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잇츠쇼타임 +404

 

돌아온 김구라를 격하게 환영했던 몇 주 전. 전설의 재림을 반가워하면서도 일말의 불안이 잠식했던 것은 라디오스타 제작진을 떠나보내는 규현의 메시지 때문이었다. 심지어 교체된 제작진이 필자가 유일하게 편식 중인 인기 예능 '세바퀴'의 전 제작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악 소리가 나왔다. 나는 흔들리는 감정을 애써 좋은 생각으로 눌렀다. 제작진이 바뀐다고 해서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것도 아닌데. 하물며 김구라도 돌아온다지 않는가. 그것은 99퍼센트의 호우주의보를 경고받았으면서도 빨래를 널러 나가는 미련 같은 것이었다. 정확히 바로 그 다음 주에 라디오스타는 변절했다.

 

 

 

"저는 라스면 이 정도 가슴은 받아줄 줄 알았는데." 이날 안선영이 선택한 무대의상은 차마 지나가는 화면으로라도 보여줄 수 없을 만큼 대단했었나 보다. 심의에 걸린 지난 의상을 못내 아쉬워하는 안선영을 보며 나는, 그녀가 이 프로그램을 골든타임의 공중파라는 인식도 갖지 못할 만큼 왜곡해서 바라보고 있었구나 싶었다. 수위가 존재하지 않는 막말 방송이라고. 확실히 이날 그녀는 거의 인사불성 격의 거침없는 언행을 퍼부어댔고 대부분은 논란을 낳았다. 분개한 시청자에게 안선영이 사과를 하는 해프닝까지 생겼다. 나는 도대체 이게 무슨 난장판인가 싶었다. 안선영의 입에 분개한 것이 아니라 이런 사단이 라디오스타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라디오 스타는 그런 방송이 아니다. 아니, 아니었다. 분명 수위를 넘나드는 거침 없는 방송이 라디오스타의 키포인트였지만, 희한하게도 이 프로그램에서 내뱉은 말이 '소란'이 되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하물며 라디오스타가 비호감 연예인을 양산하다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오히려 대중적 호감도가 극히 낮은 비인기 연예인을 B급의 스타로 키워내는 일은 잦았기에 만약 이전의 라디오스타라면, 평소 대중에게 그리 호감도가 높지 않은 안선영에겐 찬스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난장판이라니.

 

 

 

분명 이날 안선영의 발언들이 하나같이 불쾌했던 것만큼은 사실이다. 여기에 한술 더 뜬 정주리는 입뿐만이 아니라 손짓마저 불쾌했다. 아무리 컨셉이 이른바 '연하남 사용 설명서 특집'이라지만 -누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린- 박재범을 시시때때로 주물러대고 성희롱에 가까운 추파를 던지는 모습은 그저 불쾌하고 거북했다. 그녀들을 통제하기는커녕 부추기는데 안간힘인 엠씨들의 진행 수준 또한 한심스러웠다. 너나 할 것 없이 술자리 농담을 개의치 않고 떠들어대는데 환장할 지경이었다. 라디오스타라는 면죄부 아래 솔직함의 미덕을 넘은 성희롱과 무개념 발언들이 라디오스타 수면 위를 떠돌고 있었다.

 

솔직함과 무례함은 한끝 차이다. 지난 몇 년간 라디오스타는 이 위태로운 한끝 차이를 프로그램의 정체성으로 만들어버렸다. 주병진이 진행의 신이었던 시절 김병지를 불러놓고 다짜고짜 첫마디를 "왜 진거예요?" 따져 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무례해 보이지가 않았다. 그저 힐링과 히어링이 절대 기준이었던 여타의 토크쇼와 차별화되는 진행이었다. 라디오스타는 정말 수년 만에 이 주병진 쇼의 미덕을 계승할 수 있는 방송이었다.

 

 

 

분명 그 힘은 황금 분할이라고 불리어도 과언이 아닐 원년 멤버와 기대 이상으로 잘 적응해주고 있는 규현 덕분이라고 말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던 것은 확실하다. 유재석이 빠진 무한도전을 상상할 수 없는 것은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가장 웃기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다. 유재석이 아니고서는 그들을 통제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단점은 희석하고 장점을 뽑아내는 신기에 가까운 정화 기술. 모두가 카오스인 라디오스타에서 그 역할을 담당했던 것은 단연 라디오스타의 제작진이었다.

 

라디오스타의 자막을 보고 있노라면 거의 출연진과 랩배틀을 하는 수준인데 어떤 장면은 다시보기로 '캡처'해서 보지 않으면 미처 그 유머를 다 파악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것은 순전히 집착적으로 라디오스타를 다시 찾고 캡처하며 복습까지 하는 마니아들을 위한 배려다. 그래서 이만큼의 굳건한 라디오스타의 마니아가 형성된 것이다. 그간 몇 번의 중심 멤버들이 교체되고 잦은 논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라스의 팬들은 꿋꿋이 라디오스타를 응원해왔다. 일말의 아쉬움이 남아있더라도 아직 이만한 토크쇼를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8년 여름에- 월드스타 비를 모신 무릎팍도사는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다. 무릎팍도사와 더불어 황금어장의 교집합이었던 라디오스타는 그래서 자신의 시간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황금어장의 메인은 누가 뭐라 해도 무릎팍도사였으니까. 시간을 쪼갠 라디오스타는 5분이라는, 역대 최악의 방송 분량에 만족해야 했고 고만고만하게 무릎팍도사를 떠받들던 라디오스타도 이때만큼은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라디오스타다운 반항이었다. 분노마저 유머로 승화시키는.

 

그야말로 게스트가 문을 열고 스튜디오로 발을 들여놓자마자 방송은 끊겨버렸다. 이후 화면은 폭풍을 예언하는 먹구름처럼 우르르 쾅쾅 요동을 쳤다. 그리고 화면 위로 깔린 음산한 자막. "비가 내린다." 그리고 친숙한 버글스의 멜로디. "비디오가 라디오를 죽였다" 제작진은 라디오스타의 익숙한 로고송에 재치를 덧붙여 깜찍한 항변을 했다. "비가 라디오스타를 죽였다"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두 개의 발음을 이용해 이렇게 기막힌 '작품'을 만들어낸 편집팀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단언컨대, 21세기에 들어선 국내 예능 중 이만큼의 충격을 안겨준 장면을 난 여태껏 찾지 못했다. 이만큼의 노가다로 만들어지는 방송을 과연 그 누가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심의를 잊어버린 안선영처럼 라디오스타의 새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그저 막말 방송이라고 치부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정환이 떠나고 김구라가 가버렸다고 해도 버틸 수 있었던 라디오스타다. 그런데, 이렇게 무너져버린다. 마치 파손된 문화재를 바라보는 것 같은 슬픔이 스며든다. 나의 수요일은 이제 영영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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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9 07:44

    비밀댓글입니다

    • 라디오스타만큼 제작진의 존재감이 절실한 프로그램도 드물었나봐요. 김구라와 신정환이 빠진 것까지는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어도 제작진이 빠지니까 이렇게 무너져 버리네요. 너무나도 속상합니다.ㅠㅠ

  • ㅠㅠ 2013.07.19 19:50 신고

    제 마음을 그대로 써주셨네요.ㅠㅠ 라디오스타 열혈 애청자인데 세바퀴 제작진은 진짜x1000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바퀴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라스의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어요.ㅠㅠ 김구라씨가 돌아와서 기뻐했지만 그 이후부터 정말 보고 있기 힘들만큼 재미가 없어져버렸어요. 정말 슬픕니다.ㅠㅠ 라스 제작진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ㅜㅜ

    • 진짜 속상합니다. 세바퀴도 나름 열성팬이 있겠지만.. 세바퀴가 두개나 되야할 필요는 없잖습니까.ㅠㅠ 그것도 그 귀한 라디오스타의 정체성까지 무너뜨리면서요.

  • ㅇㅇㅇㅇ 2013.07.19 19:57 신고

    신정환과 김구라가 없어서 보던 프로그램~
    김구라 복귀로 안 봄.

  • 이잉 2013.07.20 01:02 신고

    아 진짜 공감이요.김구라 복귀하면 재밌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재미가 더 없는거에요.밋밋하고.방송에서 세바퀴 제작진 작가로 교체됐다는걸 알았을때 그래도 본래 색깔은 유지하겠지 했는데 ..안선영 논란 보고 라스가 세바퀴가 됐나 했네요.독설은 있었어도 방송 발언으로 큰 논란은 없던 프론데..ㅜㅜ 웬만하면 본방 놓친적이 없는데 이번주는 스킵했네요.부스 밖에 있던 머리긴 남자분도 사라지고 아이돌 덕후에 자잘한 소문까지 찾아내던 작가들도 사라지고...라스 제작진들 어디갔어? 다시돌아오세요..ㅜㅜㅜㅜ

  • 완전 공감 2013.07.26 01:35 신고

    거의 유일하게 챙겨보던 예능이었는데 얼마전부터 정말 보다가 끄거나 이제 아예 기대도 안하고 안보고 있어요.
    정말 안타까워요.

  • 라스빠 2013.07.31 16:28 신고

    진심으로 격하게 공감합니다; 제작진이 바뀔때랑 바뀌기전은 차이가심합니다. 예전엔 그저그런 게스트들이 있을때도 정말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드립계 메시라고 해도 재미없을판이지.. 재미가없으니 수위로 가지.. 뭐하는지 모르겠네요

  • 미소년클럽 2013.08.02 10:03 신고

    세바퀴 피디출신... 비호감 연예인만 골라서 출연시키는 새낀데
    뭘 바랍니까. 그래도 시청률은 영향없을거에요.
    개한민국 궁민이 막장을 조아하니까

 

늘 재밌었던 개그콘서트가 언제부턴가 휘청휘청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개그콘서트는 일요일 아홉 시의 철옹성 같은 존재였다. 예능은 물론 한국 사람들이 참 좋아한다는 드라마라 할지라도 감히 개그콘서트의 아성을 위협하진 못했다. 대중에게 한해의 개그콘서트는 문화였고 시사였으며 정보였고 유행이었다. 서로 각기 다른 취향의 호불호 속에서도 개그콘서트만큼은 모두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 그랬던 개그콘서트가 위기다. 10퍼센트 중반대에서 아슬아슬한 클라이밍의 나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일요일 심야 예능의 최강자라 큰소리치지만, 20퍼센트를 넘나들던 개그콘서트의 '리즈 시절'을 떠올리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건 제가 할게요. 느낌 아니까." 그랬던 개그콘서트가 정말 오랜만에 대중의 시선을 붙들어두고 있다. 심지어 유행이 될 조짐마저 보인다. 그 힘을 이끈 사람은 다름 아닌 미녀 김지민이다. "그 영화, 제가 할께요." 고민 중인 기획사 대표를 향해 구세주처럼 제안을 던지고 오만하게 걸어나오는 영화배우 김지민처럼 그녀는 위기의 개그콘서트를 구하러 나섰다. 사실 그동안 김지민을 마냥 '깍두기' 취급을 했던 필자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누가 뭐래도, 김지민은 첫눈에 예쁘다. 굳이 개그맨치고-라는 보호막을 칠 필요도 없이. 그래서 그녀는 주로 '얼짱 개그맨' '미녀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를 상식처럼 달고 다녔다. 물론 미인이시네요-라는 칭찬을 거부할 여자는 없다. 대한민국에서 예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을 여자, 김태희마저도 여전히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은 "예쁘다." 는 한마디라지 않은가. 분명 '미녀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는 인간 김지민을 황홀하게 하는 칭찬일 것이다. 하지만 개그맨에게 있어 예쁘다는 말이 웃기다는 말보다 앞선다는 것이 과연 행운일까. 불행일까.

 

김지민은 예쁜 얼굴 덕분에 자주 무대 위에 올라섰지만, 개그를 할 기회는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김지민뿐 아니라 예쁜 얼굴의 개그우먼이 주로 갖게 되는 기회와 박탈이다. 아름다운 용모의 개그우먼이 무대 위에 서서 하는 연기란 그저, 옆자리의 그리 예쁘지 않은 동료를 자신의 얼굴과 대비시켜 놀림감으로 만드는 충격 장치였을 뿐이다. 그것도 개그라면 개그겠지만, 막상 이런 연기자를 '개그맨'이라고 불리기엔 석연찮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개그콘서트에서 김지민의 존재감 또한 그랬다. 박지선이 자학을 하고 신보라가 날아다닐 때 그녀는 주로 스토리가 있는 코너에서 미모의 여주인공을 연기하는 일이 다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지민은 그저 예쁜 개그맨일 뿐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 누구보다 강렬한 존재감으로. 위기의 개그콘서트의 유일한 구원이 되어주고 있다. 김원효를 중심으로 연예 기획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개그콘서트의 코너 '뿜 엔터테인먼트'는 가지각색의 인간 군상들이 등장해 실제로 존재할 법한 연예인의 모습을 과장하여 웃음을 주는데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몇 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누구보다 강한 존재감을 남기고 사라지는 김지민이다.

 

패턴은 주로 이러하다. 누군가 고사한 드라마를 붙들고 고민 중인 김원효에게 당당한 목소리로 던져지는 파문. "그 드라마, 제가 할게요." 화려한 의상을 입고 긴 머리는 사선으로 넘긴 채 시종 카메라를 의식하며 거만한 걸음으로 다가와 자연스레 의자에 앉는 여배우. 구세주가 나타난 김원효는 신이 나서 드라마의 대본을 들이밀지만, 김지민은 말도 안 되는 것으로 트집을 잡으며 대역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김지민은 두 번 웃음을 주는데 도저히 대역을 쓸 수 없는 장면을 고집을 부려 시동을 걸고 여배우가 몸을 사려야 할 장면은 오히려 직접 촬영하겠다는 호기를 부려 큰 웃음이 터지게 한다.

 

 

 

이를테면, "어. 근데 이게 뭐예요? 아니 이거 남자친구를 위해 요리해주는 씬이 있는데." "아니 이거 이별에서 우는 씬 있는데." 김원효의 말마따나 이 아름다운 장면들은 대역을 쓰겠다고 억지를 부린다. 요리를 하다 보면 간을 봐야 하고 울다 보면 허기가 져서 먹어야 하니 "살쪄"서 싫다는 것이다. 그래놓고는 또 앙칼진 목소리로 고함을 지른다. "아니. 이건 또 뭐야? 아니 여기 쌍욕 하는 씬 있는데." 이번에는 김원효가 더 호들갑이다. 아니, 여배우에게 어떻게 이런 씬을 줄 수가 있느냐고.

 

 

빼든지 대역을 쓰겠다고 말하는 그에게 김지민은 엉뚱한 소리를 한다. "이건 제가 할게요." 그리고 웃음이 터진 관객을 똑바로 바라보며 오만하게 외친다. "느낌 아니까. 입에 하도 달고 살아서 잘할 수 있어요." 이쯤 하면 김원효 말마따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파 배우인지 아니면 프로의식 부족인지 헷갈린다.

 

 

 

 

캐릭터 자체가 웃길 수밖에 없는 엉뚱한 인물이지만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지민의 매력은 그 이상이다. 시종일관 예쁜 척을 하며 카메라를 의식하고 거만한 포즈로 여배우 놀이를 했다간 "느낌 아니꽈!" 를 외치며 관객을 똑바로 바라보고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엔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다. 돌이켜보면 황현희의 불편한 진실에서 그녀는, 멜로 드라마의 뻔한 패턴을 고발하는 샘플로 등장해 그야말로 개그맨답지 않은 여배우의 연기를 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개그를 하고 있었다.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우리가 기억하는 멜로 드라마의 클리세를 과장된 몸짓으로 진지하게 연기하다가 마지막에 바보 웃음을 터뜨리는 그녀가 있었기에 황현희의 비아냥이 웃겨졌던 것이다.

 

 

 

"그 영화, 제가 할게요!" 김지민은 미모의 여배우를 연기한다. 화려한 의상. 어깨로 넘긴 머리칼. 그 어느 때보다 반짝이는 얼굴. 예쁜 얼굴의 개그맨이라는 이질적인 수식어 속에서 기회와 박탈을 번뇌했을 김지민. 걸음걸이마저 오만한 여배우를 흉내 낸 그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미모를 과시했지만, 그 어떤 순간보다도 개그맨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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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 어디가? 에서 성동일 부자가 처음으로 시골 길을 내딛던 그 걸음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앞서 가는 심드렁한 아버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바닥을 내려보고 걷던 아들. 아이는 응축시킨 불만을 발끝에 담아 돌부리를 툭툭 걷어차며 걸었고 그 마음을 알 리 없어 무심한 아버지는 야단을 쳤다. "애들은 왜 계속 그걸 가면서 차니? 그냥 걸어가면 안 돼?" 아이는 더 세게 돌을 걷어찼다. 마치 항변이라도 하려는 듯이.

 

 

 

부자가 걷던 그 미묘한 신경전의 거리 사이에 너울거리는 자막 하나를 옮겨 달면 마치 우울한 성장 영화의 오프닝이라도 될법한 분위기였다. "여행은 출발하기 전이 가장 즐겁다."라고 말했던 원로 개그맨 전유성의 말이 무색한 상태였었다. 두 사람은 유일하게 손을 잡지 않고 걸어가는 아빠와 아들이었다. 그들의 출발은 우울하고 고독했다.

 

 

 

누구나 그랬던 것처럼 아빠! 어디가? 에서 맞춘 처음의 시선은 소공자 같은 얼굴의 준이에게 향해있었다. 나풀거리는 머리카락. 우수 어린 여덟 살의 눈동자. 그야말로 영화배우의 아들다운 얼굴이었지만 영화배우 성동일의 아들 같지는 않았다. 격한 음주의 백해무익을 깨닫게 해주는 성동일의 비포. 하지만 외모만큼이나 성동일 미니미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은 그 음전한 성격 때문이었다. 소심하고 조용하고 고요한 아이. 성동일은 아들의 첫 소개를 이렇게 낭독했다. "우리 아들은 겁도 많고 소심해요."

 

 

 

아빠! 어디가?의 첫 돌발 상황이 터진 것도 준이의 내성적인 성격 때문이었다. 아이는 낯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든 그날의 아침을 두려워했다. 이제 막 깬 까치 머리를 하고 아빠의 허리에 기대 목놓아 우는 준이가 애처로웠다. 하지만 아빠는 울음이 터져버린 아들을 오랫동안 참아내지 못했다. "조용!" 아빠의 허리춤을 끌어안으려던 손가락이 무안한 듯 자신의 눈을 쓰다듬었다. 결국 울음이 그칠 때까지 아이를 안아준 사람은 아빠가 아닌 그의 매니저였다. "아빠 옆으로 와..." 이후 성동일이 서툴게 화해를 신청했지만 준이는 엄마 품을 맴돌며 그의 사과를 거부했다.

 

 

 

"많이 엄하죠. 떼쓰는 걸 저는 못 봐요! 절대 못 봐요. 그래서 우리 애가.. 미안한 얘기지만 하도 아버지가 무서워서 경기하듯이 할 때도 있었거든요. 집사람이 걱정을 많이 했죠."

 

그랬던 준이가 달라졌다. 낯선 이의 방문에 울음을 터뜨리던 서글픈 아이가 단 3회 만에 밝은 얼굴로 제작진을 맞았다. 돌부리를 걷어차며 분노했던 불안한 여행의 시작이 이젠 설렘과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더이상 준이는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도 낯설어하지도 않았다. 그 변화를 이끈 것은 아빠 성동일의 깨우침이었다. 그맘때 아이의 있을 법한 투정마저도 안아줄 수 없었던 엄한 아빠 성동일은 처음으로 단둘만의 준이를 바라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 아이를 성장시키는 것은 사랑과 교감이라고.

 

아이는 풀뿌리와 같아서 내버려둬도 알아서 클 수 있다고 생각했을 지난날을 뼈저리게 반성했으리라. 아무리 억센 잡초라도 대지의 포옹이 없다면 자라날 수 없다는 것을.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힘은 태풍이 아니라 태양이라는 것을 그는 깨달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점차 태양 같은 아버지가 되어갔다.

 

 

 

최근 아빠! 어디가? 에서 기획된 고즈넉한 산사의 배경을 앞두고 영화의 예고편처럼 스쳐 지나간 성동일 부자의 단란한 모습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란히 승려복을 입고 정자에 앉아 살을 비비는 부자의 모습은 이 프로그램이 다섯 달을 거쳐 완성한 최고의 수확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장면이었다. 성동일이 저렇게 살가운 얼굴로 아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었나. 그 고요한 준이가 이토록 밝은 얼굴을 가질 수 있는 아이였다니.

 

 

 

하긴 성동일의 변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를 감동시켜왔다. 산사를 찾기 전 나눈 촛불 의식에서 그는 더이상 엄한 아버지가 아니었다.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준이는?" 그때 작은 돌발상황이 터졌다. 조개처럼 다물어진 준이의 입이 아무 말도 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성동일은 이제 아이를 재촉하지도 야단치지도 않았다.

 

 

 

만약 다섯 달 전이었다면 호통이 터졌을지도 모를 아이의 투정을 이젠 그의 눈높이에 맞추어 안심시켰다. 다정한 아빠의 위로에 아이는 마음이 놓이는듯 그윽한 눈빛으로 아빠의 무릎에 머리를 기댔다. 더이상 아이에게 아빠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성동일은 여전히 웃음기 머금은 얼굴로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품으로 끌어들였다.

 

 

 

이후 성동일은 시간이 지나고 둘만의 장소에서 침착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조심스럽게. 아이의 감정을 살피며. 그때 왜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느냐고. 아이는 아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너무 소중한 말이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꺼내지 못했던 것이었다. "아빠. 사랑해. 가끔은 무서워도 아빠가 너무 잘해줘서 고마워."

 

 

 

성동일은 그 누구보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갈망이 컸던 사람이다. 그는 열살 때까지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없다. 성동일이 지금의 준이였을 때 그는 아버지의 얼굴도 알지 못하는 아들이었다. 그래서 그는 여덟 살의 아들을 어떻게 사랑해줘야 하는지를 몰랐다. 나쁜 아빠는 아니지만 서툰 아빠였던 것이다. 나는 아들에게 내 유년 시절의 고독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나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지 않다고 다짐하면서도 어쩐지 얼굴을 몰랐던 아빠의 무심함을 고스란히 따라 하고 있었다.

 

 

 

열살 때까지 아버지의 얼굴을 몰랐던 성동일처럼 여덟 살 준이의 아버지는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마치 앙금처럼 남겨두고 걸었던 몇 미터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더라면 먼 훗날 그 거리는 영원히 줄어들지 않는 슬픔으로 남았으리라. 그리고 아이는 성동일의 나이가 되어 내 여덟 살은 아빠와의 추억이 없다. 나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지 않았다라고 회고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준이는 아빠와의 관계를 과거형으로 말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아이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아빠가 있어 행복했노라고.

 

 

 

영화 개봉을 앞두고 쏟아진 기자들의 질문은 요즘 아빠보다 인기 많은 아들 성준에게 꽂혀있었다. 성동일은 그 자리에서 무려 아빠! 어디가?의 예정된 이별을 예고했다. 언젠가는 아들도 이 프로그램이 촬영 중이라는 것을 의식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미련 없이 촬영을 끝내고 싶다고. 아들을 향한 그의 마음이 얼마만큼 성숙해졌는가를 증명하는 말이었다. 비록 이별을 얘기했지만 성동일의 이 한마디야말로 아빠! 어디가? 라는 프로그램이 이룩한 최고의 성과이자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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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과 점점 더 다정해지는 모습이 넘 보기좋습니다^^

  • 알든 2013.07.11 14:05 신고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를 나의 자식한테 답습하지 않는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일인지 모두가 알죠 ㅠㅠ 성동일부자 앞으로 더욱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하면서도 시나브로 악습을 배워가는게 사람의 습성인데 그걸 깨우치고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성동일 씨의 모습은 참으로 깊은 감동을 주네요. 그런 계기를 마련한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의 힘도 참 대단하구요^^

  • 저도 이 부자를 보면서 사람간의 교감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헤일로 2013.07.11 17:32 신고

    아름다운 글 잘 읽고 갑니다
    정말 중요한 말씀이세요

  • 좋은 분석글이네요.

    저는 아빠 어디가를 중간쯤부터 보다가 첫 화를 봤는데 위에 언급된 대로 성동일 부자가 처음부터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구나 알고는 꽤 놀랐습지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제이 큰 혜택을 본 것은 성동일 부자 같아요.

  • 박터지고 2013.07.11 20:41 신고

    흔히 경상도 스타일 아버지라고 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성동일씨의 처음 모습과 비슷한 경우가 많죠. 그것을 속정이라는 말로 돌려서 좋게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런 부자관계가 대화의 단절이라든가 부자 사이에서 어색한 부분이 생기기도 합니다. 성동일씨가 변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 저도 이 부자의 변화가 바로 아빠 어디가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행복한 부자지간이 되겠죠? 어쩐지 이 부자를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찡해져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Eunjoo 2013.07.11 23:52 신고

    야밤 감수성에 훅 울어버렸어요ㅠㅠ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배우는 법...첫 사진이 참 아름답습니다

  • 2013.07.12 01:01 신고

    항상 글 잘 읽고있어요! 혹시
    미디어스와 기사-블로그 연동하시나요? 기사화되어있길래ㅎ
    날카로운 필체와 통찰력으로 좋은 칼럼 써주셔서 항상 고맙습니다~

  • 아빠와 아들이 소통할 수 있게 된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네요.
    가족과의 소통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정말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 2013.07.12 13:21 신고

    와... 이 부자의 변화도 감동적이었지만
    어쩐지 닥터콜 님의 글이 더 감동적으로 와 닿습니다ㅠㅠ
    늘 재미있게 잘 읽고 있으면서도 쌩~하니 아무 흔적도 안 남기고 가버렸는데...
    오늘은 감동이 워낙 커서 그런지 저절로 댓글을 쓰게 되네요;;
    분명 저랑 같은 것을 보셨는데.. 이렇게 울림이 큰 글을 써 내시다니...
    마음을 움직이는 닥터콜 님의 진심과 뛰어난 글발에 다시 한 번 감탄했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보기만 해도 절로 감동적인 대상을 글로 풀어썼을 뿐이죠.^^ 요즘 아빠 어디가는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울림이 커요.

  • 안녕하세요, Daum view입니다.
    2013년 7월 2주 view 어워드 '이 주의 글'로 선정되셨습니다.
    수상을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송고를 부탁 드리며, view 활동을 응원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 ㅁㅁ 2013.07.17 02:52 신고

    전 정말 이렇게 따뜻한 글을 처음 봤습니다. 다른 곳에서 퍼와진 걸 봤는데, 처음엔 기자님이 쓰신건가 했어요. 위의 출처명을 자세히 보니 블로거님이란 걸 알아서 이렇게 찾아와봤습니다. 좋은 새벽 되시길 바랍니다.^^*

    • 이번주 아빠! 어디가?를 봤는데 제가 리뷰했던 부분과 일치한 장면이 많이 나와서 놀랐어요. 아빠를 전등(태양) 같다고 표현한 준이. 울먹이는 준이를 너무나 참을성있게 달래주는 성동일..^^

  •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슈퍼문이 두둥실 떠오르던 2013년 6월의 아빠! 어디가? 는 늘 그렇지만 여전히 특별했다. 시골의 분교에서 하룻밤을 보낸 아이들은 여행의 마무리로 학급 토론회 시간을 가졌다. 이미 3학년인 민국이는 그럴듯하게 사회자와 선생님의 역할을 겸했고 올해 입학으로 교실이 낯설지 않은 성선비 준이는 제법 자연스럽게 초등학생티를 냈다. 아이들은 두 가지 주제를 놓고 토론을 했다.

 

 

 

왜 어른들은 술을 많이 마시는가? 그리고 싸움은 왜 하는가? 라는 철학적인 난제들이었다. 아이들에게는 배울 것이 없다. 얼마나 넋 놓고 사는 어른이면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받는가! 단언했던 고현정의 말은 일부 수긍하지만 아빠! 어디가?를 보고 있노라면 아이들의 생각만큼 순수한 철학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거야 원.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이 나눌 법한 사색을 해맑은 얼굴로 저요, 저요! 하며 외치고 있는 아이들이라니.

 

 

 

한쪽 팔로 잘생긴 이목구비를 지탱하며 선생님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그야말로 영화배우 아들다운 자태의 준이는 이날 가장 성실한 참가자가 되어주었다. "어른들은 술을 자주 마셔서 한 번 마시면은 더 습관이 돼서 마시게 돼요." "아마도 기분이 좋을 때 더 기분을 좋게 하려고 마시는 것 같아요." 심사숙고한 성선비의 성실한 태도가 있었기에 이날 김민국 선생님의 체면은 간신히 채워졌다. 비록 부산했지만, 꼬박 선생님- 선생님-을 붙여가며 "성준아~ 선생님 팔 힘드시겠다." 그 와중에도 민국이의 팔을 걱정하는 후였다.  "어른들은.. 술을... 어린이들보다... 중요한 거 같아요." "내가 지금 쟤보다 술을 더 사랑한다 그런 거죠?" 사려 깊은 후의 대답은 아빠 윤민수에게 그 어떤 권고보다 충격적인 계몽이 되어버렸다.

 

 

 

"아빠가 술 마셨으니까 걱정돼요. 100살까지 못 살까 봐 걱정돼요." 둥그렇게 말하는 후였지만 쑥스러움을 감추려는 듯 딴전을 피우는 그 포즈엔 어쩐지 슬픔이 담겨있었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윤민수의 팔도 똑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먼 곳을 바라보는 후의 뒷모습이 어떤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잘 알았다. 그 역시 아들과 똑같은 포즈를 하고 있었으니까.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 목을 감싸며 마치 후처럼 후를 바라보던 윤민수는 겸연쩍은 미소를 미안함으로 물들여갔다.

 

 

 

아이들의 대답은 제각각이었지만, 그 마음은 결국 한곳으로 흐르고 있었다. "어른들은 왜 술을 마실까?" 로 시작했던 질문이 어느새 아이들에겐 술 마시는 아빠를 향한 걱정으로 바뀌어갔다. 연예계에서도 유명한 술꾼 성동일을 아빠로 둔 준이는 그만큼 생각이 많았다. 아빠 어디가 초회의 모습을 떠올리면 놀라운 변화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성동일이 다정한 어조로 아들에게 물었다. "준이는 아빠가 술 먹는 게 그렇게 싫어?" 조심스럽게 네.. 하던 준이는 곧 힘을 실어 "네!" 하고 외쳤다.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성동일 아빠에겐 곤혹스러운 바람일 수밖에 없다. 그런 아빠에게 준이는 깜찍한 제안을 한다. "그냥 웃으면서 밥 먹으면서! 웃긴 말 하면서."

 

 

"아예 마시지 마~" 지아 공주님에게 타협이란 없었다. 조금씩만 마시겠다고 애교를 부려보는 아빠에게 지아는 해맑게 웃으며 아예 마시지 말라는 명령을 했다. 사랑스러운 얼굴로 술 마시면 엉덩이 백대!라는 이 공주님의 선언을 어찌 무시할 수 있겠는가. 귀여워서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듯 딸을 감싸는 송종국은 겨우 옆모습만 슬쩍 보였지만 하회탈 얼굴로 웃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뺨만 봐도 행복이 느껴지는 눈가의 가득한 주름 때문에.

 

 

전 아나운서 김성주나 스님보다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똘똘이 민국이 조차 아빠의 죽음 앞에서는 판타지 같은 영원을 이야기한다. "아빠가 몇 살까지 살았으면 좋겠어?" "안 죽었으면 좋겠어." 어른이 술을 마시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술을 마시는 아빠를 향한 걱정. 그것은 결국 소중한 사람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 바람이고 사랑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모든 아빠들은 하회탈 얼굴이 되어 금주 약속을 한다. 평생을 함께하고 싶어할만큼 나를 믿고 의지하는 존재가 곁에 있다는 것은 가슴 벅찬 행복이다. 술이 백해무익하다는 것은 모두 알고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아이들의 진심은 오로지 하나였다. 소중한 사람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그래서 나는 이날의 잔소리가 몹시도 부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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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6

  • 2013.06.24 10:41

    비밀댓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티스토리 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아빠? 어디가!'를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어른들도 그렇고 아이들고 그렇고
    참 교훈을 주는 좋은 프로그램 같습니다^^

  • 햇빛사냥 2013.06.24 18:36 신고

    지난 주 아빠 어디가 리뷰에 댓글 남겼던 햇빛사냥입니다~ 오늘도 작정하고 이거 읽으러 찾아왔네요. 저 또한 감성적인 코드의 글을 좋아하고 또 그런 타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닥터콜님이 쓰시는 아빠어디가 리뷰는 유난히 울컥하는 부분도 많고 감동받으며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 제 부족한 글을 좋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님의 댓글이 오늘 제게 가장 큰 영양분이 되었습니다. 또 힘을 내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진행을 보며 가슴이 떨릴 만큼 전율했던 순간은 손꼽아 다섯 번 정도 된다. 돌이켜보니 정식으로는 첫 진행이었던 동거동락의 유재석이 그랬고 처음 김제동이라는 인간을 발견했던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언젠가 놀러 간 바닷가 유원지에서 그야말로 나사 하나 풀어놨던 디스코 팡팡 아저씨의 신들린 언변. 그리고 나머지가 슈퍼스타 K 생방송 시간의 김성주다. 정말이지 이맘때의 그는 미쳤었으니까. 꽤 부담스러울 만한 생방송 무대 위에서 조금의 떨리는 기색조차 없이 출연진은 물론 시청자마저 들었다 놨다 하며 언어를 갖고 노는 김성주를 나는 헤벌리며 바라봤었다. 편집의 찬스가 없는 생방송 무대에서 때론 부족하거나 메꾸어야 할 시간을 오로지 김성주의 언변으로 채워나간 슈퍼스타K였다. 김성주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한차례의 방송 실수조차 없이 그 유명한 1분 뒤의 밀고 당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교련하던 김성주의 진행 솜씨는 정말...

