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런닝맨 +55

런닝맨 예능신 유재석 진행을 위해 태어난 남자

런닝맨 202회 주인공 대결

SBS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 연출 조효진, 임형택, 김주형출연 유재석, 하하, 송지효, 개리, 김종국, 이광수, 지석진

 

고담을 수호하던 밤의 얼굴을 벗은 바람둥이 갑부 부르스 웨인의 낮처럼, 히어로 영화 속 주인공은 상반된 밤낮의 얼굴을 갖고 있다. 잘 만든 히어로 영화의 성공 요인은 괴력의 힘을 감춘 낮의 캐릭터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것.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가능한, 진행계의 스위치 타자 유재석은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처럼 각기 다른 매력의 두 가지 캐릭터를 갖고 있다.


 

유재석을 잘 모르는 이가 칭찬이랍시고 그를 폄하하기를, 착해서 유능한 개그맨이라고 하는데 그가 공포의 외인구단 시절부터 지금의 무한도전에 이르기까지, 21세기 리얼 버라이어티 천하의 초석을 다진 인재라는 사실. 동거동락에서부터 내려온 마이너 연예인의 일자리 기회 균등 실천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그 말이 얼마나 모욕적이고 뒤틀린 언사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흔해 빠진 피디와 엠씨가 아옹다옹하는 컨셉 또한 유재석의 잠을 잊은 그대에게가 시초였다고 말할 수 있다.

 

 

리포터 형식이 아닌 제대로 된 메인 MC의 기회가 처음이었던 사람이 프로그램을 맡겨주자마자 홀로 몇 십 명의 연예인을 상대하며 캐릭터를 만들어준, 거의 기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동거동락 신화까지 거슬러가진 않더라도 그가 얼마나 진행을 잘하는 사람인가는 딱히 사례를 들 필요가 없이 공인된 사실이지만. 산소의 소중함을 매일 되새기진 않듯이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그의 재능을 이렇게 새삼 각인하게 되는 깔아놓은 멍석 위의 유재석을 볼 때마다 소름이 돋곤 한다.

 

 

이날의 런닝맨 또한 그랬다. 주조연이 확실한 전형적인 국내드라마가 아닌 적어도 서너 명이 주인공인 미국드라마처럼, 진행자이자 그 또한 게임의 참여자인 런닝맨 속 유재석은 어디까지나 과히 티 내지 않고 프로그램을 진두지휘 해나가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지라 딱히 그의 진행 능력을 되새겨볼 틈이 없었다.

 

 

 

2014 퀴즈 배틀이라는 야심찬 기획 속에 이날의 유재석은 게임의 참여자가 아닌 룰을 쥐고 있는 조물주가 되었다. 더군다나 동거동락이나 엑스맨처럼 떼거지 연예인을 상대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날 유재석의 진행은, 깐족 대마왕이었던 아날로그 시절의 향수를 떠오르게 했다. 샘 오취리, 에이핑크, 주지훈, 지성, 차유람, 파비앙 등 아이돌과 배우, 타국의 방송인까지. 다양한 성격과 예능 경험을 보유한 이들에겐 아직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은 사람도 예능이 그리 낯설지 않은 인물도 있었다.


 

게스트와 기존 멤버들을 아우르며 서로를 융합시키고 또한 경쟁심을 자극하여 눈치 게임의 묘미를 이끌어간 유재석은 뛰어난 관찰력으로 게스트의 희소가치를 발견하고 곧 캐릭터화 시켜 한 사람도 소외되는 인재가 없도록 배려해주었다.

 

 

 

흥이 많고 추임새가 뛰어난 외국인 멤버 샘 오취리와 파비앙을 두고 이런 액션은 배워야 한다며 기를 살려주고 다소 수줍은 손나은이 ‘공포의 지목 서바이벌 퀴즈’에서 벌칙으로 발끝까지 젖는 물벼락을 맞자 온 몸에 젖었음에도 유독 굳건하게 살아있는 강철의 메이크업에 “나은이는 방탄 메이크업이예요. 전혀 번지지 않아요.” 라는 말로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기존 멤버 광수와의 시트콤 캐릭터 같은 애증의 에피소드 또한 차질 없이 방영되었다.

 

한편 퀴즈 배틀에 앞서 제작진이 준비한 출제 영역을 외우는 게스트들을 둘러보던 유재석이 뒷장부터 넘겨 해답을 암기해보는 에이핑크의 보미를 기억하고는 자신만만하게 단상 위에 선 그녀를 바라보며 “이 문제 뒷장에 있었죠?” 라고 확인하는 부분에선 감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유재석의 프로그램을 거쳐 그에게 캐릭터를 받아 예능늦둥이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21세기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무수한 방송인을 배출해낼 수 있는 능력은 그의 세심한 관찰력과 그것을 암기하게 하는 기억력이 수반된 결과였다.

 

 

 

 

그 많은 멤버들을 프로그램의 룰 속에 경쟁하게 하여 게임의 묘미를 살리고 서로의 캐릭터를 북돋아주어 개개인의 역량 또한 빛나게 한 것은 물론 진행 도중에 게임이 좀 루즈해진다 싶으면 본인이 나서서 기꺼이 웃음의 재료가 되기 위한 공격수로 뛰어들기도 했다. 퀴즈왕 레이스, 경주 최부자 고택에서 R깃발을 찾는 미션을 수행하던 도중이었다. 이것을 찾으면 게임을 푸는데 유리한 MC 찬스권을 획득할 수 있어 참가자들은 열을 올렸다.

 

넓은 고택을 뒤지던 하하는 지나치는 유재석을 보다 불현듯 하나의 촉을 떠올린다. "재석이 형이 가지고 있는 거 아니야?" 하하는 유재석의 옷깃에 삐죽이 튀어나온 행거치프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유재석 본인 또한 행거치프라고만 믿고 있었던 파란색 천이 바로 그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R깃발이었다. 등잔 밑이 어두운지도 모르고 한참을 방황하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기 위한 제작진의 계획이 틀어져버린 셈이다.

 

 

 

어찌 보면 치트나 다름없었던 하하의 행동과 틀어져버린 계획을 바로 잡기 위해 유재석은 별안간 “R깃발을 하하가 갖고 있다!”는 방정맞은 소문을 낸다. 곧 멤버들이 하하를 포위했고 비록 계획은 틀어졌지만 달려드는 지성과 하하의 몸싸움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되어주었다. 그 또한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을 하나의 재밌는 이벤트로 승화시킨 셈이다.

 

 

 

 

 

 

성적이 나쁜 아이가 별안간 100점짜리 시험지를 받아오면 극찬이 쏟아진다. 하지만 언제나 평균 90점 이상의 시험지를 쥐고 있는 아이에겐 잘 하는 게 상을 줘야하는 일이 아닌 당연한 임무가 되어버린다. 어차피 모두가 유재석이 뛰어난 진행자임을 알고 있다. 새삼 감탄할 일이 없음에도 그러나 종종 새삼 감탄한다는 것은 결국, 진행을 하기 위해 태어난 그의 천부적 재능과 그 능력을 배신하지 않는 노력 덕분이 아닐까. 언젠가 말했던 것처럼 유재석은 공격과 수비 그리고 어시스트까지. 그 모든 역량을 보유한 예능계 최초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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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런닝맨의 시작은 설렘이었다. 교복 차림의 소녀가 건넨 수줍은 한 권의 책으로 시작된 몽환적인 오프닝. 첫 번째 미션은 싸인 자판기. 그리고 어리둥절하게 도착한 런닝맨 멤버, 광수네 아버지 회사. 모두 각각의 이야기 같지만 결국 하나의 에피소드. 런닝맨은 소소한 미션을 확장시켜 나가며 하나의 목표에 도달했다. 그것은 바로 어느 소녀팬의 사랑. 런닝맨의 가장 어리숙한 멤버 프린스 광수를 향한 소녀의 애틋함을 런닝맨 제작진은 하나의 커다란 에피소드로 만들어준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날의 미션, 오직 한 소녀를 위한 서프라이즈 레이스!

 

어느 날 문득 제작진에게 한 권의 책을 건네고 홀연히 사라졌다는 소녀. 책 속에 담긴 소녀의 정성은 그야말로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었다. 런닝맨의 열정적 팬인 그녀는 자신이 사는 동네가 런닝맨의 미션 장소이길 바라는 소망으로 하나의 가이드북을 만들었던 것이다. 런닝맨 촬영 장소로 적합할 만한 장소를 직접 사진으로 찍어 요모조모 설명을 붙인 소녀의 애틋한 소망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그 마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런닝맨 제작진은 이날 하루의 에피소드를 통째로, 소녀를 위한 레이스에 바쳤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서프라이즈! 이벤트는 따로 있었으니. "광수의 아버님까지 만나 뵈었지만.. 광수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거죠?" 이날의 기획이 광수의 에피소드가 아닐 것이라 단언하는 멤버들. 과연 그럴까?

 

런닝맨 멤버들은 이날 하루 동안 남양주의 덕소 시내를 탐험했다. 그곳은 광수의 고향이기도 했고 소녀의 소망이기도 했다. 멤버들은 소녀가 만들어준 가이드북을 따라 밟으며 수수께끼 같은 이 날의 하이라이트로 다가서고 있었다. 미로 같은 덕소 시내를 돌아다니며 겨우 마지막 장소에 도달해가는 멤버들과 달리 남양주의 프린스 광수는 남양주의 촉을 발휘해 한달음에 마지막 미션 장소인 소녀의 집을 찾았다. 1998년 7월생의 소녀. 문을 열어젖힌 소녀의 빈방은 하나의 판타지였다. 방 곳곳에 묻어나는 기린의 향기.

 

 

 

소녀의 방은 온통 런닝맨의 멤버, 광수를 향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광수가 더빙을 했던 영화의 포스터. 너무 키가 큰 광수가 다리를 쩍 벌리고 상을 받았던 그 날의 사진. 심지어 쌓여있는 기린 인형과 기린 포스터까지. 드라마 착한 남자의 사진을 가진 것도 송중기가 아닌 광수의 얼굴 때문에. 이날의 또 다른 주인공 광수가 문을 열어젖히고 판타지를 발견했을 때 순간 울려 퍼진 적절한 BGM에 소름이 돋았다. 이 몽환적인 멜로디, 델리 스파이스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순진하게 휘둥그레진 얼굴이 진심으로 느껴졌던 것은 그의 팔목에 돋아난 소름들. 이토록 자신을 사랑해주는 소녀팬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광수는 천진하게 놀라며 기뻐하고 있었다. 런닝맨을 사랑하고 런닝맨의 어설픈 프린스 광수를 애정 한다는 소녀를 마지막 문제의 키워드로 삼고서 그렇게 런닝맨 멤버들은 소녀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또 한 번 울려 퍼진, 챠우챠우, 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리고 이날의 가장 아름다운 하이라이트.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한달음에 소녀를 향해 달려간 광수. 바로 첫눈에 소녀를 알아본 광수의 마음이 놀랍기 짝이 없었다. 과연 그는 소녀의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스타였다.

 

첫 번째로 주인공을 발견한 광수가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소녀를 숨겨두려 할 때 성큼성큼 다가서는 런닝맨 멤버들과 마치 영화처럼 은은하게 공기를 감싸고 돌았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도망쳐, 혜미야. 찍지 마! 도망쳐." 이날의 이벤트를 알지도 못하는 혜미는 그저 오빠가 달리라고 하자 그 넓은 학교의 곳곳을 뛰어 달렸다. 승냥이떼처럼 달려드는 런닝맨 멤버들을 막아서려 했지만, 기린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혜미야. 도망치라고!" 소녀는 이날의 미션을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광수가 시키는 대로 뛰고 달린다. 가는 도중에 호랑이도 만났다가 결국 어리둥절해서 유재석의 회유에 넘어가고야 말았지만. 부러워서 어찌할 줄 모르는 친구들을 내버려두고 소녀의 고민스러운 한마디는 사랑스럽기 이를 데 없었다. "어떻게 해야 광수 오빠가 이기는 거예요?"

 

 

 

프린스, 프린스 하지만 막상 실감이 나지 않았던 런닝맨의 숨겨진 에이스 광수를 이렇게 귀여운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끌어낼 줄이야. 비록 그 마무리를 광수의 우승으로 마감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광수를 처음 봤을 때 눈앞에서 꽃잎이 막 휘날렸다는 이 소녀에겐 미안하다고 울부짖는 광수의 그 얼굴마저 빛이 났으리라. 런닝맨 그리고 광수를 사랑하는 소녀팬의 소박한 열정. 그 마음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은 런닝맨 제작진의 알뜰한 에피소드.

 

 

 

격하고 성실했던 미션 이행의 충격으로 찢어져 버린 소녀의 노트를 거듭 미안하다며 사과했던 런닝맨 멤버들과 오늘 하루는 혜미의 것이었다며 힘을 불어넣어 주는 미션 우승자 지석진의 목소리. 그리고 한달음에 소녀의 얼굴을 발견해준 광수. 그야말로 착한 예능, 힐링 예능의 진수가 아니었는가. 이미 음악은 끝났음에도 계속해서 귓가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델리 스파이스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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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가상 커플, 송지효-개리의'월요커플'은 퍽 서글픈 이름을 갖고 있다. (런닝맨의 녹화일인) 월요일만 커플인 관계. 그날이 지나면 남남이 되어 흩어지는. 더할 수 없이 허무하고 애틋한 속내를 담고 있는 월요 커플의 의미.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두 사람을 예능 프로그램 최장수 커플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는지도 모른다.

 


사실 런닝맨의 러브라인은 송지효-개리 만이 아니었다. 게스트로 초청되어 잠시 소비되다 무반응 속에 잊혀진 김종국-신봉선 커플에서부터 무려 한동안은 대세남 송중기의 프러포즈를 매주 받아왔던 송지효. 문제는 시청자의 반응이 월요 커플만큼이나 너그럽지 않았다는 것.

 장난처럼 몇 주 시도하다 사라져버린 김종국-신봉선 커플이야 차치하더라도 무려 송중기의 러브라인을 시청자가 질색했다는 것은 의외의 사건이나 투박한 외모의 개리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을 살피면 그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시청자가 한동안 SBS 예능을 멀리한 까닭은 세 가지 이유였다. 무분별한 러브라인, 댄스 신고식, 유치의 절정을 달리는 게임들. 런닝맨은 시청자가 지적한 세 가지 이유를 모두 갖고있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오히려 사고의 전환으로 호평을 받게 된다. 감동과 사연에 집착하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진정한 오락적 재미를 추구하게 된 것이다.

 


 

송지효-개리 커플이 시청자의 호평을 받은 것 역시 이와 같은 이유다. 제작진의 부자연스러운 연출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둘이 툭툭 장난을 치다 맺어진 자연스러운 러브라인. 그렇다고 평생의 가약을 맹세할 만큼 지나치게 심각하지도 않았다. 어디까지나 예능 속의 시트콤 같은 가벼운 커플이라 런닝맨의 오락적 재미를 방해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에 비해 송중기-송지효 커플은 지나치게 심각했고 예능에서 다큐멘터리나 드라마를 찍으려 들었다. 그러니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커플의 생성 시기도 송중기가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은 이후였다. 그야말로 제작진의 속내가 들여다보이는 부자연스러운 러브라인이었던 셈이다.

 

 

 

지난해 2월. 송지효의 열애 사실이 터지고 런닝맨의 일부 팬들은 생뚱맞은 걱정을 했다. '이제 월요커플은 어쩌나.' 장난이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한쪽이 목하 열애 중을 선언한 마당에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커플 놀이라니.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양새가 되진 않을까. 런닝맨의 큰 축을 담당했던 즐거움. 월요커플을 잃게 된다는 것이 못내 서운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리고 일 년이 훌쩍 넘은 지금. 여전히 송지효-개리는 월요커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거북한 의사를 표현하는 시청자가 없다.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이라고는 하나 조작의 냄새를 견디지 못하는 시청자가 이 커플만큼은 쿨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신통 맞기 짝이 없다.

 

 

 

그것은 송지효-개리 커플이 예능 러브라인의 정석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장난 같고 진짜가 아님을 알지만 그럼에도 가끔씩 설레고 서로의 조합이 즐겁고 재밌는. 죽어라고 예능을 보진 않지만 그렇다고 콧방귀 뀌며 볼 수도 없는. 적정한 선을 두 사람이 유지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부자연스럽게 에피소드를 만들지도 않고 필요 이상으로 치근덕대며 느끼한 연출을 담당하지도 않았다. 어디까지나 송지효는 송지효고 개리는 개리다. 예능 프로그램의 마지노선을 침범하지 않는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설렘이 이 커플을 장수하게 만드는 비결이 되는 것이다.

 

 

 

 

송지효는 런닝맨의 유일한 홍일점이지만 특별 대우를 원하지 않는다. 그녀는 여배우임을 아니 여자임을 어느 곳에서도 티 내려 하지 않는다. 개리는 연예계에서 알아주는 무술 유단자지만 기꺼이 김종국 앞에서 두려움을 표현하며 무너져준다. 그래서 송지효가 개리를 업고 뛰어 달리는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 그런 장면은 런닝맨이 아니고서야 도저히 볼 수 없는 재미다. 여배우가 무술 유단자 출신 남자 가수를 업고 달리는 러브라인. 그것에 반감을 표해서야 이상한 모양새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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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yj850714 2013.09.26 09:44 신고

    월요커플.....개리씨도 참 매력적이고 지효양도 매력이 넘치시죠..ㅎㅎ 특히 개리씨의 맨트하나하나가 참 주옥이죠 ㅋ 진짜 커플되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연예인 ㅎ

  • 민트엔젤 2013.09.26 14:11 신고

    송중기&송지효 커플 응원하는 사람 많아요..지금도 있구요.. 저처럼..ㅠㅠ
    안좋은점들만 적으셨는데.. 예능에서 조금도 로맨틱이 있으면 안되는건 아니잖아요..ㅠㅠ
    분량이 그렇게 많았던것도 아니고.. 그래도 역시 예능의 정석 커플은 월요커플인듯^^

  • 미진 2013.09.26 17:12 신고

    송지효도 좋고 개리도 좋고..

  • 감자 2013.09.26 17:38 신고

    두분 다 어울리시네요 >< 두분 모두 가까운 사이가 되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

  • 뇽이 2013.09.26 22:56 신고

    송지효가 백창주랑 헤어졌다는 게 확실하지도 않은데 ㅋㅋ 공식적인 발표도 없었잖아요? 개리와 송지효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인위적으로 헤어졌다고 만든거 같은데. 애인 입장에서는 정말 화나고 열받을거 같네요. 제가 송지효 남친이었으면 가서 한대 때렸을거 같습니다. 아 물론 헤어졌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 RANY 2013.09.27 00:17 신고

    그냥 둘이 보고있으면 재밌고 기분좋음ㅎㅎㅎ ^^
    개리가 참 잘해 ㅎㅎ

  • ㄹㄹ 2013.11.24 19:54 신고

    ㅋㅇㅋ월커없는 런닝맨은 생각할수도 없네요

  • 부럽당~ 개리 복 덩이 들어왔네

 

"달리기는 빠른데 정확도는 없어" "가진 능력에 비해 허점이 커" "바보들만 모아놨어요!" "잘생긴 바보냐고!" 한류스타 김수현을 이렇게 막 다루는 곳은 이 프로그램으로 처음이 아니었을까. 이날 김수현은 그야말로 막 굴려졌다. 같은 파랑 팀의 유재석과 광수는 "나 김수현한테 말 놨어!"라고 들떠 하면서도 막상 게임 앞에선 그를 인정사정 봐줄 것 없이 굴려 먹었다. 이날의 김수현은 해를 품은 달의 왕세자도 왜 자꾸 사람 마음을 흔들어놓느냐던 젤리 광고 속 치명적 도끼남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잘생긴 바보였고 넘치는 의욕을 주체 못하는 88년생이었다. 그런데 그게 바로 김수현이다. 그 누구와도 대체 불가능한.

 

 

 

스타트 지점에서 출발 전 포즈를 잡는 김수현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파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맨발로 지압 판을 밟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도 김수현을 초라하게 만들지 못했다. 이후 신호와 함께 허들을 향해 달려드는 김수현의 열의는 그야말로 액션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놀라운 스피드로 지압 판 위를 달려가며 거칠 것 없이 장애물을 뛰어넘는 그의 모습에 런닝맨의 전 멤버는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중간에 바통을 놓치는 사고가 있었지만 곧 김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미션을 완수했다. 놀라운 점프력으로 뜀틀을 뛰어넘는 모습이 조금의 상스러움 없이 우아하기 짝이 없었다. 은밀하게 그리고 위대하게.

 

"혹시 지압판이 안 아픈 제품?" 너무 아무렇지 않게 초고속으로 달리는 김수현의 저력에 런닝맨은 의문을 달았지만 다음 배턴을 받은 유재석의 고통은 그가 감내한 인고의 시간을 짐작하게 했다. 그 영화 같은 스피드 내내 그는 쭉 참았던 것이다. 다시 지압판 위를 달려야할 때 김수현의 얼굴에 문득 스쳐 간 통증이 그의 인내를 짐작하게 했다. 문득 생각했다. 그래. 저 역동성이 바로 김수현의 매력이지.

 

 

 

반면 그만한 파워를 가졌음에도 무언가 헐랭한 귀여움이 또 김수현의 진가다. 여자아이 같은 '수현'이라는 이름이 싫어 자기 자신에게 별명을 붙였다는 김수현. 그 별명이 '수맨(수Man)'이라는 천진함이 또 웃기다. "수현이가 그러니까 좀 많이 줄여야 하네, 수현이가." "어떻게 보면 이번 거... 네 잘못이야!" 경이로운 17초 보유자 김수현에게 말도 안 되는 유재석과 광수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늘어놓으며 타박했다. 하지만 김수현은 웃었다. "우리가 승리하려면 네가 10초 안에 끊어줘야 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쓰는데도 고개를 끄덕이며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째 묘한 감동을 준다. 야생 고양이를 길들인 순간의 뿌듯함이랄까.

 

어쩐지 위압적인 느낌을 주는데도 의외의 나사 빠진 구석이 있어 눈길이 갔던 김수현이었다.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처음 발견했던 김수현은 그야말로 아역 역사상 이만큼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받은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을 만큼 대단했었다. 여자아이의 목에 수건을 걸어주고 삼킬 듯한 눈으로 바라보던 그 위압감. 그럼에도 어딘가 느끼한 구석이 없이 오로지 담백해서 좋았다. 이후 드림하이에서 특유의 천연 파마를 나부대며 사투리를 쓰던 촌놈 김수현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김수현의 이면이었다.

 

 

 

그만큼 담백해서 좋았던 김수현이기에 뭔가 거물이 되어버린 듯한 그의 새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그저 네티즌 사이에서나 원석으로 평가되던 김수현을 전 설문지를 휩쓰는 명실공히 최고의 인기남으로 만들어버린 위력을 과시했지만 차강진의 은밀함과 성삼동의 위대함을 기억하던 필자로서는 묘한 쓸쓸함을 남겼었다. 이날의 런닝맨이 고마웠던 것은 김수현을 해를 품은 달 이전의 김수현으로 돌아가게 해줬다는 점이다. 활력이 넘치고 대단한 존재감을 가졌지만 무언가 나사가 빠진 듯한. 거물 김수현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진짜 김수현의.

 

김수현이 이만큼 망가져 줄 수 있었던 것은 런닝맨의 유별난 친화력 때문이다. 어느 게스트를 불러도 딱히 모신다는 느낌 없이 막 굴려대는 런닝맨의 친밀함은 그 어떤 게스트도 발가벗게 한다. 덕분에 김수현이 나왔다. 런닝맨이 아니었다면 그 어느 프로그램에서 바보 취급당하는 김수현을 볼 수 있었겠는가. 제한시간 60초의 규칙을 들었으면서도 기록 88초에 아이처럼 흥분하는 김수현 때문에 유재석과 광수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바통을 입에 물고 과자 먹기를 하려던 또 다른 바보 유재석은 민망해서 어찌할 줄 몰라하는 수맨, 김수현을 위로했다. 광수는 "우리 팀에 바보만 모아놨어요!" 호통을 쳤다.

 

 

"뮈뮈" 헐떡거리며 닭을 쫓다 급기야 이상한 효과음을 내는 김수현의 헐랭함에 웃음이 터졌다. 닭을 잡기 위해 온몸을 던져대는 '수맨' 김수현이었지만 "달리기는 빠른데 정확도는 없어" 라는 유재석의 평가처럼 에너지와 열의만 가득했지 막상 효율적이진 않았다. 그야말로 허당이었던 것이다. 그저 이 몸 하나 부서져라 요령도 없이 닭잡기에 열심이던 김수현이 드디어 한 마리를 낚아 왔는데 닭을 품에 안은 그 모습이 가히 일품이었다. 안정적인 포즈로 닭을 부여안고 눈치 볼 것 없이 거친 숨을 헐떡대는 허당 김수현에게 유재석은 명명한다. "드디어 수현이가 해품닭 하는구나. 해품닭."

 

 

런닝맨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닭을 끌어안고 해를 품은 닭을 찍는 김수현을 볼 수 있었겠는가. 그 소리에 자기도 웃겨 천진하게 웃는 김수현의 눈웃음 위로 "가까이 오지 마라... 그렇다고 멀리 가지도 마라...?" 훤의 명대사를 던지는 런닝맨의 센스 덕분에 김수현은 정말 오랜만에 해를 품은 달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차강진의 위압감도 치명적인 훤의 우아함도 이겨낼 수 없는 것이 바로 김수현 자신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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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김현중의 예능 은퇴작을 보고 계십니다." 1톤 분량의 수박을 이고 지며 잠시 숨을 돌리지도 못하고 다시 일을 해야 했던 김현중이 던진 말이다. 분명 김현중 특유의 자조적 농담이었겠지만 혹여 지나친 고생에 지쳐 무심결에 튀어나온 본심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그의 '은퇴선언'을 이해했을 것이다. 세상에. 최근 몇 년 간의 예능에서 이렇게 고생하는 연예인은 보다보다 처음이다. 그것도 전문 예능인이 아닌 아이돌 출신의 인기 배우가. 심지어 한류붐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류스타 김현중이 아닌가.

 

 

 

사실 김현중의 출연은 본격 예능 입성이라는 느낌보다는 카메오나 초대 손님의 이미지에 더 가깝다. 그저 허허실실하다가 예쁜 미소로 소녀팬의 마음을 앗아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김현중은 이 프로그램에서 왕자님의 대우를 바라지 않았다. 한류스타의 특권 따위도 없었다. 김현중은 해가 저물 때까지 1톤의 수박을 지어 날랐다. 상인의 배려로 받은 꿀맛 같은 수박 한쪽의 시원함은 김현중이 지어나른 1톤 무게의 고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돈도 제일 많이 벌고. 예?! 밥도 제일 돈 안 드는 것 먹고. 왜 내가 이걸 또다시 해야 되죠." 다시 겐동을 하러 나온 김현중은 혼이 빠진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보며 칭얼거렸다. 차라리 까나리 액젓 1리터를 마시는 것이 낫겠다 싶을 만큼 지옥의 노가다. 겐동을 하러 나온 탓이었다. 겐동이란 짐을 지어 나르는 일이다. 인도네시아의 시장 안에서 상인들의 벌이를 등에 지고 필요한 곳에 배달하는 일. 과일 몇 줌 지고 나르는 것이 뭐 그리 힘든 일이냐고 말하는 분들은 자중하시라. 국내에선 소위 까대기라고 부르는 극악의 난이도를 지닌 죽음의 아르바이트.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가 바로 겐동이나 다름없으니까. 길에서 침 뱉고 좀 놀았다는 양아치들도 십 분 내로 달아난다는 지옥의 아르바이트가 바로 까대기, 즉 겐동이다. 김현중은 이 짓을 무려 남의 나라에서 1톤씩이나 했다.

