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아빠 어디가 74회 상하이 소녀와 빈이의 우정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아빠 어디가 기획 서창만 연출 김유곤, 정윤정, 박창훈출연 성동일, 김성주, 윤민수, 류진, 안정환, 정웅인, 김민율, 윤후, 정세윤, 성빈, 임찬형, 안리환

 

 

“전 세계를 막론하고 아이들은 금방 친해지네.” 아빠! 어디가? 시즌2에서 얻은 하나의 수확은 누구의 동생도 아닌 빈이, 그리고 민율이의 독립성이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이 아닌 게스트의 위치였던 형제 특집. 이 에피소드에서 단편적으로 비추어진 빈이와 민율이의 이미지는 오로지 누군가의 동생 역할로만 한정 지어지곤 했었다.

 

 

어리광쟁이 민율이와 극과 극의 남매 빈이. 하지만 민국이의 동생, 그리고 준이의 동생이라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난 이 아이들의 독립된 성격은 그때 봤던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의외로 의젓하고 배려심이 많은 민율이. 빈이의 상상을 초월한 수줍은 얼굴.


 

그중에서도 특히 형제 특집이나 아침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가족으로 소개되었던 빈이는 삐삐 롱 스타킹 같은 왈가닥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갖고 있어 나를 놀라게 했다. 대형 TV를 부숴버리곤 “아빠. 나도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하고 한숨을 푹 쉬던 말괄량이 캐릭터는 온데간데없고 수줍어하고 내향적인 성향의 빈이는 오히려 아어가 팀에서 가장 낯을 가리는 아이였다.

 

 

 

 

낯선 환경에선 아빠의 귀에 대고 조근조근 말하고 쉽게 노여워하지도 않아 잠시 시무룩해질 뿐이다. 서먹한 사이 앞에선 요란 법석을 떨지 않고 그저 팔을 살짝살짝 간지럽히다가 특유의 코 찡긋한 빈이 표 미소로 친근함을 표현해줄 뿐. 그래서 이날 상하이를 여행하는 성동일 부녀에게 나타난 상하이2 소녀 정쯔링 언니와의 만남은 그 상대가 빈이라서 더 특별한 감동으로 와 닿았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 중국의 역사를 꼼꼼하게 배워온 성동일 덕분에 딸 빈이는 물론 시청자 또한 그를 가이드로 맡기고 즐거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가 배워오지 못한 영역은 얼버무리며 시선을 회피할 수밖에 없었지만. 부녀의 상하이 여행이 더 빛났던 장소는 화려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상하이 시장 구경이었다. 신기할 정도로 낯선 타국의 문화에 별다른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빈이 덕분에 성동일 또한 수월하게 여행을 즐길 수가 있었다. 한국의 환경과는 다른 이국적인 길거리의 음식들을 조금의 사양도 없이 덥석덥석 입에 무는 분홍색 치파오의 상하이 소녀, 빈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아, 방송에서 맛을 설명해주지 않은 게 아쉬운 얼굴만 한 풀빵을 중국인들과 경쟁하여 손에 든 빈이. 아빠의 걸음을 멈춰 킁킁대다 빨리 식으라고 빙빙 돌리기까지 하다가 이젠 다리가 아빠서 황제펭귄의 새끼처럼 아빠의 발등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 또래의 소녀에게도 마냥 귀여워 보였나 보다. 한 손에 풀빵 봉지를 든 빈이가 한 바퀴 돌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분홍색 옷의 소녀. 낯을 가리는 빈이가 차마 먼저 말을 걸지 못해 아빠를 쿡쿡 찌르자 딸의 마음을 알고 나이를 물어봐 주는 성동일. 빈이의 주변을 맴돌며 어떻게 말을 걸까 망설이던 이 소녀가 수줍은 미소로 대답한 “나인.” 일곱 살인 빈이의 두 살 많은 언니였다.

 

 

 

 

짧은 인사를 나누자마자 사라져버린 소녀와의 만남이 이것으로 끝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상하이 시장을 구경하는 빈이 부녀의 뒤를 조심스레 따라오고 있는 여자아이. 먼저 말을 걸지도 못하고 폴짝폴짝 깨금발을 뛰다가 손톱을 물어뜯는 그 모습이 귀엽기 짝이 없다. 성동일의 배려에 옆으로 다가선 소녀는 마침내 부녀와 즐거운 동행을 하게 됐다. 그리고 던진 사랑스러운 호감의 표현. “유 이즈 큐트!” 두 살 차이 나도 아이끼리는 아이끼리. 그 말을 유이큐? 로 알아듣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성동일과 달리 한 번에 소녀의 마음을 알아들은 빈이. 마이크에 바람 소리가 들어가게 가슴을 통! 통! 통! 치며 본인에게 전한 칭찬임을 직시한다. “나 귀엽다고!”