 

필자를 전율하게 했던 이 위대한 진행자들의 특징은 누군가를 소개하는 데에 있어 달인에 가까운 경지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자신을 소개하는 기회는 거의 얻어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김성주가 출연한 아빠! 어디가?는 그래서 김성주에게 조금은 특별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화성인이나 슈퍼스타K나 모두 김성주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김성주의 이야기를 듣는, 그를 메인으로한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그가 출연하는 고정 예능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김성주의 소개를 필요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았다. 주로 호스트의 입장이었던 그에게서 게스트의 역할을 소화하기란 어려운 숙제였을 것이다. 예능 경험이 전혀 없는 축구 선수와 연기자 둘. 우리는 처음에 이 틈바구니에서 그나마 가장 안정적인 사람이 예능인 김성주였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김성주 자신에겐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인간 김성주를 소개하는 일이 아니었을까.

 

 

 

아빠! 어디가?의 아빠들은 대체로 시청자가 미리 생각했던 이미지 그대로의 아빠를 보여줬다. 능글맞고 여유로운 성동일. 한우물만 팠을 송종국의 우직함. 아이들은 보이는 그대로라 귀엽고 아빠들은 성장하고 있어 감동적이다. 처음엔 네티즌을 의도치 않은 오지라퍼로 만들었던 아빠들이 조금씩 능숙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확실히 애정도 학습이다. 크리스마스 같았던 형제특집의 왁자지껄한 공기가 빠져나가고 아빠! 어디가?는 소소한 휴식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아빠들이 보여준 애착은 그야말로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아빠팀들은 촛불의식으로 긴 여행 도중의 쉬어가기를 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드러내기 어려운 마음을 은은한 촛불의 힘을 빌려 그리 어렵지 않게 꺼내는 아빠들이었다. 다 큰 어른들에겐 꽤 낯뜨거운 시간일지도 모를 이 의식에 뜻밖에 아빠들은 꽤 진중했고 진솔했다. "앞으로는 아빠가 꼭 약속 지킬게. 알았지?" 놀고 싶어하는 아이를 못내 외면했던 지난 시간이 윤민수에겐 오랜 미안함으로 남아있었나 보다. 바쁜 스케줄 탓에 아이와 자주 놀아주지 못했던 지난날에 대한 미안함을 그는 고해처럼 털어놓곤 했는데 이날은 아예 아들 후의 눈을 바라보며 약속을 했다. 더 많이 놀아주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나누겠다고.

 

 

 

무엇보다 이날의 사회자가 이종혁이었던 덕분에 보다 소소해진 김성주의 민낯을 들여다볼 수 있음이 좋았다. 잠시 민국이를 바라보던 그는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조금 민국이한테.. 민국이가 제일 나이가 많으니까.. 형이라고 혼도 많이 내고.." 지난날의 잔상이 스쳐 지나갔는지 순간 그의 목이 메 헛기침이 배어들었다. "형이라고 혼도 많이 내고 소리도 많이 지르고 혼도 많이 냈었는데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민국이에요. 그러니까 민국이.." 아. 그 청산유수의 김성주가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해 더듬거리며 바치는 아들을 향한 세레나데가 어찌 그리 진솔하게 느껴지던지. 순간 장난스레 끼어든 후의 민율이 사랑이 없었다면 아마도 김성주는 울음을 터뜨리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그의 고백은 절절했다.

 

 

 

"민국이 형아가 지금은 1등이에요. 엄마를 사랑하는 만큼 아빠는 민국이도 사랑해요. 그렇기 때문에 민국이가 미워서 아빠가 혼내는 게 아니니까 알았죠? 앞으로도 아빠는 민국이를 너무너무 사랑할 거에요." 한동안은 말도 참 많았던 김성주의 교육 방침이었다. 서글서글한 아빠들의 친구 같은 애정 표현과 달리 김성주의 그간 이미지는 다소 고압적이고 딱딱하게 느껴졌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언젠가는 장대 돌리기에 혼이 빠져있는 아들을 붙들어놓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김성주와 또 잔소리야..하는 얼굴로 가슴을 치고 나가는 민국이의 모습이 꽤 화제가 되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필자 또한 그런 김성주의 모습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음을 부정하진 못하겠지만 언젠가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민율이 나이 무렵의 민국이를 보고선 그 생각이 깡그리 날아가 버렸다. 도무지 지금의 의젓한 민국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폭풍 같은 오두방정의 계절이 이 점잖은 민국이에게도 거쳐 갔던 것이었다. 그런 민국이를 지금의 민국이로 만들기 위해 김성주의 부단한 교육이 얼마나 큰 공을 들였을까를 생각하니 오히려 잠시나마 그를 안 좋은 시선으로 봤던 필자의 생각이 한없이 경솔하게 느껴졌었다.

 

 

 

사실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내가 감탄하는 것은 김성주의 남다른 인내심이다. 한껏 비아냥을 들은 그의 라면땅을 성선비 준이가 다가와 말없이 몇 번이나 집어먹을 때 잔뜩 우쭐해져서 뻐기다가도 성동일의 한마디에 곧 고분고분해지는 김성주가 어찌나 웃기던지.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은 놀림을 받으면서도 그는 항상 입가의 미소를 거두지 않는다. 심지어 기껏 사놓은 텐트를 돌격한 젖소에게도 공정한 그의 인내심과 다정함이라니. "하이디. 하이디. 왜 이러지. 하이디?" 다정하면서 또한 근엄한 그의 비명이 나를 또 한 번 웃겼다.

 

 

 

딱딱하다며 비난을 듣지만 김성주만큼 자상하고 공정한 어른도 없다. 자신의 아이가 아닌 다른 아빠의 아이에게도 그는 언제나 민국이 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관심과 애정을 나누어준다. 점잖은 준이에게는 자상한 어조로 라면땅을 나누어주고 아기 같은 준수에게는 또 그에 걸맞은 토닥임으로 아이를 대한다. 냄새를 맡고 달려온 종종걸음의 지아를 위해 몇 번이나 불어서 식혀준 우동 몇 줄기의 관심. 웃음기 섞인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아이들을 향한 공정한 애정이 언제나 화면 가득 느껴지게 하는 김성주였다.

 

 

그간 남을 소개하는 호스트 위치의 김성주에겐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이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졌으리라. 그간 예능 프로그램의 사회자로 쌓은 경험이 이 프로그램에서도 일종의 책임감이 되어 더군다나 다른 아이들보다 형뻘인 민국이에게 보다 집중적인 애정을 퍼붓지 못했음을 그도 내내 가슴 아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 초라한 텐트에 울먹이는 민국이의 서러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것도 김성주 아빠였다. 그런 민국이에게 아빠는 언제나 최고의 사람이다. 울트라캡숑짱의 텐트. 최고로 맛있는 아빠의 요리. 아빠의 목멘 고백을 들은 그날 민국이는 못내 쑥쓰러운듯 바닥만 바라봤지만 아빠의 무릎에 기댄 아이의 얼굴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두 가지 감정으로 가득차 있었다. 신뢰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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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7 08:16

    비밀댓글입니다

  • 햇빛사냥 2013.06.17 17:30 신고

    네이트 뉴스에서 간간이 보다가 오늘은 아예 블로그로 찾아왔어요. 저번 윤부자 포스팅도 그렇고 글 넘 잘쓰세요! 다른 것도 읽어보려고요~

  • 님의 글들을 몇번 읽으면서 아 이사람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있는 사람이구나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근데 오늘 이글을 읽으면서 한가지 좀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요 민국이 어렸을때 나왔던 그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저로서는 그 프로에서의 민국인 눈망울이 반짝반짝빛나고 연신 싱글거리던 연한 성격의 사랑스러운 아이 그 자체였습니다 몇몇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들은 그야말로 그 사진들만 보고있으면 꼭 문제많은 아이처럼 보여지던데 그방송에서의 민국이의 그런 모습만 부각되어 남아있는 상황들이 좀 안탑깝더군요 그건 아이를 키워보신분들은 아마 아실겁니다 여느 가정에서나 흔히있는 그런 사소한 일들일 뿐이란것을... 아어가 방송은 첫여행부터 여러가지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구요 지금은 엎친데 계속 덮치는것같고 그런일들만 아니였다면 방송을 통해 민국이의 밝고 재밌는 모습을 많이 볼수있었을텐데란 생각이듭니다

    • 아 절대 그맘때의 민국이가 나쁜 아이였다는 의도로 쓴 문단은 아닌데 그렇게 읽혀지실 수도 있겠구나 싶어 놀랐습니다. 누구나 미운 일곱살의 시기는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의 민국이는 또래의 아이들 답지 않게 너무나 반듯하고요. 그건 김성주의 교육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다소 감성적인 느낌으로 써본 부분이니 개의치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민국이 많이 좋아해요.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 ㅋㅋ 네 ^^ 제가 지레 예민하게 오버했나봐요 좋은마음으로 쓴 좋은글에 죄송해요^^ 그래도 나름 애독자랍니다

  • 잘 읽고 갑니다 포스팅도 글도 참 좋으네요

  • 민국아사랑해 2013.06.27 10:39 신고

    잘봤어요 김성주씨 예전부터 좋아했는데 이 프로 보면서 갈수록 더 호감이시네요

  • ㅇㅇ 2013.06.28 08:46 신고

    제가 김성주를 정말 싫어하나봅니다.
    너무 가식적으로 보여서요.
    아빠어디가의 유일한 흠이라고 생각해서 공감이 안가네요.
    미화와 포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성주 관련된 글들은 유난히 다른 아빠나 아이들과 비교하는 글들이 많네요.

  • 오와 2013.07.09 03:27 신고

    이긴글을 열심히스크롤하며 읽어내릴정도로 잘쓰셨네요 저도 김성주아나운서가 너무비난받는거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교육방식이어찌되껀 저희보다도 더 자기아들을사랑하고있을텐데 못되길 바라고 하는 교육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민율이나 민국이는 그런교육으로인해 또래에비해 아는것도 많던데ㅎㅎ암튼 글 다공감합니다

  • 다울 2013.07.11 02:43 신고

    글을 참 잘쓰시네요~ 표현도 참 멋지고 한 글자 한 글자 다 읽어봤네요.^^ 가지고 싶은 부러운 글솜씨세요~^^

  • 다울 2013.07.11 02:46 신고

    실례지만 글의 비결을 물어봐도 될까요~?^^
    탐나는 글솜씨세요~

    문학작품을 좋아하시나요?^^

    • 비결..이랄 것은 없구요. 스마트폰과 인터넷 과다 사용으로 어느새 독서 또한 멀리하고 있었네요. 님의 글을 읽으니 뜨끔해집니다. 지금이라도 페이지를 펼쳐야겠어요^^;;

  • 오늘 출근해서 얼른 일끝내고 닥터콜님 글 보러 와야지
    하고선 또 열심히 보고있어요~
    일단은 제가 젤 좋아하는 아빠어디가 글 찾아서
    보고 있어요~ ㅎㅎ
    닥터콜님 글은 제 마음을 뻥 뚫어주는 거 같아요 ㅋㅋ
    표현력이 부족해서 말 다 못했던거 다 말해주시는 거 같고
    생각 못하고 있었던 것들도 말해주시고~
    무엇보다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기쁨 ㅎㅎ
    그 기쁨 얻으려고 글을 보게 되는거 같아요~ 감사합니당

 

역시 라디오스타였다. 격한 눈물의 회한도 상냥한 마중조차 없는. 라디오스타는 오프닝 멘트로 금광 캐듯 캐낸 예능 인재들을 자랑했고 잠잠하다 싶으면 사고치고 떠나는 DJ들의 공석을 자학했다. "그런데 DJ들은 왜...!" 우리는 고품격 이별 디졸브 방송이라는 신조어를 복창하며 라디오스타 디제이들은 웃었다. 화면 전환 기법을 일컫는 디졸브라는 용어처럼 만남과 이별의 순환이 찰나 같은 라디오스타의 산만함을 스스로 야유하며. 그리고 1년 2개월 만에 나타난 김구라를 그들은 눈물이나 포옹이나 상냥한 악수조차 없이 게스트석에 앉혔다. 김구라는 언젠가 야심 차게 맞불을 놨던 동 시간대의 공격수, 두드림의 폐지를 시작으로 등장하자마자 바쁘게 입을 털었고 윤종신은 비워둔 엠씨석을 가리키며 조건을 걸었다.

 

 

 

"먼저 이 자리에 앉으려면 이분들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할머님들의 용서는 구하셨나요?" 세상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민감한 김구라의 치부를 그것도 그의 친정이라 말할 수 있을 라디오스타에서 건드려버린 것이다. "용서를 받고 이런 걸 떠나서 제가 평생 용서를 구해야 하는 부분" 과거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샀던 일 년여의 자체 징계를 내렸지만 그의 홈그라운드라고 말할 수 있을 라디오스타를 떠나있는다는 것이 그에겐 대단한 아픔이오 그리움이었을 것이다. 다시 재연될지도 모를 악몽을 연상하고 싶지야 않겠지만 라디오스타의 처분을 그는 불평 없이 있는 그대로 따랐다. 포장 없이. 변명 없이. "뵈러 가면 반갑게는 맞아주세요."

 

 

 

그러나 조심스러워하는 김구라의 답변을 끝으로 라디오스타는 이 가혹한 질문을 멈추어주지 않았다. 그들은 곧이어 쉴 새 없이 그의 봉사활동을 자숙쇼가 아니었느냐는 항간의 추측을 캐물었다. 윤종신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행동까지 재연하며 자숙쇼라고 깐죽을 떨었고 김구라 또한 씁쓸하게 웃는 얼굴로 그들의 농담을 받아주었다. 아무런 정색 없이. "제가 매주 광주에서 야외 자숙쇼를 갖고 있어요." 장난은 쳤지만 이후의 대답은 진중했다. 작년 4월 이후로 그리고 지금까지 아니 지금도 여전히 매주 할머니들을 찾아뵈었던 김구라. 흥미로운 것은 조금 미안해졌는지 약간의 포장을 보태주려던 라디오스타 디제이의 배려를 무시하고 김구라 자신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불필요한 미화를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진정성. 그렇게까지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요. 거창하고요. 처음에 찾아갔을 때는 제가 의도 자체가 순수한 의도라고 볼 순 없죠." 이따금 그 누구보다 따끔한 일침을 정확한 자리에 놓는 김국진은 말한다. "그런 일이 없었으면 안 갔을 거 아니에요." 김구라는 그 감정을 정이라고 말했다. 매주 찾아가니까 정이라는 것을 조금씩 주고받게 된다고. 그는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거부했지만, 대단히 거창한 이념이나 계몽 의식 같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진심이 느껴지는 한마디였다.

 

 

 

김구라가 원래의 자리를 찾기 전까지는 꽤 진득한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후에도 라디오스타 디제이들은 꾸준히 김구라를 괴롭히며 그의 치부를 파헤치고 공격했다. 이제 좀 칭찬을 해주나 싶었던 김구라의 선행을 들먹이더니 곧 그 가치를 보잘것없는 것으로 만들어 웃음을 주지 않나 거기에 그대로 맞장구치는 김구라도 김구라였지만. "안 팔리더라고요." "그래서 전액 기부한 건가요?" "사유리 3천만 원 기부했던데." "부끄럽더라고요." 내가 놀라웠던 것은 김구라가 자리에 앉기 직전 마지막으로 던진 김국진의 질문이었다. "과거의 전적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고요." 그들은 김구라의 과거를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으로 단정해 버렸다. 마치 김구라가 그러했듯이.

 

 

 

"할머니들 외에 직접 용서를 빌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 심지어 그 발언 외의 김구라의 과거마저 다시금 되짚어주는 라디오스타의 잔인함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나를 놀라게 했던 진정한 라스의 힘은 독설이 아니라 독설이 품은 영리함에 있었다. 분명 이날 라디오스타의 환영식은 환영 인사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울 만큼 잔혹하고 거침이 없었다. 일 년 만에 돌아온 탕아를 따뜻하게 안아주기는커녕 그 누구도 반갑다는 말 한마디 없이 오히려 심문하고 추궁하며 꾸짖었던 것이다. 분명 잔인했지만 지금의 김구라에게는 꼭 필요한 의식이었다.

 

라디오스타는 영리하게도 문제적 인간을 제작진이 감싸 안을 수록 시청자의 분노는 더 커진다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청자가 궁금해하거나 혹은 불만을 품고 있는 모든 치부를 있는 그대로 터뜨리고 공개하여 위화감을 덜어냈다. 김구라를 받아들임으로써 시청자가 갖게 될 일말의 불편함마저도 먼저 회초리를 들고 호된 꾸중을 하는 라디오스타의 엄격한 신고식에 시청자의 야단은 기가 죽어버렸다. 오히려 동정심이 치솟을 만큼의 비난으로 김구라를 향한 세간의 야유를 침묵시킨 것이다. 그래서 유세윤의 이야기를 꺼내고 김구라의 잘못을 파헤치며 그의 선행마저도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렸다. 심지어 김구라를 하차시킨 직접적인 사건 외의 언제든 터질지 모를 김구라라는 인간의 과거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고 다시 한번 되짚어준 것은 라디오스타라서 가능한 애정이었다.

 

 

 

1년 만에 돌아온 김구라는 조금의 위화감도 없이 라디오스타에 흡수되었다. 한참을 웃고 나서 돌이켜보니 문득 소름이 돋았다. 마치 한 주  전에도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김구라의 존재감에. 도저히 일 년 이상 자리를 비운 사람의 귀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자연스러움이었다. 그래. 이게 진짜 라디오스타지. 김구라의 귀환이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김구라 본인이 아니라 김구라의 존재로 되찾은 디제이들의 컨디션이다.

 

이제는 더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그들을 마음껏 자신의 위치에서 자유롭게 했던 것이다. 윤종신은 다시 마음껏 깐족거릴 수 있었고 김국진은 차분했다가 한 번씩 대어를 낚아올렸다. 김구라의 귀환으로 가장 큰 염려를 받았던 김구라의 독기는 한층 강화되어 이전보다 더 큰 재미를 주었다. 사실 김구라의 진정한 즐거움은 물어뜯는 재미다. 공격하는 김구라 이전에 공격을 받는 김구라의 모습 또한 라디오스타에서 가장 유연한 즐거움이었다. 그 이벤트 같은 재미를 보는 쾌감에 나의 수요일은 몸부림을 쳤다.

 

 

스튜디오 밖의 김구라를 바라보며 디제이들은 외쳤다. "이별도 만성이 되면 알게 됩니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라는 걸. 라스의 스피릿, 김구라 씨!" 이날 라디오스타는 지독했지만 한편 그 어떤 프로보다 진실된 반가움을 전하고 있었다. 1년 2개월 만에 되찾은 친구 혹은 적 그리고 영원한 라디오스타의 스피릿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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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4 16:24 신고

    재미있고 공감되게 잘 쓰셨네요.
    그런데 제눈에는 윤종신은 약간 김구라한테 기가 눌리는 느낌이더라구요. 깐죽거리는 것을 김구라가 별로 좋게 받아들이지 않아서 말이죠. 그때 더 강하고 노회하게 김구라 뒤통수를 치며 맞받아줘야 하는데 어색하게 웃으며 자위하듯 넘어가더라구요.
    제가볼땐 말이죠. 그래서 억눌린감정이 김구라보고 자기한테 손가락질하지말라고....
    잘해나가겠죠뭐.

 

최근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윤민수 어린 시절'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연예계에서 오랜만에 웃음을 주는 작은 소동이었다. 그야말로 오른편의 후와 틀로 찍어낸 듯 닮아있는 타칭 윤민수의 어린 얼굴에 엄마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것이 실제 윤민수의 얼굴이 아니라 어느 네티즌의 오해로 퍼뜨려진 타인의 얼굴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더더욱 경악했다. 아니, 완전히 타인이라는데 어쩜 이렇게 표정마저 똑같을 수가 있지?

 

오해로 시작된 한 장의 사진이 네티즌을 경기하게 만들었던 힘은 닮은 이목구비가 아니라 후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을 배냇짓 같은 표정이다. 쫑긋쫑긋한 후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노골 노골 해지는 기분이 들게 되는데 윤민수의 어린 시절이 어땠는지는 몰라도, 지금 그의 얼굴은 24시간 서클렌즈의 보완이 필요할 만큼 무서운 민낯을 가졌다고 하니 귀요미 후와 닮은꼴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말이다. 두 사람의 외형은 애니메이션의 푸와 다큐멘터리의 야생 불곰만큼의 격차가 있지만 이건 누가 뭐래도 아빠와 아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닮음이 있다. 양보와 인내 그리고 사랑이다.

 

 

 

외동아들 답지 않다-는 서두부터가 선입견을 담은 표현이라 자제하고 싶지만, 형제가 없는 후의 인심을 보고 있노라면 '그럼에도...'라는 생각이 비집고 나오기 마련이다. 지나치려던 티비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윤민수 부자의 행동이 있었는데 이종혁의 아들 준수를 품에 끌어안고 귀여워서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듯 애정을 퍼붓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었다. 윤민수의 품에 안긴 저 아이를 후라고 생각했을 만큼 아기를 어르듯 사랑스러워하는 윤민수의 애정에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더 신기했던 것은 그런 아빠를 보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후의 인심이었다. "동생 귀엽지?" 아빠의 품을 대신해 아기처럼 안겨있는 준수를 후는 어떤 불평도 없이 사랑스러워했다. 늘 느끼지만 후는 정말 사랑이 많은 아이다.

 

이날 김성주의 집으로 초청된 네 부자 가운데 까치집 머리의 둘째 율의 격한 환영을 받은 것은 누가 뭐래도 후였다. 몇 주 전 민율이 자체 인기투표에서 그토록 살뜰한 보살핌을 받은 후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아 못내 서운했지만, 늘 함께 있어 소중한 걸 몰랐다고 하던가. 오랜만에 만난 민율이는 새끼 오리처럼 후를 따랐다. 서랍 안을 가득 채운 장난감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 후에게 민국이는 인심 좋게 "갖고 싶으면 가져도 돼"라고 호의를 베풀었지만 순간 후의 얼굴을 맞대고 선 민율이의 어리광에 아이는 금세 시선을 돌려버렸다. 형 나 잊었어? 나 민율이야- 마치 나 좀 봐달라고 얼굴을 들이미는 민율이를 후는 주춤주춤 뒷걸음질로 피하며 장난을 받았다. 그 짧은 순간에 아이가 무얼 바라는지를 이해하는 이 조막만 한 꼬마의 배려심이 마냥 기특했다.

 

 

 

"아기들은 까꿍 놀이하면 좋아한대." 얘 까꿍 놀이 재미해- 오 얘 이빨 아직 안 태어났네- 아직 단어의 쓰임도 제대로 모르는, 옹알이 상태의 후가 그래도 아기라고 혼신의 배려를 하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김성주의 막내 아기가 마냥 신기하고 사랑스러운지 후는 눈을 떼지 못했다. "얘가 걔구나? 왜 이렇게 귀여워요? 아우~ 다리도 귀엽고~ 손도 귀엽고~ 악수!" 조그맣고 말랑말랑한 발을 잡아봤다가 손을 만져봤다가 악수! 하고 쪼물딱대는데 따라서 악수를 하는 맞은편의 민국이 또한 절로 웃음이 터지는 흐뭇한 장면이었다. "너무 가까이 놓지 마아? 너무 시끄러워~ 알겠지이?" 아기에게 오르골을 들려주고 싶은 지아를 다정한 목소리로 어르는데 그게 또 귀여워 웃음이 터졌다.

 

 

 

다른 아이들이 모두 떠난 와중에도 아기의 눈을 가리고 오버 액션으로 "까꿍!" 외치며 놀아주던 후는 다시 튀어나온 민율이를 상대한다. "야. 너 없다고 하다가 까꿍~ 해봐!" 이번에는 민율이에게 까꿍 놀이를 가르쳐준다며 열심이다. 건성으로 대충 일러줘도 될 텐데 어찌나 심혈을 기울이던지. 손동작 하나하나까지 교정하며 섬세한 연기지도로 시범을 보여준다. 그에 응하는 민율이도 민율이다. 후에게 배운 그대로 까꿍 놀이로 여동생에게 기쁨을 주는 민율이. 이제 오빠가 된 민율이를 여동생과 놀게 하려는 것일까? 설마 저 작은 아이가 거기까지 배려했을까 싶어 놀랍기도 했었다.

 

 

 

언젠가 김성주는 인터뷰에서, 촬영장으로 쫓아오려 하는 민율이를 달래느라 애를 쓴다는 말을 했었다. 아직 헤어짐이 익숙하지 않은 나이니 썰물처럼 눈앞에서 빠져나가는 형들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오죽했을까. 어쩌면 울음을 터뜨렸을지도 모를 민율이의 서운함을 알아준 유일한 사람도 후였다. 준수가 꾸려놓은 여행 보따리를 부러운 듯 매만지는 민율이. 홀연히 여행 가방을 끌고 가버리는 준수를 보고선 민율이의 뒷모습이 마냥 서운해 보였다. 그 모습을 스치다 바라본 후는 잠시 멈춰 서서 민율이의 어깨를 감싸고 등을 토닥이며 무언의 위로를 전했다. 딱히 칭얼대지도 않았는데 그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말없이 아이를 위로하는 후의 배려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민율이의 작은 발을 싫은 내색도 없이 자신의 발등에 올려 조곤조곤 왈추를 추며 마음을 달랬다. 여덟 살 후의 작은 발이 다섯 살 민율이의 발을 올려놓을 크기만큼은 되었다. 그만큼의 차이를 지탱하는 것은 결국 후의 마음에서 나왔을 테지 싶어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졌다. 서운하다, 괜찮다는 말도 없이 그저 서로의 마음을 알아채고 위로를 나누며 마음을 달래는 묵언의 교감은 마치 작은 동화와도 같았다.

 

 

 

"얘 까꿍 놀이 재미해. 아기들은 까꿍... 까꿍 놀이하면 좋아한대. 아. 이런 깜짝 놀라는 게 어린이들은.. 와 신 난다 이런 거 하고 똑같..." 까꿍 놀이의 유익성을 전파하는 후를 보며 웃음이 터졌던 것은 바로 전 장면에서 똑같이 아기를 어르며 까꿍 놀이를 하던 윤민수 때문에. 김성주의 막내를 소중하게 품에 안고 후드티에 매달린 끈으로 모빌 놀이를 해주던 윤민수는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는 따로 있다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뗐다. 없네! 있네? 까꿍 놀이- 그 열심인 모습이 후와 똑 닮았다.

 

 

 

갓 태어난 후에게 열심으로 까꿍 놀이를 해주었을 윤민수. 그는 알까. 아기들은 까꿍 놀이 좋아한대-에 담긴 속뜻이 아빠의 사랑을 의미한다는 것을. 유난히 심혈을 기울인 까꿍놀이처럼 후는 그렇게 아빠와 놀았을 것이다. 결국 형제가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커다란 후의 사랑은 아빠에게 받은 애정의 대물림이 아니었을까. 십 년도 채우지 못한 꼬마 니콜라들이 마치 미니미처럼 아빠와 똑 닮은 미덕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점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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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를 추억하며 늘 빼놓지 않는 시시한 질문 중 하나. "핑클 VS SES" 세부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유진과 성유리의 미모 대결. 그리고 바다와 옥주현의 가창력 비교쯤 될 것이다. 전자의 질문이야 양념 통닭과 후라이드 중 어느 게 좋으냐는 호불호의 영역이라 말할지 몰라도 나는 이 질문만큼은 단연코 "바다"라고 말하고 싶다. 독선이라 놀려도 어쩔 수 없다.

 

잠깐 후벼 팠던 일본의 아이돌 세계에서 흥미로운 그들만의 가치관이 있었는데 아티스트와 아이돌의 영역을 칼같이 분리해버린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아이돌은 아이돌이고 아티스트는 아티스트다. 아이돌은 아티스트의 영역을 뛰어넘을 수 없고 한편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관용을 보여줬다. 그래서 일본의 아이돌은 너무나 빤빤한 얼굴로 노래를 못해도 괜찮다는 말을 자주 농담하곤 했었다. 우리나라 아이돌이 이런 발언을 했다간 네티즌의 숙청을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가수는 가수-라는 생각이 있기에 일본 아이돌만큼의 헬게이트 열리지 않는 수준의 가창력을 보여주는 우리나라 아이돌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몇 달을 훈육한 무대가 아닌 아티스트의 공간에서 처절하게 무너져버리는 아이돌의 실력을 마주할 때마다 아, 그래도 아이돌은 아이돌이지 하는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게도 불후의 명곡은 아이돌판 나는가수다를 선언하며 "아티스트를 뛰어넘는 아이돌"이라는 기획을 구성했으나 이는 처절한 실망만을 남기며 무너져버렸다.

 

웬만큼 노래를 잘한다고 불리던, 심지어 웬만한 가수들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듣던 그들이 서바이벌 무대 앞에선 끈이 떨어진 마리오네트처럼 초라해졌다. 심지어 그중에는 김연우는 좀 약하지 않아? 소리를 듣던 시건방진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리스트에 꼽히던 아이도 있었는데 말이다. 이 프로그램 이후 더이상 나는 가수다에 아이돌을 호명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이따금 그녀의 이름을 떠올렸다. 나는 가수다의 소란을 끈덕지게 경멸하면서도 한편 그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었던 필자는 그녀가 나와서 쓸어주고 가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었던 거다. 그게 바로 '바다'였다. 물론 이제 바다는 더이상 아이돌이 아닌 솔로 여가수의 위상을 옥주현만큼이나 다져놓고 있지 않으냐고 항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내게 바다는 아이돌이다. 유일무이하게 아티스트를 뛰어넘는 아이돌인 것이다.

 

 

 

이날 불후의 명곡에서 바다는 그 불가능을 실현시킨 무대를 보여주었다. 아이돌의 하드웨어와 아티스트의 소프트웨어를 절묘하게 조합시킨. 거기다 뮤지컬 배우 바다의 화려함까지. 이승철 트리뷰트로 구성된 이날의 기획에서 바다가 보여준 '소녀시대'는 자막이 선언한 것처럼 수줍어서 말도 못하는 소녀가 아니라 소녀를 벗어던진 성인식의 축제였다. 느릿느릿한 비트를 달래듯 애태우며 분위기를 고조시켜나가던 바다의 모습은 이전의 무대에서 보지 못했던 화려함과 여유 그리고 설렘이 있었다. 필자가 아이돌을 컨셉 때문이 아니라 노래를 잘하기 때문에 좋아하게 된 첫 번째 계기의 그녀. 역시 첫사랑을 배신하지 않는 청량한 목소리로 바다는 소녀시대를 노래했다.

 

 

 

바다의 목소리가 좋은 이유는 참 맑고 청아한데도 힘이 실려있기 때문이다. 사실 노래 못한다며 좀 비아냥을 들었던 성유리나 유진 등도 목소리 자체는 참 깨끗하고 예쁘다. 그럼에도 노래를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기본적인 가창력이 뒷받침되지 않아서다. 바다는, 드물게도 청아한 목소리에 힘이 들어있어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폭염을 물리치는 소낙비 같은 목소리랄까. 감싸안으며의 도입부를 부르던 바다의 목소리는 MISIA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예쁘다는 여리여리한 표현보다 멋지다는 말을 해주고 싶은 탄탄한 몸매 또한 이날 바다의 무대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였다. 껑충 드러내는 짧은 바지와 민소매의 상의를 입은 그녀를 볼 때마다 언제부턴가 섹스앤더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를 떠올리곤 하는데  그리 많은 장치를 준비하지 않았음에도 그저 바다의 존재감 하나만으로 무대가 꽉 채워질 만큼 그녀는 정말이지 화려한 실루엣을 가진 사람이었다. 중간에 뛰쳐나와 악기를 호명하며 리듬을 타는 모습은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관객을 일으켜 세우는 것도 모자라 이승철마저 기립을 하게 만든 바다의 화려함을 보며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더라면 1등은 떼놓은 당상이었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때 채우지 못한 한을 설마 아이돌 킬링 프로그램이었던 불후의 명곡에서 풀게 될 줄이야. 퍼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한 가능성 같은 그녀의 다재다능함. 줄곧 네이밍 센스를 의심 받아도 그녀의 예명 '바다' 만큼은 참으로 잘 지은 이수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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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를 씹어 삼킨 이효리 스케일

 

90년대도 아닌데, 21세기에도 여전히 "핑클을 좋아했어요? SES를 좋아했어요?"는 1997을 회상하는 고정 패턴이다. (물론 핑클의 데뷔는 1년 뒤 1998이었지만) 사실 필자는 바다의 목소리와 유진의 얼굴 그리고 슈의 하모니를 좋아했기에 SES였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두 그룹의 호불호를 정하는 결정적 차이는 아마도 친밀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흔히 요정이라 불리곤 했던 SES는 무언가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닌 것 같은 신비로움이 있었다.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듯한 이국적이고 이질적인 분위기. 반면에 핑클 또한 요정에 공주님으로 불리었지만 무언가 그쪽과는 다른 친근함이 느껴졌다. SES가 정말 손도 댈 수 없을 것 같은 다른 세계의 외계인 같은 느낌이라면 핑클은 그나마 사람 같았달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핑클 특유의 脫 걸그룹 같은 묘한 매력은 역시나 이효리라는 브랜드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 누구라도 그랬겠지만, 만약 이효리가 없었다면 핑클의 존재감은 지금과 많이 달랐으리라.

 

"그때는 쳐주지도 않았죠" 역시 이효리 특유의 탈 걸그룹스러운 매력의 원천은 솔직함과 친근함이다. 핑클 시절에야 가까스로 꾹꾹 억누르다 이따금 사람들을 놀래킨 수준이었지만 솔로로 데뷔하고 본격 예능 전선에 뛰어든 이효리는 물 만난 고기처럼 한풀이를 했다. 이날 라디오스타 멤버들은 예능계의 이효리 효과를 기대했는데 시청률은 어찌 나왔는지 몰라도 과연 이효리의 존재감은 정말 대단했다. 90년대 아이돌 리더 특집에서 문희준, 이효리와 더불어 한 자리를 차지한 어색한 김종민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느냐는 질문에 그나마 문희준은 주저주저했지만, 이효리는 딱 잘라서 "그때는 쳐주지도 않았죠"라는 직언으로 CG를 뽑아냈다.

