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응답하라1994리뷰 +22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제작진 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 출연 배우 고아라, 성동일, 이일화, 정우, 유연석

대한민국 순정만화계의 대모, 이미라 작가의 '인어공주를 위하여' 이 작품의 미덕은 절반이 에필로그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어공주였다." 미소 띤 얼굴로 책장을 덮는 백장미의 마지막 대사가 프롤로그 속 이슬비의 회상과 퍼즐처럼 맞아 들어가는 순간 느꼈던 전율이란. 이 만화의 오마주가 된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동경했던 유년의 백장미. 그리고 이젠 "정말이지 인어공주 이야기는 싫어져 버렸다고!"를 외치는 슬픈 인어공주 백장미.

 

 

 

그리고 독자는 이 만화의 제목이 여주인공 이슬비의 사랑의 패자 백장미에게 바친 헌사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탄생한 제목이 바로 인어공주를 위하여. 이 만화의 여주인공은 이슬비였지만 진정한 인어공주는 바로 백장미였던 셈이죠.

 

 

 

응답하라 1994는 분명 만듦새가 뛰어난 드라마는 아니었습니다. 부족한 개연성을 추억으로 퉁치는 기분도 들었고 너무 감성에만 호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도 생겼었죠. 그 절정을 기록한 부분이 바로 마지막 회였는데 너무나 허무하게 밝혀진 김재준이라는 이름 석 자와 허술하기 짝이 없는 미스터리 풀이를 보며 한숨이 다 나오더군요.

 

비우지 못한 그릇을 뺏겨버린 손님처럼 허망하게 21회를 감상해야만 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의 태도가 참 오만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자자. 식사 끝났으면 빨리 자리 좀 비워주시죠?"

 

양손에 포크와 나이프를 쥐고 쫓겨나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미워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감성 마케팅이라는 게 이래서 참 무섭죠. 2회 분량의 에필로그가 준비되어있다는 소식 하나에 바보처럼 노글노글해진 마음.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에서 모든 이야기가 완성되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아주 특수한 형태에 놓인 이 드라마, 응답하라 1994만큼은 예외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버렸던 겁니다.

 

응답하라 1994는 기존 한국 드라마의 틀을 깨는 전개를 보여 왔습니다. 마치 예능의 캐릭터처럼 일관성을 생명처럼 유지하던 인물들. 마치 시청자를 희롱하듯 오락가락 널을 뛰는 시간의 흐름. 흔히 김병욱 감독의 작품을 시트콤이라기엔 무겁고 드라마라기엔 가볍다고 말하지만 이 작품은 분명 드라마의 형태를 완전히 갖고 있어서 또한 신비로웠죠.

 

 

어찌 보면 클리세에 대단히 충실한 것 같으면서도 또한 스스로 클리세를 만들어가는 파격적 면모가 다분했습니다. 그래서 허술한 개연성과 의문으로 종결된 사건이 유달리 많은 드라마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제작진의 설명이 갈급한 장면들이 너무나 많았던 거죠.

 

제작진이 이 작품을 명품으로 만들고 싶었다면 후반부는 당연히 감정적 호소가 아닌 논리적 완성도로 맞섰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은 모든 캐릭터의 마무리와 미스터리를 해소하기엔 빡빡하기 짝이 없는 2회 분량의 에피소드를 모조리 비효율적인 전개에 투자하고 있더군요.

 

사랑의 패자 칠봉의 아픔은 충분히 공감하는 바지만 왜 그토록 지지부진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모두 그에게 할애했는지는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빙그레의 성장을 단 두 컷의 에피소드로 모조리 이해시킨 제작진의 마법이 왜 칠봉이에겐 통하지 않고 너저분해지는지 답답해질 지경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쌓인 앙금이 에필로그에선 당연히 해소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토록 궁금했던 쓰레기의 시점들은 상상의 여운에 취하게 둔다 쳐도 최소 불충분하게 마무리되어버린 캐릭터의 완성도는 에필로그로나마 완성되어야 했으니까요.

 

문제는 아쉬움과 허전함을 보답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에필로그에서조차 21회의 악몽이 고스란히 이어졌다는 점이죠. 심지어 칠봉의 이야기도 아닌, 배우 유연석의 등교 장면까지 살뜰하게 할애해주는 편파적 분량을 보며 이건 분명히 편파방송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각 캐릭터들의 개인 에피소드와 메인 커플의 화려한 피날레. 더욱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카타르시스가 되어야 할 김재준의 이름이 밝혀지는 과정까지 모두 상처 입히고 선택한 칠봉의 분량을 왜 에필로그에서마저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작 1997을 잇는 응답하라 1994의 유산 같은 존재. 성동일과 이일화. 두 거목을 방관한 것은 물론 어쩌면 응답하라 1994를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대만의 성장마저 외면해버린 에필로그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특히 가장 취약한 완성도로 종결된 해태를 여전한 미완으로 처리하는 에필로그를 보며 제작진의 이 드라마에 대한 애정마저 의심될 지경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낚시 드라마라고 이 드라마의 가치를 헐뜯어도 자긍심처럼 지켜지고 있었던 마지막 유산, 성장이라는 보배를 제작진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차라리 칠봉이라는 캐릭터가 만화 인어공주를 위하여처럼 첫 권부터 준비된 서사의 핵심이라면 또 모를까. 그 역시 신촌하숙의 누군가처럼 결핍되어있었고 성장이 필요한 1994년의 청춘일 뿐입니다. 이 드라마의 제목은 인어왕자를 위하여가 아닌 응답하라 1994니까요.

 

 

 

 

지지부진한 에피소드로 마지막 회의 대부분을 할애하더니 이젠 에필로그마저 상처 입히는군요. 그가 성나정의 남편이 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니 그가 김재준의 이름을 갖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에 제작진은 무려 한 달여 가까이 그에게 사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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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필 다 챙겨보고 제 눈을 확 뽑아 구슬치기 하고 싶은 심정이였습니다. 무슨 의도로 애필을 만들었는지 아직도 의문입니다. 그냥 재미없었습니다. 편파방송까진 생각안해봤지만 콜님 리뷰 저도 동감입니다.

  • ㅇㅇ 2014.01.12 15:29 신고

    처음글남깁니다.글쓰는재주가없어정말감사히읽고만갔었는데..저도에필로그보고..이게뭐지?했었던터라..너무허해서..댓글남기게되네요.. 저는허무하기까지했어요...ㅜㅜ
    닥터콜님리뷰정말감사하고요...
    2013년나의감성을자극해준응사..애증의응사가되었네요....

  • 아람 2014.01.12 17:12 신고

    응사가 어찌보면 참 대단한 드라마다 싶네요.
    이렇게 팬덤이 갈라져 여태 치고박고 갑론을박하게 만들고 있으니깐요.
    전 에필로그를 안봤고 누구도 응원하지않고 드라 마만 봤던터라 이렇게 목숨걸고 싸우고 있는 모습들이 이해가 안갑니다. 드라마하는 중에도 닥터콜님의 리뷰는 잘 읽었습니다^^

  • ㅇㅇ 2014.01.12 17:18 신고

    광고 걸고 리뷰쓰는 블로거가 쓴게 개인적리뷰라고 믿다니...끝까지 응사리뷰로 클릭수 올려 영업 잘하시는 파워 블로거신군요.클릭수 올라가고 영업잘되셔 좋으시겠어요. 제클릭수도 하나 추가드리네요ㅋㅋ

    • 뭐래 2014.01.12 17:44 신고

      영업하는 파워블로그가 아니라 신문사에서 선정해서 다뤄줄정도로 뛰어난 리뷰어죠. 아니꼬운 댓글다는거 보니 수준 딱 보이네요ㅋㅋ

    • 우물 2014.01.12 20:16 신고

      글의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수 있다는건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답글을 달 수 있는 것이겠지요. 어떠한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지를 설명하면서 글을 남긴다면 훨씬 수준있는 대화의 장이 될것 같습니다. 응답의 기술은 의견이 다를때,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할때 핗요하다고 봅니다. 긍정적반응은 기술없이도 잘 전달되겠지만 부정적 의견을 전달할때는 수준있는 의사소통의 기술이 필요하다는것이 절실히 느껴지네요........ 이 블러그만큼은 수준있는 대화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주절거렸습니다.

    • 칠줌아웃 2014.01.13 03:43 신고

      요즘 나를 가장 웃게 만드는 칠줌.... 정말 웃겨~ 당신들이 최고야!! ㅎㅎㅎㅎㅎ 정신병자들...쯔쯔

    • 호이 2014.01.13 12:32 신고

      본인 맘에 차지않는다면 안보면 되는 겁니다...혹시 특정 배우를 응원하신다면 다른의견도 한번쯤은 받아들여보시기를...이렇게 비틀린 팬심으로 이런 수준 낮은 댓글이나 다는 모습 제가 그배우라면 너무 부끄러울것 같네요!!!!!!

    • oz 2014.01.13 22:41 신고

      여긴 님 수준에 맞지 않아요
      진정으로 공감해서 클릭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세요
      물 흐리지말구..그게 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좋아요.

  • 참... 2014.01.12 18:37 신고

    100% 공감하고 읽었던 그동안의 리뷰들 정말 감사합니다.
    내다버리고 싶었던 18,19회 만큼이나 짜증 솟구치게 하는 에피소드편이었어요.
    편집자 머릿속에 들어가보고 싶을 정도로 이해가 안 되는 내용들이었죠.
    대체 무슨 마음을 먹으면 편집을 저 따위로 할 수 있을지 아직도 의문이고 분노가 잦아들질 않습니다.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작진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힘이 작용한 건 아닌가... 하는.
    드라마 제작과정이 나오는 드라마들을 보면 온갖 추잡스러운 거래와 알력이 난무하는 곳이 그 바닥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더더욱 씁쓸해지네요. 어느 쪽의 이유에서든 드라마의 여운을 느끼기는커녕 똥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더럽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기분이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다만 한 가지... 앞으로 그들의 행보를 즐겁게 지켜볼 수 있는 배우들을 알게 해줬다는 점에서는 제작진에게 감사합니다.
    앞으로 응사만큼 몰두할 수 있는 드라마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닥터콜님의 리뷰 기대하고 찾아보겠습니다.


  • 빙그레기 2014.01.12 18:55 신고

    이번 리뷰도 잘 보고 갑니다. 응사에서 제가 놓쳤던 부분,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을 닥터콜님 덕분에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응사프롤로그에서 8화에 빙그레가 쓰레기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그 장면보고 응사를 봐야겠다 결심했던터라 빙그레기에피가 메인커플의 이야기만큼, 소중했었는데 같이 공감하는 누군가가 있어 행복했달까요. 앞으로 베스트 구도, 김재준-김동준 관계를 비롯 칠성호까지 닥터콜님의 리뷰 기대하고 있을게요! 닥터콜님 덕분에 응답하라1994를 더욱 깊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해요! 드라마를 이해하지 않는 일부 이상행동하는 분들 때문에 맘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ps.응사땜에 처음 알게된 줄 알았는데.. 신의 류덕환에 관한 리뷰(전 공민왕과 노국공주때문에 신의를 챙겨봤었거든요.), 아빠어디가 성동일-성준부자 리뷰로도 닥터콜님 글을 접했었네요,). 앞으로 제가 관심있게 보는 드라마가 생기면 닥터콜님 블로그를 찾을 것 같아요^^

  • 박지혜 2014.01.12 19:06 신고

    제가 하고싶었던 말이에요 에피가 좀 이야기를 보완해줄거라 기대했건만... 아쉬워요ㅠ.ㅠ 콜님이 말씀하셨던 쓰레기의 시점이 너무 보고싶었답니다 전...

  • 응사짱 2014.01.12 22:46 신고

    어휴ㅠㅠ 오랜만에 콜님 리뷰 보러 와서 기분좋게 공감하고 가려는데 핫한 댓글들이 많네요ㅠㅠㅠㅠ 응사 보는 동안 콜님 리뷰와 거기에 달린 댓글들 보면서 함께 공감하고 기뻐하고 감동하고 그랬는데 특정 몇분이 그 추억마저 망가뜨린 것 같아 기분이 안 좋네요ㅠㅠ 콜님 개인적인 공간에서 뭐하는 짓거린지 모르겠어요 그냥 무시하세요 저는 그동안 콜님 리뷰 보면서 참 즐거웠고 감탄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콜님은 저한테 짱짱걸이에요~♥!!

  • 하마 2014.01.13 01:16 신고

    속이 다 시원해지는 글 입니다.
    특정 인물의 팬이 아닌 사람이 봤을때 이 드라마의 에필로그만 보면 유연석이 단독 주연 드라마인걸로 착각하는 사람 많을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칠봉이라는 캐릭터가 나정이와 재준이를 압도할 만큼에 임팩트가 있는 인물이었다면 극의 종료와 함께 엄청난 인기가 몰려 에필로그를 시청률을 위해 그렇게 했다라고 한다면 어이 없지만 불쌍하다고 혀 몇대 차고 끝났을 겁니다.
    그런데 칠봉이 캐릭 산으로 간지 오래고 악역인지 정말 병신 같이 착한건지도 모르겠는 캐릭터를 휴반에 갑자기 결핍이 있던 불쌍한 아이라고 끝내고 나정이 재준이 부부에게 집까지 제공하는 엄청난 천사 같은 캐릭이었다 끝. 소름끼치게 짜증납니다.
    에필로그 2편의 편집자가 누군지.. 정말 드라마를 보기나 한 사람이 편집을 한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손발가락 오글거리고 소름끼쳤으며,
    마지막회와 에필로그 2편은 아예 기억에서 지우고 싶습니다.

  • 시원하다 2014.01.13 01:19 신고

    닥터콜님은 역시 최고 입니다.

    정말 에필로그 2편은 아프리카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지 1일 된 알바생이 작업했을것 같다는 느낌이 엄청 들었습니다.
    에필로그 1편에서 유연석씨의 이름이 고아라씨 이름 다음으로 소개하는 편집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알바생이 아니고서야 그런 편집은 나올수 없다고 봅니다.
    정말 닥터콜님 아주 시원하게 글 잘 쓰셨습니다.

    몇몇 악성 댓글은 그냥 지나가주시길...그들을 대신하여 사과 드립니다.

  • 오오 2014.01.13 11:46 신고


    빙그레의 마법을 칠봉이에게도 적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아직도 드네요

    막판에 대놓고 몰아준다는 느낌 드라마에서도 충분히 느꼈는데...

    참...

    여튼 이런 편파는 에필로그까지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응사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는

    동일화를 비롯 재준나정성균윤진호준선준기태외 모든 출연진들의 열연이 있었습니다.

    에필로그엔 그것을 다 담진 못하지만 주요인물들은 골고루 보여줬어야 하지않았나 싶네요


  • 타토 2014.01.13 20:52 신고

    제가 댓글을 달다니 이 드라마가 저에겐 나름 충격이었나 보네요.
    이번 에필로그에 대하여 많이 아쉬운 마음입니다 저도 사실.
    이렇게 생각할 것이 많고 몰입하게 만들고 그 속의 숨겨진 뜻을 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 첫 드라마인데 그래서 더욱 에필로그에 대한 기대도 컸고, 또한 정우씨의 디테일하고 몰입감 주는 연기와 고아라씨의 격렬한 감정씬들의 배경에 촬영시 그들간의 '교감'이 어떠했는가를 알고 싶은 맘도 또한 있었구요.

    하지만 그냥 배우들의 장난스러움과 방송과는 상관없는 것들,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여러 장면의 지나침(성동일씨와 쓰레기의 병원 재회 장면, 메디컬드라마의 장면들..등)스텝과 작가의 코멘트가 전혀 없다는 점 등에 많은 실망을 하였네요.

    사실 에필로그2를 보면서 어쩌면 이것을 편집한 분은 고도로 칠봉이를 싫어하는 분이 아닌가 했습니다.
    저 또한 좋은 모습으로 본 칠봉이란 케릭터를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지게 보이게 만들었거든요.
    그나마 정말 지나칠 정도로 가벼운 에필로그에 정우씨만은 유일하게 케릭터에 몰입해 배우의 이면을 보여주는 프로패셔널한, 주변 사람을 챙기는(자신이 아닌 스텝을 보여주려한 유일한 배우시네요) 모습에 여러 명장면을 떠올리며(사실 가볍던 진지하던 비주얼이 아닌 대부분의 스토리상의 명장면에는 정우씨가 있었죠)더욱 감동받았습니다.
    이 후로도 변치 않는 모습과 진지한 삶의 자세가 항상 한결같으시길 바랍니다.

  • 편집미워 2014.01.13 22:29 신고

    솔직히 전 이번에 응사를 보며 정우씨 팬이 되었구요. 원래 정우씨 팬이 아니었지만 첫회 그리고 두 번째 에피소드를 보고 남매인 줄 알았던 둘이 남매가 아니라 밝혀지는 병원침대씬을 보면서 당연히 쓰레기와 나정이의 사랑이야기가 기둥이 되는 이야기이구나 생각했고 매회 정우씨의 연기를 보면서 정우씨의 팬이 되었는데요. 단 한번도 칠봉이가 나정이와 될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드라마의 서사가 나정이와 쓰레기의 오랜 시간과 그 시간동안 세월만큼 쌓여간 애정, 그 둘이 성인 남녀가 되었을 때 기존의 남매애가 사랑으로 그 모습이 변해가는 과정을 큰 줄기로 그리고 있었으니까요.
    외려 드라마 중반에 남편찾기라는 이슈가 슬슬 떠오를 때 유연석씨가 어느 인터뷰에서 "그동안 짝사랑하는 역할만 해서 이 드라마에선 칠봉이랑 나정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하고 기사화되는 걸 보면서 이 무슨 자기 캐릭터의 도를 넘는 망발인가 싶었고, 그 인터뷰에 반응하듯 유연석팬인지 칠봉이팬인지 사람들이 칠봉이를 남자주연으로 언급하기 시작하고 칠봉이가 남편이라는 좀 끼워맞추기식 억지주장을 해서 드라마의 자연스런 서사를 방해하고 남편찾기를 과열시키는 것 같아 잘 알지 못하던 유연석배우마저 덩달아 비호감이 되더군요.(칠봉이가 남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은 유연석이 방에 들어가 잤다고 남편이라고 주장하는데 솔직히 친구집에 집들이나 놀러가서 피곤해 졸면 방에 들어가 편히 자라고 하기도 하지 않나요? 전 그러는데. 드라마에서 칠봉이가 들어간 침실이 부부침실이라고 나온 적도 없고 그냥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만 보여줬는데 왜 그걸 부부침실이라고 나오지도 않은 이야기를 억측해서 남편이라고 우기는지. 설사 그 건물의 구조상 거기가 부부침실 위치라 해도 그 부부가 거길 아이들 방으로 사용했는지 진짜 부부침실로 썼는지는 나오지 않아 알 수 없는데요. 그것 외에는 칠봉이가 원래 집주인이라는 설정이 아니더라도 친한 친구가 집에 와서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주를 벗어나는 게 없던데. 외려 쓰레기가 집 냉장고를 스스럼없이 벌컥벌컥 열고 나정이가 마요네즈 떨어졌다고 당연하다는듯이 슈퍼 갔다 오라고 한 게 남편한테 하는 행동이던데.)
    그런 제가 닥터콜님의 리뷰를 읽고 칠봉이의 결핍과 쓰레기와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칠봉이에 대해 맘을 풀고 유연석배우를 다시 보려고 노력했으니 콜님의 리뷰는 딱히 치우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은데, 칠봉이 팬들은 여기까지 쫓아와서 난리군요. 근래 본 중에 제일 진상인 드라마팬인 거 같아요. 이들은 드라마 팬이라기보다 칠봉이 보려고 드라마 봤나봐요. 다시 유연석배우마저 싫어지려 그래요. 아니 이럴거면 이 앞에 늑대소년 홈페이지 같은데나 송중기씨 팬카페 가서도 왜 유연석을 악역으로 만들었냐, 박보영은 누가 뭐래도 유연석과 이어져야 한다 우기지....

  • 스칼렛홍 2014.01.14 11:55 신고

    닥터콜님~ 며칠만에 들어왔더니 응사리뷰가 있네요~ 마지막회를 너무 시간에 쫒겨 허술하게 만들고 기대했던 쓰레기 커플의 화해과정이 너무나 짧게 그려져서 허무했기에 닥터콜님의 리뷰를 기다렸습니다~ 안 쓰시길래 관대하게 넘어가시나보다고 생각했지요. 18회 이후 멘붕상태를 주어서 마지막회에의 쓰레기 커플의 아름다운 화해 장면을 마구마구 상상했었거든요.
    개인적으로 현관 재회신 너무 아쉬웠어요 시청자들의 갈증을 풀어주지 못한 화해신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장면으로만 끝나기에는..
    하지만 저는 응답하라94가 오래 기억될것 같아요 걸출한 연기자 정우를 만나고 그의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점점 그의 매력에 빠져버렸거든요~ 에궁.. ㅎ

  • cyb0118 2014.01.14 16:51 신고

    나름칠봉안쓰러웠는데이젠그마져버렸어요 왜 이렇게배우한사람을이슈만들고결국안티팬만들었을까? 정우가남주면계속밀었어야지 억지로끼워보려는바보재작진다음작품이아마도칠봉노출장면만은가봐요자꾸몸을강조하시는데..;하지만정우님의잔근육몸 매는상상이상이거든요

  • 칠줌도 속상 2014.01.16 15:29 신고

    드라마를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고 내 마음이 가는 쪽의 캐릭터를 응원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요?
    그 감정이입의 경로가 배우의 훈훈한 비쥬얼이든.. 캐릭터의 멋진 대사나 행동.. 성격이든..
    캐릭을 맡은 배우의 혼신을 담은 열연이든... 모두 같을 수는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칠봉 캐릭터에 마음이 가게 되어 유연석 배우까지 궁금해지는 시청자였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나레기 커플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데 의심을 하지 않았어요..
    다만 감정이입이 되어 칠봉이 캐릭터가 안쓰럽게 느껴져서 마음으로 응원을 하기는 했지만요^^
    에필로그를 보면서 유연석 배우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 좋기는 하였지만
    응사 드라마에 푹 빠져 방송시간만을 기다려 온 입장에서는 역시 많이 아쉽더라구요^^
    콜님의 리뷰에 동감합니다..
    에필에서는 응사를 만든 여러 인물들의 더 다양한 이야기가 다루어 졌으면...
    열심히 달려오다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듯한 드라마의 아쉬움이 조금 더 달래졌으면...하구요..
    콜님 리뷰대로 드라마 흐름이 다른 캐릭터의 성장과정이 그랬듯 칠봉이의 결핍 부분에 대한 치유와 성장과정이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섬세히 다루어졌으면 아마 드라마가 끝난 후의 아쉬움이 덜했을테구요..^^

    다만 극 중의 캐릭터의 말과 행동, 성격, 에필로그 편집 내용까지
    작가와 제작진이 큰 축이 되어 만들어가는 것이니
    응사 전체 팬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한 제작진에게 섭섭하고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은 가지되
    응사를 예쁘게 그려내었던 캐릭터나 배우에 대한 원망은 조금은 접었으면 하구요..
    칠봉이 팬으로서 일부 칠봉이를 격렬히? 사랑한 팬 분들의 다소 편향된 멘트로
    칠봉 배우님까지도 안티가 늘어날까 소심한 마음에 걱정되네요^^

    쓰레기, 나정이, 칠봉이, 삼천포, 해태, 정대만, 빙그레....모두 우리가 사랑하잖아요^^
    응답하라 1994가 주었던 예쁜 추억으로 20년이 지난 2014도 힘차게 나아가요.. 우리 모두!!

    ** 리뷰에 댓글 다는 것도 처음이네요..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액체처럼 여러 사람이 두루뭉술 가지고 있는 떠나니는 느낌을
    잘 잡아서 잘 표현해 주는 콜님의 표현력이 놀랍습니다. 감사드려요^^

  • ㅇㅇ 2014.01.17 18:51 신고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에 리플을 남깁니다. 세달간의 응사가 끝난후에도 전 여전히 응사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네요.

    다름이 아니라 혹시 지난번에 잠깐 올리셨다 삭제하신 프로포즈신 리뷰를 다시 업로드 해주실 수 있나 궁금해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 에필시선 공감 2014.01.19 21:34 신고

    응사 끝난지 한달 가까와 오네요.
    콜님 덕분에 응사를 더 이해 할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다시보기 1회부터 서서히 봐오다 오늘 에필2까지 복습했는데...
    18회~에필2까지는 여전히 힘드네요 ㅋㅋ
    잘 항해하던 배가 갑자기 산으로 주구장창 가는 느낌?

    저번주 끝난 꽃보다 누나의 에플로그를 보다가...
    아~에필 참 잘만들었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응사의 에필1.2는 정말 이해하기가 힘든 구성, 편집이네요.
    콜님이 에필에 관한 중심 잘 잡아 주셔서 그나마 위로받습니다~

  • 짜증난다 2014.01.21 03:31 신고

    아..진짜 이런 사람들은 제발 티비 좀 안봤음 좋겠다
    무슨 태클을 못걸어서 발정난 사람처럼 머든 트집잡을 궁리만 하는 사람같다
    그냥 드라마를 드라마로 보면 될걸 혼자 시나리오를 쓰고 쇼를 하네
    제작진이 멀 상처를 입혔다는건지 멀 사죄하고 있다는건지
    드라마에 너무 빠져 현실 구분이 안되고 정신이 이상해진거 같은데
    병원가봐요

    • ㅊㅈ아웃 2014.01.21 13:26 신고

      여기서 물 흐리지 말고 너나 병원 가셈

    • 웃기네요. 2014.01.28 19:44 신고

      남의 개인적 블로그에와서까지 이지랄들이니 참 가소롭고 애잔하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 저런광팬 싫어요 2014.02.04 18:44 신고

      아, 이런 사람 짜증난다. 드라마가 끝난지 한달 가까이 지나서까지 일부러 남의 블로그까지 찾아와서 행패부리는 이런 칠봉광팬들 때문에 칠봉팬들이 욕먹는거 모르시나? 에필로그 1,2는 칠봉팬 말고는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 하는 회차였으니 저런 악성댓글을 쓴 사람이 누구 팬인지는 다 알수있는 건데... 저렇게 하면 지네 배우에게 오히려 해가 간다는 것도 모르는 님은 하수네요. 응사팬들이 님의 글을 보고 퍽이나 공감하고 칠봉이, 나아가 유연석을 좋아도 하겠네요. 그 배우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릴뿐.. 자연자득이죠

  • 케이블 수준에 머무르는 TVN 2014.03.21 08:46 신고

    제일 어이없었던거는 에필 1에서 배우진 소개때 자막에 고아라씨 유연석씨 정우!!???? 둘한테는 친절하게 "씨"를 붙이고 한 배우한테는 존칭을 빼버린 거,,,, 그리고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듯이 한 캐릭에 대한 에피소드 몰빵 때문에 공홈에다 또 전화로 시정 요구 한걸로 아는데 에필 2에서 전혀 고려가 안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CJ는 소통을 거부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 걸 가장 큰 성과로 여기는 MB같은 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시청자가 만들어 내는 의견을 깡그리 무시할 수 있는 오만한 CJ라는 사실을 널리 널리 알리게 된 걸 감사하는듯 ... 삼성에서 떨어져 나와서 그런지 주인공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열일곱에 처음 만난 친구는 스물일곱에 다시 만나도 열일곱 같다. 연예인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어른의 사랑을 논하는 정준이 여태껏 낯설다. 하지만 고아라는 다르다. 내 첫인상의 고아라는 분명 교복 입은 소녀였지만 내가 그녀에게서 옥림이를 지우지 못했던 건 단순히 아역의 틀을 벗어나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숱한 청소년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주역의 책임감을 가진 배우였다. 귀여운 맛에. 그리고 풋풋한 맛에 조금은 묻어갔던 교실의 소녀 하나가 아니라 옥림이 그리고 고아라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드라마를 이끌어간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단 말이다.

나는 아직도 그녀를 처음 만난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어느 주말이었나. 초경 축하 케이크를 받으며 어찌할 줄 모르는 옥림이의 얼굴 속 반올림 홍보 영상을.

 

 

아역의 성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 시청자의 선입견 때문에 그들이 고민하는 것은 여전히 동안인 얼굴이나 유년시절의 괴리감 때문이다. 하지만 고아라의 고민은 성장하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미성년을 벗어난 고아라는 마치 고치를 벗은 나비와도 같았으니까.

 

조금은 의무감이 섞인 모호한 마음으로 지켜본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나는 아이러니한 감정으로 애석해했다. 이건 너무 지나치게 예쁘다고. 유리알처럼 반짝이는 그녀의 회갈색 눈동자와 신기하리만큼 조그마한 얼굴. 특수효과를 입힌 엘프 같았다. 때론 술집 작부마저 담아내야 할 배우의 그릇이 이미 차고 넘치게 완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너무나 튀는 얼굴이었다.


 

 

결국 반올림을 벗어난 고아라의 라이벌은 또래의 여배우가 아닌 그녀 자신이었다. 배우의 출발부터 너무나 완성형인 캐릭터를 가졌고 제3의 인물을 덧씌워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완벽한 외모.

 

응답하라 1994의 제작자 신원호 피디와 이우정 작가와의 오디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옥림이의 덫을 토로하는 그녀의 과거를 바라보며 서글프리만큼 안쓰러운 감동이 밀려왔다. 벌써 10년째 경주 중인 고아라 그리고 옥림이의 대결.

 

우리가 옥림이를 사랑하는 만큼 그 누구보다 옥림이를 안아주고 싶었을 고아라. 완전하게 그녀를 사랑하고 싶어서 이 서글픈 경주를 멈출 수가 없었다. 데드라인에서 허덕일 때 구원투수가 되어 그녀의 배턴을 터치해준 제3의 인물, 그녀는 바로 성나정이었다.

 

 

 

많은 이들이 배우 고아라의 미덕은 김재준을 사랑하는 얼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내가 감탄한 고아라의 연기는 그 김재준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성나정의 사랑스러움이었다. 정우가 표현한 김재준이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고아라가 표현한 성나정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스무 살의 사랑 그 자체였다.

 

신촌 하숙의 구성원들이 마치 체스 말처럼 제각기 청춘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중 성나정이 맡은 역할은 공주님, 즉 사랑을 받는 사람이었다. 소중한 사람에게서 사랑을 듬뿍 받은 소녀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는가를 고아라는 연기로 실현해 보였다.

 

동경하는 이상민 오빠야를 쫓아 어림도 없던 명문 대학의 합격증을 따낸 의지의 아이콘 성나정. 그렇게 포문을 연 ‘사랑의 기적’은 그대로 인생의 테마송이 되었다. 꿈과 기적 그리고 사랑을 상징하는 성나정의 판타지는 고아라의 애틋한 연기 위에서 빛을 발했다.

 

 

 

심장을 저미는 스무 살의 열병으로 김재준 덕분에 웃고 김재준 때문에 울던 어느 날. 엠티에서조차 오빠 생각에 전화기를 붙들고 칭얼거려봤다가 회신 없는 호출기 하나로 쿵- 내려앉은 너를 향한 마음. 서러움이 북받치던 그 날 아침 산책길 위에 마치 마법처럼 나타난 오빠의 얼굴.

 

그러니 사탕을 싣고 떠난 그가 그대로 화이트데이 선물을 내게 안기며 밤을 새우지 않고 돌아왔다는 사실은 나를 울렸다 다시 웃길 수밖에. 온 신경이 첫사랑에게 꽂힌 이 귀여운 소녀의 꾸밈없는 희로애락은 고아라의 생동감 넘치는 표현력으로 완성되어 시청자를 또한 웃기고 울렸다.

 

그리고 이다음. 원망스러운 음성메시지 속 오빠의 이별이라는 희망을 발견한 순간. 얹혔던 속이 한달음에 내려간 성나정은 기쁨을 감추지 못해 오빠를 쫓아와 고백 아닌 고백을 전한다. “오빠야.”하고 부르면 “와.”라고 대답하고 “오빠.”라고 지그시 속삭이면 곧 다정스런 “왜.”로 회답해주는 이 사람.

 

 

 

내가 지금 얼마나 큰 환희에 들떠있는지 그리고 오빠가 내게 얼마나 사랑스러운 사람인지를 설명해주고 싶어 안달이 났던 나정은 입을 달싹이며 한참을 우물거리다가 손바닥을 조심스레 꼬물거리며 최초의 러브 사인을 보낸다. “잘 자.” 고마워. 그리고 좋아해를 함축한 이 한마디. 그 순간의 성나정은 정말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이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러브 사인에 최고의 미소를 보여주며 “오-야.” 라고 화답했던 재준은 그녀와 정식으로 사귄 이후에도 몇 번이나 이 사랑스러운 러브 사인을 흉내 내곤 했었다. 네가 그때 얼마나 사랑스러웠는가를 설명해주듯. 그리고 이 장면은 내가 처음으로 성나정에게 반한 순간이기도 했다. 고아라는 사랑에 빠진 여자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가를 그녀의 연기력으로 설득시켰다.

 

 

 

기특함이 반절 섞인 고아라의 연기에 명치를 맞은 듯 충격을 받은 순간이 있었다. 13회. 혹여 그를 잃을까 불안감에 회피했던 오빠의 선택을 두 팔 벌려 받아들였던 승부사 성나정. 그저 이렇게 안아만 달라고 했던 내 짝사랑이 탈선이 아님을 확인받고 싶었을 뿐이었다. 저렇게 근사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날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갖고 있었지만, 결과는 기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나정의 사랑은 짝사랑이 아니었으니까.

 

순간 나정은 어쩌면 이 사람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공포에 몸서리를 친다. 그 지독했던 짝사랑의 역사를 돌이켜보던 그녀는 슬며시 밀려오는 두려움에 기쁨을 맞아들일 준비조차 갖추지 못했다. “정아. 오빠 바바.” 오빠의 목소리가 사무치게 다정해서 그녀는 그 순간이 더욱 슬퍼졌다. “야. 임마. 니 지금 우나.” 어깨를 끌어당기는 오빠의 손길에 고아라가 표현한 나정의 감정은 내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건 분명 서러움이었다.

 

 

 

오빠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또한 원망스러웠다. 왜 나를 홀로 사랑하게 내버려두었느냐고. 달래주면 오히려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아이처럼 나정은 이제 연인의 목소리를 하고 나를 달래주는 오빠에게 마음껏 응석을 부리고 싶었다. 응석을 부리듯 칭얼대는 고아라의 눈물 연기는 그녀가 이 캐릭터에 얼마나 동화되어 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쩌면 한 배우가 평생을 연기해도 갖지 못할 완성형 캐릭터를 이미 시작부터 거머쥐었던 고아라. 그것은 축복이자 또한 짐이었다. 판타지처럼 아득했던 사랑을 사랑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완성한 성나정처럼 그녀는 성나정을 통해 비로소 옥림이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그것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사랑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것은 고아라의 기적이었다.

 

 

 

그녀의 연기를 돌이켜보며 새삼 놀라운 사실에 눈을 떴다. 응답하라 1994를 보면서 단 한 번도 고아라의 눈동자를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의 얼굴이 클로즈업될 때마다 아름다운 회갈색 눈동자를 찬미하던 나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고아라의 눈동자가 아닌 성나정의 눈동자를 봤다. 사랑에 빠진 여자의 눈동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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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는여인 2014.01.05 11:09 신고

    고아라가 연기한 성나정은 정말이지 최고로사랑스러운 여주 였어요 수많은 드라마를 봤지만 그 드라마들중에 이렇게 사랑스럽고 이쁜 여주인공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고아라가 연기하는 성나정이 아니라 그냥 성나정이 되어있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참 많은 장면에서 나정이가 사랑스러웠지만 최고로 사랑스러워 보였던건 프로포즈씬에서 행복에겨워 웃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답니다 그 모습을 보는데 어찌 저 여자를 사랑하지 않을수 있을까 라고 감탄이 나왔어요 같은여자인 제가 봐도 사랑스러워 미치겠는데 말이죠ㅎㅎ 정말이지 사랑할수밖에없는 고아라=성나정 제게 응사는 역대급 남주와 역대급 여주가 만들어준 역대급 드라마에요 배우들에게 제작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할뿐입니다ㅎㅎ
    리뷰 감사히 잘 읽었어요~~

  • 나랑해 2014.01.05 11:32 신고

    정말 고아라가 아니면 누가 성나정을 연기했을까 싶을정도로 사랑에 빠진 연기를 너무 잘 해주었죠.
    앞으로 가장 기대가 되는 여배우에요

  • 시현 2014.01.05 12:15 신고

    좀 개인적인 감상으로 옥림이란 배역이 사실 어찌보면 10대의 성나정이라고 할수 있죠 .
    1994에서 성나서정은 20대 옥림이 그 나이대 여자가 보여줄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며, 가장 판타지 스러운 캐릭을 다 연기 하게 되었죠. 옥림이 때의 연기력과 성나정을 연기할때의 연기력은 연기자로 성장한 것을 보여준 좋은 계기가 되었구요.
    문제는 옥림이보다 성나정이란 배역이 시청자층 분포도라고 생각합니다. 옥림이는 어찌보면 그 당시 10대를 위한 캐릭이었다면 성나정은 10~40대까지 나도 저런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10~20대와 아 나도 저런 사랑을 해었지 하는 30~40대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켜 오히려 더 큰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기대치가 달라진거죠 .. 앞으로 할 모든 배역에서 성나정과 비교 될것이며, 어찌보면 옥림이 때보다 더 할수도 있다고 봅니다. 옥림이는 본인 스스로가 말하듯 큰 산 이었지만, 이젠 시청자들에겐 성나정이란 캐릭을 심어 넣어 비교도 할수 없는 큰 산맥 줄기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산맥을 하나 하나 힘겹게 오르락 내리락 하며 넘을지, 주위를 맴돌지, 비행기를 타고 끝자락에 한번에 도달할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네요. ㅎㅎ

    항상 좋은 리뷰를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라마 하나에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것도 닥터콜님의 리뷰가 있어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 가로수 2014.01.05 14:36 신고

    나정이의 눈물 삼종셋트 (14, 17, 21회) 를 아름답게 리뷰해주신것 땡큐!!!

  • 첫사랑 2014.01.05 15:13 신고

    끝나도 끝난게 아닌 응사. 그건 닥터콜님의 리뷰가 있기 때문이죠. 반올림을 보지 않았던 저로써는 옥림이에 대한 향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예쁜 배우(고아라 외에도 몇명이 있죠?) 중의 한 사람이었던 고아라 대한 선입견이 있었고, 응사를 처음 선택할 때 고민을 했었더랬죠. 그저 성시원의 아류로 어설픈 사투리에 고함만 빽빽 질러대는 예쁜 경상도 가시내 코스프레를 하고 나오진 않을까? 그녀에게 돌린 1-2분의 시간이라도 낭비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러나 그 우려는 쓰레기와 머리채를 휘어잡는 그 순간 증발해버렸습니다. 그 드라마를 선택한 저의 선택도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ㅎㅎ 행복합니다. 아주 많이. 첫사랑을 대신 이뤄준 성나정에게, 그리고 쓰레기에게.

  • 넌버원 2014.01.05 15:15 신고

    ㅠㅠㅠ

  • ㅇㅇ 2014.01.05 15:22 신고

    엠티씬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이유가 짝사랑하는 나정이 입장에 감정이입이 되면서 순간 서러움이 북박쳐 올랐는데 그걸 고아라가 너무 표현을 잘하더라구요. 레스토랑에서 울던 장면도 그렇고 저런 세밀한 감정연기가 참 좋아요.

  • 넌버원 2014.01.05 15:27 신고

    고아라씨의 연기를 한번도 본적이 없는 저로써는... 그냥 쩡아를 보는 것이 그냥 신선하다는 느낌 그자체였고..와우..저런 쩡아를 사랑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할정도로 저또한 사랑하게 되더라구요..쓰레기의 연기가 빛났던 것은 아마도 쩡아의 사랑스러움과 맞물려서 더욱 아름답게 보였으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저또한 프로포즈의 성나정을 보고,정말 나정이가 저렇게 이뻤었구나..하구 한번더 감탄을 하게 되더라구요..

    어쨌든, 2014년에 고아라씨와 정우씨의 행보에 관심을 여전히 갖는 것은, 응사를 보내고 싶지 않으면서도 또한편으론 두사람의 더 멋진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겠지요?

    닥터콜님의 또다른 리뷰 기대해 봅니다... 감사..감사..

  • 박지혜 2014.01.05 18:35 신고

    너무 사랑스런 아이였어요 왜 나는 저때에 저럴수없었을까 안타까워하고 부러워하면서 감정이입되었었죠ㅋㅋ

  • 우와 2014.01.05 20:42 신고

    마지막 문구가 정말 공감되내요
    다시 생각해보니 고아라의 유리알 같은 눈동자가 아니라
    사랑에 빠진 나정이의 눈빛을 보고 있었내요
    고아라가 정말 연기로 제 마음을 사로잡았다는걸 단적으로 딱 알게해주시내요ㅠㅠ
    응사는 캐릭터의 성장이 참 매력있는 드라마였는데 알고보니
    캐릭터 만큼 배우들도 성장하고 달라졌군요 리뷰 감사합니다~

  • 정현미 2014.01.05 20:55 신고

    응사를 보며 정우님에게 빠져 다른 건 생각 못했는데 다시 한회한회를 보며 사랑스런 나정이가 다시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모든 인물들이 그립고 아직도 전 응사에 빠져 있네요. 잊지 않고 리뷰 남겨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 정영애 2014.01.05 21:30 신고

    초반에 정우씨의 열애때문에 쓰레기를 볼때면 그녀가 자꾸 떠올라 몰입 안되 그녀를 좀 원망도 했어요 응사의 나레기팬들을 위새서라도 라스에 나와서 정우씨 얘기는 안했으면했었는데 ...근데 어느 순간 나정의 사랑스러움 때문인지 쓰레기옆은 나정아닌 사람은 생각할수가 없더구요 고아라는 어디가고 나정이만 존재하게 만든 그녀의 연기력에 감탄하며 아직도 어딘가에서 오빠야하며 재준과 잘살고 있을것같은 ^^

  • 씨레기오퐈 2014.01.05 21:30 신고

    여전히 멋진 리뷰에요^^
    응사가 낕나도 콜님의 리뷰를 보고 또보고..응사를 보고또보고..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 라나랭 2014.01.05 23:39 신고

    1.고아라의 트라우마는 약간 방향을 잘못 잡은것 같네요. 실제로 그동안 출연한 다른 작품에서 충분히 이전 옥림이의 이미지는 지워버렸다고 봅니다. 다만 그 작품들이 하나같이 대중성이 모자라서 잘 알려지지 않은 거죠. 페이스메이커에서, 또 파파에서도 그녀의 연기는 이전 옥림이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었습니다. 즉 고아라의 트라우마가 가진 정체는 반올림 이상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작품의 출연이 없었다는 것인데..이제 두번째 흥행작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 트라우마는 어쨋든 치유되겠네요 ^^
    2.위에 시현님 말씀에 동감하는게, 아직도 엽기녀인 전지현이나 아직도 삼순이인 김선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빅히트작에 한번 출연하고 나면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데서 자유로운 배우는 전도연이나 송강호 한석규 같은 대배우들 밖에 없지요. 더구나, 고아라 양은 워낙 예뻐서
    연기보다도 얼굴이 먼저 보이니 뭘 연기해도 고아라로 보이든지 아니면 성나정으로 보이든지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도 연기를 잘하지만, 지금보다 더욱 갈고 닦아서 전도연같은 연기력을 갖추게 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
    3.결론적으로, 고아라는 두번째 흥행작을 가짐으로써 옥림이에서도 벗어나고, 국민적인 사랑을 얻게 되었지만, 사실은 이제부터 시작인 겁니다. 더구나 응답하라의 흥행은 고아라의 공이 크긴 하지만, 고아라의 역량이 결정적인 요인은 아닙니다.(다른 배우들과..작가들, 감독의 역량도 대단했죠) 위에 언급한 전도연 송강호 한석규 같은 배우가 되어, 스스로의 다채로운 캐릭터로 흥행을 손수 이끌어낼 수 있어야 비로소 스스로의 이미지에 갇히지 않는 배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레벨의 배우가 될 수 있는 기회자체도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데, 다행히도 고아라양은 이제 그 첫 끈을 잡았습니다. 행복 끝 고생시작이죠^^
    4. 다른 길도 있습니다. 별그대의 전지현이나 그겨울의 송혜교처럼 얼굴만 보고있어도 어느새 드라마 러닝타임이 끝나버리는 경험을 시켜주는 배우가 될 수도 있겠죠. 나정이의 사랑스러움이라면 둘의 뒤를 이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전도연의 길이냐, 전지현 송혜교의 길이냐, 둘 다 가능해보이는 고아라 양의 미래를 지켜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할 것 같네요^^

    • 2014.01.06 13:00 신고

      옥림이에 대한 트라우마는 사실 여러가지 복합적이라 본인이 가장 잘 알겠죠 ㅎㅎ 저희는 항상 주위에서 하는 애기로 추측만 할뿐 ㅎㅎ
      연기에 대해선 페이스 메이커에서 보여 주었듯이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게 보이죠. 작품이 흥행을 못하고 비중이 작아서 문제 였지만, 성나정으로 살아 갈지 배우 고아라로 살아 갈지는 다음 작품으로 알수 있겠지구요 . 행복 끝 고생 시작이란 말이 확 와닿는게 응사를 찍으며 행복 했겠지만 그 이후 이제부터는 또다시 고통의 시작이 될거 같습니다 ㅎㅎ

  • azure 2014.01.06 02:03 신고

    나정이의 사랑이 반짝반짝하던 3화는 참 가슴벅찰 정도로 아름답고 설레었어요.
    전 3화부터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기에,
    처음부터 사랑스런 나정이에 감정이입되어 울고 웃으며 이 드라마를 보았지요...
    제가 사랑하는 나정이에 대한 리뷰를 써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고아라가 아니면 누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나정이를 100% 나정이로 표현해내었을까 싶어요.
    오늘밤 3화를 다시한번 보고 사랑스런 나정이를 눈에 담은 후 잠자리에 들어야겠어요...

