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드라마리뷰 +517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는 바람쟁이 아비를 가진 죄로 여신 헤라의 심판을 받는다. 그 유명한 헤라클레스의 12가지 시련이다. 모든 시련을 마쳤을 때 그는 영웅이 되었지만, 헤라의 분노는 끝내 그를 용서하지 못했다. 여신의 질투를 아내의 질투에 응용한 헤라.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는 네소스의 피가 묻은 옷을 남편에게 입혔고 그는 몸이 타오르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자결하고야 말았다. 용서받지 못한 자- 그 아무리 영웅 헤라클레스라지만 여신의 분노만큼은 이길 수 없었던 셈이다.

 

최근 드라마 오로라공주의 주인공 오창석을 보고 있노라면 배우가 아닌 수행자의 길을 걷는 듯해 안쓰럽기 짝이 없다. 출가 논란에서 동성애 추문까지- 마치 헤라가 명명한 12가지 수련을 수행하고 있는 것 마냥.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나 쉬쉬하던 소리가 이제는 공개적으로 오르내린다. 이 드라마의 남주인공 황마마가 비정상적일 만큼 홀대받고 있으며 그건 배우 오창석을 향한 작가 임성한의 개인적 분풀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제작진마저 소통이 아닌 통보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임성한 작가의 말은 오로지 드라마 속 공진단의 입을 빌려뿌려진다. 그러니 무슨 생각으로 남주인공을 '국민 비호감' '역대 최악의 남주'로 만들고 있는가는 알 도리가 없지만, 그것이 루머가 됐건 사실이 됐건 간에 남주인공 황마마의 시련을 배우 오창석의 시련으로 느끼게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드라마 속 황마마 아니 배우 오창석이 겪고 있는 시련 또한 족히 열두 가지는 된다. 먼저 소리소문없이 그의 분량이 줄어들었다. 그의 활약을 차단한 동안 어디까지나 조역이었던 설설희의 분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심지어 황마마의 분량이 존재한데도 거진 쓰잘데기없는 신변잡기가 주를 이룬다. 오로라공주 70회에서 황마마의 씬은 단 두 컷이었는데 하나는 묵음의 수영장 씬과 하나는 스파게티를 시키는 대사였다. "봉골레 주세요. 콜라랑요." 남주인공의 겨우 한 토막 뿐인 대사를 더 초라하게 만들었던 것은 방금 그 자리를 지켰던 사람이 그의 전 여자친구 오로라와 매니저 설설희 커플이었다는 사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중견 배우 하차 논란에 있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인물도 바로 황마마였다. 애초 오로라 공주의 기획은 세 명의 누나를 가진 남주인공과 세 명의 오빠를 가진 여주인공의 극성맞은 시집살이와 유난스런 처가살이를 다루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로라의 세 오빠들이 강제 퇴거당한 이후 이 드라마에서 극성을 떠는 인물은 오로지 오로라의 예비 시누이들뿐인 것으로 그려진다. 결국 황마마는 여자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마마보이 이미지를 버릴 수 없게 됐다. 예비 아내와 유난스런 누나들 사이에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모호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결국 오로라에게 차이게 된 것이다.

 

사실 황마마가 오로라에게 차였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나 그가 오로라를 포기한 과정마저도 너무나 찌질하여 안쓰러움을 더한다. "있는 집 며느리 된다니까 물러서야지 뭐." 설설희가 재벌가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때 그의 발언은 얼마나 옹졸하고 치사스러웠던가. "어딜 넘봐. 주제도 모르고." 심지어 그 설설희를 주먹으로 내다 꽂으려 할 때 그것마저도 임성한 작가는 허락해주지 않았다. 세상에 무슨 멜로 드라마 남주인공이 날리는 주먹마다 헛스윙인가. 그 짓거리를 끝내고 돌아와 로라 엄마를 불러다 놓고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 얘기를 꾸며내 설설희를 이간질하는 모습은 정말.

 

 

 

있는 집 며느리 된다니까 드디어 물러선 황마마는 급기야 출가할 결심을 갖게 된다. 누이들은 거의 혼비백산이 되어 이제는, 오로라에게 무릎 꿇고선 매달릴 판이다. 제발 우리 동생과 결혼해 달라고. 허나 남주인공이 이런 식으로 누이들을 굴복시킨다고 하여 통쾌함을 느낄 시청자가 과연 존재할지 의문이다. 아니, 그녀들의 행동이 워낙 비상식적이었기에 통쾌하긴 하겠지만, 그것과 황마마를 싫어하는 마음은 별개인 것이다. 출가라는 것은 뜻이 있는 사람이 수행의 길을 선택하는 숭고한 일인데 그것을 젊은 시절 실연의 도피처로 삼는다는 것은 남주인공의 가벼움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행위가 아닌가 싶다.

 

 

더욱이 그동안 황마마가 보여준 모습이 시청자에게 워낙 비호감이었기에 이런 식으로 로라와 마마가 맺어진다면 시청자에겐 거의 반강제나 협박으로 만들어진 부자연스런 인연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다 큰 성인이 실연을 했다고 출가를 결심하여 누나들을 기함하게 하고 그렇게 전 여자친구를 억지로 자신과 묶어놓는 모습은 멋있긴커녕 그의 마마보이 같은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킬 뿐이다. 이 모든 것과 더불어 황마마라는 캐릭터가 더욱 안타까운 까닭은 다름 아닌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작가보다 자신의 드라마에서 남주인공을 유일무이한 왕자님으로 그렸던 임성한 작가가 처음으로 이런 상식 파괴를 행하고 있다. 왜 하필 그 제물이 오창석이 되어야만 했을까.

 

 

 

최근 황마마 출가 논란에 이어 그의 훗날을 짐작하게 하는 흥미로운 글이 올라왔다. 임성한 작가의 전작 신기생뎐에 오로라공주의 미래를 예언하는 대사가 나왔다는 것이다. "너희 어제 '오로라 공주' 봤어?" "보다가 손발 '퇴갤'. 완전 유치 짬뽕. 뻔하디뻔한 캔디 드라마. 남주는 완전 초 게이. 뭐가 멋있다고. 내가 캐스팅해도 그거보다는 낫겠더라. 여주는 하나 슬프지도 않은데 펑펑 눈물을 쏟고" 재작년의 드라마를 갖고 이런 대사를 구상했다는 것은 오창석의 비애가 즉흥적으로 결정된 작가의 변심이 아니라 애초에 황마마는 손발이 닳아 없어지고 유치해서 봐줄 수 없는 드라마의 멋있지도 않은 남주인공으로 결정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내가 캐스팅해도 그거보다는 나을" 인물이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야만 했다면 조금 소름이 돋는다.

 

 

 

지난주 오로라 공주에서 황마마의 출가를 암시하는 장면에 또 하나의 실연의 아픔에 몸부림치는 인물이 오버랩 되었다. 바로 트랜스젠더에 양성애자인 (그의 취향을 이렇게 밖엔 설명할 길이 없다.) 나타사다. 하필 두 사람의 스쳐 지남을 무슨 인연의 서막처럼 묘사하고 끝난 이 장면에서 네티즌은 둘을 연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황당한 추측마저 끄집어냈다. 하필 지난날 신기생뎐의 대사에서 남주인공을 "게이"로 묘사한 임성한의 예언이 실현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갖은 추한 꼴은 다 보이다 이젠 스님이 되려 하고 거기다 동성애 암시까지 내보이게 된 황마마. 도대체 그의 시련은 언제쯤 끝이 날 것인가. 출가를 하여 머리를 빡빡 밀어야 비로소 그녀의 분노가 풀릴 것인가. 30회 연장을 결심한 오로라공주. 그 남은 회차에서 황마마는 과연 시련을 끝낸 응당한 보답을 받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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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논란이 있지만 작가만의 개성이라 생각하고 잼나게 보거있어요 임성한작가드라마는 처음보는데 저는 오창석남주 멋있고 좋던대요 사랑에 눈멀면 출가 할 수도있죠 오창석멋있어여

    • 2013.09.25 21:02 신고

      너 오창석 회사 알바지?

    • 답없네. 쯧쯧 2013.09.26 00:16 신고

      희한한 사람이 있군요..참 희한타 부모같은 누나들버리고 3개월 사귄뇨자땜에 출가라~~~;;차라리 자살을 하지 찌칠남은 안되자나~~결국은 죽지도.출가도.누나들설득도.오로라맘돌리지도 못하는 찌질이의 쌩떼쇼밖에는 아니었다는...

  • 혼남(혼자 사는넘) 2013.09.25 19:52 신고

    작가 미친거 아냐? 이런식이라면 나두 작가하긋다... 내가 작가 라믄 더 대박 날듯.

  • 혼남 2013.09.25 19:59 신고

    살아가믄서 서로의 가치가 있어 보람 찿는게 아닐까요? 이건...도대체 상식에서 너무 벗어나구....설정 자체가 ㅋㅋ 하지마쇼. 내 주변 분 들도 불청...ㅋ

 

그녀는 파리의 연인에서 김정은과 박신양을 동시에 썼고 드라마 온에어에서는 김하늘과 송윤아를 한 화면에 끌어들였다. 어디 그뿐인가. 시티홀의 주인공은 차승원과 김선아였으며 시크릿가든에서는 현빈에게 삼순이 신드롬을 넘어서는 또 하나의 봄날을 선사해주었다.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그 이름은 이민호란다. 이쯤 되면 작가 김은숙이 지나치게 스타성에만 집착한 계산적인 인물이 아닌가 싶어 영 껄끄러워지지만 사실 누가 봐도 속물적으로 느껴지는 이 화려한 캐스팅의 원동력은 작가가 그들의 팬이라는 지극히 소녀적인 감상에서 비롯되었다.

 

그 유명한 다모 폐인이었던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서 다모의 판타지를 여럿 실현해왔었다. 프라하의 연인과 연인에서 황보 윤 종사관 나으리와 장석백을 거느렸던 김은숙 작가는 아니나다를까 2010년에는 기어이 시크릿 가든을 통해 여주인공마저 작품에 갖는 집착을 보여준다. 신사의 품격에서 다소 느닷없었던 장동건 캐스팅 또한 김은숙 작가의 오랜 로망이 실현된 것이었다.

 

김은숙 작가의 취향이 우연이든 계산속이든 고급 노선을 지향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니 그녀의 작품에 부름 받은 이들은 작품의 만족도를 떠나 우선 뿌듯한 기분이 앞서지 않았을까. 상위 몇퍼센트만 입장한다는 고급 클럽의 초대장을 받은 기분과 비슷하다고 말하면 조금은 과장이겠지만..

 

 

 

어느 작품이든 소위 미스 캐스팅 논란이 없었던 안목 있는 그녀이기에 김은숙의 드라마는 스토리 이상으로 캐스팅이 더 재밌다. 그것은 그녀에게 선택받을 만큼 미리 스타였거나 스타의 싹이 보이는 연예인이 누구인가를 확인할 기회라서 더 그렇다. 그렇게 선택된 올해의 캐스팅은 이민호, 박신혜, 최진혁, 김우빈, 박형식 그리고 크리스탈. 2013의 핫 트렌드 구월령과 박흥수, 아기 병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 참, 김은숙 작가 욕심도 많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 호평을 받았던 것은 마치 할리퀸 소설 같은 어른의 사랑을 드라마로 풀어 써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그 어떤 로맨스 보다 어른 냄새가 났었다. 이런 그녀가 최초로 10대의 사랑을 다룬다. '왕관을 가지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캐치 프라이즈가 걸린 드라마 상속자들. 그러고보면 올해의 핫 키워드는 다 끌어모은 이 카오스 같은 캐스팅도 나름 질서가 있어 보여 웃음이 나온다. 이민호, 박신혜, 김우빈. 교복을 입고 출연한 드라마가 리즈 시절이었던 배우들. 드라마의 70퍼센트를 교복을 입고 촬영한다는, 상속자들.

 

 

 

이토록 화려한 라인업에서 내 마음을 잡아끄는 첫인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크리스탈과 김지원이다. (김은숙 작가는 재작년엔 짧은 다리의 역습, 올해는 학교 2013과 진짜 사나이를 즐겨 봤던 것 같다.) 또 하나의, 교복 입은 모습이 참 예뻤던 아이들. 이미 하이킥 시리즈 파이널에서 몰락한 집안의 성질머리 막내딸로 등장한바 있던 크리스탈은 이번 작품에서 유명 엔터테인먼트의 상속녀 이보나 역할을 맡는다. 아직 미완의 작품이라 자세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공개된 몇 가지의 실마리만 갖고 추측해 봤을 때 몇 대를 이어 가문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상속자 기질을 가진 친구들과 비교해 홀로 사업가 집안이라는 이질감이 그녀에겐 자격지심이 되지 않을까 예측된다. 귀족 VS 거상의 느낌이랄까.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김지원이 맡을 캐릭터 유라헬과 크리스탈이 연기하게 될 이보나 역이 그녀들이 같은 작품에서 연기했던 하이킥 시리즈와 서로 바꾸어 상반되는 역할이라는 점이다. 정확히 따지자면 안하무인 재벌 상속녀라는 캐릭터 설정은 오히려 시종일관 "스투피드!"를 외쳤던 싸가지, 안수정의 역할과 흡사하고 외로움의 냄새가 풍기는 이보나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속 김지원의 헛한 공기와 닮아있다.

 

 

 

김은숙 작가가 정말 하이킥을 보고선 그녀 둘을 캐스팅했는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하이킥 속에서도 두 사람의 상반되는 캐릭터는 줄곧 서로를 거울처럼 비추며 작품의 큰 부분을 담당했었다. 갖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상속녀 김지원을 부러워했던 안수정. 하지만 모든 것을 가져도 줄곧 외로웠던 김지원이 유일하게 바라는 하나는 오로지 안수정이 가진 그것이었다. 바로 세상에 살아남아 있는 아빠. 서로의 삶을 바꾸어 살고 싶다던 열망이 하나의 에피소드로 등장해 꽤 아련하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김은숙 작가가 그 에피소드를 봤다면 아마도.. 하이킥의 두 사람이 외쳤던 바람을 그녀의 드라마 속에서 풀어준 것은 아닐는지.

 

 

그에 반해 여주인공 박신혜의 캐스팅은 너무 뻔한 느낌이라 재미가 없다. 마치 보기도 전에 다 읽은 소설책 같달까. 이미 너무 많은 작품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연이어 연기해왔던 박신혜가 또 하나의 캔디 캔디를 연기한다는 소식은 흥미가 동하지 않을 수밖에. 박신혜 또한 상속자들이나 그녀가 물려받은 가치는 오로지 가난이다. 말을 하지 못하는 그녀의 어머니가 이민호가 연기할 김탄의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한다.

 

박신혜가 맡은 차은상 역은 분명히 기존의 캔디캔디 역과는 차별화된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가난을 증오하고 그녀가 받은 삶을 저주하며 상속자들의 틈바구니에 끼어들고 싶어한다는 설정은 분명 가난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캔디 이미지를 박살 내는 캐릭터다. 문제는, 그녀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지 간에 박신혜의 연기는 가난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 그 캐릭터를 이전과 똑같은 캔디로 모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졸렬한 선입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껏 박신혜가 연기했던 수많은 인물이 그토록 지루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간 박신혜는 몇 개의 작품에서 지나치게 비슷한 이미지를 연기해왔다. 사실 깍두기와 이웃집 꽃미남, 미남이시네요와 넌 내게 반했어의 그녀의 캐릭터는 쟤가 저기로 이동을 해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나의 모든 죄를 용서해줄 것만 같은 눈동자. 인자하신 표정. 낭랑한 목소리. 너무나 착하고 착하고 착한 연기만을 해왔다. 역할이 비슷해서가 아니다. 박신혜 자신이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한마디로 캐릭터의 폭이 너무나 얕고 한정적이다.

 

이제는 박신혜 또한 성장해야 할 시점이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별반 기대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배우에게 있어 큰 수치나 다름없다. 최고의 안목가 김은숙의 선택을 받은 그녀, 박신혜. 드라마 상속자들이 배우 박신혜의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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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ㅐㅐ 2013.09.18 07:51 신고

    그냥 크리스탈이나 찬양하지 박신혜하고 비교는 왜합니까? 비교대상이 되나요? 주연배우와 여러 조연중 한명인 크리스탈과?
    야비하고 비열한수법으로..

  • 병신인증한 글쓴이 2013.09.18 10:31 신고

    정말 어설픈 리뷰ㅋㅋ 뭘 알기나 하고 얘기하는지 크리스탈이 까이길 원하는 건 아니겠죠? 박신혜씨는 박신혜씨의 내공연기가 있고 크리스탈은 입문한지 얼마 안된 아이돌배우인데 ㅋㅋㅋㅋㅋㅋ 전 크리스탈의 시트콤 연기가 이어질까봐 두렵네요 ㅋㅋㅋ 스튜핏

  • 에스엠언플이네 2013.09.18 20:01 신고

    박신혜 직전 작품인 이웃집꽃미남 연기만 해도 기존 작품들 연기와 완전 다르고 캐릭도 다른데.그런 건 쏙 빼고 ㅋ 시놉 하나 안보고 서브도 아니고 조조연인 크리스탈 홍보 위해 멀쩡한 여주를 이렇게 까대기 치나.. 드라마 하나 안보고 이런 구린내 나는 블로그 기사를 올리나. 다른 데서도 욕 엄청 먹고 에스엠에서 얼마 받고 이딴 쓰레기글 쓰냐고 욕 먹는데. 알고나 있나?

  • ㅋㅋ 2013.09.18 21:07 신고

    박신혜 싫어하시는 분 같네요. 이런 글 보면 불쾌하군요 ㅡㅡ

  • 나다 2013.09.18 22:16 신고

    욕먹어서 답글 안다나? 말도 안되는 글 올리니 쪽팔리지?클스나 걱정해라!니가 걱정한ㄷㄴ 똑같은 연기 할듯하다.

  • ㅋㅋ 2013.09.19 07:43 신고

    리뷰 수준이 한심합니다.
    박신혜가 나온 작품들을 보기나 했는지...
    좀 알고 리뷰 좀 했음 좋겠네요 한심...

  • ㅁㅁ 2013.09.19 17:44 신고

    박신혜 팬들한테는 기분 나쁜 포스팅이겠지만 난 이 포스팅에 공감이 가네
    꽃보다남자의 구혜선처럼 완벽하게 신선한 스타일로 뽑았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 맞아 2013.09.19 19:01 신고

    포스팅은 주관적인건데 뭐라고 하면안될듯 하네요~
    크리스탈도 좋고 박신혜도좋음! 둘다 너무기대하고있어요!!!
    아직 이야기가 어떨지 잘모르지만 상속자들너무기대되네요

  • 어이없네 2013.09.22 08:51 신고

    아니 잠깐만;; 어휴 제목 부터 작정하고 크리스탈 욕 먹일라고;; 야 근데 댓글 단 새끼들도
    웃긴게 여기서 또 에스엠 언플이라는 둥 주연 조연 타령하는 둥 뜬금없이 ㅈ같은 소리 짓껄이냐ㅋㅋㅋㅋㅋ

  • 2013.09.25 21:41 신고

    박신혜랑 크리스탈 레벨 자체가 다른데 뭘비교함
    박신혜는 뭐 그냥 워낙 유명한배우인데 크리스탈하고비교는좀 아니다

  • ?뭐세요 2013.09.30 16:05 신고

    웃기네ㅋㅋㅋㅋ의도가 뭔지 참 궁금하네요
    글에는 대놓고 박신혜 욕하고ㅋㅋ근데 또 제목이랑 보면 은근히 크리스탈 욕먹이려고ㅋㅋㅋㅋ
    드라마 시작도 안했는데 이런식으로 말하는건 좀 웃김
    둘이 진짜 비교할 수 없는 레벨일텐뎈ㅋㅋㅋㅋㅋ

  • ?뭐세요 2013.09.30 16:05 신고

    웃기네ㅋㅋㅋㅋ의도가 뭔지 참 궁금하네요
    글에는 대놓고 박신혜 욕하고ㅋㅋ근데 또 제목이랑 보면 은근히 크리스탈 욕먹이려고ㅋㅋㅋㅋ
    드라마 시작도 안했는데 이런식으로 말하는건 좀 웃김
    둘이 진짜 비교할 수 없는 레벨일텐뎈ㅋㅋㅋㅋㅋ

  • 한가지라도열심히해라 2013.10.02 12:59 신고

    근데 솔직히 예고편만 봤을때는 딱 한마디 했는데도 크리스탈 좀 발연기더라 드라마 나오고 더 지켜봐야 진짜 어떤지 알겠지만 예고편에서는 그랬다고

  • 머지? 2013.10.07 22:10 신고

    ㅋㅋㅋㅋsm에서 기사썻나?

  • 머지? 2013.10.07 22:10 신고

    ㅋㅋㅋㅋsm에서 기사썻나?

  • 2013.10.10 00:17 신고

    기자가 박신혜안티? 박신혜 빼고 여주들..한숨밖에안나옴..연기진짜못하는듯한데..극찬을써놨네

    • 박신혜 연기가 많이 괜찮았나 보군요. 약속이 있어 첫회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 댓글을 보니 꼭 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주인장님은 신혜양 연기력이 아니라 신혜양 연기 패턴을 지적하는겁니다 . 여배우들이 왜 한번쯤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는지 생각해 보십쇼. 익숙하지 않더라도 대중들에게 지루하게 보여지지 않으려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끊임 없이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겁니다.
    근데 박신혜양은 그런게 없단 거죠.늘 한 이미지에 머물러 있으면 결국 대중들에게 외면 받을겁니다.예쁜 외모가 평생 가는 것도 아니고...

  • 라벤솔 2013.10.16 16:22 신고

    상속자들 보니까 출연진중에 연기력은 박신혜가 원탑인듯.
    이웃집 꽃미남이나 미남이시네요에서 보면 각 출연작에서 확실히 다른 연기를 보여주긴 하는데 그 범위가 좁은 느낌 너무 로코 만해서 그렇게 보이는듯함.



  • 예쁜 박신혜 2013.10.19 22:02 신고

    박신혜씨팬입니다. 좋아하는스타를 아끼는맘에서 해주고픈말이 여기씌여있네요.
    비슷한캐릭터에 연기폭이좁다는말 너무공감합니다 박신혜씨가 자연스런 감정표현은 정말 잘한다고생각하지만 이제는 연기가 발전해야할 시점이 아닌가합니다 박신혜다운연기가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마다 다른 색과 옷을 입힐줄아는 배우가 되었음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배우에게 변신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성장과 발전이 없는 연기는 퇴보를 부르죠. 어쩌면 연기 논란이 없었던 배우였기에 더 그 틀을 깨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박신혜의 연기에 기대하는 마지노선이 그저 무난함에 그치지 말았으면 합니다. 천국의 계단에서 보여줬던 쇼크를 다시금 느끼고 싶네요.

  • 2014.01.26 18:58 신고

    박신혜양 연기에 푹빠져 상속을 받읍니다 여주연기에 빠져보긴 첨 넘보석같은 박신혜 배우 사랑스럽기까지 하내요

 

2006년. 드라마 궁은 시작 전부터 화제였다. '200x 년. 대한민국은 입헌군주제다!' 신선한 소재로 단시간에 팬을 끌어모은 국내 만화 궁의 인기는 그 수많은 가상 캐스팅 이미지만으로도 증명되고 있었으니까. 이 만화가 급기야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전하자 날이 갈수록 커져 버린 네티즌의 소망은 부담스러우리만큼 비대해졌다.

 

남주인공 강동원에 여주인공 이유리 혹은 구혜선. 이 마지노선에서 상위로 올라가면 모를까 그 아래로는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이미 기대는 하늘을 찌르는데 첫 타자로 결정된 보아와 이동건의 캐스팅이 콧대 높은 네티즌의 성에 찰리가 없었다. 잔혹하리만큼 거대하게 쏟아지는 비난들. 급기야 이동건이 내보낸 패배 선언은 서글프기 짝이 없었다. "저 궁 안 해요~" 그리고 7년. 된통 당한 궁의 추억 때문일까? 오랫동안 보아는 그 흔한 연기돌의 타이틀을 갖지 않았다.

 

 

 

캐스팅만으로 가슴이 설레는 드라마가 있다. 단순히 그 배우의 연기를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캐스팅은 그 드라마의 첫인상이다. 제작진의 센스를 짐작하게 하는. 그래서 기대할 수밖에 없었던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개인적으로는 20대 탑의 연기, 최다니엘. (좀 노안이라 그렇지.) 이제는 안정권에 들어선 연기돌의 희망, 임시완. 심지어 미친 존재감 오정세까지. 적절한 스타성과 무엇보다 뛰어난 연기력. 이 드라마는 재밌을 수밖에 없겠지-라고 생각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캐스팅다운 드라마였다. 캐스팅만큼 신선하고. 캐스팅만큼 센스 넘치는. "여자들은 꽤 스타일리쉬하다고 생각하지만, 남자들은 아주 질색인 대표적인 아이템이 바로- 야상. 레깅스. 레인부츠. 갯벌에 일 나가는 아줌마처럼 고무장화 바람으로 싸돌아다니는데 어떻게, 랍스터 얻어먹겠습니까?" 미즈넷이나 판에서 나올 법한 우리들의 뒷담화를 공개적으로 까발리는 재미. 조금만 서툴게 다루어도 촌스럽고 위화감이 느껴질 재료를 공감할 수 있는 재미로 다듬는 센스가 일품이다.

 

 

 

연애를 머리로 하는 남자 최다니엘과 연애를 가슴으로 하는 남자 임시완. 머리로 연애하고 싶지만 아직은 가슴의 연애가 익숙한 보아. 어쩜 이렇게 캐스팅을 잘 써먹었을까? 싶게 각기 어울리는 자리를 차지한 배우들. 마치 청량음료 CF 화면처럼 아련한 영상미. 이 정도로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면 조금의 아쉬움에도 쉽사리 허기를 느끼기 마련이다. 이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보아라는 사실은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었다. 톡 까놓고 말해, 아 참. 보아만 아니라면 참 좋은 데를 몇 번이고 생각했었다. 무엇보다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연기 검증을 받아보지 못한 그녀였으니까.

 

 

 

하지만 막상 작품 속의 보아는 그야말로 예상 밖의 연기를 보여줬다. 올 블랙으로 무장한 스산한 야상 차림으로 나타나 바람 피우는 애인을 현장에서 잡도리하는 주연애. (보아 분) "나랑은 산낙지만 죽도록 처먹더니 이 여자랑은 랍스터 먹냐?" "아. 저기 사람을 잘못 보셨나 본데 나가서 얘기하셔야.." 달아나려는 애인을 한 손에 제지하며 같잖다는 듯 볼에 바람을 불어넣는 불량스런 모습에 웃음이 터진다. 내가 사준 옷을 입고 다른 여자와 앉아 내겐 먹여주지 않았던 랍스터 데이트를 즐기는 애인. 이성을 제어할 수 없을 만치 분노한 그녀는 양동이 가득 담아온 시커먼 산낙지를 무자비하게 쏟아버린다. 남자친구의 면상에.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것이 싸움 구경이라더니 그녀에겐 아팠을 이 날의 이별이 남들에겐 보기 좋은 놀림거리가 되었다. 빠르디빠른 SNS 세상에 그녀의 이 모습은 '산낙지녀'로 명명되며 인터넷 공간 여기저기에 뿌려진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잘못한 것은 그 남자 친구놈인데 사람들은, 연애의 기술을 몰라 버림받은 주연애를 산낙지녀라 비웃으며 힐난한다. 저런 꼴은 되지 말아야 한다며 그녀를 본보기로 내세워 열변을 토하는 강사 필립(오정세 분)에게 주연애는 고함을 지른다. 저 여자는 가슴으로 연애했다고. 그건 사랑이었다고.

 

 

주인공이라고 해서 예쁘게 미화되지 않고 첫 장면부터 무참히 망가지는, 이 역동적인 캐릭터를 보아는 제법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적어도 이 잘 만들어진 드라마의 오점이 되거나 괜찮은 팀의 부조화를 일으키는 연기를 보여주진 않았다. 분명 아직은 아쉽고 서툰 부분이 즐비하며 소위 미친 연기를 선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런 청춘물에서 그만큼의 연기를 하는 것도 무언가 부조화다.) 주어진 캐릭터를 폼 내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어들어준 연기가 고마울 정도다.

 

연애 초보.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고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머리로 계산된 사랑을 밀어낸 투박한 산낙지녀! 분명 K팝스타의 반짝반짝 심사위원이나 무대 위의 디바와는 거리가 멀다. 어떤 무대에서도 표현하지 못했던 보아의 또 다른 이면을 발견하는 잔재미. 어쩌면 이것이 꿋꿋하게 아이돌을 브라운관에 내미는 이유가 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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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가족회의 시작합시다." 황금의 제국을 흘끗거리다가 충격을 받았다. 등장인물은 거의 모든 신을 앉는데 할애하는데 소파와 식탁 의자 위에 욱여넣은 이 드라마의 기승전결이 요만치도 답답하지 않다는 거다. 이렇게 대담하면서도 매끄러운 대본은 처음 본다. 한정된 장소를 오가면서도 축소되지 않은 역동감. 그리고 긴장감.

 

90년대도 아닌데 요즘도 이런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 감탄이 나왔다. 이 드라마는 한껏 퇴보되어가는 드라마 작가의 위상을 다시 수면 위로 올려놓은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제는 전혀 다르지만, 영화 맨 프럼 어스의 체계가 느껴진다.)

 

 

 

손현주는 말할 것도 없고. 의외로 이요원의 연기가 참 좋다. (허나 그녀의 연기를 줄곧 좋아해 왔던 내게 불필요한 부사다.) 이요원은 잔뜩 짓밟혀졌을 때 쏴 보내는 회심의 눈빛 공격이 참 좋은 배우다. 김미숙과 이요원의 어울림이 좋다. 허나 잘생긴 고수의 못생긴 연기력은 한숨 나오게 아쉽다. 매번 새 작품을 볼 때마다 생각보다 고수가 그리 연기력이 좋지 않은 배우였음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내게 눈을 감고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사람을 떠올려보라고 말한다면 적어도 다섯 번째는 떠올려질 얼굴이다. (심지어 디카프리오보다 앞선 순위일지도 모른다.) 허나 잘생긴 얼굴로 퉁치기엔 이 드라마의 위대한 대본이 너무나 아깝다. 스타성에 대한 연민을 추격자처럼 포기했더라면 이 드라마의 수준이 한층 올라갔을 텐데.

 

 

 

흥미가 생겨 검색했더니 10퍼센트 전후의 시청률이 나온다. 이건 제법 잘 나온 거고. 보통은 6~8퍼센트 내외였던 것 같다. 나는 놀랐다. 예상보다 시청률이 높다. 재벌의 땅따먹기 게임을 다루고 있는 이 드라마는 뻔하게들 써먹는 복수라는 소재마저 기형적으로 풀어낸다.

 

일방적인 복수 구도가 아닌 끊임없이 뒤엉키는 네 편과 내 편. 매번 로테이션 되는 포식자들. 복수극과 재벌드라마의 공식적 성공 패턴을 피해 가면서도 (아니 이 정도면 망가뜨렸다는 표현이 오히려 옳다.) 고정적인 시청률이 나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조금씩 상승한다는 것은 이 드라마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는 증거다.

 

 

 

"후회할 거다. 태주야. 나한테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이 드라마의 대본이 또한 경이로운 것은 배우를 향한 작가의 절대적인 신뢰다. 이만큼 전폭적으로 배우의 연기력을 지지하는 대본이 존재했던가 싶을 만큼 황금의 제국은 오직 대사만으로 클라이맥스를 연출하는 마법을 보여준다. 가혹하리만큼 많은 대사량이 퍽 힘들겠다는 생각은 들어도 배우에게 이만큼의 충실함과 뿌듯함을 선사하는 대본은 드물었으리라.

 

단순히 대사량이 많기 때문이 아니다. 이 드라마의 배우는 기본적으로 작가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으며 존중받고 있다. 오로지 배우의 클로즈업과 기 싸움에 기댄 수많은 신들은 배우 자신에게 연출을 내맡긴 행위나 다름없다.

 

 

 

"오케이! 가족회의 시작합시다. 이 집안 장남 최원재 회장님. 이 집 식탁에 계실지. 교도소 식당에 계실지. 결정하세요."

 

 

야외 촬영을 거의 배제한 체 대부분의 신을 세트로 채우는 이 대본의 참신함은 오만하리만큼 도전적이다. 작가의 밑천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지도 모를, 위험한 행위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의 작가는 오직 대사의 충실함만으로 이만큼의 치 떨리는 감정을 이끌어 낸다.

 

 

관습화된 드라마의 흥행 패턴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제작진의 용기가 병들어가는 국내 드라마의 수준을 10년은 위로 끌어올렸다. 실제로 황금의 제국 21회의 야외 촬영은 단 한 신밖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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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의제국 정말 빈틈이 없는 드라마같아요~ㅎㅎ 잘보고갑니다^^

  • 제니 2013.09.11 11:45 신고

    정말 빈틈없는 드라마.. 몰입도 최고입니다..

  • 식탁, 거실, 에덴, 서재 정도밖에 안나오는데 이렇게 몰입감있게 쓸 수 있는 작가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오히려 불필요한 씬이 하나도 없어서 집중하고 보게 되더군요.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라 그 결말도 정말 궁금해집니다. 잘 보고 갑니다^^

  • 한명희 2013.09.21 01:25 신고

    면회실도 하나추가요 정말 돈 안드리고 가장 돈많은사람들을 가장고급스럽게 만든드라마인듯

 

분명 문채원만큼 여인답게 생긴 얼굴도 흔치 않다. 명확한 이목구비와 화사한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는 내 기준으로 한복을 입은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 중 하나다. 아마 국내에서 공주님 역할의 이미지를 꼽으라면 단연코 손꼽아 보태고 싶은 문채원은, 분명 남자의 공주 같은 얼굴을 갖고 있지만 언제부턴가 기묘하게 그녀를 보면 공주님이 아닌 왕자님의 역할이 더 어울리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지켜주고 싶은 가련한 여인이 아닌 지킴 받고 싶은 설렘이 존재하는 그녀.

 

 

그녀에게 설렘을 느낀 것은 드라마 착한 남자가 시작이었다. 잠들어있는 송중기를 먼저 깬 문채원이 바라보던 그 장면. 이 씬은 여태껏 멜로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 아닐까 싶을 만큼 파격적인 시점을 그리고 있었다. 원래 멜로드라마라면 잠들어있는 문채원의 얼굴을 송중기가 내려다보고 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그날의 씬은 마치 잠자는 숲 속의 왕자 같은 송중기를 문채원 그녀가 바라보고 있었다. 사랑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이. 여자와 남자의 역할이 바뀐 듯한 그 장면이 어색하지 않았던 것은 공주님 역할이 누구보다 잘 어울릴 배우 송중기의 사랑스러운 얼굴과 남자 배우보다도 설레는 눈빛을 쏴줬던 문채원의 기사도 덕분이었다.

 

드라마 착한 남자의 송중기가 그랬듯이 어딘가 결핍되어있는 남자를 지켜주는 역할이 참 잘 어울리는 그녀. 이번 드라마 굿닥터의 주원 역시 사람의 보호 본능을 알아서 자극하는 역할이다. 박시온의 능력을 서번트 증후군이라지만 내가 볼 때 그의 진정한 능력은 바로 생존 본능에 가까운 귀여움이다. 부패 의사 고충만(조희봉 분)의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던 숨겨진 아킬레스건. 의사의 존엄을 그의 굳은살로 일깨워준 박시온 덕분에 그의 마음은 잠시 나눠 받은 작은 쪽 하드처럼 녹아버렸다.

 

 

 

그야말로 시베리아 커플 같은, 차도남녀 김도한(주상욱 분)과 유채경(김민서 분)의 부모 미소를 끌어낸 것도 바로 박시온의 활약이었다. 심지어 뜨거운 초코 머핀을 어설프게 삼켜 그 얼음장 같던 유채경의 엄마 미소를 구경시킨 기술을 보면, 야. 너 일부러 그렇게 먹었지? 채근하고 싶은 심정이기까지 했으니까. 모두가 그렇게 박시온의 귀여움에 KO패를 선언할 때 이미 일찌감치 손을 들어버린 인물이 있었다. 바로 차윤서. 어쩌면 박시온을 처음 보자마자 전투력을 상실했을지도 모르는 그녀.

