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나쁜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 사랑의 시작은 테리우스 G 그란체스터가 아닌 안소니 브라운이었다. 솜사탕 같은 머리칼에 천사 같은 얼굴을 하곤 줄무늬 눈이 되어 웃는 이 남자를 나는 사랑했었다. 그 많은 캔디의 남자들 중 그 어떤 누구도 안소니 만큼이 못되었다. 그 확고한 이상형은 어느새 취향을 넘어선 가치관으로까지 굳어졌는데 그러니 안소니의 그림자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불량학생 테리우스가 맘에 들어찰 리가 없지 않은가.

 

 

캔디의 곁을 스치는 무수히 많은 남자들 가운데 감히 캔디의 남자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존재가 있다. 바로 그 유명한 이라이자의 오빠, 니일이다. 워낙 드센 팔자를 갖고있는 캔디라지만 그녀의 불행을 직접적으로 주도한 것은 이 요망한 남매의 수작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그중 이라이자는 잘생긴 사촌 오라버니를 뺏길까 질투심에 불타올랐다는 계기라도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여동생의 사주에 휘말려 이라이자의 행동대장 노릇을 하는 오빠 니일은 그야말로 꼴불견의 절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캔디캔디의 작가 이가라시 유미코가 대단한 점은 이런 녀석마저도 이상형의 선택지에 넣어두었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되지만, 양아치들에게 괴롭힘당하다가 여장부 캔디에게 구원받은 이 녀석이 꼴에 반했다고 쫓아다니는 꼴은 순간 나를 혹하게 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 한 장면에, 작가가 첨부하지도 않은 무수한 서사가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그래, 저 녀석이 캔디를 괴롭혔던 이유는 결국 사랑이 발단이었어. 비뚤어진 녀석이라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거지. 그런데 캔디 주변엔 자신이 다가가지도 못할 폼의 멋진 남자들만 가득하니까 점점더 비뚤어져서 등등등.

 

불량한 행동거지에 세상 모든 이에게 등을 돌려도 오로지 내 여자에게만큼은 따뜻했던 테리우스를 나쁜 남자의 교본이라 부른다면 니일을 부르는 호칭은 그저 나쁜 놈에 불과할 것이다. 여자들은 나쁜 남자에 열광해도 나쁜 놈에겐 침을 뱉는다. 그러니 나쁜 놈의 명찰을 들고 여심을 잡아낼 수 있는 연기자가 있다면 그가 바로 타고난 배우라는 증거다. 바로 상속자들의 김우빈처럼.

 

 

 

"널 잘 모르겠다. 난." 눈앞에서 구애를 받아도 여전히 물음표 상태인 차은상의 우유부단을 나는 이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차은상의 눈에 찍힌 최영도는 태어나서 처음 겪는 최악의 인간이었을 테니까. 멜로드라마의 나쁜 남자를 이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적어도, 그 폭력성이 약한 자에게 드러나지 않을 때였다. 그러나 최영도는 달랐다. 나보다 가난한 자, 나보다 힘이 없는 자를 타겟으로 정해 집요한 괴롭힘으로 궁지에 밀어 넣다가 빌미를 잡아 희생자를 협박하기도 하였다. 차은상의 눈에 그의 첫인상이 최악이었던 것처럼 시청자 또한 최영도를 최악으로 받아들였다.

 

"복수. 너 대신." 참 쓸모없는 일에 이바지하는 놈이라고 생각했다. 로맨스의 시발점부터가 그랬다. 도대체 그는 무슨 계기로 차은상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적개심이든 호기심이든. 비뚤어진 정서로 시작했을 그 마음이 어디에 꽂혀있는지조차도 아리송했으니까. 그녀 옆의 내 친구를 질투하는 것인가. 아니면 내 친구의 옆자리에 가진 적개심인가. 이런 의문을 갖는 것은 애초부터 작가가 그리 공들여 잘 만든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완성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캐릭터다. 그저 여주인공과 남주인공 사이의 갈등 유발자로 쓰다 버려졌을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최근 뜨거운 반응의 최영도는 한마디로 얻어걸린 인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최영도의 로맨스는 사려 깊지 않다. 거칠고 투박하고 유치하다. 차은상을 타겟에 넣은 그의 접촉 수단은 오로지 협박을 동반한 집요한 괴롭힘뿐. 이미 고정관념이 되어버린 내 가치관으로는 도무지 사랑해줄 수가 없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최근 그에게 느끼는 이 알 수 없는 연민의 감정이 나로서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마치 캔디캔디 후반부에 니일에게 꽂힌 그 잠시 잠깐의 설렘처럼. 돌이켜보니 이런 기분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처음으로 사랑했던 나쁜 남자, 아니 나쁜 놈이었던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을 향한 그 일그러진 연민이 상속자들의 김우빈에게도 똑같이 꽂히고 있다.