 

 

 

"저도 이제 술 광고는 그만 할 때가 되지 않았나 마음을 먹었던 찰나에 또 그쪽에서도 이효리는 인제 그만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그 유명한 소주 광고를 그만두게 된 사연을 어디 라스 아니랄까 봐 "알아서 나간 거예요? 뺏긴 거예요?" 대놓고 공격하자 이효리는 조금의 당황도 없이 한 수 더 뜬 솔직 발언으로 디제이들을 당혹시켰다. "그 모델 때는 그 소주만 먹었죠?" "그쵸" "지금은?" "바꿨죠" 찰나의 독설로 폭소를 터뜨리고도 이효리는, "집에 한 박스는 사놨어요. 나중에 나이 들어서 또 추억처럼..." 라는 첨언으로 어딘가 짠한 감정이 솟구치게 하기도 했다.

 

 

 

"반응은 굉장히 좋은데~ 너무 높은 음이 없이 중저음으로만 곡을 만들어서." 유세윤 또한 주저하며 던진 공격에도 그녀는 흔들림이 없다. 그저 쿨하게 뭐 어때서? 하는 얼굴로 동조하며 "예에. 저한테 딱 맞게 만든 거거든요." 이효리가 이렇게 나오자 유세윤 또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더 센 질문을 던진다. "본인의 라이브 실력을 고려해서 만들었다?" "그럼요~ 당연하죠!" 정말 조금의 미동의 변화 따위 없는 이효리의 당당한 얼굴에 웃음이 절로 터져버린다. "첫 방 때 라이브를 하는데 너무 편한 거예요. 계속 제가 써야 할 것 같아요." 디제이들이 연달아 공격을 던지는데도 그녀는 당황하기는커녕 파트를 흉내까지 내며 라스의 흐름을 깨지 않았다.

 

 

새삼 느낀 것은 이효리가 정말 예능을 잘한다는 거였다. 특히 프로그램의 적응 능력은 놀라운 수준인데 라디오스타면 라디오스타 맨발의 친구들이면 맨발의 친구들 혹은 해피투게더에서 무한도전까지. 그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하든지 간에 이효리는 그 프로그램의 룰을 그대로 따르며 어울리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이효리는 이효리라는 것이 더 놀랍다. 라디오스타의 미덕인 솔직함의 중용을 지켜내는 이효리 또한 놀라웠다. 좀 센 발언이다 싶을 때도 과한 보태기를 하지 않아서 좋았다. 별다른 오버 액션 없는 라디오스타의 질문이 출연진의 치부마저도 시청자에게 호감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처럼 이효리 또한 센 대답을 과장해서 꾸며내려 하지 않았다. 내가 지금부터 좀 센 이야기를 할 텐데 너희 전부 긴장해야 해-같은 작위적인 선포가 없어서 좋았다. 그게 완벽한 라스 스타일이라는 것을 이효리는 미리 알았던 걸까. 몰라도 본능적 예능감이 그녀를 이끌어 나갔던 것일까.

 

 

 

물론 독설과 장난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파트들 외의 다소 진지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들도 있었다. 물론 그것도 이효리는 이효리였지만.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무지 요정이 되지 못했던 핑클 시절 이효리의 치부를 공개하는 부분이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지난날 자신의 실수와 치부를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야말로 교회와 집밖에 몰랐던 순진한 얼굴의 어린 동생들과 이미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경험하고 돌아온 이효리는 도무지 어울릴 수 없는 위화감이 있었다. 크리스천인 세 명의 요정이 1등의 환희를 기도의 경건함으로 시작하는 동안 이효리는 시원한 맥주 한잔을 생각하는 어른이었으니까. 그 위화감 때문에 심지어 이진과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움까지 벌였다는 지난날을 떠올리며 이효리는 그땐 참 철이 없었고 나 자신의 욕망 때문에 핑클이 지키고 싶어하는 이미지를 유지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했다는 사과를 전했다.

 

핑클이라는 이름의 어감이 전하는 사랑스러운 이미지와 달리 그 풀이는 Fine Killing Liberty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우리가 끝낸다)는 지나치게 과장된 의미를 담고 있어 늘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1998 당시에도 핑클 자신마저 부끄러워서 어찌할 줄 모르며 소개했던 이 이름의 속풀이가 어쩌면 이효리 자신에게는 어울리는 이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설로 일관했던 이효리지만 은연중 타인을 배려하는 소소한 마음 또한 눈에 띄었다. 누가 봐도 이효리와 아이들 같은 분위기의 섭외에서 리더 특집을 제안한 사람이 바로 이효리였다고 하는데 한때는 아이돌 예능감을 평정했지만, 지금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문희준과 놀림감이 되기 딱 좋은 바보 오빠 김종민 사이에서 그녀는 수시로 두 사람을 격려하고 위로했다. "아프리카는 왜 갔냐고요?" "방송하러." 저러다 우는 거 아닐까 걱정스러웠던 김종민이다. 이효리는 다정하게 그가 알아들을 수 있을 말로 엠씨들의 아우성을 정리한다. "방송 포맷이 뭐였냐고요." 주어를 생략해버리고 "뭐 대이동 본다고" 얼떨떨해하는 김종민의 말을 마치 아이의 옹알이를 들어주는 선생님처럼 정리해서 되물어보는 이효리 때문에 수시로 웃음이 터졌다. "대이동을 본다고?" "동물의 대이동?"

 

 

 

이제는 너무 대스타가 된 것 같아 춤을 권하지도 못하겠다는 문희준에게 먼저 화려한 춤사위를 던지며 그의 어색함을 덜어준 모습 또한 이효리 특유의 담담한 배려였다.리더가 돼서 좋은 점이 뭐냐는 질문에 김종민의 멤버들에게 용돈을 줄 수 있어서 좋다!는 귀여운 대답을 이해하는 사람은 오로지 이효리 하나였다. "그치. 베풀 수 있으니까." 심지어 이날 이효리는 마치 엠씨라도 된 것처럼 출연진에게 질문을 던지고 "나도 그렇던데" 같은 맞장구를 치며 아예 몸을 그쪽으로 틀어버리고 엠씨 역할에 몰두해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까지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오래 활동을 하다 보니까 대중들과도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 들면서 이제는 솔직한 얘기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았고." 씨에프의 여왕이었던 이효리의 이름이 어느 순간 무색해져 버린 것에 대해 라스 디제이들은 역시 직관적인 독설을 날린다. "못 찍는 거예요? 안 찍는 거예요?" 이효리는 말한다. 그걸 먹고 살을 뺀 게 아니고 그걸 먹고 예뻐진 게 아닌데 나는 먹지도 않고 쓰지도 않는 제품을 대중에게 호소하는 것이 싫었다고. "모르겠어요. 진짜 그 제품을 쓰면서 광고하는 사람도 많대요. 사실 저는 그런 건 별로 없었거든요." 치부에 가까울 폭탄 발언에 이렇게 거부감이 안드는 연예인이 또 있을까. 이효리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마치 달콤한 노래처럼 매력적으로 들렸다.

 

 

 

독설과 장난 속에 비록 찰나였지만 이효리 나름의 철학이 느껴지던 발언 하나가 있었다. "죽을 때까지 살려면 살겠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거니까." 담담하고 장난스러웠지만 마음을 후벼 파는 고요한 철학. 죽음마저도 담담하게 전하는 솔직 화법. 그게 바로 여자들마저 사로잡는 이효리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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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이 될 수밖에 없는 처자입니다. ㅠㅠ 날 가져요. 효리 양.

  • 보니 2013.05.30 14:57 신고

    여자들마저 좋아한다기보단, 여자들이 더 좋아하죠. ㅋ 이효리는 처음 예능 시작하던 때부터 털털하고 재미있었지만, 점점 성숙해가면서는 범접할수 없는 내공과 지혜까지 느껴져요. 이효리가 이런식으로 성장하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기대이상인것 같아요. 점점 더 대단한 여자가 되어가는듯..

  • 그대이름은 2013.05.30 15:04 신고

    이효리~ 어쩜 이리 얼굴과 이름이 매치가 잘되는 연예인이 있는지 ...오래전부터 이효리씨가 참 매력있다는 생각을 해왔지만 요즘들어 포텐이 더 터지는 느낌이랄까요? 참 머리좋고 이쁘고 매력있고 매력있고 매력있는 스타입니다 정말 매력있어요 우리 할아버지도 효리씬 이뻐하세요 ㅎㅎ

  • 룰루 2013.05.31 08:43 신고

    섹시 하기 보다 멋진여자

 

"달리기는 빠른데 정확도는 없어" "가진 능력에 비해 허점이 커" "바보들만 모아놨어요!" "잘생긴 바보냐고!" 한류스타 김수현을 이렇게 막 다루는 곳은 이 프로그램으로 처음이 아니었을까. 이날 김수현은 그야말로 막 굴려졌다. 같은 파랑 팀의 유재석과 광수는 "나 김수현한테 말 놨어!"라고 들떠 하면서도 막상 게임 앞에선 그를 인정사정 봐줄 것 없이 굴려 먹었다. 이날의 김수현은 해를 품은 달의 왕세자도 왜 자꾸 사람 마음을 흔들어놓느냐던 젤리 광고 속 치명적 도끼남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잘생긴 바보였고 넘치는 의욕을 주체 못하는 88년생이었다. 그런데 그게 바로 김수현이다. 그 누구와도 대체 불가능한.

 

 

 

스타트 지점에서 출발 전 포즈를 잡는 김수현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파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맨발로 지압 판을 밟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도 김수현을 초라하게 만들지 못했다. 이후 신호와 함께 허들을 향해 달려드는 김수현의 열의는 그야말로 액션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놀라운 스피드로 지압 판 위를 달려가며 거칠 것 없이 장애물을 뛰어넘는 그의 모습에 런닝맨의 전 멤버는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중간에 바통을 놓치는 사고가 있었지만 곧 김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미션을 완수했다. 놀라운 점프력으로 뜀틀을 뛰어넘는 모습이 조금의 상스러움 없이 우아하기 짝이 없었다. 은밀하게 그리고 위대하게.

 

"혹시 지압판이 안 아픈 제품?" 너무 아무렇지 않게 초고속으로 달리는 김수현의 저력에 런닝맨은 의문을 달았지만 다음 배턴을 받은 유재석의 고통은 그가 감내한 인고의 시간을 짐작하게 했다. 그 영화 같은 스피드 내내 그는 쭉 참았던 것이다. 다시 지압판 위를 달려야할 때 김수현의 얼굴에 문득 스쳐 간 통증이 그의 인내를 짐작하게 했다. 문득 생각했다. 그래. 저 역동성이 바로 김수현의 매력이지.

 

 

 

반면 그만한 파워를 가졌음에도 무언가 헐랭한 귀여움이 또 김수현의 진가다. 여자아이 같은 '수현'이라는 이름이 싫어 자기 자신에게 별명을 붙였다는 김수현. 그 별명이 '수맨(수Man)'이라는 천진함이 또 웃기다. "수현이가 그러니까 좀 많이 줄여야 하네, 수현이가." "어떻게 보면 이번 거... 네 잘못이야!" 경이로운 17초 보유자 김수현에게 말도 안 되는 유재석과 광수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늘어놓으며 타박했다. 하지만 김수현은 웃었다. "우리가 승리하려면 네가 10초 안에 끊어줘야 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쓰는데도 고개를 끄덕이며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째 묘한 감동을 준다. 야생 고양이를 길들인 순간의 뿌듯함이랄까.

 

어쩐지 위압적인 느낌을 주는데도 의외의 나사 빠진 구석이 있어 눈길이 갔던 김수현이었다.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처음 발견했던 김수현은 그야말로 아역 역사상 이만큼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받은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을 만큼 대단했었다. 여자아이의 목에 수건을 걸어주고 삼킬 듯한 눈으로 바라보던 그 위압감. 그럼에도 어딘가 느끼한 구석이 없이 오로지 담백해서 좋았다. 이후 드림하이에서 특유의 천연 파마를 나부대며 사투리를 쓰던 촌놈 김수현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김수현의 이면이었다.

 

 

 

그만큼 담백해서 좋았던 김수현이기에 뭔가 거물이 되어버린 듯한 그의 새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그저 네티즌 사이에서나 원석으로 평가되던 김수현을 전 설문지를 휩쓰는 명실공히 최고의 인기남으로 만들어버린 위력을 과시했지만 차강진의 은밀함과 성삼동의 위대함을 기억하던 필자로서는 묘한 쓸쓸함을 남겼었다. 이날의 런닝맨이 고마웠던 것은 김수현을 해를 품은 달 이전의 김수현으로 돌아가게 해줬다는 점이다. 활력이 넘치고 대단한 존재감을 가졌지만 무언가 나사가 빠진 듯한. 거물 김수현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진짜 김수현의.

 

김수현이 이만큼 망가져 줄 수 있었던 것은 런닝맨의 유별난 친화력 때문이다. 어느 게스트를 불러도 딱히 모신다는 느낌 없이 막 굴려대는 런닝맨의 친밀함은 그 어떤 게스트도 발가벗게 한다. 덕분에 김수현이 나왔다. 런닝맨이 아니었다면 그 어느 프로그램에서 바보 취급당하는 김수현을 볼 수 있었겠는가. 제한시간 60초의 규칙을 들었으면서도 기록 88초에 아이처럼 흥분하는 김수현 때문에 유재석과 광수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바통을 입에 물고 과자 먹기를 하려던 또 다른 바보 유재석은 민망해서 어찌할 줄 몰라하는 수맨, 김수현을 위로했다. 광수는 "우리 팀에 바보만 모아놨어요!" 호통을 쳤다.

 

 

"뮈뮈" 헐떡거리며 닭을 쫓다 급기야 이상한 효과음을 내는 김수현의 헐랭함에 웃음이 터졌다. 닭을 잡기 위해 온몸을 던져대는 '수맨' 김수현이었지만 "달리기는 빠른데 정확도는 없어" 라는 유재석의 평가처럼 에너지와 열의만 가득했지 막상 효율적이진 않았다. 그야말로 허당이었던 것이다. 그저 이 몸 하나 부서져라 요령도 없이 닭잡기에 열심이던 김수현이 드디어 한 마리를 낚아 왔는데 닭을 품에 안은 그 모습이 가히 일품이었다. 안정적인 포즈로 닭을 부여안고 눈치 볼 것 없이 거친 숨을 헐떡대는 허당 김수현에게 유재석은 명명한다. "드디어 수현이가 해품닭 하는구나. 해품닭."

 

 

런닝맨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닭을 끌어안고 해를 품은 닭을 찍는 김수현을 볼 수 있었겠는가. 그 소리에 자기도 웃겨 천진하게 웃는 김수현의 눈웃음 위로 "가까이 오지 마라... 그렇다고 멀리 가지도 마라...?" 훤의 명대사를 던지는 런닝맨의 센스 덕분에 김수현은 정말 오랜만에 해를 품은 달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차강진의 위압감도 치명적인 훤의 우아함도 이겨낼 수 없는 것이 바로 김수현 자신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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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빛 보나 싶었는데 빛을 못 보고..." 쪼물락 쪼물락 거리고 싶은 찹쌀떡 같은 얼굴로 가까스로 카메라를 찾아 우물거리는 백진희를 보며 쿡하고 웃었다. 이렇게 귀여웠었나 싶어서. 여전히 백진희를 쫓아다니는, 하이킥의 백진희는 이만큼 사랑스럽진 않았던 거 같은데.

 

 

 

"저는 스물 네 살이고요~ 얼마 전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다가 잠깐 빛 보나 싶었는데 빛을 못 보고." 백진희의 자학 개그에 라디오스타마저 웃었다. 그 김병욱이 못 살린 유일한 연예인이라는 구박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은, 백진희의 허허실실 때문에. 하이킥의 백진희가 뜨지 못했다는 사실이 유별나게 안쓰러웠던 이유는, 하이킥 파이널에서 가장 많은 고생과 치욕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 바로 22살의 소녀 백진희였기 때문이다. 디스를 좋아하는 라디오스타마저 그녀의 공로를 가여워할 만큼. 그러니 김병욱 피디는 백진희를 제2의 신세경이 되지 못했다 하여 야단칠 자격이 없다. 신세경도 박하선도 황정음도 그 누구도 백진희만큼 모욕당한 여주인공은 없었다.

 

 

 

초반 백진희는 하이킥의 모든 논란을 홀로 담당해야만 했다. 김병욱 피디의 사디즘 성향을 의심하고 싶을 만큼 정말 지독하게도 백진희는 괴롭혀졌다. 백진희는 몇 번이나 엉덩이를 까야 했고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자 이번에는 모자이크 장난으로 비난을 받았다. 그녀의 캐릭터는 또 어땠던가. 빈대에 식충이에 남의 눈치나 살피는. 아무리 시트콤이라지만 치졸했다. 역시 가난을 등에 멘 소녀였지만 신세경을 위해 김병욱은 아련함과 도도함을 건넸다. 이런 영광이 백진희에겐 없었다. 지독히도 현실적이었고 잔인하게도 우울한 캐릭터였다. 또래의 크리스탈, 김지원, 박하선의 화려함에 눌려 그녀의 비극은 더욱 도드라졌다.

 

비극, 궁상, 가난으로 기억되는 백진희였기에 라디오스타에서 처음 발견한 그녀의 신선함에 눈이 아렸다. 언제 그랬나 싶게- 백진희는 참 신선하고 상큼했으며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야말로 생기가 돌았다. "배우들을 막 대하는 겁니까? 백진희 씨를 그렇게 괴롭혔다고.." 규현 엠씨의 증언에 이홍기는 손사래를 쳤지만 결국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은 녹화 내내 비추어진 이홍기의 백진희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었다. 얌전히 남의 말을 들어주다가 자신의 이야기에 적극적인 백진희의 천진한 태도에 이홍기는 내내 시비를 걸었다. 마치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괴롭히는 초등학교 남자아이처럼. 물론 그것은 이홍기 하나만의 특이사항은 아니었다. 이날 내내 라디오스타의 엠씨 모두가 백진희를 아빠미소로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정말 시비를 걸어서라도 엮이고 싶은 귀여움이 그녀에겐 있었다.

 

 

 

"완전 좋아요. 진짜 선배님. 너무 좋다고. 맨날 맨날." 김광규와 이적을 놓고 전자를 택하는 24살의 아가씨가 백진희 말고 있을까. "저도 24살이고 젊은 친구들하고 해보고 싶어요." 친구에게 말하듯 나지막이 소망을 전하는 그녀였지만 막상 이적과 김광규를 놓고 유치한 저울질을 하자 "김광규 선배님"을 골랐다. 엠씨들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김광규를 고른 그녀의 단호함에 놀랐다. 잠깐 장난을 치던 라디오스타 엠씨들도 곧 그녀의 선택을 수긍했다. 마치 거짓말을 해도 믿을 것 같은 말간 눈동자. 나는 놀랐다. 왜 김병욱 피디는 이런 매력을 미처 써먹지 않았을까.

 

 

 

"눈도 끔쩍 안 해요. 그냥. 움?" 윤종신은 놀랐다. 백진희의 이름에 붙어 다니는 파격적인 연관검색어가 무려 "백진희 혀 넣을까"였음에도 별스럽지 않은 그녀의 태도 때문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우움- 문득 생각났다. 영화 페스티발에서 처음 백진희와 호흡을 맞춘 류승범은 당시 21살의 어린 백진희의 천진난만에 기겁했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백진희는 유달리 파격적인 영화의 키스신이 촬영 전날 두 시간이나 일찍 와서 가르쳤다고 말해 류승범을 당황시켰다. 잘못 말하면 큰일 난다고- 이야기를 나눈 것뿐이지 가르쳐 준 기억이 없었다는 류승범을 보면서도 백진희는 우움-하고 고개를 끄덕였으리라.

 

 

그러고 보니 여배우로선 망설여질 수 있을 거칠고 선정적인 장면들도 곧잘 수행해내는 백진희의 적극성은 그녀의 담대한 태도에서 나왔나 보다. 영화 페스티발을 기억하는 유세윤에게 그녀는 봄빛 같은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아- 보셨어요?"

 

 

 

"어- 이거 알면 엄마한테 혼나는데." 이홍기의 활발했던 고교 시절 연애담을 들으며 본인도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자의 짜릿함을 누려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더니 그런 경험이 있었느냐는 엠씨의 말에 오히려 반대였다는 솔직한 대답이 역시 귀여웠다. "맞았나요?" 어느 오빠를 사이에 두고 한 여자와 쟁탈전을 벌였다는 백진희. 규현의 톡 쏘는 질문에 화면을 바라보고 눈치를 보며 웃는 그녀의 천진한 대답에 전 출연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어. 이거 알면 엄마한테 혼나는데." 아이고. 정말 눈부시게 사랑스럽다. 아직까지도 엄마의 잔소리를 걱정하는 스물네 살 아가씨의 천진함이.

 

무서운 언니들에게 둘러싸여 혼쭐이 날만큼의 짜릿한 짝사랑을 앓게 한 남자라면 어느 정도의 인물을 가진 사람인지 궁금할 법도 하다. "그 오빠 멋있었어요?" 윤종신의 질문에 백진희는 잠시 생각하다 입술을 삐죽이며 말한다. "당시에는?" 마치 만화처럼 다채로운 백진희의 표정에 이번에는 엠씨들까지 무너져버렸다.

 

 

 

하이킥을 만나기 전 마치 최고다 이순신의 아이유처럼 소속사 사기 경험을 겪으며 좌절의 아픔을 겪었다던 그녀. 온몸에 실핏줄이 터져버릴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였다는 그녀의 과거가 측은했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찾은 점집에서 그녀는, 22살에 그녀의 운명을 바꿀 기회가 찾아온다는 점괘를 받는데. 신기하게도 그게 바로 하이킥이었고 그것이 시청자에게 백진희를 알린 계기였다.

 

하지만 캐릭터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김병욱 피디마저도 모두 뽑아내지 못했을 만큼 그녀는 정말 싱그럽고 매력이 넘치는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오히려 시트콤보다 더 흥미로운. 그녀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닐 것 같다. "제가 초반에 인지도 낮다고 놀려서 약간 우울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분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거. 끝까지 멋지게 전진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이날 참여한 모든 게스트가 그랬지만 특히 김국진의 마지막 멘트가 어울렸던 사람은 마침 자리를 비운 백진희였다. 시트콤의 백진희 그리고 드라마의 백진희. 또는 진짜 백진희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그녀의 변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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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기 2013.05.23 20:27 신고

    어제 볼땐 그냥 웃고 지나갔는데..
    이렇게 보니 매력이 철철 넘치네요ㅋㅋ

  • [페스티벌] 이전에 [반두비]라는 독립영화에 나왔었죠.
    당시 백진희가 18살 정도 되었을텐데 천연덕스럽게 정말 연기 잘했더랬죠.
    [페스티벌]도 [하이킥]도 [반두비]에서만큼 백진희의 매력을 살리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 그래도 페스티벌의 백진희는 하이킥보다는 매력적이었던거 같아요. 단조로운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다양한 역할을 자연스럽게 잘 소화하는듯 싶더라구요. 요즘 드라마에서도 조곤조곤한 부인 역할을 괜찮게 연기하더라구요.

  • 조잡대마왕 2013.05.24 18:49 신고

    저는 백진희 양이 나온줄 모르고 조금만 보고 잘려고 했는데 나온거보고 다 봤네여... 생일이 저하고 똑같아서 그냥 눈여겨 보는 연기자인데 더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자기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여...

  • 하이지니 2013.09.07 17:14 신고

    백진희 매력있고 멘탈이 맘에 든다 흥해라 진희야 언니가 아낀다

  • 요즘 기황후에서 엄청 좋은 연기 보여주었고
    악역인데도 완전 사랑받는 연기자가 되어서 흐믓해요 ㅎㅎ

 

"여러분은 지금 김현중의 예능 은퇴작을 보고 계십니다." 1톤 분량의 수박을 이고 지며 잠시 숨을 돌리지도 못하고 다시 일을 해야 했던 김현중이 던진 말이다. 분명 김현중 특유의 자조적 농담이었겠지만 혹여 지나친 고생에 지쳐 무심결에 튀어나온 본심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그의 '은퇴선언'을 이해했을 것이다. 세상에. 최근 몇 년 간의 예능에서 이렇게 고생하는 연예인은 보다보다 처음이다. 그것도 전문 예능인이 아닌 아이돌 출신의 인기 배우가. 심지어 한류붐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류스타 김현중이 아닌가.

 

 

 

사실 김현중의 출연은 본격 예능 입성이라는 느낌보다는 카메오나 초대 손님의 이미지에 더 가깝다. 그저 허허실실하다가 예쁜 미소로 소녀팬의 마음을 앗아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김현중은 이 프로그램에서 왕자님의 대우를 바라지 않았다. 한류스타의 특권 따위도 없었다. 김현중은 해가 저물 때까지 1톤의 수박을 지어 날랐다. 상인의 배려로 받은 꿀맛 같은 수박 한쪽의 시원함은 김현중이 지어나른 1톤 무게의 고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돈도 제일 많이 벌고. 예?! 밥도 제일 돈 안 드는 것 먹고. 왜 내가 이걸 또다시 해야 되죠." 다시 겐동을 하러 나온 김현중은 혼이 빠진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보며 칭얼거렸다. 차라리 까나리 액젓 1리터를 마시는 것이 낫겠다 싶을 만큼 지옥의 노가다. 겐동을 하러 나온 탓이었다. 겐동이란 짐을 지어 나르는 일이다. 인도네시아의 시장 안에서 상인들의 벌이를 등에 지고 필요한 곳에 배달하는 일. 과일 몇 줌 지고 나르는 것이 뭐 그리 힘든 일이냐고 말하는 분들은 자중하시라. 국내에선 소위 까대기라고 부르는 극악의 난이도를 지닌 죽음의 아르바이트.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가 바로 겐동이나 다름없으니까. 길에서 침 뱉고 좀 놀았다는 양아치들도 십 분 내로 달아난다는 지옥의 아르바이트가 바로 까대기, 즉 겐동이다. 김현중은 이 짓을 무려 남의 나라에서 1톤씩이나 했다.

 

 

 

전날 이 아르바이트의 고단함을 겪어봤던 강호동은 만약 겐동의 담당자가 본인이 된다면 진짜 재밌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티비에서 강호동의 진짜 우는 얼굴을 볼 수 있을 테니까. 차라리 그 고통을 몰랐으면 모를까. 이미 고생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멤버들 가운데 이 일을 맡고 싶어하는 멤버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가위바위보를 못하는 죄 때문에 모두가 거부하는 겐동을 김현중 혼자 맡았다. 생뚱맞게도 이 결과를 놓고 이 프로그램이 정말 조작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아니면 정말 김현중이 성격이 좋은 사람이거나. SBS에서 한류스타 김현중에게 이틀 연속 개고생을 시킬 리는 없잖겠는가. 김현중은 얼이 빠진 얼굴로 호소했지만 막상 자신의 임무 앞에선 소탈해졌다.

 

 

 

사실 김현중 하면 떠오르는 대외적 이미지는 무언가 4차원의, 꾀를 잘 피울 것 같은 느낌이다. 거기다 왕자님처럼 화려한 얼굴을 갖고 있어 이런 시장 바닥의 고생을 웃으며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현중의 근성은 상상 외였다. "이건 못 할 것 같은데." 심지어 지역의 상인조차 걱정할 만큼의 무게에도 김현중은 거리낌이 없었다. 한눈에 봐도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싶은 무게의 짐을 "아아아아. 오케. 오케이!" 웃으며 긍정하고는 외마디 비명과 더불어 집어 올렸다. 그 웃는 얼굴로 얼마나 잔인한 고통을 감당하고 있었는가는 순간 후둘후둘 떨리는 김현중의 팔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인생 살면서 혼이 나간다는 게 뭔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김현중은 짐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이다음의 겐동을 하러 나섰다.

 

 

 

맨발의 친구들. 이 프로그램의 저조한 성적이 안타까움을 넘어 아픈 이유는 다름 아닌 그들의 고생 때문이다. 한류스타 김현중조차 왕자 대접을 받지 못하는 맨발의 친구들은 잔인할 만큼의 고생을 멤버 모두가 나누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별다른 반응이 없다. 당연한 일이다. 고생만 있고 재미는 없다. 주말 저녁. 오로지 고생뿐인 타인의 고통을 즐거워할 부류는 사디즘 환자뿐이다. 정글의 법칙의 고생이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은 특수한 환경에서 공포를 이겨내는 용기 때문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조작 논란으로 분개한 시청자는 외쳤다. "김병만의 고생을 누가 모르나. 진정성이 사라져서 화가 나는 것이다."

 

 

 

이날 김현중은 받은 영수증을 들고 그가 하루 지어나른 무게를 합산했다. 무려 1톤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이 나왔다. "일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인간 기중기를 했습니다. 오늘." "이거 집에 갖고 가야지. 열심히 살아야지." 중얼거리는 김현중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가 오늘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가는 그가 쥐고 있는 영수증이 흠뻑 먹은 땀 자국만으로도 체감할 수 있었다. 뒤 돌아서는 김현중의 등은 각종 겐동의 흔적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의 등이 유달리 거대해 보였다. 땀과 흙으로 범벅이 된. 마치 슈퍼 히어로의 등짝 같기도 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그저 고생, 고생 뿐이라면 시청자의 반응은 냉담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콘텐츠가 예능인지 아니면 다큐인지조차 모호한 구성부터가 문제다. 정글의 법칙을 지향한다면 조금 더 과감해져야 하고 체험! 삶의 현장을 지향한다면 훨씬 진지해져야 한다. 실익 없이 흘린 땀은 그저 개고생일 뿐이다. 더이상 김현중이 흘린 땀이 아깝지 않은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부디 맨발의 친구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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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느 기사의 씁쓸한 문구가 떠오른다. "수능에서 국사를 선택하는 학생이 7년째 줄어들고 있다" 슬프지만 그럴법하다고 생각했다.  5년의 역사 인생은 내게 인고의 시간이었다. 어쩌면 칠판을 들여다보는 일보다 시계를 흘끔대는 것이 더 잦았을지도 몰랐다. 누런 때깔의 겉표지만 봐도 징글맞았다. 나는 국사를 싫어하는 무수한 학생의 하나였다. 이런 과목을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책정했으니 어느 누가 국사를 집어들겠는가. 분명 국사는 응시자에게 그리 탐탁지 않은 문제지다. 두껍고 불편하며 외울 것은 산더미 같고. 국사를 외우는 것이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결격 사유가 되어버린 이상 학생들은 이 과목을 쉽사리 선택할 수가 없다. 안타깝다. 국사를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며 불편하고 지루한 배움으로 치부하게 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가.

 

 

 

무한도전의 TV 특강 특집은 그래서 남달랐다. 다소 부산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예능인을 선생님으로 내세워 기존의 고리타분한 교육 방식을 뒤집어엎었다. 교사가 된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무엇보다 재미있는 가르침을 나누고 싶어했다. 지루하지 않은 국사 시간을 만드는 것. 그게 바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맡겨진 숙제였다. 재미. 그리고 진정성이다.

 

 

 

무한도전 특강의 미덕은 역사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시켰다는 점이다. 안중근 의사의 선혈을 손가락 마디마디에 심어두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의 불편하지만 응시해야 할 시간을 목격했다. 교사가 직접 체득하여 돌아온 이 값진 감정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영양분이 되어 돌아갔다.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안중근 의사의 고결한 용기는 아들에게 수의를 지어 보내며 정의를 지원한 모성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몰랐다. 유재석이 강의 말미에 읽은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에 아이들은 울었다.

 

"저흰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 그래서 무한도전을 떠올렸다. 그녀의 말에. 인기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게스트로 출연한 시크릿 그리고 전효성은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시크릿의 리더인 그녀에게 모처럼 신곡을 들고 행진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출연은 꽤 즐거운 이벤트였으리라. 그 들뜬 기분이 좀 과했다. 티비가 아닌 라디오라고 해도, 생방송 도중의 인기 방송에서 어느 특정한 집단의 문제적 놀이를 가감 없이 끌어들였다. '민주화' 그것은 인터넷 용어도 2013년의 신조어도 아니다. 전효성은 과연 개성을 존중해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 이 결코 상응할 수 없는 두 개의 말이 전하는 괴리감을 이해하기라도 할까.

 

 

 

 

단어의 뜻을 몇 개 이해하지도 못하던 그 어린 시절 친구와 입씨름을 하다 무기처럼 던지는 말이 그거였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한다는데~"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개념이 바로 민주주의다. 이 고결한 단어를 전효성은 개인의 개성을 억압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했다. 억압의 세월을 살아왔던 우리들에게 민주화,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단어 이상의 가치를 전한다. 그것은 기억이고 역사고 아픔이며 환희다. 이 소중한 단어를 전혀 상반된 개념의 부정적인 의도로 장난칠 수 있는 이 아이돌의 곪아버린 역사관이 무섭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이다. 도대체 너는 무한도전에서 무엇을 배웠느냐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4일 남긴 어느 날이었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전효성을 편집하지 않았다. 무한도전은 지난 회차가 그랬던 것처럼 꿋꿋하게 전효성의 얼굴과 말을 티비 앞으로 실어 보냈다. 유달리 리액션이 큰 전효성은 윤봉길 의사를 소개 받을 때 그랬던 것처럼 침략의 역사 앞에서 큰 감흥을 받은 태도를 보였다. 고개를 끄덕이고 심지어 필기까지 하며. 유달리 큰 리액션의 전효성을 발견할 때마다 한 번씩 스쳐 지나가는 의문을 어찌할 수 없었다. "도대체 너는 이 시간에 뭘 배운 거니."