  • 미녀썰레나 2014.01.07 00:34 신고

    쓰레기오빠에게 넘치는키스로 화답받은후의 스파게띠씬. 진짜 딱! 그서러움이란 표현 너무 맘에 와닿았습니다 왜 여태 날 그리애타게했나 원망과 이젠 맘껏 응석을부려도되는 안도감 그간에쌓인 서러움과 믿기지않는 행복이 응축되어 폭발한듯한 그눈물. 극초반에는 정우에비해 오바하는듯한 느낌이 약간은 아쉬웠지만 회를거듭하면서 김재준의 사랑을받을수밖에 없었던 성나정을 본것같습니다 프로포즈를받던 그표정은 사랑의환희의 정점에서 찾을수있는 정말 딱 그런표정이었어요 그래서 쓰레기도울고 쩡이도울고 몇번이나돌려보던 나도울고 그랬나봅니다^^

  • 2014.01.10 02:56

    비밀댓글입니다

  • azure 2014.01.25 22:45 신고

    "잘 자" '이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러브 사인에 최고의 미소를 보여주며 “오-야.” 라고 화답했던 재준은 그녀와 정식으로 사귄 이후에도 몇 번이나 이 사랑스러운 러브 사인을 흉내 내곤 했었다.'라고 쓰신 닥터콜님 리뷰... 참 설레었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준이의 반복된 "잘자" 가 애드립이란거 아세요? 15화 대본에 안 나오는거 있죠... 충격받았답니다. 정우가 완전히 재준이에게 빙의되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 오. 흥미롭네요. 정우 자신이 감이 좋은 배우이기도 하겠지만 쓰레기라는 캐릭터가 운명적으로 정우를 끌어당긴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언젠가 이 드라마에서 키워드처럼 쓰였던 노래 마법의 성의 모티브가 된 게임 페르시아 왕자를 토대로 리뷰를 작성했었는데요. 저는 페르시아 왕자를 김재준이라고 해석했습니다만 사실 이 드라마에서 재준의 포지션은 왕자가 아니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에서 페르시아 왕자는 또 진짜 왕자가 아니거든요. 그의 아버지는 지방의 부유한 상인이셨어요. 지방 부호의 아들, 바로 김재준이잖아요. 물론 제작진이 이런 부분까지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테지만 희한하게 닮아있는 디테일을 보며 정말 운명적인 만남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 레기퐈 2014.02.01 19:04 신고

    <응사>에선 몇 화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나정이에게 '잘~자~'라면서 손을 흔드는 장면은 애드리브였다. (실제로 손을 흔들어 보이며) 나정이가 쓰레기에게 그렇게 손을 흔드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내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내 기억에 남았으면 시청자 기억에도 남았겠다 싶었다. 쓰레기가 그걸 기억하고 똑같이 따라해 보인다는 느낌으로…연인의 소소함, 그런 케미가 증폭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정우의 최근 인터뷰. 정우라는 배우, 닥터콜님의 리뷰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동이 더해져요^^

  • 2014.02.03 14:52 신고

    정우의 잘자~에 대한 해석과 닥터콜님의 해석이 일치하는 걸 보니 정말 놀랍기 그지 없네요!

일본의 국민적 아이돌 나카이 마사히로주연의 하얀 그림자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전도유망했던 천재 외과의사 나오에 요스케. 그에게 연민을 느끼는 봄빛 같은 간호사 시무라 노리코. 고독하고 위험한 어른 남자와 소녀의 미소를 가진 사랑스러운 여자의……. 즉 의학드라마를 빙자한 최루성 멜로물이죠. 1973년의 소설 무영등을 리메이크한데다 드라마 또한 10년을 훌쩍 넘긴 고전이라 이야기의 뼈대는 그저 낡고 신파적입니다.

신기한 것은 이토록 낡아빠진 서사 위에서 가공할만한 흡인력으로 관객을 빨아들이는 나오에 요스케의 마력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오에 요스케가 매력적인 것이 아니라 나오에 요스케를 연기하는 배우의 마력이죠. 한마디로 이 드라마는 스토리나 캐릭터가 아닌 배우의 연기, 아니 캐릭터에 투영된 배우의 이면이 이 앞날이 불투명한 최루성 멜로의 구원이 되어줬던 셈입니다. 배우가 캐릭터인지. 그 캐릭터가 배우인지를 사고하게 하는 캐스팅.

 

 

좋은 배우를 발견하고 나면 그에게 어울리는 차기작을 공상하는 것이 일종의 낙입니다. 응답하라 1994가 막을 내리고 후유증을 달래듯 그의 차기작을 상상해보곤 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성나정의 남편 찾기가 아니다. 그의 이름을 찾는 것이다. 제작진의 기획의도를 그대로 실현해 보인 배우 정우의 연기. 오빠 태훈의 그림자와 인형의 기사 쓰레기의 금기를 깨부수며 온전한 김재준으로서 그녀를 갖는 과정은 기존의 드라마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시도였죠.

 

 

 

새삼 아찔해지는 제작진의 이 무모한 도전은 배우 정우를 캐스팅한 순간 이미 9할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하얀 그림자에서 나카이 마사히로를 선택한 감독의 선구안처럼요.

 

이 무거운 드라마 하얀 그림자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나카이 마사히로라는 사실에 대부분의 일본인은 기함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카이는 단 1분의 진지한 분위기조차 참아내지 못해서 장난을 치는, 그야말로 천상 예능인이었으니까요. 스맙은 예능 전문 아이돌의 효시를 이끈 그룹이고 특히 리더 나카이는 일본 최고의 사회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탁월한 예능 감각이 돋보이는 사람이었죠. 시청자에게 각인된 그의 이미지는 밝고 유쾌하며 장난스러운 소년의 이미지가 9할이었습니다.

 

 

 

실제로 무영등의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는 이런 나카이 마사히로가 자신의 나오에를 연기하게 됐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못마땅했던 모양인지 그의 장난을 두 번이나 무시하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종영되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입장은 천양지차였죠. 이 와타나베 준이치가 나카이의 손을 붙잡고 사과를 하게 되었으니까요.

 

우려를 뒤엎고 이 드라마는 폭발적인 인기를 거두었으며 성공을 이끈 요인은 나오에에 투영된 나카이의 매력이었습니다. 장난스러운 분위기 아래 감춰져 있던 나카이의 고독하고 매력적인 어른남자의 이면이 9할의 불안을 봉쇄하는 1할의 마력이었던 셈이죠.

 

 

 

응답하라 1994 또한 이 전설 같은 캐스팅의 역사를 실현한 드라마입니다. 이미 연기 잘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선입견이라는 장애물은 쉽사리 깰 수 없는 벽이었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그가 의사 가운을 입고 순정만화의 앵글 속으로 걸어 들어가 멜로의 눈빛으로 프레임을 압도할 줄이야. 마치 정우 연기의 스펙트럼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제작진이 쏘아댄 그 무수한 장르의 홍수라니. 휴먼드라마, 성장드라마, 시트콤과 멜로 거기다 의학드라마까지 거침없이 소화해내는 정우를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더군요.

 

하얀 그림자의 감독은 생뚱맞게도 예능 프로그램의 나카이 마사히로에서 캐스팅의 영감을 얻게 됩니다. 녹화 당시엔 진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었던 나카이가 카메라의 불이 꺼지자 순간 드러낸 고독의 체취. 그것이 바로 나오에 요스케를 떠올리게 한 힘이었죠.

 

 

 

 

재준이는 어른이다.” 드라마 마지막 회에서 나정의 엄마가 밝힌 이 고백은 결국 응답하라 1994의 김재준을 함축한 문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소년의 나이에 소녀의 결핍은 물론 한 가족의 결핍을 채워준 사려 깊은 어른, 김재준. 문득 사무치는 것은 이것이 결국 정우가 지향하는 삶의 목표라는 점입니다. 정우의 자전적 영화 바람에서 그의 바람(Wish)은 좋은 어른이 되어달라는 아버지의 바람을 이루는 것이었으니까요. 영화 바람이 Wind가 아닌 Wish인 이유죠.

 

 

무분별한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의 홍수를 못마땅해 하면서도 그의 차기작을 40년 전의 최루성 멜로에서 떠올려 보는 건 마치 평행이론처럼 닮은 두 사람의 캐스팅 계기와 캐릭터에 배우를 투영하게 하는 마력 때문인가 봅니다. 나카이 외의 누구도 소화해낼 수 없는 배역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응답하라 1994로 연기폭의 넓이를 충분히 설명해 보인 정우이기에 처음으로 그를 대신한 누군가를 떠올려 보게 되는군요.

 

사무치는 외로움의 공기나 특유의 나른함. 그리고 외면할 수 없는 슬픔의 깊이까지. 위험하면서도 애틋한 어른남자의 매력을 갖춘 나오에 요스케를 그 말고 누가 또 연기해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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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피카피룸룸 2014.01.04 10:16 신고

    하얀그림자 꼭 봐야겠네요...!!

    배우 정우로 행복했고 콜님의 리뷰로 그 행복이 배가 되었습니다.

    이제 응사를 보내야 할텐데...
    방법을 모르겠네요 ㅜㅜ

    다음 정우 배우님의 작품도 리뷰 해주세요~~ 플리즈!!

  • 무명소저 2014.01.04 10:20 신고

    리뷰 많이 기다렸었어요..^^
    님 덕분에,,응사와 배우 정우를 더 깊이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응사는 끝났지만,,먹먹함과 아련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네요.
    콜님 리뷰도 자주 찾아오겠습니다...

  • 피쳐링 2014.01.04 10:27 신고

    응사 다시보면서 정우가 김재준역을안했다면 이렇게 흥행했을까 싶어져요 저는 비자영웅드라마를 잼있게봐서인지 주유민역이나 초반에잠깐출현했던 왕전일역을하면 참좋을꺼같아요

  • 라니야 2014.01.04 10:31 신고

    95학번으로 평생 드라마에 빠진것도 처음이고..
    드라마 끝난지 벌써 일주일이 넘어가는데도 아직 거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헤메는 중이고..
    평생 처음으로 연예인 갤러리라는것에도 들어가보게 하고..여튼..
    여러모로 저한텐 평생 기억될만한 배우임엔 틀림없네요..^^

    • 선우 2014.01.04 16:05 신고

      저두 그래요..다들 정신좀 차리라고 하네요...갤러리에서 나오는...정신뼝자ㅡㅡ

  • 꿈꾸는여인 2014.01.04 10:35 신고

    응사는 정우라는 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인것같아서 진심 제작진들에게 감사할뿐이랍니다 이런 배우를 알수 있게 해주다니요 저는 응사를 보는 내내 작가와 감독이 정우에게 판을 벌려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 였어요 내가 판 벌려줄테니 너 하고픈 대로 해봐 라는 느낌이요 정말이지 차기작이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저는 정우가 연기하면서 보여주는 제스쳐들이 너무너무 좋습니다 지금껏 지내면서 남자배우의 제스쳐에 이렇게 매력을 느껴본적이 처음이에요 오늘 감독님의 인터뷰중에 배우의 작은 손짓이나 말투를 자세하 관찰하고 그것을 캐릭터에 덧입혀 캐릭터와 배우간의 틈새를 좁힌다고 하시더라구요 정말이지 감탄이 나왔답니다 아! 이래서 쓰레기에 제스쳐에 이렇개 매력이 느껴지는구나 싶은것이요 살짝 두렵기까지 한답니다 정우라는 배우의 매력때문에요 ㅎㅎ 콜님의 글을 엄청 공감하며 읽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살짝 늦은감이 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좋은 글들 부탁드려요^^

  • 저도 느와르같은영화을 했으면 하는팬입니다
    닥터콜님처럼무간도나 저는열혈남아같은 정우님보면서 늘열혈남아유더화가상가납습니다 흰티가잘어울리는것처럼 꼭영화화면에서만나고싶은배우ㅇㅂ니다

    • 무지개통통 2014.01.04 15:35 신고

      헉.. 열혈남아 저도 한표. 흰티에 밴드붙이고 담배무는 그 씬. 기대됩니다!

  • 선우 2014.01.04 16:03 신고

    콜박사님~~^^ 마지막회에서 나정이의 심리,택시서 울고 쓰레기를 치면서 울던 그 심리를
    글로서 한번 보고싶어요... 마음으로는 이해가 가는데...좀더 그 심리를 글로서 보고 이해해 보고싶네요...그 장면을 열번도 더 돌려보는데 콜님의 부연 설명을 듣고싶어요

  • 헤일로 2014.01.04 16:10 신고

    짱! ^^

  • 귀걸이 2014.01.04 18:06 신고

    다소, 이현령비현령

  • 첫사랑 2014.01.04 21:59 신고

    쓰레기는 어른이다. 깊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응칠이 성시원의 성장기라면, 응사는 나정보다는 상실을 경험한 한 가족을 끌어안는 한 남자의 성장기라고 생각해요. 베푸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알았던 그가 함께 아파하는 것도 사랑의 일부임을 알고 사랑을 완성시켜 나가는, 진정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드라마, 너무 멋집니다.
    콜님의 리뷰가 응사가 멋져보이게 하는데 한몫 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죠!! ^^

  • rb 2014.01.05 01:35 신고

    이렇게 멋진 어른을 어떻게 떠나 보내죠? 후 심란합니다 ㅠㅠ

  • 정현미 2014.01.05 20:58 신고

    쓰레기는 어른이다. 정말 이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어요. 정말 피디의 정우 사랑 드라마를 보며 느끼고 또 느끼는 요즘 입니다. 리뷰 너무 잘 읽었습니다. 닥터콜님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으네요.

  • 2014.01.06 12:53 신고

    하얀그림자에서 나카이 연기의 완성은 노리코 연기를 한 다케우치 유코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그 배역의 곁을 형성하는 다른 연기자들과의 궁합도 중요한데요. 정우가 어른 김재준을 완성할 수 있었던 데는 성나정, 고아라의 연기도 한 몫 했다고 봅니다. 아...정말 이 둘을 어떻게 떠나 보내야 하나... 앓이는 대중들이 하고 연기자들은 이 상실감을 빨리 끝내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2014.01.09 05:40 신고

    와 진짜 닥터콜님 리뷰는 읽을때마다 감탄하게 되네요. 공감가는게 정말 많아요! 좋은 리뷰 잘 읽고갑니다~

  • 피톤치드 2014.01.13 10:54 신고

    꽤 멋진 어른이 되셨죠~~~^^보는 우린 좋고^^

  • 국내최초 응답하라1994 블루레이가 출시된다네요ㅋㅋ알고계실지 모르겠지만 남겨봅니다~~히히

  • ㅇㅇ 2014.03.12 12:24 신고

    여기주소가 안먹히네요ㅠ다음까페 dvdreply1994 가격도 괜찮고 무삭제판이라 재준이랑 빙그레 병원옥상씬 삭제된것도 포함이라네요ㅋㅋ

    • 아. 가입해야 하나봐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이웃이신 즈라더님이 응답하라 1994가 드라마 최초 블루레이 출시라던데 많이 기대가 되네요.

  • ㅇㅇ 2014.03.14 22:30 신고

    오랜만에 리뷰 다시 읽으러왔다가 닥터콜님 댓글 보고 댓글 남겨요 ^^ 이제 응사 블루레이 한정 수량이 130개정도 밖에 안 남아서요, 구입의사가 있으신 거라면 서두르셔야 될 거 같아요! 리뷰도 잘 보고 가요^^

  • ll 2014.03.16 13:22 신고

    오랫만에 정우의 근황이 궁금해서 검색했더니 간만에 닥터콜님 글이 떠서 너무 반가웠어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시지 않으시네요..
    오랜 향수병과 같은 드라마였어요.
    블루레이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 피아 2014.05.15 18:45 신고

    18회 이후 20회에 이르기까지 염치도 없이 행해지던 낚시질에 화가나 이 사람들 만드는 작품은 다시는 뒤도 안돌아보겠다 했지만 응사이후 조연으로 나왔던 정우의 전작들을 보면서 느끼게 된것은 응사 제작진, 특히 감독이 극중 캐릭터를 통해 배우 정우가 마음껏 자신의 매력을 펼쳐보일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주었구나 하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들더군요. 배우가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못지않게 좋은 연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믿어주고 밀어주는 좋은 감독을 만나는 것도 행운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배우 자신의 연기력이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겠지만요. 영화 쎄시봉에서의 오근태는 어떤 치명적 매력을 가진 캐릭터일지 궁금하지만 좋은 드라마에서도 배우 정우가 가진 매력을 극대화 해줄 수 있는 감독/작가와 좋은 작품에서 꼭 만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늘 좋은 리뷰 감사드려요.

2013년에서 그들은 그대로인 것처럼 변해있는데 그럼에도 유독 두드러진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윤진과 칠봉이죠. 94년도에서, 이혼 이야기에 떠들썩한 아이들을 보고도 싫은 소리 한번 못하던 칠봉일 보면 이질감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라리 2013년의, 상냥한 서울 남자 스타일을 버린 칠봉이가 오히려 보기 편하더군요.


 

하숙집 친구들과 이별을 나누는 과정에도 그들과의 헤어짐은 아랑곳없이 오로지 나정이의 이별만을 서러워하던 그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씬에서는 가장 능동적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능청을 떨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는 등 한결 폭이 넓어진 인간관계를 자랑합니다.

 

 

"난 나정이. 무조건 나정이." 라며 마치 엄마의 치맛자락을 쥔 꼬마처럼 나정일 놓지 못하던 그가 이제는 나정이만이 아닌 주변을 둘러보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94년도에는 생각지도 못했을, 나정이를 조소하기도 하고 심지어 비아냥대듯 늦게 들어온 쑥쑥이를 경고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차라리 속이 시원하단 생각이 들어요. "성적 자신 있는가 봐아?"

 

 

마치 자식이 엄마의 희생을 요구하듯 나정의 사랑을 갈구했던 칠봉의 치기 어린 표현법은 결국 그리움이라는 정체로 결론지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상심으로 타들어 가는 나정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녀를 놓아주지 못하죠. 전날 야근을 해야 할 만큼 업무가 밀려있다는 말을 들었으면서도 괜찮으니 가라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합니다. 불편한 자세로 회사 업무를 보며 간호까지 해야 하는 나정의 고단한 모습에도 칠봉은 그저 행복합니다. 나정이 곁에 있으니까요.

 

 

 

심지어 쓰레기의 신변을 듣자마자 무너지는 나정이의 심정을 알고 나서도 혹여 그녀의 발걸음이 그를 향할까 두려워 병실 앞을 지키고 섰던 칠봉입니다. 그녀가 쓰레기를 찾는 것이 무서워 새로운 약속을 거듭해서 잡으며 나정을 자신에게 붙들어두고 싶어하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너무 이기적인 사랑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어요. 아니 저게 사랑인가? 라는 의문을 품어볼 수도 있습니다. 여태껏 쓰레기나 빙그레를 비롯한 짝사랑의 현신들은 단 한 번도 상대방의 마음에 부담을 주려 하지 않았었으니까요.

 

하지만 칠봉의 이 치기 어린 사랑이 결국 무엇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면 애처로움이 밀려듭니다. 자식이 엄마에게 요구하는 희생과 사랑, 즉 모성애죠. 과로에 지친 엄마를 보면서도 놀아주지 않는다고 칭얼거리는 것이 바로 자식입니다. 자식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엄마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최고의 사랑은 희생이다." 칠봉이가 나정에게 원한 바로 그것. 아가페의 사랑이죠.

 

 

 

"엄마. 엊그제 내가 골냈던 거는 아직 철이 없어서 그래. 뭐 그런 거 있잖아. 괜히 난 엄마가 아주 없어지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내 여잔데 딴 사람한테 뺏기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뭐 그런 게 있어."

 

그가 3회에서 엄마에게 남긴 메시지처럼. 엄마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다는. 그래서 어쩌면 나는 질투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칠봉의 말은 어쩌면 나정이 역시 새겨들어야 할 고백이었을는지도 모르죠. "내가 본의 아니게 우리 엄마 결혼식 두 번 다 못 갔는데 세 번째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갈게."

 

하지만 칠봉의 마음을 헛헛하게 하는 그 결핍의 정체는 엄마를 향한 애착만이 아닙니다. 그가 엄마에게 골을 냈던 것. 나정에게 엄마의 희생을 갈구했던 것.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잘못된 멘토링을 갖게 된 그 모든 동기는 바로 그를 이끌어줘야 할 멘토의 부재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라는 존재의 상실이죠.

 

 

 

언젠가 칠봉이는 멘토가 뭐야? 라고 물었습니다. 따우스레스자우르스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전적 의미 그대로의 모른다는 뜻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칠봉이의 엄마를 향한 애착, 집착은 그나마 그가 인지하는 결핍이지만 아버지의 부재 즉 멘토의 부재는 그가 제대로 인식조차 못 하고 있을 만큼 깊은 결핍으로 남아있죠.

 

이끌어주는 사람 하나 없이 독학으로 멘토를 찾았기에 결국 잘못된 멘토, 즉 요기베라를 선택했고요. 결국 칠봉이는 그 긴 시간 동안 그를 기다려줄, 그리고 붙들어줄 누군가를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서글프기 짝이 없는 착한 아이로 머물러 있는 거죠.

 

이 드라마는 가족의 부재나 사랑이 곧 캐릭터의 결핍이나 완성형이 되곤 합니다. 가족의 집착에 시달리고 있었던 빙그레와 가족의 방관에 외톨이가 되어버린 칠봉은 각기 결핍된 확신을 갖게 되었죠. 빙그레는 선택의 강요에 지쳐있었고 칠봉은 선택지조자 부여받지 못했습니다.

 

 

그의 사촌 빙그레는 쓰레기 형이라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어른을 가졌습니다. 그는 스스로 내가 네 멘토라고 자청하는 사람이었죠. 멘토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칠봉이. 내가 네 멘토다. 무슨 말이든 다 해봐라. 들을 준비 되있다는 사람을 가진 빙그레. 그래서 빙그레는 방황을 종결하고 확신을 찾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21회는 어쩌면 쓰레기가 칠봉의 멘토가 되어주는 결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칠봉아. 보고 싶을 거야." 하숙집 친구들과의 이별은 염두에도 두지 않는 그에게 참 먹먹한 목소리로 어른스럽게 이별을 고한 빙그레의 목소리를 되새겨보세요.

 

그가 쓰레기라는 든든한 멘토를 만나 얼마나 멋진 어른으로 성장했는지. 저 사람은 도대체 화도 안 나나 싶을 만큼 너그럽게 칠봉의 공을 받아준 쓰레기의 배려도 결핍의 냄새를 귀신같이 캐치하는 그였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에서 캐치볼은 흔히 부자의 교감을 드러내는 이미지로 차용되곤 합니다. 칠봉이 주로 캐치볼을 나눴던 대상을 떠올려 보세요. 유사가족 성동일과 이 드라마의 멘토를 담당하는 쓰레기. "둘이서 이렇게 캐치볼 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겠다이. 둘 다 뭐 도라이도 아니고 웃으면서 공 던지고 그럴 사이 아이다 아이가." 칠봉의 선전포고 앞에 쓰레기가 털어놓은 이 한마디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선택은 곧 하나의 포기입니다. 나정이를 선택하고 그가 잃은 것은 바로 멘토를 가질 기회였죠.

어쩌면 '시작'의 의미는 쓰레기-나정 커플 뿐만이 아니라 칠봉에게도 절실한 키워드였나 봅니다. 그가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음성메시지를 남겼을 때 흘러나온 서지원의 또 다른 시작처럼요. 그땐 또 다른 시작을 이야기하고 이제는 끝의 시작을 다짐하네요. 오오. 이 무서운 제작진의 일관성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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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2013.12.28 17:58 신고

    저 근데 마지막 서지원의 곡은 '또 다른 시작'입니다. ^^ 응답하라 1994, 님의 글이 없었다면 이렇게 빠지지 못했을거에요. 앞으로도 글 읽으러 계속 들리겠습니다. 마지막 인사는 마지막 리뷰에서 드릴게요

  • 헤일로 2013.12.28 18:03 신고

    식견이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화면 속 칠봉이의 애틋함을 글로 확인해서 기쁘구요
    유연석씨 연기도 참 좋네요

  • 마유미 2013.12.28 18:18 신고

    제작진의 멋진 구성력과 스토리의 힘을 느낀 20회 였습니다.
    드라마를 보는데 깊은 말할 필요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드라마의 한 사람 한 사람, 정말 멋진 캐릭터로,
    이해하고 싶고, 생각을 말하고 싶어집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까, 더욱 사랑스럽군요.
    감사합니다
    보석 같은 닥터콜님의 레뷰가 없으면
    이렇게 많이 이 드라마를 느끼지 못했어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azure 2013.12.28 18:32 신고

    저는 항상 칠봉이의 유아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에 화가 났었고 쓰레기가 칠봉이의 무례한 도전을 한대 치지 않고 이해하는 듯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이 이해가 안갔었는데요, 닥터콜 님의 글을 보니 쓰레기는 참 상어른이다, 참 큰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칠봉이를 성장시기고 포용해줄 사람도 결국은 쓰레기가 되겠군요. 그렇기에 칠봉이가 쓰레기와 나정이네 가족의 바운더리에 편안하게 정착할 수 있게 되는 거겠죠. 닥터콜님의 통찰력에 한번더 감탄하고 갑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2013.12.28 18:36 신고

    그동안 닥터콜님의 리뷰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콜님의 리뷰로 인해 저에게는 응사가 그냥 TV 드라마가 아닌 감동 깊은 문학작품 같았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 보러 종종 방문하겠습니다.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 박지혜 2013.12.28 19:35 신고

    대박대박ㅠ.ㅠ 리뷰만으로 가슴이 절절해요ㅠ.ㅠ 짠한 칠봉이 정말 닥터콜님 말씀데로 쓰레기라면 칠봉이를 성장시킬수있는 멘토가 될수있다고 새삼 깨닫게되네요!!! 믿음직한 쓰레기^^ 콜님 마지막회 앞두고 밝히세요!!! 진짜 이우정작가님이죠?

  • 콜님짱 2013.12.28 19:42 신고

    애정을 가지고 20화까지 잘 봐왔는데 어제는 나정이한테 화가나서 밤에 잠을 잘수가 없었습니다. 콜님 글 새로 올라오기만 기다리면서 들락날락... 칠봉이에 대해서 콜님 덕분에 완벽히 이해하고 나서는 밉지도 않고 애잔한것이 안쓰럽고 2013년의 성장이 못내 기쁘고 그런 성장을 이끈 쓰레기가 더욱 큰 어른으로 보여 한층 더 정우앓이에 빠지게 되었어요.근데 아직도 이해안가는게 나정인데요 카페에서 쓰레기의 요청으로 둘의 헤어짐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있었쟎아요? 쓰레기가 배려해서 오지마라, 걱정할것 없다,,이렇게 하더라도 엄마장례식에 오지말라고 하더라도 정말 쓰레기를 사랑했으면 들어와서 안아줘야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니면 호주에서 돌아와서라도 아니면 아프단 얘기 들었을때라도 달려가볼수는 없었을지 이해가 도저히 안되요.결국 쓰레기가 문자로(혹은 칠봉이가 문자로) 요청한 후에야 움직인다는게 너무 이기적으로 보이고 암튼 이쁘지 않아요..저의 짧은 안목으로는...나정이도 좀 예뻐할수 있게 이해하며 끝나면 좋겠는데..아쉬워요. 나머지 모든 캐릭터 심지어 의대동기 마이콜까지 어디 하나 빠지는 캐릭터가 없는데 나정이에 대해서만 끝까지 이해못하고 끝나는것 같아서 더더욱...암튼 주절주절 길었습니다. 닥터콜님 덕분에 제대로 이해하며 응사를 더 사랑할수 있었던것 깊이 감사드립니다.

    • 종이뱅기 2014.01.02 00:45 신고

      나정이 먼저 달려갔다면 아마 쓰레기는 괘안타라는 말을 또 반복했을거에요. 나정에게 기대고 위로받으려 하지 않겠죠? 그걸 20회의 까페에서 나정이 이야기했어요. 서로에게 상처주는것이 자기 자신이었다는 거죠 서로를 너무사랑하는 배려로 인해서 자신의 상처를 가슴속에 가두게되고 다른 누구한테도 치료받지 못하니 30년의 세월동안 그 무게감이 얼마나 크겠어요. 그건 나정이도 마찬가지고요. 까페에서 헤어질 때부터 나정은 기다린거에요...힘들다 아프다라는 말을 위로 받고 싶다는 말을...

    • 후발주자~ 2014.01.25 02:14 신고

      극이 다 끝난 이후 모두 몰아본 사람으로써(남편이 누군지는 모르고 봤네요) 가슴졸이며 보신 분들의 고통과 용기(?)에 먼저 위안과 박수를 드립니다...^^
      /종이뱅기/님의 설명에 매우 동감하게 되는게, 그 까페장면이 없었다면 나정은 철부지로 남아 있게 되었을 것 같아요. 2년간의 상황으로 다시 넘어야 할 벽이 생긴 상태였는데 여전히 외면 아닌 외면으로 대학생 때의 행동을 되풀이 하고 있죠. 쓰레기의 전화에 까페에서 가진 만남에서 나정도 드디어 사랑의 '고통'을 나누어 가지려는 자세를 보이게 됩니다. '뭐가 미않한데...' 이 말은 흔히들 사용하는 상대방에게 꼬리잡으려는 의미가 아니었죠. 네가 왜 미않한데... 어려서 철부지였던 내가 더 미않하지 정도로 들렸습니다. 이 말의 이면에는 나도 이젠 내 사랑을 책임질 수 있어 라는 강한 어필이 숨겨져 있었던 것 같네요. 쓰레기가 그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한걸음 더 성숙해진 커플로 다시 시작하는 중요한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 감사합니다 2013.12.28 19:48 신고

    님의 리뷰를 읽으면서 정말 제 생각도 깊어집니다.
    제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도 많았고, 제가 보지 못한 부분을 일깨워주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역시 드라마를 보고 가지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관점은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저는 칠봉이의 이기적인 사랑이 눈에 보였고,그것이 어머니의 사랑의 결핍에서 온다고 생각했는데

    님의 글을 보니 칠봉이의 그런 결핍의 원인이 무엇인지...각 인물들이 칠봉이에 있어서 어떤 존재가

    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 그래 2013.12.28 20:34 신고

    어제는 나레기의 헤어졌던 이유에 울고, 엄마아빠가 필요한 아이인 칠봉이가 짠해서 울고... 이따 마무리지어질 21화에서 칠봉이가 2013년 그 모습의 '어른'이 될수 있도록 요 아이의 결핍도 채워지는 모습이 꼭 잘 그려졌음 합니다.. 짠해가지고ㅠㅠ 저는 어제보면서 칠봉이 부모에게 어찌나 화가나던지ㅠㅠ 얼마나 단순하고 착한 아이면 그 결핍을 스무살이나 되어 자각할수있는걸까요

    • 나그네 2014.01.09 15:24 신고

      스무 살에 자각하면 빨리 자각하는 거에요. 요새도 그런데 1994년에 스무살인 사람은 더욱 그렇죠. 그렇다고 칠봉이 부모가 잘했단 건 아니구요.ㅎ

  • 풍덩 2013.12.28 23:06 신고

    성지순례하는 마음으로 다녀갑니다.

  • 크아앙 2013.12.28 23:07 신고

    20화의 대미를 장식했던 장면은 김혜수의 플러스유 장면인데 거기서 "친구"를 강조하죠. 나정이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 장면으로 인해 20화의 소제목이고 칠봉이 나레이션의 골자였던 끝의 시작이 완성 된 느낌이었습니다. 근데 뒤에 생각해보니 사실 김혜수의 플러스유는 사건상 20화 초반이더라구요. 김혜수의 플러스유는 녹화방송이었고 나정이가 쓰레기를 만나 울면서 집에 들어온 다음날에 녹화를 했으니까요. 그러면 또 의문이 생기더군요. 울면서 들어온 나정이를 보면서 마음을 정리한 칠봉이는 왜 저렇게 진상(?)을 부린걸까?...... 사랑은 포기했어도 조금이라도 함께있고 싶어하는 마음이 너무 거대했다고 밖에는 다른 결론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근데 남녀사이에 그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하고 콜님 리뷰를 보니, 항상 그렇듯이 뭔가 뻥~ 뚫리는 느낌이네요.

    • 종이뱅기 2014.01.02 03:18 신고

      티비에 나가서 나정일 얘기할 순 없죠. 친구들과 애둘러서 나정이를 얘기한 것이죠... 그래서 나정이를 성없이 맨 나중에 이야기 한거에요.
      생일 얘기도 케잌을 사들고 간건 나정이에게였죠. 나정이에게 생일 안알아줘서 섭섭타는 얘기정도 일꺼에요. 마음의 정리는 병원에서 떼를쓰고 매달려도 안된다는 것을 안거죠. 오히려 집에서 지켜보던 때는 혹시나 쓰레기와 정리가 된걸까 하는 기대를 부추긴 것밖에 안돼요.

  • 첫사랑 2013.12.28 23:39 신고

    드디어 응답하라 1994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모든 드라마가 다 그러하듯 하나가 끝나면 다시는 그 드라마를 능가할 것이 없다 생각되지만 어느새 다시 TV 앞으로 우리를 불러들이겠죠? 변덕 심한 시청자중의 한사람이지만 응사는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명작입니다.
    결핍과 참사랑을 이끌어 낼 줄 아는 작가 및 응사 제작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일상으로 돌아간 나레기. 어찌보면 더 설레일것도 없는 그들의 일상이 오히려 저는 더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저 역시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야겠죠?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라를 보며 열광하는 우리지만, 드라마같은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야하는 건 또 우리의 몫이니까요.
    그렇다 치더라도, 극은 끝났어도 닥터콜님의 리뷰가 남았으니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후후.
    조만간 주옥같은 글 올라오길 기대할께요~

  • ㅇㅇ 2013.12.28 23:49 신고

    21화를 보고 칠봉이같던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답니다 고맙다고 ... 친구는 욕을하네요ㅋㅋㅋㅋㅋ

  • 이제마흔이지만 괜찮아^^ 2013.12.29 00:38 신고

    오늘 마지막회를 보면서 닥터콜님이 바로 짜잔~~~이우정작가 본인이라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ㅋㅋㅋ
    농담이지만 콜님의 통찰력은 정말 무시무시하네요 ^^;;;
    초창기엔 사실 누가 남편인지보다는 잊고 있던 내 이십대(저도 94학번. 예전에 이 드라마가 마흔을 앞둔 94들에 대한 오마쥬라고 썼던 사람입니다 ^^;;)에 대한 추억의 복원이라서 참 좋았습니다. 스스로 너무 찌질했다고 생각했던. 그래서 잊으려했고 실제 망각으로 봉인해두었던 그 시간들이 이제 마흔을 앞두고 보니 참 그립구나 하면서 애틋했죠. 마치 인생의 선배가 "그 땐 다 그렇게 혼란스럽고 치기어리고 미숙하다"면서 말해주듯이 지금의 저는 스무살 시절의 저와 비로소 조우해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주인공들의 사랑과 수많은 추측 기사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일종의 내기(?)로 처음의 감흥이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콜님의 리뷰 덕분에 극에 대한 몰입도가 더 높아졌어요. ^^
    "배려"따위가 이별의 이유가 될 수 있냐는 수많은 댓글들의 비난이 쏟아지지만...글쎄요. 청춘을 지나 이제 불혹을 몇일 안남겨서인 그 이별의 이유에 공감이 갑니다.
    쓰레기가 얼마나 어른인지(콜님이 매번 분석했었죠? ^^)를 안다면 충분한 이유이고, 상대적으로 철이 없긴 하지만 쓰레기처럼 어른이 되어가는 나정이 또한 쓰레기를 누구보다 생각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봅니다. 그 둘의 이별이 누군가가 아닌 서로 때문이라는 점이, 그것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배려가 오히려 상처가 됐다는 점이 이 드라마가 결코 삶의 면면들을 가볍지 않게 다루었다는 점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이제 막을 내리고, 내 이십대와 화해한 저는 며칠 뒤에 마흔이 되지요. 바쁜 일상 송에서 마흔이라는 나이가 주는 감흥이 별로 없었는데, 응사를 통해 멋지게 화해하면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덧붙여, 응사를 더욱 믿음을 가지고 소중히 볼 수 있도록 좋은 리뷰 써주신 닥터콜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려요. 감사합니다. ^^

  • ㅠㅠㅠㅠㅠ

  • 아버지에 대해선 회식을 뽀시는거 이외엔 무언가 없었군요 .... 음성 메세지 남긴것도 어머니 뿐이구요 ... 제작지은 충분히 힌트를 주고 있었던거군요 ... 먼가 칠봉의 성장은 많이 아쉽네요 ..쩝.

  • 아웅이 2013.12.30 15:38 신고

    와 정말 소름끼치네요
    아버지의 부재가 칠봉이한테 엄청난 결핍이었는데 캐치 못하고 있었어요. 닥터콜님 리뷰 읽어보니까 정말 딱이네요. 제작진들도 진짜 대단하고.. 닥터콜님 리뷰 없었으면 응사는 반밖에 못봤을거에요. 감사합니다

  • 토토지니 2013.12.30 16:50 신고

    그냥 칠봉이는 나정이 좋았던 것은 아닐까요? 칠봉 말대로 야구만을 해왔기에 그저 처음 만난 난 털털한 나정이가 좋았을겁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한 것뿐입니다. 나정이가 쓰레기와 사귄 이후로 나정과 거리를 뒀듯이 또, 나정이 쓰레기와 헤어졌을때 자신의 최선을 다했듯이...자신의 일에 최선이듯 나정에게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결핍일까요? 부모의 부재로 결핍을 느끼는 사람들 보다 부모의 지나친 사랑으로 모든 것들에게 집착이나 소유욕을 느낀 사람들이 더욱 문제가 아닌가요?그 예로 정우는 늘 칠봉이 자극해야만 나정에게 다가섭니다. 빼앗길까 두려운 감정..
    전 감정선의 문제보다도 작가가 소설을 풀어가는 과정들이 더욱 문제라 생각했습니다. 복선들이 거의 대부분 회수가 안되었어요..특히 마지막회에 그 작가의 변명..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지금도 웃음이 나옵니다. 마지막회에서 아~ 오락작가였구나..뭘 기대해라고 생각했습니다.

    • 종이뱅기 2014.01.02 00:28 신고

      동화 작가겠죠...
      칠봉이 최선을 다햇다는 것엔 동의하지 않아요.
      투수의 입장으로도 최선을 다하려면 타자의 분석이겠죠?
      다음은 심리싸움이에요...
      하지만 칠봉이는 나정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았어요.
      타자의 심리나 포수의 싸인을 무시해서 홈런을 맞았듯...
      나정은 치쳐서 기대고 싶은 마음이었을텐데
      칠봉은 나정에게 오히려 기대려고하죠
      선물을 주거나 환심사는 행동을 하는것은 뒤의 일이죠
      짝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정도의 일은 다들 하는것이에요.
      빙그레와 감자탕을 먹을땐 체념 비스한 걸 하고 있었죠
      그런데 상황이 조금 바뀌자 생각이 달라진 것뿐이에요
      7년을 짝사랑했다는 것은 그냥 기대감이었을지 모르죠

  • 나정이 넘조아 2013.12.30 22:33 신고

    댓글이 좀 한산해졌어요. ㅎㅎ
    칠봉이는 나 그리고 대다수 누군가의 과거이기에 좀 애잔합니다.물론 저는 모성애에 기반을 둔 짝사랑은 아니었어요. 어쩌면 나정이는 칠봉이가 자기에게 보내준 사랑의 근원을 좀 더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선을 그었지만 매정하고 단호하게 내치지 않고, 챙겨주고 곁에 두고 정을 주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뭐 그런 생각 해봅니다. 칠봉이의 마지막 안식처인 신촌하숙과 친구들마저 잃게 만들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 그래서 또한 과연, 쓰레기와 나정이는 천생연분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시청자인 저의 입장은 좀 답답했지만. 뭐, 아님 말구요.
    이 앞 어디의 리뷰에서 응4는 그 너머의 감정까지 건드려서 곤혹스럽다는 글귀가 기억나요. 정말 끝까지 그러네요. 그래서 삼천포가 응답하라고 했을 때, 응답하지 못하고 슬쩍 외면해 버렸어요. 언제쯤 나는 나의 그 시절, 나의 리즈 시절을 아름답게 추억하게 될까요?
    고맙다는 댓글들이 많아 식상하시겠지만 저도 감사를 전하고 싶어 댓글을 답니다. 어디에 쓸까 하다가 이게 정식 리뷰의 마지막 글인 듯 해서 여기에 쓰는 거에요.
    정말 고맙습니다.

  • 우물 2014.01.09 14:42 신고

    쓰레기와 칠봉이가 병원에서 만날때 뒷짐지고 서있는 쓰레기는 큰형처럼느껴졌어요.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칠봉에게 우스겟소리처럼 너 뭐지 하지만 칠봉이를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큰형의 모습이 느껴졌지요.... 진지하게 이 장면을 다뤘다면 더 어색해졌을텐데.... 전 이장면과 2002년 응원때 형이라고 크게 부르는 칠봉이가 애잔하게 느껴졌습니다.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요즘 들어 이런 의문을 가져봅니다. 혹여 성나정-쓰레기가 재결합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권한이 자동으로 칠봉에게 주어지는 걸까? 라고요. 소위 '어장관리 여주'가 존재한다는 대부분의 트랜디 드라마는 남자 둘의 구애에 어찌할 줄 모르는 여주인공의 갈등으로 기승전을 채우잖습니까? 하지만 성나정은 부전승으로나마 칠봉을 고려해보지 않았어요. 아니 그런 뉘앙스조차 제대로 그려지지 않았죠. 명백히 말하면 그녀는 칠봉과 쓰레기를 놓고 고민을 한적이 없습니다.