 

 

 

다소 과감한 칭찬 세례가 전해졌음에도 한동안은 어색했던 두 사람. 인파를 빠져나가며 안간힘을 써서 옆을 따라오는 소녀가 안 되어 보였던지 성동일은 어설픈 영어로 아이들이 손을 잡을 것을 권한다. 쑥스러워서 앞만 보고 웃다가 다시 권하자 기다렸다는 듯 손을 맞잡는 천사들. 마주 잡은 손에 마음 또한 전해졌는지 똑같이 수줍은 미소가 떠오르자 영민한 아어가 제작팀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마음을 똑같은 이모티콘 하나로 표현해 감동을 더했다.

 

 

 

쾌활한 목소리로 시장 상인과 대화를 나누던 이 소녀. 이젠 성동일 부녀의 가이드를 자청하며 길거리 음식을 권하는데 이때 사뭇 감동 받았던 것은 어떤 민폐도 끼치고 싶지 않다는 듯 음식을 나누어 먹자는 청마저 거절하는 아홉 살 아이의 예의 바름이다. 성동일 부녀를 따라올 때도 그들이 먼저 말을 걸기 전에는 그저 주변을 맴돌기만 할 뿐 성가시게 굴지도 않았다. 그저 순수하게 치파오를 입은 귀여운 한국 소녀 빈이와 친해지고 싶은 그 마음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와 닿았다.

 

 

 

소녀가 권한 취두부에 낯선 냄새가 나는데도 조금의 거부감 없이 덥석 입에 무는 참 신통방통한 아이 빈이. 빈이를 위해 특별히 맛있게 요리한 취두부가 어린아이에겐 무척 자극적이었나 보다. 지나치게 매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빈이. 길거리에서 매운 기를 식힐 길이 없어 그저 손 부채질만 하는데 그 사이 총총총 사라진 분홍색 소녀.

 

 

이렇게 작별인가 싶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이 아이의 작은 선물은 상하이 시장의 동화가 되었다. 인파를 뚫고 소녀가 들고 온 것은 매운 입을 식힐 물. 누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말없이 자리를 벗어나 물을 찾아온 소녀는 서둘렀던 건지 숨을 헐떡이면서도 따뜻한 눈빛으로 성동일 부녀를 바라본다. 감격한 성동일이 쉰 목소리로 전하는 세세. -고마워.-

 

 

 

 

 

이 특별한 에피소드는 아빠! 어디가? 팀의 기막힌 연출력 덕분에 그 감동이 배가 되었다. 상하이의 풍경, 그리고 유년 시절의 아릿함이 동시에 연상되는 풍부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감성적인 배경 음악들. 선을 넘지 않은 적당한 유머와 따뜻하고 사려 깊은 메시지로 그 순간의 특별한 감동을 더욱 인상 깊게 각인하는 센스 넘치는 자막. 여행 전문 프로그램은 정보를 전하지만 아빠! 어디가? 의 여행은 시청자에게도 추억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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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고마운 마음에 건네는 음식이며 선물에 덥썩 받지 않고 끝까지 사양하는 상하이 소녀의 예의바름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게다가 눈치 빠르게 매워하는 빈이 위해 한걸음에 달려가 물을 들고 온 따뜻한 마음이 진짜 예뻤던 소녀. 서로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살포시 서로에게 짓는 미소와 눈짓으로 하는 대화가 이뻐서 그냥 흐믓하게 바라봤답니다.

  • 곱게컸다 2014.06.20 13:48 신고

    정말 흐믓했어요!! 닥터콜님 말씀이 딱맞네요~
    시청자들에게도 추억을 남긴다 ㅎㅎ
    내가 빈이만큼 어렸다면 나도 저렇게 대했을까? 하면서
    혼자 즐거운 상상들은 몇개씩 해가면서 보고있어요
    아빠어디가 참 좋은프로그램 인듯!! 적어도 저한테는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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