 

 

 

전날 이 아르바이트의 고단함을 겪어봤던 강호동은 만약 겐동의 담당자가 본인이 된다면 진짜 재밌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티비에서 강호동의 진짜 우는 얼굴을 볼 수 있을 테니까. 차라리 그 고통을 몰랐으면 모를까. 이미 고생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멤버들 가운데 이 일을 맡고 싶어하는 멤버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가위바위보를 못하는 죄 때문에 모두가 거부하는 겐동을 김현중 혼자 맡았다. 생뚱맞게도 이 결과를 놓고 이 프로그램이 정말 조작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아니면 정말 김현중이 성격이 좋은 사람이거나. SBS에서 한류스타 김현중에게 이틀 연속 개고생을 시킬 리는 없잖겠는가. 김현중은 얼이 빠진 얼굴로 호소했지만 막상 자신의 임무 앞에선 소탈해졌다.

 

 

 

사실 김현중 하면 떠오르는 대외적 이미지는 무언가 4차원의, 꾀를 잘 피울 것 같은 느낌이다. 거기다 왕자님처럼 화려한 얼굴을 갖고 있어 이런 시장 바닥의 고생을 웃으며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현중의 근성은 상상 외였다. "이건 못 할 것 같은데." 심지어 지역의 상인조차 걱정할 만큼의 무게에도 김현중은 거리낌이 없었다. 한눈에 봐도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싶은 무게의 짐을 "아아아아. 오케. 오케이!" 웃으며 긍정하고는 외마디 비명과 더불어 집어 올렸다. 그 웃는 얼굴로 얼마나 잔인한 고통을 감당하고 있었는가는 순간 후둘후둘 떨리는 김현중의 팔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인생 살면서 혼이 나간다는 게 뭔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김현중은 짐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이다음의 겐동을 하러 나섰다.

 

 

 

맨발의 친구들. 이 프로그램의 저조한 성적이 안타까움을 넘어 아픈 이유는 다름 아닌 그들의 고생 때문이다. 한류스타 김현중조차 왕자 대접을 받지 못하는 맨발의 친구들은 잔인할 만큼의 고생을 멤버 모두가 나누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별다른 반응이 없다. 당연한 일이다. 고생만 있고 재미는 없다. 주말 저녁. 오로지 고생뿐인 타인의 고통을 즐거워할 부류는 사디즘 환자뿐이다. 정글의 법칙의 고생이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은 특수한 환경에서 공포를 이겨내는 용기 때문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조작 논란으로 분개한 시청자는 외쳤다. "김병만의 고생을 누가 모르나. 진정성이 사라져서 화가 나는 것이다."

 

 

 

이날 김현중은 받은 영수증을 들고 그가 하루 지어나른 무게를 합산했다. 무려 1톤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이 나왔다. "일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인간 기중기를 했습니다. 오늘." "이거 집에 갖고 가야지. 열심히 살아야지." 중얼거리는 김현중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가 오늘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가는 그가 쥐고 있는 영수증이 흠뻑 먹은 땀 자국만으로도 체감할 수 있었다. 뒤 돌아서는 김현중의 등은 각종 겐동의 흔적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의 등이 유달리 거대해 보였다. 땀과 흙으로 범벅이 된. 마치 슈퍼 히어로의 등짝 같기도 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그저 고생, 고생 뿐이라면 시청자의 반응은 냉담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콘텐츠가 예능인지 아니면 다큐인지조차 모호한 구성부터가 문제다. 정글의 법칙을 지향한다면 조금 더 과감해져야 하고 체험! 삶의 현장을 지향한다면 훨씬 진지해져야 한다. 실익 없이 흘린 땀은 그저 개고생일 뿐이다. 더이상 김현중이 흘린 땀이 아깝지 않은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부디 맨발의 친구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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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진지한데도 왠지 모르게 희극적인 요소가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데 차인표가 그렇다. 이젠 그의 올록볼록한 근육이나 광선검 같은 눈빛을 봐도 아주 그냥 웃음이 터진다. 드라마에서 거의 처음이지 않았을까 싶었던 근육남의 등장. 몸짱 열풍의 창시자라 불리는 차인표지만 그를 상징하는 저편엔 근육과 눈빛 외에 바른 생활 사나이, 천사표 연예인이라는 아름다운 수식어가 존재한다. 어쩌면 전혀 상반된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공유하는 차인표의 성정이 바로 유머의 모티브가 아니었을까.

 

5월 5일 녹화분의 어린이날 특집으로 구성된 런닝맨의 무대는 그래서 차인표의 출연이 각별했다. 아이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만큼의 온정을 전하는 차인표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이나 존재 자체가 영웅물 소재의 만화 캐릭터 같은 그의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이날의 스페셜 게스트 자격이 충만했다.

 

 

 

런닝맨은 마치 마블사의 오프닝 시퀀스 같은 편집으로 이날의 게스트를 소개했다. 굳이 능글맞게 강요하진 않았어도 어벤져스나 아이언맨 같은 영웅물에 심취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상상력을 풀어낼 수 있을만한 구성이었다. 캡틴 아메리카의 리키김, 헐크의 서장훈 그리고 아이언맨의 차인표. 재미있는 것은 굳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이 세 명의 게스트가 정말 주어진 캐릭터와 흡사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외향적인 조건부터가 그럴듯한 리키김과 서장훈은 성격은 물론이오 참을성마저도 캡틴 아메리카에 헐크 같았다. 올곧고 온유한 성품의 리키김과 언제 터질지 몰라 조마조마한 서장훈의 투덜거림..

 

만약 어벤져스를 국내에서 제작한다면 캡틴 아메리카만큼은 차인표라고 생각했던 필자의 상식을 깨고 이날 런닝맨의 상상력은 그를 아이언맨으로 지정했다. 배신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런닝맨을 지켜보니 그야말로 어울리는 결정이라 아니 말할 수 없었다. 이날의 차인표는 그야말로 캡틴 아메리카가 아닌 아이언맨, 아니 토니스타크였다.

 

 

 

"오랜만이에요. 개리씨! 우와~ 옷을 아프리카 사람들 갖다 주라고 우리 집에 차로 몇 대씩!" 다짜고짜 이름표를 뜯는 소위 야수형 신고식으로 혼쭐이 나 있는 런닝맨 멤버들을 금방이라도 돌격할 듯 위협하면서도 금세 태도를 바꾸어 특유의 목소리로- "오랜만이에요" 인사하는 차인표의 반전 매력은 시작부터가 심상치 않았었다. "인표형이야!" 휘파람을 불며 사냥감을 포착 어슬렁대는 차인표의 투지에 건물 건너편에서 망을 보면서도 안심할 수 없는 유재석이었다.

 

 

 

"저 형은 틈이 없는 형이야. 틈이 없는 형!" 그를 발견하고 기겁을 하며 달려가는 유재석에게 차인표는 예의 바른 얼굴로 인사부터 한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반대편으로 들이닥쳐 유재석을 눌러 넘어뜨리고는 "이렇게까지 해야 해?! 진짜?" 소리치는 유재석에게 또다시 갖춰지는 예의. "너무 반가워! 땡큐! 유재석 씨. 땡큐!" 시작부터 유재석의 혼을 방진 시킨 차인표는 하필 그와 팀까지 맺어 이날 종일 유재석을 울렸다.

 

 

 

"폐렴 아니고 인후염인 게 땡큐고~" 인후염 투병 중에도 출연을 고사하지 않은 차인표에게 엠씨 유재석이 전한 감사를 자학개그로 승화시키는 것조차 토니 스타크다웠다. 이후에도 그는 출연 중인 프로그램 땡큐의 홍보를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그의 과도한 엠씨집착증은 유재석을 게스트로 만들고자 할 만큼 집요했다. "행복하세요? 행복하세요. 요즘?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술도 안 드시죠?" 이 모든 질문은 오히려 유재석을 게스트로 만든 막간 엠씨 차인표가 던진 것들이다. 그의 페이스에 말려 더듬거리던 유재석은 순간 발끈하여 "지금 또 땡큐 들어가신 거 아니죠!" 하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다해요! 나는! 나는 수다쟁이라 집에 가서 다 얘기해요. 나는." 차인표의 오지랖 덕분에 국민엠씨의 희귀한 앙탈까지 볼 수 있었다.

 

 

 

평소 런닝맨을 즐겨보았던 듯 유재석의 화려한 별명을 탐내던 차인표는 그가 지어준 차림표라는 별명에 토라져서는 적극적으로 새 별명 짓기에 몰입한다. 스스로 차퍼맨이라는 별명을 붙여 슈퍼맨의 포즈로 한참을 웃겨줬던 차인표는 이날 무슨 놀림을 받아도 굴하지 않았다. 사실 차인표라는 캐릭터가 어쩐지 놀려주고 싶은 희극적 요소가 있다. 그래서 하하는 천진난만하게 첫 대면 장소에서 분노의 양치질을 보여달라는 장난을 쳤다. 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에서 과격한 포즈로 양치질을 하는 차인표의 모습은 지금의 코믹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등공신이 되어버렸다. 눈빛만 쏴도 웃긴 차인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연기자에게 다소 껄끄러운 부탁일 수 있으나 오히려 그는 한술 더 뜬 자학개그로 옆자리의 유재석을 뒤집어 버렸다. "분노의 양치질하다가 발치했어요, 발치. 임플란트했어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키면 뭐든지 다하는 게스트만큼 어여쁜 인재가 없다. 차인표는 이날 시키면 뭐든지 다하는 것을 떠나 시키지도 않은 것을 나서서 하는 적극성을 보여주었다. "그걸 알아야 해. 나는 부탁한 적이 없어." 레일바이크를 달리면서 문득 영화 박하사탕의 명장면이 떠오른다는 차인표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차인표의 박하사탕을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재연하여 유재석을 당혹시켰다.

 

 

 

이날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던 딱지치기를 앞두고 차인표는 마치 만화 같은 포즈와 눈빛으로 무대를 장악했는데 이것 또한 그 누구도 시키지 않은 차인표 자신의 의지였다. 과격한 포즈와 달리 시원찮은 헛방을 날린 송지효를 그렇게 비웃던 차인표가 똑같은 자충수로 쓰러지는 모습 또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차인표의 반전 매력이다. 허나 딱지왕 선발전을 앞두고 한 시간 가까이 질긴 결투 중인 유재석을 꿋꿋이 응원하며 "미안해요. 내가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다음에 나오면 제가 진짜 연습 많이 해올게요!" 라고 말하는 땡큐 아저씨의 따뜻함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차인표의 모습 그대로였다.

 

"멋지다. 런닝맨 진짜 멋지다."

 

 

 

이날 믿기 어려운 기적을 만들었던 유재석의 놀라운 신발 착지와 다시 찾은 딱지왕의 영예로 우승팀이 된 차인표는 팀의 우승 이전에 누가 우승을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돌아갈 천 켤레의 신발이 만들 기적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뿌듯해했다. "이게 신발 하나하나가 사람한테 희망을 주고 사람을 일으킬 수 있잖아요." 나 진짜 오늘 차인 표씨 매력에 푹 빠진 것 같애- 어떤 게스트가 출연해도 딱히 입에 발린 소리를 해주는 법이 없던 지석진은 이날 몇 번씩이나 차인표를 추어올렸다. 그의 팬클럽에 가입하고 싶다는 고백까지 몇 번이나. 땡큐 아저씨 차인표의 반전 매력과 여전히 차인표다운 따뜻한 성정은 날카로운 표피 아래 감추어진 아이언맨, 토니스타크의 따뜻함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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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당의 미래...ㅋㅋㅋㅋㅋ

  • 슈에리 2013.05.09 17:43 신고

    예능감에도 즐거웠지만 따뜻한 마음 씀씀이까지 보여주어서 차인표 씨에게 새삼 감탄한 그런 편이었어요. 특히 유재석 씨와 더불어 시너지 효과 폭발이었죠 ㅋㅋ

 

 

무너져가는 버라이어티에 유재석이 투입된 순간 마치 전혀 다른 프로그램으로 돌변한 것처럼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날의 유재석은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유재석은 단 2주 만에 위험한 초대를 휘어잡았다. 누구의 도움도 필요치 않고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프로그램을 장악해나가는 과정이 어찌나 경이로운 수준이던지. 그래서 나는 지금도 개그맨 유재석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착해서가 아니라 그의 실력 때문이라고 단언하는 것이다.

 

 

 

이날의 유재석을 기억하기에 가끔은 그의 선제공격이 그리워진다. 비추어진 빛을 받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빛을 비추는 사람의 몫이 더 벅차다는 것을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이제 단순히 프로그램의 일원이 아니라 연출가에 가까운 몫을 가진 유재석의 역량이 그날의 유재석 이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한 번씩 조력자 유재석의 의무감 없이 마음껏 뛰어노는 판을 구경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마음만 먹으면 한순간에 프로그램을 휘어잡을 수 있는 그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나는 입이 잘 안 다물려." 이날의 런닝맨이 조금은 지루했다는 것이 미안하지만 내겐 고마운 이벤트가 되어주었다. 아무리 노는 물을 안 따지는 런닝맨이라지만 오늘의 게스트들은 좀 너무한 수준이었다. 개인의 역량을 확인하는 1부의 개인 미션에서 게스트로 등장한 제시카는 출연 이유를 되묻고 싶을 만큼 존재감이 없었다. 런닝맨 멤버들 가운데서도 비교적 분량을 못 뽑아내는 편인 지석진조차도 불혹의 투혼을 발휘하여 점핑을 하며 어떻게든 존재감을 비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시카의 출연분은 얼굴도 비치지 않는 비명 소리가 다였다.

 

다소 논란 중의 게스트라 해도 비교적 제 몫은 하고 가던 은지원의 활약 또한 미미한 수준이었다. 아마도 그를 위해 준비했을 상식 퀴즈에서 빛을 발한 것은 의외로 퀴즈에 능한 유재석의 활약이었다. 프로그램의 초반이 다소 늘어진다 생각했던 것인지 그는 이날 다른 회차 이상의 깐족 스킬을 시전했다. 그 누구보다 약 올릴 때 제구실을 하는 하하를 잔뜩 성나게 만들더니 급기야 그와 앙숙 동맹을 맺고 꽁트 같은 아웅다웅으로 시청자를 웃겼다. 그제야 프로그램에 차츰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러다 정말 생사 유무가 궁금해질 것 같았던 제시카의 활용 여부를 또다시 비명을 환기시키며 존재감을 일깨워준 것도 역시 유재석의 깐족거림 때문이었다. 물벼락을 맞으며 쓰러지는 제시카를 향해 유재석은 장난을 친다. "시카야. 너 지금 재난 영화 찍는 줄 알았어." 런닝맨 제작진은 이에 화답하듯 제시카의 모습을 재난 영화의 한 장면으로 합성해 웃음을 주었다. "돌고랜 줄 알았어. 돌고래."

 

"이제 나거든? 내가 문제 낼 테니까. 넌 끝났어." 선전포고를 하고 앞으로 나서는 유재석을 보고 당황한 하하는 리얼 목소리로 항변했다. "나 한번 살려줬잖아요?" 그의 투덜거림을 들으면서도 유재석의 깐족 스킬은 끝나지 않았다. "누가 날 살려 달래?!" 잔뜩 뿔이 난 하하는 원수를 선언하며 돌아섰다. "맞춰서 그 입 다물게 해주지!" 그래 알았어- 그리고 돌아서는 하하의 등 뒤에 유재석의 장난이 박혔다. "나는 원래 입이 잘 안 다물려." 다소 느슨해져 있던 런닝맨 멤버들조차 웃음을 터뜨린 장면이었다.

 

 

 

출제자로 돌변한 유재석이 무대 가운데로 올라선 순간 그는 프로그램을 장악해 버린다. 송지효, 하하, 은지원. 상식 퀴즈와 거리가 먼 세 사람을 잔뜩 약 올리자 열이 받은 이 세 얼간이는 머리를 합쳐 문제를 맞추어보겠다는 제안을 했다. "3:1로 해!" 역시 띄워 준 만큼의 보답을 해주는 하하에게 유재석은 고조된 목소리로 딜을 받아들인다. "너희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들을 다 담아서 한 번 맞혀봐!" 유재석의 도발에 순식간에 런닝맨 속의 또 다른 코너가 하나 생겼다. 코너 속의 코너였다. 화이팅 해. 화이팅하라고. "유재석을 이겨라!" 감을 못 잡고 있던 은지원조차 그제서야 예전 코너의 유행어를 꺼낼 만큼의 여유가 생겼다.

 

 

"너는 사자성어가 뭔지 모르니?" 꽤 오래 입씨름을 하고 있는 세 명의 멤버들 때문에 이미 탈락자로 선발된 이들이 주목을 받을 재간이 없자 역시 영리한 유재석은 막간을 이용해 탈락자 인터뷰까지 하는 배려 또한 잊지 않았다. 누가 이 상황에 가장 큰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지조차 기가 막히게 본능적인 감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그는 주저 없이 광수를 저격했고 어리바리한 29살 광수의 대답은 역시 예상한 만큼의 폭소가 터져 나온다. "너는 사자성어가 뭔지 모르니?" 즉석에서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유재석 때문에 또 한참을 그렇게 웃을 수 있었다.

 

 

 

 

"낚싯대 넣으면 걸리는데 이거!" 물 위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그들에게 낚시하는 폼으로 약을 올리더니 나중에는 붐 마이크까지 뽑아들고 낚시질을 하는 유재석의 재치와 여유는 그야말로 소름이 끼치는 수준이랄까. 묘하게 늘어져 있던 런닝맨에 구원투수 유재석이 투입되자 마치 다른 프로그램으로 돌변한 것 같은 활력이 생기는 것은 십 년 전과 동일한 쾌감이었다. 한편으로는 이만큼의 공격력을 가진 공격수 유재석이 이제는 팀의 선발주자가 아닌 어시스터가 되어 사람들을 이끌어가고 무대를 양보해주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어시스트. 그 모든 역량을 보유한 유재석은 예능 프로그램 최고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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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 유느님 세상이었다능..ㄷㄷ
    사실 어젠 유재석, 기린 말곤 나머지 모든 맴버가 재미없었어요. ㄷㄷ
    아무래도 동물 미션이 너무 허접했던 듯..

  • 2013.04.15 14:51

    비밀댓글입니다

  • 이 글을 보면서 2013.04.19 13:59 신고

    슬램덩크의 윤대협이 떠올랐습니다.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누구보다도 뛰어난 슈터였지만 패스에 재미를 붙인 이후에는 어시스트 위주의 플레이어가 되었다는군요..
    누구보다도 뛰어난 실력에 스타일이 꼭 이 글에 나타난 유느님을 보는 것 같지 않나요??ㅋㅋㅋ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님의 유느님 사랑은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 공감 2013.04.23 09:35 신고

    공감합니다.

  • 서현친구 2013.05.25 06:23 신고

    유재석은 아직 죽지 않았다라는 말이 맞는것 같아요 ㅋㅋㅋ
    당신은 예능 중독자 ㅋㅋㅋ

 


 

 

 

김종국과 하하 송지효가 동시에 덤벼들었음에도 유재석 하나를 당해내지 못했다. 초반 그대로 메다 꽂힐뻔했던 유재석이 김종국을 집어던지는 반격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더니 이윽고 하하 마저 떨어뜨리며 런닝맨 최고의 반전을 기록했다. 20대의 새파란 장신들이 40대의 진기명기를 감탄하며 바라보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심지어 두 명은 런닝맨 최고의 에이스에 나머지 하나는 30대의 젊은피였지 않은가.

 

 

 

 

이토록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저돌적이었던 유재석의 공격력이 슬쩍 느슨해졌다. 적진의 최후의 생존자가 다름 아닌 홍일점 송지효였기 때문이다. 거침없이 상대 팀을 물에 빠뜨렸던 유재석이다. 그랬던 그가 송지효에게만큼은 함께 물에 빠지는 자폭을 택했다. 런닝맨 제작진은 이를 두고 이른바 '논개 작전'이라 불렀다. 게임의 룰 때문에 생쥐 꼴이 되었지만 물에 빠지자마자 송지효의 머리칼을 쓰다듬고 안부를 살피는 유재석을 보니 새삼 그녀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마 홀로 그녀를 물에 빠뜨릴 수 없었던 오빠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대놓고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사무치는 오빠들의 배려가 느껴졌던 것은 이 장면뿐만이 아니었다. 학교 레이스라는 테마에 맞춘 매점 3종 경기. 그중에서도 빨리 먹기 게임은 쉬는 시간 10분으로도 충분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떠올리게 했다. 첫 타자를 맡은 송지효는 신호가 울리자마자 삶은 달걀 하나를 한입에 통째로 넣어버렸다. "한입에 먹어?"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달걀 하나를 털어 넣는 과감한 행동력은 과연 송지효답다고 말할 수 있었다.

 

 

 

"송지효. 못해라." 상대팀인 유재석은 유치한 훼방을 놨고 "이건 네 자신과의 싸움이야" 개리는 장난을 쳤지만 그 얼굴에는 송지효를 잔뜩 염려하는 배려가 담겨있었다. 어여쁜 교복 패션에 쫄바지를 챙겨 입고 머리는 산발이 되어서 꾸역꾸역 계란을 삼키는 송지효를 여섯 남자들의 염려스러운 눈동자가 지켜보고 있었다. 다섯명의 오빠와 한명의 남동생. 그 사이에서 송지효는 행복한 가정의 막내 공주님 같았다.

 

 

 

송지효를 향한 런닝맨 멤버들의 배려와 사랑이 감동적인 이유는 그녀가 여성미가 폴폴 넘쳐서 보호해주고 싶은 병약 미소녀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런닝맨의 에이스라고 불릴 정도의 남자 부럽지 않은 능력과 행동력을 갖추고 조금의 징징거림이나 도움도 바라지 않는 털털함의 최강자 송지효다. 여배우의 자만이나 여성 멤버의 특별대우를 바라지 않는 그녀인지라 그들의 배려가 더욱 사무치는 것이다. 언젠가 강심장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여성 게스트가 나오면 편애를 하게 된다는 송지효는 유독 여자들 앞에서 작아 지곤 했다. 이런 송지효에게 여성 멤버의 불편한 견제나 기 싸움이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화장기 옅은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거의 빗지도 않은 까치 머리를 하고 나와선 아무렇지 않게 국내 최고의 미녀들과 깔깔대며 웃음을 터뜨리는 그녀. 미녀 게스트의 출연으로 더 예뻐 보여야겠다는 조바심조차 없다. 오히려 다른 멤버들이 소홀해진 순간 여성 게스트의 체력을 걱정하며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은 바로 송지효였다. 그러니 런닝맨 멤버들 또한 한결 마음이 편하다. 홍일점이라고 해서 딱히 그녀를 신경 쓰거나 그녀만 배려를 해야 한다거나 여성 게스트의 출연에 조바심을 느껴야 할 이유가 없다.

 

 

 

송지효의 이런 자연스러움이 멤버들에게 얼마나 큰 편안함으로 전해지고 있는가를 새삼 확인했던 장면이 있었다. 게임을 하던 송지효가 먼저 미션을 해결하고 빠져나가는 유재석을 향해 "으이그. 천성임(송지효의 본명)" "으이그. 오빠" 하며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이런 송지효를 마치 초딩 남동생 대하듯 등을 치며 똑바로 서라고 호령하는 지석진의 모습이었다. 벌겋게 익은 얼굴로 남자아이처럼 웃고 있는 송지효가 어찌나 사랑스러워 보이던지.

 

 

 

 

물을 잔뜩 집어 먹은 송지효의 푹 젖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염려하는 김종국. 달걀을 꾸역꾸역 먹는 그녀를 염려하여 "보채지 마!"라고 외치던 그의 세심한 배려. 상대팀인데도 물에 빠지자마자 그녀의 머리를 살피며 안부를 묻는 유재석의 따뜻함. 물 먹은 송지효 뒤편에 서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차마 손도 대지 못한 채 안절부절못하던 얼굴의 광수. 시청자에게 대놓고 티를 내지는 않지만 이런 따뜻한 배려가 한 번씩 눈에 보일 때 가슴이 따뜻해진다. 여섯 남자의 특별한 사랑법. 그리고 그 사랑을 받으면서도 자만하지 않는 송지효.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한 진짜 홍일점의 미덕을 증명하는 그녀. 이런 송지효의 마음을 늘 고마워하는 멤버들. 그들이 있어 런닝맨은 언제나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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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3.03.26 16:12 신고

    물에 빠진 후 유재석이 송지효 머리를 잡은건 그 이유가 아닙니다. 같이 떨어질때 유재석 무릎이 송지효 얼굴과 물속에서 근접하는 영상이 나왔죠. 그때문에 얼굴 찍힌거 아닌가 했었는데 그거 확인한다고 유재석이 저리 잡은겁니다. 저리 잡고 유재석 입모양을 보면 괜찮냐고 얘기했고요.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행인 2013.03.26 21:42 신고

    이것도있고 또 수영장에서 하는것중에서
    김수로가 한꺼번이 상대편 다 물속으로 빠트렸을때
    김종국이 송지효에게 괜찮니? 하는것도 있었어요
    보기좋은모습이었네요ㅎㅎ

  • 한랑 2013.03.26 23:36 신고

    남자들만 있는데 여자 혼자서 있는 예능은 항상 여자를 너무 배려해주고 걱정하느라 재미가 없었던 적이 많았는데 유독 런닝맨만은 예외였던듯 해요. 그런데 은근한 배려!! 송지효가 캐릭터를 잘 잡고 잘해내는 것도 있었고 아무튼 진짜 팬이에요ㅋㅋㅋㅋ

  • 2013.03.26 23:45 신고

    서로돈독한게 눈에 보이는 런닝맨^^ 대단해요

  • 2013.03.27 10:23 신고

    김종국이 머리 쓰다듬을때 설렜음 ~^^

  • 2013.03.27 10:23 신고

    김종국이 머리 쓰다듬을때 설렜음 ~^^

  • 유느님짱 2013.04.01 20:32 신고

    글 좋네여

  • 좋은글이네요 2013.07.05 16:43 신고

    보통 여배우들이 나오면 특유의 허세가 있지요..밝고 털털한척하고 성격 좋은척하는 특유의 허세..하루 미친척하고 열심히 뛰면 바로 칭찬과 호감 세례가 터지니 많은 사람들이 홍보를 위해 런닝맨을 찾아오는건 의례적인 행사가 되어버렸네요..런닝맨은 특히나 여배우나 여 아이돌이 나오면 만능 실력을 가진 것처럼 띄워주고 포장해 주곤하고,미모가 돋보이도록 화질 좋은 카메라로 찍어주는등의 특급 대우를 해주지요..그러다 보니 여 게스트들이 나오면 의례 한숨이 나오곤 하는데,송지효는 홍일점으로서 푸대접이란 푸대접은 다 받으면서도 어쩜 저렇게 위기 의식조차 없이 씩씩할수 있는것인지 매번 의문을 갖게 됩니다.화장이나 이쁘게 하고 나오던가..머리라도 빗고 나오던가..본인은 분명 여배우인데,왜 본인의 정체성을 잃은듯 남자아이처럼 뛰어다니는지 이해가 안갈때가 많습니다.송지효에게 정말 묻고 싶습니다.당신은 왜 그렇게 쿨한겁니까?하지만 중요한건 그런점 때문에 런닝맨 멤버들의 소소한 모습속에서 그들이 더 돈독하게 보여지기도 한다는 아이러니에 있지요..어쨌든..런닝맨..오래도록 더 보고싶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되고 갑니다.잘 읽었습니다!!