 

커플로서의 성나정-칠봉은 굉장히 중대한 결점을 하나 갖고 있는데 이 커플에겐 성적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예쁘고 풋풋하지만, 성인남녀의 야릇함이 없어요. 스킨십도 꽤 잦았고 고백도 수차례였고 둘만의 시간도 몇 번이나 가졌는데 무려 6년간 나정은 칠봉을 남자로 바라보지 않았어요. 키스를 받아도 고백을 받아도 그냥 무덤덤해요. 차라리 밀어내고 선을 그었더라면 희망이나마 있었을까요. 그건 칠봉을 남자로 의식한다는 증거니까요. 경고 신호가 들어왔다면 정색하며 그를 밀어내고 차갑게 외면했을 거예요. 그러나 나정은 고백과 키스를 받았으면서도 여전히 해맑게 웃으며 친구의 악수를 청하죠. 관계의 전환을 전혀 고려해보지 않고 있어요.

 

 

 

 

응답하라 1994에서 제작진은 아주 능동적으로 성을 이야기하고 또 그려냅니다. 대놓고 섹스를 화제에 올려 수다를 떨고 섹스 매니아니 콘돔이니 하는 낯뜨거운 대사들이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죠. 전작 응답하라 1997의 그 유명한 "하드 사왔어?" 씬을 돌이켜보면 남녀주인공의 성적 긴장감은 응답 시리즈의 필수 코스입니다.

 

 

 

저는 응답하라 1994의 9회를 역대 최고의 회차라고 생각하는데, 무엇보다 이날의 완성도가 뛰어났던 건 오히려 스킨십에 거부감을 느끼는 행위에서 성적 긴장감을 이끌어냈다는 점이에요. 거부를 하고 불편해하는데도 이보다 더 야릇할 수가 없었습니다. 쓰레기 오빠에게 속옷이 보일까 필사적으로 빗물에 젖은 옷을 떼어내던 성나정과 실없는 농담을 던지고선 쓰게 웃던 쓰레기를 생각해보세요.

 

19회에서 성나정은 꽤 많은 시간을 칠봉과 할애합니다. 한쪽에서 폐인이 되어 죽어가는 쓰레기를 돌아보면 얄미워도 이렇게 얄미워 보일 수가 없죠. 더군다나 남자들이 침을 흘리는 치어리더의 구애를 받으면서도 "알고 싶지 않다." 라고 잘라 말했던. 그리고 모든 남자들이 배워야 할 성실한 연인의 교본이라 부를 만한 한마디. "니가 왜?" 씬등을 통해 단호한 거절의 의사를 밝혀왔던 쓰레기에 비하면 나정의 이 지나친 오지랖은 어장관리라 부를 만큼 불성실해 보이기 짝이 없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정이 칠봉과 얼마나 많은 공간을 그리고 시간을 함께 보냈느냐가 아닌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도 전혀 관계의 진전이 없었다는 부분입니다. 나정과 칠봉이 이날 함께한 공간은 모두 쓰레기와 나정이 거쳐 갔던 공간들이었죠. 영화관, 병원, 그리고 단둘만의 드라이브. 영화관은 나정이 그 웃긴 코미디 영화에 집중조차 하지 못할 만큼 옆자리의 그 남자를 의식하던 공간이었고 병원은 쓰레기의 고백을 받으며 최고의 환희에 울음을 터뜨리던 공간이었습니다.

 

계속 깨는 발언만 늘어놓던 쓰레기 오빠가 심지어 휴짓조각을 입에 묻히고 있는데도 나정인 푸석한 그의 얼굴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뻗은 손에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성인남녀의 설렘으로 채워지던 자동차 안에서 나정이는 칠봉과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오로지 운전하는 것에 여념이 없었죠. 그녀를 긴장하게 하는 건 핸들이었지 옆자리의 그 남자가 아니었습니다.

 

 

 

늘 늘어진 티 쪼가리에 헐렁한 바지를 입고 자던 나정이가 분홍색 잠옷을 입고 와선 쓰레기 오빠의 방문을 얌전하게 기다립니다. "내도 엄연한 여자다! 여자맨치 대해라."를 외치듯이 말이죠. 하지만 칠봉이 앞에서 나정은 자신의 여성성을 포기합니다. 너무하다 싶은 폼으로 결핍을 채우듯 우걱우걱 게를 씹어 삼키는 데 집중해선 칠봉이 왔다는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하죠. 그가 손을 뻗어 입술에 묻은 게살을 떼어주며 무드를 만들어보려 하는데도 나정은 언제나 같은 얼굴로 그를 바라볼 뿐입니다. 고백을 받을 때와 똑같은 얼굴.

 

 

 

잔혹하게도 제작진은 그 순간을 지켜보는 하숙집 친구들의 정적을 넣음으로써 그만큼의 반응보다 미약하거나 같은, 그래서 전혀 그를 의식하지 않는 나정일 가르쳐주죠. 그리고 나정은 그런 무드 이후에도 그의 이성이 되어주지 않아요. 열 손가락 다 사용해서 무자비하게 게를 먹어치우죠. 언젠가 그녀의 무릎에 기대 멜론을 먹는 쓰레기 오빠 때문에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진 나정의 동요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건조한 반응입니다.

 

 

 

"영화가 눈에 들어오냐고. 영화가. 쓰레기는 웃겨 죽드라. 내는 오빠가 태어나서 그렇게 크게 웃는 거 처음 봤다." 쓰레기와 영화를 보고 왔던 날 나정은 허탈한 얼굴로 그가 나를 여자로 보고 있지 않음을 서러워합니다. 실은 완전히 오해였지만. "내를 여자로 안 보는 거 맞제. 기제?" 선무당 윤진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통곡하던 나정이. 남녀가 완성되기 위해선 서로를 이성으로 인식하는 것이 첫걸음이라는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정입니다.

 

이런 나정이 옆자리에 앉은 칠봉을 아랑곳하지 않고 영화를 봤습니다. 너무나도 영화가 재밌어서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옆자리의 칠봉이 자신을 떠나간다는데도 무관심할 정도로요. 쓰레기 오빠와 영화를 볼 땐 너무나 긴장해서 팝콘이 목구멍에 들어가는지 어디에 들어가는지도 몰랐다던 나정이가 엔딩크레딧조차 놓치기 싫을만큼 내용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응시하며 얌전히 콜라를 빨아들이던 나정이가 게걸스럽게 팝콘을 먹어치우고 있었죠.

 

 

 

이날 나정은 같은 장소에서 또 한 번의 고백을 듣습니다. 칠봉은 여전히 나정을 잊지 못하고 있노라 말했고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널 쭈욱 사랑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죠. 무려 6년간 나를 잊지 못한 남자. 거기다 김혜수의 플러스유에도 출연한다는 메이저리거의 고백을 받는 순간임에도 나정인 그저 무감동합니다. 쓰레기에게 고백을 받으며 환희로 차오르던 눈물을 어찌할 바 몰라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다가 그의 품에 안기던, 그토록 절정의 감정을 표현해냈던 나정이가 너무나 담백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죠.

 

나정이의 대답을 일부러 생략시켰건 보여진 그 모습이 다였건 간에 사실 그 대응만으로도 나정이는 거절보다 잔인한 거부 의사를 표현했던 셈입니다. 몸과 마음이 그를 원하지 않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요. 단호하게 칠봉을 끊어내지 못하고 그를 계속 곁에 두는 나정이를 역설적으로 풀이해본다면 그를 차단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할 만큼 머릿속에 아무런 경고 신호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무려 6년간이나요.

 

 

"내 머릴 쓰다듬던 오빠의 손. 오빠의 숨소리. 오빠의 냄새. 오빤 분명 그대로였는데 그날 난 오빠가 낯설어졌다." 그날 밤. 병원 침대 위에서 그의 품에 안겨있을 때 나정에게 다가온 첫 번째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쓰레기 오빠는 남자라는 자각이었습니다. 그의 체온과 손길과 품을 낯설게 느끼고 있는 자신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나정의 사랑은 눈을 뜨게 되죠. 이후 나정은 끊임없이 그와 자신은 남자와 여자의 관계임을 강조합니다. 8회 공중전화 고백에서 단순한 심리테스트에 살을 붙여 아이를 낳고 종족 번식까지 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거는 나정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웠던가요. "야는 식구 아이가. 식구." 그것은 결국 남매의 선을 넘지 않으려는 쓰레기를 도발한 것이었죠. 오빠와 나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라고.

 

분명 나정인 칠봉을 밀어내지도 거부하지도 불쾌해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칠봉에게 희망적인 일일까요. 현재의 상태에서 칠봉을 밀어내는 순간이 있다면 그건 양심이 시켜서지 다른 이유가 아닐 텐데요. 어쩌면 칠봉이야말로 주머니에 손을 꽂고 나정에게 따져 물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지구가 멸망을 해." 고백보다 먼저여야 했던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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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카치카 2013.12.25 21:27 신고

    뭔가 찜찜했는데 이제 좀 시원해지네요..
    잘 읽고 갑니다^^

  • 넉버원 2013.12.25 22:48 신고

    ㅠㅠㅠㅠ

    • 아신또 2013.12.26 14:24 신고

      드라마는 그냥 즐기면 되는데 닥터콜님은 느구편도아닌 애청자 스성이든 칠봉이든 끝까지 재밌게 보기을 처음부터 필은 스성이지만 콜님 리뷰 좋아요 마지막까지 부탁해요

  • oz 2013.12.25 23:28 신고

    닥터콜님,즐거운 성탄절 보내셨어요? ^^

    윗 덧글에서 응사 관련 리뷰를 더이상 안쓰신다는 글을 보고
    '어? 어떡하지?'란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제 시선이 어찌나 좁고, 생각이 꽉 막혀있는지 리뷰 안보면 모르겠더라구요.
    시청하는 그 당시 느낌이 정답이라셨던가요?..그런데 저에게 응사는 넘 어려워요.;;

    그리고,지난 번 댓글에서
    쓰레기와 칠봉이의 관계에 대해 써주신다고 하셨는데 그것도 이제 모르는게 되는구나..
    칠봉이가 공을 맡길 때 쓰레기의 아래 턱이 경직된건 참느라 그런건지,왜 참는지,
    나정이 말로는 제일 어른스럽고 착하다는 칠봉이가 쓰레기에겐 왜 그렇게 당돌하게 굴었던건지,
    부담드릴까 말씀은 안드렸어도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비범한 분의 리뷰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데
    이제 영영 알 수 없는걸까요..................^^

    일기예보에서 전국 대부분 눈,비 후 찬바람 기온 뚝이라고하던데
    감기조심하세요^^

  • 웅답하라 2013.12.25 23:37 신고

    리뷰보고 느끼는건데요
    리뷰수준이 드라마수준보다 높은거 같아요

    과연 제작진이 이 리뷰의도대로 연출 한걸까요?

  • 웅답하라 2013.12.25 23:37 신고

    리뷰보고 느끼는건데요
    리뷰수준이 드라마수준보다 높은거 같아요

    과연 제작진이 이 리뷰의도대로 연출 한걸까요?

  • 철수 2013.12.26 00:25 신고

    응답하라 1994 드라마 리뷰 수준이 이건 뭐,,,와~~

    퇴마록 해설집이 따로 있다면, 응사 해설집은 여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군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자주 들리겠습니다.

  • 하마 2013.12.26 00:51 신고

    나정이 얼굴이 묻은 게살 칠봉이 닦아줄때 살짝 멈칫했습니다.
    성나정이란 캐릭이 오지랖이 넓어 그렇다고 하기엔 19화의 성나정은 갑툭튀 같았지 원래 갖고 있는 오지랖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암튼 잘 보고 갑니다.

  • ㅠㅠ 2013.12.26 00:53 신고

    늘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눈팅만 하다 오늘은 글 남깁니다.오지랖 때문이 아니고 캐릭이 휘청거린건 아닐까요??

  • 부뷰뷰뷰 2013.12.26 02:23 신고

    안녕하세요 닥터콜님! 맨날 추천만 누르고 몰래 읽고갔는데 오늘은 왠지 댓글을 남기고싶어서^_^.. 닥터콜님의 리뷰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드라마보면서 놓친부분이 이렇게 많구나 깨닫기도 하구요!! 정말 최고에요! 리뷰 당분간 안쓰신다고 해서 슬펐는데 하하 누구덕분에 다시 금쪽같은 닥터콜님의 리뷰를 볼 수있다니 정말 기뻐요!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릴게요! 닥터콜님 고맙습니다^0^

  • 정영애 2013.12.26 11:43 신고

    19회 재방 보면서 나정 엄마를 보게 되더라구요 내딸 나정은 그리고 아들과 같은 쓰레기는 인연이라고 결국은 다시 만나 결혼 할거란걸 믿고 있는듯 커피 가져오며 집이 북적거려 좋다며 쓰레기만 있으면 조을낀데 하며 아쉬워 하지만 얼굴엔 평온한 미소가 있더라구요 포만커플 결혼 얘기하며 했던말이 떠오르네요 인연이 되면 결혼 할거라는...

    • 나레기사랑 2013.12.26 13:05 신고

      그러게요...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계속보다 보면 보이는 것들이 많아요. 19회를 보면서 처음 본방으로 볼때 쓰레기, 나정의 운명에 관한 대사를 접했을때.. 결국 나레기 커플은 운명이 아니라는 건가?뭔가? 하고 계속 혼란스러웠었죠...하지만 결국 19회의 인연, 운명에 관한 대사들은 나레기 커플과 연결된 것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연, 운명 일수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위한 반어법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국 너희는 인연 이고 운명 이다는 거센 강조법. 그래서 일화엄마의 인연이면 결혼 할것이라는 말이 더 와 닿더라고요^^

  • 새벽별 2013.12.26 11:44 신고

    늘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어느덧 마직막회가 다가오네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
    전 결혼식 하객 중에 나정과 레기가 주선한 미팅남녀가 함께 했었다는 것도
    결론은 나레기 커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 원터 2013.12.26 16:16 신고

    글쎄요 지금것 닥터콜님의 의견에 거의 동의하며 리뷰를 정독했지만 딱한가지는 의견이 다름니다 성동일의 수술실 앞에서 칠봉이가 2번째 고백을하죠 지금것 널 잊은적 없다고 처음 본 순간부터 널 좋와했다고 그때의 나정의 운명 나레이션은 마치 신이 만든 운명의 장난에 혹시 칠봉이가 나의
    운명이 아닐까 헛깔려 하는 장면이라고 저는 봤습니다 성나정은 칠봉이를 친구이상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닥터콜님의 말씀에 동의하지만 그 순간 만큼은 나정이도 칠봉이가 친구 이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저는 봅니다

    • 정영애 2013.12.26 21:14 신고

      저두 잠깐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건 운명이 쓰레기이라는게 베이스에 깔려있죠 지금 헤어져 있는 상황에 잠시나마 쓰레기가 아닌 또 다른 운명일까 하는 잠시의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 않았겠어요 그러니 운명의 장난이란 말이 나온거구요

  • 메텔 2013.12.26 17:10 신고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 공감하고 놓친 부분도 섬세하게 잘 짚어주셔서 큰 감동이었습니다. 특히 나정이의 일관성에 백배동의합니다. 나정이가 군것질로 먹는 것도 빼빼로 하나만 주구장창 오독오독 씹는것만 봐도 「난 한 놈만 팬다!」는 외길정신이 사랑에도 적용될듯요. 앞으로도 맘을 간질거리는 리뷰 부탁드려요.

  • 콜님팬 2013.12.26 22:11 신고

    미술관 도슨트같은 콜님^^~ 항상 리뷰 기다리는 낙으로 보냈는데 이제 마지막방송이 남았네요
    방송끝나구 또 올께요 벌써부텀 리뷰가 기대됩니다

  • 나는배땍 2013.12.27 02:39 신고

    정말 응사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캐릭터의 일관성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작진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댈 때가 있습니다. 멘붕이되서 이건뭥미...하며 말이죠. 근데 몇주전 닥터콜님 리뷰를 처음접하고는 그저 즐겁고 행복한 맘으로 지켜보게 되더라구요. ㅎㅎ 응사를 지키는 궁중마법사같으세요 . 수호기산가? ㅎㅎㅎ 감사히 또 즐겁게 읽었습니다!!!

  • 놀랍다.. 2013.12.29 02:52 신고

    응사는 재미든 연출의 수준이든 얕은 재미든 깊은 재미든 감동이든 뭐든 간에 암튼 어떤 면에서도 별로 볼 것 없는 허접 하이틴 로맨스 tv판인데........ 다들 이렇게 감동하고 몰입해 봣다니 정말 놀랍다........ 후반부로 갈수록 정말 거지같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지경으 저품질이던데.....

  • 이승호 2013.12.30 13:59 신고

    아뇨 그렇게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봤을때는 성나정은 줄곧 칠봉이를 친구이상의감정을 보여주질 않았습니다 드라마를 더 세심히 봤더라면 나정의 감정선을 느낄수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숙집에서 6~7년을 생활한 친구들은 아무리 자기에게고백을 했어도 얼굴을 안보고 무작정 피하는게 더 좋은 현상이아닐수도 있습니다 성나정의 입장에서는 철저히 친구이상의 감정을준적이 없고 그렇게 칠봉이를 계속대해준다면 진정친구로 남을수 있다생각할수도 있겠죠 제가 봤을때 사랑과 우정이라는 두단어가 이성에게 공존하듯이 이성은 친구가될수 없다가 어떻게하면 친구가 될수있을지를 보여주는 제작진의 의도가 아니었을까요?

  • ㄹㄹ 2014.01.01 02:21 신고

    2014년을 응답94 의 마무리와함께맞네요 드라마가 너무길어저서 지루햇던면도잇엇지만
    잘봣습니다

  • 미녀쎌레나 2014.01.04 10:04 신고

    아직도 응사앓이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세번네번 곱씹어보고있습니다 우연히 닥터콜님리뷰를 읽게되었는데 아..! 하는 소리가 절로나오네요 다시보며 되씹을수록 정교하게 짜맞추어지는 퍼즐들에 응사와 정우에대한 무한애정이 식을줄을 모르는데 닥터콜님의 리뷰덕분에 짝이라고 생각하지못했던 퍼즐의 몇몇부분을 완성해주는 기분입니다. 너무 불편했던19화는 두번을보고 세번을봐도 5분의 짧은멘트로 우리를 설레게했던 장장18회간의 사랑을 너무나 쉽사리 쫑내버린 제작진이 원망스럽고 죽어가는 쓰레기와 오버랩되는 무덤덤하고 너무나멀쩡한 나정에게 깊은 배신감도 느꼈습니다 20회를통해 반추된 그들의이별을통해 뒷통수세게 맞은 허탈감이 약간은 위로가되었으나 죽어가는 쓰레기의 배려로 나정은 쓰레기가 빠진 하숙집일상이 그전과같이 평온하고 아무렇지않다는것이 사랑과헤어짐의 무게가 나누어지지않는것이 불편하고 속이상했죠 칠봉이의 변함없는 고백앞에 운명의 장난을 얘기하는 나정을보며 친구로 남기위해 저런 뜨뜻미지근한 반응밖에 할수없는것인가 그러니 사람들이 어장관리어쩌구 하는거 아닌가... 다른글도 그렇지만 이번리뷰를보니 이성으로서의 긴장감이 결여되었던 나정이와 칠봉이의 퍼즐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입니다 나를 심난하게 만들고 나정이에게 따져묻고싶었던 19화. 나정이와 칠봉이의 모습이 나레기의 달달하게 발전되어지는 연인의모습과는 많이 달랐다는걸 새삼 깨닫습니다 나정이가 정색하고 칠봉일 밀어냈다면 그들의관계역시 달라질수있었겠죠 그변한없는 일편단심에 감동이아닌 친구로서의 깊은고마움으로 마무리했기에 그둘은 영원히 친구일수있는거구요 . 가려운곳을 긁어주는듯한 세심하고 통찰력있는 리뷰에 다시금 고맙고 감탄합니다^^

 

 

여태껏 방영된 18회를 통틀어 제게 가장 창의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15회, 나정의 부모님에게 교제 승낙을 받는 남자친구의 애티튜드와 칠봉의 야구공을 받아들인 쓰레기의 침묵이었습니다. 이건 정말이지 드라마적 관습에 물들지 않은, 예능 출신 작가 특유의 미덕이 드러난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이렇게까지 강박적으로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작가가 또 있을까요.

 

 

 

15회 초반 쓰레기는 너무도 천진난만하게 그를 바라보는 나정이의 눈빛 때문에 곤혹을 겪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공표한 관계가 아니기에 비밀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고 믿는 쓰레기였고 그런 쓰레기를 조르는 나정이의 순진함은 그를 난감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죠. 나정이의 사랑이 말그레하면 말그레할수록 쓰레기는 그만큼의 상념을 짊어져야 했습니다. 사랑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나정이가 마음껏 사랑하고 남은 찌꺼기 같은 어둠을 오로지 쓰레기 혼자 지니고 있었던 거죠.

 

교제 사실을 모르는 부모님을 두고 두 사람의 태도가 어땠는지 돌이켜 볼까요. 부모님이 계시든 아니던 사랑을 조르는 나정이는 그녀의 근사한 연인을 바라보는 것 외엔 아무것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쓰레기의 시선은 나정이가 아닌 부모님의 동태를 살피는데 여념이 없죠. 그래서 너무나 순진한 이 어린 연인의 구애를 밀어내기도 하고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집 앞에서 나정이가 그의 스킨십을 애타게 갈구할 때에도 쓰레기는 거듭해서 그녀를 밀어냅니다. "내 혼자 좋아한다. 내 혼자 좋아해. 어이구. 내 혼자 아주 좋아 죽는다. 어이구. 불쌍한 가시내." 나정이는 샐쭉해진 얼굴로 투덜거렸지만, 쓰레기의 이 지나친 조심성은 결코 그녀를 덜 사랑해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투덜거려놓고도 곧 오빠의 볼을 훔치는 이 귀여운 여자친구의 구애에 급기야 브레이크가 풀려버린 쓰레기의 입맞춤은 지금 이 순간 그가 얼마나 나정을 원하고 있는가를 증명하는 장면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이성의 고삐를 놓쳐버린 충동적 입맞춤마저 책임지려 합니다. "정식으로 말씀드리려고. 우리 사귄다고 아버지 어머니한테 정식으로 말씀드려야지." 그녀의 집앞에서 입을 맞추는 관계로 발전한 이상 부모님의 허락은 그에게 절실한 당면 과제였습니다. "말씀 드리고 마음 편하게 만나자." 그럼에도 그는 책임의 무게를 온전히 혼자서만 짊어졌습니다. '같이 말씀드리자.'가 아닌 '말씀드리려고.' 라고. 그 순간 터져 나온 마법의 성에 탄식을 쏟아냈습니다. 이 노래의 영감이 되어준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그가 목숨을 위협하는 트랩과 적의 공격을 불사하며 열두 단계의 미로를 거칠 때까지 공주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를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그녀는 마법에 걸려있는 상태였으니까요.

 

 

 

이날 응답하라 1994는 보통의 드라마에서 교제 승을 받는 연인의 모습에 대한 통념을 깨버리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여자친구를 밖으로 내보내고 남자 혼자 무릎을 꿇는. "제가 정이를…. 많이 좋아합니다. 그냥 동생이 아니라 여자로서 많이 좋아합니다.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가 털어놓은 단 세 마디의 문장은 쓰레기의 사랑이 얼마나 큰 깊이를 갖고 있는가를 증명하는 것과도 다름없었습니다. "우리 사귀고 있습니다"가 아닌 "제가 많이 좋아합니다." 나정이와 절대 책임을 나눠 갖지 않으려 하는 어른 남자 쓰레기의 사랑과 그 일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제작진의 결벽에 감탄이 절로 나왔던 근사한 문장이죠.

 

 

 

나정이를 내보내고 홀로 방에 들어오는 선택을 결심했던 것은 결코 그 무게가 가벼워서는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천진한 나정이라면 시트콤처럼 쉬웠을 상황. 그러나 쓰레기는 나정이네와 그의 가족이 가진 유대감. 그를 아들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시선 앞에 맞서야 하는 고문 같은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 자리는 나는 더이상 당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선포하는 곳이나 다름없었으니까요. 그 순간이 얼마나 곤혹스러웠는가를 증명하는, 발끝을 제대로 땅에 딛지도 못하고 주먹 쥔 손을 무릎에 붙이고 있던 그의 체벌 같은 자세.

 

 

 

아버지가 자리를 떠나고 느슨해진 어머니의 목소리에 그제야 긴장을 푸는 모습이 애처로울 지경이더군요. 그 잠시의 휴식을 유지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질문이 꽂히기가 무섭게 다시 경직된 자세로 돌아갑니다. 울 것 같은 얼굴을 하면서도 어머니를 위로하는 쓰레기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어른스러운 사람인가를 다시금 실감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를 찾은 칠봉이 반절의 패배를 인정하고 건넨 공을 받아들이는 장면에서도 그는 드라마적 통념을 깨버린 선택을 합니다. 칠봉의 태도는 쓰레기의 입장에서 내 여자친구를 넘보는 남자라는 자극제를 넘어 나의 후배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당돌하게 느껴지기 짝이 없는 발언이었죠. 하지만 저는 칠봉의 마음을 받아주는 쓰레기라는 사람의 인간성 이상으로 남자친구 쓰레기의 배려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이런 상태에서 어떤 그림을 보여줬을까요.

 

 

 

애정이 식은 듯한 남주인공의 태도. 미묘하게 달라진 그의 모습에 눈치를 슬슬 보다가 무슨 일이냐고 캐물으면 울화가 치미는 듯 거칠게 공을 집어 던지며 터져 나왔을 상당히 보편적인 대사. "도대체 그 새끼랑 무슨 사이야!" "네가 어떻게 했길래 그 자식이 너한테 이래?" 쓰레기는 이 상식적인 그림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질책은커녕 아예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죠. 나정이가 끝내 읽어내지 못한 매직아이의 메시지처럼 그는 그녀가 보지 못한 면을 홀로 감당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두 사람의 키스신에 깔렸던 노래 너에게처럼 나정이의 순수한 마음을 다치지 않게 노력하는 것. 그게 바로 그가 그녀를 사랑하는 방법이었으니까요.

 

 

 

18회는 꽤 곤혹스러운 회차였습니다. 가장 잔혹한 트랩이 배치된 맵과도 같았죠. 무엇보다 충격이었던 것은 소위 근성의 아이콘이라고 명명되었던 나정이의 태도에서 사랑의 변질을 감지했다는 것입니다. 순간 시청자는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정이의 흔들림 없는 사랑은 이 드라마의 판타지를 구축하는 힘이었으니까요. 심지어 나정이 입으로 특별한 연인을 내려놓는 대사마저 등장합니다. 판타지와 기적으로 총칭되던 쓰레기-나정 커플의 아이덴티티를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죠.

 

 

 

언젠가 이 드라마 속 나정의 사랑이 영화 4월이야기와 일부분 닮아있음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고교 시절 짝사랑하는 선배를 도쿄로 떠나보낸 후 그림처럼 떨어지지 않는 그의 모습을 연신 상기하던 여주인공은 급기야 참 무모한 도전을 합니다. 그녀의 남은 6개월을 모두 선배를 쫓는데 바친 거예요. 그다지 우수하지 않은 학생이었던 그녀가 결국 선배의 대학에 합격했을 때 담임 선생님은 혀를 내두르며 이것은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회답합니다. "어차피 기적이라고 부를 거라면 나는 사랑의 기적이라 말하고 싶다."

 

오로지 이상민 오빠와 같은 대학을 다니고 싶다는 일념으로 명문대 합격에 도전한 성나정의 무모함을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급기야는 성공했었죠. 저는 그것을 이상민이 아닌 쓰레기 오빠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싶은 무의식의 발로가 아니었겠느냐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습니다. 나정이는 오빠와 결혼하는 꿈을 가진 사람이었고 어린 날의 꿈을 각인한 순간 그녀의 모든 목표는 쓰레기를 얻는 것이 되어버렸죠. 그리고 그의 마음이 자신과 통한다는 것을 알아낸 순간 그것은 사랑의 기적이라 통칭되었습니다.

 

 

 

기적과 판타지. 분명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하지만 봄빛으로 물든 나정이의 꿈꾸는 눈동자를 지키기 위해 그 뒤에서 쓰레기가 감당한 현실의 무게를 돌이켜보면 때때로 서글퍼지곤 합니다. "니한텐 나정이가 친구제. 나한테도 나정이가 그냥 편한 친구였으면 좋겠다. 그냥 그렇게 학교에서 만난 친구와 선후배 사이면은 나도 얼마나 좋겠노." 쓰레기-나정 커플의 기적은 현실 없이 동반된 무책임한 판타지가 아닙니다.

 

 

그것은 거저 이루어진 기적이 아니라는 말이죠. "내가 지금 생각이 너무 많다. 나정이는 하루에 이만큼씩 다가오는데 그걸 받아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받아줄 수도 없고." 그 과정에는 나정의 노력이 있었고 현실의 무게를 담당한 쓰레기의 상념이 뒷받침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를 아무런 죄책감 없이 온전히 사랑만 할 수 있도록 그 무게를 대신 담당한 쓰레기라는 연인의 현실이 존재하고 있었기에 이 서글픈 사랑의 기적이 유지될 수 있었던 거죠.

 

 

 

돌이켜보면 나정은 쓰레기가 그녀를 선택하기 전까지 그가 그토록 자신을 학대하며 감당한 무수한 고민의 무게를 조금도 짊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정은 정말 마음껏 후회 없이 쓰레기를 사랑할 수 있었죠. 쓰레기 외의 주변의 관계를 돌이켜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셈입니다. 이것은 오직 나정이만 바라보던 칠봉의 모습과도 닮아있습니다. 나정을 아프게 하는 것 그리고 그녀를 웃게 하는 것 그리고 그녀를 고민하게 하는 것은 오직 쓰레기 오빠 하나뿐이었죠.

 

 

 

나정을 떠나보내고 그는 신촌 하숙과의 모든 인연을 차단해버립니다. 그렇게 애틋했던 빙그레와의 관계마저 끊어낼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나정은 그들과의 관계를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밀레니엄의 약속을 기억하고 그 아름다웠던 1994년을 반추해봅니다. 하지만 쓰레기는 반쯤 영혼이 나간 상태로 일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나정을 선택했습니다. 그토록 많은 고민을 거듭해서 내린 결론이기에 이별의 그늘마저 온전히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었죠. 

 

 

 

 

판타지를 담당한 나정과 현실을 담당한 쓰레기. 이제는 서로의 키워드를 바꿔서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그것은 분명 신뢰라는 이름으로 매듭지어지겠죠. 그들의 결혼식에 바쳐진 주례사를 떠올려 봅시다. "그 첫째로 우리 서로 믿읍시다." "믿는다고 하는 것은 의심을 하지 않고 마음으로 의지하고 신뢰하는 것입니다. 서로 믿는 부부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믿을 수 있나요. 나의 꿈속에서. 너는 마법에 빠진 공주란걸. 언제나 너를 향한 몸짓엔 수많은 어려움뿐이지만. 그러나 언제나 굳은 다짐뿐이죠. 다시 너를 구하고 말 거라고." -더클래식 마법의 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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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로수 2013.12.23 10:52 신고

    이드라마에서 어느 누구도 사랑에 관해선 아름답지 않은 인물이 없는것 같아요. 칠봉이는 사랑하는 나정과 잠시라도 함께 있고싶어 밥을 먹었음에도 편의점에서 나정이와함께했고 운전면허도 그렇고..... 칠봉이의 사랑이 포만이나 빙그레 해태의 사랑에 비해 뭔가 부족하다는 이 느낌이.... 사랑을 얻기위해선 뭔가를 주어야한다는 마음에 향수, 쵸콜릿케잌, 고급양주 선물을 하고 너무 좋아하는 일화 동일을 보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것이 짠하네요..

  • 좋아 2013.12.23 11:35 신고

    닥터콜님의 리뷰 잘 읽고 갑니다~ 18,19화는 너무 아프네요

  • 스무발가락 2013.12.23 12:23 신고

    나정이는 자기가 생각하는 사랑이 뭔지 다시한번 얘기해 줬더군요. 가장 큰 사랑은 희생이라고.
    코믹한 상황에서 나온 대사라 그냥 넘어갔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의미심장한거 같습니다. 예전에 묵묵히 뒤에서 지켜주는 사랑을 얘기했던거랑 일맥상통하기도 하고요.
    따지고보면 칠봉이는 나정이를 위해 희생한게 없습니다. 6년간 다른 여자 안만나고 나정이만 바라보는거는 희생이 아니죠. 그건 나정이를 위한 희생이 아닌 본인의 첫사랑을 이루기 위한 희생일 뿐..... 칠봉이는 정말 착하지만 희생할 줄 모릅니다. 나정이를 위해 본인의 것을 내려놓으려 한적이 없죠.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일본으로 가는 선택에 대한 고민은 없던것 처럼요.
    그에 반해 쓰레기의 사랑은 희생 그 자체죠. 나정이를 위해 성동일 부부와의 관계를 버렸고 나정이를 위해 의사로서도 더 힘든 길을 선택했으며(저는 신경외과 지원도 나정이 허리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나정이를 위해 결혼도 내려놓았죠. 부산 파견은 나정이의 희생을 강요한거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역시 신경외과 지원과 마찬가지로 의사로서 더 정진하는 길을 택하는게 나정이를 위하는 길이라 판단했을 겁니다. 그게 쓰레기라는 인간이죠.
    나정이는 아직 그 커다란 희생을 보지 못한거라 생각합니다. 겁나 둔해보이지만 사람 심리를 잘 케치하는 쓰레기와는 정반대로 나정이는 정말 세심해 보이지만 사람 속을 잘 못읽거든요. 특히 청혼 받기 직전에 그 흔들리는 눈빛을 보면서 얘는 여기까지 와서도 쓰레기 마음을 잘 모를 정도로 둔하구나 싶었습니다.
    어쨌건, 희생할 줄 모르는 칠봉이는 나정이의 사랑을 체워줄 수 없고 오직 쓰레기만이 나정이를 체워줄 수 있을겁니다.

  • 변호인 2013.12.23 12:29 신고

    나정이가 칠봉이 고백에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짤려있죠.
    응사에서 흔히 나오는 편집 방법처럼 시청자들이 오해하게 만들어놓고 뒤에가서 사실은 이렇게 얘기했다는 식으로 나올거 같습니다.
    근데 적어도 나정이가 승락한건 아니라는건 알 수 있죠. 남은 열흘동안 더 힘내야지라는 말은 더 힘을 내야 넘을 수 있는 산이라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일단은 못 넘었다는 얘기죠. 물론 둘의 표정으로도, 그리고 그런 말을 했다는걸로 보아 완고한 거절은 아니었다는것도 알 수 있지만요.

    • 광주소녀 2013.12.23 12:52 신고

      맞아요!! 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엘레베이터 타기전에 칠봉이가 더 열심히 힘내야지 하면서 나정이 눈치를 보는듯했어요~ 근데 저는 그런 칠봉이가 어찌나 밉던지ㅠ 그 다음에 무표정한 쓰레기를 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던건지도 모르겠어요ㅠ 과연 2회동안 이 셋을 어떻게 풀어갈지 모르겠네요~ 밑에서 다른 분들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월화노인의 역할을 동일아저씨가 해주신거면 좋겠어요!!나정이엄마가 하는걸 보면 나정엄마는 여전히 쓰레기를 담아두는거 같기도 했거든요~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언급한 것도 그렇고~ 2013년에 쑥쑥이한테 매형한테 이를께있으니 바꿔보라는 말을 보면,, 그만큼 엄마마음을 잘 들어줬던 사람이 아닐까 싶거든요,, 그 전에 임신했을때 청포도 사다준 쓰레기를 생각하면 뭔가 이어질꺼 같기도하고~ 그냥 쓰레기와 다시 이어지길 바라는 입장에서 주절거려 봤어요^^

  • 김군™ 2013.12.23 12:42 신고

    현재 상황에서 칠봉이가 쓰레기에게 던진 야구공
    그 사연을 모르는 단 한사람은 삼천포
    어떻게 다른 사람들은 야구공의 사연을 알고 있을까?
    쓰레기 성격으로 볼때
    사연이 있는 야구공에 대하여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결국 야구공의 사연대로라면
    쓰레기에게 아직도 소유권이 그대로이고
    칠봉이 또한 소유권을 가진 쓰레기에게 던졌다고 볼 수 있겠죠

    아직 2화가 남아있지만
    먹먹한 가슴이 아직도 풀어지지 않네요
    희생으로 죽어간 드라마 스토리에 익숙해져일까요

    아직도 답답하네요

  • '쓰레기'는 왜 이름이 '쓰레기'일까, 항상 궁금했는데, 이 글을 보고 의문점이 사라졌습니다.
    '쓰레기'처럼 느껴지는 사랑의 배설물을 쓰레기 혼자 다 처리하고 있었군요. ㅜㅜ

  • 좋아좋아 2013.12.23 13:42 신고

    너무 고맙습니다.닥터콜님. 글오늘 다읽고가요..

  • 나정화이팅! 2013.12.23 21:08 신고

    나정은 쓰레기마음이 식었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요? 호주에 있을때 연락이 뜸해지더니 집에서도 나가고 하숙집식구 모두와 연락을 안한다고 하니 자기가 채였다고 생각할수도 있을것같아요 쓰레기가 힘들고 지쳐서 자기를 포기했다고..집으로 돌아와선 식구들이 쓰레기 탓할까봐 힘들지 않은척 내색을 안하는게 아닐까...우리는 쓰레기의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나정이가 쓰레기를 찬것같이 보이고요

  • 로키임다 2013.12.23 22:30 신고

    ㅠㅠ 아직도 리뷰는 안올라왔군요... 아직도 복습하고 계신 모양이네요ㅠ
    그럼 금토일월 이렇게 4일동안 날라갔던 제 멘탈이 조금 회복되어 제 나름의 분석을 해봤습니다.
    왜 18~19화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고요 진짜 오늘 하루종일 일이 안잡히더라고요~
    응사 멘붕땜에 1시간밖에 못자기도 했고 회사가서도 왜 이렇게 스토리를 짰을까 왜 이렇게 사람들의
    반발을 살것을 알면서 이렇게 만들었을까 했는데 2가지의 가능성이 생기더라고요
    하나는 그냥 칠봉이 살리기랄까? 너무 평범하죠? 근데 지금 칠봉이는 정확히 17화까지의 칠봉이는
    존재감 0에 단 1%도 가능성을 가지지 못하고 어떻게 보면 빙그레보다도 더 비중이 없는 안타까운
    녀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다보니 칠봉이 녀석을 살릴 길은 아무리 봐도 일단 나레기 깨뜨리고
    그 사이에 집어넣어 혼란을 주고 그러다가 오작교 노릇이나 시켜서 칠봉이 녀석이 원하던 가족 즉
    신촌하숙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명분을 주는 편집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나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1차원적인 즉 이작가를 무시하는 이작가가 그냥 평범한 아니 지상파 시청률 4%찍는 막장 작가가
    아니라는 생각에 접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2번째는 뭐냐면 바로 이 드라마를 진정한 의미의 명작을
    만들어보고싶다는 욕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솔찍히 17화까지 너무 달달하고 너무
    예뻐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있다면 현실이라는 문제와 지나치게 이쁘다는 것입니다. 17화까지 오면서
    나레기는 어떤 의미에서는 한번의 위기도 없었고 서로를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낸다면 정말
    우리가 응사를 최고의 명작이라고 볼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는 약간 물음표가 남습니다. 저같은 드덕이
    곰곰히 생각했는데 만약 이대로 달달하게 끝내고 위기없이 끝낸다면 그냥 평범한 로멘스코메디 드라마가
    되지 않았을까요? 시간이 지나서 그냥 이 드라마는 달달했다 느낌 외에는 안 가질꺼 같습니다. 물론
    비극이 명작의 조건은 아닙니다. 그래서 전 이작가 한번 더 믿어볼려고 합니다. 칠봉이를 응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드라마는 1화부터 19화까지 단 한번도 칠봉이를 남편으로 만들려는 목적이
    없었습니다. 쓰성과 쩡이가 어떻게 사랑을 시작하게 되고 어떻게 사귀게 되며 지금은 헤어진 마당에
    어떻게 결혼까지 가게 되었는가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 입니다. 그 상황에서 우리도 알다싶이 제작진은
    쩡이의 감정씬을 진짜 철저하게 9~10화에서의 쓰성처럼 아니 그보다 더하게 숨겨버립니다. 완전
    의도적이지요. 쩡이처럼 솔찍하고 순수한 아이의 감정선을 숨기다니? 전 이제 20화에서 한번 이작가와
    신pd를 한번 믿어볼렵니다. 물론 21화까지 숨길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건 이제 더이상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할꺼라 믿습니다. 과연 20화에서 18~19화의 흐름을 뒤집는 진짜 대박을 터트릴지가
    오히려 더 기대가 됩니다. 실제로도 18~19화에 모두를 멘붕 만들면서 17화까지의 집중도보다도 더욱
    20화에 집중할수 있게 만든 능력은 칭찬받아야 하니까요~ 단 18~19화는 3번이상 보기는 너무 힘드네요
    ㅠㅠ 뭐 두서없는 글이지만 한번 마지막까지 믿어보고 추가로 닥터콜님 리뷰 빨리 부탁드려요ㅠㅠ
    나 멘붕 회복이 너무 더뎌요~~~~~~~~~~~~~~~

    • 패닉의 기다리다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한번 들어보세요. 전 어쩐지 지금의 쓰레기-나정의 심정을 담은 것 같아서 설레더라고요.

      널 기다리다 혼자 생각했어
      떠나간 넌 지금 너무 아파
      다시 내게로 돌아올 길 위에 울고 있다고

      널 바라보다 문득 생각했어
      어느날 하늘이 밝아지면
      마치 떠났던 날처럼 가만히 너는 내게 오겠지
      내 앞에 있는 너

    • 로키임다 2013.12.24 03:03 신고

      괜히 저땜에 못주무시는거 같아 죄송하네요...ㅠㅠ
      패닉 노래는 완전 좋아합니다ㅎㅎ 이선희 패닉 여행스케치 등등
      완전 팬이거든요ㅎㅎ 님덕에 한번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님도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고만 주무세요~~~~~~~~
      아 글고 24일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ㅎㅎ

  • 칠봉과빙그레 2013.12.23 23:15 신고

    칠봉과 빙그레는 외사촌이라 그런지굉장히 비슷한것같아요 눈치보며 좋아하는 사람 주위를 멤도는것 그러나 빙그레가 다이다이를 만나 완벽하게 쓰레기를 극복했듯이 칠봉도 그렇게 되길바래요 나정과 쓰레기눈치보며 어떻게든 관심끌어보려는것 같아 안쓰럽네요
    쓰레기가 빙그레를 챙기고 지켜봐줬듯이 나정도 칠봉에게 그렇게 해주는듯...

  • 상실의 시대 2013.12.23 23:27 신고

    이젠 다들 나정이가 왜 그런 태도를 보였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수긍하는듯 합니다.
    이로써 문제는 남은 2회를 어찌 풀어나가냐는 것인데..
    분량이 짧으니 고의사구로 거르거나 낚는식의 전개가 아닌 정면 승부일거같습니다. (저의 바람입니다)
    예전 쓰레기와 칠봉이의 케치볼에서 처럼. 쓰레기가 던지공이 어떻게 되었는지... 이 드라마의 결론과 같을지.
    담백하게 마무리를 바라며.