 

유독 디테일에 강한 김태호 피디지만 꽤 많은 공을 들인 에피소드라는 것을 구석구석 쓸고 닦은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체감할 수 있었다. 2주 분량의 특집에 마지막 방송 분량을 5.18에 맞춰 그날의 의미를 더욱 견고히 했다. 무한도전에서 그리 환영하지 않는 떼거지 아이돌 게스트조차 남다른 쓰임새로 쓰여졌다. 이 정도의 애를 쓴 방송을 어느 아이돌의 구설수에 흠집 낸다는 것이 김태호 피디 또한 즐거울 리 있었겠는가. 네티즌의 편집 요구를 떠나 그저 개인의 괘씸죄만으로도 덕지덕지 모자이크를 붙여 내보내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전효성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너는 도대체 뭘 배운 거니 따위의 야유를 퍼부을 테니까.

 

 

 

기존 예능에서 아이돌의 부족한 상식이란 그저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허나 무한도전은 어른의 당면 과제로 받아들이게 했다. 재미가 없다고? 그럼 재미있게 가르치면 된다. 장난을 치며 스타 골든벨의 흉내를 내던 아이들이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 앞에 눈물을 흘렸다. 적어도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아이돌의 부족한 상식이 놀림거리가 되지 않았다.

 

비록 전효성의 민주화 대란은 야유를 낳았지만 어느 아이돌은 깨우침을 이야기했다. 카라의 한승연은 직접적으로 무한도전을 거론하며 배움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5월 18일, 오늘같이 의미 깊은 날 무한도전 보며 지난주에 이어 모자란 역사공부 하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보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이렇게 살 수 있게 해 주셔서!"


 

 

25살의 윤봉길 의사가 자결을 각오하고 도시락 폭탄을 던졌을 때 25살의 아이돌 전효성은 역사를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 어쩌면 무한도전은 편집을 거부하면서까지 그녀에게 가르침을 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가 민주화라는 말을 희롱할 수 있는 자유마저도 지난 역사가 일으켜 세운 민주주의 때문이라고. 전효성을 편집해도 관념은 남아 흐른다. 어쩌면 무도가 편집하지 않은 전효성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이 던진 진짜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국사를 배우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하게 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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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 2013.06.02 21:37 신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개념없는 여자애들 굉장히 싫어하는데 이 친구(효성?)는 어리고, 그다지 학문이나 상식이 필요하지 않은 직업인 연예인이라서 기대치가 높지 않아 그렇게 밉진 않았고, 다만 좀 황당했을 뿐입니다. 역시 아이돌은 별 생각이 없구나..뭐 그정도? 그런데 이런 애들이 한국엔 널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역사를 제대로 가르칠 생각이 없는 윗세대의 영향을 받았구나하는 생각에 좀 슬펐습니다. 우리 민족처럼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역사와 전통에 관심이 없는 민족은 드물더군요. 역사가 짧은 미국조차도 자기네 역사를 가르치는데 엄청 두꺼운 책들을 읽게 합니다. 효성이라는 친구덕분에 이런 논의가 나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친구한테 개인적인 책임을 묻기 이전에 자기 자식이나 자기 동생이나 주변 후배들 교육이나 좀 시키는 게 어떨까요? 괘씸하기는 하겠죠. 그래도 대한민국의 역사 교육 현실입니다. 근현대사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고대사는 거의 모릅니다. 일제시대는 말할 것도 없고요.

  • 좌파 2013.06.02 21:41 신고

    좌파든 우파든 역사는 좀 알고 삽시다. 전세계적으로 역사와 전통에 더 집착할수록 우파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금 다른듯 합니다. 마녀사냥은 하지 맙시다. 이 친구 너무나 가혹하게 대접받아 생채기 날지도 모릅니다. 그냥 애들이 이 기회에 공부 좀 했다고 생각합시다. 화가 나기야 나죠. 어이가 없죠. 물론 짜증나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대한민국은 역사에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 자식이나 잘 가르칩시다.

  • 보수꼴1통 2013.06.04 21:56 신고

    민주화란 말에 대한 희롱? 자칭 '민주세력' 통칭 좌/좀들아.. '민주화' 란 슬로건 내걸고 다양성을 무시하며 이곳저곳 들쑤시며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봐..


    솔직히 일베애들 민주화란 버튼 쓰는것.. 그것 자체가 민주화란 개념을 훼손한다라곤 보진 않는다.. 좀더 하드보일드 하게 냉소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가 가지는 모순을 좀 꺠우쳤음 해..

    • 어휴 2013.06.04 22:26 신고

      거기 버튼에 사용되는 것 자체가 훼손이야.. 너희야 말로 일부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하는 건 생각 못하니?

    • 뭐? 2013.06.15 17:53 신고

      너네야 말로 '하드보일드'하게 전라도를 바라봐 잡것들아

    • JTank 2013.06.30 02:29 신고

      일베충들은 그냥 아무생각없어 전라도 미워하지도 않고
      보수도아니고 좌익도아니고
      그냥 이것저것 잡지식만 많아가지고 깝치는 거지 뭘 ㅋㅋ
      ㅄ들 일베정말화나네요! 흥분하는너네만 병신이야

    • 2013.07.20 17:26 신고

      다음 일베

  • 2013.06.05 08:45 신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너네들 2013.06.05 19:56 신고

    솔직히 너네들도 전라도에서 태어나기 싫었잖아

  • 헤헤헿 2013.06.08 23:03 신고

    쓰레기 같은 곳에서 배우고 대학도 쓰레기 같은데 가서 하라는 배움은 안하고 술이나 처 마시러 가니깐 생각은 1초도 안해보고 헤헤헿 전 일베충이예염 하고 글싸지르고 다니지

  • 헤헤헿 2013.06.08 23:03 신고

    쓰레기 같은 곳에서 배우고 대학도 쓰레기 같은데 가서 하라는 배움은 안하고 술이나 처 마시러 가니깐 생각은 1초도 안해보고 헤헤헿 전 일베충이예염 하고 글싸지르고 다니지

  • 민주화 2013.06.16 00:18 신고

    전효성이 민주화를 부정적 의미로 사용했던 긍정적 의미로 사용했건 이미 대중들에겐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 전효성이 일베를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였을 뿐이다. 단지 일베에서 통용되는 말을 사용한 죄로 일베를 한다는 의심을 받고 그 의심을 받은 죄로 마녀사냥 당했을 뿐, 그이상 그이하의 사건도 아니었다. 민주화란 단어가 이렇게 이슈화되기 전에 그 의미에 대해 깊게, 아니 잠시라도 생각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냥 학교에서 배운대로 민주화는 좋은 거, 민주화는 불가침의 영역이라는 개념 정도가 전부인, 혹은 아예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이 보통 수준인 게 현실. 더구나 운동권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져서 정치,사회 문제에 문외한 수준인 대학생들도 수두룩한 게 현실. 그냥 솔직히 말하자, 그냥 효성이 까고 싶었던 열폭녀들이 꼬투리 하나 잡아서 분탕치는 거였다. 거기에 동조하는 애들은 그냥 민주화는 좋은건데.. 라며 달려드는 형국이었다.

    • 옦똒 2013.06.30 02:31 신고

      이야!개념글 땈!맘에 드는 댓글을 찾았다

    • 지나가는과학도 2013.07.20 17:21 신고

      이 글은 분명히 주장문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커다란 논리적 비약이 있습니다. 댓글도 조금 더 생각하고 쓰는 습관을 들입시다. 누군가가 마녀사냥을 했다고 말하면 그것이 다 옳고 통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말을 할 때는 내가 이 글을 책에 삽입하거나 토론장에서 사용하고, 또한 법정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논리적인 주장과 근거에 대한 생각을 하고 쓰셔야 합니다. 국사뿐만이 아니라 설득 또는 글쓰기의 올바른 능력이 많이 결여된 사회입니다.

  • 민주화로까는애들 2013.06.22 19:48 신고

    대부분 디씨나 일베 인벤 루리웹 오유 등등 정치 갤러리에서 지역감정 분출하면서 노는 애들.
    일반인들은 전효성이 그런발언한거 별로 신경도 안씀.

  • q 2013.07.06 23:27 신고

    어후 글 참 길다

  • 악순환 2013.07.13 09:46 신고

    제 생각에는 역사교육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일베라는 사이트가 생겨나서 자꾸잘못된 역사와 사고관을 가지게 되고 그러다보니 방송에서까지 본의아니게 말실수를 초래한게 아닐까요? 아 악순환은 전효성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전반적인 시스템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바로잡지않으면 이번과같이 언론에 말실수하는 사건은 계속 생겨날 것입니다.

  • 지나가는행인 2013.07.16 15:00 신고

    와..글 정말 잘쓰셨네요. 글쓴이님의 의도가 맞다고 생각됩니다.

  • 지나가던과학도 2013.07.20 17:14 신고

    어떻게 하면 국사 성적을 잘 맞을 수 있나? 그것보다 국사 선생님들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학생들이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심도있게 생각할 수 있게 하나? 이 것이 아닐까요?

  • 아...... 2013.07.20 17:20 신고

    진짜로 전효성 좋아했는데 이제는 볼때마다 얘 일베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역겨움 일베가 디씨 아들뻘 사이트라기에 들어가봤었다가 진짜 멘붕했었지... 여기서 활동하는 애들은 뭔가 했었고 여튼 25살이나 되었으면서 단어의 뜻도 모르고 또 역사를 배워갔으면서 얼마후에 태연히 저소리를 하는게 맞다고 보나? 난 절대 이해 할 수 없다...

  • ㅋ.. 2013.07.20 17:56 신고

    아직도 이 사건이 안지워지고 남아있네요 ㅋ 좌좀들이 어떻게든 일베 망하게 할라고 억지로 엮어 버린걸 ㄷㄷ 대단한 민주열사들 납셨다 그죠?

  • 빠트린 점 2013.07.20 20:09 신고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끝에 글을 맺을 때 윤봉길 의사는 도시락 폭탄이 아닌 물통(수통) 폭탄을 던졌습니다. 사소한 단어 하나 때문이지만 바른 국사 알기에 조금 더 도움이 되기 위해서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허이고 2013.07.21 00:25 신고

    고결한 민주주의라 하시는데 저는 글쓴이께서 민주주의 민주화가 뭔지나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요. 내 생각과 맞지 않다고 남을 까내리고 평가절하하는 것도 요즘 민주주의의 뜻인가봅니다?

  • 11 2013.07.27 18:28 신고

    애초에 민주화라는 단어가 어째서 변질된 뜻으로 그들에게 이용되기 시작했는가를 거슬러 올라가면,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민주적 절차' '민주화'로 포장하여 이루는 인간들을 꼬집기 위해였습니다. (옛날 일베 구경을 했던 사람이니, 일베충이라고 욕하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들을 '민주화'한다는 명목으로 무시하는 일을 풍자하는 의미였죠. 이는 일베와 상관없이, 근본이 디씨의 정사갤, 야갤을 에 있던 은어였습니다.

    처음 '민주화'라는 단어를 다은 의미로 사용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속사정을 알고있었죠. 쉽게 말하면 민주화 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를 조롱하는것이 아니라, 민주화를 표방하고 자기들 논리를 들이미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의미라는 것을요. 그러나, 각종 사이트에서 사용되던 이 은어는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그런 뜻을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흘러갔고, 그 사람들은 결국 아무 분별 없이 이런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민주화라는 단어의 뜻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단지, '열폭'같은 유행어/은어처럼 모르면서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을 뿐입니다. 이걸 역사 교육이 잘못되었다고까지 표현할 일은 아니죠. 왜냐하면 그 은어의 근본이 민주화 자체가 아닌 민주화를 들먹이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저 본인은 요즘에는 일베도 안하고, 디씨도 안하고, 여러 관점에서 여러 의견들을 듣고 한창 중립에 가까워진 우파 라고 하겠습니다. 저 자신을 일베충이라고 욕하는건 상관없는데, 제 생각까지 일베충의 의견이라고 무시하고 넘어가시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개성을 중요시해요 근데 민주화시키지않는다? 뭔소리야? 읽어도 이해안됨 어떻게 민주화라는 말이 그렇게 되지?

  • 옜날것인것 아는데 들러보다가 댓글을 답니다. 너무 동의합니다. 진짜 뭐 배웟나 묻고싶네요. 저는 배우고 싶어 죽겠는데 외국에 있어 제대로 못배우는데 왜 배우기 싫어하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귀여워~ 노지마 신지 각본의 2005년도 일본드라마 너무 귀여워!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땐 이게 무슨 뜬금포인가 싶었는데 막상 드라마를 보니 이 묘한 제목이 그대로 이해가 됐다. 정말 너무너무 귀여웠기 때문에. 유별나게 귀여웠던 카미키 류노스케의 아역 시절. 그 올망졸망한 얼굴을 보며 감탄 "너무 귀여워!" 순수를 가진 아이들만의 특권일 상상력과 배려심이 눈물 나게 사랑스러워서 또 "너무 귀여워~" 아무튼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종일 그렇게 외치게 된다.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서 몸살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런 몸살이 날 것 같은 사랑스러움을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대로 느끼고 있다. 아빠! 어디가? 아마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이유의 8할 이상은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이) 너무너무 귀여워서일 것이다.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운 아이들. 부드러운 머리칼을 나폴나폴 휘날리며 뛰어가는 작은 머리통을 볼 때마다 손가락이 간질간질하다.

 

 

 

화면으로 손을 뻗고 만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 만큼 눈물이 나게 귀여운 아이들. 마냥 신이 나서 도망치는 부산한 준수에게 "준수야~ 이리 와야지?" 자상하게 어르는 후의 어른 흉내를 볼 때. "형. 피났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거의 눈에 띄지도 않는 손등의 상처에 울까 울지 말까를 골똘히 고민하는 후에게 고사리 손을 내밀어 길가의 풀을 칭칭 동여매 주는 준수의 보기 드문 의젓함에. 간질간질한 손가락을 어찌할 바를 몰라 오물거리다 외친다. "정말 너~무 귀엽다!"

 

 

 

그리고 평균 연령 8세 아이들의 귀여움 만큼이나 너~무 귀여워서 웃어버리는 또 하나의 귀염둥이가 있다. 바로 후의 부친 윤민수다. 사실 아빠! 어디가? 출연 이전엔 상상이나 했었던가. 그 윤민수가 귀엽다니. 비련의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노래하는 보컬 윤민수에게 귀엽다는 호칭이 어디 가당키나 할법하던가. 그런데 참 귀엽단 말이다. 아빠! 어디가? 이후부터는. 성난 곰 같은 인상을 감추기 위해 꼬박꼬박 서클렌즈를 끼고 다닌다는 윤민수에게 이제는 아기곰 푸 같은 후의 깜찍함이 스며든다.

 

우리가 그러하듯이 아이들 또한 귀여운 것을 좋아한다. 귀여운 아빠를 넘어 귀여운 삼촌 윤민수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 대장이다. 아빠 인기투표에서 무려 4표를 받은 윤민수는 홀로 아귀잡이를 피해 아이들을 돌보는 휴식을 얻었다. 허나 그 휴식이 어디 휴식이겠나. 너 밭 맬래. 애기 돌볼래. 하면 누구나 밭 맨다고 할 만큼 힘든 육아의 고통을 무려 하나도 아니고 넷씩이나! 하지만 그 고통을 지켜보는 시청자는 즐겁다. 미안하게도.

 

 

 

참 어쩜 저럴 수 있을까 싶게 마치 시트콤처럼 어른보다 일찍 일어난 성선비 준이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후의 집을 찾아 삼촌을 깨운다. 그리고 아직 한밤중인 삼촌을 대신해 나머지 아이를 깨우는 수고까지. 그 수고를 낼름 받아먹기가 미안했던 민수 삼촌은 일어나 잠든 준수를 습격한다. 늘 아빠의 품에서 깨어났을 준수는 삼촌의 낯선 방문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자신의 아이에게 하는 것처럼 구김 없는 태도로 장난을 거는 윤민수의 귀여운 기상 신호 때문이다. 놀이처럼 깨워진 아이는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한다. 양손에 준수와 준이를 쥐고 후에게 데려다 놓은 윤민수는 오늘 최악의 난관 지아 공주님의 잠 깨우기 원정대를 꾸렸다.

 

 

 

"지아씨. 지아씨." 아들뿐인 윤민수에게 홍일점 지아는 무언가 조심스럽고 또 소중하다. 사랑스러운 어조로 멀리서부터 지아의 이름을 부르며 들어간 윤민수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조심조심 잠든 지아를 흔드는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마치 의식을 치루듯 경건한 포즈로 지아를 깨우는 그 모습이 흡사 잠자는 공주님을 깨우러 들어온 왕자님의 포즈라서. 사내아이 준수를 깨울 때와 어쩜 그리 다른지. 하지만 삼촌의 성의를 몰라주며 지아는 울음을 터뜨려버린다. 우리 지아는 깨우면 안 되는데- 두고 온 시한폭탄을 염려하는 듯했던 송종국의 충고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마치 금방이라도 깨질 듯한 유리 장식을 끌어안듯 지아를 품에 안은 윤민수는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느라 혼이 빠져버렸다. "여자아이는 이런 거구나." 이날 시종 지아를 대하며 마치 깨달음을 얻은 듯 윤민수는 웅얼거렸다. 급기야 싱어 민수 삼촌의 지아 찬가에 웃음을 터뜨린 지아는 이불로 감싸 안아 데려가 달라는 새초롬한 명령을 내린다. 기사회생한 윤민수는 얼른 이불로 감싼 지아 공주를 데려다 놨다. 그리고 모인 아이 넷. 이제는 이 아이들을 씻기고 꽃단장하여 아빠들 앞에 내보여야 하는 일이 남았다.

 

각기 다른 성격의 아이 넷을 씻기는 난제에 부딪혔으면서도 의외로 윤민수는 별다른 트러블 없이 아이들을 씻겼고 아이들 또한 삼촌 윤민수에게 몸을 맡겼다. 친구 같은 아빠 윤민수의 진가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머리 냄새를 맡아보더니 어제 감았으니까 괜찮아-하며 진짜 아들 후는 뒷전에 두고 남의 아들들을 머리까지 깨끗이 감겨주는 배려 또한 돋보였다.

 

 

 

송종국의 지아를 통해 딸 키우기 대리 체험을 해보는 윤민수는 이번에도 혼쭐이 났다. 마지막 타자 지아를 씻기러 들어간 화장실에서 느닷없이 쉬가 마렵다는 지아 때문에. 역시나 어찌할 바를 모르고 부리나케 밖으로 쫓겨나와 허둥지둥대는 윤민수의 멋쩍은 얼굴이 어찌나 웃기던지. 머쓱한 공기를 달래고자 애꿎은 사내아이들의 머리 말리기로 말을 돌리는 그 서툰 모습마저 너~무 귀여웠다.

 

 

 

그토록 곤혹스러워했던 여자아이 지아가 어른의 도움을 필요치 않고 의젓하게 손을 씻고 세수를 하는 예쁜 모습을 넋이 나가서 바라보는 모습은 절로 웃음이 터지는 장면이었다. "여자아이란 이런 거구나." 딸이 없는 윤민수가 그렇게 딸바보로 물들여지는 과정이 아주 귀엽게 그려졌다.

 

아빠! 어디가?를 보는 이유는 설명을 보탤 필요도 없이 이 아이들이 너무너무 귀여워서다. 허나 아이들의 귀여움만으로 매회의 만족도를 채우기엔 무리가 있었다. 아빠와 아이의 기본적인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시청자를 즐겁게 할 의외의 변칙 코드 또한 필요했던 것이다. 초반 서먹했던 아빠들의 관계는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도 벅차 보여 아빠와 아이의 관계 이상을 바라기는 무리였다.

 

 

이제는 형제 이상으로 가까워진 아이들처럼 점차 친밀감이 커지는 아빠들의 관계는 새로운 교집합을 만들어가며 아빠! 어디가?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 마치 인생의 멘토 같은 성동일과 민국이의 관계나 이날 처음 딸바보의 매력에 빠진 민수 삼촌과 지아의 귀여움처럼. 너무너무 귀여운 아이들만큼이나 흥미로운 5인 5색의 아빠들의 매력 또한 아빠! 어디가?를 시청하는 또 하나의 귀여운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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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13 11:39 신고

    노래도 잘 부르고 아이들에게 완전 자상한 완소남♡
    윤민수 같은 남편감 만나고 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개인적으로 후도 귀엽지만 윤민수가 더 귀여워요...ㅋㅋㅋㅋㅋ
    귀요미 윤가수>_<

  • 송어 2013.05.13 14:13 신고

    윤민수..짱!!!!! 좋음

  • 2013.05.14 10:35

    비밀댓글입니다

  • 곰돌이 2013.05.23 09:12 신고

    성난 곰같은 인상.. ㅋㅋㅋ

    자다가 윤민수 꿈꿔서 그냥 생각나서
    검색하다 들어오게 되었어요
    글 잘보구 갑니다~

  • 멍청한아빠 2013.05.23 10:53 신고

    윤후아빠 윤민수!
    그는 감성도없고
    과묵함이나다정함도
    없는 그야말로 장난이
    심한 철부지아빠이다!
    명색이 발라드가수이면서
    사랑에대한감성이나 슬픔도
    없는데 무슨자격으로 발라드
    싱어가 됐을까?그저 여자한테
    잘보이고 싶어서 슬픈노래를
    부른건가?

  • 으니 2013.10.10 01:25 신고

    글을 정말 잘쓰시네요! 꼭 직접 방송을 본 것처럼 생생해요!

 

시종일관 진지한데도 왠지 모르게 희극적인 요소가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데 차인표가 그렇다. 이젠 그의 올록볼록한 근육이나 광선검 같은 눈빛을 봐도 아주 그냥 웃음이 터진다. 드라마에서 거의 처음이지 않았을까 싶었던 근육남의 등장. 몸짱 열풍의 창시자라 불리는 차인표지만 그를 상징하는 저편엔 근육과 눈빛 외에 바른 생활 사나이, 천사표 연예인이라는 아름다운 수식어가 존재한다. 어쩌면 전혀 상반된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공유하는 차인표의 성정이 바로 유머의 모티브가 아니었을까.

 

5월 5일 녹화분의 어린이날 특집으로 구성된 런닝맨의 무대는 그래서 차인표의 출연이 각별했다. 아이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만큼의 온정을 전하는 차인표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이나 존재 자체가 영웅물 소재의 만화 캐릭터 같은 그의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이날의 스페셜 게스트 자격이 충만했다.

 

 

 

런닝맨은 마치 마블사의 오프닝 시퀀스 같은 편집으로 이날의 게스트를 소개했다. 굳이 능글맞게 강요하진 않았어도 어벤져스나 아이언맨 같은 영웅물에 심취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상상력을 풀어낼 수 있을만한 구성이었다. 캡틴 아메리카의 리키김, 헐크의 서장훈 그리고 아이언맨의 차인표. 재미있는 것은 굳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이 세 명의 게스트가 정말 주어진 캐릭터와 흡사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외향적인 조건부터가 그럴듯한 리키김과 서장훈은 성격은 물론이오 참을성마저도 캡틴 아메리카에 헐크 같았다. 올곧고 온유한 성품의 리키김과 언제 터질지 몰라 조마조마한 서장훈의 투덜거림..

 

만약 어벤져스를 국내에서 제작한다면 캡틴 아메리카만큼은 차인표라고 생각했던 필자의 상식을 깨고 이날 런닝맨의 상상력은 그를 아이언맨으로 지정했다. 배신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런닝맨을 지켜보니 그야말로 어울리는 결정이라 아니 말할 수 없었다. 이날의 차인표는 그야말로 캡틴 아메리카가 아닌 아이언맨, 아니 토니스타크였다.

 

 

 

"오랜만이에요. 개리씨! 우와~ 옷을 아프리카 사람들 갖다 주라고 우리 집에 차로 몇 대씩!" 다짜고짜 이름표를 뜯는 소위 야수형 신고식으로 혼쭐이 나 있는 런닝맨 멤버들을 금방이라도 돌격할 듯 위협하면서도 금세 태도를 바꾸어 특유의 목소리로- "오랜만이에요" 인사하는 차인표의 반전 매력은 시작부터가 심상치 않았었다. "인표형이야!" 휘파람을 불며 사냥감을 포착 어슬렁대는 차인표의 투지에 건물 건너편에서 망을 보면서도 안심할 수 없는 유재석이었다.

 

 

 

"저 형은 틈이 없는 형이야. 틈이 없는 형!" 그를 발견하고 기겁을 하며 달려가는 유재석에게 차인표는 예의 바른 얼굴로 인사부터 한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반대편으로 들이닥쳐 유재석을 눌러 넘어뜨리고는 "이렇게까지 해야 해?! 진짜?" 소리치는 유재석에게 또다시 갖춰지는 예의. "너무 반가워! 땡큐! 유재석 씨. 땡큐!" 시작부터 유재석의 혼을 방진 시킨 차인표는 하필 그와 팀까지 맺어 이날 종일 유재석을 울렸다.

 

 

 

"폐렴 아니고 인후염인 게 땡큐고~" 인후염 투병 중에도 출연을 고사하지 않은 차인표에게 엠씨 유재석이 전한 감사를 자학개그로 승화시키는 것조차 토니 스타크다웠다. 이후에도 그는 출연 중인 프로그램 땡큐의 홍보를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그의 과도한 엠씨집착증은 유재석을 게스트로 만들고자 할 만큼 집요했다. "행복하세요? 행복하세요. 요즘?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술도 안 드시죠?" 이 모든 질문은 오히려 유재석을 게스트로 만든 막간 엠씨 차인표가 던진 것들이다. 그의 페이스에 말려 더듬거리던 유재석은 순간 발끈하여 "지금 또 땡큐 들어가신 거 아니죠!" 하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다해요! 나는! 나는 수다쟁이라 집에 가서 다 얘기해요. 나는." 차인표의 오지랖 덕분에 국민엠씨의 희귀한 앙탈까지 볼 수 있었다.

 

 

 

평소 런닝맨을 즐겨보았던 듯 유재석의 화려한 별명을 탐내던 차인표는 그가 지어준 차림표라는 별명에 토라져서는 적극적으로 새 별명 짓기에 몰입한다. 스스로 차퍼맨이라는 별명을 붙여 슈퍼맨의 포즈로 한참을 웃겨줬던 차인표는 이날 무슨 놀림을 받아도 굴하지 않았다. 사실 차인표라는 캐릭터가 어쩐지 놀려주고 싶은 희극적 요소가 있다. 그래서 하하는 천진난만하게 첫 대면 장소에서 분노의 양치질을 보여달라는 장난을 쳤다. 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에서 과격한 포즈로 양치질을 하는 차인표의 모습은 지금의 코믹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등공신이 되어버렸다. 눈빛만 쏴도 웃긴 차인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연기자에게 다소 껄끄러운 부탁일 수 있으나 오히려 그는 한술 더 뜬 자학개그로 옆자리의 유재석을 뒤집어 버렸다. "분노의 양치질하다가 발치했어요, 발치. 임플란트했어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키면 뭐든지 다하는 게스트만큼 어여쁜 인재가 없다. 차인표는 이날 시키면 뭐든지 다하는 것을 떠나 시키지도 않은 것을 나서서 하는 적극성을 보여주었다. "그걸 알아야 해. 나는 부탁한 적이 없어." 레일바이크를 달리면서 문득 영화 박하사탕의 명장면이 떠오른다는 차인표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차인표의 박하사탕을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재연하여 유재석을 당혹시켰다.

 

 

 

이날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던 딱지치기를 앞두고 차인표는 마치 만화 같은 포즈와 눈빛으로 무대를 장악했는데 이것 또한 그 누구도 시키지 않은 차인표 자신의 의지였다. 과격한 포즈와 달리 시원찮은 헛방을 날린 송지효를 그렇게 비웃던 차인표가 똑같은 자충수로 쓰러지는 모습 또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차인표의 반전 매력이다. 허나 딱지왕 선발전을 앞두고 한 시간 가까이 질긴 결투 중인 유재석을 꿋꿋이 응원하며 "미안해요. 내가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다음에 나오면 제가 진짜 연습 많이 해올게요!" 라고 말하는 땡큐 아저씨의 따뜻함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차인표의 모습 그대로였다.

 

"멋지다. 런닝맨 진짜 멋지다."

 

 

 

이날 믿기 어려운 기적을 만들었던 유재석의 놀라운 신발 착지와 다시 찾은 딱지왕의 영예로 우승팀이 된 차인표는 팀의 우승 이전에 누가 우승을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돌아갈 천 켤레의 신발이 만들 기적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뿌듯해했다. "이게 신발 하나하나가 사람한테 희망을 주고 사람을 일으킬 수 있잖아요." 나 진짜 오늘 차인 표씨 매력에 푹 빠진 것 같애- 어떤 게스트가 출연해도 딱히 입에 발린 소리를 해주는 법이 없던 지석진은 이날 몇 번씩이나 차인표를 추어올렸다. 그의 팬클럽에 가입하고 싶다는 고백까지 몇 번이나. 땡큐 아저씨 차인표의 반전 매력과 여전히 차인표다운 따뜻한 성정은 날카로운 표피 아래 감추어진 아이언맨, 토니스타크의 따뜻함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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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당의 미래...ㅋㅋㅋㅋㅋ

  • 슈에리 2013.05.09 17:43 신고

    예능감에도 즐거웠지만 따뜻한 마음 씀씀이까지 보여주어서 차인표 씨에게 새삼 감탄한 그런 편이었어요. 특히 유재석 씨와 더불어 시너지 효과 폭발이었죠 ㅋㅋ

 

이날 해피투게더를 찾은 멤버는 아이유-유인나-조정석-손태영-정우다. 주말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의 주역이 단체로 출연한 것이다. 이런 게스트는 한마디로 홍보를 위한 출연이라 달가울 리 없다. 캐스팅의 우연으로 엮인 관계의 조합일 뿐이라고 생각했고 드라마 외에는 별다른 공통분모가 없는 다섯 명의 멤버들에게서 그리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의 엄청난 팬이 아닌 다음에야. 그러나 의외로 이 다섯 명의 조합은 흥미로웠다. 드라마를 제외하고도 할만한 이야기들이 많았고 별다른 구심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다섯명의 사적인 관계는 꽤 본격적이었다.

 

예능 프로그램 영웅호걸로 인연을 맺어 한눈에 서로의 짝임을 알아본 아이유와 유인나. 그 끈끈한 인연은 여태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었다. 최고다 이순신의 출연을 놓고 고민을 하는 아이유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출연할 것을 권유했던 인물이 바로 유인나였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아이유가 그녀에게 상담을 하던 그때까지 유인나는 아직 이 작품의 캐스팅 제의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아이유는 이 드라마에서 본인이 연기할 캐릭터 이순신의 언니역을 유인나가 연기했으면 딱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여러 번 토로했다고 한다. 재미있게도 유인나는 이후 이 드라마의 출연 제의를 받았고 절친의 사이에서 이제는 한 드라마의 자매를 연기하게 된 두 사람은 뛸 듯이 기뻐하며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고.

 

 

 

현재 작품에서 교도소 출소자 출신의 제빵사 서진욱을 연기하는 정우와 이순신의 첫째 언니이자 그와의 사랑을 준비 중인 손태영은 비록 작품 속에서 러브라인을 담당한다해도 별다른 공통점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의외로 서진욱은 작품을 출연하기 전부터 손태영과 안면을 트고 있는 사이였다. 벌써 십 년이나 무르익은 권상우와의 인연 때문이다. 권상우에게 초대를 받아 손태영과 첫 안면을 트게 된 그날을 회상하며 터진 정우의 입담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별다른 오버 액션 없이 그저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말이 마치 연예인의 인터뷰가 아니라 친한 친구의 언변을 듣는 것과 같은 친근함이 느껴졌다. 정우는 다소 어리숙함이 느껴질 만치 참 꾸밈없는 말투로 모처럼 초대받아 찾아간 권상우의 집에서 형수님의 얼굴이 그리 밝지 않더라는 서운함을 토로한다. 순간 내내 숨기고 있던 손태영의 호들갑이 터져나왔다. "아니 그때 제가 소시지랑! 요리도 해줬어요."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말투에 담긴 진정성. 굳이 과장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존재감. 씨익 웃음이 터져나왔다. 참 흥미롭게 봤던 영화 바람의 정우와 똑같은 모습이었기 때문에.

 

 

 

꽤 화려했던 이날의 출연자 가운데서도 유독 정우를 향해 빛나던 최효종의 눈동자처럼 필자 또한 이미 유명해져 있는 네 명의 스타들보다 아직 시청자에게 낯선 인상임이 분명한 그의 출연에 더 관심이 갔다. 이미 네티즌 사이에선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경상도 사투리 네이티브 영화라며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바람의 주연 배우다. 품행제로의 경상도판이라고 말하면 될까- 바람은 부산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얼떨결에 교내 불량 써클에 가입한 고교생 정우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경상도 출신의 배우들이 출연하여 그 어떤 영화보다 제대로 된 부산 사투리를 구사했고 별다른 오버 없이 사실적이면서도 흥미롭게 바람든 고교생의 웃음과 후회를 담았다. 특히 짝사랑하는 여고생 황정음 때문에 양아치의 공분을 사게 된 정우가 행군을 만들어 대적하는 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 한 페이지다.  처음에는 정신 빠지게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이런 정우를 묵묵히 지켜주는 아버지의 사랑에 눈물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마무리가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것으로 주연 배우 정우의 실제 고교 시절이 영화 속에 그대로 녹아든 것이었다.

 

 

어쩌면 영화 속 최종 보스의 인상과도 같았던 엄격한 형님의 존재감 또한 조금의 과장 없는 사실이었음을 이날 정우는 밝힌다. 오히려 영화 속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정우를 훈육했던 형님의 모습은 차라리 희석된 것이라고. "한번은 자고 있었어요." 심지어 잠을 자다가 형의 주먹이 날아온 날벼락을 겪은 적도 있다는 정우에게 그의 형님은 영화 그대로 최종 보스였다. 과거 약간의 짝수 강박증이 있었던 정우는 형의 옆에서 잠을 자다가 찜찜한 생각이 들어 패턴에 맞춘 헛기침을 했고 결국 불같은 형님의 주먹이 날아왔다.