  • 이 포스팅을 읽고나니 런닝맨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긴 것 같아요.
    항상 런닝맨에 여자 게스트가 나올때마다 송지효가 더 이쁜데 밀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아 송지효 쫌만 더 꾸미고 나오지' 이런 생각도 많이 하고,
    다른 런닝맨 남자들한테 '송지효도 챙겨주지'라는 생각도 가끔 했었는데
    이 포스팅을 읽고 그들 사이에는 게스트가 누가 나오던지 절대 깰 수 없는 정말 남매같은 끈끈함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스팅 읽는 내내 너무 훈훈하고 앞으로 런닝맨을 보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른 것에도 따뜻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많이 봐주시길 바랄께요.^^

    • 손예진이 등장했을 때조차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태연하게 있는 송지효를 보니 그저 웃음만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럼에도 가장 예쁘고 눈에 들어와요. 꾸미지 않은 얼굴이 이렇게 예쁜 배우도 드물 거예요.

  • 공감 2013.10.20 12:17 신고

    그래도 개리오빠가 지효언니 챙겨줄때 설레임 하하핳

  • 민트공주 2013.10.20 13:04 신고

    송지효 언니가 뭔가 힘들 때? 라고 해야하나요....아무튼
    언제나 소소하게 도와주는건 광수더라구요~ ㅎㅎ
    런닝맨은 정말 한 식구라는게 많이 느껴져서 부럽기도 하고 그럽니다!

  • ㅇㅇ 2013.10.20 13:40 신고

    솔직히 송지효가 이쁜 여성 게스트 나오면 처음 오프닝 때야 상대적으로 찬밥이 되지만 그래도 프로그램 보면 멤버들이 챙겨주는 거 다 보임. 남자가 6명이니 이 남자가 챙겨줄 때도 있고, 저 남자가 챙겨줄 때도 있고. 주로 광수, 종국, 개리, 재석 순으로 챙겨주는 듯. 가끔씩 넘 부러움..ㅠㅠ 특히 종국오빠가 듬직하고 잘 챙겨줘서 그런지 이전부터 느꼈지만 팀 정할 때나 밥 먹거나 할 때 유독 김종국이랑 팀이 많이 되고 곁에 있음. -_-;;; 개리랑만 잘 됐음~ ㅠㅠ 부러워서....

  • ㅇㅇㅇㅇ 2013.10.20 14:12 신고

    옛~날 런닝맨에서 송지효가 거의 마지막에 탈락되서 감옥에 들어간 적이 있었음 근데 그때 감옥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자리가 없어서 송지효가 땅에 앉아야 하는 상황인데 하하가 그때 의자 위에 앉아 있었는데 그때 하하가 스스로 먼저 일어나서 송지효를 의자에 앉히고 자기는 땅에 앉았다능...

    하여튼 진짜 송지효는 은근하게 6명의 남자들한테 언제나 사랑 받고 배려 받고 있는게 보임..

  • 멋지다~ 런닝맨! 런닝맨은 진짜 한 식구 같아요~

  • 2013.10.20 17:14 신고

    똑같은 여자인 제가 방송을 봐도 여자 게스트가 나오면 송지효가 너무 홀대받는단 생각이 들어 울컥한적이 많았는데 그걸 신경 안쓰고 저렇게 당당하게 나오는 송지효가 너무 존경스럽단 생각이 드네요

  • 다시태어나면 2013.10.20 20:10 신고

    전생에 무슨 나라를 구했나 부럽다ㅠㅠㅠㅠㅠㅠ 털털한 매력 진짜 짱짱 나도 런닝맨 같은 오빠들 있었으면 좋겠다아

  • ㄹㅇㄴㅇ 2013.10.20 20:50 신고

    런닝맨, 롱런하는 프로그램되세요 ^^

  • 유재석 턱걸이 15개하던데 힘장난아닌듯..

  • 월요커플짱짱 2013.10.20 23:28 신고

    지효 너무 좋아요ㅠㅠ 런닝맨은 첫째는 지효땜에 보고 다음은 월요커플땜에 보고 또 멤버들 모두가 좋아서 봐요!ㅋㅋㅋ저도 볼때마다 지효가 더 이쁜데ㅠㅠ꾸미면 진짜 젤 여신인데.. 하며 안타까울때가 많았어요ㅠㅠㅠㅠ지효언니는 정말 여자인 제가 봐도 사랑스럽고 매력있는 사람인듯ㅋㅋㅋㅋ유느님이랑은 훈훈하고 김종국이나 개리랑은 커플같이 보기좋고ㅋㅋㅋㅋ광수랑은 진짜 귀엽고.. 아무ㅡ튼 어느 멤버든 같이 있음 다 좋네요ㅎㅎㅎ오래 갔음 좋겠ㅇ어요 러ㄴ닝맨!!

 

요즘의 런닝맨은 그야말로 센스와 감성이 넘친다. 그 특별한 감수성은 게스트 구성마저도 남다르게 했다. 이날의 게스트는 김수로, 이종석, 김우빈, 민효린, 이종현으로 얼핏 보기엔 드라마 신사의 품격과 학교 2013의 팀을 섞어놓은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본 게임은 신사의 품격이 아니라 바로 얼마 전까지 네티즌의 큰 성원을 받으며 끝난 드라마 학교 2013의 주역을 한자리에 불러옴으로 시작되었다. 그것도 드라마 속에서 멜로의 존재를 불필요하게 느꼈을 만큼의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었던 김우빈과 이종석을 동시에 캐스팅한 런닝맨의 센스는 그야말로 깜찍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었다. 덧붙여 신사고 레이스라는 이름으로 멋쩍게 출연한 김수로의 존재 또한 이미 드라마 공부의신에서 담임 교사로 출연한바 있었던 그이기에 어색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꽤 특별한 게스트를 불러들인 만큼 그에 걸맞은 무대를 마련해준 런닝맨 제작진의 연출력 또한 남달랐다. 학교라는 테마에 맞추었지만, 김수로의 존재가 어색하지 않게 "신사고 레이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런닝 육상부와 비주얼 연극부로 나뉘어 동아리 대결을 한다는 기발한 아이템 또한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깜찍한 맛이 있었다. 덕분에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마치 축제에 참여한 듯한 역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의 시스템이 기발한 것은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출연진의 예능감이 뛰어나지 않아도 유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기와 예능감으로 그날의 주인공이 되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런닝맨에서는 그저 열심히만 해도 충분히 재밌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김수로를 제외한 이날의 출연진들이 특별히 재치가 넘치거나 아주 재미있는 구성원이 아니었음에도 이날의 런닝맨은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고 볼거리가 충만한 방송이었다. 어찌 보면 다 큰 성인들이 진지하게 몇 시간을 붙잡고 있기에는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될 수 있을 룰과 진행 방식에 누구 하나도 이의를 제기하는 인물이 없었다. 모두가 진지했고 모두가 열심이었다.

 

 

 

특히 김우빈과 이종석은 지나치게 진지한데 그 열의만큼의 운동신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웃음이 터지게 했다. 187cm의 장신인 김우빈이 사물함 뒤에 숨어서 오들오들 떨며 "아. 무섭다."를 중얼거리다 발각당하는 장면에서 일주일치의 엔돌핀을 모두 충전 받는 느낌이었다.

 

이름표 뜯기라는 단순한 패턴을 매주 새로운 룰과 무대로 변형시켜 그 출연진에게 뽑아낼 수 있는 최대치를 부족한 예능감 대신 채우는 런닝맨 제작진의 연출력. 더불어 어떤 게스트가 출연해도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 줄 수 있는 런닝맨 멤버들의 순발력 또한 매번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다. 180이 훌쩍 넘는 김우빈과 이종석에게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당연히 체력과 운동신경이다. 이들로 구성된 팀을 두고 아마 유재석은 초반 이런 궁리를 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부족한 웃음 포인트는 내가 맡고 긴장과 스릴은 그들에게 맡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어럽쇼. 우월한 비주얼이 아깝게 최약체를 자랑하는 그들이었다. 김종국과의 화려한 접전을 기대했을 시청자들에게 그들의 부족한 운동신경은 어림도 없는 수준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게임의 팽팽한 긴장감과 스릴은 기대할 수도 없을 시시함으로 남을 것이다. 더군다나 상대 팀은 에이스 송지효와 김종국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은가.

 

 

 

여기에 유재석은 과감히 자신의 공격 진영을 바꾼다. 평소보다 더 과격한 플레이와 저돌적인 공격력으로 상대 팀에 못지않은 접전을 펼쳐 보였던 것이다. "확 밀어가지고 세 명 떨어트린다, 그냥!" 유재석의 선전포고는 현실이 되었다. 분명히 당하고야 말 것이라고 생각했던 유재석과 김종국의 혈전에서 그를 무너뜨리고 젊은 피들을 1타 3피로 무찌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짜릿한 쾌감으로 전해져왔다. 게스트가 어떤 장단점을 가진 사람이든 간에 자신이 맡은 팀의 부족한 부분을 체력적으로든 웃음으로든 맞추어 변형시킬 수 있는 스위치 타자 유재석이 존재하기에 런닝맨의 게스트 선택은 늘 자유롭다.

 

 

 

 

 

낡고 편한 신발처럼 날이 갈수록 손발이 짝짝 맞아들어가는 런닝맨 멤버들의 호흡 또한 그림과도 같았다. 제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어 보이는 김우빈이 그래도 이겨보겠다고 나름 승리욕 발산해서 뛰어왔는데 그걸 한손에 메다꽂아 물속으로 던져버리는 김종국과 공중으로 떠오른 김우빈. 결과를 먼저 공개하고 다시 리플레이하여 그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작은 웃음을 큰 웃음으로 만들어준 런닝맨 제작진의 세련된 편집은 삼위일체가 되어 이 장면을 오늘의 베스트로 만들어버렸다.

 

 

여성 편애증이 있는 송지효가 인형처럼 조그만 민효린을 졸졸졸 끌고 다니며 어찌할 줄 몰라하는 모습 또한 소소하고 즐거운 웃음거리였다. 유독 여성 게스트만 나타나면 남자 멤버들 보다 더욱 의협심을 발동하여 기사도를 발휘하는 송지효가 있기에 그 어떤 여성 출연진이 등장해도 불편한 견제 의식이나 기 싸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명의 게스트가 프로그램을 살리고 죽이는 일도 적지 않다. 런닝맨 또한 출연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프로그램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특별한 입담이 없고 화려한 라인업의 톱스타가 아니라도 그저 열심히만 한다면 그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런닝맨의 세계관은 언제나 유혹적이다. 그것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구상하며 한곳에 머물러있지 않는 런닝맨 제작진의 뛰어난 피드백과 어떤 게스트가 등장한다 해도 자신의 역할을 바꿀 수 있는 팀장 유재석의 순발력. 이제는 눈을 감고 내밀어도 손에 잡힐 듯한 멤버들의 뜨거운 팀워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능감이 없는 그대들이여. 두려워 말고 런닝맨의 문을 두드려보자. 열심히만 한다면 그대들도 이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 어떤 맛도 능숙하게 요리할 수 있는 최고의 셰프들이 무장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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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5

  • 2013.03.25 09:15

    비밀댓글입니다

  • fantavii 2013.03.25 09:43 신고

    런닝맨은 좋은 셰프지만 이번회는 역시 재료도 수준이상은 되야되는거 아닌가 싶은..

    참고로 이번회 깃발이나 저번때 인형뺏기 라든가 결국에는 서로 뺏기로 귀결되는 게임을 종종 하는데.. 뭐 게스트가 매번 있었고 하니 나름 재미를 줬지만 그닥 잘 설계된 게임은 아닌듯함.. 뭔가 룰을 추가해야지 서로 뺏기의 종결은 대체 뭔지..

  • 유느님이 있으니 무슨 게임을 해도 어느 정도는 재미있는데..
    이번주는 아직 못 봐서 모르겠군요.

    민효린을 믿고 봐야하나!

  • 2013.04.02 15:45 신고

    어떤 연예계 내용이던지 재밌게 요리하는 셰프는 여기 또 계시는거 같은데요!
    관심 없던 연예계 내용들도 이 글을 보고 따로 찾아 보거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들 부탁드려요^^

 

시청자가 SBS 예능을 싫어하는 이유는 결국 감성 부족의 문제다. 무한도전이나 라디오스타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세련되고 유려한 편집 기술을 SBS 예능에서 기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SBS 예능의 연출은 대체로 투박하고 적나라하며 촌스럽고 유치했다. 사실 필자 또한 MBC의 라디오스타가 언젠가 무릎팍도사 비 출연으로 무너진 5분 방송의 굴욕을 그들의 주제가인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절묘하게 이용하여 비의 이름과 맞바꾸었던 역대급 엔딩신의 신선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따윈 하지 않았다. 하지만 런닝맨은 좀 달랐다.

 

아직 런닝맨이 일요일의 대세가 되기 전이었다. 웬만큼 인기 있는 예능이라면 한 무더기씩 갖고있다는 그 흔한 팬덤조차 없었던 런닝맨. 나 홀로 좋아한다고 외치기도 퍽퍽한 마음으로 과묵하게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매주 매주. 아마 그때가 차태현이 출연했을 무렵이었을거다. 런닝맨이 발목에 방울을 달고 짤랑거리며 적을 추격하는 '방울 술래잡기'를 진행하던 시절에. 차태현은 추격당하고 있었고 짱구를 굴린 그는 한 쪽에 놓인 종이 상자에 몸을 숨겼다. 순간 공포영화처럼 조금씩 좁혀져 오는 방울 소리에 기겁을 하는 차태현의 모습을 담은 구도와 결코 촌스럽지 않은 색감과 폰트 선택으로 실제 상황을 영화 같은 화면으로 연출한 런닝맨의 세련된 편집 기술에 놀랐다. 가능성을 느꼈다. 이거 해볼 만 하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런닝맨의 큰 미덕은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고압적이지 않은, 겸손함을 갖춘 오픈 마인드의 제작진들이 프로그램을 메꾸고 있다는 점이다.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보다 피드백이 빠른 프로그램을 나는 찾아보지 못했다. 시청자가 던지는 불만과 제안을 조금씩 받아들이면서도 자신들만의 고유한 색깔을 잃지 않은 런닝맨의 자세는 결국 지금의 SBS 예능답지 않은 SBS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바야흐로 런닝맨을 시작으로 SBS 예능에 드디어 감성이라는 놈이 찾아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스태프의 편집 능력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은 몇 개든 손에 꼽을 수 있다. 그야말로 악마의 편집이라 불리는 슈퍼스타K라던가 설명이 필요 없는 무한도전이라던가 이건 해외에 내보내도 부끄럽지 않겠다 싶은 라디오스타까지. 이 대단한 프로그램들 사이에 슬며시 이름을 올리고 싶은 프로그램이 바로 런닝맨이다. 적어도 런닝맨의 결코 넘치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을 확실시하는 음악 선곡과 센스 넘치는 음향 효과의 삽입은 위에 열거한 많은 프로그램들 가운데서도 상위권을 차지해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다. 수영장 위의 플라잉 체어 벌칙을 받는 유재석팀을 슬로우모션으로 구성하여 스카이폴의 메인 스트림을 집어넣은 런닝맨 음향팀의 재치에는 그야말로 두 손 두 발 다 들었으니까.

 

 

무엇보다 최근 방영된 런닝맨 성룡 특집은 그야말로 런닝맨의 성장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이르렀는가를 증명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런닝맨의 엔딩은 끝이 났으면서도 끝이 난 것이 아니었다. 성룡과의 유쾌한 마무리를 끝으로 다음 회의 예고까지 방영된 런닝맨이었다.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느닷없이 다시 성룡의 모습이 화면을 비추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섞은 성룡의 재치 넘치는 파이팅 멘트가 울려 퍼진 뒤 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중화 풍의 앞문을 열어젖혔다. 곧이어 기겁하는 런닝맨 멤버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 바로 런닝맨 초반의 성룡의 등장 장면 이전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런닝맨 멤버들의 시선이 아닌 성룡의 시선으로 재구성해서 만들어낸 감각적인 센스에 나는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감동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런닝맨과 성룡이 함께한 시간들을 마치 영화의 엔지 장면처럼 구성하여 또 하나의 보너스 영상을 만들어주었다. 성룡의 영화에서는 언제나 빠지지 않는 엔딩 크레딧속 엔지 영상의 오마주였다. 정말 영화의 마무리처럼 올라가는 스텝롤에 런닝맨 자막팀의 이름을 표기하는 자막조차 예스럽기 짝이 없어 더욱 짠한 심정이 들었다. 장난스럽게 모자를 쓰고 포즈를 취하며 유재석에게 물을 권한다거나 멤버들에게 직접 빨대를 나누어주는 모습처럼 방송에서는 비추어지지 않은 비하인드 영상 속 성룡의 모습들은 하나같이 따뜻하고 깊어 보였다. 이 장면을 구성하면서 깔렸던 음악 또한 센스 넘치는 성룡 최고의 명작 '폴리스 스토리'의 bgm이었던지라 그의 오랜 팬이라면 눈물을 찔끔했을 멋진 마무리와 아름다운 예우였다.

 

최근까지 시청자에게 SBS 예능이란 성장하지 못하는 정체된 예능의 집합체와 같은 이미지였다. 사람들은 SBS 예능을 소위 저질 예능이라 부르며 선입견을 가졌다. 그를 살아있는 히어로로 추앙하고 살아왔을 성룡의 오랜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켜 준 런닝맨의 과감하고도 신선했던 자막은 SBS 예능의 편견을 깨버린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잦은 피드백과 겸손한 마인드. 그 바탕엔 결국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싶어했던 런닝맨 제작진의 소망이 담겨있었다. 감성과 센스를 동시에 겸비한 런닝맨은 진화하는 SBS 예능의 포문을 열었다. 이제 두려울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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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방영된 런닝맨-아시아 레이스 편은 많은 의미가 있는 회차였습니다. 시청률 21%를 기록하며 런닝맨 최고 기록을 경신했던 것은 물론 마카오 올 로케로 촬영된 런닝맨편에서 국내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해외에서 얼마만큼의 위상을 갖고있는지 실감했던 회차였으니까요. 방송을 보는 내내 저는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국빈이라도 모시는 듯한 공항을 가득 메운 런닝맨 팬들의 환영 인사 세례도 놀라웠지만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런닝맨 후반부에 기획되었던 마카오 시민들과 함께한 줄다리기였습니다. 이미 작년 12월에 방영된 대 시민 줄넘기에서 어느 아파트 공터에서 마련된 대한민국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든 런닝맨 줄넘기 편을 보며 감격했는데 국내 예능이 우리나라도 아닌 해외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그 나라의 시민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감동의 극치였습니다.

 

 

그저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촬영한 것이 아니라 몰려든 그 수많은 인파가 뜨겁게 재석과 광수의 이름을 환호하는 런닝맨의 팬들이라는 사실은 놀랍기 그지없었죠. 게임의 룰까지 정확히 이해하고 심지어 런닝맨의 캐릭터까지 외우고 있었으니까요. 국내 예능의 룰을 해외에서 아무런 이질감 없이 그대로 실현할 수 있다는 것. 이거야말로 진짜 한류고 국위선양이 아닐까요.

 

그 반응이 시청률에도 영향을 주어 런닝맨은 동 시간대 1위는 물론 21%라는 시청률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위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하루종일 런닝맨을 찬양하는 기사가 쏟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일까요? 아무리 기다려도 런닝맨의 시청률을 축하하는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뜬금없이 런닝맨 관련으로 터진 기사의 머리말에 저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런닝맨 자막 실수. 제작진 잘못 인정" "런닝맨 자막 실수. 시청자들 눈살"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내용을 살펴보니 참 가관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듭니다. 프로그램 진행 도중 런닝맨에서 유재석의 이름을 "재석"이 아닌 "제석"으로 표기하는 오류를 범했고 그것을 문제로 삼은 기자가 제작진에게 사과를 요구하여 답을 받아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 또한 실수가 아닌 것은 아니고 이런 문제들이 반복되면 그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깎일 수도 있는 일이기에 조심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만.. 말 그대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만큼의 반사회적인 멘트나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무례한 잘못을 저질렀던 것도 아니며 그저 오타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가벼운 실수를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게 하고 각종 기사를 쏟아내며 제작진에게 사과를 받는 일이 과연 상식적인 일일까요?

 

 

심지어 더 황당한 것은 당사자가 유재석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치 유재석 팬들이 감히 유느님을 건드렸냐며 성이라도 낸 것처럼 왜곡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청자 게시판에 이와 같은 사실을 지적한 사람도 없었을뿐더러 유재석 팬들이 선동을 하여 런닝맨 제작진에게 항의를 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는데 축하할 자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 그 사실마저 유재석 팬들에게 떠넘기는 언론의 작태가 참으로 한심하고 치졸해 보입니다.

 

사건을 접한 네티즌은 물론이오 런닝맨 팬들 또한 황당하고 비상식적이라는 의견이 태반입니다. 어떻게 이런 자막 실수를 할 수 있느냐고 분개하는 의견은 단 하나도 찾기 어렵고 도대체 이게 사과를 해야할 일이냐는 한심해하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정말 네티즌이 자막 실수에 분개했다면 이런 반응도 나오지 않았겠죠.

 

 

물론 이날 제작진이 시종일관 멤버들의 이름을 잘못 적어서 내보냈거나 아니면 다른 부분에서라도 실수를 했거나 혹여 유재석의 이름만 계속해서 "제석"으로 표기했다면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겠지만 스쳐 지나가는 장면 딱 하나에 우연히 포함된 오타 하나를 가지고 시청률 1위보다 더 집중하여 기사를 쏟아내는 것은 그야말로 폭력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제작진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실수가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사과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마나 비참하고 섭섭한 기분이 들었을까요.

 

이런 일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언론에서 런닝맨의 잘못을 잡아내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그야말로 축하를 받아야 할 가장 기쁜 날에 축하 세례는커녕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이유로 대역죄라도 지은 것처럼 기사를 쏟아내고 사과를 받아내고.. 만약 다른 프로그램이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를 상상해 봤습니다. 그저 시청률이 0.5퍼센트만이라도 오르면 온갖 기사로 언론을 장악하고 네티즌을 호도하는 흔한 사례들이 어찌 그리 런닝맨에게만 무심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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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 기가 차네요...ㅋ

  • ㅋㅋㅋㅋㅋㅋㅋㅋ뭐 저런거 하나가지고 트집을잡고그런다냐;

  • 난닝구맨 2013.02.19 11:09 신고

    재석씨가 아파서 도플갱어인 제석씨가 촬영했나보죠

  • 좀 어이없당

  • 와락 2013.02.20 00:37 신고

    진짜 생트집.....실수 한번 할수있는걸 물고 늘어지는 기사들이 더 어이없었다능

  • 애나 2013.02.27 10:12 신고

    유느님ㅠㅠ 전 정권에 미움받던거 계속될듯하네요.

  • 애나 2013.02.27 10:12 신고

    유느님ㅠㅠ 전 정권에 미움받던거 계속될듯하네요.

  • rock메냐 2013.03.04 12:34 신고

    당연하지. 방송이 장난이냐? 똑바로 해야지. 저렇게 꼼꼼하지 못하거 덜떨어지니 돈도 안주고 고소나 당하고. 응? sbs너네 제작진말야

    • 나그네 2014.03.11 11:02 신고

      어이 이보슈, 댁은 인간 아닌가? 사람이라면 실수 정도는 할수 있는거지, 그런거 가지고 당연하다고 말하는 당신의 뇌 속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구만. 위에도 나왔잖아. 단 한 장면이라고. 주구장창 실수였으면 사과도 당연한거지만, 겨우 그거 하나 가지고 사과까지 요구한 거라면 그건 솔직히 오버다. 당신은 누군가 실수로 당신 발 하나 밟았다고 지구 끝까지 쫒아가서 똑같이 밟아줄 건가? 솔직히 인간적으로 치졸하다고 생각되진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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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정부 2016.03.07 23:50 신고

    런닝맨이 어쩌다 오타를 냈다구요? 거의 매회 자막 오타가 올라옵니다. 팀 이름 바꿔쓰는 것 부터 시작해서 각종 오타...
    편집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에 그냥 넘기곤 하지만, 너무 자주 오타가 나오니까 볼 때마다 좀 그러네요.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에피소드를 국외 올로케 촬영을 하고 국내도 아닌 국외에서 수많은 군중들이 몰려들어 촬영조차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당연히 우리는 그 프로그램의 인기보다는 게스트가 누구였는가, 국외에서 인기가 많은 한류 스타였나 혹은 KPOP을 이끄는 아이돌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만큼은 다르다. 런닝맨. 이 프로그램을 국외에서 촬영했을 때 수많은 인파가 촬영팀을 가로막았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그날의 게스트가 한류스타라고 해도 부럽지 않다. 이미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이 한류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히트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들 사이에서 퍼져 나간 런닝맨 베트남 로케 촬영 영상은 그야말로 국내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런닝맨의 국외 인기를 집대성한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스타를 기다리는 팬들이 밀집한 공항도 아니고 베트남의 한 번화가 거리에서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 멤버들이 도착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많은 군중들이 개미떼처럼 몰려서 소리를 쫙쫙 질러대는 현상은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베트남 군중들을 뚫고 지나가는 런닝맨 멤버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류스타 부럽지 않은 위엄이었다.

 

 

현재 런닝맨은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9개국으로 국외 수출이 완료된 상태다. 그 밖의 정식 수출이 되지 않은 다른 나라에서도 런닝맨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이따금 우리를 놀라게 하는데 컴퓨터 게임이 아닌 발로 뛰는 놀이가 유일하다시피 했던 초등학생들의 '런닝맨 놀이' '런닝맨 게임'이 국내의 어린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아이들까지 즐기는 놀이가 되었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진짜 '국위선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국외에서 조금만 반응이 와도 그 나라를 씹어 삼킨 것처럼 요란 법석을 떨어대는 한류 스타들의 국내 보도와는 달리 런닝맨의 이토록 놀라운 국외 인기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고 잠잠하다는 점이다. 과연 이유는 무엇일까? 늘 그렇듯이 런닝맨을 향한 언론사의 불공평한 대우 탓이다. 몇 명의 양심 있는 기자들이 런닝맨의 국외 인기를 기사로 쓴 것이 초라하게 보도되었을 뿐 인기의 실체도 드러나지 않은 아이돌의 한류 인기는 싸이급으로 보도하는 양반들이 런닝맨에 있어서만큼은 침묵을 지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국위선양 중인 국내의 프로그램을 향해 어깨를 두드리고 격려하는 기사를 써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왜곡된 보도로 시청자들의 편견을 앞장서서 이끌어나가는 기사들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런닝맨의 국외 인기가 더욱 감동적인 이유는 국내에서 외면했던 런닝맨의 진가를 먼저 알아본 것이 바로 국내가 아닌 그곳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외면받는 런닝맨의 진가는 국외에서 먼저 알아보았다. 필자는 언젠가 유튜브에 공개된 아랍어 자막이 깔린 런닝맨 영상을 보고 기절초풍할뻔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저 낯설기 짝이 없는 아랍어로 지문까지 상세하게 곁들여 만들어낸 이 영상은 런닝맨의 국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대로 실감하게 해주었던 자료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낯설고 먼 나라에서 런닝맨의 캐릭터와 게임규칙, 인물 관계도까지 철저하게 분석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이미 특이한 일이 아니다.