  • 운명 2013.12.23 23:48 신고

    20회예고편여서 칠봉이 입원하고 나정이 칠봉을 병간호를 한다고나오는데 이것은 결국 나레기를 연결시켜주게 될듯

    19회 내내칠봉이 나정과 운전면허 시험장 따라다녀 나정과 만나고 드라이브도 같이 하지만 그덕분에 결국은 나정과 쓰레기가 만남


    나정엄마가 뜬 장갑은 처음부터 나정쓰레기막내아들을 생각하고 뜬것임

    결국 이것도 쓰레기손으로~
    남은 두 회는 획실하게 직진이기를 바래봅니다

  • 해기 2013.12.24 00:24 신고

    저 또한 언제 부턴가 몇 번씩 닥터콜님의 리뷰를 볼려고 들락달락 한 사람으로서 오늘 문득 여러분들의 댓글을 읽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누군가의 리뷰를 통하고 나서야 그 드라마를 제대로 이해하게 됐는가..하고요. 물론 극에 대한 애정으로 인하여 엇갈린 흐름에 대한 어이없음을 어디서고 보상받고 위로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다는 거 압니다. 그런데 굳이 나중에 극을 분석해서 그 의미를 재해석하고 나서야 그 극을 이해했다면 그 극 또한 명작이라 말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요.
    학창시절, 정말 절절히 아름다웠던 시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 생각납니다.
    시를 시로 보지 않고 한 단어 한 단어 일일이 면도칼로 도려내 듯 낱낱이 도려냈던 국어시간.
    님은 조국이며 부처며 사랑하는 사람이며..이건 시험에 나오고..등등. 사춘기 중3 소녀는 상처를 받았었습니다.
    물론 시인도 그 모든 것을 염두에 뒀을지도 모르지만 모름직이 시란 읽는 이의 감정을 최우선으로 놓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오늘 리뷰를 보며 갑자기 그때가 떠올랐습니다. 물론 닥터콜님의 리뷰를 뭐라 하는 건 절대로 결단코 아닙니다. 제가 지나치게 감정적이다 보니 미처 보지 못한 부분들의 섬세한 텃치는 저도 매번 감동하고 동감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 또한 그렇게 드나든 것이지요.
    다만 지금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시청자가 극을 보면서 그 당시 느꼈던 감정들이 그 극에 대한 가장 솔직한 감정이 아닐까를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18, 19화를 보며 느꼈던 배신감이 리뷰를 통해 어느정도 이해가고 안심되고 수긍하는 것이 오늘은 좀 걸리네요.
    저는 아직도 울분이 안 풀리는 1인으로서,
    정우라는 무명에 가깝던 배우를 발탁한 선구안이 있는 제작진이
    왜 그 좋은 선구안으로
    원 아웃, 노 스트라잇, 쓰리 볼, 주자 만루인 상태에서 세 번씩이나 병살타를 쳤는지.(개인적으로 14,18, 19)
    그 후 역전 만루 홈런을 쳐서 그 경기를 이기더라도 곱게 눈 뜨고 봐 줄순 없을 것 같습니다.
    생전 안하던 갤짓까지 하며 맥주 한 잔을 했더니 약간 삐딱선을 탔습니다.
    Anyway, 시에도 서평이 있듯이 님의 리뷰는 이유불문 인정!은 하고서 쓴 투덜이었습니다~~

  • 다시시작 2013.12.24 00:31 신고

    나레기의 헤어지는 과정이 너무 짧았던것은왜 헤어졌나보다는 안타까운이별과 운명의 방해도 이겨내는과정이 중요하기때문일꺼여요 예고에 나정이가 울며 차타고가는데 이때 나정이 눈물의 주인공이 남편 쓰레기일것같아요~
    나레기를 진짜 헤어지게 만들꺼였으면 이별하는 과정을 더 설득력있게 그렸지 않았을까요?

    19화 에서 나정은 쓰레기가 그리운만큼 먹는데 집중하고
    나정엄마는 장갑뜨는걸로
    나정아빠는 술마시며 옛날얘기하고 거기다가 술마시고 다치기까지~
    나정식구모두 쓰레기앓이중인것같음

  • 로키임다 2013.12.24 00:32 신고

    해기//님 저도 아직 멘탈이 회복 안되서 죽을꺼 같습니다. 한 30% 회복되었나?
    그런데 의외로 18~19화는 그렇게 망작 아닙니다. 물론 님말대로 저 또한 느낀 배신감은 진짜로 14화의
    그것보다도 아니 어떤 드라마를 봤던 거의 파리의연인 마지막장면만큼의 멘붕이 왔던건 사실입니다.
    근데 4일 정도 지나고 딱 드라마 4번 씹어서 보니까 진짜 보기싫은거 억지로 끌어다가 보니까 대충
    제작진들의 의도가 살짝 보인다는 겁니다. 누가 응사홈피에 제작진이 18~19화를 이렇게 만든건
    우리보고 쩡이 혹은 쓰성의 기분을 느껴봐라는 의도 같다는 말을 남겼는데 진짜 그런 기분이랄까요
    특히나 쩡이의 기분을 느끼고 있는거 같달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단호박이었던 쩡이가 고작 1년만에
    외국에서의 생활이 지쳐서 헤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때 느낄만한 자기자신에 대한 실망? 배신감?
    그리고 자기를 믿고 보내준 쓰성에 대한 미안함 등등이 복합적으로 느껴지고 그래서 더욱 쓰성을 만나지
    못하고 뒷정리를 못하느거라고 생각합니다. 쩡이는 알다싶이 자기가 불리하다 싶으면 도망가는 성격이
    었잖아요~ 실제로 13화에서도 쓰성이 키스를 하지만 쓰성이 만나자고 하니까 불안해서 약속도 파토낼려고 했었고요.
    뭐 물론 제작진이 우리 시청자들 수준을 너무 높게 보고 있다는건 너무 기분 나쁩니다. 좀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얼마나 좋아... 그렇지만 전 아직 병살타는 한번만 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ㅎㅎ

    • 오전에 올려드릴게요. 다 쓰긴 했는데 퇴고가 덜 되어서요. 사진도.. ^^ 기다리지 마시고 오전에 들어오십쇼! 7시 30분에 올리겠습니다.

    • 로키임다 2013.12.24 02:38 신고

      닥터콜님 님 완전 사랑합니다ㅎㅎ 고럼 7시반에 뵙겠습니다ㅠㅠ

  • 해기 2013.12.24 00:56 신고

    로키임다//님 왜 저는 님처럼 너그럽지가 못한지요ㅠㅠ
    님이 말씀하신 모든 것 알 듯 합니다. 나이가 드니(손주까지 둔 할미) 좋은점과 나쁜 점이 있는데, 좋은 점이란 상황 파악은 비교적 빨라 뭐라는 건진 알겠는데, 나쁜점- 풀이 과정이 괘씸하면 좀 못 참는다는 것입니다ㅎㅎ
    바라기는 훗날 평가가 님의 말씀처럼 한 번의 병살타 정도? 그 정도라면 Dvd 살 만 하겠죠.
    늦은 밤 감사합니다~~

    • 로키임다 2013.12.24 01:07 신고

      하하 아닙니다 저도 완전 미숙해서 닥터콜님의 리뷰로 멘탈 회복할려고 하는데요~ 오히려 미숙한 느낌을 막 써놔서 죄송합니다ㅠㅠ
      좋은밤 되세요~~

  • 눈팅만하다~ 2013.12.24 05:46 신고

    닥터콜님의 응사 리뷰를 접하면서 드라마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용기내어 쓰네요. 닥터콜님 리뷰도 좋지만 여기에 덧글 쓰는 분들의 감성이나 감상도 너무 좋아 늘 덧글을 꼼꼼히 읽게 된답니다.
    저는 다음만 보는 편인데, 거기 응사 관련 기사에 꼬박꼬박 덧글 쓰는 분들 중 칠봉이 지지파 한 분과 나레기 지지파 한 분이 유난히 눈에 뜨여요. 지난 주말 이후 그 두 파가 갈리며 덧글들이 참 어수선해졌지요. 칠봉이 지지파 중 눈에 띄는 한 분은 제가 참 좋아하는 커피를 닉넴으로 쓰시던데... 읽을 때마다 '정말 칠봉이 캐릭터를 좋아하는구나' 싶으면서도 그 논리가 너무 비약적이라 답답할 때가 있어요. 닥터콜님 블로그 주소를 복사해서 덧글에 달아주고 싶을 만큼요. ^^ 드라마 캐릭터를 좋아하는 건 각 개개인의 자유라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드라마 전체의 서사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인 지지와 결혼이라는 결과를 원하는 것은 좀 안 좋게 보이더라고요.
    물론 저보고 나레기 지지자구만. 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저는 원래 단순한 편이라 드라마를 볼 때 늘 남여주인공을 지지하는 편이거든요. ㅎㅎ 여기 덧글들 중에서는 광주소녀님 너무 귀여우신 것 같아요. ^^ 나레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맺지 못할까봐 걱정하시는 모습이~
    제가 감히 닥터콜님의 감성을 따라갈 수 있겠냐만은... 이 드라마가 지금까지 이끌고 온 서사를 보면 남여주인공.. 나정과 쓰레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요새 너무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나정이의 남편은 누구인가.. ㅎㅎ 쓰레기라는 말이지요..
    우선 칠봉이를 지지하는 분들 모두를 매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잘생기고 순수하게 한 사람만 지속적으로 짝사랑하는 것에 지지한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외모야 정말 주관적인 견해니 차지하고.. 그 칠봉이의 짝사랑 캐릭터만 놓고 봐도, 또 지금까지 이어온 내용만 봐도 칠봉이는 남편이 될 수가 없어요. 아, 물론 21부작이 아니고 남은 회차가 더 있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진행되었다면 칠봉이가 남편이 될 확률도 있어요. 제작진에서 칠봉이를 남편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제작진의 "남편 정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마 가장 큰 속임수이자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초반에 삼천포를 탈락시키는 것과 함께 극 전개 중 해태나 빙그레도 특히 해태와 뭔가 있을 것 같은데? 싶은 장면 하나(해태가 친구 운운하며 당장 사귄다 장면)만 있었을 뿐 전혀 나정이와 여지를 주지 않았어요. 물론 정하지 않았지만 워낙 쓰레기와 칠봉파가 득세하다보니 이야기를 바꿨나?란 생각을 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이야기 전개가 마구잡이로 갈 수는 없어요. 드라마든 소설이든 큰 뼈대는 잡아놓고 가야하니까요. 전에 언젠가 정우의 인터뷰 중 "초반에 제작진이 진지와 멜로 연기에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지만 지켜봐달라고 했다."(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듯)라고 한 게 기억나요. 아마 캐스팅을 하긴 했지만, 멜로나 진지가 받쳐주지 않으면 칠봉이로 갔을 수도 있겠지요. 초반에는 가능할 시나리오지요. 뼈대가 바뀌어야겠지만. 그런데 이우정 작가가 꽃누나 촬영 전에 15회를 다 쓰고 갔다고 봤던 것 같아요. 촬영 하면서 부분부분 바뀌겠지만, 남편을 확정해놓았던 거겠지요. 5부 내에 내용을 어떻게 전개시켜 앞선 부분을 만회하지 않는 이상 남편을 바꾸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
    어쨌거나 칠봉이를 남편으로 만들기에는 지금까지 나정과 쓰레기의 서사가 너무 길고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무리가 있어요. 왜냐하면 그 둘의 서사가 중심을 차지하는 동안 칠봉이는 나정이를 짝사랑하여 잘 만나고 있는 학교 선배에게 찾아가서 야구공을 주는 행동을 한다거나 다음에 만났을 때 옆에 없음 꼭 나랑 사귀자라는 20살이기에 가능한, 짝사랑 모습을 보여주는 것 외엔 나정의 마음을 흔들만한 임팩트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모자 속에 사진이 있긴 했지만.. 그것으로 흔들리기엔 나정이의 순정 캐릭터가 견고했고요.
    헤어지는 것, 단 몇 분으로 압축하여 보여주었지만 그 자체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봐요(그 부분 때문에 비판을 많이 받지만, 오히려 뒤의 내용을 위해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정말 둘의 또 다른 만남, 시작에 대한 여지를 위해서일 수도 있고.. 헤어짐 자체를 일부러 짤막하게 중요하지 않은 듯 그린 것일 수도 있죠). 그런 후 칠봉의 등장... 여기서 침체기를 걷던 칠봉파가 살아나지요. ^^;; 그럼 칠봉이를 왜 보여준 걸까요. 삼각관계를 등장시켜 시청률 좀 올려보고 "나정이 남편 누군지 몰라요" 이 낚시를 계속 유지하자... 속셈일 수도, 칠봉파가 지지하는 남편이기 때문이다.. 란 전개를 보여주려고, 그럴 수도 있지만..(남편이다 전개는 힘들죠..) 표면적으로 보이는, 삼각관계를 통한 위기는 물론 칠봉이의 성장을 위해 등장한 것 같아요. 이야기 전체 구조를 보면 지금이 등장할 타이밍이죠. 작가님이 글 좀 쓰시는 듯~ ㅎㅎ 남편이 왜 아니라고 하냐면 이것저것 깔아놓은 복선이나 낚시는 다 빼고 이야기 흐름과 서사만 보면 그가 남편일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만약 남편이라면 단 2회로 너무 많은 감정선을 보여주어야 해요. 지금까지 중심부를 차지했던 나정과 쓰레기의 감정 해결은 물론 칠봉이가 성장하는 부분까지, 쓰레기가 2년 후에 하숙집 친구들과 너무나 다정하게 나정이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의 그런 감정선을요. 그런데 19회도 그랬지만 20회 예고를 보니 쓰레기는 여전히 나정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그런 쓰레기가 아들이 될 수는 있지만, 나정이와 전처럼 오누이로 돌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에요. 겉으로야 가능하죠. 그런데다 하숙집 친구들까지 전과 같은 우정을 나눈다? 그것을 2회에 풀어줄 수는 없어요. 또 풀어주지 않고 나정과 쓰레기의 헤어짐처럼 짤막하게 보여준다? 이것도 헤어지는 것, 한 번으로 족한 거죠. 쓰레기가 나정이 때문에 나름 고민하고 아파하는 그 감정선을 몇 회나 이끌어 왔던 제작진으로서는 이런 결론은 말도 안 되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후반에 남편 찾기로 극이 쏠린다고 비판을 받을지언정 지금까지 이어온 서사를 바꾸지는 못할 거예요. 그러니 만약 칠봉이가 남편이 된다면 쓰레기가 힘들어한다거나 나정이의 그 숨겨진 감정씬(먹는 것이나 뭐..)을 그렇게 보여주면 안 되었던 거지요. 앞에도 썼듯이 회차가 더 길어서 쓰레기와 헤어져서 힘들어하는 나정을 위로하는 등의 칠봉이 중심 이야기가 앞의 나레기 이야기만큼 이어진다면 칠봉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 그러지 말란 법 없으니까요. 결혼식 전날도 파혼하는데 쓰레기와 나정이의 헤어짐이야~ 충분히 가능하지요. 나정과 쓰레기가 점점 마음을 가다듬어가는 모양새로, 캐릭터들의 모습들과 감정선이 안정을 찾고 지금 2013년 모습으로 구축되도록 보여진다면 2013년 모습도 이해는 되지요. 쓰레기가 가슴은 아프겠지만. 근데 칠봉과 쓰레기의 관계가 너무 자연스럽지요. 부인의 첫사랑. 그렇게 맘편히 보기가 쉬울까요? 다시 아들로 쓰레기가 돌아갔다고 해도요.
    그리고 칠봉이의 성장이 나정이와의 결혼이라면 그것 역시 이 드라마의 초반 주제와도 맞지 않지요. 나정이처럼 칠봉이도 일편단심.. 언젠가 닥터콜님 리뷰처럼 닮은 두 명이지요. 약간의 이기심과 배려가 덜한 것도요. 칠봉이를 다정다감하고 순수하다라고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맞지만 이 캐릭터 자체는 희생이나 배려가 없어요. 나정이를 너무 좋아해서 같이 하고 싶은 마음에 면허증 없다고 거짓말 하고 계속 같이 있으려 하는 모습은 귀엽긴 하지만 순전히 자기가 좋아하는 마음 때문이지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희생은 아니지요. 칠봉이는 6년 동안 계속 스무 살의 그 모습에만 머물러 있었던 거예요. 위에 쓴 것처럼 칠봉이와 나정이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진행된다면 칠봉이가 사랑과 희생 배려를 배우면서 성장하여 나정이와 될 수도 있겠지요.
    여기서 칠봉이가 다시 등장한 이유가 나오지요. 칠봉이를 성장시켜야 하니까요. 칠봉이는 캐릭터 성격처럼 계속 돌직구를 던져요. '결혼한다고 하더니 헤어진 것 같고, 좋아. 난 계속 좋아했으니 이제 다시 고백해서 나도 연애해볼 거야.' 칠봉이의 시점이 많이 안 나왔지만 저렇지 않았을까요. 저 안에는 나정이에 대한 배려는 없지요. 헤어졌다고 해도 현재 나정이의 마음이 어떤지 헤아리지 않아요. 또한 칠봉이는 미국으로 떠나는데 그 앞에서 고백하죠. 만약 승낙한다면 장거리 연애를 하겠다는 말인가요. 나정이가 헤어진 게 장거리 연애였는데요. 이렇듯 칠봉이 캐릭터만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나정이처럼. 둘은 정말 닮은 것 같아요. 이런 칠봉이와 나정이가 성장하는, 자기의 사랑만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한 주변 상황, 희생, 배려를 2회에서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 그래서 나정이 아버지와 쓰레기 아버지의 어색한 만남도 나오지 않았을까요? 연인의 만남이나 헤어짐은 그 둘만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오랜 친구임에도 자식들 문제로 그런 어색함이 흐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요. 그것이 봉합되는 것에는 시간일 수도 있지만, 다시 온전한(어린 사랑이 아닌 어른의 사랑) 성인이 된, 그 어색함을 만든 두 주인공이 결합해야 가능할 것 같아요. 현실은 힘들지만, 응답은 드라마니까요. 나정과 쓰레기의 헤어짐을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인 사랑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말도 있는데, 그래서 한 번은 헤어져야 한다, 그걸 통해 더 깊은 사랑에 눈 뜬다, 뭐 그런 말이요. 그럼에도(그런 현실적인 부분을 보여주더라도) 드라마는 판타지가 동반되어야 하니까요. ㅎㅎ 게다가 응답이 지금까지 쭉 이끌고 온 서사의 힘을 버릴 리도 없을 테고요.
    음, 제가 본 응답하라 결말은 이래요. 닥터콜님이 새벽에 올리신다는 리뷰, 너무 궁금하네요. 늘 좋은 글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른 덧글 다는 분들도요. ^^

    • 거의 리뷰급 댓글이네요...^^ 사진 몇 장 넣고서 리뷰로 쓰셔도 될 것 같아요. 저와 거의 비슷한 생각이라 댓글 하나 남깁니다~

  • 선인장 2013.12.24 07:31 신고

    아, 응사는 정말 명작이예요. 이렇게 수준이 높으니 드라마를 읽는 팬들도 수준이 높은 거지요. 어제 문득 사소하지만 놀라운 복선 하나를 생각해내고는 소름이 끼쳤어요. 극초반 쓰레기 삐삐녹음씬에서 무슨 노래를 원하냐는 나정이의 질문에 쓰레기는 "she's gone"과 "매일매일 기다려"를 원한다고 하지요. 하! 정말 작가진과 제작진의 디테일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어요. 남들은 멘붕이니 실망이니 힘들어 하지만 다른 분들 말씀대로 다들 나정이와 쓰레기억 감정이입 내지는 빙의되어 있는 것과 다름 아니예요. 마지막 2회분은 이 드라마를 더 명작화 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나레기로 흘러가는 거겠지만 아직도 나정이를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을 간직한 사랑에서만은 피터팬인 칠봉이. 칠봉이도 정말 멋지게 성장할 거예요. 나정이가 언젠가 말했죠. 우리 중 네가 제일 착하고 어른스럽다...그리고 삼천포도 언급합니다. 아는 억수로 착하다...부모사랑 온전히 못받고 자란 칠봉이예요. 그런데 자기관리 철저하게 하며 훌륭하게 잘 자랐어요. 좋은 인성을 갖춘 강한 멘탈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그런 칠봉이를 작가진이 계속 찌질이로 만들까요? 나레기 사이에서 정말정말 중요한 역할 하나 해줄 거예요. 그래야 피터팬에서 벗어나 제대로 성장하고 현재씬에서 보듯 행복하게 웃으며 좋은 인연 유지할 수 있을 거예요.

    • 선인장 2013.12.24 07:37 신고

      메이저리그급 인성의 칠봉이를 보여줘야 드라마도 캐릭터도 모두 명작으로 갈 수 있습니다. 예상하건대, 마지막 2회분에서 눈물콧물 좀 뺄 것 같아요. 손수건 준비하고 볼 생각입니다.
      정말이지 응사는 명작이예요. 최고의 성장드라마입니다. 시청자들도 성장하게 해요...

      정우의 연기는...정말 힘든 의사역에 맞게 팍팍 빠지는 살들처럼 팍팍 빠지게 해요. ^^;;

  • 헤일로 2013.12.24 10:31 신고

    드라마를 살찌우는 리뷰네요
    감사히 읽었어요

  • 헤일로 2013.12.24 10:31 신고

    드라마를 살찌우는 리뷰네요
    감사히 읽었어요

 

 

응답하라 1994만큼 감성의 고증을 중요시하는 드라마도 없을 겁니다. 밀레니엄 시대로 도래한 18회를 위해 방송사고까지 불사하며 그 시절의 아수라장을 재현할 줄은 몰랐어요.^^ 그 어떤 고증 보다 인상적인 디테일이었습니다.

 

 

 

18회를 기점으로 비로소 쓰레기-나정 커플은 완전해졌군요. 드라마라는 범주 안에서 이 커플의 위기는 오히려 너무 빨리 해소된 핸디캡이라고 생각했어요. 기-승-전-결의 구도에서 전이 생략되었거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도에서 위기와 절정을 너무 초장에 배치해뒀던 거죠. 만약 이번 회차를 기점으로 이 커플이 위기를 맞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진정한 위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위기라는 것도 특수한 관계에서 비롯된 기상천외한 만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너무나 담백해서 허무하기까지 한 권태기라는 사실 또한 다행인 부분이었지요. 여태껏 진행된 이 커플의 특수성을 돌이켜볼 때 온전히 그들을 갈라놓는 방법은 캔디를 버린 테리우스의 계기 정도는 돼야 마땅했을 테니까요. 이 정도로 특수한 관계를 설정해놓고 그렇게 허무한 방법으로 무산시키는 짓은 아까워서라도 할 수가 없죠. 그러니까 이건 관계의 결별이 아니라 시작인 겁니다.

 

 

 

두 사람의 위기가 그들 자신이 만들어낸 위기라는 사실 또한 이 커플을 향한 제작진의 결벽증을 증명하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쓰레기-나정 커플은 기승전결의 모든 과정에 타인을 개입시키지 않아요. 남은 회차에서 비로소 관계의 특수성을 침입하는 사례가 등장한다면 그것이 바로 두 사람을 궁극의 커플로 만드는 결정적 과정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아니 우리 부모님 이혼하셨거든. 아빠는 출장 가셨고 엄마는 최근에 재혼하셨고 그래서 지금 집에는 아무도 안 계시고 그래서 지금 여기서 난 이렇게 죽 때리고 있는 거지." 4회에서 칠봉이 어머님의 이혼을 놓고 하숙집 친구들은 참 천진한 눈빛으로 잔혹한 수다를 떨죠. "서울 인정. 인정. 와. 역시 다르다이. 삶의 사이즈가 달라 불마." "내는 이혼한 거 텔레비전에서만 봤지 실제로 이혼한 집은 처음 봤다아." "우리 동네에서는 상상도 못 한다. 누구 한 명 저 세상 가기 전까지는 평생 붙어 살아야 된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장면은 결말을 암시하는 두 가지 키워드로 작용하는데 하나는 소위 할리우드식 결말이라는 2013년의 그 풍경이 이해할만한 계기 없이는 불가능한 그림이라는 것을 제작진도 인지한다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은 헤어짐이 아무렇지 않은 소위 쿨한 세대가 아니에요. 더군다나 이혼을 뉴스에서만 접하던 지방 출신 아이들을 배경으로 만든 이 드라마에서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과거의 연인이 친구가 된다는 설정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잔혹한 블랙코미디 위에서 쓴웃음 짓는 칠봉의 정서를 유일하게 공유하는 사람이 쓰레기라는 사실 또한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이혼이라는 에피소드 하나에 들떠있는 이 아이들과 달리 칠봉의 상처에 교감하는 사람은 친척인 빙그레를 제외하면 쓰레기 하나뿐이었죠. "진짜? 우리 칠봉이 마음고생 좀 했겠는데." 쓰레기는 희한하게도 결핍의 냄새를 잘 맡는 사람입니다. 아마 그 시절 칠봉이에게 필요했던 사람은 나정이가 아니라 쓰레기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은 회차는 삼각관계의 세 사람이 아니라 칠봉과 쓰레기의 관계 개선에 중점을 맞출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린 아주 특별한 연인이다. 이십 년을 오누이처럼 지낸 각별함이 있었고 힘겨운 짝사랑을 견뎌낸 절실함이 있었으며 한 달 앞둔 결혼을 미루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해도 좋을 든든함이 있었다. 우린 아주 특별한 연인이었다." 관계의 소강상태로 들어선 쓰레기와 성나정. 각자 사랑을 각인했고 함께 사랑을 확인했으며 이제 필요한 것은 세 번째의 설렘입니다. 다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그게 바로 관계의 시작이고 그 세 번째 사랑을 통해 비로소 두 사람은 완전해질 겁니다.

 

 

 

덧. 현대판에서 나정이는 빙그레과 남편의 관계에 묘한 질투심을 드러내는 장면이 있는데 이날 빙그레를 흘겨보며 왜 신랑 옆에 서느냐고 야단치는 모습이 언젠가 담배 피우러 가는 두 사람을 서운해하는 장면과도 닮아있더군요. 나정이를 웃으면서 바라보다가도 김재준과 눈이 마주치자 곧 눈을 내리깔고 자석처럼 신랑측에 붙어서는 모습 또한 너무나 그레그레 빙그레다워서 사랑스러웠던 장면입니다.

 

 

 

19회는 히스테릭의 절정이었던, 그래서 너무나 흥미로운 9회를 반추하는 감정선으로 흐르지 않을까 싶네요. 굉장히 기대가 되는 회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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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찌용 2013.12.21 12:02 신고

    어제 응사가 끝난후 "하..." 한숨만 쉬고 있던 저를 남편이 왜 그러냐며 걱정스런 눈빛으로 말을 걸었죠^^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특별한 연인이었다고 믿고있던 그들이 헤어지고.. 나정이 앞에 나타난 쓰레기의 눈빛... 하... 닥터콜님의 리뷰를 읽으며 다시 눈물을 닦으며 위안을 받네요. 마지막 빙그레의 시선까지 잡아낸 닥터콜님 정말 존경합니다. 나레기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친절한 리뷰 바로 올려주신 닥터콜님 사랑합니다^^

  • 행인 2013.12.21 13:04 신고

    응사 리뷰는 항상 챙겨보고 있어요 어제끝나고 잠을 못이루고 오늘도 서성이다가 콜님 리뷰를 보고 조금 안심한 마음이 듭니다 ㅠㅠ 좋게 잘 마무리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해여

  • 지니 2013.12.21 13:49 신고

    리뷰를 보니 마음이 놓이고 또 한 번 나정이와 쓰레기를 이해하게되내요.
    전 이 커플의 특수성이 너무나 좋았고 만화같은 판타지가 너무 좋았던건지
    오늘 너무나도 현실적인 둘의 헤어짐이 너무나 잔인하게 느껴졌거든요ㅠㅠ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다시 사랑한다고 말하고자 하기 위한 위기라면 반겨야겠죠?
    ㅠㅠ그래도 오늘 너무 걱정입니다 닥터콜님의 말대로 제3자가 끼지않은채로
    겪어낼 위기였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 초롱초롱 2013.12.21 14:07 신고

    캔디를 버린 테리우스의 계기라니.. 늘 푸른 이야기에 이어 저를 깜짝 놀라게 하셨어요. 닥터콜님이 저와 비슷한 연배신지? ^^;
    테리우스가 자기를 구하려다 불구가 된 스잔나의 곁을 지키기 위해 캔디를 떠날때 분노가 끓어올랐던 기억이 나네요.
    그것에 비하면 지금 나레기의 시련은 시련도 아니라는거. 그래도 어제 저녁부터 괜히 우울해지는건 어쩔수없네요. ㅜㅜ

  • 똥배 2013.12.21 14:37 신고

    말도 많은 18회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닥터콜님 말씀처럼 쓰레기와 나정이 커플이 이 위기를 통해 완성형 커플이 될 것이며, 그건 타인의 개입이 아닌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나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비록 그런 확신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18회의 연출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것은 해외파견 후의 대비된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심 연속선상에서 쓸쓸함이 잔뜩 묻어나오는 피폐해진 쓰레기 모습에 반해 나정이의 모습에는 아쉬움은 어려있었지만 미련이나 고뇌의 흔적은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저 또한 그 부분은 조금 아쉽더군요.

    저번에 쓰레기와 나정이에게는 서로가 결핍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그것 말고도 혹시 이들 캐릭터에 또 다른 결핍이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 위기가 그 결핍을 채우는 계기가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 아..이게 진정한 리뷰지...응사 블로거글 볼려고 뷰 왔더니 메인에 웅크린감자꺼 있길래 봤더니 진짜 욕나올뻔...도대체 드라마를 무슨생각으로 보면 그딴 리뷰가 써지는지...성나정의 감정선과 그때 처한 상황따윈 생각도 못하고 좋아 죽을떈 언제고 바쁘다는 핑계로 쓰레기를 먼저 떠나보낸 나쁜년 취급하는거보면...아오 진짜 그딴 저급한 글생각하니 또 열받네..ㅠㅠ 썩은눈 안구정화하고 갑니다..

  • ㅇㅇ 2013.12.21 15:31 신고

    응사에 빠지신건 알겠으나 요새 너무 응사글만 쓰시는 것 같아 전보다 블로그가 덜 풍성해진 느낌입니다.

  • 나레기 2013.12.21 16:22 신고

    어제 본방을 못보고 모임에 참석한 중, "칠봉이 남편 확정”이라는 지인의 카톡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모임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계속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마치 제가 연인과 헤어진 것처럼..

    새벽에 18회를 보고… 머리로는 나정이와 쓰레기가 결혼을 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가슴한구석의 애잔함.. 쓸쓸함.. 먹먹한 감정은 계속 지울 길이 없네요.. 아이들만 아니면 음악 크게 틀어두고 실컷 울면서 이 슬픈 감정을 즐기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19회에 쓰레기와 나정이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다음 주까지 이 기분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94학번이여서 더 몰입을 해서 보아서 그런지..

    응사를 보면서… 20대 시절로 다시 돌아간 듯 합니다. 그 시절에 제가 느꼈던 희로애락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다시 저를 덮치네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을 잘 알기에.. 그러한 기분들에 그 때처럼 방황하지도… 힘들어하지도 않겠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워킹맘으로 일하면서 메말랐던 젊은 시절의 감수성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 주 응사가 끝날 때까지는 이 기분 즐기면서 살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기분을 털어놓아야만 홀가분 할 것 같아서 감사 인사를 빙자하여 글 남깁니다.

  • 디노양 2013.12.21 16:56 신고


    18화를 보고 너무 큰 데미지를 입어버렸는지..오늘 하루 내내 피폐해져버린

    쓰레기의 얼굴과..엘리베이터에서 나정 칠봉과 마주친 쓰레기의 눈빛이..

    눈에 밟혀서..후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먹먹해진 가슴이 너무 답답해 닥터콜님 리뷰나 읽고 맘 좀 달래볼까 하고 들어왔는데..

    역시...이렇게 제 맘에 치료약을 제대로 투여해주시는군요..ㅠ.ㅠ

    답답해져버린 가슴이 숨을 쉴수 있게 산소를 불어넣어주신 닥터콜님 덕분에...

    19회를 조금은 편하게 볼수 있을거 같습니다!!!^^

    늘 감사하고..또 감사합니다..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릴게요^^





  • 지니 2013.12.21 16:57 신고

    단연 최고의 리뷰입니다. 여러회에 걸친 장면을 이렇게 기막히게 엮어서 풀어낼 수 있는지 너무 감탄.. 저렇게 오랫동안 차곡차곡 관계를 쌓아왔는데 이렇게 long distance 한번에 끝나는건가 허무했는데 여기 있는 글을 읽으니 서사적 차원에서 이해가 되네요.....저도 윗부과 같은 처지로 지나치게 몰입하고 있습니다.. 94학번에 새내기때 만난 첫사랑과 결혼을 하고 학교가 있던 신촌에서 주로 데이트를 해서 그리고 오랜시간 저의 해외생활로 떨어져 있었던 경험들땜에 그런지 남일 같지가 않습니다.. 마지막에 둘과 마주친 쓰레기 눈빛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 누부야 2013.12.21 17:20 신고

    정우의 너무 뛰어난 연기가 오히려 드라마에 독이 되고있지않나 생각이 드는 회였습니다. 큰그림으로 보면 딱 판타지..내용상으로도 친남매도 아니고, 불륜도 아니고, 로미오와줄리엣처럼 원수집안도 아니고..그들이 사랑 또는해선 안될이유도 없고 단지 깨닫지못한 첫사랑을 찾아가는 과정또는 오래전부터 꿈꾸어왔던 사랑을 실현되는 과정의 고민을
    좀더 가볍게 갔더라면 오히려 시청율이 높지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정우님의 연기는 너무 디테일해서 보고나면 아프고 먹먹해서 벗어날수가 없어요..덕분에 응사폐인,마니아는 많이 생겼지만 드라마는 드라마로서의 역할이 필요하지요. 조금은 더가볍게 보고 즐길수있어야하는데 너무 무거워요~ 사춘기시절 눈물깨나 쏟으며 봤던 그어떤 순정만화보다도 판타지로맨스소설보다도 더 몰입이되어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하소연을 하는 분들이 저뿐이 아니더군요^^

    • 오사 2013.12.21 17:32 신고

      시청률은 지금도 어마어마하게 높죠 ㅋㅋ 그 난리였던 1997 최고 시청률을 평균으로 갖고있는 드라마인데요. 정우의 대단한 연기가 마음을 아리게하는건 사실이지만 그걸로 드라마의 깊이가 생겨서 더 많은 시청층을 끌어들인다고 생각해요. 일례로 8-9-10회에서 정우의 서사를 대신한 눈빛 연기가 없었다면 닥터콜님 말씀대로 이 드라마는 실패했을 겁니다. 시청률이 치솟았던 것도 그때부터였구요. 오락가락하는 러닝타임 때문에 시청률에 차질이 생긴거지 드라마 내부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에 비해선 시청률이 굉장히 잘 나오고 있는 편이구요.

  • 핑크하하 2013.12.21 19:43 신고

    어제 18회를 보며 이렇게 잠을 못 이룬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군요...저주받은 학번이라는 그 94학번이었던 저로서는 저 상황이 나레기의 헤어짐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릅니다...닥터 콜님의 리뷰를 보며 불안감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어요.정말 감사합니다...

  • 밀레니엄 전날 그야말로 산전수전공중전 끝에 나정의 집 앞에 도착하고도 차마 들어가지 못했던 쓰성의 마음이 안타깝네요.문득 이게 뭐하는건가 허탈한 맘도 들고,영영 떠난 나정의 마음을 확인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들고...
    오빠가 확실하게 선을 그으려 부르는게 아닐까 겁내면서도 병원으로 달려간,자신을 보며 활짝 웃는 오빠의 당신을 사랑한다는 눈빛에 확신을 얻고 두 팔을 활짝 벌리던 나정의 용기있는 사랑이 시련에 흔들리니 가슴 아프네요.
    爱真的需要勇气 来面对流言蜚语 只有你一个眼神肯定 我的爱就有意义
    爱真的需要勇气 去相信回在一起
    사랑은 용기가 필요하죠 유언비어에 맞서야하죠 당신의 긍정의 눈빛이 있다면 내 사랑도 의미가 있죠
    사랑은 용기가 필요해요 늘 함께할 수 있다고 믿어야하죠
    임정여의 '용기'라는 노래입니다.자신의 사랑을,상대의 진심을 믿고 용기있는 사랑의 결실을 맺는 나레기를 보고 싶네요

    • 마법의 성에서 페르시아 왕자는 언제나 기도하죠. 끝없는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그렇게 얻은 세상은 너무나 소중하죠. 함께 있다면.

    • 닥터콜 늘 불친절하게 쓰성의 마음을 감추고 안 보여주는 제작진 땜에 갑갑한 마음을 님의 글을 보면 서 위안 받습니다.혹시나 진짜 쓰성이 글을 올리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늘 조용히 글만 읽고 나가곤 했는데,좋은 글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 몇자 남겼네요

  • ㅅㅅ 2013.12.22 16:01 신고

    님께서는 응사의 서사 구조를 상당히 높이 평가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저는 응사 제작진의 낚시 강박으로 응사의 서사구조가 응칠에 비해 약하다고 생각하는 시청자입니다. 특히 나레기의 결별 과정이 개연성을 상당히 결여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 위기라는 것도 특수한 관계에서 비롯된 기상천외한 만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너무나 담백해서 허무하기까지 한 권태기라는 사실"라고 님께서 쓰셨는데 잘 동의가 되지 않네요.

    대부분의 커플들이 3년 정도에 권태기에 이르게 되는 것처럼 나레기의 경우에도 첫키스를 한 95년 여름에서 98년 여름~98년 12월 이전 권태기 가운데 이별을 했을 수 있습니다. 님의 견해나 나정의 나레이션처럼 특별한 연인도 평범하게 권태를 느끼며 이별할 수도 있습니다.

    집시들이 결혼할 때의 서약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다면 당신을 떠나겠습니다.’라네요. 그런데 집시들과 달리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상당히 무거운 양자관계입니다. 나레기의 경우 결혼을 2년 뒤로 연기한 상태의 커플이기에 단순하게 권태로 헤어지기에는 지나치게 무거운 관계입니다.
    먼저 나정은 결혼을 연기한 큰 부채감을 안고 있습니다. 쓰레기 쪽의 큰 양보로 호주로 나갔으니까요.
    쓰레기의 경우에도 권태로 이별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쓰레기는 사실상 부모나 다름없는 동일화 부부를 다시 안 볼 부담을 져야만 이별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채 호주로 파견나간 지 11 개월도 안 된 상황에서 권태로 이별이 가능한가요?

    • 단순하게 권태로 헤어졌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극적인 연출의 결별이 아니기에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당위성이 주어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개연성이 부족한 건 맞습니다. 칠봉이가 어떤 방법으로 나정이의 사진을 가졌는지조차 설명이 안 되는 드라마인 걸요. 이 드라마는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읽어야 합니다.

  • 리뷰 잘 보았어요.
    장안의 화제더군요.. 이제부터 열심히 시청해야겠어요..

  • ㅜ.ㅜ...나정이랑 쓰레기 잘되게 해주세효 ㅠ.ㅠ....

  • ㅜ.ㅜ...나정이랑 쓰레기 잘되게 해주세효 ㅠ.ㅠ....

  • 정우사랑 2013.12.23 07:37 신고

    역시나..닥터콜님의 리뷰는 이러실줄 알았어요.
    쓰나커플이 이대로 끝일수가 없지요..새로운 시작입니다.
    둘은 그렇게 끝날수가 없다는거 그동안 둘만의 눈빛을 봐왔다면 알수 있지요.
    아~~이제 2회차만을 남겨두었다니...아쉽기가 짝이 업네요.
    닥터콜님..주말에 정우님의 자전적인 영화 바람을 2번째 봤는데요.
    응사 끝나면 바람영화도 리뷰해주시면 안될까요? 생각만 해도 기쁘네요.
    요즘 우리 정우님 연기매력에 끌려...매일 정우흔적찾기에 여념이 없네요.
    좋은 한주되세요~마지막 주를 남겨둔 응사,,12월에 달력도 한장..많이 많이 아쉽네요.^^

  • 아쮸 2013.12.23 23:51 신고

    18회 보고 두려워서 19회 못보고 있는대 님의 글을 읽고 위안이 되네요~ 그래도 20회가 끝나야 볼 수 있을꺼 같아요 마음아파서

  • 아신또 2013.12.26 21:25 신고

    콜님의 리뷰는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아 그렇구나 하고 다음리뷰 기다렸는데 갑자기 댓글들이 이상해졌네

 

 

호기롭게 자신의 볼을 뺏은 다이다이 선배가 그와 똑같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도망치는 모습에 빙그레는 웃음을 터뜨립니다. 적어도 빙그레에게선 16회 만에 처음으로 보는 터프한 미소였지요. 이후 빙그레는 구부린 등으로 몇 번이나 걸려온 그녀의 구애에 귀를 기울입니다. 한번은 족보를 구실 삼아 데이트 약속을 잡더니 느닷없이 충청도 사람과 결혼한 친구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나. 떨리는 목소리로 재잘재잘 떨어대는 수다에 힘없이 입꼬리가 올라가긴 했지만, 그의 눈빛은 서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끊는다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쉬움 없이 수화기를 내려놓으려던 빙그레. 하지만 그녀가 남긴 호소 같은 혼잣말은 그의 마음을 붙드는 희망이 되어주었습니다. "아씨…. 심장 떨려…."

 

 

 

빙그레는 줄곧 응답을 거부해왔습니다. 그녀의 메시지를 들을 때마다 그가 찾은 사람은 다름 아닌 쓰레기 선배였죠. 첫 메시지를 듣고 그는 곧장 수화기를 들어 외칩니다. 선배님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고요. 물론 전체를 완성하지 못하고 곧 허물어 버린 고백이었지만. 더욱 본격적인 대시에도 그의 시선은 여전히 쓰레기 선배가 남겨준 족보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전화를 끊고 돌아서던 빙그레는 그 누구에게보다 자신을 위한 응답이 필요한 시기임을 깨닫게 됩니다. 애절한 눈빛으로 쓰레기의 빈방을 둘러보던 빙그레. 먹먹해져오는 감정을 목으로 삼키던 그는 수화기를 들어 그를 찾아 나섭니다.

 

 

 

"강아지. 네가 여기 웬일이고. 야. 아니 이 야밤에 부산까지 네가 웬일이지. 네 설마. 내 보러왔어?" 그를 마주하기만 해도 저절로 웃음이 나는 빙그레는 숨김없이 대답합니다. 당신을 보러 왔노라고. 그리고 결연한 표정으로 요구하죠. "밥 사주세요. 선배님."

 

 

 

한밤중에 그를 찾은 빙그레를 쓰레기는 놀라워하면서도 질책하거나 꼬치꼬치 캐묻지 않습니다. 그저 밥을 먹는 그의 앞자리를 지켜줄 뿐이죠. "건더기 더 줄까?" "다음에는 형이 더 비싸고 더 맛있는 걸로 사주꾸마. 알겠제." 생각해보면 그는 늘 이런 사람이었죠. 항상 늦되고 겉돌고 답답하기까지 하던 나를 늘 여유롭게 지켜봐 주던 사람. 위태로운 가족의 장남. 그의 성공만이 꿈인 부모님과 불안한 위치의 남동생. 늘 쫓기듯이 타인의 질책에 허덕였던 빙그레에게 가장 절실했던 것은 스스로 확신을 가질 때까지 나를 버리지 않고 기다려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자. 오늘은 또 우리 강아지 무슨 일이 있어갖고 또 이렇게 병원까지 찾아오셨을꼬? 말해봐라. 햄. 들을 준비 됐다." 그때 내가 얼마나 행복한 미소를 하고 그를 바라봤었는지.

 

 

 

"이제 저 밥 안 사주셔도 돼요. 이제 저 밥 안 사주셔도 돼요. 선배님." 마치 터져 나오는 울음을 삼키듯 허겁지겁 밥을 밀어 넣는 그를 상념에 잠긴 눈빛으로 바라보던 쓰레기는 곧 머리를 쓸어주며 "오야."라고 대답합니다. 그는 언제나 빙그레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이 틀렸다고 나무란 적이 없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는 지난 3년 동안 반추해왔던 열병의 결론을 다른 누구도 아닌 그에게 알려줍니다. 아니, 그 말고 누가 그 해답을 들을 자격이 있겠어요. "형."

