 시청자를 만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물론 지금에야 그런 일은 없다고 봐야겠지만 예능인이 예능에서 보여주는 이미지가 그 자신의 실제 이미지가 되어버리는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아직도 예능을 예능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큐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이 많은것 같아요.


일요일이 좋다의 '런닝맨'은 게임쇼를 자처하지만 실지로는 리얼 버라이어티에 가깝지요. 멤버들의 캐릭터가 있고 스토리가 존재하는.. 멀대같이 큰 키에 어리버리한 행동을 하는 광수는 처음에는 얍삽하게 멤버들을 모함하는 모함광수로서 캐릭터를 굳혀가다가 최근에는 동갑내기 친구 송중기에 비해 뭐든지 하나씩 뒤떨어지고 형들에게 구박을 받는 캐릭터로 동정심을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티비로 보면 참 웃기고 재밌는 모습인데 어떤 시청자들은 이것을 실제 상황으로 받아들여 그를 지나치게 동정하고 그를 공격하는 다른 멤버들을 비난하고 인성까지 폄하하는 경우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런닝맨 공식홈페이지에는 광수 불쌍하다, 광수 괴롭히지마라는 항의와 광수를 공격하는 멤버들을 향한 울분에 찬 비난과 욕설이 가득합니다. 이런분들은 광수가 진짜로 왕따라도 당한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어찌보면 시트콤에 가까운 이런 상황들을 시청자들은 웃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지나치게 실제 연예인의 성격으로 받아들이며 심각하게 분석하려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입니다. 특히 버라이어티에서 공격 받는 역을 담당하는 경우 예능 안에서야 불쌍하고 애처롭게 느껴지지만 실지로는 그런 감정을 받으며 사랑과 옹호와 동정을 받으니 오히려 공격해주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해도 과언이 아니죠. 선역도 악역이 있으니 빛이 나는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니 트러블이 생기죠.

연일 계속되는 광수에 대한 지나친 동정심으로 빚어진 멤버들의 공격에 가장 마음이 불편한 것은 오히려 광수였을 것입니다. 그로서는 자신을 공격하여 욕을 먹으면서도 캐릭터를 살려주는 멤버들이 고마울텐데 오히려 비난을 받으니 미안하고 면구스러워 고개를 들수가 없겠죠.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던지 고맙게도 광수가 트위터를 통하여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이 내용을 보고 있으니 새삼 런닝맨 멤버들의 팀워크와 광수의 따뜻한 진심이 느껴지는것 같더군요.


"런닝맨을 사랑합니다 석진이형을 사랑합니다 재석이형을 사랑합니다 종국이형을 사랑합니다 개리형을 사랑합니다 동훈이형을 사랑합니다 지효누나를 사랑합니다 중기를 사랑합니다 런닝맨이 광수의 캐릭터를 사랑합니다 런닝맨을 사랑하시는 애청자분들이 제가 사랑하는것 그대로를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은 광수는 지금 캐릭터에 전혀 불만이 없으며 런닝맨의 모든 멤버를 가슴 깊이 사랑한다는 따뜻한 프러포즈가 되겠죠. 말이 리얼 버라이어티지 방송이 끝나면 연락도 거의 안한다는 다른 리얼 버라이어티와 달리 런닝맨 멤버들의 팀워크는 단순한 출연 멤버의 사이를 뛰어넘는 우정을 과시할만큼 우애가 각별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같은날,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연인을 연기했던 유인나의 따뜻한 눈물 역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는데요. 런닝맨 (그러고보니 이것도 뭔가 인연이네요. 같은 프로그램^^;) 출연자 송지효가 맡고있었던 한밤의 tv 연예를 송지효의 드라마 출연으로 인한 스케줄 열화로 하차를 하게되었고 그 자리를 유인나가 맡게 되었죠.


유인나는 그 상황이 몹시나 감격스러웠던지 기자회견 자리에서 눈물마저 글썽이는 모습을 보여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는데요. 어두운 무명생활의 그림자속에 늘 티비를 보며 울었다는 유인나에게는 한밤의 티비 연예 역시 그녀가 즐겨보던 프로그램중 하나였고 그동안 주인공이 아닌 항상 주인공의 친구역이나 신민아의 그림자와 같은 역할만을 맡았던 유인나가 처음으로 메인 엠씨라는 주목 받는 위치에 서게되었으니 감개무량한 감동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 됩니다. 그러고보니 지붕 뚫고 하이킥의 모든 멤버들이 막힘 없이 일이 술술 잘풀리네요. 역시 캐릭터의 연금술사 김병욱 피디의 힘인가요.^^;


주인공이 아닌 아직 조역의 위치인 광수와 유인나. 오늘은 이 둘의 따뜻한 진심과 감격스러운 눈물을 볼수있어 가슴이 뭉클해지는 하루였습니다. 자신이 받는 사랑을 혼자만의 힘으로 여기지 않고 출연진들과 함께 나누어 가지려는 광수의 따뜻한 마음씀씀이와 작은 것에 감사하고 눈물까지 흘리는 유인나의 성실한 성품이 언젠가는 보답을 받을 날이 올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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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 유인나는 잘 모르는데 열굴이 참 선해보이네요. 광수도 그렇고... 선해보이는 사람들이 그냥 좋아요. 광수 마음도 예쁘죠. 이상하게 광수는 뭘해도 예뻐보이기만 합니다.^^

    • 고생을 많이했던 사람들이니만큼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자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욕먹어도 모르쇠로 그 상황을 즐기는데 말이죠.

  • 드림하잇 2011.02.24 22:29 신고

    광수 너무 캐릭이 재밌더군요, 유인나씨는 가수 브아걸 제아랑 너무 닮아서 헷갈리네요....;;;

  • 이카오 2014.01.13 23:01 신고

    좋은 말이예요.. 왠지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이거야말로 진짜 리얼이야..! 쑥쑥 커가고있는 런닝맨이 정말 기특하네요. 사실 초반에 sbs예능스럽지않아 좋아했던 (춤추기, 퀄리티 낮은 저질게임 <- 커플댄스포함, 짝짓기) 런닝맨이 어째 다시 sbs예능으로 돌아가는듯했던데다가 시청자의 지적도 도무지 들어먹지 않는 느낌이라 역시 패떴의 전철을 밟으며 모르쇠로 전전하다 망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걱정스러웠더랬지요.

하지만 최근의 런닝맨은 드디어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다시 초반의 재기발랄함과 신선함을 되찾아가고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기대가 커요. 더욱이 가물가물했던 멤버들의 캐릭터가 드디어 자리를 잡아감과 동시에 런닝맨을 보는 재미가 더해졌습니다. 특히 러브라인으로 연연하던 송중기의 캐릭터가 적극중기라는 캐릭터로 변해가면서 런닝맨의 재미는 더욱 커져갔지요.

특히 런닝맨에서 주목해봐야할 부분은 김종국의 사기에 가까운 무적 체력에 의한 밸런스 균열로 다소 재미와 흥미가 떨어졌던 런닝맨속 추격전을 여러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있다는 것인데요. 저번주에는 가면쓴 사나이들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 컨셉으로 게스트를 잡는 방식을 시도하더니 이번주에는 런닝맨의 지성과 야성을 맡고있는 유재석과 김종국을 내세워 멤버들의 애정 테스트를 통한 심리전을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런닝맨에 빠져있었던 심리 게임의 묘미가 눈치게임으로 이어져  즐거움을 더해주었어요.


"형. 내가 몇번째예요?" "사실대로 말해요." 마치 달콤한인생의 이병헌의 대사가 생각나는 유재석과 송중기의 밀고당기기 눈치게임은 오늘의 게임중에서도 가장 히트였던 부분이었습니다. 광수가 첫번째였음에도 그를 추운 거리에 세워두고 계속해서 다음 사람을 니가 첫번째야로 유혹했던 유재석이 송중기와 송지효의 뒷통수로 좌절했던 부분도 무척 웃겼던 장면이었구요. 특히 이날은 송중기가 마침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있던 와중이라 송중기의 메이크업도 하지않은 쌩얼과 부스스한 머리를 그대로 공개했는데요. "메이크업 안해도 돼? 하긴 넌 메이크업 안해도.." 라는 유재석의 말처럼 정말 생얼임에도 뚜렷한 이목구비와 청순한 얼굴이 빛이 나는 외모더군요. 괜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었습니다.

그와중에 이중 트랩으로 덫을 놓고있던 유재석의 의도를 간파하고 송중기는 다 차려놓은 밥을 먹기만 하면 된다고 신이 나있는 유재석팀을 배신하고 김종국팀에게로 옮겨타는 반전을 꾀합니다. 그런데 이와중에 육회비빔밥이며 이것저것 시켜먹던 송지효까지 김종국의 차로 옮겨타버리는바람에 그야말로 유재석은 별안간에 뒷통수를 맞아버리고 말았어요. 요부분은 웃기면서도 살짝 아쉽기도 하더군요. 송중기만 배신을 하거나 송지효만 배신을 했다면 훨씬 논란이 적었을텐데 이장면이 꽤 화제를 일으켰는지 런닝맨의 반응은 그중 가장 뜨거웠습니다만 문제는 리얼버라이어티는 멤버를 비호감으로 만들며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건 위험한 도박이라는거죠. 반전을 노린 배신이야 멤버들이 어느정도 시청자들에게 호감도가 강해진 상황에서야 가능한 시도인데 아직 런닝맨은 이제 막 시작한 햇병아리나 다름없거든요. 무엇보다 멤버들의 호감도를 끌어올리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런닝맨 멤버들은 잊지 말았으면 해요.


사실 송중기와 송지효의 배신으로 약간은 싸늘해졌던 기분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건 끝까지 불평없이 유재석의 옆에 남아있는 지석진이더군요. 물론 예능을 다큐로 보자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를 위해서는 지석진이 유재석을 배신할수도 있을텐데 그럴 기미조차 보이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만약 거기서 지석진까지 배신을 했다면 정말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이 싫어졌을지도 몰라요. 논란을 일으키자고 버라이어티를 보는게 아니고 웃자고 보는거잖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유재석의 편을 들며 꼭 붙어있는 지석진의 의리고 참으로 흐뭇해보이는 회차였습니다.


사실 꼭 이번일이 아니라도 지석진은 유재석이 런닝맨의 아빠라면 엄마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는 특유의 편안함과 따뜻함으로 런닝맨의 훈훈함을 전달하고 있어요. 어떤분들은 지석진이 런닝맨에서 하는일이 없다고들 하시는데 1박2일의 김씨를 봐도 그렇듯 지석진의 역할은 런닝맨에 꼭 필요한 역할이거든요. 바로 조용하고 편안한 안정감이죠. 배가 고팠던 유재석이 꾸역꾸역 육회비빔밥을 먹고있는데 그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지석진의 미소를 보세요.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던걸요.^^

이렇게 새로움을 더해가는 런닝맨이지만 필요한 부분을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것은 언제나 맛있게 메인을 먹고 허접한 디저트를 먹은듯 아쉬움이 밀려와요. 벌써 한달 가까이 빠진 상태인 리지는 정말 하차를 한것일까요? 이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듯싶고 멤버들이 왜그토록 런닝볼을 획득하기 위해 애쓰는 것인지 충족감을 달성시켜줄 만족스로운 목표가 주어져야할텐데 아직도 이부분은 개선이 되지 않고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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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수도몰라 2011.02.07 19:15 신고

    지석진 유재석의 20년 우정은 남들이 다 알다시피
    돈독한 우정이지만, 이번 런닝맨을 통해 지석진이 유재석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수족관에 구경 왔다가 연예인 유재석을 처음 본 아이처럼
    유재석 얼굴도 안 나오고 등만 보이는 유재석 옆에서 셀카 찍는 것을 보고
    아~ 저 사람은 정말 선후배이자 동료이자 친구로서 유재석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집에서 40분동안 오직 유재석의 전화 한통을 기다리던 지석진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 psy3716 2011.02.07 23:35 신고

    쓰신 글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요.^^
    광수가 첫번째라며 세워놓은 사람은 유재석이 아니라 김종국입니다.^^;;
    유재석은 하하에게 첫번째로 전화했어요.
    실제로 하하를 첫번째로 데려간 사람은 김종국이 되어버렸지만.


한동안 런닝맨을 등한시했습니다. 무언가 초심을 잃은 런닝맨이 싫었거든요. 사람들은 런닝맨이 기존 sbs예능 프로그램과 달라서 좋아했던건데 어느순간 다시 예전의 패밀리가 떴다나 엑스맨과 다를바 없는 러브라인 답습과 유치한 게임의 나열 그리고 억지스러운 캐릭터 만들기로 점차 질려가고 있는 시점이었으니까요. 더욱이 런닝맨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기존의 멤버의 활용을 제대로 하지못하고 게스트와 이미 에이스로 정해진 멤버들만 너무 부각시킨다는 점이었는데요. 오랜만에 본 런닝맨은 어느정도 그런 부분을 타파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송중기, 적극청년으로 살아나다?

사실 제일 안타까웠던 것은 열정이며 외모며 뭐 하나 빼먹을 것이 없는 쓸만한 구석이 많은 송중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낭비하거나 과용한다는 점이었는데요. 처음 송중기의 캐릭터는 바로 런닝맨의 브레인이었죠. 런닝맨이 초반의 도둑잡기라는 어느정도 두뇌싸움이 가능한 코너가 있을때는 송중기의 그런 캐릭터가 빛이 났었어요. 런닝맨 제작진 역시 다른 멤버들이 우왕좌왕한 와중에서도 송중기는 게임의 룰을 잃지않고 중심을 잡아준다는 말을 했었고요.

하지만 어느순간 도둑잡기를 비롯한 런닝맨의 소위 브레인을 이용하는 심리전이 사라진이후 런닝맨에서 송중기의 캐릭터는 다소 약해질수밖에 없었습니다. 캐릭터싸움인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역할이 사라진 송중기는 그와 반해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에서는 여심과 남심을 동시에 사로잡은 핫한 아이콘중 하나가 되어버렸는데요. 이 인기와 인지도를 런닝맨에서는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역시나 또 sbs 고질병중 하나인 러브라인과 오글거리는 캐릭터 만들기로 송중기를 병풍보다 더 못한 캐릭터로 전락시키고 맙니다. 최고의 히트작이 런닝맨이라고 불릴만큼 런닝맨으로 제2의 전성기를 얻게된 송지효나 다른 멤버들과 달리 오히려 송중기는 런닝맨에 성균관스캔들로 얻게된 본인의 인기를 이용하게는 해주었을망정 런닝맨이 송중기에게 끼친 좋은 영향은 하나도 없었다고나 할까요. 차라리 하차하는게 본인에게 좋을만큼 런닝맨속 송중기의 이미지는 스스로에게 독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랬던 송중기가 달라졌어요

드디어 런닝맨속에서 송중기의 캐릭터가 긍정적인 변화를 꿰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가족오락관처럼 서로 다른 그림을 릴레이로 그려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를 맞추는 코너에서 송중기의 활약이 그야말로 눈에 띄게 두드러지더군요. 아주 오래전에 런닝맨에서 그림 맞추기 게임을 했을때도 유난히 그로테스크한 그림 솜씨를 선보였던 송중기는 그럼에도 아주 자신만만합니다. "미술학원 다녔다니까요!" 호기있게 외친 송중기는 슥슥 거침 없는 그림을 그려냈습니다만 결과는 무슨 형체인지도 알아보지 못할 괴물의 등장이더군요. 그럼에도 송중기는 아주 자신만만합니다. 그런 송중기의 당당함과 지나친 의욕에 런닝맨의 분위기가 아주 화기애애해졌어요. 각자 파이팅을 얻은 멤버들도 송중기에게 농담을 던져가며 그림 못그리는 송중기라는 주제로 코너 하나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네요.


그 이후 동방신기의 뮤지컬 댄스 타임에도 누구보다도 의욕적인 열의를 선보이며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고 뭐든지 나서서 시험을 보이려는 송중기의 지나친 의욕과 그 의욕을 뛰어넘어주지않는 망가짐은 런닝맨의 큰 활력소가 되어줬는데요. 사실 송중기의 이런 캐릭터가 이날 처음인 것은 아니었죠. 필자 역시 송중기의 다소 병풍스럽지만 뭐든지 열심히하고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공간에서도 혼자서 뭔갈 열심히 하는 모습이 호감이 되었던건데 안타깝게도 이걸 캐릭터로 만들어줄 생각을 못하더군요. 하지만 드디어 송중기의 이런 열심히하는데 의외로 맹순이 같은 맹한 어리버리함을 제작진이 캐치를 한것인지 무한 자막 서포트와 송중기를 주목시키는 cg로 드디어 캐릭터로 정착시키는데 성공을 한듯 싶습니다. 일단 축하드려요. 송중기씨.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는 "왜?"


런닝맨에서 엄연히 멤버이면서도 손님 같았던 송중기의 캐릭터를 만들고 그렇게 형벌 같았던 러브라인도 없앨 기미가 보이는건 다행입니다만 (이번주 최고 시청률을 찍은 런닝맨을 봐도 시청자가 뭘 원하는지 느껴지죠) 하지만 여전히 런닝맨의 가장 취약점인 목적의식의 부재는 남아있습니다. 저는 런닝맨의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계속 런닝맨이 도대체 왜 저들이 그토록 런닝볼에 집착하고 달리고 이기려고 애쓰는가 그 목적의식을 만들어주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는데요. 핫팬츠 벌칙은 너무나 미약하기 그지 없고 시시한 벌칙인지라 시청자며 멤버들이며 모두를 의욕이 나지 않게하는 마무리였어요. 그야말로 화려한 메인 디쉬를 잇지 못하는 맛없는 디저트였다고나 할까요.

런닝맨팀에게도 이건 숙제인것 같네요. 아예 이번주는 그 벌칙 자체를 없애버렸는데요. 이래서는 도대체 멤버들이 왜 런닝볼에 집착하고 목표를 클리어하는지 이해할수가 없어요. 구은재는 왜 손톱을 뽑으면서까지 민소희가 되려고 했나, 일박이일은 왜 복불복에 집착하는걸까 바로 남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그리고 야외취침을 하지 않기 위해라는 목표의식이 있으니까죠. 동기가 있고 승리와 패배를 잇는 상과 벌이 있어야 게임에 참여하는 멤버들도 그 게임을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의욕을 가지게 되지 않겠어요. 하지만 현재 런닝맨은 도대체 왜 뛰는가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시켜주지 않고 있네요.