 

 

 

중국에서 직접적인 활동을 한 적도 없는 런닝맨의 메인 엠씨 유재석의 인기는 중국의 트위터나 마찬가지인 웨이보의 유재석 관련 커뮤니티 회원이 4천 명을 육박했었다. 유재석 관련 자료도 4만 여건이 넘어 우리를 놀라게 했다. 1년 전의 수치이니 지금 그 자료는 더욱 커져 있지 않을까 짐작된다. 언젠가 유재석이 런닝맨 베이징 촬영차 베이징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큰 형님이 오신다'는 말로 대서특필을 하기도 하였다.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 런닝맨 만이 이토록 큰 국외 팬들의 반응을 받는 것은 런닝맨이 전하는 순수 예능의 재미가 국내뿐만이 아니라 그 어 곳에서든 융화되기 쉬운 정서로 느껴졌을 가능성이 크다. 요즘의 국내 리얼 버라이티들이 대체로 '감동'을 중요시하며 예능 안에 사연을 만들고 계몽사상을 넣어 예능 자체의 재미를 도외시하는 경향이 큰 반면에 런닝맨은 순수한 예능의 재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으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단순하게 보여 참여하기 쉽지만 촘촘하고 섬세하게 구성된 런닝맨의 아기자기한 연출과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며 요즘은 가장 자연스러운 인물 관계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부담 없는 캐릭터들은 그 누구도 불편하거나 거북한 느낌 하나 없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놀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컴퓨터 게임으로 노곤해진 초등학생들을 밖에서 뛰고 놀 수 있게 만들어주었던 런닝맨의 가치. 그 자연스럽고 편안한 순수 예능의 참된 의미는 국외팬을 끌어들인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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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07 07:35

    비밀댓글입니다

  • 런닝맨의 인기가 정말 놀랍습니다 ㅎㅎㅎ

  • 역시 국민예능 답게 인기가 많네요 ㅎ

  • 단수도몰라 2013.02.07 12:20 신고

    중국에서는 한국의 국민MC 유재석을 大神이라 칭할정도로 격상화 해서
    환영하는데, 정작 요즘 국내에서는 언플의 자료로 이용이나 하고
    시청률이 떨어졌다는등의 보도만을 일삼는 기사들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저는 이번에 베트남과 마카오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온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런닝맨의 인기가 저럴정도였다니 새삼
    놀라기도 했지만 한켠으로는 자랑스러움이 밀려 왔습니다.

    해외 뉴스에서도 다룰 정도로 인기가 높은
    자랑스런 프로그램을 정작 국내에서는 몇줄의 기사정도 뜨는 것을 볼적에
    안타까움도 들고 했습니다.

    어느 베트남팬이 트윗에 적은 글이 떠 오르네요.
    이번에 찰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런닝맨팀에게
    안녕히 가세요...라고 한글로 적은 글을 보고
    짧은 인사말이지만 그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베트남과 하노이의 지축이 흔들릴정도로
    환영받은 런닝맨 자랑스럽습니다.
    예능을 통해 국위선양을 한 런닝맨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그 중심에는 유재석이 있습니다.

  • 와 정말 이정도일줄은 몰랐네요. 아랍어 자막에 깜놀 .... 한류예능 역시

  • 옹심이 2013.02.08 16:58 신고

    해외에서의 듣보잡 아이돌 인기가 쪼끔만 올라가도 소속사에서 기자들한테 향응 베풀어가며 언플하지만 런닝맨 제작진은 종이신문 기자들한테 향응 베풀지 아니하고, 다른 방송 기자들은 타 방송 프로그램이기에 언플 자제하여서 그렇지요~

 

마음이 깨끗하니 언제 어떤 자리에서든 떳떳하고 당당하다. 그런 모습이 너무 멋있고 그런 모습을 닮고 싶다

 

최근 송지효가 밝힌 유재석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어느 인터뷰에서는 "재석 오빠는 뼛속까지 노력파다. 이런 사람이 세상에 두 번 다시 있을까 할 정도로 모든 일에 노력을 쏟는 사람"이라고 밝혔고 또 어느 인터뷰에서는 "유재석 오빠는 정신과 영혼 자체가 성실하고 깨끗해요. 근본이 성실한 사람이라는 말이 맞겠죠"라는 감상을 남겼고 또 어딘가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다른 작품 활동을 통해 박혀진 고정관념이 있을 텐데 재석 오빠를 보면서 내가 가진 게 배부르고 허세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는 철학마저 펼쳐놓았다.

 

 

 

갑자기 쏟아진 송지효의 유재석론의 연유가 어찌 된 것인가 훑어보니 기사의 말미에 그 해답이 있었다. JYJ 김재중과 함께 촬영한 영화 '자칼이 온다'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송지효는 홍보를 이유로 몇 개의 언론사들과 쏟아지는 인터뷰를 했을 것이고 아마 기자들은 그녀의 주변에 가장 가까운 사람, 유재석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리라. 그리고 대답한 이야기들이 마치 송지효 신자의 간증처럼 퍼진 것이다.

 

 

 

"이미 능력, 위트, 재치, 순발력 등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지만 상대방이 누구든, 상황이 어떻든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을 위해준다. 옆에서 그걸 지켜보면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단 한 순간도 그 사람이 대단하지 않게 보였던 적이 없다" -eNews 발췌

 

 

 

"제가 한참 후배인데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런닝맨'을 하면서 유재석 오빠를 보며 느낀 건 정말 정신과 영혼 자체가 성실하고 깨끗하다는 점이다. 카메라에 불이 켜져 있든 사생활이든 항상 언행이 일치한다. 정말 놀라운 분이다" -한국아이닷컴 발췌

 

 

 

이야-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감동적인 극찬을 거의 간증 수준에 가깝게 들을 수 있을까. 송지효라는 한 배우가 런닝맨으로 유재석을 만나고 예능을 하는 여배우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었던 것은 물론 한 인간의 철학마저도 다시 심어주게 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유재석의 대단함을 존경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송지효가 쏟아낸 말들은 단순히 사람을 좋아하고 그 사람이 높은 위치에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되는 권력과 외압으로 심어지는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유재석의 대단함 이전에 그의 대단함을 이렇게 많은 인터뷰에서 단 한 문장의 상투적인 표현으로 대충 인사치레하듯 둘러대지 않고 모두 하나씩 성의를 담아 자신의 철학이자 롤모델이 된 유재석에 대해 칭찬할 수 있는 그녀의 마음 또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지효 자신의 인터뷰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묻는다는 것에 대해 조금은 불쾌하게 여길 수도 있었고 약간은 까칠한 마음이 나올 수도 있었다.

 

 

 

더욱이 유재석을 말하는 그의 동료들은 하나같이 그의 겸손함과 따뜻함을 칭찬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유재석의 좋은 점을 굳이 답답한 사람이나 혹은 '가식'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던지며 유재석을 희화화하고 자신을 높이는 경우 또한 허다했었다. 그런데 송지효는 단 하나의 인터뷰도 아닌 이렇게 많은 인터뷰에서 각각의 기자를 만나며 모두에게 다른 표현과 긴 문장으로 유재석에 대한 마음을 성심성의껏 대답했던 것이다. 그 마음이 정말 예쁘다. 따뜻하다. 훈기가 불어져 나오는 것만 같다.

 

 

 

송지효의 마음이 얼마나 사려 깊었는지, 그리고 혹여 자신의 발언이 칭찬마저도 유재석에게 누가 될까 거듭 조심스럽게 오해살만한 부분을 최대한 피하고 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조심스레 꾹꾹 눌러 말하는 부분은 아래의 인터뷰에서 표현된다. 이쯤 하면 정말 애틋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송지효는 예능을 출연하기 전 작게나마 갖고 있었던 연기 외 활동에 대한 자신의 작은 고정관념과 피해의식을 유재석의 보여지는 행동으로 뉘우쳤다고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다른 작품 활동을 통해 박힌 고정관념이 있을 텐데 재석 오빠를 보면서 내가 가진 게 배부르고 허세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가 가진 게 다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슬며시 웃음이 나올 정도로 마치 신앙심에 빠진 신자 같은 느낌을 주는 철학적인 말이지만 혹여 이런 표현이 유재석 자신이 억지로 송지효에게 주입시킨 소위 "꼰대" 같은 권위로 오해할까 서둘러 이 말을 덧붙인다.

 

"그런 생각들을 오빠가 주입식으로 넣어주는 건 아니다. 오빠 스스로 겸손하게 행동하고 말한다. 2년 가까이 함께 촬영하며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그렇게 바뀌는 것 같다"

 

 

 

언젠가 런닝맨에서 손에 작은 핸디 카메라를 들고 손예진과 함께 번지 점프를 해야 하는 미션을 주어 받았던 유재석은 무척이나 떨었다. 그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유재석은 신인시절부터 그러했듯이 유별스레 겁이 많고 특히 고소공포증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런 유재석이 상공에서 아래로 뛰어내리는 번지점프는 거의 공포나 다름없는 고통이었으리라. 그럼에도 유재석은 좋은 장면이 화면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손에 든 카메라를 자신의 얼굴 가까이 가져다 대며 촬영하는 혼신의 투혼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을 휘둥그레한 눈으로 바라보던 송지효의 감탄사가 떠오른다.

 

 

마치 친오빠를 자랑하듯 감탄을 쏟아내던 송지효의 '저희 오빠'. "이거 봤어? 이거? 이거 손에 들고 찍는거 봤어요? 저희 오빠." 예능인이 아닌 여배우가 한 예능 선배의 놀라운 프로정신을 보며 마치 인생관이 바뀐 듯한 표정을 짓는 그녀의 얼굴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 송지효는 그런 유재석의 행동들을 이런 예쁜 마음으로 담아두고 있었던 것이다.

 

 

유재석의 투철한 프로정신과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성실하고 투명한 마음이야 더 칭찬해봐야 입만 아프다. 그리고 유재석을 이렇게 성심성의껏 표현할 수 있는 칭찬이 아깝지 않은 여자, 송지효의 마음 또한 예쁘고 아름답다. 런닝맨에서 재미로 만든 국민 남매 컨셉이 이렇게 아깝지 않은 커플은 두 사람이 처음이다. 송지효가 남긴 인터뷰 중 이 한마디가 정말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다. 단순히 의무적인 칭찬이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예쁜 영혼이 담긴 찬사였기에.

 

 

 

"정말 제가 만나본 이쪽 계통의 사람들을 통틀어 근본이 성실한 분이다. 마음이 깨끗하니 언제 어떤 자리에서든 떳떳하고 당당하다. 그런 모습이 너무 멋있고 그런 모습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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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던 사람 2012.11.27 14:23 신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송지효씨는 외모도 외모지만, 사람 됨됨이가 훌륭해서 더욱 빛이 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런닝맨을 보면서 남자들 틈에서 악바리로 활약하는 모습에 호감이 생기기 시작해서 이제는 팬이 되어버렸지요. 런닝맨에서 활약하는 송지효씨의 모습도 좋아하지만 배우로서도 좋은 영화 속에서 더 자주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아직까지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지 못해 안타까운 팬의 한사람으로서 배우로서도 훌륭하게 성장했으면 좋겠네요.

 

 

 

처음 런닝맨에 이승기가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가 기대했던 것은 오직 한가지였습니다. 오! 유느님과 승렐루야의 만남. 유재석과 이승기 두 거물과 거물이 만난다는 소식은 그간 들었던 그 어떤 만남 보다 감동적인 콜라보였습니다. 하지만 런닝맨 멤버들을 속여 보이겠다는 일념 하나에 문구점에서 택배 기사의 부품까지 빌려 완벽 무장을 했던 그가 등장 5분도 안 되어 아무런 긴장감도 없이 하하에게 잡혀버리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제가 기대하지 않았던 또 하나의 감동과 조우함에 기쁨을 주저할 수가 없었네요. 매주 이 시간이면 찾아왔던 바로 그 사람. 무엇이든 열심히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허술함이 있어 더 사랑스러웠던 그분의 매력. 허당 이승기의 마력을 정말 9개월여 만에 조우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이승기가 런닝맨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그 시작부터가 소란의 일색이었죠. 오랜만에 예능 출연을, 그것도 거의 보기 어려웠던 만남의 유재석과 함께한다는 사실에 들뜨고 반가워하는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같은 시간대에 '1박 2일'이 방영하고 있는데 원년 멤버였던 이승기가 상대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은 배신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런닝맨을 보았느냐"는 하하의 질문에 넉살 좋게 웃으며 던진 이승기의 한마디는 이런 사사로운 생각마저도 한순간에 "재미"로 바꾸어버리더군요.

 

 

 

"제가 홍길동의 마음을 이해했어요. 재미있어도 재밌다고 시원하고 말을 못해요." 그만큼 이승기는 런닝맨 내에서 어떠한 가식이나 허울, 그리고 복잡한 계산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근 일 년여 전만 해도 매주 일요일이면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우리가 사랑했던 막내 이승기의 모습이었죠. 그것을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절대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런닝맨 내에서 다시 마주한다는 것은 제겐 그저 고마운 일일 따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예능인 이승기를 9개월 만에 마주치게 해줬던 반가움처럼 이승기 또한 이날의 런닝맨에서 거의 6년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이 있었더군요. 무려 이승기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에 유재석과 강호동을 한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프로그램 엑스맨에서 어설픈 어셔라며 어서를 연기했던 그는 거의 비슷한 스탭진으로 포진되어있는 엑스맨 스탭과의 만남을 "영원히 못 만날 줄 알았어요"라는 순수한 얼굴로 회고합니다.

 

 

 

"야, 너 진짜 허당 알겠다. 이제."

 

 

 

6년 전의 쑥스러운 기억을 어제처럼 받아들이는 이승기는 비록 9개월이라는 많은 시간이 흐르고 그때의 이승기와 지금의 이승기는 상대적인 입지도 그가 연예계에서 상징하는 의미도 많이 달라졌지만 이승기 그가 가지고 있었던 긍정적인 면은 여전히 흐려지지 않고 그대로였습니다.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는 그는 다소 어린애 장난처럼 구성된 유치한 런닝맨 게임에 대해서도 조금도 주저함 없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줍니다. 무려 초반 게임의 몸풀이로 잠깐 시도하는 런닝맨 멤버들을 속이는 미션에서 스탭의 외투를 바꿔입기도 하고 문구점에 들러 싹싹한 태도로 헬멧과 상자 심지어는 택배 상자임을 위장하기 위해 택배 용지까지 빌리는 치밀함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더군요.

 

 

 

하지만 이런 이승기를 감탄을 넘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렇게 완벽 무장을 하고서도 단 몇 분 만에 존재를 들켜버리는 허술함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그의 독특한 스타일은 시종일관 런닝맨 내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어 흐뭇한 웃음이 터지게 했죠. 적극적이긴 또 어찌나 적극적인지 게임을 할 때마다 체면 불사하고 뛰어드는데 그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았어요. 아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만만하게 도전한 테니스체 넘기기에 시도하자마자 몸이 끼어 "어. 어."하고 곤란해하는데 급기야 유재석은 웃음이 터져 몇 번씩이나 승기야, 너 그거 왜 잘한다고 한 거야? 라고 질문을 던지더군요.

 

 

 

"죄송해요. 아. 게임에서 제 전략이 맞은 적이 별로 없거든요. 오늘 와가지고 뭔가 브레인의 역할을 해보려고 그랬는데." 전략이 실패해서 미안하고 쑥스러운 마음에 유재석을 붙잡고 미안함을 토로하던 이승기는 "허당은 허당이야."라는 유재석의 말에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그와 악수를 나누고는 곧이어 "그래도 제가 말할 때는 혹하셨죠?"라며 눈빛을 반짝입니다. 광수와 재석이 그래 그렇다고 호응을 해주자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우쭐해 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게임이 바뀌고 룰이 바뀌었음에도 이승기의 허당 마력은 이로써 멈추어지진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자물쇠가 없는 캐비닛에 들어있는 물총을 보고 문을 열지 못하여 낑낑대는데 그냥 열어보면 될 것을 문 앞에 붙어있는 제품모델명을 보고 "200원 넣으라는데요?"라고 엉뚱한 소리를 해서 제작진마저 웃음을 터뜨리게 하더니 그냥 슥하고 열리는 문을 붙잡고 5분이 가까운 씨름을 합니다. 제작진은 이런 이승기를 두고 "소문대로(?) 말 많고 엉성한 승기 청년"이라고 표현하는데 타 방송사에서 동 시간대 작품을 했던 허당 이승기의 캐릭터를 "소문"이라 표현하는 깜찍한 런닝맨 제작진의 조심스러운 표현도 귀엽기 그지없더군요.

 

 

 

이런 이승기가 그가 잘 쓸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또 그와 어울리는 독특한 물총 장비를 득템하여 능력자 김종국을 비롯 에이스 송지효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김종국의 기세에 밀려 물총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는데 그 일촉즉발의 위급한 상황에서도 펌프질을 하며 장비를 충전하는 이승기의 천진한 모습에 자막마저 그에게 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제작진은 이 장면을 자막으로 표현하며 얼마나 웃음이 터졌을까요. 이후 어찌어찌하여 광수형의 도움으로 김종국을 저지하긴 했는데 쏴버린 물총을 쏠줄만 알았지 멈추게 하는 방법은 몰라 "어...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그대로 물줄기를 내버려두고 동동거리는 이승기의 모습은 참!

 

 

 

팀장인 유재석을 붙잡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굉장히 많이 쏟아내는데 막상 게임 내에서 시도하면 전혀 효율성이 떨어지는 내용들 뿐이라 당황하는 얼굴이 완벽의 동의어인 이승기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또 무척이나 어울리는 그리운 얼굴 같아서 어쩌면 1박 2일과 런닝맨이라는 다소 긴장된 이 '적과의 동침'은 조금의 위화감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든 먼저 나서서 하고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뛰어들면서도 또 한편으로 겁은 어찌나 많은지 어설픈 광수의 장난에도 바로 넘어가 신호도 안 떨어졌는데 혼자서 물총을 쏴대지 않나 같은 팀인 유재석이 장난으로 물총을 쏘는 척을 하자 겁이 나서 뒤로 물러서는데 그 모습에 유재석마저 웃음이 터져 그의 입에서 런닝맨 안의 1박 2일을 떠올리게 하는 한마디를 꺼내더군요. "야, 너 진짜 허당인거 알겠다. 이제."

 

 

 

사실 이날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조금의 권위의식이나 얄팍한 스타파워의 알력을 휘두르지 않는 이승기의 허울 없는 친근한 태도도 그러했지만 무엇보다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1박 2일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그리운 행동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승기의 계산 없는 자연스런 행동들이었습니다. 제대로 옷을 입을 줄 몰라 광수와 유재석이 챙겨주게 하는 은근히 어설픈 그의 모습들을 부러 포장하려 들지 않고 그대로 내보이는 것은 물론 지하철의 도착 신호를 보고 이제 2구간 남았다는 광수의 말에 깜짝 놀란 목소리로 "2정거장 남은지 어떻게 알아요?!"라고 무척이나 신기해하는 얼굴을 보여 광수의 폭소를 터뜨리지 않나.

 

 

 

제가 좋아했던 이승기 특유의 형들을 향한 존경심 넘치는 그의 극존칭도 9개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그다지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광수에게도 극존칭을 쓰는 이승기가 마치 1박 2일 형들에게 그러했듯이 유재석에게 그러셨어요 이러셨어요 하는 존대어를 쓰는 것이 무척 귀엽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9개월이 지난 지금 이승기는 이런 천진하고 친근한 귀여움 이상의 배려가 더해졌는데 이를 극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 있어 감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장난스레 이승기를 더 챙기는 유재석 때문에 기존 멤버 광수가 토라져 있자 서글서글한 미소를 흘리며 광수를 배려하는 말을 하고 계속해서 뒷자리에 있는 광수를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던 그는 이동하는 차량에서 자신이 앞좌석에 탔던 것이 미안했던지 차가 도착하자마자 뛰어내려 뒷좌석의 문을 열고 광수를 에스코트하는 배려를 보여주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자연스럽고 따뜻하던지 작은 감동 같은 것이 느껴지더군요.

 

 

 

덧붙여 영화 007 스카이폴을 어레인지한 이번 런닝맨에서 유독 빛났던 편집팀의 발전된 발군의 실력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워터 스나이프라는 부제를 빌어 전체 미션을 모두 물총 사격과 플라잉체어, 물총 싸움으로 구성한 센스하며 역시 국내 예능프로그램 중 최고의 음악 선곡 센스를 보유한 런닝맨 음향팀이 플라잉체어 게임에서 실수하여 뒤로 날아가는 유재석, 이승기, 광수의 슬로우모션을 화제가 된 스카이폴의 오프닝 음악 아델의 노래로 채우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웃다가 뒤로 넘어갈 뻔 했네요. (007 스카이폴의 또 하나의 주인공 M의 탁자 위에 놓인 영국 국기 붙은 불독 인형을 태극기로 감싼 백호로 바꾼 재치까지.)

 

 

 

종국에게 혼날까 봐 잔뜩 힘이 빠져있는 광수에게 "그냥 하차해!"라는 무책임한 장난을 던지는 개리를 "하차요원 개리"라고 표현한 미워할 수 없는 자학성 자막과 그와 비교되는 김종국의 "(1박 2일에 출연 중인)내 친구는 매주 문자로 재밌다고 말해주는데."라는 말에 정확히 '차태현'이라 표현하지 않고 "누구?" 라는 자막으로 혹여 피해를 입을지도 모를 그를 보호해주는 배려 또한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렇듯 진화하는 런닝맨과 그야말로 상상하지도 못했던 1박 2일과 런닝맨의 콜라보를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은 이승기의 천진함으로 체험해보게 되었던 시간은 그저 시청자로선 고마울 수밖에요. 이젠 다시 보기 어려울 것 같았던 1박 2일의 막내 허당 이승기의 마력을 다른 프로그램도 아닌 런닝맨에서 다시금 되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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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기 특유의 재치감이 그대로 전해지는편 이였던거 같습니다. 리뷰 잘 읽고 추천 누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

  • 제제 2012.11.20 09:55 신고

    사람들의 느낌은 참 비슷한 거 같네요..ㅎㅎ 여전히 신나하고, 또 여전히 열심히 하고, 여전히 허당스러운.. 아마도 천성이 그렇게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1박이후에 어떤 리얼버라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제대로 놀고 간 이승기 덕분에 제대로 즐거웠습니다..

 

 

런닝맨을 보면서 한가지 의외였던 눈물이 있다. 바로 연기자라는 본연의 직업에 집중하기 위해 런닝맨을 떠난 송중기와 그를 보내게 된 멤버들이 떨어뜨린 눈물이었다. 이날 런닝맨의 마지막 촬영이었던 송중기를 두고 엠시 유재석은 "중기가 드라마 촬영 때문에 오늘이 런닝맨 녹화에 참여하는 마지막 날이다." 라는 말로 그와의 안녕을 고했고 송중기는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떨어뜨렸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연기가 아닌 리얼 송중기의 눈물을 티비에서 보게 되었던 것은 언젠가 KBS에서 인기상을 받고 앞이 보이지 않으신다는 할머니를 향해 티비 볼륨을 올려 달라고 요청하던 그 모습 이후 처음 보는 것이었다. 나는 그 눈물이 생소하며 신선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송중기와 런닝맨은 송중기 자신에게도 그리고 런닝맨에게도 따로 떨어져 활동하는 것이 훨씬 서로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을 만큼 합이 맞지 않는 조합이었다. 차라리 적극성이라도 없었으면 모를까. 송중기는 제작진이 부여하는 미션을 너무 적극적으로 수행하려는 그의 성실함 때문에 예능이 아닌 리얼로 보이게 하는 진지함이 오히려 비난과 오해를 만들기도 했던 케이스였다. 드라마에서 만들어진 환상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 깬다는 원성을 들었을 정도였으니까. 런닝맨에게도 이미 커버린 반짝반짝 빛나는 송중기를 그저 꽃미남 병풍으로 세워두긴 아까워 적극적인 러브라인 컨셉을 만들었으나 그것이 또한 SBS 예능의 고질적인 패턴을 드러내는 한계를 만들어 버리기도 했었다. 누가 봐도 송중기는 런닝맨을 떠나고 런닝맨은 송중기를 보내줘야 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태였었다.

 

 

 

하지만 이날 송중기는 런닝맨과의 이별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 오랜 시간을 함께하진 않았지만 런닝맨 초창기 멤버라는 끈끈한 정이 그를 울려버렸던 것이다. 그것은 런닝맨 멤버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소 계산적으로 이별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무안해질 정도로 그들은 펑펑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날 송중기가 남긴 한마디 역시 인상적이었다. "너무 행복했고, 더 좋은 모습으로 런닝맨에 꼭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형들 누나. 너무 고맙습니다. 특히 제 얘기 가장 많이 들어준 제 친구 광수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비록 좋은 결과를 얻어가지 못했던 프로그램이었더라도 그는 '행복'했었다고 말한다. 남은 멤버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특히 "제 얘기 가장 많이 들어준 친구 광수" 라는 표현 또한 찡하게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내 얘기를 가장 많이 들어준 그래서 고마운 사람. 내 친구. 그것이 아마도 런닝맨 멤버들의 팀워크를 지키는 미덕일 것이다.

 

 

 

언제부턴가 예능 프로그램의 멤버들을 '가족'이라는 끈끈한 단어로 묶기 시작했다. 분명히 그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지만 단순히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부르기엔 헛헛한 그 무언가가 그들을 하나로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처럼 "우리 너무 친해요"를 연출하기에는 낯간지럽고 꼭 그래야 할 소속감과 의무감을 예능 프로그램이 억지로 만들어 줄 수도 없는 일이다. 일부러 자청하지 않은 소속감을 멤버들 스스로 점차 서로 아껴가며 끈끈한 정으로 다독여가는 과정은 리얼 버라이어이터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감동으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이런 오묘한 감동에도 미묘한 계급 차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팀의 에이스라 불리는 독보적인 예능감과 능력치를 자랑하는 멤버에겐 시청자의 사랑 이전에 같은 프로그램의 멤버들에게도 쏟아지는 사랑을 받으며 프로젝트의 왕처럼 군림하게 되지만 현저히 떨어지는 예능감으로 시청자에게 외면을 받는 멤버는 프로그램 내에서도 발길에 걷어 차이는 병풍 신세로 전락한다. 겉으로는 웃으며 아니라지만 미묘한 신경전으로 무시하거나 받는 멤버도 존재하고 은근한 따돌림이 느껴져 구설에 휘말리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들이 뭐 피가 섞인 진짜 가족인가.

 

 

 

필자가 런닝맨에서 느끼는 한가지 미학은 이런 불편한 신경질적인 관계의 불평등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유일무이한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점이다. 런닝맨에서는 덜 웃기고 더 웃기는 멤버는 있어도 덜 사랑 받고 더 사랑받는 멤버는 없다. 모두가 계급장을 떼고 들어온 놀이터 속의 아이들처럼 그렇게 평등하고 번잡스럽지가 않다. 관계의 빈부격차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슈퍼7콘서트 사태가 끝난 다음 날이 궁금했다. 유재석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의 그 사건 이후의 심리 상태를 브라운관으로나마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특히 슈퍼7콘서트의 제작사라는 이유 하나로 뮤지션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비난을 들어야만 했던 개리의 즉흥적인 탈퇴 선언 이후 다시 그를 설득시켜 들어오게 된 런닝맨을 그는 어떤 얼굴로 마주할지가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걱정이었던 것은 이런 개리를 받아들여야 할 멤버들의 심경이었다. 제작진과 상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개리였다. 상처 입은 그의 마음은 이해한다손 쳐도 슈퍼7콘서트와는 무관한 멤버들이 마치 날벼락 맞은 듯 멤버를 빼앗겨야 했음에 느꼈을 공허함은 날벼락을 맞은 그 기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없는 허탈함이었을 것이다.