 

 

 

 

 

뭘 그렇게 낑낑거리느냐고. 충격은 받았지만 형의 주먹에 그 난감한 버릇을 말끔하게 고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소한 버릇들을 짝수에 맞추어야 안심이 된다는 강박증을 이야기하면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 것은 별스럽지 않게 상황을 묘사하는 그의 친근한 말투 덕분이었다. 심지어 속도와 호흡을 짝수에 맞추어서 재연하는 그의 동작은 웃기기까지 했다. 영화를 무척이나 하고 싶었던 그에게 찾아온 첫 주연의 기회를 몇 번의 굴욕적인 우여곡절과 인지도 때문에 팽 당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는 태연했다. 그 모습들이 친근하면서도 무언가 짠한 감정이 들었다.

 

 

이후 해피투게더의 야심작 야간매점에서도 정우의 소탈한 인간미는 빛났다. 청취자에게 레시피를 응모하는 열정까지 불태운 유인나, 식당을 하는 형부에게 추천받은 손태영의 야심작에 비해 어이가 없을 만큼 초라한 요리였지만 그 속에 담긴 사연만큼은 누구보다 애절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콜라를 부어 녹여 먹는 이 20초짜리 레시피의 사연은 그 무서운 형님의 사랑에서 나온 달콤함이라나. "저희 형이 한차례 푸닥거리 하고 나서 달래주느라고.." 응용 버전으로 큰 그릇에 부어 후레이크를 뿌려 먹으면 더 맛있다는 말을 콘후레이드? 후레이드! 후레이드!하고 어버버거리는 모습마저 바람 같았다.

 

 

유명 연예인의 조합이었던 만큼 아직 이름조차 낯선 정우의 존재감은 출연만으로도 본전이라 생각했다. 허나 이날 배우 정우는 결코 소외되지 않았다. 드라마 이상으로 매력적인 인간 정우의 캐릭터가 그랬고 그를 소외시키지 않은 해피투게더의 서포트도 돋보였다. 이날 해피투게더가 발견한 인간 정우의 토네이도급 매력이 대중의 가슴에 오래도록 되풀이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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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03 11:15

    비밀댓글입니다

  • 어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ㅋㅋㅋㅋ

  • 몽실흰별 2013.05.19 09:17 신고

    정우 '바람'은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영화...
    이번 드라마에 나온다고 해서 반가웠고

    지명도 높여서 정말 탑배우가 될 거 의심할 여지없다

    정우 ...이런 귀여운 동생있음 참 좋겠당~~♥
    매력덩어리....

  • 몽실흰별 2013.05.19 09:18 신고

    정우 '바람'은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영화...
    이번 드라마에 나온다고 해서 반가웠고

    지명도 높여서 정말 탑배우가 될 거 의심할 여지없다

    정우 ...이런 귀여운 동생있음 참 좋겠당~~♥
    매력덩어리....

  • 개포여신 2014.01.04 12:00 신고

    드디어 정우의 토네이드급 매력이 전국을 덮쳤네요ㅎㅎㅎ

  • ㄲㅁ 2014.01.06 14:36 신고

    복채를 드려야 할까봐요??? ㅎㅎㅎ 역시 닥터콜님은 선경지명이 있으셨어~

  • 색연필 2014.01.13 22:40 신고

    정말 선견지명이라고 밖에...전 영화 바람을 그저 채널 돌리다 잠깐 정말 잠깐 밖에 못 봤는데 지금은 보려고 해도 힘드네요 ... 응사를 통해 정우를 알게 되어 감사하기까지해요! 한석규를 좋아 한 후 처음입니다...배우에게 빠지긴 ㅠㅠ

 

오랜만의 윤종신 그리고 윤민수의 조합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그가 2년 전 '나는 가수다'에서 윤민수에게 던진 짧은 위로가 떠올랐다. "온몸으로 노래하는 가수" 윤민수의 무대를 앞두고 윤종신은 이런 표현을 썼다. 상투적인 말치레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날의 윤민수에게는 절실한 위로였다. 개국 이래 이 정도의 소란은 없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나는가수다, 그중에서도 윤민수의 시련은 남달랐다.

 

순위제 구조의 나는 가수다에서 소위 경연용 창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연우신의 품격이 깎여버린 김연우는 탈락의 고비 아래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며 방황했다. 김연우의 음악이 클라이막스가 없다는 이유로 폄하 당했다면 윤민수의 음악은 기승전결이 모조리 카타르시스라는 이유로 비난당했다. 한쪽은 절제를 비판받았고 한쪽은 감정 과잉이라 욕을 먹었다.

 

 

 

윤민수의 경연은 나는 가수다를 '나는 성대다'로 만드는 원인이라며 손가락질당했다. 결국 무대의 패자와 승자를 결정하는 청중평가단의 귀를 본격적으로 의심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허나 윤민수는 소란 앞에서도 클라이맥스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대중의 비난이 격해지면 격해질수록 그의 절정은 극대화되었다. 조용필 옹의 감정 절제 지적을 받은 날, 오히려 윤민수의 절정은 정점을 찍었다. 그는 오늘 하루 무대를 터뜨려버리겠노라고 대중 앞에 선언했다.

 

불과 2년 전의 이야기지만 사뭇 바뀌어버린 대중의 반응이 놀랍다. 지금의 윤민수는 똑같은 시간대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후속 코너에서 어쩌면 프로그램의 에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사랑을 받고있지만 그날의 윤민수는 거의 논란을 독차지한 미운 오리 새끼였다고 해도 다름없었으니. 허나 지금은 꿈 같은 시간을 거닐고 있다고 하여 2년 전의 이 우울한 과거가 즐거운 추억이 될 리가 없었다. 지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윤민수에게 새삼 공분을 산 지난 과거가 달가울 리도 없다. 허나 라디오스타니까 그때의 이야기가 아무렇지 않다. "윤민수 씨는 나가수 출연 당시에 감정 과잉이라는 지적이 많았었는데 류재현 씨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뭐 이 정도야 어느 인터뷰에서든 나올 수 있을법한 질문이다. 허나 라디오스타니까 그 속까지 파고든다.

 

 

 

"제가 좀 인상 깊었던 게 조용필 선배님이 나오셔서 너무 울면서 부르지 말라고 그런 식으로 말씀하셨는데 울면서 부르셨잖아요?" 하물며 막내 규현은 빤빤한 얼굴로 묻는다. "조용필 선배님의 충고를 무시하고...?" 순간 풋하고 웃음이 터져버렸다. 아. 시원해. 아주 시청자의 오장육부를 박박 긁는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인터넷상의 농담으로는 떠들 수 있어도 당사자 앞에서 그것도 고개 빳빳이 쳐들고 던질 수 있는 질문은 아니지 않은가. 이 과정에 신랄한 라디오스타는 그 어떤 눈속임도 없다.

 

그날의 장면을 그대로 자료화면으로 내보내며 감정 과잉이라는 자막을 아무렇지 않게 들이미는 당돌함 하며. 조용필의 신곡 멜로디에 규현의 돌직구를 응용하여 능청을 떠는 유세윤의 뻔뻔함 하며. 의외로 윤민수의 동료 류재현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감정과잉이 맞았다"고 수긍한다. 분명 무례함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음에도 오히려 즐거웠다. 라디오스타의 질문이 정말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정말 건드려서는 안되는 것을 대하듯 심각한 얼굴로 그날의 일을 회고했다면 오히려 싫증이 나버렸을지도 모르겠다. 허나 뭐 좀 그럴 수도 있지 그랬으면 좀 어때- 하는 인터뷰어의 태도는 치부를 치부가 아닌 것으로 정화한다.

 

 

 

이날 라디오스타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바이브를 초청하여 한국 가요계 대표 듀오 특집을 구성했다면서도 인사말부터 가수의 체면은 거의 지켜주지 않았다. 윤민수는 윤후의 아버님으로 소개를 받았고 류재현은 친구 아들 때문에 라디오스타까지 나올 수 있게 된 사람이라는 무명씨로 등장해야 했다. 거의 한 시간에 가까운 분량 동안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도 거의 시시껄렁한 농담에 가까웠다. 윤종신은 시작부터 봄여름가을겨울의 25주년 기념 음반을 놓고 롤링스톤즈와의 유사성에 의문을 가지며 표절이 아니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졌다. "걸렸네요! 걸렸어요." 까불거림 속에 뼈가 들어있는 유세윤의 농담은 오마주일 뿐이라는 김종진의 해명에 "오마주면 다 해결되죠?" 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제목을 유희로 놀린 진짜 오마주였기에 그들 또한 정색할 이유가 없다.

 

이후에도 한참을 표절과 오마주의 경계선을 두고 어르신들을 놀리던 엠씨들은 김종진과 전태관의 사생활을 탐독했다. 거의가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었다. 김종진 부부의 사생활이나 아내와 멤버가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할 것이냐는 고전에 이르기까지. 만약 나얼이 브라운아이즈의 음반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윤민수가 아닌 나얼의 바이브가 되었을 것이라는 비화와 아무리 봐도 유부남 같지 않은 윤민수가 한때는 류재현의 돈으로 마련한 집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보증금을 아직도 갚지 않고 있다는 류재현의 폭로에 윤종신은 정색을 하며 나무랐고 전태관이 법정 이자까지 환산하여 판결을 내렸다.

 

 

 

유독 화려한 미사여구를 자랑하는 윤민수의 칭찬 기사들을 언론 플레이의 황제라고 꾸짖고는 아들 바보는 내력이냐고 서두를 열더니 윤민수의 어머니가 엠비씨에 항의 전화를 걸었다는 난처한 기사까지 들먹여 그의 혼이 빠지게 했다. 이에 덩달아 넋이 나간 윤민수 또한 네거티브로 응수해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해임되신 엠비씨 사장님이요." 이전 엠비씨 사장이 같은 고향 출신이라 농담조로 했던 어머니의 말을 기자가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날 윤민수는 라디오스타의 마무리를 이렇게 회고한다."사실 되게 민감하게 생각했던 그런 부분들을 툭툭 건드려주니까. 사실 그런 얘기 아무도 안 물어보잖아요. 언론플레이도 마찬가지고. 사실 어. 이런 걸 사람들이 되게 궁금해하겠구나. 이런 걸 말을 해야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한 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이토록 많은 시시콜콜 캐묻기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의외로 후의 사생활과 아빠 어디가에 대한 질답은 거의 오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기 전의 아들 후가 생활 방식이 맞지 않은 아빠를 낯설게 여겨 던진 충격적인 한마디. "엄마. 쟤 또 왔어." 이 말에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윤민수는 아들과의 애착을 위해 부자 동반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를 선택했다는 것. 허나 이것도 윤후의 사생활을 캐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가수 윤민수의 예능 출연 계기를 묻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만약 일반적인 토크쇼였다면 이야기의 8할을 윤후의 질답으로 채웠으리라. 가수 윤민수가 아닌 후의 아빠 윤민수를 초청하고 싶었을 테니. 허나 고품격 음악 방송은 이래서 다르다. 윤민수가 이날 라디오스타에서 나눈 이야기의 전부는 가수 윤민수, 아니 듀오 바이브를 향한 것이었다. 시시콜콜한 농담 같은 질문 속에서 바이브의 탄생 과정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두 사람의 진한 동료애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음악인 윤민수의 고집을 지켜주는 것은 류재현의 온화한 존재감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간의 어떤 진지한 인터뷰보다 라디오스타의 농담 속에서 더 진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이날의 라디오스타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김종진이 갖게 된 1억짜리 기타에 대한 비화였다. 김종진은 미국의 오리지널 SNL(Saturday Night Live)쇼의 기타리스트 하이럼 블락의 낡은 기타가 대한민국의 김종진에게 당도하게 된 이야기를 조근조근 하게 들려주었는데 그 비화는 제법 길었다. 구매 과정에서부터 하이럼 블락이라는 연주자의 특이사항은 물론 두 사람이 그 기타를 통해 인연을 맺고 협연을 나누었던 당시의 감동까지. 거의 5분이 넘는 이 이야기를 라디오스타의 엠씨진들은 끊어내지 않고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꾸역꾸역 챙겨주었다. 이제까지 진행되어왔던 라스의 시시콜콜한 농담 같은 분위기와 상반되는 진지함이었음에도 그것은 끊어지지 않았다. 여느 프로그램이었으면 등한시했을지도 몰랐을 이야기였다.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그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라디오스타의 호언장담이 무색하지 않은 배려였다.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밴드 같아요." 김종진은 라디오 스타의 고정 질문을 이렇게 대답했다. 동료애를 칭찬받는 것이 그리 익숙하지 않은 라디오스타 멤버들은 솔직하지 못한 태도로 훼방을 놨지만 그 어떤 대답 보다 완벽하고 아름다운 표현이었다. 네 명의 디제이들이 만들어가는 악랄한 앙상블. 얼핏 불협화음 같고 진지함이 결여되어 보이지만 그 어떤 토크쇼보다 진중하고 진솔하며 체계적이다. 치부를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직설화법. 상투적인 진지함이 아닌 농담 속에 젖어든 친근한 이야기들. 그 모든 것이 어떤 장르의 토크쇼에서도 갖추지 못한 폭로의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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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02 10:03

    비밀댓글입니다

  • ㅇㅇㅇ 2013.05.02 10:58 신고

    그러나 시청률은 짝과 비슷하죠... ㅋㅋㅋㅋ
    몇주전에는 짝에게도 밀리던데

    • 라스라스 2013.05.02 11:26 신고

      짝 관계자신가요? 최근에 짝 연예인특집 외엔 진적없는걸로 아는데요?ㅋㅋ

  • 라스가 요즘 정말 재미있는듯 싶네요. 정말 고품격으로 가고 있다는걸 느끼네요~

  • ㅋㅋㅋㅋ 2013.05.02 13:05 신고

    류재현이 나얼 영입시도했을당시 나얼은 브라운아이드소울이 아니라 브라운아이즈를 윤건과 함께하고 있었어요. 브라운아이드소울은 나얼이 윤건과 헤어지고 다른맴버3명을 모아서 2002년에 결성해서 2003년에 첫앨범을 낸그룹이고..

  • adaf 2013.05.02 13:17 신고

    라스 정말 재미있어요
    하이럼블락이야기는 어느 토크쇼에 가서도 재미있고 주의깊게 들을 내용인거같군요.
    라스만이 들어준다는 이야기는 전혀 공감이 안되네요. 조금 억지인거같아요.

  • ㅁㄹㅇㄴ 2013.05.02 13:17 신고

    ㅆㅂ 엠씨몽인줄 알고 기사 눌렀네 ㅋㅋㅋㅋ

  • 상상 2013.05.02 14:09 신고

    라스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 보컬 2013.05.03 14:29 신고

    항상 라스를 볼 때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예민한 부분은 대수롭지않게 건드리고 대수롭지않게 털어내버리니까 당사자들도 오히려 속이 시원해 보이더군요. 어쩌면 당사자들도 너무 무겁게 담아두고 있어서 조심스러웠는데 이렇게 쉽게 털어낼 수 있게 해주니까 오히려 개운해진 것 같아 보이네요. 이게 라스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 전 라스 별로던데.. 시청률도 별로 안나오고...

 

처음 아빠!어디가?에서 시청자 투어를 기획 중이라는 기사를 읽었을 때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 얼굴을 찡그렸다. 만 하루 만에 구체적으로 기획을 논의한 적이 없다는 김유곤 PD의 전언으로 겨우 속상했던 마음이 진정되었다. 돌이켜보니 아빠! 어디가?의 시청자투어에 시청자가 쏟아 보낸 반응은 필자와 거의 같았다. 불만과 야유. 기대된다거나 재밌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은 소수에 가까웠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빠! 어디가?는 분명 현재 방영되는 예능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기 프로다. 특히 출연진을 향한 대중의 관심과 사랑은 오지랖을 염려할 정도로 뜨겁고 집착적이다. 지아와 윤후, 준수와 준이, 그리고 민국이에 쏟아지는 대중의 러브콜은 싸움마저 불사할 정도였다. 아이들은 마치 유명 연예인처럼 몇 개의 씨에프를 찍으며 대중의 인기와 관심을 증명했고 한편 아빠들의 다양한 교육방침은 매번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도마 위에 오른다. 아이들의 각기 다른 성격은 일종의 캐릭터화되어 마치 아이돌그룹처럼 세분화된 인기를 갖추고 있다. 분명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사례마저도 결국은 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대중의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쏟아붓는 아이들과의 시청자투어를 정작 시청자가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청자투어의 근간은 1박 2일의 연례행사에서 비롯되었다. 매년 1박 2일은 시청자투어라는 이벤트를 개최하여 참여 인원을 선별했다. 1박2일의 시청자투어에 시청자가 쏟아붓는 관심은 뜨겁고 긍정적이었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각 계층의 인사들이 참여를 원했고 제작진과 멤버들의 선별을 거쳐 구성된 참가자들은 1박2일 멤버들과 동일하게 일상을 탈피한 자유를 즐겼다. 늘 티비에서 보던 그 규칙, 그 방식을 고수하며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에피소드를 꾸려갈 수 있다는 것이 1박2일의 팬에겐 얼마나 각별한 이벤트가 되어주었겠는가.

 

아빠! 어디가? 또한 못지않은 인기와 관심을 갖고 있다. 마음먹고 시청자투어를 기획한다면 거대 규모의 이벤트가 생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투어는 기획되지 말아야 할 최악의 무리수라는 것이다. 시청자가 아이들에게 보내는 관심이 크면 클수록 시청자투어를 고사해야 할 이유 또한 견고해진다.

 

 

 

명확히 해두어야 할 것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들은 아역 배우나 아이돌이 아닌 어디까지나 일반인이라는 점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아빠가 유명인이라는 사실 뿐이다. 사실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은 자신의 아빠가 연예인이라는 인식조차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똘똘한 열 살의 민국이 정도라면 모를까. 그만한 나이의 아이를 가진 연예인 부모의 이야기를 몇 번인가 들은 적이 있는데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 전인 아이들은 티비에 나오는 부모가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개념조차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특히 연예인 부모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아이러니하게도 티비 시청을 금지 시키는 경향이 있다. 다소 이율배반적인 태도라는 생각이 들어도 연예인 부모를 둔 아이의 정서를 고려해 티비를 차단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최근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한 성동일 또한 아이들에게 철저하게 티비 시청을 금지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훈육을 오랫동안 지속해왔다면 아마 준이는 자신이 티비에 나오는 사람이라는 인식은커녕 아빠가 유명 연예인이라는 사고 또한 거의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시청자에게 준이는 이미 연예인의 위치와 동등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오랜만에 여행을 떠난 성동일 가족이 한 식당가에서 밥을 먹고 있을 때 사람들은 스타를 보는 것과 같은 눈으로 준이를 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머리를 쓰다듬고 신기해하고 찬사를 보내며. 계속해서 말을 시키고. 그들에겐 일생의 한 번인 신기한 기회겠지만 준이에게는 아빠! 어디가? 출연 이후로 거의 매일 같이 맞아야 할 일상일 것이다. 어른에게도 스트레스가 될만한 일을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어른들의 집요한 관심에 내내 즐거워하던 준이의 표정이 순간 울적해졌다.

 

 

 

이런 판국에 시청자투어를 기획하게 된다면 이 아이들은 마치 사파리 투어의 동물이 되는 것과 다름없는 처지에 놓이는 것이다. 참여한 시청자는 마치 연예인을 본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아 보낼 것이고 카메라를 들이밀 것이다. 투어가 끝나고 나면 실제 성격은 어떠했다더라하는 후기가 또 한 번의 논란을 일으키며 상처를 안길 우려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아빠!어디가?는 분명히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그나마 아이들이 본연의 성정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것은 티비쇼가 아니라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브라운관으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가 끼어들면 그야말로 일상이 아닌 티비쇼가 되어버린다. 단기적으로는 구미가 당기는 이벤트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그것이 프로그램이 되었건 아이의 미래가 되었건- 결코 바람직한 기획이 아님에 분명하다.

 

 

 

사실 아빠!어디가?를 이대로 계속 유지해도 괜찮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 또한 남는다. 아이템은 한정되어 있고 아이들은 배우가 아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일이라는 프로의식을 가진 직업인도 아니다. 그저 아이들에게 그 바닥은 여행이고 아빠와의 놀이일 뿐이다. 하지만 비슷한 패턴의 일상이 반복되고 방송이 끝나면 자신에게 쏟아지는 낯선 사람들의 관심을 상기하며 점차 이것은 놀이가 아니라 하나의 의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돌도 아닌 8살 남짓의 어린아이들이 쏟아진 관심 이후의 공허함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심지어 누군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순수한 맛이 떨어지고 있다며 더 어린아이들로 교체하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아빠! 어디가?에서 아이들에게 지향하는 순수가 그저 어른들에게는 희귀한 유희거리일 뿐이었나 싶어 소름이 끼친다. 아이들이 한철 보고 말 꽃도 아닌데 실컷 그 순수를 '관람'하다가 퇴색되었다 싶으면 다른 순수를 찾아 헤멘다는 것은 그야말로 동화를 빙자한 블랙코미디다. 이런 사람들에게 아이의 동심이나 순수는 오락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켜줘야 할 소중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시청자 투어를 기획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전혀 논의된 것은 없다" 제작진은 논의된 것조차 없다는 기획을 도대체 어디서 퍼뜨려져 사실로 보도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유곤 PD의 미온한 대응 또한 약간의 염려가 남는다. 이전에도 기획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단호한 결단을 듣고싶다. 앞으로 시청자 투어를 기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까진 논의된 사항이 없다는 말은 시청자투어라는 트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 된다.

 

 

"향후 시청자 투어를 기획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할 순 없겠지만 아직 제작진이 함께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떤 풍경이든 동화가 된다. 시청자는 이 천진한 아이들이 들려주는 동화에 귀 기울이며 한 시간의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부디 시청자투어라는 달콤한 덫에 빠져 프로그램의 원래 취지를 뒤흔드는 일은 존재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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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1

  • 미명 2013.04.29 10:40 신고

    저 애들 좀 돌려도 금전적으로 가정에 도움이 되면 됐지 안좋은게 뭘까요.
    귀엽던데 좀 가까이 보고 싶어요.
    만지고도 싶고.

    • ㅁㄴ 2013.04.29 12:53 신고

      난 잘난가봐라는 생각을 하게되면서 성격이 삐뚤어지게 되죠 우리가 보고 만지고 싶다고 애들 인생을 망칠순 없잖아요 무슨 동물원 동물들도 아니고

    • isser 2013.04.29 13:48 신고

      무슨 방송을 보면서 배우걱정합니까?
      오지랍 아닙니까?

      어릴때부터 연예인병 걸리고 애들 잘못커도 그건 온전히 그애와 그 부모 책임입니다.
      단물은 쪽 빨아먹고, 욕은 못하게 하면 안되지요.
      진정 부모가 애들 위한다면 처음부터 애들 데리고 안나왔겠죠. 연예인 부모입장에서 쉽게 떼돈벌수있는 연예인을 포기하긴 어렵죠. 그 연예인 권력을 2세에게 대물림 해주고 싶어서 방송 나오는 겁니다.
      붕어빵도 그렇고 아빠어디가도 그렇고...

    • 저런.. 2013.04.29 17:08 신고

      누구엿더라 성동일씨인가..예전에 아이하고 CF찍다가 열받아서 이번것만 찍고 다신안찍겠다고 인터뷰 하셨죠....

    • shine 2013.04.29 20:45 신고

      isser님 무섭군요. 온전히 부모와 애 책임이라구요? 사람의인격이 형성되는데 온전히 부모와 개인의 의사만 작용합니까? 타인이라는 나와는 다른 동격의 가치를 지닌 존재와 의사교류를 하면서 '나'를 완성해 가는것이 인격발달입니다. 거기다가 이 아이들은 아직 옳고그름이 뭔지도 모르는 애들이에요.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건가요. 아니, 나이가 20살이 넘은 사람들도 옳고 그름만을 따져서 매사 결정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사회적인 위치, 위치에따른 의무, 책임감,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이런것들이 개개인의 의사결정에 주를 차지하는 요인이 아닐까요?

    • 2013.04.30 10:22

      비밀댓글입니다

  • 2013.04.29 10:45

    비밀댓글입니다

  • apple 2013.04.29 11:12 신고

    좀 인기 끈다 싶으면 시청자 참여시켜서 사골로 우려먹는 게 방송사의 관행이지만 아빠 어디가 만큼은 저도 반대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 좀 끄니 시청자 투어 하라는 요구가 방송된지 2주째 부터 있었는데요, 이유는 아이와 추억을 남기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100% 거짓말이죠. 평소에는 아이와 함께할 시간도 없다던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이대야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뭐겠습니까? 아이를 아역스타로 데뷔시키겠다는 부모의 욕심 아니겠습니까.

    과거에 이경규 씨가 MC를 맡은 전파견문록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일반 가정의 아이가 참여하는 프로였는데, 한 방청객이 이런 글을 남겼었죠.
    아이가 별 거 아닌 실수를 했는데 애 엄마가 무대 위로 뛰쳐 올라와 아이의 뺨을 때리며 "이래가지고 계속 방송 나오겠어" 라고 꾸중을 하더라는 것이었죠.
    이런 일이 한 두명에게만 벌어진 게 아니었다는 겁니다.
    아빠 어디가도 마찬가지로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시청자 투어 때 부모들이 자기 아이 카메라샷 더 받게 하려고 사전에 로비하고 아이 교육시키고 할 게 분명합니다.

    연예인들 조차도 이 방송에 나오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데(방송 출연하고 싶은 이유는 위에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와 추억을 만들고 싶단 겁니다 - 진짜 목적은 CF 촬영이면서요, 권상우 씨 한 사람 빼면 모두 생계가 막막하다며 방송에 늘 아이를 끼고 출연하거나 - 아이가 없으면 그 방송 나올 이유 없음 - 아이를 통해 동정을 얻으려는 사람들입니다) 시청자들은 오죽 욕심이 날까요.

    아이들이 순수성을 잃어버렸다며 교체하라고 요구가 나오는 것도 실은 자기 아이를 내보내려는 속셈을 가진 연예인들이 지인과 소속사를 시켜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있는 겁니다.

    지금 출연하는 아이들이 보기 드물게 예쁜 아이들인데, 멤버를 교체하게 되면 이 방송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CF를 따낼지 연구를 끝낸 부모들이 사전에 대본을 준비하고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은 PD에게 편집하라고 요구하며 작위적인 모습만 보여줄지 뻔합니다.

    PD부터가 이미 초심을 잃어버렸으니 걱정입니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이 여기저기서 방송되는데 아빠 어디가 마저도 아역스타를 뽑기 위한 오디션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의 합창단처럼요)

  • 가자요 2013.04.29 11:53 신고

    당신만 관심끄면 되오~
    그냥 재미로 보고 말면 되는거지~
    이렇다저렇다 평가한들 당신이 얼마나 영향력이 되겠소?

    • 메로니아 2013.04.29 22:21 신고

      비꼬기...

      ㅉㅉㅉ

      제대로 된 반박을 못할 것 같으면 글 쓰지 마세요.

  • 2013.04.29 12:58 신고

    그냥 재미로 보자는 말 그것만큼 무책임한 것도 없을거요.
    또한 저 다섯 아버지들은 그런마음이 아니시겠지만... 가정의 재정을 위해... 출연시키는거라면 그런 가정이라면.... 아프리카에 있는 아이들과 무엇이 다른지...
    또 무엇이든 편하고 즐겁고 재미나게 살수있는건 안보이는곳에서 편하고 즐겁고 재미나게 고생해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있음을 생각해야 하고
    또 영향력이 있어야 말할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기에 그리고 그 아이들이 걱정되기에 진심어린 의견을 말할수 있는거요.
    정서가 완벽하지 않은 아직 발달단계에 있는 아이가 참여하는 이런 프로그램은 예능을 예능으로만 보면 안된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 등용문... 2013.04.29 13:08 신고

    아빠 어디가????????????????/
    연예인 자식 연예인 등용문....
    차라리 일반인을 써라....

  • 지나가다 2013.04.29 13:19 신고

    게다가 시청자투어프로가 시청자도 아이와 함께라면 몰라도 1박2일처럼 각계각층의 다양한 어른들이 나온다면 취지에 맞지 않을 것 같긴해요
    단, 시청자도 아빠와 아이 그룹이라면 괘찮을듯해요...서투른 아빠들이 대거 등장 하지 않을까요? 그건 연예인가족 보는 것보다 재미있을지도요.

  • 메로니아 2013.04.29 22:20 신고


    이제 이 프로그램의 막을 내릴 때입니다.

    딱 까놓고 얘기합시다.

    아버지와 자식이 출연하는게 바로 돈 때문이죠.

    출연료...

    누구 자녀는 연예인, 유명인 아버지를 둔 덕분에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이 상상도 못하는 프로그램에 바로 낙하산으로 출연하고

    돈도 벌고 인기도 얻고...


    지금도 묵묵히 연기학원을 다니며 연예인을 꿈 꾸는 아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내 말이 틀렸습니까?

    찌질이들처럼 욕질하거나 비꼬지 말고 제대로 반박해보시죠.


    저 아이들이 유명인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명절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면 단발성이니 이해라도 가지만 정규 편성 프로그램에 출연하는게 썩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해외 유명 연예인들이 자식을 얼마나 미디어로부터 지킬려고 용을 쓰는 걸 보며 느끼는 것 없습니까?

    드류 베리모어가 약물 중독에 자살 시도를 하며 과거 인기에 스트레스 받았다는 걸 잊었습니까?

    미달이는 어떻구요.


    시청자들의 관심으로 출연료를 받고 CF로 돈도 만지면 당연히 시청자는 출연하는 아이들에게 왈가왈부할 자격이 생깁니다.

    자신들이 낸 시청료가 아이들 출연료에 포함되기에...


    인기와 관심만 좋고 악플이나 비난을 싫다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더이상 보기 싫네요.

    • 지나가다 2013.04.30 14:52 신고

      님이 여기서 지꺼려 봐짜~
      아무 소용없어~ ㅉㅉㅉ
      긴 글을 썻으면 오목조목하게
      논리와 구체적으로 쓰던가...
      어휘력이 딸리면 그냥 가만이 있던가..
      당신이 비꼬고 자빠졌군..

  • 아... 쫌...! 2013.04.30 08:10 신고

    일요일 저녁 가족들과 편하게 보면서 웃고 즐기면 된거지

    이렇다 저렇다 왜 이렇게 말들이 많은지?

    그렇게들 할 일이 없나요?

  • 음냐리 2013.04.30 10:23 신고

    연예인 아버지를 둔 덕에 100m 달리기에서 99m에서 출발하는 저 애들과 -200m 에서 출발하는 우리 애들을 생각하면 저거 보고 웃음이 나올까?

  • 놀고있네 2013.04.30 15:00 신고

    아이돌도 아니면서 열심히 CF 찍으러다니더만.
    저 애들도 이제 알거 다 안다고.

  • 기억상실 2013.04.30 15:02 신고

    시청자투어 무엇이 문제일까요?
    일반시청자도 똑같이 아빠와 아들(딸)이 같이 참여한다면 글쓴이님께서 걱정하는바는 전혀 문제될것이 없을것 같은데요?
    설마 1박2일처럼 불특정다수를 번갈아가면서 참여시키지는 않겠지요...
    실제 일반인과 연예인가족이 다를바 없다는것을 보여주는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 민서맘 2013.04.30 16:10 신고

    저도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들을 동물원의 동물같이 만들지 않길 바랍니다~~ 시청자 투어가 왜 필요한 지???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주시길~~~~리얼 예능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 데 아이들 덕에 웃고 순수해 질 수 있었던 시간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부탁합니다~~

  • 모르는거냐? 2013.04.30 17:44 신고

    처음부터 저 연예인들이 아이를 방송타게 하는 이유를 모르나?
    일찍부터 연예인 시키고 싶던지..출연료 받을려고 하는 거지..
    그러다 잘돼면 cf찍으면 대박인거고..
    여기에 딴 이유 있을까?

 

시작은 2003년 여우계단이었다. 시리즈 공포물 여고괴담의 세 번째 이야기. 전작의 기대치와 더불어 많은 지원자가 작품을 찍겠노라 나섰고 송지효는 무려 3000:1의 경쟁률을 뚫은 행운아가 되었다. 송지효는 이 작품에서 사건을 주시하는 최후의 화자를 연기했다. 필자는 이때부터 송지효가 좋았다. 꽃처럼 아름다운 박한별의 진한 우정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친구의 재능을 시기하는 그녀의 초라함이. 우울하고 외로워 보였던 송지효의 쓸쓸한 눈동자는 큰 화제를 일으키며 제작된 드라마 '궁'에서도 여전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누구보다 여성스러운 얼굴을 하고 묘한 남성미가 느껴지던 그녀의 이중적 매력이었다. 그 의도하지 않은 털털함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리얼 버라이어티 런닝맨에서 승화되었다. 송지효는 예능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여배우가 되었다.

 

 

 

드라마 천명은 여배우 송지효가 런닝맨의 멍지가 된 이후 그녀의 세 번째 필모그라피가 되었다. 2011년의 강력반과 계백을 이어 시청자는 오랜만에 연기하는 송지효를 브라운관에서 보게 된 셈이다. 하지만 시청자는 오랜만에 찾아온 여배우 송지효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천명의 첫회가 끝나자마자 언론은 일사불란하게 성인 배우를 질타하는 여론을 기사화했고 그중에서도 여주인공 송지효는 거의 집중포화에 가까운 나 홀로 비난을 감당해야만 했다. 심지어 비난의 원인을 예능 프로그램 출연 때문이라 결론 내리는 의견 또한 적지 않았다. 너무 굳어진 예능인의 이미지가 여배우 송지효의 캐릭터를 우스워 보이게 만들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돌이켜보면 항상 그랬다. 런닝맨 이후 송지효가 출연한 세 번의 작품에서 항상 그녀는 마뜩잖은 평가를 받아야만 했었고 그 결론은 언제나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 탓으로 돌려져 왔던 것이다. 시청자는 예능인 송지효를 사랑하듯 여배우 송지효를 사랑해주지 않았으니까. 허나 이 결론의 논리를 찾아보려 애써도 도무지 수긍할 수 없는 이야기라며 고개를 젓게 된다. 여배우 송지효와 예능인 송지효를 동시에 사랑하는 필자조차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핑계에 불과한 것이다.