초반부터 말해왔지만 다소 안전불감증의 우려가 있는 기존의 런닝맨의 코너를 볼때 벌칙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은 큰 우려가 있고 잘한팀에게 상을 주는 방식으로 변화를 줘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약을 적당히 올리며 이긴팀에겐 포식을 할수있게 해주고 진팀은 쫄쫄 굶게하는 전략도 괜찮겠지요. 물론 이런 경우는 세련된 맛의 연출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만. 아니면 어디서 쉽게 구할수 없는 아이템을 선물로 주는 방식도 괜찮겠죠. 그중에서는 팀내에 야구를 좋아한다거나 만화를 좋아한다거나 하는 멤버들의 취미를 미리 알아와서 그들이 열광할만한 아이템을 전리품으로 준비한다면 유난히 그날은 적극적이 될 멤버 하나의 이야깃거리만으로도 충분한 하나의 소재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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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24 15:03 신고

    전 송중기 캐릭터 억지로 새로운거하나 기계적이게 만든거같아 보기그렇던데요
    시청자들이 송중기 캐릭터없다없다하고
    제작진들 피드백이빠르니
    갑자기 대본적으로 캐릭터 만든거같아 별로 ㅡㅡ

  • 저도 요즘 런닝맨을 안보게 되더라구요
    좀더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유재석도..송중기도..
    좋아하는데..
    안타깝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화려하게 포문을 연 런닝맨의 시작은 좋지 않았습니다. 이미 패밀리가 떴다 시즌2의 돌이킬수도 없을 대단한 실패로 시청자들은 그시간대의 SBS예능에 대한 편견이 쌓일대로 쌓인 상태였으며 시청자의 외면으로 인한 낮은 시청률은 런닝맨의 회복이 불가능해 보이도록 만들었으니까요. 더욱이 각종 언론을 비롯한 연예블로거들도 런닝맨에 대한 평가가 지독히도 나빴던 것이 초반의 런닝맨입니다. 마치 인기 없는 가게에 간판만 새로건 터 나쁜 음식점처럼 그렇게 런닝맨은 잊혀져갈뻔 했었으니까요.

그랬던 런닝맨을 필자가 애정이 가게 만든 것은 세가지 이유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하게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픈 국민엠씨 유재석에 대한 믿음과 신뢰 시청자와의 활발한 피드백이 이루어지는듯한 런닝맨 스탭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변화 되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기존의 SBS 예능과 달랐기 때문. 그중에서도 세번째 이유는 제게 절실했습니다. 아마 런닝맨의 시청률이 점차 올라 어느순간 한자리를 껑충 넘어서 안정적인 시청률로 접어들어 일요일 6시 예능의 주축이 되어가고 남부러울것 없는 팬덤 역시 자리매김하여 SBS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 된것도 마찬가지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기존의 SBS 버라이어티와 다르다, 이 사실이 시청자의 가슴을 울린 것이 아니었을까요.


확실히 런닝맨은 기존 SBS예능과 달랐습니다. 아니 초반에는 비슷했으나 달라지기 위한 노력을 거듭했습니다. 초반 런닝맨은 말도 안되는 김종국과 신봉선의 거북한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의 학을 떼게 만들었고 가학적이고 유치한 게임들의 열거는 패밀리가 떴다를 연상시키는 불쾌함만을 남겨줄 뿐이었습니다. 그것은 여전히 남아있는 패밀리가 떴다의 앙금을 연상시키는 런닝맨의 흑역사였죠. 하지만 런닝맨은 변화했습니다. 불쾌한 러브라인은 씻어내고 유치한 게임들은 철거했으며 런닝맨이라는 이름이 내세울만한 방울술래잡기라는 게임을 앞세워 기존의 SBS 예능의 이미지를 깡그리 청소하는데에 성공했습니다. 그 변화를 눈치챈 시청자들이 하나둘씩 돌아와 지금의 런닝맨을 만들었고 어느순간 런닝맨은 SBS 주력 프로그램중 하나가 되었지요. 잘나갈뻔하던 뜨거운 형제들이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런닝맨의 선공을 무시할수는 없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런닝맨은 다시금 암울했던 흑역사로 빠져들려고 몸부림을 치는듯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1부는 두뇌게임 2부는 체력게임으로 느껴지게했던 1부의 도둑잡기 게임을 폐지시키더니 어느순간 그시간은 속는 사람도 속이는 사람도 이해할수 없는 어설픈 1:9 몰래카메라와 심박수 올리는 러브라인 게임으로 변질되고야 말았습니다. 더욱이 단순히 개그라고 느껴져 거북하지 않았던 송지효와 개리의 러브라인에 성균관스캔들로 돌아온 송중기의 인기를 앞세워 삼각 러브라인을 만드는 모습에서는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더군요. 아 SBS 정말 정신 못차리는구나 라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바다 위 선상에서 타이타닉을 연출하며 송중기 송지효를 연결시킬때부터 이건 아닌데 싶더라니 그 이후부터 드라마인지 실제 상황인지 분간이 안될 어설픈 러브라인을 자행합니다. 더욱이 송중기 송지효는 둘다 배우인데다 예능감이 특출난 멤버들이 아니라 이게 웃기지도 않고 진지하고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문제겠지요. 선남선녀의 러브라인이 즐거울 프로그램은 우리 결혼했어요 밖에 없다는 것을 런닝맨 팀원은 과연 모르는 겁니까.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겁니까.


런닝맨의 촬영 장소가 설원을 배경으로 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아. 눈 위에서 송중기 송지효 갖고 러브스토리 음악 깔면서 러브라인 이어가겠구나" 했는데 제 생각의 한치의 오차도 없이 러브스토리의 우우우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저는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정말, 왜 이렇게 유치하고 미숙한 러브라인으로 정 떨어지게 하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어요.

한때 버라이어티의 대세가 러브라인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꽃님의 애정만세나 산장에서 벌어지는 서바이벌 러브게임 장미의 전쟁이나 김종국 윤은혜의 러브라인으로 유행했던 엑스맨등 각종 프로그램에서는 일반인 연예인 할것 없이 사랑 또 사랑으로 묶어대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보려 애썼죠. 하지만 그것은 20세기 예능프로의 전유물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많은 서바이벌 러브 게임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이제 시청자를 사랑으로 웃길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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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인 2011.01.03 07:26 신고

    요즘은 러브라인 하지도 않는데 자꾸 왜 이런 글을 쓰시는지 모르겠네요. 오늘 편을 보시긴 하신건가요? 러브라인 전혀 없었습니다. 게리랑 송지효의 코믹 비스무리한 라인 빼고는요.

  • 유재석을 사랑하시는 분들 2011.01.03 09:17 신고

    러브라인에 목메는 mc는
    유재석인가요? 강호동인가요?

  • 예능에서 러브라인은
    시청자 우롱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입니다
    제발 유치하게 가지 말기를...

  • 하히호오 2011.01.03 20:57 신고

    요즘에는 괜찮아졋는데...
    오히려 러브라인을 응원하는분들도 있는데요... 그럼 러브라인을 쏙빼놓은 런닝맨을 무슨죄로 봅니까?? 저는 오히려 송중기씨와송지효씨의 러브라인을 더더 원합니다. 요즘에는 예능이 러브라인이 없어서 지겨웠는데 오히려 런닝맨에서 그러니까 더더 재밌습니다.
    -저는 러브라인을 반대하는사람을 우롱하지 않습니다 다만 러브라인 없는 예능을 비판할 뿐입니다.-

  • 난 상관 없는데에... 2011.01.19 20:11 신고

    ... 저는 별로 상관은 없지만 러브라인 때문에 보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올한해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드라마라고하면 김탁구나 자이언트와 같은 고시청률 드라마를 손에 꼽을수 있겠지만 시청률 이상으로 많은 사랑과 화제를 몰고온 드라마가 있다. 바로 성균관 스캔들이다. 이 드라마는 조선시대 F4와 남장여자라는 독특한 소재는 물론 여심을 사로잡는 설렘의 미학을 그대로 간직한 꽃미남 3인방 (4인방인가?)의 활약이 무엇보다 돋보였던 드라마였다. 그중에서도 송중기는 특유의 유려한 비주얼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방영전 예고 영상에서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귓말로 소근대며 윤희를 유혹하는 모습과 아무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하나만으로 대단한 인기를 끌어 초반 성균관 스캔들 인기몰이를 앞세운 일등공신이었다.


송중기는 데뷔 이전부터 인기를 한몸에 받을만큼 남자배우에게는 찾기 어려운 아름다운 얼굴과 모범적인 생활로 주목을 받았는데 갖고있는 포텐셜과는 달리 그걸 터뜨려줄만한 역량이 있는 캐릭터는 거의 맡지 못했었다. 캐릭터복이 참 없는 배우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만큼 대부분의 역할이 다소 평범하면서 방정 맞은 소위 여심잡기용 캐릭터와는 거리가 먼 평이한 캐릭터들이었는데 이번 성균관스캔들에서 처음으로 그는 꽤나 입체감이 있는 재밌는 캐릭터를 맡아 등장인물중 유일하게 러브라인이 없었음에도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드라마가 중후반을 달려가면서 초반의 재기발랄한 분위기가 희석되고 그중에서도 송중기의 여림 구용하는 직격탄을 맞아 캐릭터 자체가 위기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흔들리는 상황에 처했음에도 그것을 구해낸건 송중기라는 배우의 캐릭터를 살리는 맛에 있었다. 리메이크가 살리지 못한 여림의 매력을 오로지 송중기의 연기와 비주얼로 살려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성균관 스캔들은 젊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무엇보다 빛이 났던 드라마였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송중기를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부분에 있다.


그랬던 송중기이기에 데뷔 이후 공중파에서는 처음으로 인기상의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KBS연기대상의 엠씨이기도 했던 그는 상당히 부드러운 진행으로 유려한 말솜씨를 선보였으나 수상에 벅찬 감동을 느꼈던 것인지 몹시 긴장하여 떨었다. 그리고 그가 꺼낸 이야기는 실로 감동적인 것이었다. 스탭과 동료들 ...하나하나 고마운 사람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던 송중기는 가장 고마운 사람을 얘기하며 울먹였다. 그 대상은 바로 송중기의 외할머니였다.


특히 저희 외할머니가 생각이 많이 나는데요. 외할머니께서 눈이 불편하셔서 앞을 못보십니다. 그래서 이 손자 얼굴도 평생 못보고 사셨는데 지금 집에서 보고 계실 할머니께 ...할머니 목소리 잘 들리시죠? 조금만 더 소리 키우시고 손자 상 받는 모습 봐주세요. 정말 사랑하구요.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눈가에 눈물이 맺혀 반짝거리는 그의 진실된 소감에 나도 모르게 울컥해지는 감정을 느꼈다. 송중기의 얼굴을 볼수없는 할머니에게 소리로나마 자신의 수상 순간을 들려드리고 싶어 볼륨을 크게 해달라는 송중기의 따뜻한 심성에 가슴이 찡해왔다. 저 예쁜 손자의 얼굴을 평생 보지 못하셨을 할머니에게 가장 큰 감사를 돌리는 송중기의 착한 모습에 선배 연기자들인 오윤아와 김지영이 눈물을 흘렸는데 그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었다. 사실 송중기는 어둠이라는게 없어보이는 타입의 연예인이다. 그래서 뭔가 모르게 시비를 붙이고 싶고 깔거리를 찾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런 그에게도 어거지로 내보이려고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 남모르는 상처와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올해 아니 작년 1월이었나보다. 딱 요맘때의 일년전 송중기가.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된 그는 남들이 무서워서 떠는 번지점프의 소감을 힘들고 슬퍼서 괴로워했다. 번지점프를 하기전 그리고 하고나서 너무 서럽게 우는 그의 의외의 모습에 그가 남긴 이야기는 올한해 너무나 힘든 일이 많아서 다초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것이었다. 남부러울것 없이 자란듯한 송중기이지만 데뷔작 쌍화점에서 대사 한마디를 따내기 위해 6개월을 굴렀다는 그는 첫대사를 얻어내고 그게 너무 기쁜 나머지 말에서 떨어졌을 정도였다고하니 예쁜 얼굴과 달리 꽤나 쉽지 않은 연예계를 겪었던 셈이다.


딱 일년전 송중기가 번지점프를 하면서 깔렸던 음악을 생각한다. 김동률의 시작이었다. 아픈 마음을 모두 털어버리고 2010년은 송중기의 해가 되길 바란다던 자막이 인상 깊었는데 그말대로 된것 같다. 기획사에서도 러브라인이 없어 반대했다는 여림이라는 캐릭터를 선택한 그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내가 송중기라는 배우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던 것은 원작을 참으로 재밌게 읽었던 필자에게 있어 왠만큼 흡족해질 캐스팅을 찾기는 어려웠는데 송중기라는 배우의 여림이라는 캐릭터 해석력은 그것을 100퍼센트 채우고도 남았다. 송중기는 여림이라는 캐릭터를 어사무사, 즉 긴가민가하고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인물이라고 말을 했는데 이건 원작가 이상으로 여림을 잘 표현한 말이었다. 캐릭터 해석력이 뛰어나고 기본기가 탄탄한 송중기를 앞으로는 더 좋은 작품에서 배우로서 많이 보고 싶은 것은 나만의 바램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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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터콜님, 지난 해에 보내주신 격려에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안녕하세요 빛무리님 이렇게 찾아와서 따뜻한 글도 남겨주시고 참으로 감동적이네요.^^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감기조심하세요. 언제나 따뜻함과 예리함이 공존하는 빛무리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어제 들었음에도 이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펑펑 쏟았네요. 덕분에 눈이 시원해진 것만 같습니다. 저도 들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닥터콜님 새해 첫날 메인에 오르셨어요. 의미가 더할 것 같습니다. 진심 축하드립니다.^^
    작년에도 신세 많이 졌는데 올해도...ㅎㅎ 죄송해요. 트랙 갖다 걸었어요.^^

    작년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은혜갚을 날이 와야 하는데...ㅎㅎ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 발리 2011.01.01 10:45 신고

    일단 시상식을 보지못한 제게 재바이라도 꼭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글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약간은 의견이 다른 부분도 있네요.
    딴지는 아니고요, 전 개인적으로 원작에 비해 월등하게 살아움직이는 캐릭터로 만든
    드라마가 훨씬좋았고,
    더구나 원작에ㅓ는 전혀 매력을 찾기 힘든 구용하라는 캐릭터를
    대본에서 정말 매력적으로 그려져서 아주 좋았습니다.
    송중기군이 여림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서 더욱더 좋았지요.
    드라마를 보는 내내 여림을 보면 눈이 환해지고 기분이 유쾌하다못해 행복해 지기까지
    했었으니까요.
    그런 송중기구네게 저런 아픈 사연이 있었군요.
    하지만 그저 외적으로 만 보아도 개념이 있는 치구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소속사에서 너무 내돌린다는 생각이 드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곤했었는데,..고급스럽게 생긴데다가
    스펙까지 받쳐주는 괜찮은 친구를 너무 싸게 내돌린다는 생각에
    이러다가 수명이 길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마저 들더라고요.
    잠은 재우나? 싶기도 하고요.
    부디 잘관리해주길,..그래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배우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 대박 2011.01.01 12:11 신고

    글만봐도 눈물이 ㅠㅠ...

  • 모노크롬 2011.01.01 12:55 신고

    송중기 더 훌륭한 배우로 성장하길!
    더 많은 인기도 얻길! 화이팅!!ㅋ

  • 저도 시상식을 보고 느낀걸 적어봤는데 님글은 좀더 섬세하게 적으셨네요..
    저도 송중기의 이 소감을 보고 감동받았었습니다...

  • sunaco 2011.01.01 18:37 신고

    뭔데 이 남자 이렇게...이쁘니...얼굴부터 마음씨까지,

    정말 오래오래 사랑받는 배우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 2011.01.01 19:44 신고

    저도 어제 본방보면서,,,저 부분에서 같이 눈물 흘렸습니다..
    유려한 말솜씨로 사회 보던때완 달리 덜덜 떨면서,,
    마이크 앞에서 진정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리더군요..
    부족한거 없이 자랐을 부잣집 도련님의 이미지의 송중기군의 의외의 모습에서,,
    사람은 이미지로 평가하는게 아니구나 했습니다..
    어제의 송중기군,,너무나 멋졌고,,또 이뻤습니다..
    늘 응원하겠습니다.

  • 2011.01.02 01:34 신고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송중기인데

    이번에 인기상받고좋아햇는데 저도

    수상소감들으면서 괜히 울컥해지더라구요

    정말 착한손자네요^_^

  • 동감 2011.01.02 03:38 신고

    저두 원작을 읽은 후라 과연 여림을 어떻게 표현할까 싶었네요.
    캐스팅까지만 볼 때만 해도 송중기는 눈에 보이지 않았지요.
    허나 성스 첫 회부터 송중기는 출발이 좋았네요.
    저 또한 가장 약한 여림 구용하를 가장 매력있게 표현한 배우송중기가 돋보인
    성스가 아니였나 싶네요.
    정말 송중기 배우가 눈에 쏙 들게 한 드라마 성스의 여림 구용하는 송중기였기에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병역의 의무라는 필연적인 짐을 갖고있는 대한민국에서 도저히 현역을 찾아보기 어려운 연예인들을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지금 입대 발표만 났다하면 "공익근무" 확정인 연예인들이 비아냥을 듣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연예인들 틈바구니에서 참으로 유별스럽게 야단을 맞았던 경우가 바로 김종국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아마 아름다운 청년에서 현재 스티브유가 되어버린 유승준을 제외하면 군문제로 인해 가장 많은 몰매를 맞은 연예인이라 할수 있을 거예요. 문제는 김종국은 밝혀진 아무런 비리나 의혹이 없고 합법적으로 공익이라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마치 군비리 연예인인듯 비난을 받았단 말이죠. 그 이유는 김종국이 예능에서 내세운 몸짱이라는 캐릭터와 "힘" 이라는 이미지 때문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사실 김종국은 심각한 디스크로 국가대표를 꿈꾸었을만큼 활발했던 청소년시절의 꿈을 접어버려야했을만큼 부상이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현재도 콘서트나 격한 촬영을 하고나면 진통제를 맞는 모습을 종종 볼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걸 알리가 없는 시청자들에게 김종국은 몸짱, 힘맨일 뿐이고 현재 런닝맨에서 능력자 스파르타국스로서 런닝맨 멤버들을 압도하며 공포심을 심어주는 활약을 보이는 그가 놀라우면서도 "저몸으로 도대체 어떻게 공익이지" 라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수있겠습니다. 뭐 그렇다고 예능을 대충대충 할수도 없는 일인데 김종국에게는 참으로 억울한 부분이겠죠.