 

 

 

상의조차 하지 않은 채 나가버린 개리를 향해 그들은 충분히 원망하는 마음과 서운해하는 심경을 드러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일말의 서운함도 드러내지 않았다. 런닝맨 시작에 앞서 그들은 유재석을 필두로 90도 꺾은 진심 어린 인사로 런닝맨 시청자들을 향한 깊은 사과를 올렸다. 런닝맨과는 전혀 무관한 일에 튀어버린 한 줌의 진흙이었다고 할지언정 어쨌거나 불편한 심경을 만들어버린 이번 사태에 대해 개리를 포함한 모든 멤버들이 함께 심정을 고백했던 것이다. 그것이 비록 개리의 일이었다 할지언정 모두 함께 고개를 숙여 90도 인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개리 한 사람을 위해 함께 고개를 숙일 수도 있는 멤버들의 따뜻한 동료애가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이후 멤버들은 사과까지 하게 만든 개리에게 일말의 서운함이나 원망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잘 잡으라며 개리를 두고 둘러싼 멤버들의 포박과 애교 섞인 질책은 머쓱한 모습의 개리를 그나마 어색하지 않게 런닝맨 속으로 끼어들 수 있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도대체 어딜 간다고? 개리를 향해 퉁퉁 던지는 장난과 달리 눈가에 그득그득 담긴 미소는 그들이 개리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분명히 런닝맨 멤버들은 가족이라는 거룩한 이미지를 지향하지 않는다. 런닝맨 멤버들이 지향하는 이미지는 친구라는 차별 없는 어울림이다. 그래서 그들의 관계는 보다 자연스럽고 어설프지가 않다.

 

 

 

이날 내가 감동을 받은 또 하나의 눈물겨운 동료애가 있었다. 여럿이서 줄넘기를 하여 합을 맞추어 성공을 해야하는 단체 줄넘기라는 미션을 수행할 때였다. 이런 부류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실수가 모두의 성공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점이기에 무엇보다 멤버 개인에게 주어진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게도 이날 송지효는 거의 다 완성된 미션을 말미에 와서 줄을 터치하여 무너뜨린 실수를 자행했는데 파란 팀과의 대결을 하는 상황에서 송지효의 실수는 안타까운 일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김종국은 송지효가 무너지자마자 그녀에게 뛰어와 그녀의 어깨를 껴안으며 웃음을 터뜨렸고 바로 앞에서 줄넘기를 성공 시킨 체력 부진의 지석진 역시 원망 하나 없이 송지효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게임에 실패하자마자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이 실패 때문에 승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아쉬움이 아닌 혹여 그 실수로 죄책감을 가질지도 모를 멤버의 미안함을 먼저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행동이라는 것은 거의 본능적으로 나온 동료애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최근 런닝맨 촬영 영상을 한 시민이 찍어 공개한 장면에서 놀라운 팀워크를 재확인 할 수가 있었다. 게스트 유빈 주변에 세워진 뜀틀이 별안간 그녀 옆으로 쓰러지려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순간 런닝맨 멤버들은 스태프들보다 더 빠른 행동으로 그녀에게 뛰어가 뜀틀을 잡고 일으켜 세워주었던 것이다. 특히 40대의 나이에 위험을 발견한 순간 몸을 사리지 않고 재빨리 뛰어가 뜀틀을 부여잡는 유재석의 순발력은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공개된 사진에서 유재석의 행동력은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터져나올 만큼 거룩한 장면이었다. 게스트 유빈을 보호하기 위해 혹여 그녀에게 쏟아질까 뜀틀 속으로 파고 들어 온몸으로 그것을 받치고 있다. 혹여 자신이 대신 깔려 사고를 입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아무런 계산도 없이 그리고 어떤 망설임도 없이 스태프들 보다 더 빨리 달려들어 유빈을 보호하고 위험을 대신 감당한 유재석의 모습은 그야말로 거룩한 희생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런닝맨 초반에는 멤버들 자신도 다소 부적절한 언행이나 구설에 오를 만한 이야깃거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 자신을 챙기기 바빠보였을뿐 같은 동료를 향한 애착이나 팀워크는 물론이오 시민 참여 의식이라는 빛나는 글자를 가슴에 아로새긴 멤버들도 보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소한 트러블이 생길 것 같을 때마다 먼저 나서서 인사를 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미안해하는 리더 유재석의 행동을 다른 멤버들도 학습하며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함을 느낀다. 얼음마저 손으로 쓸어담아 쓰레기통에 버리고 파헤친 흙을 다시 발로 정리하는 스태프들에게만 맡길 수도 있는 행동을 유재석이 나서서 솔선수범하자 시키지 않아도 다른 멤버들 또한 그 행동을 배우고 따라하는 것이다.

 

 

다소 뒤쳐진 멤버들이나 게스트 혹은 이따금 끼어든 시민들에게 그 특유의 응원 스타일로 박수를 쳐주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고 그들을 응원하며 독려해주고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즐기는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던 유재석의 행동을 이번주 런닝맨에서 다른 멤버들이 똑같이 따라하고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다.

 

 

런닝맨의 구성 초반은 예능 프로그램이 거의 처음이거나 오랜만의 복귀였던 연기자와 가수의 구성이 대부분이었다. 불안해하며 자기가 어떻게 몸을 놀려야 할지도 모르는 멤버들에게 유재석은 이와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그냥 하고 싶은 것 마음껏 다해. 뒤처리는 내가 다 맡아서 할 테니까.' 어쩌면 리더의 이런 놀라운 아량과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런닝맨의 지금과 같은 자연스러운 팀워크가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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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언제나 즐거워." 한국 어린이들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110여 국의 어린이들이 보고 자란다는 뽀롱뽀롱 뽀로로. 하지만 이 노래를 듣고 자란 아이들. 충분히 놀고 있을까? 노는 게 제일 좋다는데 그래서 언제나 즐겁다는데. 친구들과 모여서 마음껏 놀고 있는 아이들이 그리 흔할까. 나는 아마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제가가 "다 함께 모여서 공부해요" 따위였다면 이 거룩한 뽀로로 신화를 그리 탐탁지 않게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작부터 노는 게 제일 좋아- 라는 뽀로로의 주제가가 참 고마웠다.

 

지금은 코너명조차 가물 하지만 (아마 남희석과 박수홍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일요일 아침, SBS 좋은 친구들이라는 프로그램 속 코너였으리라는 추측을 해본다) 당시에는 시청자의 큰 호응이 쏟아졌던 대결 형식의 대전 코너가 존재했다. 아마 지원자는 쿨이었고 상대 팀이 박수홍이었던가 윤정수였던가 뭐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옴부즈맨 비슷한 티비 분석하기류의 한 프로그램에서 이 코너가 인기 있는 이유를 도전자의 투지력이라고 밝히며 만약 시시하게 대충 게임에 임했다면 이런 시청률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했다. 맞는 말이었다. 장난처럼 게임에 임하고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 정도의 대충대충인 그림을 그려 보였다면 시청자가 그 모습에 열정을 가질 수 있었겠는가.

 

 

 

거기 장사 참 안돼 싶은 터가 동네에 하나 둘쯤은 있을 것이다. 분식점으로 국밥집으로 커피숍으로 여러 번 간판을 내걸다 기어이 안 되겠다 싶어 통신사의 팻말을 내거는 무슨 마가 끼었는지 이상하게 들르고 싶지 않은 맛 없다고 소문난 가게. 런닝맨의 시작이 그랬었다. 일요일 오후 여섯 시. 한때는 국민 예능이라 불렀던 1박 2일의 아성마저 위협했던 패밀리가 떴다였지만 SBS 예능의 고질병인 다큐에서도 한다는 짝짓기와 댄스배틀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게임들이 시청자의 원성을 부르며 비호감 프로그램으로 자리했었는데 그나마 시대를 풍미했던 패밀리가 떴다 시즌1의 업적을 시즌2라는 이름으로 완전히 짓밟아버린 패밀리가 떴다 2는 그나마 좋았던 그리고 위대했던 패떴 1의 업적을 모조리 지워버리기 충분한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그 시간대는 재미없다고 소문난 가게처럼 파리가 꼬일 수밖에 없었고 유재석이라는 초강수 파리채를 집어들고 다시 도전한 런닝맨은 초반 의혹과 선입견으로 점철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출연자의 팬들마저도 자신 있게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하지 못했던 기억 또한 가지고 있다.

 

 

그랬던 런닝맨이 현재 가장 핫하다는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름으로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었다. 사실 눈물겹기까지 하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아리송한 사실은 필자가 내내 런닝맨을 응원하면서 의혹을 품었던 그것. 런닝맨에 부족하다고 느꼈던 투지력을 불러일으킬 개연성이었다. 내게 런닝맨 초반은 시종일관 "왜?" 라는 물음표로 가득했던 것이다. 저걸 왜 하지? 저걸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 저걸 하고 나면 무얼 가질 수 있지?

 

 

 

사실 런닝맨이 하는 그 모든 것들은 행위 자체만 놓고 보면 무의미한 것이다. 지독하게 달려서 마침내 이름표를 떼어내고 거기서 승리를 해본다 한들 그것이 무어 그리 큰 의미가 있는가.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야외 취침을 피하고 맛난 시골 밥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연말 가수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의미가 없잖은가. 들인 공에 비해서 가질 수 있는 가치는 너무 작은 프로그램이라 여겼다.

 

1박 2일의 시시한 게임들이 호평을 받은 이유는 지고 나면 필연적으로 눈에 드러나는 빈부격차를 몸소 느껴야 한다는 어마 무지한 벌칙과 상품이 뒤따르기 때문이었다. 이긴 사람은 호화 밥상을 받고 배부르게 배를 채우고 따뜻한 온돌방에 등을 지지며 잘 수 있는데 져버린 이는 제대로 된 밥상은커녕 한겨울 동상 걸릴 정도로 달달 떨리는 추위에 바닥에 몸을 대고 야외 취침을 해야 하는 극렬한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시청자가 그 고통을 직접 감내하거나 그 즐거움을 직접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그 모습에 빙의 되어 함께 흥분할 수 있는 결과를 주기에 그것이 별것 아닌 끝말잇기 부류의 가벼운 게임이래도 시청자는 충분히 공감이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런닝맨은 달랐다. 이기거나 지거나 별다른 과정의 영향력을 가져다주진 못했다. 물론 런닝맨도 핫팬츠 입고 돌아다니기, 가발 쓰기 부류의 벌칙을 들이대긴 했지만 그것은 그저 지나가는 해프닝 정도의 가벼운 웃음거리 수준이었지 그것이 투지의 원동력이 되는 큰 상품이라거나 벌칙이라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필자는 런닝맨을 응원하면서도 이런 시시한 당위성에 불만을 품어 몇 번이고 메아리 없는 충고를 했었다. 스토리의 개연성을 만들어 넣어라. 이기면 무엇을 주는지 지면 무슨 짓을 당해야 하는지. 장난이 아닌 진짜처럼 느껴지는 벌칙과 상품을 걸어라. 하지만 런닝맨은 발칙하게도 그나마 유치하게라도 존재했던 벌칙 따위도 완전히 없애버린 채 목적 없는 게임에 모든 스토리를 내걸었다.

 

 

 

더하기를 하라고 외쳤던 필자의 바람과 달리 차라리 마이너스를 그어버린 런닝맨.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대만족이었다. 시청자는 런닝맨의 핸디캡이라고 생각했던 개연성의 부재를 오히려 증폭시켰다. 이유가 없다. 그냥 논다. 그냥 달리고 그냥 이름표를 뜯는다. 그러나 시청자는 오히려 이 이후부터 런닝맨에 지대한 관심과 응원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날 런닝맨에는 두 가지 이변이 있었다. 그토록 오랜 기간 엑스맨과 런닝맨이라는 비슷한 실마리의 엑스맨 찾기 게임을 진행했던 유재석이 처음으로 엑스맨의 존재가 되어 봤다는 사실과 엑스맨이라는 어쩌면 지금의 런닝맨의 효시가 되어줄지도 모를 이 프로그램과 런닝맨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그리고 엑스맨으로 불러일으킨 추억과 더불어 아무런 이유 없이 온몸을 던져 열과 성을 다해 한밤의 줄넘기를 넘고 있는 시민과 런닝맨의 호흡은 내게 가타부타한 개연성 따위를 무색하게 하는 어린 날의 즐거운 회상을 반추하게 했다. 노는 게 제일 좋았던 그 시절을.

 

 

 

런닝맨은 대미를 장식할 피날레를 시민과 함께 하는 단체 줄넘기로 장식했다. 적과 청으로 팀을 나눈 런닝맨 멤버들이 시민과 함께 단체 줄넘기를 뛰어넘고 그것을 몇 명 이상이 성공했느냐에 따라 우승을 나눈다는 딱히 특별할 것도 없고 그리 대단하지도 않은 누구나 다 어린 시절에 해봤을 그저 그렇고 그런 게임이었다. 그러나 오늘 런닝맨을 통해 이 단순해 보이는 게임이 얼마나 많은 철학을 담아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바로 런닝맨의 드러내지 않은 슬로건임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핑핑 돌아가는 줄에 십여 명이 호흡을 맞추어 함께 뛰어 넘기는 것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집중력 그리고 서로 의지하고 믿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런닝맨 역시 초반에는 삐딱거렸다. 팽팽 돌아가는 줄을 신뢰하지 못하여 제대로 뛰어들지 못해 발이 꺾여버린 게스트 문근영이나 나중에 들어올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결국 같이 발이 꺾여버린 멤버들이나 일정한 호흡으로 줄을 돌리지 못해 모든 팀을 무너지게 한 스탭들이나 서로에게 많은 고비를 예고하게 하는 실패들을 만들어 냈었다.

 

 

 

하지만 이후 감을 잡은 멤버들이 하나씩 그 줄에 아무런 의심을 품지 않고 뛰어들었을 때 동그라미를 그려내며 줄을 뛰어넘는 제각각의 호흡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지는 하모니는 얼마나 아름다운 장관이던지. 런닝맨의 음향 피디는 생활의 달인 수준이라 늘 생각하지만 이날 역시 장난스러운 따로따로의 동작을 하나로 만들어낼 때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가를 되새기게 해주었던 터보의 트위스트킹의 흥겨운 멜로디와 함께, 하나 그리고 또 하나가 거침없이 팽팽 도는 원 안으로 들어와 똑같은 그림을 그려가며 호흡을 내뱉는 모습은 그야말로 손발이 짜릿해지는 황홀한 모습이었다.

 

 

 

이후 문근영이 출연하여 직접 노래까지 했던 영화 어린 신부의 OST와 함께 그전까지 버벅대던 문근영이 기어코 힘을 내어 함께 줄을 뛰어넘고 그 모습을 빙글 돌듯이 바라보는 개리의 부드러운 점프와 하나 둘 하나 둘 뛰어들어오는 시청자의 모습에는 무언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가슴 벅찬 설렘이 느껴지기도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성공하지 못했던 두 팀에게 누구를 응원할 것 없이 쏟아지는 뜨거운 시민의 박수 세례와 "유르스 윌리스"를 외치는 함성 속에 첫 타자로 힘차게 줄을 뛰어넘은 유재석을 필두로 이전에는 게임에 참여하지 못했던 시청자의 입장이었을 어린아이가 나머지에 끼어들고 이후를 채우는 런닝맨 멤버들의 어울림은 내게 런닝맨이 이토록 뜨거운 예능이면서도 국민 예능으로서는 부족하지 않을까라고 느꼈던 2퍼센트의 아쉬움을 채우는 뜨거운 장면들이었다.

 

 

 

이날 내가 감동을 받았던 것은 단체 줄넘기를 성공 시키고 누가 승리를 했고 누가 져야만 했는가의 결과가 아니었다. 유독 성실한 성품이라 자신 때문에 게임에 승리하지 못한다는 것이 자책이 될 수밖에 없었던 문근영에게 다가와 뜨겁게 박수를 쳐주며 그녀를 응원하고 너무나 따뜻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위로를 해주던, 그녀의 실수를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잘하라고 꾸짖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며 위로하던 유재석의 따뜻한 마음씨. 거의 다 이긴 게임에 삐꺽하고 꺾여버린 송지효의 발 때문에 줄넘기가 무너져 버리자 질책은커녕 그 즉시 송지효를 위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던 런닝맨 오빠들의 따뜻한 제스추어와 위로들. 승리 여부와는 관계없이 밤이 새도록 런닝맨을 응원하던 시민의 모습들.

 

 

 

내 가슴을 뜨겁게 만든 유재석의 한마디가 있었다. 그것은 런닝맨을 상징하는 철학이기도 했다. 늦은 밤까지 뜨거워져 있는 시민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며 유재석이 던진 한마디. "부담감 버리시고요. 그냥 줄넘기 즐기신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시청자와 런닝맨 멤버들이 편을 나누지 않고 그 자리를 채우며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고 심지어 줄을 돌리는 스태프의 일정한 호흡까지 합세한 모든 이가 함께 만들어내는 이 장대한 놀이의 아름다운 이미지는 내게 그동안 도대체 왜 저런 것을 하지? 라고 의문을 품었던 개연성의 부재를 완벽히 채워주는 한순간이었다. 대단한 장소도 아니었다.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내라는 저곳. 우리가 어릴 때 따로 연락할 것도 없이 나가보면 모여 있었던 친구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던 바로 그런 우리의 동네가 아니었던가.

 

 

책가방을 벗어던지기가 무섭게 바깥으로 뛰쳐 달려가 친구들과 뛰어놀았던 그 놀이들 속에 '왜?' 달리고 왜 지고 나면 술래가 되고 왜 숨어야 하는지를 굳이 따지고 물어보던 사람이 있었나. 상금이 없고 벌칙이 없어도 놀이 그 자체가 충실한 철학이었던 그 시절의. 지금의 어린이들은 누리지도 못하는 그 즐거움을 런닝맨은 21세기에 티비 화면으로 다시금 추억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런닝맨이 보여준 국민 예능의 가능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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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프로그램의 성격이 좀 달라졌지만 과거 한밤의 티비 연예는 특종 전문 보도 프로그램이 아닌 연예계를 평론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성격을 가진 보기 드문 몇해도 있었습니다. 그때가 한참 HOT를 비롯한 1세대 아이돌 댄스그룹의 활동이 활발하던 시절이었고 2대 진행자 유정현이 진행을 맡았던 시기였으니 아마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쯤이 아닐까 싶은데요.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영화 전문 평론가이자 영화배우의 직함을 가지고 있었던 한 평론가가 진지한 태도로 연예계의 사건사고를 평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토론하는 그 시간이 꽤 화제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표절 논란에 휩싸인 HOT를 두고 "정말 표절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라는 강한 화두를 던져 당대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던 아이돌팬들에게 집단 공격을 받기도 했었지요.

 

 

 

이런 팬들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쓴소리를 날려왔던 그였기에 나름 그의 발언은 비난과 비아냥 일색에도 신뢰감을 갖는 무기가 되었고 그가 인정하는 누군가는 진정한 실력자라는 분위기가 동반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정말 1세대 모두까기 인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예계나 연예인들에 대한 불만과 비평만을 투덜대기 일수였는데 이런 그가 유별나게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았던 연예인이 바로 '김상중'이었죠.

 

한때 영화 아나키스트와 드라마 고스트를 통하여 김상중이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것이 시청자 앞에 재확인 되었고 이런 그를 지금의 김명민 이상으로 집중 조명하여 방영했던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김상중과 오랜 인터뷰를 나누었던 그는 한밤의 티비 연예에서 어울리지 않는 특유의 진지함을 김상중을 통해 해소하는 것처럼 느껴질만큼 오랜 대화를 나누고 있더군요. 불이 꺼지고 스탭들이 철수하는 와중에도 어두운 가운데서 계속해서 김상중과 깊은 토론을 나누던 두사람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요.

 

 

 

그토록 투덜대기 좋아하는 진지한 평론가가 자신과 코드가 들어맞는 유일한 연예인으로 김상중을 지목할 만큼 그의 진중함과 진지함은 지금도 김상중의 회색빛 수트처럼 그와 딱 들어맞는 겉옷 같은 이미지가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동안 추적자를 홍보하던 그 시기에도 동료 배우들에게 무슨 말을 해도 '그것이 알고 싶다'톤이 나온다며 놀림감이 되었던 그는 드라마 추적자의 냉혈한 강동윤을 연기하고나서 이와 같은 이미지를 더욱 흡착시켜 버렸지요.

 

그랬기 때문에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보다 유치하며 발랄하고 진중함과는 거리가 먼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에 그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런닝맨이 어떤 프로입니까.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오랜 기간동안 답습중인 웃음보다 감동이 먼저라는, 그래서 때론 예능이 정치판이 되고 드라마가 되고 다큐멘터리가 되는 답답함 가운데 예능의 본질은 무엇보다 웃기는 것이 먼저라는 선언을 하고 나선 프로그램이었죠.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큰 인기라는 런닝맨 놀이는 이제 어린아이들도 컴퓨터와 학원 세례속에 잊혀져 가고 있는 몸으로 뛰는 놀이를 어른의 놀이로 확대시켜 만든 런닝맨 특유의 뛰고 까부는 코드들이 진중하고 무거운 김상중의 겉옷을 벗겨버릴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 달리 런닝맨 초반은 그럴듯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오늘 꽤 재밌겠다는, 드라마 추적자의 갈등과 심리전이 런닝맨의 캐릭터와 섬세하게 뒤엉켜 예능과 서스펜스라는 오묘한 조화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었죠. "재판, 아직 안 끝났어!" 추적자의 그 묵진한 분위기를 온통 런닝맨식 장난 같은 발랄함으로 바꾸어 형사 유재석의 여동생 수정양의 등판을 누가 떼내어서 그 복수를 하러 왔다느니 한류스타 PK준이 아닌 스퀄을 물총 들고 위협하는 유재석의 모습에서 이거 잘 만들기만 하면 역대급 방송분량이 되겠다고 입맛을 다셨죠.

 

 

 

이후 상대적으로 너무나 무겁고 우울한 김상중과 장신영의 연기하는 목소리에서도 이런 기대치는 더욱 고조되었죠. 얼마나 재밌고 유쾌한 패러디가 나올까 싶어서요. 아시다시피 추적자는 너무나 심오하고 묵직한 메시지를 가진 드라마였고 그 드라마에서 치열한 심리전과 계략을 펼쳐냈던 김상중의 캐릭터와 그의 보좌관 장신영을 합세하여 런닝맨 특유의 장난과 놀이에 결합시키면 더할 나위 없는 추적자 외전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런닝맨팬으로서도 추적자팬으로서도 몹시 기대가 되는 서두였습니다.

 

 

 

하지만 아니나다를까, 하이라이트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초반 역공에서부터 제 기대치는 무너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김상중과 장신영은 런닝맨 멤버중 하나를 포섭하여 스파이로 이용하기 위해서 광수를 붙들었습니다만 요즘 아무리 런닝맨에서 핫한 광수라고 해도 그는 혼자서 묵직한 게스트 두사람을 모시고 예능의 분량을 뽑아낼 능력은 없는 멤버였습니다.

 

광수는 그저 어설픈 연기력으로 런닝맨 멤버들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김상중의 와일드카드라는 전략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실수투성이 연발로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웃음을 주려고 했던듯하나 전반적으로 추적자의 캐릭터와 맞부딪혀 묵직한 존재감을 만들어내야할 오늘의 드라마에서 광수의 어설픈 행동들은 재미는 커녕 짜증만 불러일으키는 모습으로 남을 뿐이었습니다.

 

 

 

이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지석진의 활약도 마찬가지였죠. 장신영과 김상중과 맞부딪혀 만들어내는 그 십여분간의 개인전에서 지석진은 그저 맥없이 당하기만 할뿐 프로그램을 능동적으로 이끌어가는 맛은 전혀 보여주지 못하더군요. 멤버들 하나하나 예능을 몰라도 너무 몰라요. 그저 자기들이 화면에서 부각되려는 노력만 할뿐이지 멤버들 개인이 나와 무거운 게스트를 상대하면서 뽑아내야할 분량의 의무를 모두들 망각하고 있는듯 했습니다.

 

 

 

오늘의 방송을 보면서 런닝맨의 최약점이었던 두가지 단점을 명확히 깨달아버린 것만 같았습니다. 런닝맨은 추격전이라는 것을 하면서도 개인의 역량으로 방송 분량을 뽑아낼 수 있는 매리트가 전혀 없는 방송입니다. 물론 멤버 개인별로 캐릭터를 만들고 나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프로그램에서 그들에게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유재석과 같은 최상의 지휘자가 존재하고 그들과 합세해서 만들어지는 단체전의 재미일뿐 그들이 나서서 밥상을 차리고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의 최약체인 게스트를 모셔놓고 그들의 분량을 뽑아주는 행동은 전혀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럴 의무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구요.

 

이것이 아마 오랜 예능인과 비예능인의 차이일지도요. 심지어 무한도전내에서도 멤버 개인별로는 분량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수시로 유재석을 투입시키고 어떻게든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는데 이토록 비예능인으로 무장된 런닝맨 멤버들을 가지고 유재석을 배제시킨 방송을 몇회 내보내더니 결국은 시청자가 외면하고 심지어 1박2일에게까지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맞는 결과를 보여주는군요.

 

 

 

아무리 런닝맨에 에이스가 있고 능력자가 존재한다고 할지언정 어찌되었건 런닝맨의 리더는 유재석이라는 것을 제작진이 제대로 심어줄 필요성을 느끼는 방송이기도 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런닝맨의 멤버들은 사적으로 친한 비예능인 김종국과의 관계 때문인지 리더인 유재석을 배제하고 김종국을 떠받들며 프로그램의 우상화로 만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을 놓고 볼때 런닝맨 자신에게도 김종국 자신에게도 너무나 비효율적인 시스템일 뿐입니다. 바로 옆에 최고의 지휘자가 자리하고 있는데 예능감이라곤 전혀 없이 그저 열심히만 할뿐인 김종국을 프로그램의 지휘자로 내세우다니요.

 

심지어 어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건 리더가 누군지 명확히 인식을 시켜주고 프로그램의 룰을 정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그램의 오프닝을 런닝맨은 몇주째 배제하고 있더군요. 더욱이 다같이 김상중의 힌트를 듣는 순간에 가운데에 서서 마치 리더처럼 김상중의 멘트를 듣고 있는 자가 바로 김종국인 것을 보았을 때는 유재석에게도 답답하다는 생각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 어느 때건 자기 자리는 지켜야지요. 런닝맨이 한번씩 위기를 느끼는 순간이 리더로서 명확한 자리 확립이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때인데 이런식으로 또 한번 위기를 맞이하고 적에게 포인트를 내주는 런닝맨 제작진이 답답할 뿐입니다.

 

 

 

이날의 추적자 외전도 얼마든지 더 재밌을 수 있는 방송이었어요. "추격은 내가 나서서 하는 게 아니야. 나를 추적하게 하는 것이지." 라는 말처럼 교묘한 심리술과 아량으로 추적을 이용하는 김상중과 그에 적극적으로 부딪히는 유재석의 대결을 그려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의 두분류로 나누어 적극적인 심리전과 몸싸움을 벌이는 드라마를 만들어야만 했죠.

