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무한도전 +61

 

무한도전은 잘못을 해도 그리 혼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합니다. 언론이나 방송사, 즉 방송 외부에서 윗선이 쥐고 흔들려는 '외압'은 종종 겪어도 대중의 사랑만큼은 그럴 수 없게 큰 응원을 받아왔던 예능 프로그램이지요. 그 사랑의 크기는 역대 예능 프로그램 중 첫 번째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대한민국, 심지어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보아도 무한도전만큼의 사랑을 받은 예능 프로그램은 없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건 단순히 시청률의 수치만으로 환산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닙니다. 이미 무한도전은 시청률,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전무후무한 공익 예능이니까요. 15퍼센트 남짓한 시청률을 가지고선 방영하는 에피소드의 대부분을 전 국민의 이벤트로 이끌어내는 '공익성'이야말로 도리어 무한도전의 위엄을 증명하는 가치가 될 테죠. 드라마는 물론이오. 그 어떤 교양 프로그램이나 심지어 뉴스데스크와 겨루어봐도 무한도전을 이길만한 신뢰도와 호소력을 가진 프로그램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무한도전을 마블사의 캐릭터화한다면 엑스맨의 '프로페서 X'가 될 것입니다. 이 괴물 예능은, 가요제를 열었다 하면 그게 바로 전 국민의 여름 축제가 되어버리고 뭔 특집을 했다 하면 적어도 몇 달은 대중의 중심 화제로 떠들게 할 수 있습니다. 군중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설득력과 호소력. 그 모든 것은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상징성, 즉 두꺼운 신뢰도 덕분이겠죠. 대중을 움직이는 예능.

 

그런 무한도전에 드물게도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바로 5월 24일. 380회로 준비된 기획, '홍철아~ 장가가자!'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이죠. 시청자 게시판의 절반 이상은 이전처럼 응원 글이 아닌 분노와 상처를 호소하는 글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에 대항하는 반박글이 뒤섞여 의견 대립에서 근원적인 성싸움의 문제로까지 변질된 무한도전의 시청자 게시판은 아수라장입니다.

 

길이 자진 하차하고 변화된 흐름 중 하나는 노홍철만이 유일한 싱글이라는 것이죠. 앞서 무한도전의 리더로 뽑아달라며 호소할 때도 그는 홀로 책임질 식구 없는 홀가분함을 줄곧 자랑하곤 했었습니다. 처자식 있는 멤버들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파파라치가 되겠노라며 형들을 겁주곤 했던 그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가상 투표에서 시청자는 그의 공약을 일등으로 꼽았고 무한도전 팀은 이다음 기획을 노홍철 장가가기 특집으로 구성했습니다.

 

 

 

노홍철의 이상형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점은 그의 지인이 아닌 시청자 또한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비록 두꺼운 화면을 벽으로 두고 있지만 그래도 9년을 함께했는걸요. 소소한 취향쯤이야 웬만큼은 파악하고 있는 시청자들이죠. 더군다나 그가 드문드문 공개한 취향 또한 참 일관성이 있었잖아요. 20대 초중반의 전문직 여성. 게다가 아리따운 용모. 길의 첫사랑에게 정신이 팔려 방송마저 내팽개치고 구애에 정신이 나가 있었던 그의 과거를 떠올려보세요. 미모의 의사 선생님인 그녀는 노홍철의 이상형을 응축해놓은 것 같은 사람이었으니까요.

 

이상형이란 희망 사항의 맥시멈입니다. 그러니 노홍철의 콧대가 좀 높다고 나무라서야 그건 월권이겠지요. 문제는 지극히 사적인 행위이자 그들만의 사정인 결혼을 시청자가 함께 나누어야 할 공적인 일처럼 판을 벌여놓고선 노홍철 자신의 의지나 노력은 별반 보이지 않고 그의 이상형이 될 만한 여자들을 선별하여 대령하는, 같잖기 짝이 없는 성차별적 기획 의도였습니다.

 

 

 

이토록 까다로운 취향을 가졌다면 노홍철 자신이 발로 뛰어 마음에 드는 여성을 찾아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그 자신의 매력을 호소하는 것이 마땅한 모양새입니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공익성을 내세워 이곳저곳에서 예쁘고 어린 여자를 물색하여 노홍철에게 고르게 하는 기형적인 방식으로 시청자의 공분을 샀습니다.

 

 

 

1. 26세 이상. 2. 예쁘고 3. 172~175cm의 큰 키. 4. 착하고 26살 이상을 마지노선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스물 두세살의 어린 친구라도 철이 들었으면 괜찮은. 하지만 노홍철 나이 부근의 연상은 '출산' 문제 때문에 아웃. 그리고 절대 조건은 예쁜 여자일 것. 노홍철 본인이 아닌 무한도전 멤버들을 1차 통과해 선별된 이상형 찾기는 참 예쁘지만 어처구니 없게 참혹했습니다. 어린 여대생의 외모를 품평하고 다짜고짜 남자친구 있어요? 몇 살 이예요? 라고 들이댄 뒤 노홍철에게 진상하는 그 모양새는 조선 시대로의 회귀나 다름없었습니다. 세자빈 간택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처녀들을 찾아 대령하는. 그러나 도대체 노홍철이 장가가는 문제가 국익과 무슨 상관이 있죠.

 

"이 여자 아니야! 이 여자!"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든 여자들이 노홍철과의 단독 대면도 아닌 1대 다수의 소개팅 대상 중 한 명이며 심지어 노홍철에게 '진상'되기 위해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 서바이벌까지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너그럽게 받아들일지 또한 의문이었습니다. 물론 그녀들이 그걸 용인한다고 해도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불쾌함을 느꼈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제가 되는 셈이죠.

 

 

 

(23살) 딱 좋네. 딱 좋아. 아 진짜 너무 귀여워. (13살 차이면) 딱 적당한 것 같은데? 궁합도 안 볼 것 같은데? 어리고 예쁜 여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차별적인 언행은 예삿일이었습니다. 드러내놓진 않았지만 은근함이 못지않게 불편했던 외모 비하와 평가들. "아빠! 어디가? 가 잘 되는 이유가 있네요. 일하는 분들만 모셨네." 발치에 서서 아빠! 어디가? 제작진의 얼굴을 흘깃 훑어보곤 여기에 노홍철의 그 까다로운 이상형을 부합할 여성은 없다는 듯 일만 하실 것 같은 분들이라는 미묘한 뉘앙스의 말로 퇴짜를 놓는 장면은 불쾌함의 극치였습니다.

 

 

 

26살 이상이 이상형이지만 연상은 ‘출산’도 생각해야 해서 꺼려진다는 노홍철의 지극히 사적인 생각이 공익 예능이라는 무한도전에서 표출된다는 것이 문제죠. 언젠가 노홍철의 고정 예능인 '나 혼자 산다'에서 그야말로 여성 상품화의 극치라고 생각되었던 "야! 여자 불러! 여자 세팅해!" 발언이 그대로 나왔던 곳이 바로 비뚤어진 여성관으로 물든 대한민국 브라운관의 현실입니다. 그 못지 않게 여성의 생식 문제마저 품평회하는 무례한 발언을 다름 아닌 무한도전에서 들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서글프기 짝이 없었습니다.

 

 

 

혹자는 이상형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그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는 말은 적어도 무한도전에는 통용될 수 없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무한도전이 여태껏 지향해왔던 모든 가치를 무너뜨리는 말이기도 합니다. 무한도전의 리더를 뽑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대중의 숫자가 무려 45만입니다. 이건 단순히 시청자라는 단어로 표현되지 않는 크기입니다. 이토록 큰 영향력을 가진 프로그램에서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니요.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무한도전 정도 되는 프로그램에서 지극히 외형적 가치에만 치중한 출연진의 사적인 감정을 일체의 비판적인 시선 없이 결혼의 절대 조건이자 나아가서는 여성의 유일한 가치처럼 묘사했다는 것은 경솔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 방송이 문제가 될지 몰랐다면 또한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썩어있는 무한도전의 여성관에 통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한도전은 이제껏 약자를 대신한 소통의 창구가 되어주었지만 남과 여의 문제에서는 결코 남자의 기득권을 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변진섭의 ‘희망사항’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아직 여자를 사귀어보지 못한 남자가 그가 원하는 이상형을 이래저래 제시하는. 청바지가 어울리는 여자가 좋고 밥을 많이 먹어도 배가 안 나오는 여자가 좋고 내 얘기가 재미없어도 웃어주는 여자가 좋고. “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 라고. 노홍철의 이상형에 비하면 차라리 순수하다고 생각되는 이 노래를 만든 이는 여성인 ‘노영심’이었습니다.

 

 

 

기발하다가도 남자가 참 터무니없다고 생각되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뜻밖에도 마지막에 존재합니다. 노래가 끝나갈 때 다가와 부르는 여자의 일침. “여보세요. 날 좀 잠깐 보세요. 희망사항이 정말 거창하군요. 그런 여자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난 그런 남자가 좋더라.” '26세 이상. 철만 들었으면 22~23세도 괜찮은. 게다가 무조건 예쁜 여자. 게다가 키는 172~175cm의 착하기까지 해야 해!' 남자뿐만이 아닌 여성 시청자도 포용하는 무한도전이라면 까다로운 노홍철의 희망사항에 맞추기 위해 여자를 진상할 것이 아니라 노홍철 자신이 그 콧대 높은 이상형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남자임을 스스로 어필하고 발로 뛰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런 모습을 내보내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게 바로 45만이 선택한 무한도전에 거는 시청자의 기대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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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나빠지는편 2014.05.27 11:17 신고

    지금까지 해왔던 무도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여태까지, 전 무도 인원들은 그래도 좀 나름 순수하게 잘 논다고 생각했어요
    사회 문제에 관심도 가지고(태안 기름유출 당시 도서관 건립)
    유재석씨와 다른 멤버들도 나름 점잖은 편이다.. 라고 생각해왔었구요..
    근데 이번 편에 보니까, 정말 젊은여자 좋아라 하는 "흔하디 흔한 아저씨"로 밖에는
    안보이네요.

    다른 프로그램에서 남녀 찾는거는 그 프로그램의 목적이니까, 그려려니 하고 지나갔지만..
    무도 만큼은 다를거라 기대해왔는데, 그거에 대한 배신감이 더 크네요
    노홍철씨 이상형이야 그럴수 있죠. 개개인의 이상형이 어찌 다 같나요. 그리고 말 그대로
    "이상형"인데요. 근데 멤버들이 대상을 물색하는 방법에서 참.. 경악스러울 정도로
    경박스러웠어요. 굳이 안해도 될 말들도 생각없이 말하고..

    • 2014.05.27 18:32 신고

      품절남 특집 할때도 그렇게 개지랄 발광좀 하지 그랬냐 ㅋㅋㅋ 그땐 니들이 남자들 점수매기고 평가해도 남자들은 가만히 있었는데? ㅋㅋㅋ 가만보면 여자가 존나게 속물적이고 이중적이지

  • 글잘보고갑니다 2014.05.27 12:28 신고

    주제에 합당하는 근거와 적절한 내용입니다.
    근데 이렇게까지 쉽게 사진까지 첨부해가며
    예를들어 잘 설명한 글인데도 불구하고
    글은 다 읽고 댓글을 다는건지
    예능인데 그냥 웃으면서봤다면서
    원래 짝짓는 프로그램들에서 여자들도 따지네 어쩌구...
    하는사람들 진짜 답답해서 ;;
    무도가 언제부터 짝짓기 프로그램이었답니까?
    그리고 이게 짝을 짓는겁니까?
    일방적으로 노홍철이 맘에드는 여자 선택하게끔
    진행되는 내용 아니던가요?
    단순히 짝을 짓는 소개팅이었다해도
    소개팅에서 남자1에 여자5~6명 이런거 봤습니까?
    짝을 지으려면 기본적으로 수는 맞춰야죠
    노홍철1:여자多 ?????
    도대체 노홍철이 뭔데 20대의 어리고 이쁘고 능력있는 여자들이
    배나온 36세 아저씨를 위해서 소개팅을 하면서
    선택되어야 합니까? 이런 몇몇 댓글들을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자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군요.
    이런것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되는사람이 많은거보면요.
    만약 30대 중후반의 유명 여자연예인이
    자기보다 10살 어리면서 전문직에 잘생기고 180cm 이상의 남자를
    찾는다면 그 연예인 상상초월할 정도로 욕먹고 방송못나올듯!
    남자들 관점에서만 생각하고 느낀다는게 정말 무섭네요.

    • 도탁스 2014.06.01 01:03 신고

      노홍철이 뭐 대단한 분이라도 되서 주점에서 여자고르듯이 초이스한것처럼 말하시네요 그리고 이번 방송에서 노홍철과 사귀면 어떠냐고 물었을때 여자분들이 좀 과하다 싶을정도로 별로라는 식의 답을 해서 그게 조금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여자들 한트럭 데리고 와서는 노홍철이 선택을 했다는투로 댓글을 달아놨네요 뭘보고 무섭다는 건지.... 뭐가 무서운가요? 무한도전에서 이상형 두번 찾으면 무서워서 tv도 못켜실듯

  • 무도도 무도지만. 2014.05.27 13:21 신고

    이런 논란이 이야기 되는 과정에서
    "여자들은 잘생긴 남자 찾으면서 남자가 저런 이상형 찾는 게 뭐가 달라?"
    라는 글을 많이 봐서 더 상처가 깊어지네요.

    애초에 무도에 이 특집이 논란이 된건
    "예쁜 여자만 찾는다." 가 아닌
    "과도한 외모 지상 주의"를 강요하는 것 같은 특집에 화가 난 건데 말이죠.

    거기다가 아는 지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 일반인을 상대로 한 것이 더없이 화납니다.
    지나가는 행인들 붙잡으며 "노홍철 씨 어때요?" 라니.... 뭔 즉석 만남인지...
    그것도 미성년자 시청자들도 많은 프로에서.

    일명 짝짓기 프로그램도, 남자가 웃통 벗고 춤추는 걸 보는 것도 질색팔색하는 제게
    무도는 정말 9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에 쌓아올린 정마저
    반토막 시킬 특집을 내보낸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무도도 무도지만. 2014.05.27 13:18 신고

      거기다 "키 180이하는 루저"발언 논란이 있던 여성분.
      그 분 이야기는 이 이야기와 안 맞는 것 같아 끌고 오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성분이 욕 먹을 짓 한 건 사실이나

      그 일이 그 때 당시만에 헤프닝이 아니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그 분 근황 알아보고,
      일자리도 못 알아보게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게 왕따나 이지메랑 다를 게 뭐냐?" 란 생각 들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한 편에서,
      물론 "무한도전"이라는 네이밍 후광도 있지만,
      노홍철 씨에게는 그런 잣대 자체를 들이미는 걸
      코웃음 치는 몇몇 남자분들에게는 정말 치가 떨립니다.
      (다행히 "남자로서 봐도 이런 논란은 당연한 거다."란 말도 많이보아서 나름 삭히고는 있지만.)

      무한도전마저 그런 잣대가 있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모든 남자들이 저런 기형적인 가치관을 갖는 것도 아니겠죠.
      하지만 창피한 줄도 모르고 당당하게 그런 잣대를 내보이는 몇몇 남자분들에게는 정말 어이가 털리더군요.

  • 지나가는행인 2014.05.27 14:18 신고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성상품화라고까지 하는데 그렇게 극단적으로 말해야할까요?

  • 상상 2014.05.27 16:36 신고

    닥터콜님 말씀이 맞습니다. 무한도전은 가장 자발적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만큼, 실수를 해도 쉽사리 용서되다버릇하니까 이런 대형사고를 치는 것 같네요. 김태호 피디, 오냐오냐하니까 결국 선을 넘고 꼴마초적 근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더군요. 부디 뭔짓을 해도 감싸는 극성맞은 팬들의 말 대신, 닥터콜님처럼 합리적인 분의 말씀에 귀기울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사팔팔오 2014.05.27 17:41 신고

    웃자고 한 방송에 열폭;;;
    남자도 똑같음
    윗 댓글 보면 짝짓기 프로그램(대충 짝 같은 프로그램 말하는듯)보면 걍 방송이구나~ 하고 넘기면 될 것을

    아 근데 글 작성자도 똑같은 놈이네

  •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겠죠. 사실 이번 논란에서 저는 여자는...남자는...하며 성차별적이다라는 발언에는 공감이 잘 안 됩니다. 나이 차에 대한 멤버들의 인식에 '헐'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재미도, 분노도 느끼지 않았던 에피소드였어요. 그저 아, 참 보통 사람들이랑 다르지 않구나.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소개팅한다고 하면 제일 먼저 묻는게 나이/직업/외모/성격 아닌가요? 일부 멤버들 장면에서는 앞의 세개가 중점이 될 때도 있었지만, 다들 여성분들의 의사도 물었고 주변 친구들에게 좋은 분이냐고도 했고 게다가 남자친구 없다고 소개팅 시켜달라는 여성분들도 상대가 노홍철씨라는 걸 알고는 싫다고 한 분들도 상당했죠. 일부 장면이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런 것까지 내가 봐야하냐라는 마음으로 따진다면 무한도전은 물론이고 몇몇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까지 따져야 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무한도전이라서 이번 특집이 다른 소개팅 프로그램보다 덜 욕을 먹는 만큼 또한 무한도전이기에 더 실망감이 컸을 수도 있지 않나..라고 생각되네요.

  • 며칠을 꼼꼼히 읽고 느낀바를 적는다는게
    좀 힘들군요 말씀하신거 이해하구요 비판하신거 그렇게 보인다는것도 알것 같습니다
    솔직히 10년이상된 개콘을 예를 들면
    보통의 기준으로 살짝 아래인 개그맨 개그우먼들이 외모 소재로 개그를 하고 있습니다
    그걸보고 웃는 사람들 많습니다
    근데 무도는 그러면 안된다는 이중적 잣대는
    좀 거슬리네요 그리고 이번 에피 마무리된게
    아닙니다 다 보시구 판단해도 되지 않을까십네요 홍철의 공약이 현실로 다가오니 어떤가요? 전 제작진이 그걸 보여주는것 같은데요...
    예능을 넘 심각하게 본다라는 반응이 무신경하다구요? 정말 현실을 모르시는건가요?
    면접에 외모때문에 떨어지는거 다반사입니다 입사해도 알게 모르게 차별 받구요
    저 33에 아이 낳을때 의사가 노산이라 대놓고 말하더군요 더불어 뱃속의 애가 다운증후군 일지도 모른다며 검사 받아보자고도 했습니다 정말 장애아 라면 낙태라도 하라는건지.. 무도 멤버들 그동안 가식적이 였다고
    말하시는 분들.. 님들 멤버들 사적으로 아십니까? 그들의 프로그램 안에서의 모습으로
    개인을 판단하시지 말기 바랍니다
    그사람들 일면식도 없고 개인적으로 얘기나눈적도 없으면서 자신들이 보고싶어하는 면을 보고 다른 모습을 보니 당황하셨나봐요?
    길에서 뚱뚱하고 얼굴이 별로인 남자가
    글래머에 예쁜 여자랑 걸어가면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뚱뚱한 남자 여자가 커플이면 또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정말 다들 도덕 군자처럼 말씀하시네요
    제 표현 거슬렸다면 죄송하구요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 외모만 보고 좋아하는거 아닙니다 그들의 본분인 연기를 잘해서 좋아하구요 유재석씨 잘생긴거 아니지만 그의
    뛰어난 mc 능력땜에 좋아하는 겁니다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거 만나보면 다 아는 기본적인거 아닐까요?설마 홍철이 단순히 외모만으로 혹하는 사람아니지 않을까요?
    만약 정말 그렇다면 안목이 딱 그 수준인 사람인거죠 암튼 전 이번주 방송보구 판단 할렵니다 저번주 방송은 홍철 공약의 한 단면이
    낱낱이 드러난 그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 ㅋㅋㅋㅋㅋ180이하는 루저발언에 개거품 물고 덤벼들었던 애들이 참 관대하네 이번엔 ㅋㅋㅋㅋ

  • 안녕하세요.

    "[엑스맨] 시리즈는 이러한 질문은 제기한다. 이 세상에서 나는 혼자인가, 나는 왜 이렇게 사람들과 다른가, 이 세상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이런 질문은 시간을 초월한, 특히 청소년들에겐 보편적인 질문이다. 우린 모두 때론 자신들이 돌연변이라고 여기니까."

    -'브라이언 싱어'가 엑스맨을 감독한 이유"

    찰스 자비에르와 매그니토에게는 남성 우월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 중에 '브라이언 싱어'가 성 소수자로서의 마이너리티의 감성과 공감이 살아 있다는 점이 아니가라는 생각이 들었요..

    -브라이언 싱어와 김태호 PD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요.
    '브라이언 싱어'는 진짜 마이너리티(성 소수자)이지만,김태호 PD는
    아니죠.
    ('브라이언 싱어'의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을 보면는 남성과 여성의 로맨스가 필요한 영화는 실패를 해요.남성과 여성의 성적 긴장감이 없어서 밋밋해요. 반면 남성과 남성의 대립 장면에서는 묘한 성적 긴장감이 있었요...)
    '브라이언 싱어'의 찰스 자비에르와 매그니토에게는 위기의 순간에 '연대'하여 난관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었요.
    반면 김태호 PD'와 '무도'는 '연대'보다는 남성의 최고 가치인 '의리'를 강조하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여성은 타자 (他者)로 생각하게 되죠. 나중에 위기를 극복하면는 여성은 자연적으로 따라 온다는.. '의리'는 남성의 상징물이죠...

    지금 '김태호PD'와 '무도'는 '연대'보다는 '의리'라는 강한 남성성이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었요.

    그래서 닥터 콜님과 같은 비판도 하고 개선를 요구하여 '김태호PD'와 '무도 멤버'에게 '연대'의 중요성를 깨달게 할 필요가 있었요.

    저는 남성이지만,특이한 성과 이름-진순정(형은 순호라는 남성적인 이름)과 오직 왼손으로 37년을 살아 오면서,
    왼손잡이의 편견과 차별- 학교에서는 전학생들 중에 유일한 왼손잡이 로 남자 선생님의 차별
    (왼손으로 쓰다고 화를 내고,일명 사랑의 회초리도 경험하고..)
    군대에서 총을 포함한 무기들이 오른손 잡이용만 있고,
    사회에서는 모든 기계들이 오른손 잡이용만 있고...

    그래서 제가 뭘 하려면 항상 불안한 표정과 편견으로 저를 보고 있어서,스트레스를 항상 받고 있었요...

    그런 제가 위안을 받는 것은 독서... 많은 위안과 용기를 받아요..

    특히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과 미와 교코(진중권 번역)의'성의미학'을 보면서,제가 받은 편견의 근원을 자각해죠.

    "보부아르는 여성이 그동안 '제2의 성'으로 살아왔다고 주장하면서 '제2의 성'을 '타자'2)로 재규정한다. 그녀는 세상과 인식의 주체는 남성이고 여성은 주체인 남성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타자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실존의 도식에서 여성의 위치는 타자이다. 타자란, "내가 내 스스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모든 부정적인 자질을 갖는다.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남성이나 남성다움은 규범으로 세워지고 여성이나 여성다움은 부정적인 것, 비규범적인 것, 즉 타자로 간주된다. 여성은 남성과의 관련 하에서만 존재하는 우연한 존재, 비본질적인 존재이다. 남성은 주관이고 절대적인 존재인 반면 여성은 의존적인 타자인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제2의 성 [Le Deuxième Sexe] - 여성이라는 타자 (서양의 고전을 읽는다, 2006.5.22, 휴머니스트)

    이런 자각 후 타인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따돌림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과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을 항상 기울리고 동감하고 있었요..

    제가 느낀 김태호PD와 유재석 및 멤버들은 보부와르가 말한 여성를 '타자'로 보고 있는 전형적인 남성의 시각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고, 또한 여성을 '타자'로 보고 있다는 점도 깨달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여성의 루저 발언은 남성이 여성을 보는 시각(즉-타자)이 전이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었요(아버지는 남성이죠)

    끝으로 닥터 콜님이 느낀 감정을 전부 알 수 없지만, 닥터 콜님이 느낀 감정에는 공감합니다.





  • SM 2014.06.02 16:04 신고

    잘 봤습니다. 다만 거슬리는 부분만 집도록 하겠습니다.

    1. 26세 이상. 2. 예쁘고 3. 172~175cm의 큰 키. 4. 착하고
    1) 예쁜 미모는 유재석의 발언임. 노홍철이 설령 예쁜 여자를 원한다고 해도 예쁜 여자라고 해당 편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음.
    2) 어린 여대생의 미모를 품평했던 증거가 없음. 병원에서 "아 예쁘네."라고 박명수가 언급했던 부분이 문제라면 노홍철보고 "못 생겼어요."라고 유재석한테 말한 여대생은 왜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음? 숱한 여자들이 해당 편에서 노홍철보고 못 생겼다고 했음. 그건 연예인이니까 감수해야 함?
    이미 외모는 첫인상에서 빠지지 못하는 부분임. 만남을 주선하는데 외모 이외에 속마음을 어찌 볼거임?
    여자들이 노홍철보고 못 생겨졌다고 외모 비하는 외모적 발언, 성적 비하 등으로 몰고 가면 어떤 반응일런지...
    3) 노홍철이 임금임? 왜 진상을 함? 스스로 여자를 진상하는 상품이라고 하급화하고 싶은 모양? 명함을 받은 여자는 선택을 하는 것이었음. 절대 간택이 될수 없음.
    4) "몇 살이예요? 남자친구 있어요?"를 물어보는 것이 잘못된거임? 그럼 뭘 물어봐야 함? 남자친구 있으면 아예 물어볼 필요가 없으니까 방송시간 상 핵심 질문만 던진건데....
    5) 세자빈 간택은 왕이나 그런 것이고... 노홍철 만날거면 연락달라고 하지 않았음? 그건 여자 쪽의 선택임. 무슨 간택인가ㅡㅡ+
    6) 국익과 상관 없음. 왜 국익이 붙는지...

    PS. 생식능력은 그야 말로 자존 번식을 위한 능력입니다. 여자의 난자가 한정되어 있고, 그것 때문에 폐경기도 거치게 됩니다. 생리를 할 때부터 이미 숱한 고통과 힘듦을 경험하게 되는 여성의 놀라운 능력 중 하나가 생식기능입니다.
    이는 난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50대 전후가 될수록 임신의 확률은 줄어들게 됩니다. 결혼을 하면서 출산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노홍철 본인의 생각일 것입니다.
    그나저나 "36세 이상은 안되고"라는 발언이 있었나요? 몇번을 봐도 해당편에서는 이런 발언은 없었던 것 같은데... 해당편 초반 5분에 이상형에 대해 말할 때, "그 이상은 애를 가져야 하니까..."라고 생각하는 도중에 다시 박명수가 끼어 들어 뒤에 말이 이어지지 않은 것은 봤지만...

    PS. 작가의 의도는 알겠으나..... 스스로 여자를 상품화시키는 우매한 짓은 하지 않으시는 것이.... 앞으로 글 쓰실 때 도움되실 겁니다. 무한도전과 노홍철은 여자를 진상품으로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노홍철과 아는 사이도 아닌데 섣불리 말할수록 작가의 글수준이 드러납니다. 정확한 증거 없이 글 휘갈긴다고 고생하십니다.
    (몇몇 자극적인 단어 집어넣으니까 속은 풀리네요. 좋으시겠습니다. 자극적인 단어 열라 집어넣어서... 혹시나 제 댓글에 열 받으신다면 작가께서 작성하신 글이 딱 그 수준입니다.)

  • ㅛㅛ 2014.06.14 00:07 신고

    당연히 젊고 이쁜여자찾지..여자도 남자외모와 경제력따지고..

    남자가햇으니 문제삼지..여자가햇으면..그냥 넘어갈듯..이게 성차별이지..

  • 실명 2014.06.19 11:06 신고

    다 지난 얘기지만 지금에야 읽었습니다만...
    이 특집이 욕먹을만 했다는데에는 저도 동의 하지만, 분명 노홍철이 자신 보다 연상은 어떠냐는 정준하의 말에 몇살까지 가능한지 가늠해보는 뉘앙스였지, 자기랑 동갑이나 연상은 안된다는 뉘앙스가 아니었는데 노홍철 나이 부근의 연상은 '출산' 문제 때문에 아웃이라고 적어놓으셨네요. 이런 글을 읽고 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거 모르세요? 팩트만 적어놓으셔야죠. 언제 노홍철이 자기 나이대나 연상은 출산때문에 아웃이라고 말했습니까?

  • 꿀돼지 2015.08.09 06:22 신고

    꼴페미니즘 쩌네. 온통 대놓는건 여자권리 밖에 없고. 무한도전이 영향력이 커봐야 예능인데 뭔 개소리를 하는건지? 실제로 도덕적 잣대를 엄하게 들이대야하는 정치권이나 공인에게는 안들이대는걸 왜 고작해봐야 국민예능밖에 안되는 예능프로에 들이대는지? 글고 뭐 어디 여자진상이라느니 여성비하라느니. 기가막힌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현대 성상품화라 하면 여자 남자 구분이 없다. 미친년이 180 이하는 루저라는 말을 공중파에서 당당하게 뱉은 현실이 반영하지 않나? 연봉 얼마안되면 루저고. 남자연예인들 외모, 능력 비하는 일상이 됬는데 그나마 여자는 코미디언이나 싼 이미지 여자들 이외에는 다들 매너상 조심하는 분위기고. 그런데는 입 쳐닫고 있다가 갑자기 예능에 무슨 국무총리 청문회수준의 잣대를 들고 나와서는 ㅉㅉㅉ 미친여자들이 자신은 돌아보지 못하고 여성비하라면서 벌때마냥 일어났는데 솔직히 진짜 여성 비하하고 상품화 한거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들 들고 일어났겠지. 지들이 미팅 나갈때는 남자들 여자들 속으로 폭탄골라내기 바쁜 것들이 방송에서 예쁜사람 예쁘다고 했다고 지랄 지랄 하기는.

  • 보슬아치 오징어년들 열폭쩌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고간다 모솔씹김치들아

  • 이런애들이 2016.01.03 10:55 신고

    이제 메갈리안이 됐겠짘ㅋㅋㅋㅋㅋㅋㅋ

  • ㅇㅇ 2016.01.04 15:20 신고

    이렇게 좋은 글에 보슬아치니 메갈리안 타령하고 있는 걸 보면 정말...한숨만 나오네요.
    확실히 무도의 저 회차는 젠더폭력에 무감각한 이들이 그렇게나 많다는 것을 증명하는 회차였음.

    • ㅉㅉ.. 2016.05.05 01:57 신고

      ...근데 진짜 웃긴건 심지어 방송 도중 박명수가 어떤여자한테 홍철이 어떄 이랬는데 나이차이가 많이나요 한건 ㅋㅋ 아무도 뭐라안하네 ㅋㅋㅋㅋㅋㅋ 이 순간 그냥 끝난거야 ㅋㅋ 지들이 듣기 싫은거 지들이 찔리는 말은 그냥 지들이 해석하고싶은데로 해석 다 하고 지들이 안듣고싶은건 별일 없었다는 듯이 그냥 넘기고 그래서 오크소리 듣고 김치소리 듣는거야 ... ㅉㅉ 불쌍하다... 혼자 잘 생각해봐... ㅉㅉ 맨날 피해만 받고있다고 생각하지말고 남들이 젠더폭력한다고 찡찡대지말고... 너가 열심히 살고 못생겨도 돈많으면 얼마나 많은 남자가 찾아올텐데.. 못생겼는데 공부도 못하고 능력도 안되는데 잘생긴 남자는 만나고싶고 그래서 드라마는 있는대로 다 보면서 눈은 높아져만가고 못생긴 남자는 꼴에 만나기도 싫고 ㅉㅉ.. 쓸데없는 생각키우지말고 마음을 좀 키워라

  • 좋은글 2016.01.11 09:46 신고

    에피소드를 직접 못 보았지만 젠더관련 부분은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해요. 무한도전만큼 공신력있는 곳에서도 여전히 드러나는 일반적인 성차별적인 언사들이나 폭력적인 행동들이 있다면 당연히 논의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사회가 용납하고 화면에서 서스럼없이 보여진다고 해서 차별적인 행위들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니깐요.

  • ㄷㄷㅂㅁ 2016.03.01 23:26 신고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품절남 특집은 좋다고 빨았지

  • 흠.. 2016.05.05 01:32 신고

    자기 의견을 잘 표현 했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쓰지는 못한것같네요
    C+ 드리겠습니다

    무한도전 다른 회차에 한 품절남 특집같은 경우를 보면.. 별일 없는것 같아보이겠죠?
    .. 그게 역차별이라는 겁니다
    여자가 차별 당하는것 같은 상황은 무조건적으로 성차별, 젠더폭력 등등 말을 써대지만..
    여자가 남자 따지는건 당연히 남자는 능력과 매너를 겸비하는 센스남이어야 하니까... 라는 편견을 깔고 들어가기 때문에
    당연해지는거죠.
    그래서 안되는겁니다.. 물건취급 받고싶지않으면 물건처럼 행동하지마세요
    사람처럼 앞뒤 따져서 상황을 보고 얘기를 해야 사람 취급받는겁니다 :)

 

무한도전 선거 특집 2주차. 본격적인 유세가 시작되었고 자신의 캐릭터를 각 정당의 아이덴티티로 내세운 무한도전 멤버들의 재치는 그 어느 때보다 빛났습니다. 그건 마치 선거특집을 빙자한 개인전의 개그 대전과도 같아 보였죠. 특히 "시청자는 부모다!"를 공약으로 내세운 노홍철의 돌+I 컨셉은 그 어느 때보다 혈기왕성해 다른 후보들을 겁에 질리게 할 정도였습니다. 그 말 많고 시비 잘 거는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노홍철의 유세 앞에서는 함구한 채 치를 떨어야만 했으니까요.

 

그리고 문득 6인 6색의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과 그들의 선거 운동이 일견 그들 자신의 치부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치부와 약점을 거리낌 없이 누설하여 공약으로 이용하는 한편 그들 자신을 자조적인 개그 소스로 내세워 반성하게끔 짜여진 이 기획의 계획이 두려워지기까지 했습니다.

 

 

 

 

 

일례로 선거운동에 앞선 몸풀기라며 보물찾기나, 추격전으로 멤버들을 유혹해 스피드를 재촉한 뒤 운전을 시켜 그들의 준법정신을 체크하는 모습은 웃는 와중에도 아차 싶었죠. 바로 지난주 길의 음주사고에 깊은 사과를 하며 연대 책임을 지며 다짐한 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방송뿐만이 아니고 저희들 방송 외적인 여러 가지의 생활도 더욱더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녹화 순서가 무엇이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방송을 보는 입장에선 그 말을 이렇게 점검하나 싶어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한편 하필 추격전이라는 장치로 그들을 유혹해 부러 스피드를 내게한 제작진의 계략 속에는 프로그램의 재미가 양심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경고하는 속내가 담긴 것도 같았습니다.

 

 

 

특히 오두방정인 노홍철이 얌전한 유치원생처럼 경이로운 얼굴로 어린이 보호구역 앞 시민의 준법정신을 지켜보며 감탄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야. 이건 좀 무서운 일이네." "이거 다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거 정말 하길 잘한 것 같네요. 그 어떤 꾸중보다도 더 강하게 오는 것 같아요. 이제는 정말 정확히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말에 기특한 듯 감탄한 얼굴로 깊숙이 숙여 긍정하는 유재석의 멋진 마무리 멘트. "중요한 건 이 이후로 이런 행동을 안 하면 되는 거죠. 저도 곧 마찬가지고요." 중요한 건 곧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라는 무한도전의 자막이 뼈저리게 다가왔습니다.

 

 

 

다소 뼈가 느껴졌던 몰래카메라 이후 각 후보가 내세운 선거 유세와 공약 또한 폭로와 자학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소위 웃음이 아닌 동정심을 유발하는 캐릭터라며 비판을 받곤 했던 정형돈 자신이 작위적인 눈물을 앞세운 선거 유세 화면으로 공약을 발표하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대단하게 느껴졌죠. "내가 다 봤어! 우리 진짜 잘했어!" 분명 감동 코드였던 그의 모습을 조작된 눈물 연기를 통해 그 가치를 평가 절하함으로써 도리어 자학하는 모습은 공약이 아닌 개그맨 정형돈의 자기반성으로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시청자는 부모다! 소통하는 개그를 내세워 연예인은 사생활이 없고 부모 앞에 아들은 모든 것을 내보일 자신이 있다며 탈 프라이버시 공약으로 일인자 유재석을 앞서는 파격적인 선거 운동을 시작한 노홍철. 무한도전 멤버의 가족을 노출하겠다는 위험천만한 공약으로 멤버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그는 자신의 프라이버시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충격적인 노출씬으로 화면을 채우며 그의 일상을 공개하고 노홍철 하우스 원정대를 뽑아 몇 명을 그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괴한 선거 운동은 노홍철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I 컨셉에서 기인된 것이겠지만 한편 그것이 노홍철 자신에겐 치명적인 공약인 것 같아 섬뜩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미 전 국민이 다 아는 연예계 소문난 결벽증의 노홍철. 음료수의 각도를 줄지어 세워놓고 조금이라도 틀어진 자리를 견디지 못하는 그에게 사생활을 침해해도 좋다는 공약은 자폭이나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노홍철이 정 반대의 지향점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선거 이전에 그가 이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편으로는 연예인과 그 가족을 훔쳐보는 일상에 미쳐있는 최근의 방송 풍토를 풍자하는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무한도전 선거 특집은 단순히 새 진행자를 뽑기 위한 기획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9년이라는 기간 속 너무 편하고 익숙해서 무사안일의 직장 같았을 무한도전에 그들 자신이 내건 다짐과 경고 그리고 앞으로의 10년을 바라보는 책임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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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 심즈는 인간의 성향을 본뜬 분신 같은 캐릭터를 조종하는 게임이다. 아이가 탄생하거나 캐릭터를 새로 만들 때 그에게 어울리는 성향을 만들어주곤 하는데 많고 많은 특성 중 '부적절함'의 설명을 읽을 때마다 나는 문득 이 사람을 떠올리곤 했다.