하지만 제가 지적하고 싶은 김종국의 "힘" 의 문제는 그것 이전의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거예요. 현재 런닝맨은 이전의 심리전/체력전으로 나뉘던 도둑잡기 게임과 방울술래잡기에서 도둑잡기 게임을 폐지하고 1:9 몰래카메라라는 몰래카메라 같지도 않은 몰래카메라를 우격다짐으로 밀어넣고 있는데요. 앞서 말했듯 속는 사람도 속이는 사람도 이해하지 못할 1:9 몰래카메라의 실소가 나오는 허술함은 나중에 얘기하도록하고 현재 런닝맨을 가장 런닝맨답게 만들어주는 코너는 바로 술래잡기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격자팀과 도망자팀을 나누어 미션을 해결하며 잡거나 잡히지않거나의 간단한 논리로 승과 패를 정하는 이 게임은 런닝맨이라는 이름을 상징하는 런닝맨의 클라이막스라고 볼수도 있겠지요. 거의 마지막에 배치되는 이 게임을 위해 나머지는 에피타이저로 존재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게임은 미리 정해져있는 멤버들에서 분량을 뽑아내야하기에 어느정도는 예측이 되는 (멤버들의 체력이나 캐릭터에 따라) 승부인지라 안그래도 회가 바뀔수록 시청자에게 식상함을 줄수밖에 없는데요. 그렇기에 강한 멤버에게는 핸디캡을 만들어주고 잘 못하는 멤버는 어시스트를 감행하여 매회마다 새로움을 느낄수있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수있겠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런닝맨은 초기의 방울 술래잡기에서 조금도 진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게임 형식 역시 방울만이 아니라 삑삑이 신발이라던가 2인 3각 핸디캡이라던가 여러가지 방식으로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어줄만한데 여전히 추격자팀 도망자팀으로 나누어 방울 소리로 추격자를 구별해내는 방법을 그대로 쓰고 있죠.

더욱이 스파르타국스라는 별명답게 추격에 능한 김종국을 반응이 좋다고하여 계속해서 그를 부각시키고 거의 방울 술래잡기를 김종국 원맨쇼로 만드는 방식은 결코 미래를 위해서 좋은 상황이라고 볼수는 없는데요. 문제는 김종국이 지나치게 열심히 한다는 점이죠. 그는 또 힘짱이라고 욕을 먹건 말건 아랑곳없이 최선을 다해 멤버들을 잡으려 기를 씁니다. 때로는 리얼을 어기는 부분이 될지라도 방송 분량을 위해 몇몇 멤버는 살려둘만한데 김종국은 가차없어요. 특히 잡히면 금방 흥미가 떨어져버리는 유재석을 아무렇지 않게 잡아내고 힘으로 압박하는 모습은... 정말 김종국이 예능이 아니라 씨름판에라도 뛰어든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뭐 그렇다고해서 김종국에게 방송 분량을 뽑아내야하니까 대충대충 거짓으로 활동해라 라고 요구할수도 없는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김종국의 맞수를 제대로 만들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런닝맨 술래잡기는 유재석과 송중기가 잡혀버리면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게 될만큼 멤버들의 전의가 형편없어요. 특히 김종국만 만났다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전의를 상실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몇주간 지속되다보니 이젠 이 게임에서 더이상의 스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볼수 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함정을 만들어 브레인 송중기를 전면으로 내세운뒤 심리전을 조금더 보강시키는 방법이 있고 비실비실해보이지만 키는 가장 큰 광수를 김종국만 보면 전의를 상실하는 어린양이 아닌 조금더 제대로 그와 맞설 것을 충고해보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아니면 김종국에게 핸디캡을 만들어주어 방울 술래잡기가 김종국을 피하는 것만이 최선인 방식으로 전락하지는 않도록 해야겠지요.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의 가장 문제는 단기간에 끝낼 일회성 방송이 아님에도 너무나 즉각적인 반응에만 치중하여 조금이라도 좋은 반응이 있으면 그부분을 단물이 나오지 않을때까지 우려먹고 또 우려먹는다는 점이예요. 런닝맨은 이미 반응이 좋은 멤버나 캐릭터에 대한 미련은 알아서 하게 내버려두고 그렇지 않은 부분을 보수공사하는데에 더 초점을 맞춰야하지 않을까요. 힘과 끈기로 반응이 오는 김종국을 지나친 어시스트로 이제 지겨운 생각까지 들게 만드는 것은 런닝맨의 가장 큰 고질병중 하나라고 볼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잘하는 김종국이 오히려 문제가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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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쥐 2010.12.27 09:40 신고

    김종국씨 열심히 방송하고 해서 호감이에요ㅋㅋㅋ
    어제는 시작하자마자 3명다 잡았으면 좀그랬을텐데
    유재석과 리지는 놓아주기까지하더라구요
    분량뽑아내기위해 지석진한테 격투신해보자며 자기를 밀어 넘어뜨리라고했을때
    저는 예능을 아는구나 하구생각했는데ㅋ
    암튼 열심히해도 욕먹는다면 김종국이 불쌍하네요 ㅠ
    스파르타국스랑 유르스윌리스가 흥하면서 추격전과 런닝맨이 자리잡기시작했다구
    너무 그쪽으로 모는 제작진도 문제가있는거같아요
    핸디캡이나 제작진들이 더 재밌게 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네요
    김종국 화이팅!!런닝맨 화이팅!!

  • 옳으신 말씀! 2010.12.27 11:52 신고

    김종국과 만났을때 가위바위보든 묵찌빠든 뭔가
    힘이 아닌걸 싸워서(?) 도망갈 시간을 주던가 해야하는데..

    식상하고 뻔한 결말에 재미도 없어서 분량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제작진이 김종국에게 바치는 김종국의, 김종국에 의한 김종국을 위한
    코너라 없애지도 못하는 숨바꼭질은 정말 애물단지죠..
    (전 숨바꼭질 시작하면 다른거 보다가 다시 영웅호걸 보고 그래요..)

    심형래감독이 출연자, 스태프 가리지 않고 때려서 욕도 많이 먹었지만
    심형래 선생에게 종국이가 맞는거 보면서 느끼는게 좀 있었기를..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되어야 리얼버라이어티가 산다는걸 제작진이 알았으면..)

  • ... 2010.12.27 13:21 신고

    런닝맨 추격전은 김종국씨와 상관없이 추격팀이 유리한 구조입니다
    김종국씨가 미션팀일때도 추격팀이 항상 이기는걸 보면 알수있죠
    그렇다고 일부러 못본척하거나 놔주는것도 한두번이지 매번 그럴수는 없구요
    뭔가 제작진이 고민을 해봐야할 문제인거 같습니다

  • 참 아이러니는 아이러니입니다. 김종국의 힘을 조율을 할 제작진이 정말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종국 자신이 승부욕이 지나치게 많아 보이기도 하구요. 그렇게 시청자 의견 많이 접헷을텐데 아쉬워요...


    닥터콜님 연말 건강히 잘 보내세요. 새해 복도 많이 받으시고요. 1년동안 많이 고마웠어요.ㅎㅎ

  • 왜? 2010.12.28 11:34 신고

    김종국에게만 핸디캡을 줘야 하나요?
    정말이지 너무도 쉽게 잡히는 미션팀에게도 문제는 있습니다.
    김종국은 도망가는 미션팀에서도 제일 마지막에 잡힙니다..
    단순하게 숨는것도 제대로 못하는 미션팀 바보들이 문젭니다.

    그리고 김종국을 보면 싸울의지가 없는것도 웃깁니다.
    유재석이나 지효..요즘들어 광수 정도 빼고는..
    다들 김종국 앞에서면 얼음이 됩니다..
    김종국이 지들 잡아 먹기라도 합니까?
    단지 늦은 시간에 촬영하고 피곤하니까...잡혀 버리는것 같은 생각도 들던데요~

    모든 문제를 볼때..그 원인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네요...

  • 1 2010.12.29 12:47 신고

    애초에 리지 영입 런닝맨의 최고의 악수였다고 판단하시면 됩니다..

    차리라 그때 리지 말고 정용화씨를 영입했다면

    김종국과의 에이스 대결도 밸런스가 맞고 정용화씨를 통해 숨바꼭질 분량도

    더 추가로 나오겠죠...리지 영입이 런닝맨 시청률 올리는데 걸림돌이 된건 맞습니다..

    리지 나와서 송지효와의 경쟁구도가 있나 아님 송지효한테 쏠려있는 남자들을 데려가길 했네...나와서 그냥 웃는게 다죠

    런닝맨 망한다면 실패요인 첫번째는 리지 영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런닝맨의 몰래카메라 1:8은 정말 지겨울만큼 오랫동안 하는군. 도대체 이 컨셉을 언제 버릴지 모르겠지만 오늘의 런닝맨 1:8은 유재석에게 거짓말을 유도하라~! 였다. 언제나 성실한 이미지의 유재석이기에 "뭔가 헛점이 있을거야" 라는 생각은 항상 그에게 따라붙는 골치 아픈 이미지중 하나였을것 같고 거짓말탐지기까지 꺼내들어 유재석에게서 "거짓말"을 유도해내려는 런닝맨 제작진이 좋게 보이지는 않았다.

무농약의 예쁜 사과가 있으면 어딘가 하나 헛점이 분명히 있을거야 중국산일거야하고 의심부터하는 주부의 심리인 것인지 잘난 사람들에겐 항상 꼬투리를 찾아내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유재석은 오히려 너무 결점이 없기 때문에 무결점인 그에게서 성격적 결함을 찾아내려고하는 노력이 많았다. 우습게도 너무 배려가 많고 너무 예의가 바르기 때문에 오히려 그 행동들을 '가식'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폄하시키려는 질 낮은 인간들에서부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만고의 진리를 거부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지켜가고있는 유재석의 미덕을 과거가 어쨌다더라 라며 폄하시키는 하찮은 인간들까지 대한민국에 영웅이 설수없는 하나의 구조를 보는듯한 느낌이랄까.


오늘의 런닝맨은 유재석을 앉혀놓고 그에게서 거짓말을 유도하면 런닝맨팀이 성공을 할수있다는 자극적 테마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유재석을 곤란하게 하는 질문들이 튀어나왔다. '본인이 없다면 런닝맨은 성공할수 없으리라고 믿는가' '자신이 잘생겼다고 생각하나' '자신의 진행을 완벽하다고 생각하나' 유재석이라는 인간이 가진 타고난 대인배적 기질과 언변이 없었다면 그야말로 또다시 가식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골로 보낼수 있는 사안들이었다. 런닝맨 제작진은 웃음도 좋지만 자극성 케이블 프로도 아니고 이런 부분은 좀 조심해서 다뤄줄 필요성이 있지않나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런닝맨은 리얼 버라이어티다. 시청자에게서 구성인의 호감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허나 다행인 것은 이것을 대하는 유재석의 태도였다. "나 유재석이 없으면 런닝맨도 존재할 수 없다?" 개리의 폭격탄 같은 질문에 유재석은 단1초도 망설이지 않고 '아닙니다' 라고 대답한다. 기계가 내린 유재석의 속마음은 진실이었다. 사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수있는 거짓말탐지기의 진실성보다도 저런 민감한 질문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진실성있게 대답한 유재석의 한마디가 굉장히 묵직하게 들려왔다. 유재석은 초반 예능이 처음인 광수와 송중기에게 "내가 다 받아줄테니까 너희들은 즐겁게 놀기만 해"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때론 사람들은 빛을 비추는 사람의 중요성을 빛을 받는 사람의 찬란함보다 덜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유재석이 뛰어난 엠씨라는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어시스트해주는 숭고함에 있다. 내가 너희들을 웃기게 하리라, 수많은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자신이 뒷감당을 다 할테니 즐겁게 예능에서 뛰어놀기만 하라는 편안함을 선사해주는 뛰어난 지휘자 유재석. "런닝맨에서 빼고 싶었던 멤버가 있었다?" 라는 김희철의 민감한 질문에 대하는 유재석의 진심 어린 표정과 장난기 하나 없는 "아니오" 라는 질문 역시 감동적이었다.


이후 쏟아진 민감한 질문들에 임하는 유재석의 태도가 놀라웠던 것은 진실탐지기의 예스오어노가 아니었다. "강호동보다 자신이 조금 더 낫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최고의 엠씨라고 생각한다?" 라는 민감한 질문들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진실성있게 "아니오" 라고 대답한 유재석의 성품이었다. 거기에 "단 한 번도!" 라는 말까지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단호하게 외친 유재석의 모습을 보며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겸손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감동 그리고 감격했다. 세상에 수많은 "국민" 이라는 수식어가 있지만 그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느껴지는 국민엠씨,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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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거짓말 탐기지는 믿지 않습니다.
    수차례 봐왔지만 결정이 완전 자기 맘대로거든요.
    거짓말 탐지기의 결과보다는 대답을 할때 유재석이 진심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특히 강호동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민감한 사항이라는 것을 알기에
    진실이 나왔어도 촐싹대지 않고 점잖게 자신의 진심을 표현한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비슷한 글 트랙백 걸고 갑니다.

  • 어제 러닝맨은 완벽했던 것 같습니다. 재미 감동 다 잡았으니까요... 유재석팬을 포함해 어제는 신선한 충격 그자체입니다. 유재석 이제는 입이 아플 정도죠. 진정 존경심이 간다는... 송지효도 감동이었고요.^^

  • 저는 유재석은 무지 좋아 하는데..
    런닝맨은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유재석이 안타까워요

  • 유재석이 롱런~~ 하는 비결이겠죠.. 노력하는 사람은 당할수가 없나보네요 ^^

  • 재석님영원하라 2010.12.06 11:13 신고

    맞아요 이거 진짜 감동이었음
    인간성 진짜 좋은 우리 유재석^^*
    제가 유일하게 오랫동안 좋아하는 연예인이기도 하죠 ㅎㅎㅎ

  • 거짓말탐지기보다 중요한 건 2010.12.06 17:33 신고

    우리의 눈으로 볼 때 그사람에게서 진실성이 보이냐 하는 것이죠. 그 사람의 눈, 표정들에서 읽을 수 있는 그렇 것들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재석이란 인물은 정말 존경받을만 한 것 같습니다.

  • 윗분 댓글에 덧붙여 2010.12.10 20:35 신고

    어떤 사람의 진실성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진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자기에게 없는 것을 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선한 마음을 가지고 한번이라도 타인을 위한 적이 있는 사람은 '아..저렇게 오랫동안 한결같다니 저 사람의 행동은 진심이구나'를 아는데, 그런 적이 없던 사람은 선한 사람의 행동의 이면에 내가 아는 추악함이 있을 것만 같아서 의심하고 불신하는 거죠.. 그래서 뜯어낼 꺼리를 찾다가 찾다가 만든 말이 가식이라는 거고//

    공감되는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 2010.12.14 11:18

    비밀댓글입니다

    • 아이고 유재석씨 동창이신가봐요. 너무 감동적인 글인데 비밀글이 아니라 제 블로그에서 공개하면 안될까요?? 유재석씨 정말 대단하네요.

  • 2010.12.14 11:23

    비밀댓글입니다

  • 진리 2011.01.02 12:18 신고

    정말 감동입니다. 제가 이래서 유재석씨를 좋아하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래도 런닝맨이 착각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런닝맨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기존 sbs일요예능의 3대 악습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멤버와 참신한 구성 그리고 단점을 지적하는 시청자의 의견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피드백에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들어 인기가 많아지다보니 자극적인 소재만을 끌어들여 기존 sbs일요예능의 스타일을 그대로 끌고들어가려는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sbs일요 예능의 악습이 무엇인가. 바로 엑스맨에서 시작된 억지 러브라인 만들기, 유치한 상황극, 피드백이 전혀 되지 않는 스탭들의 안이함이었다고 할수있는데 이것들은 '이래서 sbs예능은 안돼' 라는 편견을 낳았던 주범이라고 할수있다. 패밀리가 떴다2의 처참한 시청률을 보면 시청자들이 얼마나 이로 인해 질려있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기존의 일요 예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던 런닝맨 역시 편견으로 피해를 봤던 방송이었다고 할수있다. 시청자들은 어짜피 sbs예능이니까 라고 거부했으며 언론은 연일 런닝맨을 비난하는데에 집중했다.

하지만 런닝맨은 그 편견 가득한 sbs일요 예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일단 오직 런닝맨 하나에만 메달리지 않아도 되는 참신한 멤버 구성이 그것이다. 일단 자신만의 위치가 확고한 멤버들의 구성은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길수 있는 위치에 서게해줬던 것이다. 그래서 프로그램의 작위성이 덜하고 자연스러운 즐거움이 프로그램에서 녹아들어 시청자들 역시 편하게 지켜볼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줬다고 할수있다.

두번째로 억지스러운 관계 형성과 급하게 만든 캐릭터가 없었다는 점이라고 할수있다. 보통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의외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한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이를 실패하고 급하게 캐릭터를 만들고 관계를 형성하다 그 억지스럽고 작위적인 설정에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재미마저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았었다. 런닝맨은 아주 오랫동안 출연자들이 관계를 만들고 캐릭터를 쌓을수있도록 노력해왔다. 그리고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 악당 김종국과 멍지효라는 대박 캐릭터였던 셈이다.

그렇게 런닝맨은 기존 sbs일요 예능과의 차별화를 두고 조금씩 반응을 얻어왔다. 이제는 어짜피 sbs 예능이 그렇지 뭐 라는 편견도 벗어버리고 요즘 대세 버라이어티로 떠오르며 많은 팬들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필자가 초반 런닝맨의 제1팬이 되겠다고 선언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의 런닝맨의 인기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요즘의 런닝맨의 행보다. 차츰 주목을 받아갈즈음 난데없이 기존의 sbs일요예능을 답습하며 퇴행하는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런닝맨은 아직 캐릭터와 관계 형성이 제대로 쌓이지 않은 만들어가고있는 와중의 프로그램이다. 그나마 관계를 형성한 것이 개리와 지효라인이었다고 할수있는데 제작진은 최근 가장 핫한 스타 송중기를 내세워 삼각관계를 만들며 자극적이고 유치하며 작위적이기 그지없었던 sbs일요예능을 답습하는 실수를 자행하고 있다. 송지효, 개리 라인이야 얼마든지 웃으면서 즐겁게 볼수있는 러브라인이다. 진짜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짜 같아서 재밌고 그래서 웃음을 주어 프로그램의 묘미를 살릴수 있다. 하지만 송중기, 송지효는 전혀 다른 라인인 것이다. 둘다 예능인이 아닌 멀끔한 남녀배우인데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라인은 결코 재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진 역시 그것이 아닌 화제성과 소녀팬을 노림을 위한 의도였음이 드러난다.