 

 

 

예능 출연이 독이 됐다. 런닝맨이 송지효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 속엔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전의 송지효가 대중의 신뢰를 받는 여배우였거나 적어도 촉망받는 유망주였다는 가설이 포함된다. 하지만 가슴 아프게도 배우 송지효의 커리어는 그리 높은 것이 못되었다. 대중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주는 전도유망한 배우였냐고 묻는다면 그것 또한 아니다. 데뷔작 여우계단에서 주목받은 인물은 송지효가 아닌 박한별이었고 화제의 드라마 궁에서도 송지효의 입지는 현저히 작았다. 그리고 런닝맨 출연 직전, 비운의 영화 '쌍화점'은 -그 영화에 출연했던 모든 출연진이 그러했듯이- 배우 송지효에게 잊어버리고 싶은 졸작으로 남아버렸다.

 

런닝맨 출연 이전부터 송지효는 큰 기대치가 없는 여배우였다.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진 않았지만 극찬을 받지도 않는. 이때만 해도 배우, 아니 연예인 송지효의 존재감은 무색무취에 가까웠다. 그런 송지효의 매력을 처음으로 부각시킨 현장이 바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었던 것이다. 그전까지는 송지효가 산발을 하고 택시 안에서 아저씨처럼 옷을 끌어올리며 잠을 잘 수 있는 여배우인 줄. 그녀가 이토록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졌는지를. 동성의 배우가 등장할 때면 으레 예능 프로그램의 지저분한 패턴으로 남던 불편한 기싸움을 처음 드러내지 않았던 사람도 바로 송지효였다. 어느 아름다운 여배우의 얼굴에도 기선제압을 하지 않으려는 송지효의 민낯에 가까운 얼굴과 산발머리는 시청자의 마음속에 그 어떤 드라마보다 아름다운 씬이 되었다.


 

 

분명 드라마 천명의 주연 배우들이 마뜩잖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이 드라마에서 아역 배우 김유빈을 제외하면 감탄 나오는 연기력을 가진 배우는 그 어디에도 없다. 허나 최근의 공중파 사극 난무에 연기로 가슴을 울리는 주연 배우가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가. 요즘의 주연 배우들에게 던지는 칭찬의 경계선은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정도다. 최악의 수준만 면피하면 그럭저럭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모두가 하향 평준화가 되어버렸다. 드라마 천명의 주연배우들, 그리고 송지효는 그냥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 않은 수준의 연기를 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아주 조금은 더 나은 것 같아 보였다.

 

 

런닝맨 내의 이미지 때문에 드라마에 집중이 안 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천명 속에서 송지효는 아직 여물지 않았을 뿐 적어도 런닝맨이 떠올라 우스워 보이는 불상사는 생겨나지 않았다. 차라리 사극과 현대극을 전혀 구분하지 않는 듯한 이동욱의 연기에 예능의 향기가 난다고 주장 당했다면 또 모를까. (물론 이동욱은 예능 프로그램 이전에도 꼬마 신랑 같은 연기를 해왔다.) 세 명의 주연 배우 중 그나마 -이런 표현을 붙인다는 것조차 안타깝지만-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송지효에게만 유독 집중포화의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석연치 않은 일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녀의 결점을 런닝맨 탓으로 돌리는 여론이 송지효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다. 송지효에게도 몹시 곤란한 변명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런닝맨을 사랑하는데, 독이라니. 송지효를 마치 드라마의 흥행 직후 떠나버릴 철새로 묘사하는 여론 또한 낯뜨겁기 짝이 없다. 아마 이런 황당한 여론을 가장 불쾌해할 사람은 바로 송지효 자신일 것이다. 배우로서나. 예능인으로서나.

 

 

정확히 말하면 런닝맨의 출연은 여배우 송지효의 재발견이다. 송지효 최고의 필모그라피다. 결코 배우 송지효의 발목을 잡는 덫이 아니다. 사람들은 런닝맨을 통해 송지효의 진가를 봤다. 채색이 덜 된 러프 스케치라고 생각했던 그녀를 런닝맨은 완성본으로 만들어 보였다. 그리고 얻은 기회 속에서 여배우 송지효의 진가가 아직 발휘되지 않고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기회가 송지효를 찾아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필자는 발견했던 런닝맨 이전의 송지효처럼. 가장 성공한 형태의 여배우 예능 도전기라 불리는 송지효의 여정을 누군가는 여배우를 버렸기 때문이라 극찬했다. 하지만 송지효는 여배우를 버린 적이 없다. 산발 머리를 하고 있어도. 민낯으로 아저씨 포즈가 돼서 웃음을 터뜨려도. 그게 바로 여배우 송지효의 진짜 여배우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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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6

  • 2013.04.26 08:17

    비밀댓글입니다

    • 신세계에서도 그런 말이 있었나보군요. 참 이해가 안가네요. 괜한 트집 잡기라는 생각 밖에는..^^;; 천명에서도 아직 초반이라 캐릭터 이해력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은 있었어도 적어도 주연 배우 셋중 연기력은 제일 낫던데 혼자서만 비난을 독차지하고 있어서 안타깝더라구요.

  • 지나가다가.. 2013.04.27 12:29 신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악의적인 기사나 악플에 상처받지 않고 열심히 드라마에 임했으면 좋겠네요.. 저도 필자님처럼 송지효씨가 언젠가는 배우로 크게 성공할 거라고 믿습니다.. 이광수씨 말을 인용하면 송지효씨는 '독사'같은 여자니깐요 ㅎㅎㅎ

    • 송지효 연기 스타일이나 분위기 목소리가 참 좋아요..좋은 배우예요. 아직은 그녀의 진가를 발견하게 해주는 작품을 못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형사극 찍으면서 아낌없이 그 긴머리를 싹뚝 잘라내더니 계백에서도 천명에서도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이 부담 없이 보기 좋더라구요. 프로페셔널한 배우라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천명이 될수도 있겠지요.

  • 천명과 지금찍는 드라마를 봤을땐..연기력이 떨어지는건 입지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분위기고 발성이고간에. 연기자는 연기력이 좋아야하는건 사실이지요. 이글은 글좀 쓰는척하는 송지효팬의 투정으로밖에 안 보이네요.

    • 2014.05.25 19:58 신고

      지금찍는드라마라면응급남녀를말씀하시는건가요?저는충분히잘하는거라고생각해요연기자는연기력뿐만아니라분위기와발성도필요한거고연기력도나빠보이진않는데나빠보인다면그건다음작들하면서도충분히기를수있는거예요이댓글은주제를벗어나괜히트집잡는걸로보이네요

"이런 게 바로 생방송의 묘미가 아니겠습니까. 하하." 한마디로 생방송의 묘미란 방송 사고를 뜻한다. 오래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가요 프로그램에서 노래가 끊긴다든가 괴한이 쳐들어온다든가 하면 땀방울을 삐질 대며 호탕하게 웃던 엠씨들의 얼굴과 그 어색한 목소리. 생방송의 묘미를 운운하던 그 한마디를 기억하고 있기에. 실수를 스릴로 포장하는 변명에 불과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생방송에서 걸러내지 못하는 실수를 딱히 탓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몇주 동안 음악중심은 꽤 부산스럽게 개편된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간 음악중심의 MC였던 소녀시대의 태티서가 물러나고 새로운 엠씨진을 맞아들임과 동시에 꽤 오랫동안 폐지했던 순위제를 부활한다는 소식이었다. 음악중심 또한 시작은 여느 가요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이 순위제로 만들어졌으나 7년 전 나름의 철학으로 이 제도를 폐지한 후 꽤 오랫동안 그 신념을 지켜왔었다. 했던 말을 뒤집는다는 것이 좀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7년이면 나름 오랫동안 유혹을 버틴 것이 아닌가 싶어 나름 기특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는 면도 있었다. 뭐든 시작이란 즐거운 법이니까.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이기에 예상 가능했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음악중심은 귀여운 수준을 넘어선 잦은 사고를 일으켰다. 외부에서 만든 사고가 아닌 충분히 수습 가능했던 음악중심 내부의 문제라 더 실망이 컸다. 태티서의 다음 타자로 들어온 아역 배우 김소현, 샤이니의 최민호, 그리고 노홍철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조합으로 구성된 새 엠씨진은 시작부터 물의를 일으켰는데 그것은 주로 홍일점 김소현에게서 비롯된 실수였다.

 

새롭게 바뀐 쇼!음악중심 순위제도를 소개하며 자신의 멘트를 잊어버리고 큐카드를 바라보며 얼어붙어 있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톤 또한 가요 프로그램의 엠씨라기엔 지나치게 어린아이같아서 구연동화를 듣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최민호는 제법 능숙하게 김소현의 실수를 보좌해주었지만, 김소현이 입을 뗄 떼 마다 시청자 또한 불안해지는 감정은 어찌할 수 없는 그녀의 미숙함 탓이었다.

 

 

 

무엇보다 예능 프로그램 진행이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는 15살의 여자아이에게 이토록 막중한 생방송 프로그램의 메인 엠씨를 맡긴 음악중심 제작진의 무모함이 가장 큰 문제다. 이 대책 없는 무모함은 그토록 부산하게 외친 순위제 부활의 명목마저도 초라하게 만들었다. 쇼!음악중심의 순위제도는 2차로 진행되는 1위 선출 과정을 거치는데 먼저 음원&음반 점수 (40%)와 동영상 점수 (15%) + 2,000명의 시청자위원회의 사전투표 점수 (20)%를 합산한다. 그리고 사전 점수와 생방송 도중에 진행되는 문자투표 점수 25%를 합산하여 그날의 1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날 최종 1위 후보로 올라선 인피니트와 케이윌은 이 모든 점수를 합산한 그래프의 결과를 눈으로 지켜보며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되었다. 케이윌은 자신의 그래프가 인피니트를 월등하게 치솟는 것을 즐거워하기보다는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는데 "자. 이렇게 해서 오늘의 1위는 케이윌씨입니다!" 노홍철의 목소리가 빵빠레처럼 터지자 그제서야 감격한 얼굴로 트로피를 받았다.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수상소감을 부탁드린다는 최민호의 말에 마이크 테스트를 하던 그의 너스레가 다행스럽게도 케이윌은 수상 소감 직전에 눈앞에서 바뀌는 결과를 보며 멋쩍은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싸인이 왔는데 문자 투표의 그래프가 잘못됐다고 합니다."

 

 

 

참 민망해도 이렇게 민망할 수가. 트로피를 돌려주며 씁쓸하게 웃는 케이윌이나 우는 얼굴의 김소현이나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인피니트의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합산되어 시청자 또한 얼굴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는 판이었다. 그토록 강경하게 외쳤던 순위제 부활의 목소리를 처음부터 꺾어내리는 황당무계한 실수라니... 정말 성격 좋은 케이윌이 "인피니트 사랑해요!"라는 말로 너스레를 떨어줬기에 망정이지 꽤 접전 중의 아이돌이 이런 상황을 겪었다면 그야말로 방송 실수가 아닌 사고가 될 뻔하지 않았는가.

 

 

 

음악중심이 내세운 두 개의 새로운 시도가 모두 실수로 얼룩져 실망을 안기는 순간에 유일하게 빛난 미덕이 있었다면 엠씨 노홍철의 돋보이는 배려였다. 비록 너무 튀는 목소리와 에너지가 정신을 산만하게 하긴 했어도 여러모로 성숙해진 그의 노련함은 보는 이를 흐뭇하게 했다. 띠동갑을 훨씬 웃도는 20살 차이의 막내 김소현이 실수를 할 때마다 노홍철은 부산하게 수다를 떨었다. 잘한다. 너무 잘한다. 어쩜 이렇게 귀여워. 그의 시끄러운 칭찬들은 모두 위축된 막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초반 큰 실수를 했을 때 vtr이 지나가고 마치 미션을 수행하듯 아슬아슬하게 진행을 마친 김소현을 "귀여워. 젊어 젊어. 이해가 빨라. 역시. 너무 잘하네." 라고 무수한 칭찬을 던지며 마치 위로하듯 그녀의 어깨를 툭 치기도 했다.

 

1위 후보가 바뀌는 대형 사고가 터지고 상황을 수습하며 패자의 씁쓸함을 위로하는 배려 또한 잊지 않는 노홍철이었다. "시청자분들께 케이윌뿐께 그리고 인피니트분들에게도 큰 사과를 드리고 싶은데요." 케이윌은 물론이오 덩달아 민망해진 인피니트와 시청자를 향한 사과를 잊지 않고 마치 짠 것처럼 능숙하게 상황을 수습하는 노홍철을 보며 그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제법 능숙하게 진행을 이어왔던 최민호 또한 너무 돌발적인 방송사고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인피니트의 1위를 호명하고 엔딩 멘트를 남기며 자리를 비켜주던 노홍철은 다른 누구도 아닌 순위제 부활의 패자를 가장 먼저 찾았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빛낸 다비치에게 엄지를 내밀어 보이고 방송사고의 희생양이 된 케이윌을 찾아가 따뜻한 위로를 남겼다. 승자인 인피니트에게 남긴 인사는 가장 마지막이었다. 제법 어린 나이에 굵직한 프로그램의 메인이 되어 막내의 자리를 독차지했던 노홍철이 이제는 어린 후배들을 독려하며 방송 실수를 수습하는 프로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내게 꽤 감동이었다.

 

놀러와 패널로 침묵하는 순간에도 소란이 느껴지는 것 같았던 다물어지지 않는 입의 노홍철이 마치 방송 사고 그 자체로 느껴졌던 그가 이제는 몸소 배려를 솔선수범하는 프로가 되었다. 시청자에게 남기는 인사 또한 35세 노홍철의 것이 가장 진득하고 진심이 담겨있었다. 음악중심이 야심 차게 계획한 순위제 부활에서 살아남은 진정한 승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노홍철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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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해피투게더 게스트로 드라마 천명 일가가 초대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 기대치는 다른 누구보다 송지효를 떠올리며 부풀어 올랐다. 런닝맨에서 국민 남매의 아성을 노리고 있는 유재석-송지효의 호흡을 다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다는 설렘 때문이었다. 예상 그 이상으로 유재석은 그 어떤 게스트를 대하는 태도보다 부산스러웠고 공격 지수도 높았다. 그러나 그 깐족거림 속에는 동료이자 동생 송지효를 향한 진득한 애정이 배어있어 샘이 날 정도로 살가웠다.

 

 

 

"지효씨는 제가 알잖아요. 자고 일어나면 장난 아니에요." 화제가 송지효를 향하자 유재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제가 잘 알잖아요."라며 그녀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유재석의 프로그램을 익히 봐왔던 시청자라면 알겠지만 그가 이토록 부산스러워지는 것은 그가 정말이지 친애하는 동료가 게스트로 등장했을 때다.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유재석의 애정 섞인 디스의 농도도 짙다. 그래서 송지효도 인상 찌푸리지 않고 즐거워한다. 따발대는 유재석의 디스를 받으며 눈가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웃음을 터뜨리던 그녀는 곧 사랑스러운 눈 흘김을 보내며 "오빠만 하려고요!!"라고 대들었다.

 

 

 

"한두 번 본 게 아니에요." 2차 공격 시동을 부릉부릉 거는 유재석은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이토록 내추럴할 수가 있느냐며 송지효의 루주 신공을 과장해서 재연한다. "야. 난 카메라에 대고 이렇게 루주를...!" 송지효의 내추럴함이야 이미 런닝맨에서 수차례 드러난 과정이다. 심지어 남자 연예인들을 양사이드에 두고 아저씨처럼 반팔티를 끌어올리며 잠을 청했던 그녀가 아니었던가. 그래서 사랑을 받는 송지효다. "정말 털털한가 봐." 유재석의 공격은 미워서가 아니라 애정이 듬뿍 담긴 장난이다. 그걸 알기에 송지효도 행복한 얼굴로 웃는다.

 

 

 

이후에도 유재석은 화제가 송지효에게로 돌려질 때마다 마치 초등학교 남자애처럼 장난을 걸었다. 토크쇼에 그리 능숙하지 못해 그저 배실 배실 웃고만 있던 송지효는 유재석의 장난을 받을 때에나 겨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다. 이동욱의 별명을 이야기하다가 유재석은 그가 지어준 별명 멍지효를 화두로 꺼낸다. "저도 몰랐는데 오빠가 지어줘서 알게 됐어요." 지금 송지효의 아이덴티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멍지효라는 별명은 송지효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한 유재석의 발견이었다.

 

런닝맨 이전의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의 게스트로 출연한 송지효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장거리 이동으로 피곤해 있었다. 보통 이런 경우 여배우 배려 차원으로 잠깐 눈 좀 붙이시라는 호의를 베푸는데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그저 벽에 기대에 잠깐 쉬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다반사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의 멍지효씨는 초면에 입을 떡 벌리고 대짜로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하니 유재석이 얼마나 놀랐겠는가. "정말 실신을 해서 자요!" 아마 이때부터 유재석은 눈여겨 봤으리라. 그녀가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기존의 여배우와는 차원이 다른 전설의 버라이어티형 여배우라는 것을.

 

 

 

야밤의 고문이나 다름없는 야간 매점에서도 유재석의 애정 담긴 디스는 계속되었다. 까르보나라와 순대를 합산하여 만든 이동욱의 까순이와 비빔면과 김말이의 환상의 조화로 모든 엠씨들을 놀라게 한 임슬옹의 비빔 말이. 그 사이를 뚫고 등장한 송지효의 과일 튀김은 비주얼부터가 웃음이 나오는 수준이었다. 그때 송지효를 바라보는 유재석의 실망스런 표정이라니. "이거 뭐 사탕도 아니고." 이후로 유재석은 박명수가 방울 토마토 튀김을 먹을 때까지 마치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든 아이처럼 투덜대고 있었다.

 

 

 

"...어때요?" 송지효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기대치를 올렸으나 유재석은 마지못해 손에 들린 파인애플 튀김을 먹고는 이렇게 대답한다. "뜨끈뜨끈한 과일을 어쩔 수 없이" 먹는 느낌이라고 재연까지 해 보이며. 그래도 끝까지 송지효가 만든 것들을 손에 놓을 줄 몰랐던 유재석. 바나나 튀김을 집어들었을 때 송지효의 그 눈치 보는 얼굴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절로 웃음이 났다. "난 그냥 바나나가 더 나은데?" 순간 송지효는 폭발했다. "그럼 오빠는 그거 드세요! 그냥 바나나로."

 

 

"내 이럴 줄 알았어. 너 뭐 숨기고 있더라. 성질 나와. 이제! 아니. 이걸 왜 튀겨 먹어. 왜!! 아니 진짜 정말 쟤..." 쉴 새 없이 공격당하는 송지효를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은커녕 너무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샘이 절로 날만큼. 정말 유재석이 편해하며 아끼는 후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박수홍이나 정준하 정도의. 친한 형이 게스트로 나왔을 때가 아니면 결코 볼 수 없는 유재석의 이 허울 없는 장난이라니. 그 배려 넘치는 유재석에게 아무런 거리감 없이 얘, 쟤 소리를 들으며 공격받을 수 있는 여배우가 송지효 말고 또 있을까.

 

 

"먹어봐. 지효야." 살포시 들리던 유재석의 리얼 목소리와 기어이 방울 토마토 튀김을 먹은 송지효에게 "어때요?" 라고 묻던 다정한 얼굴 또한 장난 속에 드러난 유재석의 진심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멍했다가 억울해했다가 울컥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까지 정말 송지효라서 나올 수 있는 표정들 또한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정말 아끼는 사람에게나 간혹 보여주는 유재석의 디스. 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여자 송지효. 두 사람의 우애는 런닝맨 밖 해피투게더에서조차 드러났다. 이 부러운 국민 남매의 호흡이 대한민국 예능을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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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4.19 09:08

    비밀댓글입니다

  • wlsl 2013.04.19 10:00 신고

    저도 그랬습니다
    지효양과 재석씨가 붙는 장면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집중했습니다
    어떻게 어울리나
    네 무지 좋았습니다 얼마나 웃었던지요
    그들의 치고 받는 대사가 표정이 웃음을 유발했다기보다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때부터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익히 그들의 관계를 학습했던 덕이겠지요
    사랑스런 선후배였어요

  • ranya 2013.04.19 14:41 신고

    글 중반에 정진운이 아니라 임슬옹씨에요..ㅋㅋ

  • 검수장 2013.04.19 15:12 신고

    국민남매라 ㅋㅋㅋ.
    런닝맨 멤버들에게 송지효는 정말 사랑받는 여동생인듯.(아 광수한텐 누나군)
    흥해라 국민남매.

  • 송지효 나왔군요!! 유재석과 털털한 개그 보러 IPTV 가동해야겠네요. +_+

  • 맞아요~ 뭔가 확실히 유재석씨가 아끼는 모습이 보였어요 ! ㅎㅎㅎ
    잘보고갑니다~~

  • 골드리어 2013.04.19 22:24 신고

    원조 국민남매인 이효리까지 끼면 장난 아니겠네요~ 이효리는 오빠를 괴롭히는 말괄량이라면 송지효는 어리버리해서 오빠에게 늘 놀림받는 느낌이랄까? 어느 쪽이든 유재석이 아끼는 동생이라는 건 변함이 없겠죠? 언제 한번 런닝맨에 이효리 한번 더 출연했으면 좋겠네요~ 런닝맨 초기의 암흑기가 아닌 캐릭터가 구축되고 전성기인 지금쯤 한번 더 나와야죠~

 

"그냥 도착해서 놀고 애들하고 칼싸움하고 가면 끝이야? 아빠하고 어디 여행을 다녔는지 알고 있어야 될 거 아니야. 얘기해봐. 어느 역에서 탔어. 처음에?" 퀴즈를 시작하기 전 김성주가 여기로 나와. 안은 답답하니까. 라고 아들을 불러냈을 때 민국이는 가슴을 쳤다. 그의 말대로 어두운 숙소 안이 답답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퀴즈를 시작하려는 김성주의 폼에 더 가슴이 죄이는 모양새였다. 똑똑한 민국이가 아빠가 지금부터 무엇을 시작할 것인가를 모를 리가 없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니 필자의 가슴 또한 싸하고 답답해졌다.

 

 

 

"준이가 말을 잘 들으면 이게 다 검은 머리로 변한대." 김성주의 이런 엄격한 교육방침은 분명 다른 아빠들의 다정함과는 상반되는 삭막함이 있었다. 정해진 숙소에서 처음 방에 들어선 모든 아빠들은 하나같이 작은방에 이불을 펴놓고 아이들과 몸을 비비며 놀이 같은 애정을 나눴다. 아기 새처럼 나풀대는 후를 끌어안고 이불로 돌돌 말아 김밥 말이 놀이를 나누는 윤민수와 아빠 괴물을 이겨보겠다며 몸을 부풀리는 준수의 천진한 공격을 태연한 얼굴로 받아들이는 이종혁의 모습은 각기 성격은 다를지 몰라도 하나같이 아이의 눈높이에 다가서려 하는 아빠의 진화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준수의 헐크놀이를 받아들이는 이종혁의 리액션은 작았지만 아들을 끌어안은 다리와 그를 바라보는 살가운 눈빛은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하는 아빠의 애정이 느껴졌었다.

 

 

 

특히 방송 초반 애정표현이 거의 없다시피 해 원성을 들었던 성동일의 변화는 눈부신 수준이었다. 툇마루 너머로 보이는 아들의 청초한 얼굴에 감탄하며 "우리 아들 봐. 멋있잖아." 팔불출 소리를 하던 성동일은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벌러덩 누워버렸다. 이런 아빠의 얼굴을 엎드린 채 내려다보는 준이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처럼 보드라웠다. 한옥으로 스며드는 정겨운 햇살에 봄냄새가 묻어나오는 느낌이었다. 준이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흰머리 걱정을 했고 성동일은 다정한 목소리로 준이가 아빠 말을 잘 들으면 흰머리가 모두 검은색으로 변할 거라는 희망을 줬다. 그간 아빠? 어디가!를 진행하면서 성동일의 애정표현이 얼만큼 살가워졌는가를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이에 비해 김성주 부자의 숙소 입성식은 다소 삭막했다. 시작은 민국이의 부산함이 먼저였다. 숙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아이들의 모습과 달리 민국이는 아빠를 버리고 숙소 밖으로 달아났다. 홀로 남은 김성주는 유일한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이라는 의무감 때문인지 아니면 평소 그의 성격을 버리지 못한 탓인지 참 꼼꼼하게도 집 안 구석구석을 소개했다. 마치 모델하우스의 직원처럼. 1번 카메라를 이따금 쳐다보고. 여러분-이라는 시청자를 지시한 말버릇 또한 잊지 않은 채. "기산심해. 기운이 산 같고 마음이 바다 같애." 누구네 아빠라면 관심도 안 뒀을 방안에 걸린 족자 속 한자를 설명하는 친절함 또한 여전했다. 하지만 혼자서 숙소를 설명하고 섰는 그의 모습에 측은한 생각 또한 들었다. 다른 부자들은 하나같이 살을 부비며 숙소 내 애정행각을 키워가고 있는 와중에.

 

그러니까 김성주는 아들을 찾았다. 바깥에서 장대를 들고 이소룡 흉내를 내고 있는 민국이 때문에 김성주는 몇 번이고 치미는 화를 삭여야 했다. "됐지? 이제 가자." 장대 돌리기를 하는 아들을 그는 몇 번이고 호명했으나 민국이는 아빠가 화를 참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급기야 제지하러 나선 아빠에게 "왜? 왜 못 가져가?"를 되묻는 민국이는 김성주마저도 제압하기 어려운 똑똑한 열 살의 소년이었다. "다쳐. 사람이 다치니까." 김성주는 제법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들을 달랬다. 그러는 와중에도 민국이는 아빠의 말을 도통 들어주질 않았다.

 

 

 

"우리 민국이 씻어야지." "그냥 대충 물티슈로 닦아요~" 김성주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민국이는 또 거침없는 반항을 해댄다. 어어? 김성주의 목소리가 황당해졌다. "자기 전에 씻을 거야?" 애써 화를 삭이고 다정하게 호응을 해주는 아빠를 똑똑한 민국이는 그냥 내버려두지 못했다. "지금 씻으면 뭐해요. 어차피 또 놀면서 꼬질꼬질해질 텐데." 아들에게 로션이라도 발라주며 스킨십을 시도해보려 했던 김성주의 애정은 다시금 무너졌다. "크림 아까 발랐잖아요." 몇 번이고 '참을 인' 자를 새겼던 김성주의 참을성이 폭발했다. "아빠가 얘기하면 너 왜 자꾸 토를 달아? 왜 자꾸 말대꾸하고 그러지?" 똑똑한 아이는 역시 아빠의 모순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냥 얘기한 건데..."

 

 

 

"아빠는 여기 집 왔으면... 집부터 봐야지. 집이 어떤지도 좀 보구. 놀기부터 하면 어떡해?" 이후 김성주는 가슴을 치는 아들을 불러내 놓고 훈계를 시작했다. 도착한 곳의 지명이 어디인가. 어디를 출발해서 어디를 거쳐서 어디까지 왔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김성주는 차근차근 아들을 추궁했다. 마치 퀴즈 하듯이. 이런 김성주의 교육방침을 놓고 예상했던 만큼의 비난이 쏟아졌다. 어쩜 그리 아이를 놀게 내버려두지 않느냐는 질책이었다.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아들과 놀이부터 시작했던 다른 아빠들의 애정과 사뭇 차별화되는 김성주의 교육법은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놀러 와서 벌을 서야 하는 민국이의 울상 가득한 얼굴과 가슴을 치는 하소연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런 불만이 쏟아지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도를 넘어서는 네티즌의 지적을 보며 뭐 이렇게까지 김성주가 나쁜 아빠인가를 반문하고 싶어졌다.

 

분명 여행의 목적은 즐거움을 위해서다. 휴식과 유희를 위해 선택한 여행의 첫날을 도착하자마자 공부와 훈계로 채우는 김성주의 교육방침이 다소 삭막해 보일 수도 있었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성주가 이만큼의 비난을 받아야 할 정도의 나쁜 아빠인가? 를 되새겨보면 분명 그것은 아니다. 가정마다 가풍이 다르고 교육 방침이 다른 것처럼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 누구보다 아이에게 맞는 최상의 교육을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 그 자신이다. 분명 제3자의 간섭이 반드시 필요한 후안무치의 부모가 티비에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김성주 정도의 부정은 크게 나무랄 데 없는 평균 이상의 아버지다. 만약 김성주에게 토를 달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김성주의 아내이자 민국이의 어머니뿐이다. 제3자가 왈가왈부할 정도의 형편 없는 교육방침을 아이에게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말이다.

 

 

 

아이들마다 성격이 다 다르고 그 아이들에게 어울리는 각자의 교육 방침이 있다. 집안의 가풍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유달리 똑똑한 열 살의 민국이에게는 김성주의 교육 방침이 맞는 것일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몇 번인가 자신의 교육 방침을 고민했던 것처럼 김성주 또한 조금씩 달라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은가. 요령이 없고 융통성이 적은 김성주에게 있어 한순간에 고수하던 방침을 뿌리 뽑는다는 것이 어려울 뿐 그 또한 프로그램 출연 이후 달라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날 역시 몇 번이고 아들 입장에 서서 그를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유독 말대꾸가 심한 민국이의 반항을 받아주기도 하며 그의 말을 되물어보기도 하며.

 

 

당연한 이야기지만 김성주를 비롯하여 모든 아빠들은 교육의 전문가가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마치 우리 달라졌어요의 오은영 원장이라도 되는 것 같은 태도로 팔짱을 끼고 교육 방침을 간섭하려 들고 있다. 프로그램을 감상하는 수준이 아니라 관찰하는 느낌이다. 적어도 아빠! 어디가?에 등장하는 아빠와 아이들 정도면 어딜 나가도 크게 손가락질받지 않을 만한 지극히 평균, 아니 그 이상의 기본 소양을 갖춘 사람들임에도 끊임없이 마치 막장 부모와 자식을 발견하기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댄다. 이건 분명 오지랖이고 도를 넘는 간섭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김성주 이상으로 자신의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만큼 그의 아이가 애달픈 사람도 없을 것이고 그만큼 아이의 미래를 염려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일주일에 불과 한시간 정도의 분량도 되지 않는 아이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 남의 교육방침을 왈가왈부하며 형편없는 부모 취급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행동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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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거참네 2013.04.16 03:11 신고

    아니~
    6살 인제 7살 된애들이랑
    초등학교 4학년이랑 어찌 같이 가르치니?
    나~원참 헐크 놀이,김밥 놀이 하면 민국이가
    아이고 무서워 까르르~ 거릴나이냐고
    나 참네 남의 가정교육 뭐라하기전에
    요즘 초딩 사회교과서에 뭐 나오는지부터 좀
    보고 김성주 씹으시길...
    다 나이때에 맞는 교육이 있는거구만;;

  • 나이거참네 2013.04.16 03:11 신고

    아니~
    6살 인제 7살 된애들이랑
    초등학교 4학년이랑 어찌 같이 가르치니?
    나~원참 헐크 놀이,김밥 놀이 하면 민국이가
    아이고 무서워 까르르~ 거릴나이냐고
    나 참네 남의 가정교육 뭐라하기전에
    요즘 초딩 사회교과서에 뭐 나오는지부터 좀
    보고 김성주 씹으시길...
    다 나이때에 맞는 교육이 있는거구만;;

  • 글쎄요...
    '아빠 어디가'라는 방송을 1화부터 보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방송 초기에 민국이가 떼를 쓰거나 어리광이 심한 부분이 보여진 후
    김성주씨 스스로 아이를 너무 '오냐오냐'하며 키운 점에 대한 반성을 했고,
    저는 오히려 그 이후에 민국이를 어느정도 잘 절제시키고 있다고 보여지던데요.

    아울러 여행은 유희와 휴식의 의미도 있지만,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세상을 보는 견문을 넓히는 귀중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점을 알려주려고 한 김성주씨의 시도는 충분히 가치있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후와 민국이의 나이 차이는 생각도 않고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려는 내용을 보니 그저 웃음이 나오는군요. 껄껄...

  • alrnr 2013.04.16 05:12 신고

    저는 다른 아빠들은 연예인이라 그런지 특이한것 같고, 김성주 씨는 다른 아빠들이랑 다른것 같아요.김성주씨는 정말 평범한 아빠 모습 같은데요. 아들한테 퀴즈내고 카메라 앞에 있어도 항상 노는 모습만 보여주는게 아니라 기억하라고 잔소리 하는 것도 그렇고. 다른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아빠가 놀아주지만 민국이 나이는 잔소리도 듣는 나이 아닌가요?? 전 젤 평범한것 같은데....

  • 글쎄요 2013.04.16 05:29 신고

    기우일수도 있겠지만 방송 내내 민국이가 자신을 향한 네티즌들의 악플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단 느낌이였어요 "어린이에게도 마음이란게 있어요"란 말을 할땐 안쓰럽기도 하더군요 김성주씨가 민국이를 통제하는것도 적잖이 그런 이유로 아들을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빚어진 행동들은 아니였을까 싶네요
    보여졌구요 학구적인 가풍을 타인이왈가왈부하는건

  • 나타스 2013.04.16 05:58 신고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데
    민국이는 사실 비교적 버릇 없는 아이다
    방송이니까 편집도 하고 또 카메라 앞이니까 서로 자중도 하고
    다른 가족과 스태프들 보는 눈도 있으니까 티를 안내는거지
    거기다 방송 나오면서 우쭐해진 감도 있고
    몇회에 걸쳐 형노릇 하는 컨셉으로 띄워져 있는데
    노는거 보고 뭐라 했다고 단순히 그것만 가지고들 생각하는데
    김성주가 이른바 단도리 잡은거다
    민국이가 김성주한테 백결선생이 누군지나 알아?
    정작 백범 김구를 백결로 잘못 안거면서
    띄워지면 아빠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씻으라 그러면 물티슈로 닦겠다
    막대기 달라 그러면 내가 다른데 놓고 오겠다
    단순히 의견이 안맞는게 아니라 아빠 말을 묵살하고 있는거다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김성주가 윤민수나 이종혁을 보면서 반성하게 된다고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자의 모습이라고 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안되는 이유가 뭐냐면
    바로 민국이가 후나 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잘해주면 기어오르니까...
    그리고 분명 김성주가 뭔가 어설프게 하면 민국이 엄마가 김성주를 면박주거나 무시하는 모습을 평소에 보였을 거다

  • 천리마™ 2013.04.16 06:40 신고

    저도 저런식으로 키워져 왔는데...
    제 나이 마흔인데 지금도 간섭 합니다....
    하나부터 열가지....
    조카가 갓 돌 넘었는데...
    부친이 손녀한테 간섭 하기 시작 했네요...
    으흠..