 

 

 

 

2009년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로 영입되어 무려 5년의 세월을 함께했지만, 인정받는 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고 정들만하자 떠나버려야 했던 사람. 무한도전의 최종 하차 멤버, 길이다.

 

 

부적절함 특성을 가진 자는 이른바 TPO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다. 결혼식장에서 흰 드레스를 입고 웃지 말아야 할 공간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한마디로 눈치가 없고 타인에게 환영 받지 못할 행동을 한다.

 

쉽사리 피고 지는 대한민국의 예능계에서 5년이라는 기간은 프로그램 하나가 정착하는데에도 차고 넘치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길이 신문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 사고 하나 없이 무한도전의 멤버로서 환영 받지 못했던 까닭은 그가 웃기지 못해서도 남들보다 유별나게 문제를 많이 일으켜서도 아니다.

 

 

 

23일. 길의 음주운전 소식을 접했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09%로 이는 면허 취소가 가능한 수치다. 기사의 헤드라인을 읽자마자 나는, 어쩜 이 사람은 이렇게도 눈치코치가 없을까라는 생각부터 했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터지고 바로 최근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전 국민이 불안과 슬픔에 잠 못 이루는 매일. 웃음이 단속되고 예능은 죄악이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대중의 감시망은 연예인을 중심으로 맴돈다. 모두가 슬퍼해야 할 지금 TPO를 지키지 못하는 연예인이 있는지 없는지를 관찰하고 심판하기 위해. 하필 이런 시기에 사고를 터뜨린 그는 참. 음주운전 자체가 덧붙일 필요 없는 죄악이지만 이쯤 되면 그의 취기보다 심각한 것은 눈치 없음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 무한도전 내에서 길의 캐릭터는 부적절한 인간이었다. 그건 주변을 썰렁하게 만드는 남자, 정형돈의 어색함과도 달랐고 박명수의 노여움과도 다른 것이었다. 늘 주제가 바뀌는 무한도전에서 길의 아이디어나 선택은 언제나 미스를 냈다. 문득 서로에게 선물 주기 게임에서 냉면 만들기 세트라는, 결과물을 시청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물건을 가지고 나와 박명수로부터 핀잔을 들었던 그 언젠 가의 길이 떠올랐다.

 

"넌 선물 주는 것도 제대로 못 하냐." 분위기 파악을 못 해서 실언을 내뱉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 자신 또한 인터뷰에서 예능 활동을 업신여기는 발언을 일삼아 또 다른 파장을 만들어내기도 했었다. 무한도전 팬들의 입장으로선 도저히 예뻐해 주려야 예뻐해 줄 수가 없는 멤버가 길이었다.

 

 

 

오랜만의 장기 프로젝트였던 카레이싱 대전에서도 길의 부적절함은 변하지 않았다. 속도가 승패를 좌우하는 카레이싱에서 길은 스피드를 거부하는 카레이서였으니까. 안전 주행을 위하여 느릿느릿 굼벵이 속도로 기어가던 길의 평온함은 스피드가 야성을 깨웠다며 보기 드문 남성미를 뿜어내는 멤버들의 혈기와 너무나 다르게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내가 길에게 배신감마저 느꼈던 것은 이토록 바른 운전, 안전 운전을 위해 주제를 위반하며 스피드를 포기했던 그가 난폭 운전의 극치인 음주운전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세상에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이번의 장기 프로젝트는 그간 무한도전이 선택했던 그 어떤 경기보다 안전을 염려 받는 스포츠다. 전문가가 아닌 그들이 A부터 Z까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차근차근 카레이싱을 배워갔던 이유 또한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 어느 때라도 비난을 면치 못할 잘못이지만 나는 몇 번이나 왜 하필 이런 때였느냐며 그를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길의 하차 결정 이후 무한도전은 그가 포함되어 있었던 몇 개의 프로젝트를 내려놓아야만 했다. 개중에는 무척이나 고생하며 찍었다던 그리고 너무나 고대하고 있었던 주제 또한 담겨 있어 한숨이 쏟아졌다. 장기 프로젝트 또한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2주 만에 방송을 재개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세월호 참사 사건의 비통함에 애도의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또 한 번, 길의 하차 소식을 전하며 그들은 다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죄책감과 책임감을 담은 사과였다. 무한도전 멤버와 제작진은 이른바 연대 책임을 졌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길의 하차 소식을 전한 유재석은 그 어떤 변명의 여지가 필요 없는 일이라며 길의 잘못을 미화하지도 덮어주려 하지도 않는 냉정함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사뭇 차갑게 시작된 그의 말에는 길의 잘못마저 끌어안겠다는 무한도전 수장이 지녀야 할 책임감과 은퇴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떠난 비운의 멤버인 길을 향한 진한 연민이 느껴졌다.

 

 

 

"일단 오늘 저... 이 얘기를 안 드릴 수가 없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서 우리 길씨가 하차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말로도 사실 변명이라든지 할 얘기가 없는 저희 제작진과 그리고 저희들 모두가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한도전을 아껴주시고 성원을 보내주신 시청자분께 정말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고요."

 

"앞으로는 방송뿐만이 아니고 저희들 방송 외적인 여러 가지의 생활도 더욱더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길 씨도 자숙의 시간을 갖고 정말 철저하게 뼈저린 반성의 시간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희들이 더욱더 두 배 세 배 아니 그 몇 배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또 무한도전을 지켜봐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다시 한 번 시청자 여러분 열심히 하겠습니다."

 

 

 

길의 불미스러운 행동을 그들의 성실함으로 채우겠다는 무한도전의 멤버들이었다. 두 배 세 배가 아닌 그 이상을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이는 그들을 보니 도리어 황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왜 당신들이 그렇게까지 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5년을 함께한 멤버였음에도 잘 가라는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 멤버 길을 향한 작별의 인사가 아닐까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길은 분명 무한도전의 멤버들과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 모두에게 큰 폐를 끼쳤다. 하지만 자진 하차라는 결정을 했음에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고 그가 미운 진짜 이유는 제작된 프로젝트를 망쳐서만은 아니다. 나는 언젠가 길이 그 깍두기 같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무한도전의 정식 멤버로서 인정받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 믿고 있었다.

 

살벌하게 느껴질 만큼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무한 상사에서 길의 위치는 정식 사원이 아닌 인턴사원이었다. 무려 4년째 인턴사원이었던 길의 처지는 그대로 그가 처한 현실을 반영하는듯했다. 무려 4년간 면접을 봤다. 언젠가는 신입사원 지드래곤에게 정사원의 자리를 뺏기기도 했다. 멤버이되 멤버가 아닌. 언제 쫓겨날지도 모를. 그 회사의 사원이면서도 사원이 아닌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그랬던 길이 정식 사원이 되는 날이 오기를. 만년 깍두기였던 그가 프로그램의 중심이 되는 날이 오기를 미약하게나마 나는 응원하고 있었다. 무한도전 8주년 특집의 절반인 4년의 인턴 생활을 마감하고 드디어 정사원임을 인정받은 그날의 감동처럼. 그의 미숙한 행동이 정말 시기를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하필 최근의 길이 "물이 올랐다."는 말을 들을 만큼 호평을 받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를 인정하지 않았던 무한도전의 팬들조차 서서히 길을 달리 보던 시점이었다. 이제 막 정식 사원이 될 수 있었던 그가 이제 좀 정을 주려고 하자 훌쩍 떠나버렸다. 5년간의 정을 마무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 그 시간을 달라 조르는 것조차 불미스러운 사건이었기 때문에. 그것 하나만큼은 슬프다. 5년이라는 세월 동안 무한도전의 깍두기이자 인턴사원이었던 길은 이별의 방식조차 이방인스러웠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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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그의 이별방식조차 이방인스러웠다는 한 마디로 무한도전에서 길의 5년이 모두 설명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길은 회색인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진심인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는 그 성격이 왠지 모르게 꺼려지게 했죠.

  • ???? 2014.05.06 13:28 신고

    안전을 "염려 당하는" 이라는 표현에 눈을 의심했습니다.

    • 일반인이 도전하기에 안전을 염려한 나머지 감시 당할 만큼 위험한 프로젝트라는 의미였는데 너무 애매한 표현을 사용했나 봅니다. 수정했습니다. 죄송합니다.

  • 상상 2014.05.07 13:44 신고

    길 본인으로서는 피차 잘된 일일겝니다..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갉아먹어야..

  • "이 재판은 살인에 대한 재판입니까,아니면 어머니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에 대한 재판입니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중에서..
    .
    저의 개인적인 생각도 무한도전에 하차를 하는 것에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길'이 이런 불미스러운 행동(음주운전)이 없어도 하차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무한상사'의 인턴 사원 '길'하고, 리쌍의'길'은 알파에서 오메가의 거리 만큼 괴리감이 너무 크다는...
    한마디로 '길'의 무모한 도전.....유재석,박명수가 가수로 성공할 확률과 길이 '무도'에서 성공할 확률이 비슷....
    '
    무도의 다른 멤버와 달리 신화의 '전진'이나 리쌍의 '길'은 성공한 장수 아이돌(신화의 '전진'),성공한 힙합 가수(리쌍의 '길')라는...

    가수의 아이덴티티(정체성)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맞지 않고,

    그리고 '무한도전'과 신화의 '전진'이나 리쌍의 '길'하고는 태생적인 한계도...

    무한도전-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여섯 남자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에서..그러나 '전진'이나
    '길'은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상위권에 있는 남자들인데,,, 대한민국 평균 이하로 행동하는 것은....


    저는 길이 음주운전를 하는 행위는 비판 받아 마땅하지만,이와 연계하여 연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주 운전->프로그램 하차 또는 비판은 당연하지만,

    '무도'의 이방인,회색인,부적절한 인간이라는 비판은 "오만이죠"(허지웅 왈 인용)..- 농담입니다. 한번 허지웅 멘트를 한번 사용 하고 싶어서...닥터 콜님의 애통한 마음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길'의 하차보다 '무한도전'의 폐쇄성(신규 멤버 충원 X )이 가속화 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무한도전'의 '길'은 개방과 전문성(프로)의 상징적인 캐릭터인데, 이 상징적인 캐릭터가 하차하면서

    이 위기를 복고주의적(웃음/재미,의리라는 원론적인 해결방안)으로 수습하고 있지만,

    이 복구주의적 방안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 생각해보면 무한도전 내에서 거북한 발언, 치명적인 실수, 심지어 음주운전 이상의 불법적인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도 있습니다. 유재석을 제외하고는 그 문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독 길 하나만이 무한도전 역사의 절반을 함께했으면서도 멤버가 아닌 특별 게스트 취급을 받았던 것은 그가 못 웃겨서도 아니고 프로 밖에서 문제를 일으켜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길만큼 못 웃겼던 멤버도 그 이상의 문제를 일으킨 멤버 또한 부지기수니까요.

      그건 길이 종종 보여줬던 부적절한 언행과 소위 T.P.O를 지키지 못하는 눈치 없는 행동이 불법보다 더 치명적인 실수로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고문관으로 찍힌 길은 어떤 행동을 해도 예뻐 보이지가 않았겠죠. 이건 네티즌만의 문제가 아니라 무한도전 내에서도 길은 그리 돌봄을 받지 못했어요. 일례로, 정형돈이 한참 슬럼프였을 때 무한도전에서 퇴출 되어야한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지만 김태호 피디는 그를 감싸주기는커녕 오히려 제7의 멤버 타령을 하며 더 꾸짖었거든요.

      잘못한 아이를 꾸짖으려할 때 누군가 대신 나서서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체벌을 하면 도리어 동정하는 마음이 생기듯이 정형돈에게 시청자 또한 그랬어요. 이후 정형돈은 무한도전 뿐만이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불쌍한 캐릭터로 인식되어 시청자의 극진한 보호를 받게 됩니다. 그 유명한 이휘재 사건에 심지어 한참 인기있던 비까지 욕을 먹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불쌍하다.” “왜 쟤만 안 챙겨줘?” 예능 프로그램에서 편집은 당연한 시스템인데 오로지 정형돈을 편집했나 안 했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그 시절이죠. 김태호 피디는 훗날 그가 계산한 전략이라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식구를 내쫓는다는데 분개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후 김태호 피디는 정형돈을 위한 단독 특집도 몇 개나 만들어줬었어요. 마치 프로레슬링처럼 하하를 ‘선인 정형돈을 괴롭히는 악당’이라는 캐릭터까지 부여하면서요. 하지만 길을 위해서는 그 어떤 노력도 기울여주지 않았었지요.

      무한상사에서 길의 역할이 인턴 사원이었던 것처럼 시청자 또한 그를 멤버라고 생각해주지 않았고 길 자신마저 무한도전이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는 듯이 인터뷰하곤 했었어요. 같은 멤버인 개리가 런닝맨이나 예능을 대하는 자세와는 확연히 달랐죠. 저는 4년 만에 정사원이 된 무한상사처럼 그가 시청자의 정사원이 되는 날을 기대했지만 5년을 함께했음에도 그는 여전히 ‘인턴사원’이더군요. 퇴출을 애석해하는 의견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차라리 잘됐다. 진즉에 빠지지 않고 뭐했냐는 말이 대부분이었고요. 다른 멤버였다면 그보다 더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비호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를 무한도전의 이방인이라고 칭하는 것이 오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안녕하세요.

    "오만이죠"(허지웅 왈 인용)..라는 말은 농담으로 한 말입니다.그런데 닥터 콜님이 심각하게 받아 드렸으면 이 것은 농담이 아니죠..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댓글의 한계때문에 표현이 너무 직설적으로 나왔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이상한 해법들이 나와서...
    (수학여행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
    '무도'에서도 새로운 멤버 영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팬들이 많아서...

    '서사'의 시작은 새로운 인물이 기존 체제로 들어 오면서 시작이 가능한데, 새로운 시작을 새로운 인물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을 하고 있는
    '무도'를 보면서 너무 신규 멤버에 대해 거부감이 발생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으로 한 말입니다.

    -'무도'의 새로운 멤버에 대해 선입견를 갖는 것에 대한 비판로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닥터 콜님에게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또한 저는 '길'의 문제보다는 앞으로 '무도'의 방향성 때문에 제기한 것입니다.
    이제는 '무도'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 컨셉에서 벗서나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동안 활동을 했으면 어느 정도 프로로 성장를 하고 새로운 동력을 얻어야 하는데...
    유재석만 계속 진화하여 예능계의 '손석희'로 성장...
    박명수는 '어떤 가요'에서 가요계에서 비판을 받고,유재석이 사과하는 사태까지 가고..
    '2013년 무도 가요제'에서‘I got C’표절 문제로...
    성장의 좌절....
    정형돈은 돈까스 사업-도니도니로 신뢰성의 상실문제.......
    정준하,노홍철,하하는 아직 독자 활동이 미미하고....

    현재 '무도'는 김태호PD와 유재석의 힘과 팬덤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일본의 'SMAP'처럼 개인 활동을 하면서 성장도 하고,
    전국적으로 콘서트도 하고...

    제가 '무도'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만,
    그 기대감은 '무도'의 잠재력를 믿기 때문에....

    P.S-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 네. 신경쓰지 마세요. 화나지 않았어요.^^ 그동안 순정님과 나눈 대화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독한 뜻으로 내뱉은 말이 아님을 믿습니다. 지적하신 부분은 저 또한 공감합니다. 그래도 이번 회차의 무한도전을 보니 그들 자신도 치부를 질타하며 변화하려는 노력을 모색중인 것 같더군요.

 

 

 

- 무한도전, 대한민국 예능을 대표할 만한 오프닝

 

이날 무한도전은 네 번의 고개를 숙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언론이 주목한 하나의 트랜드는 각 방송사의 예능 재개 시기였다. 그리고 각 기사의 헤드라인마다 꼭지에 붙은 첫 번째 이름은 언제나 ‘무한도전’이었다. 그것은 분명 무한도전이 대한민국 예능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새 무한도전은 단순히 숫자만으로 가치를 지닐 수 없는 대한민국 예능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쏠린 가운데 아마도 김태호 피디와 유재석 이하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큰 부담을 안고 있었으리라.

 

그 와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순히 촬영한 분량을 내보내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녹화 취소를 강행했다는 김태호 피디의 선택이었다. 그들은 정해진 촬영 시간에 자리에 모이긴 했지만, 도저히 녹화를 진행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니라 촬영을 이어가지 못한 채 다음날을 기약했다고 한다. 무한도전이 2주간 방송을 쉬었던 까닭은 방송사의 눈치 게임에 휘말려서가 아니었다. 그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 선구자로서의 선택이자 의지였다. 그리고 2주 만에 재개한 무한도전은 그 기간 그들이 얼마나 고심했는가를 여실히 증명하는 방송이었다.

 

 

 

이날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세 번의 고개를 숙였다. 뜻밖의 어두운 화면으로 포문을 연 그들은 애도의 의미를 담은 검은색 정장과 귀환의 상징인 노란 리본을 달고 심연을 밝혔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믿을 수 없는 참사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모두가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에 무거운 나날을 보내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분들과 실종자분들 또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힘들게 버티고 계신 가족분들에게 더할 수 없는 비통한 심정을 담아 머리 숙여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유재석은 따뜻한 목소리로 위로를 전해왔다. 그의 차분하면서도 군데군데 떨리는 목소리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오프닝 멘트였다. 그리고 그는 따뜻한 위로와 더불어 반성과 경각심 또한 잊지 않았다. 그것은 이 사건을 주시한 어른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책임감과 사명이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에게 서로가 건네는 진심 어린 위로가 아닐까 합니다. 힘드시겠지만 조금씩 기운을 내서 서로 위로하고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서로 힘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재석은 현장에서 각자의 책임을 다하며 구조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단지 말 뿐만이 아니라 그 말이 떨어지고 동시에 숙인 무한도전 멤버들의 숙인 머리에서 그 절절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유재석이 던진 마무리 멘트는 방송이 끝난 이후에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여운이 되었다.

 

“앞으로는 원칙을 지키지 않아 생기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저희 무한도전 또한 여러분께 힘이 되고자 저희가 있는 자리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희생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살짝 울음이 묻어났던 그의 목소리.

 

 

 

그건 단순히 말 뿐만이 아니었다. 이후 진행된 무한도전의 분위기는 2주 전과 같으면서도 사뭇 달라져 있었다. 무엇보다 각오가 남달라 보였다. 매주 방송분마다 컨디션이 나빠 보이는 멤버가 한둘쯤은 있었는데 이날은 모두가 파이팅이 넘쳐나는 방송을 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들의 메시지가 전해지는 분량이었다. 특히 이날의 주제 또한 감회가 깊었는데 바로 무도의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리더를 시청자에게 맡기는 것이었다. 이번이 처음의 시도는 아니었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멤버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때론 위로가 되고 때론 경각심으로 다가와 박혔다. 선거의 룰이 ‘인물이 아닌 공약으로 뽑는 선거’였던 만큼 무엇보다 메시지가 중요한 방송이었다.

 

특히 기초 연설 이후 이어진 주제 토론, ‘무한도전의 현주소는 어디인가?’는 멤버 각자의 컨셉과 캐릭터에 맞춘 디스와 폭로전에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적나라하게 스스로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말이 제법 본격적이라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저 장난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무한도전의 문제점을 공론화하여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정형돈이 입을 뗀 방송마다 지나친 의미 부여에 원초적인 재미를 잃었다는 지적이나 정준하 자신의 경험담에 비추어본 기성세대가 이해하기에 어려운 방송이라는 결점 또한 수시로 건드려지는 화두였으나 그걸 스스로 공론화할 줄은 몰랐다. 허나 유재석의 말처럼 진짜 위기는 위기 그 자체가 아니라 위기가 닥쳐왔음에도 그것이 위기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가 아니던가.

 

 

 

이날의 백미는 앞서 오프닝이 그저 말뿐만이 아님을 증명하는 유재석의 공약이었다. “박명수 씨가 얘기한대로 저희들은 최근 시청률 꼴찌를 했습니다. 한두 번 한 게 아니죠. 여러분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 자체를 놓고 보면 저희들은 위기가 맞습니다. 그러나 전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진짜 위기는 뭔지 아십니까? 위기인데도 불구하고 위기인 것을 모르는 게 진짜 위기입니다. 그것보다 더 큰 위기는 뭔지 아십니까? 위기인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위기입니다. 그리고 위기인 걸 알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나 혼자 살려고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에게 닥친 가장 큰 재앙이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유재석은 분명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라고 했지만, 책임을 다하지 않은 어른이 비극적 사태를 불러온 최근의 상태에 이보다 더 절실하게 울려오는 공약은 없었다. 앞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자진 하차한 길을 언급하며 또 한 번의 고개를 숙였다. 길의 잘못까지 서로의 실책인듯 끌어안았다. "이 얘기를 안 드릴 수가 없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서 길씨가 하차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말로도 사실 변명이라든지 할 얘기가 없는 저희 제작진과 저희들 모두가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방송 내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외부적인 사생활마저도 실망을 끼쳐드리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며. 몇 번이고 사과하고 다짐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님에도 타인의 잘못마저 책임지려 하는 진짜 어른의 자세를 봤다.

 

 

 

콩트가 대한민국 개그를 지배하던 시절. 유머는 곧 민심이었고 대중의 목소리였다. 풍자와 해학으로 넘쳐났던 그 시절의 역할을 지금의 무한도전은 대신하고 있다. 그것이 2014년 예능이 존재해야할 이유다. 위로가 되고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 그리고 절대 잊지 않게 되새겨주는 것. 책임지는 어른이 만들어가는 사회. 마지막까지 어른의 책임을 강조한 무한도전의 메시지가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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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04 07:33

    비밀댓글입니다

  • 정형돈씨의 속옷 차림에 역시~ 했어요^^
    웃음도 의미부여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무도! 역시 9년차의 예능의 위엄을 보여준것
    같아요 늘 흔들어도 부러지지 않는 그들이
    있어서 좋습니다^^

 

"레이싱이 묘하네요. 이게 얌전한 사람을 굉장히 좀 터프하게 만들어요." - 정형돈 이날 무한도전의 테마이기도 했던 영화 러시 : 더 라이벌의 주인공, 다니엘 브륄의 니키 라우다. 여성의 걷어 올린 각선미보다도 남자를 홀리게 하는 스타 카레이서. 금발에 풀어헤친 가슴이 카레이서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던 여자는 너드 이미지의 니키 라우다가 전설적인 카레이서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때 영화 최고의 명장면이 등장하는데 얌전하게 안전 주행 중인 니키 라우다에게 여자는 당신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고 요청한다. 돈 되는 일도 아닌데 뭘 위해서 달리겠느냐고 반문하자 유혹적인 포즈로 “나를 위해서요.” 라고 속삭이는 미녀의 목소리. 그 말에 탄력을 받은 니키 라우다가 순간 거칠게 기기를 조작해 질주하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만큼 짜릿함의 극치였다. 순진한 얼굴의 초식남에게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야성미의 발견이었으니까.

 

 

 

카레이싱이라는 큰 그림을 기획한 무한도전 장기 프로젝트. 딱히 그림을 그리려 애쓰지 않아도 보여주는 모습 그대로가 영화 같았던 이 날의 무한도전은 바로 그 러시를 떠올리게 할 만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았다. 카레이싱, 무한 질주 본능이 남자의 무엇을 깨우는지는 몰라도 이날의 무한도전 멤버들은 분명 전과 같지 않았다. 평소의 무한도전 같지도 않았지만, 그간 보여줬던 그 어떤 장기 프로젝트의 모습보다도 돌출된 감정으로 불타올랐다. 그것은 질투와 경계심 그리고 남자의 본능.

 

협동과 화합을 주제로 했던 이전의 장기 프로젝트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카레이싱은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이고 기록의 싸움이다. 응원하고 때론 걱정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내 앞의 저 녀석을 앞지르고 싶다는 승부욕과 내 뒤의 녀석에게 뺏기고 싶지 않다는 경계심으로 가득했다. 그 부정적인 감정이 오히려 산뜻하게 느껴졌다.

 

 

 

기록 싸움인 카레이싱은 오늘과 내일의 주인공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이날의 경기는 시시때때로 결과가 바뀌었다. 고령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늘 의욕이 없던 박명수가 뜻밖에 투지를 불태우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조교의 지도 아래 1인자 유재석을 앞지른 그였지만 제어를 받을 수 없는 혼자의 몸이 되자 지나치게 유재석을 신경 쓰는 바람에 준하에게마저 밀려난 3위로 하락했다.

 

 

트랙을 질주하는 소리가 남자의 심장을 들끓게 하는 것인지 몰라도 수시로 예상 밖의 결과는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울보 레이서 정준하는 엄마 잃은 미아처럼 찡찡대면서도 첫 번째 게임에서 유재석을 앞질러 1위를 기록했다. ‘자타공인 마지막 선수 에이스 유마허’ 수식어마저도 사람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힘이 있는 유재석의 등장.

 

 

 

“준하형이 1등 하면 안 돼!” 장난스러운 형돈의 칭얼거림에 정준하마저도 머쓱하게 웃으며 “나도 알아. 모든 시청자의 바람이잖아.”라고 응수했다. “쟤가 2등 하면 안 된다.” 라고. 본인의 승리에 자진해서 조작 벌점마저 강행하며 민심을 잃지 않으려는 정준하가 안쓰러웠지만, 유재석이라는 사람이 드라마틱한 감동을 이끌어내는 존재라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요즘 한껏 개그 본능에 물이 오른 길은 그야말로 개그의 신 내림을 받았는지 모두가 지옥의 자리라고 입을 모으는 유재석의 라이벌이 되어 웃음을 샀다. 지나친 안전 주행으로 꼴찌를 도맡아 하며 애초에 견제 대상이 아니었던 그지만 출발이 중요한 레이싱에서 빠른 스타트로 유재석을 앞질러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심지어 아웃 라인의 핸디캡까지 안고 있었던 유재석은 브레이크 실책으로 스핀마저 났지만 혀를 내두르게 하는 핸들링으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익숙한 손놀림과 강한 터치로 운전대를 조작해 순간의 실수를 극복해나가는 그의 모습은 같은 남자라도 반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남성적인 매력이 넘쳤다. 그 모습을 감상하던 하하 또한 방송용 목소리가 아닌 본인의 감탄으로 “어떻게 스핀 났는데 바로 잡고 나가냐.” 라고 중얼거렸다.

 

 

 

이날의 최고 임펙트는 쫓는 자 박명수와 쫓기는 자 유재석이 펼친 남자의 대결이었다. 태백 서킷에서 펼쳐진 준결승전. 최고의 1인을 가리기 위한 승부에서 박명수는 더듬으면서도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 이길.. 또 이길 거예요.” 그리고 될 수만 있다면 1등 하고 싶다는 그럼에도 마음 같을 수는 없다고 망설이던 유재석.

 

 

 

출발은 대등했다. 순간 피치를 올린 유재석은 시작부터 전속력으로 박차를 가했다. 움찔한 박명수가 인코스로 파고들자 유재석은 곧 그를 추월했지만, 다시 박명수에게 자리를 내주어 2랩이 끝나기까지 그의 선두는 멈출 줄을 몰랐다. 어쩌면 이대로 1인자의 자리를 내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마지막 판에서 그의 스피드는 박명수를 제쳤다. 무표정으로 거칠게 핸들링을 돌려 스피드를 발휘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니키 라우다의 반전 매력과도 같았다.

 

 

"진짜 이 레이싱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다들 경쟁심에 불탄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 유재석

 

 

 

유재석뿐만이 아니라 이날의 무한 질주 본능은 새삼스레 여섯 멤버들의 매력을 발산했다. 타오르는 적개심, 잔뜩 날 서 있는 경계심. 폭발하는 야성미에 그 어느 때보다 신경질적이었던 대결. 협동의 감동을 중요시하던 이전의 장기 프로젝트와는 분명히 다른 남자만의 대결에서 자신의 구역을 내주지 않으려는 수컷의 야성미가 물씬 넘친다. 딱 한 번의 실수도 치명적인 레이싱. 모르긴 몰라도 이번 프로젝트가 이전까지 펼쳐냈던 그 어떤 미션 이상으로 짜릿한 감동을 안겨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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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3

  • 김정은 2014.04.06 10:00 신고

    ㅎㅎ 저 어제 완전 몰입해서 봤어요
    정라인... 아깝더군요 마지막에서 결정적인
    기어 변속 실패를 해서 멘붕오는게 이해가
    되면서 이번 실패로 다음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것두 기대돼요

    잘봤구요 퍼가요~^^

    • 연습 게임에서는 울먹울먹하며 승부에 초연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그래도 지고나니까 서서히 불타오르는 승부욕이 멋지더군요.^^ 한 번의 패배가 오히려 정준하에겐 득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2014.04.09 11:25

    비밀댓글입니다

 

작년 어느 기사의 씁쓸한 문구가 떠오른다. "수능에서 국사를 선택하는 학생이 7년째 줄어들고 있다" 슬프지만 그럴법하다고 생각했다.  5년의 역사 인생은 내게 인고의 시간이었다. 어쩌면 칠판을 들여다보는 일보다 시계를 흘끔대는 것이 더 잦았을지도 몰랐다. 누런 때깔의 겉표지만 봐도 징글맞았다. 나는 국사를 싫어하는 무수한 학생의 하나였다. 이런 과목을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책정했으니 어느 누가 국사를 집어들겠는가. 분명 국사는 응시자에게 그리 탐탁지 않은 문제지다. 두껍고 불편하며 외울 것은 산더미 같고. 국사를 외우는 것이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결격 사유가 되어버린 이상 학생들은 이 과목을 쉽사리 선택할 수가 없다. 안타깝다. 국사를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며 불편하고 지루한 배움으로 치부하게 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가.

 

 

 

무한도전의 TV 특강 특집은 그래서 남달랐다. 다소 부산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예능인을 선생님으로 내세워 기존의 고리타분한 교육 방식을 뒤집어엎었다. 교사가 된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무엇보다 재미있는 가르침을 나누고 싶어했다. 지루하지 않은 국사 시간을 만드는 것. 그게 바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맡겨진 숙제였다. 재미. 그리고 진정성이다.

 

 

 

무한도전 특강의 미덕은 역사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시켰다는 점이다. 안중근 의사의 선혈을 손가락 마디마디에 심어두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의 불편하지만 응시해야 할 시간을 목격했다. 교사가 직접 체득하여 돌아온 이 값진 감정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영양분이 되어 돌아갔다.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안중근 의사의 고결한 용기는 아들에게 수의를 지어 보내며 정의를 지원한 모성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몰랐다. 유재석이 강의 말미에 읽은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에 아이들은 울었다.

 

"저흰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 그래서 무한도전을 떠올렸다. 그녀의 말에. 인기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게스트로 출연한 시크릿 그리고 전효성은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시크릿의 리더인 그녀에게 모처럼 신곡을 들고 행진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출연은 꽤 즐거운 이벤트였으리라. 그 들뜬 기분이 좀 과했다. 티비가 아닌 라디오라고 해도, 생방송 도중의 인기 방송에서 어느 특정한 집단의 문제적 놀이를 가감 없이 끌어들였다. '민주화' 그것은 인터넷 용어도 2013년의 신조어도 아니다. 전효성은 과연 개성을 존중해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 이 결코 상응할 수 없는 두 개의 말이 전하는 괴리감을 이해하기라도 할까.

 

 

 

 

단어의 뜻을 몇 개 이해하지도 못하던 그 어린 시절 친구와 입씨름을 하다 무기처럼 던지는 말이 그거였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한다는데~"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개념이 바로 민주주의다. 이 고결한 단어를 전효성은 개인의 개성을 억압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했다. 억압의 세월을 살아왔던 우리들에게 민주화,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단어 이상의 가치를 전한다. 그것은 기억이고 역사고 아픔이며 환희다. 이 소중한 단어를 전혀 상반된 개념의 부정적인 의도로 장난칠 수 있는 이 아이돌의 곪아버린 역사관이 무섭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이다. 도대체 너는 무한도전에서 무엇을 배웠느냐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4일 남긴 어느 날이었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전효성을 편집하지 않았다. 무한도전은 지난 회차가 그랬던 것처럼 꿋꿋하게 전효성의 얼굴과 말을 티비 앞으로 실어 보냈다. 유달리 리액션이 큰 전효성은 윤봉길 의사를 소개 받을 때 그랬던 것처럼 침략의 역사 앞에서 큰 감흥을 받은 태도를 보였다. 고개를 끄덕이고 심지어 필기까지 하며. 유달리 큰 리액션의 전효성을 발견할 때마다 한 번씩 스쳐 지나가는 의문을 어찌할 수 없었다. "도대체 너는 이 시간에 뭘 배운 거니."

 

유독 디테일에 강한 김태호 피디지만 꽤 많은 공을 들인 에피소드라는 것을 구석구석 쓸고 닦은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체감할 수 있었다. 2주 분량의 특집에 마지막 방송 분량을 5.18에 맞춰 그날의 의미를 더욱 견고히 했다. 무한도전에서 그리 환영하지 않는 떼거지 아이돌 게스트조차 남다른 쓰임새로 쓰여졌다. 이 정도의 애를 쓴 방송을 어느 아이돌의 구설수에 흠집 낸다는 것이 김태호 피디 또한 즐거울 리 있었겠는가. 네티즌의 편집 요구를 떠나 그저 개인의 괘씸죄만으로도 덕지덕지 모자이크를 붙여 내보내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전효성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너는 도대체 뭘 배운 거니 따위의 야유를 퍼부을 테니까.

 

 

 

기존 예능에서 아이돌의 부족한 상식이란 그저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허나 무한도전은 어른의 당면 과제로 받아들이게 했다. 재미가 없다고? 그럼 재미있게 가르치면 된다. 장난을 치며 스타 골든벨의 흉내를 내던 아이들이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 앞에 눈물을 흘렸다. 적어도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아이돌의 부족한 상식이 놀림거리가 되지 않았다.

 

비록 전효성의 민주화 대란은 야유를 낳았지만 어느 아이돌은 깨우침을 이야기했다. 카라의 한승연은 직접적으로 무한도전을 거론하며 배움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5월 18일, 오늘같이 의미 깊은 날 무한도전 보며 지난주에 이어 모자란 역사공부 하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보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이렇게 살 수 있게 해 주셔서!"


 

 

25살의 윤봉길 의사가 자결을 각오하고 도시락 폭탄을 던졌을 때 25살의 아이돌 전효성은 역사를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 어쩌면 무한도전은 편집을 거부하면서까지 그녀에게 가르침을 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가 민주화라는 말을 희롱할 수 있는 자유마저도 지난 역사가 일으켜 세운 민주주의 때문이라고. 전효성을 편집해도 관념은 남아 흐른다. 어쩌면 무도가 편집하지 않은 전효성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이 던진 진짜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국사를 배우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하게 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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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 2013.06.02 21:37 신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개념없는 여자애들 굉장히 싫어하는데 이 친구(효성?)는 어리고, 그다지 학문이나 상식이 필요하지 않은 직업인 연예인이라서 기대치가 높지 않아 그렇게 밉진 않았고, 다만 좀 황당했을 뿐입니다. 역시 아이돌은 별 생각이 없구나..뭐 그정도? 그런데 이런 애들이 한국엔 널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역사를 제대로 가르칠 생각이 없는 윗세대의 영향을 받았구나하는 생각에 좀 슬펐습니다. 우리 민족처럼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역사와 전통에 관심이 없는 민족은 드물더군요. 역사가 짧은 미국조차도 자기네 역사를 가르치는데 엄청 두꺼운 책들을 읽게 합니다. 효성이라는 친구덕분에 이런 논의가 나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친구한테 개인적인 책임을 묻기 이전에 자기 자식이나 자기 동생이나 주변 후배들 교육이나 좀 시키는 게 어떨까요? 괘씸하기는 하겠죠. 그래도 대한민국의 역사 교육 현실입니다. 근현대사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고대사는 거의 모릅니다. 일제시대는 말할 것도 없고요.

  • 좌파 2013.06.02 21:41 신고

    좌파든 우파든 역사는 좀 알고 삽시다. 전세계적으로 역사와 전통에 더 집착할수록 우파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금 다른듯 합니다. 마녀사냥은 하지 맙시다. 이 친구 너무나 가혹하게 대접받아 생채기 날지도 모릅니다. 그냥 애들이 이 기회에 공부 좀 했다고 생각합시다. 화가 나기야 나죠. 어이가 없죠. 물론 짜증나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대한민국은 역사에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 자식이나 잘 가르칩시다.

  • 보수꼴1통 2013.06.04 21:56 신고

    민주화란 말에 대한 희롱? 자칭 '민주세력' 통칭 좌/좀들아.. '민주화' 란 슬로건 내걸고 다양성을 무시하며 이곳저곳 들쑤시며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봐..


