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핫이슈

힐링캠프 한지혜 태도 논란, 지나친 열정이 만든 무리수

 

그 어느 때보다 한지혜는 들떠 보였다. 여태껏 시청자에게 한지혜라는 배우는 연예인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이 사람이 아니면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없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주인공 연기를 하고, 가공할 만한 시청률을 보유한 그녀였지만 그럼에도 늘 허기져 보였던 것은 시청자의 호평을 받아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 한지혜라는 여배우는, 배우로서도 혹은 연예인으로서도 보편적으로 이미지가 좋은 타입이 아니었다.

 

 

 

그랬던 한지혜에게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은 도깨비가 남겨놓은 유산과도 같았다. 순간 시청률 30퍼센트를 훌쩍 뛰어넘은 것도 모자라 씨에프에서마저 대박을 터뜨리는 인기 드라마의 여주인공. 그리고 시청률 이상으로 그녀를 기쁘게 했던건 시청자에게 받은 칭찬이었으리라. 언제부턴가 거의 고정된 패턴의 고루한 캔디 역할만 도맡아왔던 한지혜가 마치 그 이미지를 배반하듯 실험 정신으로 무장된 정몽희와 유나를 얻었다. 무려 일인이역. 낮의 얼굴 정몽희는 한지혜의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관자놀이를 스치는 아이라인의 냉철한 악녀 유나 만큼은 시청자가 배우 한지혜에게서 상상할 수 없는 이미지였다.

 

 

 

이제는 한지혜 자신도 질리지 않을까 싶은 정몽희는 차치하더라도 한지헤에겐 변신을 넘어 개혁에 가까웠을 유나라는 캐릭터를 그리 설득력 있게 표현해낼 줄은 몰랐다. 이 캐릭터가 한지혜에게 또 다른 선물이었던 까닭은 연예인 한지혜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너무 일방적으로 선하기만 할 뿐 별다른 매력이 없는 캐릭터를 답습해온 한지혜는 연기 또한 한결같았고 시청자는 그 이상의 이미지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것이 곧 한지혜 자신의 이미지가 되어 안타깝게도 소위 가식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용서해 줄 것만 같은 사마리아인의 미소. 특유의 한지혜 스마일을 떠올릴 때마다 시청자는 질색을 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갖는 단독 토크쇼였다. 분명 작년이었더라도 어색했을 그녀의 출연이 올해는 아무 부담 없이 받아들여졌다. 성공적인 시청률. 쏟아지는 대중의 찬사. 그 어느 때보다 충족된 기쁨을 느끼고 있을 그녀. 캐릭터 유나가 안겨준 기적을 감사해 하듯 그녀는 그대로 유나의 얼굴을 갖고 나왔다. 먹을 칠한 눈두덩이. 굴뚝처럼 솟아난 어깨. 마치 파리 모델 같은 패션을 하고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대중을 바라보았다.

 

 

 

한지혜는 자주 "내 안의 악녀 본성"을 들먹였다. 열의로 가득 찬 그녀는 저래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의 과격한 발언을 던져댔다. "제가 사실은 케이블에서 엠씨를 맡고 있거든요. 반응이 아주 좋아요. 내심 한혜진 언니가 영국으로 떠나면서 자리가 비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혜진 언니랑 친하고 하니까 혹시라도 저한테 연락이 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사실 연예인들 소개팅 안 하잖아요. 못하잖아요. 그런데 프로필을 딱 받았는데 (중략) 세 번째가 평창동에 집이 있다!" 그녀는 겸손을 버렸다. 빼는 것도 없었다. 이날 한지혜가 나눈 토크 속 대부분의 뉘앙스는 자만과 공격이었다. 엠씨 성유리의 자리가 목표라는 그녀는 틈나는 대로 성실한 공격을 퍼부어줬다.

 

 

 

그녀는 현재 남편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그리 탐탁지 않은 소개팅 자리를 선뜻 나가게 된 세가지 이유 중 무려 두 가지는 오로지 예비 남편의 빛나는 조건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법고시 1.2.3차를 한 번에 패스하고 대망의 세 번째는 평창동에 집이 있다는 것. (예전의) 이미숙이었다면 예능일 테고 이효리에게서라면 솔직 화법이었을 이 이야기가 한지혜의 입에서 나오자 다큐가 되어버렸다. 시청자는 분노했다. 지나치게 속물적인 그녀의 태도가 불편하다는 이유였다. 결국 데뷔 이래 최초의 토크쇼라는 빛나는 이력이 한지혜 태도 논란이라는 암울한 역사로 자리 잡게 되었던 것이다.