 

 

 

"시온아. 네가 어렵게 살아난 만큼 넌 세상에 보답하면 돼." 형의 죽음에 서린 서글픈 비밀을 알고 자책하는 시온을 다독이는 차윤서를 보며 너무 슬픈 장면이지만 묘하게 가슴이 설렜다. 어쩐지 여주인공의 베이스를 벗어난 것 같아서. 소녀처럼 울먹이는 남주인공과 남자 같은 눈길과 목소리 그리고 포스로 그의 머리를 쓸어주는 문채원. "도대체 누가 너더러 어린아이 같대. 네가 하는 자책, 그거 아이들이 할 수 없는 거야. 네가 사람들을 너무 사랑해서 하는 자책. 그거 어른들도 잘 못해."

 

 

 

이런 강인한 이미지를 낼 수 있는 것은 문채원의 소위 척하지 않는 연기 덕분이다. 예쁜 얼굴을 십분 활용할 수 있고 또한 그러고 싶을 여배우가 기꺼이 왕자님의 역할을 맡고 소년의 미소를 날려준다. 신뢰가 스며드는 묵직한 목소리. 호기심이 가득한 반짝이는 눈동자. 신사의 애티튜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문채원. "큰일 하셨습니다. 박시온 선생!" 그의 목을 끌어안는 차윤서 때문에 들킬 만큼 그의 심장이 두근거렸던 것은 오히려 소녀의 설렘과 더 닮아있지 않았을까.

 

 

 

이날 굿닥터를 보며 웃음이 터져버린 장면이 있었다. 울먹이다 잠든 박시온의 머리를 침대맡에서 쓸어주는 차윤서. 이 포즈는 지난 착한 남자에서 그랬듯이 성별의 역할을 바꾸어버린 씬이 아닌가.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속옷 차림으로 양치를 하면서도 호들갑을 떨지 않았던 박시온. 이제는 그녀와 함께 만지는 마우스의 손가락질만으로도 깔짝대는 심장을 어찌할 바 모른다. "뭐든지 말해. 네 부탁이라면 다아 들어줄 테니까." "...식사 하셨습니까?" 사랑의 열병을 마치 소녀처럼 앓는 박시온. 그가 과연 왕자님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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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넘봐? 분수도 모르고." 황마마의 입에서 요딴 대사가 튀어나왔을 때 아, 이 캐릭터는 정녕 요단강을 건너버렸구나 싶었다. 멜로드라마의 남주인공. 그것도 임성한 작가가 최고로 쳐준다는 '작가'의 직업을 가진 지성인이 직업의 귀천을 사람의 귀천으로 판독하는 저열한 대사를 내뿜다니. 더군다나 그 말을 듣고선 대상이 설설희라는, 재벌가 자제라는 사실이 그를 더욱 비참하게 돌이킨다.

 

 

 

그리고 결정의 76회. 스토커에 찌질이 같다는 평을 들으면서까지 로라를 쫓아다녔던 그가 기어이 그녀를 놓아준 계기가 혐오스럽기 그지없었다. "조건이 안 좋았어도?" "조건에 상관없이 끌리면 나보다 좋다는 얘기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했을 것을 작가는 기어이 이런 말까지 덧붙이며 황마마라는 캐릭터를 넝마처럼 짓밟아 놓는다. "있는 집 며느리 된다니까 물러서야지 뭐." 끝까지 조건. 조건. 조건만 따지고 드는 비참하고 졸렬한 남주인공 황마마.

 

시청자는 나쁜 남자를 사랑하지만 나쁜 놈은 폐기처분한다. 그 간격을 로맨스로 만드는 것이 작가의 힘이다. 그런데 여태까지의 남주인공 황마마는 나쁜 남자가 아닌 나쁜 놈이다. 물론 우리가 상상하는 왕자님의 고정관념을 깨버리고도 오히려 시청자의 가슴을 콩닥대게 하는 신선한 남주인공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모진 말을 내뱉고 여주인공을 힐난해도 끝내는 시청자의 가슴을 꺄아-하게 만드는 캔디캔디 니일의 변형 버전이.

 

 

 

문제는 드라마 오로라공주의 황마마는 그만큼 잘 만들어진 나쁜 남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건 그저 실패한, 아니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기에 고의적으로 망가뜨려 진 캐릭터라고 밖에는 해석하기 어렵다. 여주인공을 못살게 괴롭혀대던 니일들이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그럼에도 좋아할 수밖에 없었던 치명적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치명적으로 매력적이거나. 치유해주고 싶은 상처가 존재하거나. 비 맞은 강아지 같은 보호 본능을 자극하거나. 그리고 무엇보다 여주인공을 극진하게 사랑한다는, 변치 않은 마음이 있었다.

 

황마마는 여주인공이 몇 번이나 부모의 이름을 팔아가며 그를 거부할 만큼 마음의 상처를 입었음에도 그녀를 힘들게 하는 비정상적인 누나들을 어찌 치워내지 못하는 인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남동생에게 선 자리를 내보내 오로라와 맞선녀를 선택하게 하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기회처럼 받아들이며 해사하게 웃는 남주인공. 심지어 여태껏 정신 못 차리고, 결혼하면 로라 우리 앞에 엎드리게 만들 수 있겠느냐는 황당한 조건을 "그럼!" 하고 받아들인다. 아무렇지 않게. 그리고 돌아서서 하는 무책임한 상상. "일단 결혼만 하면. 로란 현명하니까." 여주인공을 잡아 잡술 세 명의 마녀가 존재하는 소굴에 끌어들이려 하면서도 일단 결혼만 하면이라니.

 

 

이만큼 캐릭터를 망가뜨릴 생각이라면 그만큼의 어거지를 감당하게 할만한, 진짜 미치게 치명적인 매력이 존재해야만 한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는 황마마가 얻을 민심조차 줄여버린 분량으로 차단한지 오래다. 적어도 헤어스타일을 바꾼 이후의 황마마는 개 떡대보다 출연 비중이 작아 시청자가 그의 존재조차 잊어버릴 지경이었으니까. 오로라공주의 황마마가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찌질한데 매력이 없고 사랑 또한 부족하다.

 

 

언젠가 장서희가 무릎팍도사에서 밝힌 바 있듯이 임성한 작가는 암흑을 헤매는 중고 신인을 빛으로 끌어올려 주는 미덕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것을 나 또한 감탄하여 찬양했던 적이 있었다. 현재 임성한 작가의 비상식적인 신인 죽이기는 그녀의 유일한 미덕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오히려 비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보게끔 한다. 그저 다루기 쉬운 마리오네뜨처럼 배우를 소모하는 작가들.

 

드라마 속의 드라마 알타이르의 남주인공을 공진단 피디가 구차하리만큼 혼내키는 과정조차 이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가 임성한의 입을 빌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만 같아서. 그것이 의도가 있건 없건 시청자가 이 과정을 불편하게 느끼는 것만은 지당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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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05 14:37 신고

    얘지금머래니?ㅋㅋㅋ황마욕밖에안써잇네 삼류같은것ㅋ
    드라마나잘시청할것이지 왜가만있는 남자주인공을
    운운한대?ㅋㅋㅋㅋ걔가무슨죄니? 고따구로
    써준 작가가 문제지 안될사람이네이거ㅡㅡ

    • 나츠메 2013.09.07 04:24 신고

      황마를욕한게아니잖아 황마란케릭을 점점쓰레기를만드는작가를 겨냥한글이잖아 이해못함? 하여간 오창석빠들은 그저 황마케릭욕하면 앞뒤생각안하고 달려들기먼저하지?

    • 자기 캐릭 망가뜨린 작가비판임. 2013.09.08 11:13 신고

      리뷰쓰신 분 예리한 지적임. 마마캐릭터 의도적으로 망가뜨리는
      작가비판이지, 마마캐릭연기하는 오창석 욕이 아님. 리뷰 다시 읽어보셈.

  • ㄱㄴ 2013.09.05 16:24 신고

    완전공감!

  • 루루 2013.09.05 16:42 신고

    바닥에 떨어진 남주 위신 어찌 다시 올리려나?
    임작가님 당신이 전지전능함을 보여주소서~

  • 2013.09.05 17:46 신고

    마마가 언제 로라 괴롭혔니? 사이코 누나들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누나고 또 앞으로 잘혜쳐나가겠지뭐. 아빠르 두고 맹세했어도 끌리는 마음 마음대로 안되는게 사랑이란다.로라가 마음 흔들릴까봐 일부러 설희 이용해서 쉴드치는거 안보이니?ㅉㅉ 주인공 심리 파악이나 제대로 하고 이딴 글 써라. 드라마는 안보고 댓글만 보고 쓴 티 확난다

  • 하니 2013.09.05 20:19 신고

    임작가 너무너무 해여~~진짜 오창석 짠 ~합니다

  • 2013.09.06 09:14

    비밀댓글입니다

  • 냉면 2013.09.06 21:22 신고

    완전 공감 입니다!! 정말 날카로운 캐릭터분석이었어요^^

  • 2013.09.07 23:18 신고

    공감 100배 대사 내용이 이건아니다 싶을때 있어요. 색깔 넘 입히지않고 보는사람이 공감하면서도 배울수있는 드라마로

  • Mel. 2013.09.08 01:50 신고

    이모든것이 작가탓이죠...멋진 오창석씨를 많은 안티팬과 비난 댓글을 있게 만든 ...그것을 봐야하는 본인을 생각하면 너무 맘이 아픕니다.....
    한결같이 오창석씨를 응원한는 팬. 화이팅!!!!

  • Lunarstar 2013.09.12 07:55 신고

    저도 이 드라마 좋아하는데요~ 네, 그것때문에 황마마는 엄청 욕먹고 있고, 시청자들도 차라리 설희랑 로라랑 이어주라고 난리죠~ 정말 가끔 보면 남자주인공이 이래도 되나싶을 정도로 작가가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도 남자고 물론 저 혼자 생각이지만 제 조건때문에 이별을 경험한다고 밖에 생각할 수도 없는 사랑을 해봤기때문에 찌질한만큼 가끔은 더 애틋하게 보여지기도 하는군요ㅠ 또 그런 것이 조금 다르게 보면 그만큼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매력이라고 억지로라도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역시 욕하면서도 보게만드는 사람입니다~ 임성한이란 분. 아무리 그래도 마마의 행동이 너무 우유부단하고 당위성없는 건 글쓴이분 말 그대로입니다! 하다 못해 누나들과의 애틋한 가족사나 아픈 사랑의 경험이라도 좀 그려졌으면 이렇게 욕은 안먹었겠네요. 그저 무엇도 결정하지 못하고 센척만하며 모두 놓쳐버렸던 제 모습이 떠오를 뿐입니다 ㅠ

  • 김순희 2013.09.13 08:25 신고

    댓글를보니 공감하내요 작가 정신세계가 의심스럽내요 지금드라마는 무슨생각으로 쓴글인지 납득이ㅠㅠ 시청자 우롱하나요 오로보지마세요

  • 김유진 2013.09.13 20:48 신고

    김유진아가

 

 

농구 만화 슬램덩크만큼 다양한 인물 군상이 등장하는 작품이 또 있을까 싶다. 여기서가 아니면 우주를 뒤적거려야 할 만큼 각종 이상형이 밀집된 이 작품은 그래서 여자들에게도 퍽 인기가 많았던 스포츠 만화였다. 그중 윤대협은 느른하고 낮잠 고양이 같은, 선천적 천재형으로 여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간혹 슬램덩크 인기투표를 던져볼 때면, 서태웅, 정대만과 더불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인기남이었단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슬램덩크의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가장 싫어하는 인물이라 힘주어 말했던 사람이 바로 이 윤대협이었다고. 노력이 필요치 않은 타고난 천재 소년의 나른함이 인기 비결이었던 윤대협이 오히려 작가에겐 밉살맞은 이유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그토록 총애하는 캐릭터 '서태웅'의 인기를 위협하는 윤대협이라 더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 만화의 팬인 내가 이 비화를 처음 들었을 때 느낀 작가를 향한 감정은 고마움이었다. 그렇게 미워하면서도 작품 속에서 윤대협을 망가뜨리지 않았다는 것과 자신이 그린 캐릭터를 시기할 만큼이나 사랑한 서태웅을 지나치게 미화시키지 않았다는 점. 그래서 이 만화는 마지막까지 완벽할 수 있지 않았던가.

 

 

 

드라마 오로라공주를 보면서 애석하게도 하루에도 몇 신 이나 작가의 취향을 확인하곤 한다. "개는 안 먹어야 해요." "옛날에는 평민들이나 개 잡아먹었는데." 그녀는 때론 강한 어조로 자신의 분노를 캐릭터의 입을 빌려 훈계하곤 한다. 보신탕 금지. 미드의 막장 요소는 찬양하면서 걸핏하면 한드만 잡아먹으려 드는 기자들의 사대주의. 임성한 작가는 오래전부터 김수현 작가와 더불어 자신의 스테레오 타입을 시청자에게 계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는데 대체로 비상식적인 가르침이 많아 공분을 샀다. 빈혈에는 못 박은 사과를 먹어라. 딸기는 칫솔로 문질러 씻어야 한다. 몇 시간 동안 푹 물러 삶은 김치찌개 등.

 

덧붙여 임성한 작가가 현재 푹 빠져있는 취미와 취향마저도 그녀는 갖은 씬에서 총망라한다. 여름철 입맛 없을 때 최고라는 아작아작 오이지와 추억 담긴 샌드위치 이야기를 귀에 진물이 날 만큼 설파하는 그녀. 그래서 이제는 드라마의 스토리와 무관하게 마치 피피엘처럼 터뜨려지는 그녀의 취향과 취미를 확인하곤 한다. 아. 요즘은 임성한 작가가 오이지에 푹 빠져있구나. 아. 임성한 작가가 최근 관심을 가진 운동은 승마였군!

 

드라마를 계몽의 도구로 사용했던 것은 임성한 작가뿐만이 아니다. 김수현 작가는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인도 폄하 소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역사가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한번은 몇 개의 씬을 통째로 '고기 먹기 장려 운동'에 갖다 바쳤는데 걸걸한 목소리의 이순재가 마치 최근의 보험 광고처럼 뒷짐 지고 선 훈계를 마치 시청자는 야단맞듯 들어줘야만 했었다. 드라마의 스토리와 무관한 잔소리를 설파하는 것이 그 작가들의 개성이라 말한다면 나름 이것도 임성한류가 아닌가 싶어 고개가 끄덕여질 만하다. 문제는 취향과 사고를 시청자에게 계몽하는 것을 넘어서 개인적 사감을 드라마에 퍼뜨리는 오만이다. 자신이 만든 세계를 무너뜨리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최근 오로라공주를 보고 있노라면 역사상 이렇게 홀대받은 멜로 드라마의 남주인공이 있었을까 싶다. 황마마. 배우 오창석이 맡고있는 이 캐릭터는 매일의 씬이 눈물겨울 정도다.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남주인공의 존재감이란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성역과도 같았다. 세상에서 가장 귀티가 나고 세상에서 가장 여주인공을 사랑하며 무엇보다 흔들림이 없다. 초반 황마마도 임성한류의 노선을 걷는다고만 생각했다. 강직하고 우아하면서 따뜻한 사람. 그랬던 그가 어느 순간 무너져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망가짐의 시발점은 어느 순간 줄어들기 시작한 분량이었다. 남주인공인데. 그것도 임성한의 남자인데. 언젠가는 단 두 씬에 대사 한 줄이 다였던 황마마는 '심지어 떡대 보다 분량이 적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듣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황마마를 죽이면서 상대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오로라공주의 스페셜 게스트 설설희. 그는 황마마가 놓쳐버린 모든 것을 가졌다. 분량과 자상함.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 무엇보다 여주인공을 괴롭히지 않는 주변의 상황. 극성 누나가 셋에 막강 시월드를 가진 황마마에겐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조리 설설희 앞에서 초라해지는 조건의 나열이었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급격하게 망가져 버린 황마마라는 캐릭터 자신이다. 막강한 시월드나 비교되는 배경이야 남자 자신만 든든하다면 그리 문제일 것도 못 된다.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시련일 뿐이니까. 문제는 황마마라는 캐릭터 자체가 도무지 남주인공이라기엔 매리트가 없다는 점이다. 아니 무슨 남주인공을 여주인공은 질색하며 밀어내고 이런 그를 스토커 취급하며 쫓아내는 (그것도 여주인공의 사주를 받아) 두 번째 남자라니.

 

 

 

"로라. 우리가 죽으라면 죽는시늉까지 할 만큼 너 잡고 살 자신 있어?" "그러~엄!" 일일드라마에서 최악의 형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시월드를 오히려 비호하는 남주인공의 우유부단함 또한 그를 미워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걔 만나보고 그래도 오로라면 하자는 대로 할게." "매너 하면 또 황마마잖아." 이미 오로라는 그에 대한 마음을 끊어내려 하고 있는데 혼자 김칫국 마시며 최선을 위한 차선으로, 시커먼 속내의 선 자리에 발을 담그는 그.

 

 

 

큰소리만 쳤지 막상 비상식적인 누나들의 작태를 뜯어고치지는 못하는 마마는, 남주인공으로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대사까지 섞는다. "일단 결혼만 하면, 로란 현명하니까." 혹여 오로라와 결혼한다면 그 버르장머리 단단히 뜯어고쳐 놓으라는 누나들의 말을 그대로 수긍하며 속으로 로라가 현명하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라는 무책임한 작태까지. 그야말로 찌질한 남자의 원형이다. 이런 남자는 멜로 드라마 남주인공의 자격이 없다. 미즈넷의 게시물 제목으로나 적당할 인물이 남주인공이라니.

 

 

 

기어이 스토커 취급을 당하며 설설희와 주먹 다툼을 하는데 그 고고했던 황마마를 주먹질하는 남자로 만들어놓은 모습부터가 안쓰러웠지만, 그가 내미는 펀치를 족족 피하는 설설희를 보며 순간 탄식이 나왔다. 세상에. 저렇게 찌질한 주먹질을 하는 남주인공이 또 있을까. 최소한 한 대라도 맞게 해주지. 임성한 작가의 편애가 이 장면 하나로 그대로 드러나 보여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남주인공을 비참하게 만들면서까지 보호해주고 싶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설설희인가. 그럼에도 나는 황마마를 마냥 미워하지 못하겠다. 그것이 작가가 원하는 방향인 것 같아서. 그 수에 휘말려 덩달아 미워하기엔 오창석이라는 배우가 아니 황마마라는 가상의 인물이 서러워서다.

 

 

 

이쯤 되면 "도대체 저 배우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라는 생각이 든다. 제작진조차 단절되어있다는 임성한 작가에겐 오로라공주만이 유일한 그녀의 소통 창구일 테니까. 그래서 그녀는 배우에게 직접 전해야 할 말조차 드라마에 담는다. 여주인공에게는 SNS를 끊으라고 경고했고 남주인공의 헤어스타일은 시시때때로 트집을 잡았다. 작가에게 대본은 감정을 분출하는 스케치북이다. 그들에게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말은 우스운 조언일지 모른다. 하지만 시청자가 드라마의 스토리나 캐릭터가 아닌 그녀의 사적인 감정을 짐작하려해서야 이건 작가의 자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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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라를 놓친 마마가 너무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ㅠㅠ

  • ㅜㅜ 2013.08.30 12:42 신고

    ㅠㅠ떠도는 스포에 의하면 설희가 임작가의 총애를 받는것만은 아닌가보더라구요ㅜㅜ

    • 어떤 캐릭터가 작가의 사적인 감정에 따라서 이리저리 흩날린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배우가 작가의 비위를 맞추는 호스트도 아닌데 말이죠..

  • 꿈단지 2013.08.30 17:42 신고

    오로라가 찍는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이 감독에게 혼이 나는 장면을 보고 혹시 저런 이유때문일까하고까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짐작은 위험한 것이니 아니겠지하고 말았지만 드라마 개연성이 떨어지니 온갖 소문이떠도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습니다.

  • sunny 2013.08.30 19:30 신고

    설희의 비현실을 넘어 초현실적인 캐릭도
    무서울 지경이네요
    어떤 반전이 있을지 몰라도 역대 최악의 남주임에는 틀림없고 캐릭터를 떠나 배우의 이미지를 되돌릴수 있을까 안타깝네요

  • sunny 2013.08.30 19:32 신고

    설희의 비현실을 넘어 초현실적인 캐릭도
    무서울 지경이네요
    어떤 반전이 있을지 몰라도 역대 최악의 남주임에는 틀림없고 캐릭터를 떠나 배우의 이미지를 되돌릴수 있을까 안타깝네요

  • 시청률 2013.08.31 10:11 신고

    이런 드라마가 시청률이 두자리 나온다는 사실. 아이러니하죠. 그러니 작가는 일단 개연성이고 나발이고 일단 자극적(캐릭터에 대한 사랑-시청자 마음을 가지고 노는식)으로 가는거죠. 일드이다보니 어느 타이밍부터 봤느냐에 따라 캐릭터에 대한 공감도도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고. 작가가 이런 점을 충분히 이용하고 있다고 봄. 어느 한 인물에 마음을 잘못주었다간 시청자만 함께 상처받죠. 오창석을 오공통해 처음 알았네요. 오창석은 이미지 관계없이 인지도 쌓고, 그냥 다양한 연기연습한다고 생각하면 마음 편할듯 합니다. 이런 거지같은 대본으로도 연기가 된다면(나름 진정성 있는 연기 매력있음) 무슨 역할이든 못하겠어요. 배우들은 프로답게 임하는데 작가가 저질이네요.

  • 2013.08.31 19:44 신고

    김수현을 막장작가와 단순 비교하여 끌어들이진 맙시다,,

  • 황마마 2013.09.01 00:33 신고

    대본을 통해서 배우를 디스하는 건 참 보기가 불편해요. 오창석배우 눈빛에 빠져서 보게 된건데 맘이 그르네요.

  • 정말 안타까워요.전작 사랑아사랑아에서 참..가능성있는 중고신인이라느꼈고..눈빛도 깊은..오창석.황마마인데요..부당함과 캐릭터의 어처구니를 느낄텐데도 수퍼갑인 싸이코작가앞에선 입도 벙긋못할 무명의 배우니까요..

  • 작가님 너무 합니다 맘에안드는건 드라마시작하자마자 뮘니까? 작가님 아님피디님컨셉? 뻔히 황작가랑될걸말해버리는화면 . . 안조으네요 주위맘들 다싫타고 하네요 설희가죽어요? 이제 훤하니 안보고싶네요 아무리드라마지만 너무실망이고 처음 스타트 좀고치세요 다뻔한데 이제누가보겠어요 불쌍한설희~~

 

사지선다의 보기가 모두 마음에 차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주관식으로 채워넣는 기타의 항목은 네 개의 보기가 모두 답이 아니라서가 아니다. 내가 그 대답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 오로라공주의 두 명의 왕자님, 황마마와 설설희는 오로라가 선택해야 할 두 개의 항목이다. 그런데 어쩌나. 이제 나는 백조 같은 황마마도 또한 흑조 같은 설설희도 오로라의 정답이 아니길 바라게 됐는데.

 

최근 이별한 무릎팍도사의 미덕은 한 페이지의 명언 집보다 진솔한 스타의 어록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배우 하지원이 '발리에서 생긴 일'을 회상하며 꺼낸 이야기를 잊지 못한다. 조인성과 소지섭. 두 명의 남자를 두고 이리 갈까 저리 갈까 깨끔 발을 하던 하지원은 그야말로 어장관리녀의 전설이라 불리며 무수한 욕을 들어먹었지만. 그녀 또한 처음으로 대본을 들여다봤을 때 캐릭터 수정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두 명의 남자를 사랑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

 

하지만 연기를 통해 수정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그녀는 비로소 두 명의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감정마저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소지섭과 조인성의 프러포즈를 동시에 받는데 갈등이 없어서야 온전한 심장을 가진 여인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소지섭-조인성을 두고 어장관리를 했다는 것은 바로 그녀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드라마 오로라공주에도 제법 근사한 두 명의 남자들이 여주인공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다. 당대의 투톱이라 부를 만한 소-조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 카페 앞에서 이 두 남자가 서로를 맞대고 있을 때는 가슴이 절로 콩닥거릴 만큼 대단한 그림이 연출된다. 그런데도 나는 이 두 남자를 여주인공 오로라에게 넘겨주기가 싫다. 조인성과 소지섭이 판가름이 어려울 만큼 우월해서 선택이 어려웠다면 황마마와 설설희는 둘 다 나빠서 싫다.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쪽이 더 나은가가 아니라 어느 쪽이 덜 나쁜가를 선택해야 할 판이니까.

 

처음엔 그렇지 않았었다. 그 도도하신 오로라를 뻑 가게 한 목소리의 황마마는 심지어 디제이조차 녹이는 중이었으니까. 한참을 누나들의 찬사를 받으며 피날레를 장식했던 첫회의 첫 등장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는 도도하고 오만했지만, 합리적이며 자상한, 어른 남자의 분위기를 풍겨내는 '분'이었다.

 

 

 

그랬던 황마마가 급격하게 비틀대더니 어느 날은 추리닝을 입고 누나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바지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절절매는 어린애가 되어버렸다. 잘생긴 남자가 무너지는 꼴을 처음부터 기획한 소위 '까도남' 캐릭터라면 그것 또한 매력이라 부를 수 있겠지만 애초에 도회적인 이미지의 황마마가 느닷없이 우유부단하고 마마보이 같은 이미지가 되는 것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구세주처럼 등장한 설설희는 또 어떤 남자인가. 분명 그는 황마마가 잠시 해롱대는 동안, 최적의 대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랑을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헌신에 가까운 그의 사랑은 드러내지 않아 오히려 매력적이었다. 잠들어있는 뒷좌석의 오로라를 그저 백미러로 바라보는 마음에 만족하는.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내 여자가 아닌 사람에게 이만큼의 선의를 베푸는 남자를 미워할 리가 없었다. 보답을 원하지 않는 사랑이기에 아름다웠고 갈구하지 않는 마음이기에 고결해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언제부턴가 작가에게 모든 능력치를 몰방 받은 듯한 설설희의 캐릭터는 오히려 넘치기 시작하자 재미가 없어졌다. 그를 애인 있는 남자라고 생각하는 오로라에게 매일을 거짓으로 가상의 여자친구를 만들어 일상을 날조하는 그의 모습에서 점차 가증스러움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늘 오로라 얘기로 꽃피우는 설설희 가족을 보고 있노라면 저 가족은 그녀 외에는 대화의 소재가 없나 싶을 지경인데, 아직 고백은커녕 그의 속내도 모르는 오로라를 두고 가족들은 벌써부터 십 년쯤 된 며느리를 공상하는 분위기다. 만약 이 드라마의 메가폰을 유럽의 어느 감독이 잡았다면 싸이코 스릴러물이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간 임성한의 남자들은 결핍되지 않았었다. 그녀가 쓴 무수한 히트작에서 남주인공이란 여주인공을 지옥에서 끌어올리는 구세주였고 난제의 키워드였다. 그들은 여주인공의 슈퍼맨이었다.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여주인공을 선택했던 그들은 가족을 버리는 것조차 주저하지 않았었다. 언제나 여주인공을 못마땅해하는 시월드는 존재했지만, 그것을 깰 수 있었던 것은 남주인공의 희생과 투쟁 덕분이었다. 그저 "사과해!"가 최고의 도발인 황마마의 미온적 태도는 그래서 답답하기 짝이 없다. 여주인공을 울렸던 것은 가난이나 부모의 원죄였지 적어도 남자는 아니었던 셈이다.

 

 

"한 놈은 너무 당기고 한 놈은 너무 느슨하네." 언젠가 오로라공주를 보던 부친의 입에서 나온 소리가 그래서 내겐 반갑기 짝이 없었다. 그것은 내게 부족했던 사지선다의 '기타'와도 같았으니까. 그렇다. 임성한 작가가 추구한 올해의 사랑은 멋있고 완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쿨하지도 않고 완벽하지도 않다.

 

음악이 거의 반절은 살린 영화 '클로저'를 보면 근사했던 등장인물을 망가뜨리는 것이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랑 때문에 본색을 드러내고 사랑 때문에 구차해지고 사랑 때문에 궁색해진다. 그 고결했던 황마마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오로라를 붙잡기 위해 그리 쿨하지 않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설설희가 쓰고 있는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 뒤엔 진득한 스토커와 거짓말쟁이라는 무서운 이면 또한 감춰지고 있다. 그 도도하고 오만하며 넘치는 자존감을 갖고 있던 오로라를 연약한 울보로 만든 것 또한 사랑이다.

 

 

한마디로 찌질하기 짝이 없다. 분명 멋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게 또 우리가 하는 사랑이 아닌가. 마치 씨에프 같은 스물네 시간을 보내던 완벽한 그녀와 마치 이상적인 남편의 교육용 선전물 같았던 그들의 사랑은 티비 안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정말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쿨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왕자님은 물론 공주조차도 없다. "작가로 살거 아니면 단맛만 느끼며 살기에도 바빠요." 인생의 쓴맛을 보게될 날이 오리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던 철부지 과거를 떠올리며 단맛과 쓴맛이 섞인 와인을 맛보는 오로라. 오로라공주라는 역설적인 제목 아래에서 임성한 작가는 어쩌면 그녀 최초로 가장 흠집난 사랑 얘기를 다루고 싶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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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로라공주를 본방사수하는데 짜증이 났다. 이번에는 오로라의 엄마를 잡도리하러 나선 황마마의 극성 씨스터들. 그리고 분노한 오로라. 두 번 다시 황마마를 만나지 않겠다는 오로라의 절규. 다짐을 종용하는 누나들. 그럼에도 끝내 이별의 맹세를 낭독하지 않는 황마마. 이건 내가 몇 주 전에 포장된 아귀찜을 기다리면서 식당 아주머니와 혀를 차며 봤던 그 씬과 다를 바가 없었다. 바로 얼마 전에도 오로라는 극성맞은 황마마의 누나들이 그녀의 오빠마저 모욕하는 사실을 견딜 수 없어 두 번 다시 그를 만나지 않겠노라 절규하지 않았는가. 그때도 황마마의 누나들은 황마마를 붙들고 이별을 강요했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그것이 무려 한 달 전 방영분이라는 것을 돌이켜보면 황마마는 그 오랜 기간을 "누나들은 내가 해결할게"를 지키지 못한 셈이 된다. 그의 누나는 여전히 무식했고 극성맞으며 오로라에 대한 선입견과 증오를 조금도 거두지 않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심지어 집까지 쳐들어와 노모를 압박하는 모습은 오히려 한달 전의 그림보다 한 수 더 뜨는 뻔뻔함이다. 나는 묻고 싶다. 도대체 황마마는 그 오랜 기간 동안 누이의 마음 하나 붙잡지 못하고 무슨 노력을 해왔단 말인가. 오로라의 어머니와 오이 소박이를 담글 시간에 먼저 해야 할 일을 제쳐두고선.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가난한 여주인공을 반대하는 예비 시댁의 고난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필수로 거쳐야 할 예정된 코스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로라공주의 황마마만큼이나 답답하고 융통성 없는 돈키호테는 그야말로 처음 본다. 하물며 여주인공이 싫어! 싫어! 를 외치고 있는 판에. 임성한 작가의 전작 신기생뎐에서 여주인공 단사란은 기생 출신이라는, 비단 부잣집 마나님뿐만이 아니라 엔간한 집에서는 반대 사유가 될만한 과거에 발목이 붙들렸었다. 이에 남주인공 아다모는 단사란을 신부로 맞아들이기 위한 별의별 고난을 다 자청한다. 멍석말이를 당하지 않나. 극심한 아버지의 반대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까지 단사란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황마마의 의지가 불편한 것은 스스로 어떤 희생도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가 그토록 오로라를 사랑한다면, 비록 부모와 다름없는 누나들이라 할지언정 끊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하지 않은가. 누나와 애인을 양손에 쥐고선 어느 쪽도 놓지 못한 채 양쪽 모두에게 상처만 안기고 있는 꼴이다.

 

 

 

벌써 서른이 넘은 결혼적령기의 남동생을 '키워준 은공' 운운하며 인륜지대사마저 자신들의 취향대로 좌지우지하겠다는 누나들의 강압적 태도는 분명 비상식적이다. 오로라의 모친처럼 불면 꺼질세라 염려되는 가난한 노모가 아닌 다음에야 젊은 누나들의 말도 안 되는 어거지를 왜 다 큰 성인 남성이 제어하지 못하는지 참으로 한심할 따름이다. 막말로 이제 와서 누나들과 인연을 끊겠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그 누나들이 죽기라도 하겠나.

 

"어머니. 이 결혼 말려주실 거죠? 따님 포기시켜주실 거죠?" 예비 사돈이 될지도 모르는 노인을 협박한 순간부터 이미 이 가족은 사돈이 될 수 없는 최악의 상태를 맞이한 것이나 다름없다. 만약 이 상태로 결혼을 한다고 해도 로봇이 아니라면 앙금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처다. 차라리 오로라의 오빠들이 좀 남아있었다면 팽팽한 기 싸움으로 대거리라도 해볼 수 있었을 것을.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당하고 있는 노모를 떠올리며 어떻게 황마마의 신부가 될 수 있겠느냔 말이다.

 

 

 

이런 막장 누나들에 대응하는 황마마의 태도는 미온적이기 짝이 없어 불쾌감을 남긴다. 그저 소리만 컸지 대책은 하나도 없다. "난 싫다구요! 우리 엄마 눈에서 눈물 뽑구. 절대!" 오로라는 비명을 지르는데 황마마의 대답은 겨우. "미안해. 내가 사과할게. 할 말이 없다. 증말. 하지만..." 그럼에도 하지만이다. "언젠가 그랬지. 초콜릿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다고. 나한테는 로라가 초콜릿이야. 너무 달아서, 금방 물리는 싸구려 초콜릿이 아니라 냉동 보관해야 하는 순수 생초콜릿!" 작가 아니랄까 봐 말만 번지르르하다.

 

"그 오빠들 우리가 다 책임져야 해! 어떡할 거야!" 오로라의 오빠들을 거지 취급하는 누이들에게 황마마의 대답 또한 최악 중의 최악이었다. "막말로 큰형님이나 둘째 형님 누나 식당 같이 거들면 되는 거구 막내 형님은 하던 대로 누나 서포트하면 되는 거잖아. 어차피 서포트할 거!" 끝까지 누나의 지원을 놓지 못하는 황마마이기에 그녀들의 말도 안 되는 고집과 억지 또한 결코 느슨해질 리가 없는 것이다.

 

 

이별을 청하는 로라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돌아선 황마마는 누나들에게 고한다. "내일 로라네 가서 사과해." "너 진심으로 하는 소리니?" 배신감에 치를 떠는 누나들을 바라보며 그는 독기 어린 눈으로 답했다. 그는 과연 이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시트콤이 아니고서야 이 막장 누나들이 오로라에게 사과를 할 리도 만무하지만 혹여 사과한다고 해도 그게 최악의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가.

 

 

단언컨대 잘생긴 황마마씨. 오로라를 갖고 싶다면 누나를 놓던가 아니면 그녀를 놔주어야 합니다. 안 그래도 지쳐있는 그녀가 이제 조금씩 행복을 찾아가는데 그녀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며 울음을 터지게 하는 것은 오로지 황마마 자신의 고집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가. 거부하는 그녀를 울리면서까지 무조건 붙잡는 것이 과연 사랑일까. 적어도 그가 주장했던 초콜릿을 사랑하는 방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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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네가 일으킨 소동들 난 좋게 받아들였어. 힘들고 골치 아팠지만 그래도 좋았거든. 의욕 펄펄 넘치던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고 진짜 의사감인 후배가 들어온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했어.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넌 네 생각으로 일을 하는 것 같지가 않아. 영혼이 없는 의사는 수술방에 있는 로봇이나 다름없어."