    솔직히 일베애들 민주화란 버튼 쓰는것.. 그것 자체가 민주화란 개념을 훼손한다라곤 보진 않는다.. 좀더 하드보일드 하게 냉소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가 가지는 모순을 좀 꺠우쳤음 해..

    • 어휴 2013.06.04 22:26 신고

      거기 버튼에 사용되는 것 자체가 훼손이야.. 너희야 말로 일부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하는 건 생각 못하니?

    • 뭐? 2013.06.15 17:53 신고

      너네야 말로 '하드보일드'하게 전라도를 바라봐 잡것들아

    • JTank 2013.06.30 02:29 신고

      일베충들은 그냥 아무생각없어 전라도 미워하지도 않고
      보수도아니고 좌익도아니고
      그냥 이것저것 잡지식만 많아가지고 깝치는 거지 뭘 ㅋㅋ
      ㅄ들 일베정말화나네요! 흥분하는너네만 병신이야

    • 2013.07.20 17:26 신고

      다음 일베

  • 2013.06.05 08:45 신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너네들 2013.06.05 19:56 신고

    솔직히 너네들도 전라도에서 태어나기 싫었잖아

  • 헤헤헿 2013.06.08 23:03 신고

    쓰레기 같은 곳에서 배우고 대학도 쓰레기 같은데 가서 하라는 배움은 안하고 술이나 처 마시러 가니깐 생각은 1초도 안해보고 헤헤헿 전 일베충이예염 하고 글싸지르고 다니지

  • 헤헤헿 2013.06.08 23:03 신고

    쓰레기 같은 곳에서 배우고 대학도 쓰레기 같은데 가서 하라는 배움은 안하고 술이나 처 마시러 가니깐 생각은 1초도 안해보고 헤헤헿 전 일베충이예염 하고 글싸지르고 다니지

  • 민주화 2013.06.16 00:18 신고

    전효성이 민주화를 부정적 의미로 사용했던 긍정적 의미로 사용했건 이미 대중들에겐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 전효성이 일베를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였을 뿐이다. 단지 일베에서 통용되는 말을 사용한 죄로 일베를 한다는 의심을 받고 그 의심을 받은 죄로 마녀사냥 당했을 뿐, 그이상 그이하의 사건도 아니었다. 민주화란 단어가 이렇게 이슈화되기 전에 그 의미에 대해 깊게, 아니 잠시라도 생각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냥 학교에서 배운대로 민주화는 좋은 거, 민주화는 불가침의 영역이라는 개념 정도가 전부인, 혹은 아예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이 보통 수준인 게 현실. 더구나 운동권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져서 정치,사회 문제에 문외한 수준인 대학생들도 수두룩한 게 현실. 그냥 솔직히 말하자, 그냥 효성이 까고 싶었던 열폭녀들이 꼬투리 하나 잡아서 분탕치는 거였다. 거기에 동조하는 애들은 그냥 민주화는 좋은건데.. 라며 달려드는 형국이었다.

    • 옦똒 2013.06.30 02:31 신고

      이야!개념글 땈!맘에 드는 댓글을 찾았다

    • 지나가는과학도 2013.07.20 17:21 신고

      이 글은 분명히 주장문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커다란 논리적 비약이 있습니다. 댓글도 조금 더 생각하고 쓰는 습관을 들입시다. 누군가가 마녀사냥을 했다고 말하면 그것이 다 옳고 통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말을 할 때는 내가 이 글을 책에 삽입하거나 토론장에서 사용하고, 또한 법정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논리적인 주장과 근거에 대한 생각을 하고 쓰셔야 합니다. 국사뿐만이 아니라 설득 또는 글쓰기의 올바른 능력이 많이 결여된 사회입니다.

  • 민주화로까는애들 2013.06.22 19:48 신고

    대부분 디씨나 일베 인벤 루리웹 오유 등등 정치 갤러리에서 지역감정 분출하면서 노는 애들.
    일반인들은 전효성이 그런발언한거 별로 신경도 안씀.

  • q 2013.07.06 23:27 신고

    어후 글 참 길다

  • 악순환 2013.07.13 09:46 신고

    제 생각에는 역사교육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일베라는 사이트가 생겨나서 자꾸잘못된 역사와 사고관을 가지게 되고 그러다보니 방송에서까지 본의아니게 말실수를 초래한게 아닐까요? 아 악순환은 전효성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전반적인 시스템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바로잡지않으면 이번과같이 언론에 말실수하는 사건은 계속 생겨날 것입니다.

  • 지나가는행인 2013.07.16 15:00 신고

    와..글 정말 잘쓰셨네요. 글쓴이님의 의도가 맞다고 생각됩니다.

  • 지나가던과학도 2013.07.20 17:14 신고

    어떻게 하면 국사 성적을 잘 맞을 수 있나? 그것보다 국사 선생님들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학생들이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심도있게 생각할 수 있게 하나? 이 것이 아닐까요?

  • 아...... 2013.07.20 17:20 신고

    진짜로 전효성 좋아했는데 이제는 볼때마다 얘 일베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역겨움 일베가 디씨 아들뻘 사이트라기에 들어가봤었다가 진짜 멘붕했었지... 여기서 활동하는 애들은 뭔가 했었고 여튼 25살이나 되었으면서 단어의 뜻도 모르고 또 역사를 배워갔으면서 얼마후에 태연히 저소리를 하는게 맞다고 보나? 난 절대 이해 할 수 없다...

  • ㅋ.. 2013.07.20 17:56 신고

    아직도 이 사건이 안지워지고 남아있네요 ㅋ 좌좀들이 어떻게든 일베 망하게 할라고 억지로 엮어 버린걸 ㄷㄷ 대단한 민주열사들 납셨다 그죠?

  • 빠트린 점 2013.07.20 20:09 신고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끝에 글을 맺을 때 윤봉길 의사는 도시락 폭탄이 아닌 물통(수통) 폭탄을 던졌습니다. 사소한 단어 하나 때문이지만 바른 국사 알기에 조금 더 도움이 되기 위해서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허이고 2013.07.21 00:25 신고

    고결한 민주주의라 하시는데 저는 글쓴이께서 민주주의 민주화가 뭔지나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요. 내 생각과 맞지 않다고 남을 까내리고 평가절하하는 것도 요즘 민주주의의 뜻인가봅니다?

  • 11 2013.07.27 18:28 신고

    애초에 민주화라는 단어가 어째서 변질된 뜻으로 그들에게 이용되기 시작했는가를 거슬러 올라가면,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민주적 절차' '민주화'로 포장하여 이루는 인간들을 꼬집기 위해였습니다. (옛날 일베 구경을 했던 사람이니, 일베충이라고 욕하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들을 '민주화'한다는 명목으로 무시하는 일을 풍자하는 의미였죠. 이는 일베와 상관없이, 근본이 디씨의 정사갤, 야갤을 에 있던 은어였습니다.

    처음 '민주화'라는 단어를 다은 의미로 사용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속사정을 알고있었죠. 쉽게 말하면 민주화 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를 조롱하는것이 아니라, 민주화를 표방하고 자기들 논리를 들이미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의미라는 것을요. 그러나, 각종 사이트에서 사용되던 이 은어는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그런 뜻을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흘러갔고, 그 사람들은 결국 아무 분별 없이 이런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민주화라는 단어의 뜻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단지, '열폭'같은 유행어/은어처럼 모르면서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을 뿐입니다. 이걸 역사 교육이 잘못되었다고까지 표현할 일은 아니죠. 왜냐하면 그 은어의 근본이 민주화 자체가 아닌 민주화를 들먹이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저 본인은 요즘에는 일베도 안하고, 디씨도 안하고, 여러 관점에서 여러 의견들을 듣고 한창 중립에 가까워진 우파 라고 하겠습니다. 저 자신을 일베충이라고 욕하는건 상관없는데, 제 생각까지 일베충의 의견이라고 무시하고 넘어가시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개성을 중요시해요 근데 민주화시키지않는다? 뭔소리야? 읽어도 이해안됨 어떻게 민주화라는 말이 그렇게 되지?

  • 옜날것인것 아는데 들러보다가 댓글을 답니다. 너무 동의합니다. 진짜 뭐 배웟나 묻고싶네요. 저는 배우고 싶어 죽겠는데 외국에 있어 제대로 못배우는데 왜 배우기 싫어하는지 모르겠어요.

 

영화 패왕별희에서 완벽한 합으로 이루어진 어느 경극을 보며 장국영은 눈물을 흘린다. "아아. 얼마나 많이 맞았으면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 경극학교의 고된 훈련을 견디다 못해 뛰쳐나온 그는 이 아름다운 인체의 예술이 잔혹한 과거의 통증으로 만들어진 현재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 큰일 났다." 길 다음으로 하와이 상공의 미니 파일럿이 되어야 할 임무를 맡은 유재석의 입에서 그답지 않은 엄살이 터져 나왔다. 방송용이 아닌 유재석의 리얼한 목소리였기에 더욱 그 공포가 실감이 났다. 경비행기에 묶인 작은 글라이더에 몸을 싣고 하와이의 하늘 위로 떠올라 온갖 묘기를 감당해야 할 무한도전의 미션은 고소공포증의 유재석에겐 웃어넘길 수 있는 농담이 아니었던 것이다.

 

 

 

"잠깐만 끊을게" 어린 시절 파일럿을 꿈꾸었다던, 도저히 현실 공포라는 것이 없어 보이는 간 큰 박명수마저도 악 소리가 절로 터졌다. 주사위로 다음 선별자를 결정한 뒤 선발주자의 미션이 성공하면 그다음 타자를 글라이더에 태우는 다소 잔인한 물타기 전략에 나만 죽을 수 없다는 의지로 독하게 지폐를 세어보는 그였지만 하와이 상공의 곡예는 이런 그의 의지마저도 꺾어놓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마치 수상스키처럼 경비행기에 의지한 글라이더의 끈이 팽팽해지는 순간 공포가 엄습한다. 더이상 올라갈 수도 없을 만큼의 높이에서 끈은 툭- 소리를 내며 끊어져 버리고, 하와이 상공에 남은 것은 작은 글라이더와 나 하나뿐이다. 안전장치나 다름없을 조종사가 함께 탑승하고 있지만 비행 초보자에게 그는 짓궂기 짝이 없는 롤러코스터 기사였다.

 

 

 

"준비됐어?" 돈을 건네고 하늘 위의 곡예를 펼치는 조종사의 장난에 그 대단한 박명수마저도 얼이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순간의 공포가 어찌나 잔혹했던지 입었던 옷에 침을 한바탕 묻히고 나온 박명수를 유재석은 충격적인 눈으로 바라본다. 운전석에 앉았던 조종사는 웃는 얼굴로 태연스레 말한다. 평상시 중력의 다섯 배라고. 그 고통스러웠던 봅슬레이의 강도가 3g였던 것을 돌이켜본다면 무한도전 사상 가장 무서운 곡예를 해야 하는 셈이다. 웃는 얼굴로 진행을 하는 유재석이었지만 엄습한 공포에 한 번씩 리얼 민낯이 스쳐갔다. "어떡하지." "큰일 났다."

 

 

운명이 잔인하게도 세 번째 타자로 그를 선정했을 때 그는 웃을 수조차 없었다. 그 짓궂은 무한도전 멤버들조차 순간 장난을 치지 못했다. 유재석의 공포증이 장난이 아닌 수준이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험가 길마저 우는 소리를 냈다. 유재석은 타인의 곡예마저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하늘 위에서 곡예를 감당하며 세어놓은 지폐의 숫자가 정확히 일치했을 때 그다음 사람을 이 곡예에 동참시킬 수 있다. 길이 제시한 액수를 최종 점검할 때 유재석은 그야말로 유재석이 아닌 듯한 얼굴을 했다. 창백해진 그의 얼굴이 안쓰럽게도 길이 세어놓은 액수는 정답이었다. "괜찮아. 재석이 형은 공포증이 있기 때문에."

 

 

 

유재석의 성공이 다음 타자인 자신의 악수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노홍철은 시종 시비를 걸며 훼방을 놓았다. 유재석은 이를 갈며 "노홍철. 나에겐 고소공포증이 있다. 그러나 내 기필코 너를 태우기 위해 내 꼭 세리라. 내 죽은 힘을 다해서 돈을 세서 너를 꼭 이 자리에 앉히고야 말겠다. 노홍철." 유재석은 이를 갈며 하늘 위로 떠올랐다.

 

곡예 직전 실눈을 뜨고 지폐를 주춤주춤 세어보는 그였다. "16. 17. 18." 아. 누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울먹이며 지폐를 세는 유재석의 모습은 분명 시청자에게 웃음이 터지는 재미였지만 그에겐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실험이나 다름없었다.

 

 

 

돈만 겨우 응시하며 울먹이며 돈을 세고 있는 유재석을 보고 무한도전의 제작진 역시 감탄을 했다. "대단한 정신력" 으아아악. 활강과 동시에 유재석의 울음은 비명으로 바뀌었다. 지폐를 쥔 손이 긴장으로 바들바들 떨렸다. 그럼에도 그는 셈을 멈추지 않았다. 유재석의 공포증을 알리 없는 조종사는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한 곡예를 시작한다. 거꾸로 돌았다가 급하강을 했다가. 필자에겐 이 아름다운 순간이 얼마나 큰 공포로 점철된 잔혹사인가를 여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아아. 그 순간에도 놓지 않는 그의 프로의식이 얼마나 성숙했는가를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이미 십 년을 훌쩍 넘은 방송이지만 아마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유재석의 동거동락에서 그때 한참 유행하던 연예인 번지점프를 몇 십분 내내 엄살을 내며 뛰어내리지 못하던 그를. 주영훈과 더불어 많은 꾸중을 받았지만 병원에서 검진까지 받아 나온 그의 병명은 완벽한 고소공포증 환자였다. 예능의 추세 때문에 유재석 또한 그 많은 세월 동안 고소공포증 환자에게는 잔인하기 짝이 없을 고통스러운 곡예를 여러 번 감당해야 했다. 그때마다 유재석은 공포에 질려 새하얀 얼굴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그것을 이겨내는 강도는 단단해져 갔다. 물론 그것은 공포에 익숙해졌다거나 공포증을 고쳐서가 아니라 여전한 공포증을 의지로 참아내게끔 하는 그의 정신력 때문이었다.

 

 

 

울면서 지폐를 세는 유재석의 모습이 웃기면서도 웃을 수 없었던 것 역시 같은 이유였다. 공포증 환자에게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순간인가를 필자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의 공포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가를 실감했던 장면이 있었다. 겨우 지상으로 내려와 땅을 밟고 섰음에도 그는 한동안 하와이 상공 위를 떠도는 것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유재석이었기에 그의 얼빠진 모습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진행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비틀대는 그를 멤버들은 차마 놀리지도 못했다. 길은 몇 번인가 유재석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부를 물었다.

 

 

 

오죽했으면 그다음 타자인 노홍철이 상공을 치솟고 올라 같은 곡예를 경험한 뒤 아래로 내려오는 순간까지도 유재석은 지쳐있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일어설 수조차 없어 카메라가 비추는 순간에 간신히 진행을 이어가던 유재석은 급기야 힘이 풀린 다리로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혼을 빼고 있어야만 했다. 이토록 공포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유재석이기에 당연히 미션을 해결하는 일은 불가능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저 그 곡예를 감당하는 동안 기절이나 하지 않으면 그것마저도 인간 승리라고 생각했기에. 그러나 유재석은 그 극악의 순간에서 기어이 지폐의 숫자를 세어냈다. 정말 놀라운 정신력이라 아니 말할 수 없었다.

 

 

 

십 년 전. 번지점프를 하지 못해 몇십 분간을 울먹였던 유재석이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3g의 중력을 견디며 카메라의 위치를 바로잡고 번지점프를 하는 순간에 핸디 카메라로 중계한다. 그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시청자에게 좋은 화면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은 지난 세월을 반추하며 소위 초심을 운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사람의 초심은 날이 갈수록 성숙해진다. 날이 갈수록 견고해지는 유재석의 프로의식. 공포와 맞바꾼 그의 정신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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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숱한 화제를 뿌리며 방영되었던 무한도전 '네가 가라 하와이'의 완결 에피소드가 23일 방영되었다. 최종 우승자의 영예로 하와이 티켓을 손에 쥔 노홍철은 홍철투어 CEO의 수완을 발휘 멤버들을 끌어들였다. 하와이 티켓 최종 우승자의 권력을 발휘 노홍철은 자신을 갑으로 내세운 계약서를 들이밀었다. 을은 갑이 내세운 조건을 모두 들어주어야 하며 갑이 하는 말을 모두 따라야 한다는, 여행 계약서를 빙자한 일종의 노예 계약서였다. 멤버들은 그야말로 석연치 않은 계약서라며 씁쓸해하면서도 결국 달콤한 하와이행으로의 유혹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모든 조건을 동의하고 떠난 여행이라해도 그것이 하와이 땅을 밟지도 못할 지옥행이 될 줄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 예상 그대로라 허탈하다 싶게 또 한 번 길이 탈락되고 난 뒤 낄낄대던 멤버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싹 가셨다. 눈앞의 싱그러운 와이키키 해변을 앞두고 노홍철이 뜬금없는 조건을 내걸었던 것이다. "자 이제 여기서 내리면 여러분들은 와이키키 해변에 온 사람이 된 거고요. 여기서 못 내리면 와이키키 해변을 본 사람이 되는 거예요." 울컥한 박명수가 주먹질을 하는데도 노홍철의 비아냥은 끝나지 않았다. "온 사람과 본 사람은 다릅니다." 이번에는 탈락자 그들을 심판할 심판관으로 나섰다. 길의 전화를 받는 사람은 하와이 땅도 밟지 못한 채 한국으로 끌려나가야만 한다.

 

 

 

"길아. 나랑 가자." 무한도전에서 좋은 사람 마케팅은 통하는 것이 아니다. 나서서 희생양이 된척하여 위기를 타파하려던 정형돈은 아무렇지 않게 "그래"로 받아치는 길의 대답에 창백해졌다. 하와이 땅이나 좀 밟고 가자고 난동을 부리는 형돈을 내버려두고 나머지 멤버들은 즐겁게 와이키키 해변 위를 뛰어다녔다. 웃고 있는 그들을 그대로 내버려둘 노홍철과 무한도전 제작진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주사위를 굴려보라고 내민다. 희생자 하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후로도 멤버들은 마치 불법체류자의 입장이 된 것 마냥 조금의 안정조차 취하지 못했다. 하와이의 아침이 밤으로 저물 때까지. 그들은 계속해서 최후의 승자를 남겨놓는다는 명목의 '네가 가라 하와이' 게임을 지속해야 했다. 뱃멀미를 겪으며 고생고생을해서 도착한 숙소 앞에서 노홍철은 또 하나의 선물을 내밀었다. 때아닌 물총 싸움으로 서로를 저격하여 최종 탈락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총을 집어들자마자 박명수는 정말 하와이에 남고 싶은 사람처럼 죽기 살기로 두 사람을 공격했다. 결국 최후의 생존자는 박명수가 되었다. "노홍철 씨. 정말 한 명만 데려가요?" 유재석의 볼멘소리를 뒤로하고 노홍철과 박명수는 당당하게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에 펼쳐진 전개는 전혀 생뚱맞은 화면이었다. 한국으로 돌려보냈다던 나머지 탈락자들이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며 탱자 탱자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이 모든 것은 노홍철과 제작진이 손을 맞잡은 한편의 반전 영화였던 것. 먼저 탈락한 사람들이 오히려 하와이의 즐길거리를 다 즐기며 신 나게 놀고 있는 동안 남은 이들은 하와이에 남겠다며 진을 빼고 있었던 것이다. 최후의 생존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박명수는 울컥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노홍철이 시키는 모든 것을 이행하겠다고 서명을 하고 따라온 여행인 것을.

 

파업 이후 오랜만에 무한도전다운 무한도전을 본 느낌이었다. 마치 무한도전 클래식과도 같은 회차였달까. 먼저 탈락한 길이건 최후의 생존자인 박명수건 어느 하나 뒤통수를 맞지 않은 멤버가 없었다. 모두가 당했고 모두가 속아버렸다. 재미있는 것은 그 과정에 동참한 시청자마저도 완벽하게 속아 넘어갔다는 것이다.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멤버들을 속일 때 취하는 방식은 주로 몰래카메라와 같은 패턴이다. 시청자에게는 이미 그들을 속이고 있다는 것을 공지하고 속이는 일에 동참하여 쾌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과감하게도 시청자까지 멤버들의 입장에 서게 하는 과감한 패턴을 꾀했다.

 

 

노홍철과 무한도전 제작진을 제외한 다섯 명의 멤버들이 차례차례 뒤통수를 맞으며 제작진에게 속아 넘어가는 과정은 꽤나 흥미로웠지만 한편 그만큼의 위험성 또한 갖고있었다. 멤버들이 "당했다"는 감정을 느끼는 동안 시청자 또한 똑같이 당한 기분을 겪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아마 시청자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웃으면서도 저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아니 저 멤버를 빠뜨리면 프로그램을 어떻게 진행하지? 라는. 여기까지 데려와 놓고 몇 번이나 멤버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낸다는 설정이 웃기면서도 너무 지나친 게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작은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다. "이건 너무 심하잖아!" 박명수는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스트레스는 통쾌한 전율로 바뀐다.

 

 

 

물론 시청자가 추리할 수 있는 몇가지 복선을 남겨두기도 했다. 왜 선장님은 떨어지지 않냐는 유재석의 투정에 노홍철은 뻔뻔한 얼굴로 "저는 이 게임의 우승자잖아요"라고 말했으며 홀로 남은 하하를 두고 "하하야. 걱정하지마. 너가 정말 진정한 럭키가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알고보면 이 모든 것이 반전을 암시하는 복선이었음에도 막상 방송을 보는 동안은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마지막에 모든 것이 밝혀지는 순간까지 교묘하게 시청자의 스트레스와 스릴을 줄타기하며 하나의 에피소드로 마무리하는 과감함은 그야말로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전개가 아니었을까. 참으로 무례하고 도발적이다. 그럼에도 불쾌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무한도전의 묘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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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택시기사로 분한 무한도전 멤버들의 오전은 그야말로 운수 나쁜 날이었습니다. 손님이 너무나 없었고 생각보다 수익이 저조했기 때문이죠. 오전동안 한갓지게 차를 몰던 그들은 마침 쉬는 시간을 틈타 진짜 택시 선배님들에게 하소연하며 조언을 구합니다. 정준하는 맛있게 자판기 커피 한잔을 뽑아 마시며 2만 원도 못 벌었다며 하소연을 했고 유재석은 길과 함께 택시 기사에게 다가가 조언을 구했습니다. "오전에는 손님이 없네요?"

 

이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순간만큼은 그들이 연예인 정준하나 유재석이 아니라 택시기사의 일원으로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코미디나 예능이었던 장면이 눈물이 되었고 다큐가 되었죠. 평소 같으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택시 운전의 고충을 동료 택시 기사와 나누며 그들의 애환을 공유하는 모습은 이날 무한도전에서 전하고 싶었던 진짜 메시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부분이었습니다. 한 시간에 3000원이 평균이라는 택시 운전. 그나마도 연료 값으로 대부분이 빠져나간다는 무심한 몇 마디가 쓰고 아프게 들려왔죠.

 

하지만 생뚱맞게도 이 감동적이고 가치 있는 장면에서 "태도 논란"이라는 황당한 이슈가 인터넷을 강타했습니다. 한 택시 기사와 이야기를 나누던 유재석이 주머니에 손을 꽂고 있었다는 지적이 유머 겸 논란 겸해서 여기저기로 퍼뜨려졌던 것이죠. 사실 처음 이 논란을 접했을 때는 과거 유재석이 짜장면을 먹다가 티슈 두 개를 썼다는 이유로 과소비 소리를 들어야 했던 실없는 농담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논란을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적지 않았고 이것은 곧 기사로 퍼뜨려져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됐습니다.

 

 

 

물론 전후 사정 없이 퍼뜨려진 캡쳐의 이미지만 본다면 낯선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주머니에 손을 꽂고 나이 지긋한 어른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유재석의 모습이 그리 좋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방송을 정확히 시청했던 사람이라면 지금의 논란이 얼마나 황당한 것이냐며 헛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 직후 이것이 논란이 되지 않고 거의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야 새삼 지적을 받게 된 이유도 전후 사정을 고려하고 방송을 통째로 본다면 전혀 문제가 없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겠지요.

 

 

 

 

비록 방송은 3월에 방영되었지만 녹화 시기는 한파가 몰아치던 겨울의 끝자락에 만들어진 이날의 무한도전은 그 날씨를 체감시키듯 유독 시린 손을 주머니에 꽂고 있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도 수시로 주머니에 손을 꽂으며 몸을 떨었죠. 양지바른 곳에 모여 주머니에 손을 꽂고 이야기를 나누는 택시 기사들의 모습이 수시로 비쳐 이것이 택시 기사님들의 전용 포즈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택시 기사로 분한 유재석이 주머니에 손을 꽂고 있는 모습을 오히려 실감 난다고 생각했을 뿐 그것이 딱히 무례한 장면으로 받아들여지진 않더군요.

 

 

그리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유재석의 나이가 이제 마흔둘이죠. 방송에서 비추어지는 모습이 워낙 역동적인데다 동안의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주로 보여주었기에 실감할 수 없었지만 그의 나이를 상기해본다면 그렇게 놀랄만한 일도 아닙니다. 참고로 유재석보다 한 살 많은 정준하가 기사님들과 대화를 나눌 때 그분들의 포즈 역시 손을 꽂은 채였습니다. 마치 20대 초반의 유재석이 50대의 어른 앞에서 주머니에 손을 꽂은 무례한 행동으로 해석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리수죠.

 

별걸 가지고 트집이다, 아무렇지 않았다고 그의 행동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일부의 사람들은 "유재석의 인기 때문에 덮어주자는 것이다." "다른 연예인이면 어땠겠느냐" "이중잣대다" 라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연예인의 태도 논란을 두고 과거의 모습을 돌이켜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무례한 행동으로 지적을 받으며 나쁜 포인트를 적립 중이었던 사람과 늘 예절 바른 모습만 보여주어 이미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그들을 평가하는 시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유재석은 그동안 특히 어른들에게 친절하고 사려 깊은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던 것으로 유명한 연예인이었습니다. 길에서 대추를 팔고 있는 어르신에게 대추를 구입하면서 잔돈이 모자르다고 하자 그가 선택한 한마디는 "남은 돈은 가지세요"가 아닌 "그럼 대추 만 원어치 주세요"라는 살뜰한 한마디였죠. 타인의 기분까지 배려하면서 친절을 베푸는 그의 모습은 감동적이었죠. 시장에서 상인과 인사를 나눌 때에도 장갑을 벗으며 맨손으로 악수를 나누는 유재석의 모습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타고 나온 품성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이날의 무한도전 에피소드에서 유재석은 유별나게 어른들과의 살가운 만남이 잦았었습니다. 그래서 이 논란이 더욱 안타까운 것이고요. 한 어르신은 유재석의 택시를 타고 순간 얼음- 땡을 할 정도로 놀라워하다가 "이렇게 대단한 분을 만나게 되다니 영광이네"라고 입을 열었는데 유재석은 "제가 더 영광이죠."라는 말로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배려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중년의 부부의 어려운 사정에 짐을 직접 들고 내려오며 꼭 쾌유하시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죠.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많은 어른들이 유재석의 차에 탔고 모두 기분 좋은 얼굴을 하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논란이 되었던 포즈 또한 기사님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악수하는 그의 예의가 먼저였었죠.

 

물론 없었으면 더 좋았을 일입니다. 유재석이라고 해서 모든 비판을 논외로 넘어가자는 이야기도 아니고요. 하지만 다른 에피소드였다면 또 모를까. 그 어느 에피소드 보다 어르신들과 유재석의 기분 좋은 교감이 차고 넘쳤던 이날의 회차가 캡쳐 한 장이 만든 '태도 논란'으로 귀결되는 것은 애석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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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ㅋㅋㅋ 2013.04.15 04:30 신고

    유재석 꼬1치티나온거 방송에나갈가바 손앞으로미는거 딱보면삘오던대

  • 유재석은 늘 한결같습니다. 2013.04.15 18:10 신고

    유재석씨는 늘 한결같습니다.
    유재석씨를 까는 사람은 유재석 안티팬들입니다.^^

  • 2013.04.17 17:34 신고

    유재석이 아니라면 기사에 오를거리도 안될거같은 일이네요

  • 2013.04.17 17:34 신고

    유재석이 아니라면 기사에 오를거리도 안될거같은 일이네요

  • 으잉 2013.04.20 19:56 신고

    유느님나이가마흔둘이셨다니...
    얼굴이 너무동안이셔서 30대초반으로보였었는데...
    역시 *_*
    그리고 겨우 그런일가지고 까는사람들뭐임 지넨뭐잘나셨나

  • 유느님 2013.05.06 15:01 신고

    만약 유재석 본인이 아닌 다른 멤버가 옆에서 바지에 손넣고 있었다면
    유재석 씨는 손빼라고 말했을것이다!

    즉,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뿐 자신이 불리하면 물러나고 유리하면 들어오는 인간의 불과합니다.

  • 솔직히 2013.05.13 19:05 신고

    유재석 팬이긴한데 보기 좋아보이진 않았슴...
    길이도 같이있었는데 길이는 두손모으고 있더만...
    막 엄청 추웠던것도 아닌것 같고...
    암튼 잘은 모르겠지만...어른이랑 직접 이야기하는데 주머니에 손넣고 있음 예의에 어긋나는건 맞는거 아닌가???
    유재석이 아니라 다른 10대 20대 연예인이었어도 이런 반응이었을지...
    잘못된건 잘못된거임..

  • 유재석 힘내라 2013.05.14 21:23 신고

    정작 당사자인 택시기사님은 별 말씀 없으신데 왜 저들끼리 잘못됐다고 난리치는지 모르겠군요.

  • 그냥 저냥 읽었는데 글 중간에 타고난 품성을 말씀하시는데 좀 아닌거 같군요
    대상 받을 줄 알았는데 장려상 줘서 주머니 손 넣고 귀 후비면서 나오던 신인이 누구였죠?
    그때도 주머니에 손 넣는 걸로 곤욕을 치뤘는데...
    그 이후로 행동을 겸손하게 해야 한다고 느끼신 사람 아닌가요


    잘못 된 행동은 잘못 된 것입니다
    진정한 팬이라면 감싸줄때도 있고 나무랄때도 있어야 합니다

    • 유재석 힘내라 2013.05.15 13:14 신고

      굳이 나무랄 만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사자인 택시기사님은 이에 대해 별 말씀이나 행동을 취하지 않으셨는데, 다른 사람이 잘했느니 잘못했느니 따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팬이라면 이런 언론의 부풀리기 행동으로부터 오히려 보호를 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쯧쯧 2013.08.14 22:54 신고

      난.독.증 심하게 걸리신 sneapehr님 너나잘하세요 ^^

  • ** 2013.05.15 18:23 신고

    우연히 검색하다가 이 글에 들어오게 되었는데요.
    이 논란 아닌 논란이 일어난지 꽤 오래 지났는데도 아직까지도 댓글은 진행 중이네요?
    하긴 네이버 연관검색어에 아직도 유재석 태도논란 이 뜨더군요.

    물론 저 행동이 좋게 보이지 않는 사람도 많겠지만,
    정말 의아한 건 저 행동 자체가 택시편 방송한 그 날 퍼진게 아니라
    일베에서 캡쳐한 것이 퍼져나가면서 방영된 지 1주일 뒤에 논란이 일어났다는거죠.
    방송을 본 사람들은 저 부분을 보고, 유재석 정말 예의 없네 라고 생각하기 보다
    택시기사들의 현재 실상에 대해 공감하고, 그 부분에 집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저 논란이 기사로 터져나온 이후,
    굳이 저 캡쳐 한 장만 가지고 예의 없다 부터 시작해서 인격적으로 까대기 시작하더군요.

    대학개그제 얘기로 타고난 인성이 별로였다 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그럼 이 세상 사람들은 다 자만하지 않고, 건방지지 않고,
    예의 없이 군 적이 단 한번도 없는건가요?

    20년 넘은 방송 경력 동안 단 2번. 방송 상에서 비춰진 모습이 건방져보인다면
    그 사람의 인성은 별로인건가요?
    단 한 장면을 가지고 그 사람의 인성이 별로라고 단정짓는건
    잘못된 겁니다.
    저 행동에 대해 유재석씨 본인도 아마 반성했을테고 많이 생각해봤을테죠.
    제 생각에는 지금까지도 저 장면 하나가지고 의도적으로 비난하고, 욕 먹어야 한다,
    인성이 문제다 라고 생각하는 네티즌들이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 q 2013.05.17 14:31 신고

      지당하신 말씀

    • # 2013.08.03 07:40 신고

      저도 대학가요제 보고 유재석이란 사람이 정말 가식인줄로만 알았는데 계속보여지는 방송모습과 아는 지인이 유재석씨와 술자리를 같이 했는데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유재석이 가식이 아니구나 라고 느꼈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과거에 유재석씨는 지금 같은 모습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되지만 성공하면서 겸손해지는 정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이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 아닌가 싶습니다

    • LOL 2013.08.14 22:59 신고

      정말 핵심만 꼭찝어서 말씀해주셨네요
      제가 다 속이 후련합니다 ^^

  • 재석짱 2013.05.16 18:51 신고

    우리유느님이너무착해서뭐시비걸게없으니까이런말도안되는걸로시비

  • 김혜진 2013.05.21 21:50 신고

    저는 유재석 완전 팬이에요 처음에는 유재석도.. 가식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 프로그램에서 거짓말탐지기를 썼는데 하는 말마다 다 진실이더라고요
    얼굴 표정도 다른 연예인들과는 다르게 진심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완전 팬됐어요
    유느님 사랑해요!! ㅋㅋㅋ

  • 김혜진 2013.05.21 21:50 신고

    저는 유재석 완전 팬이에요 처음에는 유재석도.. 가식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 프로그램에서 거짓말탐지기를 썼는데 하는 말마다 다 진실이더라고요
    얼굴 표정도 다른 연예인들과는 다르게 진심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완전 팬됐어요
    유느님 사랑해요!! ㅋㅋㅋ

  • 비판마라. 2013.05.24 14:34 신고

    유재석팬도 아니고 무한도전 많이 보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느낀게 있어 적습니다. 제가 볼땐 유재석씨의 나이도 적지 않을 뿐더러 날씨가 많이는 아니더라도 쌀쌀했을겁니다. 택시기사를 해본 저로써는 손을 풀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은 당연하였고 그것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다는 것은 정말 어불성설 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더이상 이런걸로 트집잡지 마시고 그냥 편안하게 봅시다.

  • 유재석씨 2013.06.11 23:40 신고

    근데 만약 저행동이 잘못한짓이라면
    저거하나 잘 못했어도 잘한짓이백개는되겠네요

  • 잼아저씨 2013.07.27 21:03 신고

    깔개그렇게없냐
    부러우면부럽다해걍;;;

  • 와나참 2013.08.04 15:42 신고

    까던 분들은 단 한 번도 안 그랬어요? 그럼 님들은 살면서 단 한번도 주머니에 손 안넣었어요? 님들은 주머니에 손 넣었다고 욕 들어봤어요? 그리고 연예인 사람이에요 괜히 저런 일로 트집잡을려면 먼저 자기 인생부터 돌아봐요 그러고서 자신이 깨끗하면 써요 쓸 수 있나 보죠 그런 사람 있으면그 사람은 인간이 아닙니다

  • 시방방 2013.12.20 04:13 신고

    아니 겨드랑이도 있는데 굳이 주머니에 손을 넣어야했을까? 어른앞인데 뇌가있으면 생각들좀허자 꼴통 새 끼들아

  • 시방방 2013.12.20 04:17 신고

    이 꼴통들은 유재석새 끼가 누구하나 칼로 찔러도 유재석옹호할놈들일세 개재석 생각해줄시간에 니 얘미 한테 잘보이고 효도좀해라 공부도못해 지잡대 아니면 공장간놈들이 유재석옹호하면 돈이라도주냐? 꼴통들이라 이글적어도 이해못할듯

  • 아효훃 2014.03.15 13:22 신고

    뭐가 논란인가 했네 ㅋㅋㅋㅋ 진짜 이런거로도 논란이 될수 있다는게 놀랍다. 별것도 아닌걸로 남 트집잡는 인간들이 있다는게 놀랍고 얼마나 흠잡을게 없음 저런게 흠이 된다는게 놀랍다 ㅋㅋㅋㅋㅋ 얼마나 인생이 병신이면 남에 사소한 행동까지 트집잡아서 논란거리를 만드냐ㅋㅋㅋ 별것도 아닌것들이 논란이 되는 대한민국 치고 너무 막장같은일 많이 벌어지지 않음?