송중기, 송지효 라인은 일시적인 설렘이나 화제성은 끌어모을수있다. 하지만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송중기 본인에게도 프로그램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불완전한 캐릭터 라인이라고 할수있다. 도대체 런닝맨 제작진이 왜 송중기라는 출연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고 있는지 아쉬울 뿐이다. 누구보다 아름다운 비주얼에 브레인이라는 최강의 아이템, 그리고 무엇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하는 그의 모습은 충분히 대박 캐릭터를 끌어낼수 있는 최고의 출연자가 아니던가. 이런 캐릭터는 단순히 멋지게 왕자님처럼 묘사할수록 프로그램에서 걷도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아니면 정말 송중기의 컨셉을 왕자로 잡았다면 그의 장점을 눈에 띄도록 만들어줄 필요성이 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은 대충 넘어가거나 흘려보내면서 송중기의 인기를 송지효라는 캐릭터를 띄워주는 도구로 삼는다는 것이 문제다. 제작진의 송중기를 멤버가 아닌 게스트처럼 대하는 태도부터 고칠 필요가 있다. 제작진이 정말 송중기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써먹고 싶었으면 일시적으로 반응이 왔던 송지효와의 러브라인이 아닌 광수와의 너무 다른 동갑내기라는 설정을 써먹었어야 마땅하다. 아니면 아직 캐릭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대장 유재석과의 묶임수도 노려볼만하다.


이번주의 런닝맨의 마치 엑스맨을 보는듯한 러브라인 만들기는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심지어 깔렸던 비지엠마저 엑스맨에서 나오던 단골 러브라인 음악이 아니었나) 엑스맨과 하나 달랐던 것은 댄스신고식이 없었다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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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슷한 생각입니다.
    염려했던 리지-송중기 러브라인은 없었지만, 쌩뚱맞게 송중기-송지효 러브라인이라니요...?
    왜 사람들이 런닝맨을 좋아하는지 런닝맨 제작진은 모르는 걸까요?
    SBS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송지효-송중기, 그리고 메인 MC인 유재석까지 욕먹일 수 있는 위험한 장난을
    런닝맨 제작진은 또하고 있네요.

  • 야루 2010.11.22 10:41 신고

    그래서인지 이번에 시청률이 좀 떨어졌더라고요.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원하는게 러브라인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깨달았겠지요? 일요 예능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볼만한 프로그램이라 패떳처럼 허무하게 망하지 않길 바랍니다.

  • 송송은 2010.11.22 14:27 신고

    저 두 송송은 커플이 아니라 남매일때 빛이 발하는것을.....
    늘 낚시에만 이용되는듯하여 안타깝습니다.

  • 아나 2010.11.22 15:13 신고

    저는 좋은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고 런닝맨을 망친다면 러브라인 절대 만들지 말아야 겠네요...그렇게 러브라인 심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시네요..

  • 나믄 2010.11.22 15:14 신고

    전 좋은데 송중기,송지효 러브라인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고 런닝맨을 망친다면 다신 절대 러브라인 안 만들어야 겠네요...

  • 2010.11.23 19:41

    비밀댓글입니다

  • 숑숑 2010.12.04 14:48 신고

    좋기만 하구만....ㅡㅡ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숑숑 커플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음ㅋㅋ

  • thdthd 2010.12.27 22:22 신고

    나는 눈이 아주 호강하고 좋기만 하던대...
    요즘 월욜 커플도 많이 없ㄷ고
    난 좋다고 생각하는데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하면은 남매쪽이;;;;
    더 괜찮을것도 같기도 하고

  • 걸수얼수 2010.12.31 20:43 신고

    둘이 너무 잘어울려용~~~~~~~~~~~~~~~~~~~~~~
    송송커플 많이 응원부탁^^ 지지하는쪽이 더많음^^
    런닝맨 그덕분에 인기 더 많아짐 ^^^^

  • 멍지 2013.02.22 19:40 신고

    둘이 정말 잘 어울리던데ㅋㅋ
    지금 다시 런닝맨보는 중인데 이때도 좋았죠!!

  • ㅇㅇ 2013.08.08 23:03 신고

    잘어울려서 조은대여 머

  • 송송흥해라 2013.10.17 15:24 신고

    개소리하네 송송흥해라


드디어 런닝맨에도 아이돌 역습이 휘몰아치는듯하다. 런닝맨 게스트로 나름 좋은 평을 얻었던 리지가 이젠 아예 고정 출연자로 들어온다고하는 뜬금 없는 소식. 얼핏 들으면 괜찮은 수 같지만 생각할수록 염려스러워지는 캐스팅이다. 현재 런닝맨은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의 멤버들을 정리하고 캐릭터를 정착시켜주고 캐릭터와 캐릭터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필요한 상황인데 기존의 멤버들의 정리도 다 끝나지 않은 마당에 뜬금포 아이돌 리지 고정이라니. 런닝맨이 어째 SBS 일요 예능이 늘 밟아왔던 잘못된 수순을 다시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염려스러워진다.


런닝맨이 패떴이라는 그림자를 지워버릴수 있었던 것은 런닝맨에는 가식적이고 거부감이 가는 멤버 구성과 캐릭터가 없고 하나 같이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정겨운 멤버 구성이 약간은 부족한 듯한 캐릭터를 서서히 완성시켜가는 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런닝맨은 엑스맨과 패밀리가 떴다로 이어졌던 SBS 일요 예능 특유의 억지스러운 관계 형성과 출연자 떠받들기와 같은 비호감스러운 무리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이 아이돌 리지가 출연함으로서 깨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조바심이 든다. 이제 런닝맨은 2프로만 완성시켜가면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필자는 아이돌이 출연하여 잘된 버라이어티를 막말로 본적이 없다. 정말 오로지 아이돌을 위한 예능이 아닌 다음에야 멀쩡한 프로그램에 아이돌 한둘이 끼어든 프로그램중 잘나가는 프로그램을 본 역사가 없다. 하나같이 거부감이 들거나 억지스럽거나 겉도는 물과 같은 모습으로 프로그램에 악역향을 끼치다 사라져가는 아이돌은 즐비했을지언정. 차라리 리지가 처음부터 투입된 런닝맨 고정 멤버라면 좀 덜했을 것이다. 하지만 리지는 이미 게스트로 출연했던 아이돌이다. 그리고 런닝맨에서 게스트였기에 떠받들어준 역사가 있다. 아이돌의 출연이 거부감이 가는 것은 기존의 예능인들보다는 한참 떨어지는 예능감을 갖고 있음에도 아이돌이기에 팬이 많기에 이미지 걱정과 팬들에 대한 염려로 상전 모시다시피 캐릭터를 만들어주다보니 팬들 이외에는 재미가 없고 거부감만 생기는 방송이 될수 있다는 점이다.

런닝맨의 모든 남자들은 리지를 우쭈쭈하며 감싸기 여력이 없을테고 그러면 또 송지효는 뒤쳐지는 이상한 시추에이션을 마련할 것만 같은데. 런닝맨 유일 홍일점이라는 구도가 깨지는 것도 염려스럽고 아직 캐릭터 형성이 시급한 런닝맨에서 또 하나의 캐릭터를 투입시킨다는 것은 너무나 큰 무리수가 아닌가 싶다. 필자는 런닝맨 팬이 아무도 없었던 과거에 이미 런닝맨의 제1팬이 되겠노라고 선언한 바가 있다. 그것은 런닝맨이 기존의 SBS 일요 예능과는 다른 피드백이 강하고 발전할 여지가 보이며 억지스러운 관계 형성을 맺지 않는 거부감이 덜한 예능이라서였다. 아이돌 리지의 고정 출연이 기존의 SBS 일요예능의 단점을 답습하는 일은 제발 없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리지 출연으로 생길 러브라인 구도가 있다면 제발 넣어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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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쎄요.... 10월 17일편 제대로 보셨다면 이런말이 조금 심합니다.
    10월 17일편에서는 오프닝에서 리지를 챙겨주긴 했지만,
    본 게임에 들어가선 리지를 챙겨주는 일은 그렇게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돌이 들어가서 시청률 안나온 프로그램이 없다는것도 역시
    오류 이신것 같습니다.

    패떳1에서 대성은 상당히 좋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아이돌 중심" 이 될때 문제가 되는것이지,
    아이돌이 사이드로 들어가는 것은 훌륭한 MC가 있고, 컨트롤이 잘된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차라리 러브라인이 걱정이 된다고 말씀하시는게 더 타당할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리지의 예능감에 대해서 이야기하셨는데, 리지의 예능감은 다른 예능인 못지 않습니다.
    오히려 순발력 하나로 놓고본다면 런닝맨 멤버들 중에서도 뛰어난 쪽에 속합니다.
    "아이돌" 이라는 편견이 너무 강하신것 같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10울 17일 방송에서 사람들이 리지가 출연한지 몰랐을 정도로 (제가 리지에 대한 글을 썼으나 댓글은 온통 송지효 이야기 뿐이었습니다) 리지를 띄워주려는 노력은 없었습니다.

    • 먼저 제 글에 대한 오해가 있으신듯 합니다. 저는 리지라는 연예인에 대한 호불호가 전혀 없어요. 다만 기존의 sbs일요 예능이 망해가는 첫과정이었던 작위적인 설정과 오버 가득한 예능감의 멤버 투입 그리고 아이돌 띄워주기를 또다시 반복하는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들었을 뿐입니다. 리지라는 연예인이 얼마나 큰 예능감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이 소위 말하는 깝을 가진 아이돌의 작위적인 예능감 보다는 순한 멤버들로 구성이 되어있었던 부분이 기존의 멤버 구성에 비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리지는 게스트로 적합한 멤버였다고 생각하구요. 물론 리지라는 아이가 기존의 멤버보다 잘해낼수도 있겠죠. 그건 저도 바라마지 않는 부분이구요. 하지만 전 "리지" 라는 아이돌에 초점을 맞춘게 아니라 밟고 나갈 수순이 기존의 sbs일요예능의 작위적인 실패를 답습하지 말았으면 하는 부분이었어요. 제 블로그에서 리지의 예능감을 해명하실 필요는 없으십니다.리지가 아니라 조권이 들어온다고해도 마찬가지의 글을 썼을테니까요. 아 그런데 조권이 있었던 패떴2는 망하지 않았나요?

    • 조권이 있던 패떳2는 망했지요.
      제 댓글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아이돌이 중심" 이 되면 그 프로는 망합니다.
      조권이 있던 패떴2는 선장없는 배였습니다.
      유재석같은 뛰어난 MC가 존재하지 않은채, 아이돌 3빈방 (조권, 택연, 윤아) 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고 어른들은 뒤에서 편승해갔지요.

      뒤에 김희철이 들어오자 김희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편승할 정도로 무능력한 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런닝맨은 다르지요. 일단 리지에 비해서 송지효의 포스가 상당히 강하고 MC유라는 명 MC가 있습니다.
      하지만 리지가 런닝맨에 투입이 된다고 해서, 리지가 중심이 될 것같지는 않습니다. 워낙 기존 멤버들이 탄탄하니까요.

      10월 3일에서 리지가 처음에 게스트로 들어왔을때는 리지를 띄워주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출연때는 리지보다 송지효에게 관심이 더 갈정도로 리지에게 집중되는 일은 없었지요.

      저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로써 님에게 바꿔달라 이런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그게 제일 기분나쁜 말이지요.

      하지만 17일 방송을 근거로해본다면 염려될 만한 부분들이
      그닥 많지 않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조금 리지에 관련된 글이라 흥분되서 공격적으로 댓글을 쓴게 없지 않아 있군요.

      님 말대로 러브라인, 그리고 리지 띄워주기 식의 방송이면 저도 싫습니다.
      하지만 10월 17일자 방송에 그런것이 없었기에 사람들이 너무나 걱정을 미리 앞서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어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사후약방문보다 미리 걱정을 하는축이 애정이라고 생각해서요. 전 런닝맨이 이토록 큰 사랑을 받기전부터 아껴왔던 팬이라 아이돌을 좋아하시는 체리님과 저에 대한 생각은 다를수밖에 없는거 같네요. 아무튼 리지양을 비난하고자한 의도는 없었고 그런 부분이 글로 표현된것 같지도 않으니 노여움 푸시길~건필하세요.

  • 제작진이 현명한 결정 내려주기만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 2010.11.21 23:08 신고

    확실히 패떳2등등 아이돌투입으로 인해 망해가는수순을 밟고간것맞지만

    확실한건 MC유같은 중심을잡아줄 진행자 부족이 주 원인인거같네요

    MC유가 아닌 다른 진행자를 발굴해내는게 제일먼저인거같고요

    제가 뭐 그렇게 블로거님처럼 평을 내리기엔 많이부족하지만,

    위에 체리님말씀대로 송지효도 고정이아니었지만 고정으로 들어와서 많이 활약해주고있는건

    사실이죠 그리고 제 생각인데 여자고정 한분추가해서 나쁠건없다고생각합니다.

    (오늘 방송분 11/21일걸 방금 보고왔는데, 딱히 리지를 띄우지도않고 오히려 지효씨가 많이 나오더군요, 고정이라서 그런것도있지만 그만큼 역활을해주고있다는 증거가될수있을거같네요)

    지효씨가 혼자 여자고정이니 같은 여자멤버가 생기면 오히려 방송하기 편해지지않을런지?

    그리고 리지도 예능돌로 떠오르고는있지만 아직은 베테랑은아니기에 런닝맨 맴버들에게

    배우는것도 있을거라 생각되네요


성균관스캔들은 참으로 기이하다. 이상하게 호평이 많은 드라마다. 원작을 하대하며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서 좋다"부터 시작하여 웰메이드 드라마, 명품드라마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이 드라마. 하지만 이런 평을 받을만큼 그렇게 대단한 작품이었나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아니 20강을 보고나서 들었던 소감은 가소롭다는 생각뿐.

드라마는 7할이 작가 놀음이다. 텍스트가 없는 드라마는 데스노트를 갖지 않은 키라와도 같다. 한마디로 작가는 전지전능한 사신이나 다름이 없단 말이다. 드라마를 살리고 죽이고 웃기고 울리는 것은 모두 작가의 손가락에 달려있다. 이것이 부족한 드라마는 아무리 다른 것으로 채우려고 해보았자 그것 자체가 인정을 받을순 있어도 드라마의 퀄리티를 살려놓지는 못한다. 그만큼 드라마에서 네러티브란 빼놓을수 없는 심장과도 같은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균관 스캔들은 무척이나 대본이 부실한 드라마였다. 초반 필자는 성균관 스캔들이 청춘과 정치중 어느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는듯하여 어느쪽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면 하나에 충실하라고 충고를 했던 적이 있다. 역시 결과는 양손에 쥔 떡을 어느 하나 포기할수 없어 움켜쥐고 있다가 하나도 제대로 먹지 못한 형국이었다. 성균관 스캔들은 치열한 두뇌 플레이를 펼치는 정치 사극은 어림도 없는 수준이었고 그런 진중함을 다루기엔 기본적인 역사적 고증 마저 무시한 드라마였다. 아무리 퓨전드라마라고하나 등장인물은 지금 당장이라도 닌텐도나 아이폰을 꺼내들어도 아무런 무리가 없는 사람들로 보였으며 조선시대 여성들이 남자의 뺨을 치고 저녁에 아무 집이나 드나드는 기초적인 상식조차 결여되어있는 이 드라마의 어디서 정치 사극의 퀄리티를 맛봐야한다는 것인지 구분조차 할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할수있겠다.

그렇다면 청춘과 사랑 그리고 우정은 제대로 보여줬는가. 아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드라마는 설렘이 없었다. 그리고 청춘과 우정도 없었다. 등장인물 누구 하나가 제대로 된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맺지 못했다. 친구라고 하니까 친구로 보이고 연인이라고 하니까 연인이라고 보였을뿐 설명이 없다면 어느 하나도 감동으로 이어질수 없는 단편적인 관계의 나열일 뿐이었다. 성균관스캔들은 젊음이 기성세대에 대항하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오히려 기성세대에게 짓눌린 나약한 젊음의 유치한 향연의 껍질만 남은 드라마였을 뿐이었다. 결국 이 드라마는 사랑도 우정도 정치도 진중함도 어느 하나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실패한 드라마일 뿐이다.


하지만 성균관스캔들에 왜 그토록 많은 호평이 쏟아지는가. 일단 이 드라마는 자극적인 소재는 최대한 물러두고 정치를 끄집어내어 칭찬할수 있는 요소를 심어놨음이 아니었나 싶다. 착하지만 일 못하는 사람을 욕하기보다는 일 잘하고 밉상인 동료를 욕하는게 사람 마음인것처럼 성균관스캔들은 일은 못하는데 아둔하고 머리 나쁜 직장동료 같은 그런 드라마였다. 일단 정치라는 소재가 들어갔다는 사실만 있으면 된다. 유치하고 저질인 b급 로맨스 소설에 정치라는 소재가 들어갔다니 여기저기서 칭찬하기엔 충분히 좋은 소재가 아니던가. 드라마가 산으로 가건 줄거리가 어떻게 되건 캐릭터가 발광을 하며 무너지건 그냥 그런 사실만 있으면 칭찬할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드라마의 현실이다.

성균관스캔들에서 대통을 받을 인물들은 연기자 밖에 없다. 특히 꺼져가는 생명에 가까스로 숨을 불어넣어줬던 여림 구용하역의 송중기에게는 무한의 칭찬을 날려주고 싶다. 막판에 비단 장수로 변한듯한 여림을 잠깐 본것 같은데. 내 눈이 착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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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말이 2010.11.03 16:22 신고

    구구절절 속이 시원하네요.
    제가 가는 곳마다 혹평 투성이인데, 유독 포털에서만 호평이네요.
    다음 뷰는 좀 다른가 했더니, 여기도 탑에 있는 글은 호평글이더군요. 도대체 그분들은 저랑 다른 드라마를 보신겐지...참...
    배우들 생각해서 성스를 명품이라 포장하고싶은건지 어쩐건진 몰라도...결국 이런 쉬쉬하는 반응들때문에 제작사들이 정신을 못차리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작가는 마지막까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더군요.
    이따위로 쓸거면 자기돈 들여서 자체제작만 하시라고 하고싶습니다.
    남의 돈 끌어다, 남의 원작 끌어다 장난질이더군요.
    배우들만 남은 드라마............. 설사, 배우들만 남은 들마로 남겨져도 배우분들께 아무런 흠이 되지않을듯한데, 팬분들도 너무 제작진, 작가 감싸기에 열 올리지 말고 깔껀 까주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그들중 누군가의 팬이기에 이 드라마를 끝까지 참고 시청했습니다.