 

 

 

"너만의 확신과 생각을 가져. 환자를 치료하고 살리기 전에. 응?" 박시온이 그렇게 슬퍼 보였던 건 처음이었다. 언제나처럼 마찬가지의 폼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눈은 먹먹한 슬픔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앞자리의 차윤서는 끝끝내 매몰찬 한마디를 수거하지 않았다. 감정이 없는 로봇. 아무리 좋아하는 그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질겁했던 그 말을 그녀 자신이 사용했던 것이다. 하물며 그 김도한조차 박시온을 눈앞에 두고선 하지 못했던 말이다. 그 폭력 같은 문장을 천사 같았던 차윤서가 쓰게 된 동기는 의외로 허술했다. 박시온의 인의가 그녀가 그토록 사모하는 김도한 교수의 걸림돌이라는 위협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도한이 아닌 다른 누구를 곤란하게 했더라면 어쩌면 나서서 박시온의 정의를 편들었을지도 모를 차윤서였다. 병원 내의 질서와 상하관계 각종 알력과 비리로 뒤덮인 그 무수한 관계와 관계들 속에서 무풍지대처럼 아이의 치료만을 시급해하던 그녀가 또 하나의 관계 때문에 박시온을 고문관 취급하는 것은 내게 참으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박시온에게 자신만의 확신과 생각을 가지라고 말했지만 정작 가벼운 미풍에도 흔들리는 것은 차윤서 자신이었다.

 

 

 

지키고 싶은 것이 부서질까 봐 박시온을 염려하는 것은 차윤서 뿐만이 아니다. "결점을 가진 천재가 영웅이 되는 건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이야. 난 만화의 주인공보다는 소통이 가능한 파트너를 원해." 무엇보다 팀워크를 중시한다는 김도한에게 사회성이 결여된 박시온은 그의 기준에선 최악의 의사라 판단되지만 정작 김도한 자신 또한 취하고 싶은 만큼의 처신만 유지하는 병원 내의 독고다이 닥터가 아니던가. 차윤서가 박시온을, 김도한의 걸림돌이라 생각했기에 원망하는 것처럼 그 역시 그가 사모하는 최우석 선생의 아킬레스건인 박시온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박시온에게 의사의 평정심을 요구하면서 정작 사적인 감정에 연연하는 것은 박시온을 나무라는 두 명의 의사였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단순히 드라마적 설정뿐만이 아니라 장애인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이자 현실이다. 만화 속에서 장애를 극복하여 영웅이 된 SF 같은 스토리에 탄복하고 생활고에도 헌신하는 장애인의 미담에 감탄하며 ARS 천 원어치의 성금을 낼 수는 있지만 막상 그들이 내 주변의 누군가가 된다는 사실은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디까지나 내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관계를 맺으려 하는 것. 그것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를 비추는 가장 정확한 현실이다. 그러니 '싫은 이유'를 만든다. 아직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부러 사고를 상상하여 장애인의 마지노선을 그어버리는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박시온은 민폐 덩어리에 고문관처럼 그려지지만 사실 그에게 자폐와 서번트 증후군이라는 몇 가지 단서만 없었더라도 그 정도 사고뭉치는 메디컬 드라마 신참에게 빠지지 않는 에피소드 중 하나였다. 그저 넘치는 패기와 정의만 가진 철부지 신입 레지던트가 이리 뛰고 저리 뛰다 사고를 터뜨리고 수습을 부탁하는 것은 그저 클리세일 뿐이지 않은가. 심지어 등장 직전부터 지금까지 무려 사경을 헤매는 두 명의 어린 생명을 구원해낸 신의다.

 

 

 

심지어 모든 의사가 포기하고 방치하고 외면하려 했던 아이다. 이 아이가 죽어갈 때 누군가는 골프를 치고 다녔고 누군가는 덤터기를 쓸까 봐 피하려 했다. 또 누군가는 관계가 무너질까 피하려 했다. 이 너저분한 사유에 궤변을 붙여가며 박시온을 나무라는 그와 그녀들이 과연 정상인인가. 살리려 하는 사람. 살리지 않으려 하는 사람. 진짜 사회성이 결여된 인간은 누구란 말인가.

 

박시온을 투영하여 바라본 장애인의 현실이 서글픈 것은 그의 존재 자체를 터지기 직전의 시한폭탄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선입견 때문이다. 박시온이 그들에게 불편한 것은 그가 실수해서가 아니라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심지어 완전한 장애인도 아니다. 이미 오래전 정상인의 판정을 받았으며 천재성만큼은 누구도 외면하지 못할, (무려 그 김도한마저도 박시온의 지적을 모조리 받아들였다.) 천재 의사. 그럼에도 사람들은 두려워하며 불편해한다. 그가 갖지 못한 사회성 때문에. 하지만 과연 우리가 요구하는 사회성이 박시온의 정의보다 중요한 것인가. 아이가 죽어가더라도 선배 의사의 체면을 위해 외면해야 하는 것이 사회성이고 내가 살린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모조리 공이 돌려져도 그저 아이가 살아났음을 기뻐하는 것이 결여된 사회성인가.

 

 

굿닥터 4회에서 그야말로 가슴을 저미게 한 인상적인 장면 하나가 있었다. 오도카니 혼자인 박시온에게 다가와 농구를 권하는 의사들. 그 사이를 파고들지 못해 팀이면서도 팀이 아닌 위치의 박시온은 자신에게 드디어 날아든 공을 멋진 폼으로 화려하게 날려보내는 환상을 본다. 그렇게 주인공이 되는 자신을. 그렇게 사람들과 어울리는 빛나는 지금을. 그러나 화면은 애석하게도 몽환적인 환상에서 벗어나 초라하게 땅으로 고꾸라진채 볼품없는 농구공을 그려낸다. 그것이 박시온을, 아니 장애인을 바라보는 지금의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파왔다.

 

 

 

"너만의 확신과 생각을 가져. 환자를 치료하고 살리기 전에." 차윤서의 말에 덧붙여 나는 묻고 싶다. 환자를 치료하고 살리는 일 외의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수술방의 로봇이라 비아냥 당했던 박시온이 그의 정의라 읊조리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그녀는 마치 로봇의 시뮬레이션이라도 되는 것처럼 외면했지만, 감정이 없다고 비난받은 박시온의 확신이야말로 의사의 영혼이다. 어쩌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외워야 할 사람은 박시온이 아니라 차윤서 자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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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일로 2013.08.17 14:53 신고

    멋진 리뷰어이십니다^^

  • 마시멜로 2013.08.17 20:38 신고

    와 정말 잘읽고 갑니다 정말 댓글같은거 잘 안다는데 이렇게 좋은리뷰는 처음봐요 정말 잘읽고 갑니다!

  • ㅇㅇ 2013.08.17 21:45 신고

    리뷰에 이렇게 댓글 달아보기는 처음이네요 공감하고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 리뷰 부탁드려요!

  • 굿팬 2013.08.17 21:51 신고

    가슴이 먹먹해져 오네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 리뷰 부탁드려요

  • 2013.08.19 12:35 신고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던 점을 긁어 주는, 아픈 리뷰입니다ㅠㅠ
    제가 차윤서 편에 서서 드라마를 보고 있었단 걸 알았네요.
    구구절절 동감하는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반성합니다.
    늘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 '생각'했는데, 늘 그저 '생각'만 하고 있었네요.
    구체적 현실 속에선 그들과 저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쳐 놓고 있진 않았나 되돌아보게 됩니다.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

    • ^^ 저도 간혹 놓치는 부분이긴 합니다. 작가님이 말씀하셨던 성장의 팔할은 박시온이 아니라 김도한과 차윤서라는 말이 와닿는 시점이지요.

  • 장애인차별 2013.08.26 10:04 신고

    TV드라마를 보면은
    전부다 하나같이
    장애인차별이 굉장히심하다!
    특히 자폐아라면 마치 조선시대
    의 백정보듯이 너무심하게
    천대와멸시를 가하는게 문제였다!
    특히 엘리트라 불리는 범생이놈들은
    툭하면 자신과는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장애인을 함부로 대하는경우가
    있다!MBC드라마에선 범생이가 악역으로
    안나오면서 KBS드라마에는 안경도안쓴놈들이
    범생이행세를 하면서 그렇게 얄밉게악역노릇을
    하는꼴이 너무나도싫다!만약에 SBS드라마라면
    나쁜짓하는 깡패색기들!반죽여도 시원치않을판국에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열어 보였던 신의 퀴즈. 이 드라마에서 배우 류덕환이 연기한 한진우는 참 재밌는 캐릭터였다. 변사(辯士) 같은 말투로 능청을 떨거나 때론 바보 행진 같은 짓을 해 영락없이 가벼운 놈으로 보이지만 사건 앞에서 침묵을 지키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만화 같았던 것이다. 경박하게 풀려있는 나사 같은 녀석이 이따금 비범한 천재성을 드러내는 장면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로선 그야말로 목말랐던 게이지를 꽉꽉 채우는 기분이었으니까.

 

박재범 작가의 차기작 굿닥터 역시 신의 퀴즈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차고 넘친다. 오히려 작가의 캐릭터 메이킹 범위가 한층 포괄적으로 성장해버린 느낌이랄까. 신의 퀴즈에서 주인공 한진우에게만 집중해있었던 캐릭터의 매력이 이번 드라마 굿 닥터에서는 보다 많은 캐릭터들에게 공평히 나누어졌다.

 

 

 

"두 가지 옵션이 있어. 첫 번째, 사리분별 못 하는 비범한 의사. 사리분별 할 줄 아는 평범한 의사. 누굴 택할래?" 김도한(주상욱 분)이 내민 두개의 옵션은 박시온(주원 분)을 주제로 던진 말이다. 천재성이라는 비기. 그러나 열악한 사회성.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우울한 히포크라테스, 박시온을 둘러싼 찬반양론에 꽂힌 사고로 서술된다. 분명 주인공 박시온에게 종속된 인물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각개의 세계관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재밌다.

 

 

 

느물대는 이기주의자 우일규(윤박 분)와 고충만(조희봉)처럼 탐욕과 권력욕에 찌든 외향적 반대파가 존재하는가 하면 의뭉스럽기 짝이 없어 도대체 어느 파인가조차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미스터리 맨 강현태(곽도원 분)까지. 특히 강현태의 캐릭터는 극과 극을 오가며 드문드문 신경을 건드린다. 온화하게 낮은 목소리로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다가 거칠게 배트를 날려 치는 폭력적 이면에는 소름이 끼칠 수밖에 없었으니. 하필 그의 파트너가 의학 드라마 '하얀거탑'의 의뭉스러운 능구렁이 김창완이라는 사실도 참 재밌다.

 

 

 

하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극악의 사회성으로 일명 고문관 역할을 맡아 하고 있는 박시온의 적과 흑. 주상욱이 열연 중인 김도한 교수의 캐릭터다. 주인공을 탐탁지 않아 하며 늘상 못된 말만 내뱉는 이 캐릭터는 겉모습으로 비추어 단순한 악역으로 보이지만 그저 주인공의 걸림돌이라고 말하기엔 이 캐릭터, 너무 잘 만들어졌다. 열등한 사회성으로 극히 단순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박시온과 달리 김도한의 이미지는 그가 맺고있는 몇 명의 캐릭터와의 관계로 인해 결정된다.

 

 

 

"네가 날 존경하지 않는다는 거 잘 알아. 하지만 적어도 병원 안에서는 그런 척이라도 할 수 없냐?" 절박한 선배의 목소리 앞에서도 그저 깝죽하고 고개를 숙이며 오만을 날리다가도 그의 몇 안 되는 아킬레스건, 최우석(천호진 분) 앞에서는 그 자신이 절박한 양이 되기도 한다. 부패한 의사와 타락해가는 레지던트들 앞에서는 포효하는 사자처럼 무서운 모습을 드러냈다가는 그의 도도한 연인, 유채경(김민서 분) 앞에서는 프러포즈를 속삭이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연인을 연출하기도 한다.

 

 

 

덧붙여 오랫동안 자신에게 마음을 주고 있었던 어쩐지 신경 쓰이는 여자 차윤서(문채원 분)를 향한 미묘한 여지까지. 그저 표정없는 목석 같은 이 남자가 캐릭터 하나하나에 덧붙인 사상을 하나하나 까발려보면 이렇게 매력적이고 입체적일 수 없다. 박시온이 없는 모성이라도 끌어내 안아주고 싶을 만큼 귀엽고 애처롭다면 김도한은 절로 안기고 싶을 만큼 어른남자의 매력을 폴폴 풍긴다. 안아주고 싶은 남자, 그리고 안기고 싶은 남자.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두 남자를 대하는 태도다. 차라리 굿닥터 내의 대놓고 드러난 남녀 커플의 러브라인보다는 그들의 삼각관계가 오히려 가슴을 설레게 한다고 말하고 싶을 만큼 최우석을 둘러싼 김도한 그리고 박시온의 애증은 흥미롭기 그지없는데. 신의 퀴즈에서 한진우가 그토록 매력적이었던 것은 작가가 뿌려준 밑밥이 풍성했기 때문이지만 그것을 월척으로 낚아올린 것은 류덕환의 연기력이었음을 무시할 수 없었다. 굿닥터는 텍스트 위에 써진 매력적인 캐릭터만큼이나 배우의 표현력 또한 무척이나 이상적이다.

 

박시온을 아킬레스건으로 내밀어 최우석의 숨통을 끊으려 하는 병원 내의 아귀들 때문에 그는 박시온을 향한 극과 극의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그토록 아끼는 최우석의 약점일 박시온이 미워서 견딜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스승의 간절한 당부와 덧붙여 그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어떻게 해서든 박시온을 지켜줄 수밖에 없다. 그 이중적인 태도가 드라마 속에서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굿닥터 4회에서는 그 김도한이 처음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박시온을 인질로 잡아 병원장 최우석을 무너뜨리려는 야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는 도대체 왜 그토록 박시온을 아끼느냐고 그를 원망했다가도 끝끝내 최우석을 놓아버릴 수 없었다. "선생님. 저한테 약속 하나만 해주십시오. 쉽게 물러나시면 안 됩니다. 버티셔야 됩니다. 허망하게 떠나시면 저 정말로 선생님 원망할 겁니다." 위태롭게 비틀거리며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리던 그는 취한 와중에도 결연한 의지를 내밀며 소리를 쳤다.

 

"아니, 제가 선생님 안 떠나게 합니다! 제가."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꼬꾸라지는 한마디. "이 김도한이. 제가." 풀썩 넘어지는 김도한의 첫 망가짐이 우습기보다는 든든했던 것은 주상욱이 표현한 이 순간의 단단한 연기력 때문이었다. 주원이 미친 디테일을 연기의 스킬처럼 사용한다면 주상욱은 뭉근한 템포로 김도한이라는 캐릭터를 자연스러우면서도 인상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결점을 가진 천재가 영웅이 되는 건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이야. 난 만화의 주인공보다는 소통이 가능한 파트너를 원해." 그토록 박시온을 부정하면서도 막상 그 누구보다 그의 천재성을 신뢰하는 김도한의 태도 또한 흥미롭다. 수술실에서 두 번의 집도를 하며 자신의 판단마저 아무렇지 않게 부정하며 받아들였던 것은 바로 그가 그토록 불신하는 의사 박시온의 지시였다. 박시온을 감정 없는 로봇이라 표현하면서도 막상 그의 소명 의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부패한 의사를 비난하는 것도 김도한의 새로운 이면이다. 서로를 불신하고 두려워하는 두 사람이 앞으로 펼쳐낼 인간적 교감이 기대된다. 그것은 아마도 박시온이 받아들일 첫 번째 사회성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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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상욱씨 캐릭터가 가끔은 넘 못된 것 같기도 하지만 멋있는 것 같아요~ㅎㅎ

  • 2013.08.14 22:01

    비밀댓글입니다

  • 김경애 2013.08.16 14:11 신고

    주상욱씨 정말멋있어요!!!
    김명민.신하균. 뒤를잇는
    멋지고 훌륭한 닥터!!
    연기잘하고 진짜 의사같고 멋지십니다.
    박수!!!!#

  • 안티윤박 2013.08.22 11:00 신고

    윤박이 !이개쓰레기
    내가보기엔 이놈은
    주원의 동료의사라기
    보다는 그냥 정만식
    일파중에 한명이겠지?
    조희봉이도 역시같은
    패거리이고

 

"드라마가 재밌는 게 중요하지. 주인공 분량. 물론 주인공 위주로 흘러가서 재미까지 있으면 좋겠지마는 주인공 역할이 좀 작아져도 시청자가 좋아할 방향이면 받아 들어야 해. 주인공 팬클럽만 시청자 아니니까."

 

드라마 오로라공주 51회에서 나온 대사다. 드라마 속의 드라마, 알타이르의 남주인공은 대본을 받을 때마다 줄어들어 있는 자신의 분량에 불만을 갖게 된다. 더욱이 그의 분량이 줄어들수록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상대역 오로라의 존재감은 그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 그는 밀려드는 열등감으로 오로라의 연기에 트집을 잡거나 제대로 호흡을 맞추어주지 않는 등 유치한 시비를 걸며 오로라를 괴롭혔다. 상황을 알아차린 알타이르의 감독 공진단은 투덜거리는 남주인공을 비난하며 혼쭐을 냈다.

 

 

 

이 대사는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드라마 속의 '알타이르' 뿐만 아니라 알타이르 밖의 오로라공주를 시청하는 그들에게도. 하물며 연기자들에게도 이 대사는 단순히 텍스트로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임성한 작가의 호통이자 충고였으며 경고이기도 했다. 분명 드라마에 존재해서는 안 될 대사는 아니었으나 이 말이 나온 시기와 흐름 그리고 뉘앙스가 문제였다. 정말이지 기가 막힌 우연이 아니었다면 누가 맞닥뜨려도 그 이야기로 연결시킬 법한 상황이었다. 여덟 명의 배우가 하차했고 그중 세 명의 배우가 석연찮은 강제 하차를 당했다. 아니. 뭐 이렇게 쓰고 나니 미스터리 소설의 음흉한 도입부 같다.

 

매번 새 드라마를 내놓을 때마다 자극적인 소재로 막장 논란에 휘말리는 임성한 작가가 이번 드라마만큼은 어째 잠잠하다 싶었다. 특이하게도 이번의 논란은 드라마 안의 전개가 아니라 외부적인 문제였다. 드라마 시작 단계부터 주연 배우에 가까운 분량을 갖고 있었던 여주인공 오로라의 세 오빠들 역, 손창민 그리고 오대규가 아직 판도 채 벌이지 않은 전개에서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느닷없는 아내의 변고에 미국으로 떠나버렸다는 설정부터가 급하게 넣었다 싶은데 배우 본인들조차 사전 논의가 없었던, 강제 하차라는 억울함을 표현했다.

 

 

 

이 대사가 나오게 된 전후 사정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직접적으로 드러난 논란은 오빠들의 강제 하차라는 사건 때문이었지만 내가 이 대사를 듣고 떠올렸던 것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 오창석(황마마 역)이었다. "알타이르란 드라마에서 진짜 주인공은 누군지 알어? 요정이도 아니고 설리도 아니고 나모도 아니야. 알타이르란 드라마 전체지. 7~8회 나도 봤는데 맞어. 요정이 분량 줄었어. 나모 늘구. 그래서 드라마 재미없어졌어? 더 재밌어졌어."

 

드라마 알타이르를 오로라공주의 소규모 세계관이라고 해석한다면 오로라의 상대역을 맡은 남주인공의 포지션을 이 드라마의 남주인공 오창석과 연결시키는 것은 그리 부자연스러운 생각이 아니다. 덧붙여 알타이르의 남주인공이 받는 부당한 대우는 사실 오빠들의 강제 하차보다는 황마마역의 오창석과 설설희역의 서하준의 처지에 비추어보는 것이 더 아귀에 맞다. 애초에 드라마의 프로필조차 장식하지 못했던, 그야말로 깍두기 처지의 서하준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남주인공 오창석의 분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누군가는 우스갯소리로 견공 떡대보다 씬이 작다는 말을 하기도 했었다.

 

 

 

"양다리 걸쳐도 재미만 있고 말 되는 상황이면 괜찮잖아?" 그런 의미에서 들어보자면 퍽이나 잔인한 대사다. 네 분량이 줄어들었으니 더 재밌어졌다는 야유와 조롱을 드라마의 대사로 집어넣고 남주인공을 힐난하다니. 더 황당한 것은 드라마를 임성한 작가 본인의 유일한 소통 수단이 되고 있으니 이제는 매 끼니마다 좀스러운 생활 상식, 음식 정보 등으로 시청자를 훈육하는 것도 모자라 시청자와 출연 배우를 힐난하는 창구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오로라공주의 대본은 그저 임성한 작가의 도를 넘어선 감정 배출구로 이용되고 있다.

 

드라마의 대사를 자신의 신문고로 이용하는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NS해?" "아니오." "그거 잘못하면 한방에 훅 간다." 황당하리만큼 느닷없었던 이 대사는 역시 드라마의 전개를 위해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원래 세상이란 게 약해 보이면 짓밟고 싶은가보다." 오빠들의 강제 하차 소식이 있고 나서 전소민(오로라 역)은 트위터에 이와 같은 글을 남겨 추측의 파문을 불렀다. 그다음에 드라마로 써진 상황에 트위터를 하지 말라는 훈수를 들으며 머쓱하게 웃고 있는 오로라였다. 부쩍 SNS를 통해 시청자와 소통을 즐겨하던 전소민에게는 참으로 뜨끔했을 작가의 경고였으리라.

 

 

 

기행에 가까운 엽기적 하차와 대사가 아닌 임성한의 전언이라고 느껴지는 훈계성 발언들. 이것들이 거듭되자 시청자 또한 임성한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심지어 임성한의 미덕이라고 생각했던 선의마저도 월권행위로 달리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성에 연연하지 않고 신인 배우를 발굴하여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으로 칭송을 받았던 임성한의 선의가 오로라공주에서 처음으로 그녀의 권위주의를 대변하는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그리 유명하지 않은 배우를 자신의 드라마에서 쓰는 까닭은 다루기 만만해서 잡음이 덜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얼마 전 임성한의 친조카인 백옥담(노다지 역)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는 기사가 났다. 다른 배우가 하차되고 비중이 줄어들자 그녀의 분량이 늘어났으며 이것은 친조카를 띄워 주기 위한 월권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오로라공주를 여태껏 지켜봤던 필자로서는 꽤 억울한 오해라는 변론을 들어주고 싶었다. 그녀가 최근 들어 비중이 늘어난 것은 애초부터 자리잡혀있었던 관계의 연결고리 때문이지 그 과정에서 억지스러운 전개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고위 관계자가 자신의 혈육을 출연시키는 것 또한 임성한이 유일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많은 임성한 작가의 감정적 처사에 불만을 품고 있던 시청자들은 이것을 부당한 거래로 해석하기에 십상이다. 이미 임성한 작가의 월권행위라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박혀있기 때문이다. 공진단의 입을 빌려 임성한 작가는 드라마의 주인공은 드라마 그 자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자가 느낄 재미라고 일축했지만, 이것은 결국 시청자와 임성한 작가의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작가는 시청자가 답답하고 시청자는 작가를 곡해한다.

 

 

 

대놓고 주연배우를 지적하는 어조에 비약적으로 줄어든 분량과 도무지 폼이 나지 않는 망가진 캐릭터를 두고 일부의 시청자는 농담조로 웃었었다. 오창석이 바꾼 헤어스타일이 임성한 작가의 맘에 안 들었던 것 아니냐고. 드라마 초반 오창석은 가르마를 가운데로 탄 다소 느끼한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가르마를 무너뜨리고 머리를 자른 것이 화근이었다.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서 더 우스운 건 이것을 음모론을 넘어 사실로 받아들이는 시청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어처구니없게도 임성한 작가는 이 어처구니없는 음모론을 사실화 시키는데 한몫했다.

 

"작가는 머리가 길어야 분위기 있어. 길러." "이전 머리가 더 나아요." 나는 드라마에서 전개와 무관한 주인공의 헤어스타일에 대한 취향을 이렇게 몇 사람이서 지적하는 상황은 정말이지 처음 보았다. 그 말에 뻘쭘하게 웃으며 "안 그래도 지금 기르고 있어요." 라고 대답하는 황마마라니. 그리고 최근 그 짧은 머리를 어찌어찌 길러서 다시 가르마를 타고 등장한 황마마를 보니 웃음이 터진다.

 

 

 

과거 임성한 작가의 슈퍼 히트작 인어아가씨에서 작가로 등장한 아리영은 자신의 드라마에서 주인공역을 맡은 중견 배우에게 촌스러운 가발을 씌우느라 안달이었다. 피고름으로 쓴 대본을 어디 감히 던지느냐고. 배우가 술집 작부역이라면 또 못하겠냐고. 작가와 배우의 처신을 들먹였지만 까놓고 말하면 그것은 단순히 드라마의 전개를 위해 필요한 신이 아니라 오로지 아빠의 내연녀를 향한 아리영 작가의 복수심을 작가라는 갑의 처지에서 휘두른 월권행위가 아니었던가.

 

가르마를 타고 등장한 황마마를 보니 뽀글 가발을 쓰고 울먹이던 한혜숙이 떠올라 헛웃음이 터진다. 드라마는 오로지 시청자의 재미를 위해 존재한다던 공진단. 그러나 그도 한때는 자신의 사심에 불타올라 눈엣가시인 오로라에게 번번한 시비를 걸었던 부당한 갑이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지금 임성한 작가의 행위가 진짜 드라마의 재미를 위함인지 아니면 재미를 빙자한 폭력인가를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이제 아홉 명의 하차를 염두에 두고 있는 임성한 작가.

 

작가의 포지션을 서사의 요정이 아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도날드 트럼프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는 더이상 그녀의 오이지, 샌드위치 타령과 "You're fired!" 같은 호통이 아닌 드라마의 진짜 전개를 보고 싶다. "옛날에 먹을 거 없어서 평민들이나 개 잡아먹었는데. 요즘은 정치인, 경제인 할 거 없이 다 먹으니까." "사실 개는 안 먹어야 해요." 그 와중에 이중 훈수까지 두는 임성한 작가의 노파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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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1회에서 느낀 주원을 향한 기대치가 결코 착각이나 요행이 아니었나 보다. 2회에 들어서 그는 더욱 완성된 이미지의 박시온을 시청자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신은 그에게 자폐라는 핸디캡과 천재적인 각인 능력을 양손에 쥐여주었다. 서번트 신드롬. 자폐증을 앓고 있는 이에게 이따금 드러나는 집착적인 천재성. 그래서 누군가는 자폐증을 천재의 병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는.

 

 

 

 

 

이런 박시온은 배우라면 누구나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임에 틀림없다. 주원 자신도 인터뷰에서 그리 말한 바 있듯이. 의학 천재라는 설정부터가 구미가 당기는데 심지어 그 천재성이 자폐증의 서번트 신드롬에서 나온다는 설정은 그야말로 도전욕이 꿈틀대는 과제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과제라고 표현한 만큼 역경에 가까운 준비성을 요구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실 메디컬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과제부터가 만만한 난이도가 아니다.혀가 꼬일 것 같은 의학 용어를 잔뜩 실어놓은 대본은 그렇지 않아도 기존 드라마에 비해 대사량이 터무니없는 수준이다. 이것을 아무렇지 않게 그네들만의 네이티브 수준으로 침착하게 읽어내려가는 과정이 좀 벅찼을까. 거기다 이 박시온이라는 캐릭터는 연기자에게 한 층의 난이도를 더 쌓아버렸다.

 

지난 자폐증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덜 여문 사회성의 어딘가 낯선 사람.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또 완전한 장애인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차라리 한쪽으로 치우쳐있었다면 그나마 집중할 수 있어 연기하기 편했으리라. 이쪽도 저쪽도 아닌 상태를 온전한 하나의 캐릭터로 정립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스물 여섯 살의 배우 주원이 증명했다.

 

 

 

OCN의 성공한 시즌제 드라마 '신의 퀴즈'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이 작가의 가공할만한 천재 메이킹 능력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의학과 수사를 넘나들며 능글맞은 천재성을 발휘하던 류덕환의 그 쫀쫀한 연기력이라니. 박재범 작가의 신작, 굿닥터의 주원은 역시 류덕환과 같은 천재 의사를 연기하지만 넘치는 사교성과 자유분방한 성격 안의 비범한 천재성을 갖고 있던 한진우와 달리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며 극히 제한된 사회성을 가진 채 정해진 규율과 법칙에 의존하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졌다.

 

 

이런 폐쇄적이고 관습화된 인간관계와 사고 회로를 가진 흥미로운 인물 박시온을 표현하기 위해 주원은 남다른 디테일로 캐릭터의 차별화를 두었다. 어떤 드라마의 역할에서든 항상 고고한 고개로 상대방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던 주원이 이 드라마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피하며 항시 벗어난 위치로 눈길을 준다. 이 작은 디테일이 박시온이라는 캐릭터의 결여된 사회성과 공포심을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나는 알 수 있었다.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그는 유달리 타인의 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공포 앞에서 어찌할 줄을 몰라 손가락을 움찔거리며 자라처럼 꺾어내린 목과 시선을 회피하는 동작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이미 습관화되어있었다. 필자가 감격했던 것은 카메라의 포커스가 배우 주원을 맞추고 있지 않은 순간에도 여전히 박시온인 채로 그의 두려움을 표현하고 있는 주원을 발견했을 때였다.

 

 

 

놀라운 것은 어디까지나 자폐 성향이 남아있는 박시온의 천재성이 탁월한 의학 지식에서 발휘된다는 설정 때문에 겉모습으로 비추어지는 어눌한 성격과 달리 혀를 내두르는 두뇌의 천재성을 말로 표현해야 하는 고충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소년의 나비 그림에 탄복하던 박시온은 수술을 받은 아이의 후유증이 집도의의 소견과 달리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본능적인 직감으로 깨닫게 된다. 그것은 대선배의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이기도 했고 그의 권능을 의심하는 불충이기도 했다. 어른이라면 결코 끼어들어서는 안 되는 사회의 규율을 박시온은 계산하지 못했다. 그저 아이를 살리는 것만이 지금 이 순간의 박시온에게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죽음 앞에서 박시온은 절박해진다.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는 절박함은 차분한 박시온을 붕괴시켰다. 발작을 일으키는 박시온. "빨리 수술을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성호가 죽습니다." 마치 컴퓨터에서 출력된 목소리 같았지만 그 속에 스며든 절박한 인간성은 다른 누구보다 아이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비정상적으로 꺾인 손을 마치 자신을 재촉하듯 가슴을 두드리며 고개를 꺾고 몸을 떠는 동작은 겉으로 잘 표현되지 않는 박시온의 마음을 절실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타인에겐 그저 낯설고 기이한 행위로 보인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마치 살리에르 같은 김도한에게 폭력적으로 제압당하고 수술실 밖으로 쫓겨난 박시온은 그 순간에도 아이의 죽음을 관망하지 못한다. 과연 선배 의사의 권위를 왈가왈부할 자격이 있는가 싶게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집도의 고충만. 그로인해 조금씩 죽어가는 아이를 집도의가 아닌 김도한은 제대로 수술할 수 없었지만 박시온의 천재성은 자신의 관할이 아닌 아이의 상태마저도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김도한은 그토록 부정하면서도 박시온의 지시를 따르게 된다. 이 순간 주원의 탁월한 대사 소화 능력이 빛을 발했다. 어려운 의학 용어를 설명과 곁들여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줄줄이 읊어내는 암기력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 그 속사포 같은 대사 가운데 아이를 살리고 싶어하는 박시온의 절박한 마음을 빼먹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죽어가는 아이를 바라볼 때의 그 절망에 가까운 얼굴이라니.

 

 

 

"이틀간 내가 본 박시온은 로봇이었어. 무조건 환자를 고쳐야 함. 이 프로그램이 입력된 로봇." "감정은 있겠지. 내가 말하는 것은 의사로서의 정신을 말하는 거야. 박시온은 의사 정신이 없어." 만약 김도한이 박시온의 그 얼굴을 볼 수 있었다면 그의 감정을 차마 로봇이라고 지칭하진 못했으리라. 그린 메스. 진짜 바보는 나다. 너는 천재다. 형이 건넨 초록빛 장난감 메스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시온. 그리고 여전히 아이의 얼굴로 시온을 찾아오는 형. 어른이 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아이인 채로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싶지 않다. 그것이 바로 박시온이 가진 소아과 의사의 정신이었다.

 

아픈 소년의 나비 그림에 감탄하는 의사는 그리 많지 않다. 박시온의 절박함이 아이를 구했고 결국 이 아이가 어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나비는 박시온의 주변을 유영하듯 너울대며 떠올랐다. 마치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듯. 그 순간에도 주원은 부끄러운 눈으로 나비를 바라보는 박시온의 얼굴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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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클렐레 2013.08.07 11:05 신고

    리뷰 잘 봤습니다.
    그런데 알려드릴 게 있어서요.
    성호의 집도의는 김도한이 아니라 소아외과 과장 고충만이었습니다.

  • 주원씨의 연기변신~ 기대이상이네요 ㅎㅎ 넘 재밌더라구용ㅎㅎ

  • 장장장 2013.08.07 11:52 신고

    진짜....
    이제 2회밖에 안 됐지만 보는내내 몰입도 최고!!
    항상 자폐아연기를 하는 사람을 볼때마다 영화"말아톤"과 비교를 하게 되더라구요..
    조승우를 능가하는 사람이 없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주원이 능가하더라구요...
    그리고 조승우씨가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구부정한 어깨, 불안한 시선처리..그리고 대사처리 능력까지...
    진정 이 사람이 20대가 맞나 싶더라구요..
    그리고 잘생긴 외모임에도 전혀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연기는...진짜 대박입니다.
    보통 잘생기면 그 역에 몰입하기 힘들잖아요..근데 주원은 다르더라구요...
    지금의 연기를 더 열심히 잘 할 수록 더 멋있어보이고 귀여워보이기까지 하는 이유는 왜 일까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의 행동 중에 "본인 일에 열심히 하고 집중하는 남자" 때문이겠죠?^^
    연기자가 연기를 잘 하고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겠지만...그 당연함 조차도 고맙게 느끼게 해주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굿닥터" 웰 메이드 드라마로 성장했음 좋겠습니다!!!^^

    • 자폐와 발달 장애가 있는 사람을 주변에서 자주 보고 있는데요. 주원의 연기는 완벽합니다. 아마도 비슷한 상태의 환자를 몇달은 지긋이 관찰하고 연구하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 말아톤을 찍은 조승우도 실제 인물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많은 부분을 참고했다고 들었거든요. 구부정한 어깨와 시선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나 하이톤의 목소리.. 디테일이 정말 쵝오입니다..^^bb

      뻘이지만 주원의 깊게 패인 눈두덩이와 매력있는 다크서클도 역할과 잘 어울리지 않나 싶어요. 자폐증이 있는 사람을 보면 주로 고개를 숙이고 다니기 때문인지 주로 눈 주위가 새카만 경우가 많거든요.

  • 2013.08.07 12:51 신고

    잘 읽었어요~그런데 로봇 운운한 건 곽도훈(?)이 아니고 의사 김도한 아닌가요?
    그리고 부원장이 그런 말을 했다쳐도 배우 이름은 곽도훈이 아닌 곽도원 ㅎ

    • 수정했어요. 자꾸 이름을 틀리게 써서 큰일이네요. 더위를 먹었나봐요.^^;; 곽도훈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이름인지 ㅋㅋ 감사합니다.

  • ㅇㅇ 2013.08.07 20:34 신고

    감동적인리뷰 잘보고갑니다.

  • 2013.08.07 20:43

    비밀댓글입니다

  • 크크섬 2013.08.08 00:32 신고

    주원씨 연기도 굉장히 멋있었는데 리뷰보니 눈물이 핑 도네요 글을 참 잘 쓰시네요

  •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가 또 한편 나왔네요~^^

    주원씨의 연기를 꼭 보고 싶은데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 줜짱 2013.08.15 14:26 신고

    주원 참 잘생겨씅..