 

오늘의 무한도전 속 소제목이 참 근사하다고 생각했다. '멋진 하루' 하정우-전도연이 주연한 동명의 단편 영화를 떠올리겠지만 나는 이 제목으로 문득 현진건의 단편 소설 '운수 좋은 날'을 떠올렸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인력거꾼 김첨지가 오전부터 돈이 벌 횡재수만 생기더라니 아픈 아내가 그토록 먹고 싶어했던 설렁탕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는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었다는.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멋진 하루와 운수 좋은 날. 이 빛나는 제목 뒤에 숨겨진 아이러니를 인력거꾼과 택시 기사에 비춘 애환 속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번 주 나와 나를 대결하며 2012년의 체력과 2013년의 체력을 비교 당해야 했던 멤버들은 이번 주 연예인이 아닌 다른 종목으로 본인들의 사업 수완을 증명해야만 했다. 서민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서 하루의 다리가 되어주는 택시 기사로서의 업무가 그들이 맡은 임무였다. 노란색 기사 유니폼을 똑같이 차려입었지만, 택시 운전이라는 업종의 특성상 그들은 서로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따로 떨어져 철저히 개별적 경쟁을 해야만 했다. 할당된 요금을 채우기 위해 시내를 전전하며 수입을 걱정하면서도 맨투맨으로 손님을 상대하고 방송의 분량을 채워야 할 멤버 개인의 책임감 또한 적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택시기사로 분한 멤버들은 가발을 쓰고 분장을 했음에도 여전히 멤버 개인의 캐릭터가 그대로 배어 나와 웃음을 주었다.

 

 

 

아직도 무한도전의 총각으로 남아있는 노홍철은 유달리 예쁜 아가씨와의 만남이 잦았다. 늘씬한 모델을 셋이나 태워서는 대머리 가발을 하고 실없는 농담을 하다 민망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아이돌 스피카의 멤버 양지원을 손님으로 맞이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원체 사업가 기질이 투철한 노홍철은 그저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지 않았다. 한 아이돌과의 만남을 기회로 삼아 연예인이 많이 몰려든다는 대형 미용실로 들어가 연예인 손님을 물색하는 놀라운 사업 수단을 보여주었다. 원더걸스의 예은을 만나고 한류의 대모 지우 히메까지 인터뷰할 수 있었다. 밥 먹으러 오라는 콜을 무시할 정도로 열중인 노홍철을 보여 사심 채우기가 아닌가 싶어 웃음이 나왔지만 민망한 상황을 자청하면서도 무한도전에 재미있는 볼거리를 주기 위한 그의 열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듯 무한도전 멤버들의 캐릭터가 곧 사업 수단이오 그대로 손님을 상대하기 위한 방식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여전히 정형돈을 몰라봤고 또는 귀찮아해서 웃음을 주었으며 예능감이 아직은 부족했던 길은 자신이 아닌 손님에게서 예능감을 끌어내는 방법으로 시간을 때웠다. 유재석은 그 시간마저 하나의 코너로 만들어버렸다. 실로폰을 준비하고 선물을 준비하고 당첨권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며 게임을 즐겼다. 승객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도 능수능란하게 인터뷰를 주도하며 코너 속 코너를 만들어버리는 유재석의 재치는 과연 탄복할 만한 수준이었다.

 

 

 

이후 택시 운전 최고의 기쁨인 기사식당에서의 맛있는 점심을 '돼지불백'으로 통일시켜버린 유재석의 재량 역시 빛났다. 자리에 앉은 유재석은 기사식당하면 돼지불백이라며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를 주문하고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다른 멤버들에게도 똑같은 메뉴를 먹기를 강요했는데 아마 이 부분을 서로 먹고 싶은 음식으로 주문해서 먹기만 했다면 아마 방송 분량도 떨어지지 않을 시시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재석이 돼지불백을 주문하고 다른 멤버들에게도 똑같은 것을 먹으라고 강요하더니 이후 새로 들어오는 멤버들마다 불백을 뺏어먹는 일명 '불백깡'을 하자 순간 이 장면은 몇개의 코너로 쪼개어져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의 무한도전을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렇게 터지는 순간순간의 웃음 그리고 장난 속에서 이따금씩 느껴지던 택시기사들의 리얼한 애환 때문이었다. "얼마나 버셨어요? 지금 한 2시간 했나요? 2만원도 못 벌었어요." 걱정하는 정준하를 향해 역시 양지에 몰려있던 택시기사들은 어림도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보통 20시간 이상은 해야돼!" 한 시간에 3000원 벌이가 평균이라는 기사님의 대답이었다. "손님이 그렇게 없네요?" "연료 값도 안 나오니까." 스무 시간 이상을 택시 안에서 맴맴이 돌아도 시간당 몇천 원에 만족해야 하는 것은 물론 벌이 또한 그대로 갖는 것이 아니라 수익의 3분의 1이 연료 값으로 나간다는 하소연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옹기종기 모여든 무한도전 멤버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오전에 손님이 없네." "사람이 너무 없어."라고. 그저 차만 몰고 씽씽 달리면 저절로 손님이 태워지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시내를 돌며 손님을 찾으러 다녀야 하고 정말 재수가 없는 날엔 그것조차 공치게 되는 일도 허다하지 싶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한도전을 꽤나 지루해하는 필자의 모친께서 이날의 에피소드는 유별나게 재밌게 보셨는데 그것은 아마도 가족을 보살펴야 하는 어른의 입장이라면 누구나 와 닿을 수밖에 없었을 수많은 거리의 가장을 향한 안타까움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필자와 필자의 모친은 돼지불백 게임을 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을 보며 웃다가도 저걸로 하루 일당 다 날아가겠다 걱정을 하기도 하고 순간순간 택시기사의 고충을 털어놓는 멤버들의 모습을 볼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감흥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괴로웠던 순간은 다름 아닌 외로움과 지겨움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몇 시간씩을 옴짝달싹 못하고 홀로 차를 달려야만 하는 멤버들의 고통은 순간순간 터지는 하소연에서 그대로 묻어나왔다. "아. 외롭다." 머리를 쥐어뜯는 하하의 고통이 단순히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 여성분은 길의 택시에 올라타자마자 이와 같은 말을 했다. "요즘 택시 타기가 무섭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택시에 올라탄 순간 경계하고 말을 섞는 것을 그리 원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나 또한 택시에 올라타면 가끔 지나치게 말이 많은 수다쟁이 아저씨를 만날 때가 있다. 문득 그런 순간엔 반가움보다는 귀찮은 생각이 들어 대답을 건성으로 하거나 입을 다물어 그를 무안하게 만들었던 일도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무료하고 지루한 순간에 누군가와 말을 섞고 싶어 승객과 원했던 간절한 교감이 내가 무안하게 쳐내버린 무수한 질문들이 아니었을까.

 

 

 

고정된 장소도 고정된 수익도 아닌 유동적이고 불규칙적인 매일의 수익을 밥벌이하며 살아가야 하는 택시기사의 애환. 좁은 공간 속에서의 외로움과 무료함. 그것을 가장 익숙한 무한도전 멤버들의 체험 속에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결코 부담스럽지 않지만 절절하게. 어쩌면 매일을 '운수 좋은 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이 거리의 수많은 기사님들에게 오늘의 방송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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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길고도 길었던 파업의 시간. 시청자는 무한도전이 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쉬는 도중에도 쉬는 것이 아니었다. 언젠가 도약할 봄날을 꿈꾸며 2013년의 어느 날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주에 구성된 무한도전 나 VS 나의 특집은 2012년에 멤버들의 체력장 훈련과 건강 검진을 바탕으로 만든 기록과 성적을 일 년 뒤 2013년의 자신과 비교하게 하는 무려 1년을 걸쳐 만든 흥미로운 이벤트였다. 파업 도중에도 시청자에게 만족을 주기 위한 나름의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무한도전의 선구안은 그야말로 감탄할 따름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평소 성실하게 체력 관리를 하지 못한 사람에게 건강 검진이란 치과를 방문하는 공포와 다를 것이 없다. 벌을 서는 것처럼 투덜거리며 기록을 은폐하려는 멤버들 사이에서 유재석만이 부끄러울 것 없이 당당했다. 이후 마치 기분 나쁜 성적표를 받아드는 것처럼 울상인 얼굴의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2013 최고의 건강 멤버가 1위부터 차례로 소개되었다. 앞서 투덜거렸던 것과 달리 1위의 결과가 발표되고 멤버들은 담담했다. 너무나 당연한 이변 없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장엄한 얼굴의 의사는 1위를 소개하며 말한다. "1위는 너무 관리를 잘하셔서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발표된 결과는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작년과 비교해 한 살을 더 먹은 42세의 유재석은 나이가 늘었음에도 체력이 저하되기는커녕 오히려 2012년의 체형 판정도표를 넘어선 결과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것이다. 2012년도에는 적정 수준이었던 체형이 2013년에는 오히려 근육이 붙은 저지방 근육형의 보기 좋은 몸매로 변했다. "나이가 42센데 신체 나이는 38세로 더 젊어지셨어요." 참 섹시하다- 하하의 놀림에 유재석은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유재석의 놀라운 체력은 이후 게임처럼 구성된 체력장 테스트에서 더욱 확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어느 게임을 하건 상위권에 선발되어 당연한 결과를 보여주었던 유재석이지만 무엇보다 특히 턱걸이 기록에서 드러난 그의 체력은 그야말로 가공할 만한 수준이었다. 다른 테스트에서는 비교적 근소한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했던 도토리 키재기의 멤버들이었으나 체력과 끈기를 요하는 턱걸이에서는 다들 맥을 추지 못하고 손을 놓아버렸다. 비슷한 또래의 정준하와 박명수는 1개를 겨우 넘기고 떨어져 내렸으며 그보다 어린 정형돈은 아예 한 개조차 올라서지 못했다. 젊은 피가 끓어오르는 하하와 길 또한 4개와 2개 수준으로 만족해야 했다. 의외로 노홍철의 체력이 발군이었다. 13개의 기록으로 작년의 기록을 깨버렸다.

 

하지만 이런 노홍철조차 유재석의 기록 앞에서는 입을 다물어야 했다. 거침없이 철봉을 부여잡은 유재석은 말짱한 얼굴로 작년 기록 15개를 가볍게 깨뜨리더니 최고 기록인 18개조차 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스스로 내려와 버렸다. 안간힘을 쓰며 젖 먹던 얼굴로 13개의 기록을 세웠던 노홍철과 달리 더 할 수 있음에도 "내년을 생각해" 라는 하하의 귓속말에 스스로 내려와 버린 유재석이었기에 아마 마음만 먹었다면 그 이상의 기록을 세우는 일도 충분했을 것이다.

 

이 일 년의 프로젝트에서 나는 오히려 성장해버린 유재석의 체력을 두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것은 2013년의 유재석이 2012년의 유재석을 이겼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심지어 아직 21세기가 시작되기도 전의 십여 년 전 청년 유재석의 기록마저 깨뜨려버렸던 것이다.

 

90년대 후반.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은 유재석에게 있어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은 프로그램이었다. 메뚜기 탈을 쓰고 인터뷰를 하던 그의 모습은 벌써 세기를 뛰어넘은 지금까지도 국민 엠씨 유재석을 '메뚜기'라고 부르게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엠씨 유재석의 첫 발자취가 찍혔던 곳이 바로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이었던 것이다. 특히 매니저이자 친한 동생인 '김종석'과 공동 엠씨로 진행한 '잠을 잊은 그대에게'는 당시에는 보기 어려웠던 리얼 버라이어티의 효시가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신선하고 꾸밈이 없는 유재석의 캐릭터와 프로그램의 구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기억하는 '잠을 잊은 그대에게'의 몇 가지 웃음 포인트는 두 엠씨의 퀴즈 대결 형식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에서 국사에 유독 강했던 김종석 때문에 번번이 무너지고 벌칙을 받아야 했던 유재석의 생떼과 칭얼거림이었다. 특히 "저는 산이 싫어요."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유재석의 등산 공포증을 벌칙에 그대로 응용하여 결국 게임에서 지고야 만 유재석을 꾸역꾸역 산행시키는 피디의 잔인함에 안쓰러움을 느끼면서도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퉁퉁 부은 얼굴로 산을 올라가던 유재석의 그 얄궂은 표정이라니!

 

이날의 에피소드를 돌이켜봐도 당시 유재석의 이미지는 허약체의 겁쟁이였다. 고소공포증까지 있었던 그는 당시 모든 연예인이라면 임무처럼 수행해야 했던 번지 점프 미션에 사시나무 떨듯 바들 거리며 뭉그적거리는 모습으로 슬픈 웃음을 이끌었었다. 이후 무한도전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유재석의 감개무량이나 외인구단과 같은 프로그램에서 그는 다섯 명의 청년이 한 명의 달인을 이겨내지 못해 매번 패배하며 "시청자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를 정말 너무나 죄송한 얼굴로 매주 외쳐대곤 했었다. 그 표정이 어찌나 송구스러워하는 얼굴이었던지. 이게 장난이 아니라 정말 이 사람은 약하구나. 라는 생각을 곱씹었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유재석이다. 산을 싫어하고 운동 신경도 둔한데다 고소공포증에 겁이 유난히 많았던. 그런 유재석이 21세기에 그것도 마흔둘의 나이로 국민 체력의 일인자가 되었다. 만약 유재석이 처음부터 좋은 운동 신경과 대담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지금 국민의 롤모델이 되어버린 그의 위상이 이토록 감격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코 화려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았던 그의 십 년 전. 본인의 허약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고급 트레이닝도 아닌 집에 마련해놓은 작은 헬스 기구로 조금씩 운동을 시작해서 매일 두 시간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체력을 길러왔다는 유재석. 어쩌면 우리의 지금보다 더 못했을지도 모르는 십 년 전을 가졌던 그였다. 하지만 그는 노력과 끈기로 지금의 유재석이 될 수 있었다. 그것은 나태한 채로 10년 후의 나를 방치해놓고 있는 나에게 큰 감흥을 일으킨다. 이제 마흔둘. 유재석의 체력이 유달리 감동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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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ㄴㅋㅇ 2013.03.03 16:25 신고

    유재석.. 정말 대단한 인간임은 분명. 인간 이든 짐승이든 높은 위치에 서게 되면 될수록 성욕과 식욕의 욕망이 점점 커질텐데도 불구하고 이런걸 완벽하게 조절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솔직히 유재석 정도 인지도 라면 말한마디에 가랭이 벌릴 연예인 지망생이 부지기수일테고 먹고싶은거 마시고 싶은거 전세계 온갖 산해진미를 맛볼 경제력도 갖추고 있을진데 이런 것도 없고 그렇다고 권력욕도 없고.... 암튼 어찌보면 그의 금욕적인 생활은 당대의 고승이나 목사. 추기경보다 더 한것 같다. 그래서 유느님이라 하는 건가?

    • 음.. 2013.03.04 08:56 신고

      옳은 말씀인데, 네티즌의 절반은 여성이라는 것 좀 감안하시고 말 좀 예쁘게 하시지요.

  • 쏘쏘 2013.03.03 20:39 신고

    10년 전 자신을 이겼다는 건 정말 할말이 없네요.
    이래서 유재석 유재석하나 봅니다.

  • ddd 2013.03.04 09:29 신고

    이래서 유느님..
    저렇게 최고로 잘나가면서도
    겸손하기까지 하고..

 

2010년 9월. 1년에 가까운 무한도전 장기 프로젝트로 기획된 가혹한 에피소드는 두 사람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방송이었다. 물론 그 결과가 같은 방향인 것은 아니었다. 어낙 가혹한 미션이었던 탓에 대부분의 멤버들은 투정과 게으름을 부렸고 그 모습은 이기심으로 느껴져 시청자로 하여금 그들을 평가하게 하는 사례가 되어버렸다. 결국 10주의 장기 에피소드로 기획된 무한도전 레슬링 편에서 시청자들은 여전히 성실한 유재석과 의외의 끈기를 보여준 정형돈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을 비난, 힐난하게 되었다. 문제는 똑같이 게으름을 피우고 불편한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그 화살이 유독 한 사람에게만 가혹하게 꽂혔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미운 오리 새끼 길의 탄생이다.

 

설 특집 아닌 특집으로 야구판을 기획한 무한도전은 세븐의 홀수가 아닌 짝수가 되었다. 에피소드를 진행하기도 전에 정형돈의 입에서 장난 섞인 '석별의 정'이 울려 퍼졌다. 장난은 먼저 걸어놓고 웃음을 터뜨리던 노홍철이 "영원히... 간 거예요?" 라고 묻자 정형돈은 정색하며 "공연 갔단 얘기죠." 라고 둘러댔다. 유재석은 길이 리쌍의 미국 공연으로 불가피하게 녹화를 불참하게 되었다는 비보를 전했다. 사이드에 서 있던 정형돈은 무언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유재석의 소개가 끝나자마자 절실한 얼굴로 그는 네티즌을 향한 당부를 올렸다.

 

 

 

"혹시나 여섯 명이 훨씬 좋네. 이런 글은... 길씨가 확인하니까." 푸핫. 정형돈의 허를 찌른 한마디에 웃음이 터졌다가 순간 싸늘해졌다. 분명 그의 말은 반절 이상이 농담이었지만 속마음을 들킨 듯 부끄러웠던 사람도 아마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무한도전 레슬링 편으로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버린 길은 같은 무한도전 팬들에게조차 돌린 등을 바라봐야 하는 무한도전 내의 가장 외로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형돈의 반 농담, 반 진담이었던 이 당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정형돈이라서 더욱 절실하고 의미가 깊었다. 비록 같은 에피소드로 두 사람의 운명이 바뀌었지만 사실 정형돈은 이미 길이 감당하는 고행의 기간을 먼저 겪은 바가 있었던 이 방면의 선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카오스나 다름없었던 무한도전의 초창기 시절. 아직 멤버라고 정하기에도 곤란한 많은 사람들이 뜨내기처럼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했고 그중 정형돈은 예능 경험이 전무한 KBS 공채 개그맨이었다. 갤러리 정의 이미지가 만연한 그는 쑥스러운 심은하 머리를 흔들대며 지금보다 더 육중했던 몸매로 힘을 과시하며 곧잘 얼굴을 붉히고 소리를 질러댔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캐릭터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했던 시기였기에 그의 모습은 장난이 아닌 리얼로 받아들여졌다.

 

 

 

낯설어하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캐릭터를 앞세우던 정형돈은 폭력적이고 부적절한 행동으로 시청자의 질타를 받았다. 위축되어버린 그는 점차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예능 프로그램이 낯설기 짝이 없었던 그였기에 그는 더더욱 외로운 사람이 되어갔다. 시청자에게 이 모습은 날이 갈수록 불유쾌한 민폐로 느껴졌다. 무한도전 게시판은 연일 정형돈을 빼라는 글로 활개를 쳤다. 김태호 피디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시청자가 바라는 것보다 더 큰 강도로 그를 혼내키고 오히려 시청자로 하여금 동정을 일으키게 하는 이른바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해보기로 했던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의 정형돈을 위로하고 감싸주기는커녕 오히려 직접적인 공격을 해댔다. 대놓고 "제6의 멤버"가 존재한다는 말을 수시로 꺼내며 정형돈을 언젠가는 빼버릴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심어주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인 "정형돈의 분량을 편집했다"는 첨언을 달아 네티즌의 동정심을 극대화시켰다. 시청자는 분노했고 정형돈을 향했던 미움은 곧 동정으로 바뀌었다. 결국 정형돈은 무한도전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다른 프로그램에서까지 네티즌의 가호를 받는 웃지 못할 상황에 놓인다. 김태호 피디는 이에 피치를 올려 "제6의 멤버" 타령을 해댔던 것이 거짓말 같게도 정형돈을 위한 몇 개의 특집을 나열하여 그를 무한도전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렸다.

 

닥터스를 구성하여 시청자로 하여금 그의 건강 상태를 염려하게 해주었고 무한도전 최초로 멤버의 집을 철저하게 공개하는 형돈아 놀자 특집편으로 그를 향한 연민과 친근함을 이끌어냈다. 정형돈 일병 살리기의 최고 정점이었던 에피소드가 바로 '친해지길 바래'다. 평소 어색한 사이였다던 정형돈과 하하의 친분을 수면화한 이 에피소드에서 정형돈은 네티즌에게 정말 불쌍하고 보호해주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마치 프로레슬링의 나쁜역 좋은역처럼 이번에는 하하가 정형돈을 대신한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버렸다는 것이 실책일진 몰라도.

 

 

 

물론 예능 프로그램을 누군가 불쌍해서 억지로 봐줘야 할 의무를 시청자가 짊어질 이유는 없다. 하지만 2년 전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 아직 대신 미움 받을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는 길의 신세를 2년간 그가 혼자 만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길은 정형돈이 받았던 무한 서포트처럼 대단한 가호를 아직 받아보지도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정형돈을 다시 바라보게 된 것처럼 그를 좋은 방향으로 바라볼 계기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토록 싫었던 그의 어색함이 사랑스러운 연민이 되고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이라는 희한한 캐릭터가 오히려 다른 것은 다 잘하는 만능맨으로 받아들여지게 하는 기회를 낳지 않았는가.

 

 

 

그가 홀로 꾸역꾸역 네티즌의 질타를 삼키며 지내온 2년간의 기간 동안 그 또한 많이 변했고 심지어 성숙해졌다. 어쩌면 예능을 음악을 편하게 하기 위한 도구쯤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를 그의 뻔뻔함은 점차 사라져 이제는 드러나지도 않는다. 무한도전 어떤가요 특집을 준비하며 멤버들에게 그토록 많은 질타를 받았던 사이비 작곡가 박명수를 유일하게 안아주고 가식 없는 응원을 보태어주었던 배려를 보인 멤버 또한 진짜 작곡가 길이 유일했다. 어떤가요의 성취가 가요계를 얼마나 심통 나게 만들었는가를 되새겨보면 그의 진정성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소위 예능감 또한 날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무한도전의 몇 개의 에피소드는 길이 없었다면 이만큼 재밌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특히 무한도전 307회 웨딩 버스편은 길의 재치와 배려가 유독 빛나는 에피소드였다.

 

 

 

그저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을 뿐인데 지나치게 정색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같은 시기를 겪었던 한 선배의 농담이 허를 찌른 당부처럼 받아들여졌던 것은 길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느낀 그의 소중함 때문이다. 처음 만난 고정 예능을 적응 못하고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이라는 캐릭터에 힘들어하며 충격을 받을때 연예계 은퇴까지 생각하며 매일같이 술을 마시던 그를 구원했던 것은 유재석의 믿음과 위로였다. "뱃사람이 파도를 무서워해선 안되듯이 개그맨이 방송을 무서워해선 안돼." "저희는 7명일 때 가장 아름다운 팀입니다." 정형돈이 끝끝내 덧붙인 당부가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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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9

  • 2013.02.10 08:00

    비밀댓글입니다

  • 정말 멋진 말이네요 ㅎㅎㅎ
    설날 잘 보내세요~ ㅎㅎㅎ

  • 난 6명이 더 좋은데 ㅠㅠㅠ

  • 꿈보다 해명 2013.02.12 20:34 신고

    무도 뿐만 아니라 다른프로그램도 관련포털이면 연일 시시비비로 시끄럽기 마련이지만
    정형돈씨와 길은 비교사례가 아닌거 같습니다.

    무도1기에선 정형돈씨가 힘쓰는 캐릭터로 에이스였고 3기에 와서 어색캐릭으로 저조했던 적은
    있지만 무도에서 빼자고 시달린적은 없습니다만..?

    기능인 건뚱캐릭으로 누구보다 깨알같은 드립을 잘 던져서 김태호 피디의 말처럼 자막이나
    아이디어를 정형돈씨에게 많이 얻는다고 했었죠.

    길씨는 예능인으로써 재미도 없는데다 슈퍼콘서트 사건으로 과하게 미움받고 그런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중요한것은 예능인이 웃기면 면죄부가 된답니다.

    길씨가 무도의 절반을 함께 해 왔지만 멤버들에게조차 물에 기름같은 존재라면 그건 길씨 본인이
    뒤돌아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 ㅌㅋㅋ 2013.03.10 01:01 신고

      무도 팬 맞으세요??? 어이가 없음
      시청자의견 한번도 안가보셨어요? 적어도 디시 무도갤 글 제목 본적도 없으신가보네요. 하하 군대가기전까지만해도, 정준하 정형돈 빼자라는 글이 글 목록마다 한개씩 끼어있었구요. 그후에도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깨알같은 입담은 있었지만 갱스터랩, 늪 부르기 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지요 ㅠㅠ
      하하가 정형돈에게 맨날 어색하다 재미없다 시절때주터 정형돈 팬이라서 잘 알거든요. 그땐 정형돈 팬은 그냥 없는거였어요. 지금의 길처럼 꾸준히 하차 요청글만 올라왔었구요. 지금도 정형돈 검색하면 하차가 관련검색어로 떠요..

    • ㅌㅋㅋ 2013.03.10 01:05 신고

      지금은 정형돈 누구나 좋아하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길 그 이상으로 까였구요. 재미없다 뭐하러쓰느냐 양심이있으면나가라 너필요없다 이런글 많이 올라왔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버틸수있었기에 지금의 정형돈이 된거예요.

      길이 지금 별로 못 웃긴다고 하지만 무한도전도 처음엔 멤버 많이 바꾸고 시행착오에 몇년동안이나 이런저런 일들이 있어서 지금의 무도가 된거잖아요. 길을 믿지 못하시겠다면 태호피디와 무도 제작진들, 우리 멤버들을 믿어보세요ㅠㅠ

  • 꿈보다 해명 2013.02.14 22:18 신고

    미쳤냐?? 슈퍼콘서트로 미움을받아?? ㅈㄹ하네 길이 싫으면 싫다고 말해 찌질한넘아

  • 감동적이네요.
    제 블로그에 퍼갈게요 ^^~

  •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방송사의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국내 음원시장의 독과점을 발생시켜 제작자들의 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내수시장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으며, 장르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와 한류의 잠재적 성장 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

 

김태호 PD는 물론 박명수 자신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아니 몇 달 전에 쭈그리 모드로 작곡을 하던 찮은이형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이 노래가 발매 일주일 이상 음원 사이트 1위를 고수하며 총 38만 6,986건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하다니! 그것뿐만이 아니다. 대중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정형돈의 강북 멋쟁이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한 유재석의 '메뚜기 월드'의 24만 8201건을 시작으로 길의 '엄마를 닮았네' 정준하의 '사랑해요' 노홍철의 '노가르시아'를 비롯한 모든 음악이 주간 다운로드 차트 10위권에 진입한 위엄을 보였다. 비교적 낮은 수치의 노가르시아마저도 12만 건이 넘는 횟수를 기록하여 현재까지 발표된 다운로드 합계는 129만 8484건이라는 경악스러운 기록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모두 한 프로그램에서 나온 기록이라는 것만 해도 놀라운데 심지어 그 노래를 단 한 사람이, 그것도 본격적인 작곡 경험이 처음이나 다름없는 박명수의 손에서 나왔다는 것은 경악할 일임에 틀림없다.

 

 

 

대중의 반응이 흥미와 관심에서 그쳤다면 음악 관계자의 반응은 경악 이상의 상처로 남았다. 슬금슬금 톱질하듯 박명수 돌풍을 무한도전의 권력 남용이라며 지적하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한국 연예 제작자 협회 (이하 연제협)라는 연예계 공식 협회까지 공식 선언문을 발표하는 촌극을 낳았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캔두잇 컨셉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이벤트가 연제협의 긴급회의까지 열리게 만들었으니 이것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찌 됐든 그 장르가 코믹이건 다큐건 간에 연제협의 이와 같은 태도는 현재 무한도전 음원 열풍을 바라보는 가요계의 전반적인 시각이 공포 수준임을 짐작하게 한다.

 

그들은 무한도전의 음원이 삽시간에 철옹성 같은 백지영을 밀어내고 소녀시대를 우습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괘씸해했으며 또한 두려워했다. 연제협을 등에 업은 가요계의 태도에 대중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그들의 주장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논리는 아니다. 누군가에겐 자존심이자 평생의 업이며 사활을 건 전쟁판 위에 총알도 제대로 장전하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의 장난 같은 음악이 음원 차트 위를 빼곡히 채우는 것은 그들에게 상처와 공포가 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더욱이 요즘처럼 좋은 음악 하나만으로는 밥 벌어먹기 어려워서 그 박완규조차 예능을 뛰는 상황에 홍보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최근의 가요계에 무한도전과 같은 골든타임의 인기 프로그램이 몇 주에 걸쳐 하나의 노래가 완성하는 과정을 시청자에게 홍보하고 급기야 그 노래를 판매하기까지 하는 모습은 사도라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최근 연제협이 발표한 성명문을 보고 있노라니 설득력 이전에 피실 웃음이 쏟아졌다. 그들은 가요계에 침투한 강북멋쟁이 열풍을 두고 소시민의 골목 시장에 침투한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음원시장의 독과점을 발생시켜 제작진들의 의욕을 상실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것은 '내수시장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으며' '장르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결론짓는다. 아니, 도대체 이 말을 들어야 할 진짜 소시민을 위협하는 대기업은 어디란 말인가? 과연 연제협과 가요계는 이와 같은 주장을 할만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에 앞서서 그들이 과연 대기업에 저항하는 소시민의 입장이란 말인가?

 

과거 이센스 논란에서부터 최근 무한도전 논의에 이르기까지 한 가지 의아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 가수가 예능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로 치부되면서 예능인이 음반을 들고 나오는 것은 '감히...'라는 인식을 하는 가요계의 이중성이다. 흔히 예능 활동을 시작한 가수들은 변명하듯 말한다. 요즘은 잘 만든 노래 하나만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없다. 그만큼 가요계가 어렵다. 노래를 홍보하기 위해 예능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고. 정말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예능을 존중해서도 예능이 꿈이어서도 목표라서도 아니고 노래를 홍보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사용하겠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그것도 예능 프로그램 안에서. 그 말을 듣는 예능인들이 반기를 들어 모순을 지적하거나 예능을 뭘로 보는 것이냐는 불쾌한 언사를 남긴 적이 있는가. 심지어 어느 노장 개그맨은 징검다리로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하라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만약 어느 개그맨이 예능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싶고 좀 뜨고 싶어서 그다지 하고 싶지는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음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말을 한다면 과연 가요계는 어떤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게 될까?

 

 

 

매년 각 방송사의 연예 대상 시상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요즘의 예능계의 30퍼센트 이상은 전문 예능인이나 개그맨이 아닌 가수와 배우가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그룹 활동의 아이돌이 개인 활동의 발판으로 삼는 영역의 첫 번째 관문은 대체로 예능 프로그램의 고정 활동으로 굳혀지는 경우가 잦다. 이제는 아이돌뿐만이 아니라 힙합퍼에서부터 락커에 이르기까지 아무렇지 않게 예능의 문을 두드리고 그 인기로 발표한 음반이 주목을 받으며 예능인 누구로서도 그리고 본업인 가수의 영역에서도 인정과 존중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MBC 연예대상 같은 곳은 거의 개그맨이 아닌 가수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문 예능인이 받아야 할 상마저 그들이 앞다투어 챙겨가거나 심지어 필요치 않은 가수 전문 분야의 수상 목록까지 따로 만들어 상을 안겨주는 코미디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무한도전의 독과점을 비난하고 상도의를 논하는가. 과연 그들에게 상도의를 논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이제 막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 6개월짜리 단발 작곡가 개그맨 박명수가 만든 노래가 음원 사이트를 휩쓰는 코미디가 그토록 성가시다면 먼저 들고 있는 연예대상 트로피를 반납해야 것이다.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노래를 홍보하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거의 독과점과 다를 바 없이 버라이어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잦은 일도 아니고 일 년에 한 번 정도 이벤트처럼 찾아오는 예능 프로그램의 활약을 비난하고 나선다면 그들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다.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와 뮤지컬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 침투하여 전문 예능인과 뮤지컬 배우마저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 가요계의 진정한 문어발 경영이 아니었던가.

 

 

 

비전문가가 만든 음악이 음원 사이트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음악인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면 어린 시절부터 개그의 꿈을 꾸고 전문 엠씨가 되기 위해 온갖 수모를 겪으며 밑바닥에서부터 경험을 쌓아온 개그맨과 예능인들은 기획사의 거대 서포트로 너무나도 편리하게 골든 타임 예능 프로그램의 중심인물이 될 수 있는 아이돌을 바라보는 심정은 의욕을 상실하는 것을 넘어 절망에 가까운 심정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어느 잘 나가는 가수의 예능 진출을 비난할 수 있을까? 아니, 그럴 수 없다. 대중이 그들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대중이 그들의 개그에 웃고 있기 때문이다. 가요계 또한 마찬가지다. 무한도전이 음원을 발표하고 그 노래가 소녀시대를 꺾어버렸을지언정 대중이 소녀시대가 아닌 무한도전을 선택한 이상 할 말이 없어지는 셈이다. 그럼에도 가요계의 순혈주의-순수성에 집착하고 싶다면 그들 자신이 먼저 음반 활동 아닌 예능인의 영역에 침범하지 마라. 왜 가수들은 거리낌 없이 노래하고 싶어서 예능을 이용한다는 하소연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어찌하여 개그맨은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수들의 눈치를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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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3

  • 어디든 문어발확장을 위해 안달을 하는군요.

  • 2013.01.18 07:13

    비밀댓글입니다

    • 동감합니다. 왜 가수들은 하기 싫은데도 밥 벌어먹기위해서 어쩔 수 없이 예능을 나왔다며 죽기 보다 싫었다는 얼굴을 아무렇지 않게 예능인들 앞에서 하면서도 개그맨의 전문성은 그토록 집요하게 파고드는지 의문이에요. 전문성을 깨고 문어발 행태로 음반활동 이외의 범위를 파고들었던 분야가 가수 이외에 또 있을까요.

  • 박명수의 실력도 대단하군요
    벌써 금요일~ 주말을 멋지게 보내세요~

  • zxcv 2013.01.18 08:06 신고

    아이돌이 예능 나가고 드라마 찍는다->만능엔터이너/다재다능으로 포장
    예능인이 노래 발표한다->가요계 발전 저해
    정말 이기적이고 졸렬한 행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저기 2013.01.18 10:57 신고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김완규가 아니라 박완규씨 아닌가요? 수정 부탁합니다.

  • 이제는 그냥 연예인으로 통일이 되는듯 하네요 ~ ^^
    좋은글 잘 읽어보고 갑니다 ~

  • 하여간 2013.01.18 16:08 신고

    연말 연예대상보면서 살짝 화도 나더라고요. 가수 연기자가 판을 치고 있고... 개그맨들 예능인들은 가수들 못지않게 오랜시간 노력해도 관심도 못받고 프로그램도 하지못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음악인들이 노력해서 만든 음악이 설자리가 없는거랑 개그맨들이 노력했지만 tv에 비춰지지도 못하는거랑 뭐가더 부당하다고 딱잘라 말할수있나요? 그러면서 밥그릇은 먼저 뺏어놓고 전문성 퀄리티 운운하는게 정말 황당하네요. 예능에서 가수분들 게스트뿐만아니라 고정으로도 정말 많이 나오잖아요. 더구나 가수들은 노래홍보를위해 예능을 이용해 프로그램 퀄리티를 떨어뜨릴때도 많으면서..

  • 잘 보고 갑니다.
    아무쪼록 남은 하루도 좋은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 제목이 조금 자극적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미 분야의 경계가 사라지고 대중의 선호도가 중요해진 세상에서
    시대 착오적 발상이랄 밖에요.

  • 일견 동의하는 부분이 있으나, 현실적인 파워라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순수한 가요순위 프로그램이 영향력을 거의 상실해버린 상황에서 가수들이 자신의
    음반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는 예능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비전문 가수의 음반 출시는 선택이지만 가수의 예능 출연은 필수일 수밖에 없다는 것,
    아무리 좋은 노래를 만들어서 홍보를 잘 해도 공중파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파워를
    넘어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이미 예능의 힘이 훨씬 커져버린 상황에서 기계적 호혜주의를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을요.
    그리고 무한도전 하나만 놓고 보면 1년에 한 두번 하는 이벤트겠으나, 현재 매주 음원을
    내놓는 공중파 예능이 3~4개라는 것 또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문제겠고요.

    정리하자면 가수들이 예능 프로에 나오는 것은 예능 시장을 교란하지 않지만
    (애초에 예능이란 게 누가 주가 되는 영역인지 애매하죠. 확실한 코미디 프로도 아니니...)
    예능에서 음원을 내는 것은 그 시장을 확실히 교란한다는 것이지요.
    그것은 의도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라 이미 고착화된 파워에서 오는 문제라는 것이고요.

    • 현실적인 파워라. 글쎄요. 가수가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예능계를 교란시키지 않으나 그 반대는 그럴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딱히 동의하기 어렵네요. 이미 가수의 예능 출연은 예능계를 교란시키고 있으니까요. 무한도전이 연말마다 음반을 내고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은 일종의 이벤트 같은 것입니다. 그것을 고정적인 활동이라 보기 어렵죠. 한마디로 단기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음악이지 정식으로 가요계 활동을 하기위해 만들어진 곡은 아니라는 말이죠. 사람들도 단기 이벤트라는 것을 알기에 일종의 축제처럼 그 음원들을 소비하구요. 이런 상태에서 개그맨이 음원을 취입하는 것이 마치 1급수 생태계 교란쯤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네요. 물론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재까지는 개그맨의 생태계 교란보다 예능의 생태계 교란이 더 큰 문제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이미 가수들의 예능계 침투는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함을 벗어나 개그맨들의 출연 의지까지 발 묶고있는 시점인데요. 연말 시상식마다 기획사를 등에 업은 어린 아이돌 가수들이 상을 싹쓸이하다시피하고 심지어 재작년에는 가수들이 연예대상을 독식하는 코미디 같은 일화도 있었죠. 현실적인 파워를 거론하셨는데 글쎄요. 예능, 드라마 뿐만 아니라 뮤지컬 무대까지 독식하는 아이돌을 두고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위로하기엔 좀 너무한 파워를 휘두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그들이 무한도전의 음원 홍수를 비난하는 것은 다분히 넌센스네요. 약자라고 느껴지지도 않구요.