  • 동감입니다 2010.11.03 17:11 신고

    이 드라마 제작진의, 특히 작가의 욕심이 너무 컸다고 봐요. 능력은 모자란데 욕심만 부리다 보니 훌륭한 원작의 스토리는 깡그리 무시하고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것들을 얼기설기 엮어 이야기를 부풀리다 결국엔 제대로 봉합조차 못하고 어설픈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린 드라마를 보며 작가의 역량이란게 얼마나 중요한건지 새삼 깨달았답니다. 원작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져와선 여느 한국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들로 채우는 작가라니....젊은 배우들이 멋있어 저도 거기에 열광하긴 했지만, 캔디형 여주인공 김윤희, 까칠하지만 자상한다데 잘나기까지한 남주인공 이선준, 나쁜남자지만 한 여자에게만은 지고지순한 서브남 문재신, 이 3명의 캐릭터는 멋있긴하지만 너무 진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잘금4인방 중 유일하게 입체적인 인물이었던 구용하가 이 드라마를 살린거죠. 구용하도 작가가 아닌 연기자 송중기가 살린 걸로 보여지지만요. 그 송중기도 중인이라는 설정엔 대책이 없더군요. 완전 어이없었습니다. 청춘퓨전사극이라며 시대적 고증과는 전혀 맞지 않는 현대적인 표현을 여기저기 넣더니, 청춘사극에다 왜 무거운 정치적 소재인 '금등지사'를 넣은건지...모든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고난, 그리고 그걸 이겨내는 성장과정, 거기다 정치이야기까지...참 일관성은 없으면서 욕심만 많은 제작진들 같습니다.

  • .. 2010.11.04 01:06 신고

    팬이지만 어젠 보는데 화가나서 견딜수가 없더라구요
    한창 성스 하던 중간에 유천군이 쇼케이스 활동으로 급하게 찍었을때도
    편집과 스토리 과정에 참 맘에 안드는게 많았는데
    어젠 방송 3시간전에 촬영을 끝냈대서
    그래...오늘 막방에 밀린 스토리에 촬영이 이제 끝났으니 또 편집 대본까지
    하면 대박 이겠다 했떠니
    정말 대박이더군요


    솔직히 저희팬들끼리 표현으로 말하자면
    똥을 줬어ㅡㅡ

    좌상댁 외아들과 부인이 성균관 박사라니ㄷㄷㄷㄷ
    성균관에서 공부하던 사람이 디자이너라니 ㄷㄷㄷㄷ
    갑자기 왠 무관이ㄷㄷㄷㄷ

    으억 똥을 받았어!!!!

    위에분 댓글 쓰면서봤는데
    솔직히 정말 팬들은 감싸지 않고 이렇게 얘기헸죠ㅋㅋㅋ

    유천아 너만 잘하면돼 살좀 빼고 연기 연습좀 하고
    망하면 너땜에 망하는거야..
    근데 이거 원....

    양궁관 스캔들이 너무 길었어요ㅡㅡ그뒤로 계속 질질ㅡㅡ

    그래도 배우들이 다 하나하나 너무 잘해주셔서ㅜㅜ

  • 성균관 스캔들, 이건 공중파 KBS 에서 조선시대 청소년들이 기생과 성교를 하고 그 증표를 받아오는 신고식에다가, 그걸 지키지 못하면 사람오줌을 맞아?

    미친거 아냐?

    저 제작진과 이를 허용한 KBS 직원들은 징역을 받고 처벌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기자들이 아무 생각없이 기사를 쓴다. 막장 드라마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이후 자기네들한테 잘보이지 않은 제작진드라마를 공격하는데 쓰며, 또 자신들이 만든 기준에 부합해도 잘보이면 착한드라마라고 한다.

  • 후속으로 KBS에서 방영을 시작한 <성균관 스캔들>은 윗전들을 비방하는데 정신이 팔려 자신들의 잘못은 보지 못하는 ... 흔히 얘기하는 서민편드는 흥청망청 양민들을 보는 것 같아 보기가 짜증이 났다. '그 더러운 잘난척'이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쓸 말이 없다.




    추신. 연기가 어디가 합격점이라는 걸까? 그 어색한 말투에 ...



    추신. <성균관 스캔들>에서 보였던 것은 나오는 주연들의 팬들 위한 잘생긴외모와, '10대들을 겨냥한 에로틱한 분위기'라는 (그것도 '국민의방송'사에서) 것 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구미호에서 잠시 실망감을 풀었던 국민의방송사는 다시 작년부터 보여준 형편없는 망가짐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 곰돌이 2010.11.05 10:03 신고

    아.. 진짜 속시원하다 ㅋㅋㅋㅋㅋㅋ
    이 글 많은 분들이 봐야 할텐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성스 연기자들 그리 연기 잘하지는 못했습니다.몇몇 잘하는 분들이 있긴 했지만
    대본에 눌러 빛을 발하지 못했고, 연기 잘했다고 자꾸 기사나왔던 배우들 -
    갓 데뷔해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만큼만 했습니다.
    대본도 정말 산으로간거 같기도 하고, 갈팡질팡 짜증만 났어요 ㅋㅋㅋㅋㅋ

  • 제작진은 2010.11.05 12:06 신고

    본인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배우들이 '예쁘기' 때문에 지금 이만큼의 칭찬도 받고 있는거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저도 방영되는 내내 성스를 닥본사하며 챙겨보고, 인터넷 공간에서 칭찬하고 버닝했지만 마지막회까지 보고 나니 성질이 나서 참을 수가 없더군요. 도대체 왜? 마지막회를 그따위로 말아먹을 생각을 했을까요. 설마 설마 하며 참고 보던 19강에서 자막 올리고 감사인사 날리며 끝냈어야 한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첫강을 보고 나서 '이거 4명 우정에만 집중해도 20회 충분히 뽑겠는데'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작가님 욕심은 너무 지나치고 역량은 부족했죠. 원작에 없기 때문에 하인수가 불필요한 인물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극에 필요한 부분이라면 새로운 인물들, 설정들 얼마든지 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과했어요. 그냥 가지고 있는 재료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데 무리해서 이것저것 다 집어넣다 개밥이 되어버린 뭔가를 보는 것 같달까요. 여림이라는 캐릭터, 정말 독특하고 매력있는 캐릭터였는데 분량 문제는 차치하고도 너무 이상하게 만들어버렸어요. 여림이가 왜........아니 작가님 여림이한테 무슨 원수 지셨쎄요? 엔딩의 선준윤희 빨간책 드립은 진짜 욕이 튀어나울 정도였어요. 성균관스캔들을 그저 '스캔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드라마로 만들어버리는 최악의 엔딩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이 하하호호 웃고 있는다고 해서 그게 다 해피엔딩입니까? 시청자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은데요. 최근에 본 드라마 중 최악의 '새드엔딩'이었어요, 적어도 저한테는요.

  • 솔직히 어떤 부분이 명품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퓨전사극치고는 성공한 편이긴 하지만, 스스로 퓨전사극이라고 명확히 밝힌 것도 아니기에 ...

  • 성스폐인 2010.11.09 23:09 신고

    글쓰신분은 성별이 어떻게 될런지는 몰라도...
    청춘의 설레임을 주기위한 면에서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저를 비롯한 성스 게시판의 여성 시청자분들이 그걸 증명합니다.

    단지 잘생기고 이쁜 배우들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진한 키스신이나 노출신이 없이도
    뭔가 새로운 감성이 존재했었거든요.

    '동이' 같은 뻔한 사극에 지쳐갈때쯤 찾아온 단비같은 드라마 였습니다.

    그 새로움이 사극의 역사적인 고증을 해칠지언정..
    예술분야 에서는 더 칭찬해줘야 할 면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나 대사례중계 장면은 말은 안되지만 정말 신기하고 신나는 장면이었으니까요.

    이런 드라마가 존재함으로써 앞으로 이 드라마의 새로운 시도를 발판으로
    새롭고 짜임새도 있는 드라마가 생겨날거라 봅니다.

    전 사실 케이블쪽 방송작가로서 처음에 성균관 스캔들이 시작할때 시샘의 눈으로 봤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푹 빠져서 보게되었답니다.

    짜임새나 역사적인 고증..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니까요.

    그런면에서 성균관 스캔들은 다모와 케세라세라 이후로 폐인을 양성한 유일한 드라마가 되었지요.

    오히려 방송가에서는 jyj와 sm사태와 맞물려 저평가 되었다는 의견이 대세입니다.

    • 드라마에 대한 평은 사람마다 달라질수 있습니다. 성스폐인님이 그렇게 느끼셨다면 성균관스캔들은 좋은드라마겠지요.

  • 그나 2010.11.10 13:05 신고

    저도 님의 글에 120% 동감합니다..
    솔직히 배우들 빼고는 참으로 실망스러웠어요..
    특히 송중기의 재발견이라 할 만 했죠. 그전에는 그저 이쁘장하게 생긴 얼굴이군 정도였는데 이렇게 능수능란하게 캐릭터를 요리할 줄은 몰랐습니다.
    유아인도 예상외의 캐릭터싱크로율을 보여줬고요..몇몇 장면들에서는 감탄스럽기까지 하더군요..
    주인공 커플 캐릭터들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졌던 건 아쉬웠지만, 대본의 문제와 신인이란 점을 감안하면 무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막방을 보고 난 뒤의 그 허탈감과 어이없음이란..
    그럴 바에야 금등지사 얘기를 아예 넣질 말던가..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예능 춘추전국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는듯싶다. 마이너와 메이저의 싸움을 하고 있는듯한 무한도전이나 치아러쉬 일박이일, 필자가 너무나 사랑하는 예능이지만 역시 신정환의 빈자리는 컸던걸까. 유일하게 게스트의 격차가 없었던 토크쇼 라스의 평이해져가는 우울한 변화, 오빠들의 사랑만으로는 채울수 없는 매너리즘의 극치 청춘불패, 하모니의 압박으로 고요해져가는 사일런트 남자의 자격등. 대부분의 예능이 큰거 한개씩 터뜨리고 나서 숨고르기중이다.


그중에서 유일하게 제자리걸음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고있는 성장형 버라이어티가 하나 있다. 바로 일요 예능 런닝맨이다. 필자가 불과 몇달전에 "팬덤 없는 런닝맨을 응원하는 이유" 라는 격려 차원의 글을 올렸을만큼 인기 없고 호감도 없고 팬덤 하나 없던 런닝맨이 이제는 비호감이 호감으로 변함과 동시에 런닝맨의 골수팬도 하나둘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언제부턴가 버라이어티에 팬덤이 없는 프로는 이상하게 여겨지리만큼 드라마보다 더한 골수팬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요즘의 예능계의 추세다. 일박이일이나 무한도전과 같은 예능은 아이돌 팬클럽보다 더한 화력을 자랑할만큼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이 넷여론을 좌지우지하고 있기도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버라이어티에 팬덤이 무슨 영향력을 그리 크게 발휘하겠는가. 물론 어짜피 인터넷이야 찻잔속의 태풍이고 팬이 있건 비호감이 넘실대건 시청률만 잘 나오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얼 버라어이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요즘의 예능에서 호감도라는 것은 결코 무시할수 없는 매력적인 무기다. 무한도전이 버라어이티중에서 가장 웃기고 재밌기 때문에 팬이 많은 것이 아니다. 이미 무한도전은 재밌고 재미 없고를 떠나 그 멤버와 캐릭터와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겐 하나의 서사로 박혀버렸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런닝맨은 "SBS 일요 예능" 그리고 패밀리가 떴다의 후속작이라는 편견의 벽을 깨기가 몹시나 어려웠던 프로그램이었다. 저 두개의 단단한 편견은 마치 암석처럼 런닝맨을 둘러싸고 보지도 않고 무조건 재미 없을것이라며 비호감으로 단정을 내린 네티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초반 런닝맨이 받은 공격과 야유는 말도 못할 수준이었다. 그중에서도 프로그램의 메인 엠씨인 유재석에게 쏟아졌던 질타 역시 잔인하고 무자비했다. 런닝맨이 유재석이라는 대엠씨에게 민폐라는 타이틀을 내건 수많은 기사들은 런닝맨을 보지도 않고 보이콧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랬던 런닝맨이 오히려 요즘은 유재석의 프로그램들중 가장 희망적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달까.


런닝맨의 유재석은 그냥 진행 잘하는 메인 엠씨가 아니다. 게임의 임원이고 누구보다 활발한 에이스로 살아 숨쉰다. 유재석을 그저 진행 잘하는 엠씨로만 묶어두었던 기존의 프로그램들에서 그의 쿵쿵따 시절의 초특급 에이스 시절을 떠올리며 아쉬워하던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으리라. 유재석의 다른 프로그램들처럼 유재석 혼자 애걸복걸하며 캐릭터를 잡아주려고 생난리를 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멤버들의 구성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유재석은 런닝맨에서만큼은 메인 엠씨라는 무거운 감투를 벗어던질수 있는듯하다. 그건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기존의 유재석의 프로그램과 달리 유재석 한명에게만 모든 것을 의지하고 피드백이고 뭐고 입 닫고 귀 막아버린 맹꽁이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아닌 지적은 받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며 받아들이고 고치려는 자세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너무 가학적이고 유치하던 벌칙과 게임을 최대한 줄이고 새롭게 발전시켜나가려는 모습이 성장형 버라이어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제 막 캐릭터를 잡아가기 시작한 광수의 수줍은 똘끼와 사랑스러운 송지효의 뛰어난 예능감은 요즘 런닝맨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무기이며 다소 위화감이 들때가 있기는 하더라도 이런 캐릭터는 꼭 필요하다 싶은 힘과 정열의 김종국과 소녀팬을 끌어모으는데 한몫하는 똑똑한 청년 송중기의 매력 역시 참으로 잘 구성이 된 조합이라 보여진다. (런닝맨을 보고 있으면 의외로 전략을 짜거나 캐릭터를 잡아주는 것이 송중기인 경우가 많다.) 사실 유재석과 투톱의 활력소는 줘야할 지석진이 의외로 한몫하지 못한다는 점이 제일 아쉽긴한데 이점 역시 조속히 고쳐질 부분이라고 보여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런닝맨을 2류가 아닌 1류로 보이게하는 유재석. 그의 네임밸류는 역시 무시할수가 없는 큰 존재감이다. 특히 지효에게 무선으로 "지효야. 고맙다. 정말 고마워" 라고 말하는 유재석의 쉰 목소리와 파란 유니폼 사이사이에 얼룩진 땀자욱을 보는데 뭔가 순간 감정이 울컥해져서 창피하게도 쓰잘데기 없이 눈물이 나오려 했다. 아. 가을이라 감성적으로 변하고 있는건가.^^;

이토록 자리잡아가는 런닝맨에게 한가지 충고를 하자면 이전에도 말했지만 마지막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벌칙이 너무나 유치하고 재미가 없고 시시하다. 일전에도 말했듯이 가학적이지 않고 출연자에게 피해가 없으면서도 화력을 불태울 맛있는것 놓고 대결하기가 제일 나을것 같다. 그 시간대 예능엔 먹는 장면이 잘 먹히기도 하니까. 맛없는 디저트는 안내놓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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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9

  • 초반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많이 성장했습니다. 역시 마지막 벌칙은 좀 그렇지만 어쨌든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만큼 커나갔죠. 기대가 되네요. 런닝맨..^^

  • 지나가다 2010.11.01 08:54 신고

    정말 처음에는 어떻게 보면 의무적으로 보게되었는데 지금은 일요일이 기다려지게 되었어요,점점 진화하는 것은 맞는것 같고,제작진도 시청자의견을 많이 방영하려는 것 같으니 말이예요. 여튼 런닝맨 화이팅입니다~

  • 불신의 늪 2010.11.01 12:02 신고

    나날이 진보하는 성장형 버라이어티라 참 좋으신 말씀입니다,현재의 배부름에 만족하여 발전성이 전혀 없이 몇년간을 하나의 진부한 포맷으로 거져 먹는 타 프로와는 넘 현격한 차이입니다,

    모든것이 하루 아침에 완성되면 이 역시 꽤 재미가 없는것이지요,
    현재 처럼 나날이 단점을 메꿔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것 같아요,,,,

    • 네. 맞습니다. 현재의 인기에 안주하여 매너리즘에 빠진 기존의 버라어어티보다는 런닝맨의 가능성을 훨씬 높게 봅니다.

  • 2010.11.01 12:03

    비밀댓글입니다

  • 이번편 봤는데..잘 보다가..마지막 핫팬츠를 입고 노량진시장에 가고 소시 유리가 콧수염을 붙인 벌칙은 ...쫌..

  • 공감입니다 2010.11.02 19:01 신고

    처음에 런닝맨을 무하도전 골수팬이라서 보게되었는데
    요즘에는 무한도전이나 라디오 스타를 기다릴 때 보다 더 설레고 기다려지더라구요.
    라디오 스타는 신정환씨의 존재감이 너무 컸구 .. 무한도전은 언론에서 너무 흠집내서
    예전과 같지는 않지만 런닝맨은 한주, 한주 바뀌는 점이 재밌달까요?
    아마도 송지효양과 광수씨의 캐릭터가 잡히고, 또 예능감이 폭발해서 그런거겠지요?


성균관스캔들
장르
: 퓨전사극/리메이크
배우 : 믹키유천, 박민영, 송중기, 유아인
회차 : 성균관스캔들 16강까지
방영일자 : 2010. 10. 18


성균관 스캔들의 멘토가 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원작 자체가 재밌을수밖에 없는 소설이었다. 여전히 먹어주는 남장 여자라는 설정에 그것도 사극, 그리고 그 남장여자가 뛰어든 수많은 꽃미남 유생들이 가득한 성균관이라는 소재부터 기가 막히게 로맨틱한 설정이나 로맨스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지만 그에 못지 않은 청춘과 우정의 향연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소위 잘금 4인방이라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왠만한 일본 순정 만화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만큼 퀄리티가 높은 소스였다는 말이다.