 

드라마 굿닥터가 그린 메스로 소개되었을 때 드라마 마니아들의 가슴은 설렐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 서번트 증후군. 천재적 지능과 열 살의 감성을 가진 자폐아. 그가 의사의 자격을 갖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굿닥터는 기대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였죠. 정확히 따져 묻자면 드라마의 내용을 기대한다기보다는 이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의 연기력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말이 더 어울렸을까요. 

 

 

 

 

 

배우의 연기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연출이나 대본으로 대충 무마할 수 있는 드라마도 존재하지만 이런 소재의, 주인공을 가진 드라마는 오로지 배우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지론이 되니까요. 어떤 배우가 이 어려운 숙제를 집어들지 무척이나 초조한 마음으로 이 드라마의 캐스팅을 지켜봤었습니다. 그리고 그린 메스가 굿닥터라는 이름을 갖자 그 주인공은 주원이 되었죠.

 

 

 

사실 선택 받은 자가 주원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던 것을 고백합니다. 분명 연기를 썩 잘하는 배우이고 드라마 각시탈에서 존재감과 추진력을 인정받은 주원이지만 무언가 전형적인 연기를 할 것만 같은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아마 다소 고루한 이미지의 KBS 드라마를 공무원급으로 꾸준히 연기해온 그의 성실함에 뭔가 고리타분한 느낌을 받기도 했었나 봅니다. 이토록 쌈빡하고 신선한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지가 정말이지 의문이었어요.

 

예상했던 대로 굿닥터의 주인공 박시온(주원 분)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주원 또래의 아니 연령대를 막론하고 어떤 배우라도 탐을 낼만한 연기자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인물이었어요. 정말이지 너무나도 재밌습니다. 자폐 3급의 병력과 서번트 증후군. 그는 지나가던 굴다리에서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매를 맞던 지난날을 떠올립니다.

 

 

 

그저 남들보다 늦된 사회성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친구에게 따돌림을 받고 아버지의 폭언을 들어야만 했던 제제 같은 시온. 그에겐 밍기뉴였을 하얀 토끼와의 이별과 친절한 의사 선생님의 배려, 쇠 냄새를 풍기던 형의 죽음은 아이에게 의사가 되어야 할 계기를 만들어주죠. 따뜻한 감성으로 아이를 지켜주었던 최우석(천호진 분)은 의학 사전을 들여다보는 이 소년에게 남다른 천재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서번트 신드롬. 자폐증이나 지적 장애, 발달 장애를 갖고있는 사람이 특정 분야에서 천재성을 드러내는 현상, 그 기적이 소년에게 존재했던 것이죠. "박시온군의 경우에는 암기력과 다각적 공간 인지 능력이 천재적으로 발달이 되어 있습니다." 그는 그 어린 나이에 인체의 모든 기관을 완벽히 암기하고 있었으며 마치 실제로 보고 있는 것처럼 인체 구조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일곱 살의 아이가 아무것도 참고하지 않고 오로지 기억만으로 사람의 신체를 그려내는 모습은 소름이 돋기까지 했었지요.

 

 

 

하지만 그 남다른 천재성을 제대로 발휘해볼 수 없었던 것은 이미 자폐 3급이라는 병력을 가진 지난 과거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17살에 정상인이라는 재판정을 받고 우수한 성적으로 국시를 통과한 그였지만 뒤늦게 그의 병력을 재고한 국시원에 의해 애석한 불합격을 받게 되지요. 최우석은 말합니다. 그게 바로 박시온군의 스카우팅 이유라고. "하지만 김 과장님께서 말씀하신 정신질환의 문제에는 다음과 같은 전제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전문의와 의료인으로부터 적합하다고 인정받은 사람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성원 대학 병원의 병원장직을 맡은 그는 자신의 자리를 신뢰의 조건으로 내걸며 박시온의 레지던트 입성을 주장하지요. 이것은 한 사람의 장애인을 재활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다. 그의 존재가 다른 이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것을 이 병원에서 실현시켜보이고 싶다는 갈망이었습니다.

 

 

 

그리고 최우석의 확고한 의지 이상으로 이사장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이윽고 삐죽이 얼굴을 내민 박시온의 어눌하지만 진심이 담긴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주원은 명연기를 펼쳐 보이는데 그것은 주원의 설득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힘이 있었습니다.

 

"어른이 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사랑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이스크림 냄새가 나던 날의 어린 토끼의 죽음. 쇠 냄새를 풍기던 형아의 죽음. 공통점은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것. 그것이 다른 어떤 곳도 아닌 소아과 레지던트를 선택한 박시온의 꿈이었습니다. 어른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를 죽음을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아이를 사랑하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는 그 순수한 열정에 이사장은 울먹이는 얼굴로 감동을 받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제 마음을 울렸던 것은 이 박시온이라는 캐릭터를 살아있는 인물로 만드는 배우 주원의 놀라운 디테일 때문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을 드라마의 시작에 배치하여 10여 분 동안 단 한마디의 말도 시키지 않는데 어둠이 깔린 공간에서 자명종에 맞추어 눈을 뜨고 세수를 하며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나서는 그 모습이 어떤 대사와 설명이 없음에도 박시온이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어 놀라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소 어눌해 보이는 동작. 시선을 다른 곳에 두고 있는 것 같은 초점 처리. 어깨를 내리고 고개를 내민 어정쩡한 자세.

 

 

 

거기다 처음 불합격을 통보받고 기존 캐릭터는 그대로 유지하되 슬픔이 스며드는 시온의 감정을 젖어드는 눈빛과 오므린 다리 잔뜩 움츠린 어깨 등.. 온몸을 방어 태세로 벤치에 앉아있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디테일의 절정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연기였어요.

 

 

재밌는 것은 이 캐릭터를 위해 발성까지 바꾸며 특징을 첨부한 주원의 목소리였는데요. 박시온이라는 캐릭터의 천진함과 더불어 완벽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이 독특한 발성은 캐릭터를 보다 강렬한 인상으로 남겨주었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의학 용어를 말하며 그가 가진 전문 지식으로 사나운 선배를 공격하는 모습은 경이로움을 넘어 사랑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아마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을 이 캐릭터를 사랑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소 상투적인 연기를 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제가 우습게 완벽한 디테일로 캐릭터를 살리는 주원을 보고 있으려니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완벽히 구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오로지 집에 갇혀 밖으로 나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아버지와 그에게 밟히던 어린 날의 시온이.

 

자폐증 환자를 그저 방 한구석에 가두어두고 밖으로 꺼내지 않으려고 하는 사회에서 그의 등장이 비록 드라마이지만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시작이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생깁니다. 이 정도의 연기력이라면 충분히 그 싹이 보입니다. 덧. 제가 무척 좋아하는 두 명의 씬 스틸러. 곽도원 씨와 천호진 씨가 동시에 등장하는 드라마라는 점도 무척이나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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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미로운 드라마가 나온 것 같네요~ㅎㅎ 저도 봐야겠어요^^

  • 박주희 2013.08.06 23:22 신고

    여기 에서 드라마 무료본다구 사이트 들어갔는데
    주민번호 누르고 인증번호 누르니
    헐 싸이트 없어졌네요? 이런 사기를 치다니
    개 호노새끼들

  • 어제서야 1,2회 재방을 보았는데,
    주원, 주상욱의 연기력도 좋았지만...

    천호진 형님의 연기력은 정말 ㄷㄷㄷ 이었습니다.
    이 형님이 연기를 하면 객관적으로 '말이 안 되거나', '오글거려 못보겠을' 장면이
    너무 자연스럽게 설득력이 생겨버려요...

    • ^^ 천호진님 연기야.. 말이 필요 없지만 그럼에도 떠들고 싶어지는 연기력을 가진 분이죠. 맞는 말씀이세요. 천호진님이 등장하면 다소 말이 안되는 상황도 설득력을 가지게 되죠. 각시탈도 그랬고.. 내 딸 서영이나 애정만만세 또한 그랬었어요.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부산 사투리도 제대로 소화하시더라구요. 그러고보니 이분도 정말 에너자이저이신듯.

 

이제 오로라 공주의 배우들은 '전화를 받는다'는 지문이 보이는 순간, 공진단이라도 씹어 삼켜야 할는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드라마 오로라 공주 속 전화라는 장치는 사신의 부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는 순간 놀란 표정과 함께 미국으로 흡수되는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손창민 씨. 앞치마를 벗고 오로라 키친을 떠나주십시오." "오대규 씨. 당신은 알을 깨지 못했어요." 시시껄렁한 농담에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은 벌써 이 프로그램을 떠나간 사람이 일곱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오늘 사신의 전화를 받은 큰오빠 박영규의 퇴장마저 기정사실이라면 그 숫자는 여덟으로 채워진다. 이거 무슨 로스트도 아니고, 평범한 홈드라마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가 섬뜩하다.

 

연일 터무니 없는 그리고 석연치 않은 퇴장이 이어지자 시청자의 의문과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에 엠비시는 자체 프로그램까지 돌려 오로라 공주의 미스터리를 풀어보려 애를 썼으나 그 대답은 "죄송하다. 곤란하다."였다. 오로라 공주의 제작진은 이 모든 것은 임성한 작가의 권한이라 항변한다.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하고 오로지 일방통행의 지시문만 보내오는 작가에게 심지어 방송사마저 제재를 가하지 못했다. 그 난리가 났음에도 기어이 첫째 오빠를 떠나보내는 임성한 작가의 고집이라니. 드라마가 아무리 작가놀음이라지만 이 드라마에서 임성한이라는 이름은 그야말로 로마의 법칙이다.

 

 

 

배우마저 어리둥절한 석연치 않은 하차 이유를 두고 시청자의 추측이 오고 가고 있다. 그중 가장 그럴듯한 가설은 드라마 초반 의도했던 겹사돈 기획을 폐기시켜 버리고 청춘남녀의 사각 관계로 바꿔버렸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이 의견에 무게를 두는 것은 초반 주인공 못지않게 드라마의 중심을 이끌어갔던 오빠들의 활약이 줄어듦과 동시에 점차 커져가는 역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남주인공 황마마, 여주인공 오로라. 그리고 언제부턴가 그들 사이에 불쑥 끼어들어 삼각관계의 틀을 완성하는 매니저 설설희. 그의 비중이 점차 드라마를 압도하고 있다.

 

애초에 설설희라는 캐릭터는 이 드라마의 중심이 아니었다. 프로필에서조차 한참을 뒤로 밀려나 있는 그의 존재는 돌발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사고 같은 설설희의 사랑이 시청자에게 꽤 좋은 반응을 가져왔다. 왕자를 대신한 난쟁이의 사랑. 오로라에게 황마마가 아픔과 눈물이라면 설설희는 위로와 휴식이다.

 

 

 

그러니 여주인공 오로라에게 감정이입 중인 다수의 시청자는 설설희의 헌신에 대리만족을 느꼈다. 그것을 받아들인 임성한 작가가 그녀 드라마에서 최초로 남주인공 못지않은 조건의 두 번째 왕자님을 내세웠다는 이야기다. 포스터에서 얼굴도 내밀지 못했던 설설희가 이제는 주인공 이상의 분량을 차지하고 그의 부모님까지 등장시켜 설설희의 지반을 다진다. 이렇게 되면 오로지 황마마와 오로라의 갈등을 위해 존재했던 드라마 초반의 주요 소재, 4겹 사돈을 폐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희생된 것이 영문 모른 채 떠나가는 오로라의 오빠들이다.

 

어쩌면 임성한 작가는 지쳐버렸는지도 모른다. 자극적인 소재로 매회 태풍 같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지난날의 앙금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상투적인 소재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문제는 마치 보기 싫은 구조물을 철거하듯 아무런 개연성도 없이 희생자를 남발하는 임성한 작가의 무례함이다. 드라마의 대사는 커서가 찍어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사람의 온기다. 그들을 소모품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의 계획을 틀어버렸다고. 작가 혼자 결정하고선 동의는커녕 사전의 언급조차 없이 그저 나가라고 적힌 대본을 내밀어 등을 떠밀고 있는 셈이다.

 

 

 

신인이라도 잔인하다 할법한 일을 선생님급의 중견 배우에게 어쩜 이리도 그녀는 잔인한가. 정해진 계획을 그토록 틀어버리고 싶었다면 최소한 희생될 사람을 위한 예의와 체면은 갖추어주어야 마땅하지 않았나. 동시에 아픈 세 사람의 부인과 세 사람의 미국행. 개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허술한 전개로 이별의 의식조차 없이 그들을 쫓아 보내고 심지어 배우에게 통보조차 해주지 않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폭리와 다를 바 없어 씁쓸하기까지 하다.

 

 

너무나 임성한스러운 '4겹 사돈'과 임성한의 외도 같은 '4각 관계의 러브라인' 그녀의 드라마를 단 하나도 빼먹지 않고 빼곡히 감상한 필자에게는 묘한 서운함과 애틋함이 남는다. 그러니 그녀의 외도를 조금 떳떳하게 지지할 수 있게 해달라. 피고름으로 쓴 대본이 누군가의 피눈물로 완성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그녀의 사랑을 지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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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다 이순신이 비장의 검을 빼 들었다. 버라이어티의 먹방신만큼이나 유용하다는 주연 남녀의 키스신을 40회를 바라보며 드디어 등장시킨 것이다. 50부작의 최고다 이순신으로서는 고작 10회를 남겨놓고 그들의 마음을 확인시킨 셈이다. 문제는 비밀 병기랍시고 꺼내 든 대책이 그리 신통치 않았다는 점이다. 최고다 이순신 39회는 24.4퍼센트의 여전한 주말의 퀸이었으나 이것은 전회와 비교하면 4퍼센트나 추락한 수치다.

 

시청률 추이만을 분석한다면 마치 아이유-조정석 커플의 키스가 4퍼센트의 시청자를 이탈하게 할 만큼 끔찍한 것이었느냐는 의문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진정한 외면은 단순히 며칠간의 시청률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드라마의 시청률은 전회의 재미가 다음 회의 시청률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주말 드라마 시청률의 불문율은 기본적으로 토요일의 방송이 일요일의 수치보다 낮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민 드라마 내 딸 서영이 또한 같은 회차인 39회분이 지난 회에 비해 3퍼센트 가량이 떨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고다 이순신의 토요 시청률이 공개되고 기사는 앞뒤를 다투어 위기를 선전했으나 이것은 뒤늦은 위기 조장일 뿐이다. 최고다 이순신의 진짜 문제는 진정한 시청자의 외면이다. 4퍼센트 하락이 대수인가. 내 딸 서영이는 39회에서 비슷한 수치로 시청률이 하락했지만 바로 다음 회에선 45.6퍼센트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한 이력이 있다. 이것은 역시 만만치 않았던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기록한 최종회의 영광을 넘어서는 수치였다. 그런데 최고다 이순신은 이제 겨우 10회를 남겨두고서 전작의 기록을 깨뜨리기는커녕 간신히 턱걸이만 하고 있는 추세다. 연이어 잭폿을 터뜨린 전작의 위용. KBS 주말 드라마라는 채널에 쌓인 시청자의 신용. 톡 까놓고 말해 지금 최고다 이순신의 시청률을 그나마 완성하는 원인이 아닐까.

 

주연 남녀의 키스신에도 시청자의 반응이 떨떠름한 것은 너무 늦고 너무 뻔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몇 번이고 최고다 이순신의 시청자를 질리게 하는 패턴들에 대해 지적한 바가 있다. 갈등과 미스터리는 드라마의 흥미를 조장하지만, 카타르시스 없는 갈등 유발은 시청자를 지치게 할 뿐이다. 최고다 이순신은 그리 신통치 않은 등장인물의 히스테리와 변덕을 시종일관 드라마의 주요 갈등으로 이끌어왔다. 고리타분한 출생의 비밀이 이순신의 발을 묶었고 그때마다 여주인공은 "나 연기할래요." "안 할래요."를 반복해야만 했다. 그것은 마치 채 달리지도 못하고 번번이 브레이크가 걸리는 시답잖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느낌이었다. 적어도 성장 드라마라는 이름을 달고 승승장구하는 쾌감을 느끼고 싶었을 시청자에게 이 드라마의 방향은 한참이나 뒤틀려있었던 것이다.

 

 

 

지지부진한 드라마의 중심 갈등만큼이나 마지막을 바라보면서까지 언저리를 맴돌았던 주연 남녀의 늦된 사랑 또한 시청자의 애가 타게 하는 원인이었다. 드라마 속에서 신준호(조정석 분)은 그저 접었다 말았다 하는 이순신의 변덕을 치워주는 역할에 머물렀을 뿐 드라마의 주요 인물로 이끌어지지 못했다. 오로지 이순신 중심의 드라마에서 신준호는 마땅한 캐릭터도 구축하지 못한 채 전작의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다. 이런 부류의 드라마에서 남주인공의 매력은 시청률을 반등시킬 노림수가 되지만 작가는 신준호라는 캐릭터에 별다른 애착이 없는 것처럼 딱히 중요한 일을 맡겨주지도 캐릭터를 멋들어지게 포장해주지도 않았다. 그러니 한참 만에야 키스를 하고 처형을 챙기려 든다고 해서 시청자의 마음이 움직이겠는가 말이다.

 

 

 

이순신-신준호 커플의 뒤늦은 감정의 교환을 얼마나 시시한 방식으로 그려냈는가는 키스신 이전의 지난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 전혀 그럴 계획이 없었던 순진 남녀를 고립된 섬의 아담과 이브로 그려내는 설정은 이제 너무 진부해서 하품이 나오는 지저분한 클리세다. 이젠 어린아이도 외울 만큼 당연히 이런 상황에 마침 고른 숙박업소의 방은 단 한 개 뿐이다. 작가는 이런 설정에 시청자가 감탄해서 심장이라도 뛰길 바란 것일까.

 

 

순신이가 너무나 미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최연아(김윤서 분)이 꾸민 계략에 홀라당 넘어가 이순신을 질투쟁이에 폭력배로 오해하는 남자 주인공과 그 사건으로 토라진 마음의 여주인공이라는 설정도 너무나 뻔해서 한숨이 나오는 갈등이다. 최고다 이순신은 여태껏 감정의 교감이나 어울림 같은, 시청자를 설레게 할만한 그 어떤 준비도 갖추지 않은 채 지지부진한 이야기로 머뭇거리다가 이제 끝을 바라보는 마당에 뻔한 클리세로 두 사람을 엮어놓고 있으니 시청자의 마음이 흔들릴 리가 없는 셈이다. 전작 내 딸 서영이에서 이보영과 이상윤이 그토록 진한 감정의 골로 이혼한 상태였어도 여전히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어놓던 설렘과 흥분을 되새긴다면 최고다 이순신의 러브라인이 얼마나 조잡한 상태인가를 체감할 수 있다.

 

 

 

처음 최고다 이순신의 배경을 나는 성장 드라마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여주인공 이순신은 도무지 성장할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다. 최고의 스타성을 가진 아이돌과 작년 조연 신드롬의 주역인 조정석의 하모니가 수목 로맨스 못지않은 기쁨을 주리라 예상했다. 그것마저 처참하게 깨져버렸다. 결국 마지막을 바라보는 지금의 이순신에게 남아있는 것은 그저 별 관심도 가지 않는 출생의 비밀을 해소하는 것뿐이다. 친모녀의 오해를 풀고 친아빠의 미스터리를 깨는 과정. 그것이 남은 10회를 채울만큼 매력있는 찬스인가는 의문이다. 지금의 최고다 이순신이 흥미로운 유일한 이유는 10회만 기다리면 새로운 드라마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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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2 12:33

    비밀댓글입니다

  • 민율 2013.07.22 18:18 신고

    우리 소듕한 조정석을 50회나 볼 수 있는 드라마였는데도 가끔 보면 채널만 돌리게 만들어놓는다죠. 배우가 아무리 좋아도 스토리,캐릭터 부여 못해주면 그 배우 얼굴만 보고 있는 건 한계가 있음을 처절히 알게 해준 드라마. 섬 고립 에피소드 어쩔 ㅠㅠ

  • zz 2013.07.23 19:57 신고

    분석부심 쩌네. 걍 순수하게 봐라 드라마좀.

    뭐가 식상하네 진부하네 말이 많어.

    원래 토요일 시청률 일요일 시청률 편차 큰거 모르냐

    • 마음속의빛 2013.08.17 15:14 신고

      너야말로 시니컬한 척 좀 하지마라.
      드라마에 대한 감상을 자기 블로그에 남긴다는데
      넌 왜 여기 찾아와서 니 맘에 안 든다고 지랄이냐?

  • ㅇㅇ 2013.07.23 22:56 신고

    아 겁나 시원하다ㅠ
    진짜 똑같은생각 맨날하고있었는데 답답해죽는줄 알았는데ㅠㅠ
    이거 작가가 봤음좋겠다
    봐도 이제와서 변할수있을거같진않지만..
    진짜 조정석이랑 빵집아저씨 때문에 본다 ㅠ

  • 2013.07.24 19:14 신고

    21세기를 살아가는시대에 섬에 갇힌 남녀앞에서 배가끊기고 남은방은 하나뿐이라는 설정만으로도 작가는 20세기로 돌아가있음을 절실하게알려준다. 그게아니라면 작가는 지금 뒤늦은 복고의향연에 동참하는것일뿐인가? 그렇다면 두사람이 남매로 밝혀지고 여주인공이 불치병에 걸리는 결말도 뭐.. 나쁘지는 않겠다.

  • ㅂㄴ 2013.07.25 06:43 신고

    글이 별로네요. 사실의 열거와 주장하는 내용 사이에 구분이 없이 섞여있어요. 문체도 뭐뭐다. 의 연속이면 단조롭고 딱딱할 거에요.

  • ^^ 2013.07.25 23:08 신고

    그래도 조정석씨 키스신에서 눈빛연기 너무 매력 쩔었어요~~

    • 눈빛에 간절함이 묻어나죠.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인데 제작진이 값어치를 허비하는 느낌이라 안타까워요. 개인적으로는 비중은 적었지만 더킹 투하츠의 은시경 역할이 더 나았어요.

  • Sorry 2013.07.26 13:45 신고

    마지막 문단이 시원하네요 정말.

  • soso 2013.07.27 09:53 신고

    정말 저만 그렇게 생각하나..했는데ㅋ
    다들 그렇게 생각했나 보네요ㅋ
    정말 나오는 배우 한분 한분마다 매력도 있고,
    연기력도 있는데.. 작가가 연기자의 특징을
    못잡아내서 오히려 망치는것 같은기분이
    드네요.. 그리고 진짜 흘러가는 스토리자체가
    너무 진부하고, 정말 작가의생각이
    너무 고리타분 하다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진짜 이정도 시나리오는 90년대나 존재할
    시나리오 아닌가욬ㅋㅋㅋ진짜 섬에 갇히곸ㅋㅋ
    진짜 호랑이 담배피던시절때 시나리오급이네욬ㅋㅋㅋ

  • 그냥.... 2013.08.04 16:21 신고

    쓰레기 드라마.

  • 와 진심 개 동감 이순신 점마 보면 진짜 화가나서 원 할매도 노친네끼가 있나

  • 마음속의빛 2013.08.17 15:12 신고

    배우들에게 미안하지만, 이제 10화만 지나면 새로운 드라마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공감합니다.

 

임성한 작가는 민심을 싫어하는 걸까? 이쯤 되면 이런 생각마저 든다. 임성한 작가는 새 드라마를 개장할 때마다 태풍처럼 논란을 불러일으키곤 했지만 2013년의 임성한 월드, 오로라 공주만큼은 예외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매회 막장 논란을 불러일으키던 소재도 -임성한 작가치고는- 얌전한 편이었고 캐릭터 또한 과한 우울과 한을 갖고 있지 않아 비교적 산뜻한 스토리로 전개되었다. 무엇보다 기존의 임성한 드라마에서는 그야말로 파격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로맨스의 분배는 임성한을 무려 '임로코'로 불리게 할 만큼 인기를 잡아끌었다. 그야말로 오랜만의 정신 산란하지 않게 감상하는 임성한 드라마였던 셈이다.

 

그랬던 임성한 월드에 아니나다를까, 태풍 같은 막장 논란이 치밀어왔다. 그것이 과한 소재나 허무맹랑한 전개에 꽂힌 대중의 분노였다면 임성한이야 늘 그래 왔으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번 논란만큼은 오히려, 임성한이 임성한답지 않아 대중의 공분을 샀다.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금쪽같은 여동생 오로라(전소민 분)의 두 오빠, 오금성(손창민 분)과 오수성(오대규 분)이 동시에 하차 소식을 전하는 황당한 전개가 대중 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임성한의 예전 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눈치챘겠지만, 2000년도 임성한의 드라마 '온달 왕자들'의 시즌2 같은 작품이다. 수백 년 전 로열패밀리도 아니고, 바람기 다분한 아버지 아래서 서로 다른 엄마를 가진 오빠들과 띠동갑을 몇 번은 감아야 할 어린 여동생. 그러고도 아쉬웠는지 막판 스퍼트로 사고의 증거를 남기고 떠난 아버지의 최후의 자식. 남이면서도 남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 한 가족을 이루어 펼쳐지는 이 드라마의 전개는 그야말로 임성한이라 가능한 이야기였다. 제법 부유했던 자식들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재산을 잃고 누더기 왕자가 되는 설정 또한 오로라 공주와 흡사하다. 오로라는 이 드라마에서 오빠들의 귀염을 받던 홍일점 막내의 20년 후를 보는 느낌이었다.

 

임성한 드라마에는 늘 다른 드라마가 넘보지 못할 파격적 세계관이 존재했고 그것이 오로라 공주에는 이른바 4겹 사돈이라고 부를만한 형제들의 관계였다. 여주인공 오로라가 가진 세 명의 오빠. 남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을 호위하는 세 명의 누나. 눈이 시릴 만큼 서로의 동생을 물고 빠는 극성 오빠-누나를 강조하기 위해 임성한은 부단히 노력을 해왔다. 불륜 냄새 폴폴 풍기는 위험한 오빠들이 로라를 떠올리며 케이크를 달랑달랑 손에 쥐고 들어오는 첫 장면을 기억해보라. 그토록 모진 말로 부인을 약 올리던 둘째 오빠가 여동생 앞에서는 강아지 눈이 되어 말 잘 듣는 학생처럼 그녀의 충고를 귀 활짝 열고 들어주지 않았던가.

 

 

 

이번의 화면은 남동생을 우상처럼 숭배하는 세 여자에게 시선을 맞춘다. 귀티 나는 용모에 우수한 이력을 가진 신비의 소설가 황마마는 누나들의 열광적인 환영과 감동이 있어 더욱 가치 있는 존재로 비추어졌다. 눈이 시려울 만큼 남동생을 떠받드는 세 여자를 특유의 말본새로 모욕해버린 여주인공 오로라. 이 판국에 세 오빠와 세 누나가 3:3 미팅처럼 좋은 무드로 향하게 됐으니 소란이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니겠는가. 오로라가 탐탁지 않은 시누이. 내 동생 욕하는 건 절대 못 두고 본다는 세 오빠. 이건 누가 뭐래도 오로라 공주의 가장 큰 전율이자 기대치였다.

 

그리고 동생을 끔찍이도 비호하는 그들이 4겹 사돈이라는 무리수를 눈앞에 두고 어떤 방향으로 애정 전선을 비틀지 또한 이 드라마를 기대하는 은밀한 유혹이라 말할 수 있었다. 이 흥미로운 소재를 두 오빠를 날려 먹음과 동시에 같이 박살 내버린 것이다. 도미노처럼 휘말린 큰오빠 박영규(오왕성 분)의 하차 여부만을 남겨놓고 이미 나머지 오빠들은 뜬금없이 미국행이라는 괴상한 전개로 한국을 떠나버린 뒤다.

 

뭐 웃찾사 보다가 죽은 여인도 존재하는 임성한 드라마에서 이것 또한 임성한이 의도한 전개가 아니냐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겠지만 "일방적 하차 통보"였다는 관계자의 말은 이해를 무색하게 하는 변고다. 그야말로 피디에게 미움을 산 오로라가 드라마 '알타이르'를 촬영하며 겪는 부당함을 신인배우도 아닌 오랜 내공의 중견 배우가 무력하게 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쯤 되면 임성한 작가는 오로라 공주 밖의 공진단이 되려 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창작의 고통을 '피고름으로 쓴 대본'이라 표현했을 만큼 독하고 한 서린 서사로 대중을 섬뜩하게 하지만 무엇보다 임성한이 임성한인 이유는 어떤 회유나 협박으로도 꺾어놓을 수 없는 고집불통의 성격 탓이 더 크다. 오로라 공주의 전작 신기생뎐에서 그녀는 느닷없이 시아버지를 귀신 들린 사람으로 만들어 코미디 같은 납량 특집을 전개했다. 뒤틀린 개연성과 터무니없는 전개에 우롱당하는 기분을 느낀 시청자들이 연일 항변을 했으나 기어이 이 연기자는 동자신에서 할머니 귀신 심지어 장군신까지 스며든 '신들린 자'를 연기해야만 했다. 그야말로 고집불통의 임성한은 본격 무속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 '왕꽃 선녀님'에서 여주인공의 어머니를 죽였다 사흘 후에 부활시키는 무모한 전개를 계획했으나 윗선의 반대로 무마되자 엠비시에 절필을 선언한 이력도 있을 정도다.

 

이만큼 마이웨이 정신으로 똘똘 뭉친 임성한 작가를 도대체 어느 누가 바꾸어 놓았단 말인가? 생뚱맞게도 필자는, 그것이 분노가 아닌 사랑 때문이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을 하여본다. 이미 많은 사람이 지적하고 있듯이 오로라 공주는 기존 임성한 월드와 달리 최초로 남주인공과 대등한 매력과 존재감을 어필하는 두 번째 남자가 등장하고 심지어 그 비중이 남주인공을 압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 역할 설설희(서하준 분)의 분량이 워낙 커진 탓에 남주인공 황마마는 거의 단역이나 다름없는 분량으로 안타까움을 샀다. 설설희만 나오면 입가가 헤벌쭉해지는 필자마저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던 참이었다.

 

 

 

무려 120회를 기획한 일일 드라마에서 포스터를 장식하고 있던 주요인물을 반 토막도 채우지 못하고 쫓아 보냈다. 결국,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로 짐작되었던 4형제 자매의 갈등이 해체된 셈이다. 계획했던 갈등을 쫓아내자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은 반대편에서 시소를 타고 있던 또 하나의 갈등이다. 황마마-오로라-설설희. 세 청춘남녀의 삼각관계. 이 러브라인을 극의 중심으로 이끌기 위해 임성한 작가는 코너 속의 코너를 만들었다. 서바이벌 게임. 배틀로라.

 

사실 설설희라는 캐릭터는 드라마 초반 포스터는커녕 지금도 캐릭터 소개문의 끄트머리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드라마에서 그다지 존재감이 크지 않은 보조 역할에 불과했다. 그랬던 그를 이만큼의 존재감으로 키운 것은 순전히 임성한의 자유의지겠지만, 그 마음을 움직인 동기에 시청자의 참견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어찌 말할 수 있을까. 기존 임성한 표 드라마와 차별화를 두는 오로라 공주의 자극이 덜하고 로맨틱한 전개는 시청자의 환영을 받았다.

 

 

이전의 드라마들처럼 독하지도 한이 서려 있지도 않은 오로라 공주는 심지어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주인공의 처지에 빙의 돼 임성한 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고르는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 오만하고 귀티나지만 어른 남자의 관능미가 느껴지는 황마마. 언제나 물 먹은 눈빛으로 간절히 오로라를 바라보는 충견 같은 자태의 설설희. 네 목에 파묻고 비누 냄새를 맡고 싶다는 스킨십 같은 프러포즈를 던질 수 있는 황마마. 늘 경계선 밖의 설설희. 오로라가 가장 힘겨운 시절에 그의 곁에 없었던 황마마와 그 사이의 고독을 채운 것이 다름 아닌 설설희라는 것도 마음을 당기는 비결이다.

 

 

 

오로지 하늘이 맺어준 두 명의 인연을 묶어놓고 시청자에게 그저 진행을 관찰하게만 했던 기존의 독선적인 전개와는 확연히 차별화를 두는 부분이다. 덕분에 시청자는 임성한 드라마 최초로 두 명의 남주인공을 놓고 어느 커플이 나은가를 대결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임성한 작가로서는 처음 맞아보는 환영일 터였다. 그 어떤 협박과 분노로도 돌려놓을 수 없었던 철옹성 같은 임성한의 마음을 회유한 것은 바로 시청자의 응원과 사랑이 아니었을지. 막연한 추측일 뿐이지만 차라리 이런 쪽의 망상이 로맨틱해서 마음 편하지 않은가? 임성한을 드라마계의 공진단으로 만들어버리는 것보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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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6

  • 2013.07.16 20:36

    비밀댓글입니다

    • ^^ 이번 오로라 공주만큼은 무탈하게 지나갈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청춘남녀 러브라인으로 여심을 잡고 싶은 모양입니다. 4겹사돈 쪽이 더 특색있고 재밌었을텐데 아쉽네요.

  • 전업주부 2013.07.17 01:27 신고

    작가가 재수없으니까 정현이같으면 도둑과 살인자로만 나올텐데.....

  • 김정분 2013.09.05 17:59 신고

    설설희와오로라하고결말이좋았으면좋겠다

  • 2013.09.05 18:26

    비밀댓글입니다

  • 오로라참잼나게보고있는데갑자기오로라가황마마찿아곤게우습고재수없내여,,오로라도재수없고,이제껏양다리걸쪄서한남자설설싀붕소님과설설희에게희롱한거아니냐구요,,나도같은여자지만오로라는정말재수없내요,황마마는더재수없구야비하구요!!오로라볼맛이뚝떨어지내요!!작가님

 

 

임성한 작가의 흥미로운 신작 오로라 공주는 기존 임성한 작가의 팬이라면 기함을 할만한 두 가지 변칙이 있다. 한이 없는 여주인공. 금족령이 풀려버린 두 번째 남주인공이다. 나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보석비빔밥'을 보며 웃다가 죽을 뻔한 기억이 있는데 철부지 부모에게 있는 대로 돈과 마음을 털린 자식들이 참다 참다 솟구친 응어리를 터뜨리는 장면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시장 난전에서 터진 싸움판처럼 촌스럽고 시시콜콜했다. 극의 클라이맥스도 아니었고 눈물겨운 감동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어떤 드라마틱한 연출조차 없이 그저 평범한 싸움 신을 한 시간 가까이 끌고 나가는 임성한 작가의 필력은 감탄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

 

 

 

아리영이 깨진 병을 집어들고 자경이가 배득이에게 머리를 쥐어뜯긴 것처럼 임성한 작가의 여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부모 때문에 불행했다. 때론 가난해서 그랬고 때론 잔인해서 그랬고 때론 무책임해서 그랬다. 그래서 그녀들은 하나같이 독했고 필사적이었다. 오로라 공주의 오로라(전소민 분)은 공주님이라는 호칭만큼이나 이런 임성한의 불문율을 피해 가는 유일의 로열패밀리다.

 

할아버지뻘의 부모. 띠동갑의 오빠들. 줄줄이 아들에 낙담하던 회장님의 막둥이 고명딸. 그야말로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양분처럼 듬뿍 빨아들이며 자란 오로라다. 그러니 한도 없고 우울도 없다. 마치 톡톡 터지는 레모나처럼 그녀는 언제나 상큼하고 산뜻하다. 비록 허리케인처럼 찾아온 가난이 그녀의 부를 앗아가 버렸다고 해도 그녀는 금세 툴툴 털고 일어나 제2의 인생을 기획한다. 이제 그녀는 손만 뻗으면 절로 잡혔던 모래알 같은 돈이 백사장에 떨어진 알곡을 찾는 일만큼이나 어려워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부자가 되겠다 결심했던 것이다. 21세기의 신흥 귀족 연예인으로의 전환. 가장 빠르게 부를 찾는 방법임을 영리한 오로라는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여주인공의 배신에 가까운 변수만큼이나 특이한 반전이 내겐 여주인공에게 주어진 러브라인을 선택할 기회다. 이제 더이상 임성한의 여주인공은 까다로운 식성을 숨길 필요가 없게 됐다. 뷔페처럼 차려진 화려한 이력의 왕자님들이 몇 명씩이나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니. 이전까지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결코 바뀌지 않았던 숙명 같은 것이 남녀주인공의 순결한 사랑이었다.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픈 마음을 숨기고 서로를 외면하는 사건은 있을지언정 서로의 마음이 변심해서 돌아서는 일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그럴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임성한 작가는 드라마가 시작되고 눈이 맞은 남녀주인공을 몇 회 되지도 않아 끊어버렸다. 그것도 심지어 버림받은 대상이 여주인공이라는 사실은 놀랠 노자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남주인공이란 오직 잘난 여주인공의 선택을 기다리는 존재일 뿐이었다. 이별을 선언하는 것도 여자였고 시련을 주는 것도 여자였다. 그 잔인한 과정을 남자는 참을성 있게 기다리며 어떤 순간에도 여주인공을 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오로라 공주의 근사한 남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은 여주인공 오로라를 버리고 상처 입히며 도도하게 팔짱을 끼곤 그녀를 내리깔아 보고 있다. 가끔 아련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볼 때도 있지만, 현재까지 그가 여주인공에게 남기는 감정은 상처와 아픔 이다.