 

저-기 어느 두메산골에서 감자 캐 먹고 살던 시골 소녀가 친척의 호의로 서울집을 방문하여 마른 목을 수돗물로 축이던 첫날. 소녀는 한 컵 가득한 아리수를 마시고 외쳤다. "히-야. 역시 서울은 물맛도 다르네."

 

 

 

가슴팍에 아이러브 뉴욕을 박지 않았다 뿐이었다. 뉴욕으로 향하는 공항에 커다란 스누피 털을 뒤집어쓰고 나타난 노홍철은 그야말로 뉴욕의 개가 되었다. 그는 시종일관 알리샤 키스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뉴욕 찬양에 여념이 없었다. 이제 뉴욕이 본고장이나 다름없다는 그는 자연스레 뉴욕에 첫발을 밟은 하하의 선배 노릇을 자청하기도 했다. "여기가 뉴욕의 2차선 도로야. 여기가 뉴욕의 2차선이란다." 노홍철 말로는 자기는 뉴욕 상급자고 두 번이라도 왔던 유재석은 뉴욕 중급자며 뉴욕이 아예 처음인 하하는 뉴욕 하급자란다. 그래도 중급자 수준에는 속하는 유재석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위치를 찾지 못해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노홍철에게 손을 잡혀 위치를 손으로 찍히는. "지금 (두 번째 방문) 재석이 형 쯤이면 아직도 핫도그 가게가 신기할 때지." 우리랑 케첩은 똑같은 걸 먹나? 노랑 소스는 뿌리나 이럴 때지 형님은- 노홍철의 깐족거림이 도를 넘어서자 그 선한 유재석마저도 울컥했다. "너는 털이나 좀 깎어! 여기 애견 센터에."

 

 

 

"마음껏 먹어. 공기는 공짜야." 공기마저 다르다는 뉴욕의 매연을 듬뿍 들이키라는 배려심 가득한 노홍철의 개그에 정신없이 터지던 무렵 출세한 싸이와의 조우를 위해 찾아간 출연자 대기실에서 그의 뉴욕 사랑은 도를 넘어섰다! 하하가 건넨 얼음 잔을 받아든 노홍철은 글라스에 담긴 사각 얼음을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며 외친다. "얼음도 예뻐. 어쩜 이렇게 뉴욕스러워? 네모 반듯한 게." 아이고. 정남아. 정남아. 야 좀 봐라. 순간 노홍철의 이 한마디를 무심하게 질책하는 자막을 보고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냥 네모" 그리고 "사대주의"라니. 푸하하.

 

 

 

사실 시종일관 이어지던 멤버들의 뉴욕 찬양은 시청자에게 다소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는 모습들이었다. "난 동남아 좋아해! 해외 가면 다 똑같은 거야! 아니 내가 뉴욕을 처음 왔는데 왜 걱정을 하냐고." 라고 그가 외친 것처럼 뉴욕에 첫 발걸음을 한다는 하하를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는 가끔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던 것이다. 심지어 노홍철은 아예 뉴욕의 개를 표방하며 끊임없이 아이 러브 뉴욕의 소망을 드러냈는데 이것이 진심인지 개그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두 분은 방송을 위한 (개그 코드) 그런 건데 얘는 진짜 올 생각을 하고 있네." 싸이의 냉철한 제보에 노홍철은 당황해서 웃음이 터지더니 곧 순진한 얼굴로 대답한다. "저는 원래 그랬잖아요. 방송 재미없으면 안 한다고. 이게 조금 더 재밌는 거 같아요." 어처구니없는 유재석에게서 방송용이 아닌 리얼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어떤 게..."

 

 

 

심지어 무한도전과 미국 진출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싸이의 질문에 노홍철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그럼 미국"이라고 대답했다. 웃음이 터지면서도 내심 서운했나보다. 유재석과 하하는 터져버린 분노에 외친다. "개네! 개!" 자막도 거들었다. -미국 진출에 눈이 먼 개 분장 청년- "미쳤어. 지금?!" 김태호 PD의 목소리나 다름없는 궁서체 자막까지 튀어나왔다. "배신자..."라고. 섭섭함이 극에 달한 하하는 웃으면서도 진짜 서운해진 목소리로 외친다. "얘 미국 진출하려고 생각했던 게 너무 괘씸하고 화가 난다." 아아. 어쩜 좋아.

 

 

 

물론 노홍철이 정말 미국 진출에 눈이 먼 개 분장 청년이었냐고 따지기 시작하면 예능이 다큐가 되어버린다. 이전 무한도전 쉼표 에피소드에서 그가 밝혔듯이 그의 이 다소 거부감이 생길 만큼 오버 작렬하는 미국 찬양은 그의 배신자 캐릭터를 배신하지 않기 위한 노홍철의 프로 의식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조금은 미국 진출의 열망이 있었겠지만...) 이런 그의 열의를 김태호 PD라고 몰라주었겠는가.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그의 미국 찬양을 "사대주의 개그"로 만들어버리니 순간 다큐가 개그가 되어주었다. 노홍철이 글라스의 얼음을 바라보며 얼음도 예뻐 (그냥 네모) 어쩜 이렇게 뉴욕스러워? (사대주의)라고 곁들이는 장면은 그야말로 그 어떤 예능에서도 볼 수 없는 무한도전만의 천재성이었다.

 

 

짐짓 노홍철을 공격하는 듯하면서도 오히려 그의 개그를 시청자의 오해에서 구원해준 무한도전의 자막은 결국 멤버와 스태프가 하나가 되어 나올 수 있는 신뢰와 우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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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2년의 버라이어티들. 이제는 대한민국 버라이어티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하나의 패턴처럼 굳어버린 '무한도전'은 파업 여파로 6개월가량의 휴식을 취해야만 했고 그 밖에도 안에서 밖으로 웃음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많았던 것도 2012년의 예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여전히 시청자의 웃음과 감동을 사로잡는 감동적인 장면들. 2012년을 빛낸 눈부신 순간들 BEST5를 소개해봅니다.

 

 

 

5위. 변태 같지만 따뜻하게-기분 좋게

SNL코리아 <장우혁의 류승범.이나영 패러디>

 

 

케이블 예능의 성장 속도가 날이 갈수록 무섭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거의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는데요. 과거 케이블 하면 주로 공중파의 재방송을 틀어주는 채널이라거나 헐벗은 아가씨들이 19금 쇼를 하는 저질 방송쯤으로 생각했던 시청자의 선입견을 깨뜨리는 방송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중에서도 작년 이맘때쯤 시작하여 벌써 시즌3을 진행 중인 SNL 코리아의 위엄은 안방극장을 벗어나 대중의 사회적/정치적 인식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SNL의 묘미는 선남선녀의 스타들이 폼을 벗어던지고 무한 망가짐을 허락하는 패러디의 진수에 있는 것이겠지요. 기존의 SNL에서도 나탈리 포트만, 엠마스톤, 조셉고든레빗등이 아낌없이 망가지는 나무가 되어주었었죠. 국내 SNL에서도 수많은 스타들이 기존의 이미지를 깨는 반전 변신으로 혼을 빼놨습니다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반전은 바로 장우혁의 충격적인 CF 패러디였습니다.

 

 

 

장우혁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침묵과 절제입니다. 1995년 당시 HOT에서도 '터프가이'이미지를 맡았던 장우혁이기에 그에게서 소위 "깨는"이미지를 상상하기란 어려운 부분이었죠. 하지만 이날의 SNL에서 장우혁이 보여준 몇 가지 패러디들은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배신에 가까운 반전이고 변신이었죠. 특히 음지에서 팬들만 즐기던 '팬픽'문화를 수면위로 끌어올린 '톤혁 커플'의 팬픽 재연은 충격적인 수준이었고 코너 막간에 보여준 장우혁의 한 의류 광고 패러디는 그야말로 경악에 가까운 반전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날이 추워지면 겉옷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죠- 하지만 안에 입는 옷에 대해선 언제나 하나의 결론만을 내립니다. 얇지만 따뜻하게, 기분 좋게. 저는 지금 히트텍을 입고 있습니다." 류승범의 조근조근 한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던 유니클로의 히트텍 광고를 빨간 아줌마 내복으로 둔갑시켜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연기하는 장우혁을 보고 웃음이 터지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유머 감각을 의심해보고 싶네요.

 

"아줌마 같지만 기분 좋게"라는 말로 패딩에 빨간 아줌마 내복을 입고 펄펄 내리는 눈을 맞으며 바깥에 서 있는 장우혁의 모습도 우스웠지만 특유의 무채색 화면을 그대로 형상화하고 어설프게 눈이 내리는 CG티가 팍팍 나는 CG를 집어넣으며 씨에프의 배경을 우스꽝스럽게 재연한 SNL코리아의 편집팀이 감각 또한 웃음이 터지는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나중에는 이나영의 모습까지 그대로 패러디하여 내복 위에 가터벨트를 차고 있는 충격적인 모습으로 "변태 같지만 기분 좋게"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는데 올겨울 가장 히트한 의류 아이템 중 하나긴 하지만 결국 내복을 부끄럽지 않게 입을 수 있도록 변형시킨 제품이 아닌가 하는 비아냥을 그대로 패러디에 접목시킨 최고의 패러디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4위. 송지효, 예쁘지 않아서 더 예쁜 유일무이한 여배우

런닝맨 <"전 망했어요. 저기 저 아저씨가 저더러 53Kg라고..">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가 패턴화되면서 반드시 예능인만이 아닌 다른 분야의 연예인들 또한 예능 전선에 뛰어들어 제 2의 전성기를 갖는 독특한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여배우가 리얼버라이어티의 에이스가 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죠. 도전하는 여배우도 적었고 예능이 제 2의 인생이 되어버린 사례를 만든 획기적인 케이스도 오직 하나뿐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송지효였죠. 남자들의 세계인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거의 홍일점으로 구성된 여성 멤버가 불편한 요소로 작용하는 이유는 여배우 본인이나 주변 동료들이나 의식을 하건 의식을 하지 않건 나는 여자니까, 그리고 연약하니까. 남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분위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 특권 의식을 과감하게 깨뜨린 유일한 케이스가 바로 송지효였습니다.

 

송지효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빛이 나는 이유는 같은 남자 동료들도 그녀를 보호해야 한다거나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는 방어막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녀는 런닝맨 안에서 레드 카펫을 밟는 여배우의 모습처럼 부담스러운 분위기를 한 번도 내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머리는 좀 빗지- 싶을 만큼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손예진을 맞이했던 것이 송지효였는걸요. 무엇보다 송지효가 아름다운 것은 프로그램에 미녀 스타들이 등장하는 순간인데 기존의 다른 여성 멤버들이 미모의 여자 게스트가 등장하면 불편한 신경전을 만들며 소위 텃세를 부리던 모습과 달리 송지효는 오히려 남자 게스트 보다 여자 게스트에게 더 살갑게 대하는 독특한 기사도를 발휘했죠. 여성 출연자들 앞에서 송지효의 배려는 그야말로 신사의 매너 그것과 다름없었습니다.

 

 

 

이런 송지효였으니 런닝맨 또한 그녀를 대하기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언젠가 프로그램에서 공개한 송지효의 몸무게 때문에 시민에게 놀림을 받은 송지효가 잔뜩 뿔이 난 얼굴로 씩씩대며 달려와서는 피디의 멱살을 잡고 "멱피디! 당신! 저기 보던 사람이 53kg라고 그랬어. 어떡할 거야!!"라고 외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사랑스러움의 극치였습니다. 예쁘지 않아서 더 예쁜 유일무이한 여배우, 송지효. 그녀의 활약이 2013년 런닝맨 속에서도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3위. 이제 무인도 필수품은 김병만 씨가 되는 걸로-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김병만식 리더십>

 

 

올 한해도 베어그릴스 뺨치는 김병만의 감동적인 생존은 계속되었습니다. 새총으로 나무 위의 뱀을 떨어뜨리고 새벽녘에 밖으로 나가 사람 몸만 한 갈치를 낚아오는 그의 실력은 몇 년을 동고동락했을 동료 개그맨들마저 "신기한 사람"바라보듯 할 정도로 경이로운 능력들이었죠. 하지만 제게 있어 김병만의 정글 스타일이 감동적이었던 것은 다른 어느 곳에도 본 적 없었던 그만의 독특한 리더십 때문이었습니다. 김병만은 분명히 병만족이라는 팀을 이끌고 가는 리더입니다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한 번도 거북하게 다른 사람을 질책하거나 재촉하며 리더의 권위를 남발했던 기억이 없어요. 정글이라는 환경이 낯설고 서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는 내가 잘하기 때문에 남들도 당연히 잘할 것이라는 불편한 자만을 내세우지 않는 최고의 리더였죠.

 

그중에서도 특히 감동을 받았던 장면은 정글의 법칙에 추성훈이라는 파이터가 투입되고 언론은 물론 정글의 법칙 내부에서도 은근히 두 사람을 비교하며 불편한 신경전을 부추겼었는데 김병만은 추성훈에게 텃세를 부리며 굳이 자신이 리더임을 강요하지 않는 모습을 부여주었습니다. 초반 많은 기대를 받고 들어온 추성훈이 보기와는 달리 의외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족장 김병만에게 계획을 알려주지도 않은 채 리키김을 데려가 소리소문없이 낚시를 하러 갔다 실패하고 돌아온 순간에서도 김병만은 화를 내거나 그의 실수를 꼬집어 힐난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의 부끄러움을 감싸주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잘됐다. 내가 보니까 저쪽에 더 고기가 많아." 그 위험한 밤바다를 헤치면서까지 그들을 구하러 갔던 수고를 마다치 않았으면서도 김병만은 내가 얼마나 많은 수고를 했고 당신들이 얼마나 경솔한 행동을 했는가에 대해 단 한마디의 질책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래도 다행이다. 모두들 걱정한다니까."라는 격려와 위로뿐이었죠.

 

 

 

위험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먼저 먹어보고 맛있는 것은 식구들에게 나누어주며 자신은 마지막 남은 것을 먹는 것은 물론이오. 그 수확물마저 동생들을 재촉해서 얻어낸 것이 아닌 김병만의 재능으로 가져온 것이었음을. 한 번도 생색내거나 부담을 주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고 오히려 수확물 중 자신의 것마저 부담 없이 나누어주는 사람. 남들에게 시키기 전에 자신이 먼저 알아서 일을 챙기고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아 다른 팀원들도 더 일을 할 것이 없나 찾아보게 했던 김병만식 독특한 리더십은 작년 김병만이 최우수상을 받으며 "수근아. 웃기지 않고도 예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게."라고 말했던 그의 호언장담을 부끄럽지 않게 했던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2위. 노홍철, 그가 선물조차 할 수 없는 마음은

무한도전 <노홍철의 눈물>

 

마이너리그의 미친 자 노홍철이 7년 전 메이저로 처음으로 뛰어들었던 그 순간은 그야말로 지금까지도 가장 충격적인 느낌으로 기억된다. 놀러와라는 메이저 프로그램에 앉아 도무지 침묵하는 타이밍이 없고 시종일관 입을 쉬지 못하며 손짓 발짓 온몸과 마음을 섞어서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심지어 유일하게 침묵을 지켜야 하는 순간에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반쯤 벌린 입과 요란하게 웃는 얼굴. 그야말로 '컬쳐쇼크' 그 자체였던 것이다. 오죽하면 노홍철의 첫 등장으로 정신과 의료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의 정신상태를 분석하는 토론회를 열었다고 하니 그의 멈추지 않는 에너지가 대한민국의 정서에 얼마만큼 낯선 충격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하죠.

 

그래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주는 그의 넘치는 에너지와 당연한 듯 떠맡고 있는 악역의 짐을요. "예전에는 이런 게 너무 고맙고 막 감사하고 든든해서 추석 때나 생일 때나 선물로 막 마음을 표현하곤 했는데 이젠 뭔지 알어? 이 동료가 생각하는 나의 그 캐릭터가 무너질까 봐 선물도 함부로 못 하겠는 거야. 계속 내가 평상시에도 사기꾼이었으면 좋겠고. 아이. 진짜. 평상시에도 그게. 우리가 촬영 나오면 몰입도가 깨질까 봐." 오랜만에 돌아온 무한도전이 멤버들의 힐링을 위해 준비했던 무한도전 쉼표의 순간에 그는 말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도 무한도전에서 추구하는 자신의 이미지와 캐릭터가 그것을 위반하는 것이니 감히 선물조차 쉽게 전할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이 두려워지고 있다고요.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며 "내가 이런 애가 아닌데..."라고 말하던 노홍철을 보며 저는 이상하게 조커를 연기했던 히스레저의 비극이 떠올랐습니다. 배우들만 갖는 고통인 줄 알았던 배역 몰입으로 생긴 사명감과 후유증을 예능인들 또한 그대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무엇보다 그 캐릭터가 당연하게 만들어졌다고만 생각했던 노홍철에게서 발견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컬쳐쇼크에 가까웠습니다.

 

 

 

 

1위. 멀리서만 봤기에 희극이라 생각했던 유세윤의 웃음 가까이서 보니 눈물이더라

라디오스타 <유세윤 : 내 미래가 더이상 궁금하지 않다>

 

 

슬픔이 배신이라고 생각됐던 연예인들이 있었습니다. 노홍철이 그랬고 유세윤이 그랬습니다. 올 한해는 이 두 사람의 눈물을 한꺼번에 발견했던 컬쳐쇼크의 연속이었습니다. 돌아이라 불리던 노홍철. 국민 미친 자라 불리었던 유세윤. 언제나 웃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들이 한꺼번에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은 기묘한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느닷없이 초대되었던 유세윤의 절친. 옹달샘 멤버들. 라디오스타의 다른 시간들이 그러했듯이 유쾌하게 농담 따먹기나 하다 끝내버릴 줄 알았던 이 방송에서 뜬금없이 엠씨 유세윤의 우울이 화제가 되었던 거죠. 유상무를 서늘하게 했던 유세윤의 한마디. "야. 우리 그냥 같이 죽을까?" 라디오스타를 보면서 웃음을 터뜨리던 그의 얼굴이 무언가 낯설고 피로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이 고백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난 무엇이 될까? 난 무엇이 될까가 제일 행복했던 때인 것 같은데 난 이미 무엇이 되버린거 같은 거에요. 가장 행복했던 때는 이미 지나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그리고 앞으로 뭐가 될까?가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 거예요. 앞으로의 내 미래가 궁금하지가 않아서... 그게 참."

 

아직 꿈을 바라보던 배고픈 시절. 함께 꿈을 이야기하던 동료들. 그러나 그는 이미 결혼을 했고 가정을 만들었고 다른 동료 개그맨들이 부러워할 만큼의 높은 인지도를 가진 인기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세윤에게 있어 이미 꿈을 이루었다는 것은 고통이었습니다. 불현듯 그에게 파고든 허무함은 그를 우울증으로 빠져들게 만들었죠. 웃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의 얼굴 뒤에 눈물을 감추어두고 있었던 겁니다. "내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닐까." 내 미래가 더이상 궁금하지 않다는 절망적인 상황의 유세윤을 위로해주기 위하여 라디오스타를 찾은 옹달샘 멤버들의 우정과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함께 출연한 정준호, 김대희의 힐링 또한 반가웠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마음은 그런 줄 몰랐던 라디오스타의 사랑스러운 동료애 때문이었습니다.

 

 

 

동료가 아파도 병문안 한번 안 갈 것이라고 단언하는 차가운 남자들로 구성된 라디오스타에서 이토록 애틋한 동료애가 숨겨져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지요.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엠씨 유세윤을 위로하기 위하여 그 모든 시간을 오로지 유세윤을 위한 힐링캠프로 구성했던 라디오스타의 깜찍한 배려는 엠씨들의 진심을 다한 동료애로 더욱 진하게 빛났습니다. 

 

"저도 바빴을 때가 행복했던 건 아니에요. 그저 바쁠 뿐이지. 그리고 저 친구는 다른 친구들이 서운하다고 이러면 왜 서운한지 모르는 거예요. 왜냐면 자기는 한게 없고. 자기는 그냥 일만 했는데."

 

 

 

이미 정상을 겪어보았기에 더욱 그의 마음을 미래에서 위로할 수 있는 김국진의 유세윤의 입장에서 생각해준 한 마디 한 마디의 사려 깊은 말들과 연예인으로서는 다소 민감한 발언일 수 있는 치부까지 드러내며 같은 위기를 겼었고 가족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던 김구라의 진심 어린 고백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 올해의 눈부신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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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 분노가 치솟기 이전에 오히려 차분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도대체 왜 저랬을까?" 최근 당황스러우리만큼 무성의한 자막으로 시청자의 분노에 이어 네티즌의 조롱거리가 되어버린 엠비씨 뉴스 데스크의 자막 사건을 지켜보며 이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 "도대체 왜 저랬을까?" 너무 황당해서 화도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냥 웃기기만 했다.

 

"이 얘기만 네 번째 하고있어" 아마 이날 박명수와 길을 데리고 게임의 룰을 설명해야 했던 정형돈의 답답함 또한 이에 못지않았을 것이다.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이후 무한도전의 주요 코너로 자리 잡게 된 추격전은 벌써 몇 년여를 거쳐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를 이어오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무한도전 멤버들이 하나의 미션을 경쟁하며 해결하는 게임으로 이루어진 만큼 무엇보다 게임의 룰을 정확히 이해하고 고단수의 심리전으로 활발한 두뇌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자가 왕좌를 차지하게 된다.

 

 

 

더불어 항시 비슷한 게임을 룰을 걸고 진행할 때마다 규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여 딴소리하는 박명수와 길이 하필 같은 팀으로 묶여 그래도 무한도전 내의 나름 '브레인'이라 불리는 정형돈과 합을 맞추게 되었으니 그의 고충이야 말해 무엇하리오. 이날 무한도전은 공동경비구역이라는 부제를 달고 두 팀의 진영을 나누어 서로 상대방의 진지를 점령하는 게임을 진행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다소 복잡하고 세심한 룰을 갖고 있는 무한도전의 게임 가운데서도 이번 회차는 유독 까다로운 편이었다. 덕분에 정형돈은 나누어진 팀의 전략을 마련하기 이전에 일단 게임의 규칙을 팀원들에게 설명해줘야만 했는데 박명수와 길은 같은 설명을 몇 번이나 반복해도 도대체 뭘 들었지? 하는 순진한 표정을 지어 보여 정형돈을 미치게 했다.

 

 

 

"저희는 한 작전에 회의를 네 번씩 해야 됩니다."

 

룰을 이해하지 못하니 엉뚱한 전략만 내놓는 답답한 길과 박명수를 두고 나중에는 화도 내지 못하고 웃음만 터뜨리는데 "이 얘기만 네 번째 하고 있어" 라고 끅끅 웃어버리는 정형돈의 황당한 폭소는 숙소 바깥까지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나중에는 깔깔깔깔 웃으면서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저희는요. 한 작전에 설명을 네 번씩 해야 됩니다." 라는 정형돈의 말엔 그저 나 역시도 같이 웃어버렸다.

 

- 지금 무슨 게임 하는가는 아시는 거죠?

- 해님 달님

 

 

이후 게임의 서막을 알리며 음산하게 깔린 어둠을 배경으로 같은 배경을 연상케 하는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배경음이 깔리는 데에는 정말, 소름이 쫙 돋을 만큼 편집자의 센스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그 기대치만큼이나 폭소와 스릴을 적당히 섞어 만들어낸 무한도전 공동경비구역편은 어떻게 게스트 하나 없이 일곱 명의 기존 멤버들만으로 이런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 싶어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멤버들에게 주어진 각자의 캐릭터를 충실하게 이행하며 시청자에게 유머와 긴장감을 적절히 전달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능력이야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는 부분이지만 나는 이것 이상으로 무한도전이 그렇게 오랜 시간을 휴식하고도 여전히 시청자의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른 곳에서 재확인하게 되었다. 바로 여전히 성장하며 진화하고 있는 무한도전의 미친 자막 센스이다.

 

 

 

최근 들어 느끼게 된 것은 무한도전의 자막이 에피소드의 성격마다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아줌마들의 대반란이라는 컨셉을 담았던 저번 회차의 "언니의 유혹"편에서는 핑크를 애정 한다는 유제니의 센스만큼이나 화면 가득 채워진 분홍색과 꽃다발의 향연이 일품이었다. 자막에 사용된 이미지는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었고 폰트마저도 분홍색으로 가득 채운 여성성을 돋보이게 하여 이날의 에피소드가 더욱 사랑스러웠던 것이다.

 

 

 

저번 주에서 '여자'를 이야기했다면 이번 주에서는 평균 40대에 가까워오는 중년(청-중년이라고 해두자) 남자를 중심으로 내세웠다. '남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바로 군대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저번 주와는 확 달라진 변신으로 세심하면서도 과감한 도전을 매회 내세워 시청자를 질리지 않게 하는 무한도전의 센스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물론 아군과 적군으로 팀을 나누어 서로의 진지를 점령하는 내용에 핑크를 연발할 수는 없는 일. 자막에 사용되는 폰트의 크기는 물론 색 구성이나 효과마저도 전쟁이라는 소재에 딱 어울리는 디자인을 뽑아낸 이날의 무한도전은 어떻게 매회 저리도 공을 들여 서로 다른 개성을 추구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뭉클한 감동이 생겨 1초 내외로 사라지는 이 자막들을 그저 스쳐 보내기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터지게 만들었던 부분은 예능을 이끌어가는 가운데서도 역시 한주의 이슈화된 사회 문제를 그저 스쳐 지나가지 않고 풍자와 해학을 곁들여 '디스' 하는 무한도전만의 즐거운 지적 때문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런 부류의 두뇌 싸움이 필요한 게임에서 언제나 약자의 위치일 수밖에 없는 길과 박명수는 하필이면 같은 팀으로 묶여 유재석이 토끼눈을 뜬 채 "청팀. 정말 괜찮아요?" 라는 질문을 던질 정도였다.

 

"우리는 서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사람들이에요." 라는 정형돈에 이어 "저는 거의 보통 인간의 뇌의 반 정도밖에 안 돼요." 라는 길의 자학적인 농담, 그것을 받아치는 정형돈은 "우리는 아메바, 짚신벌레, 유글레나예요!" 라고 농을 던졌는데 순간 그 위에 깔린 자막을 보고 나는 마시던 물을 뿜을 수밖에 없었다. 아, 이것은 한 주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정말 아메바, 짚신벌레, 유글레나 수준의 지성을 의심케 했던 MBC뉴스데스크의 자막이 아니었던가.

 

 

 

 

 

대선후보에게 바라는 코멘트를 담은 영상을 찍어온 뉴덱팀은 그들의 사전정보를 입수하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개그라도 치고 싶었던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일반인의 인터뷰를 담은 화면에서 그들을 소개하는 자막을 "할머니" "할아버지" 심지어 "환자" 라는 웃을 수도 없는 황당한 그림으로 내보냈다. 엠비씨 뉴스데스크는 인터뷰 대상의 신분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다는 변을 늘어놓았으나 최근 십여 년 이래 이토록 당혹스러워서 웃을 수도 없는 자막을 그것도 뉴스 프로그램에서 마주하기란 처음이었던 것이다.

 

 

최악의 자막 센스를 보여주었던 엠비씨 뉴스데스크를 역시 같은 방송사의 무한도전이 최고의 자막 센스로 디스해주었다. 이것보다 통쾌한 반전이 또 있을까. 심지어 자막을 포장한 레이아웃마저도 이날 엠비씨 뉴스데스크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무한도전의 센스! 그리고 하나의 컷에서 농담으로 던진 출연자의 한마디를 당시 지성을 의심하며 자신들을 단세포 동물이라 묘사한 그 상황을 그대로 어처구니없었던 뉴스데스크의 실수로 풍자하면서 연속 선상으로 그들의 지성 또한 되풀이하여 두 번 디스하는 무한도전 자막팀의 숨겨진 반전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무한도전의 메시지를 지나치게 과장 확대해석하여 소설을 쓰는 행위를 자제하자고 말하면서도 이날 무한도전의 메시지는 순간 스쳐 지나간 어떤 생각에 폭소를 멈추게 했다. 또 한편으로 선거인단을 개개인으로 드러내지 않고 얼버무리는 권력자의 구도가 또한 우리를 단세포 동물이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순간 웃음이 멎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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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또 하나의 숨은 조력자 자막의 배려

국내에서 자막의 힘이 버라이어티의 왕도로 자리잡게 된 것은 어느 시점부터였을까요? 한 십여년 전만 떠올려봐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막을 그리 신경썼던 기억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 제게 있어서 가장 먼 시대의 자막을 의식한 기억은 현 시대의 국내 최고의 엠씨 유재석 그리고 강호동의 미래를 캐스팅했던 '엠씨대격돌 : 쿵쿵따'의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어요. 멤버들이 요상한 행동을 해서 우스꽝스럽게 넘어질 때마다 그리고 곤란한 해프닝에 처할 때마다 마치 그 옆에서 터뜨려주듯 "응?" 하고 화면을 가득 채우는 자막이 오히려 멤버들의 행동 이상으로 우습게 느껴져서 웃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리고 21세기에 접어들어 이 자막의 힘은 단순한 프로그램의 설명문의 역할을 뛰어넘은 반드시 존재해야할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바로 이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영향력 때문이었죠.

 

마치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지던 인기 없는 연예인이 어느순간 연예계의 별중의 별로 떠오르게 될때 무언가 뿌듯하면서도 묘한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그 이상한 감정을 가끔 무한도전에서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몇달에서 몇년을 걸처서 세운 장대한 계획을 기어코 하나의 프로젝트로 완성시키는 담대함을 지켜보며 역시 무한도전은 다른 예능과 무언가 달라! 하고 탄복하면서도 가끔 채널을 돌리다 나오는 무한도전의 옛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마치 촌스러웠던 옛 친구의 지난 사진을 돌이켜 보는 것처럼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되지요.

 

 

 

녹은 아이스크림 하나 주워 먹겠다고 이성을 잃고 달려들던 멤버들의 모습에서 뭐 대단한 소명의식이라거나 이야! 하는 계몽주의를 느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무거운 어깨를 좀 가볍게 해서 그냥 웃기는게 최선인 그런 에피소드가 그리워질 때도 있어요. 생각하게 하고 깨어나게 하고 감동을 전달하고 그런 이데아와는 거리가 먼 그냥 단순히 웃기게만 해주는 무한도전의 역할을 바라게 되는 마음도 생긴다는 것이죠. 최근 연속으로 이어진 무언가 사고하게 하는 무한도전의 묵직한 분위기에서 조금씩 불만이 터뜨려질 무렵 제작진은 참 영리하게도 진화가 아닌 다시 돌아갈 것을 명했습니다. 마치 이족보행의 인간이 뜬금없이 퇴화된 것처럼 생뚱맞은 노선이라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참 반가운 것은 오랜만에 발견한 무한도전만의 원초적 유머 본능 때문이었습니다.

 

 

 

지난주 예고편만 봐도 참 대박이라 느꼈던 언니의 유혹. 무한도전 여섯 멤버가 가을을 타는 주부들로 변장, 인솔자 노홍철의 홍철 투어에 끼어들어 가을 여행을 떠나게 된다는 유쾌한 테마로 시작된 오늘의 이야기는 핑크색으로 무장을 하고 썬캡을 낀 회장 유제니의 손뼉 체조하며 등장하는 모습에서부터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더군요. 앞구정 핑키라 불리는 핑크 마니아 유재석은 뽀글뽀글한 머리를 감싼 진한 분홍색의 썬캡에서부터 등산복에 가방까지 현란한 핑크색으로 그가 좋아하는 깔맞춤을 하고 어깨에 보온병까지 하나 둘러멨는데 복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터져나왔습니다. 왜 산에 올라가면 저런 시그니처의 아주머니들 수시로 볼 수 있잖아요. 사소한 특징까지 꼭 잡아낸 아줌마 특유의 이미지를 어찌 그리 잘 묘사하던지. 그가 사소한 동작만 해도 웃음이 절로 터져나오는데 이후로 등장하는 멤버들의 개성 또한 만만치 않게 이색적이었습니다.

 

 

 

역시 혼자 뭔가 겉도는 오렌지색 이미지의 (살이) 올라 정형미를 연기하는 막내동생처럼 포동포동 귀여운 얼굴의 정형돈은 핑크색 볼터치까지 몹시 인상적인 귀여움을 남겨주었구요. 마포구 단발머리 하모니라 불린다는 하하의 여장 컨셉은 여장을 하고선 수염까지 그대로 달고 나타나 매우 엽기적이었는데 유일한 미혼으로 결혼전 진탕 놀아보겠다는 투철한 마음가짐을 갖고 홍철 투어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웃음소리부터 장난이 아닌 방배동 노라, 정준하는 에피소드 내내 방정을 떨어 유제니에게 몇번이나 뺨세례를 맞았는데 순간 웃음을 뚝 멈추고 멍해지는 그 얼굴이 어찌나 웃기던지 요즘 물 오른 정준하의 감은 이날도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해내며 몇번이나 가장 웃긴 순간을 만들어냈던 큰 공로자가 되어주었습니다.

 

 

 

한손에 테이크아웃한 커피컵까지 들고 나타난 새초롬한 얼굴의 43살 모태 솔로. 골드미스 박명자를 연기하는 박명수의 패션 센스는 등장하자마자 모두의 이목을 모으게 했다지요. 희한하게 남장보다 여장한 얼굴이 더 예쁘게 느껴지는 박명수는 이날도 가장 고운 모습을 드러내며 혹시 최양락씨 부인 팽현숙씨 아니냐는 질문까지 받았는데 감청색 스키니진에 고운 다홍색의 등산화까지 신은 놀라운 패션 센스는 그야말로 놀랍기 그지 없었습니다.

 

 

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드디어 위축된 상태의 길이 오랜만에 활기를 찾아 만연한 웃음을 띈채 방정맞은 태도로 활기를 되찾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슈퍼7콘서트 이후 어쩐지 풀이 죽어보였던 길은 무한상사를 진행하던 와중에서도 잔뜩 위축되어 안쓰러운 생각에 어쩐지 시선이 자주 꽂혔었는데 이날 비로소 그는 활기를 되찾고 프로그램 내내 깨방정을 떨어대더군요. 특히 투어 중간에 갑자기 차를 세우고 배탈이 났던 그가 갓길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은 시간대를 고려하면 좀 무리한 장면 아니었나 싶었는데 그 장면을 이어 멤버들의 시로 재탄생시키고 길의 유일한 에피소드였던 죄와 길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제작진의 센스를 보니 왜 길의 돌발상황을 편집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무한도전 제작진 나름의 길의 캐릭터를 최대한 끌어내주기위한 배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날 왜 노홍철만 여장을 하지 않고 아주머니 무리에 동참을 하지 않은채 인솔자 역할을 맡았을까 생각해봤는데 과거 불만제로에서도 한번 방영된바 있었던 사기성 짙은 관광버스투어가 이날의 테마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무한도전 내에서 사기꾼 캐릭터를 맡고 있는 노홍철은 아주머니 무리에 끼어들기 보다는 사기극을 인솔하는 역할이 딱이었기 때문이었죠. 참 이런 사소한 것들에서도 투박하지 않은 무한도전 특유의 센스가 깊게 배어나옵니다. 그렇게 떠난 여행은 역시 사기성 짙은 노홍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만큼 무한정 대하를 먹게 해주겠다더니 결국은 1분 안에 뜨거운 대하 까먹기, 10분 만에 바다 보고 다시 떠나기등의 무리한 컨셉트로 구성 되어 웃음을 자아냅니다.

 

간혹 이맘때면 가을 여행을 떠나겠다며 저렴한 가격에 주부들을 현혹하여 비싼 관광지의 물건을 사게 하거나 어설픈 진행지로 제대로 된 관광도 하지 못하게 하는 사기 관광 버스의 이력을 꼬집은 셈이죠. 특히 이날 노홍철은 홍철 투어의 인솔자 홍철 청년의 역할에 이어 타령 노홍철 선생에 홍철배 합창단을 개최하는 긍정 노홍철 선생 역할까지 1인 3역의 컨셉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내며 노홍철만의 발군의 매력을 화려하게 선보였습니다.

 

 

 

딱히 방대한 스토리 없이 멤버들의 원초적인 개그감만으로 이끌어가는 이날의 에피소드였기에 멤버 각개의 매력이 더욱 두드러지게 표현된 한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요즘 잔뜩 개그감에 물이 오른 정준하는 이날 가장 큰 웃음 제조사의 역할을 톡톡히 소화해냈는데 뜨겁게 달군 소금 위의 대하를 다른 멤버들은 1분에 한개 까먹기도 힘들어하는 와중에 그는 깔 생각도 하지 않고 닥치는대로 입에 집어넣고 씹어먹는 모습에 그야말로 데굴데굴 구르며 티비를 봐야했었죠. 아니. 왜 파리처럼 손을 그래. 하는 유재석의 말처럼 파리처럼 손을 부벼대며 정신없이 새우를 까지도 않고 입에 털어넣던 정준하는 그 뜨거운 새우를 무려 1분 내에 12개나 까먹는 위용을 보여줍니다. 그와 대비되게 겨우 한마리 까먹으면서도 새초롬하게 초장을 발라 먹던 유재석의 모습 또한 웃음이 터져나오는 부분이었고요.