이런류의 소스를 갖고 리메이크를 한다고 할때 다른건 필요 없다. 그냥 원작만큼만 해주면 된다. 이런 혜택을 받는 것이 모든 원작을 엄마로 둔 드라마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그 캐릭터와 에피소드 독특한 소재가 거의 꽃보다남자급으로 완벽한 손댈 것이 없는 환상적인 모태였다. 이런 소재는 굳이 양념 범벅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그대로 내놓으면 된다. 양념을 하고 요리사가 손을 많이 대면 댈수록 작품의 질이 떨어질수밖에 없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그 자체로 이미 완성이 되어있는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굳이 이 좋은 소스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억지로 밀어넣고 그것마저도 제대로 완성시키지 못해 원성을 듣고 있다. 이미 필자는 성균관 스캔들에 대한 리뷰로 로맨스도 아니도 정치사극이라고하기에도 뭔가 부족한 애매모호한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라고 지적한바 있는데 그 지적이 그대로 맞아들고 있어 아쉬움을 가실수 없게 한다. 성균관 스캔들은 정치도 우정도 캐릭터도 그리고 스캔들 즉 러브라인도 어느 하나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드라마다. 그것은 모두 작가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수있다. 그냥 그대로 진행시켜도 20부작이 부족할 드라마에 굳이 작가가 창작한 캐릭터들을 집어넣고 금등지사를 비롯한 정치 에피소드까지 다루는 아집을 보여 드라마의 퀄리티를 날이 갈수록 떨어뜨리고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원작에서 청춘을 바탕으로 고뇌하고 시기하면서도 우정을 키워가고 서로를 존경하던 잘금 4인방의 우정과 청춘은 온데간데 없이 지금은 그저 질투에 시기하고 장면 장면을 위해 러브라인 제스추어만 보여주는 네명 (아니 세명?)의 흔해빠진 삼각관계만 보여질 뿐이다.


거기에 작가는 더욱 고집을 부려 작가가 새로 창작한 금등지사 에피소드와 하인수라는 캐릭터를 놓지 않고 드라마의 절반 이상을 이들이 잡아먹게 만들고 있어 화가날 지경이다. 성균관스캔들에서 그려지는 금등지사는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고 소름이 끼칠만한 긴장감이 있는 리얼한 정치 에피소드도 아니다. 그냥 나오니까 나오는거고 진행이 되니까 진행이 되는거다. 심한 말로 성균관스캔들의 금등지사 에피소드는 한숨이 나올만큼 지리하고 답답하다. 우리집에서는 이를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불러 금등지사 에피소드만 나오면 잠시 휴식하고 딴짓을 한다. 하인수라는 작가가 새로 창작한 캐릭터에 쏟아붓는 애정의 과잉은 이제 신물이 날 정도. 성균관스캔들의 모든 사건과 갈등이 하인수로인해 시작되고 그로 인해 끝이 난다. 사건이 끝날때마다 인상쓴 하인수의 얼굴을 비춰주며 클로즈업하는 것을 보면 이 드라마는 흡사 하인수스캔들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싶다. 하인수뿐 아니라 거의 원작과 다르게 창조된 캐릭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하인수의 동생 하효은 역시 러브라인의 한축을 담당하고 모든 캐릭터를 휘젓고 있어 이제는 성균관스캔들의 작가가 드라마 작가를 이겨보고자 다른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성균관스캔들은 이미 오리지널이 존재한다.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자신의 오리지널에 넣으면 될텐데 왜 이토록 좋은 소스를 자신의 아집으로 망쳐놓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캐릭터에 대해서도 한마디. 걸오라는 캐릭터를 귀여니 소설급으로 본것인지 온갖 멋진 클리셰만 몰아주려하고 진정성과 깊이가 없는 것도 안타깝지만 이 드라마에서 진심으로 안타까운 것은 바로 여림 구용하다. 이 캐릭터는 그저 작가의 아바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개인 에피소드는 단 하나도 없이 그저 작가가 수습 못한 부분을 대신 채우고 쓸고 닦아주는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전작에서 천재처럼 반짝이던 재치와 뛰어난 술수로 미친말 걸오까지 무서워했던 여림이 그저 귀엽고 재밌는 쾌락주의자로만 묘사되고 있으며 하는 행동도 아무런 당위성이 없이 이루어지고있다. 원작의 여림이라면 위기에 빠진 걸오를 위해 술판을 벌이고 부채를 떨어뜨리는 아둔한 짓을 할리가 없다. 오히려 재기 넘치는 행동으로 장의를 물먹이는 것이 바로 여림이란 말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여림은 아무런 개연성 없이 사건을 묶었다 왜 그랬냐고하면 "나 구용하야" 로 설명을 대신한다. 여림이라는 캐릭터는 그리고나서 계속 방치 되다 또다시 작가가 풀기 어려운 상황이 있으면 잠시 써먹히고 다시 방치되고의 무한 루프다. 한마디로 여림 구용하는 송중기가 150프로 캐릭터를 살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드라마가 겨우 4회 남았다. but 드라마의 전개 속도를 보면 40회가 남은것만 같다. 풀어야할 얘기가 너무나 많은데 4회만에 그것을 어떻게 대충 정리할 것인지 눈앞이 캄캄하다. 특히 이전에 한번도 복선이 없었던 걸오의 팔찌를 갑자기 끄집어내어 금등지사와 홍벽서를 엮어보려는 장면은 어설프고 무능한 최악의 장면이었다. 성균관스캔들의 각색이 그다지 비판을 받지 않는 것은 그래도 착한 드라마이긴하지 않은가 라는 대충의 눈속임으로 뭔가 비판하기도 미묘한 분위기를 갖고있기 때문이지 결코 원작을 잘 각색한 네러티브를 가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성균관스캔들의 각색을 보면 맛의달인이라는 만화책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딸기밭에서 건네주는 연유를 들고 딸기를 연유에 찍어먹다 그들은 곧이어 연유에 찍어먹지 않고 그냥 생딸기를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딸기는 이미 완성이 된 상태라 그 이상의 조미료는 사족이었기 때문이다. 성균관스캔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완성이 되어있던 원작에 쓸데 없이 설탕을 쳐 맛을 버리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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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런닝맨은 광수가 살렸대이. 수줍수줍게만 보이던 이 멀대 청년이 이렇게 좋은 예능감을 갖고있을 줄이야. 그전부터 웃기다는 생각은 했지만 뭔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비로소 광수가 방생 시킨 거북이처럼 제대로 뛰어 놀아서 시청자를 웃겨줬다. 꽃중기와 믿기지 않는 페이스의 동갑내기 친구라는 광수의 송중기를 속이고나서 그 팬들에게 받은 협박 쪽지를 공개한 모함인지 실제인지 알지 못할 얘기부터 웃음을 터뜨려줬는데 이후 그것을 복수라도 하듯 송중기와 개리를 불러세워놓고 앉았다 일어났다 얼차려를 시키는 모습은 오늘 런닝맨 최고의 웃음거리중 하나였다. 그래도 착하게 광수의 말을 따라하다 결국 울컥해서 광수에게 달려드는 요즘 최고 주가 송중기의 모습도 귀여웠고 그에 잠시 움찔했지만 다시 레크레이션 조교를 흉내내며 앉았다 일어났다 얼차려를 시키는 광수를 보며 유재석이 얼마나 뿌듯해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런닝맨은 기존의 유재석의 프로그램과 다르게 신선한 멤버 구성과 거부감이 덜한 캐릭터들로 호감도를 사고 있는데 인물의 능력에 비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지 못하고 아직 캐릭터가 제대로 세워지지 못해 재미가 덜하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나마 자리를 잡은 것이 멍지효 악착지효로 자리 잡은 송지효였고 후발주자 광수까지 자신의 캐릭터를 확립했으니 이제 두명 정도는 제대로 자리를 잡은 셈이라 다행이다. 광수 같은 성격은 의외로 수줍음이 많아 주변의 분위기에 따라 예능감을 폭발시키느냐 쩌리로 남느냐의 양대산맥을 걷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회차로 파이팅을 제대로 받았으니 앞으로 광수의 런닝맨 활약은 기대해봐도 될성 싶다.



2.
위에서 말했듯 멤버 구성은 괜찮으나 프로그램에서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는듯싶다. 먼저 팀을 계속 바꾸지 말고 아예 고정팀원을 만들어서 팀웍을 키우고 경쟁심을 살릴 필요성이 있다. 계속해서 팀을 바꾸는 것은 멤버들 스스로도 팀웍이 키워지지 않아 악바리 근성이 재미 요소가 될 런닝맨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하지 싶은데 브레인+비주얼 담당인 송중기를 위시한 두뇌팀과 힘과 근성 담당인 김종국의 파워팀으로 나눠보는 것도 괜찮지 싶고(그러기엔 브레인이 될 멤버가 송중기 뿐일지도) 그것이 어렵다면 추격자팀과 도망자팀을 아예 확실히 선을 그어둘 필요성이 있다. 톰과 제리처럼. 추격하기에 용이한 송중기와 김종국은 추격자팀을 맡아야할 것이고 쫓는것보다는 도망치는 것이 어울리며 단연 런닝맨의 흐름 읽기의 최고봉인 유느님 유재석은 역시 도망자팀으로. 추격자 김종국을 대치할 파워풀한 인물로 광수를 넣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어쨌거나 멤버의 성격에 맞는 팀 구성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할때마다 계속 팀을 바꾸는것보다는.



3.
런닝맨은 아쉬운 것이 보통 세개의 코너로 나뉘어지는데 코너 두개가 살리면 나머지 한 코너가 프로그램을 말아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아이템 하나가 대박이 터졌다싶으면 계속해서 울궈먹으려는 모습이 종종 보여지는데 송중기를 내세워 꽤나 반응이 있었던 핫팬츠 벌칙과 몰래카메라는 참으로 한숨 나올만큼 시시한 구성이었다. 특히 노래부르기 게임에서 김종국이 일부러 가사를 틀리는 몰래카메라를 한다는 것은 구성 자체가 말이 안되는 트릭이었다. 나머지 출연자들이 김종국보다 모자라서가 아니라 가사를 틀리는 몰래카메라를 한다는 자체가 몰카의 설정으로 맞지 않고 김종국이 나머지 8명을 속인다는 구실로서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김종국이 노래를 틀린 사람에게 정말 정색을 하여 화를 내는 것을 몰카로 하던가 했어야지 김종국이 노래 가사를 틀린 것이 몰래카메라라는 것을 맞추는 것에 승패가 갈린다?? 도대체 누가 낸 아이디어인지 몰라도 참으로 조악하기 그지 없는 아이템이라고 할수있다. 초반을 이런 시시한 게임으로 시작했으니 흥미도가 떨어질수밖에.



4.
핫팬츠 벌칙 역시 시시하고 재미없었다. 런닝맨은 정말 벌칙이 아쉽다. 왜 항상 벌칙을 시시껄렁하게 만들어서 모든 것을 농담처럼 마무리하는지 모르겠다. 핫팬츠를 입은 벌칙담당이 사람도 별로 없는 순대 타운에 가서 순대를 먹는게 왜 벌칙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차라리 순대를 사갖고 와서 이긴팀이 먹는 것이 벌칙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런닝맨에 어울릴만한 벌칙이 뭔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런닝맨 시작전에 아주 맛있는 음식을 보여주고 이긴팀만 그것을 먹을수 있도록 구성해봐도 괜찮을거 같다. 그 시간대는 출연자가 음식을 먹는 모습이 나오면 시청률이 잘 나오는 시간대이기도하고 가학적이지도 않고 유치하지도 않아서 딱이지 않을까.

물론 요리 자체가 무척 맛있어보여야한다.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일본 구르메 방송을 보면 정말 군침이 뚝뚝 떨어질만한 요리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예를 들어 함박스테이크를 철판에 올려놓고 치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소스를 섞어서 먹는 모습이라던지. 아무튼 시청자와 팀원들 모두를 사로잡을만한 맛있는 풍경을 올려놓고 이기는 팀만 먹을수 있도록 배치하는 것도 괜찮지싶다. 세프가 직접 와서 요리를 하는 것도 좋고 서울 시내 알려진 유명 음식점을 방문하는 것도 괜찮겠다. 예를 들어 요즘 유행하는 매운 돈까스 집을 찾아가 이긴팀은 정상적인 돈까스를 먹고 진팀은 매운 돈가스를 먹는 것도 괜찮고.


5.
송지효의 보조개가 너무 예쁘다. 사랑스러운 그녀. 유하 감독은 어째 런닝맨 피디보다 미적 감각이 떨어지는듯싶다. 런닝맨의 영상 감각이 참 좋다. 패밀리가 떴다의 저질 화질이 떠올라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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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봄 2010.10.26 13:37 신고

    닥터콜님 글을 매우 꼼꼼히 챙겨보는 애독자입니다. ^^;
    사실, 런닝맨이란 프로그램은 있는지도 몰랐는데요, 닥터콜님덕에 자꾸 보고싶어지고, 궁금해지네요. ㅎㅎㅎ
    쓰시는 글들 모두 동감되는 글이 많아서 자주 자주 찾고 있습니다. 제대로 볼줄아는 눈썰미가 부럽고, 본대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글재주가 부럽고, 용기가 부럽네요. ^^
    앞으로도 좋은 글 열심히 읽을게요. 열심히 올려주세요. ^^

    • 안녕하세요.^^ 꾸준히 보시는 분이 있다니 호랑이기운처럼 파워가 솟아나는군요. 감사합니다. 가끔 글쓰면서 매너리즘이나 짜증이 솟아날때면 봄봄님의 댓글을 생각하겠습니다.


1.
오늘의 성균관 스캔들은 전체적으로 형편 없었다. 불통이다. 불통. 지난주부터 느꼈던 생방의 스믈스믈한 기운이 오늘 제대로 피어올랐다. 관계의 진전이 없이 그저 질투에 눈먼 사내들의 극단적인 모습만 묘사하는 이 드라마의 조악한 스토리며 세련되지 못한 미천한 편집이 용인 되는 것은 그래도 이 드라마가 교훈과 선이라는 바탕을 깔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비난할수 없는 이미지가 있어서일 것이다. 마치 일은 참 못하는데 너무 착해서 욕할수 없는 직장 동료 같은 분위기랄까?



2.
참 이상하게도 성균관 스캔들은 기존 드라마의 섬세한 청춘과 정치와 우정의 갈등과 화합을 모조리 제거해버리고 오로지 러브라인 하나로만 채우고 있음에도 신기하게 설렘이 없다. 작가와 연출 모두가 연애를 싫어하거나 관심이 없거나 초보자들인듯. 기존의 선준과 윤희 그리고 걸오라는 삼각라인에 부용화와 초선의 오각라인까지 형성하면서도 전혀 긴장감이나 설렘 없이 오히려 캐릭터의 당위성 유무만 따지게 되는 희한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도 무리가 없어보이는 미래를 달리는 소녀 하효은 (부용화)을 위시한 유치한 질투 불러일으키기 작전은 너무나 고리타분해서 쉰내가 날 정도인데 이것을 연출하는 연출가의 센스 역시 참으로 허접찬란하다. 아련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구태의연한 음악이 깔리는 와중에 참으로 촌스럽게도 윤희의 모습을 떠올리며 하효은의 얼굴과 윤희를 착각하는 장면은 장면 자체도 거북했거니와 마치 암전처럼 깜빡이는 까만 장면의 전환들은 단순히 노림수가 촌스러웠던걸까. 아니면 편집의 실수였던걸까.




3.
그동안 전혀 10년지기의 정이나 애틋함 따윈 찾아볼래야 찾아볼수 없었던 말로만 베프 걸오와 여림 라인의 노림수 돋는 비엘 도발씬은 참으로 당위성을 상실한 장면이라고 말할수밖에 없었다. 마치 소 닭보듯 여림을 대하는 걸오를 놓고 10년지기 운운하며 가지 말라고 눈물을 떨구는 여림의 모습과 "그럼 난 뭐냐?" 라고 정인을 대하는 듯한 여림의 대사를 놓고선 도대체 배우가 어떤 심정으로 이 장면을 연기해주길 바란걸까라고 반문해보고 싶었을 정도. 물론 상황을 이해하려면 굳이 이해 못할 것도 없으나 성균관스캔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늘 그랬듯이 씬을 놓고 시청자를 설득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 스스로 나서서 그 장면을 이해해보려 짱구를 굴려야한다는 점이다. 이 드라마가 추리드라마였던가?




4.
하지만 그럼에도 오늘 배우들의 연기는 참으로 좋았다. 나날이 연기가 성숙해지는듯한 믹키유천의 첫사랑과 실연을 동시에 느끼는듯한 이중적인 감정을 담은 씬은 꽤나 디테일이 필요한 부분이었는데 의외로 괜찮게 소화했다고 보여지며 볼때마다 김치 한주먹은 먹고싶은 90년대초 인터넷 소설의 주인공 같은 걸오의 대사를 섹시하게 소화해내는 유아인의 연기력도 칭찬해주고싶다. 그 사이로 중심을 잘 파고드는 박민영도 훌륭하며 무엇보다 턱없이 작은 비중과 작가의 아바타 노릇을 하느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여림이라는 캐릭터를 연기로서 당위성을 심어주는 송중기의 디테일은 그야말로 입이 닳도록 칭찬해줘도 아깝지 않을 지경이다. 사실 오늘의 구용하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가지마라고 외치는 장면은 장면만 놓고보면 사망선고 수준의 개연성을 갖고 있었으나 송중기의 감정 표현과 흩날리는 눈물 줄기 때문에 의외로 명장면으로 와닿았던 부분이라고 할수있겠다.




5.
필자는 이미 한번 연기력을 지적한 배우에게 두번 세번 계속해서 질책하는 것은 삼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이미 비판을 했던바있는 서효림에 대해서는 무난하게 넘어가려했으나 정말 날이 갈수록 너무한 수준이다 싶다. 사실 이건 어찌보면 서효림 자체보다 그녀가 도무지 소화할수 없는 캐릭터를 억지로 부여하는 텍스트에 더 문제가 있다 싶은데. 서효림은 단순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연기할수있는 배우이긴하나 내숭과 청순을 오고가며 남성을 사로잡고야마는 천하일색 여우녀를 비호감 없이 연기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수준이다. 더욱이 겉모습만 놓고 보면 어김 없이 내숭을 떨고 본모습을 감추고 있는것 같은데 또 섬에 갇힌 이선준을 떠올리며 눈물을 떨구는 모습은 청순을 연기하고 싶어하는듯해서 도대체 어느쪽에 장단을 맞춰야할지 알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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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12 20:44

    비밀댓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 글쎄요 저는 처음부터 쭉 다음뷰랑 같이 걸어놔서 별 차이를 못느꼈는데 그럴수도 있으려나요.그런데 창작블로그 링크를 걸어놓은 글과 안걸어놓은 글의 추천수가 그닥 차이는 없는것 같더라구요.

  • 제 여자친구가 푹 빠져있다지요..
    처음엔 이런저런 단점들만 찾더니..그러려니 하고 보네요..말씀하신 대로 송중기의 연기가 나날이 발전하더라구요..

    그래도 궁금은합니다..사극에서 남장여자가 등장해서 동성애를 다룬다는 점이 신선해서..작가가 어떻게 그려갈지 궁금해진다지요..

