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일부 서양에서는 어린이의 외모를 칭찬하는 발언이 암묵적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합니다. 칭찬 또한 평가의 일환이며 일부의 어린이에겐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차별 행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나요. 생경하지만 우리 어른이 새겨들어야 할 먼 나라의 교육 방침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주 ‘아빠! 어디가?’에서 일어난 일부 어른들의 외모 서열화를 보며 문득 외모 칭찬의 반작용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마치 아역 배우 같은 깜찍한 외모로 본격 출연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민율이의 여자 친구 지민이. 부리부리한 이목구비의 아빠를 쏙 빼어 닮은 그 얼굴이 어찌나 깜찍하던지. 정말 유별나게 예뻤던 탤런트 김민정의 아역 시절이 겹쳐 보일 정도였습니다.

 

 

 

아빠! 어디가?의 친구 특집에서 아빠들과 친구들 사이에 첫 선을 보인 지민이의 데뷔 무대. 이 아이가 등장하자마자 경악하는 아빠 류진과 윤민수의 반응은 어째 예쁜 친구를 봐도 쑥스러워 다가서지 못하는 아이들보다 체면을 내려놓은 것 같더군요.

 

 

 

“얘, 인형이야!” 지민이를 보자마자 허리 숙여 눈을 맞추곤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얼굴로 뺨을 쓰다듬으며 감탄사를 늘어놓는 류진. “보조개 봐. 보조개. 우와. 너 몇 살이야?!” 지민이가 어찌나 예뻤던지 점잖은 선비 같던 류진 또한 아이처럼 들뜬 목소리로 지민이의 외모를 찬양하고 보조개가 쏘옥 들어가는 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더군요.

 

“지민이? 우와. 지민이 진짜 예쁘게 생겼다.” “어머. 얘, 인형 같이 생겼어.” 뒤늦게 지민이를 발견한 윤민수 또한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각기 다른 자리에서 지민이를 발견한 전혀 다른 성격이 두 어른이 똑같은 반응으로 “인형 같다”는 수식어를 내뱉게 한 이 아이의 미모가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심지어 아이를 보고 난 류진과 윤민수가 벌어진 입에 혀를 내밀고 경악한 얼굴까지 너무 똑같아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칭찬이 과하다 못해 과잉 찬양 수준으로 이어지고 여자 아이의 외모를 권력처럼 다루는 일부 아빠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뉴페이스가 등장하면 늘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윤민수는 안정환의 아들 리환이에게 그의 여자 친구 태이와 새로 등장한 지민이의 외모를 비교하여 아이로 하여금 평가하는 사고를 심어주더군요.

 

“태이보다 좀 더 예쁜 것 같은데?” 철부지 아이들이 뭘 알겠어요. 아무 말 못하는 리환이를 대신하여 다른 아이가 “맞아. 나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라고 응수해주자 신명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철부지 발언을 하는 윤민수. “태이보다 이뻐어~” 친구들끼리 외모 비교는 나쁜 거라고. 누가 더 예쁘고 덜 예쁜 건 없다고. 아이의 손을 맞잡고 눈높이 교육을 해주어야 할 어른이 정작 어린아이에게 ‘외모 서열화’의 사고를 심어주다니요.

 

 

이에 맞장구를 치는 김성주의 반응 또한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계속해서 자기 여자 친구를 깎아내리는 민수 삼촌이 불쾌했던지 아니라고 도리질을 치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귀엣말로 태이 보다 지민이가 더 예쁘다는 사고를 심어주는 윤민수와 거의 넋이 나간 얼굴로 지민이를 바라보고 서있는 류진 사이를 파고들며 들어온 김성주. “깜짝 놀랄만한 얘기해줘?”

 

 

그는 류진의 어깨에 손을 짚으며 개그콘서트 대사 같은 한마디를 내뱉었습니다. “심지어 쟤가 민율이 따라다녀!” 아빠들은 웃음이 터졌는데 전 왜 이리도 불편한 감정이 드는 걸까요. 예쁜 여자아이의 등장에 모든 아이가 듣는데서 도를 넘은 찬양을 하고 심지어 여자아이들끼리의 외모를 비교하며 서열화 시키지 않나. 그것을 아이에게 직접 주입하는 아빠들의 부적절한 행동.

 

더 나아가서 여자 아이의 미모를 벌써부터 권력처럼 받아들이며 뿌듯해하는 김성주의 반응은 불편함을 넘어 씁쓸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습니다. 물론 지민이는 참 예쁩니다. 하지만 저는 고 예쁜 얼굴보다도 민율이의 카리스마에 물러나면서도 해맑게 웃는 성품이 더 예쁘더군요. 누구 얼굴이 더 예쁘고 누구 얼굴이 덜 예쁘다는 평가와 외모 서열화보다는 누구는 이래서 참 예쁘고 누구는 저래서 참 예쁘다는 아빠들의 격려와 응원이 더 듣고 싶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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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3

  • 이 철부지 아빠들은 또 그런짓이나 하고 있었군요. 제대로 안 봐서 그 장면이 기억 안나는게 차라리 다행입니다. 이젠 지적하기도 지쳤네요. 흠..;;

  • 어릴적 부터 외모로 서열화시키니 강남거리에 개성없이 비슷비슷해 진거 아니겠어요. 미에는 청순미, 단아미, 건강미, 지성미 다양한건데. 하~ 이 아빠들. 김성주는 민주가 커서 자기얼굴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할것인지.

  • 잘 읽었습니다. 그랬군요. 이런 외모 지상주의는 언제 멈출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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