 

 

 

이날 이후 처음으로 다이다이, 진이 선배의 부름에 응답한 빙그레는 그날의 일을 마치 데이트처럼 소녀 감성 만연한 얼굴로 설레여하는 이 귀여운 선배에게 또 다른 확신을 확인합니다. "지금의 이 두근거림이 자꾸만 신경 쓰이는 이 사람이 내게 처음으로 다가선 이성을 향한 작은 호기심 때문인지 아니면 남들이 말하는 그... 그 사랑이라는 것 때문인지." 확인-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입을 가져다 댄 빙그레의 참 무모하고도 로맨틱한 키스. 감은 눈을 서서히 뜨고 그 감정을 되새겨보던 빙그레는 확신을 가진 듯 눈을 감은 채 입맞춤에 집중합니다.

 

여기까지의 전개를 보면 세 가지 의문에 빠지게 되죠. 하나. 쓰레기를 향한 빙그레의 마음은 사랑이었을까. 둘. 쓰레기는 빙그레의 열병을 알고 있었을까. 셋. 빙그레는 진이 선배가 최선이었나. 차선이었나. 분명 직접적인 대사나 상황 묘사로 드러난 부분 없이 여지를 남기는 연기와 연출 때문에 중의적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작진은 열린 결말 같은 정황 묘사에서 나름 확고한 결론을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그 세 번째 의문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아…. 생각해보니까 해보지도 않았더라고요. 때려죽여도 못하겠으니 그만 둘란다- 할려면 먼저 해봐야죠." 본격적인 음악의 길을 내려놓고 학업에 집중하기로 했던 빙그레가 쓰레기에게 남긴 전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빙그레가 진이를 선택하기 직전의 결심과도 닮아있었습니다. 진이의 첫 메시지를 받고 쓰레기에게 전화를 걸었던 빙그레가 마주 보던 책상 위에 가득히 놓아둔 노래 테이프들처럼. 쓰레기는 빙그레에게 음악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꿈이자 열망이었죠. 14회. 군 생활에 적응 중인 해태의 나레이션과 가족의 기대에 결국, 꿈을 접어버려야 했던 빙그레에게 마치 위로처럼 던져진 성나정의 나레이션은 그가 훗날 선택할 사랑의 결론을 의미하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내무반 조직 사회에서 경험과 시간이 가르쳐주는 가장 소중한 것은 생존을 위한 융통성이라는 것을 난 알게 되었다." "가족을 무릅쓰고 환경을 이겨내어 마침내 이뤄낸 꿈이란 폼나는 법이다. 대부분의 우린 내 사랑하는 이들을 차마 밟고 넘어설 수 없어 끝끝내 스스로 꿈을 내려놓고 만다. 하지만 괜찮다. 얼마 되지도 않는 드라마틱한 성공담 따위에 기죽어 스스로 좌절과 패배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우리에겐 꿈만큼이나 사랑도 소중했을 뿐이다. 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를 바꾸는 결단. 꽤 괜찮고 폼나는 일이다."

 

 

 

물론 이렇게 결론 내려버리면 결코 닿을 수 없었던 쓰레기를 향한 마음의 차선책으로 그녀를 선택한 것이냐는 불쾌한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문득 짝사랑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영화 러브레터가 떠오르더군요. "성적이 안 좋은 내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담임 선생님께서는 기적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어차피 '기적'이라고 부를 거라면 난 그걸 '사랑의 기적'이라 부르고 싶다." (영화 4월 이야기속 마츠다카코의 나레이션 중에서) 쓰레기를 향한 성나정의 사랑이 같은 감독의 4월 이야기와 닮아있다면 빙그레의 사랑은 러브레터의 관점과 몹시 흡사합니다.

 

학창시절. 선생님의 호명에 동시에 손을 든 나와 이름이 같은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된 후지이 이츠키. 아이들의 짓궂은 놀림에 화가 났던 건 내가 아니라 그 아이의 마음을 염려해서였는데. 얼굴에 봉투를 뒤집어씌우고 시험지를 채점한답시고 페달을 밟게 하여 밤을 지새우게 하는 등 서툴기만 했던 그의 사랑은 결국 발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첫사랑과 닮은 얼굴의 여자를 사귀고 얼어 죽어가면서도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흥얼거리며 후지이 이츠키를 추억합니다. "내 사랑은 남풍을 타고 흘러요." 첫사랑의 고향 오타루를 떠나온 그가 남쪽의 고베에서 북쪽의 그녀를 그리워하는 러브송을 부른 거죠. 분명 낭만적이지만 여자친구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화나는 이야기도 없을 겁니다.

 

 

 

빙그레가 진이에게 호감을 느낀 계기도 후지이 이츠키와 닮아있습니다. 게임의 벌칙을 빙자한 입맞춤과 내게 던져지는 지속적인 관심. 나의 성적을 염려해서 준비했다는 쓰레기 선배와 똑같은 종류의 족보. 히로코는 울먹이며 나를 닮았다는 이유로 선택했다면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저는 차선이라고 해서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빙그레는 쓰레기를 그리고 진이를 사랑했고 그 사랑에 어울리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쓰레기는 보내주는 감정만큼의 사랑을. 그리고 진이는 받아들이는 마음만큼의 사랑을 하고 있었던 거죠.

 

 

 

분명 빙그레에게 있어 쓰레기는 평생을 대체할 수 없는 애틋함으로 남아있겠죠. 그는 빙그레에게 첫 남자이자 첫 구원이었고 첫 키스이자 첫사랑이었으니까요. 그토록 드라마틱한 만남과 열정이 인생에 여러 번 찾아오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그러나 사랑의 종류가 반드시 서커스나 페스티벌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저절로 이끌리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마음이 움직이도록 노력해보고 싶은 사랑도 있죠. 진이의 경우는 후자였고 빙그레는 키스를 통해 그 마음을 확인해봤습니다. 노력을 해봐도 좋겠다는. 그는 아마도 이 드라마의 모든 애처가 중에서 가장 성실한 연인이었을 겁니다.

 

패닉의 달팽이. 빙그레의 테마송으로 선정된 이 노래는 6억 년 전 달팽이의 고향인 바다를 향한 향수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달팽이는 대체로 자웅동체이기도 하죠. 확신과 확인 사이에서 망설였지만, 신촌하숙에서 그 누구보다 원대한 꿈을 갖고 있었던 빙그레. 그가 내린 결론은 결국 육지 위에 남는 것이었나 봅니다. 바다를 닮은 음악도 첫사랑도. 그것은 모두 빙그레의 마음속에 20대의 가장 뜨거운 한 페이지로 남아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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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명소저 2013.12.17 10:47 신고

    가슴이 먹먹해져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고 하셨던 콜님의 멘트를 보면서 저도 같이 가슴이 먹먹해졌었습니다.
    좋은.....(어떤 형용사를 붙여야 할지...더 가면 오버인 거 같고,,덜 하기엔 너무 가벼운 거 같은...)리뷰 잘 보고 갑니다.
    이런 좋은 드라마를 이제 2주 뒤면 떠나보내야 되네요..
    먹먹한 연말이 되겠습니다...ㅠ,ㅠ

  • 슬로우 2013.12.17 11:18 신고

    응답하라 1994에서 빙그레 성겨적인 부분에서 왠지 나와 닮아 애처로워보였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육지 위에 남아(여기서 펑 터짐) 자기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좋아보이네요.
    난 언제쯤 그리 될런지요.

  • 꿈꾸는여인 2013.12.17 11:21 신고

    저는요 빙그레의 나레이션중 '처음으로 다가온 이성' 이라는 대사를 듣고 그동안 빙그레는 20살이 될때까지 동성도 이성도 그 누구에게도 저런 관심을 받아본적이 없었구나 했어요 부모와도 깊은 감정의 교류를 하지못하고 스스로 그저 아무것도 하지않고 속으로 참아내며 혼자 방에 틀어박혀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게 다였던 빙그레에게 빙그레의 속내가 어떤지 지금 처해있는상황이 어떤지 질책도 채근도 의무감도 주지않고 빙그레의 마음을 이해해주던 쓰레기같은 존재가 태어나서 처음이였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빙그레가 태어나 처음 받아본 감정들과 처음느껴본감정들로 인해 이 감정들이 이성에대한 사랑인지 아닌지 조차도 알수없던게 아닐까싶어요 쓰레기를 아기새마냥 쫓아다니고 그저 쓰레기가 좋고 포근하고 그런상태에서 윤진이가 나타나면서 똑같이 자신에게 관심을갖고 다가오는 윤진이를 보며 느껴지는감정이 생겨나고 이게 이성에대한감정인지 아닌지 그차이가 뭔지 구분할수있는 기준이 생겨났구나 그리고 확인을 통해 다름을 알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만약 쓰레기같이 다가오던 첫번째 존재가 동성이 아닌 이성이었더라면 빙그레의 고민이 혹은 답을 찾아넣는 시간이라는것이 존재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작가님이 첫사랑이라는것이 꼭 이성관계에만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동성애자 관점으로 바라보는 그런사랑이 아닌 정말 처음느끼는 감정 처음느껴본 사랑 (꼭 이성에만 존재하는것이 아니니까요) 그것을 말하고싶었구나 했어요 동성이성을 떠나 그 첫 사랑이 빙그레에겐 성장할수있는 요인이됐고 그가 자신의 벽을 깨고 나올수있는 중요한 사랑이었으니까 그저 일반적인 남녀간의 첫사랑이 아니었기에 빙그레가 자신의 틀을 깨고 감정을 교류하고 나누는법을배울수있는 사랑이었기에 그의 인생이 바뀔수있는 것이 아니였나싶어요 그래서 전 빙그레의 성장이 그리고 빙그레가 느낀 감정들이 기뻤답니다 쓰레기의 그 눈빛은 그래서 이렇게 어렵게 성장해나가고 그 결과가 보인 빙그레가 대견하면서 안쓰럽고 감격스러웠던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저 동성애자냐 아니냐가 아닌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 작가님께 감탄을 전 태어나서 이런생각 이번에 빙그레 에피를보며 처음해봤답니다ㅎㅎ 아 첫사랑이 이런거일수있구나! 라구요
    빙그레에 대해 생각이 많다보니 주저리주저리 글이 길어졌네요 깊은리뷰 감사합니다

    • 정우사랑 2013.12.17 11:33 신고

      닥터콜님의 리뷰는 말할것도 없고..꿈꾸는 여인님의 리뷰도 훌륭하시고 무척 공감이가네요.
      첫사랑..꼭 이성이 아닐수도 있다는거..지나고보니 그런 감정들이
      생각이 나는것 같아요. 감사드려요. 잘 읽었습니다^^
      응사 제작진들,배우들 너무 훌륭하신것 같아요.
      끝까지..본방사수!! 얼마남지 않아 아쉽지만..화이팅!!

    • 꿈꾸는여인 2013.12.17 12:00 신고

      아고 제 댓글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라마를 보며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해본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참 새롭고 좋네요 이렇게 제글에 공감까지해주시니 더 좋습니다 ㅎㅎ 정말 응사 제작진과 배우들 대단한것같아요 이런 드라마를 만날수있다는게 감사할뿐입니다ㅎ

  • 정우사랑 2013.12.17 11:30 신고

    기다리던 닥터콜님의 후기를 드디어 보게 되었네요.
    우선 감사드려요.지난주 응사는 정말 한씬 한씬 소중하지 않은게 없었는데..
    너무나 감동스러운 프러포즈는 말할필요도 없구요.
    빙그레의 자아발견,성장에 있어서 제가 좀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부분들..
    이렇게 닥터콜님의 리뷰를 보니 공감이 가네요.
    감사드려요.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필력이 딸려서 아쉽네요ㅎ
    계속 잘 볼께요..^^

  • 이번편은 빙그레의 정체성을 찾는 중요한 편이 아니였나 생각들어요 ㅎㅎ

  • 데이지 2013.12.17 11:36 신고

    .가슴이 서늘하게 아프네요. 잘 읽고 가네요~

  • 블루 2013.12.17 12:01 신고

    궁금하고 답답했던 빙그레에 대한 얘기들이 이제야 좀 풀리고 또 그런 빙그레가 안쓰러움과 동시에 대견하고 예쁩니다. 기다리던 마음만큼 훌륭한 리뷰 감사 드립니다. / 아 그리고 혹시나 실례가 안된다면.. 프러포즈 씬에 대한 리뷰도 따로 작성하실 예정에 있으신지요? 아직 마음속에서 잔잔히 남아있는 프러포즈에 관한 닥터콜님의 리뷰가 궁금합니다.

  • 핑크하하 2013.12.17 12:38 신고

    리뷰 너무 감사합니다.진짜 17화는 매장면소중하지 않은게 없는것 같아요..감동 주셔 감사합니다

  • 381 이 궁금해요 2013.12.17 12:54 신고

    381 이 궁금해요 - 썼다 지웠다 혹은 비공개로 돌려놓으신 그 말들이 - 되새기지 않고 표현해서 더 솔직했을 첫 발언이 궁금합니다 -

  • 4월 이야기 2013.12.17 14:23 신고

    저기.... 대학 합격을 사랑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던 영화는 '4월 이야기'인가 일거에요. 마츠 다카코(?) 나왔던....
    저도 대학때 이와이 순지 영화 무지 좋아해서 기억나요. ^^
    태클이 아니라 그냥 그렇다고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

    • 쓰레기를 향한 성나정의 사랑이 같은 감독의 4월 이야기와 닮아있다면 빙그레의 사랑은 러브레터의 관점과 몹시 흡사합니다.

      영화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는 각기 짝사랑의 교과서죠. 성나정의 사랑(=꿈)이 실현되는 과정을 사랑의 기적이라 하는 4월 이야기의 감성과 닮아있다면 빙그레의 사랑은 주머니에 넣은 도서 카드처럼 속으로 삭이는 러브레터와 닮아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바로 아래 문장에 적어두었음에도 두 분이나 찾지 못하신 걸 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같아 다시 주석을 달아두었습니다.

  • 그린스톤 2013.12.17 15:17 신고

    정말 잘 읽었습니다. 드라마 16회전 까지 빙그레는 응칠에서의 호야 카피라고만 생각했는데 16회를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그리고 쓰레기가 빙그레의 감정을 몰랐다고 생각했는데 빙그레가 "형"이라고 부르고 웃었을때 쓰레기의 그 떨리는 턱과 울컥하는 눈빛을 봤을때 '아! 쓰레기는 빙그레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알고 있었구나. 그냥 빙그레가 성장할때까지 기다려 준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빙그레의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면서도 빙그레가 "형"으로 정리했을 아픈 마음을 쓰레기가 이해하고 공감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런 표정이 나오지 않을까요.
    저는 그 장면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 그 표정 때문에 무척 괴로웠어요. 응답하라 1994에서 정우의 표정은 신마다 많은 의미를 남기며 가슴 속에 기록되었지만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표정을 꼽으라면 형을 듣던 순간의 그 얼굴이 아닐까 싶어요. 정말 말로 표현을 다 할 수가 없을 만큼 좋았어요. 기억의 습작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마다 늘 가슴이 먹먹해지는데 이 노래의 감수성을 영상으로 옮겨놓은 듯한 얼굴이었어요.

  • 헤일로 2013.12.17 16:12 신고

    항상 감동받으며 읽고 있어요
    본글만큼이나 댓글들도 아름답군요

  • amir 2013.12.17 20:38 신고

    이번에도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본방을 볼때는 본방만의 1차 감동이 있다면 닥터콜님의 리뷰를 통해 다시금 그 화의 2차 3차 감동을 느낀답니다. 매번 감사드려요

  • 이오공감 2013.12.17 21:25 신고

    콜님의 리뷰를 읽으면서 다시한번 장면들을 곱씹어보게 됩니다.
    그래~~그때 그런 표정들이었지...하구요
    17화는 물론 정우의 프로포즈씬이 워낙 뇌리에 깊이박혀있었어요..떨리는 입술,눈물 가득 고여 흔들리던 눈동자, 헤어지잔 말을 듣게될까 두려움 가득한 정이의 얼굴, 한순간 안도감에 터진 눈물...
    그래서 잠깐 빙그레를 제쳐두었었죠.
    오늘 리뷰늘 읽으며 국밥에 얼굴을 박고 허겁지겁 밥을 밀어넣던 빙그레가 떠오르네요... 형 하는 순간 눈시울을 붉히던 정우의 얼굴도 떠오르구요.
    다시금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닥터콜님의 리뷰덕에 응사를 더 더욱 사랑하게 됩니다.

  • 가가멜 2013.12.17 22:21 신고

    전 17화를 보면서 프로포즈씬 보다 빙그레와 쓰레기 씬이 휠씬 기억에 남았거든요 이 리뷰를 보니 내가 왜 그랬는지를 알게 해주네요. 애정신도 물론 좋지만 성장을 잘 보여주는 드라마라서 더 빠지는 것 같아요 . 오늘 리뷰보며서 행복합니다.

  • 해기 2013.12.18 16:44 신고

    저 역시 프로포즈에 관한 님의 글을 읽고자 매일 들락거리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ㅎㅎ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님의 해석이 기대됩니다. 빨리 보고 싶네요~~^^

  • 유은정 2013.12.18 18:43 신고

    비공개글이궁금합니다 저느읽었었고내가느낀점하고공감이가서다시읽으려하니엄ㅅ어졋더라고요 왜죠

  • xeep 2013.12.19 00:11 신고

    정말 국밥씬이나 빙그레 에피들을 보며 왜 감독이 사투리가 어색함에도 바로를 빙그레 역으로 정했는지 알겠더라구요. 어쩜 연기 잘 하는 아이돌을 쏙쏙 골라내는지, 닥터콜님의 리뷰도 너무 좋네요. 달팽이, 자웅동체라니 감탄 했어요 ㅜㅜ

  • 가로수 2013.12.19 07:24 신고

    상실의 시대가 드라마에 나와 우연히 콜님글을 읽게되었는데 드라마보다 콜님팬이 되어있는 저를 보게됩니다.
    콜님의 드라마리뷰 잘 읽고 있습니다.
    빙그레 에피소드를 이렇게 풀어나가는 감독이 칠봉이를 어떻게 성장시킬지
    무척기대가 됩니다. 칠봉이가 초반엔 쓰레기를 형이라고 불렀는데 언제부턴가 선배라고 호칭이 바뀌고.....
    4회 멜론먹는 장면에서 어머니의 재혼이야기 할때 다른 하숙생애들과는 달리 쓰레기의 " 마음고생 했겠네!" 의 반응으로봐선......
    모든 하숙생의 형이며 오빠인 쓰레기의 잔잔한 활약을기대합니다.
    이렇게 드라마 신경쓰면서 보게된거 콜님덕이랍니다 ^^

    • 저도 가장 기대 중인 것이 칠봉이의 성장입니다.^^ 2013년. 그들의 관계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서로를 성장시킨 사람들이니까요. 빙그레에겐 확신을 쓰레기에겐 용기를 나정이에겐 기적을 선물했던 제작진이 칠봉이에겐 무엇을 건네줄지.

  • 발만네개 2013.12.21 00:21 신고

    항상 리뷰 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빙그레의 쓰레기에 대한 감정이 사랑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빙그레의 네레이션을 보면, "비워두었던 빈공간을, 혼란스러웠던 사랑에 답을 체우고자 한다"
    빙그레의 마음속에 사랑이라는 공간은 다른 사람이 체우고 있던 공간이 아닌 비워두었던 공간인거죠. 적어도 쓰레기는 사랑이라는 공간을 체우던 존재는 아니라는 얘기라 생각합니다.
    빙그레는 칠봉이에게 포기하라고 하죠. 빙그레가 쓰레기를 사랑했다면 대상이 다르다 뿐이지 동일한 상황에 처한 칠봉이에게 그렇게 쉽게 포기하라 말하지는 못했을거라 생각합니다.

    • 그레그레 2013.12.21 19:13 신고

      그치만 빙그레씬에서 항상 나왔던 BGM은 모두 짝사랑/첫사랑을 대표하는 곡들이었죠.신PD가 BGM선정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는 잘 알거라 생각합니다.

    • ㅇㅇㅇ 2013.12.24 12:09 신고

      빙그레의 빈칸은 사랑한다면 무조건 채워넣고 보는,
      그런 빈공간이 아닙니다.
      빙그레에게 그곳은 선택이자 결정의 공간으로 절대 바꿀 수 없는 최후의 정답을 채우는곳입니다.
      쓰레기를 사랑했어도 정답으로 결정하지 않는 이상 그 빈칸에 쓰레기가 들어갈수는 없습니다.
      쓰레기를 사랑하지 않아서 비어있었을수는 없다는겁니다.
      어찌됐건 결국 빙그레가 채워넣은 정답은 다이다이입니다.
      그러다보니 쓰레기에 대한 감정에 더 이상의 설명은 들을 수 없어요.
      물론 사랑이라고 직접 언급한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꼭 말로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것들이 있죠.
      빙그레의 눈빛, 감정, 태도, 닥터콜님이 언급하신 심혈을 기울인 배경음악까지요.
      어쩌면 빙그레에게는 정의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감정이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혼란스러운 감정을 굳이 정의한다면 그건 사랑이겠죠.

 

 

서태지는 너의 시선을 외면하는 내 마음이 사랑이라 말했고 나정은 눈빛으로 지켜주는 사랑을 갖는 것이 로망이었다. 그리고 쓰레기가 답한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눈빛.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모 초콜릿 과자의 시엠송처럼 응답하라 1994의 러브 슬로건은 바로 눈빛의 구애다. 그것은 아마도 1994의 시대적 감성이 아날로그의 종착역 위에 서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수필과 자동차, 신인류의 사랑. 입으로 전하는 사랑은 빠르고 편리하고 쉽다. 그래서 철회하기도 간편하다. 적어도 사랑만큼은 아날로그이길 바랐던 공일오비의 잔소리가 먹혀들던 시대였으니까.

 

흥미로운 것은 그게 바로 쓰레기의 사랑법이자 배우 정우에게 요구된 연기와도 닮아있다는 것이다. "눈빛으로 지켜주는 사랑. 나를 말없이 바라봐주는 남자." 그건 분명 모든 소녀들의 꿈일 것이다.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말이다. 대사가 아닌 눈빛으로 전하는 서사라니. 제작진은 여기서 참 무모한 도전을 시도한다. 입을 틀어막고 지문을 감추어두고 과정을 숨겼다. 배우의 눈빛 하나에 모든 걸 걸어본 것이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눈빛 하나면 충분하다는 1994의 사랑법이 과연 2013년의 디지털 시대에도 먹혀들 수 있는가를.

 

 

 

은유와 복선을 사랑하는 제작진이라지만 쓰레기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의 감정은 적나라하리만큼 솔직하기 짝이 없었다. 여주인공 나정이가 어떻게 사랑에 눈을 떴고 그것이 애절함과 분노와 극복의 계절을 거쳐 성숙해지는 과정을 너무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던 그들이다. 쓰레기의 호적수인 칠봉의 사랑은 말할 것도 없는 돌직구에 정면승부였다. 두 번의 키스와 너를 사랑한다는 고백. 날이 갈수록 피치를 올려가는 사랑의 전개 속에서 쓰레기는, 무려 10회가량을 함구하고 있어야만 했다.

 

제작진이 쓰레기에게 얼마나 가혹했나. 혹은 얼마나 무모한 도전을 했는가는 그와 여주인공 사이에 놓인 금단의 벽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차라리 쓰레기 또한 94년의 봄날이 성나정을 만난 첫날이었으면 좀 쉬웠을까. 남녀 주인공이 머리를 쥐어뜯는 로맨스라니. 무려 2회 막바지까지 친남매라 세뇌당한 탓에 은근슬쩍 도사리는 위화감 또한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말하자면 쓰레기는 정말 잘 만든 캐릭터인 것 같으면서도 금기와 결함으로 뒤덮힌 위기의 남주인공이었던 셈이다.

 

 

 

제작진이 쓰레기의 시점과 감정을 거의 차단한 상태이기에 스토리에 드러나지 않은 그의 심리는 오로지 정우의 연기력으로 눈치채는 수밖에 없었다. 쓰레기의 눈빛과 미묘한 태도는 감추어진 서사의 유일한 알리바이였다. 새삼 감탄이 나오는 것은 시청자가 알아채기 직전까지의 커트라인을 그어둔 그의 입체적인 표현력이다. 분명 뒤돌아보게 하는 눈빛인데 아니라고 하면 또 수긍할 수밖에 없는. 노골적이지도 건조하지도 않았던 표현력. 돌이켜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드라마의 최대 반전이자 수수께끼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쓰레기의 시점을 그는 어떤 방향으로든 해석의 여지가 가능한 연기로 길을 열어두었다. 연기력이 조금만 미흡했더라도 쓰레기라는 캐릭터는 극단적으로 단순하고 밋밋한, 일차원적인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곧 응답하라 1994의 실패로 이어졌을 것이다. 암흑 같았던 지난 10회의 유일한 구원은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눈빛의 디테일이었다. 그것은 심지어 단계별로 성장하며 무르익기까지 했다. 나정이의 감정이 그렇게 키워진 것처럼. 돌이켜보면 쓰레기의 감정 또한 진화하고 있었다.

 

 

 

거짓말처럼 친구를 떠나보냈던 날. 그는 물개 인형을 바치며 자신의 위치를 되새겼지만 나정은 고백이라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그에게 선택권을 건넸다. "나는 내가 나정이 만나면 안 되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는 얼이 빠져버렸다. 허락되지 않은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아이는 내게 고백을 하고 있다. 현실에 짓눌려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판타지가 눈을 뜨기 시작한 순간이다. 순간 그는 가슴 속의 염원이 실현된 듯한 얼굴을 하고 그녀를 바라봤다. 마치 꿈을 꾸듯이.

 

습관과 의무감. 쓰레기의 갑옷 같은 금기를 나정은 너무나도 순수하고 조급한 열정으로 두드렸다. 감당하지도 못할 만큼의 열기였다. 이만큼 다가와 있는 나정을 본능이 안으면 이성은 밀어냈다. "지구가 멸망을 해. 결혼도 해야 되고 아도 낳아야 되고 종족 번식도 해야 된다. 내가. 윤진이가?" 이보다 더 뜨거운 프러포즈가 있을까. "야는 식구 아이가. 식구." 가상의 세계를 만들면서까지 그의 금기를 깨뜨려주는 이 아이의 순수한 열정에 이성은 녹다운 되었다. "당연히!" 배우 정우가 연기한 이 순간의 놀라운 디테일과 중의적 표현을 되새겨보자. 힘을 실은 첫마디가 서러워져서 나정을 바라보던 시선을 회피하며 마치 꿈을 꾸듯 중얼거린 한마디. "우리 나정이지……. 오빠한테 니밖에 더 있나."

 

 

 

아무리 꿋꿋한 성나정이래도 일방통행의 마음이 늘 즐거울 리 만무했다. 그녀의 사랑은 분노의 계절로 무르익었다. 오빠의 손길이 더는 일상이 아닌 그녀였다. 잔뜩 까탈을 부리고 돌아선 이 아이의 전화가 걸려왔을 때 그는 얼어붙었다. 능글맞을 만치 유연하던 쓰레기가 나정의 분노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그 과정에 얼만큼의 조심성이 있었는가는 이후 먹먹한 쓰레기의 대답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이 다친나. 쌍둥이 슈퍼 앞이라고? 오빠 지금 갈게." 그 자신만만한 태도는 어디다 두고 잔뜩 위축돼서 애틋해진 목소리로- 문단 사이사이에 각오를 집어넣듯 완성한 대사 덕분에 그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았다.

 

 

 

속옷이 보일까 물먹은 옷을 연신 부채질하는 이 아이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무력감을 깨닫곤 고개를 돌리는 얼굴. 영화의 내용보다 옆자리의 그 사람이 더 신경 쓰였던 나를 깨달았을 때. 내용을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자신에 경악했다가 서서히 감정의 스위치가 켜졌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인정. "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짐승 같은 쓰레기 형님." "동물을 사람의 영역에 넣으면 안 되지." "네가 그러니까 사람들이 금수라 카고 쓰레기라 안카나. 멋도 모리고 맛도 모리고." 많은 이들의 증언에서 비롯되었듯이 쓰레기의 상징적 이미지는 짐승이다. 나정이를 가질 것인가 아닌가를 그는 마치 먹잇감을 눈앞에 둔 맹수처럼 망설였었다. 저러다 놓쳐버리겠다 싶을 때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포획하고는 이후의 전개는 거침없는 질주로 이어진다. 지독한 상념뒤 과감한 행동력. 그 극과 극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을 메꾼 것은 배우 정우의 디테일한 연기력이었다.

 

 

 

이제 더이상 그는 성나정을 '가질 수 없는 너'의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상념과 여지로 채워졌던 그의 애절한 눈빛은 가진 자의 여유와 황홀함으로 색을 채웠다. 애인의 염색한 머리조차 관심 없었던 그가 보기 드문 나정의 여자친구 패션을 샅샅이 훑어내리고 마음껏 사랑스러워한다. 형의 결혼식장에서 숙녀로 변신한 나정이를 발견했을 때 순간 숨이 막힐 만큼 '새삼 반하는 표정'을 어쩜 그렇게 리얼하게 묘사해내던지. 심지어 힐끗힐끗 나정을 곁눈질하는 눈빛과 입가에 걸린 미소는 내가 이런 여자를 가질 수 있다는 우월감마저 엿보였다.

 

갈증이 날 만큼 나정을 원하면서도 부서질까 조마조마하는 사려 깊은 애정 표현 또한 인상적이다. 땀에 젖은 머리칼로 헐레벌떡 뛰어와 외쳐 불렀던 그 애타는 목소리. "안 뛰어오나!" 두 팔 벌린 나정을 키스로 화답하는 쓰레기의 로맨스는 그 자체로 시청자의 허를 찔렀지만 사실 그 장면의 감동을 극대화했던 것은 키스신 직전에 지어 보인 의미심장한 어른의 미소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리 주기를 묻고 멋없는 말을 던지는 짓궂은 애정표현이나 입술에 묻은 휴짓조각 같은 따위의 깨는 모습에도 나정은 경멸이 아닌 애처로움을 느낀다. 나정의 얼굴이 아니 그녀의 애정이 볼에 닿는 순간 얼어붙어 버린 쓰레기가 헛기침하며 개그 코드를 로맨스로 승화시키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아무것도 갖춰진 것이 없는데 오로지 배우의 연기만으로 쿨하지도 않고 무드조차 없는 그 순간의 공기를 이렇게 바꿔버릴 수 있을까 싶어서.

 

 

 

 

물론 그의 연기력이 로맨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서 삼풍백화점 사고를 다룬다고 할 때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는데 이 무거운 소재를 완성도 있게 마무리한 것은 삐삐 소리 하나로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나간 신원호 피디의 탁월한 연출력과 마치 그날의 일을 추모하듯 떨구어진 쓰레기의 눈물방울 덕분이었다. 허덕거리며 밀려오는 환자를 받아들이는 그 절박한 얼굴과 무력한 상실감에 흘러내린 그의 눈물은 13년 치나 쌓여있던 정우의 연기폭이 어느 정도 규모인가를 실감하는 장면이었다.

 

 

 

분명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확신을 잃지 않은 것은 어떤 대사를 갖다놓아도 이만큼의 서사는 담아내지 못하겠다고 느꼈던 정우의 눈빛 때문에. 말없이 눈빛으로 전하는 사랑. 응답하라 1994의 슬로건에 이토록 부합하는 연기자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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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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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북 2013.12.11 22:54 신고

    눈팅만 하다가 댓글이란걸 달아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렇게 분석적으로 재미있게 놓친 부분 꼼꼼히 짚어주시니 재미가 두배네요 감사합니다 드라마 캐릭터에 만족감을 느끼려면 대본 연기력 연출 3박자가 맞아야하는데 로코 남주로 만나기는 쉽지 않은거 같아요... 젊은 나이에 그만큼 연기되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가 않잖아요 그런면에서 정우는 참... 젊은 사람이 대단합니다 제가 전에 감탄했던 캐릭은 베바 강마에였는데... 배우의 연기력을 대본이 못따라가 결국 망쳐지고 말았지요 ㅎ 응사는 대본에 신뢰가 있으니 끝까지 3박자 맞는 레전드로 남아줬음 하는 바램입니다 멋진 리뷰 다시 한번 감사해요~~

  • 소담 2013.12.11 22:59 신고

    넘잘쓰셨다,정우아닌ㅇ쓰레기는 상상도하기싫어요~~정말 쏙!!빠져버리게하는연기

  • 레기오퐈 2013.12.11 23:00 신고

    쓰레기라는 캐릭터를 이토록 애끼고 또 애끼게 만든건
    너무나도 딱맞는 옷을 입은것처럼 연기하고 있는 정우
    이 배우의 힘이 제일 크지 싶습니다..그리고 쓰레기라는
    캐릭을 좀더 이해하고 빠져들수밖에 없게 만들어 주신
    닥터콜님의 섬세한리뷰도 너무 큰몫을 했네요 제겐^^♥
    같은말 여러번 들으면 지겨우시겠지만 오늘도 콜님의
    리뷰에 제대로 치유받고 갑니다 금요일을 또 기다리며♥

  • 짱구박사 2013.12.11 23:56 신고

    언제나 좋은글 감사드려요~^^ 매회 응사가 끝나면 쌩하고 달려와 닥터콜님의 글을 읽고 아~ 하며 또 감탄하고 간답니다~ 정우라는 배우는 응사의 최고 수확이죠~^^ 코믹연기에서 멜로연기를 해도 전혀 어색하지 하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 그것이 배우 정우의 최대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그 눈빛, 감정, 깨알같은 디테일들을 보고 있자면 한순간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몰입하게 됩니다. 저도 돌려보기 다시보기 잘 하지 않는데 응사는 진짜 몇번을 보는건지~ㅎㅎ쓰레기 캐릭터는 앞으로도 보기 어려운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서 많이 많이 아끼게 되네요~ 또 무려 13년을 무명으로 버티면서 쌓아온 내공을 팔색조처럼 펼치면서 쓰레기를 구현해준 정우라는 배우에게 대단하다고 박수쳐주고 싶네요~

  • 하늘 2013.12.12 02:51 신고

    초반 쓰레기의 시점이 참 궁금했던 1인이었는데 그래서 21화 모든 장면이 연출된 후 쓰레기 시점을 조금이라도 정리해서 보여주면 사람들 참 반전이었네 할듯 싶다하고 혼자 생각했었더랬는데 이리 정리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 이야기 2013.12.12 11:03 신고

    쓰레기.. 정우는정말.. 응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음이 너무나 기다려지는 '배우'입니다. 이렇게 눈빛. 몸짓. 하나하나 감탄하는 배우가 얼마만인지.. 하정우이후 세대 연기력하나만으로 전체 영화를 끌고나가는 능력를가진 배우.. 응사에서 발견했네요. 다음이 너무기대됩니다. 정우 예전 트윗을보면 범죄와의 전쟁을 보고 감명깊었다던데.. 그에게도 영화에서도 그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는 기회가 얼른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닥터콜님 리뷰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 2013.12.12 14:17

    비밀댓글입니다

  • 2013.12.12 20:56

    비밀댓글입니다

  • 에코 2013.12.13 10:18 신고

    아, 좋은데, 진짜 좋은데, 왜 좋은지는 모르겠고 그냥 좋아만 하다가, '아하 그런거였구나.'
    또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데, '이런 것도 있는데, 보이니?' 하며 내 마음을 짚게 만들어주는 닥터콜님의 리뷰를 애정합니다.
    드라마를 대강 살펴서 줄거리를 추려내는 리뷰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맹신으로 자신의 지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심지어 강요까지하는 리뷰와 차별되는 님의 리뷰가
    그래서, 자꾸 보고싶습니다.

  • amir 2013.12.15 13:40 신고

    엇 ㅜ ㅜ 왜 17화 리뷰 사라졌나요 ㅜ ㅜ 빙그레기의 관계에대해 잘 풀어주셨던거 다시 복습하려고왔는데 ㅜ ㅜ 아혹시 세기의 청혼씬에 대해서도 추가리뷰해주시려고?><

    • 제가 지금 마음이 너무 복잡합니다. 꿈을 향한 어리광 한번 부려보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야 했던 빙그레의 선택이 너무나 가슴 아파서요. 너무나 동경하는 쓰레기라서 사랑법마저 그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빙그레가 오기 한번 부려보지 않고 내려놓아 버린 애틋한 성장이 너무나 대견하고 슬퍼서요. 그 감수성을 똑 닮아있던 쓰레기의 울 것 같은 미소도 잊히지가 않네요. 감정을 추스르면 17회 리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 데이지 2013.12.15 13:49 신고

    눈뜨자마자 왔는데...17화리뷰는 어케 된건가요? 비밀글입니까? 답답하네요....패스워드 알려주세요^^

  • 보원 2013.12.15 16:38 신고

    아 17화리뷰 잠겨있네여 ㅠㅠ 보게해주세요 ㅠㅠ

  • 까미유 2013.12.15 19:18 신고

    첨으로 글남겨봅니다.17화리뷰 정말 보고싶습니다.빨리 올려주셔요ㅜㅜ

  • ㅇㅇ 2013.12.15 19:42 신고

    닥터콜님 마음 이해됩니다. 저는 쓰레기랑 나정 커플 너무 좋아해서 어제 쓰레기가 프로포즈할때 진짜 울뻔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에 빙그레가 국밥 먹으면서...형이라고 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17회 리뷰때 빙그레 이야기도 써주시는건가요?

  • 보원 2013.12.15 20:00 신고

    아 그렇구나.. 닥터콜님 그런 마음인지도 모르고 리뷰 재촉해서 죄송하네요.. 사실 쓰레기의 울것같은 눈빛이 맘에 걸려 닥터콜님 리뷰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닥터콜님 힘내세요~기다리겠습니다~^^*

  • 데이지 2013.12.15 23:18 신고

    연신 들락거렸네요..분명 닥터콜님의 분석은 다를거라 믿고...빙그레의 성장통이 너무 빨리 정리 된거..그리고 쓰레기의 그 눈빛이 영 ...걸리네요^^
    잠겨있어 더 조급해졌네요...

  • 챠우챠우 2013.12.16 11:54 신고

    닥터콜님 리뷰 안쓰시나요? ㅠㅠ 저도 같이 빙그레의 슬픔을 나누고 싶은데 ㅠㅠ

  • 2013.12.18 06:41 신고

    오늘 여기 리뷰하신 모든 글 다 정독했습니다. 너무 공감되고 섬세한 리뷰 감동입니다. 특히 눈빛으로 하는 연기가 사람을 미치게 하는듯 합니다. 전 원래 평생동안 드라마 본것이 손에 꼽을 정도로 거의 보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눈사람 밖에 기억이 안나구요.. 근데 해외생활하면서 최근 굿닥터를 보고 감동했고, 이제 응사폐인이 되었습니다. 왜 드라마라면 혐오하던 내가 드라마에 빠져들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테리이고, 관련된 기사나 포스팅을 보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한심하기도 합니다만 먼가 엄청난 정서적 반향을 이끌키는 요인이 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제 경험과 비슷한 딱 제세대 이야기라는 것,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형식, 정우라는 배우, 진보적이면서도 당당하고 개성있는 캐릭터, 생활연기 등이 다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보는이의 마음을 애타게 하는 정우의 눈빛 연기와 고아라와의 사랑 얘기, 극의 다이나믹한 진행 때문에 중독되게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닥터콜님이나 디씨인사이드와 같이 깊이 있는 리뷰가 있다는 것도 중독을 심화시키는 요인이구요. 도대체 성나정 남편이 정우가 아니면 어떻할지 왜이렇게 마음이 쓰여야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금과 같은 좋은 리뷰 부탁드려요.

  • 2013.12.20 10:51

    비밀댓글입니다

  • 나렉 2014.01.01 22:34 신고

    닥터콜님 너므 너므 사랑합니데이~~~ 리뷰가 이렇게까지 감동적일수 있다는거... 콜님이기 때문에 가능하져?ㅋㅋ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김병욱 감독에게 웃음을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강박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시트콤이라는 장르 때문에 드라마를 부정당하는 김병욱 감독을 보고 있노라면 아예 노선을 틀었으면 좋겠다가도 일말의 불안감은 남아있었다. 과연 그의 드라마에서 웃음기를 온전히 제거한 탈 시트콤 화가 가능할 것인가 하고. 그래서 내게 응답하라 시리즈는 다른 의미에서 충격이자 해답이었다. 아아. 이런 방식으로도 드라마를 만들 수 있구나.

 

시간을 뛰어넘었다 다시 불러들이고 각종 장치를 복선과 암시 디테일로 흐트러뜨려 놓아 마치 퍼즐을 풀듯 결과를 추리하게 하는 파격적인 전개. 심지어 남자 주인공의 감정선을 무려 드라마의 절반가량 배우의 연기력 하나에 맡겨놓은 이 오만한 드라마. 그럼에도 드라마의 형식을 완전히 갖추고 있는, 이것은 드라마다. 그래서 내게 응답하라 시리즈는 김병욱 감독의 가능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카메오로 등장한 SNL 걸 김슬기의 일화는 내게 그런 이유로 몇 가지 의미가 되었다. 메인 커플의 앞날을 신기 있는 소녀의 악담으로 풀어놓다니. 정말 황당한 전개인데 그럼에도 시청자를 집중하게 한다. "태지 오빠야. 이제 두 번 다시 못 볼 거 같아서. 그래서 마지막으로 얼굴 한번 볼라고 넘었다." 1996년. 서태지의 은퇴까진 예지했지만, 그로부터 2년 뒤. 그가 돌아오리란 사실까진 예측할 수 없었던 소녀. "알았다. 알았다. 알았다. 열심히 해봐. 내도 가끔 틀릴 데 안 있더나. 내 그래도 서태지는 맞췄다이. 알재?" 전화의 내용으로 미루어보건대 소녀의 능력이 영험한 수준은 아니고 사람 잡는 선무당 짓을 몇 번은 했던 반쪽짜리 무당이었나 보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그야말로 시트콤의 유머 소재로나 쓰일 이 황당한 에피소드가 희한하게 아련하기까지 하더라는 것. "쓰오빠. 짱! 여자친구랑 끝까지 가야 될 낀데." 오빠야. 니 여자친구랑 헤어질 끼다! 꽥하고 소리 지른 김슬기의 한마디가 예언인지 쓰레기의 말마따나 화풀이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쓰레기 오빠에게 받아든 용돈으로 악담이 염원으로까지 진화한 것을 보면 쓰레기가 건넨 것은 차비가 아니라 복채였던가 싶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소녀의 말을 장난으로 넘기려 웃다 못내 밀려드는 찜찜함에 갸웃거리는 쓰레기의 섬세한 표정변화나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앞을 가로질러 유유히 택시를 타고 가는 김슬기의 뒤로 쏟아지는 한탄을 듣고 있노라면 다시 머리는 불안과 안도의 셔틀을 탄다. 제작진이 깨물어주고 싶게 영리한 것은 무당 소녀 설정을 넣으면서도 어디까지나 반쪽짜리 신기라는 여지를 남겨두어 그녀의 말을 아예 불신할 수도 믿어버릴 수도 없게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만화 같은 장면에 시트콤 같은 에피소드인데 정말이지 진지하게 그녀의 존재 이유를 상기하는 나 자신이 놀라울 지경이다.

 

 

 

신 내림 소녀 김슬기는 다름 아닌 쓰레기의 진짜 여동생이기에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뭐. 누구? 쓰레기 오빠 나온단다.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사촌 동생인데 얼굴은 비쳐야 안되겠나." 그녀의 입을 빌리면 단 하나뿐인 사촌 여동생. 삼 형제의 막내로 자란 쓰레기에게 여동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는 그녀 하나뿐일 것이다. 그야말로 여동생인척했던 나정이의 관계와 달리 진짜 혈육을 대할 때 쓰레기가 어떤 종류의 남매애를 보여주는가를 나는 김슬기의 등장으로 알았다. 다르구나. 그야말로 이건 순도 백퍼센트 남매의 애증이다.