 

발리에서 생긴 일의 정재민(조인성 분)과 상속자들의 최영도(김우빈 분)은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지극히 유아적이며 또한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며 불안정하다. 멜로드라마의 남주인공으로는 최악의 프로필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극단적으로 다른 것은 트랜디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남주인공이라고 불리어도 과언이 아닐 정재민의 완성도에 비해 최영도의 캐릭터는 지극히 결함이 많은 미완성작이라는 점이다. 이 캐릭터를 설레게하는 주요인은 오로지 김우빈의 연기력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연기는 갖은 핸디캡과 불균형으로 버티고선 최영도라는 악역을 최상의 로맨티시스트로 끌어올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저지른 악행에 비해 대단히 희극적인 인물인 최영도는 차은상의 앞에 언제나 당당한 폼으로 히죽거리며 선다. 능글능글한 말투로 약을 올리는데 실은 이것이 이 남자의 구애법이라는 사실이 애처롭기 짝이 없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사랑을 나눌 줄도 모른다. 그래서 차은상은 그에게서 진심을 읽어낼 수가 없다. 농담과 장난으로 무장한 진심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때 그 대단한 최영도의 기세는 꼬리를 감추고 무너진다. 그 최영도가 고작 여자아이의 거절 때문에 눈가가 시뻘게질 정도의 가슴앓이를 한다. 이때 진심으로 상처 입은 얼굴을 하는데 그게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너한텐 그런 게 대화야?" 발군의 연기력에 감흥을 받은 것인지 김은숙 작가는 드물게도 최영도의 서사를 부여했다. 온전히 타인이라 관심 가질 필요도 없었던 최영도의 대화법에 차은상은 불만을 제기한다. 오히려 그것은 관계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거 말고 진짜 대화할 마음 있어. 나랑?" 사랑은 소년을 어른으로 성장시킨다. 최영도의 진지한 물음이 무엇을 포함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차은상은 본능적인 두려움에 고개를 돌렸다. 순간 이건 본능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최영도의 울음에 젖어가는 목소리가 가슴을 울린다. "거봐..."

 

 

 

김우빈의 연기력은 캐릭터를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졌다. "너는 괜찮아? 괜찮았으면 좋겠다. 생각해보니까 너도 이제 고작 열여덟이더라구." 차은상의 위로를 받는 순간에 독기가 빠지고 무장해제된 채 새삼 그녀에게 반하는 최영도의 얼굴은 도대체 이 결함 많은 캐릭터가 어찌하여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가를 설명하는 정확한 근거가 된다. 그가 얼마나 많은 위로를 필요로 하는가를. 심지어 드라마에서 설명되지 않은 그의 상처와 차은상을 향한 마음마저도.

 

 

 

 

탄성이 좋아 되풀이해서 듣고 싶어지는 흥미로운 대사처리에 생동감 만연한 저음의 쓰임새. 결코 지루할 틈이 없는 다양한 표정 변화들. 거 참 재밌는 녀석이라는 호기심이 여운으로 남아 이제는 그를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나쁜 남자도 아닌 나쁜 놈 최영도를. 배우의 연기력이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열어 보일 수 있나. 그 해답은 김우빈의 연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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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6

  • 이사자~ 2013.11.14 08:56 신고

    하핫 ~^^출근하자마자 들어왔는데 뙇!!
    ㅠㅠ어제 저녁에 그렇게 최영도를 외치며 보앗드랫죠!!ㅠㅠ
    김우빈의 저 빨개진 눈이 왜이리 마음에 남는지 ㅠㅠ 괜찮냐는 말에 떨리던 눈동자가
    어찌나 마음에 남던지 ㅠㅠ
    진짜 작가님한테 남주바꿔달라고 하고싶어요~ㅠㅠ
    김탄나올때는 오글거려서 못봐주겟는데 영도나올땐 빛이!!!!!!ㅠㅠ
    수목에 상속사들 금토엔 응사~!! 완젼 영도하구 쓰레기땜에 아주 싱글벙글입니다~요세~ㅋㅎ

  • 재밌어 2013.11.14 10:22 신고

    저도 영도 팬이에요~
    김탄 나올땐 왠지 지루한데 영도만 나오면 가슴이 두근두근~!!
    꺅~!! 남주 바꿀 수 없나요???
    암튼 너무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

  • 나쁜남자 2013.11.14 10:43 신고

    영도는 진짜 왜 사람 맘을 들었다놨다 하는지.. 요즘 최영도 때문에 미치겠어요.
    개새끼 쓰레기에 나쁜놈인데 점점 빠져들고 마음이 쓰여요.
    상처받은거 같은 눈빛에 눈가는 왜 빨게지는지 목소리는 또 왜 그렇게 좋아서...
    휴...ㅠㅠ
    이건 분명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거라 생각합니다.
    너무 잘해요 진짜. 과거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잘합니다.
    경력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죠. 이 친구 때문에 친구2도 보고 싶어요.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되는 배우 지금처럼만 발전해주면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 이연훈 2013.11.14 10:52 신고