 

 

 

이날 무한도전 언니의 유혹 에피소드는 무려 세가지 테마로 분류 되어 쉼없는 재미를 주었습니다. 홍철투어의 사기 관광 창작시 대회에 이어 무한 문화센터 중년 여성이 모여 만든 합창단이 진짜 아줌마 합창단과의 합창 대결에서 마지막으로 살림살이를 내놓고 건 퀴즈쇼 참가에 이르기까지 세가지의 테마로 이루어진 각개의 에피소드들이 조금도 쉬지 않고 원초적인 재미를 전달하여 시청자에게 오랜만에 아무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휴식 같은 시간을 만들어 주었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다양한 개성과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원초적인 웃음을 그에 반하는 세련된 지시문으로 더 큰 재미로 이끌어내었던 무한도전의 cg와 자막의 힘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의 자막이야 언제나 높은 퀄리티로 인정을 받아왔지만 오늘은 유난히 큰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이날 무한도전 멤버들의 여장은 그야말로 아줌마의 영혼을 그대로 담은듯 디테일하기 이를데 없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화려하고 색이 진한 의상을 좋아하는 아주머니들의 취향을 본딴 알록달록 칼라풀한 의상을 멤버 개개인의 색을 실어 표현한 것은 물론 홍철 투어라고 그의 캐릭터를 본딴 이름표를 하나씩 가슴에 꽂고 잇는 디테일은 소박한 웃음이 터져나오게 하는 부분이었죠. 그리고 이 멤버들의 패션 센스 이상으로 언니의 유혹이라는 성별 전환의 포인트를 그대로 꽂고간 이날의 자막 센스 또한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섬세함을 자랑하고 있었는데요.

 

 

 

화려한 멤버들의 의상만큼이나 핑크색을 기준으로 한 알록달록하게 고운 자막색의 선정 포인트며 시종일관 화려한 꽃과 보석으로 치장된 알록달록한 cg들의 향연이나 사소한 장면마저 그냥 놓치지 않고 반드시 꽃 한송이라도 배치하여 표현하는 자막들을 보고 있노라니 아니 이날 무한도전 제작팀 무슨 홍철배 자막 올림피아라도 나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단순히 예쁘기만 해서 눈부셨던 것은 아니죠. 무한도전 자막의 가장 큰 미덕은 멤버 자신보다도 더 정확히 웃음 포인트를 포착하여 시청자에게 보다 빠르게 그것이 이해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간결하고 뚜렷한 서포트 때문입니다. 멤버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종알종알 표현해주는 것은 물론 멤버들의 정리되지 않은 부산스런 멘트마저도 한컷내로 표현하여 웃음포인트를 직결하는 센스를 보고 있노라니 이것은 단순한 화면 위의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무한도전의 또 다른 핵심 멤버인 제8의 숨은 조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한도전의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성향에 맞추어 멤버 자신의 캐릭터를 그대로 끄집어내어 한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던 것과 달리 무한도전-무한상사는 꽁트라는 아날로그한 소재로 되돌아가서 멤버 개인의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그것을 연기하게 하는 특유의 독특한 방식으로 인기를 끌어 무한도전의 고정 에피소드중 하나로 자리 잡았죠. 이날 무한도전 언니의 유혹이 보여준 이런 원초적인 재미는 무한상사를 뛰어넘을 또 하나의 레전드를 예고하며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질지도 모를 무한 문화 센터의 위용을 드러냈던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섯명의 남자가 여섯명의 여자로 변했을때 마치 카멜레온처럼 함께 여성화된 무한도전 자막팀의 센스를 보고있노라니 이것이 고정 코너로 자리잡게 되는 것 또한 문제가 없겠다는 확신이 생겼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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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긴 세월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이십여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일대 '컬쳐쇼크'라는 감상을 갖게 했던 문화적 충격의 감정의 소름을 안겨준 두명의 연예인이 있다. 그것은 싸이의 첫 등장이었고 또 노홍철의 첫 등장이었다.

 

 

 

지금도 똑똑히 기억난다. 말을 하건 안하건 언제나 입을 반쯤 벌린채 뭐가 그리 즐거운지 빵긋이 웃는 얼굴로 금방이라도 자리에서 일어설듯 달싹거리는 태도로 반쯤은 자리에서 일어난 엉거주춤한 자세로 침묵조차 소란스럽던 노홍철의 초창기 연예계 데뷔 시절이. 나는 정말 그가 미친 사람인줄로만 알았다. 아니. 노홍철이라는 새로운 종이 따로 생겨났다는 감상을 받았다는 말을 해도 그것은 과장이 아니었을 정도였다.

 

노홍철이 등장하고 의학계에서는 일대 파란이 일어났을 정도라고 한다. 정신과 전문의들 수십명이 모여 노홍철의 모니터를 분석하고 도대체 저 사람은 어떤 정신 상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 왜 저런 사람이 생겨났는가에 대한 의문을 추측했을 정도라고 하니. 당시 무한도전 정신감정 특집에 등장했던 닥터는 노홍철을 두고 나는 모니터로만 그를 감상했을때 그가 심각한 우울증과 급격한 흥분상태의 두가지 이면을 가진 조증의 질환자라고 생각했으나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그는 정말 조증이 아닌 있는 그대로 이렇게 해피한 사람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니 그의 20대는 정말 가식 없는 소란 그 자체였다.

 

 

 

무한도전 300회 특집을 맞아 쉼표라는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했던 무한도전은 이날 멤버들의 해묵은 감정마저도 고스란히 끄집어내놓고 시청자에게 노출시켜 시청자와 무한도전 멤버들간의 치유를 이끌어 나갔다. 2주에 걸쳐 들은 멤버들의 진심과 소중한 감정들은 우열을 가릴수 없을 만큼 모두가 소중한 이야기들이었지만 그중에서도 나를 충격에 가까운 감상으로 이끌었던 것은 바로, 드디어 방전되어버린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처음으로 고백한 노홍철의 그 어디에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진지한 감정이었다.

 

 

 

"진짜 20대 때 내가 너무 막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로... 너무 땡겨 써서 그런지 정말 쇠약하거든요. 요즘. 외모에서부터 나타나지만."

 

노홍철은 이날 절친 하하마저도 "너 드디어 인정하는 거야?" 라는 말을 던질 만큼 처음으로 자신의 체력이 그리고 또한 정신력까지도 방전되어버린 상태라는 것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20대 시절, 정말 저런 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던 쉼 없는 에너지로 달려왔던 노홍철의 즐거움을 데뷔초부터 완전히 뽑아 써버렸던 그는 "막내가 35살이야. 어떡해." 라는 귀여운 하소연처럼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처음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껴버렸던 것이다. 아니 그것은 체력의 한계라기보다는 정신력의 한계라는 것이 더 알맞았을 것이다.

 

바로 저번주에서도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사람, 노홍철 평생의 리스펙트의 대상인 유재석에 대하여 지금까지도 잊혀지지않고 새삼 같은 감동을 받는 듯이 언제나 감탄하게 된다는 고마운 일화는 바로 방송이 끝나고 노홍철의 차를 직접 운전하여 노홍철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던 유재석의 배려였다고 했었다. 그는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고마움을 지금 그가 당시 유재석의 연배와 비슷해지 시작하니 더욱 그의 배려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자신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었다.

 

방송의 감을 잃지 않도록 그리고 빠져버린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마디 던지는 농담조차 그냥 하는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조차 배려를 담아 던져주는 그의 이야기들을 노홍철은 "내가 더 젊고 내가 더 에너지가 있는데." 그럼에도 오히려 노홍철 보다 에너지가 적을 유재석이 자신의 컨디션을 신경써주는 그 행동을 노홍철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매일처럼 새록새록 솟아나는 감동이라 말했다.

 

 

 

"너무 너무 힘들었는데 체력적으로... 어. 내가 몸이 아프다 그랬더니. 최근에는 재석이형이 금보자기를 나한테 주는 거야. 열어봤더니 몸 허하다고 좋은 약을 이렇게 선물해줬는데 내가 정말 놀랐던게 뭐였냐면. 나는 정말 쓴 걸 못 먹잖아. 나는. 어우. 너무 쓰더라고. 약이. 내가 막 좋아하는 초콜릿이나 이런 거랑 같이 먹어도 견딜 수가 없게 쓴데 뭐 나한테뿐만이 아니라 우리 멤버들 다 생각하면서. 이 형이 나한테 줬다는걸 딱 생각하니까 그게 먹게 되는데... 이틀 삼일이 됐어. 매일 한 숟가락씩 먹으라고. 와 근데 진짜! 내가 냉장고를 딱 열고 그 항아리를 보는데 몰르겠어. 난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어.. 눈물이 뚝 떨어지는 거야."

 

 

 

이런 유재석이었으니 드디어 방전된 배터리의 노홍철의 정신력을 배려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포장 방법에서조차 그의 고마운 마음이 묻어나는 금보자기에 싸서 건네준 항아리 속에는 노홍철의 건강을 위한 한약이 들어있었다. 그 맛은 유난히도 썼다고 한다. 무한도전에서도 몇번이나 밝힌 이야기지만 어린아이처럼 초컬릿과 단것을 좋아하는 노홍철은 쓴 음식을 무척이나 싫어하면서도 몸에 좋아서 더 썼을 그 약재를 꿋꿋이 삼켜 넘겼다. 그런데 한번은 냉장고 속에 들어있는 항아리를 보는데 약재를 삼키지도 않았음에도 그저 그 항아리를 보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솟아올라 눈물이 툭하고 떨어져 내렸다고 한다.

 

 

 

"아 진짜 이걸 딱 보는데 지금 내가 상징적으로 재석이 형이라고 얘기하지만 모든 멤버들이 나한텐 다 똑같애. 눈물이 똑 떨어지면서. 그 다음날부터는 내가 이걸 못 먹어. 보기만 해."

 

아.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지. 그 일을 겪고 한참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이상스런 감정이었다. 그것은 유재석을 향한 고마움에 앞선 멤버들 전체를 향한 모두 한마음으로 통하고 있는 무한도전이라는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낸 별스러운 동료애였다.

 

 

 

신혼여행을 떠난 와중에도 네 생각나서 사왔어... 라며 빨간 하이힐의 악세사리를 선물했다는 정준하의 마음. 늘 툭툭 내뱉지만 그 속에는 누구보다 따뜻한 진심이 들어있는 것을 잘 알기에 박명수의 어떤 얄궂은 말에도 돌고래 초음파 소리를 내며 웃을 수 있는 노홍철. 그리고 하하에게도 또는 길에게도 한편으로는 정형돈에게도.. 그리고 그가 처음으로 방송에서 맺은 고마운 인연이었을 유재석이라는 사람에게도. 모두 한사람 한사람에게 통하는 언제나 고맙고 소중한 마음을 그는 과거에는 크고 작은 선물들로 마음을 표현했었다고 한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각기 이름을 붙여서 건넨 이 선물을 이젠 노홍철은 건넬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얄미움의 화두에 올라 멤버들이 심약해져 있는 가운데도 자신은 태음인이라서 그런다며 툭툭 내뱉는 못된 말들로 공격을 받은 박명수를, 노홍철은 오히려 고마움으로 화답했다. 유난히 노홍철을 예뻐했던 박명수는 언젠가 노홍철에게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야 홍철아. 너 잘 들어라. 진심으로 충고하는 거야. 이렇게 평소에도 연습을 해놔야 동물적인 감각으로 그게 나오고..." 방송에서 만들어낸 캐릭터를 끝까지 고수해나가는 것. 그것이 방송인의 숙명일지도 몰랐다.

 

 

 

"이거는 뭐 우리끼리 얘기지만. 명수형은 나한테 조용히 와서. 아 이거 뭐 다 똑같이 생각할 거야. 이 형이 정말 존경스러운 건 방송을 너무 준비도 많이 하고 이 감을 잃지 않으려고 평상시에도 계속 이 캐릭터를 가지고 가잖아."

 

어쩌면 웃음이 터져나온 이 한마디에 뒤에 덧붙인 노홍철의 말로 더이상 웃을 수가 없어졌다. 그는 박명수의 이런 농담마저도 깊은 철학으로 받아들일만큼 진짜 개그맨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한때 정형돈은 술을 마시며 울었다고 했다. 개그맨으로서 수치를 넘어선 정체성에 혼돈이 오게 했었던 얄궂은 캐릭터 "웃기지 못하는 사람" 에 대한 비극을 그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티비에 나와서 못 웃기는 사람으로 인기를 얻고 캐릭터를 굳혔던 정형돈이지만 사실 웃으면서도 뒤에서는 울어야만 했던 그의 비화를 다른 멤버들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었다. 방송인으로서 티비에서 보여주어야할 얄궂은 캐릭터들이 어쩌면 인간 정형돈이나 인간 길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처였던 것이다. 노홍철 또한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고민의 괘적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향해있었다.

 

 

 

무한도전의 수많은 에피소드들 가운데서도 이제는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어버린 무한도전 추격전은 사실 내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노홍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재미의 절반 이상을 잃을 수 있는 코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노홍철이 언제부턴가 고수하고 있는 사기꾼이라는 캐릭터 때문이다. 노홍철의 유능한 머리와 현란한 말솜씨. 사람의 감정을 조종하는 탁월한 심리전의 고수. 타고난 사기적 기질로 멍해있는 형님들의 뒤통수를 치고 약올리듯 미션을 해결해나가는 노홍철을 보면 당하는 사람들이야 얄미울테지만 보는 시청자로선 손에 땀이 절로 날만큼 흥미진진해지는 광경이었다. 무한도전의 추격전 에피소드가 갖는 완성도의 팔할은 노홍철이 유지해주는 마음껏 나빠져있는 배신자로서 그리고 사기꾼으로서의 부적절한 캐릭터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추격전 뿐만은 아니다. 프로그램 내에서 형님들에게 쓴소리 못할 소리 해맑은 얼굴로 던지며 가려운 곳을 콕콕 긁어주던 노홍철의 아첨 없는 솔직한 버르장머리들은 그 캐릭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멤버들에게 시청자가 간혹 갖는 오해나 선입견을 풀어줄 수 있었다. 무한도전 내에서 악역의 캐릭터를 내세우는 것은 박명수라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악역을 담당하는 인물은 오히려 노홍철이 아닌가 라는 고마움을 늘 갖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마운 마음이 노홍철에게는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사기꾼에 거짓말쟁이에 배신자에 버르장머리. 이건 결코 자신에게 좋은 캐릭터가 아니다. 상대방을 나쁘게 만들어 본인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캐릭터도 아니고 온전히 자기 자신을 나쁘게 만들어서 프로그램에 재미를 주는 다크나이트 같은 캐릭터다. 노홍철이 처음 유지했던 캐릭터의 이미지를 돌이켜보라. 이것이 얼마나 그 자신에게 손해가 될 수 있는 캐릭터인지. 과거 그의 이미지는 순수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큼 깨끗하게 웃는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에너지의 원천이 아니었었나.

 

 

 

그래서 나는 그의 위축 되지 않은 사기꾼의 캐릭터에 늘 고마워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인간 노홍철의 이미지엔 선입견이 될 수 있어 그 캐릭터를 주저하게 될까 염려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노홍철은 한번도 자신의 캐릭터를 개인의 이미지 때문에 희석해서 보여준 적이 없었을뿐더러 이날 그가 꺼내놓은 고백은 그 캐릭터가 자신의 이미지에 생채기를 낼지도 모를 불이익에 대한 염려가 아닌 오히려 그 캐릭터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어하는, 그래서 선물조차 할 수 없는 진한 동료애로 나를 감동시켰다.

 

 

 

"예전에는 이런 게 너무 고맙고 막 감사하고 든든해서 추석 때나 생일 때나 선물로 막 마음을 표현하곤 했는데 이젠 뭔지 알어? 이 동료가 생각하는 나의 그 캐릭터가 무너질까 봐 선물도 함부로 못 하겠는 거야. 계속 내가 평상시에도 사기꾼이었으면 좋겠고. 아이. 진짜. 평상시에도 그게. 우리가 촬영 나오면 몰입도가 깨질까봐."

 

노홍철은 이제 멤버들에게도 그리고 무한도전 스태프들에게조차 함부로 선물을 할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것은 결국 고맙다는 마음. 미안하다는 마음조차 설명할 수 없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선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린 마음. 그것은 노홍철이 처음으로 갖는 프로의식과 동료애였다. "내가 이런 애가 아닌데. 내가 이런 애가 아닌데." 그는 몇번이나 이런 말을 되뇌이며 급기야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문득 방송에 처음 입문했던 시절 노홍철이 호기롭게 던져놓은 인터뷰가 떠올랐다.

 

방송은 그저 즐거우니까 하는 것. 가파른 의무나 숨막히는 책임감 따윈 갖고 싶지 않다. 심각해지면 떠날 것이다. 재미가 없어지면 언제라도 이 자리를 벗어날 것이다- 라고 말했던 노홍철이었다. 은퇴를 목전에 두었던 지난 날도 있었다. 이런 노홍철을 붙잡은 유재석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의 노홍철도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오로지 즐거움만을 목표로 두고 살았던 그였다. 심각한 것은 싫었다. 숨 막히는 의무감이나 어른의 책임감. 프로의식과 목표의식은 그를 힘겹게 하는 심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랬던 노홍철을 6년여 가까운 하나의 마음이 어른으로 성장시켰다. 그것은 그를 바라보는 멤버들의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바라보는 노홍철의 동료애였다.

 

 

 

"되게 무서운 생각이 드는게 오히려 그게 방송을 해할까 봐.. 그게 어떻게 보면 그게 약간 가식처럼 느껴지거나 이럴까봐. 되게 그걸 못하겠고. 그게 되게 한심한 생각이잖아. 제일 편안한 사람들인데. 다른 팀한테는 내가 선물을 하겠어요. 그런데 우리 팀한테는 선물을 못하겠는 거야. 여기 우리 카메라 감독님들. 우리 작가들. 태호형. 다른.. 선물을 못하겠는... 너무 소름 끼치는 거야. 잔인하리만치 막..."

 

무한도전에서 그는 언제나 남의 선물을 빼앗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자신의 것이 안 된다면 부수어서라도 그것을 가지고야 말았다. 때론 배신을 하고 때론 사기를 쳐서라도. 그는 선물을 주는 역할을 담당한 적이 없기에 문득 아무렇지 않게 마음을 전달했던 지난날이 두려워졌다. 비록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일상속의 노홍철이지만 그가 선물을 전하고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라는 말을 한다는 것이 흡사 자신의 캐릭터를 망가뜨리는 것이 될까봐. 그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두려움이 아니라 멤버들이 바라볼 캐릭터의 변이에 대한 낯선 마음을 허락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멤버들이 가진 사기꾼 혹은 배신자 노홍철에 대한 환상. 그것이 선물을 준다는 이율배반적인 행위로 깨져버리게 될까봐 그는 두려웠다.

 

 

 

"무섭더라구. 내가 이런애가 아니거든 형. 그런데 더 무서운게 뭐냐면. 멤버들한테도 그럴거 같은 거야. 이거를. 준하형 눈빛 보면 알겠고 명수형이나 재석이형이나 눈빛 보면 알겠는데 아 이게 너무 무서운 거야. 그 마음이 읽혀지는 거야. 형. 뭔지 알어? 이거는 어디 가서 얘기하지도 못하겠어. 이거를. 내 가족한테도 못하겠는 거야. 몰입도가 떨어질까봐. 그런데 이게 너무 무서운 거지."

 

 

 

어쩌면 상식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마인드다. 그깟 선물 좀 주면 어때서? 티비 속 캐릭터와 티비 바깥 속 실제 이미지가 어떻게 같을 수 있어. 하지만 그것을 분리조차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켜주고 싶어하는 노홍철의 마음만큼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너무 고마워서 그리고 너무 사랑해서 선물조차 줄 수 없는 마음. 어쩌면 티비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 보다 지켜주고 싶었던 멤버들을 향한 무한도전의 막내, 노홍철의 캐릭터. 방송은 그저 즐거워서 하는 것이고 의무가 즐거움을 넘어설 때는 언제든지 떠나고 싶다고 말했던 노홍철이 이제는 두려움이 되어버릴 정도의 프로의식으로 의무와 책임감을 말한다.

 

 

"나는 이런 애가 아니었거든 형. 나는 솔직히 형. 내가 막 프로의식을 갖고 이 직업에 대해서 명수형처럼. 재석이형처럼. 형돈이형처럼. 사명감 있게 하는 애가 아니거든. 되게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는 정말 그냥 재밌어서 하는 거고. 이 순간 때문에 하는 거거든. 어 그런데 내가 이런걸 생각하면 너무 무서운 거야..."

 

 

30대 초반 컨디션 조절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쏟아버린 에너지에 이제서야 한계를 느낀다는 노홍철이 방송은 그저 취미 생활이었던 젊은 시절의 노홍철이 공포로 전이 되어버린 책임과 의무감을 느낀다는 것은 일견 서글프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감동을 가져다주었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라잡을 수 없다지만 즐기는 자도 당해낼 수 없는 재간은 바로 사랑하는 자일 것이다. 노홍철이 겪고있는 30대 중반의 때늦은 사춘기가 나는 고맙고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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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의 납득이와 더킹의 은시경으로 인기 스타 반열에 올라선 조정석이 연기한 씨에프중 직장인들의 많은 공감을 샀던 인상적인 콘티가 있습니다. 모두가 퇴근한 한밤중까지 잔업을 하던 조정석은 순간 실수로 뽑힌 플러그 때문에 그동안의 작업이 모조리 날아가버리는 절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지요. 너무 황당해서 화조차 낼수도 없었던 그에게 피로회복제를 권하는 광고는 최소한 공들인 작업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리는 기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공감대가 높은 그림이었죠.

 

 

 

하지만 그들은 무려 9개월을 준비했다고 합니다.9시간 동안 준비했던 일을 한번에 날려버리고 보여줄 곳조차 없어지게된 허무한 절망의 기분 또한 돈으로도 보상 받을 수 없을 상실일텐데 그것이 무려 일년여에 가까운 9개월이라는 기간이라는 것은 정말 무슨 말로 위로의 표현을 해줄 수 있을지조차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억울하고 원통한 절망일 것입니다. 만약 제가 비슷한 일을 겪었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가슴을 치다 못해 푸른 멍이 들어버리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아마 지금의 무한도전 멤버들은 잠을 자도 자는 것이 아니고 밥을 먹어도 밥을 먹는 것이 아닐테지요. 물론 녹화된 영상에서의 그들은 여전히 깔깔 웃는 유쾌한 친구들이지만 그렇게 모진말을 쏟아내며 9개월간의 노력을 한순간의 물거품으로 이끌어낸 네티즌들이 화면 속의 그들을 보며 웃음을 터뜨릴 정도로 까맣게 잊어버린 이야기들을 직접 아픔을 겪은 당사자인 그들은 쉽게 잊어버릴 수 없는 일이었나 봅니다.

 

 

 

27일. 무한도전은 녹화를 취소했고 서운하다는 한 트위터리안의 항변에 김태호 피디는 설마 녹화를 취소하겠느냐며 녹화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무한도전 제작진의 입장이라며 와전된 소문인지 부풀어진 추측인지는 알 수 없지만 29일 있을 재촬영 역시 21일 탈퇴 선언을 전한 전멤버 "길" 이 함께하기 전에는 촬영을 진행하지 않겠노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중이지요. 더불어 김태호 피디는 이전 SNS를 통하여 아직 멤버들이 웃으면서 방송을 할 수 있는 마인드는 아닌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었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주축으로 움직여진 슈퍼7콘서트의 근 며칠간의 해프닝은 분명히 무한도전과 가장 깊은 연결고리로 이어져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일반 시청자나 무한도전에 관심이 없는 네티즌의 일부가 아닌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팬덤내에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며 무한도전 멤버들을 생채기 냈던 사건인지라 그 어떤 사건보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받은 충격은 크고 깊을 수밖에 없었죠. 오죽했으면 다소 심드렁한 언행의 김태호 피디가 사건이 마무리 되고 첫 무한도전 방송에서 훌리건으로 돌변한 팬들의 모습을 자막으로 묘사, 편집하여 일련의 사건을 연상시킬만한 이야깃거리를 집어넣었을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무한도전 멤버들이야 어떻게든 자신들이 직접 관여된 일이니 억울할지언정 최소 뜬금 없이 뺨 맞은 기분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슈퍼7콘서트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이 그저 그속에 자신의 프로그램의 멤버들이 몇 섞여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느닷없이 멤버의 탈퇴 선언을 일방적으로 당하고 같이 구설수에 올라서게된 런닝맨 제작진들은 도대체 이게 무슨 봉변이란 말입니까.

 

 

 

무한도전 슈퍼7콘서트의 비난이 엄격해지고 그 개최지가 리쌍컴퍼니라는 사실을 알게된 네티즌들은 분노하여 리쌍의 양심을 들먹이며 그들을 힐난하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그들의 비난은 심지어 리쌍을 돈에 양심을 팔고 음악을 팔기 위해 무한도전을 이용한다는 마지막 자존심까지 짓밟는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곤 했죠. 길과 개리는 전문 예능인도 아니고 이런 일이 익숙하지 않을 한때 어둠의 힙합퍼라고 불리었을 정도의 연약한 감수성과 찐한 자존심을 가진 음지의 뮤지션이었습니다. 이런 그들이 음악을 팔기 위해 무한도전을 이용했다는 말을 견뎌낼 수 있을리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길은 진한 심겨을 담은 사과와 탈퇴 선언서를 네티즌 앞에 밝혔지만 무한도전의 멤버조차 아닌 개리는 이런 긴 성명문조차 없이 그저 예능 프로그램을 그만 두겠다는 말과 함께 황당한 이별을 공지해 버렸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개리는 슈퍼7콘서트와 연관이 있다고 할지언정 무한도전 멤버도 아니고 그가 예능을 그만둔다는 말을 던졌을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한도전도 아닌 런닝맨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런닝맨 피디는 개리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며 당황스러워했고 이성을 잃은 개리는 제작진과 상의조차 하지 않은채 거의 독단적이고 감정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하차 하겠다는 선언을 할 정도로 마음의 상처가 깊어 보였습니다.

 

이번 일로 가장 어처구니 없이 날벼락 같은 손시을 입게된 런닝맨 피디는 심경을 밝히는 김태호 피디와 달리 오랜 기간을 침묵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헀습니다. 그가 꽤 분노해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최근 개리를 향한 심경을 표명한 조효진 PD의 인터뷰를 보니 소소한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런닝맨 피디는 화가 나있지도 개리를 원망하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그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덜 입길 바라는 진정한 동료애로서의 애틋한 배려가 남아있을 뿐이었습니다.

 

 

 

"('슈퍼7 콘서트' 논란이) 우리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입장을 밝힌다는 것이 대단히 조심스럽다. 현재 이 사안과 관련해서 연락이 많이 오고 있는데, 전혀 받지 않고 있다. 괜히 전화를 받아서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보다는 아예 연락을 받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는 침묵했던 첫번째 이유를 런닝맨에서 시작되지도 않은 일에 섣불리 입장을 밝혀 사건을 부풀리는 것이 우려스러웠다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황당한 일이지요. 심지어 그가 빼앗기게 된 개리는 무한도전의 멤버도 아닌데 말입니다. 24일 예정 되어 있었던 런닝맨의 녹화가 취소 되고 개리와의 긴 설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 되는 와중에 개리와 런닝맨의 관계가 어떻게 결론이 날것 같냐는 질문을 역시 조효진 PD는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그것 역시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 내가 꺼낸 한 마디의 말이 와전돼 개리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불안한 상태에 있는 개리에게 어떤 피해도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 불안한 상태에 있는 개리에게 어떤 피해도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한마디가 얼마나 그를 아끼고 애틋해하며 걱정하고 있는지가 너무나 절실하게 느껴져 어쩐지 찔끔 눈물이 나오려 하더군요. 사실 저라면 개리가 많이 원망스럽고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을테니까요. 톡 까놓고 말해 런닝맨에서 시작하지도 않은 타 방송에서 시작된 문제 때문에 어떤 사전 고지도 없이 개리를 잃었습니다.

 

개리는 런닝맨의 초창기 멤버이자 현재 런닝맨의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역할을 담당중인 중요한 위치의 팀원입니다. 소위 병풍이라 하는 별다른 활약이 없는 멤버를 잃게 되는 것도 애석한 일인데 이정도의 큰 비중을 가지고 있었던 멤버를 아무런 사전 동의 없이 잃게 된다는 것은 지금부터 아예 처음부터 다시 관계 설정을 구축하고 모든 캐릭터를 돌이켜봐야할만큼 제작진에겐 여간 부담이 되는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비지니스적인 손해를 떠나 함께 오랜 기간 일해왔던 동료로서의 배신감 또한 여간 크지 않았을텐데요. 런닝맨내에서 일어난 일도 아니고 타 프로그램에서 생긴 문제 때문에 런닝맨 멤버들 그리고 제작진과의 일체의 상의도 없이 무단으로 프로그램을 그만두겠다 선언하고 떠나버린 그가 왜 원망스럽지 않았겠어요. 분명히 개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했고 그것은 개리 스스로 나서서 해결해야할 숙제임에도 조효진 PD는 그를 원망하기는 커녕 오히려 불안한 심리 상태의 그를 위해서 차라리 욕을 먹고 대신 구설수에 오를지언정 침묵하여 그를 지켜주는 애틋한 자세로 최선의 배려를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어떤 방식으로든 길과 그리고 개리가 모두 각자의 프로그램에 돌아와주기를 바랍니다.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아도 쫓아내고 싶었던 멤버를 이런 식으로라도 제거할 수 있어서 속 시원하다는 잔인한 속내를 드러내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그들을 쫓아 보내는 방식은 더욱 탐탁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쫓겨나는 식으로 나가버린 그들을 두고 남아있는 멤버들이 어떻게 웃으면서 티비 앞에서 우리는 형제다 우리는 가족이다를 외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그리 편할까요? 길이 싫기 때문에? 그들은 감정이 없는 로봇이 아닙니다.

 

 

상처 받은 위기의 남자 개리의 불안한 심리 상태까지 걱정할 정도로 그를 애틋해하는 런닝맨 피디의 배려를 생각해서라도 부디 이런 마무리는 안됩니다. 혹여 언젠가 정말 그만 둬야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이런식의 무책임한 그리고 억울한 앙금이 남을 불편한 탈퇴는 모두에게 상처만을 남길 뿐입니다. 장난처럼 그렇게 돌아와달라는... 개리의 가삿말이 떠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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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의 상처를 두고도 그들을 보며 웃을 수 있을까 가슴 졸이며 걱정했던 무한도전 이번 회차가 방영되었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이날의 방송을 보며 아무런 거리낌 없이 웃고 박수를 보내더군요. 전날의 앙금이 무한도전에까지 남아 그들을 힐난하는 모습 또한 그리 보기 즐거운 광경은 아니겠으나 저는 이렇게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빵빵 터진다며 웃음을 터뜨리는 네티즌들을 보니 이상하게 소름이 끼치더군요. 9개월 동안 준비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고 거의 강제로 3년 동안 함께했던 멤버를 탈퇴 시켰습니다. 그럼에도 토요일은 다시 돌아와 사람들은 그렇게 비난했던 무한도전의 멤버들을 보고 깔깔 웃으며 이게 진짜 무한정신이라고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오! 내가 웃고 있나요? 모두 거짓이겠죠. 리쌍의 광대가 떠올랐던 것은 저뿐이었을까요.

 

 

 

슈퍼7콘서트의 티켓값이 조금 비싸게 책정 되었냐는 의문 정도는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3만원이라는 비용은 분명 부담이 되는 액수이고 기존 콘서트의 하이레벨 공연값을 선점하는 가격이기에 이만큼의 공연값을 요구하는 경위가 무엇인가를 따져볼 수는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그 의문을 갖게 된 경위 자체가 그리 정당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예상 보다 비싼 가격의 공연값이 책정 되었을때 이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까는 강제적으로 입장해야 하는 콘서트가 아닌 이상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판단에 결정 되는 것이고 공연을 보고나서 그만큼의 충족감이 채워지지 않았을 때는 그건 그때가서 가격의 불합리함을 따지고 들었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네티즌들은 아직 공연을 보기도 전에 베테랑 가수들도 아닌 개그맨의 콘서트를 어찌 이런 가격으로 볼 수 있겠느냐며 콘서트의 순수성을 의심하고 들었습니다.

 

13만원이라는 가격은 분명히 부담이 되는 가격이긴 하나 기존 공연값의 보편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폭리를 취한 가격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최근 월드스타가 된 싸이가 일년 전에 책정한 VIP 좌석값이 13만 2000원이었으니까요.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송사에서 이정도의 가격을 가지고 무한도전을 홍보하여 그것으로 수익을 벌려고 했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어디까지나 전문 공연단을 투입하여 거대한 규모로 만들어진 유료 콘서트의 가격은 시청자라 할지언정 왈가왈부할 자격이 전혀 없습니다.

 

더욱이 타이거JK와 윤미래 싸이 지드래곤등으로 구성된 화려한 게스트와 라인업을 돌이켜본다면 그리고 이 공연에 투자된 기간만 무려 일년이며 다시 없을지도 모를 유료 콘서트를 볼 수 있다는 프리미엄이 붙는다면 이것은 결코 과한 가격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공연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가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나름의 손해를 감수하며 가격을 내렸음에도 "그렇다면 이정도의 가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폭리를 취하려 했던 것이냐" 라는 억측은 물론 "누가 돈 때문에 그랬는줄 아나. 누구를 거지로 보는 것이냐." 라는 억지를 써가며 분노를 진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증폭 시켰다는 점이죠. 가격이 문제라더니 막상 가격을 내리니까 더 분노를 하는 네티즌들이 드러낸 본색은 어디 감히 공공재인 무한도전의 컨텐츠를 무도 바깥에서 사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것이냐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이것은 정말 억지에 가까운, 그야말로 말이 안되는 황당한 논리입니다. 무한도전은 공공재가 아닙니다. 그리고 무한도전의 컨텐츠에 대한 권리는 시청자나 김태호PD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무한도전에서 만들어진 멤버들의 캐릭터나 음원은 어디까지나 멤버들 개인의 자산이지 시청자가 왈가왈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더욱이 개그콘서트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이미 수년 동안이나 유료 콘서트를 열어 개인의 수익으로 정산하고 있는데 무한도전에만 그것을 금기시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시청자의 권력 남용입니다.

 

 

 

무료콘서트를 열어 기부를 하지 않고 유료 콘서트로 수익을 얻으려 했다는 이유로 "무한도전이 더럽혀졌다"는 황당한 순혈주의를 늘어놓는 사람들은 허상처럼 만들어진 일종의 사대주의에 무한도전 멤버들을 묶어 놓으려 하는 폭력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퍼포머는 땀을 흘려 성의껏 좋은 공연을 준비하고 그 공연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정당한 행위. 그것이 그들이 주장하는 무한정신에 오히려 걸맞는 모습 아닌가요? 자신은 팔짱 끼고 있으면서 기부를 타인에게 강요하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외치면서도 니들 돈 버는 꼴은 못 봐주겠다며 공짜를 요구하는 몰지각한 행위는 그야말로 빈대 정신이나 다름 없어보이는데요.

 

 

 

슈퍼7콘서트가 취소 되고 멤버들이 감당해야할 손해는 거의 억대로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게 이것보다 더 안쓰럽고 걱정이 되는 한가지는 몇억을 지불해도 회복되지 못할 멤버들의 상처와 짓밟힌 자존심입니다. 7년을 이끌어온 무한도전인데 그토록 사랑한다 외쳤던 사람들이 "너희들은 무한도전의 부속물일 뿐이야" 라고 외쳐대며 본색을 보여준 꼴은 아마 그들에게 있어서는 회복 되기 어려운 충격적인 상처일 것입니다. 이전까지 무한도전에 이런저런 사단이 일어났어도 그것은 다 외부에서 생긴 일이었지만 이번 일만큼은 내부적으로 무한도전 팬들에게 받은 상처이기 때문에 그것이 회복되는데에는 아마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한 피로회복제 광고에서 남자 배우가 밤을 새워가며 작업한 일을 실수로 전원을 밟아버려 모조리 날려버려 소위 멘붕 상태로 돌입한 장면을 재미있게 그려서 공감대를 얻은 씨에프가 있는데 무한도전 멤버들은 무려 9개월 동안 준비한 노력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하고 단 한순간에 날려버린 셈이니 그 상처는 도대체 어디서 회복해야 할까요.

 

무한도전은 출연자에게 유난히 많은 부담을 강요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시간이 곧 돈이자 생명인 연예인들에게 다른 예능프로그램의 두배 가까운 스케줄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하나의 에피소드를 보여주기 위해 짧게는 몇달에서 길게는 일년 가까이를 투자하게 하여 멤버들은 무한도전 촬영이 아닌 날에도 그 가혹한 미션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했죠. 그럼에도 멤버들은 무한도전을 촬영하는 날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말합니다.

 

애초에 슈퍼7콘서트의 규모가 이렇게 커지게 된 이유도 장기화된 무한도전 파업으로 인해 남아있는 공백을 어떻게든 무한도전의 팀웍으로 채우기 위한 무한도전 멤버들의 선의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장기화된 파업으로 다소 느슨해질수도 있는 감성과 팀웍을 슈퍼7콘서트를 준비하며 채찍질하고 충전했겠죠. 무한도전 멤버들은 혹여 촬영이 개시될까 목요일은 아예 스케줄 자체를 비워놓을정도로 무한도전에 대한 순정을 바쳤던 멤버들입니다.