 

이전까지 상처 입은 여주인공의 한을 끌어안아 주며 안락한 둥지가 되어주었던 기존의 남주인공과는 차별화되는 설정이다.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할 남주인공이 오히려 여주인공을 슬프게 하고 울리며 괴롭히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과정에서 그녀를 안아주고 울음을 그치게 하는 따뜻한 치료제 역할을 모조리 조연이 대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게 바로 오로라 공주의 두 번째 남자 설설희(서하준 분)이다.

 

 

 

그는 일단 직업부터가 오로라의 울타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의도한 장난이 아니고서야 타인의 경멸과 무례를 실전으로 받아본 적 없는 오로라 공주님을 매니저 설설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키며 보살펴준다. 눈물을 흘리는 오로라에게 손수건을 내밀며 애틋하게 웃어주는 사람. 어두운 밤길을 마지막까지 배웅해 그녀의 가는 길을 지켜봐 주는 사람.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뻐요." 예전 같으면 콧방귀를 뀌고 웃어넘겼을 그 흔하디흔했던 인사치레가 이제는 유일한 위로가 되어버린 매니저 설설희의 따뜻한 한마디. 그는 오로라의 눈물을 닦아주는 위로며 그녀의 위태로움을 지켜주는 기둥이며 무엇보다 오로라를 예전의 고귀한 그 사람으로 대해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같이 먹으러 다니고 영화 보고 이런저런 얘기하고 여자들은 그런 거 좋아한단 말이에요."

"지금.. 우리처럼요."

 

 

 

늘 시시콜콜하게 들렸던 임성한의 음식 담화가 이날만큼은 왜 그리 애틋하고 가슴 설레게 들리던지. 말간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심없는 오로라를 사심 그득 담아 아련하게 바라보는 설설희가 참 처연했다. 그게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팥빙수를 나누는 이날의 하루를 오로라는 그저 스쳐 지나갈 일상이라 생각하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 보는 설설희에겐 잊을 수 없는 데이트의 기억이었다. 너무나 많은 진심을 담고 있는 설설희와 달리 아직 황마마를 잊지 못한 오로라에게 그는 그저 '좋은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이 못내 애틋하고 안쓰럽다.

 

 

분명 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별은 내 가슴에의 기적은 오로라 공주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황마마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오로라를 바라볼 것이며 오로라는 변치 않은 마음으로 황마마를 안아줄 것이다. 그리고 설설희는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윽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한발 물러서 그들의 기억 속에 사라질 것이다. 그때쯤이면 설설희는 그저 공주님을 왕자님에게 인계하기 위한 다리에 불과해질지도 모른다. 아마도 설설희는 마지막까지 뒷좌석의 오로라를 거울 틈으로 바라보는 사랑에 만족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문득문득 설설희의 아련한 눈빛이 떠오를 것만 같다. 그게 바로 임성한의 진짜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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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분 다 매력적이시네요~ 드라마가 더욱 흥미로워지는 것 같아요^^

  • 그런데 2013.07.12 12:27 신고

    별은 내가슴에의 기적이 일어날 거 같은 마음이 자꾸만 드는 건 왜일까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임작가라는 것도 있고, 서브라기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너무나 강력한 기운이 느껴져서인 거 같아요. 끝까지 기대의 끈을 놓지 않으려구요.ㅎㅎ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잘 읽고 공감하고 갑니다~

    • 오늘 오로라 오빠들을 석연치않게 하차시킨 기사가 떴던데.. 정말 임성한 작가가 설설희라는 캐릭터에게 (혹은 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에게) 푹 빠진 듯한 느낌입니다. 오로라 오빠들이 존재해야 황마마 캐릭터에 긴장감이 생기는데. 그런데 이런 강압적인 전개는 오히려 설설희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방식 같아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동경하는 매력이 이 캐릭터의 진짜 감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꺄아^^ 2013.07.12 16:14 신고

    임작가님 드라마는 몇십년전 보고또보고 이후 첨이라...
    예측이 잘 안됬는데, 글 잘 보았습니다.

    그쳐. 설희랑은 안될꺼 같져?ㅠㅠ 아쉽긴해여...
    진짜 저 아련하고 사랑스럽다고 쳐다보는 눈빛에 녹아버릴꺼 같네요 ^^ ㅎㅎㅎ

    오늘 기사에 두 오빠가 하차한다고 나왔고, 또 게시판에 보니까 삼각으로 갈꺼냐 막 으런 소리가 있던데... 어찌되든, 서하준 배우는 시청자들에게 눈도장 확실히 찍은 것 같아요^^

  • 희망 2013.07.13 08:37 신고

    가능할거라고 봅니다. 왜냐면 작가가 4차원을 넘어선 5차원이라.. 요즘 하는 거 보면

    남주 바뀌는것은 그냥 식은죽 먹기 처럼 보이는데요.

  • 김현주 2013.07.17 00:28 신고

    설희야 흥해라!!

  • 최정민 2013.07.19 12:58 신고

    잘 읽고갑니다.

    대부분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이 작가의 드라마에서
    이렇게 3각관계를 부각시킨 경우가 없었는거 같네요-.

    보고또보고.온달왕자들.인어아가씨.왕꽃선녀님.하늘이시여.아현동마님.보석비빔밥.신기생뎐
    모두 삼각 관계는 없었는데-...

    님 말씀대로 대부분 부모와 그닥 사이가 좋지 않았는거 같구요~

    근데..님 작가나 기자인가요?

    글을 참 잘적으셔서 한 번 여쭤 봤습니다.

    지나가다가 좋은 글 읽을 수 있어서 좋았구요-.

    임작가의 조연 혁명 이번엔 함 이루어봤음 하네요!~

  • 유현 2013.09.26 19:54 신고

    오로라공주 설설희(서하준)가 오로라의 매니저 일까지 하다보니 바로 자살한 이선희씨 전남편 윤희중씨(윤희중씨는 1986년 생전에 이선희씨 매니저 일까지 하였음.)가 떠오르거든요.

  • 공선주 2013.10.05 02:07 신고

    글을 쓴다는 것이 참 어렵고도 힘든 일 이겠지요??
    다른 글도 그렇지만 특히나 드라마는 파괴의 선을 넘지 말아주세요.. 물론 흥미진진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해하려면 가슴 벅차요..

  • 이송비 2013.10.29 23:21 신고

    저는 마흔여섯 아줌마인데 오늘 설설희의 노래에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저 드라마일뿐인데말입니다 그래서 설설희 검색했더니 님글이 있네요 글을 잔잔하니 잘 쓰셨네요 잘읽고갑니다

 

일 년에 몇 번씩 새로 개장하는 아침 드라마의 소재는, 어떻게 꼬아놔야 시청자를 분노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절실히 연구한 흔적이 느껴져 애처로움을 준다. 하지만 필자는 자신한다. 적어도 10년 이내에 그 어떤 드라마가 나온다고 해도 인어아가씨가 보여준 복수의 쾌감이나 하늘이시여가 달성한 엽기적 소재 이상을 뛰어넘을 순 없을 것이라고. 2002년의 인어아가씨. 2005년의 하늘이시여가 합계 십 년의 연식을 훌쩍 넘기는 순간에도 이 드라마 이상의 불편한 쾌감을 이룩한 드라마는 존재하지 않았다.

 

떠올려보라. 천진한 얼굴의 아버지 앞에서 이름의 어원을 밝히며 또박또박 은아리영을 말하던 장서희의 독기와 아버지 내연녀의 뺨을 후려치고 유리병을 박살 내서 휘두르던 한을 당해낼 수 있겠느냔 말이다. 시월드가 그렇게 무섭다더니, 가장 이상적인 시월드 -즉 내 시어머니가 우리 친엄마라는 엽기적인 발상으로 대중을 기함하게 했던 하늘이시여의 신선함은 그 어떤 막장 드라마가 떼로 덤벼든다 해도 깨부술 수 없는 센세이션이었다.

 

 

 

하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임성한 월드는 4시간 삶은 김치찌개나 칫솔로 씻는 딸기 따위가 아니다. 나는 임성한이라는 이름에 도무지 그녀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들을 떠올린다. 운명과 사랑이다. 사실 임성한 월드를 욕하면서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무시무시한 소재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그 어떤 작가보다도 맛있는 로맨스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한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린 보고 또 보고에서도 그랬다.

 

나는 지금까지도 차가운 여간호사 '은주'가 검사 남자친구가 사다 준 31아이스크림을 마치 사치품처럼 가족에게 자랑하던 그 행복한 얼굴을 잊을 수 없다. 한강 둔치에서 포테이토 칩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언니 '금주'의 얼굴을 귀여워서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허준호가 그저 귀엽다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지나가는 강아지를 지폐를 꺼내 들며 팔라고 했던 황당무계한 장면 또한 1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기억하는 로맨스 중 하나다.

 

 

 

임성한 작가의 신작 '오로라 공주'는 지난 작품에 비하면 다소 얌전해진 느낌이지만, 그 나머지 감정을 임성한 특유의 생활형 멜로로 채우고 있어 상큼함을 더한다. 오로라 공주는 그녀가 썼던 그 어떤 작품들보다 산뜻하고 로맨틱하다. 심지어 그녀 자신의 불문율마저도 깨버렸다.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가난은 필수 조건과도 같았다. 부모의 무능이 트라우마가 되어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았던 그녀들. 그러나 날 때부터 금숟가락 물고 나온 오로라 공주님은 세상을 원망하지도 복수를 갈망하지도 않는다. 막상 다가온 가난 앞에서도 그녀는 산뜻하고 영리하다. 그동안 받아온 건강한 사랑이 자양분으로 쌓여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임성한 로맨스와 달리 이미 결정된 남녀주인공의 러브라인을 끼어드는 삼각관계의 여지를 이렇게 오랫동안 끌고 간다는 사실 또한 놀랍다. 이전의 임성한 작가의 작품 속에서 눈맞은 남녀 주인공은 대체로 한번 확인한 마음 앞에서 휘둘리지는 않았었다. 간혹 너무 잘나신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캐릭터들이야 존재하곤 했지만 어디까지나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시켜줄 일시적인 갈등 유발자로 존재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임성한 작가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남주인공 이상의, 대등한 존재감을 가진 멋진 남자가 여주인공을 짝사랑한다. 이건 개혁이고 반역이다.

 

 

 

적어도 임성한 작가의 작품 속에서 여심을 흔드는 유일한 아이돌은 오로지 남주인공 한 사람으로 족했었다. 세상에 이런 여자 또 없습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여주인공에게 모든 능력치를 쏟아붓는 임성한 작가는 남주인공 또한 안기고 싶은 남자 1위를 만들기 위해 급급했었다. 그리고 사랑을 쏟아붓는 사람은 여주인공이 아닌 오로지 남주인공 자신이 되어야만 했다. 여주인공은 가끔 튕기며 속을 썩이는 일이 가능하지만, 남주인공은 멍석말이를 당하면서까지 여주인공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퍼붓는 것이 임성한 월드였다. 그런데 이 작품은 뭔가. 시작하자마자 여주인공에게 등을 돌린 남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이라니. 그리고 나타난 새로운 왕자님 설설희(서하준 분)은 현재까지 남주인공이 해야 할 일들을 대신 진행하고 있는 느낌이다.

 

오로라(전소민 분)의 교만에 질색하고 그녀를 내다 버린 황마마는 기존 임성한의 스윗한 남자들과 달리 그녀를 상처 주고 핍박하는 관계다. 그렇게 상처받은 오로라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사람이 다름 아닌 두 번째 남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없다. 심지어 얼굴까지 잘났으니 시청자의 반응도 남주인공이 아닌 이 남자 쪽에 더 끌리는 모양새라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이건 임성한 작가의 작품에서 그야말로 처음 보는 현상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설마 황마마역의 배우 오창석이 중간에 바꾼 머리 모양이 임성한 작가의 노기를 사버린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되는 바이다.

 

 

 

남주인공을 외면 중인 요즘의 노선은 임성한 작가의 기형적 패턴일지라도 임성한 특유의 여주인공을 위한 로맨스 드라마라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어 즐거움을 준다. 상대적으로 흔하고 평범한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유혹적인 남주인공의 매력에 중점을 두었던 기존의 로맨스물과 달리 그녀의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남주인공보다 튀고 다재다능한 퍼펙트걸이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 여심을 사로잡는 대상은 우아한 귀족 황마마나 달콤한 보디가드 설설희가 아니다.

 

 

레모네이드처럼 청량하고 상큼한 그녀, 오로라의 톡 쏘는 맛이 이 드라마를 설레게 하는 요인이다. 거만하고 오만했지만 어려운 환경 앞에서 금세 주제 파악을 하기도 하며 그럼에도 무너지진 않고 여전히 파워풀하게 충전된 자신감으로 명쾌한 일침을 날리는 사랑스러운 여자 오로라. 필자가 이전에도 예상한 바 있지만 그리 녹록지 않은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요리하는 배우 전소민의 연기력이 이 캐릭터를 나날이 사랑하게 한다. 오로라를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오로라 공주의 가장 벅차오르는 로맨스 중 하나다.

 

 

 

기존의 임성한 드라마에서 아무리 불륜이 판을 치고 복수가 넘실대도 결코 건드려선 안 되는 성물 같은 존재가 바로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었다. 오로라 공주는 그 사랑의 패턴을 시작부터 꼬아놓은 드라마다. 변칙과 원칙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오로라공주의 로맨스. 과연 이번에도 드라마의 마지막 로맨스는 결국 작가가 점지한 남녀주인공 커플이 될 것인가. 아니면 그녀 생애 처음으로 다른 남자에게 여주인공을 안기는 변칙을 선택할 것인가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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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4 09:24

    비밀댓글입니다

  • 주인공의 러브라인이 더 많이 나오면서 재밌어진 것 같아요~ㅎㅎ

  • Lily 2013.07.04 15:55 신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틀린 맞춤법이 눈에 띄네요.

    이름의 유례 -> 유래 겠지요?
    엄한 -> 애먼 입니다. ^^

    • 아이구 감사드립니다. 매번 오자를 고친다고 하면서도 틀리는 부분이 있네요.^^ 알려주신 부분 몇번이고 유념하면서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게 2013.07.04 18:25 신고

    이게 왜 막장드라마?

  • 막장은 막장인데.. 2013.07.05 09:21 신고

    막장은 막장인데..임성한 천재같다..미신,토속신앙,동성애 핫이슈,최신 트랜드 중에서도 날카롭게 상식과 비상식 경계선에 있는걸 잘 집어내는거 같다. 아킬레스건 같은걸 잘 풀어내는거 같다. 근데 남편 죽은거 방관한거 같아서 좀 질색이다

 

배우 문근영의 5년 만의 사극 복귀작, 불의 여신 정이는 조선 시대 여성 장인 '백파선'의 일대기를 일부의 사실과 대부분의 상상력으로 채운 드라마다. 기록에는 백파선의 족적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1623년경 심해종전의 미망인 백파선이 동족인 조선 사기장 960명을 이끌고 아리타의 히에고비에 가마를 열었다" -문화콘텐츠닷컴에서 발췌 그러니까 문근영이 연기할 정이는 조선의 도공 기술을 흠모한 왜인들에게 끌려간 960명의 장인 중 한 사람인 셈이다. 아직 국내에서 제대로 다루어보지 못한 사기장의 세계. 도자기 세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장인이라는 점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소재다. 거기다 사극 속의 문근영이라지 않은가. 이거 안 보면 손해라는 말씀.

 

 

 

불의 여신 정이의 서두는 기존의 사극에서 써먹었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는 2회를 보여주었다. 이제는 성인 배우들보다 눈에 들어오는 아역 배우들의 활약. 서로 마주치며 음미하는 로맨스의 시작. 포동포동한 우윳빛 얼굴이 언제나 사랑스러운 진지희는 만화 주인공 같은 정이를 이보다 더할 수 없게 활기차게 그려냈다. 이제는 아역이라 소개하기엔 미안한 노영학의 농익은 연기도 늘 그렇듯이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단정한 목소리가 참 좋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초회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인물은 티 없이 맑고 착하기만 한 두 주인공이 아니다. 나는 산뜻하고 단정한 광해와 튼튼하고 순수한 유정에게 맞춰진 포커스 저편을 바라보았다. 다소 울퉁불퉁하고 너저분한 두 명의 악역에게 시선이 멎는다. 유정을 질투하는 심화령. 광해에게 꽂힌 임해의 불같은 열등감. 두 사람의 어린 살리에르는 이강천(전광렬 분)이 걸었던 길을 고스란히 밟고 있다. 친구 유을담(이종원 분)의 재능을 시기하다 못해 추한 괴물로 변해가는 몰락의 길을. 세 사람의 모차르트와 세 사람의 살리에르.

 

 

 

그중에서도 착하디 착한 아우를 시기하다 미쳐가는 광기 어린 왕자 임해의 캐릭터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실제 역사에서도 왕실의 골칫거리로 불리었다는 그다. 리틀 강동원 혹은 파 송송 계란 탁의 그 아이-라면 통할 이인성은 밝고 영민한 광해와 대비되는 음침하고 음울한 임해의 이미지를 제법 그럴듯하게 그려냈다. 다소 이질적인 말투와 어색한 표현이 처음에는 불편함을 안겨주었으나 생각외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디테일은 꽤 훌륭한 면이 있어 시선이 갔다.

 

 

남동생을 건져놓고 미친 자처럼 꺽꺽대고 웃으며 너를 구한 것은 나이니 아버지에게 반드시 그리 고해야 한다며 좀 귀엽게 능글거리다가 아까 맛보고 남은 탁주의 여운에 빠져 기생집을 찾고는 질겁하는 하인에게 "내 속이 상해 잠이 안 와 그런다. 딱 한 잔만 마시면 밤새 푹 잘 것이 아니냐." 장난치듯 어르는 행동에 하나같이 생동감이 살아있었다. 가마 위를 애처럼 뛰어내리고 눈을 찡긋거리며 진짜 못된 놈처럼 입을 씰룩거리는 표정들이 이 어린 배우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디테일이 많았다.

 

 

 

이런 장난 같은 분위기가 그를 상대하러 나선 이강천의 한마디에 싹하고 걷혀버렸다. "그자가 어떤 자인지 아십니까? 공빈마마의 찻잔에 독을 탄 자이옵니다." 순간 싸늘해진 얼굴에 저절로 오오 하는 탄식이 나왔다. 문득 생각했다. 비록 주연은 아니지만 이 드라마에서 임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저절로 다음 배턴을 이어받을 이광수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니, 런닝맨의 광수가 이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생각해보면 나는 광수가 연기자라는 것을 잠깐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김영희 피디에서 감초 역으로 등장해 웃음을 주었던 지상렬과 같은 비중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드라마의 흐름과는 전혀 무관한 그저 극의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바람잡이 역할의. 하지만 이 임해라는 캐릭터는 결코 그렇게 가벼이 다루어져서는 안 될 인물이기에 나는 과연 이광수가 이 캐릭터를 제대로 요리할 수 있을지가 우려스러웠다. 자칫 코미디가 되어버리진 않을까.

 

 

 

애처로운 것은 이광수의 본업은 예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록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이름을 알리고 버라이어티 런닝맨으로 인기를 얻었다고 해도 그의 본거지는 연기다. 한번 해볼까 하는 가벼운 도전으로 잠깐 끼어들었다 감초 역할만 하고 사라지는 정도로 만족할 수 있는 입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잠깐 그의 역할을 의심했던 사실이 무척이나 미안했다. 아마 그는 많은 사람에게서 내가 품은 선입견을 받아왔을 테니까.

 

언젠가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코미디언 조혜련이 말했다.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개그맨들이 한 번씩 걸린다는 탤런트 병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그녀는 그토록 연기기 하고 싶어도 돌아오는 역할은 오로지 한가지였다고 한다. 여주인공의 친구 역할. 자신의 삶도 없고 주제도 없고 스토리도 없이 그저 주인공의 세계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 돌며 "요즘 좀 어때?" 따위의 대사나 읊조려야 하는. 안타깝게도 광수의 현재 이미지로는 이런 캐릭터만을 연기할 수밖에 없음이 분명하다. 이미 드라마 착한 남자에서도 그가 맡은 역할은 송중기의 친구역이었으니까.

 

 

 

이런 이광수에게 비록 악역이라고 해도 임해군이라는 흥미로운 인물을 연기할 수 있게 된 것은 그야말로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티히어로를 동경하는 요즘의 사람들에게 동생을 시기하고 적대하다 못해 그의 선량함마저 증오하다 미쳐가는 광기 어린 왕자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매력적인 소재다. 그를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연기자 이광수의 입지가 정해지는 셈이다. 그가 이 캐릭터를 제법 그럴싸하게 소화한다면 시청자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더이상 런닝맨의 광수로 불리지 않아도 된다. 그 순간부터 그는 연기자 이광수가 되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동생에게 꽂힌 뿌리 깊은 증오. 아버지의 인정을 갈구하는 살리에르의 분노. 그 마음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광수가 그려낼 임해가 기다려진다. 부디 그의 연기가 시청자의 선입견을 씻어버리는 첫 번째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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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일본의 NTV 방영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당시 일본에서도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며 의문을 거듭했던 문제작이다. 만나자마자 자기소개 대신 시험지 위의 점수로 안면을 트고는 오로지 성적을 기준으로 한 신분 제도를 형성한다. 높은 성적을 가질수록 원하는 자리에 앉고 맛있는 것을 더욱 많이 먹을 수 있으며 화장실 청소나 귀찮은 일에도 해방될 수 있다. 교실 내의 작은 카스트다. 그 어린 나이에 성적과 실적이 제공하는 편리한 삶과 박탈감을 체득하게 하는 잔인한 여교사 마야. 이 드라마가 문제작인 이유는 여느 드라마에선 물리쳐야 할 적군쯤으로 등장할 그녀가 엄연히 주인공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점이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두더라도 잔인했을 소재를 심지어 초등학교 배경으로 쓰고 있으니 "어린이를 어른보다 더 높게 대하십시오. 어린이를 윽박지르지 말고, 항상 칭찬해 가며 기르십시오. 어린이가 바로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별의별 소재가 한해에도 몇 개씩 쏟아진다는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가혹한 내용을 소파 방정환의 넋을 담은 우리네가 쉽사리 받아들일 리는 만무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막힘 없이 볼 수 있었던 것은 마야 선생의 춤 덕분이었다. 일본 드라마는 한 회가 끝나면 여흥처럼 준비된 엔딩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보여줘 여운을 즐길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여왕의 교실'의 여운은 다소 특별했다. 교단 위에 선 흑백 화면의 마야 선생이 컷 신호와 함께 단상 아래로 내려와 마치 연극이 끝난 후의 고즈넉한 분위기로 걸어나가는데 순간 스위치가 켜진 듯 분위기가 전환되며 칼라 화면 위의 아쿠츠 마야가 머리를 풀고 춤을 춘다. 분위기를 달구던 에그자일의 엔딩 음악 또한 발랄하고 경쾌해져서 마치 청춘 영화의 OST처럼 깜찍하기 그지없다.  머리를 풀어헤친 마야 선생은 이 힘겨운 드라마를 마지막까지 인도한 구원이었다.

 

 

 

국내에서 리메이크한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도 비로소 엔딩 댄스가 나왔다. 중심은 OST에도 참여한 아이돌 그룹 샤이니였고 사이드를 아역 배우들이 차지했다. 내내 묵직한 분위기에서 열중쉬어를 하고 있던 아이들이 그제야 몸을 풀어 어설픈 율동을 추는 모습이 귀엽긴 했지만 허전했다. 이런 느낌을 원한 것이 아닌데..싶어서. 국내 드라마 여왕의 교실이 준비한 엔딩 댄스에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마 선생의 춤이 빠져있었다. 나는 그 사실이 못내 서운했다.

 

잘 만든 교본을 몰랐다면 재밌는 이벤트쯤으로 넘겼을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나는 그 이상을 봐버렸으니.. 원작이 다룬 마야 선생의 춤은 그저 설렁설렁한 율동 수준이 아니었다. 한 올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틀어 묶은 머리에 목을 죄는 검은색 정장만을 고집하던 마야가 힙합 스타일의 눈에 띄는 의상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격정적인 댄스를 추는 모습은 인상적일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머리를 푼 마야 선생의 춤사위는 숨 막히더라도 제발 끊지 말아 달라는 호소와도 같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신선한 엔딩을 제안한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아쿠츠 마야역의 배우 아마미 유키였다는 점이다.

 

 

 

고현정의 소속사는 춤추지 않는 고현정을 두고 "원작에선 여주인공이 뮤직비디오에서 춤을 췄지만 한국 리메이크작은 그대로 따라 하지 않고 아이들 위주로 꾸리자는 제작진의 의도였다"라는 그럴싸한 변을 남겼다. 이게 제작진의 의도였다면 비싼 판권을 지급하고 리메이크를 고집하면서도 정작 원작의 지향점은 놓쳐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나는 티끌만 한 디테일도 놓칠 수 없는 원작 드라마의 매니아가 아니다. 원작 드라마에서 춤을 추었기 때문에 무작정 춤을 추어야 한다는 억지를 부리는 것도 아니다. 더 나은 장면을 만들 수 있다면 고현정의 춤 따위 없어도 좋다. 아니 아예 엔딩 댄스를 날려 먹어도 무관하다.

 

 

하지만 국내판 여왕의 교실은 리메이크만의 색채를 담아내지도 못하고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원작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정작 와 닿는 감동은 자극적인 이미지 차용뿐이다. 이러니 그저 자극적이고 기분 나쁜 드라마로 기억될 뿐이다. 원작이 그토록 잔혹한 내용을 담으면서도 일본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에서까지 반응을 일으켰던 것은 단순히 자극적인 그림 때문이 아니니까. 춤추지 않는 고현정만큼이나 배우 고현정의 지나치게 경직된 연기 스타일 또한 아쉬움을 남긴다. 아이들에게 배울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던 고현정과 머리 풀고 춤추는 장면을 직접 제안한 아마미 유키. 캐릭터를 바라보는 배우의 이해도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아라시가 떠오르는 샤이니의 청량한 멜로디만큼은 에그자일 못지 않았지만 이 중요한 키워드의 대부분을 가수 샤이니에 맞춰버린 대목만큼은 아쉽기 그지없었다. 전문 댄서와 군무를 추는 풀어헤친 머리의 아마미 유키는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했다. 그 기분은 매회 마야를 미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묘한 동정심과 호기심을 갖게 하는 키워드였다. 에그자일의 EXIT. 노래의 제목마저도 잘 맞춘 계산 같았던 마야 댄스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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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22 09:39

    비밀댓글입니다

    • 원작의 가혹한 이미지만 빌려온듯해요. 이대로 가다가 그 마지막의 메시지가 와닿을 수 있을런지 원. 전 원작을 보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그리 적절한 교육이 아니라고 반박했거든요.

  • Junction 2013.06.22 10:52 신고

    원작 그자체와 아마미 유키위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사람으로써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고현정의 연기가 아마미 유키처럼 분위기 전환을 시켜줄 필요가 없을만큼 형편없다는 반증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 사실 여왕의 교실이라는 작품 자체가 우리나라 정서엔 참 피곤한 메시지예요. 일본이야 휘황찬란한 버블 시대를 겪었으니 다소 가혹한 방식의 계몽 운동이 와닿을지 몰라도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도 빡세게 달려온 민족들인걸요.-_-a 왜 레미제라블이 그렇게 큰 반응을 얻었겠어요. 가뜩이나 힐링을 필요로 하는 2013년도에 초등학생을 두고 세상은 가혹하니 강하게 키워야한다는 마야 선생의 교육 방식은 논란만 불러일으키겠죠. 그런데 유일하게 배우에게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보너스까지 없애버렸으니.

  • 아마미 유키의 포스에 대항하기는커녕 개성조차 찾지 못한달까..

    애초에 저 장면에서 캐릭터에 맞도록 춤을 추지 않을 거라면, 아예 뺐어야 했어요.

    • 실망스럽더라고요. 차라리 춤추는 장면이 없었더라면 애써 찾지도 않았을텐데.. 원작과 차별화를 두고 싶었다면 다른 방법의 탈출구를 찾아보든가.. 춤에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마야와 마야역의 배우에게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데 의미가 있는 장면인데 말이죠. 그저 춤추는 이미지 하나만을 가져온듯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 마일로 2013.06.23 14:57 신고

    '막방' 엔딩에서의 고현정이 춤추는 장면이
    등장할꺼라...기대하고 있습니다......

  • 에스카 2013.07.21 12:28 신고

    흠.. 아쉽긴 하지만 한편으로 고현정이 춤출 수 없는 게 이해는 가요. 마야 선생의 엔딩 댄스는 그야말로 "아마미 유키"이기 때문에 가능한거였죠. 그녀는 "다카라즈카"라는 가극단 내에서 톱을 달리던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러니 제작진이 아마미 유키가 갖고 있는 능력을 십분 활용한거라고 봐도 무방하죠. 근데 그걸 고현정이 몇 달 배워서 해낸다? 동작이야 그럴듯하게 해낼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느낌까지 살리는건 힘들었을거에요.
    뭐 엔딩씬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확실히 소재 자체는 버겁긴 하죠. 전 원작도 순전히 아마미 유키에 대한 팬심으로 겨우겨우 봤던터라.. 결국 리메이크판은 두어편 보다 말았습니다. 너무 갑갑해서.

 

그간 역사 왜곡 논란에 시달렸던 사극은 장옥정 하나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사극의 거장 이병훈 피디는 당시 파격에 가까웠던 액션 사극, 추노를 두고 시대상에 맞지 않는 고증이라며 비난을 퍼부었지만, 이 방면으로는 이병훈 피디를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가채가 사라진 것도 이병훈 피디의 영향이었으니까. 몇 킬로에 달하는 무거운 머리 장식이 여배우에게 가혹하다는 이유였다. 이후 사극에서 똬리를 튼 중전마마의 머리를 찾아보기 참 어렵게 됐다. 하긴 영조가 가채 금지령을 내린 것도 이 가혹한 머리 장식의 무게에 짓눌려 목이 부러져버린 사례가 이유였으니까 설득력이 없는 변명은 아니나 누가 봐도 성인 여성이 예닐곱 살 아이의 머리장식인 배씨 댕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무언가 낯간지럽기 짝이 없다.

 

 

더군다나 아무리 그 장르가 '사극'이라고는 해도 어디까지나 창작의 영역인 드라마라는 콘텐츠에서 작가의 상상력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것도 재미없을 일이다. 이병훈 피디가 최무수리를 세상에 둘도 없는 천사 '동이'로 만들었지만, 장옥정에서는 그녀를 보다 정사에 가까운 책략꾼으로 묘사한 것처럼 어느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평가가 반전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장옥정의 출발점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장옥정은 8대 장희빈이 그려왔던 선과 악의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의 장희빈을 그려보겠노라고 선언했다. 더 나아가서 기존의 장옥정과는 다른 '진정성'이 존재할 것이라는 호언장담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장옥정은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장옥정이 기본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시대상 때문이다. 장옥정은 사극이라는 장르에서 장희빈의 재발견이라는 목표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것이 고증이 부서지건 역사 왜곡이 되건 간에 일단 그 목표만 이룰 수 있다면 그 무엇도 상관없다는 무책임한 태도다.

 

 

 

이번 주의 장옥정에서도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던 황당한 장면들이 등장했다. 옥정이 폐서인이 된 민씨를 찾아가 막장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잡도리하는 장면은 그러려니 넘길 순 있어도 스스로 법도를 파괴한 인현왕후의 모습은 참 봐주기 어려웠다. 드라마에서 민씨는 폐서인의 위치에도 마치 아랫사람 대하듯 중전을 하대하며 꾸지람했다. 분명 이 장면은 22회에서 처음으로 전 중전에게 하대를 하는 장옥정의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극적 장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 이 드라마에서 인현왕후는 법도와 품계를 엄격히 지키는 고리타분한 이미지로 그려져 왔다. 오죽했으면 옥정의 아들 윤이를 놔주기가 싫어 "법도를 지키기 싫은 것은 난생처음이네."라는 대사를 내뱉기도 하지 않았던가. 이런 그녀가 윗전에 앉아 현 중전을 하인 부리듯 하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최소한 드라마 내의 세계관만큼은 지켜져야 하지 않은가?

 

 

 

황당함을 넘어 기어이 눈을 의심하게 했던 장면은 바로 다음 이어졌다. 사씨남정기를 인현왕후가 퍼뜨린 찌라시 취급을 하는 부분은 차치하자. 가마조차 타지 않고 궁 밖 출입을 하는 중전에 소복차림으로 자유로이 밖을 쏘다니는 폐서인. 심지어 폐서인을 두고 "중전마마 납시오!"를 외치는 무도함이라니. 아무리 무지렁이 백성이라지만 눈앞의 중전을 두고 사씨남정기를 들먹이며 손가락질을 하고 잡도리를 하려 드는 장면은 그야말로 황당함의 극치였다.

 

 

 

어느 평범한 양반가 여식이라 해도 이 정도의 대우를 받을 리는 없다. 하물며 중전인데 감히 대낮에 화냥년 취급이라니 이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아무리 인현왕후를 추악하게 그리고 싶다고 하더라도 마당의 풀이 성성할 정도로 집 밖 출입을 못했던 인현왕후의 자취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폐서인이 집 밖을 나와 백성을 붙들고 봉사활동 쇼를 하며 여론몰이라니.. 그야말로 해괴망측한 장면이라 아니 말할 수 없었다.

 

 

 

분명 인현왕후가 그간 드라마에서 비추어진 것처럼 마냥 성녀 같은 인물은 아니라는 설 또한 적지 않다. 장옥정의 문제는 이 주장을 단순히 인물의 재발견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감상적인 추측과 음모론 하나로 모든 당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장희빈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진정성,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 따위를 시작부터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저 이 드라마는 오로지 픽션일 뿐이고 장희빈이라는 모티브를 벗 삼아 하나의 판타지를 만들어봤노라고 밝혀두었으면 이렇게 비웃음당하지도 않았을 내용이다. 마치 이 드라마가 대단한 역사적 가치나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우격다짐하지 않았더라면 이만큼의 논란을 받을 드라마도 아니었다.

 

 

 

구가의서에 이순신 장군이 등장한다고 하여 이 드라마를 역사의 한 페이지로 간직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진정성을 외치고 시작했던 장옥정이기에 위화감이 든다. 장희빈이라는 인물 하나를 재발견하기 위해 도대체 몇 명의 사람과 몇백 년 치분의 역사가 왜곡 당하고 있는가? 이만큼의 왜곡을 담보로 해야만 가능한 재발견이라면 차라리 묻혀버리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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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 2013.06.19 18:31 신고

    제가 봤을 대, 이 드라마는 이미 허구를 넘어서서 환타지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옷만 한복입었죠. 이럴바에야 차라리 장옥정을 말고 아예 조선 환타지 멜로물을 그리는게 낫지 멀쩡한 조선 역사에게 모욕을 주네요.
    근본 없는 드라마 맞죠..ㅋㅋㅋ
    상것들이 중전한데 쯧쯧거리고, 폐서인이 당차게 돌아댕기고...ㅋㅋ 일개 후궁이 신하들 쫙 모아놓고 회임했다고 훈계질하고! 이건 뭐 환타지죠.