    김우빈 너무 매력적입니다.. 이민호보다 더 끌립니다.. 꺅~~~~~

  • 꼭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는 것같아요~ㅎㅎ 귀여운 캐릭터인 것같아요^^

  • 땡쓰~ 2013.11.14 11:44 신고

    저도 김우빈의 연기력에 깜놀하고 감탄하는 1인입니다. 탄이는 별 감흥이 없어요. 여주인공과 탄이와의 관계 연계성이 확고할만큼의 서사와 그토록 로맨시스트 캐릭터인데도, 탄이보다 영도에게 맘이 확 쏠리게 극의 빛을 주는 김우빈의 연기력이라니...삐뚤이에 관계 서사성도 없는 영도 캐릭터가 말이죠. 어제는 저도 모르게 눈빛처리보고 와~정말 연기 괜찮은데?놀랐어~한 방 먹었네! 했어요. 그냥 캐릭커 자체는 참 유치하고 단순하고 조악한데 말이죠.김우빈에 한 방 먹어 즐거운 기대를하는 시청자 많을 겁니다.^^ 주인장님도 그 중 한 분이시군요~반갑습니다 ㅎ

  • 공감 2013.11.14 11:58 신고

    진짜 공감하고가요 너무 잘쓰셨네요. 그저그렇게 묻힐수있는 배역을 김우빈이 너무 잘살려서 상속자들에서 가장 눈길이가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재탄생 시킨거같아요!

  • 저도 좋네요 2013.11.14 13:44 신고

    저도 초반부터 영도가 끌리더라구요. 분명히 나쁜애인데 왜 자꾸 눈길이 가는지 은상이가 영도랑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불가능하겠지요.

  • 썩별썩핱 2013.11.14 16:37 신고

    우와 진짜 공감합니다. 정말 시나리오 상으로는 개연성 없고, 잔뜩 늘어놓은... 공감할 수 없는 영도 캐릭이지만, 그런 영도를 공감할 수 있게 만든건 김우빈의 연기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정말 시나리오 자체만 보면 집어 던져버리고 싶은 드라마지만, 영도 덕에 꾹 참고 보는 중ㅎㅎㅎ 정말 나쁜놈이 확실한 영도지만, 맘이 쓰이는 놈인건 확실합니다. 여러가지 연민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캐릭이기도 하고... 암튼 어제 11화에서 영도는 정말 좋았죠. 특히 제대로된 대화를 한지가 과연 언제였을까, 제대로된 아니 지나가는 말이로나마 진심어린 위로를 받아본게 언제였으까 싶은 영도였어서 더 맘이 가는거일지도. 암튼 오늘 방송도 기대하고, 다음에도 영도 관련 글 써주세요!!!

  • 2013.11.14 17:21 신고

    우와정말댓글을안쓸래야안쓸수가없어요 너무나도 우리모두가 영도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잇던 이유를 명확히 공감되게 잘 풀어주셨네요!!앞으로도 영도관련외 좋른 리뷰들 많이많이 부탁드려요

  • 스미레 2013.11.14 18:56 신고

    님글 자주 읽으며 공감해왔는데 오늘 댓글 첨 쓰네요^^ 김우빈군의 연기력이 정말 캐릭터를 살리는것 같아요 늘 좋은글 감사해요^^

  • ㅈㅈ 2013.11.14 19:30 신고

    남주 어쩌고하는 댓글들은 당최 .... 편안하게 최영도를 즐기고싶습니다. 괜히 좋은글에 분란일으킬만한 댓글은 좀..삼가를...

  • 코코~~^^ 2013.11.14 23:49 신고

    요즘 상속자들에 푹 빠진 아줌이랍니다~~ 어른 들 연기도 워낙 베테랑이라 말할것도 없이 완벽해 보이고 아이들은 어쩜 하나같이 꽃미남 꽃미녀에 안구가 호강합니다~~ 거기에 연기까지 어쩜 그리 잘하는지~~탄이나 영도나 은상 보나도 다 예뻐 미치겠어요 ~~ 연기에 물이 오른거 같아요 게다가 작가의 탄탄한구성 스토리까지 빨리 결말이 궁금해지네용 ~~ 기대가 되는 작품이랍니다

  • 늦가을의 영도 2013.11.16 09:42 신고

    묘한 매력이 있어요 걍 잘생긴 배우들과 다른...얼굴도 비대칭인데 그점이 더 매력있구요 우린 이미 김우빈의 매력에 풍덩 빠져있는듯 해요 ㅋ

    • 아주 우아한 악동처럼 생겼어요. 매력있는 페이스에요. 연기가 얼굴을 돋보이게 하는 케이스이기도 하구요.

  • 비니 2013.11.23 16:38 신고

    님의글도 너무 매력적입니다!
    자주 들려야겠어요~~~
    저도 영도의 매력어 푸욱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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