 

 

 

이번 사태로 잃게 된 또 한가지는 개리와 길을 이런 식으로 떠나보내야 했다는 애석함과 원통함입니다. 아무리 길이 그동안 방송에서도 대놓고 구박했던 멤버라지만 무려 3년을 함께한 무한도전의 오랜 동료입니다. 그간의 3년 동안 남아있는 소중한 추억 속에 길의 미소가 포함되어있지않다고 어찌 말할 수 있나요. 그런 멤버를 이런 이유로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리쌍컴퍼니측에서 주최한 이번 콘서트에 길은 책임을 지고 무한도전을 떠나갔지만 저는 이것이 자진 하차가 아닌 강제 추방이나 다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길 뿐만이 아니라 함께 참여했던 개리 또한 런닝맨을 떠나간다고 하니 이보다 더 원통하고 억울한 일이 있을지. 런닝맨 피디는 이 억울함을 도대체 어디에 하소연 할까요?

 

 

무한도전과 전혀 무관한 프로그램이 프로그램 내부적인 문제도 아니고 전혀 엉뚱한 타 프로그램 때문에 함께 일하던 오랜 동료 그것도 심지어 초창기부터 같이 독려를 해왔던 오랜 멤버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고 황당한 일일 것입니다. 런닝맨 피디는 이 황당함과 억울함을 도대체 어디에 하소연 해야겠습니까.

 

 

 

 

더욱이 무한도전과 런닝맨 두가지 일로 모두 타격을 받게된 유재석이 받을 상처와 부담은 누가 회복시켜줄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아도 자신의 잘못이 아닌 것까지 스스로 끌어안으려는 성격의 유재석이니 이렇게 떠나보낸 두명의 멤버들을 잃게 된 상심은 그 누구의 위로로도 회복되지 않을 상처일듯 합니다.

 

네티즌들은 이번 일로 청렴결백한 무한도전의 이미지에 상처를 받았다며 배신감을 운운했지만 그 누구보다 큰 배신감을 느꼈을 사람들은 네티즌이 아니라 무한도전 멤버들 자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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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더맨 2014.06.03 09:29 신고

    취소하는 바람에 물어주느라 손해를 봐서 저런 큰 행사는 다시는 안 할 거 같아요. (일부 악플러 때문에 기분 나빴기도 하고) 다시 하면 좋겠지만 그럼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죠. 기다렸던 사람들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버렸어요. 제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다시 하면 좋겠습니다. 그때 그 장소, 그 출연진 그대로요. 다른 사람들은 잠잠하네요.

  • 단체로 콘서트를 다시 하길 요구하면 소박하게나마 할 거 같기도 한데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혔는지 다른 사람들은 조용하네요. 악플러 때문에 무산돼서 아쉽습니다.

    • 그러게요. 그간의 노력의 너무 아까워서. 작은 홀에서 소박한 콘서트나마 개최하여 흘린 땀의 결실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한 일본 요리만화에서 읽었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라면 가게를 열고 입소문을 타서 꽤 많은 손님들의 줄을 세우며 인기 가게로 마들었던 라면 요리집의 주인장은 손님들이 너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미안한 마음에 가게를 크게 확장하여 더이상 손님들이 밖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넓은 공간을 만들게 되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손님들은 이전의 바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때보다 불만이 더욱 증폭했고 오히려 손님들은 가게가 넓어진 이후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 방면의 유명한 푸드 컨설턴트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무릎이 딱 쳐질 만큼 답이 나오더군요. 사람들은 바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때는 자신이 손님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접을 받아야겠다는 요구를 하지 않게 된다고 하죠. 그러니 당연히 불만이 생길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가게 안으로 들어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순간 자신은 손님이기에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게를 크게 늘렸다고 할지언정 음식이 나오는 시간은 비슷하여 어차피 기다리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바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훨씬 더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들어와서 앉아서 편히 기다리는 시간 보다 불만을 덜 갖게 된다는 거예요. 나는 손님인데 왜 대접해주지 않는 것인가. 손님을 위한 배려가 오히려 더 큰 권리를 요구하게 되는, 호의가 권리로 둔갑해버린 순간이죠.

 

 

 

조금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최근 슈퍼 콘서트 7에 일어난 일련의 슬프고 거대한 사태를 보며 바로 위의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너무 잦은 배려와 호의가 오히려 폭도를 부르게 된 상황이지요. 도대체 저는 이 일이 왜 이렇게까지 커져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무한도전 정신은 또 뭐고 무한도전의 컨텐츠를 상업화 시켰다는 억측은 또 무엇이며 무한도전을 더럽혔다는 왜곡된 시선은 또 무엇인가요. 도대체 왜 이 일이 이렇게까지 왜곡 되고 폄하 당해야만 하는 겁니까.

 

 

 

물론 사건 초반 리쌍 컴퍼니를 비롯한 슈퍼 7 콘서트 제작팀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은 그리하여 이런 억측을 부르게 만들 껀수를 자행했다는 사실은 저 역시 인정합니다. 그들은 네임밸류 높은 콘서트의 퍼포머도 아니었고 정확히 말하면 가수도 아닌 개그맨 출신의 개인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인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구성 되어 있는 한 예능 프로그램의 일원일 뿐이니까요. 그럼에도 슈퍼 7 콘서트는 왠만한 네임밸류의 콘서트를 뛰어넘는 높은 수준의 가격을 책정했고 그로 인해 터뜨려진 불만은 이후 가격을 내리고 좌석을 재배치해도 가실줄을 모르고 타오르기만 했습니다. 설명이 부족했고 오해를 부를만한 껀덕지는 그들이 제공했다는 사실 또한 인정합니다. 어쩌면 오만하다고 느껴질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들의 이런 오만은 돌이켜 해석해보면 그만큼의 가격을 책정할 정도의 뛰어난 퀄리티를 가진 무대를 그들이 준비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지게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7년 가까이 자신들을 지켜봐왔던 무한도전의 팬들이라면 적어도 이런 그들의 선심이 왜곡된 사심으로 비추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비롯된 오만이었다는 확신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7년 동안 지켜봐왔던 무한도전 멤버들은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들의 선의를 믿었고 그만큼 정말 화려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들의 무대를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태는 가격을 낮추고 심지어 콘서트를 폐지한 그 순간에서까지 멈출줄 모르고 가라앉았다가는 또 타오르고 또 가라앉았다가는 또 타오르기를 반복하며 계속해서 그들을 상처입히고 "해명"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저는 도대체 더이상의 무슨 해명을 해야하고 더이상의 어떤 태도를 그들이 취해야하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제는 이해할수가 없을 것 같군요.

 

무한도전팬들이 불만을 갖게 된 경위는 이러합니다. 이제까지 무한도전의 각종 콘서트나 음원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부수익은 모두 기부를 통해 무한도전 정신을 길이 빛냈고 특히 기존의 무대들은 모두 무료로 준비 되어 공짜 관람이 가능했는데 어떻게 유료 콘서트라는 버르장머리 없는 기획을 열어 무도팬들에게 돈을 갈취하냐는 짜증이었죠. 저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노동자가 정당하게 벌어들인 수익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그야말로 그들이 주장하는 무도정신에 어긋나는 황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한정신이 정당한 컨텐츠에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마음껏 베풀어지는 공짜정신은 아니었지 않습니까?

 

 

 

이전의 무한도전 콘서트나 팬시용품을 판매한 수익이 기부금으로 사용되었던 것은 그리고 그래야만 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그것은 한 방송사에 속한 제작사의 컨텐츠를 무한도전 멤버들의 개인 사비로 쓰는 것은 부당한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은 누구의 것인가요? 그것은 김태호 피디의 것도 아니고 한 놀이공원 관계자의 농담처럼 우리 모두의 것도 아닙니다. 각계의 컨텐츠는 각자 소유권을 가진 사람에게 쥐어져 있고 공중파를 통해 홍보 되고 방영된 수익을 멤버들이나 피디의 개인 사비로 쓸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입니다.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통하여 홍보한 수익을 개인의 주머니로 나눠가진다는 것이 오히려 더 부당한 행위이죠. 이것은 무한도전 정신도 무엇도 아닙니다.

 

하지만 슈퍼7콘서트는 다릅니다. 이것을 준비한 것은 리쌍컴퍼니라는 엠비씨가 아닌 다른 제작사였고 그 무대를 위해 투입된 인원들 또한 무한도전 제작진이 아닌 무한도전과 전혀 관계 없는 공연 전문 스탭들과 제작진으로 마련 되어 있을 것이 분명하죠. 멤버들은 개인 시간을 투자하여 이 콘서트를 위해 노력을 투자했고 여기에 거대 기업의 스폰서가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그 나머지 비용은 모두 멤버들의 개인 사비를 투자하여 마련 되어야만 합니다. 그런데도 이 무대를 공짜로 보는 것이 무한도전 정신이었다구요?

 

 

 

일부 무한도전 광팬이라는 자들은 너무나 말도 안되는 부당한 요구를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듯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 콘서트를 준비한 사람들은 엠비씨의 제작진이 아님에도 엄한 일반인들에게까지 희생을 하여 공짜로 공연을 보여줘야 한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셈입니다. 하나의 공연을 준비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인원들이 투자 되고 비용이 소비 되는데도 그저 그들의 희생을 늘 그래왔으니까 당연하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길은 무료 공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리한다면 스폰서의 출연조차도 무도 정신 운운하며 걸리적거릴 일이 너무 많으니 멤버들의 개인 사비로만 공연을 충당한다면 아무래도 비용이 적게 들수 밖에 없어 무대는 초라하고 협소해지기 마련이며 이왕 콘서트를 보여주는 김에 유료 콘서트를 열어서라도 최고의 무대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지난 긴 파업의 기간을 보답하고 무한도전 바깥에서의 또 다른 재미를 보여주겠노라 다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네티즌들의 분노는 가실줄을 몰랐습니다. 콘서트가 엎어졌고 길은 탈퇴를 한다는 와중에도 기자회견이라도 열어서 무한도전의 컨텐츠를 무단 사용하려 했다는 사실을 해명하라고 요구합니다. 예능에서 만들어진 컨텐츠를 다른 곳에서 사용하여 부수익을 올리는 것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이나 개그콘서트에서도 꾸준히 이루어졌던 일이고 그것은 엠비씨와의 사전 협의가 되었다면 네티즌이 왈가왈부하며 문제를 삼을 일이 아닙니다.

 

무한도전의 컨텐츠가 무한도전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 불쾌하다는 것도 말도 안되는 억지에 불과합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캐릭터는 엠비씨나 김태호 피디 그리고 무한도전팬들의 소유가 아닙니다. 그것은 멤버 개인에게 쥐어진 소유권입니다. 도대체 무한도전을 어떤 용도의 프로그램으로 생각했기에 이런 일을 가지고 무한도전의 정신, 순수성 운운하며 더럽혀졌다고 화를 내고 있는 것인지 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이번 사태가 불러온 더욱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비극은 이 사건의 절대적인 피해자가 정말 이번 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런닝맨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리쌍컴퍼니측에서 제작한 공연이었기에 대중들의 시선은 그렇지 않아도 싫어하는 길을 힐난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같이 돌을 맞게된 개리는 길과 더불어 예능 프로그램을 전격 하차하겠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전해옵니다. 무한도전이야 같이 얽혀있는 사건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고 할지언정 도대체 런닝맨은 왜 이런 피해를 입어야 하는 것인가요?

 

 

 

"리쌍컴퍼니의 운영과 음악 공연에 더 열중하기 위하여 예능 활동을 중단하려고 합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개리는 트위터를 통하여 이와 같은 하차 의사를 밝혔고 런닝맨 PD는 개리의 이런 뜻밖의 하차 선언에 당혹스러움을 표현하며 하차 의사는 들은 적도 없다는 반색을 밝혔습니다. 런닝맨 피디와 상의조차 없었다면 지나치게 쏟아지는 네티즌의 비난을 감당하지 못한 개리가 우발적으로 남긴 하차 선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소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가 얼마나 이번 일에 큰 충격을 입고 마음을 다쳤는지가 짐작이 되는 상황이라 감히 욕을 할수도 없었습니다. "무한도전"을 이용하여 리쌍컴퍼니로 수익을 벌어들이려는 돈벌레들 취급을 무도팬들에게 들었던 리쌍이니 그 충격이 오죽했을까요.

 

 

잘 진행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던 프로그램의 중요한 일원을 런닝맨 안에서의 문제가 아닌 전혀 다른 프로그램에서 튄 엉뚱한 불똥을 통해 떠나보내야 하고 그로 인한 대체자를 찾거나 아니면 계속 그 공백을 비워두며 나머지 멤버들이 그것을 충당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더욱 이번 사태가 미친 여파가 어처구니 없이 분통이 터질 따름입니다. 다른 프로그램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면서 이렇게까지 모질게 멤버들을 힐난하고 몰아붙여야만 했는지. 그렇게 사랑하고 믿었던 무한도전이라면 혹여 그들이 정말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좀 믿어주고 지켜줄 수는 없었는지?

 

 

 

슈퍼7콘서트의 개최 이유는 거의 반년 가까이 지속 되었던 길고 긴 파업의 시간으로 보여주지 못했던 그간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여 시청자에 대한 고마움과 한편으로는 무한도전의 위대함을 무도 바깥에서도 영역을 넓혀 보여주고 싶었던 선의라고 생각 됩니다. 아마 그들은 무한도전이 휴식했던 지난 반년 가까이의 그 긴 기간을 슈퍼콘서트를 준비하며 매회 서로의 팀웍을 다지고 혹여 긴 파업의 기간동안 느슨해질지도 모를 무한도전을 위한 감성을 채찍질했을테죠.

 

일부 광적인 무도팬들은 이번 사태를 접하며 심지어 그들이 파업을 했을 때도 모든 일은 김태호 피디 혼자서 했지 그들은 피해를 본 것이 하나도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는데 김태호 피디의 개인의 신념을 따라주기 위해 여섯명의 멤버들은 반년 가까이를 그 시간을 비워두고 함께 물질적 정신적인 희생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혹여 목요일에 무한도전 스케줄이 잡힐까 그 시간은 다른 스케줄이 와도 비워두었다고 하는 멤버들의 선의를 어떻게 이렇게까지 짓밟고 모독할 수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슈퍼7콘서트의 취소를 통해 생긴 모든 피해 액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사비를 털어 충당한다고 합니다. 그 어떤 스폰서의 제의도 거절했던 무한도전 멤버들이니 피해액수마저 개인의 사비로 모두 충당해야 하는 결과를 갖게된 것이겠죠. 하지만 돈 보다도 애석하고 슬픈 일은 9개월간의 모든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날려버리고 그들은 그것을 보여줄 수 없게 되었다는 것과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것.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길을 그리고 개리를 잃어버렸다는 것. 마지막으로 일부 무한도전 광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 이런 식으로 멤버들을 비참하게 만들 수도 있는 독가시였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 그 세가지가 전해주는 상처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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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비슷한 시각으로 오늘 글을 발행했는데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특히 개리의 일은 많이 안타깝고, 리쌍컴퍼니를 무슨 악의 축인양 매도 했던 사람들이 참 많이 야속하더군요.

  • 그리고 무한도전의 팬을 가장한 안티들의 소행이라는게 제생각입니다. 다들 팬인척 하며너 안티지을 노골적으로 해왔죠. 악플러들의 다른 글을 보면 대부분 그렇더군요

  • 개리 ㅠㅜ
    길 ㅠㅜ
    리쌍 화이팅!!!

 

 

우리나라에 아직 그럴 듯한 지도가 없었던 시절에 오로지 발과 기억력에만 의존하여 지도 만들기에 도전했던 우리 조상님은 희한하게도 이미 지나온 도시의 지도는 아주 작고 짧게 그리고 앞으로 남아있는 지역의 지도는 넓고 크게 그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한번 겪고난 과거의 고통은 미화 시켜 추억하는 인간의 습성 때문이다. 이미 한번 걷고 나온 거리를 다시 회상하기에 그 시절의 거리가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걸어야 할 미래의 고행은 멀고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것이 정확한 지도를 만들지 못했던 이유중 하나라는 사실은 참으로 재미있는 풍문이다.

 

 

 

지금은 무려 '미존개오'로 불린다는 정형돈이지만 한때는 무한도전에서 제거하고 싶은 멤버 1위로 등극했던 정형돈의 서러움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은 그런 일이 없었다며 잡아떼거나 축소해서 미화하고 있지만 당시 정형돈에 대한 시청자의 미움은 프로그램의 존폐 위기를 불러올 지경이었다. 시청자들은 정형돈이 버릇이 없고 눈치도 없는데다 심지어 웃기지도 못하는 최악의 멤버라고 힐난하며 손가락질 했다. 누가 듣고 있는 소리와 비슷하지 않은가? 그렇다. 지금의 무한도전 속 길이 담당하는 미움의 에너지와 거의 흡사한 이유를 들으며 시청자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시청자의 이런 미움의 에너지는 삽시간에 동정의 에너지로 뒤바뀌게 되었다. 무언가 수를 내야겠다고 생각한 김태호 피디가 전면적으로 내세운 '네거티브 전략' 때문이었다. 그는 시청자보다 더 모질고 공격적으로 정형돈을 구박하고 따돌림하기 시작했다. 제 6의 멤버를 찾고 있다며 아예 정형돈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자막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부러 정형돈의 분량을 편집했다는 것을 대놓고 알려 시청자에게 미운 일곱살이었던 정형돈을 천애 고아로 만들며 동정하게 하는 서막을 열어 젖혔다.

 

 

 

훗날 김태호 피디는 "식구가 퇴출 당한다는데 그것을 반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라고 그의 모든 구박이 정형돈을 위한 전략이었음을 회고한다. 한동안 무한도전은 정형돈 구출하기 프로젝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종일관 정형돈을 위해 마련한 특집과 이런 정형돈의 불쌍함을 부각시키기 위해 악의 축으로 내세운 하하. 정형돈에 대한 미움이 가시기 시작하자 시청자는 이제 하하를 왕따 시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유재석이 만들어준 '꼬마' 라는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하하의 버르장머리가 귀여움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던 무렵 시청자가 찾아낸 새로운 따돌림의 대상은 바로 길성준이 되어 버렸다. 이유는 마찬가지였다. 눈치가 없고 게으르고 웃기지도 못하는 최악의 멤버이기 때문에. 이제 사람들은 공공연히 길을 긿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긿이라는 호칭은 "긿어요 -> 길 싫어요"의 줄임말이라고 하니 웃는 얼굴로 사람 하나를 공개 따돌림하는 행위를 놀이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나는 왜 김태호 피디가 정형돈에게 그랬듯이 길을 위한 무언의 프로젝트를 만들어주지 않는가가 의아스러웠다. 이제는 김태호 피디 마저 길을 버린 것인가. 하지만 김태호 피디는 오랜만에 돌아온 무한도전에서 추격전으로 멤버들을 소개하며 첫인사를 하더니 대놓고 무한도전에서 가장 찜찜한 영역인 '길'을 전면으로 내세워 버렸다. 말은 인기투표라지만 사실은 제거투표나 다름 없었다.

 

여섯명이 모두 함께 하와이에 갈 수 있다는 사실에 그들은 몹시나 들떠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의 꼬임수에 넘어간 멤버들은 여섯명이 아닌 다섯명만이 하와이에 갈 수 있다는 비보를 듣게 되었고 결국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희생자로 만들어야만 왕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런 모습들은 실상 예능속의 유머처럼 희화화 되었지만 사실 이것은 제작진 스스로 아주 치열하게 만든 스토리가 있는 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국 멤버들은 하나가 되지 않기 위해 하나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의외가 아닌 의외라 더욱 안타까웠던 변수는 이날 계속해서 반칙과 파멸을 독려한 박명수가 아닌 길이 제거 대상으로 선택 되었다는 점이다. 잘못을 했고 그가 부적절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함께하기 싫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방송이 끝나고 나서 시청자는 거의 처음으로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길을 싫어하고 나서 처음으로 그를 동정하기 시작했다. 모 걸그룹의 왕따 사태까지 끌어들이며. 말도 안되는 이유까지 끌어다 붙이며 왕따의 정황을 분석하고 들었다. 멤버들이 너무나 잔인하다며 힐난하고 야단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이 합당한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필자는 그동안 많은 글을 통하여 길이 받고 있는 부당함을 수시로 이야기하곤 했으나 시청자의 이런 길을 향한 동정이 반갑기는 커녕 우습기 짝이 없었다. 길이 불쌍하다고? 길이 왕따를 당한다고? 그것은 시청자 자신이 매주 한번도 빠짐 없이 길에게 보태고 있었던 행위가 아니었던가.

 

 

 

 

 

물론 길의 어떤 부적절한 행동들이 비난을 받아야할 원인을 만든다는 것을 필자 역시 공감하며 필자도 길에게 어떤 종류의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가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멤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부적절한 문제점들은 길 이외의 모든 멤버들이 하나둘씩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웃기지 못하기 때문에" 라는 한마디로 누군가를 쓰레기라 부르며 놀림거리의 대상으로 만드는 행동이 과연 합당한 일인지 그리고 그게 공정한 평가인지 되묻고 싶다.

 

 

 

길의 버릇 없고 부적절하고 때론 나태해보이기도 했던 행동들을 박명수는 보인 적이 없는가? 하하는 그러지 않았나? 정형돈은 한때 퇴출 대상이라고 까지 불리었다. 잘잘못을 비판하고 더욱 긍정적인 요소로 끌어내기 위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저 미워하기 위한 미움을 다수의 인간들이 한 사람을 향해 풀어 헤치는 것은 그저 따돌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놓고 "이유가 있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이유가 있는 사람은 따돌림을 당해도 된다는 논리와 무엇이 다른가?

 

 

 

길은 하와이에 가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반전이 존재하지 않는한 길은 하와이에 가지 못한다. 그가 잘못해서가 아니었다. 그와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무한도전 멤버들을 향해 너무한 것 아니냐며 원성을 털어 놓는다. 하지만 정작 따돌림의 대상이라며 손가락질 하는 그 끝이 가르키는 상대는 과연 누구일까. 무한도전의 제거 투표가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했던 것은 매주 빠짐 없이 지속 되었던 스스로의 행동을 티비 앞에서 직접 확인한 수치스러움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나는 아니었다며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그 잘못을 떠넘기려 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노홍철은 결국 길의 이름을 지우고 박명수를 남겨두었다. 선택된 박명수의 희열 대신 탈락된 길의 치욕은 하와이에 함께 가지 못하는 벌칙보다도 스튜디오 밖으로 쫓겨난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지는 듯한 얼굴이었다. 프로그램에서 대놓고 무능력자라며 공격을 받고 박명수의 폭언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아했던 길이 처음으로 울먹이는 얼굴을 지었다. 마치 사형 선고를 내리는 듯한 버벌진트의 한마디가 비명보다 더 무섭게 들려왔다. "이곳에서 밖으로 나가주십시오."

 

 

왜 김태호 피디는 이런 불편함을 파업 이후 돌아온 시즌2나 다름 없을 무한도전 초반부에 드러냈을까. "긿어요" "길레기" 라고 부르며 아무렇지 않게 동참하던 그를 향한 폭력에 가까운 따돌림을 시청자 스스로 눈으로 확인하게끔 만들어 보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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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1일 여름이 막 시작되던 그 무렵에 포문을 열었던 무한도전 추격전의 시작,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는 이후 무한도전 포맷의 큰 획을 남긴 작품으로 자리 남았습니다. 이날 본방송을 봤던 저는 당시의 그 뜨거웠던 분위기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여섯명의 남자가 까만색 수트를 입고 착한 놈 유재석, 나쁜 놈 박명수,  이상한 놈 노홍철, 어색한 놈 정형돈, 모자란 놈 정준하, 그리고 굴러들어온 놈 전진이라는 놈놈놈 컨셉으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였던 이날의 포맷은 사실 구성부터가 기존의 무한도전 에피소드와는 남다른 스타일리쉬함이 있었죠.

 

자막과 구도 그리고 컷나눔부터가 마치 세련된 한편의 영화처럼 감각적이었던 이색적인 편집. 각 캐릭터에게 부여된 설정을 비롯하여 기존의 무한도전, 아니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각개의 드라마를 만들어 돈가방 하나를 쫓기 위해 여섯명을 과감하게 갈라놓은 그 단호함은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의 실험성 넘치는 에피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충격적인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으며 무한도전내의 몇가지 전설을 탄생시켰죠. 이 방송분을 통해 전진은 그야말로 컬쳐쇼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네버엔딩 에너자이저 같은 무한 체력으로 시청자의 극찬을 받으며 아무런 위화감 없이 그 어렵다는 무한도전 6인의 멤버중 하나가 되었고 (이후 여드름 브레이크를 통해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은 길 역시 추격전이 그 시발점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은 멤버를 각기 분리시켜 놓아도 그럴 듯한 에피소드 하나가 탄생된다는 사실을 발굴했고 이후 무한도전 추격전은 시청자가 가장 사랑하는 에피소드중 하나로 매년 기다려지는 연례행사처럼 무한도전의 중요 에피소드로 자리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파업 이후 첫 정식 에피소드가 추격전이라는 것은 김태호 피디의 신의 한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거의 6개월 가까이 쉬었던 무한도전이지만 시청자들은 이 에피소드를 통해 오랜만에 다시 멤버 개개인의 역량을 확인하고 그들의 캐릭터를 설명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죠. 이후 다른 에피소드를 위해서도 멤버들의 개인적인 프로파일링은 꼭 필요한 부분이었고 더군다나 이 에피소드로 결정된 벌칙이 다음 에피소드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작용하니 프로그램으로선 이보다 좋은 소재가 또 있을까요. 아주 하나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끝을 본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시청자들은 이 에피소드를 통해 돌아온 무한도전 멤버들의 캐릭터를 다시금 재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정형돈은 역시 보편적으로 생소한 지역명을 줄줄이 열거할 정도로 풍부한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고 정준하의 벌칙 장소를 '독도'로 정하면서 "우리나라의 소중한 영토인 독도에" 라는 예쁜 수식어를 기어코 적어 놓는 뜻깊은 마음씨를 입증하기도 하더군요.

 

 

 

자신의 버스인지도 모르고 6번 버스에 올라타서 이 버스 주인을 골탕 먹이는데에 잔뜩 고무되어 "네가 네 돈으로"라는 황당무계한 발언으로 어린 멤버들과 동참해 자기가 자신을 골탕 먹이는 정준하의 어리숙함은 역시나 그대로였구요. 아무리 벌칙 게임이라지만 이건 뭐 프로그램내에서도 실현 불가능한 미션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만 늘어놓는 길의 대책이 안서는 행동에는 이제 실소가 다 나오더군요.

 

벌칙 장소를 만리장성이라 적어놓고 그것도 모자라 "중국집이 아닌 진짜" 라고 덧붙여두는 길의 모습이 문득 정형돈의 독도와 오버랩 되면서.. 오죽하면 악마 박명수가 "그건 좀 너무하지 않냐" 라고 어처구니 없어할 정도로 대책이 안 서는 것인지 싶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언제나 추격전 최강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 되는 노홍철의 잔머리. 다른 이들이 조커 카드를 그저 단순히 "이건 뻥이야"로 써먹는 것 밖에 생각 못할때 노홍철은 조커 카드에 이 카드가 완성 되면 나 외의 모든 멤버들이 버스에 적어놓은 그대로 벌칙을 이행해야 한다! 는 놀라운 무적 카드를 만들어 모든 멤버를 그대로 멈추게 했죠.

 

이것은 노홍철의 기지도 기지였지만 이날의 테마였던 "말하는대로"라는 주제의식을 그대로 빛내는 제스추어나 다름 없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노홍철. 언뜻 자신이 사기꾼이라며 거짓처럼 행동하는 것 같아도 프로그램의 룰을 제대로 인식하고 스스로를 나쁜놈으로 몰아가면서도 게임의 주제의식을 제대로 빛내는 노홍철의 기지가 몹시나 기특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으로 제가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역시 무한도전을 이끌어가는 수장, 유재석의 놀라운 관찰력이었습니다. 6개월을 쉬었던 와중에도 그의 멤버를 통솔하는 힘이 되는 관찰력과 분석력, 그리고 깊은 관심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박명수에게 전화를 걸어 몇번 버스냐고 캐묻는 와중에 박명수의 태도 하나만으로 그가 어떤 버스의 주인인지 알아 맞추는 분석력은 물론이거니와 이런 짧고 과감한 행동으로 하나의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주는 유재석의 능력은 놀랍기 그지 없더군요. 정말 분량의 마술사라는 생각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제가 소름이 끼쳤던 것은 하하와 우연히 팀이 되어 환승역에서 오고가는 멤버들의 발자취를 쫓는데 이미 그 자리를 떠난지 오래인 노홍철의 자취를 그가 남긴 냄새 하나로 맞추어버리는 유재석의 소름 끼친 직관력과 관찰력 때문이었습니다.

 

"홍철이 냄새가 나는데...? 여기 노홍철 왔다 갔죠."

 

그 많은 사람들이 뒤섞여 있는 와중에 얼마나 많은 냄새가 섞여있을지언데 그 자리에 노홍철이 숨어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의 냄새를 구분하는 것이 어려울 지경에 이미 떠난 사람을 냄새 하나로 남아있었다는 것을 알아채는 유재석의 소름 끼친 관찰력은 물론 같은 멤버 하하까지도 놀라게 만들더군요.

 

 

 

과거 유재석은 역시나 같은 추격전이었던 무한도전 전 에피소드에서 정준하를 추격하다 그가 이미 사라지고 없는 자리에서 "준하형 냄새가 난다"는 놀라운 발언으로 전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었죠. 런닝맨에서도 "지효 냄새가 나는데?" 라며 송지효의 향수 냄새로 그녀의 자리를 추측하던 유재석은 정말 얼마나 대단한 분석력과 멤버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가 느껴지는 명실공히 그 자리가 타당한 무한도전의 리더이자 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유재석의 이런 능력은 마지막에서도 빛났습니다. 게임의 룰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여 지금도 내가 조커라고 쓴 말이 왜 웃기다는 거야? 라고 어리둥절해한다는 박명수는 조커카드에 실행 코드를 써야 그 카드가 실행이 된다는 사실도 모르고 그냥 조커 카드에 조커라는 말만 적어놓으면 게임이 오버되는줄 착각을 했던 것이죠. 이런 그의 행동은 사실 그 행위만 놓고 보면 게임의 룰도 모르는 답답이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후 유재석이 표현해준 박명수를 위한 한마디는 이날의 박명수의 몰라서 한 행동을 그의 실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형 진짜 목 놓아 웃긴다. 역시 형은."

 

그리고 이날 방송이, 이전까지 시청자들에게 매너리즘에 빠졌다며 위기론이 들려오던 박명수를 최고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방송으로 마감하는 것을 보며 새삼 유재석의 보이지 않는 서포트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프로그램이었다면 이정도의 휴식으로 벌써 감을 잃어도 한참 잃었을 무한도전이 여전히 어제 헤어진 친구처럼 반가운 것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무한도전 멤버들만의 특색이 존재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이젠 이것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힘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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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요리 만화 <라면요리왕>에는 하기와 같은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인스턴트 라면과 달리 주로 생면과 호화로운 스프의 조합으로 만든 그야말로 슬로우 푸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하나의 요리로서 그들의 식생활에 '라면'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제가 이 만화를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군침 도는 라면 이야기 하나로서 작품의 세계관이 끝나지 않고 아직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라면 마니아 후지모토와 요식업계의 큰손이자 라면 가게의 경영자인 세리자와의 서로 다른 가치관의 차이를 맞부딪힘으로서 식과 경영에 대한 철학. 나아가서는 인생에 대한 철학을 라면 이야기로 풀어가는 과정이 굉장히 직관적이고 친절하게 설명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만화에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는 회사에서 요구한 시오 라면 (소금맛 라면)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새로운 스프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직원들의 불평 때문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스프를 블렌드하여 새로운맛을 만들어내라는 요구를 받게된 후지모토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새로운 스프의 맛이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맛을 섞어 내보냈을 뿐인 세리자와의 스프보다 훨씬 떨어지는 맛으로 승부에서 패배를 하게 됐던 스토리였죠. 도대체 왜 내가 그토록 노력해서 공들인 스프가 어찌하여 아무것도 섞지 않은 스프보다 맛이 떨어질 수 있는가. 고민을 거듭하며 울상을 짓고 있던 후지모토에게 세리자와는 말합니다. "이미 이 가게의 스프는 스프 그 자체만으로 100퍼센트 완성 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맛을 추가할 필요가 없었다" 라고.

 

 

 

이미 그 자체로 완성형인 맛이기에 거기에 또 다른 맛을 첨가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뛰어넘는 맛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 만화의 에피소드는 증명하고 있었죠.

 

 

 

 

무한도전의 에피소드를 쓰면서 전혀 관계조차 없는 일본 요리 만화의 이야기로 포문을 여는 까닭은 제가 오늘 무한도전을 보며 느꼈던 무언가 잡스러운 찝찝함의 원인을 바로 이 만화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해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무한도전은 게스트에 집착하는 것인가. 이미 무한도전은 멤버들 그 자체만으로 완충 되어 있음에도.

 

 

 

 

파업 도중에 촬영된 장면이라서였을까요. 오늘의 무한도전은 나름 울컥하고 안쓰러우면서도 답답한 느낌이 드는 장치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이 뜨거운 태양 아래 열기를 식히려고 틀었던 무한도전에서 "덥겠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두꺼운 가을 엠티복을 둘러싼 멤버들을 보며 문득 세월의 흐름을 느낌과 동시에 이렇게 아껴뒀던 방영분을 방송하지 못하고 묵혀뒀던 무한도전 멤버들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 결혼이 이 방송 전에 나오는 거야? 후에 나오는 거야?" 느닷없이 결혼전 왜 집을 사뒀냐고 뜬금포 공격을 날리는 박명수를 보고 어안이 벙벙해진 정준하가 실은 내공 실린 한마디에도 파업의 냄새를 느낄 수 있었죠.

 

 

 

사실 바로 이전까지의 방송은 정규 방송이라기 보다는 정규 방송을 내보내기 전의 간보기 방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오늘에서야 보여지는 무한도전 정규 에피소드에서 제작진 역시 많은 설렘을 갖고 참여했음이 느껴지는 방송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였을까요. 너무 지나치게 잘해보려고 여기저기 공들인 장치들이 오히려 프로그램에 부잡스러운 맛을 전해주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방송분은 기다렸던 마음을 배신 당한 기분이 들 만큼 꽤 산만하고 그러면서도 허전함을 채워주지 못하는 방송이라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건축학개론이 떠오르는 유재석의 GEUSS티는 아련한 웃음을 가져다 주더군요

 

특히 8-90년대의 '복고'를 회상하듯 무한도전 자막 특유의 고딕체를 버리고 어색한 굴림체와 네온사인풍의 형광색 자막과 촌스러운 위치들은 순간 기발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럼에도 어색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네요. 많은 시도는 좋습니다만 무한도전 특유의 자막은 이제 고정화된 관습이나 다름 없기에 함부로 건들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어색함을 느꼈던 것인지 실시간으로 무한도전 자막에 의문을 갖는 분들이 보이시더군요.

 

 

 

하지만 제가 무엇보다 '사족'이라고 느꼈던 것은 이날 출연한 게스트들의 할당 비중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은 아주 오래 전부터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의 뮤즈인 이나영을 초청했다고 호언장담을 했습니다만 사실 제게 그녀의 출연은 그저 예쁜 미녀 배우의 등장일뿐 딱히 기대치를 올려주는 부산물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아 이번편은 유머는 포기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었어요. 이나영은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건 그리 재미있는 게스트가 아니고 심지어 적극적이지도 알아서 망가져주지도 않는 정적인 인물이지요. 그것을 탓할 수도 없을 만큼 스스로가 정체 되어 있는 게스트입니다. 그래서 그녀가 나온다는 이번 공대 아름이 컨셉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죠.

 

 

 

 

하지만 당황스럽게도 이 적극적이지 않은 게스트에 무한도전은 더욱 어색함을 곁들이는 곁가지 게스트들을 첨부해서 에피소드의 산만함을 더욱 비대하게 키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태성은 잘생긴 배우이긴 합니다만 역시 이나영 이상으로 썰렁하고 어색하며 알아서 웃겨주고 캐릭터를 잡지는 못하는 예능 부적격자이죠. 아이돌 이준은 시종일관 오버센스를 보여주긴 하나 그리 감이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 역시 누군가 챙겨주어야만 웃길 수 있는 게스트이고요. 여기에 더욱 황당했던 것은 이제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쯤으로 활약하는 데프콘.. 또 다시 불러들인 데프콘의 환영이었습니다. 아, 이제 제발 그만 좀.

 

 

 

도대체 무한도전은 왜이리 데프콘을 사랑하나요. 정재형에 이어 무한도전 비공식 게스트로 등장하는 데프콘을 보고 저는 한번도 웃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데프콘이 무한도전에 아주 잘 어울리는 멤버도 아니고 기억에 남을 전설 같은 장면을 만들어준 멤버도 아닌데 도대체 왜이리 그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웃기지도 않고 캐릭터도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주변에서 챙겨줘도 썰렁한 분위기를 만드는 어색한 친구인데 왜 계속 데프콘을 불러들여 분위기를 사시사철 장마가 쏟아지는 7월 밤바다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가요??