  • 조금은 자유롭게 키워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뭐 아버지로서 김성주씨만의 교육 철학이 있을테니까요
    참 어려운 문제긴 한 것 같아요..

  • 지나다 2013.04.17 10:31 신고

    김성주의 행동이나 말에서 가끔 가식을 느껴요..

  • 꽃님 2013.04.17 16:26 신고

    '부자유친' 이란 말이 왜있겠나...부모와 자식은 무조건 친해야하고..소통이 되어야한다. 일방적인 억압적 교육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저런교육이 문제없다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자녀교육에 별 관심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일거다..

  • 너널 2013.04.17 23:47 신고

    님의 말에 전 반대입니다.. 남의 집이니 상관 말라.. 이건 단지 이기적인 발언이네요.. 오지랖이라고 신경쓰지마라.. 이건 아니네요.. 오히려 주변의 오지랖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 너널 2013.04.17 23:48 신고

    님의 말에 전 반대입니다.. 남의 집이니 상관 말라.. 이건 단지 이기적인 발언이네요.. 오지랖이라고 신경쓰지마라.. 이건 아니네요.. 오히려 주변의 오지랖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 ㅋㅋㅋㅋ 2013.04.20 11:22 신고

    사돈남말한다고 님 아빠 어디가 김성주씨에 대해 포스팅 몇 개 했는지 알아요?
    이걸 잘 아시는 분이 왜 그런댜~~ 웃기네요

  • ss 2013.04.24 14:40 신고

    민국이네가 너무 잔소리나 통제가 심하다면 윤후네는 너무 방임이더만. 애가 올챙이처럼 배가 뽈록해가지구 손에는 늘 불량식품이 쥐어져있고 진심 건강 걱정됨. 그리고 애가 이제 방송을 알아서 잘생긴 다른 아이 대놓고 질투함. 애좀 관리 해야겠더라. 부모가 화면에 어떻게하면 재미있게 나올까라던가 cf만 신경쓰는 느낌.

  • ㅇㅇㅇㅇ 2013.04.24 16:41 신고

    이게 어딜봐서 김성주 실드 치는 글이냐? 까는 글이지. 오지랖은 글쓴이가 떨고 있네.ㅋㅋㅋ

    김성주가 다른 아빠들에 비해서 특별하게 교육방법이 이상한게 아니고 민국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나이가 많기때문에 그 나이에 또래에 맞게 상대하다보니 잔소리가 많아 보이는거지. 만약 민율이같이 아직 철모르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왔다면 김성주도 다른 아빠 못지않게 자상하고 재미 있는 아빠로 보였을거임. 방송 시작할 때 민율이가 준수 또래였다면 준수네처럼 둘째를 데려왔을텐데 그 때는 민율이가 너무 어렸지. 김성주네는 출연 타이밍이 안좋았음.

  • 2013.06.04 21:37 신고

    동감입니다. 무슨 교육전문가들 납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김민영 2013.07.06 04:53 신고

    김성주씨 행동 당연한 것 아닌가
    어른한테 한두살 차이 아무것도 아닌것 같아도 아이한텐 엄청난 발달 차이가 있어요 초등학생인 민국이에게 기초적인 우리나라 지명이라던가 퀴즈내는건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무조건 생각없이 뛰어노는게 능사가 아닌 듯
    김성주 뭐라하시는분들본인들은 자녀들 학원 하나도 안보내고 풀로 놀게하시나봄ㅋ

  • 000 2013.07.08 06:43 신고

    민국이가 제일 순수하구 예절 바르게 보이던데.
    그건 다 그아이 부모님이 잘 가르쳐서 그렇구나를 티비보면서 느끼겠더구만...
    남을 위한 배려도 제일 많구 민국이네 가족이..
    도데체 왜 민국이 아빠 교육방법을 들먹이는지 알수가 없음..민국이 아빠가 최고의 아빠로 느껴졌음...김성주씨도 참 순수하신분 같아요..아나운서라서 그런지 말도 참 배려있게 잘하시구,,
    우리 착한 민국이 화이팅! 민국이네 가족 화이팅!

  • ㅇ; 2013.08.05 03:43 신고

    민국이는 나머지다른아이들보다 나이도 많지만 그런것을 제외하더라도 제일 의젓하고 예의범절이 몸에 베여이는것같던데요? 상식도 많고 .. 김성주씨덕분이아닐까생각합니다. 가정환경이 정말중요해요그런것이 어린애한텐 힘들수도이겠지만 어릴때 이런걸 조성해놓으면 커서편합니다. 그리고 민국이가 불행하다고 하는데 그걸왜 글쓴이 님이 결정하는지모르겠네요ㅎㅎ민국이는 김성주씨를 정말잘따르던데 애를 무조건 귀여워하고 사랑해주는것만이 교육의 전부라고생각하지않습니다.

  • 아빠어디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애청자라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글이었고
    글 보기전에 제목을 보고 살짝 예상했는데 처음내용은 거의 그 오지랖부리는
    사람들의 생각을 적어놓은 거라 ㅠㅠ 보기가 살짝 불편했어요 그래서
    아 닥터콜님글에 처음으로 적는 반대의견의 댓글을 써야겠네 .. 했다가
    결국 이 글은 제생각과 똑같았다는걸 깨달으면서 뭔가 안도를 했어요 ㅎ
    저도 아빠어디가에 나오는 모든 아빠들 다 정말 최고의 아빠들이고
    아이들도 어쩜 그렇게 다 다르면서도 각각 개성만점이면서 너 정말 잘컸다라는
    소리 들을 수 있을만치 크고 있는지 즐겁고 재미있게 보면서도
    배우는것도 정말 많았거든요~ 다만 이글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또 괜한 오지랖을 펼칠까봐 약간 걱정이 듭니다. 이것도 오지랖일수도? ㅎㅎ
    암튼 아빠어디가1에서 성동일, 김성주, 송종국, 이종혁, 윤민수 모두모두
    정말 좋은아빠였고 말많았던 딸바보 송종국씨도 네티즌들이 엄청 욕할만큼
    행동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ㅠㅠ 아빠어디가에 있어서는
    진짜 항상 네티즌들의 이상한 오지랖들이 눈살 찌푸려졌었어요

 

 

무너져가는 버라이어티에 유재석이 투입된 순간 마치 전혀 다른 프로그램으로 돌변한 것처럼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날의 유재석은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유재석은 단 2주 만에 위험한 초대를 휘어잡았다. 누구의 도움도 필요치 않고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프로그램을 장악해나가는 과정이 어찌나 경이로운 수준이던지. 그래서 나는 지금도 개그맨 유재석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착해서가 아니라 그의 실력 때문이라고 단언하는 것이다.

 

 

 

이날의 유재석을 기억하기에 가끔은 그의 선제공격이 그리워진다. 비추어진 빛을 받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빛을 비추는 사람의 몫이 더 벅차다는 것을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이제 단순히 프로그램의 일원이 아니라 연출가에 가까운 몫을 가진 유재석의 역량이 그날의 유재석 이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한 번씩 조력자 유재석의 의무감 없이 마음껏 뛰어노는 판을 구경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마음만 먹으면 한순간에 프로그램을 휘어잡을 수 있는 그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나는 입이 잘 안 다물려." 이날의 런닝맨이 조금은 지루했다는 것이 미안하지만 내겐 고마운 이벤트가 되어주었다. 아무리 노는 물을 안 따지는 런닝맨이라지만 오늘의 게스트들은 좀 너무한 수준이었다. 개인의 역량을 확인하는 1부의 개인 미션에서 게스트로 등장한 제시카는 출연 이유를 되묻고 싶을 만큼 존재감이 없었다. 런닝맨 멤버들 가운데서도 비교적 분량을 못 뽑아내는 편인 지석진조차도 불혹의 투혼을 발휘하여 점핑을 하며 어떻게든 존재감을 비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시카의 출연분은 얼굴도 비치지 않는 비명 소리가 다였다.

 

다소 논란 중의 게스트라 해도 비교적 제 몫은 하고 가던 은지원의 활약 또한 미미한 수준이었다. 아마도 그를 위해 준비했을 상식 퀴즈에서 빛을 발한 것은 의외로 퀴즈에 능한 유재석의 활약이었다. 프로그램의 초반이 다소 늘어진다 생각했던 것인지 그는 이날 다른 회차 이상의 깐족 스킬을 시전했다. 그 누구보다 약 올릴 때 제구실을 하는 하하를 잔뜩 성나게 만들더니 급기야 그와 앙숙 동맹을 맺고 꽁트 같은 아웅다웅으로 시청자를 웃겼다. 그제야 프로그램에 차츰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러다 정말 생사 유무가 궁금해질 것 같았던 제시카의 활용 여부를 또다시 비명을 환기시키며 존재감을 일깨워준 것도 역시 유재석의 깐족거림 때문이었다. 물벼락을 맞으며 쓰러지는 제시카를 향해 유재석은 장난을 친다. "시카야. 너 지금 재난 영화 찍는 줄 알았어." 런닝맨 제작진은 이에 화답하듯 제시카의 모습을 재난 영화의 한 장면으로 합성해 웃음을 주었다. "돌고랜 줄 알았어. 돌고래."

 

"이제 나거든? 내가 문제 낼 테니까. 넌 끝났어." 선전포고를 하고 앞으로 나서는 유재석을 보고 당황한 하하는 리얼 목소리로 항변했다. "나 한번 살려줬잖아요?" 그의 투덜거림을 들으면서도 유재석의 깐족 스킬은 끝나지 않았다. "누가 날 살려 달래?!" 잔뜩 뿔이 난 하하는 원수를 선언하며 돌아섰다. "맞춰서 그 입 다물게 해주지!" 그래 알았어- 그리고 돌아서는 하하의 등 뒤에 유재석의 장난이 박혔다. "나는 원래 입이 잘 안 다물려." 다소 느슨해져 있던 런닝맨 멤버들조차 웃음을 터뜨린 장면이었다.

 

 

 

출제자로 돌변한 유재석이 무대 가운데로 올라선 순간 그는 프로그램을 장악해 버린다. 송지효, 하하, 은지원. 상식 퀴즈와 거리가 먼 세 사람을 잔뜩 약 올리자 열이 받은 이 세 얼간이는 머리를 합쳐 문제를 맞추어보겠다는 제안을 했다. "3:1로 해!" 역시 띄워 준 만큼의 보답을 해주는 하하에게 유재석은 고조된 목소리로 딜을 받아들인다. "너희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들을 다 담아서 한 번 맞혀봐!" 유재석의 도발에 순식간에 런닝맨 속의 또 다른 코너가 하나 생겼다. 코너 속의 코너였다. 화이팅 해. 화이팅하라고. "유재석을 이겨라!" 감을 못 잡고 있던 은지원조차 그제서야 예전 코너의 유행어를 꺼낼 만큼의 여유가 생겼다.

 

 

"너는 사자성어가 뭔지 모르니?" 꽤 오래 입씨름을 하고 있는 세 명의 멤버들 때문에 이미 탈락자로 선발된 이들이 주목을 받을 재간이 없자 역시 영리한 유재석은 막간을 이용해 탈락자 인터뷰까지 하는 배려 또한 잊지 않았다. 누가 이 상황에 가장 큰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지조차 기가 막히게 본능적인 감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그는 주저 없이 광수를 저격했고 어리바리한 29살 광수의 대답은 역시 예상한 만큼의 폭소가 터져 나온다. "너는 사자성어가 뭔지 모르니?" 즉석에서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유재석 때문에 또 한참을 그렇게 웃을 수 있었다.

 

 

 

 

"낚싯대 넣으면 걸리는데 이거!" 물 위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그들에게 낚시하는 폼으로 약을 올리더니 나중에는 붐 마이크까지 뽑아들고 낚시질을 하는 유재석의 재치와 여유는 그야말로 소름이 끼치는 수준이랄까. 묘하게 늘어져 있던 런닝맨에 구원투수 유재석이 투입되자 마치 다른 프로그램으로 돌변한 것 같은 활력이 생기는 것은 십 년 전과 동일한 쾌감이었다. 한편으로는 이만큼의 공격력을 가진 공격수 유재석이 이제는 팀의 선발주자가 아닌 어시스터가 되어 사람들을 이끌어가고 무대를 양보해주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어시스트. 그 모든 역량을 보유한 유재석은 예능 프로그램 최고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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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5

  • 완전 유느님 세상이었다능..ㄷㄷ
    사실 어젠 유재석, 기린 말곤 나머지 모든 맴버가 재미없었어요. ㄷㄷ
    아무래도 동물 미션이 너무 허접했던 듯..

  • 2013.04.15 14:51

    비밀댓글입니다

  • 이 글을 보면서 2013.04.19 13:59 신고

    슬램덩크의 윤대협이 떠올랐습니다.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누구보다도 뛰어난 슈터였지만 패스에 재미를 붙인 이후에는 어시스트 위주의 플레이어가 되었다는군요..
    누구보다도 뛰어난 실력에 스타일이 꼭 이 글에 나타난 유느님을 보는 것 같지 않나요??ㅋㅋㅋ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님의 유느님 사랑은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 공감 2013.04.23 09:35 신고

    공감합니다.

  • 서현친구 2013.05.25 06:23 신고

    유재석은 아직 죽지 않았다라는 말이 맞는것 같아요 ㅋㅋㅋ
    당신은 예능 중독자 ㅋㅋㅋ

 

김성주는 사람이 참 요령이 없다. 하필 운도 거의 따라주지 않는다. 다섯 개의 집에서 혼자만 수도가 얼어붙어 아직 한겨울일 냇가에서 설거지를 하려다 물에 빠뜨린 숟가락 하나에 허송세월하는 헛똑똑이. 김성주를 담당하는 자막은 언제나 둘 중 하나다. 한심해하거나. 야단을 치거나.

 

 

 

성동일은 정말 뭐든지 쉽다. 뭐든지 설렁설렁인 그에게 운 또한 쉽사리 따라붙는다. 곶감과 호두라는 기묘한 조합에 모두가 난감해할 때 레시피 한번 궁리하지 않고 그럴싸한 아침을 만들어낸다. 너무나 쉽게. 숭덩숭덩 버섯을 썰고 곶감과 호두를 쓸어 넣은 영양밥에 척척 칼질까지 내서 구워낸 생선구이 반찬. 네 명의 아빠들이 아침 하나를 만들기 위해 질렀던 비명과 궁리들이 모두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제작진보다 한 수 위일 성동일에게 자막 또한 늘 감탄사투성이의 헌사를 바친다.

 

 

 

한편 아무런 역경 없이 진수성찬을 만들어낸 성동일에 비해 그렇게 오랜 투자와 고민을 들였음에도 김성주의 아침은 요리라고 부를만한 것이 못되었다. 곶감을 썰어 넣고 그릇째 가스레인지에 올려 끓여낸 엽기 찌개에 지나가던 까마귀조차 실소를 터뜨렸다. 까악까악하는 소리에 "이거 아니야?"라고 묻더니 어리바리한 얼굴이 되는 김성주를 차마 미워할 수조차 없었다. "이런 건 처음 본다" 민국이의 너털웃음이 정말 어이없어 터져 나오는 것임에도 김성주는 마냥 의기양양해진채 묻는다. "이런 건 처음 봤지?"

 

 

 

그저 공부만 팠지 참 요령도 없고 운도 안 따르는 어려운 사람 김성주와 다소 학구적인 맛은 떨어져도 뭐든지 참 쉽게 술렁술렁 넘어가는 해결사 성동일.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고 했던가. 김성주는 위기에 봉착할 때면 늘 그의 구원처럼 성동일을 찾고 귀찮아하는 척하면서도 결국은 해결방안을 뚫어주는 것이 성동일이다.

 

 

 

시냇물에 빠진 숟가락 하나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헤매던 김성주 앞을 마치 만화처럼 척하고 나타난 성동일에게 "어우. 숟가락 빠졌어." 돌팔매질을 당하면서도 징징대는 이 허당을 그는 휙 하고 내버려둔 채 사라졌다. 다른 궁리는 도통 해보지 못하고 그저 맨살로 숟가락 파내기 삼매경에 빠져있던 김성주는 버림받고서도 종종 "아이. 이거 방법이 없나? 동일이 형은 할 수 있을 텐데." 애절하게 그를 찾았다.

 

 

 

"너 물고기 잡냐." 마을 회관을 둘러 한 바퀴 돌아오고도 여전히 낑낑대고 있는 김성주가 기가 차는 성동일이다. "아. 숟가락이 빠졌어요." 징징대는 김성주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나무를 집어들어 이 요령 부족의 먹물에게 하사하신다. 정말 아무런 망설임 없이. "너는 생각이 있는 애야. 없는 애야~" 한참을 씨름하던 것이 무색하게 한큐에 모든 일을 끝내버리는 성동일의 요령에 김성주는 머쓱해졌다. "너는. 아우. 쟤를 어떡하지."

 

 

 

퉁퉁대면서도 남아 요리조리 코치까지 해주던 성동일은 숟가락을 꺼내 든 동생에게 또 한 번의 돌팔매질을 했다. 그 기세에 놀라 쓰러지는 김성주도 웃기고 물장난에 담긴 성동일의 터프한 애정도 살가웠다. "아무튼 잘해~" 한마디 던지고 떠난 성동일의 목소리에 진한 안쓰러움이 담겨있었다.

 

 

 

이런 성동일과 김성주의 극과 극에 가까운 성격과 처신은 아빠! 어디가?를 시청하는 또 다른 재미이며 하나의 깨달음이 된다. 좋은 학벌의 전 아나운서 출신의 김성주. 하지만 그의 상식은 보통의 삶을 누리는데 그리 유용한 쓸모가 아니다. 이에 먹물 냄새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나 먼, 김성주와 상반되는 거친 삶을 살아왔던 성동일의 능동적이고 뭐든지 쉬운 생활력 강한 모습을 발견할 때 일종의 쾌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소위 엘리트라고 불릴 수 있을 김성주의 품위가 무색해져 버리는 순간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헛 똑똑이 김성주는 물론 해결사 성동일마저도 육아만큼은 초보 아빠에 가깝다는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다를지라도 결국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던 서툰 아빠들의 어설픈 육아일기는 각기 다른 그림으로 조금씩 성숙해진다. 그것은 시청자에게 작은 감동과 따뜻한 교훈이 된다. 그들도 우리만큼 서툰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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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6

  • 2013.04.11 11:38

    비밀댓글입니다

    • 저도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했는데 재밌더라고요.^^ 아이들도 귀엽고 무엇보다 아빠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던데요.

  • 옥수수알 2013.04.11 12:04 신고

    저도 요즘 이거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프로 관련 악플이 달리면 마음 아픈데 그런 일 드문거 보니 다행히 아빠 어디가의 훈훈함은 모두에게 어필하나봐요

  • 이클립스 2013.05.04 12:08 신고

    글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 공감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두 사람을 글쓴이님의 관점에서 평가하시려는 것 같아 살짝 부담스러웠습다. 저는 이 방송 속의 모습만을 가지고 두 사람을 평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동해바다 2013.05.12 21:31 신고

    편집이나 자막을보면 항상 성동일씨와 김성주씨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재미를 이끌어 내려고 하는것같더군요 성동일씨는 아무래도 혼자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김성주씨와는 달리 삶의 현장에서 부딪혀서 얻어진 노하우들이 많은 사람이죠 그런 부분들에서는 정말 비교되는 두사람이죠

  • 동해바다 2013.05.12 21:35 신고

    항상 이프로를 보면서 드는생각이 성동일씨는 본인 아들앞에선 항상 긍정적인 말과 여유와 반응을 보이시던데 다른 아이들(유독 민국이)에게 하는 말들은 그게 아닌것 같아 안타까워요 특히 민국이가 성동일씨의 그런 말들때문에 더 절망하고 불안하고 또한 아빠와 자기만 유독 운이 없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어 울기도 더 울었고 1회때도 성동일씨의 그런 장난(속임수)만 아니었어도 그렇게 길게 울진 않았을텐데란 아쉬움도 있고 그와중에 성동일씨 대신(바꾸어주는대신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후회하기 없기다란 말은 정말 좀 아니다 싶었는데(이말때문에도 아이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못진다는 이유로 더 욕을 많이들었죠)... 무엇보다 아이앞에서 아빠를 낮추는 언행은 정말 삼가해줬으면 하는생각이 들어요 아직 아빠가 위대해보일 어린나이인데.. 춘천호여행때도 아빠를 변호하는 민국일보면서 좀 성동일씨 그만좀 해줬으면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도 그렇고... 제글이 마치 성동일씨를 비난하는 말로 들릴수도 있을텐데 그건 아니구요 나름 좀 이런 부분들이 안타까워서 적어보았습니다

 

'전파견문록'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은 더이상 '애들은 가라'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었다. 분명 타겟 시청층은 어른이었지만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주인공은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었다. 어른들은 잘 만든 시나리오로도 만들 수 없는 아이들만의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순수한 동심에서 빚어나오는 돌발 상황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일종의 휴식 같은 시간이었다. 세속에 물들지 않은 아이들의 동심에 속세에 찌든 어른들은 잠시나마 피로를 씻을 수 있었다. 어쩌면 위안이라고 해도 좋았을 것이다.

 

전파견문록이라는 이미 잘 만들어진 키즈 버라이어티가 존재했기 때문에 나는 그 아류작이라고 할 수 있을 붕어빵이나 난리 났다는 아빠! 어디가?에도 정을 붙이지 못했었다. 굳이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뭐든 전파견문록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리지날을 향한 지나친 충성심이 만든 폐해랄까.

 

 

 

그랬던 내가 처음으로 '아빠! 어디가?'를 보며 사심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마음이 맑아졌다. 그야말로 위안을 받기도 했다. 전파견문록을 보면서 느꼈던 그 순수한 감정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던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김성주의 영리한 아들, 민국이 때문에.

 

전파견문록은 스피드 퀴즈를 회전목마 구성으로 만든 퀴즈! 회전목마나 100명의 어린아이가 참여한 앙케이트의 Best 3를 맞추는 앙케트! 눈높이 100등의 퀴즈들로 짜여있었지만 내게 제일 흥미로웠던 코너는 유치원을 찾아가 작은 시나리오를 만들고 아이들을 속이며 그 반응을 알아보는 어린이 버전 몰래카메라였다. 사실 아이를 속인다는 것이 그리 바람직한 일이 아님에도 정말 어른들은 속을 수도 없을 허술한 시나리에오 속아 넘어가는 아이들이 너무나 귀여워서 눈을 떼지 못했었다. 아이를 울리면서까지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어하는 어른들의 얄궂은 심리가 반영된 게임이랄까.

 

 

 

하지만 아무리 잘 속아 넘어가는 아이들이라고 해도 1999년도에 방영했던 전파견문록이다. 이제는 2013년인데. 요즘의 아이들에게 이런 허술한 시나리오라니. 심지어 1999년의 아이들에게도 무려 몰래카메라의 거장 이경규가 있었던 까닭에 이토록 허술한 시나리오는 쓰지 않았었다. 길 위에 놓인 오백원짜리 동전으로 아이의 양심을 묻겠다는 이 어설픈 시나리오에 헛웃음이 나왔다. 이거 어설퍼도 너무 어설픈 것 아닌가. 그나마 평균 연령 7세의 아빠! 어디가? 멤버들이 또래보다 더 순진했기에 가능했던 전략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사람 부자 아니야?" 제작진이 떨어뜨린 동전 두 개. 민수가 숨겨둔 동전 두 개. 대뜸 후의 입에서는 이런 천진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부자 같은데..." 나름의 추리를 해보겠다고 동전 주인의 신상을 결론 내린 후를 보고 있으니 문득 중학교 때 읽은 '이해의 선물'이 떠올랐다. 아마 후는 버찌씨를 들고 위그든 아저씨의 사탕 가게를 찾는다 해도 위화감이 없을 몇 안 되는 요즘 아이일 것이다. 아빠가 시키는 대로 동전을 밟고 있다가 좀이 쑤셔 냉큼 돈을 집어드는 후를 제작진은 "동전을 들고 튄다"는 자극적인 자막으로 놀래켰지만.. 이후 "주인 누구 거예요?" 카메라를 든 스태프에게 묻는 후의 깨물어주고 싶은 사랑스러움에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사실 이 어설픈 몰래카메라의 기획 자체가 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오히려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주지 않는 아이들의 지나친 순수함 때문이었다. 떨어진 동전에 욕심을 내고 네 것 내 것을 싸우는 스토리가 있어야 진행이 가능했을 몰래카메라의 비겁함에 아이들을 비추기엔 이 녀석들은 너무나도 맑고 계산이 없었다. 어른들은 마치 큰일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지만 아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동전의 행방을 보여준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의 돈에 품은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아무렇지 않게 돈의 위치를 밝힐 수 있다. 아빠가 시켰다는 것까지도. 너무나 순수한 준수는 돈을 갖자고 거짓말을 하는 삼촌에게 "우주는? (찾아봤어?)"라고 묻는다.

 

 

 

어쩌면 망한 기획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이 어설픈 몰래카메라에 화룡점정을 찍어준 것은 코난으로 분한 민국이의 영특함 때문이었다. 떨어진 동전을 주우려는 민국이에게 아빠 김성주는 손대지 말라고 호들갑을 떨고 아빠의 말에 뒷짐을 쥐고 선 민국이는 코웃음을 쳤다. 본인의 연기에 몰입한 아빠는 아들의 변화를 눈치채지도 못했다. 민국이는 착하게도 마지막까지 성동일 말마따나 소위 '잡연기'를 펼치는 김성주를 그냥 내버려두고 따라주었다. 10살짜리 아이에게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명령 -돌아올 때까지 동전 밟고 서 있으라는-을 내리는 아빠를 보고 이미 민국이는 씨익 웃음이 번져 나오는데 마지막까지 김성주는 연기의 미련을 못 버린다. "엄마가 그거 싸줬나?"

 

 

 

"뭐가 뭔지 대충 알겠네~!" 아빠가 떠나가고 나서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능청스럽게 던진 민국이의 한마디에 참았던 웃음이 터져 나왔다. "뭐가 일어날지 대~충 알겠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사방팔방 자신을 찍고 있을 카메라를 농락하듯 흐흐흣 웃음까지 던지는 여유에 저절로 아유. 저 영특한 것..이라는 감탄사가 터졌다. 더 사랑스러웠던 것은 모든 것이 다 들통 난 순간에도 여전히, 아까 아빠가 지시한 포즈 그대로 땅에 발을 떼지 않고 있는 민국이의 속정 때문이었다.

 

 

 

"얘는 일찍 서둘러야겠는데요." 아빠보다 더 민국이를 잘 알고 있는 성동일은 스태프에게 지시를 받지 않았는데도 후딱 자리에서 일어나 민국이에게 다가간다. 민국이와 똑같은 자세를 하고선. "시나리오 알아볼까? 딴 사람이 와서 이걸 가져가고 아빠가 와서 너 이걸 왜 없앴느냐고 하겠지." 성동일은 이 속 깊은 10살의 코난을 기존의 방식으로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내공 10단의 능구렁이 성동일은 소도구까지 준비해 버럭 소리부터 지르며 선수를 쳤다. "민국이 너어~! 너 지금 돈 밟고 있지?!" 또 이거로군..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고 흐뭇해하는 코난의 미소는 여기까지였다. 아저씨가 지나치게 고단수였다.

 

 

 

"너 이거 남의 돈 감추고 있어도 되는 거야?! 그럼 주인이 나타나도 볼 수가 없잖아. 아빠가 시켰다고 밟고 있으면 어떻게 해." 어리둥절해진 민국이의 기세는 순간 쪼그라들었다. 네. 네. 성동일의 질문마다 고분고분 대답하던 민국이는 당황스러움에 옷을 깨문다. 아빠 머리 위에서 놀던 이 영리한 꼬마가 아직은 옷자락 깨무는 버릇을 못고친 꼬마라는 사실 또한 귀여울 따름이었다. 아이가 잔뜩 기가 죽자 그제야 성동일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년을 달랜다. 하지만 아무리 날고뛰는 성동일이라도 민국이에게서 아빠를 흉보는 일은 시킬 수 없었다. 아빠의 연기가 형편없다고 말하라는 성동일의 지시를 받고도 아이는 속삭이며 양손 엄지를 내민다. "아빠 연기 짱"

 

 

 

키즈 버라이어티는 성인을 치유시킨다. 어쩌면 그것은 때묻지 않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확인받는 일종의 위안 그리고 안도감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오백 원의 가치를 잘 모르는 아이들의 천진함에 안도하다가도 순수함의 척도를 아이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뜨끔하게 된다. 버찌씨를 손에 쥔 후의 천진함도 모든 시나리오를 파악했다지만 결국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동전을 밟은 발을 떼지 못하는 민국이의 속 깊은 마음씨도 모두가 아름다운 동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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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ㅎㅎㅎ 어제 정말 재미있게 잘 볼 수 있었습니다 ㅎㅎㅎ

  • 2013.04.08 09:01

    비밀댓글입니다

  • 2013.04.08 23:50

    비밀댓글입니다

  • 자유 2013.04.09 19:26 신고

    민국이 웃는 장면에서 푸하하하 같이 따라 웃었네요

  • 들풀 2013.04.10 16:46 신고

    이번 몰카 민국이 때문에 빵터졌네요 푸하하하 웃다가 아빠짱에 역시 민국이는 의리남이야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번 춘천호 여행때 아빠를 변호하는 모습에서도 그렇고 4번째여행때 다른아빠의 질문에 대답할때도 그렇고 가만보면 민국이가 은근히 아빠를 많이 챙기는것 같더라구요

  • 카르페디엠 2013.04.10 17:23 신고

    우리 아빠 연기짱할때 민국이 웃는모습 아 이뻐라 김성주아빠 행복하시겠어요

  • 역시나~ ㅎㅎ
    민국이가 발을 절대 떼지 않는것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ㅠ
    오늘 가서 또 다시보기를 해야겟네용

 

앤드류최의 탈락으로 최종 라운드에 올라서게 된 방예담을 보니 축하의 심정보다는 안쓰러운 생각이 더 들었다. 몸집보다 큰 통기타 멜로디로 고요하게 노래하던 어쿠스틱 보이가 어찌하여 논란의 중심이 되어버렸을까 싶어서. 별로 두드러지지 않았던 존재감의 방예담에게서 보아는 스타성이라는 잠재력을 발견했고 그녀가 사사한 무대 baby는 어린 소년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선사했다. 천재 소년 방예담. 그리고 사람들은 드디어 소년을 주목했다. 어쩌면 방예담에게 이날의 무대는 시즌2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꽤 미미한 존재감으로 묻혀버릴지도 몰랐을 방예담을 무려 최종 결승전까지 올려놓은 '천재 소년 방예담'이라는 캐릭터는 분명 그에게 고마운 존재임이 틀림없다. 그 파이널을 위해 얼마나 많은 지원자의 소망과 열망이 넋으로 쌓여있는가를 떠올린다면.

 

 

 

하지만 이것이 과연 방예담의 의지인가?를 생각할 때마다 씁쓸해진다. 방예담의 꿈은 K팝스타인가. 아니면 K팝스타의 우승인가. 그 어떤 오디션이든 오디션이란 그저 시작일뿐 끝이 아니다. 누구도 오디션이 마지막 목표인 사람은 없다. 하지만 K팝스타의 제작진은 천재 소년 방예담이라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소년이 이후에 감당해야 할 미래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응도 준비해두지 않고 있다.

 

좀 과하게 말해서 시즌1의 참가자들이 지나치게 물이 좋았다. K팝스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셈이다. 외곬의 천재 이하이와 교과서 같은 아티스트 박지민. 흑진주 이미쉘과 보기만 해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백아연의 청아함. 거기다 시청자 심심하지 말라고 계속해서 논란의 떡밥을 던져주는 이승훈까지. 제작진이 손을 대지 않아도 알아서 드라마가 만들어졌으며 시청자는 이 자연스러운 대결구도에 열광했다. 시청자와 심사위원의 합 또한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저 박진영만 미워하면 되었으니까.

 

시즌1에 비해 상대적으로 캐릭터와 드라마가 떨어지는 시즌2의 구성력에서 기대할 것은 제작진의 실력뿐이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K팝스타지 슈퍼스타K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저 쳐다만 봐도 대하소설 한편은 써낼 법한 슈퍼스타K 제작진의 창의성을 K팝스타 제작진이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교적 괜찮은 실력자들이 올라왔음에도 완급 조절이 되지 않아 떨어져 나가는 케이스가 많았다.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그저 조용하게 잊혀갔던 것이다.

 

 

 

여기서 상대적으로 손을 대지 않아도 알아서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인물이 바로 악동뮤지션이었다. 신선한 남매 조합에 첫 등장부터 자작곡을 들고 나온 이 친구들의 무대는 시작부터 화제였다. 존재 그 자체가 캐릭터였고 드라마였다. K팝스타의 제작진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악동뮤지션의 영향력을 이용해댔다. 형평성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저러다가 악동뮤지션까지 질려버리겠다 싶어 염려스러워졌을 무렵 이번에는 필요 이상으로 악동 뮤지션을 야단쳤다. 정말이지 밸런스를 모르는 제작진이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이미 악동뮤지션의 존재감에 비해 미미한 인지도로 잊혀진 기존의 참가자들 중에서 악동뮤지션의 적수를 찾기 어려웠던 제작진이었다. 한 사람의 승승장구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천재를 위협하는 또 다른 천재가 필요했다. 그것이 천재 소년 방예담의 등장 이유다.

