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이게 바로 현실 부자지간’ 어린 네티즌 사이에 새삼스레 트롯 가수 설운도의 이름이 회자되곤 했었다. 가수 설운도가 아니라 아버지 설운도의 가치가 재평가된 것이다.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설운도와 그의 아들 루민의 일상은 연예인 부자의 선입견을 무너뜨리며 익숙해서 도리어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그런데 왜 알도 없는 안경을 끼고 오셨어요?” “아빠 알도 없는 안경 쓰는 거 하고 너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 쫓고 쫓기는 톰과 제리처럼 대화의 9할이 입씨름인 설운도 부자. 어찌 보면 패륜이 아닌가 싶어도 꾸중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박힐 못이 아닌 엔돌핀 같은 설운도의 입담과 싫은 소릴 들어도 배시시 웃고 마는 아들 루민의 선선한 대응은 그저 유쾌할 따름이었다.

 

 

 

무수한 히트곡을 남긴 한국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지만 가수 이전에 인간 설운도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도시 괴담에 가까운 일화 때문이 더 컸다. 연예계 선후배 동료들이 밝힌 인간 설운도의 일화는 도시 전설 수준이었다. 웬만해선 주머니에 돈이 잘 안 빠져나온다는, 소태보다 더 짠 금전 감각을 갖고 있는 설운도의 이미지는 깐깐하고 완고했다. ‘차세대 가족 장사꾼들!’ 역시 라스다운 수식어로 소개된 특집 ‘아빠와 함께 뚜비뚜바’ 편에서 장동민네 부자와 함께 출연한 설운도 또한 동료들의 증언이 무색하지 않게 깐깐한 아빠였다.

 

장동민 부자와 설운도 부자의 교육 방침과 가정환경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었다. 내 돈을 다 쓰고 커야 얘들이 잘 되면 용돈도 잘 줄 것 같다는 생각에 돈 주머니를 오픈해놓고 키웠다는 장동민의 아버지. “얘 때는 돈을 제일 좋아하겠지.” “얘가 나한테 연락할 때는 돈 필요할 때 밖에 없으니까.” 라고 인식하면서도 “저는 좀 반대예요. 저는 애들한테 될 수 있으면 용돈을 적게 주는 편이예요.” 잘라 말하는 설운도.

 

 

 

“아니 그런데 그렇게 하면 돈을 더 안 가져다 써.” 라고 응수하는 장동민의 아버지와 ‘서로 다른 교육관’의 두 분이 출연하셨다고 정리하는 김구라. 윤종신의 유연한 생각이 두 아버지의 천양지차 교육관을 모두 다 장점으로 승화시킨다. “루민은 돈의 소중함을 알고 동민은 돈을 운영하는 방법을 알았겠네.”

 

 

‘아빠’라는 호칭이 얼마나 친숙한가. 혹은 낯선가에 대해서도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인 두 부자간. 장동민은 “~요”로 끝나는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 하고 설운도의 아들 루민은 과장 좀 보태서 “아빠”라는 단어를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야 알았다고 한다. “아빠는 딸이 하는 거고 아버지는 아들이 하는 말!”이라는 설운도는 사랑스러운 딸에게만 자상한 딸바보라고, 또한 하소연하는 아들 루민.

 

 

 

하지만 이토록 엄격하고 깐깐한 아버지 아래서 자란 루민은 더없이 해맑고 구김살 없는 청년이었다. “설운도 씨 앞에서 무슨 말씀이세요!” “나도 설운도 씨처럼 (가발) 썼으면 좋겄는디.” 머리 얘기 꺼내기 참 머쓱한 사람을 앞에 두고 아무렇지 않게 가발 소재를 입에 올리는 장동민의 아버지 때문에 스튜디오 내에 찬바람이 불자 입을 다물고 있는 아버지를 대신해 서글서글하게 대꾸해드리는 루민. “(가발) 불편해요.” 심기 불편의 검은 오오라를 내뿜는 아버지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큭큭 웃고 있는 루민의 모습. 그 상반된 정경에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내 자랑, 자식 자랑하는 남자는 팔불출이라고들 한다. 그렇게나 남의 자식 자랑을 꼴사나워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일까 싶다. 그런 만큼 연예인 2세의 동반 출연은 위험 부담을 동반하지만 또한 이미지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당장 김구라가 그랬고 또 송일국이 그렇다.

 

 

 

김구라는 이루만 곁에 있으면 입 꼬리가 올라간다는 아들 바보 태진아의 모습이 보기 좋지 않느냐 권했지만, 만약 설운도 부자가 같은 포지션에 섰다면 대중의 뭇매를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저 유명 연예인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중파 메인 프로그램에 노출 되도 괜찮은 시기는 미취학 아동 시절뿐이다. 설운도 부자의 동반 출연이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은커녕 환영을 받는 까닭은 “저게 잘 된다는 보장이 없어요.” “나는 내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죽을 거예요.” 라고 말하는 아들 디스를 가장한 아빠 설운도의 깐깐한 사랑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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