 

물론 파업 도중이었기 때문에 원래 찍지 말아야할 촬영분을 애써 불러들여 다시 촬영하느라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하고 스태프나 멤버들도 약간은 공황상태에서 정규 에피소드를 준비하느라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너무 사랑하는 무한도전이니까요. 이런 식으로 달리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만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시기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다른 사족이 참여하지 않은 무한도전 멤버들만의 에피소드를 보고 싶었던 것도 순수한 저의 소망이었죠. 이미 멤버들 그 자체로 백퍼센트 완성된 스프 그자체나 다름 없는 무한도전에 더 이상의 게스트는 사족일 뿐입니다. 심지어 거듭 되는 데프콘의 출연은 다 된 밥의 재뿌리기라는 식상한 생각 밖에 들지 않고요.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역시 무한도전이라서 가능한 센스로구나 라고 생각이 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요즘 가장 뜨거운 난제임에도 티비에서는 거의 언급해주지 않는 비공식적인 유행어 두가지를 멤버들에게 끼워 맞춘 김태호 피디의 센스 때문이었어요. 대학 엠티 컨셉에서 별안간 나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나온걸 나왔다고 말할 수 없어요. 라고 횡설수설하던 박명수는 순간 "그래도 지금 여기 대학인데" 라고 컨셉을 잡아주는 유재석을 보며 "그래요. 여기 대학 맞아요" 라고 굽히지 않겠다던 자신의 의지를 1초 만에 번복해 버렸고 그것을 무한도전 피디는 요즘 가장 뜨거운 유행어로 멋지게 비아냥댔었죠.

 

 

 

 

"1초 만에 번복한 주장" "의지의 고졸"

 

"1초 만에 번복한 주장" 이라는 말은 바로 여자 펜싱 준결승에서 신아람 선수가 승리를 목전에 두고도 불합리한 판정으로 연장 1초를 남겨 두고 판정이 바뀌어버린 황당한 사태를 빗댄 말이었고 "의지의 고졸"이라는 말은 바로 걸그룹 티아라가 같은 멤버의 부상을 "의지"라는 말로 비아냥대며 합동 공격했던 사건을 공격한 말이었습니다. 요즘 가장 뜨겁게 불타오르는 유행어이면서도 정작 티비에서는 모르쇠로 묵묵부답이었던 이 내용들을 무한도전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풍자와 해학으로 재해석해서 풀어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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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결과론이지만 막상 토요일 여섯시를 재방송 아닌 무한도전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그동안의 장기 파업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매일 당연히 존재할줄 알았던 토요일 여섯시가 이렇게 고맙고 기다려지는 설레는 이벤트가 될 줄이야. 곁에 있어서 소중한 줄을 몰랐던 마음을 그동안 무한도전의 공백을 통해 크게 깨닫게 되었던 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분명히 170여일의 기간 동안 처음 보는 모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반갑고 그리워서 왈칵하고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더라구요.

 

 

 

그리고 오랜만에 돌아온 무한도전을 보고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내가 진짜 보고 싶었던 장면은 끝없이 변화하는 에피소드나 한계를 모르고 덤벼들었던 수많은 도전의 기록들이 아닌 무한도전 멤버들이 함께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웃고 울고 웃으며 때론 공격하고 때론 위로하는 그런 모습들이라는 것을요. 사실 무한도전 바깥에서 듣던 비난이나 비판들을 차라리 무한도전 멤버들에게서 직접 까발리고 털어놓는 모습이 보고싶었던것 또한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휴지기가 고통 이상의 하나의 추억에 가까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던 것은 무한도전 멤버 또한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 많은 에피소드들을 반기며 제가 인상적으로 느꼈던 모습들은 의외로 오랜만의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이 밝고 건강하며 자신감에 가득 차있는 모습이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국민엠씨라 불리는 유재석을 제외하면 무한도전이 홈그라운드일 몇몇의 멤버들에게는 이번의 오랜 휴지기가 마치 큰 일자리를 잃은듯 자괴감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을텐데요. 이상하게 오랜만에 돌아온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은 무언가 잔뜩 자랑거리를 갖고 있는 어린아이처럼 들뜨고 자랑스러운 얼굴이더군요.

 

 

 

하긴 생각해보면 그동안 많은 시간들이 흐르면서 무한도전 멤버들 또한 결코 놀고 있지는 않았었으니까요. 휴지기 동안 그들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죠. 정형돈은 앨범을 냈고 아이를 가졌고 정준하는 드디어 키다리 노총각의 구애를 향한 확답을 들었고 새신랑이 되었습니다. 이젠 더이상 상꼬맹이 하하가 아닌 여심몰이를 톡톡히 하고 있는 하하는 런닝맨을 제2의 홈그라운드로 삼으며 활발한 활동을 도약해나가고 있구요.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아웅다웅하는 그들의 자랑을 듣고 있노라니 마치 오랜 여름방학을 끝내고 돌아온 악동들이 방학동안 쌓아왔던 자신들의 장기를 털어놓는 모습 같아 귀엽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왜 이렇게 욕 많이 먹는지 모르겠어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어~ 하지만 이런 멤버들의 들뜬 모습 가운데서 어딘가 위축되어 보이고 소외된 느낌마저 들었던 것은 박명수의 잔뜩 시들어있는 외로운 얼굴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박명수가 프로그램내에서 열의 가득한 모습으로 파이팅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거의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오랜만에 돌아온 박명수의 얼굴은 무언가 많이 지쳐있고 맥이 빠져 보이더라구요. 박명수의 미숙한 진행으로 요즘 한껏 비난을 받고 있는 그의 현실을 정준하가 농담 삼아 꺼내들었던 순간에도 박명수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자격지심 있나봐... 경쟁 의식을 느끼나봐..." 잔뜩 힘이 빠진 박명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조그맣게 항변을 하는데 너무 박명수 답지 않은 모습이라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하긴 생각해보면 딱히 연예계에 큰 욕심이 없어보이는 즐거운 남자 노홍철을 제외하면 박명수는 무한도전 휴지기에도 나는가수다 엠씨라는 거대 임무를 맡았음에도 함께 동석한 노홍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비난을 받았던 괴로운 시간을 보냈었지요. 만약 그당시에 무한도전이라도 함께 진행하고 있었더라면 나는가수다로 얻은 비난을 무한도전에서 캐릭터라며 실드 받고 면역체로 사용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필 무한도전까지 장기 결방으로 돌입했던 가운데 박명수는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줄 집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낯선 타인에게 계속해서 돌팔매질을 받는 형벌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었죠. 아마 그 후유증이 우리가 생각했던 그 이상으로 컸었나 봅니다.

 

 

 

이후에도 박명수는 마치 크리스마스와 생일을 동시에 맞은듯 들떠있는 어린아이 같은 멤버들의 up된 모습과 달리 잔뜩 위축된 모습으로 멤버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한번씩 맥을 끊는 발언으로 축쳐져있는 김장 김치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젠 그모습에 화가 나기는 커녕 안쓰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후유증이 많이 컸었구나 싶어서요.

 

 

 

"170일이라지만 저에겐 170년의 시간 같았어요."

 

170여일 만에 만나는 무한도전의 포즈를 취하고 유재석의 입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박명수가 가장 먼저 던진 한마디였습니다. "나가수 진행 때문에 세상 욕 다 얻어먹고." 얼마나 저 말을 하고 싶었을까 싶어서 웃음이 터지더군요.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그리고 무한도전에서 가장 많이 칭얼대고 가장 많은 위로를 받고 싶었겠지요.

 

 

 

 

"욕봤데이..."

 

울부짖는 홍철의 모습에 태호 피디가 깔아준 이 자막을 통해 그가 나름 고군분투하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초라한 성적으로 무한도전의 휴지기에 가장 큰 위기를 느꼈을 멤버들을 향해 어떤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가 느껴져.. 든든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부속물로서 그들을 바라봄이 아니라 꼭 무한도전에서만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항상 좋은 성적을 내주길 바라는 진정한 멘토의 모습으로 자리했다는 느낌이었어요.

 

 

무한도전의 구호가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뜨겁게 박명수를 안아줬던 유재석. 태호피디의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지는 배려. 저는 이제 박명수가 그 오랜 휴지기동안 느꼈던 아픔과 상처를 통해 조금만 더 자신을 바라보고 무한도전의 소중함을 깨달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야" 농담 삼아 흘린 한마디였지만 그 말이 진심이 아닐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동안 박명수의 가장 큰 지원군이 되어주었던 무한도전의 방어막을 이제 더이상 수단으로 삼지만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이제는 박명수가 무한도전의 방어막이 되어주길. 그리고 한결 성숙해진 박명수로 남아주길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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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80일로 세계일주도 한다고 하고 어떤 프로그램은 몇주도 안되어 벌였던 판을 정리하는데 무려 대한민국 예능의 가치관을 뒤바꾸어버렸다는 절대 유일무이한 국민예능, 무한도전의 자청한 강제 휴가는 무려 170여일을 이어갔습니다. 말이 휴식이지 차라리 일을 하는 것이 낫다 싶을 만큼 많은이들에게 절망과 슬픔과 분노를 안겨다주었던 170일이었죠. 물론 그 투쟁의 시간 때문에 진짜 잘못된 것이 무언가를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계속 상기시켜 주었고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그 시간만큼이라도 파업의 의미를 되새겨볼수 있었기에 무한도전의 170일간의 싸움은 결코 헛된 낭비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거룩한 희생이었습니다. 정말 많이 수고했어요.

 

 

 

170일이면 거의 반년에 가까운 기간입니다. 무한도전의 파업 중단 선언에 일말의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얍삽한 제 마음은 MBC 편성표 위에 둥실 떠오른 더이상 재방송이 아닌 진짜 무한도전의 온고잉한 이미지에 뭉클하게 떨려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질 만큼 벅차오르더군요.

 

 

 

170일만에 돌아온 무한도전의 첫방송은 바로 '무한뉴스'라고 합니다. 이전까지 하고 싶었던 그럼에도 할 수 없었던 속에 담아둔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겠어요. "넌 내 집들이도 안왔잖아!" 언제나 불만 많은 정준하가 참 못난 사람 길에게 맞받아치는 장면 이후로 흥겨운 무한도전 멤버들의 정준하 집들이 파티가 이어집니다. 캠버전으로 보이는 흐릿한 화면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이 얼마나 흐뭇하던지!

 

 

 

무한도전 잠정 휴업 도중 가수로 돌변해버린 정형돈과 무한도전과도 깊은 인연을 가진 가수 데프콘을 초청하여 형돈이와 대준이의 집중 탐구도 이루어질 모양인듯 합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잔뜩 거만한 자세로 지드래곤 못지 않은 포쓰 뿜어내며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정형돈의 모습에 시작도 하기 전에 빵하고 웃음이 터져버렸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저를 빵 터지게 했던 순간은 연예계 업앤다운을 빙자하여 박명수를 공격하는 정준하의 모습. "나는 가수다도 있잖아!" 버럭 소리치는 박명수에게 "너 때문에 2프로 나왔잖아." 고함을 지르는 정준하의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진행을 도대체 왜그리 못하는 거냐며 윽박지르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을 보니 새삼 그리웠던 것은 어떤 에피소드를 만들고 어떤 도전을 하는가가 아닌 무한도전 멤버들이 한자리 한공간에 모여 어떤 방식으로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소통의 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어떤 일이건 무한도전에 가장 먼저 자신들의 소식을 알리고 기쁜일과 슬픈일을 함께 나누었던 무한도전 멤버들. 170여일이 되는 기간 동안 누군 장가를 가고 누군 아이를 가지고 누군가는 가수가 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죠. 이제는 드디어 하&수가 만든 결과의 답도 매회 바뀌어가는 끝없는 도전도 지겹고 따분했던 토요일도 이제는 기쁨의 시간으로 물들일 수 있겠죠.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함께하는 모습 그자체를 보게 된다는것. 끝없는 도전보다 더 기다려지는 그리운 장면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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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엠비시를 시청하는게 일주일의 낙이었던 하루가 있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이경규가 첫 메인 엠시를 맡고 동료들의 박수를 받는 순간을 보았으며 정지선이라는, 사람들이 인식하지도 못했던 교통 법규를 인식시키며 그 새벽 정지선을 지키는자를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관찰하던 이경규가 유일하게 정지선을 지키는 한사람을 발견했을때 그 사람이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이었음을. 그리고 그가 했던 한마디인 "나는 항상 지켜요" 라는 말을 실시간으로 감상했다.

 

방송 역사상 가장 빛나는 장면중 하나로 손 꼽힌다는 주병진과 노사연의 잠수쇼를 보고 깔깔댔었고 이휘재가 김애경과 결혼한다는 거짓말로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그날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며 펑펑 울었던 과거도 갖고 있다. 본방송을 보는 것도 모자라 지금은 거의 소멸 되었지만 당시에는 활발했던 비디오 대여점을 들러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등이 담긴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메인 코너들을 부러 빌려와서 사골이 나오도록 보고 또 보고 했던 애청자였다.

 

 

 

 

필자의 어린날의 추억이 그러할 정도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엠비시를 상징하는, 아니 전 예능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산증인과도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그래, 엠비씨의 자존심이었을테지. 그래서 쉽게 일밤을 놓을 수 없었던 엠비시는 그후로 오랫동안 시청률이 반토막에서 3프로 내외를 떠도는 유령 프로그램으로 머무는 그순간에도 이 프로그램을 살리려고 애썼다. 하지만 지금 남은 것은 이 프로그램이 가진 엠비씨의 상징이라는 의미 만큼이나 엠비씨의 부정부패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몰락의 상징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무한걸스가 케이블을 버리고 공중파로 입성하며 무려 무한도전의 히트 아이템인 '무한상사'를 자기네들 입맛대로 각색하여 첫 프로그램으로 내놓겠다는, 너무나 뻔뻔한 호언장담을 터뜨린 것에 받은 열을 겨우 삭힐 무렵 또다시 뻔뻔한 엠비시의 만행 하나가 하루도 채 가시기 전에 튀어 나와 나의 열을 올렸다. 이번에는 무려 공중파로 진입한 무한걸스의 홍보 프로그램을 놀러와로 잡았다나? 도대체 생각이 있고 상식이 있는 사람들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이 프로그램의 메인 엠씨가 누구인지는 알고 출연을 한다는 건가.

 

 

 

당초 무한걸스는 무한도전의 검증된(?) 열가지 아이템을 자신들이 그대로 가져가 재해석 하겠다는 황당하게 뻔뻔한 포부를 내비쳤다. 그냥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몇가지는 이미 촬영을 했고 계획된 프로그램은 무한상사, 의좋은 형제, 무한가요제등이라고 하며 심지어 7일 MBC 에브리원에서 시험적으로 표절방송을 보여볼 심산인지 무한도전의 고정된 패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마저 대놓고 표절하여 그대로 방송하겠다는 선전포고를 했다.

 

 

 

이들이 이토록 당당할 수 있는 것은 김태호 피디가 유일하게 무한도전의 아이템을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태호 피디의 허락이 가능했던 것은 그들이 케이블 방송이라는 전혀 다른 포맷의 방송사에서 다소 마이너틱한 오마주 프로그램에 보여준 너그러움이었지 지금과 같은 시기에 공중파, 그것도 엠비씨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로 들어오고나서까지 김태호 피디의 허락이 유지될 수 있을지 필자는 의문이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시기에.

 

 

 

 

 

그야말로 파업 독박을 쓴 것이나 다름 없는 무한도전은 벌써 몇달째 정규 방송을 편성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을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무려 파업에 힘을 보태주기는 커녕 오히려 엠비시를 도와주기로 하고 나선 무한걸스가 심지어 가장 엠비시의 피해를 보고 있는 파업의 상징인 무한도전의 포맷을 그대로 베껴가서 방송을 하겠다니. 이보다 더 뻔뻔하고 상도의 없는 몰지각한 행위가 어디있단 말인가?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적어도 무한걸스가 3로 넘어와서는 무한도전의 포맷을 거의 베끼지 않고 나름의 고유한 아이템을 만들어 매니아도 형성하고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공중파로 넘어와서 오히려 케이블에서조차 지켰던 자존심을 팽개치고 대놓고 홍보를 위해 무한도전을 베끼겠다는 당당한 표절 고백은 그야말로 아연실색이다.

 

 

 

심지어 이들이 홍보 프로그램으로 내세운 방송은 무려 유재석이 진행중인 놀러와다. 정말, 너무나도 잔인하고 비열한 엠비시의 꼼수가 그대로 드러나보이는 선택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과거에도 유재석의 놀러와 세시봉 콘서트 특집을 무려 타방송사의 유재석이 진행중인 프로그램과 동시에 맞붙게 하는 저열한 행위를 하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놀러와에 나는 가수다의 출연진을 연속 3주 내내 출연시키는 비열한 짓을 일삼더니 이제는 무한도전을 공중파에서 베껴먹겠다고 선언하는 무한걸스마저 홍보를 하라고 분부를 내린다. 세상에 이토록 저열한 방송사가 또 있을까.

 

 

 

MBC 공중파 방영 - 무한도전 무한상사 VS 무한걸스 무한출판사

 

 

MBC 에브리원 - 돈가방을 찾아라

 

무려 십여년간의 방송사의 규칙을 깨버리고 오로지 나는가수다에 대상을 주기 위해 시상의 룰까지 바꿔먹었던 엠비씨다. 그들이 그토록 지키고 싶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상징성을 위하여 이번에는 기회를 만났다는듯 무한걸스까지 끌어들여 서서히 무한도전 죽이기를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필자가 우려되는 것은 이들이 무한도전의 검증된 아이템을 재방송하는 것에도 모자라 무한도전이 하려고 했던 그리고 무한도전에서만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오마주랍시고 자기네들이 덥석덥석 집어가 나중에는 무한도전의 희소가치마저 떨어뜨릴 전략이 아닌가, 그것도 심지어 무한도전이 지금 방송을 할 수 없는 상황을 틈 타서 말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무한걸스의 수장인 송은이와 김숙은 유재석의 둘도 없는 절친이며 안영미와 신봉선 역시 유재석의 큰 은혜를 입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너무 당당하게 표절을 하겠노라고 외치는 이들의 뻔뻔함에 필자가 비난을 퍼부었을때 몇몇 무한걸스 팬분들께서 그들도 밥은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 엠비시가 잘못이지 이들은 시키는대로 할 뿐이다 특히 출연진들은 아무 죄가 없다고 옹호를 하셨는데 나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의 소신이 선택을 만들고 개인의 선택이 시대를 만드는 것 아닌가?

 

 

 

이들은 남의 호의를 바탕으로 자신의 표절을 정당화하고 있다. 시기마저 달랐다면 모를까. 누구는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데 그 시기를 틈타 무한도전이 없을 동안 표절을 정당화하고 심지어 그 무기로 가짜가 진짜가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상황인 셈이다.

 

엠비시가 비열한 방송사임을, 그리고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살리기 위해 그토록 짓밟아왔던 무한도전과 놀러와의 아픔을 익히 알고 있는 터였지만 심지어 케이블 방송까지 끌어들여 도둑질을 하라고 선동을 하는 방송사가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가짜가 진짜가 되는 세상. 가짜가 진짜라고 외치는 세상. 이것이 엠비시의 상징이라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테마가 되다니. 화가 나다 못해 이제는 슬퍼지기까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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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나라를 봐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유례는 찾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16주 결방이라니. 말이 16주지 백일을 넘어가는 이 긴 기간은 파일럿 프로그램 서넛개는 족히 만들었다 폐지시킬 수도 있는 시간입니다. 심지어 3개월을 넘어 4개월을 향해가는 무한도전은 2012년의 1분기 전체를 파업에 쏟아부은 셈이죠.

 

 

 

기한이 정해진 휴식이라면 모를까 기약조차 없는 이별을 강행한 김태호피디는 그야말로 도박이나 다름없는 초강수를 던졌습니다. 정말로 괜찮은걸까...? 이제는 그의 의지를 지지하기 이전에 그가 걱정되기까지합니다. 강한 김태호피디겠지만 다른 프로그램은 파업에 참여한다면서도 프로그램 자체는 여유 인력을 두어 계속해서 끊임없이 진행되는 와중이고 오로지 무한도전 하나만 아예 빗장을 걸어잠그고 방송을 휴식하고 있으니까요. 만약 제가 김태호 피디라면 다른 프로그램이 야속하기도할테고 날더러 어쩌란 말이냐며 발을 동동거리고 싶기도 했을지도 모릅니다.

 

 

 

무한도전 하나만 이런 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무한도전은 피디의 최종 점검이 없이는 프로그램 자체가 구성이 될 수 없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대체 인력으로 새 에피소드를 만들어낼수 없는 특이사항 때문이죠. 스튜디오 방송이야 다른 인력을 불러들여 그 포맷 그대로 진행해나가면 된다지만 단순한 피디의 관계를 넘어 무한도전 제6의 멤버와 다름이 없는 김태호피디는 무한도전에서 대신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이기에 그가 보이콧을 선언한 이상 무한도전 자체를 이끌어 나갈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것은 이런 김태호 피디의 의중에 동의한 다른 멤버들의 지지 때문이기도 할테구요.

 

 

 

하지만 이미 다른 프로그램은 슬금슬금 시청자의 눈치를 보며 정상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고 그와중에 엠비시의 오랜 간판 피디인 김영희 피디 역시 가수의 스케줄 문제로 나는가수다2를 새로 시작한 판에 김태호 피디 속은 그야말로 시꺼멓게 타들어가지 않을까 싶은데요. 더욱이 일주일의 하루는 꼭 무한도전과 함께 시작했던 오랜 골수팬들 역시 김태호피디를 지지하면서도 그의 이런 고집이 야속하기도한 이중적인 마음에 편을 나누어 누군가는 김태호 피디를 닥달하고 누군가는 고집을 꺾으면 안된다고 그를 종용하는 이 상황이 김태호 피디는 몹시 힘들고 아플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김태호 피디는 "무한도전을 못보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파업이 정말 밉다." 라고 쓴 한 초등학생 아이의 손편지를 보여주며 인터넷 신조어인 "웃프다" (웃기면서 슬프다) 는 표현을 했습니다. 어떤이들은 김태호 피디가 파업의 볼모로 잡혀있는 것 같다며 그를 야속하다 헐뜯고 어떤이들은 김태호 피디를 믿을 수 없다고 파업을 그만두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으르렁대고 있지요. 하지만, 누구든 내가 아닌 일이니 그리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김태호 피디에게 자신의 방송을 자체적으로 종료시키고 있는 심정이 그리 쉬울까요.

 

 

 

 "눈시울 붉어진 것 보이시죠?"

 

최근 김태호 피디는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처음으로 받은 무한도전의 파업 관련 질문에 자신의 심경을 밝혔습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변명도 원망도 없었던 김태호 피디는 자신의 눈물 젖은 얼굴을 대신하며 무한도전에 대한 스스로의 깊은 사랑을 밝혔습니다. 그저 젖은 눈으로 보여준 무한도전에 대한 깊은 사랑과 존경심은 김태호피디이기에 가질 수 있는 얼굴이었죠. 그 사랑은 무한도전이라는 한마디에도 젖어들고야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김태호 피디의 16주간의 고집을 원래 타고난 것이라 생각하며 당연한 것이라 그에게 요구합니다. 다른 프로그램의 어영부영한 파업은 그리 예민하지 않으면서도 무한도전 하나만큼은 놓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한도전에게 요구된 프로그램의 상징성이니까요. 당연하다 생각을 하지만 또 그래서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김태호 피디에게 파업이란 현재 뼈를 깎는 아픔이자 송구스러운 마음일 것입니다. 자랑스럽기만 할까요. 아니오. 이 상황을 모르는 다른 시청자에겐 왜 저 방송은 항상 재방송만 하나? 파업이 밉다고 외치는 이들에겐 미안한 마음이 들수밖에 없는 일일 것입니다.

 

심지어 현재 방송을 하고있지 않은 나영석 피디조차 피디에게 파업이란 눈물이 날만큼 아픈 일이라며 은연중에 김태호피디를 지지하는 말을 했었습니다. 나영석 피디의 마음이 이만큼인데 무한도전의 파업을 직접 겪고있는 김태호 피디의 심정은 오죽하겠습니까. 얼마나 쓰리고 불안한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을까요.

 

 

 

어떤이들은 김태호피디에게 그만큼 무한도전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 권리를 지키는 것도 소중하지만 어떻게 자신의 프로그램을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할 수 있느냐고 원망합니다. 하지만 이날 김태호 피디는 백마디의 말보다 오로지 하나의 표정으로 그가 얼마나 무한도전을 사랑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힘들고 뼈를 깎을 만큼 아픈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무한도전을 보지 못하는 매니아들의 아픔 이상으로 아니 그것보다 몇배는 더 큰 고통을 김태호 피디는 묵묵히 감내하고 있는 것이지요.

 

 

"힘든 싸움이 되고 있지만 빨리 해결해서 무한도전을 재개하고 싶다. 시청자들에게 오랫동안 빚을 지고 있는데 빨리 방송을 통해 보답하겠다"

 

저는 더이상 김태호 피디에게 파업을 지속하라고도 중단하라고도 그 어떤 바람도 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냥 그를 믿을뿐. 그것이 김태호 피디가 보여준 백마디 말보다 값진 표정을 위한 제 경의의 표현입니다.

 

 

 

오늘 여의도에서 얼굴마주했던 많은 청춘들 반가웠습니다~! 너무 많이 찾아주셔서... 시간이 빨리가서... 많은 얘기, 필요한 얘기 못나눠 아쉽습니다.. 지금 지고 있는 빚 잊지 않겠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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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다시 떠올려 분노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지만 올해 엠비씨 방송대상은 다시 없을 코미디 같은 대참사가 방영되어 많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바로 엠비씨 연말대상 사상 다시 없을 편파적인 막장 시상식으로 시청자의 눈을 의심케한 사건이었죠.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했을 만큼 그날의 수상자는 어떤 축하의 인사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문제가 되었던 것은 수상자의 상 받을 자격보다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 공중파 방송에서 시청자를 농락하고 십여년간 이어오던 규칙까지 대거수정하면서 한프로그램에 상을 안겨주기 위한 꼼수를 부린 엠비씨측이었습니다. 아니, 다른 방송사도 아닌 엠비씨라니요?

 

 

 

사실 엠비씨가 어떤 방송사입니까. K방송사는 멍멍이가 들어가는 욕설을 듣고 S방송사는 애칭은 커녕 비꼬임 가득한 욕지기만 듣기 일수인데 엠비씨 혼자서만 유일하게 봉춘이, 마봉춘이라는 귀여운 애칭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시청자가 우리나라 마지막 양심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공중파 방송으로서의 의무를 엠비씨가 이행하고 있다고 착각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차라리 종편이었다면 그리 놀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같은 공중파라 하더라도 K방송사의 진득한 고리타분함이나 S방송사의 만연한 상업주의에 빠진 결과였다면 그리 놀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엠비씨라니.. 소신 방송사라고 불리던 귀여운 마봉춘이 이런 짓을 저지를 줄은 몰랐죠.

 

 

 

더욱 당황스러웠던 것은 무엇보다 그 봉춘이라는 사랑스러운 애칭을 만들어준 원천이 되어준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2년동안이나 엠비씨가 비참하게 버려버렸다는 것입니다. 제작년에는 의구심 가득한 비리 투표로 세바퀴에 상을 안겨주더니 이번에는 딱히 예능프로라고 할수도 없는 나는가수다에 상을 줄만한 대표 예능인이 없자 억지로 상을 주어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올해 연기/연예대상은 프로그램 대상으로 바꾼다는 터무니없는 룰위반까지 서슴치 않았죠. 덕분에 일년동안 수많은 이슈와 전설을 만들었던 무한도전의 팬들은 2년간 받은 엠비씨의 몰지각한 제살 뜯어내기에 분노를 금할수 없었던 것입니다.

 

 

 

다른 방송사도 아닌 마봉춘, 엠비씨였기에 더욱 섭섭하고 분노할 만한 일이었죠. 물론 엠비씨로서는 무한도전이 걷어차고 싶은 돌덩이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한번씩 이벤트를 일으킬때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 빠져나가지만 그 돈을 엠비씨에 갖다바치는게 아니라 시청자를 위해 1퍼센트도 남김없이 퍼주고 있으니 엠비씨로서는 무한도전이 괘씸하고 배가 아프겠죠. 한번씩 현정권에 밉보일 소리만 하는 것이 두렵고 불안할테고 무엇보다 무한도전이 일으키는 문제의식과 성향이 엠비씨로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요. 이제는 심지어 김태호 피디에게 20억의 빚을 졌다며 갚으라고 땡깡을 부리고 있으니. 7년간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우리나라 모든 피디들에게 워너비 피디로 군림하고 21세기 예능프로그램의 역사를 새로 쓰고 모든 예능 프로그램의 선봉장이 되어버린 무한도전을 이렇게 찬밥취급 할수가 있는 건가요.. 엠비씨가 제정신이 박힌 방송사라면 적어도 자신의 품위 유지를 위해서라도 무한도전을 이렇게 버려두어선 안될 것입니다.

 

 

 

7년간 엠비씨의 심장이 되어주었던 프로그램. 지금의 엠비씨 이미지의 아이덴티티가 되어주었던 프로그램. 무한도전입니다. 봉춘이 사랑스런 마봉춘의 이미지를 만들어준 무한도전을 어떻게 7주년의 생일에서조차 돈타령만 하고 버리려고 할수가 있는지 답답하고 화가날 지경입니다.

 

 

 

이런 와중에 무한도전은 해외로 뻗어나가 2012년 휴스턴 국제영화제 예능 부문 은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누렸습니다. 그야말로 7주년 생일 선물과 같은 반전이나 다름 없는데요. 이렇듯 해외에서도 인정 받는 무한도전을 친정 엠비씨만 몰라주니 속상하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휴스턴 국제영화제는 미국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있는 영화제로서 12주년 결방/파업중인 무한도전이 이 상을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이례적이고 독특한 반전이나 다름없지요.

 

 

 

 

그리고, 이어지는 상의 세례들 속에서 한가지 독특한 이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상을 받은 작품들이 MBC특집극인 절정, 휴먼다큐 사랑, 로열패밀리, 선덕여왕등 엠비씨의 여섯개의 작품으로서 이날 엠비씨는 첫출품작 모두를 수상작의 이름에 올리는 영광을 갖게 된 것이지요. 경사가 터졌음에도 기뻐할 수 없이 현재 전쟁중인 엠비시의 상태가 서글픕니다. 이렇듯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송사가 한사람의 욕심으로 인하여 곪아가고 썩어들어간다는 것.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무한도전을 오로지 친정 엠비씨만 몰라주어 벌써 12주 결방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돈 내놓으라고 타박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생각까지 듭니다.

 

다른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제발 예전의 봉춘이라 불렀던 그 사랑스러움을 되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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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예능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는 평을 받는 무한도전. 어느순간 불쑥 튀어나온 무한도전의 인기는 수많은 버라이어티를 리얼 버라이어티로 진행시키는 것을 하나의 추세로 만들어 놓을 만큼 일종의 무한도전류를 만들어버렸습니다만 사실 필자가 무한도전이 정말 인기가 많고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구나 라고 느끼는 것은 다름 아닌 연예계와는 거리가 먼 일상 생활들에서입니다.

 

까탈스럽기 짝이 없는 직장 상사의 책상 위에 고요하게 놓인 우스꽝스런 무한도전 달력에서 그이의 보기 드문 위트를 발견할때 토요일 만나자는 약속에 치킨 시켜놓고 무한도전 봐야한다고 다른 날로 약속을 바꾸는 친구를 볼때 무한도전이 얼마나 국내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있으며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프로그램인지 새삼 확인하게 되지요.

 

 

 

2006년 첫 서두를 열었던 무한도전. 하얀 타이즈의 민망함과 찌질함이 어느덧 미남이시네요를 전세계적으로 개최할 만큼의 영향력을 갖추었을때 이미 무한도전은 그 수많았던 기간동안 수백 수천개의 땀방울이 맺힌 에피소드들을 탄생시켰습니다. 마치 옴니버스 드라마 같은 매회 도전이 바뀌는 컨셉을 취하는 무한도전인만큼 5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백개에 가까운 전설들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상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일년이 넘는 기간동안 고작 몇주간 방영하는 에피소드 하나를 만들기 위해 그 바쁜 탑스타들을 레슬링을 시키고 F1을 뛰게 한단 말입니까. 하지만, 무한도전은 이제 30대도 넘어 평균 연령 40이 넘어가는 멤버들을 놓고 그 바쁘고 무모하며 위험한 전설들을 차례차례 탄생시켰습니다.

 

 

 

"태호야. 여기서 차 사고가 난다면, 그래서 내가 거기서 뛰어내린다면 그건 정말 멋진 그림이 될텐데 말이야." 일주일을 한달처럼 바쁘게 사는 유재석. 그 탑스타가 K1이라는 무모한 경기를 하겠다고 계획을 내놓았을때 이건 좀 아니지 않니가 아니라 무려 김태호 피디를 향해 씨익 웃으며 던진 놀라운 한마디가 바로 이것이었다고 합니다. 더 좋은 그림. 더 멋진 장면을 끌어내기 위해 자신의 희생도 아랑곳하지 않는 무모함. 그 무모함은 김태호 피디의 그것과도 다름이 없었습니다. 방송에 미쳐있는 사람들이라는 거죠.

 

 

 

하지만 정말 이 무모하고 고집센 장인들은 파업에 임하는 자세에 있어서도 다른 팀들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초강수의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국민 예능이, 토요일만 되면 당연한 약속으로 콜을 받아 틀어주던 무한도전을 벌써 두달이 넘어 석달간 장기 파업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다른 프로그램 역시 파업에 동참하여 메인 피디가 빠지고 그 대체 인력으로 프로그램이 돌아는 가게 하고 있습니다만 무한도전처럼 이토록 장기간을 계속해서 재방송만 틀어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다른 프로그램은, 대체 인력으로도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는 구실이 있지만 무한도전만큼은 그게 되지가 않는 시스템이기 떄문입니다.

 

 

 

김태호가 보이콧하면 무한도전 자체가 보이콧을 선언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다른 피디를 대체해서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런 허술함을 오케이하고 납득할 김태호 피디가 아니니까요. 그 고집스러움은 무려 300억의 가치를 갖고있다는 일박이일마저 메인 피디를 빼고 대체 인력을 마련하는 이 난장판 가운데서도 허락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석달에 가까운 유일무이한 고독한 투쟁은 김태호 피디 자신을 무척이나 지치게 하는 긴 싸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더욱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 여론의 협박에 가까운 20억 손해에 대한 재촉들. 폐지설과 결부되어 수없이 쏟아지는 음모론은 그를 계속해서 흔들고 있겠지요. 얼마나 뒤숭숭하고 고통스럽고 불안한 시간일까요. 더욱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김태호 피디에게 제발 굴복하지 말고 끝까지 투쟁하라며 그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건네주는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것이죠.

 

 

 

 "파업을 중단하시면 안 됩니다. 성과 없이 끝내면 그동안 응원해준 시민들에 대한 배신입니다"

 

아, 이 말에 나라면 어떻게 대답을 할까 생각해봤습니다. 아마 약간은 짜증을 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원망도 했을테고 투정도 부렸겠죠. 나도 힘들다고. 왜 나한테만 그러느냐고. 더이상 뭘 어떡하냔 말이냐고. 혹여 중단할지도 모를 미래를 위해 만약 그리할지라도 원망하시면 안된다고 엄살도 부려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김태호 피디는 오히려 더 큰 초강수를 던져버리더군요.

 

"파업을 왜 중단합니까? 녹화 재개, 촬영 돌입 이런 말에 속지 마세요. 장기화될 것 같아서 중단됐던 것 털고 발걸음을 가볍게 하려. 그나마 이 때문에 매주 얼굴 한 번씩 마주했는데 이제 먼 길 가야해서요"

 

 

 

언젠가 김태호 피디의 저를 놀래킨 코멘트가 생각납니다. 그것은 스타급 피디들이 종편으로 이적한다는 헛소문에 휘말린 김태호 피디가 돌을 맞으면서도 묵묵히 침묵을 지키다 겨우 잠잠해진 틈을 타서 남겼던 한마디였지요. 종편 제의는 들어왔으나 곧 거절했다. 하지만 내가 이 상황에서 종편 제의를 거절했다는 말을 하는 것이 다른 누군가의 선택에 누가 되는 평을 줄 것 같아 침묵하고 있었노라고. 여운혁 피디의 종편 이적설에 휘말려 함께 욕을 먹었던 김태호 피디는 그순간 바로 나서서 나는 종편 가지 않노라고 외치면 영웅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비교 되어 더 욕을 먹을 수 있는 다른 피디를 위해 애써 침묵의 시간을 가져줬던 것이지요.

 

 

 

그리고 터뜨린 한마디의 감동처럼 석달을 침묵했던 김태호 피디의 입에서 나온 첫 파업에 대한 생각, 그리고 초강수는 저를 또 감동시켰습니다. 이제 그만 내려오실 때도 됐는데... 300억 빽이 사라져도 강한 멘트를 날릴 수 있었던 나영석 피디와 20억의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은 김태호 피디의 자신감이 있는한 대한민국의 브라운관은 아직 밝습니다. 희망이 있습니다. 저는 건전하게 그의 파업에 지지하며 지루한 토요일을 또 재방송으로 함께 응원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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