    • 안녕하세요. 요즘 저도 거의 포기 상태로 그러려니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역시 아쉬운 점을 끄적이게 되는 것은 이 드라마에 애정이 좀 남아있기 때문이겠지요. 말씀하신대로 송중기 연기는 나날이 발전해서 기특합니다.^^

  • 2010.10.13 12:51

    비밀댓글입니다

  • 상큼블루 2010.10.29 14:09 신고

    말씀하신대로 편집은 문제가 많아 보였습니다..
    장치기 장면은 손발이 완전 오그라들었다는..ㅡㅡ;
    그래도 연기자들의 연기는 꽤 마음에 든답니다..
    과한 내숭을 선보이는 서효림의 오버연기도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로..ㅋ



성균관스캔들의 여림은 굉장히 특이한 위치에 서있다. 분명 포지션만 따지고 보자면 메인 주연이라 부를수 있는데 그가 갖고있는 분량은 때론 단역 정도의 수준이고 무엇보다 스캔들이라는 이름이 붙은 로맨스 사극에서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를 차지할 메인 러브라인은 애초부터 단절되어 서브 주연이라고 부르기에도 뭣한 상황이다. 더욱이 원작에서 유일한 유부남으로 나와 아내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던 나름의 서사가 있었던 캐릭터가 성균관 스캔들 내에서 유일하게 주변인이 없는 인물로 그려져 한마디로 미래와 과거가 단절된 세계관을 갖고있는 셈인데 주어지는 씬들 역시 메인 사건과는 거리가 멀고 퀄리티가 낮은 장면들 밖에 없어 여림이라는 캐릭터를 원작에서부터 사랑해왔던 내겐 아쉬움을 남겨줄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상하게 가장 눈길이 가고 시선을 사로 잡는 희한한 인물이 바로 여림 구용하다.


미친 비주얼의 존재감

원작의 여림은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고 한끼 밥보다 여인에게 안기기를 좋아하는 지독한 탐미주의자였다. 하지만 특별히 외모에 대한 언급은 없어 그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상상을 해보지 못했는데 드라마속의 여림은 내 이런 생각을 완전히 깨버릴정도의 아름다움을 갖고있는 인물이었다. 미를 탐하는 자가 스스로 아름다움을 취하고 있을 줄이야. 사실 드라마속의 여림이 미와 여인에 대해 집착하는 것이 재밌는 것은 그가 오히려 자신이 집착하는 대상보다 더한 미모를 갖고있다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자체 발광이라는 말이 송중기만큼 어울리는 인물이 또 있나 싶다. 싸이더스에서 특수 반사판을 조공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송중기만 나오면 다른 차원의 드라마를 보는듯한 기분이 든다.

아름다운 것을 탐하는 사람이 본인은 더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여림 최고의 묘미.


시선이 갈수밖에 없는 디테일한 캐릭터 묘사

위에도 말했지만 사실 송중기의 여림은 어디까지나 메인과는 벗어난 방관자형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다지 퀄리티 높은 씬을 하사 받는다고 볼수는 없다. 대체로 신변잡기적인 소품 같은 씬이 대부분이지만 같은 표정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소한 장면 하나를 퀄리티 높게 묘사하는 송중기의 연기력이 저절로 시선이 갈수밖에 없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특히 몇몇 장면은 애드립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운데 유생을 욕하는 소리에 발끈해서 버럭하고 일어났다가 금새 깨갱하고 돌아서 아이를 들어 상황을 모면하는 모습이나 십년지기 친구 걸오에게 애정 공세를 퍼붓다 그것이 실패하자 그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고는 선준과 윤희를 붙여놓는 동선이 너무나 안정적으로 이어져 연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염려스러웠던 부용화와의 러브라인 역시 생각외로 꽤나 긴장감을 주는 부분이 있었는데 통성명을 하자는 하효은(부용화)의 턱을 부여잡고 유혹하듯 속삭이는 자연스러운 연기에는 그야말로 깜짝 놀랐을정도. 원래 모르던 사이도 아니고 이미 뮤직뱅크를 통해 인연을 트고있는 친구 같은 서효림에게 이토록 자연스러운 능글맞음을 선사할수 있을줄이야. 비록 드라마속에서 유일하게 주변인물과 개인 세계관이 없는 인물이지만 그 아쉬움을 송중기라는 배우의 디테일로 살릴수 있다는 점은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정도다.


여림이라는 캐릭터가 갖고있는 이중성

가장 가볍게 여기면서도 가장 무겁게 여기는 함부로 할수없는 캐릭터가 바로 여림이다. 누구나 쉽게 엉겨붙지만 또 누구나 그를 두려워하며 멀리한다. 미친말 걸오와 성균관 실세 장의를 한손에 올려놓고 저울질 하며 갖고놀수 있는 것이 바로 여림이다. 비상하게 빠른 머리와 두려울 정도의 사태 파악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어지러운 성균관 카오스의 중심에 있는 여림이기에 그는 절대 적으로 돌려서도 안되지만 내 편이라고 온전히 마음을 놓을수도 없는 캐릭터다. (필자는 장의 하인수에게 거리낌 없이 총구를 들이대는 여림에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정말 식겁했다.) 정확히 말하면 성균관 최고 실세일지도 모를 이 캐릭터. 성균관 스캔들 11강에서는 윤희를 여성으로 인식하고 겁을 집어먹고있는 걸오와 그녀를 남성으로 생각하고있어 괴로운 선준, 그런 선준에게 은근히 마음이 있는 윤희와 대놓고 선준을 짝사랑하는 부용화라는 네사람의 러브라인 관계도를 한방에 일그러뜨리며 무려 순식간에 네명을 그야말로 물먹여버린 무서움을 보여줬다. 마음만 먹으면 쥐락펴락이 아주 자유로운 놈인 셈이다.

물론 이런 여림도 마냥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되게됐다. 여림이 가진 최대의 무기인 어느 쪽도 터치하지 않고 중심에 서있겠다는 약조가 하인수파와 이선준파로 극명하게 갈린 가운데 이미 잘금 4인방으로 투입이 되어 소속이 생겨버린지라 하인수의 눈엣가시로 찍힐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만년 사춘기 하인수의 눈부라림이 여림을 어떤식으로 압박하게 될지 ..과연 소문의 다크여림의 가능성은?


여림이라는 캐릭터는 러브라인도 없고 메인사건은 벗어난 참으로 특이한 주연이다. 하지만 이 캐릭터를 사랑할수밖에 없는 것은 작가가 미처 보여주지도 않은 세계관을 상상하게까지해서 이끌어내는 배우의 디테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 러브라인이 없는 특이한 서브주연의 깨알같은 디테일로 빠져드실 분은 어디 안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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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ttersweet 2010.10.06 09:00 신고

    여기 여림이보려고 성균관 닥본사하는 사람 있어요~~ 배우본인이 캐릭터를 많이 연구해서 연기한다는게 절로 느껴지더라구요ㅎㅎ
    저도 원작에서부터 여림이팬인데 송중기씨가 배역을 맡아서 정말 좋습니다그려~

  • 저도 여림을 제일 좋아하는데, 닥터콜님의 글을 읽으니 더 좋아졌습니다..ㅎㅎ
    송중기는 이 드라마에서 모처럼 자기의 매력을 120% 발산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원작에서 구용하가 하효은과의 러브라인이 있나요? 뜻밖이네요..
    하효은은 이선준 바라기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는지 스포 좀 흘려주심 안될까요? ㅎㅎ
    난 스포가 좋아! ㅋㅋ

    •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빛무리님이 리플을 남겨주시다니 감격..^^ 빛무리님도 여림을 좋아하시는군요. 정말 송중기가 이 드라마에서 제대로 매력을 발산하며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는것 같아요. 아 그리고 제가 글을 오해하게 썼나보네요.^^;; 원작에서는 구용하와 하효은의 러브라인이 아니라 구용하가 조선 최고의 여자를 사랑하고 싶다는 식의 발언을 하거든요. 그 말에 윤희가 부용화 즉 하효은을 떠올리죠. 그런데 그 이유는 곧 여림의 부인이 하효은과 닮아서였죠.^^ 원작에서 여림은 부인만을 사랑한답니다.

  • ^^ 2010.10.06 10:51 신고

    저는 딱히 이선준이나 문재신 캐릭터엔 매력을 못느끼는 반면에
    여림 구용하 캐릭터는 정말.. 초기부터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보고 있어요

    그러던 중 윤희가 구용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씬을 촬영하는 메이킹필름을 봤는데
    구용하가 윤희에게 이리 가까이 와보라고 손짓하는 걸 연습하더라구요.
    이렇게도 해봤다가 저렇게도 해봤다가 결국에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면서 손을 2번 까딱까딱 해보더니 음~ 이거면 되겠어 이런 표정을 짓더라구요 ㅋㅋ
    그 후로 다른 씬에서도 그 손짓 많이 쓰던데

    이 메이킹필름 보면서 저런 손짓 하나하나 같은 연기도 다 지도받아서 하는게 아니라 송중기군이 직접 만들어내는 거구나 하고 새삼 느꼈더랬죠.
    구용하 버릇 중 머리를 긁는 것 등등 요런 것들도 다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래서 더 애정이 가나봐요~

    공부도 잘해, 운동도 잘해, 연기도 잘해.. 외모까지 수준급이니.. ㅠㅠ

    • 그런 일이 있었군요.^^ 여림은 단순히 뛰는 장면도 남다르더라구요. 팔랑팔랑 노래를 흥얼거리며 ㅋㅋ 사소한 장면도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친구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 남자인데도 너무 좋다는 ㅎㅎ

  • nic 2010.10.06 13:50 신고

    오.. 너무 멋진 리뷰글 잘 보았습니다.
    전 성균관 스캔들 원작도 읽어보지 않았고, 드라마도 중간부터 가볍게 보기 시작한터라.. 대체 구용하라는 인물이 뭐하는 사람인지,
    분명 송중기라면 메인캐릭터 일텐데 윤식과의 러브라인이 없는건지,
    호기심 이상의 관심이 없는건지, 아님 윤식을 좋아하게 되는데 아직 표현이 안되고 있는건지, 윤식을 도와주려는건지 방해하려는건지, 젤 여리여리하게 생겼는데 왜 다 반말하고 다니는건지 ㅋㅋ 도무지 어떤 캐릭터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종종 정말 어떤 장면은 저 혼자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인물들을 보기에 소름돋기도 하구요 ㅋㅋ 귀여운 악역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근데 메인캐릭터는 항상 여주와 러브라인이 형성될 것이다..라는 제 생각 자체가 편견이었던거 같아요. 이 캐릭터는 그런 틀 없이도 충분히 멋진 거 같습니다.

  • 여림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주신 글 잘 보고 갑니다.
    성스의 잘금 4인방은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요.
    물론 여림 구용하도요.
    마지막까지 러브라인이 주어지질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원작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은 송중기!
    싱크로율 100%입니다. ^^

  • 지나가다 2010.10.07 10:21 신고

    저도 성스 원작은 읽지 않고 드라마만 가볍게 보고 있는데.. 다들 이쁘고 멋지지만 연기자의 힘이 느껴지는 건 역시 여림 구용하더군요. 분량은 적지만 임팩트는 무시 못할 정도죠. 소위 러브라인에 엮이지 않고도 이런 힘을 발휘하는 건 여림이라는 캐릭터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대단한 인물이라는 거, 일견 팔랑개비처럼 나부대는 가벼운 인물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순간에 집중하고 무서울 게 없는 허무주의자에 탐미주의자에 자유주의자라는 거, 그리고 그걸 송중기라는 연기자가 매우 영리하게 살려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신인급이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똑똑하네요. 저는 똑똑한 연기자가 좋더라구요.^^ 눈 좋은 감독이나 작가라면 앞으로 눈독을 많이 들이겠어요. 극본을 발 같이 써도 120% 살려낼 배우니까.
    저도 하인수와의 대면 씬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여림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낸 씬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소위 '다크 여림'의 활약이 더 기대됩니다. 속박을 가장 싫어하는 자유주의자 여림. 누군가 자신을 옭죄려 할 때 늘 짓고 있던 미소가 어떻게 변할까요?

  • 님이나 나나 구용하의 매력과 무서움을 미리짐작하고 기대하고 있으나 우리 작가님께서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아직 구용하를 잘 사용하고 계시지 않으니 매우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저 까불까불 구용하만을 보여주시느라 진정무서운구용하를 아직 덜보여주고 계시니 그저 구용하를 아끼는 1인으로써 김태희 작가님께 면담요청이나 한번 해볼까한다는 ㅎㅎㅎㅎ

  • 또한가지는 전 주인공 선준역의 유천군에게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데 다들 그만하면 잘한다는 대단히 너그러운 팬들을 많이 보유한 탓에 이의제기를 잘 못했답니다 ^^
    좀더 쌀쌀해보이고 좀더 날카롭고 좀더 대사가 똑떨어진 놈은 없었을까요? 그가하는 선준역은 대쪽같은 선비로는 절대 안보이는군요. 너무 부드러워요. 대사도 너무 웅얼거리고 말입니다. 법도를 따져대고 한치의 어긋나는짓도하지 않고 옳은말만 골라하는 얄미울정도의 꼿꼿함을 지닌 게시판상의 인물설명대로라면 도리어 하인수같은 말투와 눈매의 주인공이 었어야 할듯합니다. 그 완벽함이 윤희와 만나면서 자꾸 망가져가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잘 안되는것같아 아쉬워요. 드라마의 완성도면에서 자꾸 아쉬운맘이 드네요.

  • 나그네 2010.10.08 13:49 신고

    전 이거 원작은 안 보고 드라마만 봐서 막 특별한 기대 같은 건 없었거든요..근데 예고에서 송중기씨 보고 이 드라마 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정말 비주얼이 넘 좋아서^^그리고 동이랑 돌려보다가 본방 사수하게 되었는데 역시 여림 구용하는^^ㅎㅎㅎㅎㅎ

  • 지나가다 2010.10.15 14:59 신고

    구용하 캡쳐가 완전 예술입니다... 눈을 못때겠다눈...♡_♡



1. 드디어 이 커플이 "설렘"을 시전하기 시작. 정말 빡시게 분발한 박민영의 미모에도 그녀를 여인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선준은 정말 헛똑똑이일세. 이로써 이선준의 성정체성 고민하기~ 인생은 아름다워 시즌2가 나오는건가. 윤희를 여자로 알고있는 걸오의 짝사랑과 슬슬 몰랐던 일방통행에 파란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선준의 남자로서 인식하고 사랑하기 시작한 윤희에 대한 마음이 어떻게 엇갈려 나올지가 궁금하다.


2. 어찌 그래도 양반집 자제인 걸오보다 소년가장 정배가 더 부잣집 도련님으로 느껴지지. 더욱이 그 동생은 신데렐라언니의 서우 동생? KBS 정말 알뜰살뜰하게 배우들을 기용하는구나.


3. 작가와 연출진의 부용화, 하인수 남매에 대한 분량 만들기는 이제 강박으로 느껴질 정도. 어떤 사건이건 하인수의 인상 쓰는 모습 클로즈업으로 맺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나보다. 이젠 패턴으로 느껴질 정도니. 뭐든지 모자란게 넘치는 것보다 낫다. 그나마 연기를 그럭저럭 하는것처럼 보였던 하인수는 슬슬 연기의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하며 식상한 캐릭터가 되어버렸고 초반 호불호는 갈렸어도 제법 귀엽다는 느낌도 있었던 부용화는 민폐스러운 발연기의 저력을 넓혀가며 이제 드라마의 밉상으로 찍혔을 정도.


4. 순풍산부인과에서 개 잃어버렸다고 펑펑 울던 바보 정배가 이제 어른이 되어간다. 심지어 의찬이는 군입대. 아, 나는 정배와 의찬이가 마냥 꼬마일줄 알았지. 사실 정배는 너무 귀여웠고 미꼬마였던데다 연기력을 귀여움으로 실드치는 부족한 연기력의 아역배우였기에 이 친구가 훗날 연기자를 자신의 업으로 삼게 될줄은 몰랐다. 풀짝 뛰어오른 연기력과 서서히 캐릭터를 넓히며 필모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모습이 기특하다. 처음으로 정배가 아닌 이 친구의 본명을 직접 검색했다. 어라라. 이름이 이민호였군. 성균관 스캔들 이민호 라는 검색어는 꽃보다남자와 관계가 없습니다.


5. 성균관 스캔들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동방신기의 "찾았다" 와 함께 떠오르는 배우들의 스틸샷. 다른건 몰라도 성균관 스캔들의 비주얼 게이지는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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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균관스캔들은 기대를 약 20퍼센트만 줄이고 보면 재밌다. 애초에 너무 기대를 했던 것이 문제였다. 너무 기대를 하니까 정치사극을 원하는 이는 그것대로 실망하고 로맨스를 원하는 이는 설렘이 없다고 좌절한다. 기대감만 갖지 않으면 이 드라마는 괜찮은 드라마가 된다.



2. 믹키유천을 위해 캐릭터를 뜯어고쳐 차도남을 안겨줬다더니 차라리 그를 위해서였다면 원작 그대로 가보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라는 오랜 믹키유천팬인 지인분의 조언. 친구의 말로는 다정다감한 선배님 스타일이 얘에게는 딱이라는데.


3. 어쨌거나 사극에서 머리를 까고 이마를 드러냈음에도 훌륭한 비주얼을 선보이며 머릿빨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 믹키유천. 사극에서도 이정도니 현대극에서는 더 훌륭하지 않을까? 선배 나 열나는것 가토~ 이마 짚어주는 선배님 역할이면 딱이겠는걸.



4. 원작의 걸오는 정말 대단히, 그리고 아주 미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원작의 걸오가 미친말이라면 드라마의 걸오는 분홍빛 리본을 달아준 망아지 인형 같다. but 그 모양새가 나쁘진 않다. 오히려 유아인에게는 어울리는 큐트 버전의 걸오가 되어줬을지도. 작가가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는 느낌이 난다.


5. 작가님의 자가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도를 넘는다. 하인수라는 캐릭터가 원작에는 없는 창조한 인물이라고해서 이렇게 대놓고 푸쉬는 좀 너무하잖아. 그리고 도대체 하인수는 왜 항상 화가나 있는가? 혹시 집안의 양자인가? 참을수없는 슬픈 과거가 있는 캐릭터인가? 온 세상의 권세와 평화와 돈을 누리고 있는 자가 도대체 왜 맨날 얼굴에 인상을 쓰고 라비아니짓을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6. 송중기의 미모는 정말, 오늘도 여지없이 빛을 드러낸다. 그야말로 어도비를 자체 이식하고 나온듯 온몸이 반짝반짝. 티비에 얘만 나오면 다른 차원의 화면을 보는것 같다. 그야말로 자체발광. 연기까지 괜찮으니 작은 장면도 빛이 난다.