  • twr 2013.06.19 19:21 신고

    나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악의 드라마?
    폐서인 된 민씨가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는 것은 물론 작가의 억지랄 수 있겠지만요
    그럼 그쪽 기준으로 이정도 억지도 없는 사극이 무엇이 있는지 알려줬으면 하네요?
    동이는 잘만든 드라마 였습니까? 그 전 김혜수 출연의 장희빈은 잘 만든 드라마 였구요?
    장희빈을 천하의 악녀로 만든 드라마라고 해서 저런 연출 없었던 것 같죠?
    장희빈에서는 김혜수가 자신의 아들 경종의 성기를 불능하게 만들었는데 ㅋㅋ
    역사적으로는 장희빈이 궁궐에서 인현을 사주하여 굿판을 벌렸다고 기록하는데
    하물며 폐서인 민씨는 자유로이 못돌아다녔다는 법 있어요?
    오히려 민심을 자극해서 저정도 상황쯤 된다면 폐서인은 자기가 진짜 왕비인것처럼
    생각하고 저러고 돌아다녔을 수도 모를 일 아닌가?
    글쓴이분이 인현왕후보다 더 법도쟁이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ㅋㅋ
    역사란게 그냥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볼 수 있다는 걸 얘기하려는 거지
    사람들도 역사 자체를 보고 싶어서 이 드라마 보는게 아니고 그냥 재밌으니까 보는거잖아요
    그걸 참 법도가 안맞니 인현답지 않니 하면서 따지고 보는 사람들이 난 더 싫드라 ㅋㅋ
    드라마 볼때마다 최악의 드라마 운운하면서
    추천 받아먹는 쓰레기 블로거들이 더 최악으로 느껴짐 ^^*

    • 푸른화염 2013.06.19 22:20 신고

      인현왕후는 '폐서인'이 된 것이고, 장희빈은 '페위'되어 1품 빈으로 '강등'된 것입니다. 둘을 동등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폐서인(廢庶人) : 지위를 잃고 '서인(庶人)'이 된다. 왕가 혹은 특권층의 모든 지위를 빼앗기는 것을 의미하는데, 단순히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지어서' 빼앗긴 것이기 때문에 죄인 가택연금에 준하는 벌을 받습니다.

      죄를 받아 왕후의 위치에서 폐위된 것은 맞지만 빈의 지위를 유지했던 것과 폐위되어 서인의 지위로 강등된 것은 판이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무식한 티 내지 마시고 그냥 드라마 보시면서 뇌내망상질 하세요.

    • 텅텅 2013.06.20 06:42 신고

      twr 역시 세뇌란 무섭군. 그낭 님은 머리 텅텅빈 빠순이로 받에 안보임. 무식인증하고 있네.

  • 로엘 2013.06.19 19:27 신고

    아 물론 여태까지 방영해왔던 장희빈 드라마와 차별을 두고 새로운 관점에서 볼려는 의도 자체는 참 좋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관점이 이해받으려면 그만큼 뒷받침 되는 내용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필수인데 이건 그냥 장희빈도 착했어요~~ 보여주려고 서인과 인현황후는 무작정 나쁜사람!!이 내용의 기본이니 새로운 관점이 아니라 그냥 장희빈과 인현황후의 선악구도만 바꿔 논 것 뿐... 그리고 이렇게 제멋대로 왜곡 할 거면 애초에 명확한 왕 이름, 시대, 인물들을 내세우지 말길..

  • riki 2013.06.19 19:51 신고

    네이버에서 기사 댓글 보셨나요?
    대부분 십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달달하면 최고, 로맨스 나오면 최고, 유아인 숙종께서 김태희 옥정만 사랑한다는 부분만 나오면 최고. 그 외 역사왜곡은 하나도 필요없다는 듯, 아니죠. 역사 자체를 모르는 십대들이 역사가 왜곡된 부분 자체를 모르는데 왜곡이라고 집기도 부끄럽네요. 물론 십대가 아니라 이십대라고 하더라도 사학과 전공생 아니고, 중고등학교때 상위 10위 안에 든 학생 아닌이상에야, 뭔 역사를 제대로 알련지? 저 시대 조선사람이나, 요즘 한국 사람 여론이나 다 비슷비슷하다는게, 결국 그 시대 사람들도 야사를 재미있어했죠. 숙종의 마누라 바꾸는 놀이에나 흥미가 있었지, 윗선들이 어떻게 정치를 하는지는 다 필요없는거죠. 그저 여론이 따라가는대로 정치를 비판하는 겁니다. 수백년이 지나도 달라지는 건 없네요. 멀쩡한 연기자들 데리고 와서 최악의 드라마 만든 작가. 글쎄요, 한동안 장희빈이 재조명되거나 다시 나올 생각은 못할테니,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요? 어제 보면서 어이없어 한숨만 푹푹, 진짜 처음부터 장희빈을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라고 밑에 깔고 들어갔으면, 뭐. 말이라도 안하지. 구가의 서 이순신 나온다고, 이순신 시대에 무슨 괴물이 있었냐고 왜곡 소리는 안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냥 화나는 드라마. 할 말이 없네요.

  • ahsi 2013.06.19 20:05 신고

    역사물 드라마를 사실이라고 그대로 보나?
    현대극이나 시대극을 어느 정도의 허구나 작가의 관점이나 해설에 따라 풀어가는 게 드라마이거늘..
    왜 역사극은 사실대로만 만들거면 옛날 장희빈이나 그외에 작품들을 참고해도 좋겠지..
    영화나 드라마나 다 픽션이다..
    사실을 토대로 했다해도 작가나 연출가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기자가 자기의 좁은 관점을 드러내는게 무슨 자랑도 아니라 생각된다..
    작품을 너무 비판만 할 게 아니지 않나 생각된다

  • 지나가다 2013.06.19 21:05 신고

    공감합니다. 초반 몇 편 보다가 끝날 때가 다 되어가서 한 번 봤는데, 이건 정말 참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더군요. 옛날 "동이"야 아예 환타지 수준의 드라마로 봤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이번 "장옥정"은 승자의 관점에 쓰여진 역사를 재조명 하는 척 하면서, 장희빈 외의 모든 인물을 저렇게까지 터무니 없는 악인으로 만들어 놓은 의미가 뭔지를 모르겠네요. 저렇게까지 무리한 왜곡을 가해서 미화시킬 만큼 숙종과 장희빈의 로맨스가 거창했는지도 모르겠고, 저 식상한 캔디형 장희빈에서 무슨 신선한 점이 있는지도 모르겠고요.드라마라 왜곡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최소한 요즘 애들은 서인과 인현왕후는 수구 꼴통 악인 집단으로만 알 것 같네요.

  • 나비 2013.06.19 21:35 신고

    속이 다 시원하네요 저도 보면서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어른들은 드라마니까 뭐 그럴수도 있다치고 본다지만 학생들은 저게 역사인줄 알 것 아니에요 안그래도 요즘 역사 의식도 없고 역사자체에 관심도 없는데 해도해도 너무 하더군요 무책임이라고 할 수밖에 없어요 ㅠㅠ

  • 전탱크 2013.06.19 22:15 신고

    쿠데타도 혁명이라고 하는 판에 이깟일로 눈을 의심하다니 세상은 어찌 살려고 그러시오

  • 공감합니다. 원, 저 희대의 왜곡물에 대해서 아주 절절히 옳은 글을 보게 되어 반갑습니다. 요사이는 저것도 좋다고 뇌내망상질하며 사극은 드라아밀뿐-이라며 물타기 하는 이들이 많아 퍽 아쉽습니다. 적어도 '개연성'있는 상상력을 발휘 해야 그게 극이지요. 웬메이드니 어쩌니 하며 외국 드라마 따라하려는 짓은 자주하지만 실제로 그만한 내실을 보여주지 못하니 한국드라마계의 앞날이 퍽 어둡습니다.a

  • 공감 2013.06.19 23:20 신고

    절절히 공감합니다.
    이병훈 피디는 왜곡을 해도 극의 세계관까지 파괴하지는 않습니다.
    이 드라마는 아예 조선이란 나라의 세계관과 가치, 기본 예의까지 파괴하고 장옥정만을 위한 새로운 나라를 창조했더군요.
    이병훈 피디 작품과 비교하는건 이병훈 피디에겐 굴욕입니다.

  • 공감2 2013.06.20 01:01 신고

    저도 인현왕후가 폐위되서의 모습을 보고 황당해서 채널을 돌렸습니다.
    장희빈을 다르게 묘사하기 위해서 인현왕후를 너무 안좋은 쪽으로 몰더군요.
    사씨남정기와 집밖으로의 출입...재미로 보기엔 너무 심하다 생각했습니다.
    연출진이나 작가들이 조금만 더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으면하는 아쉬움이 크며 유일하게
    챙겨보지 않는 장희비 이야기입니다.

  • 저어... 2013.06.20 06:58 신고

    가채 -> 가체

  •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라는 사람들 2013.06.20 08:23 신고

    머리빈 소리 마시지요. 역사 왜곡도 왜곡따름이지요. 조선시대에는 왕과왕비가 나라의 신과같은 존재이고 나라의 아버지 어머니 같은 존재였지요. 보수적이고 유교사상이 깊었던 조선 시대에 감히 일게 백성이 백성의 어머니이신 중전마마를 저리 손가락질 하면 당장 불경죄에다 사형 또는 멸족감 이지요. 그리고 폐서인을 중전마마라고 했으면 역모죄로 사형,멸족감이구요. 감히 상상도, 꿈을 꿀수도 없는 일이지요.

    자 현대로와서생각해 봅시다. 현대에도 대통령 욕하는 사람들 많지요. 하지만 대통령을 막상 저렇게 뵙게되면 저렇게 비난하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해서도 안되지만) 영광스러워 하는사람들, 아무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을사람들 많을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대통령 면전에다 저렇식으로 비난했으면 당장 모욕죄로 소송당하고 감옥에 끌러갈판인데요.
    요즘도 저런일이 벌여지면 중범죄 인데 백성의 목숨이 하찮았을 저시대에는 어땧을 까요? 요즘은 인권이라도 있고 미디어라도 있어서 심하게 못하지만 저때는 멸족, 몰살 당하고 남지요.(운 좋으면 노애로 강등되거나)
    아무리 사씨남정기를 알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장중전을 욕하고 미워해도 존귀하신 중전마마를 뵈었는데 손가락질 아니, 말은 커녕 납작 업드려 절하고 두려워서 고개도 못들고 감히 쳐다볼수도없었던 시대옜습니다.
    이드라마가 더 욕먹는 이유는, "해품달" "전우치" "대장금" "구가의서" 등 픽션 또는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가 잘알고있는 실존하는 역사적 사건을 저렇게 말도 안되게 장희빈이라는 재 해석하고 퓨전이라는 핑계로 김태희라는 비싼 배우를 살리기위해 주변사람을 억지써가면서 까지 악인으로 만들고 장희빈만 불쌍한 희생양으로 만들었고요. 장옥정이 품계에 오른것도 건너뛰고 (조선시대에 아무리 왕의 총애를 받아도 애도 못낳은 후궁은 품계 오르지도 못하고 오른다 하더라도 엄청 힘들었을겁나다. 그런데 제일 말단에다 애도 못낳은 숙원이 그것도 후궁중에 최고자리인 빈의자리를 낙태해서 위로의 선물로 너무 쉽게 오른다는건 정말 말도 안되는 억지 설정구요.
    타당송사에 나오는 조소용도 옹주랑 왕자를 낳았어도 귀인의 자리에 오를때까지 얼마나 힘들게 올랐는데 참네 억지도 억지가 너무 심하지요.
    조선왕족실록에 버젓이나와있는 사건들도 (죽음등등)일어난 순서도들 시간들도 제멋대로 뒤죽박죽 섞였고요. 이걸 본 순진한 십대들은 그데로 받아들이게 될것이고 잘못된 역사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불상사가 생기기때문입니다.

  •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라는 사람들 2 2013.06.20 09:06 신고

    다큐도 아니고 드라마 뿐이고 역사왜곡 상관 없다는분들 다큐가 아니라 재미로 보는 드라마라는 분들
    그렇다면 일제 시대때 일본이 자기들 야욕때문에 침략한게 아니라 우리나라를 좋은 목적으로 도와주고 싶어 방문한것이고 우리나라가 이렇게 성장하게 된것도 일본 덕분이다 라는 개소리보다 못한 사극을 만들어도 괜찮겠네요.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고 역사왜곡이야사극이 만들어질때 어느정도 왜곡이들어가고 다큐도 아니고 재미로 보는건데 드라마인데 역사가 무슨 상관입니까? (와!!!!!!!!!!!!!!!!!!!!!!!!!열 받는다!!!!!!!!!!!)
    사극을 만들다보면 어느정도 역사왜곡이 들어간다는거 압니다.픽션도 들어가고 가상인물도 나오구요.
    모든일에 선이 있는건데 이드라마는 그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습니다. 심하게
    조선왕족실록에조 버젓이 써있는 역사적 사실도 무시하고 작가마음데로 편하게 사건 시간이 뒤죽박죽 투성이로 쓰여지고 만들어지고. 조선시대에 사상,관래,정통도 심할정도 로 깡그리 무시해서 쓰고 만든 드라마입니다.
    이런걸 이정도로 무시했다는것을 우리나라역사, 정통을 무시한다는뜻도 크게보면 우리나라의 과거를 무시한다는 말이되지요.
    요즘처럼 한드가 인기좋아 외국의로 수출되 이런 엉터리 사극을 본다면 외국인들이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우리나라역사를 오해한다해도 작가나 제작지들은 아무 할말이 없는 사람들이고요.
    어느정도 지식을 아니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면 이정도는 기본으로 생각한다고 생각합니다.

  • 곽현진 2013.06.20 09:12 신고

    정말 조목 조목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 잘 하고 계시네요.
    정말 이런 역사왜곡 드라마 첨 봤습니다.
    인현왕후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선인은 아닐수 있겠죠
    어떻게 사람이 그런 극단적인 선인이 있었겠습니까.
    지금까지 나온 드라마는 민간에서 흘러나온 설화 이런것을 차용한 측면도 있기때문에
    그리고 양녕대군이 충녕대군에게 물려줬다는 뭐그런 설 말입니다.
    왜곡이 없다고는 할수 없었지만
    정말 장옥정은 정말 도가 지나쳐도 정말 지나치더군요.
    폐서인된 인현왕후가 돌아다니질 않나 중전마마가 행차하는데 가마도 없이 나오질 않나

    아예 모티브만 따오고 이름도 싹바꾸고 했으면 말을 안하겠는데 이건 뭐...
    승자의 기록이니 어쩌니 이런말을 한것부터 진짜...작가분에게 묻고 싶더라고요
    당신은 도대체 무슨맘으로 드라마를 이런식으로 쓰는지 말입니다.

  •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라는 사람들 3 2013.06.20 09:33 신고

    그리고 장옥정 시청자계시판 가보니 달달한 로맨스 로맨스 하면서 "순정커플" "순정커플" 이러면서 "드라마 뿐이니까 역사왜곡 상관없으니 해피앤딩이 되게 해주세요" 라고 말도 안되는 역사왜곡을 아무렇지도 안게 생각하는 한심한 사람들이 수두룩 하던데 참네 그럼 친일메국노인 여자와 악명높은 일본 순사의 로맨스가 달달만 드라마면
    "둘이 해피앤딩이 되게 우리나라가 해방안되게 해주세요" 라고 하고도 남을듯ㅉㅉ 역사왜곡이야 어쩧던 로맨스만 달달하면 될테니까 ㅉ 머리빈 여자들 ㅉㅉ
    그리고 그런 역사왜곡을 해달라는 사람들은 정말 위와같은 일본에 대한 역사 쓰레기 왜곡 사극들을 만들진다고 해도 할말 없지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만든거나 역사왜곡을 ㄸ ㅗㅇ 으로 아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니까."

  • 아... 2013.06.20 15:16 신고

    오히려 제가 황당했던 것은 (잠깐이었지만) 중전마마 장씨의 비녀인데요. 장옥정은 중전마마가 되도 봉황비녀를 하더라고요. 중전은 반드시 용비녀를 해야하는데 도대체 이유가 뭔지???
    그리고 중전에게 폐서인윤씨가 하대를 하는것도 계속 거슬렸었는데.. 극적인 연출을 위해서였을거라는 설명을 듣고도 아직까지 이해가 안가네요

  • 요즘 나름 드라마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어요..

  • 정말 공감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판타지라고 하던가..사극의 이름을 달고 나왔으면서 엄한 길로 빠져 안쓰러울 정돕니다. 일부는 드라만게 뭐 어때, 라고 하지만 보는 사람이 그게 진짜라고 믿어버리니 문제가 되는 거겠지요...뭐, 장옥정이야 너무 심하긴 했지만..반복되는 "우연히" 엿듣는 방식도 드라마만드는 사람들(혹은 시나리오작가)의 미숙함만 보여주는 꼴이었습니다...

  • 나무 2013.06.24 16:25 신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장옥정을 보면서 KBS에서 방영했던 수상한 삼형제가 생각나더군요.

    방영 당시 쇠고기 강행수입으로 촛불시위가 한창이었을 때였고,
    제작비 일부를 경찰청에서 지원, 드라마 배역 경찰서에 다니는 아들을 통해서 촛불 시위에 관한 내용을 부정적으로 표현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 초반 장옥정의 침방 부분.. 문득 현직 대통령의 의상에 관한 보도가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장옥정은 비운의 운명을 지닌 가여운 여인으로, 인연왕후나 최무수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의 전개 내용을 보면서 .. 현재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의 보도가 겹쳐지더군요.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악세사리가 유행을 타고, 다시 사회현상들이 드라마로 제작되는 걸 보면서, 드라마의 파급 효과는 대단하겠죠. 장옥정" 사극 장르지만, 현재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보면서 씁쓸해집니다.

 

- 아이유, 아이돌치고는~의 변명이 필요 없다

 

아이돌 주연의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면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도 연기자와 아이돌을 분리해서 바라보기 마련이다. 의도한 바가 아니라 이미 머릿속에 저장해둔 선입견이 버릇처럼 튀어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것이 때론 편견이 되고 미화가 된다. 전자의 경우처럼 처음부터 깔아뭉개는 시선 또한 문제겠지만 "아이돌이니까" "아이돌치고는"이라며 지나친 포용을 갖는 경우도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이돌은 연기를 못 한다는 선입견을 저변에 깔아두고선 스스로 그 연기자의 마지노선을 만들고 있다. "그래도 이만하면 된 거 아닐까? 아이돌이잖아." 이건 칭찬도 뭣도 아니다. 부당한 칭찬은 뿌리를 썩게 한다. 차라리 악평을 듣는 편이 낫다.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아이유가 기특한 것은 그녀가 맡은 캐릭터 '이순신'이 소위 캐릭터빨을 받을 수 있는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우가 기존에 가진 이미지만으로 적당히 포장해서 그 나이대의 발랄함만 묘사하면 오케이 되는 그런 손쉬운 캐릭터가 아니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재능과 눈에 띄지 않는 존재감. 집안의 천덕꾸러기로 턱없이 낮아진 자존감. 그렇다고 낙오된 자신을 끌어올려 태풍처럼 몰아치는 고난을 명랑 쾌활하게 헤쳐나가는 잡초 아가씨나 캔디 아가씨도 아니다. 이 드라마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아이유는 늘상 우울의 이순신을 연기해야 하지 않았던가. 거기다 나 연기자 할래요- 안 할래요-를 반복하여 시청자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우유부단함은 심지어 명쾌한 여걸의 이미지조차 아니다.

 

 

 

한마디로 캐릭터빨을 받지 못한 아이유는 누군가의 첫사랑 이미지를 연기하는 것도 아니고 남주인공과의 뜨거운 로맨스로 여차여차 예쁨 받을 수 있는 히로인도 아닌, 그저 우울하고 큰 매리트가 없는 역할을 본인의 연기력으로 꾸역꾸역 채워나가고 있어 안쓰러움을 더한다. 이순신이라는 캐릭터를 쉽사리 소화하기 어려운 것은 이 캐릭터가 가진 근원적 결함 탓이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믿음조차 없다. 그래서 쉽사리 무너지고 상처받으며 이랬다 저랬다 하는 우유부단함을 보인다. 이 드라마에서 아이유가 연기한 것은 내내 자신을 환멸하는 이순신의 자괴감이었다.

 

여태까지 이 드라마는 이순신의 자존감을 낮추는 데 주력해왔다. 이 드라마의 처음을 떠올려보자. 두 딸의 칭찬에 입이 함지박만 해졌던 어머니가 막내딸 순신의 안부를 묻자 급 자신감이 떨어져 난처해하던 얼굴을. 다른 곳에선 면접을 보던 순신이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고 샐쭉해졌다. 이순신 장군 비하 논란으로 시들해졌지만 이 드라마의 처음 의도는 이름값 못하던 이순신이 그 이름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는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였음이 분명하다. 이후에도 드라마는 잔인하리만치 주인공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왔다.

 

 

 

가짜 신준호에게 이천만 원을 탕진하고 그녀는 가슴을 쳤다. 그리고 되뇌었을 것이다. "나 따위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던 아버지가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자 그 이상의 죄책감이 그녀의 가슴을 무너뜨렸다. "나 때문에" 이런 그녀가 처음으로 갈망하게 된 희망이 연기라는 가능성이다. 여기에 이십여 년간 그녀가 알지도 못했던 친어머니의 존재가 등장한다. 연기자 송미령이라는 이름으로. 그녀가 가진 처음의 가능성이 결국 또 다른 어머니의 존재 이유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순신은 갈등한다. 연기를 갖는가 버리는가. 그것은 어떤 어머니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와도 같았다. 한편 이제까지 살아온 그녀의 모든 삶을 부정해야만하는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급기야 무너져버렸다. 송미령을 미워해서가 아니었다. 도대체 뿌리를 알 수 없는 나라는 인간의 희미한 존재감이 참을 수 없게 미웠던 것이다.

 

친어머니 송미령을 당차게 면박 주고 연기를 포기하며 돌아온 그녀는 이곳에서도 내가 설 수 있는 공간에 없음에 좌절한다. 사람들은 더이상 그녀를 아르바이트생 이순신으로 봐주지 않았다. 대스타 송미령의 딸이라는 직함은 그녀 주변의 모든 공기를 바꾸어놓았던 것이다. "송미령 샘 따님이면 공주님이지." "순신 씨. 나랑 사진 한 번만 찍자. 우리랑 같이 일하던 순신 씨가 송미령 씨 딸이라니." "나중에 뜨면 모른척하기 없기다?" 아무도 그녀를 이순신으로 봐주지 않았다. 이전에는 몰라서 안 봤고 지금은 다른 누군가의 그녀였다.

 

 

 

"잘 모르겠어요. 내가 누군지. 지금 뭘 원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냥 제가 너무 밉고 한심하고 나 같은 거 그냥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걸."

 

 

 

정말이지 너무나 복잡다단한 캐릭터다. 사랑스럽지도 예쁘지도 않다. 톡 까놓고 말해 참 밉고 못난 주인공이다. 나 자신을 미워하고 나 자신에게 믿음도 없고. 심지어 자신을 모른다. 아무리 성장드라마라고 해도 너무나 가혹한 미완성이다. 이런 캐릭터를 이제 연기 경력 두 차례의 아이유가 이해하고 표현한다는 사실이 놀랍기 짝이 없다. 여기에 "아이돌치고는 잘한다"는 수식어는 이미 결례다.

 

대중에게 아이유의 시작은 가수 아이유지만 사실 그녀의 시작은 가수가 아닌 배우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련해왔던 연기자의 꿈. 아직 아이유가 아닌 14살의 이순신이 적어내린 그날의 일기를 훑어본다. "대본에는 분명히 '울기 시작하며'라고 나와 있는데 나는 그동안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면서 배우들이 무대에서 우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걸 정말 울면서 해야 하나 아니면 우는 소리만 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드라마나 영화 대사처럼 편하게 대본에 나와 있는 그대로 울기로 했다"

 

 

 

"집에 올 때 속으로 대사를 하면서 시선만 이리저리 굴려보고 또 다르게 굴려보고, 아직은 잘 모르겠다. 좀 더 연습을 해봐야 될 것 같다. 발표와 내용 분석이 끝난 후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를 썼는데 정말 나한테 힘이 될 말만 잔뜩 써놓았다. '힘내라. 다 잘될 수 있다. 네가 최고다. 너는 특별하다' 등등. 지금으로부터 한 10년쯤 뒤에(그래 봤자 24살이군) 오늘 쓴 이 편지를 보면서 피식 웃을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정말 많이 행복해져 있어야지라는 마음이 들었다"

 

 

이제 21살의 아이유. 이날의 편지는 24의 안부를 물었지만 그녀의 연기는 이미 지금쯤 웃어도 무리가 없을 만치 성장해있다. 무릇 연기자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는 아이돌뿐 아니라 연기를 못 한다는 평을 수차례 듣는 연기자들마저도 그 평을 악성 댓글로 치부하며 볼멘소리를 내뱉기도 한다. 자기 자신이 나서서 "이쯤 하면 괜찮지 않은가"하는 부끄러운 마지노선을 들이대는 경우도 있다. 아이돌치고는 혹은 누구치고는 잘했다는 위로로 언제까지 자기 자신을 다독일 것인지. 채널을 독점하여 시작부터 주역이 되려거든 이만큼의 준비는 갖추어져 있어야 마땅하다.

 

 

최고다 이순신의 아이유를 보면서도 초반 몇 회 동안은 그런 서두를 붙였을는지도 모른다. 아이돌치고는 참 잘하는 연기라고. 그래서 나를 울리는 아이유의 연기가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언젠가는 강아지처럼 끙끙대는 아이유를 보면서 가슴이 저릿한 느낌을 받았다. 마음이 아렸다. 화면 속으로 손을 뻗어 괜찮다고 위로해주고 싶은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런 날이 몇 번 반복되고 나서 나 자신에게 물었다. 과연 아이돌치고는 잘하는 연기 따위로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까? 그리고 더이상 아이유는 아이돌치고는의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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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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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능돌 2013.06.16 13:27 신고

    드라마를 많이보는편은 아니지만 어머니께서 보실때 옆에서 가끔씩 시청하는데 그동안 아이돌출신 연기자들이 제법나왔죠. 그때마다 쟤는 원래 가수라고 어머니께 말씀드리면 "어쩐지 연기가 좀 어색하다"하셨는데 아이유보시고는 "쟤는 그냥 연기자해도 되겠다"하실정도니 연기력이 왠만한 신인연기자급이상은 되는듯하네요. 단지 드라마를 제대로 만나진못한듯합니다. 시작부터 제목논란이 심각했고, 스토리가 정말 지지부진하네요. 그점이 아쉽네요. 어쨌든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 ㅊㅊㅊ 2013.06.16 13:28 신고

    미안하지만 아이유 한테 연기는 마이너스 였다 동나이때 요즘 연기하는중에 수지 아이유 정은지 설리 정도 있는거 같은데(윤아.유이 이미 20대중반 시작한지도 한참 됐죠) 아이유. 정은지는 좀 하는편 설리는 케릭이해도가 부족 수지는 화제성에 비해서 국어책수준. kbs 주말 드라마는 최소 25프로 이상 나온다 그런데도 그 이하를 맴돌지 이건 작가책임도 있지만 주인공인 아이유 책임도 있다고봐.

  • 쩝.. 2013.06.16 15:03 신고

    난..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뭘 분석하고 생각하면서 보는 사람들이 더 이상하던데..

  • 2013.06.16 16:18 신고

    글에 댓글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수고하세요 계속...

  • ... 2013.06.16 16:35 신고

    노래로 날 울린 아이유.. 이제는 연기로도 ..ㅠㅠ 아이유 화이팅! 그녀의 앞날이 빛으로 빛나기를... 순신이와 헤어질 즈음 아이유의 신곡을 듣고 싶네요..

  • 진지한 연기할 때 약간 어색열매 먹긴 하지만,
    이 정도면 주인공 할 법한 연기력이죠. +_+

  • 전전 항상 지으느님의 퐨으로서 들아마도 재밋게보구요 우리 가족들도 잘시청하고있어요 당신은쵝오예요 아이유 훗

  • 공공의적 2013.06.16 19:07 신고

    걸그룹이나아이유너나 공공의 적이되야한다 아이유싫어국민들이싫어하는 악플많이먹으면서 귀여미네모만좋아하는 공공의적이다

  • 글쎄요~~ 2013.06.16 22:21 신고

    전 이 리뷰가 공감이 안되는데..
    그 전에 했던 넝쿨당이나 서영이는 주인공이 맘에 안들고
    내용이 무리수가 있어도 그나마 연기가 되어 그런지 그런대로 몰입은 됬는데
    전 띄엄띄엄 보긴 해도 볼 때 마다 목소리 답답하고 몰입이 안되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유 나오는 장면에서만 유도 제가 답답하다고 느껴지고
    그래서 요즘은 덕분에 100도라는 강의를 재밌게 듣습니다
    드라마에서 절 구해 준 유익한 프로네요
    100도 끝나고 채널 돌리면 아직 진행되는 이순신은 역시...
    굳이 여기 글까지 왜 읽었는지 게다가 댓글까지??
    이순신은 제게 열외인데.. 그냥 공감이 힘들어서 남김니다

  • 공감 2013.06.17 02:57 신고

    사실 아이돌이란 편견을 가지고 드라마를 볼 수 밖에 없는데 극내용을 떠나 아이유가 아닌 이순신 캐릭터 자체에 빠져 보게되는걸 느낄때 깜짝 놀라게 됩니다.

  • 지나치면 욕이 됩니다, 2013.06.17 05:50 신고

    연기를 잘 한다,는 건 드라마에서 그 캐릭터로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유는 그냥 아이유 일 뿐이예요, 지나친 칭찬은 욕이 됩니다,
    70대 이신 저희 어머니 kbs드라마 광 팬 이셨는데 이제 그 시간에 주무 십니다,
    연기 못 한다,고 하는수지는 적어도 드라마에서 수지로 보이지는 않읍니다,

    • 글쎄요 2013.06.17 06:55 신고

      그건 님의 의견일 뿐인것같은대요
      기사들이나 인터넷반응 못보셨습니까?
      이승기와 수지로 사극판 우결찍는것같다는 기사까지
      있었는대요...담여울로 보였다면 그런소리가 나올까요?

    • ㄷㄷ 2013.06.17 07:49 신고

      아이유가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수지가 잘한다니....소름끼치는 빠네요 ㄷㄷ

    • .. 2013.06.17 21:18 신고

      솔직해집시다. 지나친 칭찬은 수지가 받고 있는거 아닌가요? 우리 어머니도 70대이신데 월화에는 장옥정을 보시고..수목은 못난이주의보만 보시고 주말이면 순신이 순신이 하면서 저보다 더 방송을 챙겨보십니다.

    • ㅈㅈ 2013.06.18 04:13 신고

      이건 반대인거 같은데..? 수지는 연기의 발전이 더뎌보이던데.
      여전히 발성이나 발음이 뭉개지는게 상당히 거슬림.

      고두심이나 이미숙같은 연기귀신들하고의 합을 봐도 그다지
      튀지 않는 아이유에 비해 유동근,이성재등과의 연기모습을 보면
      같은 드라마인지 헷갈릴정도로 수지의 연기와 발성이 튐..

      다만 외모적으로 아이유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커보임.
      결국 주연급 여배우는 연기력 못지않게 비주얼이 중요한지라.

    • ㅋㅋㅋ 2013.06.22 16:05 신고

      빠라고 티를 내는군요ㅋㅋ 제가 수지나오는드라마는 다봤는데 극중 그인물인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ㅋㅋ
      뭘하든 그냥 수지자체로 연기하는척을 합니다
      제가 연영과지망생이어서그런지 그런게 더 많이 눈에 보여서
      수지연기는 민망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인터뷰글을보니 본인도 연기에는 흥미가 없었는데 재미가 있어지려고 한다고 그러더군요
      이왕 연기하는거 본인이 좀더 욕심을 내고 잘했으면 하는데
      님같은팬땜에 수지는 발전이 더뎌질수있겠네요 ^^

  • 판타비 2013.06.17 09:22 신고

    아이유의 연기는 분명 진실성이 있어요.. 뭐 사실 완벽한 연기라 하면 거기에 기술이나 요령도 약간의 플러스알파는 있어야겠지만 어쨌은 극중에서 아이유는 나라도 서럽다고, 화난다고 생각될때 그 감정을 120% 보여준거 같아요.. 워낙 진정성에 기반을 둬서인지 본인이 경험 못해본 (아이유가 연애를 모르지야 않겠지만 애교를 하거나 새침한 스타일은 아닐듯하다) 알콩달콩한 연기(?)같은데서는 가식연기가 나오긴 하지만..

  • wow 2013.06.17 09:38 신고

    처음엔 '생각보다 잘하네'였지만...이젠 그냥 순신이가 돼버린......

  • yellowrain 2013.06.17 16:26 신고

    좋은 연기를 하는것이 배우의 기본이라면, 30화까지 빼놓지 않고 봤는데도 상당히 잘합니다. 화내는 연기, 우는 연기, 일상 연기, 설레는 연기 등 본문글에 적어놓았듯이 워낙 감정 폭도 크고 굴곡이 큰 캐릭터라서 오히려 연기하는데 어려웠을텐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칭찬을 얻는것은 극에서 순신이 역을 잘 맡아서 하는 아이유양의 연기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20화가 남았는데 얼마나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되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 ㅈㅈ 2013.06.18 04:09 신고

    20대초반의 여배우 기근인 요즘 꽤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는 신인여배우가
    한명 더 나왔다... 싶을정도로 연기력은 의외로 발군. 개인적으로 아이돌로
    한정한다면 가장 높은 수준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봄..

    다만 외모가 너무 어려보이고 이미지가 한정된 느낌이라 맡을 수 있는 배역의 폭이
    꽤 좁지 않을까 싶음.

  • mh 2013.06.20 16:21 신고

    무엇보다 최순신에서는 가수아이유가 아닌 그냥 순신이 그자체로 보임
    순신이로보인다는건 아이유가 순신이라는 케릭에 몰입됐다는거죠
    저랑 저희엄마드라마 좋아합니다
    보다가 연기못하는 신인연기자있음 쟤는 연기못한다고 한마디씩하고그래요
    사실 저희 엄마 아이유를 잘모르거든요
    그래서 제가 설명해줬는데 어린나이에 애가 참 재능이많은거같다고 그러던데
    애가 참이쁘데요

  • 익명으로 2013.06.22 11:11 신고

    댓글보니 팬과 안티들 싸움이 있네요. 하기사 음양이 조화되어야 크게 흥하는 법이니까 그냥 웃습니다. 글에 대해 나도 한마디 남기자면, 아이유 연기는 최소한 채널을 돌리게 만들 정도로 못하진 않네요. 잘 한다는 소리일수도 있지만 조금 더 절제된 담백한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배테랑 배우인가? 잠재된 재능은 확실히 뛰어납니다.

  • 익명 2013.06.22 22:58 신고

    아이유라는 느낌이 안들을정도로 연기력 탄탄하다고 느껴지는데
    한번도 보면서 가수 아이유라는 느낌을 첫화빼고는 거의 못느꼈는데
    선입견으로 보시는듯..
    아이유 화이팅!!