 

제가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이 왜 유재석에게 금뱃지를 가진 것을 부각시키지 않고 숨겨두었냐는 점이고 그것을 다른 멤버들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했냐는 점이예요. 추적자의 스토리를 빌려 왔으면 유재석을 쫓기는자로 만들어 그의 금뱃지에 GPS를 달아두고 멤버들이 유재석을 쫓게 하는 장면을 연출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김상중, 장신영과 자신의 편인줄 알았다가 점차 매수 당해가는 런닝맨 멤버들 사이에서 추적 당하고 추적하는 유재석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풀어나갔어야 했는데 어차피 백홍석의 역할도 강동윤의 역할도 무모한 과정에서 서로 이름표 떼는 게임으로 전락할 것이었다면 애초에 추적자 에피소드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려면 처음부터 유재석에게 백홍석이라는 역할을 맡겨주고 팀을 나누어 적극적으로 김상중과 대적하는 드라마를 그려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을 완전히 배제한채 누가 금뱃지를 가진자인지 한사람씩 잡아내어 몸을 터는 과정은 너무나 무의미하고 시시한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금뱃지를 넘겨주는 행위가 왜 필요한 거죠? 백홍석 유재석의 역할은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지 말고 애초에 그를 백홍석으로 찍어두고 팀의 휘호를 받는 역할로 만들어 줬어야죠.

 

 

 

시작부터 명확한 대립 구도도 정확한 룰도 만들지 않고 그저 마지막의 반전 만들기에만 집착하여 누가 금뱃지를 가진자인지 멤버들 자신도 모르게 하고 에피소드를 구성하니 결국 추적자라는 에피소드에서 나올 수 있는 드라마와 심리전은 물건너간채 그저 무식하게 이름표나 뜯고 몸수색을 하는 단순한 게임으로 전락해 버렸던 거죠.

 

백홍석의 역할을 해야했을 유재석을 앞부분에 잔뜩 기대만 실어놓고 나중엔 무용지물로 만들어 나머지 분량을 다른 멤버들에게 다 나누어주니 이것은 팀대 팀의 대결이 아닌 그냥 시시한 개인전으로 역량해 그마저도 취약한 런닝맨의 약점만을 드러낸 방송이 되어버렸습니다. 게임의 룰이 바뀌고 캐릭터와 드라마가 달라졌으면 그것을 대하는 멤버들의 태도도 달라져야 하는데 그냥 이전과 똑같은 캐릭터로 일관하며 실소만 유도해내고 있으니 프로그램에 긴장감이 생길리가 있나요.

 

 

 

명확히 말하자면 어제와 같은 에피소드에는 굳이 어색한 숨기기와 반전이 필요치 않은 방송분이었습니다. 이미 드라마가 있고 스토리가 정해져 있는 이야기를 자리만 바꾸어 외전으로 만들어낸 방송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런닝맨의 반전 집착하기는 어제와 같은 패착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멤버들 자신도 모르는 금뱃지 추적하기라니.. 결국 추적자팀은 금뱃지를 찾는데 심리전은 커녕 그저 몸수색이나 하는 바보로 전락하고 런닝맨팀은 무의미하게 금뱃지 뒤지다 포로로 잡혀가는 행동만 반복하고..도대체 이런 무식한 설정을 누가 만들어냈는지 모르겠어요.

 

 

 

시종일관 장신영과 김상중 두사람을 투입한 매리트도 깨닫지 못한채 에피소드의 핵심도 잡지 못하고 멍을 때리는 멤버들 가운데에서 유재석과 김상중이 맞부딪히고 나오는, 다른 멤버들이 전혀 없어도 몇배 이상으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그 화려한 기술을 보며 지금 런닝맨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 다시금 느껴지더군요. 정말 재미 없고 무뚝뚝한 김상중을 두고 심리전을 펼치며 그의 예능속 최악의 약점을 오히려 예능의 매리트로 끌어 올리는 유재석의 능력에 새삼 감탄하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었습니다.

 

 

 

이전에 몇번씩이나 지적 당하며 스스로 위기를 만들었던 런닝맨의 약점을 또 한번 드러내는 제작진의 교만과 아집에 이제는 한숨이 나오기까지 합니다. 그 어떤 오합지졸로 넘쳐나는 시끌벅적한 리얼 버라이어티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리더가 누구인지는 인식시키고 그리고 그 자리를 지켜주는 최선의 선은 지킵니다. 하지만 런닝맨은 비예능인으로 무장한, 더욱이 개인 분량을 뽑아내기도 아직 힘든 멤버들을 두고 유재석의 분량을 협소하게 줄여버리는 만용으로 또 한번의 위기를 준비하고 있는듯 하네요. 김상중마저 개그맨으로 만드는 사나이, 유재석이라는 런닝맨 최선의 카드를 제발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이제 비효율적이고 무의미한 짓으로 헛다리를 짚으며 적에게 포인트를 내주는 행동은 그만큼 당해봤으면 그만해도 되지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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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고 보는 예능 프로그램을 "나 쟤 싫어."가 아닌 "싫어할 거야" 라고 미리 결정해 두고 그 사람을 제껴두며 애써 조소를 날리는 일 이상이나 손해 보는 짓이 있겠는가. 그렇다면 나는 런닝맨을 보면서 내둥 최소 20퍼센트 이상의 손해는 감수했던 것이나 다름 없었다. 남들이 그토록 재밌어 한다는 가냘픈 남자. 이광수. 나는 어쩐지 이 멀대 같이 키만 큰 싱거운 맛의 청년이 도무지 재밌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필자가 기억하는 광수의 이미지는 차라리 런닝맨 보다 수년 전 지붕 뚫고 하이킥이라고 해야 더 옳다. 김병욱 피디가 선물한 이광수의 캐릭터는 미래와 비전이 없는 암울한 삶을 농담으로 덧칠하며 하루를 48시간처럼 느긋하게 보내는 베짱이 같은 남자였다. 그럼에도 뻔뻔스럽고 거기에 꼴불견으로 심약하기까지 해서 시종일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타고난 민폐 캐릭터의 오라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오죽하면 줄리엔강이 서툰 한국 억양으로 "쾅수는 진짜 개념이 없어어"를 달고 살았을까.

 

내게 있어 런닝맨의 리얼 이광수는 사실 하이킥의 민폐덩어리 광수와 조금의 차이도 보여주지 못하는 인상의 인물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당연히 런닝맨 속의 진짜 이광수에 대한 내 감정은 다분히 부정적이고 편파적이었다. 나는 조금만 무너지면 못하겠다고 찡찡대는 광수 특유의 칭얼댐이 싫었고 아무리 허술한 맛에 보는 캐릭터라지만 룰마저 망각하고 날 좀 죽여주십사 티내고 다니다 결국 같은 아군까지 죽여버리는 광수의 솔선수범이 지석진의 스타트 보다 더 싫었던 사람이다. 남들은 이런 광수의 어설픈 맛이 웃겨 죽겠다는데 이 숨겨진 에이스라는 광수의 유머 코드가 내겐 도무지 와닿지가 았았다.

 

하지만 이런 내게 오늘 처음으로 광수를 향한 지긋한 엄마 미소가 터져 나왔다. 이날의 런닝맨은 서민들이 직장에서 받는 평균 휴가비 22만원이 때론 얼마나 부질 없이 사라지는가를 몸소 개그 코드로 승화 시킨 회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아무런 규율이 없어 보여도 의외로 정해놓은 규칙을 포괄적으로 촘촘하게 배열하는 런닝맨인지라 당연히 그 규칙 또한 휴가비를 앗아가는 아이템으로 장착 되었다.

 

이 날 런닝맨이 준비한 반전은 런닝맨 멤버에게는 생명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름표를 십만원을 내고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구입권이었고 이에 솔깃한 나약한 초식동물 광수는 잽싸게 거금 십만원을 내고 이름표를 샀고 그것을 등에 장착하자마자 채 10초도 되지 않아 등 뒤로 다가온 상대편 유재석이 아무렇지 않게 뜯어버린 이름표에 한순간에 전재산의 반을 날려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 돈도 없는 양반이."

 

순간 울컥한 이광수는 거침없이 유재석에게 분노를 표현해 냈다. 이미 휴가비를 다 털린 유재석에게 "지금 돈 없다고 돈 있는 사람한테 질투하는 거예요." "십만원 내놔요. 십만원 내놓으라구요." 순간 너무나 분노한 상황인데 하나도 무섭지 않은 광수의 광기가 너무나 귀엽고 안쓰러워서 절로 웃음이 터져 버렸다. "어? 이름표 또 하나 더 붙이고 있었구나." 유재석의 깐족거림에 생돈 십만원이 날아가버려 제정신이 아니어야할 광수는 있는 힘껏 화를 냈지만 도저히 그 화가 분노로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너무 웃어서 배꼽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은 하하의 반응과 머쓱해하면서도 계속해서 광수를 놀리는 유재석의 깐족 그 사이에서 어안이 벙벙해진 같은 팀 송지효의 멍한 얼굴과 중간에 서서 화를 내면서도 어째 공격 받는 것 같은 광수의 포지션이 어찌나 농담 같던지. 아 이래서 이광수라는 사람이 사랑 받는 거구나. 라는 기분을 처음 느꼈던 것이다.

 

 

10초 만에 날아간 거금 10만원 보다 더 아까웠던. 처음 입은 꼬까옷을 본인 스스로가 확인해볼 기회도 갖지 못한채 유재석에게 뺏겨버린 그 기분을 어찌나 문학적으로 잘 표현하던지. 그리 어설퍼 보였던 광수의 의외의 감성과 유려한 입담에 놀랄 뿐이었다.

 

 

"지금 아이스크림 받자 마자 떨어뜨린 것 같은 기분이라고요." "새 옷 사고나서 거울 보려고 하는 그 순간에!"

 

 

그리고 나를 더욱 그를 애착하게 만들었던 것은 그 순간에도 유재석이 던져 놓은 "야. 미안하다. 야"에 기껏 내던 화도 채 내지 못하고 풀려버린 광수의 화를 다시 돋군 "그런데 너 3만원만 꿔줄 순 없겠냐?" 라는 한마디에 울컥해서 폭발해버린 광수의 한마디였다. "형. 진짜 저한테 뺨 한대 맞으실래요?" 이 거친 문장을 어찌 이리 조심스럽고 정중하게 표현하는가. 심지어 그 말을 하면서도 눈을 깜짝깜짝 거리는 겁쟁이 광수의 조심스러운 모습이 순간 너무나 귀엽게 느껴졌었다.

 

 

이 날 광수의 활약은 단순히 이름표를 뺏긴 난동 하나 만이 아니었다. 언제나 처음으로 이름표를 뜯긴다는 믿을 수 없는 형 지석진과 팀을 이루어 그 대단하다는 김종국의 이름표를 뜯어내지 않나. 발로 걷어 차이면서까지 한지민의 이름표를 뜯어냈지만 순간 아무도 모르게 미리 이름표를 구입해서 숨겨 두고 있던 그녀의 속임수로 역시나 약자로 남을 수 밖에 없었던 광수의 불운은 이 날 최고의 하일라이트가 되기도 했었다.

 


 

언젠가 내가 문득 애처로움을 느꼈던 지붕 뚫고 하이킥 속에서 광수가 남긴 에피소드 하나가 기억 난다. 연인 유인나를 짝사랑하는 대형마트 점원의 호감을 사기 위한 식재료를 가난 때문에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연인을 팔아 얻은 쌀로 밥을 해먹는. 차마 욕도 안나오던 그 지상 최고의 찌질함을. 아마 김병욱 피디는 이광수가 가진 필연적인 애처로움을 미리 파악하고 담아냈던 것은 아닌가. 화를 내면서도 오히려 화를 받는 것 같은 독특한 캐릭터 광수라는 인물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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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놀러와가 방청객을 모시고 공던지기 놀이를 하던, 퀘퀘묵은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그때 놀러와는 여름 특집으로 괌이었나 해외 여행을 갔었는데요. 번지점프를 방불케하는 고공 낙하 놀이기구를 타야하는 미션을 두고 제가 작은 감동을 일으켰던 장면 하나가 있었습니다. 많은 여성 게스트들이 이 놀이기구를 타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어쩔 수 없이 화면을 위해 기구에 올라탈 수밖에 없었지요. 이때 놀랍게도 엠씨 유재석이 나서서 가장 무서운 자리를 선점하여 자리에 앉아주는 배려를 보여주더군요. 유재석의 이런 배려에 다행히 여성 출연자들은 안도하며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었고 좋은 화면이 나와 시청자도 시원한 고공낙하씬을 즐길 수 있었구요. 제가 이런 유재석의 배려가 한층 더 놀라웠던 이유는 그가 가진 심각한 고소공포증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더워서 도대체 8월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걱정부터 들게 하는 폭염의 7월입니다. 런닝맨은 한수 앞서서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의 연예인들을 프로그램의 대표주자로 내세워 즐거운 서머 페스티벌을 개최해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아이돌 특집이지요. 뜨거운 여름. 이열치열이라고 뻘뻘 땀을 흘리며 아스팔트 위를 달려나가는 소년들의 투지를 보고 있노라니 프로그램을 보는 그순간만큼은 아이스바를 입에 문듯 시원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사실 저는 예능 프로그램에 아이돌이 출연하는 것을 딱히 반기지는 않는 입장인데요. 그동안 많은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아이돌의 이미지란 탑스타도 아니면서 (하긴 탑스타라고 해서 대우해줘야한다는 논리가 더 웃깁니다만) 어중간한 위치에서 으쌰으쌰 달금질을 받아야 하는, 소위 알아서 죽도 못 떠먹는 타입의 최악의 게스트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기에 그들이 출연한다는 소식은 제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워 놓았었지요.

 

 

 

하지만 이날 아이돌 에피소드, 아니 아이돌 미션은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고 즐겁기까지 했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즐거움이란. 예능을 보며 터뜨리는 폭소 이상의 쾌감이니까요. 출연한 아이돌 모두는 땀을 흘려 이날의 미션을 완수해냈고 (사실 닉쿤의 출연이 한주 앞당겨진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오늘이었습니다) 조금의 위화감이나 어색함도 없이 예능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날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많게는 띠동갑 이상의 차이가 날 어린 아이돌과 함께 조금의 거북함도 느껴지지 않는 하모니를 만들어냈던 유재석의 행동들이었습니다. 그것은 가슴 설레는 매너였고 따뜻한 배려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출연한 여섯명의 남자 아이돌과 한명의 여자 아이돌에게 유재석은 더할 나위 없는 신사적인 매너를 보여주었습니다. 카메라가 비추어질때 마치 염라대왕이라도 납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비행기를 태우는 거북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카메라가 주목하지 못하는 순간까지 구석구석 예능이 낯선 아이돌을 향해 두루두루 배려를 배풀어주고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따뜻함과 정을 실어 챙겨주는 모습은 뭉클한 감동으로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특히 다소 내성적인 성격의 은혁이 프로그램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유재석은 특별히 그에게 신경을 쓰는 것이 보였는데요. 박빙의 시합 가운데서도 남다른 승부의식의 유재석이 앞서 달려나가는 은혁에게 선두를 내어주면서도 혹여 그가 넘어질까 "조심해. 조심해."를 연발하는 모습은 은혁이 부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아이돌에게 쏜 유재석은 띠동갑도 넘은 어린 아이들에게 전혀 고압적이지 않은 옆집형이나 오빠와 같은 친근한 모습으로 아이돌의 긴장을 풀어주었죠. 약간 맹한 성격의 은정이 "은정아. 이거 하나 먹어라." 라고. 냉장고에 넣어둔 아이스크림을 먹으라고 말할때 난처한 얼굴로 "그거 오빠가 먹던 건데" 라는 말로 웃음이 터지게 했던 것 역시 유재석의 이런 친절한 분위기 형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그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재석의 배려는 아이돌에게만 향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남자 열명이 부럽지 않을 송지효라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생색내지 않고 혹여 그녀가 넘어질까 물에 빠지지는 않을까 중심을 잡아주려고 손수 나와 위험을 감당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작은 감동으로 느껴지기도 했죠. 나중에 송지효가 기필코 게임에 이기고 말았을때 어린 여배우가 그토록 성의를 다해 게임에 뛰어들어 좋은 장면을 뽑아내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그를 사랑스러워하는 유재석의 따뜻한 아빠미소와 송지효의 볼을 꼭 쓰다듬어주는 모습은 그가 출연한 패널과 멤버들에게 얼만큼의 애정을 갖고 있는가를 짐작하게 하더군요.

 

 

 

초반 아이돌 올림픽이라는 미션 답게 성화를 쏘는 어린 FD의 위험한 모습에 그것이 시작되자마자 앞으로 달려나가서 조금의 위화감도 없이 자연스럽게 성화를 받아들고 자신이 대신 위험을 감당하며 자연스럽게 진행을 이어나가는 모습이나 달려나오며 등장하다 마이크가 떨어진 은혁에게 직접 마이크를 주워 품에 달아주는 감동적인 모습과 어처구니 없이 어쩌면 너무 귀엽게도 게임 초반에 탈락해버린 임시완을 그냥 내팽개쳐두지않고 국민엠씨라는 유재석이 손수 나서서 어깨를 다독여주고 직접 위로해주는 모습은 아, 저사람은 어쩌면 저렇게 변함이 없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언젠가 한 아이돌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했던 고백이 생각나더군요. 당시 인기 아이돌도 아니었고 히트곡도 없었던 그들은 대선배들앞에 인사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운, 내가 누구라고 소개조차 할 수 없었던 무명의 신인 아이돌에 불과했는데 이런 그들의 팔을 잡아 끌고다니며 "얘가 누구야?" 라고 망신을 주는 선배 연예인이 있었다고 하죠. 창피해서 죽을 것만 같았던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그에게 먼저 다가와 그들의 노래와 그룹의 이름은 물론 자신의 이름까지 직접 말하며 반가워했던, 그리고 가장 먼저 이름을 불러주었던 그 고마운 사람은 바로 국민엠씨 유재석이었다고 합니다.

 

 

내가 필요할때 잘 보여야하는 사람에게 한없이 비굴한 아부를 하는 일은 누구나 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내가 어렵지 않은데도 내가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주고 그사람이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고 그사람을 인지해주고 교감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하기 쉬운 일은 아니죠. 그것을 실천해주는 사람. 그러면서도 생색 한번 내지 않는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사람. 그게 바로 유재석이 가진 진정한 힘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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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무한도전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예능 프로그램을 이런 식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수년전 유재석이 보여주었던 오두방정 버라이어티 '감개무량' '외인구단'등에서 무한도전의 미래를 예측해 볼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방송을 어떤 고정화된 틀이나 형식 없이 제멋대로 제맛대로 만들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거죠.

 

대본에 적혀있는 정해진 대사가 좀 아니면 어때요? 꼭 출연진들만 떠들라는 법이 있나요? 매회 일정화된 패턴이 아니면 또 어때요? 무한도전의 'Why not?'이라는 하나의 암호는 문자 그대로 이데아가 되어 이후 수많은 예능계의 큰손들에게 영감과 동경을 주는 하나의 상징이 되어버렸죠. 이후부터 '리얼 버라이어티'란 하나의 장르가 아닌 국내 예능을 무한도전식이냐 그렇지 않느냐의 두가지 결정만을 남겨놓은 하나의 패턴이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고정화된 틀과 형식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발상이 현재 국내 예능의 가장 큰 가능성을 열어주었던 것은 개그맨이 아닌 비예능인들로도 예능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수많은 장르의 연예인들이 예능인의 길을 모색하게 되었죠. 그중에서는 오히려 예능인으로서의 인지도가 배우나 가수로서의 인지도 보다 높은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그중의 한사람이 바로 여배우 송지효죠.

 

 

 

 

 

여배우의 예능 도전기가 송지효 하나만은 아니었습니다만 결코 잦은 행보로 보여지지도 않았던 것은 아무래도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장르의 특성상 여배우들이 쉽게 융화되기에 어려운 결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여배우로서의 여성성을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에서 드러내기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이죠. 예쁜 얼굴과 보호해주고 싶은 가녀린 모습들이 오히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낙제점으로 작용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은 풀메이크업으로 무장한 보호 받는 여배우의 가냘픈 모습에서 호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민낯일지언정 보호받기보다 보호하려고 뛰어드는 그 순수한 열정과 끈기를 사랑하지요. 하지만 이런 여배우는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오직 이사람 뿐이예요. 런닝맨의 홍일점. "송지효"

 

송지효에겐 이제 홍일점이라는 말조차 붙이기 미안할 정도입니다. "그러고보니 지효가 처음 보호를 받네" 언젠가 CSI 이벤트에서 멤버들이 보호 받는 지효를 향해 던진 쑥쓰러운 이 한마디가 반가울 정도로 런닝맨의 송지효는 단 한번도 누군가의 보호를 받기 위해 손을 내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 스스로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 이끌어주는 유형이지요. 그리고 이런 그녀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오히려 풀메이크업의 진짜 여성임을 뽐내는 아름다운 얼굴의 여배우나 아이돌이 등장했을 때입니다.

 

 

 

써머 페스티벌일까요. 여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들. 소년 소녀들로 중무장하여 이날의 런닝맨은 그 어느 때보다 상큼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빛나는 하루를 보여줬습니다. 아이돌 특집! 이상하게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돌이 나오는 것이 그리 반갑지 않은데 런닝맨에서만큼은 아이돌의 등장이 그리 고깝지 않단 말이죠. 이날 많은 남자 아이돌과 홍일점으로 등장한 예쁜 얼굴의 어린 걸그룹 은정의 등장은 머리조차 제대로 빗지 않은 듯한 송지효를 긴장시키기 충분했습니다만.. 송지효에게는 일말의 위기의식도 느껴지지 않아보였습니다.

 

 

 

 

 

팀을 나누어 달리기 경주를 하는데 순간 폭소가 터져버렸어요. 함은정과 달리기를 하는 송지효의 모습이 어찌 그리 개구지고 또 꾸밈이 없던지. 얼굴은 새빨갛게 익어서는 땀을 씩씩 흘리며 배를 내밀고 팔을 마음껏 휘두르면서 뛰어오는 그모습이 레드카펫을 밟았던 여배우가 아닌 조기축구회 회장님이 막판 스퍼트를 올리는 모습 같아 한참을 송지효의 파이팅에 웃음을 터뜨렸답니다. 결국 이런 송지효의 열정은 김종국마저 놀라게한 런닝맨팀의 반전을 가져다주지만..

 

 

 

결국 팀을 거듭하여 지고 말았던 런닝맨팀의 패배에 침울했던 것도 잠시 씩씩대며 달려오는 지효의 모습이 어쩐지 이상합니다? 자막 또한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런닝맨의 편집 기술이 정말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귀염둥이 앵그리버드의 bgm과 함께 분할컷되어 나오는 지효의 분노한 모습. "왜 이리 화가...?" 라는 능청맞은 자막 또한 귀엽습니다. 갑자기 멱피디의 멱살을 잡는 분노한 지효. "멱피디! 당신! 저기 보던 사람이 53kg라고 그랬어. 어떡할 거야!!"

 

 

 

사랑스러운 지효의 모습에 유느님마저 넉다운. 지효야. 지효야. 라며 지효를 달래기 유념없습니다. 그와중에도 깍듯한 존댓말로 "전 망했어요. 저기 저 아저씨가 저더러 53kg라고.." 말하는 지효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그 많은 남자 아이돌이 있는 가운데서도 자기 몸무게를 통하여 웃음을 주는 지효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눈물겹게 귀엽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후 수중 허들을 하는 장면에서도 송지효의 진가는 더욱 극대화 되어 빛을 발합니다. 은정과 나란히 팀의 홍일점이 되어 허들을 뛰어넘는 미션을 받았던 송지효. 여배우로서 다소 민망할 수 있는 자세를 아무렇지 않게 보여주며 허들을 넘는 송지효를 보며 작은 감동 같은 것이 느껴지더군요. 결국 승리를 쟁취해낸 지효의 그 물에 푹 젖어 아무렇지 않은 얼굴이 얼마나 예쁘던지.

 

 

 

이런 송지효를 마치 아빠처럼 반겨주는 유재석의 표정을 보니 송지효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녀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 결실을 맺고 있는지가 짐작이 되더라구요. 이런 송지효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유재석은 그 감동을 어찌할 바를 몰라 송지효의 볼을 두손으로 폭 감싸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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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시겠지만 사실 한때 패밀리가 떴다는 무려 괴물 예능이라 불리던 1박2일을 비웃는 거대 골리앗이었습니다. 오죽하면 기자들이 나영석 피디에게 달려들어 그를 조소했을 정도로 패밀리가 떴다가 누렸던 영광은 꽤 길고 깊었죠. 문제는 이런 패밀리가 떴다가 다소 석연치 않은 감정을 남기고 방송을 종료하고 대박을 잡아보겠다고 아류를 선언하며 뛰어들었던 SBS의 패밀리가 떴다2를 시청자가 참혹하게 외면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출연자를 메인 엠시와 패널로 구성한 무모함은 물론 시청자가 그토록 SBS 예능을 질색하게 만드는 이유들인, 억지 러브라인과 손발이 오글거리는 유치한 자막과 배경음 그리고 무분별한 아이돌 출연의 3종세트는 시청자로 하여금 이 프로그램을 경멸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더욱이 이 프로그램이 안긴 가장 큰 숙제와 민폐는 SBS의 일요일 저녁 예능 시간은 회생불가능한 외면해야만할 시간대라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갖게 했다는 것입니다.

 

실패한 음식점은 아무리 간판을 고쳐달아도 손님이 다시 그 자리를 찾지 않습니다. 이유는 가게의 맛이 문제가 아니라 이미 그 장소의 맛이 찍혀버린 상태이기 때문이지요. 일요일이 좋다, SBS의 일요일 저녁은 그저 간판을 아무리 고쳐달아도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 맛없는 음식점의 분위기와도 비슷했습니다. 그 편견은 유재석이 다시 등장한 런닝맨이 돌아오고 나서도 여전했지요.

 

 

 

최근 런닝맨 100회를 맞이하여 마치 영화제의 축제 분위기처럼 멋드러진 옷으로 갖춰입은 런닝맨 멤버들이 묘령의 신비한 게스트도 초청하였다는 소식과 함께 들뜬 얼굴로 맞이한 런닝맨 100회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축제와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것은 엠시 유재석의 거의 처음으로 듣는 런닝맨 1회에 받았던 그의 압박감을 이제서야 전하게 된 그의 감격스런 한마디였습니다.

 

"첫 녹화 때 100회를 맞을 수 있다고 상상하지도 못했다. 초반 쉴 때마다 우리 멤버들이 내게 했던 말은 ‘어떻게 해요. 형’이었다”

 

 

 

사실 유재석은 방송을 하면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스스로 힘들다, 아프다 어떻게 좀 해달라는 하소연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을 하기 전에 그저 묵묵히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지요. 100회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한마디를 겨우 꺼내놓은 유재석의 소감은 그 이상으로 감격적인 기쁨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100회의 영광. 쉴 떄마다 "어떡해요. 형."이라며 그를 붙잡아 두었을 멤버들의 무게와 부담감.

