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가끔 드라마를 보다보면 초반의 기획 의도와 달리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만큼 아리송한 스토리로 변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반짝반짝 빛나는 역시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초반은 병원의 실수로 30년의 삶이 뒤바뀌게 된 아이들이 환경에 의해 악인이 되느냐 자라난 천성으로 악인이 되느냐를 깊게 고찰한 인간 심리의 극한을 보여줄줄 알았죠. 거기서 더 나아가서 돈을 뛰어넘은 가족의 사랑과 자매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두 여주인공의 심리를 철저히 파헤친 짜릿한 심리극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째 날이 갈수록 반반빛이 예고하는 네러티브는 "사채하지 맙시다" 가 주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만큼 무언가 계몽 드라마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예요. 그토록 나긋나긋하고 똑바르게 살아온 것 같은 송편집장의 어머니가 불굴의 사채업자 백곰이라는 사실부터 경악스러운데 그분의 등장 이후로 드라마는 매번 호러 분위기를 달리고 있습니다.



만약 이 드라마가 초반 기획의도를 그대로 살리려했다면 마치 얼음여왕처럼 차가운 백곰을 정원의 따뜻한 인간미로 새사람을 만들거나 조금은 변화 되는 모습을 그려내려 했을텐데 "어머니는 주변에 사람이 없으셔서 그래요. 제가 어머니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 드릴게요" 라고 선언한 정원의 이야기와 달리 나날이 백곰의 악행은 치를 떨게 만들고 있습니다. 가족극에서 필요 이상으로 비이성적이고 무식하리만큼 폭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도 남자주인공의 어머니인데요.



"백곰을 어떻게 그릴까 그게 제일 불안해요. 모르겠어요. 글쎄 아들이 날 용서해주려나.."



백곰을 연기하는 김지영씨조차 백곰의 행방을 불안해할만큼 날이 갈수록 악의 포스가 강해지는 그녀 덕분에 드라마의 후반부는 온통 사채의 그림자로 뒤덮여 있습니다. 황금란과 한정원의 치열한 심리극도 그럼에도 그들을 감싸주는 가족이라는 크고 포괄적인 세계관도 승준과 정원의 애틋한 사랑도 모조리 사채라는 호러극에 불을 붙여주는 도구로 전락한 느낌입니다.



계약서를 훔치려다 백곰 대신 칼에 맞아 생사를 오락가락했던 금란의 모습을 보고서도 그 아픔을 정원과 승준을 헤어지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병원 의사까지 매수하여 그녀를 불임이라고 거짓말 시키는 터무니 없는 설정과 이런 상황에서마저 승준과 정원의 사랑이 찢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번에는 사채업자를 매수하여 정원을 생매장시켜 겁을 주려고 하는 장면들은 아무리 웃음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하지만 홈드라마라는 이름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과도한 설정이 아닌가 싶어서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을 정말 빛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사채 설정은 그만 좀 정리하고 정원과 금란의 앙금처럼 남은 갈등이나 제대로 마무리 해줬으면 합니다. 인생이 바뀌었다 다시 원위치 된 두 여자의 심리전이 치열하게 부딪혀 드라마를 정리해야할 판에 계속해서 드라마를 달구고 있는 사채에 대한 경고는 백곰 이상으로 불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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