  • 최고다 이순신 2013.06.26 14:26 신고

    아이유는 아이돌의 연기 교과서다 뭐 좋은 애들도 있지만 윤아도 첫 주연에서는 3개월간 어색했고 유이도 발연기라는 소리 들었다 수지도 잠깐 들었고 티아라 은정은 뭐 예전에 했으니 패스 은지도 응답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근데 아이유는 드림하이 시절 발연기한다라느 평도 없고 이번에 연기 발연기라는 것도 없고 뭐 몇몇은 있겠지만 그거는 극 소수일뿐 대중들은 인정 안하니

    아이유는 아이돌이 연기할려면 꼭 봐야하는 살아있는 걸어다니는 교과서다

  • 농구황제 2013.08.22 01:02 신고

    잘 봤습니다

    아이유연기 좋죠

 

"아이들에게 배울 거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많이 가르쳐야지. 애들은 애들이에요." 고현정 버럭이 포털 검색어를 휩쓸었을 때 나는 피식 웃었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 여왕의 교실을 먼저 접했던 필자로서는 그녀의 적대적인 어투가 일종의 연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왕의 교실에서 고현정이 연기하는 카리스마의 여교사 마여진은 기존의 사제지간을 다룬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따뜻하고 자애로운 교사상이 아니다. 성적순대로 학생을 줄 세워 학대에 가까운 차별을 일삼았던 문제 교사 마야의 교육은 당시 일본 내에서도 사회적인 파장을 안겨줄 만큼 상식 밖의 모습이었다. 반면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는 인사치레로 대선배에게 꾸지람을 들었던 최윤영의 캐릭터는 일반적인 드라마 속 열혈 교사의 이미지다. 발랄하고 의욕이 넘치며 아이를 사랑하는 새내기 여교사의 포부.

 

 

 

간담회에서 그녀를 꾸지람하면서도 "최윤영 씨"가 아닌 "양 선생님"이라는 드라마 속 호칭을 사용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그 행동이 어느 권위적인 대선배의 기선제압이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최윤영과 고현정은 드라마의 캐릭터를 기자간담회에서 그대로 빌려 와 일종의 쇼를 보여준 셈이다. 드라마가 시작되고 첫회를 감상하며 한눈에 드러난 그녀들의 상반된 캐릭터를 돌아보며 나의 짐작이 맞았음을 안도했다. 마여진(고현정 분)과 양민희(최윤영 분) 두 사람은 허리를 굽히고 눈을 맞추어 키 낮은 아이들을 바라봤지만, 그것이 상징하는 이미지만큼은 극과 극의 눈높이 교육이었다. 다정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의견을 묻는 양 선생. 굽힌 허리가 오히려 고압적인 양 선생의 권고. "혹시 말이야. 그 고자질쟁이를 알게 되면 이렇게 전해줄래? 불만 있으면 나한테 직접 와서 얘기하라고."

 

 

 

기자간담회에서도 성격을 드러낸 것처럼 상냥하고 아이를 이해하며 무조건 아이의 편에 서 있는 열혈 교사 양민희와 성적순대로 아이를 평가하고 차별하며 교사의 권위를 폭력처럼 행사하는 문제 교사 마여진은 완전히 상반된 교사상을 갖고 있다. 보통의 드라마라면 당연히 악의 무리 마여진을 무찌르는 양민희의 고군분투가 되겠지만 이 드라마는 내용이 정 반대다. 마여진이 주인공을 가진 것이다. 그러니 최윤영의 말을 끊고 들어올 만큼 흥분해있던 고현정의 분개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녀에게 아이들이란 물리쳐야 할 적군과도 다름없는 존재였으니까. 이 드라마는 특이하게도 학생과 교사를 대립각으로 내세워 그들의 전쟁 같은 일 년을 기록했다. 그러니 정확히 말하면 고현정의 라이벌은 최윤영이 아니라 교사 마여진의 차별에 맞서 싸우는 심하나 역의 김향기가 되는 셈이다.

 

 

 

여왕의 교실 첫회에서 고현정은 예상했던 만큼의 연기를 보여줬다. 미실 이후 노선이 바뀐 것 같은 고현정의 이미지 그대로. 차갑게 눈을 내리깔고 아이들을 훑어내리는 모습은 교실을 기자 간담회장으로 바꿔놓을 만큼의 위력쯤은 있어 보였다. 첫 만남에 애정이 아닌 시험지를 나누는 독특한 인사법에 학생들은 혀를 내두르며 경악했다. "그렇게 해. 넌 지금 나한테 반항하고 싶은 거잖아. 나한테 반항하면 다른 친구들이 속으로 널 응원할 거라고 생각해? 내가 보기엔 시험에 방해받아서 짜증 난다는 얼굴 같은데. 까불지 말고 앉아서 문제 풀어." 차라리 소리를 질렀다면 좀 나았을까. 어떻게든 존재감을 어필해보려는 소년을 조근거리는 목소리로 제지할 때 순간 턱하고 숨이 막혔다. 기름기가 하나도 없는 살코기를 베어 문 심정이랄까. 고현정의 입김이 닿는 곳마다 그곳은 황무지가 되었다.

 

 

 

보다 삭막한 마 선생을 연기하기 위한 고현정의 노력은 그녀의 외면에서도 충분히 느껴지는 고충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녀는 무채색을 하고 있었다. 파삭파삭한 머리카락. 화려하지 않은 얼굴. 장례복을 연상케 하는 단색의 의상. 하지만 이만큼의 고충을 느끼면서도 나는 사뭇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 그 역할을 이보다 더 잘할 수 없게 연기한 훌륭한 바이블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현정 정도의 배우라면 예상했던 만큼의 연기가 아닌 그 이상의 파격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고현정의 연기는 너무나도, 평면적인 마야의 이미지라 신선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일본의 배우 아마미 유키가 맡은 마야는 고현정이 첫회에서 보여준 것처럼 그리 평면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꽤나 복잡다단한 이미지를 갖고있는 캐릭터였다. 분명히 차갑고 권위적인 인물이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은 무기력한 교사는 아니었다. 대단히 문제가 많은 교사였지만 한편으로는 그녀가 추구하는 열의라는 것이 느껴졌던 것이다. 반면 고현정이 해석한 마여진은 열정이라는 것이 전혀 없어 그저 학생이 싫고 일이 지겨운 권태 상태의 교사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배우마다 캐릭터 해석법이 다르겠지만 마여진이라는 캐릭터를 졸린 상태의 무기력한 교사로 느껴지게 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에게 배울 점이 없다는 고현정의 일침과 달리 오히려 내 시선을 사로잡은 첫회의 주인공은 아역 배우 김항기의 재발견이다. 원작 여왕의 교실에서 김향기의 역할을 맡은 배우 시다 미라이는 당시만 해도 떠오르는 일본의 신예 스타로 발군의 연기력이라 극찬을 받는 배우였었다. 초등학생이 어른을 상대로 한 전쟁에 쉽사리 이길리가 없음에도 매번 도전했다 무너지고 다시 도전하는 그녀의 근성은 시다미라이의 열연과 더불어 좋은 합을 이루었다. 이 작품 이후 내 머릿속 시다미라이는 어떤 작품을 봐도 잘리지 않는 잡초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만큼 여왕의 교실에서 시다 미라이의 연기는 각별했던 것이다.

 

이만큼의 기대치를 갖고 있음에도 김향기는 시다 미라이 못지않은, 아니 어떤 부분에서는 그녀보다 나은 연기를 보여줘 나를 놀라게 했다. 물론 김향기가 연기하는 심하나라는 캐릭터는 그리 특이한 인물이 아니다. 화려하게 핀 꽃 사이에서 가까스로 응달 위에 선 들풀 같은 존재감이랄까.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을 법한 보통의 여자아이다. 발랄하지만 조금은 소심하고 그런 주제에 의리는 대단해서 계산을 포기하다 손해만 보는. 분명히 평범하지만 특별해야 할 인물을 김향기는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교내의 문제아 오동구(천보근 분)의 오두방정에 휘말려 졸지에 아이들의 고문관이 되어버린 심하나. 억지로 떠맡게 된 반장의 직함은 그야말로 교실의 잡부와 다름없다.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하나는 급기야 쏟아버린 카레의 남은 분량을 성적순대로 나누어주라는 마 선생의 명령에 얼어붙고 만다. 점차 엄습해오는 소외감에 그녀는 다짐한다. 두 번 다시 반장 재임은 없을 것이라고. "선생님. 하나 화장실에 가게 해주세요. 진짜로 힘든 것 같아요."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거야. 화장실은 가도 좋아. 그렇지만 시험은 포기해." 마선생의 카리스마에 맞설 교내 유일의 어린이 카리스마를 담당 중인 김서현(김새론 분)과 마선생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동안 하나는 배를 붙잡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 어떤 규칙도 사람보다 위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선생님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지금 그냥 하나를 괴롭히고 싶으신 거 아닌가요?" 아이의 생리 현상을 억지로 참게 하는 교사와 그 부당함을 따지고 드는 수재. 그 숨 막히는 기 싸움 사이에서 심하나는 그저 어떤 항의도 하소연도 못한 채 울상을 짓고 있을 뿐이었지만 첫회의 하이라이트라 부를 수 있을 이 장면의 무게감을 좌우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김향기의 애절한 연기력이었다. 이윽고 서현의 구원으로 풀려나 화장실로 달려가려던 그녀였지만 갑자기 손을 놓고 무릎을 꿇은 심하나는 마침 입고 나온 치마가 야속하게 그대로 실례를 하고야 말았다.

 

 

힘이 풀려 주저앉은 다리와 다르게 마음만은 그러고 싶지 않았을 하나가 순간 치욕을 담아 흘리는 눈물은 1회의 모든 부당함을 있는 그대로 관객에게 전하는 힘이 있었다. 순간의 분노와 억울함 그리고 치욕스러움을 과장된 동작이나 대사 한 토막 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김향기의 연기는 분명 첫회의 가장 큰 감동이었다. 아직까지는 그저 묵묵히 당하고 있을 뿐인 하나가 본격적으로 전쟁을 선포하게 될 때 이 아이의 연기력은 어느 수준까지 펼쳐질 것인가를 상상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고현정은 아이에게 배울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이 정도의 연기라면 어른이라도 배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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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램프라는 일본의 만화 제작 집단이 있다. 국내에도 꽤 많은 팬을 보유했던 그들의 만화 중 SBS에서 전격 방영된 '카드캡터 체리'라는 작품을 필자는 꽤 즐겨 봤었는데 이 애니메이션의 마지막회를 보고 전율했던 기억이 난다. 꼬꼬마 때 처음 느낀 일명 컬쳐쇼크랄까.. 초등학생 체리는 눈처럼 귀티나게 생긴 도진 오빠의 친구, 청명오빠를 팬케이크만큼이나 짝사랑해왔다. 어차피 누구나 다 아는 짝사랑이었지만 초등학교 여자애라 할지라도 격식을 차리고 진지한 얼굴로 프러포즈를 하니 그 장면이 사뭇 진중했다. 하지만 청명 오빠는 체리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때 체리는 서글픈 눈빛으로 묻는다. "오빠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우리 오빠죠?" 순간 나는 얼어붙어 버렸다.

 

명드 오로라공주를 이야기하면서 웬 일본 만화 타령인가 싶겠느냐마는 이날의 오로라공주를 보면서 느낀 일부의 놀라움이 그때 필자가 받은 충격에 못지않았을 테니까. 아무리 임성한 작가라지만 일일드라마 최초로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는 말을 소품이 아닌 드라마의 중심 화두로 끌어올릴 줄은 몰랐다.

 

 

 

"안녕하세요. 나타사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나타샤라고 불러요." 아무리 막장에 또드(돌아이 드라마)라고 불리어도 적어도 불륜 남녀를 응징하는 일만큼은 칼 같은 임성한 작가는 그래서 젊은 날의 과오를 가진 왕여옥(임예진 분)을 고이 넘겨 봐주지 않는다. 시시때때로 전처의 딸에게 응징을 받는 고단한 그녀에게 유일한 희망인 큰아들 박사공(김정도 분)마저 사고뭉치로 만들어 버렸으니까. 그저 다정다감하고 집안의 자랑이라고 생각했던 한의사 아들 박사공이 이런 문제를 들고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도대체 요즘 누가? 싶은 금발 머리에 90년대 아이돌 같은 헤어밴드를 두르고 나타난 요란한 행색의 이 남자. 나타샤라는 여성 이름으로 불린다는 말부터가 전초전이었다. 왕여옥은 묘한 눈빛으로 그를 불러들인다. "어머님. 절 받으세요." 그러자 이 남자는 느닷없이 시키지도 않은 절을, 비좁은 소파 틈에 끼어서 한다. 그런데 그 모양새가 좀 이상하다. 한쪽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사뿐히 절을 하는 저 모습은 ..흡사 여성의 절이 아니었나. 나타사가 단순히 예의를 모르는 사람일 뿐일까? 마치 불안을 예감하듯 왕여옥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하지만 설마 이 정도의 폭탄발언이 나올 줄 예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십 년 전. 병원에서 아들이 뒤바뀌었다는 말을 들었어도 이만큼 놀랐을까. 아마 왕여옥은 이 남자가 말하는 말의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했으리라. 아들에게 전화를 걸면서도 그녀는, 차라리 이게 몰래카메라거나 저 나타샤라는 남자가 미친 사람이기를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현실이었다. 아들은 당황하며 노여워했지만 부정하지는 않았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왕여옥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일일드라마 최초의 동성애 등장이 아닐까 싶은 이 파격적인 장면이 사실 필자는 조금 반가웠다. 일일드라마가 어떤 시간대인가. 거의 부모님이 꽉 움켜쥔 채널을 효도하듯 넘겨드리는, 중장년층의 점유지 아니었나. 그 시간대를 용감하게도, 성 소수자를 화두에 올려 조금이라도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면 이게 바로 고육지책이 아닐까 싶었던 거다. 임성한 작가는 비난을 좀 듣겠지만, 어차피 그녀에게 비난이란 껍질 같은 것이고 딸기를 칫솔로 씻어 먹게 한 파급력이라면 성소수자의 등장도 파급력이 클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애써 긍정적인 방향으로 그녀를 칭찬하면서도 무언가 개운치가 않았다. 바로 이전의 드라마에서 충분히 왜곡했던 성 소수자의 이미지 때문이다.

 

오래전 드라마 보석비빔밥에서 필자는 무척 불쾌한 장면을 목격했다. 여자친구를 대신하여 분식집을 운영하던 서영국(이태곤 분)은 며칠 전부터 자신에게 야시시한 눈빛을 보내는 한 남자 때문에 고충을 겪는다. 그건 누가 봐도 그냥 우리의 편견과 선입견 속에 박힌 동성애자의 이미지였다. 몸을 비비 꼬며 오빠앙~하고 끝에 하트를 붙이는. 혹시 트랜스젠더가 아닐까 생각해봤지만 캐릭터가 직시하는 말과 주변의 분위기를 살펴볼 때 이 남자는 게이로 설정된 것이 맞았다. 게이와 트랜스젠더를 구분하지도 못하면서 이런 민감한 소재를 드라마로 끌어들이는 임성한 작가의 경솔함을 비난하면서 한편으로는 저 사람이 트랜스젠더로 설정된 것이라도 충분히 불쾌한 묘사라고 생각했다.

 

 

 

나는 일일드라마 최초의 동성애 등장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한편 이 남자가 동성애자가 맞는가를 잠시 의심했다. 트랜스젠더, 즉 성전환자는 동성애자와 같은 영역이 아니다. 트랜스젠더를 동성애자, 즉 게이로 표현한 것이라면 임성한 작가의 경솔함을 또다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조금의 공부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선입견으로 성 소수자를 풍자의 대상으로 사용한 것이다. 트랜스젠더나 게이나 그저 남자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여자 절을 하고 오빠~로 대화하는 사람이지 않으냐고 뭉뚱그려 표현한 것이라면 우려를 넘어서 화가 치민다.

 

만약 나타사가 성전환자가 맞다고 하더라도 우려와 불만은 잠재한다. 드라마의 흘러가는 모양새를 봐선 왕여옥의 아들 박사공을 동성애자로 설정한 분위기인데 트랜스젠더를 사랑한다고 하여 그 사람이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리수의 남편 미키정을 동성애자로 부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박사공을 두고 양성애자냐 혹은 동성애자냐 하는 토론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혹여 이 모든 설정을 미리 안배해두었다고 하더라도 연이어 나타사를 쓸데없이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히고 분장을 시켜 희화화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고정관념과 왜곡으로 똘똘 뭉친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드라마가 나서서 부채질하는 일이 되는 것이라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물론 드라마 속의 등장인물이 모두 정상이 아닌데 성소수자라고 해서 정상이겠느냐 라는 생각 또한 해보았으나 그 대상이 사회의 편견으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소외 계층이기에 드라마의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다.

 

김수현 작가는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동성애 소재를 드라마의 주제로 끌어올렸다. 어찌 보면 그 설정마저도, 임성한 작가가 김수현 작가를 부러워한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전처의 아들. 집안의 장남. 눈부신 의사가운. 나는 이 드라마에서 게이라도 좋으니까 사랑하고 싶다던 여자가 꺼낸 한마디 말을 잊지 못한다. "내가 섹시하지 않아?" 캬. 이만큼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를 확연하게 구분하는 말이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동성애자는 한마디로 이성에게 섹시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김수현 작가의 동성애 언급은 인생은 아름다워 뿐 아니라 이전의 드라마에서도 줄곧 드러내 왔다. 비록 어디까지나 소모품에 가까운 화제였지만 그녀가 왜곡된 표현으로 성 소수자를 깎아내리는 광경을 단 한 번도 목격한 역사가 없다. 임성한 작가가 김수현 작가의 동성애 언급을 동경한 것인지 무언지는 모르겠으나 왜 껍데기만 주워담고 알맹이는 내다 버린 것일까. "식구들한테만이라도 인정받고 싶다니까." "너 왜 그래? 그렇게 생각이 없어?" 하물며 남자친구의 동의도 없이 무턱대고 부모를 찾아가 아들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일은 그야말로 아웃팅이 아닌가? 설사 트랜스젠더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사회의 시선이 어떤가를 익히 알고있을 그가 이런 무모한 행동력이라니.. 이제야 겨우 가족과 맞대면한 오로라만큼은 아니더라도 웬만큼의 섬세한 설정을 요구하는 것이 임성한 작가에게는 무리란 말인가.

 

 

물론 마냥 비난만 퍼붓고 싶은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가 아직 수술을 받지 않은 성전환자라면 일일드라마에서 성 소수자가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제3의 가정을 일구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 김수현 작가도 거기까진 도달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임성한 작가의 행동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싶다. 문제는 이런 왜곡된 표현력으로 그런 전개를 만들어봤자 그저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다. 부디 이 걱정이 그저 오지랖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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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지나가다 2013.06.08 01:39 신고

    안 그래도 이 작가가 트랜스젠더랑 동성애자랑 헷갈리는 것 같아서 맘 한구석이 찜찜했는데 잘 짚어주셨네요. 트랜스젠더들은 자신들을 "동성"애자라고 생각하지 않을텐데... 둘다 "성소수자" 인것은 맞지만 두 그룹이 동일한 그룹은 아니거든요.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지만 전 둘 중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나와산지 10년이 지나니 그저 자연스럽게 구별이 되네요.

  • 2013.06.08 15:04

    비밀댓글입니다

  • 노을인 한번도 안 본 드라마입니다.
    리뷰로 대신하고 가요^^

  • 행인 2013.06.11 23:16 신고

    지나가다 보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끝 까지 공감 되는 글입니다 저도 초등학생때 체리 보고 놀랬던 기억이 있어요 오로라 공주 드라마 보면서 불편했던 건 마찬가지입니다 또 게이와 트랜스 젠더 구분 못 하고 소재로 삼았구나 왜 저런 머리에 헤어밴드를 하고 나왔는지;; 보통사람인 저도 아는 부분을 작가가 숙지 하지 않았다는게 좀 실망 스러워요

  • 행인2 2013.06.12 15:42 신고

    저도 드라마는 안봤지만 송배우에 대해 관심이가서 이리저리 찾아보다 오로라공주 내용을 보게 됐는데요,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게이와 트렌스젠더를 구분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

  • .... 2013.06.16 16:38 신고

    격하게 동감하는 글입니다. 안그래도 왜곡된 성소수자의 모습을 이렇게 비추다니 짜증나고 슬프고 복잡하네요. 한국은 언제쯤 바뀔 수 있을까요.

  • 공감 2013.06.16 20:09 신고

    진짜 공감합니다ㅜㅜㅜㅜ

  • 이힝 2013.07.01 19:36 신고

    저도 동감입니다!!
    엄마가 보길래 옆에서 같이 봤는데 볼때마다 불편한 부분이였어요
    "저건 게이가 아니라 트렌스젠더아냐?"라고 하니 엄마가 말씀하시길 "그게 그거지"라고 하시더라구요. 보통 사람들 모두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을텐데 드라마에서 이렇게 표현하다니.. 엄마랑 이거가지고 싸울뻔했네요ㅋ;;

 

"믿어서 듣고 있는 게 아니다. 기다리고 있는 거야." "내가 그 인간을 왜 죽였는지 알아? 혓바닥을 잘못 놀려서 죽인 거야." 오랜만에 정말 흥미로운 소재의 드라마가 등장했다. 사실 이 드라마를 기대했던 이유는 오직 내가 좋아하는 배우 세 명이 한 무대에 서는 모습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이보영, 윤상현 그리고 이종석은 전작에서 워낙 흥미로운 연기력을 보여줬던 배우들이고 이런 배우들이 함께 뭉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사실 무엇을 연기하고 어떤 무대에 서게 될지는 이미 논외 조건이나 마찬가지였다. 뭐 피규어를 가지려고 억지로 햄버거를 사 먹는 심정과 비슷했달까. 시장이 반찬이라고 워낙에 낮은 기대치로 시청하게 된 드라마여서인지 몰라도 내 예상보다 뛰어난 완성도에 나의 수요일은 경기를 했다.

 

79년생의 이보영, 89년생의 이종석. 그리고 이제 40대를 넘어선 윤상현은 누가 봐도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좋아하는 세 배우가 뭉쳤다는 사실은 꽤 즐거운 이벤트였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이 부조화가 어울릴 수 있을까를 염려했다. 서로 나이 차도 너무 심하게 나고 기존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이미지 또한 지향점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드라마 속에서도 타인의 마음을 읽는 고등학생 박수하(이종석 분), 의지나 체면 따위 없어보이는 나태한 변호사 장혜성(이보영 분) 그리고 근성과 의협심으로 똘똘 뭉친 박애주의 변호사 차관우(윤상현 분)은 극과 극의 이미지를 담당한다. 하지만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이 세 사람의 극과 극을 하나로 엮어주는 치명적 공통분모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진실이다. 입과 귀 그리고 마음.

 

 

 

가슴팍의 배지가 부끄럽게도 장혜성은 그리 정의로운 법조인이 아니다. 옆자리의 피고인이 죄수이건 아니면 딱한 사정의 아줌마건 간에 그저 외워둔 레퍼토리를 줄줄 읊으며 성의 없는 호소를 반복하는 통에 판사 또한 학을 뗄 만큼, 그녀는 문제적 변호사였다. 국선변호사를 신청한 것도 그리 아름다운 이유가 아니었다. "저요. 여기 돈 때문에 왔습니다." 실력도 없고 돈도 없고 그저 설렁설렁 뽑힐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한 국선 변호사의 자리. "이야. 이렇게 솔직한 변호사가 있다니. 신선합니다. 신선해. 꼭 붙으셔야겠는걸? 뭐 이런 반전드라마를 기대한 것 같은데 그건 어디까지나 드라마 상에서 가능한 얘깁니다. 방향을 잘못 잡았어요." 면접관석에 앉은 판사의 비아냥을 들으며 그녀는 아마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제길. 역시 진실을 말하 는건 내 인생에 도움이 안 돼.

 

"나는 단 한 번도 거짓말 한 적 없어." 태어나서 한 번도 거짓말을 해본 적 없었다는 장혜성. 아빠가 죽었을 때도 다리가 부러졌을 때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던 그녀가 어쩌다 우는 유일한 이유는 억울해서다. 그만큼 그녀는 결벽에 가까운 진실 집착증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판사의 비아냥처럼 드라마가 아니고서야 솔직한 사람은 그저 고문관으로 취급될 뿐이다. 장혜성은 지나치게 솔직한 입 때문에 몇 번의 트라우마를 겪어야만 했다.

 

 

 

"혜성아. 믿어서 듣고 있는 게 아니다. 기다리고 있는 거야.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 지금이라도 인정하고 도연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면 네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다 용서하고 지금처럼 살아볼 생각이다. 그렇지만 끝까지 이런 식이라면 널 도연이하고 같은 학교에 다니게 둘 순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아주머니도 내 집에서 나가야 할 겁니다."

 

"니들 내 말 들리지? 가까이 있으니까 잘 들릴 거야. 아까 나 봤지? 내가 그 인간을 왜 죽였는지 알아? 혓바닥을 잘못 놀려서야. 할 말 못 할 말 안 가리고 짖어대서 그래서 죽인 거야. 니들도 살고 싶으면 주둥아리 곱게 다물고 살던 데로 살아. 그러면 아무 일도 없어."

 

 

 

고등학교 시절. 그녀는 그녀 일생에서 가장 위급한 두 개의 트라우마와 맞부딪힌다. 위증을 시키는 판사와 진실을 협박하는 살인범. 그것은 그녀가 그때까지 신념처럼 지니고 살아왔던 '정의'를 버리는 계기였다. 어머니는 십 년간을 남의 집 식모살이를 했고 혜성은 그 집의 주인 노릇을 하던 또래의 소녀 서도연(이다희 분)을 미워했다. 그것이 원래 못된 소갈머리에서 나온 건지 그저 흔한 시기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치 예고처럼 불꽃놀이 도중의 사고가 일어나 눈이 다친 도연을 보며 쌤통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해서 혜성이 범인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도연은 평소 자신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혜성에게 커닝종이를 들킨 피해의식에 그저 심증만으로 그녀를 범인이라 확정 지어 버린다.

 

 

 

판사 출신의 도연의 아버지, 아니 더 밀접하게 말하면 어머니의 오너인 서대석(정동환 분)은 권고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한다면 이번 일을 눈감아 주겠다고. 그것은 결국 사실이 아니라 거짓을 권하는 협박이었다. 눈 딱 한 번 감고 거짓을 말하기만 하면 쉽게 살 수도 있는 인생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리하지 못했다. 입꼬리가 올라간 서도연의 조소와 부르르 떨고 있는 엄마의 슬픈 눈빛을 번갈아 바라보다 혜성의 입은 외친다. 진실을 말이다. "아니에요! 그러니까 사과할 것도 반성할 것도 없어요. 전!" 그리고 결국 그녀는 퇴학당했다.

 

도연의 아버지에게 꺼림칙한 융통성을 배웠다면 이번에는 살인범에게 눈 감고 살아야 안전한 현실을 배운다. 한 남자가 쇠파이프를 들고 어느 부자를 공격하는 모습을 발견한 장혜성은 입 다물고 살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는 범인의 엄포를 듣고 공포에 떨었다. "니들도 저 아저씨랑 똑같이 해줄 거야. 부모님한테 얘기하면 부모님한테도 똑같이 해줄 거야. 그러니까 얘들아. 내가 내가 니들을 죽이지 않게 너희들이 도와줘야 한다. 어? 지금처럼 꼭꼭 숨어있어. 절대 나서지 말고. 말하지도 말고. 말하면 죽일 거다. 니들 말을 들은 사람도 죽일 거야. 그러니까 평생 숨어있어. 아저씨한테 아무 말도 안들리게. 아무것도 안 보이게."

 

 

 

진실을 폭로하는 대가로 잃는 것은 집과 학교가 아니다. 이번에는 목숨이 걸린 문제다. 과연 그렇게까지 하면서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일까. 고민하던 혜성은 두 가지 이유로 재판장을 찾아간다. 엄마의 믿음과 서도연에게 증명하고 싶은 나의 자존심을 위해. 역시 공포를 오기로 눌러버린 서도연은 재판장 앞까지 찾아와 끝까지 담력싸움을 하기로 약속했지만 열린 문앞에 서 있는 사람은 장혜성 혼자였다. 눈앞에서 눈을 부라리는 살인범을 바라보며 혜성은 마른침을 삼켰다. 아무리 당돌한 여자아이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공포가 아니었다. 그저 눈 감고 넘어가 버릴까. 하지만 그녀는 바로 옆에서 진실을 갈구하는 어린 소년의 눈빛을 울리고 싶지 않았다. "똑똑히 봤어요. 저 아저씨가 쇠파이프로 운전한 아저씨 머리를 때렸어요. 그리고 저희보고 입 다물라고 그 아저씨도 입을 잘못 놀려서 죽은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어요."

 

 

 

아.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 없는 마음이 아니라 두려워하면서도 굴하지 않는 행동력이라고 했던가. 결심한 듯 입을 꾹 다물고 당당하게 가리킨 손가락을 범인의 살기에 초라하게 움츠리며 주춤거리고 물러서는 소녀의 두려움이 가슴을 울렸다. 그다음은 예상했던 데로...였다. 소녀는 미쳐 날뛰는 범인에게 목이 졸렸고 죽을 때까지 너를 쫓아갈 것이라는 끔찍한 협박을 들어야만 했다. 혜성은 울먹이며 자신이 토로한 진실을 저주했다. 마치 드라마 그 이상의 사회문제를 권하는 이 묵직한 분위기에서 작가는 슬며시 판타지와 로맨스를 꺼내 들었다. 장혜성의 정의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희망이자 타인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남자, 어린 박수하(이종석 분)의 고백이다. "내가 지켜줄게."

 

 

 

아이에게 거짓을 시키는 어른들. 진실을 거부하는 사회. 정의를 포기해버린 소녀. 그리고 얽혀있는 하나의 판타지와 두 개의 로맨스. 사고 이후로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 박수하는 도입부에서 예고했던 것처럼 자신의 능력으로 이 누나의 정의를 지키려 할 것이다. 그리고 정의를 포기해버린 장혜성을 자극하는 근성과 의지의 박애주의자 차관우. 진짜를 말하는 입. 진실을 읽는 마음. 진실을 믿는 귀. 세 사람이 추구하는 각기 다른 진실을 향한 가치관이 사회문제와 판타지 그리고 로맨스를 오가며 기존의 드라마와는 다른 새로운 장르의 멜로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큰 기대를 갖게 된다.

 

 

 

"솔직해야 되잖아요? 사실을 얘기하면 면접에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은데요?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날 제 선택을 지금까지 후회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선택을 하 고싶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거고요." 그녀가 포기해버린 정의를 두 남자는 어떤 방향으로 일깨워줄까. 과연 장혜성의 정의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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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4

  • 2013.06.06 11:27

    비밀댓글입니다

  • 오랫만에 2013.06.06 22:43 신고

    정말 오랫만에 몰입해서 봤어요 ^ㅂ^
    아직 서영이와 우재와의 달달스토리의 여운이 남아있는데 벌써 다른드라마라니 ㅠ ㅠ
    했으나..드라마를 보는 도중 서영이와 우재는 생각나지 않더라구요 ^_^;;;
    1회는 역시 김소현이었던거 같아요..때로는 당차고 때로는 귀엽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인기에 개국공신(!)이 될 거 같네요 ^_^
    오늘 소하와 혜성이가 어떻게 재회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보영과 이종석이 나이차이가 좀 나지만..
    비주얼은 나름 꽤 좋은 조합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하,하하;;; 개취입니당~
    (중간에 혜성이에 대한 설명에 수하라고 쓰셨어요;;; 수정이 필요할 듯~)
    ps..하,하하..저도 틀렸네요 잽싸게 수정~ ^_^;;

    • 수정했습니다^^ 그런데 소하가 아니라 수하 아닌가요?

    • 저도 이종석이랑 이보영이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참..^^;; 너무 잘 어울려서 설레기까지 하더라구요. 이종석은 정말 캐릭터를 기가 막히게 잘 살리는 배우 같아요. 이보영은 적도의 남자를 시작으로 그동안 쌓아온 에너자이저 보영의 활약을 한방에 쏟아내는 느낌이구요..^^ 이전에는 좀 향기 없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그 존재감에 눈을 떼지 못하네요+_+

 

잠잠했던 장옥정이 또 시작이다. 사실 드라마 초반까지만 해도 나름 이 드라마의 묻지 마 고증, 나 몰라 역사관을 신랄하게 비난했지만 어느 정도 이 드라마에 애정이 생긴 이후로 웬만한 무개념은 넘어가자며 자신을 달랬다. 가끔 불끈 저건 뭐야? 싶어 솟아오르는 감정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 드라마를 선택한 내 손가락이 문제다 싶어 입을 다물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 진짜 너무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기존의 장희빈은 조선 시대의 궁중 수필 '인현왕후전'을 중심으로 현숙한 여성의 표본인 인현왕후와 투기, 야욕으로 가득 찬 천하의 요부 장희빈을 명백한 선과 악의 대립으로 그려냈었다. 어찌 보면 편파적인 해석이라 말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장옥정 제작진의 기존의 장희빈과는 다른 '진정성'있는 장희빈이 될 것이라는 말이 마냥 틀린 것은 아니다.

 

 

 

더욱이 앞선 호언장담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에는 인현왕후를 천하의 악녀로 표현하는, 터무니없는 재발견을 기획하지도 않았다. 이것만큼은 장옥정 제작진의 미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손쉽게 라이벌을 제거할 기회가 왔음에도 자신에게 떳떳해지고 싶어 세자빈 자리를 포기하려 했던 초반의 인현왕후는 꽤 산뜻하고 깨끗했으니까.

 

물론 조금씩 뭉그러지기 시작하는 이후의 인현왕후도 마냥 말도 안 되는 악인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악인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뿐이며 아버지의 악행을 방조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타인의 악행으로 쌓은 기회를 인덕으로 포장하는 인현왕후를 보면 소름이 돋지만.. 미필적 고의라고 불러도 좋을 인현왕후의 이중성이 당시의 그녀도 그랬겠지 싶어 수긍이 가는 면도 있다. 장옥정은 분명 논리적 결함이 많은 드라마지만 감성적 고증만큼은 그 어느 장희빈보다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다. 만약 이것이 제작진이 외쳤던 진정성이라면 그럴만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 감성적 고증을 위해 지나친 무리수를 던지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 등장했던 역모 논란은 그야말로 최악의 전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황당무계한 설정이었다. 아무리 기존의 장희빈이 편파적이었다고는 하나 적어도 역사의 전개만큼은 무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장옥정은 캐릭터의 멋과 멜로라인을 부각하기 위해 이미 정해진 역사의 발자취마저도 마음대로 고쳐 쓰는 무리수 전개를 남발하고 있다.

 

기존의 장희빈에서 숙종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우유부단의 극치였었다. 장희빈의 미색과 간교에 넘어가 중전을 내쫓고는 뒤늦게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못난 남편으로 그려지지만, 다시 재조명되는 숙종의 가치는 멜로마저도 정치에 이용했던 탁월한 정략가다. 두 여인의 치마폭에 휘감겨 휘둘리기만 했던 못난 지아비였나 아니면 조강지처와 첩을 정치의 희생양으로 휘두른 영민한 군주였었나. 그 어느 쪽이든 멜로 드라마 장옥정이 지향하는 세계와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드라마 장옥정은 보다 극적인 멜로 요소를 첨부하기 위하여 역사를 마음대로 뒤틀어 로맨스 소설을 쓰고 있는데 재조명이라는 말로 위안하기엔 지나치다 싶은 억지 전개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18회분에서 마치 임종을 앞둔 것처럼 계략을 도모해 서인의 목을 옥죄는 이순의 책략은 웅장한 BGM 그리고 유아인의 치명적인 연기와 더불어 정말 대단한 반전에 계략이라도 되는 것처럼 오버를 했으나 실상 이미 해를 품은 달에서 동일 스토리를 접했던 시청자로서는 이 전개가 그리 신선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더 큰 문제는 감히 퓨전드라마조차 건드리지 못한 역사 왜곡과 고증 파괴를 엄연히 실존 인물을 배경으로 구성한 이 드라마에서 아무렇지 않게 남발하는 작가의 무리수 전개다.

 

숙종의 재임 시절은 그야말로 환국의 나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숙종은 후궁 장씨의 소생 균(훗날 경종)을 원자로 임명했으나 송시열을 필두로 한 서인들의 세력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진노한 숙종은 서인들을 내쫓고 집권 세력을 남인에게 맡겨버렸으니 이것을 기사환국(己巳換局)이라 부른다. 이날 장옥정에서는 이 장대한 역사를 서술하면서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숙종의 권력을 참 초라하게 묘사해버렸다.