 

 

 

병원과 공중전화. 따지고 보자면 쓰레기와 나정이 함께했던 공간이다. 하지만 같은 공간 아래 어쩜 이렇게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것인지. 허리디스크로 울먹이는 나정을 내 허리 아픈 것보다 더 쓴 얼굴로 바라봤던 쓰레기가. 그 아이를 위해 40초 데운 우유와 주머니에서 꺼낸 서태지와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커튼을 쳐주는. 나정이가 했던 요구사항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이 자상하고 사려 깊은 판타지를 사촌 여동생 김슬기 앞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저 꾸짖고 힐난하고 한심해하는 사촌 오빠 쓰레기의 모습뿐.

 

분명 남매라고 불렀을 때 서로의 머리를 쥐어뜯는 그분들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따금 부숴질 듯 애틋해하는 쓰레기의 목마른 감정이 진짜 사촌 여동생에겐 일 g도 느껴지지 않더란 말이다. 나정이가 지난 십여 년간 받아왔던 오빠라는 이름의 로맨스가 새삼 애틋해졌다. 장남도 아닌 삼 형제의 막내. 이런 그에게 친구의 죽음은 일찍이 그를 가장으로 성장시켰다. 오빠를 잃고 울먹이는 나정이를 본 그에게 나정 네 가족은 아픈 손가락과도 같았으리라. 새삼 태훈을 잃고 결핍된 그들을 오빠의 위치에서, 혹은 아들의 자리로 채워준 쓰레기의 존재감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왔다.

 

 

 

"지가 정이를…. 많이 좋아합니다. 그냥 동생이 아니라 여자로서 많이 좋아합니더."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질펀하게 전라도식 욕설이라도 늘어놓고 등짝이라도 좀 때렸더라면 차라리 슬프진 않았을 것이다. 말끔하게 정장을 빼 입고 무릎을 꿇고 앉아 중대 발표를 하겠다 하는 이 듬직한 아들을 성동일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눈빛으로 바라봤었다. 오냐. 나는 네가 무슨 부탁을 해도 다 들어주겠다 하고. 그런데 우리 아들 차려입으니까 참 근사하다며. 그랬으니 모든 소원은 다 들어준다 해도 차마 그를 아들 자리에서 밀어내는 일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약간은 신경질적으로 기가 차다는 듯 웃어버리곤 천천히 상황을 직시하는 나정 엄마와 달리 아빠의 표정은 스산해졌다. 소리를 지르거나 야구 배트를 들고 나타나거나 하는, 성동일이라면 떠올릴 만한 어떠한 격정적 거부 의사 하나 없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없이 무릎 꿇은 쓰레기를 바라보고는 문을 열고 나갔다. "너그 아버지 이해해..." 그 열리는 문소리가 심장을 죄이는 것 같은 얼굴로 눈을 감으려던 쓰레기는 어머니의 염려 섞인 말에 울 것 같은 눈으로 웃어 보인다. "아유. 그럼요. 어머니." 누구보다도 그를 잘 이해하는 그였다. "나는 내가 나정이 만나면 안 되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래서 그만큼 밀어내고 부정하고 고민했었으니까.

 

 

 

 

 

사람은 본능적으로 관계의 변화를 두려워한다. 이미 오래전에 상실감을 맛본 그들이기에 관계의 변화를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 쓰레기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토록 오랜 기간을 고뇌할 수밖에 없었다. 그를 내 딸의 남자친구로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쓰레기가 타인이라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부모의 반대에 직면한 연인들을 보면 남주인공의 적극적인 구애를 기원하게 된다. 가족의 인연을 끊게 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내 것으로 만드는 행동력을. 분명 쓰레기와 성나정의 관계는 매우 특수한 상태의 로미오와 줄리엣이지만 나는 이번만큼은 그가 성나정과 그리고 그녀의 가족을 모두 지키는 방법을 선택하길 바랐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다른 누구도 아닌 선택의 순간 이전까지는 자신을 학대할 정도로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결정 이후부터는 무서우리만치 과감한 행동력으로 돌진하는 쓰레기라는 사람이라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누구라도 쓰레기만큼 성나정가의 결핍을 이해해줄 사람은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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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사흥해라! 2013.12.08 19:20 신고

    쓰레기와 칠봉이의 관계 리뷰 정말 기다려집니다 ^^
    개인적으로 나레기지만 칠봉이의 아픔이 느껴져서 참 안타까워요.
    주변 에피소드가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시청률이 낮아진것 같아요. 응사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다양한 캐릭터와 에피소드라고 생각하거든요.
    담주 빙그레와 포만 커플 기대됩니다 ^^

  • 응사아뤼 2013.12.08 20:31 신고

    정말이지..닥터콜님 리뷰 볼때마다 감동하고 감탄할 뿐이네요..
    응사 홈피 시청자게시판 볼때마다 무개념들의 향연들이 가끔 펼쳐지는데..
    여긴 정말 따뜻하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곳이 아닐수 없어요.
    늘 좋은 리뷰, 어쩔땐 따끔한 리뷰 감사합니다.
    보는 이들이마저 그런 감정을 들게 만들어주시니..
    다음에도 또 기대할께요~^^

  • 쓰성 2013.12.08 20:32 신고

    닥터콜님 의리뷰를. 목빠지게기다린. 보람있네요.감사

  • 쓰레기앓이 2013.12.08 21:46 신고

    14회는 산만함이 있었지만 15화는 물마시러도 못가고 봤네요^^...
    사람들의 삶과 관계를 어쩌면 이렇게 디테일하게 감동적으로 풀어주는지..
    그리고 정우의 눈은 다른 배우들과 뭐가 다르기에 눈으로 그런 연기가 가능할까요?
    볼수록 감탄~~~

    리뷰 잘보고갑니다..감사합니다

  • 쓰레기앓이 2013.12.08 21:46 신고

    14회는 산만함이 있었지만 15화는 물마시러도 못가고 봤네요^^...
    사람들의 삶과 관계를 어쩌면 이렇게 디테일하게 감동적으로 풀어주는지..
    그리고 정우의 눈은 다른 배우들과 뭐가 다르기에 눈으로 그런 연기가 가능할까요?
    볼수록 감탄~~~

    리뷰 잘보고갑니다..감사합니다

  • 탁구공 2013.12.08 21:46 신고

    아들에서 타인이 된다는 건 참 받아들이기 힘든 일인것 같네요

    아들에서 타인이 된다는 건 참 받아들이기 힘든 일인것 같네요.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고 중간중간 음악도 좋습니다.
    닥터콜님의 리뷰는 더욱 좋네요

  • 화원 2013.12.08 22:57 신고

    어쩌면... 칠봉이가 쓰레기를 변화시키는 사람인듯요..ㅋ

  • wow 2013.12.08 22:58 신고

    저는 이전에 쓰레기에게 사골국을 끓여주라고 말하던 아버지와 아들로서의 관계가 더욱 눈에 들어와서 안타까웠어요 ㅠㅠ 성동일코치와 쓰레기의 관계를 극적으로 만드는 장치였겠죠 ㅠㅠ 저는 말려들었구요 ㅋㅋㅋ 배우 정우의 눈빛은 정말 섬세한것같아요 눈을 내리까는 것만으로도 특유의 분위기가 완성되어서 그장면을 다시 돌려보게만들더라구요 . 오늘도 닥터콜님의리뷰 잘읽었습니다! 칠봉이와 쓰레기의 관계리뷰 기대되네요!!!

  • 소영 2013.12.08 23:10 신고

    사촌동생 설정이 굳이 있어야 했나?
    쫌 아니다 했는데... 이렇게 깊은 뜻이 ㅜㅜ
    님과 응사를 같이 보고 싶네요 . 어찌 보시는지..
    감탄 감탄 ㅎ 감사합니다

  • oz 2013.12.08 23:35 신고

    드라마를 보는 시선이 특출하시다보니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실까 궁금했어요.
    집념남 칠봉이의 심보,
    2차 도전을 하는 칠봉이에게 말 한마디 안하는 쓰레기의 심리,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다가 일순 싸늘해져서 방을 나가버린 성동일의 심리,
    '어..뭘까..어떤 포인트를 짚어내셨을까?? 아마 또 생각도 못한 것일거야~'
    역시!
    예상하지 못한 김슬기와 나정이의 차이점. 감탄을 금치 못했어요.
    제작진이 참 치밀하다싶고, 그걸 읽어내는 닥터콜님 또한 정말 대단하세요.
    대사 하나, 소품 하나도 의미 없는 게 없다보니
    김슬기의 말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저런 뜻이 내포되어 있다니....
    닥터콜님의 리뷰가 없었다면 몇 번을 봐도 알 수 없었을 것 같아요.
    답글 쓰신거 보니
    칠봉이와 쓰레기의 관계에 대해서 쓰실 예정이셨다는데 정말 궁금합니다.
    어떤 이들은 칠봉이가 쓰레기에게 공을 주면서 나정이에게 잘해주라고 하고 떠날 것 같다고 하던데
    제가 본 칠봉인 그러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 장면이 보기 싫어서 일부러 스킵 스킵.;;;
    쓰실지 안쓰실지 모르겠지만 기대를 하고 어제처럼 왔다갔다 하겠습니다.ㅎㅎㅎ;;
    리뷰 감사합니다♥
    (궁금한걸 안적어서 수정합니다^^
    쓰레기를 변화시킨 사람은 칠봉이기도 한걸까요?)

    • oz 2013.12.09 16:33 신고

      서로에게 있어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되는 관계..아...이해가됩니다..
      칠봉이가 쓰레기의 정신이 번쩍 들게하는 존재여서 미우면서도 안쓰런 마음이었는데
      재고백(?) 씬에 이어 2차 도전 씬까지 있으니
      진심으로 속이 상했었어요. 쓰레기는 바보인가..싶구요..;;
      저들이 어떤 일을 겪고 2013년의 그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지
      '드라마니까 그렇지'가 아니라
      현실이어도 이해할만한 스토리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닥터콜님 덕분에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 저는 야구공의 전달 의미를 투쟁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라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쓰레기가 야구는 사랑을 닮은 게임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꼭 연인 간의 사랑을 의미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야구는 팀플레이잖아요.

      쓰레기와 칠봉은 서로에게 있어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의 일관성이 흐려졌다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칠봉의 존재 의미는 관계의 확장성이고 나정이와 멀어질수록 오히려 관계의 규모는 확장되고 있어요. 처음으로 빙그레와 속 깊은 대화를 나눴고 그의 전화를 기뻐하고 염려해주는 친구들의 반응은 이제 더이상 칠봉이 외부인이 아니라 신촌하숙의 일원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죠. 신촌 하숙뿐만이 아닌 다른 쪽의 관계에서도 그 폭은 넓어지고 있고요. 그에게 열등감을 느끼던 살리에르 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였잖아요. 칠봉의 존재는 결국 어떻게 이런 일을 겪고도 저렇게 다들 모여있을 수 있지? 라는 의문이 들었던 2013년의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몽사몽 간에 썼더니 글이 엉망이었네요. 뒤늦게 수정했는데 이해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칠봉은 쓰레기를 자극 하는 사람이고 쓰레기는 칠봉을 변화시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수와 포수의 관계와도 닮아있죠.

  • 호수아빠 2013.12.09 01:15 신고

    정말 훌륭한 글입니다.

    드라마 보면서
    혹시 나정이 친 오빠의 죽음이
    쓰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더군요.

    나정이의 구애를 처음에 거절하면서
    쓰레기가 하는 이야기가 '자기는 나정이 좋아하면 안 되는 줄 알았다고'

    나정이 아빠가 표정이 싹 바뀐 것도,
    나정이 엄마가 '아부지 이해하재'라는 말도
    그런식으로 와 닿았습니다.

    • 쓰성짱 2013.12.09 03:33 신고

      저도 그게 잴 겁나요 하지만 만약 그내용으로 전개된다면 그걸 연기하는 정우의 연기가 잴 기대되기도 하드라구요. 정말 마성의 드라마같음

  • 쓰렉옵빠야 2013.12.09 02:53 신고

    볼때마다 글에감탄하고갑니다! 어쩜이렇게 술술 잘읽히고 공감되게 글을 쓰시는지ㅠㅠ 닥터콜님짱이예요!! 근데 글초반에 김병욱피디님 얘기는 이해가잘 안되서요~ 현재응답하라 연출은 신원호피디님 아닌가요..? 제가이해력이 부족해서..☞☜

    • 아. 그 부분은….^^ 김병욱 피디가 시트콤 전문인데 송재정 작가와 결별한 이후 웃음보다는 드라마에 더 초점을 맞추고 연출하는 터라 이런저런 싫은 소리가 나오더군요. 김병욱 감독의 팬인 저는 그럴 바엔 차라리 드라마를 쓰시지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드라마의 괴리감을 버텨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신원호 피디의 연출을 보니 전혀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당 소녀 김슬기의 등장부터가 참 시트콤 같은 에피소드인데 그럼에도 드라마에 잘 녹아들었잖아요. 정식 리뷰가 아니라 단락단락 끊어 쓰려고 준비한 습작 같은 거라서 다소 설명이 부족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 차라리 완결 나오고 나서부터 볼껄 그랬어요 ㅠㅠ 너무 기다리는게 짜증나도록 재밌어요

  • 똥배 2013.12.09 13:59 신고

    응사에서 의미없는 장면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촌동생 등장의 의미를 알지 못했습니다.
    드라마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몰라도, 이렇게 알려주지 않으면 그 깊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드라마는 처음입니다.
    리뷰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정말 응사를 훨씬 더 재미있게, 또 몰입해서 볼 수 있습니다.
    응사가 끝나면 또 같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게 되겠지요.
    정말 응사를 보는 시청자들은 다 꼭 읽어봤으면 하는 리뷰들입니다.

    마지막 쓰레기의 용돈이 '복채'라... 작가가 의도한 장면이라면 작가는 정말 천재입니다. 물론 그것을 캐치해낸 닥터콜님도요. ㅎㅎㅎ.
    나중에 작가분하고 닥터콜님이 공동으로 '응사, 숨은 의미들'이라는 책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초의 고민 없이 바로 살 겁니다.

  • 나레기 2013.12.09 14:11 신고

    제가 성동일 이일화 부부와 쓰레기의 관계에서 걱정되는면은 친아들의 죽음에 쓰레기가 직간접적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물론 쓰레기와 계속 친하게 지내는거보면 그럴가능성은 적지만 15화 중간에 포레스트검프 영화를 보면서 부모의 사랑아니면 저렇게 못한다 라는 대사가 나왔죠. 쓰레기가 태훈의 죽음에 영향을 줬고 그걸 부모의 마음으로 감싸줬다면(쓰레기와 나정이는 어려서 모르는 상황) 쓰레기가 사실을 알게 됐을시에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됩니다.
    제 걱정이 기우이길 빌고 성동일이 아들로 대해왔던 쓰레기를 딸을 뺏어가려는 남자로 보는 어려움 정도로만 스토리가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정이 쓰레기 커플이 너무 아파하는 스토리로 가지않았으면 좋겠네요

    • 똥배 2013.12.09 15:13 신고

      제 생각으로는 쓰레기가 태훈의 죽음과는 관련이 없을 듯 싶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성동일씨 부부와 쓰레기 부모들 사이에 어떤 일련의 반응들이(예컨대 쓰레기 부모님이 성동일씨 부부에게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동시에 내비치는 등) 있어야 하겠지만, 결혼식장에서 그저 반가운 인사만 오가더군요.
      그리고 성동일씨 연기만 보더라도, 그렇게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면 그동안 쓰레기에 대해 애증의 모습들이 보였어야 하는데, 역시 아들같이 대하는 모습만 있을 뿐 다른 모습들은 없었습니다.

      죽은 아들과 연관이 있기 보다는 진짜 아들처럼 키웠는데, 그런 아들과 딸이 서로 좋아한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과 충격, 그리고 아들을 잃어버린다는 혼란 등등이 혼재해 나타난 반응이 아닌가 싶네요.

      포레스트 검프에서의 전달해주는 부모의 사랑은, 쓰레기를 위해 끓인 곰탕과 같은 맥락에서(쓰레기가 함부로 배신할 수 없어 그토록 고민했던 부모의 사랑) 해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나레기 2013.12.09 15:19 신고

      똥배//저도 아니길 바랍니다. 근데 제작진이 남편찾기 낚시에 너무 집착하는듯 보여서 어떤 반전이 생길지 상상을 못하겠네요. 실제로 인터넷에서 칠봉이캐릭터에 몰입한 사람들이 쓰레기캐릭터를 비판하는데서 멈추지않고 정우라는 배우 인신공격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있고 제작진에서도 칠봉이팬vs쓰레기팬 대결구도도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포레스트 검프에 대한 님의 해석이 제 해석보단 더 신빙성이 있어보이네요. 전 흔한 드라마에서 보이는 커플의 갈등구도를 너무 많이봐서 엄한 상상을 한듯 하네요. 님 댓글대로 스토리가 진행됐으면 좋겠어요

      성동일과 쓰레기가 소주한잔하며 서로의 갈등을 수습하는 장면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아들과 사위의 괴리감 정도로 진행됐으면 하는 마음인데 걱정되긴합니다. 칠봉이 팬분들은 엄청난 반전을 원하거든요. 그럴려면 쓰레기와 나정이가 절대 안되는 이유가 나올법하죠. 제작진이 지금까지 나정이와 쓰레기커플이 이뤄지기까지 엄청난 공을 들였는데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 똥배 2013.12.09 15:26 신고

      사실 제작진들이 떡밥들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지만, 하나하나 따져보고 파헤쳐보면 정말 교묘하게 한 방향을 향해서 잘 달려가고 있습니다.
      응사, 정말 잘 만들어진 드라마입니다.
      언플이 조금 문제이긴 한데요, 그런 낚시성 글들 싹 다 무시하시고 닥터콜님 리뷰와 가끔 번뜩이는 다른 시청자들의 글들을 보시면 드라마가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 잘 요리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저는 드라마 결말이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가 끝나는게 걱정이 됩니다. T^T

    • 똥배 2013.12.09 15:48 신고

      성동일씨가 쓰레기한테 한 마디 할 것 같기는 한데, 워낙 절제의 미학을 즐기는 제작진들이라 의외로 이 미친 연기자들의 표정으로 두리뭉슬하게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격한 표현이라면 죄송합니다. 성동일씨하고 정우씨 연기를 보면.. 말이 안 나와서.. ㅋㅋ)
      나레기님 말씀처럼 소주 한 잔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장면을 보여준다면 속이 시원할텐데 말이죠.ㅎㅎ

  • 탁구공 2013.12.09 15:20 신고

    쓰레기가 나정일 닮아 가나봅니다. 몇화인지 기억이 안나는 데 나정이가 쓰레기방에 찾아와 "오빠" 하고 부르며 "잘자~~" 하면 손흔드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쓰레기와 나정이가 사귀게 되는 순간부터 자꾸 나정이의 그 손흔듬을 쓰레리가 반복해서 보여주네요...... "오야" 했던 쓰레기도 그때 나정이의 감정을 알았던 걸까요?

  • amoy 2013.12.09 21:11 신고

    글 잘 읽었습니다만 이번엔 댓글에 다시 한번 감탄하고 가네요.oz님의 댓글에 다신 댓글말이에요,야구공의 의미.전 야구를 몰라서 그런가 응사에서 야구만 나오면 막막하더라구요.나름 해석도 읽어보고 하려고 해도 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어쨌든 제가 나름대로 이해한건 쓰레기와 칠봉이는 싸우고 있다는 것,결국 누군가는 이길 것이고 누군가는 패배할거라고.그렇게 승부와 연관시켜서 봤더니 2013년의 현재씬이 도저히 이해가 안가더라구요.둘 중 한 명은 분명 졌을텐데,그 치열한 경쟁을 겪고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한자리에 모여 하하호호 웃는다는게 가능한가 싶었어요.하지만 닥터콜님의 댓글을 읽고 무릎을 탁 쳤네요.처음부터 저는 칠봉이라는 존재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나봐요.그래서 칠봉이의 변화도,확장되어가는 관계도 보지못했던거구요.제겐 닥터콜님이 '나를 변화시키는 사람'이네요^^닥터콜님 덕분에 칠봉이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으니 말이에요.

    • 저는 이 드라마의 캐릭터들이 마치 체스 말처럼 자신의 역할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봐요. 칠봉의 상징은 야구와도 똑 닮은 팀플레이라고 생각하고요. 삼천포가 야구공의 의미를 따져 묻자 곧 정색하고 칠봉의 눈치를 살피던 쓰레기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과장된 액션으로 자리를 빠져나가던 칠봉의 모습은 지금의 2013년을 만들기 위해서 서로가 얼마나 노력해왔는가를 증명하는 장면 같더라고요. 러브라인만이 1994의 관계는 아니니까요. 정확히 말하자면 야구공은 러브라인의 상징물이 아니라 쓰레기와 칠봉이 나눈 유대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 나정이넘조아 2013.12.09 23:48 신고

    응사를 다룬 다른 분들의 글 중에 '성장'이라는 단어를 화두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글이 눈에 띄더라구요. 그 분의 시각도 독특, 참신하다 싶었습니다. 확실히 1,2화 때의 그들과 15회 때의 그들은 많이 달라져으니까요(그게 성장인지 아닌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단순한 사람이라).
    그런 생각을 하며 15회를 보고있자니, 칠봉이는 어쩌면 쓰레기와 승부를 하려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침묵의 메세지로 작별인사를 하고, 전화통화도 피하고. 혼자하는 사랑을 정리할 때, 다들 그렇게 하지 않나요? 접점 자체를 차단하는 그런 식으로(나는 그랬었는데).
    여튼, 15회를 통해 그런 느낌을 받았기에 전 칠봉이가 기사나 댓글에서 씹어대는 것처럼, 찌질남이나 칩착남으로 보이지는 않더군요.(그냥 불쌍한 사람하며 동질감을 느꼈을 뿐ㅜㅜ)

    • 신촌하숙 2013.12.10 11:51 신고

      와~ 저랑 비슷한 시각으로 보고 계시네요..반갑습니다.
      야구공은 뭔가 뒷이야기가 더 있을것같고(쓰레기가 칠봉이를 품지 않을까?).. 칠봉이마지막장면 창밖을 보며 회상에 잠길때... 아름다운사랑으로 추억하며 또한번 성장하는구나...라는 생각
      그리고 쓰레기의 울것같은 눈으로 웃는 표정이 너무 가슴아팠지만 또한사람 동일의 울것같은 표정도 너무 가슴아팠습니다.
      동일은 쓰레기가 자기가족에게 실천했던 숨은 사랑을, 어찌보면 희생을 그자리에 있어주고자 노력했던 그를 알기에 나정의 행복만큼이나 쓰레기의 행복을 기원하고 있지않나 싶어서요..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여자 만나 평범한 가정꾸리기를..... 그런데
      내 개딸이라니..... 아버지이니 쓰레기보다 친딸의 행복이 더 우선이죠~..^^
      하지만 나정이와 사귀면 그 굴레를 평생 못벗어날터이니......

  • 초보맘 2013.12.10 00:10 신고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를 알게 된 이후 일상생활이 힘들어진 시청자 중 하나입니다. 늘 닥터콜님의 리뷰를 기다리고 있어요. 선물을 열어보기 전의 설레임처럼 말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에는 누가 남편인거지? 에서 지금은 도대체 피디와 작가는 무슨 말을 시청자에게 하고싶은걸까?로 생각이 옮겨지고 있어요. 제가 내공이 깊지 못해서 드라마의 표면적인 내용만 보면 답은 나오는데 이렇게 빨리 쓰레기와 나정이를 이어주려고 시청자들을 도발하진 않았을 것 같거든요.
    삼각관계를 더 팽팽하게 좀 더 끌다가 드라마 후반쯤에 흐름을 바꿀줄알았는데 의도를 모르겠어요. 제작진의 판단이 너무 성급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내용을 다 떠나서 일반적인 드라마 전개로 보면 떠나있는 칠봉이가 반전의 키워드가 될 확률이 높아보이거든요.
    이 영악한 제작진들이 도대체 무슨 의도인건지 파악이 될듯하다가도 답이 안나오네요.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또 혼자 허우적거리고 있네요ㅜㅜ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닥터콜님^^

    • 초보맘 2013.12.10 00:26 신고

      남편이 누구인가를 따지지않고 제작진의 보여주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면 하나로 연결이 될 것 같은데... 내공을 더 쌓아야겠어요. 제작진들이 무모한것 같기도 하고 오만해보이기도 하고... 3주가 왜 이리 길까요ㅠㅠ

  • 땡구냥 2013.12.10 10:26 신고

    항상 느끼는거지만 정말 최고예요..어쩜 이렇게 섬세하시고 정확하신지..그런데 이병욱감독꺼가 아니고 신원호피디와 이명한피디아닌가요? 제가 잘못읽었나? 응사를 보시고 이병욱감독에게도 희망을 걸어보신다는거죠? 응사가 이병욱감독이아니라..

 

 

드문드문 등장하는 김재준 씨의 거실을 나는 찬찬히 둘러본다. 허나 그것은 두고 간 지갑을 낚아챈 손이 누구였는가를 확인하기 위함이 아니다. 20년이라는 세월 속에 포함되어 있을 1994년의 계절이 그들을 어떻게 키워냈는가를 관찰하기 위해서다. 왜 누군가 말하지 않던가. 마흔 살의 얼굴은 살아온 인생을 품고 있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1994년에 담고 있던 그들의 결핍이 해소됐는가가 궁금했었다.

 

강산이 무려 두 번이나 바뀐 세월 위에서 그들은 나름 변하지 않은 듯 변해있었다. 서글서글해진 삼천포. 무언가 달관한 뉘앙스의 해태씨. 더이상 우물거리지 않는 빙그레. 시작 그 상태가 이미 완성된 그림이기에 변화가 필요없는 쓰레기와 성나정. 그럼에도 유독 눈에 띄는 변화는 이젠 더이상 다정하지 않아도 되는 칠봉과 누구보다 사교적인 어른으로 성장한 윤진이. 나정의 신랑감 후보가 아니었기에 가장 먼저 미래에 서 있을 수 있었던 그녀가 내겐 오히려 김재준 찾기의 첫 번째 실마리였다. 커튼을 친 머리 사이 사나운 눈동자로 아무도 다가오지 마! 의 포스를 풍겼던 1994년도의 늑대 소녀가 이제는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필경 지난 세월이 그녀가 지닌 결핍을 채워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타인과 말 섞기를 꺼리는 윤진이의 고요함이 대화가 낯선 가정환경에서 비롯되었다는 반전과 비슷한 종류의 사회적 결함을 가진 삼천포를 만나 서로의 결핍을 치유하는 과정은 내겐 소소한 충격이자 커다란 감동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알 수 있었다. 이 두 사람이 운명이라는 사실을.

 

 

 

오랜만의 고향으로 향하는 길. 윤진은 해태와의 합석을 거부하며 뾰로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싫어요. 혹시 누가 안대요. 옆자리에 멋진 놈이 와서 앉아 불지." 말 섞으면 물릴까 무서운 윤진이래도 운명적 만남을 꿈꾸는 소녀 감성의 스무 살이었다. 그리고 만년 소녀의 얼굴을 한 채 버스 옆자리의 인연을 기다렸던 또 다른 낭만주의자 삼천포. 전라도와 경상도. 행선지는 달랐지만 갈망하는 바는 같았다. 그것은 마치 두 사람의 결핍과도 닮아있었다. 극과 극이지만 서로를 채울 수 있어 운명이었던 두 사람. 타인의 배려가 필요한 윤진. 그리고 타인을 향한 배려심을 키워야 했던 삼천포.

 

 

 

싹싹한 해태는 신촌 하숙 입성 전부터 하숙집 딸과 안면을 트고 지낸 녀석. 대단한 친화력을 자랑하며 등장한 그와 달리 두 사람의 시작은 고독하고 까다로웠다. 입구를 찾는 일조차 수월하지 않았던 삼천포는 서울의 미아였고 윤진의 공격적인 첫 등장은 거실의 공기마저 얼려버렸다. 모닝 샤워로 피로를 풀어보려던 삼천포는 연이어 욕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불청객의 방문에 기함하며 혼자만의 공간이 아님에 힘겨워한다. 그 순간 마치 운명처럼 윤진은 식사시간을 피해 달아나려다 성동일의 손아귀에 잡혀 끌려가고 있다.

 

 

 

삼천포는 어깨에 닿는 반찬 묻은 손가락을 질겁하고 반 그릇도 비우지 못한 윤진은 힘없이 일어나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그래도 둘은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어김없이 식탁 위에 모였다. 신촌 하숙은 그런 곳이다. 내 영역만이 중요한 삼천포나 타인의 영역이 곤혹스러운 윤진이라도 같은 시간을 나누는 곳. 그 지속적인 사교의 습관이 조금은 자극이 되었던 걸까.

 

어느 여름날. 삼천포는 타인을 위해 무려 두 개의 다짐을 무너뜨린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무전여행을 실행하고야 말겠다던 그가 고집을 버리고 윤진의 어머니를 찾아 나선 것이다. 제작진은 이 장면 이전에 역시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던 해태의 포기를 비추었다. 아마 해태가 두 번째 전화를 받았더라면 그 역시 윤진을 찾으러 나섰을지 모른다. 마지막 전화는 다급했었으니까.

 

 

 

로맨스의 완성도를 이야기하라면 이쪽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윤진의 어머니를 찾으러 간 사람이 다름 아닌 에고이스트 삼천포였기에 나를 울릴 수 있었다. 윤진이 엄마와 나눠 앉은 그 자리가 나의 편의를 포기하고 선택한 배려의 증거였기에. 비누조차 혼자 써야 하는 그가 기꺼이 냉커피를 연거푸 내밀면서도 싫은 표정 한번 짓지 않았다는 진실이 가슴을 콕콕 찔러왔다. 이 조용한 어머니의 간장게장을 의심한 삼천포 때문에 윤진의 응어리가 터졌던 날. 그녀는 갓 태어난 아이처럼 서럽게 울먹였다. 그리고 해태의 등에 떠밀린 삼천포의 머쓱한 사과.

 

윤진은 이제 고독하지 않다. 또한 타인의 관심을 외면하지도 않는다. 식사시간도 버거워하던 윤진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깔개도 깔리지 않은 끄트머리의 바닥 위에 앉아 희미한 미소를 짓는 수준으로 성장하더니 이제는 여유롭게 소파 위를 차지해선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잘 먹었습니다." "와. 좀 더 먹지." 식사시간을 피해 달아나려다 아저씨에게 붙들려 겨우 몇 숟갈 뜨곤 아줌마의 서운한 말에도 맥아리 없이 인사하며 사라지던 윤진이었다. 

 

 

 

이제 그녀는 두 사람의 둘째 딸이라도 된 것 마냥 여유롭게 옆자리를 차지해 수다를 떤다. 전도연이 어떠니. 배용준이 어쩌니 하는 이야기 따위를.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윤진이가 시시껄렁한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다. 이제 그녀의 옆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고독이 아니다. 남자친구가 있다. 그리고 베스트 프렌드가 생겼다. 

 

 

"정대만. 잘 묵으께." 간장게장을 칭찬하는 쓰레기 오빠에게 비사교적으로 인사하던 그녀가 마치 그날의 일을 화답하듯 귀여운 얼굴로 이상형을 지목한다. 윤진의 정체는 술주정 삼아 애처로운 애교를 피워봤다가 친구의 비밀을 폭로하는 수다쟁이. 대화가 싫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손으로 나누는 대화가 익숙했을 뿐인 누구보다 말 많은 여자아이. 그게 바로 스무 살 윤진의 진짜 모습이다. 윤진의 2013년은 그렇게 완성된 것이었다.

 

 

2013년의 핵심은 남편이 누군가가 아니다. 모두가 서로를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것은 필경 1994년이 누구에게도 불편한 기억이 아니었기 때문이리라. 누군가 추억을 부르면 몇 번이고 응답해줄 수 있는. "서울로 올라온 지 이제 열흘. 이십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고 같은 화장실을 쓴다. 난생처음 만난 녀석과 살 부대며 잠을 잔다. 낯선 도시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사는 낯선 집. 어느 날 문득 찾아온 스무 살의 봄처럼 내겐 아직 낯설기만 한 그곳. 우리들의 첫 번째 서울집. 신촌 하숙이다." 2회, 삼천포의 나레이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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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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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입니다 2013.12.05 13:32 신고

    님글 찾아서 또읽고 또읽고 하는데요, 오늘 글도 정말 감동이네요.
    눈물났습니다. 윤진이 때문에~
    진짜 현재장면에는 모두가 행복하게 웃으며 볼수 있다는게 저또한 기쁘고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 응답하라 2013.12.05 13:37 신고

    나정이와 쓰레기 감정선을 따라 드라마를 보고 있는 애청자로서 이런 리뷰는 감동스럽네요.
    읽는 내내 가슴이 뜨거워지며 울컥했습니다. 님은 진심으로 드라마를 사랑하는 분 같아요.
    감동 리뷰 감사합니다.

  • 하라답응 2013.12.05 13:49 신고

    감사합니다.

  • 2013.12.05 14:45 신고

    추천 누르고 발도장 찍고 가요^^
    저도 하숙집 아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보면서...늘 가슴속에서 무언가 차오르는 느낌을 받곤해요.
    가족에 대한 애정결핍으로 보였던 칠봉이가 나정의 가족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칠봉은 그동안
    쓰레기가 해왔던 자리를 대신할것만 같아요. 칠봉과 나정의 가족이 서로의 결핍을 채우는 그런
    존재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13회를 보니 칠봉이는 이제 하숙집친구들이 아니더라도 마음털어 놓을
    친구가 더 많이 생길것 같기도 하고..앞으로 칠봉이의 성장이 기대되네요.
    해태야 어디가서도 이쁨받을 녀석인것 같아 마음이 놓이구..빙그레도 쓰레기를 보면서 성장해나갈
    것같아 한걱정 놓이고 말이죠.ㅎㅎ

    닥터콜님의 리뷰는 잔잔하면서도 안에서 무언가를 끓어오르게 하는 독특한 무엇인가가 있는것 같아요.
    마치 쓰레기가 오빠의 기일 힘들어하던 나정을 챙기는것처럼 다른사람들은 그냥 스쳐지날갈 장면들을
    놓치치 않고 세심하게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가끔씩 무릎을 탁 치게 하죠.
    마음과 달리 표현력 부족한 저 같은 사람한테는 닥터콜님의 리뷰를 읽으며..'맞아, 내말이' '캬~'
    이런 감탄사를 하게 만들곤 하죠.
    오늘도 님의 리뷰 잘 읽고 가요. 마음이 통하는 그런 친구하나 얻은 기분이라 마음이 참 든든하네요^^

  • 링링 2013.12.05 17:14 신고

    신촌하숙은... 재미만 주는 곳이 아니라 각자의 성장을 도와주는 곳이었나봐요... 대만이가 세상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만들어준 신촌하숙... 콜님의 리뷰를 보니 좀 더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 응사사랑♥ 2013.12.05 20:58 신고

    감동입니다~ 읽으면서 내내 눈물 나네요 좋은글 감사해요^^

  • 꿈꾸는여인 2013.12.05 21:53 신고

    항상 좋은 리뷰 너무 고맙습니다 응사가 제게 많은걸 주네요 ㅎㅎ 응사를 통해 님의 글들을 볼수있게 되서 넘 좋습니다

  • 마나루 2013.12.06 01:07 신고

    어느샌가 남편찾기에만 몰두해 진짜 이 드라마의 가치를 잊어버린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하고싶은 글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진진 2013.12.06 10:29 신고

    터미널에서 그 장면 보면서 진짜 왈칵 울음이 쏟아졌던..
    살면서 이렇게 뭐하나 버릴 장면이 없는 드라마는 처음이예요.
    응사 연출자분 진짜 이젠 무서워질라고 그래요 ㅎㅎ

  • Daum view 2013.12.06 14:07 신고



    안녕하세요, Daum view입니다.
    축하합니다. 2013년 12월 베스트 view 블로거로 선정되셨습니다.
    베스트 view 블로거로 선정되면, 상금 20만원과 MY view에 황금 펜촉 블로거 마크를 드립니다.
    꾸준한 활동과 좋은 글을 송고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리며, view 활동을 응원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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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합니다. 이유를 모르겠는데 이 글에 휴지통에 박혀있더군요. 황금펜이라니. 이 펜촉이 부끄럽지 않은 글 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Daumview 2013.12.06 14:12 신고


    안녕하세요, Daum view입니다.
    축하합니다. 2013년 12월 베스트 view 블로거로 선정되셨습니다.
    베스트 view 블로거로 선정되면, 상금 20만원과 MY view에 황금 펜촉 블로거 마크를 드립니다.
    꾸준한 활동과 좋은 글을 송고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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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moy 2013.12.06 15:29 신고

    항상 리뷰 잘보고있어요!그동안 다른 곳에서 퍼온 글만 보다가 이번에는 꼭 댓글 남겨야겠다고 생각해서 왔습니다^^남편찾기에 치중해 잊고 있던 응사의 진짜 가치를 재발견하고 가네요...리뷰 읽고 코 끝이 찡해서 혼났습니다ㅠㅠㅋㅋ근데 혹시 응칠도 보셨었나요?응칠도 간간히 언급하시던데 리뷰도 쓰셨었는지?안 쓰신건지 제가 못 본건지 모르겠지만 있다면 꼭 읽어봐야겠어요.정말 좋아한 드라마거든요^^닥터콜님 리뷰 덕분에 응사의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정말 감사합니다♡

  • 지니 2013.12.06 19:29 신고

    윤진이도 많이 변했구나 했지만
    이렇게 글로 곱씹어 생각하니 안그래도 사랑스러운 윤진이가
    더 사랑스러워집니다 감동적이기 까지! ㅠㅠ여러모로 응사는 정말 매력적인 드라마에요
    리뷰 잘봤습니다 감사해요~

  • 나레기 2013.12.07 09:02 신고

    사랑스런 커플의 이야기 달 읽고 갑니다. 요즘은 너무도 사랑스런 대만 삼천포 커플을 보는거도 한 재미였는데 정리해주시니 완전 감동입니다. 더욱 사랑스럽네요^^
    멋진 리뷰 늘 감사합니다.

  • 승호어뭉 2013.12.07 11:11 신고

    언제부턴가 응사를 보고나면 콜님의 리뷰를 봐야되네요..
    정말 제가 미처 알아보지못했던 부분들을 콜님을 통해 발견하게됩니다..
    글이 정말 애정있고 따뜻해요..^^

  • 제발 2013.12.07 14:08 신고

    정말 글 감사해요.
    저도 읽으면서 눈물이 막 쏟아지네요.
    제가 막연하게 이 드라마를 좋아했던 이유가,
    닥터콜 님 덕분에 깔끔하게 정리가 되네요.
    전 그저, 조연이 없이 전부 각자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고, 악역이 없는 드라마라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점을 콕콕 집어서 잘 정리해주셨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작가를 하시지....

  • 제발 2013.12.07 14:08 신고

    정말 글 감사해요.
    저도 읽으면서 눈물이 막 쏟아지네요.
    제가 막연하게 이 드라마를 좋아했던 이유가,
    닥터콜 님 덕분에 깔끔하게 정리가 되네요.
    전 그저, 조연이 없이 전부 각자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고, 악역이 없는 드라마라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점을 콕콕 집어서 잘 정리해주셨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작가를 하시지....

  • 행간을 읽는 좋은 눈과 멋진 필력을 가지셨네요.잘 읽고 갑니다~^^

  • 2013.12.24 15:33 신고

    정신과 선생님 이신가 봐...
    막연하게 그런가 하던 부분들인데, 명학해 지네요...
    대단한 통찰력이시네요, 정말.
    아마추어는 아니신데...

  • 쏘쿨김쏘 2014.01.31 20:22 신고

    가장 좋아하는 글입니다. 누구에게도 불편하지 않은 1994년이 부러워, 요즘에도 응사를 돌려보고 닥터콜 님의 글을 읽길 반복합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좋은글 기대할께요. 감사합니다.♥

 

 

"니 그 토니 원숭이가 결혼하자카면 할끼가." 바나나 우유를 뺏어 물며 무심코 던진 윤윤제의 질문에 성시원의 대답은 뜻밖의 것이었다. "아니. 안할낀데." 안승부인이라더니. 결혼 거부 의사의 이유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내보다 더 좋은 여자 만나야지." 이 제작진들 뭘 좀 안다 싶어서 손뼉을 쳤다. 그게 바로 성시원이 말하는 아가페적 사랑인기라. 신이 인류를 사랑하는 것처럼. 기브앤 테이크가 없는 무조건적인 사랑. 그게 바로 팬순이의 기본 마인드가 아니겠나.

 

하지만 1994의 성나정은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눈으로 이상민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내는 그래도 가능성 있는 장사다. 오빠야랑 결혼할 가능성." 마치 서태지 팬 윤진이가 아닌 1997의 성시원을 반박하듯이. "아 솔직히 가수랑 탤런트는 우리 같은 일반인이 만나가 연애하고 그런 관계는 쪼매 힘들 수가 있거든. 근데 이상민 오빠는 한 번씩 숙소 가재. 얼굴도 비주고. 얘기도 해보고. 운 좋으면 전화 통화도 안 하나." 오로지 오빠와 같은 대학을 다니고 싶다는 일념으로 명문대 합격의 신화를 이룬 최강 근성녀 성나정. 현실과 판타지를 명확히 구분했던 성시원과 달리 성나정의 캐치프레이즈는 꿈은 이루어진다였다.

 

 

 

그런 성나정이 더이상 이상민 오빠와의 결혼을 꿈꾸지 않게 된 것은 판타지의 대리만족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날 밤. 그 병실의 침대 위에서. 40초만 데웠을 따뜻한 우유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 눈이 부실까 커튼을 쳐주고 내가 아픈 것보다 더 아픈 얼굴을 하고 서 있는 쓰레기 오빠. 멋도 맛도 몰라 금수라고 불리는 그가 내 기호만큼은 잊어버리지 않고 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요구했던 서태지 2집을 싫은 얼굴 하나 없이 꺼내놓는 이 사람. 아마 나정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아참. 이 오빠는 그런 사람이었지. 투덜거리면서도 잠이 올 때까지 머리를 쓸어주고 커튼 대신 손으로 눈가리개를 해주던 사람. 투박하게 데워온 우유를 태워 먹는 날도 있었지만 언제나 내 부탁만큼은 들어줬던 오빠. 내가 울먹이면 결국 뭐든 양보해준 쓰레기 오빠. "나에겐 오빠가 하나 있다. 어릴 적 나의 꿈은 오빠와 결혼하는 것이었다." 나정이는 마치 각인된 감정을 각성하듯 눈을 뜨며 읊조렸다. "내 머릴 쓰다듬던 오빠의 손. 오빠의 숨소리. 오빠의 냄새. 오빤 분명 그대로였는데 그날 난 오빠가 낯설어졌다."

 

판타지에 짓눌린 현실을 뒤늦게서야 바라본 성시원의 사랑이 파랑새를 찾아서였다면 나정은 현실에 파묻힌 판타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그래서 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그만이었던 성시원과 달리 나정의 사랑은 더욱 끈덕진 집요함이 필요했다. 노력과 기적. 전자는 그녀의 인생 모토였지만 꼼수를 요원하지 않은 그녀에게 기적은 낯선 바람이었다.

 

 

 

나정에게 그가 꿈이었던 것처럼 그에게 있어 나정은 상상조차 금기되는 판타지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는 나정을 곁에 두고도 결핍되어 있었다. 언젠가 신촌 하숙의 식사 후 풍경이 내겐 꽤 이질적인 그림으로 다가왔는데 설거지를 나누는 칠봉과 나정. 그리고 분주한 가족들 틈바구니에서 홀로 웅크리고 앉아 상실의 시대를 읽는 쓰레기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나정은 오빠가 떠난 날 그가 남겨두고 간 상실을 되새겨 본다. 나정을 곁에 두고도 상실의 시대를 살았던 쓰레기와 그를 잃은 이후 상실의 시대를 헤매는 나정.