7. 보통 기존의 여주인공들은 오지랖+궁상+에고 삼박자를 갖춘 짜증스러움의 극단을 지닌 민폐형이 대부분인데 희한하게 박민영은 밉지가 않단 말이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오지랖 없는 여주인공이라서 좋다. 어설프게 뻘짓거리도 안하고. 자신의 짝사랑을 빌미삼아 당연하게 민폐를 끼치는 기존의 여주인공들과는 백퍼센트 다르다. 아. 여자이면서도 여자가 아니라서 가능한 캐릭터일지도 모르겠네.



8. 오랜만에 보는 정배. 반가웠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에서보다 신분이 하락했군. 연이 때문에 고생을 많이했나. 이젠 도둑질까지.


9. 박철민은 정말 신기한 것이 어느 드라마나 똑같은 연기를 하는데 모두 다르다.


10. 이 드라마 최고의 캐스팅은 바로 정조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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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퓨전사극/리메이크
배우 : 믹키유천, 박민영, 송중기, 유아인
회차 : 성균관스캔들 8회
방영일자 : 2010. 09. 21


갈등이 없는 드라마는 재미가 없다. 맞는 말이다. 심지어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가상 연애 버라이어티도 시종일관 갈등을 만들어내는터에 등장인물의 우여곡절을 통한 대리만족을 유도하는 드라마에서 이를 사용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되겠느냔 말이다. 성균관 스캔들 역시 드라마의 흥미도를 높이기 위한 두가지 갈등의 기폭제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여실히 깔아놓고 시청자를 당기려 노력중이다. 그리고 그것은 병조판서의 자식들로 나오는 하인수와 부용화라는 남매가 도맡고있는데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지나쳐 이젠 드라마가 갈등을 위한 존재로 전락할만큼 그 도를 넘고있다.

먼저 하인수라는 인물은 원작에는 없는, 작가가 창조한 인물이다. 이 캐릭터는 심지어 주연배우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드라마의 모든 갈등을 만들고 끝맺는 것을 도맡고있는데 선준을 향한 시기, 윤희를 짝사랑하는 초선을 향한 질투는 두 주인공들에게 매번 시련을 주며 드라마의 모든 갈등을 조장하고있다. 그야말로 갈등유발자인 셈이다. 두번째 부용화는 메인 주인공들의 사랑의 시련을 도맡는 전형적인 트랜디 드라마속 악녀로 등장하여 선준과 윤희의 사랑을 훼방 놓는데 열중하고있다. 문제는 이 두사람의 캐릭터가 너무나 전형적일뿐만 아니라 연기력마저 출중하지 못하여 드라마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의 갈등 조장이 지나치면 지나칠수록 드라마 자체의 품격이 떨어지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회차는 말 그대로 서효림을 띄워주기 위한 스테이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만큼 불필요한 상황들이 부용화로 인해 드라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했는데 도대체 부용화가 점집에서 점을 보며 이선준에 대한 사랑을 싹틔우고 거북한 남장까지하여 그의 집을 찾아가는 장면이 이 드라마에 그렇게 중요한 부분인걸까? 불필요한 장면들로 드라마를 소모시킨다는 생각이 들어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부용화라는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의 감초역일 뿐이다. 이런 캐릭터를 마치 드라마의 주요 삼각관계 라인인듯 만들어버리는 것은 도무지 제작진의 의도를 추측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더욱이 이번 회차의 서효림의 연기는 그야말로 재앙 수준이었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이런 전형적인 악역과 유치한 삼각관계를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잘금 4인방의 에피소드만으로 충분히 드라마를 띄우고도 남을만한 가치가 있는 소스다. 하지만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기는 커녕 여느 드라마에서도 보기 싫은 진부한 클리셰와 어처구니 없는 캐릭터의 나열로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 두 남매의 활약은 메인 캐릭터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메인 캐릭터를 살리고 띄워주어야할 역할을 해야하는 조역 배우들이 오히려 메인 캐릭터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 기껏 괜찮았던 이선준이라는 캐릭터가 뜬금없이 아버지 친구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부용화를 들어올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사족의 극치였다. 아무리 퓨전드라마라고 할지언정 엄연히 사대부의 자식이며 선비의 도리 운운하는 이선준이 이런 허무맹랑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는 최악의 장면이었다.

마음이 없으면서도 은근슬쩍 발을 빼지 못한채 담그고있는 우유부단한 남자주인공, 그 모습을 오해하여 그를 불신하는 여주인공은 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쉬운 소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평범한 드라마를 기준한 것이다. 성균관 스캔들이 한단계 높은 식상하지 않은 드라마가 되고 싶다면 불필요하고 전형적인 갈등 유발자들을 제발 제거시키기 바란다. 한시라도 빨리. 처음에는 그래도 귀엽다 정도의 수준이었던 서효림이 이런 극단적 갈등 조장으로인해 한순간에 민폐녀로 전락해버린다는 것이 몹시도 아쉬운 8회였다. 오늘은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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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22 11:55

    비밀댓글입니다

  • 글쓴이님 불통~! 2010.09.22 13:06 신고

    구용화를 들어올렸따~!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서효림 2010.09.22 21:03 신고

    서효림은 좋은데.
    역할이 너무 가볍기만한 느낌.
    더 무게있는 삼각관계를 만들수 있었을텐데.
    8화는 좀 무리수인 장면이 많았지요..
    안타까워요 ㅠㅠ
    계속 보긴 할꺼지만 8강처럼 너무 무리한 전개는 하지말기를..

  • ;; 2010.09.22 21:03 신고

    부용화가 아니라 하효은인데요..

    • gamjani 2010.09.23 00:19 신고

      부용화는 하효은을 지칭하는 성균관 유생들의 말이지요.
      모란 - 초선
      연꽃 - 효은
      국화 - 윤희.

      뭐 이런식으로 말입니다.

  • gamjani 2010.09.23 00:21 신고

    서효림의 연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아요. 아마 혼례가 깨질때까지는 계속 유치하고 어거지쓰는 모습이 계속될테니 지금 연기력을 이야기하긴 좀 이르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수다박수같은 몇가지 무리수를 두긴 했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소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1인. 책읽다가 '빡센 공부' 뭐 이런 문장보고 기겁했거든요. -,.- 냐항 얼른 월요일이 왔으면 좋겠어요~ ^^

    • 헉.. 2010.09.23 21:47 신고

      연기를 좀 더 지켜보자뇨...;;;

      표정,발성 다 그지같은데 .....보는내내 어색하고
      불편해서 나올때마다 짜증 유발함ㅡㅡ

      그사세에서 연기 잘했다던데 안봐서 모르겠고
      바람불어 좋은날에서도 연기 진짜 못하던데..

  • 11 2010.09.23 01:25 신고

    흠,,.연기수준 재앙이라니..ㅋ
    말씀이 넘 심하신듯ㅋ

    이글에 추천을 눌렀지만,
    서효림에대한것때문에...
    더 긴장감이 조소되는데요.
    매우 재미있습니다.ㅋㅋ
    너무 삼각관계에있어 무게감은 ㅋㅋ 안어울릴듯해요.;;
    연희와의관계도 좀 무겁더만...셋다무거우면좀글쵸 ㅋㅋ

  • 2010.09.23 04:26 신고

    아 정말 제가 하고싶은말을 그대로 옮긴듯 하네요.
    부용화는 연기도 사극에 너무 안어울리는데가
    애초에 책과 같은 이미지의 부용화였다면 이해라도 하는데..
    이건 왠 민폐인지...
    쓸데없는내용으로 시간만 질질끌고가고.
    저 공주님포즈는 정말 최악의 장면인듯...
    정말 무리수의 절정을 느꼈네요..휴ㅜ
    처음 걸오부분은 흥미진진했는데 점점 지루해져서 마지막부분은 정말 겨우겨우 봤어요.
    저도 불통!

  • 연기는좀 2010.09.23 10:08 신고

    서효림은 솔직하게 연예인할 재목이 아닌데;
    일일 연속극에서 혼자 어색한 연기로 꼴보기 싫게 하더니
    음악방송에서 또다시 혼자 어색작렬....
    목소리가 좋지않으면 연기라도 잘해야할텐데....
    심히 부담스러 쌍커플 수술티 코수술티 엄청 나는 얼굴로 들이대니 거부감이;;;
    쟤를 왜 띄워주는지 도통 모르겠음... 얘랑 토요일밤에 부른애 이름이 기억안나네
    이 둘은 솔직하게 연예인으로서의 매력이 하나도 없다.
    우결에 나왔던 토요일밤에 부른애도 진짜 답없는 성격에 매력없는 캐릭터 ㅎㅎㅎ
    얼굴이 남자상이라서 남자들한테 특별히 먹힐 얼굴도 아니고 그저 큰 키 하나믿고
    밀어주는데 좀 짜증남... 이제 깨달을때도 됐을텐데...

    서효림은 답이없음.... 그냥 부족함 어색함 부족하고 어색해도 매력이 있어야하는데
    흡입력이 제로라 주위연기자들까지한테 민폐끼치는 캐릭터...ㅉㅉㅉ
    성형티 작렬에 연기안돼 엠씨안돼 얘보다 이쁘고 잘난 연습생 많을텐데
    얘도 스폰서 빨인지 쩝

  • >< 2010.09.23 12:07 신고

    정말 하효은..... 몰입 안 되는 캐릭터-_-;;;
    귀엽지도 않아, 예쁘지도 않아...
    분량 좀 줄이고, 잘금 4인방이랑 다른 유생들 이야기로 풀어가는게 좋을꺼 같아요...
    그리고 선준이가 효은이 들어올린건 정말 무리수였음;
    아버지 친구들 뻔히 보는데서.. 그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텐데-_-ㅋ
    갑자기 캐릭터가 이상ㅎㅐ져버렸어요 ㅠ

    • 전 주인공 이선준을 왜 이렇게 묘사하는지 좀 이해가 안갑니다. 분량만 늘려줄 것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에 당위성을 좀 줬으면 합니다.

  • as 2010.09.23 14:58 신고

    저희어머니께서 어제 성균관재방송을 보시다가
    "쟈는 독립이나오는드라마에 나온지도 몇달이나됐는데도 연기가 늘지를 않더만은
    또나오는걸 봉께 쟈를 키워줄라꼬하는사람이 있능가베 "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보고있었는데,
    번쩍들어올리는 장면은.. 정말...뭥믜?!!!

    • 푸하하. 독립이 나오는 드라마라니 ㅋㅋㅋㅋ그러게요. 번쩍 들어올리는 장면은 아무리 퓨전 사극이라고해도 좀 아니었죠.

  • 가을하늘 2010.09.24 11:56 신고

    그러게요. 8강보고 화가 엄청 나더군요. 이런 수준낮은 이야기를 시간내서 봐야하는지. 쩝쩝 무슨 초딩용 드라마도 아니고.. ㅠㅠ

  • done 2010.09.25 16:42 신고

    솔직히 정말 보는 내내 부담스러웠어요. 눈및 다크서클?? 도 좀.. 그랬고 목소리도 너무 거슬렸다는... 연기도 정말..ㅡ.ㅡ ;;


장르 : 퓨전사극/리메이크
배우 : 믹키유천, 박민영, 송중기, 유아인
회차 : 성균관스캔들 7회까지
방영일자 : 2010. 09. 20

성균관 스캔들에서 가장 "자기 얘기" 가 없는 캐릭터가 바로 송중기가 연기하는 여림이라는 인물이다. 실제로 여림은 혼자서 출연하는 장면에서마저 다른 캐릭터의 부연 설명을 하거나 에피소드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제3자의 이미지로 등장한다. 이는 대체로 여타 드라마의 단역 배우가 주로 맡는 역할이다. 여림과 다른 캐릭터와의 투샷을 살펴봐도 흔히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갈땐 여림의 모습이 아닌 다른 캐릭터의 모습을 포커스한다. 이는 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여림이 아닌 다른 캐릭터라는 의미가 되겠다. 더욱이 로맨스와 정치가 결합된 이 드라마에서 여림은 어느쪽에도 중심인물로서 활약할수 없는 제약이 있는 캐릭터이다. 성균관 스캔들의 주요 러브라인은 선준과 윤희의 사랑이며 그 사이를 파고드는 인물이 바로 걸오다. 이로써 메인 스캔들이라고 할수있는 삼각관계가 완성이 되며 여기에 여림이 끼어들 여지는 분명히 없다. 로맨스를 다루는 드라마에서 러브라인에 참여할수가 없다면 그야말로 주목을 받을 여지가 더이상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연 분량만을 생각해보면 더욱 안타깝다. 메인 주인공 이름 다음으로 타이틀롤을 장식한 송중기는 무려 성균관 스캔들 6회에서는 3분도 채 안되는 분량으로 등장했으며 그역시 임펙트가 있는 인상적인 장면이 아닌 일반 사극의 감초 같은 이미지의 단역들이 맡는 역할일 뿐이었다. 가끔 뺀질나게 출연을 하더라도 대체적인 씬이 "얘. 너 오늘 어디 아픈데 있니? 안색이 안좋아." 라는 대사를 할법한 주인공친구2쯤 되는 역할이라 (심지어 주인공친구1은 하인수가 가져가버렸다.) 아무리 많이 나온다고해도 퀄리티 높은 장면에서 이미지를 소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균관 스캔들속 송중기는 빛이 난다. 그야말로 반짝반짝. 이것은 단순히 등장할때마다 다른 차원의 영상을 보는듯한 자체발광하는 화려한 꽃미모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여림은 적은 분량과 작은 비중의 캐릭터지만 등장할때마다 깊은 인상을 남기며 캐릭터의 자체 퀄리티를 한등급 올려놓는다. 책이 드라마화가 되면서 어찌보면 가장 피해를 입은 인물이 여림이라고 볼수도 있을텐데 그것은 원작에는 없는 하인수라는 캐릭터를 끼워넣은 것과 삼각관계를 더욱 가속화 시키겠다는 드라마의 각색으로인해 잘금4인방의 해결사 노릇을 하던 여림이라는 캐릭터의 역할을 하인수와의 갈등으로 대체시키면서 여림 자체의 캐릭터의 매력을 앗아가버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걸오와의 진한 우정 역시 삼각관계가 심화됨으로서 그속에 끼어들기가 참으로 어려워졌다.

한마디로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 여림을 송중기는 조급함 없이 매력적으로 천천히 그리고 여유있게 표현해낸다. 그가 빛나는 것은 여림이라는 캐릭터의 타인의 에피소드를 빛내고 그 캐릭터를 설명하는 역할로 다른 캐릭터를 띄워준다는 점에 있다. 사실 여림이라는 캐릭터는 어느 쪽에도 소속되지 않은채 성균관에서 가장 두려움을 갖고있는 걸오와 하인수 역시 아무런 부담 없이 평등하게 상대하는데 그런 연유로 여림은 항상 캐릭터와 캐릭터를 연결시켜 에피소드의 등장과 마무리를 보조하는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해내고있다. 그것은 송중기라는 배우가 가진 여림이라는 캐릭터의 해석력과 자체 표현력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여유라고 할수있을 것이다.


언제나 즐겁고 바라만봐도 유쾌한 인물이지만 사실 가볍다라는 말로만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 있을것만 같은 수수께끼속의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는 그의 연기는 실제로 성균관 스캔들 7회에서도 여러 캐릭터속을 오가며 그 진가를 발휘했는데 이는 여림이 송중기를 살린게 아니라 실제로 송중기가 여림을 살렸다고해도 과언이 아닐만한 장면들이었다. (실제로 그는 7회 역시 초선과 윤희 그리고 하인수의 갈등 심화와 윤희의 여성성을 걸오에게 밝히게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하나같이 다 빛이 났다. 그것은 능글맞기까지한 송중기의 자연스러운 연기력과 내편인듯하면서도 마음을 놓을수 없게 만드는 여림이라는 캐릭터의 다채로움을 표현하는 송중기의 섬세한 디테일이 있기 때문이다. 윤희를 여성으로 인식하는 여림이 마치 기회를 잡았다는듯 능청맞게 그녀의 옷을 벗기다 기겁하는 윤희의 의중을 떠보듯 순식간에 장난스러운 눈빛을 거두고 유혹하듯 다가서는 모습에서는 한장면에서도 참으로 여러가지의 느낌을 소화해낸다는 느낌을 갖게하는데 실제로 그는 카메라가 자신을 중점으로 잡지 않는 장면에서도 그 상황에서 여림이라면 했어야할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다.


온전히 내 편인듯 위기에서 빠져나갈수있게 도와줬다가 방심한순간 다시 위기속으로 빠뜨리는 수수께끼의 캐릭터 여림. 이는 능글맞기까지한 송중기의 여유있는 연기력과 사소한 동작도놓칠수 없게 만드는 세밀한 캐릭터 해석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쯤되니 남을 설명하는 여림이 아닌 자신을 드러내는 여림이 보고싶어져 갈증이 난다.

Ps. 송중기의 여림이 중요한 것은 아무리 봐도 여자인 박민영의 엉터리 "남장"이 이해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윤희보다 더 빛나는 여림을 보고 있노라면 "저렇게 생긴 남자가 어딨어" 라는 소리가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기생들 보다 더 예뻐주시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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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4

  • 맞아요 2010.09.21 16:52 신고

    어떻게 남자가 여주인공 박민영씨보다 더 아름다울 수가 있는거죠?ㅎㅎㅎㅎ
    그냥 볼 때마다 우유 빛 뽀얀피부와 환한 미소 그리고 붉은 입술까지ㅎㅎㅎ
    아주 그냥~ ㅎㅎㅎㅎㅎ

  • 아쉬운게 2010.09.22 20:52 신고

    요 작가가 원작에서 꼭 빼놓으면 안 될 부분들을 너무 많이 뺐단거에요ㅠ쓸데없는 부분은 자꾸늘리고ㅠ여림과 걸오의 꿍짝도 빠뜨리고 여림의 능력도 별로 안보여주고.여림이 계속 참견하느라 제대로 반영하면 원래 분량도 많았을껀데!송중기가 연기를 못하면 말을안해요 비중을 늘려도 모자랄 송중기는 줄이고 오글거리는 서효림은 볼맛떨어지게 왜자꾸 등장하는지 원;;

  • brgr 2010.09.23 00:33 신고

    슬레이어즈의 제로스같은 느낌입니다.
    가볍게 지나가듯 말을 던지지만 그 존재감은 결코 가볍지 않은
    적당한 긴장과 분위기 고조를 연출하지요.
    그런 면에서 송준기군에게 한 표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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