 

지금에서야 유느님을 입증한 런닝맨이라지만 사실 첫회가 시작되고 런닝맨 초중반의 분위기는 암흑과도 같았습니다. 기자들의 비난세례는 물론 각종 매니아들과 심지어 팬들마저도 회생불가능한 방송으로 점쳐놓고 하루빨리 유재석이 SBS와 손을 털고 다른 방송사로 넘어가서 새로운 방송을 하기를 기원했을 정도였죠. 그들에게 런닝맨은 그저 없어져야 마땅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역시 아쉬운 점이 많지만 보완할수 있는 부분들이라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에 호감이 생긴다. 더욱이 이겨봐야 별것도 없을것 같은데 땀방울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출연진들과 의지가 보이는 제작진의 호흡은 나름 감동적이기까지했다. 물론 런닝맨은 현재까지 그 많은 예능이 보유하고있는 팬덤도 없고 인기도 없다. 그럼에도 전작이 쌓아놓은 편견의 앙금은 이미 포화상태다. 하지만 팬덤이 없다면 내가 제1팬이 되리. 정체된 매너리즘의 1류보다는 발전할 여지가 보이는 노력하는 2류가 좋다. 이것이 내가 인기 없는 런닝맨을 응원하게 된 이유다

 

아주 오래전 제가 남긴 런닝맨에 대한 짧은 소감문이 있더군요. 팬덤이 없던 런닝맨을 위한 제1의 팬이 되기를 소망하며 남겼던 한마디가 이토록 머쓱한 기쁨으로 돌아올줄은 몰랐습니다. 사실 이 짧은 글을 남기면서도 런닝맨이 이렇게까지 요즘 대세라는, 국민 예능의 자리를 움켜쥘줄은 상상도하지 못했거든요. 유재석은 오죽했을까요.

 

 

 

방송내내 "어떻게 해요. 형."을 외쳤던 멤버들의 모습처럼 방송이 무언지도 예능이 무언지도 모르는 예능 초보자들을 유재석에게 데려다놓고 아무것도 할줄 몰랐던 그들에게 유재석이 건넨 한마디는 바로 이것이었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거 전부 다해. 뒤는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아, 그 한마디가 그가 그렇게 풀어준 자유가 그의 부담을 대신하여 만들어준 여유가 지금의 지효를 개리를 그리고 런닝맨을 만들었습니다.

 

언젠가 런닝맨이 한참 구박을 받을때 그리고 지금의 개리도 지금의 에이스 지효도 아니었던 그저 시청자에게 낯설기만한 런닝맨 멤버들이었던 그무렵에 거짓말 탐지기를 두고 개리가 다소 미안하고 다소 겸연쩍은 얼굴로 따지듯 물어봤던 질문이 있었습니다. "런닝맨에서 빼고 싶었던 멤버들이 있었다?" "나 유재석이 없으면 런닝맨도 존재할 수가 없다?"  방송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힙합퍼 개리였기에 가능했던 질문이겠지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유재석이 남긴 한마디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아니오" 정답은 거짓말탐지기의 'Yes"였고 순간 유재석이 보여준 그 따뜻한 미소는 정말 오랫동안 제 가슴에 여운처럼 남아있더군요.

 

 

런닝맨의 유재석이 선사한 여유는 곧 예능감이 없는 멤버를 에이스로 만들어준 것은 물론 SBS예능팀의 놀라운 도약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런닝맨의 피디는 수많은 논란을 두고 SBS의 출연진으로서는 보기 드문 반성의 한마디를 남기기도 했는데요. "내가 했던 실수가 국민엠씨 유재석에게 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모르쇠로 넘어갔던 SBS연출진에게는 보기 드문 자세이기도 했습니다. 피디의 이 다짐 이후 런닝맨은 가끔 있었던 논란 역시 수그러들었고 이후 국내 시청자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에게까지 사랑을 받는 해외로 뻗어나가는 한류 프로그램으로서의 가치를 드높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오글거리고 유치하기 짝이 없다, 발전이 없다며 비웃음을 당하던 SBS의 연출을 보기 드물게 뛰어나고 세련되며 고급스럽고 진취적인 연출로 만들어버렸던 것도 SBS의 런닝맨이 유일합니다. 저는 감히 런닝맨을 국내 예능중 가장 효과음을 넣는 감각이 뛰어난 프로그램이라 말하고 싶은데요. 단 하나의 장면도 흘려보내지 않고 그 장면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런닝맨의 음향감독이 세심하게 마련한 디테일한 연출의 힘이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장면 하나하나마다 얼마나 특별하고 구색이 딱 들어맞는 음악을 세련되게 사용했던지. 한번은 광수 테마송을 힙합 버전으로 어레인지해서 들려주는데 그 능구렁이 같은 깜찍한 유머에 그야말로 포복절도할 지경이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유재석이 SBS에 선물한 기적은 이제 더이상 SBS의 일요일 저녁 여섯시를 재미 없는 시간대라는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만든 시간의 기적입니다. 농담처럼 시간을 지배하는 자!라고 외쳤던 그의 한마디가 진짜가 되어버렸네요. 진짜 예능의 가치를 알고 묵묵히 달려온 런닝맨이 앞으로도 더욱 큰 재미를 선물해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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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버라이어티에 진출한 이태곤이 난데없는 태도 논란으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이태곤 태도 논란이라는 일곱 글자를 들었을때 사실 그럴만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어요. 당시 런닝맨을 온에어로 보지 못했던 저는 그간 여러 연예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이태곤의 태도들이 다소 오해의 여지를 남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런닝맨에서도 무언가 시청자의 심정을 상하게 할만한 태도가 있었나 싶었던 것이죠.

 

 

 

 

하지만 막상 방송을 보고나니 이태곤 태도 논란이라는 것은 결국 시청자를 불쾌하게 만든 행동이 아닌 유재석에게 범한 무례가 시청자를 분노하게 만든 이상한 일화였습니다. 방송을 봤을때 초반이야 이태곤의 몇가지 행동들이 다소 껄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특히 다섯살 차이나 나는 큰형뻘인 유재석에게 너무 아랫사람 대하는 듯한 태도로 논란을 부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그것이 그리 도를 넘는 행동이라고 보이지는 않았고 어디까지나 사적인 자리가 아닌 재미를 위주로 한 방송이기에 이 행동으로 비난을 받는다는 것이 다소 석연치 않게 느껴졌습니다.

 

 

 

 

이태곤은 방송 초반에 유재석의 다리를 손으로 치거나 유재석을 밀치는등의 행위로 건방지다며 비난을 받았습니다만 사실 전반적인 런닝맨 속의 이태곤의 모습은 몹시 활동적이고 최선을 다하며 누구보다 예능감이 뛰어나보이는 성실한 게스트였습니다. 마초라는 이미지로 쾌남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유재석이 시키는 일은 그것이 개인기건 뭐건 주저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분위기를 결코 불쾌하게 만들지도 않았으며 경직된 태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 따윈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놀랐던 것은 무엇보다 방송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자세였습니다. 그간의 이태곤의 태도를 보면 다소 장난 같은 런닝맨의 미션과 게임들에 시니컬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는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했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런닝맨의 미션들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고 진지하게 대하는 자세로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특히 다른 멤버들이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풀어가고 있는 중간에 본인은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곳에서도 경기에 임하는 준비 자세를 하고 있어 폭소를 터뜨렸던 이태곤은 출연했던 그 어느 게스트보다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태도 논란이라는 말이 만들어낸 불쾌한 이미지로 이태곤을 평가하기엔 이태곤은 이날 시청자에게 그 어떤 누구보다 성실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이태곤을 향한 비난은 국민엠씨 유재석마저 당황스럽고 민망할 황당한 논란 아닌 논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큰 논란이 일어났나 싶어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니 이태곤을 향한 재밌고 유쾌하다는 의견이 있을뿐 딱히 그의 태도를 지적하는 글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이 얼마든지 표출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서 한두사람의 의견을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논란으로 만들어내는 기사는 이태곤은 물론 유재석까지 민망하게 만들 민폐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태곤은 이번일을 통해 너무 친해서 보여준 행동이 오해를 사게 만들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사과를 했습니다만 방송을 이태곤 때문에 참 재밌게 봤던 저로서는 그가 칭찬을 듣지는 못할 망정 비난을 받는 것이 참으로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방송내내 성실하고 충실하게 게임에 임한 것은 물론이오 엠씨 유재석이 시키는 일은 뭐든지 다 해주었던데다가 연장자인 지석진과 여성 멤버 송지효는 살뜰하게 챙기며 배려와 예의도 갖추었던 이태곤을 태도 논란이라는 네글자로 깎아내리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고 편파적인 보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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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길을 지나다보면 언제나 똑같은 자리에 간판만 바꿔갈아 계속해서 업종을 바꾸는 가게가 보인다. 이번에는 잘되겠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업종을 바꿔보지만 그래도 역시나 꽝. 터가 나쁜 건지. 지리상의 문제인 건지. 하지만 그 자리를 계속해서 파리 날리는 자리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저 자리는 무엇을 해도 안될 것이라는 사람들의 편견 때문이 아닐까. 결국 마지막은 통신사로 끝내고야 마는 무서운 저주.

 

 

 

사실 런닝맨은 그런 나쁜 터에서 간판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로그램이었다. '신장개업' 이라는 팻말을 내걸어도 파리만 날릴 것 같았던 그 자리의 분위기는 이전의 패밀리가 떴다 1.2가 쌓아놓은 거대한 업보였다. 물론 패밀리가 떴다는 괴물 예능이라는 1박2일을 한때 찍소리도 못하게 만들 정도로 밟아버린 역사가 있는 대중의 사랑을 받은 예능이었지만 제작진의 불쾌한 행실과 프로답지 못한 처신으로 시청자의 불신이 쌓여버려 심지어 유재석팬들에게조차 외면 받은 종말을 고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래도 유재석의 스트레스로 근근이 버티어나갔던 패밀리가 떴다를 기억도 하고 싶지 않은 방송으로 만든 것은 아무리 졸작일지언정 전작 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사실을 실감케해준 패밀리가 떴다2의 악몽 같은 시간들이었다. 예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배우와 아이돌의 조합에 무리수 가득한 SBS의 고질적인 예능 패턴들. 시청자는 아예 이 시간대를 구제할 수 없는 시간대라고 못박아 버렸다. 그렇게 끝인줄만 알았다.

 

 

 

2009년과 2011년 유재석은 SBS 연예대상의 그 높은 자리에서 두번 춤을 췄다. 한번은 여러 논란이 있었던 패밀리가 떴다를 그의 말처럼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간에 시청자여러분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렸다면 그것은 저희의 잘못입니다" 라는 말로 메인 엠씨의 귀감을 남겨준 그의 우직한 양심이 시청자를 향한 사죄의 마음으로 보여드린 댄스였다면 (논란이 야기됐던 이효리 연예대상을 그의 댄스 제안으로 풀어주고저하는 마음도 있었으리라) 2011년 유재석은 정말 기뻐서, 뿌듯해서 댄스를 췄다. 그토록 희화화되었던, 블로거들을 비롯한 수많은 네티즌과 기자들에게 비난을 받고 대중에게 외면 받은 SBS 주말 예능 시간을 살려놓은 자신에게 내리는 첫 포상. 어찌 아니 기쁠 수 있으랴.

 

 

 

최근 런닝맨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마저 까무라치게했던 대형 게스트가 런닝맨 위에 떴다. 바로 박지성이다. 그가 누구던가. 두개의 심장. 대한민국의 가장 큰 기쁨이자 세계에서까지 인정 받는 대스타가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진짜 스타. 더불어 박지성은 예능 프로그램엔 거의 출연하지 않는 성격으로 심지어 오래전 그의 절친 에브라가 앙리가 나온 무한도전을 재밌게 봤다며 우리 함께 나가자는 제안도 정중히 거절했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무려 첫 예능 출연을 런닝맨으로 결정하다니.

 

 

 

나는 박지성이 런닝맨을 결정한 이유를 듣고 런닝맨이 부활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박지성이 무거운 느낌의 토크쇼 보다는,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했다”면서 “이번 ‘런닝맨’ 출연은 그 일환에서 출연하게 된 것 “

 

 

 

한 지인이 전달한 박지성의 심경. 그가 런닝맨을 선택한 이유말이다. 가볍고 즐길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라서. 사실 톡 까놓고 말해 지금의 박지성이 출연할 만한 가벼운 오락 프로그램은 국내 예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대체로 박지성의 출연이라면 눈물 쏙 빼놓을 장중한 토크쇼나 아니면 박지성과 유소년 축구단의 드림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아내는 파노라마 정도가 가능하지 진짜 박지성이 유치하게 혼 빼놓을 만큼 재밌고 가볍게 놀 수 있는 놀이판은 오로지 런닝맨 밖에 없기 때문이다.

 

 

런닝맨을 해외팬들이 유독 좋아하는 이유 역시 이런 이유가 아닐까. 물론 예능 프로그램이 언제부턴가 웃음보다 감동과 휴머니티를 중시하는 풍조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랬기 때문에 예능의 참 의미는 어느샌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가볍다고 유치하다고 비난을 들어왔지만 그래도 묵묵하게 달려왔던 런닝맨.

 

 

 

그 수많은 계절이 지나고 초조헀을 순간에도 한번도 정체성을 버리지 않고 런닝맨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지키며 지금은 초등학생들에게도 학업에 과외에 학원 스트레스로 사라져버린 "놀이"를 브라운관으로 복귀시킨 그 대담성. 그것이 박지성도 반해버린 예능의 가치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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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을 보다가 숟가락을 놓아버릴 정도로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예고편에 등장한 두 개의 심장. 지성팍. 박지성의 등장 때문이었죠. "능력자. 보고 있나?" 더듬더듬 바로 앞에 놓였을 대본을 읽어내려가는 어색한 그 모습에 실소가 나오면서도 어찌나 멋지고 카리스마가 느껴지던지.. 역시 해외를 넘나드는 국내 최고의 스포츠스타다운 위용에 그야말로 감격 또 감격했다죠.

 

 

 

런닝맨이 놀라운 것은 이것은 결국 박지성 최초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방송으로 자리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런닝맨이 가져갈 줄이야...! 기자들이며 평론가며 네티즌이며 한때 입을 모아 곧 망할 방송이라고 묘자리 알아봤던 런닝맨의 과거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의 대단한 위용입니다.

 

 

런닝맨에 박지성이 출연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마도 런닝맨이 기타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억지감동과 작위적 연출이 아닌 게스트의 숨막히는 추격전과 체력전을 전면에 내세운 유일무이한 방송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이 스포츠스타 박지성의 마음을 동하게 했을테구요.

 

 

 

 

평소에도 런닝맨의 팬이라는 박지성은 "박지성이 무거운 느낌의 토크쇼 보다는,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했다"면서 "이번 '런닝맨' 출연은 그 일환에서 출연하게 된 것 " 라는 지인의 말로 그가 런닝맨을 선택한 이유를 얼추 알 수 있었는데요.

 

 

 

그러나 저는 박지성의 런닝맨 출연에 감동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불쾌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는 박지성은 런닝맨 출연을 결정하며 무한도전에 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하필 박지성의 시간이 비는 기간과 무한도전의 파업 기간이 맞물리는 바람에 출연이 무산되어버린 것이죠.

 

 

 

박지성과 무한도전의 관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바로 박지성의 절친 에브라가 무한도전의 열렬한 팬이기에 2009년  "티에리 앙리가 출연한 '무한도전'을 봤다. 나랑 같이 거기에 출연해보자" 라고 제안했으나 박지성이 "난 안할건데" 라며 거절을 했던 것이죠.

 

 

 

네티즌 사이에 전설로 떠돌고 있는 무한도전 무산된 특집중 키아누리브스, F1특집과 더불어 출연무산의 전설로 남아버린 박지성이.. 드디어 쑥쓰러움을 뒤엎고 예능 출연, 그것도 무려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는데 김재철 사장의 아집과 권력 독점 때문에 무산이 되어버리다니 정말 원통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무한도전에 나가고 싶었다는 한마디에 네티즌은 분개하며 MBC와 김재철 사장을 힐난하고 나섰습니다. 저 역시 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이번 한번만...? 하는 유혹이 살짝 드는 것은 사실이니 김태호 피디는 오죽했겠습니까. 생각해보면 엠비씨의 얼굴이나 다름 없는 김영희 피디는 자신이 전두지휘하는 나는가수다로 엠비씨 기살리기에 일조하고 있는데 후배 김태호 피디는 박지성과 같은 초특급스타의 출연마저 고사하고 벌써 몇달째의 파업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기 짝이 없습니다.

 

 

15주째 무한 결방. 무한도전의 고독한 싸움의 끝은 언제쯤일까요..? 정의를 찾게 될 그 기간은 암흑이지만 그 빛을 밝힐 수 있도록 가장 큰 공을 세운 무한도전의 노력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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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우리가 아마추어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재밌어하는 것은 "기대하지 못했던 반전"이 프로그램의 긴장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노래를 정말 잘 부르는 사람의 무대를 원한다면서도 막상 항상 비슷한 수준의 잘하는 무대를 보면서는 지루함을 느끼곤 한다. 때론 10점도 맞았다가 펑펑 울고나선 100점도 맞아버리는 그런 통쾌한 쾌감이 아마추어로 구성된 대본 없는 드라마, 오디션 프로그램을 이끌고 나가는 힘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허각이 잘생긴 존박을 누르고 생각지도 못한 1위를 했을때 마치 인간 신화라도 이룩한 듯한 쾌감을 느꼈고 그토록 버스커 버스커를 근본도 없는 팀이라 항상 까대기 하다가도 "나의 편협함을 반성한다"며 사과를 했던 윤종신의 인삿말에 전율을 느꼈다. 따지고보면 당연한 것이다. 어떤 대본도 정해진 시놉시스도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모르는 드라마 오디션 프로그램. 거기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반전과 예상치 못한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프로그램은 참으로 밋밋한 프로그램이 되버릴 것이다.

이제 좀 끝물이 아닌가 싶을 무렵 문득 등장한 케이팝스타는 무려 중장년층을 공략하기도 어려울 듯한 아이돌을 테마로 한 어린 꼬마들의 오디션 현장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면서도 희한하게도 현재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중 가장 많은 인기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음원 순위도 항상 연일 상위권이며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층 역시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그런데 웃기게도 이 드라마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나 판을 깨는 변수 같은 것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하이는 언제나 매력적인 보이스 컬러를 보여주고 박지민은 항상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며 백아연은 늘 청아하다. 이 세 소녀는 한번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우리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항상 초반에 두각을 보이는 소녀를 경계하게 되는 이유는 후반부로 가며 자신이 쌓아놓은 기대라는 데미지를 깨버리지 못함에 있기 때문인데 항상 이 세명의 소녀는 그만큼 기대를 하면 또 그만큼의 보답을 주곤 했다. 정말 적절한 기브 앤 테이크. 반전도 없고 변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호평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따지고 보면 K팝스타의 유일한 긴장과 변수로 작용하는 인물은 바로 이미쉘과 이승훈일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승훈 그 자신이고 이미쉘이 부자재로 끼어들었다. 누구나, 바보가 아니라면 백아연, 박지민, 이하이는 당연히 TOP4에 오를 것이라 짐작한다. 하지만 이승훈과 이미쉘은 아니다. 이미쉘이 그녀들보다 실력이 모자라서? 아니, 실력이 정말 모자른 사람은 이승훈이지만 이런 그를 버리기엔 그가 가진 매력이 너무나 막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날 케이팝스타는 역시 예상한대로 흘러갔다. 이하이는 처음으로 호명 되었고 뒤를 이어 박지민 백아연의 이름이 차례대로 불렸다. 너무나, 뻔한, 예상했던 그대로의 변수 없는 정해진 시놉시스다. 그리고 이어 결과를 기다리는 이승훈과 이미쉘. 그래. 실력만 생각한다면 당연히 이승훈이 떨어져야만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케이팝스타의 모든 참가자는 거의 동일한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의 혹평도 없었고 점수의 차이에도 편파가 있지 않았다. 결국 비슷비슷한 점수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시청자의 투표 뿐이다. 결국 인기가 그들을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날 심사위원들은 이미쉘에게 혹평을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이미쉘과 이승훈의 점수를 동일하게 내렸던 순간, 결국 그들은 이미쉘이 아닌 이승훈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쉘은 이미 "말 시키지 마" 사건으로 네티즌의 넷심은 물론 시청자의 호감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 더욱이 한주전 방송에서 날개 달고 돌아온 이승훈의 부활은 이미쉘의 도전을 받아주지 않았다.

 

이미쉘은 이승훈의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마치 짐작했다는듯 기다렸다는듯 크게 웃으면서 이승훈을 껴안아 주었다. 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당연히 이승훈이 탈락했을 상황이라고 생각될 그림이었다. 하지만 이 훈훈한 그림이 어쩐지 서글펐다. 노력과 실력이라면 누구든 따라잡지 못했을 것이라 예상했던 이미쉘. 한 때는 이하이 이상으로 인기가 많았던 그녀였다. 하지만 순간의 실수로 인심을 잃어 결국 인기 투표로 떨어지게 된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것을 예상했던듯 빠른 포옹으로 승자의 민망함을 위로해주는 그녀의 서글픈 어른스러움이 안쓰러웠다. 화면 안으로 돌아가 이미쉘의 어깨를 안아주고 싶을 정도였다.

 

전날 이미쉘의 후드티 속에 푹 파인 깊은 슬픔과 이미쉘의 무대를 지켜보던 박진영의 기도는 어쩌면 두사람 모두 그녀의 무대가 최상이건 최하이건 이미 결정된 마지막 무대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두사람의 기도와 슬픔이 슬프다.

내가 이미쉘의 탈락이 안타까운 것은 그런 이유다. 누구나, 어떤 사람이건 동일한 기회를 갖게 된다는 패자부활전이나 다름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어떤 무대를 보여주건 그 무대와는 관계 없이 탈락이 결정되어버린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승훈의 성공은, 그에게 늘 갖게 하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더 기대하게 되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이승훈은 항상 무언가 2프로 모자란 실력의 무대를 보여주지만 그의 무대는 언젠가는 터질 거야, 그리고 다음 무대를 보고싶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결국 그런 기대치로 그를 수많은 반대에도 이끌고온 심사위원의 선택처럼 이번에는 시청자들이 이미쉘을 떨어뜨리면서까지 이승훈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던 셈이다.

만약 이승훈이 떨어지고 이미쉘이 살아남았다면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유일무이한 여성 참가자가 우승을 거머쥐는 기록을 세우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승훈이 살아남은 이상 그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됐다. 이것이 이변 없는 프로그램, 케이팝 스타가 이제부터 꾸려나갈 유일한 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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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주제의 블로그를 그리 좋아하진 않았었습니다.
    이유는 억지 논리를 끼워맞추는 사람들이 많고 공감보다는 흥미위주의 소재 진행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무리한 논리를 가져다 대지 않고도 참 좋은 글을 설득력있게 쓰시네요
    이 포스팅을 본 뒤에 다른 글을 좀 더 읽어봤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글이 많네요


어딘가에, 무지개 저 너머에, 높고 높은 곳에, 자장가에서 들었던 나라가 있어요.
어딘가에, 저 무지개 너머에, 하늘은 푸르고 감히 상상하던 꿈들이 이루어지는 곳.
언젠가 별에게 소원을 빌거예요. 그럼, 구름이 저 아래로 보이는 곳에서 잠이 깨겠지요.




오래된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수록된 이 달콤한 멜로디 Somewhere over the rainbow 특유의 동화 같은 가사와 애수를 불러오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오래된 고전입니다. 수많은 가수들이 패러디를 했었고 수많은 오디션에서 불려져왔던 곡이기도 했죠. 감수성을 중요시여기는 곡인만큼 가창력이나 기교보다는 이 노래를 어떻게 해석하고 청자에게 얼만큼의 감흥을 불러일으키냐가 관건인 노래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하이 쟁탈전이라는 기삿말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케이팝스타를 맞이하던 도중에 박지민은 우뚝 서서 홀로 이 청아한 노래를 불렀습니다. 박지민은 애초에 6단 고음이라는 화제를 불러일으켰을만큼 무엇보다 기교와 가창력이 우수한 보컬이고 그랬기 때문에 자칫 16살의 어린 그녀가 이 노래의 서정성을 나 이만큼 잘불러 하는 흉기로 사용하게 될까 우려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보다 박지민은 훨씬 앞서 나가 있더군요. 그녀는 그녀 최고의 무기인 고음과 기교를 서커스처럼 이용하는 치기 어린 어린아이가 아니었습니다.




"무지개 저 너머 어딘가에, 파랑새는 날아다니고 새들은 무지개 너머로 날아가는데 왜 나는 안되나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모든 예술에 필요한 요소중 하나는 바로 연기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잘 그린 그림은 호평을 받지만 연기력이 들어있지 않은 그림은 감동을 주진 못합니다. 가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디까지 치솟을 수 있을까 싶은 고음과 화려하고 버라이어티한 기교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그 노래를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여 청자의 가슴을 울리고 치유시킬 수 있는가? 그것이 음악이 그리고 보컬리스트가 대중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절실한 힘이겠지요.




아, 박지민의 Somewhere over the rainbow는 정말 오랜만에 어린 소녀의 목소리에 눈물이 흐를 만큼의 벅찬 감동을 제게 안겨주었습니다. 그전까지 박지민에게 집중 되어 있었던 정말 고음 잘올라간다 정말 가창력 좋다라는 생각과는 달리 그저 그 노래에 취하게 되어버리더군요. 어린 소녀가 오즈의 마법신발을 신고 신비한 나라에서 서글프게 담아냈던 무지개 너무 그 어딘가의 애틋한 감정을 박지민은 수십년이 흐른 지금 그대로 재현해내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그래서 슬픈 노래였습니다.




간혹 이 노래는 워낙 명곡인 만큼 수많은 오디션에서 불러지고 있습니다만 제게 이 노래가 큰 감흥을 줬던 기억은 딱 두번이었는데요. 첫번째는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캐서린 맥피가 마치 인어공주와 같은 아름다운 비주얼로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감흥을 일으킨 Somewhere over the rainbow였고 두번째는 정말 유명한 어린 꼬마아이 코니텔벗의 Somewhere over the rainbow였죠. 전자가 마치 인어공주를 보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을 전해주었다면 후자는 어린아이의 서정성과 감수성을 극대화하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오늘 케이팝스타의 박지민의 무대는 이 두 무대 이상으로 손으로 꼽고 싶을 만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애수를 자아내는 목소리. 추억을 회고하는 서정성. 오즈의 마법사의 그 환상적이고 너무나 아름다워서 더 슬프고 또 슬퍼서 아름다운 애틋한 마음을 박지민은 완벽히 구현해냈습니다. 스팅의 말처럼 음악은 영혼을 치유한다고 했던가요. 박지민의 Somewhere over the rainbow는 그런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치유의 효과는 무섭게 지민양을 심사해야 할 심사위원단에게도 심사의 시간이 아닌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심사위원단인 보아와 양현석은 내내 엄마미소 아빠미소를 머금은채 그 벅차오른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는데요. 특히 박진영은 본인이 그토록 강조하던 직접 만든 크리스탈 헤드폰을 벗어 던지기까지하며 박지민의 무대에 전율을 느낌 얼굴을 보여주더군요. 심지어 그 노래를 듣는 눈에 눈물이 글썽이고 있는 것을 보고.. 참 이리저리 욕은 먹지만 나름 음악에 대해서는 순수한 면이 있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순간 박진영이 이 노래는 이거를 낀채 들어서는 안되겠다는 마치 경외심까지 느껴지는 태도로 자신의 크리스탈 헤드폰을 벗어던지는 모습은 마치 이솝우화의 나그네의 겉옷을 벗긴 태양의 따뜻한 입김을 보는 모습과도 같았어요.