 

 

 

이날 장옥정에서 오늘내일중의 왕을 이 기회에 처분하기 위해 서인들은 민유중을 중심으로 간교한 계략을 구상했다. 장옥정과 그의 아들 균. 심지어 전하까지도 모조리 시해하려는 너무나 대담하면서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역모 구상을. 결국 옥정은 중전을 저주하며 궁을 떠나갔고 살해당할 뻔한 왕자는 중전의 갑작스런 모성애에 구원되며 병든 이순은 느닷없는 침략자에게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 와중에 왕좌를 대신할 서인파를 찾던 민유중은 그의 여식인 중전을 수렴청정시키려 하나 보다 굳건한 서인 침공을 위해 동평군을 사주하여 새로운 왕을 만들고자 한다.

 

 

 

동평군 같은 굳건한 충신을 말 한마디에 자기 패로 끌어들였다고 믿는 허술한 계략부터가.. 이렇게 역사를 날조하면서까지 밀고 나가야 할 매력적인 스토리가 아닌데 도대체 왜 이럴까 싶었더랬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끔찍한 역대 최악의 무리수는 누가 봐도 뻔한 역모죄를 놓고 쓸데없이 거래를 하는 숙종의 이상한 환국 처리다. 이미 증인을 여럿이나 데리고 있고 서인들을 고문하여 실토까지 들은 분위기에 민유중 본인조차 역모를 인정하고 있거늘 도대체 왜 숙종은 이리도 빈약하단 말인가? 역모인데. 역모가 어떤 죈데. 3대를 멸해 가문의 씨를 마르게 해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조선 최고 수준의 범죄가 아니었나.

 

 

 

 

"이 모든 것들의 배후. 민유중..." 역모의 죄를 고하는 증인이 깔렸음에도 이 사단의 원인이랄 수 있을 민유중은 무릎조차 꿇지 않았다. 고개를 조아리고 백번 사죄를 해도 모자를 판에 어찌 그리 당당한 얼굴로 왕을 깔보는 눈빛을 하며 이따위 거래를 권할 수 있단 말인가. "전하께서 지금 원하시는 게 무업니까?" 이에 이를 갈며 이순이 꺼낸 말은 고작 환국이었다. 목숨을 살려줄 터이니 환국을 해달라는 거래를 위해 그들을 역모의 방향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나는 이순이 도대체 왜 신하의 역모라는 최고의 패를 손에 쥐고도 서인과 거래를 하며 일종의 사정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과인은 간절히 원한다. 작금 중전의 폐위를." 그러니까 결국 인현왕후의 폐위 과정을 보다 로맨틱하게 그려내기 위해 이런 무리수 왜곡을 던졌던 셈이다. 절세가인 장옥정의 교태에 빠져 중전을 내쫓았다는 설정이 캐릭터의 매력을 흐릴 수 있다는 판단에 말도 안 되는 억지 전개를 넣어가며 이런 결말을 도모했던 셈이다. 중전의 폐위 이유를 이순의 오해와 배신감으로 만들기 위해.

 

 

 

필자의 어린 시절 학교에서는 희한한 숙제를 내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드라마 용의 눈물을 시청하고 오라는 것이었다. 물론 지나치게 미화된 양녕대군을 비롯하여 몇 개의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 드라마는 고증을 엄격하게 따지는 사람들조차도 국내 최고의 사극으로 꼽을만큼의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드문드문 해설자의 목소리까지 들어가며 나는 이 작품으로 이성계의 시대를 배웠다. 내가 했던 다년의 숙제 가운데 이만큼 재미있는 숙제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의 드라마들을 보면 드라마로 역사 교육을 시키기는커녕 도저히 이런 작품은 아이에게 보여주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만 든다. 중전 앞에서 "어찌 감히"라는 망발을 하는 신하에. 편전에 앉아 회임 소식을 전하는 후궁에. 왕이 누워있는 자리에 서서 뒷짐을 지고 수다를 떠는 신하들의 모습을 도대체 누구의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겠는가.

 

 

 

언젠가 무한도전 특강 시간에 조사했던 사람들이 담아둔 역사의 상식은 모조리 티비 드라마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었다. 병든척한 임금이 오만방자한 신하를 역모죄로 몰아넣기 위한 술책은 이미 해를 품은 달에서도 경험했었다. 양명(정일우 분)에게 역모를 권한 설정조차도 이와 유사하다. 장옥정이 해를 품은 달을 모방한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확실치 않으나 적어도 해를 품은 달에서는 역모에 가담한 신하를 놓고 임금이 치사한 거래를 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그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고 막힘 없는 환국 처단으로 그의 권력을 여실히 드러냈던 숙종의 기사환국을 가당치도 않은 암흑의 거래로 묘사한 작가는 거의 역사 날조 수준인 셈이다.

 

퓨전 사극 해를 품은 달보다 황당한 고증 파괴와 역사 날조를 일삼는 장옥정, 사랑에 살다!! 차라리 이 드라마는 90년도 만화 비디오에서 그랬던 것처럼 5분가량의 경고문을 내보내는 것이 좋을듯하다.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어린이들은 무분별한 퓨전 사극을 시청함에 따라 역사를 왜곡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어쩌고저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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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도 작가가 가진 역사의식의 한계가 아닐까 싶어요.
    역사를 통독하다가 가진 의문이 아니라 의문 혹은 아이디어에 의해서
    꿰맞춰 가듯이 역사를 대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거죠.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공부가 충분했다면 장옥정의 재해석이라는
    혁신적 시도를 이렇게 말아먹지는 않았겠지만요.
    참 아깝고 안타까운 방향으로 가고 있네요...쩝

    •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을 이상하게 남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작가의 상상, 음모론만 가지고 조선왕조실록을 부정하다니요. 어느정도는 픽션이라 생각하며 넘기고 봤는데 그 시대상을 완전히 부정하는 내용은 참 못봐주겠네요.

  • 2013.06.05 09:52

    비밀댓글입니다

    • 민씨 종친회에서 소송을 걸고 나와도 할말이 없을 수준이에요. 덕망 높은 선비였던 민유중을 졸렬한 악의 화신처럼 묘사하다니..왜 이걸 그냥 두고 넘어가는지가 이상할 정도.

  • 이틀 2013.06.05 15:45 신고

    전 궐 안에서 숙종이 나인들 따라오지못하게하고 장희빈에게 달려가 키스하는것보고 포기했습니다; 얼마전엔 편전에 앉아 회임사실 알렸다죠?;;;;;;;이쯤이면 어디까지 갈런지 궁금해집니다;

  • 지나가던 사람 2013.06.07 09:19 신고

    역모라는 패를 쥐고도 멸족시키지 않은 이유는 이미 역모로 전의 당을 쓸어버린 숙종이 또 역모라고 쓸어버린다면 백성들은 왕이 마음에 들지 않은 신하를 역모죄를 뒤집어 쒸어 죽였다고 하지 않을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은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고 민심을 쥐고 있는 숙종은 그것을 원하지 않겠죠
    게다가 민유중이 중전의 아비인데 중전은 지금 백성들에게 평판이 좋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니까요 겉모습만 보고 현모양처라고 알고 있죠 거기서 잘있는 중전과 중전의 아비가 왜 역모를 했는지 백성이 의심하면 민심이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돌려서 처단한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무시하셔도 되요

  • 글쓴아 꼬우면 안보면될것이고 재밌게 보는 사람도 있단다 왜 니생각만 옳아야 하며 퓨전사극임을 알터이고 작가가 그렇게 하고싶다는데 왠 니가 zi ral 난 리 good 이니 ㅎㅎㅎ 내참 어의없네 죽어있는 사람 각본 어찌쓰던 퓨전사극인디 왜 난 리 니? 꼬우면 보지마 아그야 알것니 면상을 긁어뿔라 확 아우

 

엄마-하면 떠오르는 배우가 있으신가. 필자의 엄마는 누구의 엄마도 아닌 고두심이다. 95년. 무려 18년 전부터 가진 느낌이니 참으로 오래된 애착이라 말할 수 있겠다.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은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메인으로 등장하는데도 모두 각개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던, 김수현 역량의 진가를 보여주는 홈드라마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굳이 각별한 인상을 남긴 배우를 기억하라고 말한다면 내겐 누가 뭐래도 그 사람은 바로 고두심이다.

 

주인공이 없는 홈 드라마에서 진정한 주인공은 그녀가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고두심의 존재감은 각별했다. 이북에서 내려온 두 노인이 만든 목욕탕과 그 속에서 키워낸 장성한 자식들을 3층 집 지어 불러모아 산다는, 그야말로 인간극장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지만 톡 까놓고 말해 이 집안의 맏며느리 고두심에게는 지옥의 시월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환경이었다. 꼬장꼬장하기 짝이 없는 시아버지에 만만치 않은 시어머니. 타인에겐 기부천사. 부모에겐 효자. 자식의 존경을 받는 남편은 남에게 잘하면서 아내에겐 효도를 강요하는 최악의 남편. 어디 자식들은 좀 편했던가. 남성혐오증을 가진 첫째. 어디서 이상한 남자들만 사윗감이라고 물어오는 둘째. 그냥 그 시절의 김희선이었던 셋째까지. 부처님 가운데 토막도 돌아앉을 분노는 바로 이럴 때다.

 

 

 

그리고 내게 보다 구체적인 엄마의 이미지를 남긴 것이 바로 1999년도의 드라마, 눈물이 보일까 봐였다. 한창의 인기가 저물어갈 무렵의 김지호는 기존의 캐릭터와는 다른 가족의 천덕꾸러기를 연기했는데 이 김지호의 어머니로 나온 배우가 바로 고두심이었다. 이 드라마는 기존의 트랜디 드라마와 다르게 신분상승, 가족의 비밀과 같은 트랜디 드라마의 규율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인 초라함이 느껴졌었다. 씨에프의 밝은 이미지와 달리 위축되어 소박한 여주인공을 연기하는 김지호의 모습 또한 신선했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가 그린 독특한 엄마상을 연기하는 고두심이었다.

 

기존의 드라마에서 엄마라는 사람은 언제나 그 누구에게도 불균등하지 않은 사랑을 베풀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불구덩이 속에라도 뛰어들 수 있는 헌신의 여신쯤으로 그려지곤 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고두심은 드물게 결함이 많은 엄마였다. 생일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어 홀로 미역국을 끓이는 둘째 딸에게 언니 시험치는 날에 왜 이딴걸 끓이냐고 재수 없게- 타박하기나 하는 참 모진 엄마. 열 손가락 깨물어 덜 아픈 손가락이 있음을 증명하는 이상한 엄마. 하지만 나는 목욕탕집 남자들의 온몸이 부서져라 헌신하는 고두심보다는 오히려 그녀의 결함에 더 애착이 갔다.

 

 

 

정유경 작가의 신작 최고다 이순신은 작가의 99년도 작품 '눈물이 보일까 봐'의 2013년 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라마다. 인기 아이돌 아이유와 라이징 스타 조정석을 내세운 이 드라마의 진짜 러브라인은 오히려 김정애와 이순신 그리고 송미령의 삼각구도가 아닐까 싶을 만큼. 특히 이 드라마에서 기른 정 김정애(고두심 역)는 마치 눈물이 보일까 봐의 김지호를 수십 년 후 엄마의 모습으로 만나는 듯한 착각을 주는데 그 캐릭터 특유의 위축된 초라함이 고두심의 연기에서 차분히 녹아들어 있어 입체감을 더한다.

 

막내딸이 남편이 저지른 불륜의 씨앗일지도 모른다는 정보에 그녀가 그토록 분노했던 것 또한 누구보다 자신을 닮은 순신을 향한 애착이 혈연으로 이어진 모정보다 컸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언니들에 비해 무엇을 하든 턱없이 부족하고 만년 취업 준비생인 그녀를 보면 어딘가 자신의 처녀 시절이 떠올라 마음을 줄 수밖에 없었다. 잘난 언니들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업둥이 순신이가 오히려 진짜 그녀의 핏줄이라 느껴졌을 만큼. 아마 그것은 모정 이상의 인간을 향한 연민이었으리라. 그랬기에 그녀의 존재가 정말 남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린 그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 맘 단단히 먹고 들어야돼?" 무슨 얘기냐고 재차 묻는 순진한 얼굴의 막내딸을 바라보는 눈물 고인 눈에 순간 심정이 저릿해졌다. 아이를 처음 안았던 날. 처음 들었던 울음소리. 처음 바라봤던 거울처럼 까만 눈동자를 회상하는 목멘 목소리.. "너 키우면서 때론 속상하고 화가 난적도 있었지만 그렇지만 나 한 번도 힘든 적은 없었어. 나 언제나 너한테 고마웠고 네 엄마인 게 좋았어. 진심이야. 난 언제나 네가 내 딸인 게 자랑스러웠어."

 

사실 이 과정을 깨달은 순간 고두심의 캐릭터는 너무하리만큼 마구 휘둘러졌었다. 남편을 향한 배신의 감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그 잘못이 이 어린아이에게 있는 것은 아닌데- 싶었던 거다. 제목 논란 탓에 갈피를 잡지 못한 작가의 심경이 전이된 것인지 이전의 작품들과 달리 지나치게 뭉툭하게 그려지는 캐릭터의 감정 표현이 무척 어색하고 불편했다. 그 과정을 가까스로 살린 것은 고두심의 연기력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참을 방황하다 돌아와 그래도 역시 내 새끼-로 기운 김정애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마치 그전의 과정이 배신당한 연인의 상처처럼 느껴져 연민이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엄마. 나 달라지는 거 없지이? 나는 그대로.. 그대로 이순신이고 우리 엄마 막둥이 딸이야. 혜신 언니 유신 언니 동생이구 할머니 막내 손녀구 우주 막내 이모야. 그치? 앞으로도 영원히 쭉... 맞지이?" 아. 쪼그리고 앉은 막둥이에게 전화를 거는 모양새까지.. 얼굴엔 근심 걱정을 가득 담아 한 손은 주머니에 푹 찌르고. 그리 멋을 부리지 않은 구불구불한 파마마저도 어찌 그리 엄마 같던지. 친엄마를 물리고 돌아서 혈연보다 짙은 우리 엄마를 선택한 막둥이 순신이가 울먹이며 칭얼대는 소리에 부푼 볼에 입을 꾹 다물고 눈물을 담아 끄덕이는 얼굴은 백 마디 위로보다 더 큰 사랑을 담고 있었다.

 

 

작은딸에게 진짜 바보네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순신이의 안부를 챙기는 이 엄마의 어리숙한 모정이 안방극장을 울린다. 드라마 속에서 엄마는 그저 엄마일 뿐이었다. 표정이 없는 어른. 하지만 고두심의 엄마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얼굴을 갖고 있다. 때론 모든 걸 감내하는 슈퍼맘이 아닌,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엄마를 연기하는 나날도 있다. 하지만 그녀의 모성이 진짜 빛을 발할 때는 바로 결함의 어머니를 연기하는 순간이다. 그 결함이야말로 고두심의 연기를 진짜 모성으로 비추어내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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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폭풍처럼 논란을 휘감고 다니는 임성한 작가라지만, 기를 쪽쪽 뽑아내는 드세디드센 임성한 월드에는 여느 작가도 시도하지 못한 숭고한 용기와 철학이 있다. 그중 하나가 잊혀진 배우들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다. 2003년의 드라마 인어아가씨를 시작으로 무려 10년간 그녀는 작품의 주인공을 낯선 얼굴의 신인으로 내세웠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인어아가씨의 장서희, 왕꽃 선녀님의 이다해, 하늘이시여의 윤정희, 신기생뎐의 임수향 등이다. 비록 이름을 잊어버린 그녀들이 되어버렸지만 -필자는 아직도 윤정희의 이름을 따로 검색해서 찾아본다.- 시청자에게 존재감만큼은 확고하게 아로새길 수 있었다. 아무리 임성한 월드가 기괴하다고 해도 적어도 앨리스만큼은 살려놓고 보는 그녀였으니까.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지만 정작 작가의 파워만으로 드라마를 채울 수 있는 작가는 그리 흔하지 않다. 선택권이 협소한 비인기의 작가들을 제외하고라도 상위권 몇 프로 안에 든다는 유명 작가들 또한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해 우량주를 고른다. 그래서 배우의 스타성과 대중적 인기도를 외면할 수 없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는 철저하게 외면해버린 채 오로지 자신의 작품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뮤즈를 찾는 일에 전념했다. 충분히 인기 배우를 선택할 수 있는 역량과 존재감을 가진 작가임에도 그녀가 제시한 뮤즈의 조건은 오로지 작품의 완성도였다.

 

더 경이로운 것은, 차라리 생판 얼굴을 모르는 신인이라면 상큼한 존재감에 이목이라도 끌 수 있을 텐데 그녀가 선택한 여배우들은 하나같이 현역이지만 인기는 없는 잊혀진 배우들이라는 점이다. 아예 모르는 얼굴은 아닌데 그렇다고 완전히 익숙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상태. 사람들은 그녀들을 중고 신인이라 불렀다. 다소 잔인한 호칭이지만 이만큼 와 닿는 설명이 또 있을까 싶다. 어느 개그맨이 17년째 신인 개그맨-이라고 소개하는 그만큼의 존재감을 가진 배우를 임성한은 골든타임의 여주인공으로 기용하는 용기를 냈던 것이다.

 

 

 

2013의 임성한 월드에서 활약 중인 '오로라공주'의 전소민 또한 그렇게 임성한의 구제를 받은 여인이다. 이 낯선 얼굴의 배우가 무려 9년 차 현역 배우라는 사실을 거론하면 누구라도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브라운관 바깥의 연극판에서 활동해온 경력도 아니다. 전소민은 꾸준히 안방극장을 들락거렸지만, 대중이 인지하지 못한 9년 차의 현역이었다. 에덴의 동쪽이나 로열패밀리와 같은 꽤 유명한 작품에 출연했음에도 그녀를 몰라봤다는 것이 놀랍다. 지금 오로라공주에서 이만큼의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는 전소민을 왜 다른 작품에서는 알아채지 못했을까? 미처 그녀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던 필자는 몹시 미안하게도 전소민이 신인인 줄로만 알았기에 그녀의 경력은 내게 고요한 감동을 주었다.

 

전소민이 맡은 역할 오로라는 기존의 아리영 복사판과는 차별화된 신선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저 손가락질로 한 줄의 명품 가방을 훑어 계산하는 부잣집 막내딸 오로라의 캐릭터는 한마디로 오만방자다. 예비 시월드 앞에서 비듬을 지적하고 코털을 잡아 뽑는 망상을 하며 따박따박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는 그녀. 분명 아리영또한 불합리를 넘어가지 못하는 결벽증을 갖고 있었으나 그녀라면 한풀이로 느껴져 그리 얄미운 생각 따위 들지 않았을 것이다.

 

 

아리영도 경험했을 세계에서 전소민은 전혀 다른 제스추어로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했다. 한껏 내리깐 눈에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음에도 어쩐지 경직된 자세라 느껴지지 않는다. 그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여유를 갖추고 있어 어쩜 더 얄미운 것일지도 모른다. 재벌가 뺨치는 재력의 띠동갑의 오빠들을 둔 유일의 막내 여동생. 금 숟가락도 아닌 다이아몬드 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그녀이기에 가능한 오만과 여유다.

 

언젠가 장서희는 말했다. 아역으로 데뷔해 나름 이름을 알린 시기도 있었지만 성인이 된 이후로 대중에게 잊혀져가고 있었던 자신. 아마 그녀는 무척 두려웠을 것이다. 나의 전성기는 아주 오래전에 다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닐까 하고. 그 순간 기회는 찾아왔다. 드라마 온달왕자들에서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임성한 작가. 그녀는 아마 상상도 하지 못했으리라. 그다음 작품에서 무려 주연으로 자신을 선택해줄 구원자라는 것을. 당시 엠비시는 KBS와 저녁 시간대의 일일 드라마를 경쟁하고 있었고 동시간대 상대작의 히로인은 무려 하희라였다. 부담과 두려움으로 옥죄어올 상황에 임성한은 쌈박한 신인도 유명 스타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의 장서희를 선택했다. 그 작품이 바로 인어아가씨였다.

 

윗선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서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임성한 작가는, 전작에서 그녀가 보여준 진정성과 독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분명 대본에는 흰머리가 듬성듬성 날만큼의 세월이 흘렀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다른 배우들은 미용의 이유로 아니면 미처 생각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외형의 변화를 거의 두지 않았다. 순간 그리 큰 비중이 아니었던 조역의 여배우에게 시선이 갔다. 홀로 흰머리 가발을 쓰고 있었던 장서희. 단 한 장면이라도 최선을 담아보고 싶었던 장서희의 진정성이 빛을 발한 것이다. 분명 그 작품에서 장서희의 이미지는 고요하고 단아한 역할이었음에도 임성한은 그 모습에서 그녀가 표현할 잠재된 몇십 년 치의 한을 예상했다.

 

 

전소민의 연기 또한 응축된 응어리가 느껴져 가슴을 울린다. 비록 기존의 임성한표 여성 캐릭터와 달리 오만무도의 극치를 달리는 부자 아가씨로 그저 미움만 받고 있는 요즘이지만 캐릭터의 호불호와 별개로 장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담아 연기하는 그녀의 열정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발음도 깨끗하고 캐릭터 표현력도 확실하다. 9년치의 응어리가 느껴진다. 또 다른 느낌의 '한'이다. 일일 드라마에서 이렇게 선명한 연기를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매 순간의 최선이 느껴지는 전소민의 연기는 독한 싸람 임성한의 보이지 않는 미덕이며 은근한 박애 주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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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7

  • 2013.05.31 09:14

    비밀댓글입니다

  • 저는 처음보는 배우이신데 드라마에서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 그네 2013.05.31 15:41 신고

    분위기가 김청 비스무리하네여

  • 배우는 띄우고 2013.06.01 00:09 신고

    대한민국 드라마의 질적수준은 떨어트리는 희한한 재주를 갖고있죠....
    작품수준이 워낙막장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도있습니다.
    과연 임성한이 하잔다고 장동건 원빈 소지섭 수애나 신은경 남상미나 김태희 이런 수준급배우들이 하겠습니까? 같은 막장이라도 임성한은 질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배우들을 띄웠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저사람들 중에서 정말 수준급 스타로 발돋움한 사람도 이다해정도 밖에 없습니다.임성한의 대표적 배우 장서희 조차도 인어아가씨이후 같은급 막장인 아내의 유혹말고는 딱히 흥행한 작품도 없지요. 윤정희도 원탑 여주로서 뚜렷한 작품이 없고 임수향도 아직 조연정도에 머물고 있을뿐입니다. 그나마 이태곤이나 김성민 같은 남자배우들이 더 크게 자리잡았죠..

  • ㅁㅁ 2013.06.05 19:35 신고

    이쁨

  • ! 2013.06.09 14:13 신고

    신기생뎐임수향은 중고신인아님요. 19살갓데뷔한상큼신인. 상대역남자는 첫작품이고요. 덕분에 둘다 연기력논란도잠깐있었어요.
    임성한씨는 안목이잇더라고요.

  • 2013.06.12 16:21

    비밀댓글입니다

  • 여주남주를 고르는 임성한의 안목 2013.06.15 20:17 신고

    이분의 전체적인 드라마 스토리는 독특한 설정이 많아 비난을 듣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근데 참 작가로서의 능력이라 인정해 주고 싶은 부분은 남주여주를 고르는 그 분의 안목입니다. 어쩜 그리도 잘 어울리는, 정말 살아있는 케미를 보여주는 남주여주를 고르시는지 채널 돌리다가도 멈추게 되고, 계속 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남주여주의 로맨스에 빠져 다른 스토리가 아무리 봐주기 불편하더라도 남주여주의 로맨스가 궁금해지게 만든다 말이지요. 이번 전소민과 오창석은 TV에서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초자신인인 줄 알았는데 역시 연기력이 후덜덜한 것이 경력은 좀 있는 분들이더군요. 남주여주의 연기력, 케미 후덜덜합니다.

  • 하영 2013.06.17 09:22 신고

    이 작품이 끝나고 나면 임성한이라는 작가의 그늘 밑이 아닌 배우 전소민으로 당당하게 자립할수 있다고 믿는다. 기대 이상의 그릇의 그녀는 어떤 것이든 어울리게 담아내고 잊을수 없는 맛으로 보답할것이다. 이 기대의 보답은 어떤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단단함일것이다.

  • 임혜진 2013.07.23 05:15 신고

    임성한작가는 자신이 결백하다면 남편의 죽음에 대해 의혹이 큰 만큼 경찰재조사를 본인이 나서 요청해야할것입니다..

  • 이화엽 2013.09.21 11:27 신고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작가를 좋아해서 본 첫작품입니다.
    처음 오로리공주를 보고서 주변사람들에게 임성한작가에 대해 물어보니까 호 불호가 극과극으로 갈리더군요.
    그런데 참 기분이좋았더것은 제가 평소에 존경하고 좋아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임작가에 대해 좋은평을하더군요.
    오로라공주를 보면서 저는 내내 작가에게 사랑에 빠졌습니다. 만나서 속깊은 얘기도 나누고싶고 내가 살면서 답답했던 일들 심지어 기쁜일까지도 나는고 싶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암튼 작가님을 사랑하게 됐다는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인생믜 후반전을 의미있게 살기위해 고민하는 여자로 오로라공주를 보며 많이공감하고 도음을 받았습니다.
    작가님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우리사회를 더욱 바르게 선도하시길 기도할께요.

  • 중년남자 2013.10.30 15:07 신고

    드라마를 거의 안보는 편이지만 우연한 기회로 보게됐다
    1개월 전까지만 좋았는데 ᆢ

    요즘은 드라마 제목을 오로라공주가 아닌 작가마음이라고ᆞᆢᆞ

  • 중년남자 2013.10.30 15:07 신고

    드라마를 거의 안보는 편이지만 우연한 기회로 보게됐다
    1개월 전까지만 좋았는데 ᆢ

    요즘은 드라마 제목을 오로라공주가 아닌 작가마음이라고ᆞᆢᆞ

  • 2013.11.22 18:46

    비밀댓글입니다

  • 오로라팬 2013.12.01 01:39 신고

    전소민씨 연기 좋고 캐릭터 개성 있고 신선해서 좋아요! 극중에서 설희랑 해피엔딩했음 좋겠어요 화이팅!!!

  • 과객 2013.12.30 12:39 신고

    장서희와 임성한 작가의 인연이야기는 제가 알고있는 내용과 조금 다르군요.
    [온달왕자들]이 끝나갈 무렵, 극중에서 1년정도 지난 시간의 에피소드가 1주일 가량 방송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렀으니 여배우들 헤어스타일 변화를 주세요."라는 대본의 요구에 장서희만 긴머리에서 단발로 변화를 주었다지요. 다른 배우들은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임성한작가가 장서희씨를 더 눈여겨보게 되었고, "신작드라마(인어아가씨)를 구상중이다. 여주인공은 드럼도 칠 줄 알고, 국선도에도 능한 여배우가 필요한데 준비해둬라."라는 언질을 주었고, 장서희씨는 그 사이에 임성한작가의 요구에 충실히 준비를 했습니다. 결국 드라마는 대박이 나고 장서희씨는 그해 연기대상을 받았지요.
    가끔 방문하여 글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퓨전 사극인 이유는 조선 시대에 하이힐을 신어서가 아니라 현대식으로 풀이된 원초적 본능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캐릭터들은 내외나 겸손 따윈 아랑곳하지 않는다. 다소 원시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며 욕망을 향한 갈망이 어느 치정극보다 뚜렷하다. 마치 고급스러운 아침 드라마 같달까. 그러니 왕이 후궁을 품고 중전을 도외시하는 기록을 놓고 그 시대의 관습이 아닌 지금의 기준으로 따져 묻게 된다. 마치 트랜디 드라마의 삼각 관계를 보는 것처럼.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장희빈이라는 캐릭터를 관습적인 희대의 요부나 편파적인 시대의 희생양 중 그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 드라마 속 장옥정은 전래동화의 콩쥐가 아니다. 사람 위에 사람 있다고 생각하는 장옥정이다. 그래서 그녀는 적당히 타협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도 하며 참 비열한 미소를 흘리기도 한다.

 

 

 

분명 갖은 시련이 그녀의 이를 악물게 하였지만, 이 드라마의 설정이 흥미로운 것은 마냥 사회가 그녀를 이리 키웠다는 결론으로 끝맺음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애초에 지니고 있었던 장옥정의 그늘 또한 간과하지 않는다. 신분을 바꾸고 싶은 욕망. 모태적 오만이 담긴 속물근성. 거기에 경국지색이라 불리는 미모에 영특한 머리. 물론 꿈이나 포부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키워질 수도 있었으리라. 같은 칼이지만 쓰임새에 따라 어머니의 아침을 만들기도 범죄의 증거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드라마 장옥정은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한 여자의 야망과 포부가 희대의 요부로 왜곡되고 퇴색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것이 장옥정이라는 드라마의 미덕이다.

 

드라마 장옥정의 미덕은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발상의 장희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가 예상했던- 천사 장희빈과 악녀 인현왕후의 구도를 완벽히 우스운 상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모함과 암투 피비린내 나는 매일을 겪었을 그 세계에서 착한 것은 곧 약한 것이다. 약한 사람이 착한 게 아니라 강한 사람이 착한 거다. 그럼에도 굳이 누군가에게 책임 전가를 해야 한다면 그 대상은 두 여인이 아니다. 차라리 그 사람에게 돌리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 여태까지도 최무수리라 불리는 그녀에게.

 

 

 

숙빈 최씨? 그렇다. 그 유명한 동이다. 한효주가 연기했던. 누군가는 에에? 하는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다. 말도 안 돼. 그 착하고 어여쁘던 동이가 실상은 장희빈보다 한 수 위의 악녀라니 믿을 수가 없다고. 하긴. 동이의 한효주가 좀 착해 보였던가. 그럼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하기 쉬울까? 그 유명한 장희빈의 사약 처형이 동이의 입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면 말이다.

 

어둑어둑한 밤. 궁을 거닐던 왕은 진수성찬 아래서 무릎을 꿇고있는 낯선 궁녀를 발견하게 된다. 당시 역사는 장희빈의 어린 아들을 원자 책봉하고 인현왕후를 사가로 쫓아 보낸 중전 민씨, 치욕의 해였다. 자신의 손으로 폐한 중전의 생신상을 차려놓은 이 궁녀의 충심에 문득 애틋한 마음이 들었으리라. 사가로 쫓겨나 생일상도 받지 못하고 4년을 보내는 중전을 향한 미안함이 고스란히 궁녀에게 전해졌다. 이후 궁녀는 왕의 총애를 받으며 승은을 입었고 세 아들을 낳았다. 인현왕후 사가의 노비 출신이라는 설을 가진 최무수리, 훗날 최숙빈이었다.

 

최숙빈의 충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수시로 숙종을 붙들고 하소연했다. 희빈이 중전을 몰아내고 몇 년을 쫓겨나 있는 것이 얼마나 부당한 일인가를. 조선 후기의 문신 이문정이 기록한 수문록에서는, 숙종과 장희빈 그리고 인현왕후를 빗대어 만든 소설 김만중의 사씨남정기를 전한 사람이 바로 최숙빈이었다고 전한다.

 

 

 

최숙빈의 언변과 기지는 장희빈보다 몇 수 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깜찍하고 대담했다. 기세등등하던 남인을 숙청시키고 인현왕후를 다시 불러들였다. 그 모든 일이 역시 최숙빈의 입에서 나왔다고 하니 놀라울 수밖에. 최숙빈(당시 숙원)은 당시 파다하던  "내전(內殿)의 지친(至親)이 신첩과 왕자를 독(毒)으로 시험하였으나 다행히 일대(一代)의 천운(天運)으로 목숨은 부지하였으니 신첩은 다만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빌며 또 빌 뿐입니다" 진노한 왕은 이번에는 또, 남인을 숙청하기 시작하여 그 과정에 장희빈(당시 중전) 또한 폐비 되었다. 그토록 아등바등하여 겨우 갖게 된 옷이 찢겨버린 셈이다.

 

복위 7년 뒤 깊은 병을 얻어 사망하게 된 인현왕후의 죽음을 장희빈의 처형으로 내몬 것 역시 최숙빈의 입이 부른 화근이었다. 장희빈의 저주가 그녀를 죽였다는 소문이 궐내에 퍼지자 최숙빈의 바쁜 입은 역시 숙종에게 고해바쳤다. 결국 장희재와 장희빈 두 남매는 한 달 터울을 두고 처형당했다. 그 유명한 장희빈의 사약 처형씬이 바로 여기서 나왔다. 무수리의 신분으로 하룻밤에 왕의 총애를 받아 승은을 입고 폐비 당한 중전을 불러들였으며 남인과 서인의 처우를 바꾸어놓고 중전을 바꿔치기했으며 급기야 장희빈을 죽이기까지 했으니.. 이 모든 일이 최무수리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없다.

 

 

 

드라마가 벌써 16회를 달리는 동안 최숙빈 역의 한승연은 겨우 두 차례 등장했으며 회당 몇십 초도 될까 말까 한 찰나의 순간들뿐이었다. 하지만 하나같이 강렬한 쓴맛을 남겼다. 스쳐 가는 전하를 슬로모션으로 바라보는 여인의 눈빛은 장옥정 내에서도 몇 번인가 흔하게 감상했던 클리셰지만 한승연의 눈빛은 무언가 달랐다. 고개를 숙인 궁녀들 사이에서 반쯤 자세를 곧추세우고 용포의 그대를 바라보는데.. 그 눈빛이 참 부당하고 불건전했다. 오만불손한 눈망울에 야심이 그득그득한 눈빛. 희한하게도 마냥 때 묻어 보이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것이 연기인지 한승연 특유의 성정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럼에도 묘하게 깨끗한 느낌이 나서 좋았다.

 

의외로 사극 복식이 어울린다는 점도 수확이었다. 요즘의 어린 여배우들은 결점이 그대로 노출되는 훤한 이마를 거부하고 사극에서도 앞머리를 고수하는 터무니 없는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한승연은 쪽 찐 머리에 앞가르마를 하고도 그리 흉해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나아 보이지 않은가 싶을 정도였다. 참한 얼굴형과 깨끗한 이목구비 덕분이다. 묘하게 장옥정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확연히 다른 이 이질감은 그 야심이 사랑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소첩. 꼭 아들을 낳아드릴 것입니다. 전하." 이순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한다. 꼭 아들을 낳아라. 내 그 아이를 조선 역사상 가장 강한 군주로 만들 것이다. 그 말에 옥정은 환희에 몸을 떨었다. 이 짧은 언약은 안타깝게도 그녀에겐 곧 무너져내릴 절망이었다. 몇십 초 되지 않을 찰나의 순간에 이순을 바라보는 최무수리의 눈빛이 포효하고 있었으니까. 이 게임의 진짜 승자는 바로 나라고. 한승연이 저런 눈빛을 지어 보인 이상 이 드라마는 장희빈과 인현왕후만의 게임은 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장옥정의 재발견의 진짜 미덕은 장희빈이나 인현왕후도 아닌 최숙빈의 언변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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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3

  • 최숙빈의 등장이 어떤 흐름을 바꿀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얘기도 있던데 ㅎㅎ 적어도 마구잡이로 미화시키진 않을 것 같아요. 저 눈빛을 보면요.

  • 장옥정 2013.06.01 12:59 신고

    장옥정 잘 보고 있어요.
    신기한게 티저에서도 그렇고, 몇 초 한순간이였지만
    한승연의 실제 모습이 저런가요? 만약 실제가 아닌 연기라면,
    최숙빈('동이'가 아닌)의 캐릭을 이해하고 연기한 거라면 그 효과는 대단하다고 보고싶군요. 이제 연기 신인이라곤 믿을수 없게!
    님이 말씀하신 부분을 저도 방송보면서 그대로 고스란히 읽었는데...
    뭐 아직 대사처리나 본격적인 연기를 보지못했으니 뭐라 확신은 힘들겠습니다만...기대됩니다. 물론 타이틀이 장옥정이니만큼 비중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우선은 워낙 말이 많은 작품이라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주어진 역할을 잘 해주였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