 

 

 

다시는 그 시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했다. 만남을 거부하는 나정을 쓰레기는 예전처럼 그러마 하고 넘겨주지 않았다. 건널목 앞에 서있는 그녀를 향해 그는 외쳤다. "안 뛰어오나." 말 잘 듣는 아이처럼 흰 선을 넘어와선 멈춰서는 나정. 최악의 경우엔 이별 통보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고 싶었던 그녀는 얄궂은 기마 자세까지 하며 그의 마음을 다독여봤다. "알겠다. 줄게. 빨리 온나. 빨리." 멈춰 서서 한걸음도 움직이지 않는 그를 보며 나정은 깨닫는다. 아. 너무나 많은 길을 나 혼자서만 걸어오고 있었구나.

 

 

 

오빠를 향한 그녀의 마음은 그간 일방통행만이라 해도 충분했다. 날 사랑해주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내가 가끔 이러면 그만 안아만 줘. 대답을 듣지 않는 것이 차라리 편했던 지난날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것도 다름 아닌 쓰레기 오빠가 나를 사랑해주는 일 따윈 기적이나 다름없었으니까. 나는 기적의 요행 따윈 어울리지 않는 성나정이니까. 하지만 멈춰 서있는 오빠를 보며 깨달았다. 이 순간 내가 달려가면 이건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 꿈에 불과하다고. 이제는 두렵더라도 그의 마음을 받아들어야 할 시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멈춰 섰다.

 

 

 

건널목을 뒤로하고 두 팔을 벌린 채 서 있는 나정이를 보니 문득 국내에서도 리메이크되었던 일본 드라마, 101번째 프러포즈가 떠올랐다. 연인을 잃은 트라우마로 사랑을 거부하는 그녀를 위해 횡단보도 위에 서서 똑같은 포즈로 다가오는 트럭을 응시했던 주인공. 그리고 그가 외쳤던 한마디. "나는 죽지 않습니다." 내가 던진 승부가 최악의 결과로 돌아오진 않을까.

 

 

 

초조한 얼굴로 서 있던 나정은 그 무엇보다 안심되는 오빠의 미소에 눈물 젖은 눈으로 확신을 가졌다. 기적의 가능성을. 그래서 그녀는 아예 눈을 감고 보다 확고한 포즈로 팔을 벌리고 섰다. 저런 미소를 짓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먼저 다가와 나를 안아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어떻게 이런 아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사랑스러워서 미치겠다는 얼굴의 쓰레기인지라 그가 나정을 안아줄 것임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였다. 하지만 목마른 듯 성큼성큼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 키스라니. 그야말로 시청자의 허를 찌른 전개였다.

 

 

어디까지나 너에게는 오리지널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성시경의 너에게가 그렇게 감미로울 수 없었다. 저돌적으로 다가섰다가 나정의 볼을 잡곤 부드러워지는 키스가. 아직 키스에 서툰 스물 한살이 그를 받아들여 주고 나서야 보다 확고해진 입맞춤의 농도. 두 사람의 주위를 둘러싼 꿈결 같은 안갯속의 배경마저도. 그건 바로 꿈 같은 키스였지만 용기를 내고 다가섰기에 현실이 될 수 있었다. 어느 멜로드라마나 키스신이란 화룡점정이겠지만 이 커플의 키스만큼 애틋할 순 없었으리라.

 

 

 

울먹이는 소녀를 위해 오빠가 되어준 어린 날의 그가. 그렇게 그의 보호를 받고 성장한 스물한 살의 나정이가.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지라며 밀어냈던 이 아이를 받아들이는 순간이. 어쩌면 십 년은 더 넘었을지도 모를 그들의 오래된 러브스토리가. 치유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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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레기는 사랑입니다 2013.12.02 08:54 신고

    모든 나레기들의 꿈이 이루어 지는 순간이었어요ㅠㅠ
    초반에 물개 인형과 고릴라 인형이 입 맞추고 있는 장면을 보고 키스신이 있겠지 생각했는데...
    나온다면 그건 고백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라고 생각을 했는데...ㅠㅠㅠㅠ
    저 순간에 나올줄은 꿈에도 몰랐어요ㅠㅠㅠ 그래서 더 강하게 기억되나봐요ㅠㅠㅠㅠㅠㅠ
    저 둘의 마음이 서로에게 확인되었으니 앞으로는 그냥 마음 편히 볼랍니다ㅠㅠㅠㅠ응사를 기다리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늘 좋은 리뷰 써주시는 닥터콜님 감사합니다ㅠㅠ

  • 너에게라는 노래가 이장면에선 정말 감미롭더라구용ㅎㅎ

  • 아가바다 2013.12.02 10:37 신고

    글 읽다 눈물이 났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ㅎㅎ 쓰레기가 남편후보로 유력해진 것같네욤ㅎㅎ

  • 꿈결같아 2013.12.02 11:46 신고

    와우~ 월욜아침 설레설레하는 마음으로 닥터콜님 리뷰를 읽으며.. 또 베시시 웃고 있네요.. 역쉬 탁월한 해석이십니다~ ^^ 이 드라마.. 사람을 어찌 이렇게 들었다놨다 하는지.. 확실하게 먼갈 보여줘도 자꾸 두근 두근 하네요.. ㅎㅎ 지금 이리뷰를.. 10번째 정독하고 있습니다.. 하하 ;;;

  • 똥배 2013.12.02 11:56 신고

    아름다운 장면에 아름다운 리뷰입니다.
    이전에 삼천포 정대만 키스씬을 보고, 또 그 장면을 찍기 위해 3일간 공들였다는 기사를 보고 제작진이 과연 이를 능가하는 메인키스씬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더군요.
    나정이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반영한 듯한 안개낀 거리, 나도 이만큼 다가왔으니 이제 오빠가 다가올 차례라는 듯이 멈춰선 발걸음, 이에 응답하듯이 희뿌연 불안감 속에서 성큼성큼 다가오는 확고한 쓰레기의 마음..
    키쓰신 한 장면에 지금까지의 둘의 심리와 행보를 모두 담고 있는 듯 하더군요. 또 두 사랑스러운 배우의 키스씬은 어찌나 아름답던지...
    진정 2013년 최고의 키스씬이었습니다. 아니 본인에게는 역대 최고의 키스씬이었습니다.

  • 아루 2013.12.02 12:27 신고

    닥터콜님!!! 최고!!! 매번 너무 잘읽고 저도 다시 응사를 되새김질 해요^^

  • 2013.12.02 13:14 신고

    저...또 놀러왔어요...아..그리고 끝에 E자로 마감하는 그아이의 이름에서 가져온 닉네임 맞아요.ㅎㅎ
    제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중 하나죠ㅎㅎ원래는 앤셜리 풀네임을 쓰는데..앤셜리라고 쓰니까 차단되 닉네임으로 나온다면서 등록이 안되더라구요..그래서 걍 앤으로..ㅎㅎ

    리뷰 잘 읽었어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언제봐도 놀라운 필력..하지만 그 놀라운 재주보다 전 그글에 녹아있는 닥터콜님의 정서가 참 좋아요.
    13회 병원앞 키스신은 드라마 영화를 막론하고 키스신 역사에 길이남을 명장면인듯 싶네요
    몇번의 다시보기를 불러오는 키스신인지 원..ㅋㅋ
    응사의 제작진은 감성을 자극하는 남다른 뭔가가 확실히 있는것 같아요.

    "안뛰어오나?" 한마디에...마치 야단맞을껄 알면서도 주인이 부르는 소리에 꼬리내리고 쪼르르
    달려오는 강아지마냥 쓰레게에게 달려가가다 멈칫하던 나정(사랑앞에서는 누구나 약자가 되듯
    말이죠)차마 더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멀리서 그리고 이내 불안한 표정으로 윤진과 집에서
    연습해보던 상황을 연출하며 괜히 더 오바해서"삼십만원 도! 도!"
    "알겠다. 줄께 빨리 일루온나, 빨리~" 재촉하는 쓰레기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
    하게 서서는 (여차하면 그 상황에서 도망갈 수 있는 거리를 두고) 이내 결심한듯 두렵지만 결연한
    표정으로 팔을벌리고 서는 나정...그리고 쓰레기의 웃음을 보고 안도하는 나정..그제서야 마음놓고
    미소지으며 더 장난스럽게 팔을 벌리고 서있는 나정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비록 몇시간동안이지만 그동안 나정이 해왔던 맘고생을 한번에 몰아서 한듯한 쓰레기의 감정이
    그런 사랑스러운 나정의 모습에 울컥 터져나왔을때..쓰레기의 그 발걸음을 보면서 쓰레기가
    나정앞에 멈춰섰을땐 아마도 포옹이 아닌 키스일꺼란 예감이 들었지만..상상보다 더 예쁜 키스씬에
    그들에게 들릴리 없을 내 숨소리마저 미안해서 숨죽여가며 봤네요ㅋㅋ닥터콜님의 리뷰역시 설레이는
    마음으로..ㅎㅎ

    쓸데없는 사설이지만 키스하고나서 마지막에 쓰레기가 쪽하고 입맞춘거 넘 리얼하다고나 할까?
    보통의 키스신에서는 많이 보는 장면이 아니지만 실상에서 맣이들 그러지 않나요? 울 신랑이랑
    연애할때 많이 그랬던거 같은데 꼭 마지막에 저렇게 장난스럽게 쪽♥ 정우는 정말 생활연기의
    달인인것 같아요ㅋㅋ 아...갑자기 연애시절이 그리워 지네요ㅎㅎ

    • 이런. 앤 셜리라는 이름이 왜 차단된 닉네임으로 나오는지 의문이네요. 티스토리 차단 시스템이 아이피를 차단하면 닉네임까지 같이 차단돼서 그런듯해요. 풀어놓겠습니다.^^ 가끔 제가 지우지 않은 글까지 지워져 있어서 당황스럽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진짜 로맨틱한 장면은 아니잖아요. 키스 전 기마자세라니. ㅋㅋㅋㅋ 그런데 이 커플은 이 쿨하지 않음이 매력인 거 같아요.^^ 그게 일상 속 판타지, 쓰레기 나정 커플의 정체성과도 닮아있고요. 그 키스신도 그걸 쏙 빼닮아서 참 세심한 연출이라고 생각했고요.

      그 키스신에서 정우 고아라의 연기는 절정을 이루더군요. 헐레벌떡 뛰어와 땀에 젖은 머리칼하고 벅찬 목소리로 안 뛰어오나! 외치는 쓰레기나 처음으로 노력이 아닌 기적에 승부를 걸어보고 팔을 벌렸던 나정이 오빠의 미소를 보며 이건 할만한 승부라고 확신을 가진 채 두 팔 벌려 미소 짓는 귀여운 얼굴.

      쓰레기가 나정에게 다가오면서 바로 그 직전에 미소 짓는데요. 그 얼굴도 정말 베스트였어요!! 의미심장하면서 기대감을 채워주는 미소.

      네. 저도 키스 이후 입 맞춰주는 장면이 참 좋았어요. "조그마한 너의 마음 다치게 하긴 싫어." 딱 너에게 가사 같은 배려였어요. 나정이보다 어른인 쓰레기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아이에게 어른으로서의 배려를 보여준 장면이라 더 좋았어요. 그게 얼른 나정이를 안아주고 싶었던 조급함을 억누르고 나온 배려라 더 마음에 들었고요.

      반올림 세대였던 제겐 욱이든 아인선배든 둘 다 언해피였던 옥림이가 이제 꿈을 이루는구나! 진짜 어른이 다됐구나 싶어서 남다른 감회가 생기더군요. 아무래도 교복 입은 모습이 처음 각인된 배우들인지라 이런 장면을 보면 또 다른 설렘이 생기죠. ㅋㅋ

  • 시현 2013.12.02 13:30 신고

    갑자기 생각이 난건데 이런 장면이 나와도 좋을거 같아요 쓰성 치료하던 사람이 죽음 그걸 참고 있다가 나정이 만나서 펑펑 우는 모습 ㅎㅎ 그걸 나정이가 감싸 안우며 다독이는 장면 나와도 좋을거 같은데 너무 뻔한가;; 느닺없이 이런 장면이 생각나서 히힛

  • 2013.12.02 14:11 신고

    너무 예쁜 이장면 몇번을 보고 또보고 ㅎ 다만 마지막회까지 간극 상, 분명 둘이 뭔가 한동안 헤어지게 되는 일이 발생할꺼 같아요..가슴아프게도. 기사 스틸 컷 중 문득..쓰레기오빠가 달력에 표시해둔 D-DAY 글씨 위..포스트잇으로 또박또박 "의료봉사 신청"기간을 적어놓은게 눈에 들어왔는데,. 닥터콜님의 말처럼, 대놓고 클로즈업했던 지갑잡는 손 같은건 낚시인 경우가 많고..오히려 디테일에 드러나는게 많은 응사인지라..괜히 신경이 쓰이네요.. 남매의 포지션에서 연인으로 넘어가면서 한차례 치룬 가슴앓이가 끝났지만...그리고 분명 부부로 넘어가기까지의 가슴앓이가 또 있을터이니; 결국 김재준 찾기는 극의 재미를 위한 요소일뿐..결국은 남매의 모습으로 자랐던 두 사람이 연인이되고, 부부가 되기까지의 성장..을 다루려니, 그에따른 성장통은 어쩔수 없는걸 알면서도 ㅎ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되면 너무 안쓰러워요.. 어쨌든 그래도 ㅎ 정말 너무 예쁜 드라마같아요

  • 화원 2013.12.02 14:50 신고

    닥터콜님.. 리뷰에 완전 감동감동이었습니다.
    13회.. 아직 팔부능선도 넘지 않아 .. 살짝 불안한 마음도 많았지만..
    콜님의 글을 읽고.. 살짝 안도감도 생기네요..ㅎㅎㅎㅎ
    정말 저는 이 장면에서 키스까진 생각지 못했었거든요...완전 심장 두근두근..
    20대 때 느꼈던.. 두근거림이 제 온몸에 느껴지더라구요..


  • ^^윤아맘 2013.12.02 14:55 신고

    응사때문에 알게 된 닥터콜님... 이제 응사가 끝나면 으레 여기에 와서 리뷰를 보며 또 한 번 감동하곤 합니다.

    정말 최고의 키스신...!!!!!!이라는 말 외에는 다른 수식어가 없네요~

    내 평생 잊지 못할 키스신일듯 하네요~

    저 위 어느님 말씀대로... 갑자기 연애시절이 그리워졌다는...

    늘 좋은 글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

  • 진진 2013.12.02 16:30 신고

    늘 잘 보고 있는 1인 입니다. ^^ 처음 댓글 달아요.
    닥터콜님 글 보면서 점점 응사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어요.
    그냥 무심하게 보여지는대로 보다가 이젠 꼼꼼하게 뜯어보게 됐어요 ㅎㅎ
    빙그레가 오프인 쓰레기한테 칠봉이의 사고소식을 알려주면서 쓰레기가 갑짜기 담배를 왕창 피우는 장면이 전 좀 이해가 안됐었는데..오늘 다시 보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나정이가 못온다고 했던 이유가 윤진이의 다리소식이였죠?
    아마 쓰레기는 그게 윤진이가 아니라 칠봉일꺼라고 짐작하고는 불안해했던것 같아요.
    그러면서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가 ~ 이젠 모두 지난일이 된걸까~~
    빙그레 병실에서 만난 칠봉이를 보면서 갸웃 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마녀서 니가 왜 여기 있냐고 하죠.
    이렇게 조목조목 따져서 보게 되다보니 더 애틋해져요.
    제작팀의 디테일 쪄는 부분 하나 찾아낸거 있는데
    해태가 동아리 여선배의 유혹이라 착각하고 집으로 찾아간 장면에서 현관문이 열리면서 클로즈업된 평상위의 빨간고추...ㅋㅋㅋ
    앞으로도 자주 들리겠습니다. ^^

    • 해태는 마치 2차 성징이 막 시작된 중학생 같죠. 남자가 되고 싶은 해태. ^^ 포스터에 지정된 해태의 이미지 컬러가 빨간색이라는 것부터가…. 정말 소름 돋아요.

  • 열혈팬 2013.12.02 18:35 신고

    항상 기대이상의 리뷰를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님 덕분에 드라마가 드라마가 아닌 정말 세심하게 보는 버릇이 생겨버렸어여.
    위에서 말씀하신것처럼 쓰레기가 칠봉이의 부상소식을 듣고 담배를 피우쟎아요.. (심지어 동기에게 빨리 달라고 소리까지 지르죠 ㅋ)
    그걸 보면서 전에 매직아이를 보고 누가 내준거라고? 한 장면 다음에 나가면서 해태한테 담배를 찾쟎아요.. 그리곤 없다고 하자 본인이 나가서 산다고 하고.. 그러면서 술 생각이 났는지 빙그레와 슈퍼앞에서 깡소주를 마시죠.. 어쩜.. 정말 제작진은 한결같은거 같아요.. 조바심이 나면 담배를 찾는 쓰레기..
    앞에서 감춰왔던 쓰레기의 모습을 쓰레기의 관점에서 한번더 보여줘서 우리의 상상이 맞다는걸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지금처럼 그냥 그렇게 아~~ 이렇게 깨닫게 간접적으로 표현해주는것도 좋다.. 는 생각도 들고..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 나레기 2013.12.03 03:03 신고

    전 제가 본 모든 드라마의 키스장면 중 최고~~~!!

  • LikeAlways 2013.12.03 19:21 신고

    주말 본방사수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끝난 후엔 닥터콜님의 리뷰를 꼬박꼬박 챙겨 읽으며
    한주내내 1994년의 시간속을 유영하는 응사&닥터콜님의 왕팬입니다.ㅋㅋㅋ
    어느 순간부터 더이상 남편찾기가 무의미 해졌다고나 할까요?ㅎㅎ
    나정이가 쓰레기 오빠든 칠봉이든 혹은 다른 친구 누구와 결혼을 하든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매회 나정이에 빙의되어 울고 웃을수 있다는게 참 행복하네요^^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 참 멋진 말이지요???
    남은 8회도 이제껏 해 온것처럼 7명의 친구들 모두
    될때까지 부딪히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맘껏 사랑하면서
    그렇게 모두에게 해피엔딩이길 바래봅니다.^^

    ps... 그래도 나정이의 진짜 남편이 쓰레기 오빠이길
    바란다는게 함정아닌 함정..ㅋㅋ

  • 작가천재 2013.12.03 22:29 신고

    공홈같다가 12화마지막의 데이트가 첫키스후 데이트라고 글이있어서 12화 13화 다시돌려봤네요
    12화 첫데이트후 13화 첫부분집에서 만나는게 영 어색해서 뭐지하는 느낌이었거든요 시간상고백은3일 데이트는 8일이더라구요
    그럼 12화 마지막첫데이트가 이해가 되더라구요 첫키스후 어색한 첫데이트
    응답작가는 천천재 만만재인듯

    • 열혈팬 2013.12.04 07:59 신고

      와우 대박!! 그렇네요.. 어쩜.. 날짜가.. 이럴수가. ㅋㅋ
      님 덕분에 완전 대 발견을 한 느낌이네요~ ^^ 감사합니다~

    • 이민엽 2013.12.07 13:35 신고

      와 쩐다...날짜가 그래돼는거였구나...

  • 작가천재 2013.12.03 22:56 신고

    응답은 작가들이랑 드라마보는시청자를 공부하게 만드는것같아요
    첨부터 다시복습해봐야 할것같아요
    쿡님의리뷰로 다시첨부터 천천히 으미를되새기고 봐야겠어요

  • 나정이넘조아 2013.12.04 01:18 신고

    응4 피디 인터뷰 기사 떴는데, 키스가 결혼은 아니다라고 그러더군요. 남편이 누구인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즐겁게 드라마 보는 중입니다만, 남은 8회 동안 도대체 어떤 스펙터클한 에피소드를 보여줄려고 그러는지, 이제는 응4라는 드라마가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응4와 아다치 미츠루를 연관시켜 이야기하는 글들이 꽤 되더군요. 표절 운운하는 분들도 있구요. 뭐, 언뜻언뜻 보면 아다치 미츠루의 향기가 느껴지고는 합니다. 전 별 상관없습니다(그 분 작품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덕분에 고아라씨 정말 조아라하게 되었으니까. 13회 고아라씨는 정말 만화 속 여주인공이 현실에 나타난 것 같았어요(싱크로 완전 100퍼). 제작진이 처음부터 고아라씨 말고는 다른 여배우 생각조차 안했겠구나 생각할 만큼요. 완전 예뻤습니다. ㅎㅎ

    • 흠. 터치라…. 그렇지 않아도 터치 소장본을 살까 생각 중인데. ㅎㅎ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 현기증이 날 만큼 많은 복선과 암시 은유가 등장하지만 그건 감성을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일 뿐 그것 자체가 결말이나 전개를 예시하는 장치는 못 된다고 봐요. 1997에서 메인테마로 쓰인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은 사실 새드 엔딩이지만 성시원과 윤윤제는 결국 맺어졌으니까요. 하지만 이 노래의 비극적 메시지와 달리 감성적 뉘앙스는 참 잘 어울리죠.

      터치도 좋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패밀리 어페어'도 읽어보세요.^^

    • 응사 이전의 고아라는 지나치게 예뻤죠. 사람이 아니라 엘프 족 같은 느낌이라. 지금의 고아라는 짝사랑하기 좋은 얼굴로 변해있어서 좋아요.

    • 똥배 2013.12.04 14:26 신고

      아다치 미츠루 팬들은 터치가 아니라 러프와 흡사한 진행이 될까 걱정하더군요.
      여주를 대신해 다치는 서브남주와 그에 대한 동정, 연민으로 서브남주를 돌볼 수밖에 없는 여주..
      나정이 캐릭터는 일편단심, 일방통행인 캐릭터라, 현 시점으로 봐서는 억지로 삼각관계를 만들고자 한다면 칠봉의 사고밖에 대안이 없을 듯 하더군요. 아다치 미츠루 팬들도 그 점을 염려하고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극적요소를 위해 왠지 러프의 결말을 차용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역시 독창적인 내용으로 흘러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1994 모티브가 아다치 감성과 닮아있긴 하지만 아다치 만화의 연장선은 아니니까요. ㅋㅋ 아다치는 아다치고 응답하라 1994는 응답하라 1994의 정체성을 갖고 있고요. 러프의 결말을 차용한다면 그건 오마주도 뭣도 아니고 표절이죠. 모티브는 어디까지나 모티브일 뿐. 파고 들어가서 그 장치의 전개와 1994의 결말을 동일시할 필요도 없고요.

      그것보다는 카메라가 집중하는 흐름을 보는 게 좋아요. 결정적인 순간에 누구의 감정을 중요시하고 있는지를.

    • 똥배 2013.12.04 18:03 신고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도 아다치 미츠루 작품을 정말 수도 없이 봤지만, 딱히 응사를 볼 때 떠오르지는 않던데 말이죠. 다른 분들은 또 틀린가 봅니다.
      캐릭의 유사성을 굳이 찾자면 못 찾을 것도 없지만, 분명 다른 점도 존재하고, 남매(?)간의 사랑이라는 주된 전개도 분명 응사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언급하신 '너에게'의 가사가 어쩜 저렇게 키스씬과 어울리는지... 말로 일일이 표현하는 것보다 배경음악으로 그 마음을 대신하는 방식이 어떻게 이렇게 시너지효과가 큰지, 정말 안 빠져들래야 안 빠져들 수가 없습니다.

      응사는 정말 명작인 거 같아요.

    • 나정이넘조아 2013.12.04 23:33 신고

      음... 아다치 미츠루의 향기를 부정적으로 본 건 아니었는데... 아다치 미츠루라고 쓰긴 했지만, 응4에서 문뜩문뜩 느껴지는 그런 향기가 사실 90년대 전반을 흐르는 정서? 감성?이었구나, 그랬었구나 하는 생각이랄까요? 2013년을 사는 20살 청춘들은 이해할 수도, 이해해야할 이유도 없는 뭐, 그런 것들?... 그리고 피디가 광팬이라지만 서사구조 자체를 따라갈 이유가 없겠죠. 오마쥬같은 건 예술가들의 당연한 유희라고 생각하고요. 응4는 응4일 뿐.

  • 나정사랑 2013.12.05 21:35 신고

    닥터콜님의 이 글을 읽고 1회부터 다시보기 하면서 느낀건데 나정이 캐릭터가 더 사랑스러운건 쓰레기오빠 말을 언제나 믿어 준다는 것. 그래서 마지막일지도 모를 두려움 앞에서도 저런용기가 나는것 같아요. 일관성 있는 캐릭터 참 좋아요^^

 

 

응답하라 1994의 전개 방식이 흥미로운 것은 노출과 차단의 공존이다. 쓰레기를 제외한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은 감정을 드러내는데 그리 조심스럽지 않다. 여주인공 성나정이 어떻게 첫사랑을 시작했는가. 그것이 열정과 분노와 집념의 시기를 거쳐 무르익어가는 과정을 너무나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또 하나의 짝사랑 칠봉의 전개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두 그의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고 커졌는가를 지켜보았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아주 직설적이고 노골적이다. 이미 성나정은 취중 키스와 대리 고백을 포함하여 네 번의 고백을 했으며 마음이 통하기도 전에 칠봉은 벌써 두 번의 키스를 가졌다.

 

그런데 오로지 쓰레기라는 캐릭터만 차단되고 봉인된 채 거의 신비주의나 다름없는 전개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참 무모하면서도 재미있는 전개라 아니 말할 수 없다. 서사의 중심은 배우의 연기에 의존한 채 무시 못 할 단서들로 집착과 체념을 반복하게끔 하고 있다. 그래서 때론 지나친 의미부여가 아닌가 싶으면서도 놓여진 소품을 그저 시대의 증거라며 외면하지 못한 채 몇 번을 공들여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것. 그들이 들고 있는 것.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것이 이 불공정 게임의 알리바이일 테니.

 

 

 

"다슬이로 변해라~"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도 같은 이유다. 94년도 최대의 화제작 마지막 승부. 쓰레기 또한 다슬 폐인의 일부였다는 사실이 뭐 놀라운 일이겠느냐만 지나치기엔 묘한 울림이 있었다. 어디까지나 남매 사이일 뿐이라고만 생각했던 2회 초반의 나정이를 빤히 바라보더니 볼을 꼬집으며 "다슬이로 변해라~"라니. 다음 컷에서 나정이는 사랑하는 상민이 오빠야의 코트를 바라보며 들뜬 얼굴로 외친다. "오빠야! 다슬이 왔어요." 그리고 쓰레기는 나정이 방에 걸린 이상민의 브로마이드를 연적 바라보듯 꿍얼거린다.

 

사실 이 장면의 연출이 돌이켜보면 참 재밌다. 장동건을 바라보다 얼굴을 감싸는 다슬이의 앳된 얼굴은 그대로 나정이의 포즈와 오버랩된다. 마치 나정이가 다슬이인것마냥. 즉 쓰레기는 나정이에게 다슬이로 변할 것을 요구하고 나정이는 티비 속 다슬이를 자신의 모습과 동일시하며 외치는 것이다. "오빠! 다슬이 왔어요."라고.

 

 

 

캐릭터의 일관성을 중요시하는 응답하라 1994에서 제작진이 부여한 성나정의 정체성은 집념과 끈기다. "결벽증 환자가? 군대 가도 되겠네." 쓰레기가 혀를 내둘렀던 나정의 방안은 평소 우악스러운 성격과 달리 꼼꼼하고 청결하게 정리되어 있어 그녀의 완벽주의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만큼 나정은 집착적이다 싶을 만큼 흐트러짐이 없다. 한마디로 포기를 모르는 소녀라는 말이다.

 

엠티에서 모든 동기가 지쳐 게임을 포기하고 드러누웠을 때도 그녀는 꼿꼿이 앉아 마지막 승부를 가리려 했다. 밥을 굶어도 매직아이를 들여다보며 정답을 찾으려 했던 그녀다. 그 시기엔 꽤 컸을 십만 원을 건 내기임에도 꼼수를 부리지 않았다. 혹여 쓰레기의 입에서 정답이 튀어나올까 아예 귀를 틀어막고 노래를 부른다. 흥미로운 것은 이 정도의 집착과 끈기를 가진 근성녀 성나정이 칠봉이 남긴 매직아이의 고백만큼은 끝끝내 알아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마지막 승부의 다슬이는 성나정의 끈기를 닮은 근성녀이자 사랑의 승리자다. 이 드라마의 메인 커플은 심은하와 장동건이지만 드라마의 중후반 이상이 넘어가도록 두 사람의 인연은 그리 매끄럽지 않았다. 철준은 방황했고 무던히도 다슬이의 속을 썩였다. 내내 그녀를 피하던 그가 급기야 떠나라며 돌아섰을 때 다슬이는 말한다. "며칠이 걸려도 좋아. 네가 나 대하는 거 달라질 때까지." 에이스 동민(손지창 분)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 철준을 포기하지 않았던 다슬이는 결국 그의 품에 안겨 사랑을 확인한다.

 

지난 시절 철준의 사랑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갈 때 흐르는 음악은 바로 두 사람의 테마곡 이창권의 '다시 시작해'다. "너의 맑은 눈빛이 문득 흐려질 때 나는 분명히 보았지. 눈가에 고인 눈물을. 때론 어두움 속에서 방황하겠지만 네가 일어설 수 있도록 내가 너의 두 손을 잡아줄게. 이제 다시 시작해봐." 응답하라 1994의 다슬이 오마주가 더 재밌는 이유는 바로 이 음악이 첫 번째 다슬이로 변해라! 와 포개지던 다슬과 나정의 얼굴을 비추며 흘러나온 음악 또한 '다시 시작해'라는 점이다.

 

 

 

쓰레기는 두 번의 주문을 외웠다. 장난을 가장한 소망처럼, 그 주문은 일정한 패턴을 갖고 있어 내 마음을 흔든다. 나정 혹은 그 자신이 오빠와 여동생의 경계를 무너뜨릴 때마다 그는 마치 꿈에서 깨듯 나정의 볼을 꼬집는다. 장난을 가장한 습관 같은 의식이다. "다슬이로 변해라!"를 외칠 때마다 그는 나정의 볼을 꼬집었다. 공중전화 고백에 화답하고 나서는 아예 둘리의 주문까지 덧붙이며 "다슬이로 변해라."고 말했다.

 

눈물 젖은 눈과 볼을 꼬집은 손가락 중 어느 것이 진짜 그의 진심인지는 알 수 없다.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순정녀 다슬이를 나정에게 투영해보는 기대. 마치 이상형을 다슬이라 말하듯 이성으로 다가서고 싶은 그의 애절한 바람. 2013년에도 여전히 초고득점을 기록하기 전엔 게임을 놓지 못하는 나정에게 빙그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말했다. "성나정이 저 죽어도 못 고쳐요. 저 지고는 못 사는 병." 칠봉은 화답한다. "응. 못 고치지. 못 고쳐." 그들의 대화로 미루어보건대 1994에서 2013년까지 그녀는 흔들림 없는 근성녀 성나정이었으리라.

 

 

1997의 토니 부인 성시원과 달리 성나정의 이상민 사랑은 첫회를 제외하곤 거의 부각되지 않았다. 이토록 집착적이고 집요하며 포기를 모르고 시작했다 하는 것은 반드시 끝을 보는 성나정에게 새삼 변덕스러운 성격을 부여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성나정의 어릴 때 꿈은 오빠와 결혼하는 것이었다. 오빠가 떠난 뒤 그녀의 꿈은 다슬이가 되어 이상민 오빠와 결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결국 그 종착역은 오빠 신드롬의 결정체, 쓰레기 오빠다. "다슬이로 변해라." "오빠! 다슬이 왔어요." 이미 나정이는 다슬이가 되어있음에도 쓰레기 혼자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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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7

  • 2013.11.24 08:45

    비밀댓글입니다

  • 파란호수 2013.11.24 09:49 신고

    역쉬 콜님~~~잘 읽고 갑니다

  • 링링 2013.11.24 10:15 신고

    일욜아침에 선물을 주시다니 복받으실거예요.
    날카로운 해석에 들마보는 재미가 배가 되는군요.
    감사해요 콜님~~~^^

    감사해요 콜ㄴ~~~

  • 꿈꾸는여인 2013.11.24 10:54 신고

    나정이가 다슬이처럼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마음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나정이가 너무 힘들까요?
    쓰레기가 너무 늦어지지않았으면 좋겠어요
    두개나 리뷰를 올려주시다니 선물받은 느낌입니다
    좋은하루되세요~~^^

  • 감귤아가씨 2013.11.24 11:30 신고

    이글도 잘보고 갑니다~다슬이의 해바라기 사랑을 철준도 결국 받아들이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듯이 쓰레기랑 나정이도 아름다운내일이 있었으면 하네요~쓰레기의 다슬이로 변해라.이말은 쓰레기의 나정을 향한 감정이 오래전부터 내포된게 아닌가 싶네요.... 다슬이의 철준을 향한 일편단심이 부러웠던게 아닌가 하고~

  • 그래도.. 칠봉이를 응원해요.. 2013.11.24 12:48 신고

    늘 읽으면서 닥터콜님의 분석과 이해력을 질투하면서 나에게도 이런 능력을... 하면서 욕망하게 됩니다.
    응사의 재미를 그야말로 몇만배 증폭시키는 닥터콜님의 리뷰는 응사제작진이 상을 줘야 하지 않을까요? 몇번을 되풀이해서 읽어도 재밌고 감탄하게 되네요... 응사만큼이나 기다리게 만드는.. 닥터콜님 .... 요!물!

  • 나레기 2013.11.24 13:49 신고

    읽을때마다 방송에서 느낀 아쉬움과 나레기 지지자로서의 불안감을 날려버리게 되네요!
    어제 너무 쓰레기의 감정이 일찍 드러난거 아니냐고 칠봉이랑 잘되는 것 같다는 불안감 섞인 글들이 많았었지만 전 꿋꿋히 불안하지 않았거든요 쓰레기만의 다슬이=나정이란 생각에서요

    나정이의 저 성격을 부곽시킨이유는 분명한 저 성격이 어릴적의 꿈을 성취시키도록 해줄거란 생각입니다. 당분간은 타이밍이 헛갈려서 짠내나는 나레기가 되겠지만 ㅠㅠㅠㅠㅠㅠㅠ 끝은 애 셋낳고 행복하게 진짜 가족이 된 나레기를 보고 싶습니다^^

  • 광주소녀 2013.11.24 15:28 신고

    1화때였나,, 쓰레기가 나정이 방에 들어가서 이상민 포스터보고 뭐라고 했던 장면을 보면서 그때는 아무생각이 없었는데~~ 어제 11화를 보면서,,그리고 이 글을 보면서 쓰레기도 자기감정을 누르고 있던게 참 힘들었겠구나 라는 안쓰러움이 들더라구요ㅠ 그러면서 다슬이처럼 우리 나정이도 포기를 모르는 근성을 가진 아이인 만큼 쓰레기와의 해피엔딩도 살짝 기대중입니다^^ 마지막 승부에서 보여준 것처럼요~
    닥터콜님께서 2개나 리뷰를 올려주셔서 갑자기 선물받은 느낌이랄까ㅋ 몇번을 곱씹어 읽어보게 되네요^^ 추운데 감기조심 하시구요^^

  • 성우 2013.11.24 21:36 신고

    오 누구글이신가 했더니 닥터 콜님 이신군요.
    요즘 응사=닥터 콜, 쓰레기♥나정=닥터 콜 이렇게 생각이 납니다. 글내용이 참 내생각을 드러내신것같아요. 쓰레기♥나정♥닥터 콜

  • 쓰레기앓이 2013.11.25 00:18 신고

    이렇게 많은 해석을 심어놓은 드라마를 앞으로 또 만날쉬있을까싶네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열광하는 거겠죠.

    한가지 분명한건 행간을 곱씹어가며 푹 빠져읽는 책처럼..
    푹빠져 행복하게 하는 응사가 있다는것

    그리고 응사에 더 깊이 빠져들게 하는 닥터콜님의 리뷰가 있다는것...

    나레기의 사랑은 꼭 이루어지겠지만 그 과정을 또 많이 해석해주세요~~

  • 나레기♥ 2013.11.25 01:31 신고

    진짜진짜 매번 드라마를 보고나면 꼭 이 블로그에 들려서 리뷰가 남겨졌나 보고가요~ 나름 숨죽이고 집중해서 드라마를 본다고 생각하는데, 놓치는부분이 왜이리많은지ㅜ.ㅜ 진짜 리뷰 한글자한글자를 꼭꼭 씹으면서 보게되는 글이에요~ 항상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드라마보는재미가 두배 세배에요ㅎㅎㅎ 오늘도좋은하루되시고 다음 리뷰기다릴게요!!

  • 핑크하하 2013.11.25 12:00 신고

    닥터콜님!감사합니다!진짜 다른 분 말씀대로 기대치 않은 멋진 선물을 주셨군요.안그래도 1회분밖에 방송을 안해주어 쓰린속이었는데, 리뷰를 두편이나 올려주시니 너무 행복합니다. 몇번이나 읽어봤는지 몰라요.감사합니다~♥

  • 2013.11.25 22:30

    비밀댓글입니다

  • 히파티아 2013.11.25 22:57 신고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봅니다. 94년을 기억하기에는 약간 어린.. 사실상 응칠때 가장 많이 공감을 했던 세대인데요. 그래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사실 닥터콜님은 몇번 스쳐보기는 했어도 많이 들린 블로그는 아니었는데.. 오늘 흘러들어와서 글을 보다가 훅 빠졌네요.. ㅋ 그야말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글을 읽은 것 같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글을 잘 쓰시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을 컴퓨터로 다운을 받아서 플레이어로 돌려보는 관계로 제가 관심있는 부분만 보고 아닌 부분들은 훅 하고 돌려버리는 버릇이 있는데.. 닥터콜님의 글을 보고는 다시 정주행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좋은 글 감사하고.. 계속해서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저도 굳이 따지자면 응칠 세대입니다만 감성만큼은 1994가 더 와 닿는 것 같아요.^^ 응칠도 참 좋은 드라마였지만요.

    • 히파티아 2013.11.26 16:18 신고

      ㅎㅎㅎ 감성만큼은 1994가 더 와닿는 것 같다는 말씀 대공감입니다. 게다가 전 정말 시골에 살아서.. 응사에서 하는 말들 몇몇 부분은 공감이 가요.. 몇회였던가.. 빙그레가 시골은 SBS가 안나온다던 말에서.. 정말 공감 대박.. ㅋㅋㅋ 초등학교 4학년때가 돼서 처음 봤던 SBS는 그야말로 신세계였음.. ㅋㅋㅋㅋㅋ 그 SBS보려고 안테나 수신기를 손으로 방향을 고쳐가면서 봤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ㅋㅋㅋㅋㅋ

  • 나레기흥해라!! 2013.11.26 22:43 신고

    닥터콜님 리뷰를 보니 11화에서 나정이가 영화인의 밤에 끝까지 칠봉이를 안데려간 이유가 있었네요
    보통 여자들 같으면 벌금 십만원이 무서워서 칠봉이랑 잠깐 갔다가 다시 나올수도 있을텐데 끝까지 쓰레기를 기다리는 나정이를 보면서 칠봉이에게 쉽사리 마음을 줄것 같지는 않아요~~

 

 

언젠가 블로그에 남겨진 방문객의 한마디에 무릎을 탁하고 쳤다. 이미라 작가의 순정만화 '늘 푸른 이야기' 닮지 않은 이란성 쌍둥이 이슬비와 푸르매. 여느 평범한 남매들처럼 머리를 쥐어뜯고 싸우는 것이 일상인 그들에게 로맨스라는 것을 기대할 리는 만무했다. 이런 두 사람 사이를 파고든 것이 슈퍼스타 서지원. 이슬비와 푸르매의 남매 관계라 성립될 수 없는 로맨스와 달리 서지원이 이슬비에게 감정을 느낀 계기는 그녀가 죽은 여동생을 닮아서였다.

 

하지만 이슬비가 사랑을 느낀 상대는 제3의 남자였다. 폭풍 같은 고교 시절의 서막. 사건과 사고의 소용돌이 위에서 잦은 위험에 휘말리는 그녀를 수호기사처럼 나타나 구해주던 가린 얼굴 속 의문의 남자. 그를 흑나비라 부르며 동경하던 소녀는 때마침 나타난 슈퍼스타 서지원의 존재를 흑나비라 믿으며 그의 구애를 받아들인다.

 

무수한 사건의 나날들 속에서 풀려나온 진실은 친남매라고 믿고 있었던 푸르매와의 관계가 실은 타인이었으며 오히려 목하 열애 중의 서지원이 그녀의 친오빠였던 것. 그리고 지친 이슬비를 치유하는 또 하나의 숨겨진 이야기. 그녀를 지켜왔던 수호기사, 흑나비의 정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남동생, 푸르매였다. "나도 참 바보였지. 너 말고 달리 누가 있겠어." 라고 웃으면서 울먹이던 이슬비의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내도 저런 보디가드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멋있노. 묵묵히 뒤에서 지켜주는 사랑. 내를 말없이 바라봐주는 남자. 딱 내 이상형이다." 이날 나정은 구체적으로 자신의 이상형을 언급했다. 역시 그 시대의 감성을 빌려서. 하필 그녀의 이상형이 모래시계의 백재희라니. 이 드라마에서 고현정이 연기한 혜린의 러브라인은 주인공 태수(최민수 분)과 우석(박상원 분)이었지만 사실 그들보다 먼저 그리고 최후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녀를 지켜주었던 사랑은 따로 있었다. 단지 사랑을 입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저격수가 많은 아버지를 가진 탓에 성인이 되기도 전에 유괴를 당했던 혜린은 세상에 홀로 떨어진 듯한 외로움과 두려움을 맛본다.

 

부잣집 외동딸이라는 호사스러운 수식어와 다른 그녀의 깊은 결핍에 연민을 느낀 백재희(이정재 분)은 한 패거리를 배신한 죗값으로 목숨을 걸면서까지 그녀를 구출해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의 생이 다할 때까지 재희는 혜린의 말 없는 기사였다. 그야말로 그래, 인형의 기사처럼. 질풍노도 같은 태수와 우석의 사이에서 방황하던 혜린을 보며 어린 나는 생각했다. 이 드라마에서 정말 가여운 인물은 선택 받고도 그녀를 가질 수 없었던 태수나 선택을 받을 수조차 없었던 우석이 아니라 선택지에 자신을 넣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백재희라고. 그는 감히 자신이 혜린을 사랑하거나 갈구하거나 가질 수 있다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내가 나정이를 좋아하면 안 되는줄 알았다."

 

 

 

"내도 저런 보디가드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멋있노. 묵묵히 뒤에서 지켜주는 사랑." 급기야 모래시계의 백재희로 완성된 나정이의 이상형을 보며 이 제작진들의 결벽에 가까운 일관성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난 어두운 밤이 무서워. 나의 인형도 울고 있어. 난 누군가 필요해." "내가 너의 기사가 되어 항상 너를 지켜줄 거야." 어쩌면 나정이 쓰레기를 사랑하게 된 첫 순간은 그 어두운 밤의 병실 침대 위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묵묵히 뒤에서 지켜주는 사랑. 나를 말없이 바라봐주는 남자. "눈빛으로 여자를 지켜준다 아이가." 급기야 엄마의 말에 빙고를 외친다.

 

그것은 결국 쓰레기의 첫 내레이션으로 드러났던, 이 드라마가 지향하는 사랑의 철학이다. "그 어떤 말주변보다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눈빛.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라니. 그것은 결국 타인의 눈엔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이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백재희의 말 없는 사랑을 동경하는 나정이를 보며 빙그레는 눈살을 찌푸렸고 그녀의 아빠는 코웃음을 쳤다. "그래 봤자 짝사랑이잖어." "긍께로. 천하에 젤로 불쌍한 놈이 이정재여." 울분을 터뜨리는 성동일에게 이정재가 좋다던 엄마마저 동의했다. 그의 사랑은 부정하다고.