 

 

 

사태가 커지자 한지혜는 직접 해명문을 남겨 대중을 달래려 했다. 성유리의 자리를 노린다는 폭탄선언은 제작진과 합의하에 만든 예능 코드였을 뿐이라고. "오늘 힐링캠프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오셨다고 하는데 어떤 목적을 갖고 오셨습니까?" 부릉부릉 시동을 걸듯 이경규가 운을 뗐을 때 잠시 말문이 막힌 채 "네?"하고 물었던 한지혜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순간만큼은 유나가 아닌 몽희였다. 마치 지령을 건네는 듯한 이경규의 의미심장한 미소와 그에 보답하듯 성유리를 공격해댄 한지혜의 시기적절한 태도들.

 

 

 

그 모든 것이 계획된 시건방이었던 것이다. 데뷔 이래 첫 토크쇼. 그건 시청자가 거의 처음으로 갖는 한지혜를 향한 호감과 관심이라 불러도 좋았다. 가장 역설적인 방법이지만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한지혜는 대중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의 가면을 쓰고 나왔다. 시건방지고 도도한 유나. 문제는 가상의 캐릭터를 힐링캠프라는 공간에 끌어들였을 때 대중은 그 가면을 한지혜의 진면목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자신감이 없었으면 여기에도 나오지 못했을 거에요. 힐링캠프에 어떻게 나와요. 제가. 정말 너 힐링캠프에 나가도 될것 같애. 지혜야. 이런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진짜 진짜 진짜 열심히 했어요. 정말. 그 누구보다."

 

 

너무나 열정적인 유나의 가면 덕분에 한지혜의 출연 목적은 오로지 야망과 자랑으로 굳혀졌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오로지 그녀의 선택이 부른 결과다. 하지만 스스로의 출연 자격마저 따져 물었던 그녀가 소박하게 준비한 단호박 수프마저 야망으로 해석되는 민심이 조금은 안쓰럽다. 아, 차라리 몽희의 가면을 쓰고 나왔더라면. 시종일관 쏟아지는 자랑과 야망 속에 나를 안심시킨 유일한 휴식은 그토록 질색했던 반달 눈의 한지혜 표 스마일이었다.


이 글을 누르시면 닥터콜의 새 글을 구독+해서 편하게 보실 수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공감하셨다면 아래 손가락 추천을 눌러주세요(로그인불필요)
신고
  1. jin M/D Reply

    글세요 저는 한지혜가 오히랴 털털하고 누구처럼 내숭떨지않고 누구보다 자신의노력을 인장하는모습 좋아보였는데 ... 아무리토크쇼라고는 하지만 힐링캠프도 예능인데 진지하고 겸손만을원하는 시청자에게도 문제가있다고 생각해요

    • 지나가는이 M/D

      글 좀 잘 읽어보세요. 시청자가 예능을 볼줄모르고 겸손만을 원해서 그지경이 된게아닌데 이해를 못하고 시청자 문제로 돌리는게 문제네요

  2. 융짱 M/D Reply

    자신에게 맞는컨셉이 아니다
    그동안 이쁘고 착해보여 좋앗는데 힐링캠프 보면서 기회주의자같앗다
    적당한 내숭이 더 보기조아요

  3. 비케이 M/D Reply

    님 글...좋네요~정확히 짚으신듯...저는 안티가 아니구요,너무 털털하다는걸 보여줄려구 무리수 둔것 같아요~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했으면 좋았을걸...아쉽네요...

  4. 니나 M/D Reply

    정말공감가는글입니다

  5. 기두카ㅡㅈㅅ M/D Reply

    미틴뇬 이라 그래용

  6. 지나가다 M/D Reply

    원래 성격도 몽보다 유나에 가깝죠 ㅋㅋ 가식. 허세 이미지로 안티가 넘 심해서 ㅋㅋㅋ 겨우 좋아지는 이미지 스스로 자랑토크로 더 엉망을 만들었으니 ㅋㅋ

  7. 지나다가 M/D Reply

    조건 다 따진거에 믿음팔아 악세사리로 올려놓던 신앙부심~ 전 토나오는것 같았습니다. 한지혜가 불편한건 솔직한척과 수치심, 염치를 구분못하는 허영이였어요. 나이도 어린데 어찌나 그리 속물스럽던지~

알림

이 블로그는 구글에서 제공한 크롬에 최적화 되어있고, 네이버에서 제공한 나눔글꼴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카운터

Today : 394
Yesterday : 1,455
Total : 35,563,550

티스토리 툴바