 

 

 

초반 보아의 재발견으로 눈여겨보게 된 방예담의 새로운 변신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시청자가 느끼는 감정 이상을 강요하는 제작진의 무례한 태도였다. 천재 소년 방예담이라는 캐릭터가 생성되고 심사위원들은 그의 무대가 끝날 때마다 극찬을 퍼부어댔다. 방예담은 분명 재능있는 소년이지만 심사위원들의 극찬은 마치 100년 이내에 다시 나올 수 없을 천재를 대하는 수준이라 거부감을 샀다. 시청자가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볼멘소리를 내자 이번에는 아예 시청자를 가르치고 나섰다. 당신들이 음악을 잘 모르는 거지 이 친구는 분명히 천재예요. 시청자의 인내심은 폭발했다.

 

K팝스타의 제작진이 잔혹한 것은 이제 겨우 12살인 어린 소년을 앞세우고 시청자 VS 심사위원이라는 무리한 대결 구도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시청자의 원성을 들어보면 방예담은 제작진과 심사위원의 빽을 등에 업은 무능력의 악이고 악동뮤지션은 편파 판정에도 살아남고 있는 선의 실력자다. 결국 K팝스타2를 향한 모든 불만과 원성을 방예담이라는 구체적 결과물에 다 쏟아붓게 하고 있는 셈이다. 대중과의 소통을 버린 무례한 심사평. 재미도 스릴도 감동도 없는 K팝스타2를 향한 불만족. 적어도 필자가 볼 때 방예담은 총알받이일 뿐 결코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아니다.

 

 

 

분명 방예담은 어린 나이에 뛰어난 음악성을 가진 천재 소년이다. 수수한 차림의 어쿠스틱 보이에서부터. baby를 부르면서까지. 12살의 소년이 이만큼의 무대를 거치고 어른도 감당하기 어려운 경쟁의 순간을 감당하는 사실부터가 남다름을 증명하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저 방예담 자신에게만 맡겼더라도 이렇게까지 그의 실력이 평가 절하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방예담은 이제 이길 수도 질 수도 없게 되었다. 이기면 비난, 지면 조롱이다.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종착역이 아니라 출발지일 뿐인 어린 소년에게 대중의 미움을 사게 하면서까지 억지 재미를 창출하려는 제작진이 원망스럽다.

 

 

"제가 서바이벌 오디션을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한 명씩 숙소를 떠나가는 게 그게 너무 슬프고 쓸쓸한 마음... 그래도 노래가 있으니까 그렇게 희망을 찾아가고.." 합격의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탈락한 형의 이별에 눈물 흘리는, 소년의 나이는 이제 겨우 열두 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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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ㄴㄹ 2013.04.01 23:28 신고

    완전 공감되네요.
    애가 이용당하는거죠.
    비교안되는 천재하나만으로는 드라마가 성립이 안되니
    드라마처럼 라이벌 악역과 거기에 시련까지 겻들인거죠 뭐.
    결말은 뭐 주인공이 우승하겠죠?

  • 애늙은이 2013.04.01 23:41 신고

    다른걸 다떠나서 동료가떠나가서 쓸슬하고슬프지만 노래를통해희망을찾는다는 말하는걸보고
    12살짜리 애가 한말치고는 거리감이든다고해야하나. 애들은 애들다워야하는데말이죠
    그동안 생방송나와서한노래들도 가요한번부르고 다팝송
    이게 국내오디션인지 해외오디션인지 도통분간하기힘들고 그리고 남자는 치명적인게 변성기오기전에 아무리목소리좋아봤자 지나고나면 어떻게 될지모르는데 심사위원도 초기에 그런걸알면서도
    결승까지 올리는거보면 먼생각이있겠지싶으면서도 나같은 범인은 도저히상상조차되지가않으니
    에헤라디야~~

  • saikaku 2013.04.02 08:33 신고

    어쨌든 부모가 팔았잖아. 그리고 빽 쓰고 있고...

  • 클릭 2013.04.02 09:39 신고

    그저 노래가 좋아서 k팝스타에 참여한 애들일 뿐인데
    박진영,양현석,보아 그리고 제작진들이 이 애들에게 아주 몹쓸 어른의모습을
    보여줘서 상처주는것같아서 씁쓸하네요......

  • 동감입니다 2013.04.02 10:54 신고

    혹시 제 블로그에 출처밝히고 담아가도 되나요?
    혹시 안된다면 덧글로 말씀해 주세요~지울게요~

  • epteditor 2013.04.02 11:13 신고

    오디션프로그램 자체가 다 아류죠. 솔직히. 슈스케 성공했다고 여기저기 난립할 때부터 별로였음. 결국 이렇게 정리되는 거죠... 수순대로..

  • 지나가는 2013.04.02 14:52 신고

    개념글 잘보고 갑니다

  • 예담아. 힘들면 중도하차하렴~~~ 가증스럽다

  • skt 2013.04.02 18:16 신고

    방예담아버지가 인터넷 댓글을 보는지 그게 의심스럽다

    • 당근 2013.04.03 23:03 신고

      내가 예담이 가족이라도 궁금해서 인터넷 보다가 안타깝고 열받아서 댓글 달겠습니다, ㅋㅋ 뭐 마음 아파서 아예 안보면 몰라도,,,

    • 2013.04.03 23:05 신고

      그런뜻으로 한 말이 아니군요. 예담이 아버지가 인터넷에서 욕먹는거 알고도 예담이를 그리 내세우느냐 하는 말씀이신거 같은데 아마도 ,,,여기까지 온이상 예담이 부모도 할수 없을듯,,,

  • 글쎄 2013.04.02 19:46 신고

    음악은 천재~평론가들이나 전문음악인이 사랑하는. 예를들어 윤상조규찬이나 유희열 조동진~ 가있고

    대중성~ 예로 신해철 아이돌그룹이나 뻔한 노래~ 가사로도 인기만많은
    둘다가진~ 산울림
    신중현 비틀즈서태지~ 가있고요~

  • Peri 2013.04.02 21:41 신고

    되게 공감가는 말씀이 진짜 많네요 ㄷㄷ 솔직히 저도 예담이에 대한 칭찬이 너무 과하다곤 느끼고 있었습니다 ㄷㄷ 확실히 시즌1의 참가자들 가창력과 스타성이 갑이긴 했죠 ㄷㄷ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솔직히 베이비때는 예담이가 1등할 만 했어요 ㄷㄷ 그건 악뮤팬인 저도 느낄수 있는 사항이었으니까
    근데 생방에서 받은 칭찬세례는 이해가 안되서 저도 맘속으론 못마땅하기도 했어요 ㄷㄷ 하지만 보다보니 애가 너무 가엾더라고요 그 어린애가 뭘 알겠어요 단지 노래가 좋아서 오디션에 지원한 애한테 제작진과 심사위원들이 확실히 너무 가혹한거 같아요 참가자들 떨어질 때마다 죄책감과 쓸쓸함이 컸을텐데...
    그리고 전 솔직히 이렇게 기대안되는 결승전은 처음인듯해요;;; 시즌1은 워낙 변수가 많고 일단 지민이와 하이 실력과 인기가 비등했기에 손에 땀을 쥐고 봤는데 시즌2는 딱봐도 악뮤가 우승할거 같아서 ㄷㄷ
    제작진 잘못을 예담이가 감당해야 한단게 못마땅하고 또 슬프네요;;

  • pilgrim4 2013.04.05 19:16 신고

    솔직히 말이 안되는 부분들이 많았죠. Sir Duke 때부터 따라붙던 발음문제가 마이클 볼튼 곡에서 제대로 터졌는데(유투브 싫어요 비율이 30%) 그때도 그 문제는 누구하나 지적하는 사람없이 전부 다 극찬. 그리고 그게 자꾸 말이 커지고 부담되니 현역 가수인 보아가 뒤늦게 발음 문제를 지적하며 이번엔 점수도 좀 낮춰 줬죠. 실상 그나마 조금 나아진 지금에.
    발음을 못 고치는 것도 기교 때문인 것 같고. 발음을 정확하게 하면 극찬을 받게 했던 그 기교가 나오지 못하게 되니 그동안 이 부분을 고치려 노력한 것 같아요. 가요가 늦은 원인이기도 해 역시 발라드 같은 것도 무리로 보이죠. 울림통이 작고 음정을 잇는 것에 있어서의 불안과 발음문제 때문에 기교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데다 호흡도 짧은 것 같아 그러니 노래를 모두 랩처럼 끊어 하는 것으로 바꿔 부르는 거죠. 반대로 그러니 랩곡은 잘하고 아카츄 때처럼 부분 파트는 잘하지만요. 한 곡 전체를 소화하긴 힘들어도. 어쨌든 이 발음 부정확 문제는 호흡.기교 모두가 복합된 문제인 거 같아요.
    그런 결국.. 이 문제는 제작진과 작가, 삼사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고 봐요. '시청율'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게 명확하지만.. '시청율'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해도 예측불가능성이 타 참가자들에 비해 너무 큰 애를 여기까지 끌고 와선 안 됐죠. 모든 기사와 방송 공홈 전체에 있어 예담이에 대한 비판과 비난 글이 베풀에 추천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건 정상적이 아니니까요. 결과적으로 이렇게 만들어선 안 될 일이었는데.. 방송이 너무 무리한 것 같아요. 현재가 아닌 차후에도 꽤 욕먹을 짓이죠.

  • 사람들 할일들이 그렇게 없는건가?누가 강재로 보라 하는것도 아닐텐데 보기 싫으면 아보면 되지 열낼일이 있어요? 나같은 사람은 연예인들 관심도 없고 오디션이란 프로도 있는것도 몰랐는데 난리들이여서 댓글을 보니 과히 묻지마 태러수준의 악플들이 무서울 정도로 심하더군요, 자기들과 상관도없는사람을 그렇게 심하게 난도질을 하는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결국 누가 우승하든 연예인은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인데 외면 해버리고 안보면 그게 가장 치명적일테고 잘잘못을 따져 상처주면 마음이 후련한가요?

  • 천재란 말이 별건가요, 남다른 재능를 조금더 가지고 태어났다는 말인데, 우는 장면만을 포스팅하셨는데 그건 예담군한테 자존심이 상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충 비디오를 봤는데 걱정 할만큼은 아닌것같아 보이네요, 아이가 정말 해맑고 정신 건강이 맑아보이고 또래에 비해 많이 어른스럽군요!

  • 어이없다 2013.04.11 19:10 신고

    핵심이 왜곡된 기사네.

  • 좀 불쌍 2013.04.12 19:15 신고

    천재소년은 맞는 듯 하지만 다른 후보들 보다는 좀 부족한 면이 있었던 거 같은데... 심사위원들 주관적 심사로 많은 비난을 받네요ㅠㅠ 애가 아직 어린데...

  • 좀 불쌍 2013.04.12 19:16 신고

    천재소년은 맞는 듯 하지만 다른 후보들 보다는 좀 부족한 면이 있었던 거 같은데... 심사위원들 주관적 심사로 많은 비난을 받네요ㅠㅠ 애가 아직 어린데...

    • 사랑 2013.04.14 05:56 신고

      천제소년이 맞다면 심사위원들의 말이 맞는거죠, 말이 앞뒤가 안맞는듯 하네요! 그리고 천재란 어느하나가 뛰어난거지 백가지를 다 잘하수는 없는 겁니다! 그 뛰어나다는 영역이 우리는 알지 못하는 음을 쪼게고 리듬감각이 배워서 되는게 아니라는 말을 심사 하시는분들 하시네요!

  • 와.. 2013.05.07 09:58 신고

    시청자에게 느끼는 것 이상을 강요했다고 하시는데 본인이나 본인이 골라보는 정보만으로 전체를 대변하시면 안되죠. 저는 시청자이고 전혀 강요당했다고 안느끼구요, 제가 받은 느낌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평가에 대한 제 의견을 오히려 심사위원들이 대변해줘서 시원했어요. 방예담의 탄생 이유같은건 그냥 님의 주관적 평가를 사실로 확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논리를 만들어낸 것이고.. 이런걸 마치 사실처럼 쓰다니 왜곡이 지나치시네요. 일본애들이 김연아 얘기 하는 것 같아요.

  • 비타민 2013.06.01 06:27 신고

    글쓴이는 지능적인 방예담 안티네...ㅠ

  • 김민수 2013.06.06 02:39 신고

    솔직히 말해서 실력 쥐뿔도 없어보임. 생방와서 다 뽀록났는데 아직도 진짜 잘하는줄 알고 깝죽대고 다니고 있음 예담이 자식은. 1기에 비해 2기 멤버는 거의 쓰래기 수준에 가까움. 자작곡으로 끄적이는거 외엔 아무것도 없음. 그나마 앤드류최가 나와서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한국곡 여러개 불렀으니 망정이지 앤드류최도 없었으면 그야말로 K팝스타2는 쓰래기통에 처박혔을거임.

 

라디오스타는 시작부터 여타의 토크쇼와는 격이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자. 알렉스 씨. 술 끊었나요?" "술을 끊었나요. 운전을 끊었나요." 사실 불편한 게스트가 될 수 있을 알렉스였다. 지난 7월 음주 운전을 이유로 잠정 휴지기를 갖던 알렉스를 메이저 시간대의 게스트로 끌어들인다는 것은 충분히 논란이 될만한 시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그를 애써 변명해주거나 미화시켜주려 하지 않았다. 뒤로 감추어두고 끙끙대며 본론을 짚지 못하고 헤매다가 면죄부 방송이라 비난을 받는 몇 개의 토크쇼와 달리 라디오스타는 오히려 그의 치부를 정면으로 드러내어 승부를 봤다.

 

 

 

아예 시작부터 알렉스의 음주운전을 있는 그대로 꺼내 들었던 것이다. 그의 변명 없는 사과에 신뢰를 심어준 것은 그가 받는 벌에 대한 규현의 의문이었고 무슨 교육을 받고 있으며 어떤 처벌을 감당하는지에 대한 알렉스의 진중한 이야기는 그의 말마따나 미화가 아닌 경각심을 심어주는 본보기로 느껴지게 해 불편한 앙금이 남지 않았다. 이후 사죄 퍼포먼스라며 스윗한 남자 알렉스에게 엉덩이 격파를 시키는 황당무계함은 정말 라디오스타 밖에 못하는 짓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차마 방송에서 꺼내지 못하던 연예계 화제를 망설임 없이 꺼내드는 윤종신의 과감함이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이정은 특별한 이야기를 했다. 한 방송에서 녹화 도중 박보영과의 열애설을 꿈꾼다는 그의 멘트가 방송 전 기사화됐고 이에 불쾌함을 느낀 박보영의 소속사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경고를 남겼다는 불편한 에피소드였다. 아무리 그 자리에서 알았다고 대답했다지만 이정의 기분 또한 유쾌했을 리가 없다. 그날을 회상하는 그의 표정은 다분히 불쾌함이 섞여 있었다. 네티즌 또한 그 감정에 동화되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찝찝한 다큐를 통쾌한 디스 개그로 승화시킨 것은 라디오스타 엠씨들의 가감 없는 까발리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덮어주거나 무마해주기는  커녕 이정의 입에서 박보영 회사 관계자분이라는 호칭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윤종신은 "회사 관계자분이 만만치가 않은 분들 같은데."라는 말로 수위를 풀어버렸다. 이러니 또 다른 게스트인 알렉스 역시 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SNS에 메시지를 올리는 회사 관계자의 모습을 흉내내어 시청자의 연이은 폭소를 가져다주었다. 이것은 박보영의 소속사 사장이 그녀가 출연한 정글의 법칙에 품은 앙심을 있는 그대로 SNS에 올려 일대를 뒤집어놨던 사건을 풍자한 것이다.

 

 

 

"제가 그냥... 불쾌하셨다면 그냥 웃고 넘기죠..." 차마 유쾌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씁쓸하게 마무리하는 이정을 두고 그의 기분을 그대로 대변하며 허탈한 웃음을 분노의 표현으로 바꾸어 이정의 감정을 부채질한 규현의 센스 또한 박수가 절로 나왔다. 윤종신 역시 이런 규현의 분노를 따라 하며 잡지를 구겨내는 동작을 추가해 웃음을 주었고 이에 용기를 얻은 이정의 속풀이는 통쾌한 마무리로 정리될 수 있었다.

 

 

 

윤종신의 과감함과 규현의 무르익은 어시스트가 명장면으로 만들어진 케이스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이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했던 나에게 또 한 번의 저돌적인 윤종신의 도발은 나를 놀라게 했다. 이 노래만 깔면 그 누가 연결된다 해도 음지의 사랑으로 만들어버리는 She is의 전설을 윤종신이 화제로 꺼내자 이어 규현은 미묘한 웃음을 흘리며 "남성들의 그런(?) 장면에서 항상 나오는"이라고 화답했다.

 

 

 

출연진의 음악을 소재로 수면 위로 올라온 동성애 화두를 자연스레 홍석천과 연결시키며 그와 어울릴 급이 안되더라는 윤종신의 놀림과 침울한 얼굴로 맞장구를 치는 규현의 너스레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져갔다. 이에 그치지 않고 더 큰 도발을 시도하는 윤종신의 폭탄 발언에 나는 기겁을 했다. "홍석천 씨 가게에서 식사 한번 하세요. 숟가락 이렇게 놓고."

 

으아. "윤종신 미친 거 아니야?" 저절로 이 말이 터져 나왔다. 세상에. 다 알고는 있지만 누구도 꺼내 들지 못할, 그야말로 라디오스타라서 가능한 디스였다. 그것마저도 김구라가 있어야 가능했을 디스였다. 그것을 윤종신이 끄집어낸 것이다. "숟가락 닦아야 한다. 잘 나오게." "창민이보다 잘 생겨야 해." 연예가 가십에 둔한 사람이라면 도대체 무슨 야이기인가 싶어 어리둥절했을 이 농담은 바로 아이돌 빅토리아가 SNS에 올린 한 장의 음식 사진으로 불거진 최강창민과의 열애 논란이었다. 언젠가 빅토리아는 중국의 SNS 웨이보에 명절을 기념하는 음식 사진을 올렸다. 그저 팬서비스 차원의 평범한 사진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오히려 그곳엔 팬의 심장에 비수를 박는 다잉메시지가 숨겨있었다.

 

 

빅토리아가 의식조차 하지 않았을 숟가락에 비친 한 남자의 얼굴.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는 CSI 부럽지 않은 수사력을 발휘. 그 남자의 얼굴이 최강창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말 대한민국 연예게 사상 존재하지도 않았던 숟가락 파파라치는 너무나도 웃기고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지라 네티즌의 구전으로만 떠돌뿐 직접적인 토크쇼의 화제로 언급될 수 없는 사안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연예 정보 프로그램도 아니고 하물며 무릎팍도사도 아니고 심지어 빅토리아와 최강창민을 게스트로 모시지도 않은 자리에서 윤종신이 화제로 꺼내 들었던 것이다.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늘 주워 먹기나 깐족대는 수준의 미약한 공격력으로 필자를 목마르게 했던 윤종신이다. 김구라가 강한 치부를 건드리면 그것을 깐족대며 도와주긴 했어도 본인이 김구라 이상의 무언가를 터뜨린 적은 없었던 그였다. 이런 그가 나를 처음으로 놀래줬다.

 

이것을 받아주는 규현의 너스레 또한 일품이었다.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은 엠씨 규현의 소속사, 즉 SM의 아이돌이다. 윤종신이 꺼내 든 이 화제는 규현 본인에게 있어 울지도 웃지도 못할 난감한 디스임에 분명했다. 마치 엄마의 편을 들지도 아내의 편을 들지도 못하는 남편의 심정 같았다면 이해가 가시려나. 더욱이 SM은 유독 소속사의 단결력이 유별난 회사가 아니던가.

 

이에 규현은 과감하게 SM의 아이돌 규현이 아닌 라디오스타의 엠씨'규'를 선택한다. "젓가락으론 안 보이겠죠?" 한술 더 뜬 과감한 애드립으로 윤종신의 개그를 받아줬던 것이다. 만약 여기서 규현이 침묵하고 있었거나 덮어주고자 하는 보태기를 했었다면 윤종신이 애써 시도한 레전드급 수위가 무너질 우려 또한 있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날 라디오스타에 언급된 세 명의 인물은 아예 출연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리에 없는 사람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전혀 뜬금없는 상황에 절묘한 비유로 이끌어 웃음을 터지게 하는 것은 김구라 특유의 공격 포인트였다.

 

 

 

이것을 윤종신과 규현이 해낸 것이다. 난데없이 꺼내진 동성애의 화두를 홍석천과 엠씨 규현의 친분으로 연결시키고 심지어 규현이 소속된 회사 내 아이돌의 열애설로 이끌어낸 윤종신의 공격력이 그야말로 잘 짜인 시나리오처럼 완벽하게 흘러갔다. 여기에 정색하지 않고 더 큰 웃음으로 마무리한 규현의 어시스트 또한 칭찬할 만했다.


라디오스타의 초기 멤버 구성은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데리고 왔을까 싶은 황금비율을 자랑했다. 이에 가장 큰 공격수와 저격수인 김구라와 신정환이 빠지고 라디오스타에도 몇 차례의 위기가 찾아왔다. 이미 에이스의 클라스를 기억하는 시청자에게 가녀린 공격력은 늘 목마름일 뿐이었다. 그저 시청자일 뿐인 필자의 아쉬움이 생존과 연결된 라디오스타 엠시들 본인에게야 오죽했겠는가. 그 긴 시간의 초조함과 아쉬움이 결국 지금의 윤종신을 만들어냈을 생각을 하니 조금 안쓰러운 마음도 생겼다. 하지만 터져버린 윤종신의 수위 해제와 그것을 세련된 공격으로 마무리하는 규현의 협공은 또 다른 김구라의 데뷔 무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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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3.28 10:08

    비밀댓글입니다

  • 2013.03.28 18:10 신고

    전 그래도 많이 아쉽던데..저런 건 공격이라기 보다는 깐죽 같아요.

  • 어제는 라스아니면 할수없는 드립과 돌직구의ㅋㅋㅋ 향연이었죠 필자님이 쓰신 윤종신 규현이 에이스였고 유세윤 김국진도 양념치고 게스트 오픈마인드로 잘 받고ㅋㅋ 합이 뛰어났다고 생각해요. 지금 4엠씨 잘해주고 있어요 ㅋㅋ

  • 박희민 2013.04.05 12:49 신고

    재미없음... 지금 라디오스타 가끔 웃긴 장면도 있으나 옛날에는 정말 배가 찢어지겠다 싶을 정도의 웃음이 있었고 끝나고도 생각하면서 웃었었는데 지금은 그냥 억지스럽다는 느낌의 쓴웃음이 지어 지는건 나혼자 뿐인가??
    김구라 신정환이 돌아와야 라디오스타 살아난다...
    시청률 6%가 뭐냐....

 

요즘의 런닝맨은 그야말로 센스와 감성이 넘친다. 그 특별한 감수성은 게스트 구성마저도 남다르게 했다. 이날의 게스트는 김수로, 이종석, 김우빈, 민효린, 이종현으로 얼핏 보기엔 드라마 신사의 품격과 학교 2013의 팀을 섞어놓은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본 게임은 신사의 품격이 아니라 바로 얼마 전까지 네티즌의 큰 성원을 받으며 끝난 드라마 학교 2013의 주역을 한자리에 불러옴으로 시작되었다. 그것도 드라마 속에서 멜로의 존재를 불필요하게 느꼈을 만큼의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었던 김우빈과 이종석을 동시에 캐스팅한 런닝맨의 센스는 그야말로 깜찍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었다. 덧붙여 신사고 레이스라는 이름으로 멋쩍게 출연한 김수로의 존재 또한 이미 드라마 공부의신에서 담임 교사로 출연한바 있었던 그이기에 어색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꽤 특별한 게스트를 불러들인 만큼 그에 걸맞은 무대를 마련해준 런닝맨 제작진의 연출력 또한 남달랐다. 학교라는 테마에 맞추었지만, 김수로의 존재가 어색하지 않게 "신사고 레이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런닝 육상부와 비주얼 연극부로 나뉘어 동아리 대결을 한다는 기발한 아이템 또한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깜찍한 맛이 있었다. 덕분에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마치 축제에 참여한 듯한 역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의 시스템이 기발한 것은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출연진의 예능감이 뛰어나지 않아도 유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기와 예능감으로 그날의 주인공이 되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런닝맨에서는 그저 열심히만 해도 충분히 재밌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김수로를 제외한 이날의 출연진들이 특별히 재치가 넘치거나 아주 재미있는 구성원이 아니었음에도 이날의 런닝맨은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고 볼거리가 충만한 방송이었다. 어찌 보면 다 큰 성인들이 진지하게 몇 시간을 붙잡고 있기에는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될 수 있을 룰과 진행 방식에 누구 하나도 이의를 제기하는 인물이 없었다. 모두가 진지했고 모두가 열심이었다.

 

 

 

특히 김우빈과 이종석은 지나치게 진지한데 그 열의만큼의 운동신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웃음이 터지게 했다. 187cm의 장신인 김우빈이 사물함 뒤에 숨어서 오들오들 떨며 "아. 무섭다."를 중얼거리다 발각당하는 장면에서 일주일치의 엔돌핀을 모두 충전 받는 느낌이었다.

 

이름표 뜯기라는 단순한 패턴을 매주 새로운 룰과 무대로 변형시켜 그 출연진에게 뽑아낼 수 있는 최대치를 부족한 예능감 대신 채우는 런닝맨 제작진의 연출력. 더불어 어떤 게스트가 출연해도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 줄 수 있는 런닝맨 멤버들의 순발력 또한 매번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다. 180이 훌쩍 넘는 김우빈과 이종석에게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당연히 체력과 운동신경이다. 이들로 구성된 팀을 두고 아마 유재석은 초반 이런 궁리를 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부족한 웃음 포인트는 내가 맡고 긴장과 스릴은 그들에게 맡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어럽쇼. 우월한 비주얼이 아깝게 최약체를 자랑하는 그들이었다. 김종국과의 화려한 접전을 기대했을 시청자들에게 그들의 부족한 운동신경은 어림도 없는 수준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게임의 팽팽한 긴장감과 스릴은 기대할 수도 없을 시시함으로 남을 것이다. 더군다나 상대 팀은 에이스 송지효와 김종국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은가.

 

 

 

여기에 유재석은 과감히 자신의 공격 진영을 바꾼다. 평소보다 더 과격한 플레이와 저돌적인 공격력으로 상대 팀에 못지않은 접전을 펼쳐 보였던 것이다. "확 밀어가지고 세 명 떨어트린다, 그냥!" 유재석의 선전포고는 현실이 되었다. 분명히 당하고야 말 것이라고 생각했던 유재석과 김종국의 혈전에서 그를 무너뜨리고 젊은 피들을 1타 3피로 무찌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짜릿한 쾌감으로 전해져왔다. 게스트가 어떤 장단점을 가진 사람이든 간에 자신이 맡은 팀의 부족한 부분을 체력적으로든 웃음으로든 맞추어 변형시킬 수 있는 스위치 타자 유재석이 존재하기에 런닝맨의 게스트 선택은 늘 자유롭다.

 

 

 

 

 

낡고 편한 신발처럼 날이 갈수록 손발이 짝짝 맞아들어가는 런닝맨 멤버들의 호흡 또한 그림과도 같았다. 제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어 보이는 김우빈이 그래도 이겨보겠다고 나름 승리욕 발산해서 뛰어왔는데 그걸 한손에 메다꽂아 물속으로 던져버리는 김종국과 공중으로 떠오른 김우빈. 결과를 먼저 공개하고 다시 리플레이하여 그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작은 웃음을 큰 웃음으로 만들어준 런닝맨 제작진의 세련된 편집은 삼위일체가 되어 이 장면을 오늘의 베스트로 만들어버렸다.

 

 

여성 편애증이 있는 송지효가 인형처럼 조그만 민효린을 졸졸졸 끌고 다니며 어찌할 줄 몰라하는 모습 또한 소소하고 즐거운 웃음거리였다. 유독 여성 게스트만 나타나면 남자 멤버들 보다 더욱 의협심을 발동하여 기사도를 발휘하는 송지효가 있기에 그 어떤 여성 출연진이 등장해도 불편한 견제 의식이나 기 싸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명의 게스트가 프로그램을 살리고 죽이는 일도 적지 않다. 런닝맨 또한 출연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프로그램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특별한 입담이 없고 화려한 라인업의 톱스타가 아니라도 그저 열심히만 한다면 그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런닝맨의 세계관은 언제나 유혹적이다. 그것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구상하며 한곳에 머물러있지 않는 런닝맨 제작진의 뛰어난 피드백과 어떤 게스트가 등장한다 해도 자신의 역할을 바꿀 수 있는 팀장 유재석의 순발력. 이제는 눈을 감고 내밀어도 손에 잡힐 듯한 멤버들의 뜨거운 팀워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능감이 없는 그대들이여. 두려워 말고 런닝맨의 문을 두드려보자. 열심히만 한다면 그대들도 이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 어떤 맛도 능숙하게 요리할 수 있는 최고의 셰프들이 무장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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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3.25 09:15

    비밀댓글입니다

  • fantavii 2013.03.25 09:43 신고

    런닝맨은 좋은 셰프지만 이번회는 역시 재료도 수준이상은 되야되는거 아닌가 싶은..

    참고로 이번회 깃발이나 저번때 인형뺏기 라든가 결국에는 서로 뺏기로 귀결되는 게임을 종종 하는데.. 뭐 게스트가 매번 있었고 하니 나름 재미를 줬지만 그닥 잘 설계된 게임은 아닌듯함.. 뭔가 룰을 추가해야지 서로 뺏기의 종결은 대체 뭔지..

  • 유느님이 있으니 무슨 게임을 해도 어느 정도는 재미있는데..
    이번주는 아직 못 봐서 모르겠군요.

    민효린을 믿고 봐야하나!

  • 2013.04.02 15:45 신고

    어떤 연예계 내용이던지 재밌게 요리하는 셰프는 여기 또 계시는거 같은데요!
    관심 없던 연예계 내용들도 이 글을 보고 따로 찾아 보거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들 부탁드려요^^

 

 

 

지난해 9월. 숱한 화제를 뿌리며 방영되었던 무한도전 '네가 가라 하와이'의 완결 에피소드가 23일 방영되었다. 최종 우승자의 영예로 하와이 티켓을 손에 쥔 노홍철은 홍철투어 CEO의 수완을 발휘 멤버들을 끌어들였다. 하와이 티켓 최종 우승자의 권력을 발휘 노홍철은 자신을 갑으로 내세운 계약서를 들이밀었다. 을은 갑이 내세운 조건을 모두 들어주어야 하며 갑이 하는 말을 모두 따라야 한다는, 여행 계약서를 빙자한 일종의 노예 계약서였다. 멤버들은 그야말로 석연치 않은 계약서라며 씁쓸해하면서도 결국 달콤한 하와이행으로의 유혹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모든 조건을 동의하고 떠난 여행이라해도 그것이 하와이 땅을 밟지도 못할 지옥행이 될 줄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 예상 그대로라 허탈하다 싶게 또 한 번 길이 탈락되고 난 뒤 낄낄대던 멤버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싹 가셨다. 눈앞의 싱그러운 와이키키 해변을 앞두고 노홍철이 뜬금없는 조건을 내걸었던 것이다. "자 이제 여기서 내리면 여러분들은 와이키키 해변에 온 사람이 된 거고요. 여기서 못 내리면 와이키키 해변을 본 사람이 되는 거예요." 울컥한 박명수가 주먹질을 하는데도 노홍철의 비아냥은 끝나지 않았다. "온 사람과 본 사람은 다릅니다." 이번에는 탈락자 그들을 심판할 심판관으로 나섰다. 길의 전화를 받는 사람은 하와이 땅도 밟지 못한 채 한국으로 끌려나가야만 한다.

 

 

 

"길아. 나랑 가자." 무한도전에서 좋은 사람 마케팅은 통하는 것이 아니다. 나서서 희생양이 된척하여 위기를 타파하려던 정형돈은 아무렇지 않게 "그래"로 받아치는 길의 대답에 창백해졌다. 하와이 땅이나 좀 밟고 가자고 난동을 부리는 형돈을 내버려두고 나머지 멤버들은 즐겁게 와이키키 해변 위를 뛰어다녔다. 웃고 있는 그들을 그대로 내버려둘 노홍철과 무한도전 제작진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주사위를 굴려보라고 내민다. 희생자 하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후로도 멤버들은 마치 불법체류자의 입장이 된 것 마냥 조금의 안정조차 취하지 못했다. 하와이의 아침이 밤으로 저물 때까지. 그들은 계속해서 최후의 승자를 남겨놓는다는 명목의 '네가 가라 하와이' 게임을 지속해야 했다. 뱃멀미를 겪으며 고생고생을해서 도착한 숙소 앞에서 노홍철은 또 하나의 선물을 내밀었다. 때아닌 물총 싸움으로 서로를 저격하여 최종 탈락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총을 집어들자마자 박명수는 정말 하와이에 남고 싶은 사람처럼 죽기 살기로 두 사람을 공격했다. 결국 최후의 생존자는 박명수가 되었다. "노홍철 씨. 정말 한 명만 데려가요?" 유재석의 볼멘소리를 뒤로하고 노홍철과 박명수는 당당하게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에 펼쳐진 전개는 전혀 생뚱맞은 화면이었다. 한국으로 돌려보냈다던 나머지 탈락자들이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며 탱자 탱자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이 모든 것은 노홍철과 제작진이 손을 맞잡은 한편의 반전 영화였던 것. 먼저 탈락한 사람들이 오히려 하와이의 즐길거리를 다 즐기며 신 나게 놀고 있는 동안 남은 이들은 하와이에 남겠다며 진을 빼고 있었던 것이다. 최후의 생존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박명수는 울컥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노홍철이 시키는 모든 것을 이행하겠다고 서명을 하고 따라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