 

 

 

백재희가 불쌍한 것은 혜린을 가질 수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런 상상조차 거부되는 인물이라서였다. 나정의 부모에게 쓰레기는 그런 사람이다. 딸의 선택지에 넣는다는 것조차 금기시되는 사람. 단순히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옳은가 틀린가의 문제다. 해태의 입방정으로 드러난 딸의 러브스토리에 나정의 부모는 신촌 하숙집 안의 모든 남자들을 엮어본다. 오로지 단 한 사람. 쓰레기만 빼고선. 그는 자리에서 물러나 부러움이 담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귀염받는 칠봉과 빙그레. 연인이 되어있는 삼천포와 정대만. 너무나 쉽게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그들을.

 

윤진의 분노와 해태의 추궁으로 드러난 쓰레기의 마음은 의외로 심플했다. "나도 나정이 안 싫다. 그러니까 동생 같은 아가 하는 말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지." 호적수 칠봉의 재촉 앞에서 그의 마음은 더욱 본격적으로 완성되었다. "근데 애 혼자 발 동동거리고 있는 거 보자니까 내 가슴이 너무 아픈 거라. 나정이 가슴 아픈 게 나한테도 가슴 아픈 일이면은 그게 좋아하는 거 맞지."

 

 

 

이날 칠봉은 쓰레기를 다그치며 아주 이색적인 표현을 했다. 비슷한 상황에서 분노한 남자가 연적을 불러다 놓고 묻는 질문은 기껏해야 그 아이를 사랑하고 있으니 건드리지 말 것을 엄포 놓는 일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날 칠봉이 쓰레기에게 물은 것은 달랐다. "근데 솔직히 선배 맘이 젤 궁금해요. 정말 나정이 혼자 좋아하는 건지. 선밴 아무 감정 없는 건지. 그게 제일 궁금해요. 제가 보기엔 아닌 거 같아서요."

 

나정이 지금 짝사랑하고 있는 거 아니죠? 이 질문은 두 가지 의미로 읽히는데 하나는 나정의 마음이 일방통행은 아니라는 것과 또 하나는 짝사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칠봉과 나정 하나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짝사랑을 끝내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사랑을 고백하는 것뿐이다. "맞다. 나정이 혼자 짝사랑하는 거 아이다. 나도 나정이 좋아한다."

 

 

너무 오랜 기간을 습관과 상식이 쌓아올린 금기의 벽 아래서 살았다. 가족보다 더 친근했던 우리 집과 나정의 집. 죽은 오빠를 대신해왔던 자신. 나정을 선택한다면 고마움이 곧 죄책감이 되어버릴 너무나 가족 같은 의리를 지켜줬던 나정의 부모. 그 고민이 까마득할 정도로 깊어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쓰레기가 언제부터 나정일 사랑하고 있었는지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마음을 밀어내고 있었는지는 알 턱이 없지만 새삼 만우절 고백 때 그의 떨리던 손과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이 떠올라 가슴이 아렸다. "나는 내가 나정이를 좋아하면 안되는 줄 알았다." 나정의 고백이 그에겐 얼마나 기다려왔던 무의식의 염원이었을까.

 

긴장감 넘치던 두 남자의 선전포고 가운데서 느닷없이 끼어든 성동일의 등장은 그래서 의미가 컸다. 그답지 않게 시원시원하게 쏟아대던 고백이 순간 성동일의 시선과 마주하자 허물어졌으니까. "나정이 가슴 아픈 게 나한테도 가슴 아픈 일이면은 그게 좋아하는 거 맞지." 그 말을 하며 공으로 가슴을 두드리던 쓰레기에게 손에 쥐어진 볼은 나정을 향한 자신의 마음과도 같았을 것이다.

 

 

 

그 마음을 막기 위해 글러브를 집어든 칠봉과 쳐내기 위해 배트를 들고 있는 나정의 아빠. 어디로 들어간다 한들 결국 이긴 게임이 아니다. 쓰레기는 성나정의 선택 사항이 될 수 없는 사람이니까. "던지라고! 아 뭣해. 새끼야." 나정 아빠의 공격적인 재촉을 가책 어린 눈빛으로 망설이던 그가 마음을 가다듬어 던진 공이 배트에 나가 떨어졌을지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을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그 공은 제3의 선택지를 향해 날아가지 않았을까. 나정의 집을 떠나버린 쓰레기는 선택지를 파괴하며 그 자신을 정답으로 만들었으니까.

 

 

 

가끔 오로지 눈빛에만 의존해야 했던 쓰레기의 마음을 제작진의 해설집으로 풀어내 주길 바랐다. 그의 지난 일들에 개연성을 심어주는 파노라마 같은 것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하지만 내가 지금 바라는 것은 지난 시간의 확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확신이다. 집 잘 지키는 충견에 불과했던 그가 제 것을 빼앗긴 순간 드러낼 맹수의 공격성을.

 

 

 

백재희의 사랑을 코웃음 치는 아빠의 말에 나정이 던진 작은 반격은 쓰레기의 이 외로운 사랑에 희망이 있음을 알려주기도 했다. 재희를 선택하지 못했던 혜린이나 인형의 기사로 남겨둔 신해철의 노래 속 그녀와 달리 성나정은 그를 기사로만 남겨두려 하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고현정이 이정재도 쪼매 좋아한 것 같은데?" 오빠가 신촌 하숙집을 떠나던 날. 나정은 혼자만의 사랑을 들으며 그가 읽던 상실의 시대를 펼쳤다. 나정과 함께하면서도 상실의 시대가 필요했던 쓰레기의 결핍을 그가 떠나고나서야 되새겨보는 나정.

 

 

 

미도리에게 다가갈 수록 죄책감을 느끼는 와타나베의 사랑 이야기. 상실의 시대를 되새겨보는 여자. 집밥의 온기처럼 묵직한 책임감을 무겁게 되새기곤 떠난 남자. 집념과 끈기의 다슬이를 염원하는 쓰레기. 백재희의 눈빛으로 지켜주는 사랑을 갈구하는 성나정. 서로가 서로의 이상형이자 염원임을 그들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 이 드라마의 최종 결론은 김재준 찾기가 아니라 쓰레기가 과연 김재준이 되고 싶은가 아닌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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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2013.11.24 12:48 신고

    특히 세상은 넓고 라이벌은 많다라는 나레이션 장면에서 라이벌 박재홍을 피하자 칠보이에게 다른 라이벌이 나타나죠 이건 나정에게 다른 남편이 있다라는걸 암시하려는게 아니라

    칠봉이게 라이벌을 피해도 다른 라이벌이 나온다는걸 깯닫게 해주는 즉 나정이의 사랑을 위해 고백후 아무것도 안하고 쓰레기 나정을 바라보며 피해왔던 칠봉이에게 깨달음을 줬던 명장면인데. . . . 님은 항상 쓰레기 만 바로 보고 글을 써서 참 아쉽네요 .

  • ㅇㅇ 2013.11.24 12:57 신고

    ㄴ아니 왜 리뷰쓰시는 분에게 어떤 위주로도 써달라고 한캐릭터만 본다고 고나리하죠??어이가없네요;;;님이 좋아하시는 칠봉이관점에서 리뷰쓰시는 분글 찾아서 가세요 나참..;;

  • 나레기 2013.11.24 13:07 신고

    어쩜이렇게 글로써 잘풀어나갈수있는거죠..?
    정말 한회한회 리뷰로 복습하는것이 제 일이 되었네요
    해석력이 너무 쩌는듯....글진짜 잘쓰시네요~
    자주자주들릴께요
    이렇게 좋은글 읽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성과잉인 2013.11.24 13:48 신고

    쓰레기의 고백때문에.. 내내 먹먹했던 맘이... 저만 그랬던게 아니네요.ㅠ

    좋은 글에 늘 감사한 맘으로 보고 있어요.^^,

  • 희망이 2013.11.24 14:15 신고

    안녕하세요. 오작교형제들부터 굿닥터를 거쳐 이제는 응답하라 1994까지 연이어 님의 글을 탄복과 함께 즐겨온 숨은 팬인데요,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글을 남깁니다. 솔직히 저는 쓰레기가 왜 나정의 곁에 쉬이 다가갈 수 없는지 이해가 안되었었어요. 친한 두집안, 가족처럼 지내던 관계...그게 오히려 진짜 가족이 되기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자연스레 스며드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관계... 솔직히 어제 쓰레기의 입을 통해서 나온 이유들도 너무 단순화되어서 그런지 [아무래도 이 점에선 작가의 필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확 와닿지가 않았어요. 허나, 닥터콜님의 리뷰를 통해 그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구나. 쓰레기라고 하는 이 세상에 과연 존재할까 싶은 순수한[제가 보기엔 나정이 보다 더한 순수를 지닌것 같어요] 인간이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책임감과 무게가 내가 생각하는 그런 단순한 그것과는 다른 거였구나 알겠어요. 밝은 쓰레기, 나정과 나정의 가족과 스스럼없이 행동하는 쓰레기를 보면서 왠지 짠하게 느껴지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알수없었는데, 님의 리뷰를 통해 적확하게 알게되었어요. 쩝... 제겐 모래시계의 재희보다 쓰레기의 그 순수함이 더 안쓰럽네요. 아무튼 쓰레기...잘해봐라..응원할께..ㅠㅠ

  • 고양이 2013.11.24 14:55 신고

    저도 처음 진행될때는 아들같은 쓰레기를 좋아하지 않을리 없다고 생각하고 쓰레기가 왜 주저할까 의구심이 들었어요.그런데 어제 야구씬 보며 쓰레기의 갈등이 확 다가왔어요. 나정이에겐 첫 사랑이고 사귄다고 해도 그 관계가 꼭 결혼까지 간다는 보장이 없잖아요(나정이 맘이 변할수도 있잖아요.학교때 선생님 좋아하듯) 만일 사귀다 헤어진다면 성동일 집안에서 쓰레기를 다시 보고 싶을까요. 아마 두 집은 서먹서먹하게 멀어질게 분명하죠. 만일 사귀게 된다면 꼭 결혼까지 가야 할 겁니다.그냥 연애만 하는 가벼운 관계는 허락되지 않는거예요..묵직한 책임감이 따르는 선택이죠..다른 새내기처럼 끌린다고 사귀다 아니다 싶어 헤어지고 할 수 없는 그런 관계죠.
    너무 쓰레기가 짠해요..애구 ㅠㅠ

  • 광주소녀 2013.11.24 15:20 신고

    저는 다른 화보다 이번 11화가 내용이해가 좀 어렵더라구요ㅠ 단순히 어느 한 사람의 짝사랑을 다루고만 있다고 하기에는 뭔가 무거운 느낌이랄까,, 역시나 쓰레기도 나정이한테 마음이 있었다는걸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저도 모르게 꺄악을 질렀답니다~ 그러면서도 조금은 걱정도 되는게 사실이구요~ 해태가 쓰성님이 말해줬다고 그 본심을 넌지시 건내주었지만 나정이는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예전같았으면 술에 취했어도 기다렸을텐데 그냥 가버린것도 그렇고ㅠ 제발 나정이가 쓰레기랑 되길 바라는 제 조바심에 걱정이되는걸까요? 아~ 닥터콜님의 주옥같은 리뷰가 또 1주일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에요!! 항상 감사드려요^^ (옆에서 저희엄마가 화이팅하시래요ㅋㅋ)

    • 한때는 정우가 눈빛으로 표현하던 감정을 대사로 직접 풀어써 주면 좋겠다고 바랐던 적도 있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원했던 장면을 너무나 친절하게 대사로 직접 전해 듣는데 오히려 눈빛으로 해석했던 그의 감정만 못 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사가 배우의 눈빛이 쌓은 서사만큼의 완성도를 뛰어넘지 못했어요. 한편 정우가 정말 연기를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짜 무모한 게임이었는데 그도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진짜 수고했다고 속으로 중얼거렸죠.

      다만 앞으로 전개될 쓰레기의 씬들이 조금만 더 자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네요. 씬 배치라도 신경을 좀 써주셨으면;; 쓰레기라는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불쾌함을 밑바탕에 깔고 갈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 잘 만든 것 같아도 멜로 드라마 남주인공치곤 결함이 많은 캐릭터에요. 필연적인 원죄를 갖고 태어난 멜로 남주인공인 만큼 이제 게임이 시작됐으니 조금만 더 시청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주셨으면 합니다. 쓰레기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그를 다 이해하는 제작진의 시선이 아니라요. ㅠㅠ

    • 똥배 2013.11.26 10:35 신고

      '대사가 배우의 눈빛이 쌓은 서사만큼의 완성도를 뛰어넘지 못했다.'라는 말씀에 너무 공감합니다.
      그동안 눈빛과 연기로 '나는 너를 이미 사랑하고 있었다.'는 외침을 넘어선 그 무언가를 보여주었었는데요, 막상 본인의 입으로 탁 하고 풀어놓으니 왠지 조금은 맥이 빠지더군요.
      너무 좋아하지만 내 안에 있는 족쇄로 인해 다가갈 수 없는 머뭇거림, 말로 표현하진 않지만 나정을 향한 그 무한한 사랑의 눈빛과 배려로 인해 자연스럽게 주변에서도 그 사랑을 인식하고, 마침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폭발하듯이 하는 고백의 첫 대상이 나정이이길 바랫건만.. 역시 제 입맛대로 흘러가지는 않더군요.^^

      한편으로는 이미 극의 중반을 지나가는 시점에서 시청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작가의 의도도 나름 수긍이 갑니다. 닥터콜님의 말씀처럼 이제는 '지난 시간의 확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확신'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닥터콜님 마음에 콕 와닫는 문장을 어떻게 이렇게 유려하게 잘 쓰십니까? 혹시 문학평론가는 아니신지.. 볼 때마다 놀랍습니다.)

    • 똥배 2013.11.26 10:41 신고

      그나저나 작가가 쓰레기와 나정이 캐릭터에게 정말 불친절하더군요. 극 초반에는 갈등과 해소를 그래도 조금은 보여주었는데, 이제는 갈등만 쌓여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늦었지만 컨퍼런스도 마다하고 뛰어나간 쓰레기이건만 일언반구의 해명도 없이 서로 간에 상처로 남더군요. 앞으로도 몇 회 동안 이런 애닲은 사랑을 봐야하다니.. 응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먹먹한 마음으로 드라마에 빠져있어야 하나 봅니다.

  • 나그네 2013.11.24 17:44 신고

    안녕하세요. 검색하여 우연히 닥터콜님의 글을 보고는, 우아, 했어요.
    막연하게 제가 생각하던 것들을 세밀하게 잘 풀어서 분석해주셨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쓰레기의 감정이 드라마상에서 잘 드러나지 않고 망설이는 캐릭터가
    답답하시다 하지만, 전 쓰레기의 고민과 망설임을 잘 이해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도 중요하지만, 그 감정이 관계속에서 얽혀있을때 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들이잖아요. 이렇게 현실적으로 캐릭터를 구축하고 멜로를 만든 응사 제작진이 전 참 고맙네요. ^^

  • 잘보고있어요 항상ㅎㅎㅎㅎ
    12화예고는 보셨는지요? ㅠㅡ나레기짠내가예상되던데..
    아그리고 놀라운복선을 어떤사이트에서봤는데요!
    닥터콜님 예상하셨을수도 있겠지만 1회에 나정이방에 화장대위에 개모형두개가 있어요 그게 어느순간부터는 거실티비장위에 얹어져잇엇는데 레기가 하숙집나가고난후엔 개한마리만 있구요!
    또 한개는 나정이방인형인데요 물개가 고릴라인형을 보고잇는구조로 나오다가 레기가떠난후 고릴라인형은 베란다로 그래도 물개인형은 고릴라쪽만보는구도...그리고 책상위에 개인형이 또잇는데 그건 물개인형을 바라보고잇어서 칠봉이다..이런말들이 있더라구요 정말 제작진의도라면 디테일한거같아요ㅎㅎㅎ

    • 노나 2013.11.25 09:08 신고

      오늘 다시보기하다 콜님리뷰 댓글때문에 발견~와우 나정이 쓰레기 선물받고 칠봉이한테 배워라할때 ㅋㅋㅋ 고릴라가 물개 안고 있어요....머쉬멜로 가져다놓으면서 쓰레기가 해놓고 갔나?하는 앞섬이.....ㅋㅋㅋ역쉬 댓글하나도 놓치지 않고 읽어야 하네요~~~^^

  • 한여름밤의꿈 2013.11.24 21:50 신고

    정말 잘보고있습니다. 리뷰만으로도 이리 가슴벅찰수있다는 것에대해 너무듀 감사드립니다.

  • 쓰레기앓이 2013.11.25 00:08 신고

    상실의 시대가 쓰레기가 읽던 책이었군요...
    정말 디테일 그 자체... 작가도 닥터콜님도 대단하세요~

    아침 식탁씬....저두 마음아팠어요
    정우란 배우는 어떻게 표정과 눈빛으로 모든 상황을 마음깊이 느끼도록 전달할수있을까요?

    정말 대사보다 표현력이 큰 눈빛연기에요~

    그리고 모래시계를 보며 나누던 대사들이 뭔가 의미심장해보였는데 어떤 의미인지는 몰랐는데..
    닥터콜님 리뷰로 한회의 드라마를 온전히 이해하고 갑니다

  • 리뷰 정말 잘 읽었어요^^ 뭐 하면서 보느라 깊게 못봤었는데 닥터콜님 글을 읽으니 쏙쏙 들어오네요^^
    전 쓰레기도 멋있지만.... 칠봉이의 사랑도 안타까워서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ㅠ

  • 요런 분석글 덕분에 응사를 요즘 더 재미있게 보고있어요~ㅎㅎ

  • 핑크하하 2013.11.25 11:56 신고

    지금 몇 번이나 읽어보는지 몰라요!인간의 감정에 대한 통찰력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해태의 질문을 통해 나정이에 대한 감정을 인정하고 바라보게 되고 칠봉이의 도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게되다니...^^아직 남은 횟수가 많아서 많은 사건들이 남아있겠구나 싶네요. 그런 과정을 통해 닥터 콜님 말씀대로 쓰레기는 현재의 김재준이 되어가리라 믿습니다.또한 쓰레기 바램대로 나정이가 다슬이로 되어가는 과정이겠지요. 그들의 사랑에 화이팅을 외칩니다

  • ㅇㅇ 2013.11.25 12:12 신고

    눈팅만 하다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전 드라마 볼때 영상미 위주로 보던 터라 리뷰를 찾을 이유를 못 느끼고 살았는데,
    유독 응답사 쓰레기를 보며 리뷰에 목이 마르기 시작하더군요.
    정우란 배우의 탓도 있는거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위 댓글에 언급 하셨듯 배우의 눈빛과 감성의 벅참을 대사가 따라가 주지
    못하는 구나...를 절실히 느낀 11회 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진흙속에 숨어 있던 진주를 발견한거 처럼 정우를 알아봤다는게
    드라마와 영화를 사랑하는 제겐 더 없는 기쁨입니다.
    종종 이곳을 찾아와 닥터콜님의 글을 보게 될꺼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3.11.25 12:18 신고

    ㅎ 제가 던진 늘푸른 이야기가 닥터콜님의 감성에 던져졌다니, ^^ 감성을 공유한다는 건 좋은 느낌이예요. 그게 이런 온라인의 장점이겠죠? ... 중반을 가니, 사실 응사 초반에 보여졌던 가볍지 않으면서도 유쾌했던 분위기가 아쉽네요...ㅎㅎ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혹시 불쾌하셨던 건 아니죠? 별님이 던져주신 마음 직구로 받았습니다. ㅎㅎ 저도 가끔 응답하라 1994 초회가 그리워서 돌려보곤 합니다만 정신 사나운 아픔이 있어서 그때가 더 애틋한 거 같아요. 시작된 사랑에 아픔은 필수 전개일 테니.ㅠㅠ

  • oz 2013.11.25 23:44 신고

    닥터콜님
    질문을 하는건 실례라는 생각이 들어서 애써 자제했는데요
    눈 뜨면서부터 자정인 지금까지 하루종일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어서 글을 남깁니다.
    닥터콜님은 어떻게 보셨나해서요..
    영화인의 밤에서 쓰레기가 도착했을 때 나정이가 없었잖아요.끝까지 기다릴 것 같은 나정이가요.
    엇갈림이 안타까웠지만 칠봉이와의 대립을 보여주기 위해 그런건가 했는데
    굳이 대립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 장면 다음이 아니어도 될텐데..이 생각이 들더라구요.
    쓰레기의 마음을 알리없는 나정이가 마음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건지...
    해태가 알려주어도 농담으로 치부해버리던데...

    답글 남겨주시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겠습니다.진심이예요^^
    건강하시고 리뷰 감사합니다..^^

    • 네. 무엇을 걱정하고 어떤 상념에 젖어계신 지 대충 짐작이 되는군요.^^ 다음 회차의 리뷰에 풀어서 올려볼게요.

  • 쓰레빠 2013.11.26 01:15 신고

    12회 텍스트 예고편이 실렸네요....
    '우리에게 일어날 기적'
    하숙집을 나온 쓰레기. 칠봉은 쓰레기에게 정면승부를 선언하고 쓰레기도 나정에 대한 마음을 더 이상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앞에 나타난 첫사랑.

    쓰레기도 나정이도 그녀가 자꾸만 신경 쓰인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사건속에서 확인하게 되는 서로의 진심.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기적은 찾아온다.

    아무래도 12화에서도 쓰레기가 나정이에게 다가가긴 어려울 것 같다는 예감이 아주 마니 드네요, 응사스포에서도 그렇고.....
    쓰레기가 김재준이 되기까지 왜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은지. 물론 드라마에서 나오는 전개상이라지만 쓰레기 팬으로써 답답할뿐입니다 또 다시 쓰레기의 슬픈 눈빛과 안타까운 마음을 볼려니 벌써부터 제 마음이 시무룩해지네여 ㅠ

    • 쓰레빠 2013.11.26 01:41 신고

      쓰레기의 안타까운 모습이 보기싫어 그냥 응사를 보지말아야겠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 광주소녀 2013.11.26 18:38 신고

      왐마ㅠ 이러면 안되는데ㅠ 그만큼 쓰레기 힘들게 했으면 되는거 아니에요? 이제는 삼천포랑 윤진이도 달달해지고~ 나레기커플도 달달하니 좀 친절하게 해주면 안되나요ㅠ 쓰레기랑 나정이 이어지게 기다리다가 진짜 눈빠질꺼 같아요ㅠ 저는 아까 텍스트에서 예상치 못한곳에서 확인하는 서로의 진심이라길래 내심 나레기커플이 드디어 나오는구나 했는데ㅠ 아닌가보네요ㅠ

    • oz 2013.11.26 20:54 신고

      11화에서의 쓰레기 못 볼 것 같았어요.
      나레기들 한강입수 준비하라고 얼마나들 그랬는지...
      넘 맘 아플까봐 본방 볼 수 있음에도 안봤어요.ㅠㅜ
      결국 본방 2시간 후엔가 하는 재방 봤지만요.
      아까 시청자소감 게시판에 칠봉+나정 결혼식 스포사진이 떴는데
      순간 가슴이 철렁...ㅠㅜ
      합성이라고 덧글이 달렸지만 요즘 하도 말도 안되는 반전드라마가 있다보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요.
      12화부터 나정이가 돌아설거라는 말도 있고요..
      현재씬에서 칠봉이 앉아있는 의자가 그 집안의 가장 자리라고 하고...
      보고 있기가 너무 힘드네요...ㅠㅜ

    • 똥배 2013.11.26 22:11 신고

      너무 감정이입을 하셨네요^^
      그냥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을 읽는다는 생각으로 드라마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로 빠져들게 만들 만큼의 극본을 쓴 작가라면 이미 마음속에 결말을 생각해 두었을 것이고,(시청자들의 바램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어떤 사랑이 이루어지든 간에 닥터콜님 말씀처럼 납득할만한 이별과 결실을 준비해 놓고 있을 겁니다.^^

  • 시레기국 2013.11.26 23:18 신고

    리뷰.. 진짜 잘 봤습니다. 또 하나의 재미네요. 11화에서 볼펜을 똑딱똑딱 거리면서 갈등을 하다 결국 수업을 포기하고 나정이한테 가기로 결심하고 강의실을 뛰쳐나온 쓰레기.. 하지만 기다림에 지친 나정이는 그곳에 없었는데 이것이 어떤 하나의 복선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두려워지기도 하네요.

  • 2013.11.27 22:01 신고

    항상 리뷰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놓친 많은 디테일들을 정말 자세히 잡아내시는 것 같아 그저 감탄만 나옵니다.
    전 쓰레기와 칠봉이의 야구 장면에서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공을 던지는 입장의 쓰레기와 공을 받는 입장인 칠봉이의 관계에 대해서요.
    보통 배터리중 투수를 서방이라 하고 포수를 마누라라 부르죠. 처음에 조용히 쓰레기의 공을 받아주던 칠봉이는 마누라 역할이었어요. 타자가 없기에 흔한 사인 하나 보내지 못하는, 그저 쓰레기가 던지는 공이 어느 곳으로 가는지, 그것이 커브인지 아닌지조차 파악 못하고 그저 미트만 갖다대는 소극적인 마누라. 이에 비해 쓰레기는 제멋대로인 서방입니다. 지 마음대로 공을 뿌려대어 나정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의중을 알 수 없게 하는 미스테리한..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게 두사람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해준 것 같아요. 여태까지 나정이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칠봉이었지만, 나정이의 마음이 향해있는 쓰레기의 앞에선 숨겨둔 발톱을 드러낼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곧 결의에 찬 표정으로 일어나죠. 그리고 선전포고를 합니다. 비록 짧은 순간만 이루어졌던 배터리 관계였지만, 이를 깨고 동등한 입장에 위치할 것이란 걸 그저 자리에서 일어남으로서 표현하게 된거죠. 이어지는 둘의 대화속에 이제야말로 둘이 같은 입장에서 싸우게 되겠구나 싶었어요.
    헌데 얄궂게도 성동일이 등장하더군요. 쓰레기의 공을 처보고 싶던 동일에 의해 칠봉이는 다시 마누라의 위치로 돌아갑니다. 이때 칠봉이는 정말 내키지 않아하는 표정이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곧 사인을 넣더군요. 그것도 직구로. 비록 타의에 의해 대결 구도에서 일시적으로 보조적 구도로 다시 돌아갔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전의를 더욱 다진거죠.
    쓰고보니 논리의 비약이 많기는 하지만.. 걍 끄적여 봤습니다. 신원호 피디가 아다치 미츠루의 팬인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아다치 미츠루하면 은유의 대가죠.. 한 컷 한 컷 의미를 담아내는.. 그래서 제가 이런 생각까지 하게되었네요ㅎㅎ
    아무튼 항상 좋은 글 매우 감사합니다^^

 

 

국내 순정만화의 교본, 이미라 작가의 '인어공주를 위하여'를 보면 잘 만든 순정만화가 모두 그러하듯 소녀를 설레게 하는 여러 가지 타입의 남자들이 등장합니다. 당연하게도 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보통의 여주인공 이슬비를 문득 부럽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녀가 안소니와 테리우스의 양면을 가진 남자 푸르매 혹은 서지원의 종착지였기 때문은 아닙니다. 이성으로 무장한 조종인이 사랑 때문에 우스워지는 꼴이 설레긴 했지만, 딱히 부러움을 느끼지는 않았지요. 여주인공이니까 이런 사랑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만화가 엔딩을 향해 달려갈 때 즈음 이란성 쌍둥이 조휘인의 회상은 저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처음부터 좋았던 소녀라고. "무르익다"도 아니고 순간의 자각도 아닌 처음부터 그녀를 사랑했다니. 믿을 수 없었지요. 그는 형과 서지원이 그토록 뜨거운 호적수로 서로를 겨누고 있을 때조차 평온을 지켰던, 그저 여주인공의 친절한 선배님일 뿐이었으니까요. 그 자신은 물론 작가조차 설명해주지 않았던 그의 사랑이 천성이라 생각했던 무수한 친절 속에 묻어있었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짠해지더군요. 바보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그는 단  한번도 나를 사랑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을까.

 

 

 

최근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의 태도를 보면 같은 의문을 갖게 됩니다. 특히 10회는 그야말로 욕구불만의 절정이었지요. "영화가 눈에 들어오냐고. 영화가. 쓰레기는 웃겨죽더라. 내는 오빠가 태어나서 그렇게 크게 웃는 거 처음 봤다." 팝콘을 삼킬 수조차 없을 만큼 긴장했던 나정은 한탄합니다. 그의 마음이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 사살당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 것일까. 동성 친구가 옆자리에 있어도 그보다 편할 순 없을 거라고.

 

근성녀 성나정은 툴툴 털고 일어나 영화를 같이 봤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그 이상을 바라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시청자는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나정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있었고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었으니까요. 차라리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잊을만하면 성나정의 마음이 일방통행만은 아니라는 희망을 남겨주고 사라집니다. 그것이 너무나도 어슴푸레해서 답답하고 갈증이 납니다. 이런 상태에서 오리무중 한 쓰레기의 선택은 화를 부채질하는 짓이나 다름없었죠.

 

 

 

제작진은 종종 캠퍼스의 심리테스트처럼 같은 상황에서 A와 B가 어떤 태도를 보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곤 합니다. 이날의 퀘스천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가봤니? 를 질문하는 듯했죠. 초대를 받아 삼천포를 떠난 나정을 두고 칠봉과 쓰레기, 이 호적수는 비슷한 사유로 서울에 발이 묶여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시처럼 스케줄이 비어버렸을 때 두 남자는 쾌재를 부르며 어딘가를 향하죠.

 

사랑하고 있다면 그녀에게 달려가고 있겠지라는 예상을 실망하게 하지 않은 것은 칠봉의 선택 하나뿐이었습니다. 미련없이 삼천포행의 티켓을 끊은 칠봉과 가지 않은 쓰레기. 제작진은 이 장면을 가혹하다 싶게 극과 극으로 나누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자, 지금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차라리 상념에 잠겨 의학 서적이라도 독파하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좀 나았을까요. 그녀가 있는 곳을 버리고 선택한 곳이 고작 당구장이라니. 이쯤 되면 생각을 환기하는 것을 넘어 뒤집어버리게 됩니다. 쓰레기에게 성나정이란 그저 귀여운 여동생일 뿐인가.

 

 

 

 

 

하지만 저는 이미 나정과 봤던 마누라 죽이기를 재탕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순간에 그가 취한 태도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 그가 삼천포 티켓을 끊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그가 만약 나정에게 달려갔다면 나는 오히려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고-말이죠. 그건 둔하고 에둘러 표현할 수밖에 없어 비효율적인 쓰레기의 사랑이 아니니까요.

 

"아. 죽겠다." "뭔 일 있어?" "그러게. 와 이렇게 늦었노." 당구장에 도착해서 던진 첫마디의 대사들에 희망을 실어 그가 삼천포로 뛰어가다 발걸음을 돌렸을 가능성 또한 분명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다 돌아왔어도 바보고 안 갔어도 바보죠. 경상도 사투리로 반피나 다름없는 그는 무엇을 택했든 바보 같은 선택을 했을 겁니다. 분명 멋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어떡하겠습니까. 이게 바로 이 남자가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는 방법인 것을요.

 

 

 

쓰레기는 그런 사람, 그리고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입니다. 칠봉이였더라면 두말하지 않고 뛰어 나가 그녀의 손에 과자를 쥐여줬겠죠. 하지만 쓰레기는 "니 과자 좀 그만 무라. 가시나야. 그러니깐 허리가 아프지." 라고 휙 가버리곤 봉지 가득 과자를 담아와 바닥에 흐트러뜨려 놓는 멋없는 사람입니다. 선택의 순간에 칠봉은 두말할 나위 없이 나정을 향하는 용기가 있지만 쓰레기는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가 억누르고 억누른 마음을 터뜨리는 유일한 순간은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울먹이는 나정의 얼굴 때문이었죠.

 

저는 캐릭터를 죽이지 않는 방법은 멋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이 드라마의 제작진은 캐릭터의 일관성을 지키는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더군요. 특히 쓰레기의 캐릭터에 관해서는 강박적이다 싶을 만큼 이변을 추구하지 않았죠. 흰 우유를 마시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사소한 디테일까지 공을 들이며 캐릭터의 일관성을 지켜주고 있지요. 그리고 쓰레기는 그 일관성만큼 감정의 진화를 거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정이 오빠의 기일에 유년 시절의 인형을 선물했던 그는 일종의 암묵적인 서약을 했던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그랬던 것처럼 인형의 기사 이상을 바라보지 않겠다는. 나정은 인형을 받아들었지만, 그의 금기를 깨뜨리고 자신을 여자로 인식하게 합니다. 선택의 권한을 부여해준 것이죠. 그 순수한 열정이 조금씩 조금씩 그가 쌓아놓은 굳건한 벽을 마모시키는 중이고 그래서 그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더이상 여자로 다가서는 나정을 외면하거나 농담으로 만들어버리지 않습니다. 볼일을 보는 오빠의 머리를 쓰다듬고 그의 바지를 벗겨대던 아이가 이제는 작은 손길에도 예민해져 토라집니다. 결코 둘 사이에 사과가 필요하지 않은 일들이 사과가 필요한 일이 되어버렸고 그는 사과하고 받아들이며 여자가 된 이 아이를 존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빠가 씻겨줄까?" 마치 테스트하듯 한쪽 볼을 부풀려 웃으며 농담을 던져봤다가 곧 허무해져 수습해버립니다. "농담이다. 이 가시나야." "안 본다. 이 가시나야. 그만 가리라. 옷 다 늘어난다."

 

 

 

나정의 고백을 이제서야 정식으로 받아들인 쓰레기입니다. 진심이 드러날 때마다 버릇처럼 그녀의 볼을 꼬집으며 진화하던 그만의 의식을 이번의 고백에선 하지 않았었죠. "정아..." 나지막하게 불렀다가 순간 자신에게 얼굴을 파묻은 나정에게 허리를 감긴 채로 그는, 얼어붙고 맙니다. 이전의 무수한 스킨십들과는 다른 그 기묘한 감정에 잠시 취해있다가 웃음기 머금은 얼굴로 나정을 안아줍니다. 그리고 곧 슬퍼지죠.

 

 

 

 

"아이. 어제 나정이랑 마누라 죽이기 보지 않으셨어요?" 빙그레의 질문에 그는 얼어붙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이 바로 이전에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봤던 '마누라 죽이기'라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할 만큼 이상 상태인 자신을 자책하며. 마치 스스로에게 해답을 찾듯 상념에 잠겨있던 그는 말합니다. "아니. 개얀타. 내 내용 한 개도 기억 안 난다. 어제 보긴 봤는데…. 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삼천포행 대신 선택한 당구장이건만 빙그레의 전화를 받고 한달음에 달려나가는 쓰레기를 보면 빙그레보다 소중하지 않은 나정이인가 라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택을 받은 빙그레보다 외면을 당한 나정이 더 부러운 것은 왜일까요. 겨우 세 시간이라도 나정일 보기 위해 삼천포로 달려 나온 칠봉의 선택은 정말이지 멋있기 그지 없습니다. 그게 바로 칠봉의 사랑이니까요.

 

칠봉과 나정은 비슷한 결핍과 같은 방향의 애정을 갈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랑을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는 둘은 스무 살이고. 같은 애정을 갈구하기에 망설임이 없습니다. 사랑 같은 가족애와 가족애 같은 사랑이죠. 결핍을 채워주는 일에만 급급했던 쓰레기는 그녀를 갈구하고 욕심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인식하는 것조차 죄라고 생각하겠죠. 그래서 그의 반피처럼 멋없는 사랑을 응원할 수밖에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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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앓이 2013.11.21 13:13 신고

    이렇게 해석을 해주시는 분도 대단하고 이런 해석을 통해서 더 깊이 이해하게되는 드라마를 쓰시는 분들도 대단하네요..
    그동안은 정말 자극적이고 너무 단편적인 드라마에 질려 TV를 멀리했는데..
    이렇게 한 인물 각각의 캐릭터를 고민하고 연계성을 현실적으로, 깊이 풀어낸 드라마는 처음이에요..
    매회 너무 감동이고...특히 쓰레기캐릭터는 직접 보여주는 사랑보다 더 깊고 간절한 마음이 드러나서 더 마음이 아파요..
    사람은 때론 너무 클때는 오히려 표현할수 없다는거... 정말 공감되요
    그리고 꼭 이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감정이입이 너무 되어서 보는내내 마음이 아픈 캐릭터네요

  • 똥배 2013.11.21 13:36 신고

    닥터콜님 필력과 이해력, 세심함... 정말 대단하셔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응사에 빠져 우연히 글 한 번 읽었다가 닥터콜님의 리뷰에서도 헤어나오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또 닥터콜님의 친절한 설명에 작품에 대한 이해도도 깊어져 작가분과 영상을 담아내는 피디분에게도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네요.

    솔직히 말기암환자씬이나 할머니씬, 삼천포시위씬 등 중간중간 좀 지루한 장면들이 있었지만, 이 또한 의미 없이 삽인된 장면들이 아니기에 작품이 더 소중히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말기암환자씬은 씨레기를 가족애라는 족쇄에 더욱 옭아매어, 그래서 나정에게 다가갈 수 없게 만들고, 할머니씬과 주정뱅이의 자살소동은 칠봉이가 사랑고백을 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시위씬은 삼천포와 윤진이를 엮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나정이가 계속 어머니 옆자리에 있었더라면 아마 삼천포가 윤진이에게 반하는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물론 간단하게 넘어갈 수 있는 장면이긴 하지만, 이런 소소한 장면들에서의 각각의 삶에도 저마다의 이야기를 부여하는 작가의 세심함과 작품에 대한 애착이 느껴져 응사라는 작품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덕담과 감탄, 고마움이 넘쳐나던 시청자 게시판에 이제는 어떤 건 지루했다, 누구랑 연결시켜달라는 말들이 점차 늘어가고, 자신이 원하는 커플들을 주제로 서로 대립하는 모습들이 자주 보이더군요. 디지털시대에 너무 물들어버려 이런 아날로그적 사랑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진 것은 아닌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분들에게 정말 닥터콜님의 리뷰들을 권하고 싶습니다.

    • 대단하신걸요.^^ 제 미천한 리뷰가 부끄러워질 지경이네요. 맞아요. 하나도 의미 없는 장면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전 삼천포 할머니의 넋두리가 20년뒤 금기 섞인 농담이 되는 과정을 보면서.. 아, 그래도 먼 훗날 서로를 잃지 않고 모여있을 수 있는 저들은 서로에게 상처나 앙금이 남지 않을 아름다운 선택을 했구나 싶어서 가슴이 따뜻해졌답니다. 김재준이 누가 됐든지 간에 아마도 쓰레기는 정이를 잃지 않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 똥배 2013.11.21 13:55 신고

      솔직히 등장인물 중 누구 하나 안 이쁘고 안 소중한 사람들이 없습니다. 칠봉이의 사랑은 그 사랑대고 이쁘고, 씨레기의 사랑도 그 사랑대로 이쁩니다.
      하지만 두 사랑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칠봉이의 사랑은 첫사랑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보다 일반적인 사랑인 것임에 비해, 씨레기와 나정의 사랑은 두 사람 간에 짧지만 거의 평생에 걸친 세월과 이야기가 담긴 사랑입니다. 그래서 저로서는 남매간의 정이라는 모습으로 감추어진 둘의 사랑이 (닥터콜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남녀간의 사랑으로 각성해가는 과정들이 칠봉의 사랑보다 더 애뜻하게 느껴집니다.
      9화에서 다친 나정이와 그녀를 업어주는 씨레기가 서로를 의식하며 낯선 감정에 버거워하는 씬은 소나기의 그것을 생각나게 하여 정말 가슴 시리도록 애잔하더군요.

      감정선을 빨리 잡아달라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지금 드라마의 전개가 더 없이 마음에 들고, 이 아름다운 드라마에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서히 변해가는 그 감정들을 저도 천천히 그리로 오롯이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놓친 부분들, 이해못한 부분들은 또 닥터콜님이 리뷰로 이렇게 잡아주시니 더 이상 만족스러울 수는 없습니다.

    • 똥배 2013.11.21 14:02 신고

      미천한 리뷰시라니요. 겸손이 과하신 정도를 넘어스셨습니다.
      제가 드라마에서 느낀 이 감정들은 모두 닥터콜님의 리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저 재밌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닥터콜님의 리뷰를 보고 이 드라마에 대한 저의 판단이 완전히 바뀌었거든요.
      제가 본 리뷰 중에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리뷰입니다.

    • 광주소녀 2013.11.21 16:44 신고

      와~진짜닥터콜님과 똥배님!!!!두분다 너무 대단하세요~ 두분다 혹시 작가는 아니진지~ㅎ 두분이 글을 한번 써보심이 어떨런지요ㅎ 두분 덕분에 10화내용이 더 와 닿네요~ 제발 이제는 쓰레기와 나정이가 알콩달콩도 보고 싶다는ㅡㅠ

    • 2013.11.21 16:46

      비밀댓글입니다

    • 고맙습니다. 자주 오셔서 용기를 주세요.

  • 열혈팬 2013.11.21 13:50 신고

    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는군요..
    님의 말씀이 맞는듯 해요.. 나중에 꼭 생략된 장면들이 쓰레기의 회상장면으로 꼭 나와줬음 좋것네요.. 정말 안타깝고 아쉬워요..
    예고편에도 정말 동거를 하고 그 동거사실을 나정이 부모님이 다 아는거 같은데.. ㅠㅠ
    암튼 그래두 님의 글을 보니 위안이 된다는.. 감사합니다~^^

  • 이안 2013.11.21 14:19 신고

    어쩌면 이렇게 제 머리속에서 뭉뚱그려진 것들을 정확하게 글로 표현해주시는지^^
    제가 이렇게 드라마 하나를 여러번 되풀이해서 보고, 곱씹어보는 드라마는 응답하라 1994가 처음이에요 정말.. 어렸을 때 보았던 허준 이후로 이렇게 드라마에 빠진 적이 없었는데ㅎㅎㅎㅎ
    유명한 다른 드라마들은 이상하게도 끝까지 보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남주와 여주의 마음을 서로 확인한 이후엔 저도모르게 드라마에서 손을 놓게 되더군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까지의 과정이 제일 재밌으니까요. 그렇기에 답답할 정도로 쓰레기의 시점이라든지 직접적인 감정표현을 보여주질 않는 제작진이 얄미우면서도 고마운 것은, 이 과정하나하나를 너무나 디테일하고 감성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겠지요~ 이렇게 리뷰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고 말이죠.
    드라마가 끝나도 디비디를 사서 소장하고 싶을 만큼 너무나 사랑스러운 드라마입니다^^

  • 노나 2013.11.21 15:34 신고

    몇씬들은 지루했다..제작진은 도대체 왜 이렇게 지루한씬들에 많은시간을 할애했을까?8화에서 작은선택들이 모여 현재를 만들었다는 나레이션을 그때는 그냥 들었는데 오늘 리뷰를 보고나서야 아하~했네요..쓰레기의 감정변화가 이렇게 더디고 갑갑한거에 이제 맘 내려놓을랍니다.....콜님 말씀대로 현재 누구도
    아픈사람없이 행복한 설정......아니 누군가는 돌아서서 쓴한숨을 쉴수도 있겠지만 예쁘고 착한 이사람들 모두 사랑할래요~~^^♡♡

  • 핑크하하 2013.11.21 16:57 신고

    와! 정말 닥터콜님,감사합니다! 늘 동감하면서 읽고 있습니다.이번 리뷰 올려주시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쓰레기 사랑이 너무 깊어보여 맘속으로 많이 아파했어요.곱씹어 보니 빙그레한테 잘해주는게 마치 정말 좋아하는 애한테 자기마음을 표현하기보다 그사람의 절친한테 더 잘해주는 심리인거 같아서...눈은 그 사람을 향해있으면서 말이죠...쓰레기의 사랑이 이뤄지길 빕니다

  • 콩닥콩닥 2013.11.21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