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그렇다고 하여 훈육 방법까지 위대한탄생1과 같았던 것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일부러 작정한듯 보이는 윤일상의 따뜻하고 섬세한 훈육 방식은 위대한탄생1에서 질타를 받았던 방시혁의 티가날 정도의 편애와 광끼 어린 질책, 과도한 승부욕이 느껴지지 않아 감성이 첨가된 멘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자신의 실력에 마주선채 스스로에게 실망하여 훌쩍이는 정서경을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자신을 가져" 라고 따뜻하게 조언해주는 윤일상의 가르침은 마치 군대를 연상케했던 방시혁의 차가운 훈육과는 분명히 다른 변화였으니까요. 같은 작곡가라는 위치이기에 역시 자신만의 욕심으로 멘티들을 과잉 훈육하여 망쳐놓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웠는데 다행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정말 이번에도 우승자는 절대 여자가 되지 않겠구나 싶을 만큼 남성 참가자의 승리 가능성을 극대화시킨듯한 이승환의 멘티들을 보면서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40대 이승환의 어린 참가자들에 뒤지지 않는 젊은 감각과 따뜻한 감성이었어요. "시쳇말로 내가 나잇값을 못하는 멘토인데 그래도 괜찮아?" 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질문을 던지는 멘토가 또 있을까요. 정말 저 방에 들어가봤다는 자체만으로도 떨어져도 여한이 없겠다 싶을 만큼 화려한 장난감들로 꽉 들어찬 이승환의 장난감 공장을 보며 마치 초콜릿 공장의 찰리가 된듯 전 입을 벙하니 벌리고 그 멋진 애장품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요. 아. 니들 참 부럽구나.

이윽고 아이들의 눈치를 슬슬 살피며 약간은 미안한 얼굴로 "내가 일본에 음악 작업을 하러 가야해서 니들에게 시간을 많이 내주지 못할 것 같아서..." 라는 말에는 어 약간 깨는데 싶었습니다. 위대한탄생에만 메달릴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한 멘토들의 입장이겠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에게는 지금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승환은 이때 정말 놀라운 제안으로 저는 물론 멘티들의 심장까지 깜짝 놀래키고 맙니다. "너희들도 같이 데려갈까해."
와우. 자신의 개인 스케줄만으로도 차고 넘칠 만큼 바쁠 사람이 혹여나 자신이 잠시 비운 시간동안 멘티들이 다른 멘토의 아이들에게 뒤쳐질까 염려하여 직접 일본까지 데리고가서 개인 트레이닝을 시키겠다는 자체가 참으로 놀랍고 감격스러웠습니다.



예전에 김건모가 김창완에게 노래를 배울때 정말 딱 하나의 음 한개 가지고 수십일을 붙잡고 늘어졌다더니 이승환 역시 다시! 또 다시! 같은 멜로디를 반복시키며 한 음절을 가지고 강행군의 트레이닝을 반복합니다. 정말 하는 사람도 지치고 이승환도 지치겠다 싶을 만큼 아침이었던 해변에 어둠이 깔릴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지는 지독한 강행군이었지요. 웬만하면 전문 트레이너에게 맡겨버려도 괜찮을텐데 이승환은 끝까지 제자들을 붙잡고 그들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밀물이 밀려와 엉덩이가 젖고 있는데도 끝까지 못 일어난다며 한 마디를 붙잡고 가르치는 이승환의 섬세한 가르침에 설렁설렁 할 것만 같았던 그의 의외의 섬세함을 발견하여 놀랍기 짝이 없었어요.
그리고 결과는 성공이었지요.

이승환은 장난스레 미소년들로만 구성하겠다고 선언을 했지만 사실 뽑혀나온 아이들은 정말 저중에서 누구를 떨어뜨려야해? 싶을 만큼 모두가 알토란같이 꽉꽉 들어찬 대단한 실력을 가진 보석이었습니다. 정말 한명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다 너무 잘해요. 항상 기타를 들었던 빈손이 쑥쓰러워 어색한 제스추어를 적극적으로 집어넣었던 22살 홍동균의 쑥쓰러움은 어째 위대한탄생1의 착하디 착했던 교회오빠, 조형우가 떠올라 미소가 지어졌는데요. 마치 동화 같은 멜로디로 "언제부터 사랑이었는지 알아채는 요렁 없나요" 하고 새되게 끌어오는 목소리가 너무 편안하고 아름다워서 첫 음절부터 와...하고 감탄을 하고 보았지요.(제발 이 친구를 조형우처럼 나쁜남자로 억지 변신시키는 우는 범하지 말길...)

특별 심사위원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는 이승환의 말이 너무나 잘 와닿았던 시즌2의 데이비드오, 에릭남이 더듬더듬 읊어내는 따뜻한 감성 역시 그의 음이탈마저 외면하고 싶어질 만큼 에릭남이 가진 진정성이 느껴지는 좋은 목소리였습니다. 거의 결점을 찾아낼 수 없을 듯한 최정훈의 완벽에 가까운 표현력은 그의 목소리로 커버곡을 내놓아도 무리가 없겠다 싶을 만큼 솜사탕처럼 달콤했어요. 정말 노랫말속에 등장하는 유리처럼 투명한 천사의 목소리 같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제 마음을 설레게 흔들어 놓았던 것은 이런 멘티들을 호응하며 바라보는 이승환의 애정과 자랑스러움이 담긴 따뜻하고 포근한 제자사랑이었습니다. 특히 가장 인상 깊은 무대를 보여준 짙은 호소력의 한다성이 이승환의 내 맘이 안 그래를 부를때.... 처음은 좀 약한데? 싶다가 이후 클라이막스를 치고 올라가며 "차라리 모든 게 거짓말이라면.... 모자란 사랑이 내..."(몫이 아니라면) 할때 저도 모르게 우와...하고 외치고 싶었는데 그 순간 이승환이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오케이 싸인을 하더라구요. 캬아... 그 모습이 어찌나 설레고 멋지던지. 긴장한 한다성은 내~할때 고개를 젖히고 몫이~에서 손가락 동그라미를 그리는 이승환의 오케이 싸인에 얼마나 안심이 되었을까요.


물론 이승환의 멘티들의 중간평가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홍동균은 아직 색채가 없어 평이하게 느껴지고 에릭남은 미션을 치고 올라갈수록 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발음이라는 숙제가 남아있지요. 한다성은 대단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약간의 부족한 발음을 갖고 있어 안타깝지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런 그들이 가진 단점이 결점으로 느껴지지 않고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될 만큼 장점이 크게 돋보였던 것은 이승환이 선곡해준 이승환의 대단한 곡들이 그들의 재능을 무엇보다 돋보이게 해주었기 떄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쩜 이리 곡도 잘 선별해 주었는지.

특히 한다성에게 내 맘이 안 그래를 선곡해 준 것은 정말 신의 한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선곡 능력도 선곡 능력이지만 그렇게 다양한 네명의 색깔을 모두 표현해 낼 수 있을 만큼 이승환이 가진 명곡의 갯수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정말 이 프로그램의 최종 승리자는 이승환이 아닐까 싶을 만큼 그가 대단한 가수이자 위대한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