문득 박지민의 이 아름다운 노래를 듣고 있으니 타방송사의 오디션인 위대한탄생에서 그토록 듣고 싶었던 김정인의 Somewher over the rainbow를 박지민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 마치 설욕을 갚은듯 시원한 마음이 들기도 하더군요. 당시 김정인은 무대를 앞두고 마법의 성과 거위의 꿈을 부르고 싶었다고 했으나 멘토 방시혁의 어리석은 참견으로 어린아이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선곡인 김동률의 아이처럼을 부르고 참패하고 말았죠.




이런 김정인양에게 정말 듣고 싶었던 곡이 바로 Somewhere over the rainbow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김정인양이 코니텔벗 이상의 가창력과 서정성을 가진 아이라고 생각했고 그랬기에 그녀의 목소리로 더욱 이 곡을 듣고 싶었죠. 가창력 재확인을 떠나서 그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들으며 치유 받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방시혁의 선택으로 인해 그런 기회를 가질 수는 없었죠.




저는 오늘 박지민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무언가 마음이 치유가 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내 찜찜했던 위대한탄생1의 김정인에게 듣고 싶었던 목소리를 박지민을 통해 다시 확인 받느 기분이 들어 마음이 흐뭇해지더군요. 김정인 역시 조금 더 자라면 아마 이런 목소리를 갖게 되지 않을까요.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천재가 있고 그것을 지켜보는 과정은 늘 즐겁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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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일본 젊은이들의 멘토가 되었던 드라마, 도쿄러브스토리. 트랜디드라마의 효시가 되었던 이 드라마가 처음으로 시도했던 그 무엇이 있었습니다. 바로 드라마의 중요한 장면마다 결정적인 OST를 삽입하는 시도였죠. 당시 다른 드라마에선 보기 드물었던 애절한 장면마다 터져나왔던 OST는 이후 우리나라 드라마 '질투'에서부터 시작하여 현재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하나의 정석처럼 굳어져 버렸습니다. 때론 과잉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만 평범한 장면도 OST 하나로 터져나오듯 살려내는 절실한 장면이 많았기에 현재는 BGM이 빠진 영상은 오히려 심심해질 정도입니다. 그도 그럴밖에요. 추노에서 언년이와 대길이 다시 만난 그 애절한 장면에서 임재범의 긁어주는 목소리가 빠졌다면 그 드라마가 얼마나 재미없게 느껴졌을까요. 이것이 바로 편집의 예술이자 편집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드라마 이상으로 편집의 힘이 필요한 장르가 바로 버라이어티입니다. 특히 리얼 버라이어티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편집의 기술이란 그 프로그램 하나를 죽이느냐 아니면 살리느냐의 결정적인 무기로 작용하게 되었죠. 현재의 예능 프로그램을 돌이켜볼때 예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집 기술 몇가지는 첫째, 이제는 그 어떤 장면에서도 빠질 수 없는 수다가 되어버린 자막이 있을 것이고 둘째, 제6의 멤버라고까지 느껴지는 화려한 합성과 효과들. 컴퓨터 그래픽 화면일테죠. 그리고 무엇보다 덧셈과 뺄셈이 중요한 버라이어티의 가지치기 또한 편집의 힘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지고 있는 결정적이고 때론 절실하기까지한 예능의 힘중 하나는 바로 적절한 "BGM"입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서 음악이란, 자막이나 CG효과만큼 시청자에게 큰 인식을 주지는 못하죠. 드라마 OST처럼 버라이어티 전용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다보니 이미 존재하는 음악을 장면에 맞추어 틀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 사소한 효과들이 만들어내는 큰 힘을 대부분 간과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장면들을 예능 프로그램의 음악으로 웃고 울었는지를 되새길 수가 있죠.

1박2일을 살렸던 것은 무엇보다 음악의 효과가 가장 컸다고 자부합니다. 그 아름다운 국내 명소들을 돌아보며 잊혀졌던 혹은 기억하는 음악들을 적절히 사용했던 편집의 힘은 아름다운 장면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곤 했었죠. 저는 예전 일박이일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마련했던 서울 특집에서 그들이 돌아오는 저녁 장면에 은은하게 비추어진 한강 불빛과 함께 깔린 이승기의 "추억속의 그대"를 잊지 못하는데요. 그 아련한 영상 속에 깔린 절실한 이승기의 목소리는 여행의 정취를 여운이 남도록 장식해 많은 이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현재 국내 최고의 자막 시스템을 보유한 곳이 바로 무한도전이며 잘라내기와 붙여내기를 누군가의 말대로 유전자 조작보다 정교한 소위 '악마의 편집'을 시전하는 슈퍼스타케이의 기술은 차라리 공중파가 케이블에게 한수 배워야 할 수준이죠. 여기에 한수 보태서 이 프로그램은 정말 50퍼센트 이상이 편집이 먹고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로그램, 라디오스타가 있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 대중이 간파하지 못하는 놀라운 음악의 힘을 가진 런닝맨에게는 그야말로 음향감독상이라도 건네주고 싶을 지경입니다.




한때 SBS는 가장 편집이 촌스러운 예능을 하는 방송으로 네티즌의 웃음거리가 되곤 했습니다. 촌스러운 자막과 유치한 편집 기술로 비아냥만을 받았던 SBS프로그램에서 에미상을 받아도 시원치 않을 국보급 편집기술을 가진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사실입니다. 정말 그 어느 프로그램을 보아도 런닝맨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세련된 음악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은 찾기 어렵습니다.




저는 언젠가 런닝맨을 보고 빵하고 웃음이 터지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 기술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장면이 있는데요. 아마 타이거제이케이를 초청한 회차에서 랩을 한다며 깝죽거리는 유재석의 저질 라임에 미친듯이 웃음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은 유재석 특유의 재간스런 애드립도 있었겠지만 순간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유재석의 라임 아래에 깔린 비트와 음향이 들리더군요. 그게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마치 그 장면 자체가 전혀 거북함 없이 하나의 만들어진 원래 존재한 음악 같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유재석이 랩을 시작한 순간 치고 들어오는 타이밍이나 자연스럽게 빠져주는 타이밍도 완벽해서 유재석의 랩핑에 포인트를 짚어준 정말 세련된 편집 기술을 보여주었죠.




그밖에도 별스럽지 않은 장면을 항상 측은하게 보이게 하여 더 큰 웃음을 주게하는 광수 전용 비지엠의 그 서글픈 음악을, 언젠가 외국인 버전으로 어레인지하여 들려줄때 그 참을 수 없는 진지함에 저는 그만 박수를 치고 말았습니다.

런닝맨은 부러 잘난체를 하며 시청자에게 와닿지도 않는 음악을 어거지로 틀어대는 만용을 부리지 않습니다. 이것은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음악이 배우의 대사나 드라마의 장면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장면이 얼마나 시끄럽고 거북하던가요. 하지만 런닝맨의 음악들이 세련된 기술로 느껴지는 것은 항상 단 한번도 음악이 잘난체를 하며 장면을 넘어서려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그 장면을 빛나게 해주는 보조 역할에 머물렀을 뿐이죠.

음악을 선별하는 능력 또한 뛰어납니다. 대중이 잘 아는 음악을 적절히 사용함은 물론, 스마트폰의 게임 유저들이나 알 수 있을 앵그리버드와 같은 게임음악과 효과음을 적절히 사용하고 온갖 영화의 배경음악과 정말 아는 사람만 알만한 음악을 선곡하여 그 의미를 알아채고 슬몃 웃음을 짓게하는 런닝맨의 세련된 음악 선곡들을 보면 음향감독이 얼마나 매주매주 심혈을 기울여 장면을 만들어내는가를 느낄 수 있죠. 과히 장인정신이라 느껴질 정도입니다.

스팅이 말했던가요. 음악은 영혼을 치유한다라고. 때론 과해지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소음이 되지만 항상 버라이어티의 그림자 역할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언제나 심혈을 기울이는 그 섬세함과 절실함이 런닝맨을 살려내는 완벽한 2프로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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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봄이 시작될 무렵의 2월, 티비 속에 방영된 한 장면을 보고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무한도전 봅슬레이편. 봅슬레이의 최고 속도는 150km에 달하며 커브를 돌 때 느끼는 압력은 중력 가속도의 4배나 된다. 육체적, 정신적인 극한의 공포와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도저히 이겨내기 어려운 스포츠 종목이다.




제일 처음 봅슬레이에 탔던 유재석은 처음 맛보는 공포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겠지만 순간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내리는 카메라를 한손으로 잡아채는 놀라운 프로의식을 보였다. 그 극한의 공포에서 카메라 위치까지 제대로 잡고있었던 유재석은 경기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손에 들린 카메라를 놓지 못했다. 어안이 벙벙해진 피디가 도대체 그 순간에 어떻게 카메라를 잡고 있을 생각을 했느냐고 하자 유재석의 대답은 간단했다.
"화면이 안 나오면 안 되잖아."




시청자에게 제대로 된 화면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만들어낸 인간 승리에 가까운 프로의식이었다. 여기서만으로도 충분히 감동 받을 일이겠지만 약 10년 이상 유재석을 지켜봐온 필자로서는 한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어 그의 프로의식에 더욱 감탄하게 되었다. 유재석은 높은곳을 견디지 못하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 아니었던가?




과거 엑스맨이었나. 외국에서 촬영을 할때 높은 곳에서 물을 타고 아래로 떨어지는 굉장히 위험하고도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야하는 미션을 받았을때 여성 참가자가 두려워하며 그것을 타지 못하자 본인이 솔선수범하여 제일 무서운 자리라는 앞자리에 앉는 것을 보고 참 여성에 대한 배려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꼭 여자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좋은 방송을 보여주기 위한 남녀를 떠난 게스트를 위한 배려였으며 더 나아가서는 시청자에게 좋은 화면을 보여주기 위한 유재석만의 프로의식이었던 셈이다.




최근 런닝맨에도 봄이...?! 싶을 만큼 화면을 꽉 채우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가 등장했다. 그 이름하야 찬란한 손.예.진. 깜짝 놀란 유재석은 손예진을 마주 바라보지 못할 만큼 긴장해서 그저 화면 앞을 바라보며 재간을 떨어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습든지.


기쁨도 잠시, 번지점프를 타야 하는 미션을 받은 유재석은 이미 손예진이 힌트를 들어버린 탓에 손예진이 번지 점프를 뛰면 다른 힌트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깔깔거리면서 번지점프를 타게 된다. 하지만 번지점프 위에 올라서자 웃음기가 사라질 만큼 극심한 공포가 밀려왔을 것임이 틀림 없다.



멀대 같이 키 큰 광수까지도 공포에 쩔어 "으악 으악" 소리를 질러댈 만큼 무서운 공간이었으니. 요즘이야 티비에서 하도 번지점프를 뛰어대서 처음의 두려움이 희석화 되었다지만 과거 맨처음 우리나라 예능에 번지점프를 알린 이홍렬이 한다면 한다에서 처음 번지점프를 했을때 시청자 대부분이 이홍렬을 존경하기까지 했을 정도로 높은 곳에서 아래로 뛰어내린다는 행위는 아무리 돈 받고 한다해도 게임으로 즐길 수 없는 무서운 놀이임이 틀림없다. 그것이 특히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예진씨. 괜찮으시겠어요?" 유재석은 웃으면서 말을 걸었지만 짐짓 그속에는 본인이 더 안괜찮을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거, 이미 엘리베이터에서 상공으로 내린 유재석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입맛을 다시며 흔들리는 눈동자로 주춤주춤 걸어오는 그 동작과 방송용 표정이 아닌 진짜 인간 유재석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리얼한 얼굴.



억지로 웃음으로 감추고 있었지만 필자는 그 표정의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이미 한 십여년 전부터 산을 싫어했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게 무서워서 두시간 이상을 떨고 못 내려온 유재석의 표정과 아주 흡사했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그렇게 올라와있는 것도 두려운 와중에 런닝맨 스탭은 얄밉게도 "같이 뛰시면 되겠네요" 라고 급기야 2인 점프를 권유한다.






입을 다시며 뛰어내리기도 전에 부동 자세로 떨고있던 유재석은 "많이 하셨을텐데" 오죽하면 손예진에게서 걱정소리를 들을 만큼 떨고 있었다. "예. 많이 해서 더 무서워요" 두려움에 목까지 갈라져 허스키한 소리가 났다. 웃기면서도 불쌍했다. "그래도 둘이 뛰니까 안무섭겠어요" 손예진의 이 한마디가 약간의 위로는 되었을까.






"뜁니다!!!!!"






오죽하면 손예진과 끌어안고 무언가 주절주절 외우던 그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패닉 상태였던 유재석이었다. 그런데 고개를 푹 파묻고 공포에 질려 뛰어내리지도 못할 만큼 떨고있었던 손예진과 달리 이미 번지점프 아래로 떨어져내린 유재석은 순간 놀라운 행동을 했다. 갑자기 팔 하나를 아래로 떨어뜨려내린 것이었다. 뭘 하는 거지?

"이거 봤어? 이거? 이거 손에 들고 찍는거 봤어요? 저희 오빠." 이때 송지효 때문에 진심으로 빵터졌다. 마치 친오빠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양새로 박철민을 한번 바라봤다 스탭을 한번 바라봤다 여기저기 유재석의 모습을 알리며 자신의 일처럼 흥분한 지효의 입에서 저희 오빠라는 말이 나올 만큼 유재석이 얼마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는지가 다시금 느껴졌던 따뜻한 말속에 유재석이 팔을 내린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바로 화면에 색다른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로 스스로를 찍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말했죠. 장난 아니라고. 이게 재밌어요?" 부들부들 떨면서 외치면서도 그는 카메라의 각도를 바로 잡기 위해 여전히 팔로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있었다. "런닝맨! 런닝맨은 계속됩니다" 외치는 유재석의 목소리에서 순간 눈물이 났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괜찮아요?" 내려와서 지친 목소리로 유재석이 제일 먼저 챙겨 물은 것은 역시 손예진에 대한 안부였다. '우리가 해냈어... 우리가 해냈어...해낼수있어..아이고...' 중얼중얼 하는 유재석의 작은 목소리 속에 그거 얼마나 큰 공포를 느꼈는가가 그대로 느껴졌다. 순간 옷의 상표를 가리기위해 깜장 테이프로 붙여놓은 상표를 보며 봅슬레이에서 봤던 유재석의 또 하나의 프로의식이 생각났다.


바로 미처 테이프를 붙여주지 못한 소품담당의 실수에 스스로 손바닥으로 상표를 가리며 진행을 했던 그 자연스러운 철저함에..감탄을 금치 못했던 것이다. 워낙 짧은 순간이었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소품담당도 미처 챙기지 못한 찰나의 순간에 스스로 손을 가려 상표를 보이지 못하게 한 그 철저한 프로의식은 그야말로 혀를 저절로 내두르게 만드는 위대한 프로의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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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떠한 순간에도 빛을 발하는 유재석씨의 프로정신~
    그것이 지금의 유재석씨를 만든 것이 아닌가 싶어요~ ^^

    울 닥터콜님~
    따뜻~한 주말 보내셔요~ ^^

  • 민하 2011.12.03 08:36 신고

    언젠가 노홍칠 군이 이야기 했죠.. 형은 그냥 방송하는 기계에요 라고 ㅋㅋㅋ

    진짜 일본에 아카시야 산마 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유재석이 있는듯..

  • 이쁜뽁 2011.12.03 09:32 신고

    저인간은.. 모..
    .......
    ...........

    역시 어쩔수 없이 사랑받아야하는.. 인간이었어..

  • 시엘 2011.12.03 10:18 신고

    저도 참 겁이 많은 사람인데, 유재석을 보고 있으면 용기를 얻게 됩니다.
    1인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저희 오빠." 라고 말한 송지효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 다큐광 2011.12.03 14:42 신고

    다큐에서 자주 쓰는 카메라인지라 팔 뻗고, 뭔가있다는거 보자마자 와~했습니다..
    맨VS와일드의 베어행님도 달고 올라가서 살짝쓰고 다시 자세잡고...
    거의 가지고 올라가기용으로 쓰고, 스카이다이빙할때도 잠깐쓰고 자세잡고 하는건데..
    겁많은 유느님이 주구장창 들고 찍을줄이야~ ㅎㅎ

  • 유재석 씨가 괜히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겠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 와... 2011.12.03 22:27 신고

    진짜... 대단한 프로의식... 정말 섬세하고... ㄷㄷㄷ


일 년이나 버틸까 싶었던 런닝맨이 이제는 상승세에서 안정적인 숨 고르기까지 하며 하나의 대세 예능이 되는 추세까지 온 것이 기특하기만 합니다. 사실 런닝맨은 골리앗과 같은 해피선데이에 극단의 상승세를 타던 나는 가수다 중간에 끼어 있어 도무지 빛이 보이지 않았던 프로그램인데요. 리더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의 의기투합과 뛰어난 팀워크와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어려웠던 오로지 예능에 초점을 맞춘 참신한 구성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까지 끌어모으는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만만디 남자의 자격과 시들해진 나는가수다에 비해 이제 시청률 20퍼센트까지 바라보는 런닝맨의 위상은 하루하루 불안한 하루살이의 인기가 아닌 안정적인 고정 팬덤과 시청 층까지 끌어들여 SBS를 대표하는 하나의 버라이어티가 되어버린 사실이 참으로 감격스러운데요.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구성의 참신함도 필요하겠지만 멤버들이 가진 고유의 캐릭터와 그 캐릭터와 캐릭터 간의 관계구도에서 오는 마치 드라마나 시트콤과 같은 이야기가 가장 큰 중심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논리에서 보면 지금의 런닝맨의 멤버들의 캐릭터와 그 관계 그리고 팀워크는 과히 환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신선하고 따뜻하지요. 다른 리얼버라이어티처럼 설정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프로그램이고 매주 게스트가 초청되다보니 불편하고 작위적인 느낌이 덜한 것도 장점이랄 수 있겠습니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여배우 송지효의 성공 사례와 무사 안착은 그녀의 털털하면서 멍한 이율배반한 매력을 더욱 살려 드라마에서보다 오히려 런닝맨에서 더 매력적이라는 좋아해야 할지 울어어 할지 알 수 없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데다 게임 위주의 버라이어티에서 마치 넘어설 수 없는 마지막 대왕 같은 느낌을 주는 김종국의 파워도 매력적이고 꼭 필요한 캐릭터가 되겠지요. 유약한 듯 부드러운듯하면서도 모두를 아우르며 제작진도 챙기지 못하는 매너를 하나하나 깨알 세듯 헤아리며 챙겨 심지어 떨어진 얼음마저 손으로 쓸어다 담는 최고의 캡틴, 유재석이 리더라는 사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런닝맨 최고의 든든한 버팀목이겠고요.




하지만 이렇게 다들 캐릭터가 잡혀가고 잡혀 있는 와중에 유일하게 겉돌고 있어 안타까운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지석진인데요. 사실 그의 이름 석 자를 써놓고 런닝맨에서의 활약이나 캐릭터를 떠올려봐도 왕코 형님이라는 별명 외에 아무것도 연상되는 것이 없을 만큼 지석진의 이미지가 흐릿합니다. 중간에 끼어든 멤버도 아닌 런닝맨 초창기 멤버에다 초기에는 유재석 뒤를 이을 만큼 대단한 활약을 보여줄 줄 알았던 지석진의 역할이 왜 이리 밋밋해져 버린 것일까요?




위에서도 썼듯이 런닝맨 초창기만 해도 지석진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한 편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듯이 멤버 과반수가 예능 프로그램이 첫 출연이었던 런닝맨에서 그나마 든든하게 느껴졌던 것은 유재석과 같은 기수의 오랜 예능 짬밥을 먹은 지석진뿐이었으니까요. 더욱이 초반 지석진의 유약한 듯 나약한듯하면서도 모두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매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지석진의 역할 중 하나였습니다. 보이지 않는듯하면서도 뒤에서 든든하게 리더 유재석을 배려해주고 지켜주는 느낌이 있었기에 하는 일이 없다고 누군가 비난해도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싶을 만큼 지석진은 보이지 않는 런닝맨의 엄마 같은 존재였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지석진의 활약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그동안 따뜻하게 프로그램을 감싸주던 조용한 수채화 같은 매력도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넓은 이해심으로 멤버들을 감싸주던 포근함은 간데없고 마치 처리해야 할 귀찮은 짐과 같은 덤스러운 이미지로 남기 시작했던 것이죠. 애초부터 캐릭터가 강한 이미지는 아니었으니 영하고 발랄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그대로 묻혀버린 지석진은 이제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가 없는 무존재의 상황까지 오게 되어버렸습니다.




매주 게스트를 초청하는데다 다른 캐릭터들이 워낙 탄탄하게 잡혀 있으니 이런 지석진의 느낌은 더욱 살아나기 어려웠죠. 차라리 광수처럼 막내이기라도 하면 구박이라도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주련만 가장 큰 어른인 지석진을 함부로 대할 수도 그렇다고 내버려두고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런닝맨에서 지석진은 점차 골칫덩이처럼 되어버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큰 손실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석진도 지석진이지만 프로그램에도 일 인분 몫의 피해가 오는 것이지요. 지석진 스스로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캐릭터를 남자의 자격의 왕비호처럼 있어도 없어도 되는 밋밋한 존재로 만들지 말고 과거 1박 2일의 김씨와 같은 있는 듯 없는듯해도 없으면 정말 허전할 사람과 같은 큰형님으로서의 역할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일박이일에서 김씨가 대단한 입담을 보여주지도 예능감이 뛰어나지도 않았지요. 음식의 맛을 볼 때도 큰 리액션 하나 없었던 그였지만 김씨가 떠나고나서 일박이일은 어딘가 낭만과 편안함이 사라진듯한 씁쓸함이 있었습니다. 강호동 역시 피로하고 고달팠던 와중에 그런 지쳐 있는 본인을 가장 감싸줬던 편안한 버팀목 같은 사람이 김씨라고 말했던 바가 있고요.




예능 초보자가 대부분이고 이제 갓 이 년째로 접어드는 런닝맨에서 무엇보다 정리가 필요한 이 프로그램에서 웃는 얼굴 뒤에 혼이 나갈 만큼 달리고 있을 리더 유재석의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버팀목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 지석진에게 가장 필요하고 또 잘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징징대고 힘들다 투정하며 같이 유재석을 힘들게 만드는 곤란한 큰형님 같은 설정이 아닌 카리스마는 없다 해도 뒤에서 리더를 잘 보조해주고 큰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역할이 필요했기에 유재석의 절친이자 오랜 경력이 있는 큰형님 지석진을 무리수를 두어가며 데려온 것은 아닐까요? 지석진이 목표로 삼아야 할 캐릭터는 왕비호가 아닌 일박이일의 김씨라는 것을 그 스스로 깨달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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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TISTORY 2011.10.17 14:31 신고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메인에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꼬냥이 2011.11.30 20:43 신고

    정말 볼때마다 속상해요 첨에는 설마 캐릭터겟지라고 믿고싶엇지만 진심으로 팀내에서 무시받고 있다는게 느껴졋고 전에는잘띄어주더니 이젠 리액션도 제대로 받아주질않고 지석진씨도 말은못하지만 굉장히 자존심상하고 의기소침해진게 보입니다 그런데티안내고 맞춰가려는게 보여서 더안타깝습니다
    김종국씨 은근히 편가르고 무시하는거 보기안좋습니다 진짜 학창시절 왕따놀이 하는것처럼 보여지기도해요 얼른 안정을 찾앗음합니다


어린 시절 문화 교류가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던 순간에도 엑스재팬과 아무로나미에를 찬양하던 친구들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적극적인 홍보 활동 없이도 진짜 재밌고 대단한 문화는 저절로 정서 속에 자리 잡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세 예능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런닝맨은 비록 얼마 전까지 일박이일이나 무한도전 혹은 나가수만큼의 인기 예능은 아니었으나 그때부터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대세 예능이 되어 골든타임 버라이어티로서의 위용을 달성하고 있었으니 이게 바로 진정한 한류는 아닐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등 수많은 나라에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해외팬들의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는 런닝맨이니만큼 오히려 국내보다 더 활발한 이들의 런닝맨사랑은 빽빽하게 만들어낸  자막이나 런닝맨의 인물관계도와 캐릭터설정 그리고 게임 규칙까지 상세하게 분석을 해놓았는데 그것을 보면 마치 논문을 써도 되겠다 싶을 만큼의 엄청난 관심도다.




런닝맨의 해외 인기는 실로 높아서 이미 한 달여 전 런닝맨 태국 레이스편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그 수많은 태국민들이 태국 왕자 닉쿤이 등장하기 전부터도 런닝맨 하나만을 바라보고 엄청난 인파를 만들며 환영 인사를 하러 나왔던 것에서 새삼 놀랐다 싶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중에서 어설픈 한글로 플래카드를 만들어 격하게 환영을 하던 태국팬들의 플래카드에는 단연코 엠시 유재석의 이름이 제일 많았다.




중국의 트위터격인 웨이보에는 유재석 관련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하는 팬의 숫자가 4.000명이 넘고 유재석 관련 정보를 모은 자료만 해도 4만 건을 육박한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은 자발적인 행위이며 유재석이 한 번도 중국에서 직접적인 현지 활동을 한 적이 없었다는 것에서 이는 순수하게 유재석의 자료를 직접 찾아보아 팬을 만들었다는 상황을 생각하면 대단한 인기 수치인 셈이다.




지난 4일 해외로 나가는 런닝맨은 중국 베이징편을 위한 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큰형님이 오신다'라는 대서특필을 한 유재석의 팬들은 유재석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그를 만나기 위해 공항으로 찾아가는 등의 대단한 환영인사로 유재석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많은 플랭카드가 있었지만 유재석의 이름을 적은 플래카드는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다. 런닝맨 촬영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베이징 인파에 대한 촬영 사진이 공개되었는데 그 숫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런닝맨의 가공할 만한 인기를 실감 나게 했다.




유재석이 중국 현지 활동도 없이 이토록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엑스맨-패밀리가떴다-런닝맨 3연속 모든 예능의 성공 때문이다. 필자가 이전 글에서도 적은 바가 있듯이 딱히 예능에 대한 편견이 없고 국내에서 유행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코드보다는 해외인들이 봐도 정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진짜 순수 예능에 가까운 런닝맨과 같은 예능이 추구하는 진짜 재미를 그들이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가 아닌가 한다.




단순하면서도 쉽게 빠져들 수 있는 구성에 억지 감동이나 웃음을 등한시하여 예능 아닌 다큐를 만들고자 하는 작위적인 설정도 없다. 그저 순수하게 예능에 치중했다는 느낌이다. 이것이 외국인들이 보기에 오히려 다가가기 편한 느낌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재석오빠. 안녕하세요. 전 중국 산동성 웨이팡시에서 온 팬이예요.

전 진짜 오빠를 너무 사랑합니다.
이건 제 고향의 특산-연이예요.
받아주세요.

오빠를 못 만났지만 전 행복했어요. 오빠. 항상 건강하세요.
전 이제 졸업했으니까 한국에 다시 못 올 것 같습니다.
근데 전 항상 오빠를 사랑하겠어요.
사랑해요.




한 중국팬은 유재석의 집까지 찾아와 편지를 남겼는데 빼곡히 빼놓지 않고 적은 사랑해요라는 한글과 유재석의 이름을 중국어로 적어 놓고 오빠의 이름이라고 표시한 정성에 '다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습니다'라는 문구가 무언가 울컥하게 한다. 오버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정서에 그대로 파고드는 진정한 예능의 힘. 이게 진짜 한류이고 애국활동이 아니겠는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런닝맨의 인기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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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지가 정말 아기자기한게 정성이 느껴지듯
    진짜 팬이 많네요.
    유느님이라는 단어가 정말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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